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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국가에 대한 민사재판권의 면제
I. 사실 및 쟁점 피고는 몽골 공화국이다. 피고는 1998년경 서울 용산구에 있는 토지 1필지와 지상 건물을 매수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그 무렵부터 줄곧 주한몽골대사관으로 사용해 왔다. 원고는 2015년경 이후 피고 건물이 원고 소유 토지 중 약 11㎡를 침범한 상태로 건축되어 있고 원고 소유 토지 중 약 19.9㎡가 피고 건물의 창고 부지 등 부속토지로 사용되어 왔다는 사실을 이유로 피고에 대해 피고 건물 중 원고 소유 토지 침범 부분의 철거 및 해당 토지부분의 인도 및 해당 토지 부분에 관한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했다. 법원은 원고의 외국공관에 대한 이 사건 청구에 대해 민사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는가. II. 대법원판결이유의 요지 [1] 국제관습법에 의하면 국가의 주권적 행위는 다른 국가의 재판권으로부터 면제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영토 내에서 행해진 외국의 사법적(私法的) 행위에 대해서는 그것이 주권적 활동에 속하는 것이거나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이에 대한 재판권의 행사가 외국의 주권적 활동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될 우려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국가를 피고로 해 우리나라 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다. [2] 외교공관은 한 국가가 자국을 대표해 외교 활동을 하고 자국민을 보호하며 영사 사무 등을 처리하기 위해 다른 국가에 설치한 기관이므로, 외국이 부동산을 공관지역으로 점유하는 것은 그 성질과 목적에 비추어 주권적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고, 국제법상 외국의 공관지역은 원칙적으로 불가침이며 접수국은 이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외국이 부동산을 공관지역으로 점유하는 것과 관련해 해당 국가를 피고로 해 제기된 소송이 외교공관의 직무 수행을 방해할 우려가 있는 때에는 그에 대한 우리나라 법원의 재판권 행사가 제한되고, 이때 그 소송이 외교공관의 직무 수행을 방해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는 원고가 주장하는 청구 권원과 내용, 그에 근거한 승소판결의 효력, 그 청구나 판결과 외교공관 또는 공관직무의 관련성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3] 피고가 토지의 경계를 침범해 인접한 원고 소유 토지 일부를 피고의 주한대사관 건물의 부지 또는 그 부속토지로 사용하고 있는 피고 건물의 일부 철거 및 이 사건 계쟁토지의 인도 청구 부분에 대한 원심의 주권면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으나, 외국의 공관지역 점유로 부동산에 관한 사적 권리나 이익이 침해되었음을 이유로 해당 국가를 상대로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판결절차는 그 자체로 외국의 공관지역 점유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고, 그 청구나 그에 근거한 판결이 외교공관의 직무 수행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러한 금전지급을 청구하는 판결절차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외교공관의 직무 수행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할 수 없어 주권면제를 인정할 수 없다. III. 논점의 제기 1. 재판권과 주권면제의 개념 (1) 재판권은 재판에 의해 법적 쟁송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국가권력 또는 법질서 실현을 위한 국가의 권능으로서 사법권이라고도 한다. 재판권은 그 대상에 따라 민사, 형사 및 헌법재판권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바 여기에서는 민사재판권을 대상으로 하므로 이를 판결절차상의 것과 민사집행절차상의 것으로 구별한다. (2) 대전판 1998.12.17. 97다39216은 “국제관습법에 의하면 국가의 주권적 행위는 다른 국가의 재판권으로부터 면제되는 것이 원칙이라할 것이나, ... 외국의 사법적 행위에 대해서는 당해 국가를 피고로 해 우리나라 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해 주권(적 행위) 면제는 재판권 면제라고 선언함으로써 재판권의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전제, 즉 주권면제를 인정하기 위한 전제로서 법정지국인 우리나라에 당해 사건에서 국제재판관할권을 요구하지 않는다. 2. 주권면제론의 범위 (1) 절대적 주권면제론과 제한적 주권면제론 국가는 일반적으로 자국의 영토에 관한 한 배타적 재판권을 가지므로 다른 국가의 재판권에 복종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인정된다. 이를 절대적 주권면제론( absolute theory of sovereign immunity)라고 한다. 그 근거는 주권평등 및 독립의 원칙에 있다. 그러나 19세기 이래 국가도 국제적 상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부터 절대적 주권면제론을 고수하다보면 외국과 거래하는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법정지(法定地)국의 법원에 제소해 이를 해결할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의 행위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주권적 행위와 비주권적 행위로 구분하고 뒤의 행위에 대해서는 주권면제를 부인함으로써 제소와 응소의 길을 터놓았다. 이를 제한적 주권면제론(restrictive theory of sovereign immunity)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위 대전판 97다39216호에 의해 종전의 절대적 주권면제론을 취했던 대결 1975.5.23. 