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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건축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신탁자의 명의수탁자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청구
<사실관계 및 대법원의 판단> 이 사건에서는 이른바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매도인으로부터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받은 명의수탁자인 피고가 신탁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한 경우에, 명의신탁자인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가가 문제되었다. 원심은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이 판결에는 반대의견이 있었다. 다수의견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즉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 또는 강제수용이나 공공용지 협의취득 등을 원인으로 제3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고 그 결과 매도인의 명의신탁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이 되어 명의신탁자로서는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없게 되는 한편, 명의수탁자는 부동산의 처분대금이나 보상금 등을 취득하게 된다. 판례는 명의수탁자가 그러한 처분대금이나 보상금 등의 이익을 명의신탁자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판례는 타당하므로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준 경우에도 부동산의 소유권이 제3자에게 이전된 경우와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 반면 반대의견은 이러한 경우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고, 명의수탁자가 처분행위 등으로 얻은 이익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매도인에게 귀속된다고 주장하였다. <평석> 1. 종래의 판례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경우에는, 제3자인 매도인으로부터 수탁자 명의로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므로, 명의신탁자는 매도인에 대하여 매매계약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고, 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매도인을 대위하여 명의수탁자에게 무효인 그 명의 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도 있다(대법원 2002. 3. 15. 선고 2001다61654 판결 등). 이 경우 명의신탁자는 매도인에 대하여 매매계약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어 그 등기 명의를 보유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어서,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할 수 없다(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다55290,55306 판결 등). 그런데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된 부동산을 다른 곳에 처분하는 등의 사유로 매도인에게 부동산을 반환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되는가? 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다49193, 49209 판결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취득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므로, 그로 인하여 매도인의 명의신탁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으로 되고 그 결과 명의신탁자는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을 권리를 상실하는 손해를 입게 되는 반면, 명의수탁자는 신탁부동산의 처분대금이나 보상금을 취득하는 이익을 얻게 되므로,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그 이익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하였다. 2. 대상판결의 다수의견과 반대의견 대법원의 다수의견은 부당이득을 긍정한 종래의 판례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다수의견은 이에 대하여 여러 가지 이유를 들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점은명의수탁자의 처분행위 등으로 인하여 매도인에게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매도인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지 않고,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더라도, 매도인으로부터 권리를 박탈하거나 의무를 추가적으로 부담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명의신탁자에게 부당한 이익이나 권리를 부여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반대의견은,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는 부당이득반환 관계를 직접적으로 인정할 만한 법률상 원인 없는 급부나 비용지출, 배타적인 권리침해 등의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매도인에게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결국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은 모두 명의수탁자에게 침해부당이득으로 인한 반환의무가 있다고 보지만, 다수의견은 그 청구권자가 명의신탁자라고 한 반면, 반대의견은 그 청구권자가 매도인이라고 본 것이다. 3. 