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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저작물의 표절에 대한 판단 기준
1. 사안의 개요 원고들은 그룹 "ynot?(와이낫)"의 멤버로 활동하는 가수들로서 2008. 4. 26. 노래 "파랑새"를 작곡하여 발표하였고, 피고들은 그룹 'CNBLUE(씨엔블루)'의 노래 "외톨이야"를 작곡한 자들이다. 원고들이 "파랑새" 중에서 피고들에 의해 부당하게 이용(표절)되었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후렴구에 해당하는 25마디부터 32마디까지 8마디, 54마디부터 61마디까지의 8마디, 70마디부터 85마디까지의 16마디로서 노래 전체 86마디 중 32마디이고(이하, "이 사건 노래부분"), 그에 대응하는 피고들 작곡의 "외톨이야" 악보부분은 후렴구인 25마디부터 30마디까지, 49마디부터 54마디까지, 78마디부터 83마디까지 각 6마디씩 전체 93마디 중 18마디(이하, "이 사건 대비부분")이다."파랑새" 중에서 이 사건 노래부분과 "외톨이야" 중에서 이 사건 대비부분은 모두 후렴구로서, 위 두 노래 모두 후렴구의 첫째 및 둘째 마디의 표현이 셋째 및 넷째 마디에 계속하여 동형진행(同形進行, Sequence)되는 형식을 가지고 있다. 원고들은 피고들이 작곡한 "외톨이야" 중에서 이 사건 대비부분은 원고들이 작곡한 "파랑새"의 해당부분을 표절하거나 일부 변형하여 사용하였고, 위 부분은 전체 곡에서 질적 및 양적으로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후렴구를 포함하여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며 전체 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파랑새"는 전체의 1/2에 해당하고, 외톨이야는 전체의 2/5에 해당하므로 "외톨이야"는 "파랑새"를 표절하여 원고들의 음악저작권 중 저작인격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원고들이 입은 손해로서 위자료 5,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본건 소를 제기하였다. 2. 대상판결의 내용 대상판결은 후렴구 첫째 마디와 둘째 마디의 각 동형진행부분로 나누어 표절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고 있는바, 우선, ① 후렴구 첫째 마디 및 이와 동형진행부분과 관련하여,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이 사건 노래부분과 그 대비부분은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아울러, ② 후렴구 둘째 마디와 동형진행부분에 대하여도, i) 원고들이 작곡한 이 사건 노래부분 중 후렴구 둘째마디 및 이와 동형진행부분은 선행저작물들에 이미 표현되어 널리 알려진 관용적인 표현에 해당하며, 원고들의 위 노래부분과 같은 음악적 표현이 선행저작물들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점, ii) 원고들은 대중매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소위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인 점을 종합하여, 피고들이 원고들의 노래에 의거하여 이 사건 대비부분을 작곡하였다고 할 수도 어렵다고 판단함으로써, "외톨이야"가 "파랑새"의 표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판결을 선고하였다. 3. 대상판결의 법률적 쟁점에 대한 판단 가. 음악저작물의 표절 판단에 대한 일반적 기준 음악저작물은 일반적으로 가락(melody), 리듬(rhythm), 화성(chord)의 3가지 요소로 구성되고, 이 세 가지 요소들이 일정한 질서에 따라 선택·배열됨으로써 음악적 구조를 이루게 된다. 그리하여, 음악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의 침해가 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① 피고가 원고의 창작적 표현을 복제하였을 것(창작성 복제), ②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이를 이용하였을 것(의거관계), ③ 원고의 저작물과 피고의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을 것(실질적 유사성)의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해당 음악저작물을 향유하는 수요자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 음악저작물의 표현에 있어서 가장 구체적이고 독창적인 형태로 표현되는 가락을 중심으로 하여 대비 부분의 리듬, 화성, 박자, 템포 등의 요소도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각 대비 부분이 해당 음악저작물에서 차지하는 질적, 양적 정도를 감안하여 실질적 유사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나. 