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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부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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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부담금
행정사건
무상 수입물품에 대한 실질과세 원칙의 적용
Ⅰ. 서론 대법원은 2003. 사업자등록명의를 대여해 준 형식상 수입신고 명의인이 관세납부의무자인 ‘물품을 수입한 화주’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면서 관세법에도 실질과세 원칙이 적용된다고 판시한 이래(대판 2003. 4. 11. 2002두8442), 실질과세 원칙을 명문으로 규정하지 않은 관세법에도 동 원칙이 적용됨을 거듭 밝혀왔다(대판 2010. 4. 15. 2009두21260, 2016. 9. 30. 2015두58591 등). 실질과세 원칙이 헌법상 기본이념인 평등의 원칙을 조세법률관계에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대판 2012. 1. 19. 2008두8499) 조세법률관계의 일종인 관세법률관계에도 적용됨은 당연하다. 최근 대법원은 관세의 과세표준인 수입물품의 가격에 실질과세 원칙을 적용하여 과세가격을 재구성한 판결(대판 2022. 11. 17. 2018두47714. 이하 ‘대상판결’)을 선고하였는바, 이를 살펴본다. 이하 필자의 사견임을 밝힌다. 대상판결은 실질과세 원칙을 관세법상 과세표준인 수입물품의 가격 결정에 적용한 많지 않은 판결 중 하나로서 그 의의가 있으나, 본건 물품의 무상계약으로서의 실질을 고려하지 않고 특약의 이행에 따른 사후적 결과만을 중시함으로써, 대법원이 그간 거듭 밝혀 온 납세의무자가 선택한 법률관계를 존중한다는 실질과세 원칙의 적용 기준에 벗어난 판시를 한 아쉬움이 있다. Ⅱ. 사실관계 및 소송의 경과 1. 사실관계 의약품 원료 등을 수입하여 의약품을 제조·판매하는 원고는 2004년 일본법인 A사와 효소계 원료의약품에 관한 독점구매계약(이하 ‘본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연간 기준물량 이상을 구매하면 구입물량의 일정비율을 ‘무료샘플(Free Sample)’로 무상제공 받는 특약(이하 ‘본건 특약’. 원고는 그 후 4차에 걸쳐 무료샘플 제공 수량을 변경하는 내용으로 본건 특약을 갱신하였다.)을 하고, 2014년 무상제공 받은 원료의약품(이하 ‘본건 물품’)에 관하여 임의의 가격인 5000엔/BU(Billion Unit)을 수입신고가격으로 하여 수입신고를 하였다. 피고는 2015년 원고에 대한 관세조사 후 본건 물품이 무상 수입물품으로서 관세법 제30조 제1항의 ‘우리나라로 수출하기 위하여 판매되는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위 수입신고가격을 부인하고, 동법 제31조에 따라 유상구매한 원료의약품의 거래가격을 과세가격으로 하여 원고에 대하여 관세 등 합계 1억8291만4840원을 경정, 고지하였다(이하 ‘본건 과세처분’). 원고는, 본건 계약이 1년 단위로 잠정적인 기본가격을 설정하고 일정 수량 이상을 구입한 경우 사후적으로 할인물량을 추가 공급함으로써 최종 가격이 결정되는 연간 구매계약이고, 본건 특약은 ‘가격조정약관’으로서 ‘수량할인’을 규정한 것으로서, 본건 물품의 실제지급가격은 유상구매물량의 대가인 ‘총 지급액’을 유상구매물량과 무상제공물량(본건 물품)을 합한 ‘총 구매물량’으로 나눈 금액을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본건 과세처분에 불복하였다. 2. 원심판결(서울고판 2018. 5. 11. 2017누82446)의 요지 세계관세기구 관세평가기술위원회 예해 4.1이 규정하는 가격조정약관은, 수입물품의 가격결정 요소인 생산소요비용 등이 사후 변경되어 ‘수입물품의 대가’가 변경되는 경우로서 과세가격의 임의적인 변경을 방지하기 위해 수입 전에 계약상 그 취지가 명시되어 있어야 하는데, 본건 계약상 유상물품의 ‘기본가격(Base Price)’은 한화로 정하고‘실제가격(actual price)’은 기본가격에 발주 당시 환율을 적용한 일본 엔화로 계산하기로 약정하였을 뿐 기본가격이 구입물량에 따라 조정 가능함을 약정하지 않은 점, 그에 따라 유상 수입물품의 실제가격이 수입신고 되었을 뿐 가격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원고는 본건 물품의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임의의 가격인 5000엔을 거래가격으로 수입신고한 점, 본건 물품의 무상제공으로 총 지급액이 낮아지더라도 이는 본건 특약에 따른 결과일 뿐인 점 등을 고려할 때 본건 특약은 가격조정약관에 해당하지 않는다. 세계관세기구 관세평가기술위원회 권고의견 15.1에 의하면 수량할인은 판매자가 기준연도 동안의 구매수량에 따라 물품가격에서 공제하기로 허용한 금액으로 고정가격표에 따라 물품가격을 책정한다는 사실이 입증되는 경우에만 인정되는데, 본건 특약상 무료샘플 수량을 제외한 연간 구매수량을 기준으로 무료샘플 제공 수량을 정한 점, 본건 계약상 실제가격이 발주 당시 환율로 계산한 일본 엔화로 확정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본건 특약이 수량할인을 규정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이에 더하여 본건 특약이 본건 물품을 ‘무료샘플’로 표현하여 당사자 간 무상제공에 관하여 합의한 것으로 보이는 점, 본건 계약 무렵 본건 특약에 따라 무료샘플 공급과 선택적·병행적으로 판매사원들에게 무상 일본관광이 제공된 점 등을 보면, 본건 물품을 무상 수입물품으로 보고 관세법 제31조에 따라 동종·동질물품인 유상 구매물품의 수입신고가격으로 과세가격을 결정한 본건 과세처분은 적법하다. 3. 대상판결의 요지 본건 특약은 연간 구매수량이 1688 BU 미만인 경우 연간 구매수량의 10% 또는 11%, 그 이상인 경우 구간별로 더 큰 비율로 추가 공급함을 규정하여 반드시 일정 비율의 물품이 추가 공급됨을 예정하고 있어 본건 계약은 원고 주장과 같은 실제지급가격 산정 방식을 내용을 하는 연간 구매계약에 해당하고, 추가공급 물품이 연간 구매수량의 10% 이상으로 적지 않아 본건 물품이 대가 없이 공급된 무상 수입물품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심판결에는 무상성, 실질과세 원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Ⅲ. 평석 1. 관세법상 무상 수입물품에 대한 과세가격 결정방법 관세의 과세표준은 수입물품의 가격 또는 수량으로 하고(관세법 제15조),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은 우리나라에 수출하기 위하여 판매되는 물품에 대하여 구매자가 실제로 지급하여야 할 가격에 구매자가 부담하는 수수료 등을 더하여 조정한 거래가격으로 한다(동법 제30조). 무상 수입물품은 우리나라에 수출하기 위하여 판매되는 물품에 포함되지 않는바(동법 시행령 제17조 제1호), ‘판매(sell)’는 대가를 지급하는 유상계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상 수입물품은 과세가격 결정의 원칙을 규정한 관세법 제30조가 아닌 동법 제31조부터 제35조까지에서 규정한 과세가격 결정방법을 순차적으로 적용하여 과세가격을 결정한다. 2. 본건 계약의 실질 내용 국세기본법 제14조 제2항은 “세법 중 과세표준의 계산에 관한 규정은 소득, 수익, 재산,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이나 형식과 관계없이 그 실질 내용에 따라 적용한다”고 규정하는바, 관세법 중 ‘과세표준의 계산에 관한 규정’인 동법 제30조 이하의 규정, 특히 무상 수입물품인지 여부가 쟁점인 본건과 관련하여 동법 제30조, 동법 시행령 제17조 제1호의 규정은 본건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관계없이 본건 계약의 실질 내용에 따라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은 실질과세 원칙의 적용 기준과 관련하여, 납세의무자가 경제활동을 함에 있어서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법률관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므로 그것이 가장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과세관청으로서는 납세의무자가 선택한 법률관계를 존중하여야 함을 거듭 밝혀 왔는바[대판 1991. 5. 14. 90누 3207, 2009. 4. 9. 2007두26629, 2012. 1. 19. 2008두8499(전합) 등],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대상판결처럼 실질과세 원칙의 적용에 따라 납세자에게 유리한 결과가 될 수 있는 본건에서도 달리 볼 이유는 없으므로 위 판결 취지가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본건 특약상 본건 물품은 ‘무료샘플’로서 원고가 이에 대하여 별도의 대가도 지급하지 않았는바, 본건 특약이 형식상 무상 수입물품에 관하여 규정한 것임은 다툼의 여지가 있기 어렵다. 원심판결이 인정한 앞서 본 사실관계에 더하여 원고가 본건 계약 당시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무상 수입물품에 대한 관세 부과 쟁점을 제외하고는, 원심판결처럼 본건 물품을 무상으로 보 든 대상판결처럼 유상으로 보든 원고의 총 지급액은 차이가 없어 원고가 달성하고자 하는 경제적 목적이 동일한 점을 고려할 때, 본건 계약 내지 특약의 실질 내용 역시 본건 물품을 무상제공하는 법률관계임이 명백하다 할 것이다. 아울러 의료법과 약사법은 2010. 경 부당한 경제적 이익 등을 제공한 의약품공급자와 더불어 이를 받은 의료인 등까지 처벌하도록 한 ‘리베이트 쌍벌제’를 시행하면서도 ‘견본품 제공’ 등에 대하여는 예외를 인정하였고(의료법 제23조의5, 제88조, 약사법 제47조, 제94조), 본건 무렵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제약기업에 의한 천문학적 액수의 무료샘플 제공이 이루어졌는바, “무료샘플藥, 결국은 약가부담 가중 ‘부메랑’”, 약업신문 2014. 4. 24.자 참조. 무료샘플의 제공이 제약업계의 오랜 관행임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지 아니하는 한편, 원고가 선택하였음이 명백한 본건 물품을 무상제공하는 법률관계를 부인하면서 본건 특약의 이행에 따른 사후적 결과만을 중시하는 판단을 하였는바, 이는 대법원이 그간 거듭 천명해 온 납세의무자가 선택한 법률관계를 존중하여야 한다는 실질과세 원칙의 법리에 반하는 판단으로 보여진다. 3. 본건 물품의 과세가격 결정 위와 같이 본건 계약은 형식으로나 실질 내용으로나 본건 물품을 무상제공하는 법률관계임이 명백하므로,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바와 같이 가격조정약관 또는 수량할인의 법리를 적용하여 본건 물품을 유상물품이라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따라서 관세법 제31조에 따라 동종·동질물품인, 본건 계약에 따라 공급된 유상물품의 거래가격을 기초로 과세가격을 정하여 한 본건 과세처분은 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Ⅳ. 결론 헌법상 기본이념인 평등의 원칙은 관세법률관계에서도 구현되어야 하므로 관세법에 명문 규정이 없더라도 실질과세 원칙이 적용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대상판결은 실질과세 원칙을 관세법상 과세표준인 수입물품의 가격 결정에 적용한 많지 않은 판결 중 하나로서 그 의의가 있으나, 본건 계약의 문언 및 이행 과정 등에서 드러난 본건 물품의 무상제공 계약으로서의 실질을 고려하지 않고 본건 특약의 이행에 따른 사후적 결과만을 중시함으로써, 대법원이 그간 거듭 밝혀 온 납세의무자가 선택한 법률관계를 존중한다는 실질과세 원칙의 적용 기준에 벗어난 판시를 한 아쉬움이 있다. 이상욱 법무담당관(관세청·변호사)
수입
관세
무료샘플
실질과세
이상욱 법무담당관(관세청·변호사)
2023-05-21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가업의 승계와 상속세 공제