74마281을 변경함으로써 이제는 주권면제에 관해서는 제한적 주권면제의 입장에 있다. (2) 제한적 주권면제의 범위(절대적 주권면제와의 구별) (가) 의의 제한적 주권면제론에서는 주권면제가 인정되는 행위를 ‘acta jure imperti’라고 해 ‘주권적 행위’ ‘고권적 행위’ 또는 ‘권력행위’라고 번역하고, 주권면제가 인정되지 않는 상업적 활동 기타 행위를 ‘acta jure gestonis’라고 해 ‘비주권적 행위’ ‘비고권적 행위’‘사법적 행위’라고 번역한다. (나) 주권적 행위와 사법적 행위의 구별에 관한 학설 (a) 행위 성질 기준설(객관적 기준설) 외국의 활동이나 목적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외국이 행한 행위 또는 그로부터 발생하는 법률관계의 성질을 기준으로 해 국가가 개인처럼 사법적 행위를 한 것인지 아니면 주권을 행사한 것인지에 따라 구별한다는 견해이다 정동윤외2 122면. 김홍엽, 37면. 이 견해는 주관적 목적을 배제한다는 점에서 객관적 기준설이라고도 한다. (b) 목적기준설(주관적 기준설) 외국이 주권자로서 국방, 재해구제, 외교 등과 관련된 행위 등 공적인 목적을 가지고 활동이나 거래를 한 경우에 주권적 행위로 보고, 해운업의 경영과 같이 개인으로 행동한 경우 이를 사법적 행위로 본다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목적이나 동기의 주관성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주관적 기준설이라고도 한다. 3. 판결절차상의 주권면제에 관한 판례 (a) 절대적 주권면제론에서는 국가의 주권면제 대상이 되는 행위를 따로 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제한적 주권면제론에서는 주권면제의 대상을 정할 필요가 있다. 행위의 성질기준설에 의한다면 국가가 상업적 활동 기타 일정한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주권면제가 인정되지 않는데 이를 비주권적 행위 또는 사법적 행위로 보고, 주권면제가 인정되는 행위를 주권적 행위라고 한다. (b) 그런데 대전판 97다39216은, 외국국가의 행위가 성질상 사법적 행위라고 하더라도 바로 주권면제를 인정하지 않고, 그 행위가 「외국의 주권적 활동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될 우려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비로소 주권면제가 된다고 해 앞의 학설들과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c) 이러한 판례의 기준에 따라 대상판결은, 외교공관은 한 국가가 자국을 대표해 외교 활동을 하고 자국민을 보호하며, 영사 사무 등을 처리하기 위해 다른 국가에 설치한 기관이므로, 외국이 부동산을 공관지역으로 점유하는 것은 그 성질과 목적에 비추어 주권적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고, 국제법상 외국의 공관지역은 원칙적으로 불가침이며 접수국은 이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따라서 외국이 부동산을 공관지역으로 점유하는 것과 관련해 해당 국가를 피고로 해 제기된 소송이 외교공관의 직무 수행을 방해할 우려가 있는 때에는 그에 대한 우리나라 법원의 재판권 행사가 제한되고, 이때 그 소송이 외교공관의 직무 수행을 방해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는 원고가 주장하는 청구 권원과 내용, 그에 근거한 승소판결의 효력, 그 청구나 판결과 외교공관 또는 공관직무의 관련성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하면서, 피고가 토지의 경계를 침범해 인접한 원고 소유 토지 일부를 피고의 주한대사관 건물의 부지 또는 그 부속토지로 사용하고 있는 피고 건물의 일부 철거 및 이 사건 계쟁토지의 인도 청구 부분에 대한 원심의 주권면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으나, 외국의 공관지역 점유로 부동산에 관한 사적 권리나 이익이 침해되었음을 이유로 해당 국가를 상대로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판결절차는 그 자체로 외국의 공관지역 점유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고, 그 청구나 그에 근거한 판결이 외교공관의 직무 수행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러한 금전지급을 청구하는 판결절차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외교공관의 직무 수행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할 수 없어 주권면제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d) 따라서 우리 판례의 입장은 주권면제여부에 관해서는 행위성질설에 의하기 보다는 그 행위가 「외국의 주권적 활동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될 우려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비로소 주권면제가 된다고 하는 입장이라고 할 것이다. 4. 강제집행절차상의 주권면제에 관한 판례 관련해 강제집행절차상의 주권면제에 관한 판례를 검토한다. (a) 대판 2011.12.13. 2009다16766에 의하면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 압류 및 추심명령(민집 제223조 및 제232조)은 제3채무자에 대한 집행권원이 아니라 집행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집행권원만으로 발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3채무자를 외국국가로 하는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의 재판권 행사는 외국을 피고로 하는 판결절차의 재판권행사보다 더 신중하게 행사할 것이 요구되므로, 제3채무자가 되는 외국이 강제집행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명시적인 동의를 했거나 재판권면제주장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 한정해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판결에 대해서는, 만일 채무자가 해당 외국국가에 대해서 소를 제기한 경우 이것이 주권면제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채무자의 소제기는 적법했을 것인데도 여기서는 주권면제여부를 따지지 않고 강제집행을 불허하는 것은 문제라는 시각이 있다 석광현, 국제민사소송법(2012, 박영사) 56면.. 