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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국외모객용역과 고정사업장 판단
Ⅰ. 들어가며 고정사업장은 외국법인의 사업소득에 대한 과세권 행사 여부와 직결되는 중요한 개념이다. 대부분의 조세조약은 원천지국에 외국법인의 고정사업장이 없다면 그 사업소득을 과세할 수 없도록 정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대법원 2020. 6. 28. 선고 2017두72935 판결은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이윤에 관하여 과세실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법리를 제시하였으므로 그 내용을 간략히 살펴본다. 자세한 논증은 졸고 '카지노 국외모객용역과 고정사업장 판단', 국제조세연구 제1집(2020. 11. 20.)을 참고하시길 바란다. Ⅱ. 대상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 요지 필리핀 법인인 원고는 외국인 카지노를 운영하는 원고 보조참가인(이하 'A 카지노'라고 한다)과의 사이에서 원고가 A 카지노에 방문할 외국인 고객을 모집하여 주고 해당 고객이 A 카지노에서 잃은 돈의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받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위 계약에 따라 국외에서 외국인 고객들을 모집해 A 카지노로 유치하였으며 고객들의 게임자금을 A 카지노의 계좌로 송금하였고 고객들이 자금대여를 요청할 경우에 대비하여 담보 등을 설정하거나 정산업무와 고객관리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한편 원고는 국내에서 A 카지노의 영업장 내 사무실(이하 '쟁점 사무실'이라 한다)에 직원들을 두고 원고가 모집한 고객들에게 칩을 제공하거나 롤링게임에서 발생한 매출액을 확인하기도 하였고 고객들의 항공권 예약 및 안내 업무, 호텔과 식당의 예약 및 안내 업무 등(이하 '편의제공 업무')을 수행하였다. 쟁점 사무실에는 책상, 컴퓨터, 금고, 캐비넷, 출근카드 체크기 등이 있었고 원고의 직원이 교대로 근무하고 있었다. 한편 원고는 A 카지노로부터 수취한 대가에 관한 세금을 국내에서 신고·납부하지 않았다.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쟁점 사무실을 원고의 국내 고정사업장으로 판단하여 원고가 A 카지노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에서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금액을 국내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수입금액으로 보았고 이에 피고 세무서장은 원고에게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를 결정·고지하였다. 2. 고정사업장 관련 원고 측의 쟁점별 주장 원고는 쟁점 사무실 공간이 임시 제공된 것으로서 원고는 그에 대한 처분권한이 없었던 점, 원고가 국내에서 수행한 업무의 내용 또한 예비적·보조적 활동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쟁점 사무실은 고정사업장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원고는 설령 고정사업장이 존재하더라도 A 카지노에 제공하는 용역의 주된 내용은 원고가 외국에서 카지노 고객을 모집하는 것이므로 방문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정도의 역할을 수행한 고정사업장에 귀속될 소득은 미미하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A 카지노와 원고 사이의 약정에 따른 모객용역 자체는 원고의 본점에서 제공한 것이므로 원고가 A 카지노로부터 수수한 수수료 전액에 부가가치세를 과세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하였다. 3. 법원의 판단 1) 파기환송 전 2심의 판단 파기환송 전 2심은 원고의 고정사업장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에 대한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을 전부 취소하였다. 