창작물의 복제 음악저작물에 있어서 저작권의 침해, 즉 "표절"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침해자가 저작자의 창작적인 표현을 부당하게 이용하여 실질적으로 같거나 유사한 복제물을 작성하는 것을 말하며(저작권법 제2조 제1, 2호).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창작물의 기준으로는, 저작자 자신의 작품으로서 남의 것을 베낀 것이 아니라는 것과 수준이 높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가치가 있는 정도로 최소한도의 "창작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다46259 판결). 결국, "파랑새"의 이 사건 노래분에 창작성을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가 쟁점인바, 이 사건 노래부분과 이 사건 대비부분은 서로 가락이 동일하고 빠르기도 유사하나, 원고가 "파랑새"를 발표하기 이전의 선행 음악저작물로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컨츄리꼬꼬의"오!가니"(최준영 작곡 2000. 6. 발표)와 박상민의 "지중해"(유해준 작곡, 2002. 2. 발표)에도 유사한 가락이 표현되어 있는 것으로 인정되었다. 그러므로, "파랑새"와 선행저작물인 "지중해"는 음계가 동일하고, 빠르기, 음조가 다르더라도 음악에 있어서 빠르기는 리듬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에 불과하며 그 빠르기에 대하여 원고에게 창작적인 지위를 부여할 수도 없다는 대상판결의 창작성 부존재 판단은 일응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빠르기나 음조와 관련된 창작성을 일률적으로 부인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는 음악전문가의 감정 등을 통하여 추후 논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 의거관계 국내 유일하게 표절을 인정한 사례(수원지방법원 2006. 10. 26.선고2006가합8583판결)인 이른바, "MC몽 vs 강현민(러브홀릭)"사건(이하, "MC몽 판결")에 의하면, 원고(강현민)의 곡"It's You"(그룹 The The)는 1998년에 공표되었고 피고의 곡(MC몽 '너에게 쓰는 편지')은 2004년에 공표된 점, 원고의 곡을 타이틀곡으로 하여 제작된 앨범이 10만장 이상 판매되어, TV, 라디오 등을 통하여 널리 방송되었으며 상업 광고의 배경음악으로도 사용되었던 사정 등을 종합하여, 피고의 곡은 원고의 저작물에 의거한 것이라 추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반면, 본건의 경우, 홍대 인디음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원고가 이 사건 표절 논란으로 언론에 등장하기 전까지는 대중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무명밴드였다는 점이 입증된 이상, 피고들은 '외톨이야'를 작곡할 당시 원고들의 '파랑새'를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대상 판결의 판단은 설득력이 있으며, 원고의 반증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라. 실질적 유사성 각 곡을 대비하여 유사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해당 음악저작물을 향유하는 수요자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 음악저작물의 표현에 있어서 가장 구체적이고 독창적인 형태로 표현되는 가락을 중심으로 하여 대비 부분의 리듬, 화성, 박자, 템포 등의 요소도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각 대비 부분이 해당 음악저작물에서 차지하는 질적·양적 정도를 감안하여 실질적 유사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바, 위 MC몽 판결에 의하면, i) 문제된 1, 2소절은 각 음의 구성이 완전히 동일하고, 3, 4, 5, 6, 7소절은 서로 유사한 음의 구성으로 되어 있으며, 그 장단도 유사하여 전체적인 가락의 유사성이 인정되고, ii) 각 대비부분 8마디의 화성 진행을 대비하면 1소절, 2소절 앞부분, 3소절 뒷부분, 4소절 뒷부분, 5소절 뒷부분, 6소절 앞부분은 동일한 화성으로 구성되어 있고, 2소절 뒷부분, 5소절 앞부분, 6소절 뒷부분, 7소절 전체, 8소절 앞부분은 유사한 화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iii) 나아가 실제 가창되는 각 곡의 대비 부분의 박자, 템포, 분위기도 유사하다는 점이 인정되었다. 