Ⅰ. 사실관계 A 주식회사 대표이사로서 이 회사를 20년 이상 경영한 B와 B의 모(母)인 C가 A회사의 발행 주식총수의 약 70%, 30%의 주식을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B가 C로부터 주식 일부를 증여받았는데, 증여 이후 10년이 경과하기 전에 B가 사망하자, B의 배우자인 원고가 B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전부(B 보유주식 + C로부터 증여받은 주식)를 상속받았다. 원고는 A회사의 대표이사에 취임하여 상속세 신고를 하면서 상속 주식 중 B가 10년 이상 보유하던 기존 주식에 대하여만 가업상속 공제를 적용하였다가, 증여받은 주식 부분도 가업상속 공제의 대상임을 주장하며 상속세 감액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하였다. 그러나 관할 세무서장은 이를 거부하였다. 원고는 거부처분에 불복하여 2019년 4월 24일 조세심판원에 심판 청구하였으나 2019년 7월 11일 기각되어 이 사건 소를 제기하게 되었다. Ⅱ. 쟁점과 판결의 내용 1. 사건의 쟁점 이 사안의 경우 B가 스스로 10년 이상 보유한 주식은 당연히 가업상속공제를 위한 대상이 되지만, 모(母)인 C로부터 증여를 받아 10년이 경과하지 않은 주식도 함께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본인이 증여받은 주식 전부를 직접 10년 이상 보유하지 않아도 증여세 과세특례 대상에 속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2020. 5. 28. 선고 2019두44095 판결)는 있었으나 상속세와 관련해서는 대법원 판례가 존재하지 않았다. 2. 법원의 판단(서울행정법원 2020. 7. 7. 선고 2019구합83052 상속세경정거부처분취소) 가. 가업승계와 상속세 공제 구 상증세법(상속세 및 증여세법, 이하 '상증세법'이라 한다) 제18조 제2항 제1호는 '가업'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소기업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견기업(이하 '중소기업 등'이라 한다)으로서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계속하여 경영한 기업'으로 정의하면서 가업상속에 해당하는 경우 가업상속 재산가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공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상증세법 제18조 제4항의 위임에 따른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15조 제3항 제1호 (가)목은 구 상증세법 제18조 제2항 제1호에 따른 가업상속의 적용을 위한 피상속인의 요건 중 하나로 '중소기업 등의 최대주주 또는 최대출자자(이하 '최대주주 등'이라 한다)인 경우로서 피상속인과 그의 특수 관계인의 주식을 합하여 해당 기업의 발행 주식총수 등의 100분의 50(상장법인인 경우 100분의 30)이상을 10년 이상 계속하여 보유할 것'을 정하고 있다. 위 시행령 조항의 '최대주주 등'은 주주 또는 출자자 1인과 그의 특수 관계인의 보유주식 등을 합하여 그 보유주식 등의 합계가 가장 많은 경우의 해당 주주 등 1인과 그의 특수 관계인 모두를 말한다(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 참조). 나. 피상속인 10년 보유 요건 여부 위 규정을 두고, 원·피고는 '피상속인이 상속재산인 해당 주식을 10년 이상 계속하여 보유할 것'이 가업상속 공제를 적용하기 위한 요건인지 여부에 관하여 다투었다. 1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며, '피상속인이 상속재산인 해당 주식을 10년 이상 계속하여 보유할 것'이 가업상속 공제를 위한 요건이 될 수 없다고 보았다. ① 가업상속 공제요건 중 피상속인의 주식보유에 관한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15조 제3항 제1호 (가)목은 '피상속인이 중소기업 등의 최대주주 등인 경우로서 그의 특수 관계인의 주식 등을 합하여 발행 주식총수 등의 100분의 50 이상을 10년 이상 계속 보유할 것'을 정하고 있으므로 위 요건만 충족되면 될 뿐, 피상속인이 해당 주식을 10년 이상 보유할 것을 요구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또한 ② 위 시행령은 2017년 2월 7일 대통령령 제27835호로 개정되면서 계속 보유 기간에 대해 '10년 이상'을 명시하게 되었는데, 이 취지는 '가업'에 관한 정의에 맞추어 일정 비율 이상의 주식 보유기간이 10년 이상일 것을 명확히 하는 데 있는 것일 뿐이라고 보았다. 나아가 ③ 구 상증세법이 가업의 상속에 관하여 상속세 과세특례를 규정한 취지는 중소기업 등의 영속성을 유지하고 경제 활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일정한 가업 상속에 대하여 세제지원을 하고자 함인데, 특수 관계인의 보유 주식이 피상속인에게 이전 된 후 가업상속을 위해 상속되는 경우에도 중소기업 등의 영속성 유지에 기여하므로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계속 보유한 주식의 상속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고 하였다. 결국 중소기업 등의 최대주주 등인 피상속인과 그의 특수 관계인이 10년 이상 계속하여 보유한 주식에 대해 가업상속 공제를 적용하더라도 가업상속에 관한 과세특례 규정의 입법취지가 몰각된다거나 조세회피의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다. 결론 1심은 B가 그 특수 관계인인 C로부터 10년 이상 보유하던 이 사건 주식을 증여받았고, 소외 B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개시로 위 증여 전에 보유하던 B와 C의 주식이 함께 원고에게 상속되었으므로, 이 사건 주식은 가업상속 공제대상인 주식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여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였다. 2심(서울고등법원 2021. 3. 26. 선고 2020누52889판결, 원고 승) 및 대법원(2021. 8. 26. 선고 2021두38741 판결,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원고 승)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Ⅲ. 검토 이 사건에서 피고는 조세심판 및 재판과정에서 '가업을 경영하는 자가 가업을 경영하지 아니한 자로부터 증여받아 10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주식에 대하여는 가업상속 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예규(기획재정부 재산세과-385, 2014. 5. 14.)를 근거로 가업상속 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예규상의 내용은 관련 법률 및 시행령에 규정되지 않는 요건에 해당하는 것이었고, 결국 법원은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법률에 규정되지 않는 요건을 확장해석 또는 유추 해석할 수 없다고 보았다. 탈법적인 가업상속 공제 제도의 이용은 봉쇄되는 것이 마땅하지만 "피상속인이 상속재산인 '해당 주식'을 10년 이상 보유할 것"이라는 요건의 해석은 전혀 새로운 법률상의 근거를 만드는 것으로 법률해석을 통하여 창설해 내는 일종의 입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어 권력분립원칙에 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점에서 이번 판결은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 ① 가업의 승계는 경영승계와 함께 소유승계가 수반될 필요가 있으므로 상속인이 가업에 계속하여 종사하여할 뿐만 아니라 주식 등의 지분도 일정 정도 유지되어야 하는 점을 확인하였다. ② 피고의 주장과 같이 법령 문언을 넘어서 확장해석하거나 유추 해석할 수 없다고 하였다. 즉, 가업승계 상속세 공제에 있어, 피상속인 스스로 상속재산인 해당 주식을 10년 이상 계속 보유할 것이 요건이 될 수 없다. ③ 대법원 2020. 5. 28. 선고 2019두44095 판결에서 가업승계를 위해 주식양도가 이뤄진 경우, 증여자와 특수 관계인이 해당 회사 주식의 50% 이상을 10년 이상 보유하고 있었다면, 직접 10년 이상 보유하지 않아도 증여세 과세 특례를 적용할 수 있다고 최초로 판시한 바 있다. 이 사건은 법원이 상속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입장을 취한 것이다. ④ 법원이 납세의무자의 재산권을 보장하고, 조세법률주의에 입각함과 동시에 가업 승계를 위한 상속세 공제제도를 조화롭게 해석 및 적용한 사례이다. 박성태 변호사(대한법률구조공단)
상속세
가업상속
승계
박성태 변호사(대한법률구조공단)
2022-05-23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계약의 해약으로 지급받은 선박선수금이자가 외국법인의 국내원천 기타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
I. 대상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의 요지와 처분의 경위 국내조선사들은 2007년 5월경부터 2011년 1월경까지 외국선주사들로부터 총 12척의 선박건조를 도급받는 계약(이하 '이 사건 선박건조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위 계약에는 외국선주사들은 선박건조 완료 전에 국내조선사들에게 선박대금 일부를 선수금으로 지급하고, 국내조선사들은 자신들의 사유로 계약이 종료되면 외국선주사들에게 선수금 및 그에 대한 연 6~7%의 이자를 환급하여야 하며, 그 경우 쌍방의 상대방에 대한 모든 의무 및 책임이 면제되고 준거법은 영국법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었다. 원고는 국내금융기관으로서 2007년 7월경부터 2011년 3월경까지 위 국내조선사들의 외국선주사들에 대한 선수금 및 그 이자의 지급채무를 보증하였다(이하 '이 사건 보증계약'이라고 한다). 그 후 외국선주사들은 국내조선사들의 선박인도 등이 지연되자 이 사건 선박건조계약을 해제하였고, 원고는 2009년 6월경부터 2011년 7월경까지 외국선주사들에게 국내조선사들이 수령한 선수금과 그 이자(이하 '쟁점 선수금' 및 '쟁점 선수금이자'라고 한다)를 지급하였다. 피고는 쟁점 선수금이자가 구 법인세법(2011년 12월 31일 법률 제111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3조 제10호 (나)목 및 구 법인세법 시행령(2010년 12월 30일 대통령령 제22577호로 개정된 것) 제132조 제10항 등(이하 '쟁점 조항'이라고 한다)이 규정하는 국내원천 기타소득에 해당하는데도 원고가 그에 대한 원천징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2009 내지 2011 사업연도 원천징수법인세 및 이에 대한 가산세를 징수·부과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쟁점 조항이 국내원천 기타소득으로 규정하는 '재산권에 관한 계약의 위약 또는 해약으로 인하여 지급받는 손해배상으로서 그 명목 여하에 불구하고 본래의 계약내용이 되는 지급자체에 대한 손해를 넘어 배상받는 금전 또는 기타 물품의 가액'에 관하여 재산권에 관한 계약의 위약 또는 해약으로 인하여 지급받는 위약금과 배상금이 계약상대방의 채무불이행 등으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의 실제 감소액에 대한 배상으로서 순자산의 증가가 없는 경우에는 '본래의 계약내용이 되는 지급자체에 대한 손해'에 해당하여 이를 기타소득으로 볼 수 없지만, 이를 초과하여 위약금과 배상금을 지급받았다면 이는 손해의 전보를 넘어 새로운 수입이나 소득을 발생시키므로 국내원천 기타소득으로서 과세대상이 된다고 판시한 다음, 쟁점 선수금이자는 외국선주사들이 선수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통상 부담하게 되는 금융비용과 계약체결 과정에서 지출하게 된 비용 등에 대한 전보로서 지급이 예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선박대금 선지급에 따라 현실적으로 발생한 손해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으므로 쟁점 선수금이자는 외국선주사들이 실제로 입은 손해를 회복시키는 손해배상금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Ⅱ. 대상판결의 평석 1. 문제의 소재와 이 사건 쟁점 전세계소득에 대해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내국법인과 달리 외국법인은 법인세법에서 규정하는 국내원천소득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납세의무를 부담한다. 구 법인세법 제93조는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의 종류를 열거하고 있는데, 그 중 쟁점 조항은 재산권에 관한 계약의 위약 또는 해약으로 인하여 지급받는 손해배상으로서 본래의 계약내용이 되는 지급 자체에 대한 손해를 넘어 배상받는 금전을 국내원천 기타소득으로 규정하고 있다. 쟁점 선수금이자는 선박건조계약에 따라 수령한 선수금을 반환하는 경우에 가산하여 지급되는 금액으로서 쟁점 선수금이자가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소득의 지급자인 원고가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게 되므로 쟁점 선수금이자가 쟁점 조항의 외국법인의 국내원천 기타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 된다. 2. 선박건조계약과 선수금이자의 성격 선박건조에는 장기간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 통상 선주사는 선박의 자산가치 등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여 조선사에게 선수금을 지급하는데, 선박건조 과정에서 일정한 문제가 생기면 조선사는 선수금을 반환하여야 한다. 선수금반환의무는 조선사의 요청을 받은 금융기관이 외국선주사와 선박선수금환급보증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담보된다. 조선사와 금융기관은 선수금 반환시에 선수금이자를 가산하여 지급한다. 선수금이자는 선주사가 선수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선박금융비용 등과 연계되어 변동이율 등에 따라 산정된다. 선수금과 선수금이자가 반환되면 선박건조계약상 당사자들은 모두 면책된다. 3. 쟁점 조항의 국내원천 기타소득의 의미 쟁점 조항의 국내원천 기타소득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재산권에 관한 계약의 위약 또는 해약으로 지급받는 손해배상금이어야 한다는 '해약배상 요건' 및 본래의 계약내용이 되는 지급 자체에 대한 손해를 넘어 배상받는 금전이어야 한다는 '초과배상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대법원은 외국법인이 고등훈련기 양산참여권의 포기대가로 금전을 받은 사안에서, 위 금전은 해약배상 요건을 충족하고 외국법인 장차 양산사업에 참여하였을 경우 얻은 기대이익에 대한 배상금이므로 초과배상 요건도 해당하여 쟁점 조항의 국내원천 기타소득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두19447 판결). 쟁점 조항의 국내원천 기타소득은 소득세법에서 기타소득으로 규정하는 위약금, 배상금과 거의 동일하게 정의되어 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41조 제8항). 헌법재판소는 위 초과배상에 관하여 계약상대방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의 실제 감소액(적극적 손해)을 넘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면 얻었을 재산의 증가액(소극적 손해)을 의미한다고 해석하였다(헌법재판소 2010. 2. 25. 선고 2008헌바79 전원재판부 결정). 대법원은 이행지체로 인한 변제기 이후의 지연손해금은 기타소득에 해당하지만(대법원 1997. 3. 28. 