또한 압류 · 추심명령은 외국국가에 대한 집행이 아니라 채무자를 집행채무자로 삼은 집행이고, 압류추심명령은 제3채무자에게 물리적인 강제조치를 행사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권면제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도 있다 전원렬, 102면참조. (b) 생각건대 원고가 외국국가를 피고로 해 소송을 제기한 결과 승소판결이 확정되면 외국국가에 대한 재판권이 면제되지 않는 범위에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강제집행은 외국국가의 주권과 권위에 대한 심각한 침해가 예상되므로 당연히 외교적 측면에서 신중한 배려가 요청된다. 그래서 외국국가가 재판권 면제를 포기한 경우에도 강제집행을 하는 데는 재판권면제와 별개의 명시적인 포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 국제관습법이다. 따라서 판례의 입장은 외국국가에 대한 강제집행에 관한 한 판결절차와 달리 재판권면제와 별개의 명시적인 포기가 없는 한 물리적인 강제조치의 유무나 민사판결절차에서 요구되는 「외국의 주권적 활동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될 우려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따지지 말고 주권면제를 인정하라는 입장일 것이다. 강현중 변호사 (법무법인 에이펙스·전 사법정책연구원장)
외교공관
민사재판권
주권면제
강현중 변호사 (법무법인 에이펙스·전 사법정책연구원장)
2023-10-15
민사소송·집행
부동산·건축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의 지료지급의무
[사실관계] 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평석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발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원고들은 2014년경 이 사건 임야의 지분 일부를 경매로 취득한 다음,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분묘의 기지(基地) 점유에 따른 원고들의 소유권 취득일 이후의 지료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는 20년 이상 평온·공연하게 이 사건 분묘의 기지를 점유하여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하였으므로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1심(수원지법 여주지원 이천시법원 2016. 5. 3. 선고 2015가소53727 판결)은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는 경우에도 지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으나, 원심(수원지법 2017. 4. 20. 선고 2016나58055 판결)은 분묘기지권자는 적어도 토지 소유자가 지료 지급을 청구한 때로부터는 그 분묘 부분에 대한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하는 것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이에 피고는,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한 경우 분묘기지권자가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며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상고를 기각하였다. [판시요지] [다수의견] 관습법으로 인정된 권리의 내용을 확정함에 있어서는 그 권리의 법적 성질과 인정 취지, 당사자 사이의 이익형량 및 전체 법질서와의 조화를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은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지 않고 성립하는 지상권 유사의 권리이고, 그로 인하여 토지 소유권이 사실상 영구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시효로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사람은 일정한 범위에서 토지 소유자에게 토지 사용의 대가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는 것이 형평에 부합한다.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이 관습법으로 인정되어 온 역사적·사회적 배경, 분묘를 둘러싸고 형성된 기존의 사실관계에 대한 당사자의 신뢰와 법적 안정성, 관습법상 권리로서의 분묘기지권의 특수성, 조리와 신의성실의 원칙 및 부동산의 계속적 용익관계에 관하여 이러한 가치를 구체화한 민법상 지료증감청구권 규정의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시효로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사람은 토지 소유자가 분묘기지에 관한 지료를 청구하면 그 청구한 날부터의 지료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이에 대하여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여 성립하는 토지 이용관계에 관해서도 법정지상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때부터 지료를 지급하여야 한다는 대법관 이기택·김재형·이흥구의 별개의견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시효취득한 분묘기지권자는 토지 소유자에게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는 대법관 안철상·이동원의 반대의견이 있었다). [평석] 1. 