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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승계형 참가승계에 관한 소송관계
1. 사안의 개요와 소송의 경과 A는 X토지에서 관광지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피고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는 X토지 지상에 Y건물을 설치하였다. A는 원고에게 X토지를 양도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고,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Y건물의 철거 및 X토지의 인도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제1심 소송계속 중 원고는 원고 승계참가인 B에게 X토지를 양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후 소송탈퇴하였고, B는 승계참가를 신청한 후 다시 X토지를 원고 재승계참가인 C에게 양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C는 승계참가를 신청하였고, B는 C의 권리승계 여부를 다투지 않으면서도 소송탈퇴, 소 취하 등을 하지 않았다. 제1심 법원은 C의 청구에 대하여 인용하면서 B의 청구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한편, 항소심 법원은 C의 청구 부분에 대하여는 제1심 법원의 판단을 유지하였고, B의 항소는 항소장에 항소취지를 밝히지 않아 부적법한 방식으로 제기된 것이고 제1심 판결이 B의 청구에 대하여 판단하지 않아 불복의 대상이 되는 재판이 없이 항소가 제기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고 하면서 B의 항소를 각하하였다. 2. 연구대상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소송이 법원에 계속되어 있는 동안에 제3자가 소송목적인 권리의 전부나 일부를 승계하였다고 주장하며 민사소송법 제81조(이하 민사소송법의 조항을 인용할 때는 조항만을 표시함)에 따라 소송에 참가한 경우, 피승계인이 승계참가인의 승계 여부에 대하여 다투지 않으면서도 소송탈퇴, 소 취하 등을 하지 않거나 이에 대하여 피고가 부동의하여 피승계인이 소송에 남아 있다면 승계로 인해 중첩된 피승계인과 승계참가인의 청구 사이에는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제67조가 적용된다는 대법원 2019. 10. 23. 선고 2012다46170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2019년 전원합의체판결”)을 근거로 하여, B의 항소를 각하한 원심의 판단이 위법하다고 하면서 이 부분에 관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제437조에 따라 자판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3. 문제의 제기 연구대상판결(이하 “대상판결”)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지 않았더라도 B의 청구에 대한 판단과 C의 청구에 대한 판단이 내용상 모순·저촉되는 결과가 발생할 여지는 없었다. 대상판결의 사안과는 달리 2019년 전원합의체판결의 사안에서는 피승계인의 청구에 대한 제1심 판결과 승계참가인의 청구에 대한 항소심 판결이 서로 내용상 모순·저촉되는 상황이었다. 대상판결과 같이 판결이 모순·저촉되지 않은 상황을 포함한 모든 권리승계형 참가승계에 2019년 전원합의체판결의 법리를 일반화하여 적용할 수 있는지, 2019년 전원합의체판결의 법리를 일반화하는 것이 어떠한 근거로 정당화될 수 있는지 논의한다. 4. 2019년 전원합의체판결 이전의 대법원 판례 2019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전의 대법원 1965. 3. 16. 선고 64다1691, 1692 판결은 참가승계를 독립적인 소송승계참가로 보지 않고 독립당사자참가와 동일하다고 보았다가, 대법원 1969. 12. 9. 선고 69다1578 판결 이후 대법원은 참가승계는 독립당사자참가와는 소송구조상 차이가 있다고 하면서 피승계인의 청구와 승계참가인의 청구를 통상의 공동소송으로 보았다. 5. 학설 2019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된 이후 현재 시점에서 이 쟁점에 관하여 대립되는 견해는 다음과 같다. 피승계인이 승계의 효력을 다투어 피승계인이 권리자이냐 승계참가인이 권리자이냐의 양립되지 않는 권리자의 문제가 쟁점이 되면 권리자 합일확정이 요구되는 독립당사자참가소송의 형태가 되므로 제79조를 적용하여야 하고 피승계인이 승계의 효력을 다투지 않는 경우에는 피승계인과 승계참가인 간에는 통상의 공동소송이 된다는 견해, 2002년 민사소송법 개정 이후 독립당사자참가에서 편면참가가 가능하고 예비적 공동소송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피승계인이 권리승계여부를 다투지 않는 승계참가인과 피승계인의 관계를 통상의 공동소송으로 볼 필요가 없게 되었으므로 계쟁목적물의 양수인은 양도인과 관계없이 독립당사자참가소송의 편면참가에 의하여 피고에게 계쟁목적물에 관한 권리를 청구할 수 있게 되어 제79조 제2항이나 제70조 제1항에 의하여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특별규정인 제67조가 준용되고 참가승계는 예비적 공동소송이나 독립당사자참가 중 한 가지 형태라는 견해, 피승계인이 승계의 효력을 다투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원고, 피고, 승계참가인 사이에 삼면소송관계가 성립되어 제67조가 준용되므로 이들 사이의 소송관계는 합일확정이 요구되는 필수적 공동소송이 된다는 견해, 제81조를 소송승계론에 입각하여 설명하는 기존의 전통적인 견해에 대하여 비판하면서 제81조는 독립당사자참가가 소송물의 양도를 이유로 하는 경우에 소 제기로 인한 시효중단 등의 효력발생시기에 관한 일반원칙에 대한 예외를 규정하는 의미가 있을 뿐이고 권리승계형 승계참가를 포함한 참가승계는 제79조에서 규정한 독립당사자참가의 일종이라는 견해 등이 있다. 6. 