선고 95누7406 판결) 법정해제나 약정해제권의 행사에 따른 민법 제548조 제2항의 법정이자는 기타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였고(대법원 2014. 12. 11.자 2014두41145 판결), 매매계약의 합의해제에 따라 기지급 금액을 넘는 금원을 지급받는 사안에서는 구체적 내용에 따라 현실적 손해 보전의 경우인지를 따져 기타소득 해당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두11979 판결, 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8두33470 판결). 대법원은 초과배상 요건에 관하여 일의적 잣대를 택하지 않고 사안에 따라 순자산 증가 여부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4. 쟁점 선수금이자가 쟁점 조항의 국내원천 기타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사건 선박건조계약의 준거법인 영국법에 따르면 쟁점 선수금이자는 영국법상 손해배상예정을 의미하는 Liquidated Damages로서 쟁점 선수금과 그 이자를 환급하는 경우 국내조선사들은 외국선주사들에 대한 모든 법적 책임이 면제되므로 '해약배상'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다툼이 없는 반면 '초과배상' 해당 여부에 대해서는 긍정설과 부정설이 대립하고 있다. 긍정설은 외국선주사들은 선박건조계약의 해제로 인하여 국내조선사들에 지급하였다가 돌려 받지 못한 쟁점 선수금 자체의 적극적 손해는 원고로부터 쟁점 선수금 상당액을 지급받으면서 배상받은 것이지만 쟁점 선수금이자는 외국선주사들이 쟁점 선수금을 다른 곳에 사용하지 못하여 입게 되는 이자 상당액의 소극적 손해를 배상하기 위하여 지급된 것이므로 쟁점 선수금이자는 지급자체에 대한 손해를 넘어서는 금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부정설은 일반적인 선박금융구조에 비추어 쟁점 선수금이자는 외국선주사들이 쟁점 선수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부담하는 금융비용 등을 전보하기 위한 금원으로 실제로 입은 손해는 넘어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발생한 순자산감소를 회복시키는 것이고 가사 쟁점 선수금이자 중 재산상 감소액을 초과하여 손해를 배상하는 금액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기타소득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입증책임은 과세관청이 있으므로 피고가 이를 특정하여 입증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처분 전부가 위법하다는 것이다. 대상판결의 입장이기도 하다. 5. 대상판결에 대한 평가 대상판결은 선박건조계약의 해제에 따라 원고가 외국선주사들에게 지급한 쟁점 선수금이자가 외국선주사들의 순자산 감소를 회복시키는 손해배상금으로서 초과배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국내원천 기타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최초의 선례이다. 쟁점 선수금이자의 기타소득 해당 여부를 외국선주사들과 국내조선사들 사이의 거래를 포함하여 선박금융 과정에서 체결되는 모든 거래를 고려하여 원천납세의무자에 해당하는 외국법인의 순자산 증가의 관점에서 쟁점 선수금이자의 성격을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소득과세원칙에 입각하여 국내원천 기타소득의 법리를 발전시켰다고 평가된다. 또한, 절차적 측면에서 쟁점 선수금이자가 외국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켰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이 과세관청에 있다고 판단한 부분도 입증책임원칙에 충실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 다만, 이 사건의 경우 선박금융의 구조에 비추어 쟁점 선수금이자는 일응 순자산감소에 대한 전보로 파악할 수 있지만 유사사건에서는 순자산감소에 대한 회복여부와 입증의 문제는 구체적 사정을 들여다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대상판결의 논거와 결론에 동의한다. 백제흠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법인세
원천징수
기타소득
외국법인
백제흠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2021-06-28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과세관청의 결손금 감액경정이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인지
1. 사실관계 가. 원고는 2010 내지 2014 사업연도의 각 법인세 과세표준을 신고하면서 위 각 사업연도에 모두 결손금이 발생하였다고 신고하였다. 나. 피고는 2015년 5월 28일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특수관계인에 대한 매출채권을 정당한 사유 없이 지연회수한 것으로 보아 그 지연회수한 매출채권의 인정이자 상당 금액을 부당행위계산으로 부인하고 그 부인된 금액을 원고의 2010 내지 2014 사업연도의 익금으로 각 산입하여 2010 내지 2014 사업연도 각 법인세 과세표준의 결손금을 감액경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결손금 감액경정'이라고 한다). 다. 그 이후 피고는 2015년 7월 1일 원고에게 일용직 인건비 지급 관련 적격증빙 미수취를 이유로 가산세 부과처분을 하면서 위와 같이 경정된 과세표준을 함께 통지하였다. 2. 이 사건의 쟁점 법인세법 제13조 제1호 후문 규정 신설 이후 과세관청의 결손금 감액경정이 항고소송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3. 대상 판결의 요지 구 법인세법(2009년 12월 31일 법률 제989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는 '내국법인의 각 사업연도의 소득에 대한 법인세의 과세표준은 각 사업연도의 소득의 범위 안에서 다음 각 호의 규정에 의한 금액과 소득을 순차로 공제한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서 '각 사업연도의 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개시한 사업연도에서 발생한 결손금으로서 그 후 각 사업연도의 과세표준계산에 있어서 공제되지 아니한 금액'을 이월결손금으로 공제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위 법률 제9898호로 개정되어 2010년 1월 1일 시행된 구 법인세법은 제13조 제1호 후문으로 '이 경우 결손금은 제14조 제2항의 결손금으로서 제60조에 따라 신고하거나 제66조에 따라 결정·경정되거나 국세기본법 제45조에 따라 수정신고한 과세표준에 포함된 결손금에 한정한다'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위 제1호 후문 규정은 원칙적으로 공제가 가능한 이월결손금의 범위를 신고·경정 등으로 확정된 결손금으로 축소하여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같은 관련 규정의 개정 경위와 구 법인세법 제13조 제1호 후문의 문언 및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구 법인세법이 시행된 2010년 1월 1일 이후 최초로 과세표준을 신고한 사업연도에 발생한 결손금 등에 대하여 과세관청의 결손금 감액경정이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납세의무자로서는 결손금 감액경정 통지가 이루어진 단계에서 그 적법성을 다투지 않는 이상 이후 사업연도 법인세의 이월결손금 공제와 관련하여 종전의 결손금 감액경정이 잘못되었다거나 과세관청이 경정한 결손금 외에 공제될 수 있는 이월결손금이 있다는 주장을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세관청의 결손금 감액경정은 이후 사업연도의 이월결손금 공제와 관련하여 법인세 납세의무자인 법인의 납세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과세관청의 행위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4. 평석 가.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 (1) 처분 여부의 판단기준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 이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을 말한다. 행정청의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구체적인 경우에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 사이의 실질적 견련성, 법치행정의 원리와 그 행위에 관련된 행정청이나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1. 18. 선고 2008두16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은 아래 (2)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납세의무(과세표준과 세액)나 권리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 납세의무자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가져오는 행위를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으로 보고 있다. (2) 관련 사례 대법원은 신고시인결정(대법원 2016. 8. 18. 선고 2015두41562 판결), 원천징수의무자에 대한 소득금액변동통지(대법원 2006. 4. 20. 선고 2002두1878 전원합의체 판결), 증액경정처분(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6두17390 판결), 세무조사결정(대법원 2011. 3. 10. 선고 2009두23617 판결), 납세고지서를 발급하지 않고 결정결의서만 교부한 경우(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4두3044, 3051 판결), 결손금액증액경정청구 거부처분(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7두21297 판결) 등을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라고 한 반면, 원천납세의무자에 대한 소득금액변동통지(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3두4118 판결), 감액경정처분(대법원 2013. 10. 31. 선고 2010두4599 판결), 사업자등록 직권말소와 직권 명의정정(대법원 2000. 12. 22. 선고 99두6903 판결,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08두2200 판결), 국세기본법 제51조 제1항, 제52조 등에 의한 국세환급결정이나 그 결정을 구하는 신청에 대한 환급거부결정, 환급충당(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7두18284 판결, 대법원 2005. 6. 10. 2005다15482 판결) 등을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으로 보지 아니한다. 나. 결손금 감액경정의 항고소송 대상 여부 (1) 종전 대법원의 입장 대법원은 2009년 12월 31일자 개정 전의 구 법인세법 적용에 있어서 과세관청의 결손금 감액경정(법인세 과세표준 결정이나 손금불산입 처분)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는 입장이었다(대법원 1996. 9. 24. 선고 95누12842 판결). 법인의 과세표준 등 확정신고나 정부의 조사·결정에 따른 과세표준 등 확정시에 결손금으로 조사된 금액만이 결손금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므로 납세의무자인 법인은 그 뒤 사업연도의 법인세 부과처분의 효력을 다툼에 있어서 종전의 과세표준 결정이 잘못되었다거나 법인세법의 관계 규정에 따라 소득에서 공제될 수 있는 이월결손금이 있다는 등의 주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1두2652 판결 등). (2) 2009년 12월 31일자 구 법인세법 개정 이후 결손금 감액경정의 처분성 2009년 12월 31일자 법인세법 개정 이전에는 과세관청이 어느 사업연도의 과세표준을 경정 또는 결정함에 있어서 결손금을 감액결정·경정하더라도 납세의무자는 그 이후 사업연도에 대한 법인세 과세처분을 다투면서 종전의 과세표준 결정이 잘못되었다거나 공제될 수 있는 이월결손금이 있다는 주장을 하여 과세처분을 취소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2009년 12월 31일자 법인세법 개정시 제13조 제1호 후단이 신설됨으로써 공제 대상이 되는 이월결손금은 모든 결손금이 아니라 위 제1호 후단의 요건을 갖춘 결손금으로 축소되었다. 따라서 2009년 12월 31일자 법인세법 개정 이후 사업연도에 있어서는 과세관청이 어느 사업연도의 결손금을 감액경정하는 경우 이를 바로 다투지 아니하면 그 이후 사업연도에 대한 과세처분 시 과세관청의 결손금 감액경정과 다른 결손금은 주장할 수 없게 되었다. 이와 같이 2009년 12월 31일자 법인세법 개정 이후에는 과세관청의 결손금 감액경정이 확정되면 그 이후의 사업연도에 있어서 공제 대상인 이월결손금이 축소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과세관청의 경정으로 감액된 결손금만큼 납세의무자의 과세표준이 증가하게 된다. 위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대법원은 납세의무자의 권리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가져오거나 납세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판단기준에 따르면 2009년 12월 31일자 법인세법 개정 이후에 있어서 과세관청의 결손금 감액경정은 납세의무자의 권리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가져오고 납세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된다. 다. 대상 판결의 의의 구 법인세법 제13조 제1호 후문의 신설 이후에도 그 개정 전과 마찬가지로 납세의무자가 과세관청의 결손금 감액결정·경정에 대하여는 다툴 수 없고 그 이후 사업연도에 대한 과세처분을 다투면서 종전의 과세표준 결정이 잘못되었다거나 공제 대상인 이월결손금이 있다는 주장을 하는 방법으로 다투어야 하는지에 관하여 실무상 많은 논란이 있었다. 대상 판결은 위 제1호 후문이 신설된 이후에는 납세의무자가 과세관청의 결손금 감액경정을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으로 보아 바로 다투어야 하고 이에 대하여 다투지 않은 경우에는 그 이후의 사업연도에 대한 과세처분 시 종전의 결손금 감액경정이 잘못되었다는 주장을 할 수 없다고 하였다. 대상 판결은 2009년 12월 31일 법률 제9898호로 개정 때 신설된 구 법인세법 제13조 제1호 후문에 대한 최초의 대법원 판결로서 실무상 논란이 있던 쟁점을 명확하게 정리해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타당하다. 유철형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법인세