대법원 판례에 따른 분묘기지권의 유형은, 토지 소유자의 승낙을 얻어 타인 토지에 분묘를 설치하는 경우인 승낙형 분묘기지권, 토지소유자가 그 소유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후 분묘기지에 대한 소유권을 유보하거나 또는 분묘를 따로 이장한다는 특약을 함이 없이 위 토지를 매매 등을 원인으로 처분하여 타인이 위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경우인 양도형 분묘기지권,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한 경우인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으로 구분된다. 이 사건 판결(이하 '대상판결'이라 함)은 위 유형중 마지막 유형인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에 관한 사안이다. 다수의 대법원 판결이 분묘기지권을 관습법상 물권으로 인정하였음에도 구 장사등에 관한 법률(법률 제6158호, 이하 '장사법'이라 함) 시행 시점인 2001년 1월 13일을 전후하여 분묘기지권, 특히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을 관습법으로 여전히 보아야 하는지 또는 종전에 그러한 관습이 있었는지에 관한 꾸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대법원은, 대법원 2017. 1. 19. 선고 2013다17292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재차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한다는 점은 오랜 세월 동안 지속되어 온 관습 또는 관행으로서 법적 규범으로 승인되어 왔으며, 이러한 법적 규범이 장사법 시행일인 2001년 1월 13일 이전에 설치된 분묘에 관하여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하여, 장사법 시행 전 설치된 분묘에 있어서는 분묘기지권에 여전히 관습법적 효력이 있다고 하였고 대상판결 역시 이를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한편,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하는 경우 분묘기지권자의 지료 지급의무 여부에 관하여는 분묘기지권이 성립됨과 동시에 그 지급의무가 발생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1992. 6. 26. 선고 92다13936 판결과 이에 배치되는 분묘기지권자가 지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대법원 1995. 2. 28. 선고 94다37912 판결 등이 정리되지 아니한 채 공존하여 그 지료 지급의무가 있는지에 관한 논의가 계속되었는데,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인 대상판결을 통하여 이에 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2.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은 최초로 이를 판시하였다고 평가되는 1927. 3. 8. 선고된 조선고등법원 1926년민상제585호 판결 이래, 해방 후 같은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거듭됨에 따라 확립된 관습법으로 우리 사회에 받아들여지게 되었다(다수의견의 보충의견도 같은 취지이다). 다만 위 조선고등법원 판결은 당시 조선사회의 분묘 수호와 봉사를 위한 토지 사용권의 보호를 내용으로 하는 관습과 근대적 취득시효 제도를 결합하여 시효에 의한 분묘기지권의 취득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인데(이에 관한 논의는 줄인다), 이처럼 최초 판시된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이 관습에만 근거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웠던 까닭에, 권리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효력 범위에 관하여 관습의 존재가 확인되지 아니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의 지료 부분은 분묘기지권의 내용으로 정해지지 아니한 공백으로 보고 해석으로 보충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3. 민법 제1조에서 민사에 관한 법원의 순위를 법률, 관습법, 조리 순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것은 관습법상 권리의 내용을 보충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적용될 수 있으며 관습법상 권리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충하기 위한 법규범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법률일 것이다. 대법원은 종전부터 분묘기지권은 지상권과 유사한 물권으로 보고 있으므로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에 있어서의 지료 부분도 지상권 또는 법정지상권을 유추적용할 것인지 논의되나,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은 다른 분묘기지권 유형과는 달리 인정되어 온 역사적·사회적 배경 등에 비추어 지상권의 법리를 그대로 차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한편, 유추적용할 법규범 또는 관습법이 없다면 다음으로 조리에 의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 현대사회에서의 높은 지가(地價), 타인 토지를 사용하려면 지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사회구성원의 일반적 관념 또는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 제한과 봉제사 등 분묘 수호 목적의 영위 사이의 형평에 관한 사회적 인식 등에 비추어 보면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 또한 그 유상성은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4.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에 유상성이 인정된다면, 지료지급 시기 또는 범위가 문제된다.