또한, 문제가 된 소절은 총 8소절로 각 곡 중의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각 곡의 후렴구로서 여러 차례 반복되고 있어 각 곡의 전체 연주시간에서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핵심적인 부분이 여러 차례 반복됨으로써 청중이 전체 곡을 감상할 때 그 곡으로부터 받는 전체적인 느낌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이유로 표절을 인정하였다. 반면, 본건의 경우, i) 이 사건 노래부분과 이 사건 대비부분은 그 가락이 전혀 일치하지 아니한 사실, ii) 두 곡 전체를 화성(코드)의 측면에서 비교해 보아도 1절 24마디 중 4마디의 코드가 동일 또는 유사할 뿐이고, "파랑새"는 한 마디에 두개의 화성이 진행되고 "외톨이야"는 대부분 한 마디가 하나의 화성으로 이루어져 구성이나 진행방식이 서로 다른 사실, iii) 원고들의 "파랑새" 후렴구가 "Dm-C-Bb-C-Bb-Am-Bb-C"의 구성을 가지는데 반하여 피고들의 "외톨이야" 후렴구는 "Dm-Dm-Bb-Bb-C-C-F-A'"의 구성을 가지고 있어 한마디 정도의 화성만 동일한 사실, iv) "파랑새"가 ♩=102, "외톨이야"는 ♩=105로서 비슷한 빠르기를 가지고 있으나, "파랑새"는 16비트의 기본 리듬을 가지는데 반하여 "외톨이야"는 24비트를 기본리듬으로 삼고 있다는 차이를 인정하고 있다. 결국, 실질적인 유사성의 판단에 있어, 음악에 대한 단순한 느낌에 상당 부분 의존하기 보다는 음악적인 요소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분석을 통하여 표절 여부를 판단한 대상판결의 판단은 쉽게 뒤집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음악저작물의 표절 여부는 음악의 요소인 멜로디, 화음, 리듬을 분석하여 이루어지므로 전문적인 판단이 어렵다. 그런데, 표절을 부정하는 법원의 판결이 선고되더라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해당 곡을 표절로 낙인을 찍어 버리므로 그에 따른 작곡가와 가수에게 미치는 피해가 오랜 기간에 걸쳐 상당히 클 수밖에 없다. 대중음악의 경우, 대중의 기호가 한정돼 있고 시대마다 유행이 있기 때문에 이에 민감한 대중음악 작곡가들의 창작에는 선택의 폭이 크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저작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표절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더 신중해야 하며, 법원의 판단 이전에, 음악전문가나 소비자로 구성된 중립적인 위원회, 또는 중재기관을 통하여 보편타당한 판단을 우선적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 표절 시비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2011-07-04
토지저당권에기한 방해배제와 건물신축행위의 중지청구
1. 사실관계 1) A 회사는 이 사건 토지 위에 지하 6층, 지상 20층 규모의 오피스텔 건물을 건축하여 분양할 계획을 세우고, 1996년 4월 건축허가를 받아 동년 9월 공사를 시작했다. A는 동년 12월 위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직후 B 은행으로부터 위 건물의 건축자금으로 180억원을 차용하고, 그 담보로 B를 위해 위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다. 2) A 회사는 1998년 1월 지하공사도중 부도를 냈다. 그러자 위 오피스텔을 개별적으로 분양받은 수분양자들이 피고 조합을 결성하였다. 피고는 동년 2월 A로부터 위 건축사업의 시행권을 양수하고 공사를 재개하여, 아래 4)의 가처분이 있을 때까지 지하 6층부터 지하 1층에 대하여 대체로 공사를 완료하였다. 3) 원고회사(유동화전문회사)는 2000년 12월 B로부터 위 대여금채권과 근저당권을 양수하였다. 그리고 2001년 3월 그 근저당권의 실행을 위한 임의경매를 신청하여 그 경매가 진행되었다. 그런데 경매법원은 위 지하의 구축물(평가액 196억원)을 토지의 부합물이라고 잘못 보고 이것도 경매목적물에 포함시켰다. 토지와 지하구축물을 포함하여 도합 252억원에 낙찰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경락허가결정이 있었으나, 위 하자로 말미암아 결국 2003년 7월에 종국적으로 취소되었다. 4) 한편 2002년 4월 원고의 신청으로 위 근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공사중지가처분이 내려졌다. 그리고 동년 5월에 그 본안으로 이 사건 공사중지청구의 소가 제기되었다. 5) 제1심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 항소심은 이를 인용하였다. 대법원도 다음과 같이 판시하여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2. 