결손금
과세표준
유철형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2020-08-10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형평에 반하는 과세처분의 취소가능성
Ⅰ. 들어가며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은 '세법을 해석·적용할 때에는 과세의 형평과 해당 조항의 합목적성에 비추어 납세자의 재산권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국세기본법이 1974년 12년 21일 제정될 당시부터 있어 왔는데, 그 구체적 의미와 세법상 기능에 대해서는 별다른 논의가 없었다. 단지 조세법 해석에 관한 훈시적 규정 내지 일반적인 법해석방법을 선언한 규정 정도로 이해되어 왔다. 그런데 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0두3138 판결(이하 '대상판결')은 과세처분을 취소하면서 그 처분의 위법성 판단 근거로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을 제시했다. 이하에서는 대상판결의 의미를 살펴보고, 향후 그 적용의 확대 가능성과 한계를 검토해 본다(보다 자세한 내용은 곽태훈,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의 재판규범성', 조세법연구 25-1권, 한국세법학회, 2019. 참조). Ⅱ. 대상판결의 요지 및 의의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부산시 강서구 소재 문화재로 지정된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다. 이 사건 토지는 2005·2006년 현재 상업용 부동산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행정자치부장관은 2003년경 전국 모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문화재로 지정된 상업용 부동산도 재산세와 종합토지세 감면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내용으로 하는 '지방세 감면조례표준안'을 시달했다. 이에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위 표준안에 따라 조례를 개정했으나, 부산시 강서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원고는 이 사건 토지에 대한 2005·2006년분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를 신고·납부했다가, 위 신고·납부가 조세평등주의에 반한다는 이유로 피고(서부산세무서장)에게 경정청구를 하였고, 피고는 이에 대하여 거부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 참고로, 2005년 1월 5일 지방세법이 개정되면서 기존의 종합토지세가 폐지되었고, 동시에 종부세법이 제정되었다. 이에 따라 부동산 보유세제는 1단계로 지방세인 재산세, 2단계로 국세인 종부세라는 이원적 과세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2. 대상판결의 요지 구 국세기본법은 제1조에서 '이 법은 국세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 및 공통적인 사항과 위법 또는 부당한 국세처분에 대한 불복절차를 규정함으로써 국세에 관한 법률관계를 확실하게 하고, 과세의 공정을 도모하며, 국민의 납세의무의 원활한 이행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정하고, 제3조 제1항에서 '이 법은 세법에 우선하여 적용한다'고 정하며, 제18조 제1항에서 '세법의 해석·적용에 있어서는 과세의 형평과 당해 조항의 합목적성에 비추어 납세자의 재산권이 부당히 침해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의 내용과 체계 및 ① 종부세는 과세기준일을 지방세법에 규정된 재산세의 과세기준일로, 납세의무자를 과세기준일 현재 주택분 재산세 및 토지분 재산세의 납세의무자로 각기 정하고 있는 등 그 과세요건에서 지방세인 재산세와 공통되는 측면이 있으나, 국세로서 국세기본법이 우선하여 적용되는 이상 종부세의 과세표준과 세율 및 감면 여부를 적용함에 있어서는 그 납세의무자들 사이에 과세의 형평이 이루어져야 하는 점, …(중략)…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은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 등에 위반하여 종부세의 과세대상인 부동산의 소재지에 따라 그 감면 여부를 달리한 경우에 해당하여 위법한 처분이다. 3. 대상판결의 의의 원고는 문화재 지정 토지의 소유자인데, 결과적으로 오로지 그 토지가 부산시 강서구에 소재한다는 이유 때문에 종부세를 부담하게 되었다. 종부세가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부담 형평성 제고를 위해 전국에 소재한 부동산을 합산하여 부과하는 국세임을 고려하면, 원고는 다른 지역에 소재한 문화재 지정 토지 소유자와 차별적으로 취급될 이유가 없음에도 차별적으로 종부세를 부담한 셈이 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조세평등주의 침해임에는 큰 의문이 없어 보이고 대상판결의 결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종부세를 면제해 줄 수 있는 종부세법상의 명시적 근거는 없다. 즉, 종부세법 제6조 제2항에 따르면, 원고에게 종부세를 감면해 주기 위해서는 지방세법에 근거한 지방자치단체의 감면조례가 있어야 하는데 부산시 강서구는 관련 감면조례를 제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입법 불비 내지 부진정입법부작위). 따라서 피고의 거부처분은 종부세법만 놓고 보면 문제될 것이 없다. 일견 '법대로' 과세처분이 조세평등주의 침해 결과를 발생시킨 상황이 된 것이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답답한 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 형평에 반하는 과세처분의 취소가능성을 제시했다. 국세기본법은 실질과세원칙(제14조), 신의성실원칙(제15조), 조세법령 불소급의 원칙(제18조 제2항), 비과세관행에 반하는 소급과세 금지의 원칙(같은 조 제3항) 등을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들 원칙에 대하여 실질적인 재판규범성을 인정하여 개별 세법규정에 따른 과세요건이 충족된 처분, 즉 일응 '법대로' 과세처분으로 보이는 처분이라도 위 각 규정에 위반한 과세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해 왔다. 그러나 조세평등주의 등을 규정한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에 위반했다는 이유로 곧바로 과세처분을 위법하다고 볼 수 있는지, 다시 말해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의 직접적인 재판규범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는 불분명했다. 대상판결은 이 사건 처분이 과세의 형평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 그 위법성 판단의 근거로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을 정면으로 언급했다.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의 직접적인 재판규범성을 최초로 인정한 것이다. 특히 전통적 견해에 따르면, 대법원은 종부세법 제6조 제2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과 그에 따른 개선입법이 이루어진 후에야 이 사건 처분의 위법성을 판단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대상판결은 굳이 이러한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이 사건 처분의 결과가 과세의 형평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큰 의미를 갖는다. 대상판결을 계기로 향후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이 과세처분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근거로 적극 활용되어 납세자의 권리구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Ⅲ. 남은 과제 1.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의 확대 적용 가능성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은 조세평등주의를 세법적으로 확인하는 규정이다(헌법재판소 1991. 11. 25. 선고 91헌가6 결정). 한편, 조세평등주의는 수평적 공평과 수직적 공평을 포함하는 의미로 이해되고 있다. 수평적 공평이란 국가가 과세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같은 상황에 있는 것은 같게, 다른 상황에 있는 것은 그 상황에 맞추어 다르게 취급해야 한다는 요구를 의미하고, 수직적 공평이란 세금 부담이 담세력에 맞게 적정하게 배분되어야 한다는 요구를 의미한다. 대상판결은 조세평등주의 중 수평적 공평이 문제된 사안에 관한 것이다. 법원이 향후 수직적 공평이 문제된 경우에도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을 적용하여 과세처분의 위법성을 판단할지 지켜볼 일이다. 논리적으로는 이러한 확대적용을 제한할 이유가 없다. 만약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의 적용범위가 수직적 공평 사안까지 넓혀진다면, 담세력에 맞지 않는 과세처분 내지 비례원칙에 반하는 과세처분도 그 적용 대상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독일법상 형평면제판결 제도가 도입된 것과 유사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이 이른바 '한국형 형평면제판결'의 근거 규범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참고로, 형평면제판결이란 합헌적 법률을 적법하게 적용하였으나 결과적으로 불형평한 과세 결과가 초래된 경우 조세형평을 이유로 과세처분을 면제하는 판결을 말한다. 2.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 적용의 한계 과세처분의 위법성 판단 근거로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이 남용되면 자칫 헌법재판소의 세법규정에 대한 위헌법률 심사 권한이 형해화될 수도 있다. 따라서 어떤 과세처분을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 위반으로 취소하는 경우는 과세근거 규정의 개선입법이 필수적이지 않은 경우에 한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즉,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의 적용 영역은, 입법자가 예정한 통상적 상황에서는 과세근거 법률의 위헌성이 문제되지 않아 그 위헌성 여부 자체가 불분명하고 개선입법의 필요성도 크지 않지만, 해당 사안의 특수한 사정 때문에 '과세처분이 형평에 심히 반하는 경우'에 한정되어야 한다(대상판결 사안을 예로 들면, 만약 부산시 강서구 이외에 감면조례를 제정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가 1군데 더 있어서 원고와 마찬가지로 종부세를 부담하게 된 납세자가 더 있었다고 가정하면 대상판결의 결론은 여전히 타당할까? 2군데, 3군데, 그 이상이라면 또 어떨까? 형평에 심히 반하는지 여부에 관한 법원의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추가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판례가 집적되면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의 적용요건이 보다 구체적이고 정치하게 정립될 수 있을 것이다. 곽태훈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종합부동산세
문화재
조세평등주의
곽태훈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2020-02-24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교환으로 취득한 부동산의 취득세 과세표준