즉 쟁점 사무실은 원고가 처분권한을 가지는 사업상 고정된 장소이지만 원고의 거의 모든 핵심 업무가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그 비용도 대부분 해외에서 지출되고 있으며 편의제공 업무도 반드시 원고의 직원 또는 그 지시를 받는 자가 이행하여야 하는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2) 상고심의 판단 상고심은 원고의 편의제공 업무가 원고가 수행한 모객사업의 본질적이고 중요한 활동이라고 보아 원고 고정사업장의 존재를 인정하였고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3) 파기환송 후 2심 및 재상고심의 판단 파기환송 후 2심 및 재상고심은 원고 본사와 별도로 원고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수입금액을 특정하여 법인세를 과세해야 하고 마찬가지로 원고 고정사업장이 원고의 국내 수입금액 전부에 대한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후 정당세액을 산출할 수 없음을 들어 피고의 부과처분 전부를 취소하였다. Ⅲ. 평석 1. 고정사업장 성립 쟁점 기본 고정사업장 성립 요건으로는 물적 시설의 고정적 존재(객관적 요건), 물적 시설 사용권한의 보유 또는 지배(주관적 요건), 물적 시설을 통한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의 수행(기능적 요건)이 요구된다. 이 사건에서는 기능적 요건이 주로 문제되었는데 편의제공 업무가 중단될 경우 고객들이 A 카지노에 방문할 유인이 감소하여 모객사업에 중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어 A 카지노의 도박수입 및 그에 연동되는 원고의 모객수수료 수입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평가는 카지노 산업의 특수성, 원고와 A 카지노간 계약 내용에 터잡은 것이므로 곧바로 다른 사례들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2. 고정사업장 귀속 쟁점 1) 원고 고정사업장 귀속 소득의 구분 대부분의 조세조약은 국내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사업소득에 한하여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는 독립기업의 원칙에 따라 정상가격으로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OECD 모델조약 제7조에 대한 주석 문단 15 내지 17은 외국법인 전체의 수행기능, 귀속되는 자산 및 위험 등을 고려하여 고정사업장이 수행하는 비중을 구분한 후 그에 상응하는 소득을 귀속시키도록 하였다. 이 사건에서 원고 고정사업장에 부과될 정당한 법인세 금액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첫째 단계로서 원고의 국내원천소득 중 원고 본사에 귀속될 소득과 원고 고정사업장에 귀속될 소득을 구분하여 산정하고 둘째 단계로서 원고 고정사업장에서 지출된 비용(필요경비 등)을 산정하여 이를 원고 고정사업장의 과세표준에서 공제하게 된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가 국외 비용의 증빙을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기준경비율을 적용하여 추계로 법인세를 과세하였는데 그렇기 때문에 재상고심은 "원고의 필리핀 본점에 귀속되어야 할 수입금액이 있음이 명백하고 그 액수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 것이다. 2) 용역의 공급자 및 공급장소의 검토 부가가치세법은 거래가 이루어지는 장소를 사업장으로 정의하면서 그 사업장 소재지별로 부가가치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사업장별 과세원칙을 채택하고 있다(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1항, 제2항). 하나의 법인이 복수의 사업장을 가진 경우라면 어떤 사업장이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자 또는 공급받는 자인지 검토하여야 하는 것처럼 원고 고정사업장이 성립되더라도 외국법인 본점과 해당 사업장 중 어느 사업장이 용역의 공급자인지는 따져보아야 한다. 공급장소 측면에서 보면 단일한 역무는 그 중요하고 본질적인 부분이 물리적으로 어디에서 수행되었는지를 기준으로 그 공급장소가 결정되는데 재상고심은 원고가 국외에서 수행한 부분이 '보다 본질적이고 핵심적'이라는 점을 근거로 원고가 A 카지노에 제공한 전체 용역의 공급장소를 국내로 볼 수 없다고 보았다. 즉 원고의 편의제공 업무는 고정사업장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업무이기는 하나 원고가 해외에서 수행하는 고객과의 계약체결, 자금대여 및 정산 업무 등에 비하면 모객사업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다만 재상고심은 원고가 A 카지노에 제공한 용역이 하나의 단일한 것이고 그 중 본질적이고 중요한 부분이 국외에서 수행된 것이어서 국내에서 부가가치세를 아예 과세할 수 없다고 본 것인지 아니면 국내 고정사업장 수행 역무와 국외 본점 수행 역무를 단일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전자만 구분해내야 한다고 본 것인지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3) 고정사업장 귀속 소득의 증명책임 통설 및 판례에 따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이 과세요건 사실의 존재를 입증할 책임이 있다. 