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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약관상 심신상실상태의 자살에 대한 보험자면책
Ⅰ 사건의 개요와 판결요지 1. 원심판결(광주지법 2017. 10. 27. 선고 2017나55151) 요지 2004년부터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한 원고의 딸인 망인은 2006년 10월 학부모의 폭언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고, 2008월 10일 우울증 진단과 함께 약 2달간 치료를 받게 된 후부터 매년 가을 우울증을 호소하여 이듬해 봄까지 월 1회 정신과 상담과 치료를 받아왔다. 망인은 2011년 9월말부터 홍반성 구진 등 피부병과 간수치 악화 등으로 입원·통원 치료를 하다가, 2011년 10월 12일 퇴근 후 집에서 목매어 사망하였다. 이에 원심법원은 망인이 사망 전날 정상적으로 출퇴근하였고, 사망 당일에 특이한 행동이나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오후 늦게 거주지에서 목을 매어 자살하였다는 사정만을 들어 망인의 심리상태가 급격히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다거나 극도의 흥분상태나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자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망인의 사고는 고의에 의한 자살로서 약관상 보험자 면책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2.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7다281367 판결 요지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 자살을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케 한 직접적인 원인행위가 외래의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그 사망은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인 사고로서 보험사고인 사망에 해당할 수 있다. 신체적 및 정신적, 행동적인 변화로 어려움이 지속적으로 심한 경우는 기분조절의 문제가 있는 우울장애라고 할 수 있고, 정신의학에서 우울한 상태란 사고의 형태나 흐름, 사고의 내용,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하며, 이렇게 기분의 변화와 함께 전반적인 정신행동의 변화가 나타나는 시기를 우울삽화(Depressive episode)라고 하며, 정도가 심한 삽화를 주요 우울삽화라고 하여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로 진단한다. 미국 정신의학협회는 하루 중 대부분, 그리고 거의 매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이 관찰될 것, 또는 거의 매일, 하루 중 대부분, 거의 또는 모든 일상 활동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이 뚜렷하게 저하됨 등을 포함한 9개의 인지, 행동, 신체적 증상을 제시하면서, 위 증상이 포함된 5개 이상의 증상이 2주 연속으로 지속되며 이전의 기능 상태에 비해 변화를 보이는 경우를 주요우울의 진단기준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주요우울삽화의 발병과 한 해의 일정한 기간 사이에 규칙적인 시간관계가 있을 것 등을 계절성 동반의 주요우울장애의 진단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한국표준질병 사인분류는 우울병 에피소드가 뚜렷하며 의기소침, 특히 자부심의 소실이나 죄책감을 느끼고 자살충동이나 행위가 일반적이며 많은 신체적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를 고도(중증)의 우울증 장애로 본다. 이를 종합하면, 망인은 2006년 학급 내 문제로 우울장애를 유발하는 스트레스를 겪은 후 매년 10월경을 전후하여 우울삽화가 발생하는 등 망인이 자살할 즈음 계절성 동반의 주요우울장애 상태에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원심법원이 자살과 우울증 장애의 관련성에 관한 확립된 의학적 판단 기준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망인이 우울증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단정한 것은 면책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하였다. Ⅱ. 심신상실 상태에서의 자살과 보험자면책 1. 서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 한편 생명보험 표준약관 제5조는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하면서, 동조 단서에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 특히 그 결과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살은 고의에 의한 사고로서 보험사고의 우연성과 불확정성에 어긋나고, 자살사고의 경우에 보험금이 지급되면 모럴해저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선의의 보험계약자에게 손해가 전가되기 때문에 보험자면책사유가 된다. 