검토 이 문제는 어려운 쟁점이지만, 결론적으로는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을 지지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매도인 입장에서는 명의신탁자와의 계약에 따라 소유권을 이전하여 준 것일 뿐이고, 일단 매매대금을 지급받았다면 나중에 명의수탁자가 목적물을 처분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행사할 특별한 유인이 없다. 그러므로 매도인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인정하지 않고 명의신탁자에게 이를 부여한다고 하더라도, 특별히 매도인에게 불리할 것은 없다. 그런데 이를 법률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 단서는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된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면 명의신탁자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판례(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다24081 판결 등)는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타에 매도한 것은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이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하였다.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러한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신탁받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면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여 종래의 판례를 변경하였으나, 이에 의하여 명의수탁자의 명의수탁자에 대한 불법행위책임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바뀐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양자간 명의신탁에 관한 대법원 2021. 6. 3. 선고 2016다34007 판결 참조. 이는 이론적으로는 이른바 제3자의 채권침해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 사실을 알고 있었던 이상 불법행위의 성립을 인정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우에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뿐만 아니라 부당이득반환청구권도 행사할 수 있는가? 이는 침해부당이득이 성립하는 근거에 관한 이른바 할당이론(Zuweisungstheorie)에 의하여 설명할 수 있다. 할당이론이란, 수익자에게 흘러간 이익이 원래 법질서가 채권자에게 할당한 것이었고, 따라서 결과적으로 채권자의 손실이 된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집합건물 공용부분의 무단점유로 인한 부당이득을 인정한 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7다220744 전원합의체 판결도 이러한 할당이론을 채택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윤진수, 집합건물 공용부분의 무단점유로 인한 부당이득, 양창수 고희기념 자율과 정의의 민법학, 2021 참조). 그런데 할당이론에서 부당이득이 어느 경우에 성립하는가에 관하여는 물권적 청구권과 같은 금지청구권(Unterlassungsanspruch)을 기준으로 하는 설, 사용기능과 대가성을 기준으로 하는 설 및 불법행위법을 기준으로 하는 설 등이 주장되고 있다. 그런데 불법행위법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카나리스(Canaris)는, 할당의 내용은 불법행위법에 의한 보호에 의하여 결정되고, 불법행위법은 어떤 법익이 특정인에게 할당되는가 하는 점에 관하여 독립된 법적 규율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절대권의 침해에 관한 독일 민법 제823조 제1항뿐만 아니라 보호법규 위반에 관한 제823조 제2항 및 양속위반으로 인한 제826조에도 모두 해당한다는 것이다. 가령 이미 다른 자에게 매도된 물건을 다시 사서 양도받는 것이 양속위반으로 제826조에 어긋나는 경우와 같이 계약 위반의 유인(Verleitung zum Vertragsbruch)으로 인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경우에, 이 자는 사용의 대가와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하는데, 이는 정당할 뿐만 아니라 체계적으로도 올바르다고 한다. 왜냐하면 제826조에 의한 불법행위의 요건이 존재하면, 첫 번째 매수인의 채권은 계약 상대방에 대하여만 상대적으로 보호되는 것이 아니고, 제3자에 대하여도 보호되므로, 이미 할당내용을 가진 법률적 지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Larenz/Canaris, Lehrbuch des SchuldRechts, Band II: Besonderer Teil, 2. Halbband, 13. Aufl., 1994, S. 170 ff.)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고 보인다. 그러므로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처분행위가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면,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그 처분으로 인한 이득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청구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경우에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를 직접 불법행위법에서 찾지는 않았으나, 적어도 양자를 같이 취급하려는 태도는 보여주고 있다. 윤진수 명예교수(서울대 로스쿨)