1. 사실관계 ① 학교법인 ○○학원은 그 소유의 서울 강북구 소재 이 사건 부동산에 위치한 대학교를 원고 소유의 파주시 소재 이 사건 교환대상 부동산으로 이전하기로 하였다. 한국감정원의 감정평가결과 이 사건 부동산의 감정평가액은 30억9755만6000원, 이 사건 교환대상 부동산의 감정평가액은 57억4340만7000원이었다. ② ○○학원은 2016년 8월 30일 교육부장관에게 위 대학교의 위치변경계획승인을 신청하였는데, 교육부장관은 2017년 1월 20일 ○○학원에게 '○○학원과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과 이 사건 교환대상 부동산을 상호 교환하되, 그 차액 26억4585만1000원을 원고가 ○○학원에 무상 출연하여야 한다'는 조건을 붙여 승인하였다. ③ 이에 따라 원고와 ○○학원은 2017년 2월 2일 이 사건 부동산과 이 사건 교환대상 부동산을 교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원고는 위 승인조건에 따라 감정평가 차액을 ○○학원에 무상 출연하였다. ④ 원고는 이 사건 교환대상 부동산의 감정평가액인 57억4340만7000원을 취득세 과세표준으로 하여 취득세 등을 신고하면서 취득세 등을 면제받았으나, 면제유예기간 내인 2017년 9월 14일 이 사건 부동산을 처분하게 되어 2017년 10월 10일 피고에게 취득세 과세표준을 57억4340만7000원으로 하여 취득세 등 합계금 2억6419만6710원을 신고·납부하였다. ⑤ 그 후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의 취득세 과세표준이 무상 출연액을 제외한 감정평가액인 30억9755만6000원이라는 이유로, 2017년 10월 31일 피고에게 신고·납부 세액과의 차액을 감액하여 달라는 경정청구를 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거부하였다. 2. 대상 판결의 요지 가. 지방세법 제10조 제1항 본문은 '취득세의 과세표준은 취득 당시의 가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에서 취득세의 과세표준으로 규정한 '취득 당시의 가액'은 원칙적으로 부동산 등 과세물건을 취득하는 데 든 사실상의 취득가액을 의미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두240 판결). 나.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규정과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이 사건 감정평가 차액 26억4585만1000원 상당액은 원고가 ○○학원에 증여한 것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는 데 들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부동산의 취득세 과세표준은 그 감정평가액 상당인 30억9755만6000원이라고 보아야 한다. 원고가 ○○학원에 증여한 위 감정평가 차액 상당액이 취득가격에 포함되는 간접비용인 구 지방세법 시행령(2017. 7. 26. 대통령령 제282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1항의 '취득대금 외에 당사자의 약정에 따른 취득자 조건 부담액(제5호)'이나 '이에 준하는 비용(제7호)'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3. 평석 가. 취득세 과세표준인 '취득가격'의 법리 구 지방세법의 위임에 따라 구 지방세법 시행령(2010. 9. 20. 대통령령 제22395호로 전부 개정된 것) 제82조의2 제1항 본문은 '취득가격은 취득의 시기를 기준으로 그 이전에 해당 물건을 취득하기 위하여 거래 상대방 또는 제3자에게 지급하였거나 지급하여야 할 직접비용과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간접비용의 합계액으로 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각호에서 건설자금에 충당한 차입금의 이자 또는 이와 유사한 금융비용(제1호), 할부 또는 연불조건부 계약에 따른 이자 상당액 및 연체료(제2호), 농지법에 따른 농지보전부담금, 산지관리법에 따른 대체산림자원조성비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의무적으로 부담하는 비용(제3호), 취득에 필요한 용역을 제공받은 대가로 지급하는 용역비·수수료(제4호), 취득대금 외에 당사자 약정에 의한 취득자 조건 부담액과 채무인수액(제5호), 제1호부터 제5호까지의 비용에 준하는 비용(제6호)을 들고 있다. 이러한 '취득가격'에는 과세대상물건의 취득시기 이전에 거래상대방 또는 제3자에게 지급원인이 발생 또는 확정된 것으로서 직접비용인 해당 물건 자체의 가격은 물론 그 이외에 실제로 해당 물건 자체의 가격으로 지급되었다고 볼 수 있거나(취득자금이자, 설계비 등) 그에 준하는 취득절차비용(소개수수료, 준공검사비용 등)도 간접비용으로서 이에 포함된다 할 것이나, 그것이 취득의 대상이 아닌 물건이나 권리에 관한 것이어서 해당 물건 자체의 가격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라면 과세대상물건을 취득하기 위하여 해당 물건의 취득시기 이전에 그 지급원인이 발생 또는 확정된 것이라도 이를 해당 물건의 취득가격에 포함된다고 보아 취득세 과세표준으로 삼을 수 없다(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9두12150 판결, 대법원 2018. 3. 29. 선고 2016두61907 판결 등). 나. 취득세 과세표준인 간접비용 관련 사례 대법원은 사업자가 수용에 따라 토지소유자에게 지급하는 지장물보상금 및 이주비 등 보상금(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누4155 판결), 주택분양보증수수료(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9두12150 판결), 아파트의 신축·분양사업과 관련된 차입금 및 분양대금 등의 자금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하여 자금관리를 신탁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지급한 신탁수수료(대법원 2011. 1. 13. 선고 2009두23075 판결), 취득일 이후 공사비(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3두7681 판결)는 취득세 과세표준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반면, 대법원은 분양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건축물의 신축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전제로서의 사업성 검토 등을 포함한 컨설팅 용역비(대법원 2011. 1. 13 선고 2009두22034 판결), 환지 방식의 도시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도시개발사업 시행자인 조합이 지급한 토지의 지목변경 또는 그 지상의 건축물 신축 등에 필수적으로 소요되는 비용(대법원 2018. 3. 29. 선고 2017두35844 판결)은 취득세 과세표준에 포함된다고 하였다. 한편, 대법원은 간접비용인 '건설자금에 충당한 차입금의 이자 또는 이와 유사한 금융비용'과 관련하여, '어떠한 자산을 취득하는 데에 사용할 목적으로 직접 차입한 자금의 경우 그 지급이자는 취득에 소요되는 비용으로서 취득세 과세표준에 포함되지만, 그 밖의 목적으로 차입한 자금의 지급이자는 납세의무자가 자본화하여 취득가격에 적정하게 반영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차입한 자금이 과세물건의 취득을 위하여 간접적으로 소요되어 실질적으로 투자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취득세 과세표준에 합산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8. 3. 29. 선고 2014두46935 판결). 다. 대상 판결의 의의 해당 물건 자체의 가격과 취득세 과세표준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지방세법 시행령 제18조 제1항에 따라 취득세 과세표준이 되는 '취득가격'에는 해당 물건 자체의 가격인 직접비용 외에 그 물건을 취득하기 위하여 지급된 비용인 간접비용도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다만, 그 비용이 취득 대상이 아닌 물건이나 권리에 관한 것이어서 해당 물건 자체의 가격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라면 해당 물건의 취득시기 이전에 그 지급원인이 발생 또는 확정된 것이라도 이를 해당 물건의 취득세 과세표준으로 볼 수 없다. 대상 판결의 사안에서 ○○학원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의 감정평가액은 30억9755만6000원이고, 원고 소유의 이 사건 교환대상 부동산의 감정평가액은 57억4340만7000원으로 원고 소유의 부동산이 고가였다. 부동산 교환거래는 등가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일반적인 부동산 교환거래라면 원고가 ○○학원으로부터 그 차액을 지급받아 정산했을 것이다. 그런데 교육부장관은 오히려 원고가 ○○학원에게 위 감정평가액의 차액 상당액을 무상 출연하는 것을 조건으로 승인하였고, 그 조건에 따라 원고는 ○○학원에 감정평가 차액 26억4585만1000원을 무상 출연하고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였다. 이 사건 부동산 자체의 가격은 감정평가액인 30억9755만6000원이지만, 이 사건 부동산의 취득세 과세표준에는 지방세법령의 규정에 따라 해당 물건 자체의 가격인 위 감정평가액에 간접비용인 중개수수료, 취득자 조건 부담액 등이 포함된다. 원고가 ○○학원과 부동산을 교환하면서 ○○학원에게 무상 출연한 감정평가 차액 26억4585만1000원은 이 사건 부동산의 취득대금 외에 교육부장관의 승인조건에 따라 지급된 비용이다. 즉, 원고가 위 차액을 ○○학원에게 무상 출연하지 않았다면,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할 수 없었다. 따라서 위 차액은 취득 대상이 아닌 물건이나 권리에 관한 비용이라고 보기 어렵고, 문언상 구 지방세법 시행령 제18조 제1항의 '취득대금 외에 당사자의 약정에 따른 취득자 조건 부담액(제5호)'이나 '이에 준하는 비용(제7호)'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아무런 근거도 밝히지 않고 위 차액을 위 각 호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하여 취득세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해석한 것은 의문이다. 오히려 원심 판결이 타당하다. 유철형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취득세
부동산
과세표준
부동산교환
유철형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2020-02-10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법인지방소득세의 과세표준과 외국납부세액공제
1. 쟁점의 정리 지방세법 제103조의19는 '내국법인의 각 사업연도의 소득에 대한 법인지방소득세의 과세표준은 법인세법 제13조에 따라 계산한 금액'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법인세법 제13조는 내국법인의 각 사업연도의 소득에 대한 과세표준을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각 사업연도의 소득'이라는 말의 의미는 법인세법 제14조제1항에서, '각 사업연도에 속하는 익금 총액에서 손금 총액을 뺀 금액'으로 규정한다. 법인세법 제15조에서, '익금'이라는 말의 의미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한 수입을 익금으로 보되 몇 가지 경우를 특별히 익금가산 항목으로 삼고 있다. 이같은 익금가산 항목 중에서 법인세법 제15조제3항제2호는 '법인세법 제57조제4항에 따른 외국법인세액에 상당하는 금액은 세액공제된 경우에 한하여 이를 익금에 넣는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의 적용으로 내국법인의 해외자회사가 그 소득의 원천지국에 납부한 외국법인세액에 대하여 법인세법 제57조제4항의 규정에 따라 내국법인이 법인세 세액공제(이른바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의 혜택을 받을 경우 법인세 과세표준에 법인세법 제57조제4항에 따른 외국법인세액 부분이 가산된다. 이렇게 계산된 법인세 과세표준이 바로 '법인세법 제13조에 따라 계산된 금액'으로 법인지방소득세의 과세표준이다. 여기에다가 법인지방소득세의 세율(지방세법 제103조의20제1항)을 곱하여 법인지방소득세액이 산출된다. 여기서 납세자들은 지방세법상 법인지방소득세 단계에서 법인세법 제57조제4항과 같은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의 혜택을 주지도 않으면서도 법인세법상 과세표준을 동일하게 가져와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에 내국법인의 해외자회사의 외국법인세액이 가산되도록 함은 이중과세 등의 문제가 있어 부당하다고 지적하면서 법인지방소득세 감액경정을 구하였고 이를 거부한 과세관청의 처분에 불복하여 다투는 사건이 여러 건 진행중이다. 대상판결의 사안도 그러하다. 2. 대상판결의 판단 이에 대하여 1심 법원은 조세법률주의 원칙상 조세법규의 해석은 법문대로 해석할 것인데 지방세법 제103조의19의 문언상 법인세법에 따른 의제익금을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에서 제외할 법률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수원지법 2017. 12. 20. 선고 2017구합68067 판결). 