판결요지 대법원은 우선 추상적으로 “저당권은… 저당부동산의 소유자 또는 그로부터 점유권원을 설정받은 제3자에 의한 점유가 전제되어 있으므로 소유자 또는 제3자가 저당부동산을 점유하고 통상의 용법에 따라 사용·수익하는 한 저당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저당권자는 저당권 설정 이후 환가에 이르기까지 저당물의 교환가치에 대한 지배권능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저당목적물의 소유자 또는 제3자가 저당목적물을 물리적으로 멸실·훼손하는 경우는 물론 그 밖의 행위로 저당부동산의 교환가치가 하락할 우려가 있는 등 저당권자의 우선변제청구권의 행사가 방해되는 결과가 발생한다면 저당권자는 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을 행사하여 방해행위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다”고 설시하였다. 나아가 구체적으로 이 사건에서와 같이 “대지의 소유자가 나대지 상태에서 저당권을 설정한 다음 대지상에 건물을 신축하기 시작하였으나 피담보채무를 변제하지 못함으로써 저당권이 실행에 이르렀거나 실행이 예상되는 상황인데도 소유자 또는 제3자가 신축공사를 계속한다면 신축건물을 위한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경매절차에 의한 매수인으로서는 신축건물의 소유자로 하여금 이를 철거하게 하고 대지를 인도받기까지 별도의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하므로, 저당 목적 대지상에 건물신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면 이는 경매절차에서 매수희망자를 감소시키거나 매각가격을 저감시켜 결국 저당권자가 지배하는 교환가치의 실현을 방해하거나 방해할 염려가 있는 사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에서 “원고의 신청에 의하여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었음에도 공사를 강행한 사실” 등을 들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결론지었다. 3. 평석 1) 결론을 먼저 말한다면, 대상판결에 대하여는 그 추상적인 법리의 점에서도, 구체적인 사건해결의 결론에서도 찬성할 수 없다. 이 두 측면을 엄밀히 구별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여기서는 일단 전자에 한정해서 논의하기로 한다. 후자와 관련해서는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바로 이 사건 건물의 신축을 위하여 제공된 대여금채권이었다는 것, 그러므로 근저당권자는 애초부터 당해 공사가 진행되어서 장차 건물이 이 사건 토지 위에 존립하리라는 것을 알았을 뿐만 아니라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였다는 것, 그리고 이 사건에서 피고는 저당권 설정 당시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그 후에도 원래의 계획대로 공사를 진행하였을 뿐이라는 것만을 지적하여 두기로 한다(뒤의 7)도 참조). 한편 전자와 관련하여 대상판결은 저당토지의 소유자가 그 지상에 건물을 신축하는 것이 저당권의 위법한 침해가 되는지를 논한 우리나라의 문헌(金載亨, 「抵當權에 기한 妨害排除請求權의 認定範圍」, 저스티스 85호(2005.6), 101면 이하)이 주장하는 바와 궤를 같이한다. 이 문헌에 의하면, “저당토지에 건물을 신축하면 토지에 대한 저당권의 실행이 곤란하게 된다. 저당권을 실행하는 단계에서 건물의 존재는 저당권의 담보가치를 손상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저당권 침해를 이유로 공사금지청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적어도 저당권에 기한 경매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는 저당권자의 환가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주장에 대하여는 뒤의 3)에서 보는 대로 의문이 적지 않다. 2) 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은 민법 제370조(이하 민법조항은 법명의 제시없이 인용한다)에서 소유물방해배제청구권을 규정하는 제214조를 준용함으로써 명문으로 인정되는 바이다. 문제는 과연 저당권에 대한 ‘방해’를 어떠한 요건 아래서 인정할 것인가이다. 이를 생각함에 있어서 출발점이 되는 것은, 방해배제청구권을 발생시키는 바의 저당권에 대한 ‘방해’는 위법한 것, 즉 법질서 전체의 입장에서 허용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민법은 소유물반환청구권에 관하여 제213조 단서에서 점유자에게 ‘점유할 권리’가 있는 때에는 소유자가 그에 대하여 소유물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함으로써 이를 표현하고 있다. 이는 비록 정면에서 규정하지는 않지만 다른 물권적 청구권의 경우에도 다를 바 없다. 3) 저당권(이 사건에서는 근저당권이 설정되었으나 여기서 다루는 논점에 관한 한 양자 사이에 차이를 둘 것은 아님은 물론이다)이 설정되었더라도 그 저당목적물을 사용·수익할 권능은 저당권설정자에게 귀속된다. 