검토 제81조는 독립당사자참가소송 또는 예비적 공동소송과는 별개의 조문으로 규정되어 있고, 학설상 소송승계론에 입각하여 권리승계형 참가승계를 해석하고 있으므로 권리승계형 참가승계는 독립당사자참가소송 또는 예비적 공동소송과는 전혀 다른 독자적인 소송형태이다. 그런데 권리승계형 참가승계를 규정한 제81조에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제67조를 적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즉, 제81조는 그 문언해석상 승계참가의 절차를 독립당사자참가신청의 절차에 의하도록 하는 참가승계의 절차와 방식에 관한 규정일 뿐이고, 제79조 제2항에서 제67조를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하여도 권리승계형 참가승계를 규정한 제81조에는 제79조 제2항을 준용하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으므로 제67조가 권리승계형 참가승계에 적용될 수 없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논리에 의하면 권리승계형 참가소송은 독립당사자참가소송이나 예비적 공동소송과는 다른 독자적인 소송형태이고, 제81조에 제79조 제2항 또는 제67조를 준용한다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으므로 권리승계형 참가승계에 제67조를 준용하는 것은 법률의 해석범주를 일탈하였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참고로 참가승계를 규정한 일본민사소송법 제51조는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하여 규정한 일본민사소송법 제40조를 준용하는 독립당사자참가에 관한 일본민사소송법 제47조를 명시적으로 준용한다. 그러나 어떠한 소송절차의 본질이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민사소송법의 규정을 문언 그대로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은 법해석론상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가령 제82조 제1항은 인수승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은 피승계인의 소송탈퇴와 탈퇴한 피승계인에 대한 판결의 효력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참가승계를 규정한 제81조에는 제82조 제3항과 같은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통설과 판례는 참가승계의 경우에도 피승계인의 소송탈퇴가 가능하고 탈퇴한 피승계인에게 판결의 효력이 미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해석이 가능한 것은 변론종결 전 권리승계가 있는 경우, 승계인이 제81조에 따라 승계참가를 하는 것과 피승계인이 승계인으로 하여금 제82조에 따라 소송을 인수하게 하는 것은 누가 주도적으로 승계절차를 취하는가, 어떤 형식의 절차를 취하는가의 차이만 있을 뿐이고 권리승계에 의한 소송승계라는 점에서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81조를 ‘제79조의 규정에 따라 승계참가인이 피승계인에 대하여 소송에 참가한다.’라는 내용으로 해석하여 단지 독립당사자참가신청의 절차와 방식에만 한정한 독립당사자참가에 관한 규정이 승계참가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제79조 제2항에서 준용하는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제67조 또한 승계참가에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독일민사소송법 제265조는 소송계속 중 소송물을 양도할 수 있고 종전의 당사자가 여전히 승계인을 위하여 소송을 수행할 권한을 가지게 되고 그 판결의 효력도 승계인에게 미치도록 하는 내용으로 규정되어 있는데, 이는 당사자항정주의를 취한 것이다. 비교법적인 관점에서 볼 때 피승계인이 소송에 잔류하고 있는 상황은 결국 피승계인과 승계참가인 사이에는 서로 모순·저촉되는 내용의 판결이 나와서는 안 되는 일종의 당위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당위성이라는 개념은 권리승계형 참가승계라는 독자적 소송형태에서 합일확정의 필요성을 도출하는 근거가 될 수 있고, 이는 권리승계형 참가승계에 전면적으로 제67조를 준용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본다. 권리승계형 참가승계에 있어서 피승계인과 승계참가인이 같은 소송에서 병존하고 있는 경우에 제67조를 적용하여야 한다는 2019년 전원합의체판결의 판례법리는 피승계인의 승계참가인의 권리승계 여부에 대한 다툼여부를 불문하고 모든 권리승계형 참가승계에 대하여 일반화하여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대상판결의 결론과 그 근거는 타당하다. 김창규 변호사(서울회)
필수적공동소송
합일확정
소취하
승계참가
소송탈퇴
김창규 변호사(서울회)
2023-09-03
가사·상속
민사소송·집행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한 경우 상속재산의 귀속
