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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배상
군사·병역
- 대법원 2017. 2. 3. 선고 2015두60075 판결 -
국가배상법상의 이중배상금지 규정과 다른 법령에 의한 보상금청구
[사실관계] 1. 처분의 경위 : ① 갑은 해군에 입대하여 근무 중 상관이 과도한 업무를 부과하고 욕설과 폭언을 일삼자 부대 인근 공원에서 스스로 목을 매 자살하였다. ② 갑의 아버지(원고)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법원이 2010년 10월 13일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선고하여 그 무렵 확정되었으며 이에 따라 원고는 국가로부터 약 1억 원을 수령하였다. ③ 원고는 2012년 7월 2일 강원동부보훈지청장(피고)에게 국가유공자유족 등록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망인이 보훈보상대상자의 요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를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보훈보상자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재해사망군경의 유족으로 결정하고 원고에게 보훈급여금을 지급하여 왔다. ④ 그런데 피고는 2014년 8월 4일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의하면 국가배상법에 의한 손해배상금과 국가보훈처에서 지급하는 보훈급여금은 중복하여 수령할 수 없음에도 원고에게 이를 중복하여 지급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에 대한 보훈급여금의 지급을 정지하는 결정을 하였다. 2. 재판의 경과 : 제1심 법원은 원고승소 판결을 선고하였으나 원심은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국가배상과 보상급여금의 청구가 모두 가능한 경우에 시간적 선후관계를 달리한 우연한 사정에 따라 지급받는 금액이 달라진다면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서 이중배상을 금지한 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있는 점이 주요한 판결이유이다.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였다. 3. 대법원 판결요지 : 전투·훈련 등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공상을 입은 군인 등이 먼저 국가배상법에 따라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은 다음 '보훈보상자법'이 정한 보상금 등 보훈급여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경우 국가보훈처장은 국가배상법에 따라 손해배상을 받았다는 사정을 들어 보상금 등 보훈급여금의 지급을 거부할 수 없다. [평석] Ⅰ. 쟁점의 정리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는 군인 등이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공상을 입은 경우에 다른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금 등의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제한하고 있다. 이는 소위 '이중배상금지 규정'이라고 하는바 위험성이 높은 직무에 종사하는 군인 등에게 사회보장적 위험부담으로서의 국가보상제도를 별도로 마련함으로써 그것과 경합되는 국가배상청구를 배제하는 취지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먼저 국가배상법상의 손해배상을 받은 다음 다른 법령에 따른 보상금 등의 지급을 청구하는 경우에도 같은 조항에 의해 보상금 등의 지급이 금지되는지 문제가 된다. Ⅱ.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가 이중배상금지 규정인지 여부 원래 '이중배상금지'라는 용어는 동일한 성격인 복수의 배상청구권의 경합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재해보상금 등은 군인군속 등의 복무중의 희생에 대하여 이를 보상하고 퇴직 후의 생활 또는 유족의 생활을 부조함에 그 사회보장적 목적이 있고 손해배상제도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전보하는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양자는 그 제도의 목적이 다르다. 따라서 통상 사용되는 이중배상금지는 '보상이 있는 경우에는 이와 중복되는 의미의 배상은 금지된다'는 의미라고 할 것이다. Ⅲ. 국가배상을 받은 후 보상급여 청구 가능성 1. 학설 : 부정설은 국가배상을 먼저 청구하면 국가배상과 보상급여금을 모두 받을 수 있는 반면 먼저 보상급여금을 청구하면 국가배상을 받지 못하는 결과가 되는데 이처럼 시간적 선후관계를 달리한 우연한 사정에 따라 지급받는 금액이 달라진다면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서 이중배상을 금지한 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있는 점을 근거로 한다(이 사건의 원심판결). 긍정설의 근거는① 보훈급여금은 사회보장적 성격을 가질 뿐 아니라 국가를 위한 공헌이나 희생에 대한 응분의 예우를 베푸는 것으로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전보하는데 목적이 있는 손해배상제도와는 근본적인 취지나 목적을 달리하고 있다. ② 위 규정은 군인 등이 공상을 입은 경우 다른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금이나 상이연금 등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그와 별도로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반면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 다른 법령에 따른 재해보상금이나 상이연금 등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며 해석상으로도 다른 법령에 따른 청구가 무조건 금지되는 것으로 볼 근거가 없다(이 사건제1심 판결). 