부동산
명의수탁
부당이득
근저당권
윤진수 명예교수(서울대 로스쿨)
2022-02-21
기업법무
민사일반
사해행위취소와 기초적 법률관계론의 적용에 대한 비판적 고찰
Ⅰ. 대상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 甲은 2001년 5월경 소외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원고에게 주식회사 B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하였고, 이에 따라 2002년 10월 18일경 원고와 甲은 각자 보유한 주식을 서로 또는 서로가 지정한 자에게 양도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합의를 하였다. 합의의 이행 결과, 甲은 주식회사 B 발행주식 308,000주를, 乙은 147,000주를, 주식회사 A는 35,000주를 각자 명의로 보유하게 되었다. 이후 甲, 乙, 주식회사 A(이하 '甲 등'이라 한다)는 2006년 9월 5일경 소외 주식회사 C에게 자신들 명의의 주식회사 B 발행주식 합계 490,000주를 444억 6,799만 원에 매도하고, 주식회사 C에게 위 의무이행의 담보를 위하여 각 보유주식에 관한 근질권을 설정하여 주면서 해당 주권을 인도하였는데, 주식회사 C는 2013년 3월 29일경 이 사건 근질권을 실행하겠다는 내용을 통보한 뒤 2013년 4월 5일경 위 주식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이에 원고는 甲 등이 주식회사 C에 매도한 주식회사 B 발행주식 합계 490,000주 중 350,000주(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가 원고로부터 甲 등에게 명의신탁되어 있던 것임을 전제로, 원고가 甲 등에 대하여 갖는 불법행위 내지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甲 등이 2011년 5월경부터 2011년 8월경까지 자신들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 1, 2, 3, 4와 체결한 증여계약, 매매계약 등을 모두 취소하고, 그에 기한 각 등기를 말소하라는 취지의 이 사건 사해행위취소의 소를 제기하였다. 2. 제1심 및 원심의 판단 제1심 법원은 이 사건 주식처분 및 근질권 설정행위가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주식회사 C가 이 사건 주식의 소유권을 취득함에 따라 甲의 원고에 대한 주권인도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었다고 보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은 인정하였다. 그럼에도 해당 손해배상채권은 사해행위보다 늦게 성립한 것이어서 원칙적으로 피보전채권이 될 수 없고, 기초적 법률관계론을 적용하더라도 손해배상채권 성립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다고 볼 수 없으며, 가까운 장래에 손해배상채권 발생의 개연성이 현실화된 경우라고 평가하기도 어려워 피보전채권이 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원심 법원 또한 제1심 판결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 파기환송 대법원은 이 사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 피보전채권 성립시기의 예외 요건을 갖추었다는 취지로 원심 판결을 파기하였다. 원고의 손해배상채권이 사해행위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2006년 9월 5일경의 근질권설정계약에 따른 기초적 법률관계가 존재하였고, 근질권 실행을 통해 가까운 장래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으며, 실제로 근질권이 실행되어 이 사건 주식의 소유권이 주식회사 C에게 이전됨으로써 그 개연성이 현실화된 바, 원고의 甲 등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은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Ⅱ. 대상판결의 평석 1. 명의신탁된 주식에 대한 담보권 설정과 불법행위책임 대상판결은 피보전채권으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은 인정하지 않았으나, 양자 간 부동산 명의신탁에서 수탁자의 처분행위가 갖는 의미를 고려할 때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한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 종래의 명의신탁이론에 의하면 대내적 관계에서는 소유권이 신탁자에게 있으나, 대외적 관계에서는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수탁자가 임의로 신탁부동산을 처분하면 그 취득자는 선·악의를 불문하고 적법하게 소유권을 취득한다. 따라서 유효한 명의신탁의 경우, 수탁자의 임의처분 행위는 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고, 횡령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법질서 위반행위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부동산실명법상 무효인 양자 간 명의신탁관계에서도 수탁자의 임의처분 행위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에 따라 수탁자로부터 신탁부동산을 넘겨받은 제3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는 바, 신탁부동산의 임의처분은 신탁자의 소유권을 침해하는 위법행위로 평가되기 때문이다(대법원 2021. 6. 3. 선고 2016다34007 판결). 이러한 관점에 비추어볼 때, 대상판결에서도 주식양도계약의 체결, 근질권의 설정, 유질계약의 실행을 거쳐 원고가 명의신탁 해놓은 주식의 소유권을 상실하게 된 이상 甲의 행위는 위법하다고 해석할 여지가 크다. 2. 