1. 사실관계와 대법원의 결정 가. 사실관계 및 원심 결정 A는 B 등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2011년 2월 16일 승소판결을 받았고, 위 판결은 2011년 3월 31일 확정되었다. B는 아내인 C와 사이에 4명의 자녀들을 두었고 2015년 4월 16일 사망하였는데, 신청인들은 B의 손자녀들로서 B 사망 당시 만 18세 또는 만 10세였다. B가 사망하자 C는 상속한정승인 신고를 하여 2015년 8월 7일 수리심판을 받았고, 4명의 자녀들은 모두 상속포기 신고를 하여 2015년 8월 3일 수리심판을 받았다. A는 B의 아내인 C와 손자녀들인 신청인들이 망인을 공동상속하였다는 이유로 이들을 상대로 B에 대한 위 확정판결에 관하여 승계집행문 부여신청을 하여 2020년 2월 6일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았다. 신청인들은 B의 상속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 사건 승계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를 신청하였다. 원심인 부산지방법원은 신청인들이 B의 손자녀로서, C와 공동상속인이라는 이유로 이의를 기각하였다. 신청인들은 위 결정에 대하여대법원에 특별항고를 제기하였다. 나. 대법원의 결정이유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달리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와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된다는 취지의 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다48852 판결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하기로 한다.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하여는 이동원, 노태악 대법관의 반대의견이 있었고, 다수의견에 대한 민유숙 대법관의 보충의견이 있었다. 반대의견은 기본적으로 혈족상속과 배우자상속을 구분하고, 배우자는 1003조 1항이 정한 바에 따라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이 있다면 그들과 공동상속을 하여야 하며, 피상속인의 직계비속과 직계존속이 모두 없는 경우에만 단독상속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민법상 혈족상속과 배우자상속이 그와 같이 구별되어야 할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상속 포기가 있는 경우 1000조와 1003조만에 의하여 상속인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2. 연구 가. 종전의 선례 위 결정이 변경한 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다48852 판결은, 상속을 포기한 자는 상속개시된 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과 같은 지위에 놓이게 되므로,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배우자와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으로 상속인이 되고, 피상속인의 손자녀와 직계존속이 존재하지 아니하면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인이 된다고 하였다. 위 판결에 대하여는 그 결론을 지지하는 견해도 있기는 하지만, 반대로 이러한 경우에는 배우자만이 단독상속하고, 손자녀는 상속인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많았다(최근의 문헌으로서 현소혜, 혈족상속인에 의한 상속포기의 효과, 비교사법 29권 1호, 2022 참조). 나. 다수의견의 근거 다수의견이 위와 같이 판례를 변경하는 근거로서 들고 있는 것 중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민법(이하 ‘민법’이라는 표기를 생략한다) 1042조는 상속의 포기는 상속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1043조는 상속인이 수인인 경우에 어느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한 때에는 그 상속분은 다른 상속인의 상속분의 비율로 그 상속인에게 귀속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동상속인 중 상속을 포기한 상속인은 상속이 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되고, 그의 상속분은 나머지 공동상속인에게 귀속된다. 1043조에 따라 상속포기자의 상속분이 귀속되는 ‘다른 상속인’에도 배우자가 포함된다. 둘째, 종래 판례는 배우자 상속과 혈족 상속이 서로 다른 계통의 상속이라고 전제한 결과 1043조의 적용대상인 ‘다른 상속인’에서 임의로 ‘배우자’를 제외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이지만, 이러한 해석의 전제는 배우자 상속을 혈족 상속과 구분하지 않고 배우자를 공동상속인 중 한 사람으로 규정하며 배우자 상속분을 다른 공동상속인의 수에 따라 연동하도록 한 우리 민법의 해석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다. 셋째, 상속을 포기한 피상속인의 자녀들은 피상속인의 채무가 자신은 물론 자신의 자녀에게도 승계되는 효과를 원천적으로 막을 목적으로 상속을 포기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넷째, 종래 판례에 따를 경우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에게 별도로 상속포기 재판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상속채권자와 상속인들 모두에게 불필요한 분쟁을 증가시키며 무용한 절차에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결과가 되었다. 