2. 대법원판결 :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상금 등 보훈급여금의 지급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①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가 명시적으로 '다른 법령에 따라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국가배상법 등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보훈보상자법은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은 자를 보상금 등 보훈급여금의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② 위 법령의 규정 등을 고려하면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가 보훈보상자법 등에 의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경우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하지 못한다는 것을 넘어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금을 받은 경우 보훈보상자법상 보상금 등 보훈급여금의 지급을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③ 먼저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을 지급받은 자에 대한 보훈보상자법상 보상금과 중첩되는 영역에 관하여 보상금 지급액을 제한하기 위하여는 이미 지급된 손해배상금을 공제하여 보상금을 정하기 위한 근거 규정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보훈보상자법에 이와 같이 선지급된 손해배상액을 장래 지급할 보상금 산정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3. 평가 : 부정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시간적 선후관계를 달리한 우연한 사정에 따라 지급받는 금액이 달라진다면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서 이중배상을 금지한 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은 '보상금을 먼저 받은 피해군인이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없으니 국가배상을 먼저 받은 피해군인도 마찬가지로 보상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결과가 된다. 그러나 이는 불합리한 평등 즉 하향평준화를 강요하는 것으로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부합하는 주장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점에서 긍정설이 타당하며 군인 등에게 불리하게 규정에도 없는 이중배상금지 규정을 원용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본다. ① 보훈급여금은 사회보장적 성격을 가질 뿐 아니라 국가를 위한 공헌이나 희생에 대한 응분의 예우를 베푸는 것으로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전보하는데 목적이 있는 손해배상제도와는 근본적인 취지나 목적을 달리하고 있다(⇒이중배상이 아님). ② 위 규정은 재해보상금의 지급이 가능한 경우 국가배상청구를 할 수 없다는 규정일 뿐 국가배상을 수령 후에 보상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규정이 아니다(⇒문언상 취지). ③ 이중배상의 금지규정을 확대 적용한다면 피해자는 '군인 등'의 신분 때문에 일반인보다 불리한 취급을 당하게 된다(⇒평등원칙 위반). Ⅳ. 결론 1. 이 판결의 의의 : 대법원은 피해군인 등이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먼저 지급받았다고 하여도 나중에 보훈보상자법이 정한 보훈급여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요지의 판결을 하였다. 하급심 판례에서 보듯이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은 후에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또는 '없다' 등으로 견해가 대립되는 있는 실무현실에서 판례를 정리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이 사건 대법원 판례이론에 따르면 보훈급여금을 지급받은 후에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없지만 국가배상을 지급받은 경우에는 보훈급여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하여는 청구의 선후에 따라 청구의 가부가 달라지는 불평등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법적 안정성에 반한다는 부정설의 지적은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부정설의 결과인 불합리한 형평성을 강요할 수 없기에 국가배상을 지급받은 후에 보훈급여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이 판결의 결론에 우선 찬성하지 않을 수 없다. 불평등의 발생이나 법적 안정성에 반할 수 있다는 지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훈급여금 등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경우에도 중복되는 의미의 배상이 아니라면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적인 보완이 근본적 해결책이라 할 것이다. 헌법 제29조 제2항은 1972년 군사독재에서 개정된 유신헌법의 잔재로 궁극적으로 민주정부 하에서 이들 규정을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해결방안이다. 2. 해결방안 : 헌법개정이 되기 전 현행법 하에서 해결방안으로 소극적이나마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① 군인 등을 일반국민과 차별할 수 있는 근거는 헌법 제29조 제2항의 '법률이 정하는 보상'인데 그러한 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보훈보상자법이나 국가유공자법 등 재해보상금의 보상수준을 국가배상법의 배상수준과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상향시키는 것이다. ②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의 '전투·훈련 등 직무집행과 관련' 범위에 관하여는 그 구성요건을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해석함으로써 그 적용대상을 축소해야 할 것이다. 반면 국가배상법상의 배상청구권의 인정범위를 가급적 확대하려는 합리적 해석이 필요하다. 이철환 변호사(법무법인 광주로펌·법학박사)