그러나 피보험자의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쳐서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의사무능력 상태에서 감행된 사고로서 고의성이 없으므로 보험금을 지급한다. 2. 심신상실 또는 정신질환의 의미 정신질환이란 뇌세포의 손상으로 인하여 비정상적인 소인에 따라 정상적인 판단형성이 이루어질 수 없을 정도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단순한 의지박약이나 우울 상태, 자살의 기도나 생활능력의 박약과 같은 수준의 정신병적 인격장애 정도는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배제되는 정신질환으로 보기 어렵지만, 심각한 정신착란, 완전한 대취 정도의 명정 상태, 정신병원에서 주기적으로 치료를 받을 정도의 심각한 정서적 우울증 등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정신질환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심신상실이란 심신장애로 사물에 대한 변별력이 없거나 의사를 전혀 결정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는데, 심신상실 여부는 의학상의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의 감정을 토대로 법관이 결정해야 할 법적·규범적 문제에 속한다. 2010년 표준약관이 '정신질환 등의 사유'를 '심신상실 등의 사유'로 변경하였는바, 정신질환은 의학적으로 정신장애, 의식장애 또는 정신병으로 한정 해석될 여지가 있는바, 책임능력과 연관이 있는 '심신상실'이란 개념이 더 광범위하게 자유로운 의사배제 상태를 내포하는 것으로 보아 변경한 것으로 생각된다. 3. 심신상실상태에서의 자살에 대한 증명 심신상실상태에 대한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면 법률 지식과 경제적 능력이 우월한 보험자에게 유리하게 되어 입증의 정도를 완화하여 정신질환의 존재, 그 질환의 상당기간 계속 내지는 중증인 사실, 그렇지 않더라도 극도의 흥분상태에서 행위 당시 순간적으로 판단능력을 상실한 명정상태 등이 인정되면 자유로운 의사가 배제된 심신상실 상태로 법원이 간주한다. 망인이 시댁과 갈등에 시달렸고 출산 1년 만에 충수절제술을 받는 등 신체적, 정신적으로 쇠약해졌으며, 사건 당일 술취한 남편이 망인의 뺨을 자녀들 앞에서 때리고, 망인의 멱살을 잡아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망인이 베란다 밖으로 뛰어내린 사고는 극도의 흥분과 불안한 심리상태를 이기지 못하고 순간적인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의하지 아니하고 사망의 결과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였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38438, 38445 판결). 하지만 우울성 에피소드인 진단서를 발급받은 후 유서를 남긴 채 농약을 마시고 자살한 것은 발병 시기가 짧았고, 당일 행적, 자살 전에 남긴 유서의 내용 등을 고려해 볼 때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였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38438, 38445 판결). 한편 심신상실 등의 자살에 대하여 법원이 재해요건 중 우연성만을 판단하고 외래성은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재해사망을 광범위하게 인정하여 유족보호만을 치중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비판이 있다. 즉, 보험금청구권자는 심신상실상태를 증명할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여 법관으로 하여금 확신에 이르게 해야 하고, 현출된 증거에 대한 증거능력과 증명력을 엄격하게 법원이 판단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심신상실 등에 대하여 보험금청구권자가 더 엄격한 증명을 하여야 한다는 주장은 경청할 만한 가치가 있다. Ⅲ. 대상 판결의 평석 망인은 교사로서 학부모 폭언으로 첫번째 우울증이 발병하였고, 그 후 증상이 반복되어 계절성 양상의 재발성 주요우울병장애에 이르렀으며, 그 후 우울증을 호소하다가 2011년 가을 학교업무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던 차에 우울증이 재발하고 인지왜곡증상이 겹쳐 자살에 이르게 되었다. 이는 망인의 계절성 양상의 주요우울증세가 수년간 지속되어 고도(중증)의 우울증세에 해당되어 자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의학적 소견과 일치된다. 그러므로 망인의 자살은 스스로 사망을 인식하지 못할 정신질환 상태, 즉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졌으므로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대법원판결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심신상실 상태의 자살에 대한 보험금지급규정은 남용될 소지가 있는바, 심신상실에 대한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고, 심신상실의 개념을 구체화시킨 객관적 기준을 약관에 명기하는 방향으로 표준약관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최정식 교수(숭실대 법학과)