다. 검토 다수의견에 찬성한다(윤진수, 민법기본판례, 제2판, 홍문사, 2020, 724면 이하 참조). 반대의견은 기본적으로 혈족상속과 배우자상속을 구분하고, 배우자는 1003조 1항이 정한 바에 따라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이 있다면 그들과 공동상속을 하여야 하며, 피상속인의 직계비속과 직계존속이 모두 없는 경우에만 단독상속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민법상 혈족상속과 배우자상속이 그와 같이 구별되어야 할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상속 포기가 있는 경우 1000조와 1003조만에 의하여 상속인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손자녀 있는 자녀가 공동상속을 하였으나 배우자와 자녀 중 일부만이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 1000조와 1003조에 의하여 상속인이 결정된다면 상속을 포기한 자녀의 자녀인 손자녀가 상속인이 될 것처럼 보이지만, 이 경우에는 1043조에 의하여 상속을 포기하지 않은 다른 자녀들만이 상속인이 된다. 그런데 반대의견은 공동상속인인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배우자와 손자녀가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하면서 그 근거로서, 1043조에 따라 상속포기자의 상속분이 귀속되는 상속인은 1000조, 1003조 등에 따라 정해지는 상속인을 의미하고, 상속포기자의 상속분은 위와 같이 종국적으로 정해진 상속인의 상속분이 법정상속분의 비율로 산정되도록 해당 상속인에게 귀속되어야 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1043조에서 말하는 상속포기자의 상속분이 귀속되는 “다른 상속인”이란 공동상속인 중 포기하지 않은 나머지 상속인을 의미하는 것임이 명백하다. 이제까지 이러한 주장은 찾아볼 수 없었다. 원래 혈족상속인과 배우자상속인을 구분하는 것은 일본에서의 논의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런데 우리 민법 1042조, 1043조는 1962년 개정되기 전의 일본민법 939조 1항, 2항과 동일한 내용이다. 그러나 일본은 1962년 민법 939조를 개정하면서 1항(우리 민법 1042조에 해당함)을 “상속의 포기를 한 자는 그 상속에 관하여는 처음부터 상속인으로 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본다”라고 하고, 2항(우리 민법 1043조에 해당함)은 삭제하였다. 그리고 일본 최고재판소 1967(昭42). 5. 30. 판결(民集 21卷 4号 988)은 개정 전의 법이 적용되는 대상결정과 같은 사안에서, 다음과 같이 배우자만이 단독상속한다고 명확하게 판시하였다. “개정 전의 939조 2항은 포기자의 상속분은 다른 상속인의 상속분에 따라 그에 귀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본건에 있어서는 子가 전원 포기하고 다른 상속인으로서는 妻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포기자인 子의 상속분은 전부 妻에게 귀속하고 妻가 단독상속을 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정당하다. 생각건대 위 조항은 동순위의 상속인이 있는 한 차순위 상속인(본건에 있어서는 피상속인의 孫)이 나아가 상속인으로 되는 것을 예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신민법에 있어서의 상속제도는 혈족상속권과 배우상속권을 별종 병립하는 것으로 하고 있는 것은 명백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위 조항의 명문에 반하는 논지의 견해는 채용할 수 없다.” 나아가 반대의견과 같이 해석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 반대의견에 따른다면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자녀의 상속 포기로 인하여 상속채무를 승계하게 된 손자녀가 다시 상속을 포기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고, 이를 몰라서 1019조 1항의 기간 내에 포기를 하지 못하였다면 어떻게 되는가 하는 문제가 생기게 된다. 그런데 다수의견에 따른다면 이러한 문제는 처음부터 생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굳이 반대의견과 같이 해석할 이유가 없다. 라. 여론 다수의견은 “상속의 포기는 포기자의 재산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나아가 상속인의 지위 자체를 소멸하게 하는 행위로서 피상속인 또는 후순위 상속인을 포함하여 다른 상속인 등과의 인격적 관계를 전체적으로 판단하여 행하여지는 ‘인적 결단’으로서의 성질을 가진다”고 하는 대법원 2011. 6. 9. 선고 2011다29307 판결을 인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설시는 결론에 영향이 없는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적절하다고 할 수 없다. 위 2011다29307 판결은 상속의 포기는 채권자취소권의 행사에 의한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고 판시한 것이다. 그러나 상속인의 채권자가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결론은 부당하다. 뿐만 아니라 여기서 말하는 ‘인적 결단’이라는 말의 의미는 상당히 모호하다. 위 2011다29307 판결은 변경되어야 한다(윤진수, 상속포기의 사해행위 취소와 부인, 가족법연구 제30권 3호, 2016 참조). 윤진수 명예교수(서울대 로스쿨)