이 사건에서 재상고심은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소득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이 주장·증명해야 하는 것임을 최초로 밝혔다. 실제로 과세관청은 세법상 질문·조사권에 기하여 거래상대방들로부터 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받거나 그 직원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는 점, OECD 모델조세조약 제7조에 대한 주석 문단 25 및 26은 고정사업장 조사라는 이유만으로 특수관계거래 적용 기준과 비교할 때 추가로 서류제출 부담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인 점, 과세관청은 정당한 자료제출요구에 불응하는 납세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고 최근 관련 규정을 더 강화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재상고심의 결론이 타당하다고 본다. Ⅳ. 결어 재상고심은 외국법인 고정사업장의 과세표준에 관한 증명책임이 과세관청에게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고 고정사업장이 인정되더라도 그것만으로 국내에서 수취한 대가 전체에 대한 법인세 또는 부가가치세 납세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현행 과세실무에 중요한 지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총 변호사 (김·장 법률사무소)
고정사업장
카지노
법인세
사업소득
이은총 변호사 (김·장 법률사무소)
2021-01-18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법인지방소득세의 과세표준과 외국납부세액공제
1. 쟁점의 정리 지방세법 제103조의19는 '내국법인의 각 사업연도의 소득에 대한 법인지방소득세의 과세표준은 법인세법 제13조에 따라 계산한 금액'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법인세법 제13조는 내국법인의 각 사업연도의 소득에 대한 과세표준을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각 사업연도의 소득'이라는 말의 의미는 법인세법 제14조제1항에서, '각 사업연도에 속하는 익금 총액에서 손금 총액을 뺀 금액'으로 규정한다. 법인세법 제15조에서, '익금'이라는 말의 의미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한 수입을 익금으로 보되 몇 가지 경우를 특별히 익금가산 항목으로 삼고 있다. 이같은 익금가산 항목 중에서 법인세법 제15조제3항제2호는 '법인세법 제57조제4항에 따른 외국법인세액에 상당하는 금액은 세액공제된 경우에 한하여 이를 익금에 넣는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의 적용으로 내국법인의 해외자회사가 그 소득의 원천지국에 납부한 외국법인세액에 대하여 법인세법 제57조제4항의 규정에 따라 내국법인이 법인세 세액공제(이른바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의 혜택을 받을 경우 법인세 과세표준에 법인세법 제57조제4항에 따른 외국법인세액 부분이 가산된다. 이렇게 계산된 법인세 과세표준이 바로 '법인세법 제13조에 따라 계산된 금액'으로 법인지방소득세의 과세표준이다. 여기에다가 법인지방소득세의 세율(지방세법 제103조의20제1항)을 곱하여 법인지방소득세액이 산출된다. 여기서 납세자들은 지방세법상 법인지방소득세 단계에서 법인세법 제57조제4항과 같은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의 혜택을 주지도 않으면서도 법인세법상 과세표준을 동일하게 가져와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에 내국법인의 해외자회사의 외국법인세액이 가산되도록 함은 이중과세 등의 문제가 있어 부당하다고 지적하면서 법인지방소득세 감액경정을 구하였고 이를 거부한 과세관청의 처분에 불복하여 다투는 사건이 여러 건 진행중이다. 대상판결의 사안도 그러하다. 2. 대상판결의 판단 이에 대하여 1심 법원은 조세법률주의 원칙상 조세법규의 해석은 법문대로 해석할 것인데 지방세법 제103조의19의 문언상 법인세법에 따른 의제익금을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에서 제외할 법률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수원지법 2017. 