생명보험
자살
보험자면책
최정식 교수(숭실대 법학과)
2021-11-15
금융·보험
상사일반
보험수익자 변경에 대한 보험계약자 의사표시의 성격
Ⅰ. 서론 보험계약관계는 기본적으로 보험계약자와 보험자 사이의 계약이다. 하지만 보험계약에서는 피보험자의 개념이 있고 또한 인보험에서는 보험수익자의 개념이 존재한다. 이들 사이의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며 계약을 체결하는 보험자가 당사자들을 조합할 수 있다. 손해보험에서는 보험금을 받기로 되어 있는 자가 피보험자이다. 하지만 인보험에서는 그 사람의 신체에 보험을 붙이는 사람이 피보험자이다. 그리고 보험금을 지급받을 자가 보험수익자가 된다. 이때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보험료를 납부할 의무가 있는 보험계약자가 보험수익자를 지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그 지정·변경권 행사와 관련하여 분쟁이 자주 발생한다. 이에 이 글에서는 최근의 대법원 판례를 고찰대상으로 삼아 보험계약자의 보험수익자 지정·변경권의 성질, 내용에 대하여 살펴본다. Ⅱ. 대상판결(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다204869 판결) 1. 사안 2016년 12월 2일경 망인은 보험수익자 변경권을 행사하였다. 이로 인해 보험수익자가 피고에서 원고로 변경되었다. 그 사실을 보험자에게 통지하지는 아니한 상태에서 2017년 10월 8일 망인이 사망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보험금청구권의 양도 및 그에 따른 양도통지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제1심(청주지방법원 2018. 5. 15. 선고 2018가단20668 판결)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제2심(청주지방법원 2018. 12. 19. 선고 2018나7420 판결)은 제1심 판결이 부당하다고 하면서 제1심 판결을 취소한 다음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2. 대상판결 보험계약자는 보험수익자를 변경할 권리가 있다(상법 제733조 제1항). 이러한 보험수익자 변경권은 형성권으로서 보험계약자가 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자유로이 행사할 수 있고 그 행사에 의해 변경의 효력이 즉시 발생한다. 다만 보험계약자는 보험수익자를 변경한 후 보험자에 대하여 이를 통지하지 않으면 보험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상법 제734조 제1항). 이와 같은 보험수익자 변경권의 법적 성질과 상법 규정의 해석에 비추어 보면 보험수익자 변경은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보험수익자 변경의 의사표시가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이상 그러한 의사표시가 보험자나 보험수익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보험수익자 변경의 효과는 발생한다. Ⅲ. 보험수익자 지정과 변경 1. 보험수익자의 지정 또는 변경의 권리 생명보험에서는 보험계약자는 그 사정 여하에 따라 보험수익자를 지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데(제733조 제1항) 이것을 보험수익자의 지정·변경권이라 한다. 보험계약자가 이러한 지정권을 행사하지 아니하고 사망한 때에는 피보험자를 보험수익자로 하고 보험계약자가 이러한 변경권을 행사하지 아니하고 사망한 때에는 보험수익자의 권리가 확정된다. 보험수익자의 지정변경권은 보험자의 동의를 요하지 않고 보험계약자의 일방적인 의사표시만 있으면 되므로 형성권이며 단독행위이다. 2. 지정·변경의 대항요건 보험계약자가 계약성립 후에 보험수익자의 지정·변경을 한 경우에는 보험자의 2중지급 방지를 위해 보험자에 대해 그 지정·변경을 통지하지 않으면 이를 보험자에게 대항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상법 제734조 제1항). 통지는 단지 대항요건이므로 나중의 보험수익자는 전의 보험수익자가 받은 보험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Ⅳ. 독일의 법제와 논의 독일에서도 우리와 거의 유사하게 보험수익자 지정 변경을 이해하고 있다. 즉 보험수익자 지정은 계약체결 시에 이루어질 수 있고 그 이후에 이루어질 수 있다. 보험수익자 지정은 1)일방적인, 2)수령을 필요로 하는, 3)형성권적인 의사표시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그것은 따라서 처분행위이다. 다만 우리와는 다르게 독일에서는 수익자 지정의 의사표시는 수령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수령을 필요로 하지 않는 내용은 계약법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 보험계약자, 보험자, 제3자에게 있어서 권리를 변경하는 내용은 증빙수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Ⅴ. 해석론과 입법론 1. 해석론 생명보험계약에서 보험계약자의 보험수익자 지정은 보험자에게는 통지하여야 대항할 수 있다. 