상속한정승인
채무승계
상속포기
윤진수 명예교수(서울대 로스쿨)
2023-04-29
민사소송·집행
외국 공문서의 진정성립
I. 판결요지와 쟁점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증거로 제출된 중국 행정기구가 발행한 문서에 대하여 '당사자가 외국의 공문서라고 하여 제출한 문서가 진정한 공문서로 추정되기 위해서는 제출한 문서의 방식이 외관상 외국의 공공기관이 직무상 작성하는 방식에 합치되어야 하고, 문서의 취지로부터 외국의 공공기관이 직무상 작성한 것이라고 인정되어야 한다. 법원은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는지를 심사할 때 공문서를 작성한 외국에 소재하는 대한민국 공관의 인증이나 확인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자유심증에 따라 판단할 문제이므로 다른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도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여기서 의문이 드는 것은 외국 공문서에 대해 국내 공문서의 진정성립 추정규정을 준용하는 것(민사소송법 제356조 제3항)이 타당한지와 대한민국 공관의 인증이나 확인을 거치는 것이 외국의 공문서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인가 하는 점이다. 이 글은 '정선주, 외국 공문서의 진정성립-대법원 2016. 12. 15.선고 2016다205373 판결에 대한 비판적 검토-, 민사소송 제23권 제3호, 2019.10.'를 기초로 작성된 것임을 밝혀 둔다. II. 공문서의 진정성립과 법정증거규정 문서가 요증사실의 인정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먼저 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어야 한다. 문서작성자라고 주장되는 자의 의사에 의하여 문서가 작성되었으면 이 문서는 진정성립한 것이다. 문서의 진정성립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지에 관하여 민사소송법은 사문서와 공문서를 구분하여 전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진정성립이 증명되어야 하지만(민사소송법 제357조), 후자에 대해서는 일단 진정성립을 추정하고 있다(민사소송법 제356조 제1항). 이 추정규정은 대표적인 법정증거규정이다. 법정증거주의는 증거능력이나 증거가치를 미리 법률로 정해놓고 법관이 여기에 구속되도록 하는 것으로서 자유심증원칙과 대립되는 개념이다. 민사소송절차에서 법관의 자유심증원칙이 자리 잡음에 따라 법정증거규정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몇몇 경우에 아직 그 잔재가 남아있는데 많은 국가에서 공문서의 진정성립과 관련하여서는 법정증거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독일, 오스트리아, 일본은 공문서의 진정성립을 추정하고 있고 미국은 진정성립이 증명된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공문서에 대해 이처럼 법정증거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법정증거규정은 법관의 자유로운 증거평가를 제한하는 측면도 있지만 법관으로 하여금 증거평가의 부담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경험칙상 인정될 수 있는 사실을 추정규정으로 법규범화하는 것은 법관의 자의적인 해석을 방지하여 법관의 판단과 일반 경험칙이 상반되는 것을 피함으로써 법적 명확성과 안정성을 꾀하려는 것이다. 입법자는 경험칙을 바탕으로 공문서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단 진정성립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미리 법규화하여 추정규정을 둠으로써 법관에게 당해 문서를 진정성립한 것으로 취급해도 좋다는 행동양식을 지시해 주고 이를 통해 법관의 판단이 일반 경험칙과 어긋나는 것을 막고자 한 것이다. III. 외국 공문서의 진정성립에 대한 판단 외국 공문서도 증거력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먼저 진정하게 성립되어야 하는데 그 판단기준에 대해서는 입법태도가 나누어져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국내 공문서의 진정성립 추정규정을 준용하고 있는 데 비해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국내 공문서와는 달리 진정성립의 판단을 법관의 자유심증에 맡기고 있다. 미국 연방증거법은 국내 공문서에 대해서는 진정성립을 바로 인정하는 데 비해 외국 공문서에 대해서는 반드시 서명의 진정성과 서명자나 인증자의 공적 지위의 진정성에 대한 최종적인 인증서가 첨부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당사자에게 문서의 진정성을 증명할 합리적인 기회가 보장된 경우에는 최종적인 인증서 없이도 진정성립을 추정할 수 있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공문서가 되기 위해서는 3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작성자가 공무원처럼 공적 지위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문서 작성이 작성자의 직무범위 내 활동이어야 하고, 문서가 법정방식을 준수하여야 한다. 