12. 20. 선고 2017구합68067 판결). 반면, 대상판결은 1심과 달리 아래 요지의 이유를 제시하면서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 적용시 익금산입된 외국납부세액을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에서 배제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고 이 판결은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두50000 심리불속행 기각판결로 그대로 확정되었다. ① 외국법인세액을 법인세액에서 공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인세법 제57조는 동일한 소득에 대한 국가 간의 중복과세를 방지하여 내국법인의 조세부담을 감경하려는 취지가 있고, 법인세법 제15조제2항제2호는 이러한 취지를 구현하기 위한 규정인바 법인세법 제57조제4항에 따른 외국법인세액을 익금으로 보는 데에는 이에 대한 세액공제가 뒤따름이 당연히 전제되어 있는 것이다. ② 만일 법인지방소득세에서 외국법인세액이 세액공제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익금에 포함시킨다면 오히려 법인세법 제57조의 규정 취지에 반하여 내국법인의 조세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세액공제를 전제로 의제되는 익금에 대하여 과세가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응능부담의 원칙에도 반하게 된다. ③ 지방세법 제103조의19의 문언은 그 과세표준 계산방법을 법인세법에 따르라는 뜻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④ 원고는 법인세 과세표준을 신고할 때에는 이 사건 외국법인세액을 법인세액에서 공제받을지 손금에 산입할지 선택할 수 있었으나,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을 신고할 때에는 위와 같은 선택 권한이 없었다. 3. 평석 가.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의 문언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에 관하여 대상판결은 이를 '과세표준 계산방법을 법인세법에 따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법인세 과세표준과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위 규정의 문언은 그 자체 의미가 분명한 것으로, 법인세법 제13조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법인지방소득세의 과세표준으로 그대로 가져온다는 것이지 법인세법 제13조의 '방법에 따라서'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을 별도로 계산하라는 뜻이 아니다. 설령 후자에 의한다 해도, 법인세법상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가 적용되었다면, 법인세법 제13조에서 정한 '방법에 따라' 계산한 금액이란 공제된 간접외국납부세액이 과세표준에 가산되는 금액이라고 보아야 한다(대상판결의 해석은 이 지점에서 여전히 논란을 남긴다). 결국 대상판결의 해석론이란 법문언의 자연스런 문언해석이라고 보기 어렵고 '특정 방향의 결론을 바라고서'문언에도 없는 의미를 부가해야만 나오는 소위 '목적론적' 해석일 뿐이다. 당초 법문언의 의미가 애매하지 않은데도 목적론적 해석을 동원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와 조화되기 어렵다. 나.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의 입법의도 대상판결도 법규정의 문언상 의미가 대상판결의 결론과 조화되지 않음을 의식한 듯, '입법취지'를 강조한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정작 처분 근거법령인 지방세법 규정의 입법취지를 외면하고 법인세법 규정의 입법취지만 강조하고 있어 문제이다. 처분의 근거규정인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은 2014년 1월 1일 법률 제12153호로 개정되어 들어왔다. 당시 입법자료와 정부의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법개정의 배경과 취지를 알 수 있다(상세한 내용은 拙稿, '법인지방소득세에 대한 외국납부세액공제 적용 가부', 조세법연구, 25-2, 2019.8.,143쪽 이하). 