보험계약자의 보험수익자 지정·변경권이 일방적인 권리로서 형성권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와 같이 이해하는 한 보험회사가 보험수익자를 변경할 경우에는 보험회사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약관을 두고 있다면 이는 상법 제663조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래 타인을 위한 보험에서 보험계약을 해지할 때에는 보험증권을 소지하거나 타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상법 제649조 제1항). 하지만 보험계약자가 기존의 보험수익자에서 새로운 보험수익자로 수익자를 변경함에 있어서는 기존의 보험수익자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 보험수익자 변경을 보험회사에 통지하지 아니하였다 하여도 객관적으로 보험계약자가 보험수익자를 변경하였다면 그 사실을 보험자에게 증명하고 주장하여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그리고 통지는 단지 대항요건이므로 나중의 보험수익자는 전의 보험수익자가 받은 보험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구 보험수익자가 신 보험수익자로 적법하게 변경이 된 이상 신 보험수익자가 보험금청구권자가 되기 때문에 신 보험수익자가 구 보험수익자에 대하여 보험금채권의 양도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신 보험수익자는 보험자에게 통지하여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대법원의 판시는 해석론으로서는 타당하다. 2. 비교대상으로서 독일의 내용과 입법론 독일의 경우에도 우리와 유사하게 보험수익자 지정·변경권을 이해하고 있다. 즉 수익자 지정권은 일방적인 의사표시로 하는 형성권으로 본다. 다만 독일의 경우에는 우리와 달리 수익자 지정의 의사표시는 수령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보험계약자, 보험자, 제3자에게 있어서 권리를 변경하는 내용은 증빙수단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독일의 법제 및 학설 판례에 의하면 본 사안에서는 대법원 판결처럼 판시할 수는 없고 수익자 변경내용은 무효라는 결론이 될 것이다. 보험자에게 도달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독일에서는 우리와는 다르게 보험계약법에서 수인의 보험수익자의 청구금액, 상속인간의 보험금청구비율에 대하여 규정을 두고 있다. 독일의 경우에는 수익자 지정·변경권을 형성권으로 보면서도 보험자에게 도달하여야 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를 참조하여 우리 상법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상법 제734조 제1항을 아래와 같이 개정함으로써 수익자 지정·변경을 통지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대항요건이 아닌 내용으로 법률규정에 표현함으로써 민법 제111조가 적용되어 도달주의가 적용되는 것이다. Ⅵ. 결론 타인을 위한 생명보험에서 보험수익자 지정은 법률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보험료를 출연하고 계약을 관리하는 보험계약자에게 보험수익자 지정·변경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는 일방적인 권리로서 형성권이다. 만일 보험계약자가 보험수익자를 변경할 경우에는 보험회사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약관을 두고 있다면 이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타인을 위한 보험에서 보험계약을 해지할 때에는 보험증권을 소지하거나 타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보험계약자가 기존의 보험수익자에서 새로운 보험수익자로 변경함에 있어서는 기존의 보험수익자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 지정·변경권을 행사한 경우 보험자에게 통지하는 것은 대항요건이다. 따라서 보험자에게 통지하지 않았어도 적법하게 보험수익자를 변경한 경우에는 새로이 지정된 보험수익자가 보험금청구권자가 된다. 그 결과 신 보험수익자는 구 보험수익자에게 보험금채권의 양도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러한 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는 그 소를 각하하여야 한다. 독일의 경우에도 우리와 유사하게 보험수익자 지정·변경권을 이해하고 있으며 수익자 지정권은 일방적인 의사표시로 하는 형성권으로 본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수익자 지정의 의사표시는 수령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독일의 법제 및 학설 판례에 의하면 위의 사안에서는 대법원 판결처럼 판시할 수는 없고 수익자 변경내용은 무효라는 결론이 될 것이다. 수익자 변경의 의사표시가 보험자에게 도달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험수익자를 제 때 그리고 제대로 지정하는 것이 생명보험계약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사고는 뜻하지 않게 발생하고 생명보험의 속성상 사망한 후에 보험금이 지급되므로 그 구도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최병규 교수 (건국대 로스쿨)