이는 외국 공문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많은 국가에서 국내 공문서의 경우 진정성립을 바로 추정하고 있는 것은 제출된 문서가 공문서인지 여부를 외관상 드러나 있는 문서의 작성방식과 취지에 비추어 비교적 쉽게 인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공문서는 표준화된 양식을 따르고 있다. 판결서는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1항의 형식을 갖추어야 하며 행정공문서는 행정안전부의 행정업무운영편람의 양식을 따라야 한다. 이처럼 국내 공문서는 그 방식 등이 알려져 있어 공문서인지 여부를 외관상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외관상 드러난 문서의 방식과 취지에 의하여 공무원이 작성한 것이라고 인정하면 우리의 경험칙상 일단 해당 공무원의 의사에 의하여 작성된 문서라고 여길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외국문서의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특정 국가의 공문서의 방식을 국내법원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문서가 외국의 공문서인지 여부를 문서의 방식 등 외관을 통해 판단하기 어렵다. 대법원도 2016. 3. 10. 선고 2013두14269 판결에서 '현실적으로 공문서의 진정성립을 증명할 만한 증거를 확보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은 난민신청자가 제출한 외국의 공문서의 경우, 반드시 엄격한 방법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문서의 형식과 내용, 취득 경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외국의 공문서임을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외 공문서의 이러한 차이는 외국의 입법자도 인식하여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 진정성립을 달리 취급하고 있다. 국내 공문서에 대해서는 진정성립을 바로 추정하거나 인정하는 데 비해 외국 공문서의 진정성립은 법관의 재량에 맡기거나 증명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입법자 또한 국내외 공문서의 차이를 인식하여 형법에서는 공문서위조변조를 사문서의 경우보다 엄하게 처벌하는데(제225조), 외국 공문서는 사문서에 준하여 취급하고 있다. 그리고 부동산등기규칙, 재외공관공증법, 외국 공문서에 관한 업무처리지침 등에서는 외국 공문서의 처리에 관하여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데 외국 공문서나 외국 공증인이 공증한 문서의 경우 재외공관 공증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공증담당영사로부터 문서의 확인을 받거나 아포스티유를 발급받아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외 공문서의 이러한 차이를 인식한다면 우리 민사소송법이 외국 공문서에 대해서도 국내 공문서와 마찬가지로 진정성립을 추정하고 있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외국 공문서는 국내 공문서와는 달리 그 양식 등이 알려져 있지 않아 외관상 드러난 문서의 작성방식과 취지로부터 공문서임을 쉽게 알 수 없기 때문에 진정성립에 관하여서는 법관이 자유롭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IV. 영사인증이나 아포스티유의 의미 외국 공문서의 취급과 관련하여 실무에서는 '외국의 공문서인지 여부가 불분명하거나 의심스러운 때에는…(중략)…그 나라에 주재하는 우리나라의 영사 대사 공사에게 조회하여 그 인증으로 추정규정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영사인증이나 아포스티유는 외국 공문서의 진정성립을 추정하는 것이 아니라 증명하는 방법이다. 영사인증이나 아포스티유가 있으면 해당 외국 공문서는 진정성립한 것이 증명되기 때문에 이때에는 공문서의 진정성립의 추정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외국 공문서에 대한 인증의 요구를 폐지하는 아포스티유 협약(Apostille Convention, Hague Convention Abolishing the Requirement of Legalisation for Foreign Public Documents)의 가입국이면 해당 국가의 정부가 발행한 아포스티유를 첨부함으로써, 그리고 협약 미가입국은 해당 국가에 주재하는 대한민국 영사의 확인을 받음으로써 당해 외국 공문서는 진정성립이 증명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판례나 문헌 등에서 아포스티유나 영사확인을 받은 외국 공문서에 대해 '민사소송법의 진정성립 추정규정이 적용된다'고 설명하고 있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Ⅴ. 결론 대상판결에서는 중국 공문서가 문제 되었는데 대법원의 판시처럼 '대한민국 공관의 인증이나 확인을 거치는 것'은 당해 문서가 '외국의 공문서'임을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가 아니다. 영사확인은 외국 공문서의 진정성립을 증명하기 위한 방법이다. 중국은 홍콩과 마카오만 아포스티유 가입국이며 중국 본토는 가입국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 공문서의 진정성립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영사의 확인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외국 공문서의 진정성립에 관하여 우리 민사소송법이 국내 공문서의 진정성립에 관한 추정규정을 준용하고 있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입법론적으로 외국 공문서의 진정성립에 대해서는 법관이 자유롭게 판단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정선주 교수 (서울대 로스쿨)