쟁점 관련 부분만 요약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정부의 전월세 대책에 의한 취득세율 인하로 초래되는 지방세수 감소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② 그래서 개인지방소득세와 법인지방소득세를 종전의 부가세에서 독립세로 전환시키되 과세표준은 소득세, 법인세의 과세표준을 그대로 공유한다. ③ 개인지방소득세의 경우 종래 소득세법 단계에서 적용되던 공제, 감면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되, 법인지방소득세의 경우 이러한 공제, 감면 규정을 폐지하여 지방세수 확보를 도모한다. 근거규정의 입법의도는, 법인세법상 외국납부세액공제를 적용받더라도 지방세법상 이를 고려하지 않고 법인세 과세표준을 그대로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으로 가져오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대상판결의 해석은 입법자의 입법의도와 어긋난다. 다. 대상판결은 왜 그러한 결론에 이르렀을까 대상판결은 판결이유에서 응능부담의 원칙, 국제적 이중과세방지의 문제, 납세자의 선택권 침해를 거론한다. 이로 보건대 법원은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을 문언 그대로 해석할 때 초래될지 모를 불합리를 우려하여 그런 결론에 이르렀다. 그러나 법인세에 대하여도 정책상 필요에 따라 순자산 증감과 무관한 익금산입, 익금불산입, 손금산입, 손금불산입이 적용된다. 예컨대 접대비, 기부금, 부당행위계산부인 등이 그것이다. 순자산의 증감과 과세표준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 등은 법인세법상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의 혜택을 받은 경우를 전제로 하여 법인지방소득세에서의 과세표준을 실제 소득보다도 늘려 잡겠다는 것이어서 반드시 법인지방소득세의 과세표준을 늘려 잡는데 아무런 정당성의 근거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 법인세의 세율(과세표준의 10% 내지 25%, 법인세법 제55조)이 법인지방소득세의 세율(과세표준의 1% 내지 2.5%, 지방세법 제103조의20)보다도 훨씬 높으므로, 납세자의 입장에서는 법인지방소득세에서 과세표준이 증가되더라도 법인세에서 받은 세액공제 혜택에 비할 것이 아니다. 그리고 외국납부세액공제제도의 혜택이 법인세법과 지방세법의 개별법 단위에서 각각 관철되어야만 한다는 헌법적 근거가 없고, 입법재량이 그러한 한계 내에 묶여 있다고 볼 근거도 없다. 오히려 납세자는 법인세법 제13조의 규정과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을 이미 알고 있으므로 법인세 및 지방세의 궁극적 부담을 고려하여 법인세 단계에서 세액공제와 손금산입 중 최종 세부담의 차원에서 유리한 선택을 할 기회가 있다. 지방세법 개정은 납세자가 종래부터 가지고 있던 선택권의 의미를 변경하여 최종적 외국납부세액공제의 혜택을 줄인 것일 뿐이다. 납세자의 선택권 축소를 문제시하면서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을 문언과 달리 해석하는 것은 법논리로서는 설득력이 없다. 그런 논리를 연장하면 세부담이 증대되는 모든 법개정은 일단 잘못이라고 보는 오류에 빠지게 된다. 설령 법문언에 따른 결론이 불합리하다는 인식이 있더라도 이는 법개정이나 위헌법률심판 절차에서 논의될 내용이지 근거 규정의 문언을 함부로 어의와 달리 해석해서는 아니된다. 기본적으로 조세부담 증대 혹은 감소의 입법이 정당한지 여부는 정책의 문제이고 이는 입법부가 담당할 영역이지 사법부의 영역이 아니다. 대상판결의 결론에 반대한다. 이창 변호사 (법무법인 남산)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
이창 변호사 (법무법인 남산)
2019-10-31
금융·보험
조세·부담금
은행 골드뱅킹 상품의 소득세법상 과세대상 여부
-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두1212 판결 - 1. 사실관계 원고은행은 2003. 11.경부터 고객에게 금 적립계좌 상품(이하 '골드뱅킹')을 판매하였는데, 골드뱅킹은 금 실물의 거래 없이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한 금 투자상품이다. 골드뱅킹은 고객이 골드뱅킹에 가입하여 원고은행에게 원화를 입금하면 원고은행은 이를 자신이 고시하는 국제 금시세 및 환율기준의 거래가격으로 환산한 금을 그램(g) 단위로 기재한 통장을 고객에게 교부한다. 그 후 고객이 골드뱅킹을 해지하면 그 선택에 따라 원고은행으로부터 통장에 기재된 금 그램(g) 수에 대한 원고은행이 고시한 출금일 거래가격에 해당하는 원화 금액을 지급받거나 실물 금을 인도받게 된다(다만 고객은 실물 금 인도 시 운송비가 포함된 실물수수료와 부가가치세를 부담한다). 원고은행은 고객으로 입금 받은 원화 중 1% 상당으로 실물 금을 매입·보관하거나 해외은행의 금 계좌에 예치한다. 2. 