재해사망군경
보훈급여
자살
국가배상
이중배상
이철환 변호사(법무법인 광주로펌·법학박사)
2020-06-22
군사·병역
오재창 변호사-법무법인 해마루
국제인권법이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근거
- 광주지방법원 2015노1181, 1535, 1668 판결 -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판결 - 1. 사실관계 및 항소의 요지 피고인들은 원심에서 현역병 입영통지서를 수령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이하 ‘이 사건 법률’이라고만 함) 위반으로 유죄선고를 받았는바, 이에 대하여 피고인들은 우리나라가 가입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하 ‘규약’이라고만 함) 제18조 및 헌법 제19조에 의한 양심의 자유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였고, 이러한 행위는 이 사건 법률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함에도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본 원심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로 항소를 하였다. 2. 관련 대법원 판결들의 요지 대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관한 사건에 관하여 2004년 “헌법 제19조(양심의 자유), 제20조(종교의 자유)가 보호하는 자유는 헌법 제29조 제1항(국방의 의무) 및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제한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헌법상 허용된 정당한 제한이어서 이 사건 법률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피고들이 주장하는 양심의 자유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하면서 규약 제18조 규정도 헌법 제19조(양심의 자유), 제20조(종교의 자유)의 해석상 보장되는 기본권의 보호 범위와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규약의 위 조항으로부터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을 면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도출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4. 7. 15. 선고 2004도2965 전원합의체 판결), 2007년 “규약 제18조는 물론 규약의 다른 조문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고 규약의 제정 과정에서 규약 제18조에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포함시키자는 논의에 대하여 관여 국가들의 의사가 부정적인 점 등을 근거로 규약 제18조로부터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도출될 수 없다”고(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도7941 판결) 각각 판시하였다. 3. 국제인권법의 국내법 적용에 관한 항소심(대상판결)의 판단의 요지 및 근거 대상판결은 우리 헌법 제6조 제1항의 국제법 존중주의원칙에 따라 국가가 체결 공포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지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가입한 자유권규약 및 그 선택의 정서상 보장된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아야 하고 자유권규약 제18조는 특별한 입법 조치 없이 우리 국민에 대하여 직접 적용되는 법률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의견인 점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 법률상의 ‘정당한 사유’를 해석함에 있어서 규약 제18조가 일종의 특별법으로서 그 법원(法源), 즉 재판규범이 된다고 할 것이라고 전제하였다. 나아가 대상판결은 자유권규약위원회가 2006. 11. 3. 이후 5차례 채택한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제기한 4건의 사건에서 연속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가 규약 제18조에 의하여 보호된다는 의견을 밝혀 왔는바, 국제인권규약에 대하여는 제정 당시 문헌에 구속되지 않고 시대정신에 맞게 이를 해석하여야 한다는 소위 ‘살아 있는 문서이론’을 고려하여 명문의 규정이 없다고 하여 기본권을 도출할 수 없는 것이 아니고 자유권규약위원회 자체의 규약에 관한 해석은 ‘상당한 설득적 권위’가 있는 것으로 인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결론적으로 대상판결은 동 위원회의 제18조에 관한 해석이나 유럽인권재판소의 2011년 바야탄 사건의 판단에서 관련 인권규약에 명문으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규정하지 않았어도 해석상 이를 권리로 인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협약상 신의성실원칙에 따라 국내 사법부도 국제조약에 대한 이행의무가 있으므로, 결국 규약 제18조 규정과 동 위원회의 위 규정에 관한 해석이 헌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법률의 정당한 사유를 해석함에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 사건 법률의 정당한 사유에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4. 