외국공문서
법정증거주의
진정성립
공문서
정선주 교수 (서울대 로스쿨)
2019-12-26
민사소송·집행
부동산·건축
격벽이 제거된 오픈상가를 합체등기 전에 매각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
- 대법원 2016. 3. 15.자 2014마343 결정 - 1. 사실관계 및 소송의 경과 근저당권자 ㈜옥스피탈투자대부의 신청에 따라 2012년 9월 7일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부동산임의경매개시결정이 내려졌다. 그런데 이 사건 각 부동산은 수년 전부터 각 호실이 벽체 등에 의해 구분됨이 없이 일단의 작업장(떡공장) 및 사무실로 사용되어 왔다. 1심은 경매개시결정을 취소하고 경매신청을 기각한 사법보좌관의 결정을 인가하였고(수원지방법원 2014. 1. 22.자 2012타경45589 결정), 원심 역시 이 사건 각 부동산은 경계 구분을 위한 물리적 표식이 없어 그 위치 및 면적의 특정이 불가능하여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이고, 현재의 이용 상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부동산의 경계벽 등이 제거된 것이 사회통념상 복원을 전제로 한 일시적인 것이라거나 그 복원이 용이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인정하고, 이 사건 각 부동산이 구분소유권의 객체가 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각 부동산에 대한 경매는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수원지방법원 2014. 2. 4.자 2014라167 결정). 한편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에 의하여 소멸하지 아니하는 가등기나 가처분등기 등은 마쳐져 있지 아니하다. 2. 대상판결의 요지 경매대상 건물이 인접한 다른 건물과 합동됨으로 인하여 독립성을 상실하게 되었다면 경매대상 건물만을 독립하여 양도하거나 경매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 이러한 경우 경매대상 건물에 대한 채권자의 저당권은 위 합동으로 인하여 생겨난 새로운 건물 중에서 위 경매대상 건물이 차지하는 합동 당시의 가액 비율에 상응하는 공유지분 위에 존속하게 되므로 저당권자인 채권자는 경매대상 건물 대신 위 공유지분에 대하여 경매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1동의 건물 중 구조상 구분된 여러 개의 부분이 독립한 건물로 사용될 수 있어 그 각 부분이 소유권의 목적이 된 경우로서, 그 구분건물들 사이의 격벽이 제거되는 등의 방법으로 합체하여 각 구분건물이 독립성을 상실하여 일체화되고 이러한 일체화 후의 구획을 전유부분으로 하는 1개의 건물이 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0. 3. 22.자 2009마1385 결정 등 참조). 이에 따라 위의 경우에 종전의 구분건물에 대한 저당권자로서는 그 저당권을 구분건물들의 합체로 생긴 새로운 건물 중에서 위 경매대상 구분건물이 차지하는 합체 당시의 가액 비율에 상응하는 공유지분에 관한 것으로 등기기록의 기재를 고쳐 이에 대하여 경매를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11. 9. 5.자 2011마605 결정 등 참조). 그렇지만 합체되기 전의 구분건물들 전부와 합체로 생긴 새로운 건물 사이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회통념상 동일성이 있으므로, 합체되기 전의 구분건물들 전부에 대한 저당권자가 그 전부를 경매의 대상으로 삼아 경매를 신청한 경우라면 이는 합체로 생긴 새로운 건물에 대하여 경매를 신청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합체되기 전의 구분건물들에 관하여 설정된 저당권설정등기 등이 일괄매각 경매절차를 통하여 말소되어 위 구분건물들에 대한 합병제한사유가 해소된다면, 그 경매절차에 의하여 합체로 생긴 새로운 건물 전부를 매수한 매수인은 합병등기 등을 통하여 그 현황과 등기를 일치시킴으로써 완전한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에는, 비록 합체되기 전의 각 구분건물에 관한 저당권을 합체로 생긴 새로운 건물의 공유지분에 관한 것으로 등기기록의 기재를 고치기 전이라고 하더라도, 합체되기 전의 구분건물들 전부를 경매의 대상으로 삼은 경매신청을 합체로 생긴 새로운 건물에 대한 경매신청으로 보아 일괄매각을 허용하고, 위와 같은 사정을 매각물건명세서에 기재하여 매각절차를 진행하여야 할 것이다. 3. 