반면, 대상판결은 1심과 달리 아래 요지의 이유를 제시하면서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 적용시 익금산입된 외국납부세액을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에서 배제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고 이 판결은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두50000 심리불속행 기각판결로 그대로 확정되었다. ① 외국법인세액을 법인세액에서 공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인세법 제57조는 동일한 소득에 대한 국가 간의 중복과세를 방지하여 내국법인의 조세부담을 감경하려는 취지가 있고, 법인세법 제15조제2항제2호는 이러한 취지를 구현하기 위한 규정인바 법인세법 제57조제4항에 따른 외국법인세액을 익금으로 보는 데에는 이에 대한 세액공제가 뒤따름이 당연히 전제되어 있는 것이다. ② 만일 법인지방소득세에서 외국법인세액이 세액공제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익금에 포함시킨다면 오히려 법인세법 제57조의 규정 취지에 반하여 내국법인의 조세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세액공제를 전제로 의제되는 익금에 대하여 과세가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응능부담의 원칙에도 반하게 된다. ③ 지방세법 제103조의19의 문언은 그 과세표준 계산방법을 법인세법에 따르라는 뜻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④ 원고는 법인세 과세표준을 신고할 때에는 이 사건 외국법인세액을 법인세액에서 공제받을지 손금에 산입할지 선택할 수 있었으나,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을 신고할 때에는 위와 같은 선택 권한이 없었다. 3. 평석 가.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의 문언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에 관하여 대상판결은 이를 '과세표준 계산방법을 법인세법에 따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법인세 과세표준과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위 규정의 문언은 그 자체 의미가 분명한 것으로, 법인세법 제13조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법인지방소득세의 과세표준으로 그대로 가져온다는 것이지 법인세법 제13조의 '방법에 따라서'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을 별도로 계산하라는 뜻이 아니다. 설령 후자에 의한다 해도, 법인세법상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가 적용되었다면, 법인세법 제13조에서 정한 '방법에 따라' 계산한 금액이란 공제된 간접외국납부세액이 과세표준에 가산되는 금액이라고 보아야 한다(대상판결의 해석은 이 지점에서 여전히 논란을 남긴다). 결국 대상판결의 해석론이란 법문언의 자연스런 문언해석이라고 보기 어렵고 '특정 방향의 결론을 바라고서'문언에도 없는 의미를 부가해야만 나오는 소위 '목적론적' 해석일 뿐이다. 당초 법문언의 의미가 애매하지 않은데도 목적론적 해석을 동원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와 조화되기 어렵다. 나.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의 입법의도 대상판결도 법규정의 문언상 의미가 대상판결의 결론과 조화되지 않음을 의식한 듯, '입법취지'를 강조한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정작 처분 근거법령인 지방세법 규정의 입법취지를 외면하고 법인세법 규정의 입법취지만 강조하고 있어 문제이다. 처분의 근거규정인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은 2014년 1월 1일 법률 제12153호로 개정되어 들어왔다. 당시 입법자료와 정부의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법개정의 배경과 취지를 알 수 있다(상세한 내용은 拙稿, '법인지방소득세에 대한 외국납부세액공제 적용 가부', 조세법연구, 25-2, 2019.8.,143쪽 이하). 쟁점 관련 부분만 요약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정부의 전월세 대책에 의한 취득세율 인하로 초래되는 지방세수 감소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② 그래서 개인지방소득세와 법인지방소득세를 종전의 부가세에서 독립세로 전환시키되 과세표준은 소득세, 법인세의 과세표준을 그대로 공유한다. ③ 개인지방소득세의 경우 종래 소득세법 단계에서 적용되던 공제, 감면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되, 법인지방소득세의 경우 이러한 공제, 감면 규정을 폐지하여 지방세수 확보를 도모한다. 근거규정의 입법의도는, 법인세법상 외국납부세액공제를 적용받더라도 지방세법상 이를 고려하지 않고 법인세 과세표준을 그대로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으로 가져오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대상판결의 해석은 입법자의 입법의도와 어긋난다. 다. 대상판결은 왜 그러한 결론에 이르렀을까 대상판결은 판결이유에서 응능부담의 원칙, 국제적 이중과세방지의 문제, 납세자의 선택권 침해를 거론한다. 이로 보건대 법원은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을 문언 그대로 해석할 때 초래될지 모를 불합리를 우려하여 그런 결론에 이르렀다. 그러나 법인세에 대하여도 정책상 필요에 따라 순자산 증감과 무관한 익금산입, 익금불산입, 손금산입, 손금불산입이 적용된다. 예컨대 접대비, 기부금, 부당행위계산부인 등이 그것이다. 순자산의 증감과 과세표준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 등은 법인세법상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의 혜택을 받은 경우를 전제로 하여 법인지방소득세에서의 과세표준을 실제 소득보다도 늘려 잡겠다는 것이어서 반드시 법인지방소득세의 과세표준을 늘려 잡는데 아무런 정당성의 근거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 법인세의 세율(과세표준의 10% 내지 25%, 법인세법 제55조)이 법인지방소득세의 세율(과세표준의 1% 내지 2.5%, 지방세법 제103조의20)보다도 훨씬 높으므로, 납세자의 입장에서는 법인지방소득세에서 과세표준이 증가되더라도 법인세에서 받은 세액공제 혜택에 비할 것이 아니다. 그리고 외국납부세액공제제도의 혜택이 법인세법과 지방세법의 개별법 단위에서 각각 관철되어야만 한다는 헌법적 근거가 없고, 입법재량이 그러한 한계 내에 묶여 있다고 볼 근거도 없다. 오히려 납세자는 법인세법 제13조의 규정과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을 이미 알고 있으므로 법인세 및 지방세의 궁극적 부담을 고려하여 법인세 단계에서 세액공제와 손금산입 중 최종 세부담의 차원에서 유리한 선택을 할 기회가 있다. 지방세법 개정은 납세자가 종래부터 가지고 있던 선택권의 의미를 변경하여 최종적 외국납부세액공제의 혜택을 줄인 것일 뿐이다. 납세자의 선택권 축소를 문제시하면서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을 문언과 달리 해석하는 것은 법논리로서는 설득력이 없다. 그런 논리를 연장하면 세부담이 증대되는 모든 법개정은 일단 잘못이라고 보는 오류에 빠지게 된다. 설령 법문언에 따른 결론이 불합리하다는 인식이 있더라도 이는 법개정이나 위헌법률심판 절차에서 논의될 내용이지 근거 규정의 문언을 함부로 어의와 달리 해석해서는 아니된다. 기본적으로 조세부담 증대 혹은 감소의 입법이 정당한지 여부는 정책의 문제이고 이는 입법부가 담당할 영역이지 사법부의 영역이 아니다. 대상판결의 결론에 반대한다. 이창 변호사 (법무법인 남산)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
이창 변호사 (법무법인 남산)
2019-10-31
조세·부담금
세법상 증여의 개념과 증여에 관한 완전포괄주의
Ⅰ. 판례의 소개 1. 사실관계의 요지 본 건은 주식회사의 최대주주가 주식회사가 3차례에 걸쳐 발행한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하였다가 주식으로 전환 내지 취득한 부분에 대하여 증여세가 부과된 사안으로서 총 3회의 증여세 부과 처분이 있었으나, 지면 관계상 그 중 하나만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갑 주식회사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회사이고, 원고 을은 갑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임. 갑은 2005년 12월 6일 A 주식회사와 전환사채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2005년 12월 9일 A에게 전환사채를 발행(사채이율, 전환가격 등 인수계약의 내용은 상당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이고, 갑·을 모두 A에게 조기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내용임). 을은 2006년 12월 29일 조기상환권을 행사하여 A로부터 위 전환사채 중 권면총액 3억5000만원 상당을 3억5000만원에 양수하였고, 2008년 11월 18일 3억5000만원 전부에 관한 전환권을 행사하여 11만2903주의 우선주를 수령하였으며, 2008년 11월 20일에는 이를 보통주 29만1289주로 전환·취득함. 피고는 ‘을이 2008년 11월 20일 취득한 위 보통주 중 을의 소유주식비율을 초과하여 인수·취득한 부분에 대하여 당시 주가 1675원과 전환가액 1201원의 차액 상당을 증여받았다’는 이유로 을에게 증여세 3459만8920원을 결정·고지하는 처분을 함. 2. 관련 법조항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0. 1. 1. 법률 제99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4항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나 2 이상의 행위 또는 거래를 거치는 방법에 의하여 상속세 또는 증여세를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경제적인 실질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거래한 것으로 보거나 연속된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로 보아 제3항의 규정을 적용한다.” 3. 대상판결의 요지 “갑은 제품생산과 회사 운영을 위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주거래 은행 등 금융기관과 투자업체들에 대출을 요청하였으나 그때까지 매출액 규모가 미미한 중소기업이고 사업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모두 거절당하였고, 결국 그 전에 갑에게 투자하였던 A만이 전환사채 인수계약의 조건과 계약서 초안 작성을 모두 자신이 한다는 조건으로 대출의사를 밝혀 이 사건 전환사채의 발행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전환사채 발행은 그 자체로 사업상 목적이 있는 거래이다. 이 사건 전환사채 인수계약의 조기상환권은 다른 계약 내용과 마찬가지로 A의 주도로 정해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투자 상황 등 제반 여건과 당사자 간 협의에 따라 부여될 수 있는 조건이라 할 수 있다. A로서는 조기상환권 부여를 통하여 연 복리 10%의 이자수익을 확보하면서 자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갑, 을로서도 시설 투자를 위한 단기자금을 확보하고 전환사채 인수계약에 따른 경영상의 제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으며, 실제로 갑은 이 사건 전환사채의 발행 시점부터 조기상환권 행사 시점까지 1년 남짓 동안 A의 자금을 회사 운영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이에 비추어 보아도 조세회피목적 외에 별다른 사업상 목적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환사채의 발행부터 원고의 조기상환권 및 전환권 행사에 따른 갑 신주취득까지 약 2년 11개월의 시간적 간격이 있는 일련의 행위들이 별다른 사업상 목적이 없이 증여세를 부당하게 회피하거나 감소시키기 위하여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진 행위로서 그 실질이 갑의 대주주인 원고에게 그 소유주식비율을 초과하여 신주를 저가로 인수하도록 하여 시가와 전환가액의 차액 상당을 증여한 것과 동일한 연속된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며, 따라서 이에 대하여 구 상증세법 제2조 제4항을 적용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Ⅱ. 문제의 제기 증여세에 관한 완전포괄주의를 도입한 상속세및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의 취지에 비춰볼 때, 원고의 주관적 의도(조세회피목적외의 사업상 목적) 존재 여부에 불구하고, 원고에게 실현된 이익에 관한 증여세가 부과되어야 한다 생각한다. 원심 역시 이와 유사한 취지의 판시를 한바 있는데, 대상 판결은 상증세법과 민법의 상이한 증여 개념을 간과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다. 한편 대상판결의 적용 법조인 구 상증세법(2010. 1. 1. 법률 제99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4항은 후술한 바와 같이 제4조의 2로 조항의 위치가 변경된 후 2015년 12월 15일의 개정으로 삭제되었으나, 국세기본법 제14조 제3항은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나 둘 이상의 행위 또는 거래를 거치는 방법으로 이 법 또는 세법의 혜택을 부당하게 받기 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경제적 실질 내용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거래를 한 것으로 보거나 연속된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를 한 것으로 보아 이 법 또는 세법을 적용한다”고 하여 위 구 상증세법 제4조의 2와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는바, 대상판결의 검토는 여전히 의미가 있다 하겠다. Ⅲ. 세법상 증여의 개념 및 증여에 관한 완전포괄주의의 도입 1. 