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의 경우 그 성립 시부터 지료 지급의무를 인정하게 된다면 소멸시효를 적용하더라도 언제나 적어도 10년분의 지료를 준비하지 않은 이상 그 분묘기지권의 소멸에 대한 위험을 분묘기지권자가 경황없이 부담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별개의견은, 취득시효가 완성되기 전에는 분묘 소유자가 분묘를 타인 소유 토지에 설치하여 분묘기지를 최초 점유를 할 시점부터 부당이득이 발생하고, 분묘기지권에 대한 취득시효의 완성으로 이미 발생하였던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지료 지급의무로 변하게 될 뿐이라는 논지를 밝히기도 하는데, 취득시효의 완성으로 적법한 권원이 된 분묘기지권에 부당이득의 면을 논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은 분묘기지권자가 토지 소유자로부터의 분묘기지 사용에 관한 동의를 증명하지 못한 경우 주로 주장되는 사정도 있으므로 시효완성으로 소급하여 인정되는 분묘기지권 성립 시인 분묘기지에 대한 점유 시점부터 모든 지료를 지급하라고 하는 것 또한 분묘기지권자에게 과중한 부담을 주는 해석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다수의견이, 다른 부동산물권과 목적상 구별되는 분묘기지권의 특성 및 지료의 부담에 따른 그 존속 여부 등을 고려하여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의 지료 지급 발생 시를, 분묘를 설치한 때부터 지료를 정하는 판결이 확정되는 때까지의 다양한 시점 중 지료 지급청구 시점으로 정한 것은, 형평의 원칙 등에 따른 조리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고 달리 자의적이라고 볼 사정을 찾을 수 없다. 5. 결론적으로 다수의견인 대상판결의 판시를 지지한다. 한편, 대상판결로 인하여 지료 지급과 관련한 소가 증가하더라도 분묘의 이전과 관련한 분쟁에서 조정률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그동안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에 있어서 지료 지급을 특별히 인정하지 않았던 실무례에 따라 분묘기지권자가 당장 토지 사용이 아쉬운 토지 소유자의 분묘 이전 요구에 과도한 분묘 이전비용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었는데 그 지료 지급이 인정됨으로써 당사자간 분묘 이전과 관련한 협의의 폭이 넓어졌다고 할 것이다. 김상헌 교수 (제주대 로스쿨)
분묘기지권
시효취등
관습법
토지사용료
지료
토지
김상헌 교수 (제주대 로스쿨)
2021-10-18
민사소송·집행
부동산·건축
유치권 제도의 불합리성 및 이에 대한 법원의 태도 변화
1. 사실관계 정리 및 원심 판단 피고들은 이 사건 경매절차의 집행법원에 ① 피고 B는 이 사건 부동산 중 4층, 5층 공사와 관련한 2억8000만 원 및 증축 관련하여 2억6000만 원의 공사대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내용의 유치권 신고서를 ② 피고 C는 이 사건 부동산과 관련한 3억5300만 원의 공사대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내용의 유치권 신고서를 각 제출하였으나, 피고들은 이 사건 부동산 중 점유하는 부분이나 유치권의 범위를 특정하는 내용을 기재하지는 않았다. 원고는 피고들이 이 사건 부동산 전부에 대하여 유치권을 신고한 것을 전제로 "피고들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유치권이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라는 청구취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들은 이 사건 부동산의 등기부와 현황이 일치하지 않아 현황을 기준으로 하면 피고 B가 이 사건 부동산 4층, 5층 전부와 7층, 8층 각 일부를, 피고 C는 이 사건 부동산 중 2층, 3층 각 일부를 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원심 역시 피고들이 점유하는 부분을 대체로 일치하게 인정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위와 같이 '일부 점유'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유치권 부존재확인 청구 '전부'를 기각시켰다. 2. 대법원 판단 대법원에서는 위와 같이 분명하게 점유가 구분되고 '일부분에 한'하여 점유하고 있음이 자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부동산 전체'에 대하여 피고들이 적법한 유치권자라고 판단한 원심에 관하여 이를 지적하면서 파기 환송 판결을 선고하였다. 즉 대상판결에서 대법원의 취지는 유치권자의 일부 점유가 인정된다면 그 일부 인정되는 점유를 특정하여 판단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존재확인 소송이라고 하여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시킨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3. 평석(유치권과 관련된 대법원의 판결 흐름과 이유) 1) 유치권은 사실상 담보물권의 기본질서를 흔들고 있는 제도이다. 우리 법에서 유치권제도는 권리자에게 그 목적인 물건을 유치하여 계속 점유할 수 있는 대세적 권능을 인정한다(민법 제320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등 참조). 그리하여 소유권 등에 기하여 목적물을 인도받고자 하는 사람은 유치권자가 가지는 그 피담보채권을 만족시키는 등으로 유치권이 소멸하지 아니하는 한 그 인도를 받을 수 없으므로 실제로는 그 변제를 강요당하는 셈이 된다. 