평석 구분건물에 대한 담보대출 이후에 격벽이 제거된 오픈상가 즉, 구조상 구분된 여러 개의 부분이 독립한 건물로서 그 각 부분이 소유권의 목적이 되었다가, 구분건물들 사이의 격벽이 제거되는 등의 방법으로 합체하여 각 구분건물이 독립성을 상실하여 일체화된 경우, 경매대상 건물이 인접한 다른 건물과 합동됨으로 인하여 독립성을 상실하게 되었으므로, 경매대상 건물만을 독립하여 양도하거나 경매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경매대상 건물에 대한 채권자의 저당권은 위 합동으로 인하여 생겨난 새로운 건물 중에서 위 경매대상 건물이 차지하는 합동 당시의 가액 비율에 상응하는 공유지분 위에 존속하게 되므로, 경계벽 등이 제거된 것이 사회통념상 복원을 전제로 한 일시적인 것이라거나 그 복원이 용이한 경우가 아닌 이상, 저당권자인 채권자는 경매대상 건물 대신 위 공유지분에 대하여 경매를 신청하거나 원래대로 격벽을 복원한 다음 경매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공유지분 등기를 경료하거나 격벽을 원상으로 회복함에는 큰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채무자의 협력을 얻지 않으면 안 되는데, 채무자의 협력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격벽이 원상으로 회복되지 않는 상태에서 경매를 진행하는 방법이 강구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일본과 달리 우리 부동산등기법에는 (구분)건물의 합병등기에 관한 규정만이 있을 뿐, 합동?합체 등기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합동?합체 등기에 관하여 합병등기에 관한 규정을 유추적용하거나 준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구분)건물의 합병등기는 합병대상 건물의 소유자가 다르거나 저당권 등 소유권, 전세권, 임차권 이외의 권리의 등기가 있는 건물에 관하여는 할 수 없고, 다만 합병대상 건물 모두에 대하여 등기원인, 그 연월일, 접수번호가 동일한 저당권등기만 있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가능하다(부동산등기법 제42조, 제37조, 등기선례 제201110-2호). 결국 현행 부동산등기법 아래서는 종전건물의 소유자가 동일하고, 종전건물 모두에 대하여 등기원인, 그 연월일, 접수번호가 동일한 저당권 등기만 있는 경우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합동?합체로 인한 등기(표시변경등기, 공유지분등기, 저당권이전등기 등)가 불가능하다. 구분건물이 합체되면 더 이상 종전 건물은 경매의 목적이 될 수 없고, 합체로 생긴 새로운 (구분)건물이나 그 공유지분을 경매의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합체로 생긴 새로운 (구분)건물이나 그 공유지분에 대한 경매는 종전 구분건물에 대한 저당권을 합체 후 (구분)건물에 관한 것으로 등기부의 기재를 고친 후 실행함이 원칙이나, 합체등기 제도가 없는 현행법 하에서 위와 같은 원칙을 고집한다면, 종전건물에 대한 저당권자는 합체로 저당권을 상실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저당권을 현실적으로 행사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 대상판결이 종전 저당권을 합체 후 (구분)건물에 관한 것으로 고친 후 경매를 실행하여야 하는 원칙에 대하여, 하나의 예외를 설정한 것이다. 요컨대 위에서 본 문제가 없는 특별한 경우에 한하여, 구분건물 합체로 공유지분이 된 부분 전체에 대한 이른바 ‘통’경매로서의 임의경매를 허용하여 일괄매각하고, 합병등기는 사후에 매수인의 부담으로 실행하는 예외를 설정한 것이다. 대상판결이 그 이유에서 “용인시 기흥구 (주소 생략) ○○상가동의 지하층에는 구분건물로서 이 사건 각 부동산 외에 지하층 제17호 철근콘크리트피씨조 28.14㎡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이 사건 각 부동산뿐 아니라 제17호도 함께 구분건물로서의 독립성을 상실하여 서로 일체화되었다면, 그 지하층 구분건물들 전부에 대한 합체등기 및 그 중 이 사건 각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에 상응하는 공유지분에 관한 근저당권으로 변경등기를 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각 부동산만을 경매대상으로 삼아 경매할 수는 없으므로, 환송 후 원심은 이 사건 각 부동산이 제17호와 합체되었는지 여부를 명확히 가려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시한 것은, 그 각 부동산 및 제17호가 함께 합체되어 한성상가동의 지하층이 1개의 구분건물이 된 것인지(①), 그 각 부동산만이 합체되어 한성상가동의 지하층이 2개의 구분건물이 된 것인지(②) 명확하지 않은바, ①의 경우이면 위에서 본 이유 때문에 합체등기가 마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 각 부동산(혹은 그에 해당하는 공유지분)에 대한 경매가 허용될 수 없지만, ②의 경우라면 이른바 ‘통’경매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으므로, ①, ② 중 어느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심리한 다음, 경매의 허용여부에 관하여 다시 판단하여 보라는 취지이다. 4.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구분건물 합체로 공유지분이 된 부분 전체에 대한 이른바 ‘통’경매로서의 임의경매를 허용하여 일괄매각하고, 합병등기는 사후에 매수인의 부담으로 실행하는 예외를 설정함으로써 격벽이 제거된 오픈상가에 대하여 격벽의 원상회복이나 공유지분 등기 없이도 경매가 가능함을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다. 손흥수 변호사(법무법인(유) 바른)
경매
공유지분
구분건물
손흥수 변호사(법무법인(유) 바른)
2017-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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