그리고 저당권자도 그러한 용익을 전제로 해서 그 목적물에 저당권을 설정받는다. 이 사건에서와 같이 저당목적물이 나대지인 경우에 저당권설정자가 그 위에 건물을 신축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허용하는 것은 그 용익권의 행사에 기한 것이고,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하다. 나대지 위에 건물이 신축되면 후에 행하여지는 토지저당권에 기한 경매에서 매각대금이 건물이 없는 경우보다 하락하는 것이 대부분일지 모르나, 그 신축행위가 위와 같이 위법하지 아니한 이상 저당권자가 방해배제청구권을 가질 수는 없다. 나아가 그것은 저당권자가 애초부터 예기하였거나 적어도 예기할 수 있었던 바의 사정이기도 하다. 또 그것만을 이유로 방해배제청구를 인정한다면, 이는 저당토지소유자의 법적 지위를 부당하게 약화시키는 것으로서 납득하기 어렵다. 이상은 저당권을 양수한 사람에 있어서도 다를 바 없다. 4) 나대지에 저당권이 설정된 후 그 토지 위에 건물이 신축된 경우에는 민법 제366조에서 정하는 법정지상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그 경우 건물의 신축으로 생길 수 있는 저당권자의 불이익에 대처하기 위하여 민법은 제365조에서 일괄경매청구권을 구정하고 있다. 그 법문은 “토지를 목적으로 저당권을 설정한 후 그 설정자가 그 토지에 건물을 축조한 때”를 그 요건으로 규정한다(한편 토지저당권 설정 후에 건물이 축조되었으면 그 축조자가 누구인지를 불문하고 일괄경매를 인정하는 2004년 개정 후의 일본민법 제389조에 대하여는 梁彰洙, 「最近 日本의 擔保物權法 改正」, 同, 民法硏究, 제8권(2005), 192면 이하, 특히 198면 이하 참조). 그런데 위 규정의 취지에 대하여 大決 94.1.24, 93마1736(공보 788); 大決 99.4.20, 99마146(공보 하, 1235); 大決 2001.6.13, 2001마1632(공보 하, 1678); 大判 2003.4.11, 2003다3850(공보 상, 1178) 등은, 한편으로 저당권자에게 저당토지상의 건물의 존재로 인하여 생기게 되는 경매의 어려움을 해소하려는 것, 다른 한편으로 “후에 저당권의 실행으로 토지가 제3자에게 경락될 경우에 건물을 철거하여야 한다면 사회경제적으로 현저한 불이익이 생기게 되어 이를 방지할 필요”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파악한다. 이러한 취지를 살리기 위하여 대법원은 일괄경매청구의 요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위 규정을 해석하여 왔다. 예를 들어 大決 98.4.28, 97마2935(공보 상, 1481)는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의 소유자가 이들에 대하여 공동저당권을 설정한 후 건물을 철거하고 그 토지 상에 새로이 건물을 축조하여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건물이 없는 나대지 상에 저당권을 설정한 후 그 설정자가 건물을 축조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저당권자는 민법 제365조에 의하여 그 토지와 신축 건물의 일괄경매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고, 大判 2003.4. 11, 2003다3850(공보 상, 1178)은, 저당권설정자로부터 저당토지에 대한 용익권을 설정받은 자가 건물을 축조하였어도 그 후 저당권설정자가 그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것을 인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특히 후자의 판결에 비추어 보면, 저당권설정자 자신뿐만 아니라 저당토지의 제3취득자, 나아가 저당권설정자로부터 저당 토지의 용익권능을 취득한 사람이 건물을 축조하여 소유하는 경우에도 일괄경매를 인정하는 것은 그리 먼 걸음은 아니다. 일본에서는 앞서 본 개정이 있기 전 일본민법 제389조의 해석에 있어서 그 요건은 크게 완화되어, 토지저당권 실행 당시 건물이 저당토지상에 존재하는 것 및 저당토지에 대한 임의경매로 토지를 경락받은 사람에 대항할 수 있는 당해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토지이용권이 존재하지 않는 것의 두 요건이 충족되면 토지저당권자는 일괄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고 이해되고 있다(우선 新版 注釋民法(9)(1998), 595면 이하(生熊長幸 집필) 및 동소 인용의 문헌 참조). 우리나라에서도 “저당권설정자와 건물신축자의 사이에 특수한 관계가 있어서 양자를 동일시할 수 있는 경우 등 개별적인 사정에 따라서는 제3자가 건물한 건물에 대하여도 일괄경매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고, 또한 경매신청시에 토지·건물이 동일한 소유자에 속하고 있어야 한다는 요건 등을 완화하여 해석함으로써 일괄경매의 범위를 확대하는 쪽으로 그 요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유력하게 주장되고 있다(李均龍, 司法論集 32집(2001), 41면 이하 참조). 