그런데 우리 법상 저당권 등의 부동산담보권은 이른바 비점유담보로서 그 권리자가 목적물을 점유함이 없이 설정되고 유지될 수 있고 실제로도 저당권자 등이 목적물을 점유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따라서 어떠한 부동산에 저당권 또는 근저당권과 같이 담보권이 설정된 경우에도 그 설정 후에 제3자가 그 목적물을 점유함으로써 그 위에 유치권을 취득하게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저당권 등의 설정 후에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유치권자는 그 저당권의 실행절차에서 목적물을 매수한 사람을 포함하여 목적물의 소유자 기타 권리자에 대하여 위와 같은 대세적인 인도거절권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실제 경매절차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현상으로 부동산유치권은 대부분의 경우에 사실상 최우선순위의 담보권으로서 작용하여 유치권자는 자신의 채권을 목적물의 교환가치로부터 일반채권자는 물론 저당권자 등에 대하여도 그 성립의 선후를 불문하여 우선적으로 자기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결국 유치권의 성립 전에 저당권 등 담보를 설정받고 신용을 제공한 사람으로서는 목적물의 담보가치가 자신이 애초 예상·계산하였던 것과는 달리 현저히 하락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유치권제도는 '시간에서 앞선 사람은 권리에서도 앞선다'는 담보물권의 최우선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담보물권의 기본질서가 유치권이라는 물권으로 인하여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다84298 판결). 2) 결국 이와 같은 이유로 대법원은 유치권의 성립범위를 해석을 통해서 제한하여 왔다. 유치권이라는 제도 자체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실무적으로는 사실상 담보물권의 기본질서를 흔들고 있기 때문에 대법원은 부득이 해석을 통하여 그 범위를 제한하여 왔다고 본다. 대표적으로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사건에서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된 이후 발생된 유치권에 관하여는 그 권리를 인정하고 있지 않는바 대법원은 그 논거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의 처분행위를 가지고 채권자 및 낙찰자에 대항할 수 없다는 조항(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2조 제1항)을 인용하여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부동산의 점유가 이전되어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 처분금지효에 반하는 처분행위로 해석하여 유치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유치권자가 부동산을 점유하는데 있어서 채무자의 법률행위 개입은 거의 또는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치권 성립을 채무자의 처분행위로 간주하여 낙찰자에 대하여 대항할 수 없도록 만든 것이다(위 판결은 채무자가 점유를 이전한 경우이지만 실무에서는 채무자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유치권자의 점유가 개시되게 된다). 그리고 실무에서 유치권자들은 대부분 경매 개시 이후에 점유를 시작하기 때문에 유치권 사건의 거의 70% 이상이 본 대법원 판례로 유치권을 인정받지 못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96208 판결에서는 유치권의 성립요건 중 견련관계에 관하여 건축 공사와 관련된 채권 중에 "건물 '자체'에 관하여 생긴 채권"만이 견련관계가 인정되는 채권으로 한정하여 해석함으로써 유치권의 성립범위를 극단적으로 줄였다. 채권자가 시멘트와 모래 등 건축자재를 공급하여 해당 건축 자재가 사용되어 건물에 부합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순히 시멘트와 모래를 납품한 것, 즉 말 그대로 '매매대금 채권(해당 판례에서는 이와 같이 표현)'에 불과하고 건물 자체에 생긴 채권은 아니라고 판단함으로써 결국 견련관계가 인정되는 채권의 범위를 건물 '자체'의 물리적 가치 상승에 일조한 채권으로 한정하여 견련관계의 범위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판단한 것이다. 3) 이러한 기조에서 대상판결은 대법원 2013다99409 판결과 더불어 유치권 '부존재확인'소송의 불합리성을 해결한 판례로서 대상판결 역시 유치권자에게 불리하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유치권 부존재 확인 소송이 제기되었을 경우 ① 유치권자가 주장하는 '금액' 중 일부가 인정되는 유형 ② '점유'의 일부가 인정되는 유형 두 가지가 있었다. 종래의 법원은 소송물 자체가 유치권이라는 점, 더 나아가 유치권은 불가분성을 가진다는 점을 고려하여 일부만 인정되더라도 피담보채무의 범위 또는 점유의 범위에 따라 유치권의 존부나 효력을 미치는 목적물의 범위가 달라지는 것이 아닌 점 등을 이유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나 점유의 구체적인 범위에 관하여 판단하지 않고 유치권을 인정하였다. 이와 같은 이유로 금액이나 점유 중 일부가 인정되면 유치권 부존재 확인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를 선고하였는바 극단적으로 유치권자가 주장하는 수억 원의 공사대금채권 중 단 1원이라도 인정된 경우 유치권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패소하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였고 실제로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다99409 판결이 나오기까지 모두 유치권 부존재 확인청구를 기각시킨 것이다(서울고법 2013. 11. 15. 선고 2013나13421판결 등 다수). 또한 점유 역시 마찬가지로 유치권자가 일부만 점유하고 있더라도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점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이유로 전부패소 판결을 선고한 것이고 이러한 판단이 대상판결의 원심이었다. 그 이후 유치권자의 일부 '금액'이 인정될 경우와 관련하여 이미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다99409 판결에서 정리하였는바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유치권 전부의 부존재뿐만 아니라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을 내세워 대항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는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등의 이유로 대법원은 금액이 부정되는 부분에 하여 일부패소의 판결을 하여야 한다고 판시함으로써 앞에서 언급한 어느 정도의 불합리한 부분은 해소되었다. 