명의신탁된 주식에 대한 명의이전의무의 이행불능 시기 대상판결은 근질권의 실행 시점에 이행불능과 이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으나, 이행불능이란 사회의 일반적인 관념으로 보아 채무의 이행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단순히 절대적, 물리적으로 불가능함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때(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6다200729 판결 등), 이행불능 시기를 근질권 설정 시점으로 앞당겨 볼 여지도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등기이전과 관련하여 판례는 제3자 앞으로 된 담보를 말소하거나 가압류, 가처분 집행을 해제할 자력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이행불능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러하다(대법원 1991. 7. 26. 선고 91다8014 판결, 대법원 2006. 6. 16. 선고 2005다39211 판결 등). 이 사건 근질권은 주식양도의무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유질계약을 포함하고 있었던 바, 금전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통상의 근질권처럼 피담보채무를 변제함으로써 말소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식에 대한 명의이전청구권이 소멸하여야지만 말소될 수 있는 매우 특수한 성질의 것이다. 그렇다면 담보 설정의 경위와 내용 그리고 양도의 대상이 된 주식의 수 등에 비추어볼 때 이 사건 근질권 설정 당시부터 명의신탁 해지에 따른 주식이전의무의 이행을 기대할 수 없었다고 평가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3.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성립시기 손해배상청구권은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에 성립하는 것이고,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1. 19. 선고 2018다240462 판결 등). 물론 채권적 효력만 있는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 내지는 근질권설정계약을 체결한 것만으로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하여 주식의 소유권이 주식회사 C에게 이전되어야만 비로소 재산권에 대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 사건 근질권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그 설정과 동시에 교환가치가 감소하였을 뿐만 아니라, 매우 높은 소유권 상실의 위험이 발생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특히 현대 리스크 매니지먼트에서는 이러한 위험성도 얼마든지 금전적으로 환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현실적인 손해의 발생으로 볼 여지가 크다. 이후 근질권이 실행되어 재산권을 완전히 상실한 것은 더 이상 확대될 손해가 없는 상태로 손해가 확정된 것일 뿐이다. 이와 달리 손해배상청구권의 성립시기를 주식회사 C가 이 사건 주식의 소유권을 취득한 시점으로 본 대상판결의 판단은 지나치게 보수적이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4.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기초적 법률관계 가사 주식회사 C가 이 사건 주식의 소유권을 취득한 시점에 손해배상청구권이 성립하였다고 보더라도,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된 법률관계를 근질권 설정으로 본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왜냐하면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은 주식에 대한 명의이전의무가 이행불능됨에 따라 발생한 2차적 권리이고, 명의이전청구권을 발생시킨 법률관계는 원고와 甲 사이의 명의신탁 약정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피보전채권은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존재하는 채권임을 고려할 때, 채무자 甲이 제3자인 주식회사 C에게 근질권을 설정해준 행위는 손해배상채권 성립의 고도의 개연성을 인정할 지표이지, 그 자체로 손해배상채권이 발생하게 된 기초적 법률관계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즉, 기초되는 법률관계는 원고와 채무자 甲 사이의 명의신탁관계로, 채무자 甲의 주식회사 C에 대한 근질권 설정행위는 고도의 개연성을 인정할 자료로, 유질계약의 실행으로 인한 소유권 이전은 손해가 현실화된 것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5. 대상판결에 대한 평가 말소될 개연성이 거의 없는 이 사건 근질권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근질권의 설정 시점에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규범적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기초적 법률관계론이라는 예외를 적용할 필요가 없다. 이 경우 보호의 필요성이 큰 채권자가 피보전채권의 예외 요건까지도 증명하여야 하는 부담을 떠안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구분의 실익이 있다. 견해를 달리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의 성립시기를 근질권 실행 시점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이 주식에 대한 명의이전청구권의 변형물임을 감안할 때, 그 기초되는 법률관계는 주식에 대한 명의신탁관계로 봄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즉, 대상판결의 결론에는 동의하는 바이나, 그러한 결론에 이르는 과정에 대하여는 다소 이견이 있다. ※ 위 내용은 필자의 "사해행위취소와 기초적 법률관계론: 명의신탁된 주식에 대한 근질권의 사례 -대법원 2019. 12. 13. 선고 2017다208294 판결-", 저스티스 통권 제186호, 2021. 10. 판례평석을 요약한 것이다. 백명헌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사해행위취소
명의신탁
주식