돌이켜 이 사건의 사안은 여기서 말하는 ‘저당권설정자와 건물신축자를 동일시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전형적인 경우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토지저당권자는 저당토지와 그 지상의 건물에 대하여 일괄경매를 신청함으로써 건물의 존재로 인한 저당권 실행상의 불이익을 회피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5) 한편 우리나라의 금융실무에서 나대지를 담보로 취득할 때에 저당권 외에 지상권도 설정받는 일이 흔히 행한 것은 후에 나대지 위에 건물이 신축되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대법원도 大決 2004.3.29, 2003마1753(공보 상, 781)에서 “토지에 관하여 저당권을 취득함과 아울러 그 저당권의 담보가치를 확보하기 위하여 지상권을 취득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지상권은 저당권이 실행될 때까지 제3자가 용익권을 취득하거나 목적 토지의 담보가치를 하락시키는 침해행위를 하는 것을 배제함으로써 저당 부동산의 담보가치를 확보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라고 설시하고 있다. 6) 그러나 저당권설정자에게 객관적으로 저당목적물의 용익권이 있다고 하여도 예를 들어 그 권능이 저당권의 실현을 방해할 목적으로 행사된다면 이를 쉽사리 허용할 것은 아니다. 이는 가령 제3자의 채권침해의 문제와 관련하여 害意 의 유무 등 주관적 비난가능성의 정도에 좇아 채권침해행위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것과 같은 관점에서 설명될 수 있다. 그리하여 대상판결이 나오기 전에 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의 문제를 추상적 법리의 차원에서 다룬 大判 2005.4.29, 2005다3243(공보 상, 837)이 그 요건에 관하여 “저당부동산에 대한 점유가 저당부동산의 본래의 용법에 따른 사용·수익의 범위를 초과하여 그 교환가치를 감소시키거나, 점유자에게 저당권의 실현을 방해하기 위하여 점유를 개시하였다는 점이 인정되는 등, 그 점유로 인하여 정상적인 점유가 있는 경우의 경락가격과 비교하여 그 가격이 하락하거나 경매절차가 진행되지 않는 등 저당권의 실현이 곤란하게 될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저당권의 침해가 인정될 수 있다”고 설시한 것은 그나마 수긍하지 못할 것도 아니었다. 비록 위의 뒷부분에서 객관적으로 ‘저당권의 실현이 곤란하게 될 사정이 있는 경우’만을 그 기준으로 내세운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일본의 最判 2005(平 17).3.10(民集 59-2, 356)도, 소유자로부터 점유권원을 설정받아 저당부동산을 점유하는 사람이라도 “그 점유권원의 설정이 저당권설정등기 후에 이루어진 것이고, 그 설정에 저당권의 실행으로서의 경매절차를 방해할 목적이 인정되며, 그 점유에 의하여 저당부동산의 교환가치의 실현이 저해되어 저당권자의 우선변제청구권의 행사가 곤란하게 되는 상태가 있는 경우”에는 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가 인정된다고 판시한 것도 이러한 입장에 선 것이라고 하겠다(구체적으로는 그 사안에서 그러한 목적을 인정하여 방해배제청구를 인용하고 있다). 7) 한편 원심판결은 일단 경매목적물에 대한 압류가 이루어지면 처분행위가 금지되는데 경매목적물의 가격을 감소시키는 사실적 처분행위에 대하여는 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로써 이를 막을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채무자 또는 경매목적물의 점유자로서는 경매의 목적에 위반되거나 경매목적물의 가치를 감소시키는 사실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는 일종의 부작위의무를 부담하고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채무자나 부동산의 점유자가 그러한 의무를 무시하고 위반행위를 하게 되면 저당권자로서는 저당권에 근거한 방해배제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민사집행법은 “압류는 부동산에 대한 채무자의 관리·이용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제83조 제2항. 이 규정에 상응하는 일본의 민사집행법 제46조 제2항에 대한 설명으로 中野貞一郞, 民事執行法, 新訂四版(2000), 363면 이하 및 378면 註 8 참조. 