결국 유치권 부존재 확인 사건에서 '일부 점유'가 인정될 경우 어떻게 판결 선고를 하여야 하는지 문제가 남아 있었고 대상판결에서 이를 정리하였던 것이다. 4. 결어 대상판결은 '금액'과 관련된 유치권 부존재확인판결(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다99409)과 그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대법원은 어찌되었든 유치권 부존재확인 소송의 형태라고 하더라도 일부 인정된 부분만큼만 유치권을 인정하여야 할 뿐 원고의 유치권 부존재확인 청구 전부를 기각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하급심 판례가 들고 있는 법리는 유치권의 불가분성 조항(민법 제321조)이었는 바 유치권 즉 담보물권의 불가분성은 일부 점유를 하더라도 그가 주장하는 유치권 금액 전부에 관하여 주장할 수 있다는 조항으로서 위 조항이 관련 판결이나 대상판결에는 적용될 여지는 없다. 대상판결로서 유치권부존재확인판결의 불합리성은 모두 정리되었고 그에 더하여 대법원의 유치권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취지 역시 명확해졌다고 보인다. 권형필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경매
유치권
일부점유
권형필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2020-12-24
민사소송·집행
주택·상가임대차
재외국민인 임차인의 동거가족을 통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 취득
- 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4다218030, 218047 판결 - 1. 사실관계 피고는 캐나다 영주권을 취득한 '재외국민(대한국민 국민으로서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한 자)'이고, 피고의 아내와 딸은 캐나다 국적을 취득한 '외국국적동포(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로서 외국국적을 취득한 자)'이다. 피고는 2007. 6. 12. 계쟁 아파트 소유자로부터 아파트를 임대차보증금 3억3000만원에 2007. 7. 9.부터 2년간 임차하였다. 피고는 2007. 7. 4. 그 임대차계약에 대하여 확정일자를 받음과 아울러, 위 아파트를 인도받아 이를 거소로 거소이전신고를 마치고 거주 중이다. 피고의 아내와 딸은 그 직후 입국하여 2007. 7. 19. 위 아파트를 거소로 국내거소신고를 마치고, 피고와 함께 거주하여 오고 있다. A저축은행이 2008. 7. 4. 위 아파트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8억3200만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 피고는 2011. 8. 16. 위 아파트에 관하여 실시된 임의경매절차에서 임차인으로서 권리신고를 하였다. 원고는 2012. 5. 17. 위 임의경매절차에서 매각대금을 납부하여 소유자가 되었다. 2. 소송의 경과 제1심은 외국국적동포의 국내거소신고 및 거소이전신고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하 주임법)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대항요건으로서의 주민등록과 동일한 효력이 있음을 전제로, 피고는 동거가족인 처와 딸의 국내거소신고로써 주임법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대항력을 취득하였다고 보았다. 이에 반해 원심은 재외국민인 임차인의 국내거소신고는 주민등록에 갈음할 수 없으므로, 이 경우에는 주임법상의 대항요건인 주민등록에 배우자나 가족의 주민등록이 포함된다는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 대항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3. 대상판결의 요지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과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제10조가 외국국적동포가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를 하면 주민등록법에 의한 주민등록 및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외국국적동포는 주민등록법에 의한 주민등록을 할 수 없는 대신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를 하면 주민등록을 한 것과 동등한 법적 보호를 해 주고자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는 점, 외국인등록 등이 공시기능에 있어 주민등록에 비해 그 효과가 제한적이지만, 주민등록의 경우에도 열람이나 등ㆍ초본의 교부가 본인이나 세대원 또는 정당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 등에게만 허용되어 그 공시 기능은 부동산등기와 같은 정도에 미치지 못하는 한계가 있어, 외국인등록 등과 비교한 공시효과의 차이는 상대적인 데 그치는 점, 헌법 제2조 제2항은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헌법정신은 재외국민의 가족이 외국인 또는 외국국적동포인 경우에도 관철되어야 실질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외국인 또는 외국국적동포가 출입국관리법이나 재외동포법에 따라서 한 외국인등록이나 체류지변경신고 또는 국내거소신고나 거소이전신고에 대하여는, 주임법 제3조 제1항에서 주택임대차의 대항력 취득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주민등록과 동일한 법적 효과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외국인등록이나 국내거소신고 등이 주민등록과 비교하여 그 공시기능이 미약하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그리고 주임법 제3조 제1항에 의한 대항력 취득의 요건인 주민등록은 임차인 본인뿐 아니라 그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의 주민등록도 포함되고, 이러한 법리는 재외동포법에 의한 재외국민이 임차인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4. 