과세처분의 경위 원고은행은 고객이 골드뱅킹 거래로 얻은 이익, 즉 입금시보다 인출 시 금 시세가 상승한 경우 출금액이나 실물 금 가격 중 입금액 초과 금액(이하 '이 사건 소득')에 대하여 실물 금 매매차익으로서 소득세법상 열거된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보아 배당소득세 원천징수를 하지 않았고, 고객도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았다. 피고 역시 이 사건 소득에 대하여 2003. 11.경 이후 2009. 2.경까지는 배당소득세 과세대상으로 보지 않았으나, 2009. 2.경 이후부터 과세대상으로 보아 원고은행에 대하여 배당소득세 및 법인세를 납부고지하고, 고객에게도 종합소득세를 경정고지하였다(이하 위 각 고지를 '이 사건 각 부과처분'). 피고의 이 사건 각 부과처분은 이 사건 소득이 구 소득세법(2012. 1. 1. 법률 제111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소득세법') 제17조 제1항 제5호 및 제9호, 제6항, 구 소득세법 시행령(2010. 12. 30. 대통령령 제22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소득세법 시행령') 제26조의3 제2호 나.목의 과세요건에 부합한다고 본 것이다. 3.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골드뱅킹의 경우 ① 고객은 각각의 계좌에 적립된 금의 양에 따라 그 해당 원화 또는 실물 금을 개별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을 뿐인 점, ② 고객이 얻는 수익의 크기는 해지에 의한 반환청구권 행사의 시기와 범위 등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어서 전적으로 고객의 의사에 따른 것이지 원고은행 또는 그 위임을 받은 운용자의 독립적 의사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점, ③ 원고은행이 고객으로부터 입금 받은 원화 등을 운용하여 수익을 얻더라도 그 수익이 고객의 투자에 비례하여 귀속되는 것이 아니므로 운용 결과와 수익 사이에 직접적 인과관계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소득이 소득세법 제17조 제1항 제5호의 '집합투자기구로부터의 이익'과 유사한 소득으로서 '수익분배의 성격'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소득세법 시행령 제26조의3 제2호 나.목의 과세대상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4. 평석 가. 소득세법상 금융소득에 대한 유형별 포괄주의 소득세법의 열거주의 원칙상 소득세법에 과세대상으로 열거되지 않은 소득은 과세할 수 없다. 다만, 이자소득 또는 배당소득과 같은 금융소득에 대해서는 유형별 포괄주의를 채택하고 있는데, 이는 유사한 소득은 동일하게 과세함으로써 과세기반을 확대하고 과세 형평성을 도모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다. 그러나, 소득세법상 금융소득에 대하여 유형별 포괄주의가 채택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과세대상을 무한정 넓힐 수는 없다. 이와 관련하여 판례는 엔화스왑예금 거래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하여 소득세법상 이자소득으로 열거된 소득과 '유사한 소득'으로 볼 수 없어 이자소득세 과세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0두3916 판결). 이와 같이 금융소득에 대한 유형별 포괄주의 과세대상을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판례에 따르면 유형별 포괄주의 배당소득으로 과세되기 위해서는 배당소득으로 열거된 소득과 ‘유사한 소득’으로서 ‘수익분배의 성격’이 있어야 할 것이다. 나. 골드뱅킹 소득이 '집합투자기구로부터의 이익' 또는 '이와 유사한 이익'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골드뱅킹으로 발생한 이 사건 소득이 '집합투자기구로부터의 이익' 또는 '이와 유사한 이익'이라고 보기 어렵다. '집합투자기구'는 통상 '펀드'라고 불리는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제6조 제5항은 '집합투자'란 2인 이상에게 투자권유를 하여 모은 금전 등을 투자자로부터 일상적인 운용지시를 받지 않으면서 재산적 가치 있는 투자대상자산을 취득, 처분 그 밖의 방법으로 운용하고 그 결과를 투자자에게 귀속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행위의 성격, 투자자 보호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집합투자에서 