예를 들면 임차권이 이미 설정되어 있는 목적물에 대하여 우리 민법 제639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등에서와 같이 갱신거절이 제한을 받는 경우에는 압류 후라도 법정갱신을 포함하여 계약갱신이 허용된다고 한다). 이 사건에서는 압류시는 물론이고 그 저당권 설정 전부터 이미 문제의 건축이 행하여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압류 전후로 그 건축공사의 내용이 변경된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물론 경매개시결정 후에 경매법원은 「침해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민사집행법 제83조 제3항)」나 「부동산의 가격을 현저히 감소시키거나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의 금지조치(민사집행규칙 제44조 제1항)」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압류 전부터 행하여지고 있던 위와 같은 「채무자의 관리·이용」을 제한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2006-08-07
공동피고인의 공판정자백의 증거능력
法律新聞 1620호 법률신문사 共同被告人의 公判廷自白의 證據能力 일자:1985.6.25 번호:85도691 白亨球 변호사 ============ 16면 ============ 一. 判決의 內容 1. 事案의 槪要 被告人 A는 被告人 B로부터 2차에 걸쳐 도합 70만원의 賂物을 交付받았다는 公訴事實로 起訴되었고 被告人 B는 被告人 A에게 2차에 걸쳐 70만원의 賂物을 交付하였다는 公訴事實로 起訴되었다. 被告人 A는 1審法廷과 2審法廷에서 賂物授受의 公訴事實을 否認하였으나 被告 A와 倂合審理를 받은 共同被告人 B는 1審法廷과 2審法廷에서 賂物供與의 公訴事實을 自白하였다. 原審法源인 大邱地方法院抗訴部는 被告人 A의 公訴事實을 有罪로 인정할 證據가 없다는 理由로 無罪를 宣告하였으나 大法院은 檢事의 上告理由를 받아들여 共同被告人 B의 法廷自白의 證據能力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判示하면서 原判決을 破棄하고 事件을 原審法源으로 還送하였다. 2. 判例의 要旨 「共同被告人의 法廷自白은 이에 대한 被告人의 反對訊問權이 保障되어 있어 證人으로 訊問한 경우와 다를 바 없으므로 獨立한 證據能力이 있다」는 것이 大法院判例의 要旨이다(法院公報 제758호 1088面에서 引用). 이는 大法院判例의 確立된 見解로서 ① 大法院判決 1963년7월25일 선고, 63도185호 사건 ② 大法院判決 1964년4월21일 선고, 64도98호 사건 ③ 大法院判決 1968년4월16일 선고, 68도177호 사건 ④ 大法院判決 1968년4월16일 선고, 68도231호 사건 ⑤ 大法院判決 1981년2월10일 선고, 80도2722호 사건 등도 同一한 趣旨의 大法院判決이다. 大法院判例에 의하면 共同被告人의 公判廷自白은 다른 共同被告人의 公訴事實에 대하여 無條件 證據能力이 인정된다. 二. 評 釋 1. 學 說 被告人 A, 被告人 B가 同一한 訴訟節次에서 倂合審理를 받고 있는 共同被告人인 경우에 共同被告人 B의 公判廷에서의 自白이 다른 共同被告人 A의 公訴事實에 대하여 證據能力이 있느냐에 관해서는 積極說, 消極說, 折衷說이 대립되고 있다. 積極說은 共同被告人 B의 公判廷에서의 自白을 다른 共同被告人 A의 公訴事實을 有罪로 인정하는 證據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견해로서 共同被告人은 公判審理節次에서 다른 共同被告人에 대하여 反對訊問權이 保障되어있다는 점을 論據로 들고 있다. 積極說에 의하면 共同被告人의 辯論을 分離할 必要가 없다. 大法院判例는 積極說을 취하고 있으며 日本最高裁判所의 判例도 마찬가지이다. 消極說은 共同被告人 A의 公訴事實에 대하여 다른 共同被告人 B의 法廷自白은 證據能力이 없다는 見解로서 共同被告人에 대한 反對訊問權이 法律上 保障되어 있지 않다는 점과 共同被告人의 公判廷自白은 宣誓에 의해서 그 眞實性이 擔保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論據로 내세우고 있다. 消極說에 의하면 共同被告人 B의 法廷自白을 다른 共同被告人 A의 公訴事實을 有罪로 인정하는 證據로 使用하기 위해서는 辯論을 分離하여 被告人 B를 證人訊問節次에 의해서 訊問하여야 한다. 이 경우 被告人 B는 被告人 A에 대한 證人으로 된다. 日本學界에서는 消極說이 有力하다. 折衷說은 公判廷에서 自白한 共同被告人 B에 대하여 다른 共同被告人 B가 실제로(사실상) 充分히 反對訊問을 한 경우에 限해서 共同被告人 B의 法廷自白이 共同被告人 A의 公訴事實에 대하여 證據能力이 있다는 見解로서 折衷說에 의하면 辯論의 分離를 要하지 아니한다. 2. 判例批判 大法院判例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 의문이 제기된다. 첫째로 共同被告人에 대한 反對訊問權이 保障되어 있다는 점에 의문이 제기된다. 檢察側證人에 대하여 被告人의 反對訊問權이 保障되어 있음은 刑事訴訟法 第161條의2에 의해서 明白하다. 그러나 共同被告人의 다른 共同被告人에 대한 反對訊問權을 保障하는 規定은 現行憲法이나 現行刑事訴訟法에서 찾아 볼 수 없다. 刑事訴訟法 第287條는 檢事, 辯護人, 裁判長 또는 合議部員의 被告人訊問權에 관해서 규정하고 있을 뿐 共同被告人의 다른 共同被告人에 대한 反對訊問權에 관해서는 規定하고 있지 않다. 