보험수익자
보험금
보험계약자
최병규 교수 (건국대 로스쿨)
2021-01-04
금융·보험
조세·부담금
보험업에서 발생한 신계약비의 균등상각이 공정·타당한 회계관행에 해당하는지
- 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4두647693 판결- 1. 신계약비의 개념 및 다툼의 배경 가. 신계약비의 개념 보험업에서 ‘신계약비’란 신규 계약을 체결하면서 소요된 비용으로 보험모집인의 제 경비, 영업소의 인건비, 물건비, 진단비, 계약조달비 등으로 지출한 금액을 말하며, 신규 계약을 체결할 때에 확정적으로 지급된다. 그런데 보험료수입은 보험료 기간에 나누어 실현되므로, 신계약비를 일시에 비용으로 처리하면 수익·비용 대응원칙에 어긋나는 문제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보험업회계처리준칙(1998. 12. 10. 제정) 제31조(이하 ‘신계약비 준칙’)는 신계약비를 기타 자산으로 보아 해당 계약의 유지기간(7년을 초과할 경우에는 7년)에 걸쳐 균등하게 상각하여 비용으로 처리하도록 하였고, 1999. 3. 12. 개정된 보험업감독규정(금융감독위원회 고시) 제68조 또한 유사하게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신계약비가 발생한 시점에 전액 손금산입하는 것을 전제로 과세하였다. 보험업을 영위하는 법인들은 초기에 막대한 신계약비를 지출하는데, 위와 같이 과세하는 경우 신계약비를 지출한 연도에 거액의 손금이 발생함에도 이월결손금공제기간(5년)이 경과하면 손금산입이 불가능하게 되는 불이익이 발생하게 된다는 이유로 다수의 민원을 제기하였다. 이를 받아들여 법인세법 기본통칙(2003. 5. 10. 개정된 것) 40-71…23은 ‘보험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 각 사업연도에 지출한 사업비 중 장기보험계약으로 인하여 발생한 신계약비(모집수당, 점포운영비 등)는 그 보험계약에 의한 보험료 납입기간(그 기간이 7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7년)에 안분하여 손금에 산입한다’라고 규정하게 되었다(이하 ‘신계약비 통칙’). 나. 다투어진 사실관계 및 처분의 내용 L 보험회사는 신계약비 통칙에 따라 2003 사업연도 ~ 2004 사업연도의 법인세를 (수정)신고하였으며, 다른 보험회사들도 2003년 5월 이후에는 신계약비를 보험료 납입기간에 안분하여 손금에 산입하여 왔다. 이 사건 원고들은2005년 3월 L 보험회사의 주식을 1주당 10원에 양수하였는데, 과세관청은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양수하였다는 이유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3조의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신계약비를 보험료 납입기간에 안분하여 계산한 순손익액 등을 기초로 위 주식의 가액을 1주당 2898원으로 산정하여 증여세를 부과하였다. 원고들은 신계약비는 그 지급이 실현되는 사업연도에 일시에 지출되므로 법인세법 제40조 제1항에 따라 그 사업연도에 전액 손금에 산입되어야 하고, 그에 따르면 주식의 가치는 0원이라고 주장하면서 위 처분을 다투었고, 과세관청은 법인세법은 신계약비의 손금산입시기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았으므로 법인세법 제43조에 따라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기업회계의 기준 또는 관행(이하 ‘공정한 회계관행’)에 따라야 하는데, 신계약비 준칙 등은 그러한 회계관행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2. 대법원 판결 가. 원심의 판단 신계약비는 그 귀속시기가 명확하므로 법인세법 제40조 제1항의 손익확정주의에 따라 지출된 사업연도에 전액 손금에 산입되어야 하며, 그 예외를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없고, 이를 이연하도록 규정한 보험업회계처리준칙은 공정한 회계관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 대법원의 판단 신계약비 준칙 및 같은 취지의 통칙조항의 경위 등을 종합하면, 법인세법 제43조에 따라 내국법인의 각 사업연도 소득금액계산에 적용될 수 있는 공정한 회계관행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평석 가. 법인세법상 손익확정과 기업회계존중의 원칙 법인세법 제40조 제1항은 내국법인의 각 사업연도 손익의 귀속은 그 손익이 확정된 날이 속하는 사업연도로 하도록 선언하고, 같은 조 제2항의 위임에 따른 법인세법 시행령(제68조 ~ 제71조)은 거래의 유형 또는 대금의 지급방법 등에 따라 손익의귀속시기를 개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 취지는 과세소득을 획일적으로 파악하여 과세의 공평을 기함과 동시에 납세자의 자의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법인세법 제43조는 당해 법인이 손익의 귀속에 관하여 공정한 회계관행을 계속적으로 적용하여 온 경우에는 ‘이 법 및 조세특례제한법에서 달리’ 규정하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해 기업회계의 기준 또는 관행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손익의 귀속에 관하여 세법이 달리 정하고 있지 않는 한 공정성과 객관성이 보장되는 기업회계의 결과를 존중하라는 것이다. 