제외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6조 제4항은 운용에 따른 보수를 받는 전문적 운용자의 존재, 투자자의 투자동기가 전문적 운용자의 지식·경험·능력에 있는지, 운용 결과가 합리적 기간 이내에 투자금액에 따라 비례적으로 배분되도록 예정되어 있는지, 투자자로부터 모은 재산을 전문적 운용자의 고유재산과 분리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 금융위원회가 집합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집합투자는 고객의 직접투자가 아닌 간접투자의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자본시장법 제9조 제20항은 '집합투자재산'이란 집합투자기구의 재산으로서 투자신탁재산, 투자회사재산 등을 말한다고 규정하여 집합투자재산은 다른 재산과 구분되어 별도로 보관·관리되어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 자본시장법 제242조는 집합투자재산 운용에 따라 발생한 이익금을 투자자에게 금전 또는 새로 발행하는 집합투자증권으로 분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집합투자재산의 운용과 인과관계 있는 결과가 투자자에게 금전 또는 증권으로 분배되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이러한 자본시장법 및 동법 시행령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 '집합투자기구로부터의 이익'은 투자자가 별도로 재산이 관리되는 기구(entity)에 자금을 투자하고, 전문적 운용자는 그 자금을 모아(pooling)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독립적으로 운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며, 투자자는 자신의 출자지분에 따라 운용결과인 이익을 다시 분배받는(dividing) 과정, 즉 '간접투자'의 형태로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 골드뱅킹 소득이 '수익분배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골드뱅킹으로 발생한 이 사건 소득이 '수익분배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도 보기 어렵다. 집합투자기구의 경우 집합투자기구만의 별도 손익계산서 등이 작성되어 재산이 별도로 구분되어 보관·관리되는 것이나 골드뱅킹의 경우 관련 자산, 부채, 수익, 비용 등은 모두 은행 전체의 고유계정에 포함되고 은행의 다른 자산과 별도로 구분되어 보관·관리되지 않는다. 집합투자의 경우 투자자가 출자지분 내지 수익권을 가지지만 골드뱅킹 고객은 계좌에 적립된 금의 양에 따라 그 해당 원화 또는 실물 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 뿐 전체 골드뱅킹 자산에 대한 출자지분 내지 수익권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골드뱅킹 거래로 고객이 얻는 수익의 크기는 금의 매매, 임치계약에 따른 반환청구권 행사의 시기 및 행사량 등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는 전적으로 고객의 의사에 따를 뿐 원고은행 또는 그 위임을 받은 전문적 운용자의 독립적 의사에 따르는 것이 아니다. 원고은행이 골드뱅킹에서 고객이 예치한 금원 또는 금을 운용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더라도 그 수익은 고객의 이익과는 무관하고 고객에게 투자에 비례하여 귀속되는 것도 아니다. 라. 결론 골드뱅킹은 집합투자(펀드)와 본질적으로 성격을 달리한다는 점에서 골드뱅킹으로 인한 소득에서 '집합투자기구로부터의 이익'과의 '유사성'을 발견하기 어렵다. 또한 골드뱅킹은 고객의 개별적인 직접투자 거래에 따라 이익이 고객별로 다르게 발생할 뿐 집합투자(펀드)와 같이 다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별도로 구분·운용하여 수익을 분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소득에 대해 '수익의 분배금'으로 인정하기도 어렵다. 결론적으로 대상판결은 배당소득에 대한 유형별 포괄주의 규정을 제한적으로 해석하여 소득세법상 열거된 배당소득과의 '유사성' 및 '수익분배의 성격' 요건이 충족될 것을 요구함에 따라 골드뱅킹 소득이 배당소득세 과세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골드뱅킹
배당소득세
금융소득
2016-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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