백명헌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2022-01-17
민사일반
부동산명의신탁과 불법원인급여
1. 사안의 개요 농지 X의 소유자 C는 2000년 4월께 농지법상 '농지처분의무 통지'를 받자, 2001년 4월께 D와 명의신탁약정을 하고, 2001년 4월 12일 D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 후 2009년 1월 28일 C의 사망으로 처인 원고가 X를 상속받았다. 2012년 3월 23일 D도 사망하여 처인 피고가 상속을 원인으로 X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원고는 피고에게 X의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했다, 원고는 부동산실명법(이하 '부실법'이라 함)상 명의신탁약정 및 D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무효이며, D의 상속인인 피고는 C의 상속인인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 이행의무가 있음을 주장했다. 이에 피고는 명의신탁약정이 농지법상 처분명령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헌법과 농지법에서 정한 농지의 소유·이용에 관한 규정을 잠탈하는 반사회질서 행위이고, 명의수탁자인 D 앞으로 마쳐진 X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므로 명의신탁자 C의 상속인인 원고는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 1심과 2심의 판단 1심은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명의신탁 약정은 그 자체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 명의신탁자가 다른 법률관계에 기하여 등기회복 등의 권리행사까지 금지하지는 않는다는 점, 탈세목적, 강제집행 면탈의 목적이 있는 명의신탁약정에 해당되어 부실법을 위반하여 수탁자 명의로 등기되어도 이를 불법원인급여라고 할 수 없다는 점을 설시했다. 2심은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농지법 위반의 효과로 농지의 소유권 자체를 박탈할 수는 없다는 점을 추가로 설시했다. 3.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피고의 상고는 기각되어 원고 승소의 원심이 확정되었다. 부실법을 위반하여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마친 명의신탁등기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사안의 핵심쟁점이었다.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이전등기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가 불법원인급여가 아니라는 다수의견의 논거로 i) 부실법은 소유권이 실권리자에게 귀속됨을 전제로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따른 물권변동이 무효임을 규율하고 있으며, ii) 입법자의 의사는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실권리자에게 귀속됨을 전제로 하며, iii) 불법원인급여 규정을 적용하면 재화 귀속에 관한 정의 관념에 반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고 판례의 태도나 부실법 규정에도 합치되지 않으며, iv) 헌법상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하며 본질적 부분을 침해할 수 없는데, 명의신탁자의 재산권 박탈은 재산권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하게 된다는 점, v) 농지법상 제한을 회피하는 명의신탁이라고 해서 불법원인급여 규정의 적용 여부를 달리 판단할 이유는 없다는 점을 제시했다. 반면, 소수의견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이루어진 명의신탁등기는 불법원인급여라는 입장을 취한다. 그 논거로 i) 부동산명의신탁을 근절하기 위한 사법적 결단이 필요하며, ii) 부실법을 위반한 명의신탁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고, iii) 명의신탁자의 명의신탁 부동산 반환 등의 청구는 허용될 수 없다는 점, iv) 이러한 해석이 사법부가 부동산거래질서를 바로잡는 책임을 다하는 길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연 구] 대상판결은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부실법을 위반한 명의신탁약정이 반사회질서행위에 해당하여 제746조의 불법원인에 해당되는지, 명의수탁자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불법원인급여인지를 다루었다. 그동안 판례는 일관되게 불법원인급여를 부정했다. 그러나 부실법이 시행된 지 20여년이 지났으므로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는지 재검토할 시점이 되었다는 판단에 따라 대상사건은 전원합의체에 회부되었다. 대상판결은 부실법을 위반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지 않음을 전원합의체로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1. 부동산실명법의 입법취지 부실법의 입법취지는 명의신탁관계를 조속히 해소하고 실체적 권리관계와 등기부상의 권리표상이 일치하도록 '실권리자 명의의 등기'를 유도함에 있다(제1조). 실권리자란 명의신탁자를 말한다(제2조 2호). 또 부실법을 위반한 명의신탁자에 대한 제재는 과징금(제5조 1항 제1호) 및 이행강제금의 부과(제6조 2항), 형사제재(제7조 1,2항) 등의 방법을 채택했을 뿐이다. 입법과정에서 명의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수탁자에게 귀속시키자는 제안도 있었으나 부실법은 이를 채택하지 않았다. 양자간 명의신탁의 경우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는 명의신탁관계가 있기 전의 권리상태로 되돌아가 신탁자에게 소유권이 인정됨을 원칙으로 한다. 