민법상 증여와 상증세법상 증여의 개념의 차이 민법상의 증여는 ‘당사자 일방이 무상으로 재산을 상대방에게 수여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기는(민법 제554조 참조), 무상·편무·낙성·불요식의 계약’이나, 상증세법상의 증여란 ‘그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형식·목적 등과 관계없이 직접 또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타인에게 무상으로 유형·무형의 재산 또는 이익을 이전(移轉)(현저히 낮은 대가를 받고 이전하는 경우를 포함한다)하거나 타인의 재산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서 ‘유증과 사인증여는 제외한다’(상증세법 제2조 제6호 참조). 사법(私法)에서 증여에 해당하는지 즉, 일정한 급부가 무상인지 여부는 당사자의 주관적 의사를 기준으로 무상성에 관한 당사자간의 의사합치가 있어야 하나, 상증세법상의 증여 개념은 당사자의 주관이 아닌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였는지 여부 즉 거래의 경제적 실질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 양 개념은 차이가 있다. 2. 관련 상증세법 조항의 주요 개정 경위 2013년 12월 30일의 상증세법 개정 이전엔 증여세는 이른바 유형별 포괄주의를 따랐고, 상증세법상 ‘증여’에 관한 개념 정의가 없어 민법상 증여 개념을 차용하였다. 동 개정으로 증여세에 관한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가 도입되고, 그 취지에 부합하는 상증세법의 ‘증여’에 관한 정의 조항이 도입되기에 이르렀다. 종전에는 증여세 과세대상은 일반적인 증여와 증여로 의제하는 14개 증여의제유형이 있었으나 증여의제규정으로 열거되지 아니하는 사항은 과세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으므로, 앞으로는 종전의 증여의제규정의 내용을 보완하여 증여재산가액의 계산에 관한 예시규정으로 전환하고 예시되지 아니한 재산의 무상이전이나 가치증가분 등에 대하여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도록 포괄규정을 마련되었다(법 제32조 내지 제42조). Ⅳ. 완전포괄주의와 상증세법상의 증여 개념에 입각한 원심 판결의 소개 위 규정은 ‘최대주주 등이 전환사채 등을 자기소유주식비율을 초과하여 인수·취득하는 목적이나 원인’을 묻지 않고 과세하는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환사채 발행 당시 갑이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에 있었고, 원고에게 갑의 주가변동을 예상하고 전환차익을 얻을 목적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상증세법 제2조 제4항의 적용 여부에 관한 판단에 중요하게 고려할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조기상환권을 행사하여 A로부터 이 사건 전환사채를 취득한 2006년 12월 29일 당시, 갑이 현금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하여 차용한 금원이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될 것을 고려해 보더라도, 조기상환권을 행사하여 이 사건 전환사채 중 70%를 취득하는 비용이 액면금 3억5000만원과 이에 대한 조기상환 이자 상당액인 반면에 2006년 12월 31일 기준 갑의 현금 보유액이 약 55억원이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갑이 조기상환권을 행사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갑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의 지위에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갑은 2006년 12월 29일 당시 조기상환권의 행사를 사실상 포기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단독으로 조기상환권을 행사하여 이 사건 전환사채 중 70%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였다.” Ⅴ. 결론 원심의 판단이 상당하다 생각한다. 상증세법이 완전포괄주의를 도입하고 증여의 개념에서 당사자의 주관적 요소를 배제한 이상, 경제적 실질에서 수증자의 직·간접적인 이익이 있다면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고, 조세회피목적 유·무는 문제되지 않는다 할 것이다. '조세회피목적이 없는 사업상 목적' 이 있는 경우에 대한 배려는 상증세법상 비과세규정 신설 등을 통하여 달성하는 것이 타당하다. 조장곤 변호사(포에스 법률사무소)
세법
전환사채
조기상환권
조장곤 변호사(포에스 법률사무소)
2018-10-15
조세·부담금
한·중 조세조약상 간주외국납부세액공제규정의 해석
- 대법원 2017. 3. 13. 선고 2017두59727 판결 - Ⅰ. 대상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 요지와 처분 경위 원고는 2010 사업연도에 100% 지분을 보유한 중국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수령하면서 한·중 조세조약(이하 ‘한중조약’) 제10조 제2항 (가)목(이하 ‘쟁점 조약규정’)의 5%의 제한세율에 따른 원천징수세액을 납부하고, 이를 법인세법 제57조 제1항 제1호의 직접외국납부세액으로 공제하여 법인세를 신고·납부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위 배당금에 대해 위 5%의 세율 외에 한중조약 제2의정서(이하 ‘한중의정서’) 제5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조항’) 후문에 따라 추가로 5%가 간주외국납부세액으로 공제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법인세 경정청구를 하였다. 피고는 중국 국내세법이 변경되어 2010 사업연도에는 위 5% 제한세율보다 낮은 조세감면조치를 시행하지 않아 공제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거부하였다. 2. 판결요지 이 사건 조항 후문은 한시적으로 한중조약 제10조 제2항 등의 경우에는 세액공제 대상인 외국납부세액을 배당 등 총액의 10%로 간주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조약 자체에서 체약당사국에서 납부한 것으로 간주되는 세액을 일률적으로 정하고 있다. 즉, 쟁점 조약규정은 배당의 수취자가 25% 이상을 직접 소유하는 경우 이중과세를 최소화할 필요성이 크다고 보아 일반적 제한세율인 10%보다 낮은 5%의 한도 내에서만 배당소득에 대한 원천지국 과세를 인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조항 후문은 그와 같은 경우 실질적으로 투자유치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2014년까지 일률적으로 10%의 세율이 적용되는 것으로 간주하여 외국납부세액을 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공제세율을 간주하여 특별한 조세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은 한중조약 체약국의 의사에 따라 적용대상과 시한이 명확히 한정되어 있는 만큼, 원천지국의 국내법률에서 거주지국 투자회사가 받는 배당소득에 대한 세율이 변경되었다고 하여 이 사건 조항 후문의 의미가 달라진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쟁점 조약규정에 의하여 원천지국에서 5%의 제한세율로 배당소득에 대한 조세를 납부하였더라도, 이 사건 조항 후문에 따라 원천지국에 납부한 것으로 간주되는 세액은 총배당액의 10%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Ⅱ. 대상판결의 평석 1. 문제의 소재 및 이 사건 쟁점 한중조약 제10조 제2항은 25% 이상의 지분을 직접 소유하는 경우 배당소득의 제한세율을 5%, 기타의 경우에는 10%로 규정하고 제23조 제3항은 간주외국납부세액공제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조항은 위 제23조 제3항을 대체하여 전문에서 ‘조세경감, 면제 또는 경제발전 촉진을 위한 그 밖에 조세유인조치 관련 법률규정’(이하 ‘쟁점 법률규정’)이 없었더라면 납부하여야 할 조세는 외국납부세액에 포함하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하고, 그 후문에서 ‘이 항의 목적상 제10조 제2항 등의 경우에는 세액은 배당 등 총액의 10%인 것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적용시한을 2005년 1월 1일 이후 10년으로 한정하고 있다. 중국세법은 2008년 1월 1일 이전까지는 외국투자자가 투자기업으로부터 취득한 배당에 대한 소득세를 면제하여 이 사건 조항에 따른 10% 간주외국납부세액공제는 당연시 되었으나 그 이후부터는 적용세율을 10%로 하면서 중국자회사의 지분을 25% 이상 보유하고 있는 한국 모회사의 경우 5% 제한세율에 따른 직접 외국납부세액공제 외에 5%의 간주외국납부세액공제의 적용이 가능한지가 문제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조항 전문의 쟁점 법률규정은 제한세율을 넘는 혜택을 주는 중국세법상의 감면규정만을 의미하고 이 사건 조항 후문의 ‘이 항의 목적상’이란 이 사건 조항 전문의 적용을 전제하는 것이어서 중국세법상 쟁점 조약규정의 제한세율보다 혜택을 주는 감면규정이 없어진 이상 이 사건 조항 후문이 적용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 사건 쟁점은 쟁점 조약규정이 쟁점 법률규정에 포함되는지 및 이 사건 조항 후문이 전문과는 무관하게 공제를 허용하는 규정인지 여부이다. 2. 법인세법과 조세조약의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 규정 법인세법 제57조 제1항은 내국법인의 과세표준에 국외원천소득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 그 국외원천소득에 대해 납부하였거나 납부할 외국법인세액이 포함되어 있는 때에는 공제한도 내에서 외국법인세액을 당해 사업연도의 법인세액에서 공제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제3항은 내국법인이 외국에서 당해 국외원천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감면받은 세액 상당액은 조세조약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세액공제의 대상이 되도록 하는 간주외국납부세액 공제를 정하고 있다. OECD 모델조세조약 주석은 간주외국납부세액 공제를 Tax Sparing 방식과 Matching Credit 방식으로 구분하고 있다. 전자는 원천지국에서의 조세유인조치에 따라 포기된 세액을 간주외국납부세액공제의 대상으로 삼는 방식이고, 후자는 조세유인조치와 무관하게 특정한 세율로 세금이 납부된 것으로 간주하여 공제하는 방식이다. 간주외국납부세액규정은 외국에서 실제로 납부하지 않고 감면받은 조세를 조세조약이 정하는 범위에서 외국납부세액으로 국내에서 공제받을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외국의 조세감면혜택의 실효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3. 이 사건 조항 전문의 충족 여부 쟁점 조약규정이 쟁점 법률규정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부정설은 간주외국납부세액공제는 원천지국이 투자유치 목적으로 과세권을 양보한 경우 실효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쟁점 법률규정은 원천지국의 국내세법만을 의미한다고 본다. 긍정설은 쟁점 법률규정의 문언이 조세유인조치 관련 법률규정이라고 하여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조약이 제외된다고 볼 수 없고 제한세율 규정은 투자촉진의 기능을 가지므로 쟁점 조약규정도 쟁점 법률규정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조세조약의 해석에서는 영문본이 우선하는데 쟁점 법률규정의 영문은 ‘legal provisions’으로 그 국제법상 의미는 국내법률만을 지칭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법률적 효력을 가지는 규정을 의미한다는 점, 실제 제한세율이 0%여서 그 이상으로 감면하는 국내법률상의 조세유인조치를 상정할 수 없는 경우가 있고 그 경우에도 Matching Credit 방식의 공제를 허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서 긍정설이 보다 타당하다. 4. 이 사건 조항 후문의 충족 여부 이 사건 조항 후문이 전문의 충족을 전제로 하는 규정인지 여부에 대해, 긍정설은 모두에서 ‘이 항의 목적상’이라고 하여 후문이 전문의 적용을 조건으로 하고 있고 한중조약은 한국 모회사 수취배당에 대해 중국이 조세조약상 제한세율보다 낮게 과세한다는 전제에서 체결된 것으로 추정되며, 2008년 중국세법의 개정으로 Tax Sparing 방식의 전문의 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Matching Credit 방식의 후문만이 독자적으로 적용된다는 보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부정설은 이 사건 조항 모두에서 ‘이항의 목적상’이라는 문언을 ‘이 사건 조항 전문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라고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문언해석의 범위를 벗어나고 이 사건 조항의 한시적 성격에 비추어 그 기간 동안에는 체약국 일방의 조세유인조치의 변동과 상관없이 일률적인 간주납부세율을 적용하겠다는 것이 체약국의 의사라는 것이다. ‘이 항의 목적상’이라는 문언이 긍정설과 같이 해석되려면, ‘전문 적용을 조건으로’라는 식으로 문언 자체에서 한정적 취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제한문구가 없다. 실제로 한중조약 제7조 제2항, 제15조 제1항 등은 그러한 의미를 나타낼 때 ‘~에 따를 것을 조건으로(subject to~)’라는 문언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조항 전문은 쟁점 법률규정을 포함한다고 하여 개방적 형태로 규정되어 있어 이를 전제규정으로 삼기는 어렵다. 또한 긍정설과 같이 해석한다면 중국에 투자를 25% 이상 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사이에 세후소득의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투자를 많이 한 회사가 불리한 취급을 받게 되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 후문은 한중조약 제10조 제2항이 적용된 배당의 경우 세액공제의 대상인 외국납부세액을 배당 총액의 10%로 간주하는 규정으로, 그 자체에서 독립된 요건과 효과를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대상판결도 이 사건 조항 후문은 실질적으로 투자유치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일률적으로 10%의 세율이 적용되는 것으로 간주하여 외국납부세액을 산정하도록 하고 있다고 판시하였다. 5.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이 사건 조항 전문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 사건 조항 후문의 해석에 대해서는 그 문언, 취지 및 체약국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견이 있었던 그 의미를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비록 이 사건 조항은 2014년까지 한시적으로 도입된 것으로서 향후 직접 적용이 문제되는 사례는 찾기 힘들겠지만, 대상판결이 제시한 간주외국납부세액공제에 관한 해석론은 향후 유사한 조세조약 조항의 해석에 있어서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다. 백제흠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한중조약