평석 원심이 1심과 달리 판단한 것은 재외동포법 제9조가 "법령에 규정된 각종 절차와 거래관계 등에서 주민등록증, 주민등록표 등본·초본, 외국인등록증 또는 외국인등록 사실증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국내거소신고증이나 국내거소신고 사실증명으로 그에 갈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위 규정은 그 문언상 국내거소신고증이나 국내거소신고 사실증명으로 주민등록증 등에 의한 사실증명에 갈음할 수 있다는 의미일 뿐, 국내거소신고에 대하여 주민등록과 동일한 법률효과를 인정한다는 취지로까지는 해석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재외동포법 제9조가 재외국민의 거소이전신고를 주임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대항요건인 주민등록에 갈음하도록 하는 규정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한 대법원 2013. 9. 16.자 2012마825 결정 때문이었다. 원심은 위 판결을 주된 근거로, 주임법상 주민등록이라는 대항요건은 임차인 본인뿐만 아니라 그 배우자 등 동거가족의 주민등록을 포함하고(대법원 1987. 10. 26. 선고 87다카14 판결 등), 재외동포법 제6조에 따라 국내거소신고를 한 외국국적동포는 재외동포법 제10조 제4항에 따라 출입국관리법상 외국인등록 및 체류지변경신고를 한 것으로 보며,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에 따라 외국인등록 및 체류지변경신고가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한다고 하더라도, 재외국민인 피고 스스로 국내거소신고를 하더라도 주임법상 대항요건인 주민등록을 한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상, 그 점유보조자인 동거가족이 국내거소신고를 갖춘다고 하여도, 피고가 그로써 주임법상 주민등록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에 대상판결은 거소신고에 주민등록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 재외국민의 동거가족인 외국인 등이 스스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외국인등록 등을 한 경우에는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에 따라 주임법상 대항력 요건인 주민등록과 동일한 법률효과가 발생하는데, 이 경우와 거소신고에 주민등록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 재외국민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그 동거가족인 외국인 등이 외국인등록 등을 한 경우의 법률효과에 형평의 원칙상 차이를 둘 이유가 없고, 외국인 등의 임대차와 관련해서는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이 주임법 제3조 제1항에 대응하는 규정인데, 위 조항은 외국인등록 등에 공시기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등이 주택의 인도와 외국인등록 등을 마치면 주임법상 대항력을 취득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는바, 공시기능이 없는 상황에서도 외국인 등 본인이 임차인으로서 외국인등록 등을 한 경우 대항력을 인정하였다면, 이를 유추적용하여 임차인인 재외국민의 동거가족에 해당하는 외국인이 한 외국인등록으로써 재외국민이 주임법상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동거가족인 외국국적동포가 한 국내거소신고로써 임차인인 재외국민의 대항력 취득을 인정하였다. 입법의 미비를 법해석을 통하여 메워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생각된다.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재외동포법 제10조 제4항에 따라 외국인이나 외국국적동포가 주임법에 의한 보호를 받는다고 하는 대상판결의 판단은 정당하다. 그러나 국내와 연결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더 강한 재외국민이 입법의 미비로 보호대상에서 빠져 있는 것은 문제지만, 원심판결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임차인인 재외국민 스스로 국내거소신고를 하더라도 주임법상 대항요건인 주민등록을 한 것으로 볼 수 없는데, 점유보조자인 동거가족이 국내거소신고 요건을 갖춘다고 하여 그로써 재외국민이 주임법상 대항요건을 갖추었다고 보는 것은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대법원은 같은 날 임차인이 '재외국민'이고, '외국인'인 동거가족이 외국인등록을 마친 사안에서도 같은 논거를 들어 임차인인 재외국민의 주임법상 대항력을 인정하였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5다14136 판결). 이로써 그 동안 논란이 있어 왔던 '외국인', '외국국적동포'와 '재외국민'의 주임법상 대항력 인정여부 문제가 대부분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재외국민은 동거가족을 통하여 일부 우회적 보호). 주민등록법 개정으로 2015년 1월 22일부터 '재외국민'도 주민등록 대상이 되어(제6조), 재외국민의 주임법상 대항력 문제도 입법적으로 해결되었기 때문에 실무상 이 같은 논란이 생길 여지는 이제 거의 없다.
재외국민
거소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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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대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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