결국 이 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불법원인급여를 인정하여 명의신탁자가 소유권을 회복할 방법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해석론은 입법자의 의사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2. 명의신탁약정은 민법 제746조의 불법한 원인이 아니다 명의신탁약정이 불법원인에 해당되면 소유권이전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어 반환을 청구할 수 없는데(민법 제746조 본문), 이 때 부당이득반환청구 뿐만 아니라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도 할 수 없다(대법원 1979. 11. 13. 선고 79다483 전원합의체 판결). 다만 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다면 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제756조 단서). 그렇다면 수익자도 불법원인을 제공하거나, 심지어 수익자의 불법성이 더 큰 경우에도 문리해석상 제746조의 단서의 단서가 적용될 수 없어 급부자는 소유권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 이런 불합리한 결론은 불법원인급여의 반사적 효과로 불가피하다는 설명만으로는 설득력이 없다. 결국 불법원인급여일 때 반환청구금지규정(제746조 본문)의 적용범위는 제한되어야 한다. 그 방법으로는 첫째 불법성을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위반이 있으면 인정하는 주류 판례의 견해와는 달리, 선량한 풍속 위반만이 이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둘째 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는 경우를 넓게 인정하여 제746조 단서의 적용영역을 확대하는 견해가 있다. 판례는 이러한 입장을 취하기도 한다(대법원 2007. 2. 15. 선고 2004다50426 전원합의체 판결). 셋째 제746조의 불법성 판단기준을 제103조에서 찾지 않고 급부이익을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남기는 것이 더 정당한지라는 결과의 관점에서 찾는 견해도 있다. 생각건대 제103조는 '불법의 실현'에 법적 조력을 거부하는 것인 반면, 제746조는 '불법적 급부결과의 회복'에 법적 조력을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양자의 판단기준을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세 번째의 견해가 타당하다. 최근에는 이러한 점을 고려한 판결례가 나오고 있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다79887, 79894 판결). 제746조의 불법성은 제103조의 공서양속위반이 있고, 추가적으로 i) 원인행위의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하거나, ii) 강행법규의 위반에 따른 급부의 반환이 규범목적에 반할 때에 비로소 인정된다. 이를 부동산명의신탁에 적용해 보면 명의신탁약정이 현저한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부실법의 입법취지상 급부의 반환을 긍정하는 것이 규범의 목적에 더 부합한다. 특히 공익적 목적(탈법·투기·탈세의 방지)를 위해 소유권을 박탈하는 해석은 헌법합치적이지도 않다. 불법원인급여를 인정하여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을 아무런 대가 없이 박탈하는 소수의견이 탈법·투기·탈세의 방지에 가장 효율적이라고 해도 받아들일 수 없다. 법의 목적달성에 가장 효율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재산권보장이라는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해석론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명의신탁자의 대가없는 소유권 박탈이 명의신탁을 근절하기 위하여 필수불가결한 최소한의 방법이라는 확실한 논거가 제시되지 않는 한,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판례도 명의신탁자가 궁극적으로 소유권을 이전받는 것을 전제로 부실법상 여러 제재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두4554 판결). 3. 수탁자에게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귀속시키는 결과는 정의관념에도 배치된다 명의신탁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소수의견도 신탁자로부터 박탈한 소유권이 명의수탁자에게 귀속되는 결론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논증하지 못한다. 소유권이전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어 반환이 부정되는지에 대해서 긍정·부정의 상반된 두가지 주장이 가능할 때에는 반환을 부정하는 견해에서 '법률상 급여자의 반환청구를 허용하는 것'보다 '급부의 회복을 거절함으로써 현상태를 고착시키는 것'이 정의관념에 더욱 부합하는 적극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양쪽의 근거가 모두 합리적이지 못하다면 권리가 원래 있어야 할 곳, 즉 종래의 권리자(대상판결에서는 명의신탁자)에게 회복됨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신탁자로부터 박탈한 소유권 수탁자에게 이전되는 결과가 신탁자를 제재하기 위해서 불가피하다는 점만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 4. 결론 결국 현재의 부실법 내용을 전제로 한다면 부실법을 위반한 명의신탁과 그에 기한 소유권이전은 불법원인급여가 아니라고 본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타당하다. 그러나 다수의견 중 부실법을 개정하여 명의수탁자에게 소유권을 인정하면 헌법상 재산권보장이라는 헌법의 기본원칙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 점에는 동의할 수 없다.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을 대가 없이 박탈하는 규정을 두더라도 충분한 입법예고와 실명전환의 유예기간을 다시 부여하고, 동시에 다른 제재규정을 삭제하거나 완화한다면 그러한 개정이 재산권보장이라는 헌법질서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토지의 공공재적 성격이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동진 교수 (연세대 로스쿨)