중국
조세조약
조세혜택
공제세율
백제흠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2018-09-17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법인의 과점주주에게 부과되는 제2차 납세의무를 1차 과점주주에 대한 과점주주(2차 과점주주)에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
서울행정법원 2016구합56899, 서울고등법원 2017누64578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 사건 1. 사건의 개요 원고는 2008년경 업무시설신축·분양사업을 시행하는 A사에 금원을 대여하면서 그 담보로 A사 발행주식 전부에 대해 근질권을 설정하였다. A사는 사업부지 내 토지를 확보하기 위해 토지소유자 B사의 주주들과 B사 발행주식 중 약82%를 매수하기로 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하였다. B사는 금융기관 대출과 관련하여 B사 소유 토지 및 건물(이하, 이 사건 각 부동산)을 금융기관에 담보로 신탁하는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금융기관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원고는 2010년 5월경 A사가 위 대여금채무를 변제하지 못하자 위 근질권을 실행하여 A사 발행주식 전부를 취득하고, A사의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새로 임원을 선임하였다. 한편, 2010년 6월경 대출만기일까지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금채무를 변제하지 못하자, 시공사가 금융기관에 변제하고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에 피고는 2014년 12월 1일 B사에 이 사건 각 부동산이 시공사에 이전됨에 따라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한 2010사업연도 법인세를 경정·고지하였다. 그런데 B사가 납부기한인 2015년 1월 14일까지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자, 피고는 위 법인세의 납세의무 성립일을 기준으로 A사가 B사의 지분 약 82%를 보유한 과점주주라고 보아 A사를 B사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2015년 2월 2일 위 체납세액 중 지분비율에 해당하는 세금을 납부하도록 통지하였다. 피고는 A사 마저 납부기한까지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자 A사의 지분100%를 보유하고 있던 원고를 A사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2015년 3월 10일 원고에게 법인세 납부통지를 하였다. 2. 이 사건 제1, 2심 판결의 내용 이 사건 제1, 2심 판결은 [①국세기본법(2011. 12. 31. 법률 제111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 제39조 제1항은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의 발생요건으로 “법인의 재산으로 그 법인에 부과되거나 그 법인이 납부할 국세·가산금과 체납처분비에 충당하여도 부족한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1차)과점주주가 부담하는 제2차 납세의무는 위 규정에 따른 의무에 해당할 뿐 위 ‘국세 등’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②이 사건의 경우 과점주주가 조세를 회피하기 위해 법인의 재산을 은닉·분산·이동하는 등에 해당한다거나 제2차 납세의무의 입법취지상 자력이 있는 과점주주가 체납법인의 인수에 대한 책임을 부담할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③2차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를 인정하게 되면 과세관청이 어느 시점에 납부기한을 정하여 법인세 경정·고지를 하였는지에 따라 누가 2차 과점주주가 되는지가 달라지고, 주된 납세의무자의 납세의무가 성립한 날로부터 2차 과점주주 결정 시점까지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생겨 법률관계가 장기간 불안정하게 된다. ④ 단계적 2차 납세의무를 인정하게 되면 부과제척기간을 단계적으로 늘어나게 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와 조세법률 관계를 신속하게 확정 짖고자 마련된 부과제척기간규정을 몰각시키게 된다]는 점 등을 논거로 법인의 과점주주에게 부과되는 제2차 납세의무는 주된 납세의무자에 대한 과점주주까지만 적용되고 1차 과점주주에 대한 과점주주에까지 확대하여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평석 원래의 납세의무자와 특수관계에 있는 제3자에 대하여 원래의 납세의무자로부터 징수할 수 없는 액을 한도로 하여 보충적으로 납세의무를 부담케 하는 것을 제2차 납세의무라고 한다. 법은 청산인 등의 제2차 납세의무(제38조), 출자자의 제2차 납세의무(제39조), 법인의 제2차 납세의무(제40조), 사업양수인의 제2차 납세의무(제41조)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제2차 납세의무자인 법인의 과점주주인가의 여부는 법인의 납세의무 성립일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1985. 12. 10. 선고 85누405 판결), 제2차 납세의무의 성립시기는 적어도 ‘주된 납세의무의 납부기한’이 경과한 이후라고 할 것이며, 부과제척기간은 주된 납세의무와 별도로 진행하게 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2차 납세의무가 성립한 날로부터 5년간이라고 한 바 있다(대법원 2012. 5. 9. 선고 2010두13234 판결). 이에 따르면 이 사건의 경우 주된 납세의무자인 B사의 2010사업연도 법인세 납세의무 성립일은 2010년 12월 31일이고, 부과제척기간은 신고기한의 다음날인 2011년 4월 1일부터 2016년 3월 31일까지 5년간이 된다. B사의 위 납세의무 성립일인 2010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과점주주는 A사가 된다. 피고는 2014년 12월 1일 B사에 납부기한을 2015년 1월 14일로 정하여 2010사업연도 법인세를 경정·고지하였으므로 과점주주 A사의 제2차 납세의무는 B사의 납부기한 다음날인 2015년 1월 15일 성립하게 되고 그 부과제척기간은 2015년 1월 15일부터 2020년 1월 14일까지 5년간이 된다. 그런데 이 사건 제1, 2심 판결과 같이 이 사건을 단계적 2차 납세의무 문제로 접근하게 되면, A사(1차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 성립일 2015년 1월 15일을 기준으로 원고(2차 과점주주)가 A사의 과점주주가 된다. 또한 원고의 제2차 납세의무는 A사의 2차 납세의무 납부기한이 경과한 날 성립하고 부과제척기간은 그로부터 다시 5년간이 된다. 이 사건 제1, 2심 법원이 위 ①논거에서 (1차)과점주주가 부담하는 제2차 납세의무는 위 규정에 따른 ‘의무’에 해당할 뿐 ‘국세 등’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 법 제39조 제1항 소정의 제2차 납세의무 발생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는 것은 위와 같이 이 사건을 단계적 2차 납세의무 문제로 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데 대법원은 “법인이 사업양수인으로서 법 제41조에 따라 사업양도인에게 부과된 당해 사업에 관한 국세·가산금에 대하여 제2차 납세의무를 지게 된 때에는 ‘양도인’에게 부과된 국세·가산금도 법인의 과점주주가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그 법인에게 부과되거나 그 법인이 납부할 국세·가산금’에 포함된다(대법원 1993. 5. 11. 선고 92누10210 판결)”고 판시한 바 있어, 대법원이 이 사건의 경우를 이 사건 제1, 2심 판결과 같이 단계적 제2차 납세의무 문제로 풀어갈지는 의문스럽다. 이에 대해 이 사건 제2심 법원은 위 판례는 양도인으로부터 사업을 양수한 사업양수인의 제2차 납세의무에 대해 사업양수인의 과점주주가 과점주주로서 제2차 납세의무를 부담하는지 문제된 사안으로 과점주주의 과점주주가 거듭하여 과점주주로서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지 여부가 문제된 이 사건에 그대로 원용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위 판례가 ‘사업양수인’이 지게 된 ‘제2차 납세의무’를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규정의 ‘국세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의 문제(단계적 2차 납세의무 문제)로 풀어가지 않고 주된 납세의무자인 ‘양도인’에게 부과된 국세 등을 곧바로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규정의 ‘국세 등’으로 보고 있는 점은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규정의 거듭 적용이 문제된 이 사건의 경우에도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이와 같이 ‘주된 납세의무자에게 부과된 국세 등’을 법 제39조 제1항의 ‘국세 등’에 포함된다고 본다면 위 규정에서 ‘그 국세의 납세의무 성립일 현재 과점주주가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과점주주인지 여부는 이 사건 주된 납세의무자 B사의 납세의무성립시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다. 또한 ‘주된 납세의무자에게 부과된 국세 등’을 법 제39조 제1항의 ‘국세 등’에 포함된다고 하면 원고의 제2차 납세의무 역시 A사(1차 과점주주)의 경우와 같이 B사의 납부기한 다음날인 2015년 1월 15일 성립하게 되고 부과제척기간은 2015년 1월 15일부터 2020년 1월 14일까지 5년간이 될 것이다. 이렇게 볼 경우 3, 4차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로 반복된다고 하더라도 기준은 언제나 주된 납세의무자가 되므로 과점주주의 법적불안정이나 부과제척기간 규정의 몰각 우려는 없게 된다. 대법원 판례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제2차 납세의무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편, 제2차 납세의무 규정의 취지상 근질권을 실행하여 과점주주가 된 것에 불과한 원고에게 제2차 납세의무를 지우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 의문이 생길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원고는 2010년 5월경 근질권을 실행하여 A사 발행주식 전부를 취득하고 A사의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새로 임원을 선임하는 등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51 이상의 주식에 관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한 것으로 보이는 바 이러한 점에서도 이 사건 제1, 2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제2차 납세의무를 부담(대법원 2008. 1. 10. 선고 2006두19105 판결 등)할 여지는 높아 보인다. 김용주 변호사 (법무법인 조앤김)
국세기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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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주 변호사 (법무법인 조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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