평석 (1) 전통국제법의 한계 및 이에 따른 사법부 소극주의 국제인권법은 전통 국제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특히 1945년 2차 세계대전 후 도입되었다. 즉 전통 국제법은 전적으로 주권국가들의 행위만을 규율하고 다른 국가와 사이의 “양자적” 성격의 법률관계를 토대로 조약을 통하여 상호 권리, 의무를 주고받는 “상호적” 성격, 그 조약위반에 대한 집행도 해당 조약위반으로 피해를 본 상대 국가에게만 인정되는 “주관적” 성격이 특징이었다. 전통 국제법은 그 단점으로 국제법상 의무위반 집행을 각국 스스로 해결하여야 하기 때문에 약소국가는 강대국의 국제법상 위반에 제대로 집행을 할 수 없게 되고 다른 국가들에 의한 침략, 인권침해로 인하여 자국 내지 타국내의 인간이 수백만 명 단위로 전쟁으로 죽는 등 인간의 존엄성이 엄청난 규모와 심각한 정도로 훼손된 경우에도 조약을 맺지 않은 국가들은 이에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 국제적 차원에서 전통 국제법은 가치몰각적(價値沒却的) 국제법이 되고 말았다. 나아가 전통 국제법은 국가의 국제법상 권리, 의무를 해석하고 집행함에 있어서 조약 또는 국내법상 규정의 해석을 자구 그대로 존중하는 소위 실증법적 태도, 자구중심의 해석에 충실할 수밖에 없어 결국 사법부의 국제법의 국내적용 시 소극주의로 귀착되었다. (2) 국제인권법 제정 목적에 따른 국내법 적용· 해석원칙 - 사법부 적극주의 국제인권법은 전통 국제법에서 단지 객체 또는 대상에 불과했던 개인, 인간의 존엄성 그 자체 혹은 인간이기 때문에 당연히 인정되고 보호되어야 하는 가치를 국제법 차원에서 보호하기 위하여 고안되었기 때문에 국제인권법상 인권은 본질적으로 국가의 동의나 국가의 조약체결에 의하여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개념을 전제로 하였다. 나아가 국제인권법(조약)에 따른 국가의 인권보장의무는 전통 국제법상 체약국가의 다른 조약 가입국에 대한 양자적, 상호적, 주관적 성격이 아니고 국제공동체(국제연합 등)의 평화, 인권 등 공공질서 내지 기본가치를 공동체를 대신하여 수호하는 ‘객관적’, ‘통합적’ 성격을 지닌다고 본다. 위와 같은 국제인권법의 도입목적, 성격에 따라 국제인권법은 사법부가 국제인권법 또는 조약 조문상 인권내용이 불분명한 경우에도 그 인정을 위하여 관련 조약 내용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입장, 달리 말하면 탈실증법적 태도, 자구 중심의 해석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인권친화적 해석을 요청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사법부가 국제인권법을 국내법에 적용·해석하는 경우 적극적, 발전적 태도를 취할 것을 요청한다. 다만 현재 국제공동체의 발전단계 내지 모습이 국내공동체(국가) 또는 발전된 공동체(유럽연합)에 비해 미약하고, 특히 우리나라가 가입하고 있는 국제연합(유엔)차원의 국제공동체는 국제인권법을 창설할 당시부터 국제인권법에 따른 국가의 인권보장의무의 국내적 효력인정 여부에 관하여 즉시 국가에 대해 구속력이 있는 것으로 하지 않고 해당 권리의 보편적 인정 여부, 그 피해자의 숫자, 피해의 심각성 정도, 각 회원국의 국내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당 국가가 이를 점진적, 발전적으로 이행, 집행하는 재량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3) 대법원의 국제인권조약의 해석에 관한 문제점 대법원은 위와 같은 2004년, 2007년 판결에서 규약 제18조 조문에 명문으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권리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국내법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계속 판시함으로써 자유권규약 등 국제인권규범의 국내적용·해석에 관하여 기본적으로 전통 국제법에 따른 실증법적 태도, 자구해석에 충실한 태도, 나아가 사법부 소극주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대법원은 국제인권법의 국내법 적용에 관한 해석원리, 즉 국내법상 권리처럼 명문 규정의 구체적 근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관련 인권이 국제공동체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되는지 여부 등을 고려하여 적극적, 발전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는 원칙, 헌법 제6조의 국제법 존중주의 원칙을 간과 내지 위반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5. 결론 대상판결은 유럽인권재판소에서 널리 인용되고 있는 ‘살아있는 문서이론’을 원용하여 규약 제18조 조문에 명시되지 않았지만 위 규정에서 양심적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고 판시함으로써 국제인권법의 제정목적에 따라 요청되는 적극적, 발전적인 태도를 충실히 반영하였을 뿐만 아니라 인권규약이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협약상 신의성실의 원칙 등을 근거로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지고 이 사건 법률을 적용ㆍ해석함에 있어 일종의 특별법으로서 그 법원(法源), 재판규범이 된다고 판시함으로써 헌법 제6조 제1항의 국제법 존중주의 원칙을 제대로 존중하는 판결을 하였다. 특히 대상판결은 국제인권규약이 국내 사건에 구속력을 가질 수 있는 논거를 국내 법원 차원에서 최초로 설득력 있게 밝힌 획기적 판결로서 앞으로 대법원을 비롯한 사법부가 국제인권법을 국내법에 적용·해석하는 경우 선례로 자리 잡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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