부동산
민법
부동산실명법
불법원인급여
명의신탁
박동진 교수 (연세대 로스쿨)
2019-11-28
민사일반
상속 시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 여부
-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4두43653 판결 - 1. 사실관계 A그룹 회장이자 원고의 부(父)인 B는 1975년 12월 27일경부터 A그룹 부회장인 C 등 23명에게 A산업 주식회사의 주식 13만3265주(이하 ‘이 사건 주식’)를 명의신탁하였다. B가 1996년 11월 2일 사망함에 따라 원고는 이 사건 주식을 상속하였으나 원고 앞으로 명의개서하지 않았다. 피고들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2. 12. 18. 법률 제6780호로 개정된 것, 이하 ‘구 상증세법’) 제41조의2 제1항(이하 ‘이 사건 규정’), 부칙 제9조를 적용하여 원고가 2005년 1월 1일 명의수탁자인 C 등 23명에 대하여 증여한 것으로 의제하여 위 C 등 23명에게 각 증여세를 부과하고, 명의신탁자인 원고에게도 연대납세의무자로서 각 증여세(이하 ‘이 사건 각 처분’)를 부과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이 사건 규정 중 두 번째 괄호 안에 ‘그 재산이 명의개서를 요하는 재산인 경우에는 소유권취득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 연도 말일의 다음날을 말한다’고 한 부분(이하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은 명의신탁의 합의가 없더라도 증여의제 대상이 되도록 한 예외적인 규정으로서 주식을 취득한 자에게 명의개서를 할 특별한 의무가 부여되었다고 명확하게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어야 하는데, 주식이 명의신탁되어 명의수탁자 앞으로 명의개서가 된 후에 명의신탁자가 사망하여 주식이 상속된 경우에는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3. 평석 가.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신설 경위 및 해석 원칙 (1) 신설 경위 2002년 12월 18일 법률 제6780호로 이 사건 규정이 개정되기 전에는 ‘주식 등 부동산 이외의 재산의 소유명의를 실제소유자가 아닌 사람 명의로 주주명부 등에 등재한 경우’, 즉 본래적 의미의 명의신탁만이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대상이었고, 대법원은 이 경우 ‘실질소유자와 명의자가 명의신탁 합의를 한 경우’에만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1996. 5. 31. 선고 95누13531 판결 등 다수). 그런데 주주가 주식을 양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 과세당국이 주식 등 변동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고, 장기간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실질이 명의를 신탁한 경우와 같으므로, 이러한 명의개서해태에 대한 제재를 가하기 위해 비록 명의신탁 합의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이를 명의신탁으로 의제하여 과세를 강화하기 위하여 2002년 12월 18일 이 사건 규정의 두 번째 괄호 안으로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신설되었다. 다만 선의의 양도자를 보호하기 위해 양도자가 양도소득세 또는 증권거래세의 과세표준 등과 소유권변경내역을 과세관청에 신고하는 경우 조세회피목적의 추정이 번복되어 과세대상에서 제외되도록 하였다(구 상증세법 제41조의2 제2항 단서). (2) 해석 원칙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은 주식취득의 상대방이 주식취득자와 명의신탁 합의를 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귀책사유가 적은 경우에도 명의신탁 합의를 한 명의수탁자의 경우와 동일하게 취급하여 불이익을 가하는 특별규정이라는 점에서 이를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하고 유추해석이나 확장해석은 엄격하게 절제되어야 한다. 나.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상속으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여부 (1) 의의 당초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은 주식을 양수한 자가 장기간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고 주식 양도인 명의를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를 적용대상으로 하여 신설된 규정이므로, 그 입법취지상 이미 명의수탁자 앞으로 명의개서가 된 후에 명의신탁자가 사망하여 주식이 상속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입법취지 등을 고려한 해석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을 입안한 기획재정부에서 작성한 2002 간추린 개정세법을 보면, 그 입법취지를 “매매에 의하여 주식의 소유권을 취득하였음에도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실질이 명의를 신탁한 경우와 같으므로 이를 명의신탁으로 의제하여 과세를 강화하되, 선의의 양도자에게 증여세가 과세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식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 또는 증권거래세를 신고하는 경우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여 ‘매매’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를 적용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세청이 2011년 5월 20일 신설한 상증세법 기본통칙 45조의2~4도 “그 소유권 취득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 연도 말일까지 실제 소유자 명의로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고 종전소유자의 명의로 둔 경우에는 취득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연도 말일의 다음날에 종전소유자에게 명의신탁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여,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취득자가 종전소유자에게 명의신탁한 것으로 보아 적용되는 것으로 예정하고 있다. 