대상판결 또한 법인세법 제40조의 거래유형에 따른 세법상 손익귀속에 관한 규정은 현대사회의 다양한 모든 거래유형을 예측하여 그 자체로서 완결적으로 손익의 귀속을 정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위 규정만으로는 손익의 귀속을 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권리의무확정주의에 반하지 않는 한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한 회계관행으로 받아들여지는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손익의 귀속을 정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나. 신계약비와 기업회계존중의 원칙 신계약비의 귀속시기에 관하여 세법은 별다른 규정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신계약비 준칙은 신계약비를 보험료 납입기간에 안분하여 손금에 산입하도록 하였고, 그러한 관행을 존중하여 신계약비 통칙 또한 같은 취지의 규정을 두었으며, 그에 따른 처리가 권리의무확정주의에 반한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권리의무확정주의는 과세소득을 획일적으로 파악하여 과세공평을 도모하고 납세자의 자의적인 회계처리를 방지하기 위함인데, 신계약비를 보험료납입기간에 안분하여 산입하여도 과세공평이 저해되거나 납세자의 자의적인 회계처리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신계약비의 회계관행을 부정한 견해(원심판결)는 법인세법 제40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손익의 귀속시기가 불명확하여 이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고 전제한 다음, 신계약비는 그 지출된 당시에 확정·실현된다는 점이 명백하고, 그 귀속시기에 관한 별도의 규정이 없으며, 신계약비 통칙은 과세관청 내부에서 세법의 해석 및 집행기준을 시달한 행정규칙에 불과할 뿐, 손익의 귀속시기가 불명확하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므로 신계약비가 지출된 사업연도에 전액을 손금으로 산입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상판결이 적절하게 밝혔듯이, 보험업은 보험계약자의 이익 등 공공성이 요구되는 업종으로 회계처리준칙을 준수할 필요성이 큰데, 보험업감독규정은 신계약비 준칙과 유사한 조항을 두어 보험회사들의 회계처리를 규율하고 있는 점, 보험업계의 요청에 따라 신계약비 통칙이 신설되어 신계약비의 균등상각은 과세실무상 확고한 관행으로 자리잡아 운용되고 있는 점, 보험료는 실제로 수입된 날이 속하는 사업연도에 귀속되므로 그에 대응하여 손금을 안분하는 회계준칙이 수익비용대응 원칙에 부합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신계약비 준칙은 공정한 회계관행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4. 결론 신계약비의 균등상각 처리가 회계관행으로 인정된 2003 사업연도 이후 모든 보험회사를 이를 전제로 과세소득을 신고하였고, 과세관청은 이를 그대로 인정하였으므로 새삼스럽게 다투어질 쟁점은 아니었다. 이 사건에서도 회계관행 여부를 다툰 당사자는 이를 지출한 해당 보험회사가 아니라 그 주주들이고, 이를 굳이 다툰 이유는 이들이 취득한 주식의 가치를 평가할 당시 신계약비를 일시 상각처리하면 보험회사의 순손익가치가 줄어들어 주식가치가 0원이 되기 때문이다.이러한 점에서 이 사건은 부당하거나 잘못된 세법의 적용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 아니라 주주들의 개인적인 이해관계에서 비롯되었으며, 주주들의 주장에 따라 신계약비를 일시 상각하여야 한다면 오히려 해당 보험회사를 포함하여 모든 보험회사는 그동안의 신계약비 균등상각을 일시상각으로 수정하여야 하고,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잘못된 신고에 따른 세금을 추징당할 수도 있었다. 나아가 신계약비와 유사한 회계처리 사안에서도 개별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회계관행을 부인할 수 있는데 이는 기업회계에 기초한 법인세 행정에 극심한 혼란을 야기할 뿐 아니라, 모든 사안에서 법인세법의 권리·의무확정주의에 부합하는지를 따져야 하므로 불필요한 분쟁만을 양산할 우려 또한 컸다. 이러한 점에서 신계약비 준칙 및 관련 통칙을 공정한 회계관행으로 인정한 대상판결의 결론은 그와 같은 혼란을 방지하고 법인세법상 손익확정주의와 기업회계존중원칙에 관한 법리를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고 향후 유사한 분쟁에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손호철 변호사 (정무법무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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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 변호사 (정무법무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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