또한,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입법 당시 선행 입법례인 부동산의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10조 및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 제2조 제1항이 3년간 장기 미등기시 명의신탁과 동일하게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점이 고려되었는데, 부동산 장기미등기로 인한 과징금의 경우 소유권이전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자에 한하여 부과되고 상속으로 인한 취득의 경우는 과징금 부과대상에서 제외되는 점과의 균형상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도 상속으로 인한 취득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3) 상속 시 적용된다고 볼 경우의 문제점 만약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상속으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볼 경우 다음과 같은 법리적 모순 및 문제점이 발생한다. 첫째로, 기존 명의신탁 관계에서 명의신탁자가 사망하면 상속인과 기존 명의수탁자 사이에도 위 명의신탁 관계가 그대로 승계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판례(대법원 1981. 6. 23. 선고 80다2809 판결 등 다수)인데, 만약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상속으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본다면 상속인이 실명전환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존 명의신탁 관계가 그대로 존속함에도 불구하고 상속인과 기존 명의수탁자 사이에 재차 새로운 명의신탁이 성립한 것으로 의제되는 모순된 결과가 초래된다. 둘째로, 기존 명의수탁자는 최초 명의신탁 시 이미 1차례의 증여세 납세의무를 부담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의신탁자가 사망하였다는 사실’이 발생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재차 증여세를 부담하게 된다면, 이는 단일한 행위(최초 명의신탁)에 대하여 추가로 담세력을 인정할 여지가 없음에도 중복된 납세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서 이중과세에 해당한다. 특히 여러 차례의 상속이 일어난 경우를 가정하면 명의수탁자로서는 증여세를 3차례 혹은 그 이상 부담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는데, 현재 이러한 경우를 예정한 감면규정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셋째로, 구 상증세법 제41조의2 제2항 단서는 ‘선의의 양도자’의 경우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을 스스로 회피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두고 있는데 반해 기존 명의신탁 관계가 상속으로 승계된 경우에 대해서는 그러한 배제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상속으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볼 경우 기존 명의수탁자에게는 명의신탁자의 상속인으로 하여금 상속인 명의로 명의개서를 할 것을 강제할 어떠한 권원도 없음에도, 상속인이 명의개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증여세를 재차 부담하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여 자기책임의 원칙에 반하여 부당하다. 넷째로, 2015년 12월 15일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된 상증세법 제45조의2 제3항은 명의개서해태 시에도 조세회피목적이 추정되지 않아 과세가 배제되는 경우로서 기존의 일정한 요건을 갖춘 ‘양도’ 외에 일정한 요건을 갖춘 ‘상속’의 경우도 추가로 신설했고, 위 개정법 시행 이후 신고하는 분부터 적용되는데(부칙 제3조 제2항), 이는 창설적 규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4. 결론 대상판결은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경우 명의신탁 합의가 없더라도 증여의제 대상이 되도록 한 예외적인 규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따라서 주식을 취득한 자에게 명의개서를 할 특별한 의무가 부여되었다고 명확하게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제한적이고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하는데, 주식이 명의신탁되어 명의수탁자 앞으로 명의개서가 된 후 명의신탁자가 사망하여 주식이 상속된 경우에는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함으로써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하려는 대법원의 입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연대납세의무
명의수탁자
상솟세및증여세법
명의신탁
상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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