日本刑事訴訟法 第311條 第3項은 共同被告人 또는 그 辯護人은 裁判長에게 告하고 被告人의 供述을 求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現行刑事訴訟法에는 그러한 規定조차 없다. 實務上으로는 刑事法廷에서 共同被告人의 다른 共同被告人에 대한 反對訊問이 행하여지고 있으나 實務上으로 共同被告人에 대한 反對訊問이 행하여지고 있다는 것과 共同被告人에 대한 反對訊問權이 法的으로 保障되어 있다는 것과는 明白히 구별하여야 한다. 다시말해서 實務上으로 刑事法廷에서 共同被告人에 대한 反對訊問이 事實上 행하여지고 있다고 해서 被告人의 共同被告人에 대한 反對訊問權이 法的으로 保障되어 있다고 할 수 없다. 實務와 法的制度는 이를 구별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共同被告人에 대한 被告人의 反對訊問權이 保障되어 있으므로 共同被告人의 自白은 獨立한 證據能力이 있다」는 判決理由에 대해서는 그 理論的 合理性에 의문이 제기된다. 둘째로 共同被告人이 다른 共同被告人에 대해서 反對訊問을 하는 경우는 그 共同被告人을 證人으로 訊問하는 경우와 다를바 없다는 判決理由에 대해서도 疑問이 제기된다. 共同被告人으로서의 陳述은 宣誓에 의해서 그 陳述의 眞實性이 擔保되지 않음에 대해서 共同被告人에 대한 辯論을 分離하여 證人으로 訊問하는 경우에는 宣誓에 의해서 그 陳述의 眞實性이 어느 정도 擔保되므로 共同被告人에 대한 反對訊問의 경우와 그 共同被告人을 證人으로 訊問하는 경우는 다르다고 이해하여야 한다. 證人宣誓의 有無에 따라 陳述의 內容이 달라지는 경우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消極說에 대한 批判 消極說은 現行法上 被告人의 共同被告人에 대한 反對訊問權이 保障되어 있지 않다는 점과 그 自白의 眞實性이 宣誓에 의해서 擔保되지 아니 하였다는 點을 論據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는 合理性이 있다. 그러나 消極說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批判이 可能하다. 첫째로 共同被告人의 法廷自白의 證據能力을 全的으로 否定하는 것은 不合理하다고 본다. 共同被告人의 公判廷에서의 自白은 法官의 面前에서 행하여진 任意의 陳述이며 그 自白은 그 共同被告人 自身에 대하여 決定的으로 不利한 證據로 使用되므로 共同被告人의 法廷自白은 다른 共同被告人의 公訴事實에 대하여 原則的으로 證據能力이 있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예컨대 共犯으로 公訴提起된 A와 B가 公判廷에서 모두 公訴事實을 순순히 自白하는 경우에는 그 共同被告人의 各自白은 다른 共同被告人의 公訴事實에 대하여 證據能力이 있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共犯關係에 있는 共同被告人이 公判廷에서 모두 自白하는 경우에 共同被告人의 自白은 다른 共同被告人의 自白에 대하여 補强證據로 된다는 것은 通說이며 判例의 태도이다. 共同被告人의 自白에 대하여 補强證據로 된다는 것은 그 自白의 證據能力이 있음을 前提로 한다. 證據能力이 없는 自白은 補强證據로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消極說에 의하면 위와 같은 경우에도 共同被告人 A, B의 辯論을 分離하여 證人訊問節次에 의하여 訊問하여야 한다는 結論에 도달한다. 그러나 이러한 結論은 明白히 不合理하다. 둘째로 消極說에 대해서는 辯論의 分離라는 節次形式의 差異에 의하여 自白의 證據能力 有無가 左右된다는 점에 疑問이 제기된다. 뿐만 아니라 陳述拒否權의 主體이며 訴訟의 主體인 被告人에 대해서 僞證의 刑罰이라는 心理的 制裁下에 證人으로 訊問한다는 것은 被告人의 當事者的 地位에 反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共同被告人의 法廷自白의 證據能力을 全的으로 否定하는 消極說에 대해서는 그 理論的 合理性을 인정할 수 없다. 4. 結 論 共同被告人이 公判廷에서 모두 自白하는 경우에는 그 共同被告人의 法廷自白은 다른 共同被告人의 公訴事實에 관하여 無條件 證據能力이 인정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이 경우 共同被告人을 證人으로 訊問할 必要가 없음은 물론 다른 共同被告人에 대해서 反對訊問의 機會를 줄 必要도 없다. 誤判의 危險性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共同被告人 A, B 중 A는 公訴事實을 否認하고 B는 公判廷에서 公訴事實을 自白하는 경우에는 共同被告人 A 또는 그 辯護人이 共同被告人 B에 대해서 事實上 充分히 反對訊問을 한 때에 限하여 共同被告人 B의 法廷自白은 共同被告人 A의 公訴事實에 대하여 證據能力이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경우에는 公訴事實을 否認하는 被告人 A에게 共同被告人 B에 대한 反對訊問의 機會를 주는 것이 有罪認定의 合理性 내지 誤判의 防止라는 견지에서 合理的이라고 본다. 예컨대 共同被告人 A는 賂物授受罪로 拘束起訴되고 共同被告人 B는 賂物供與罪로 不拘束起訴된 경우 共同被告人 B는 實刑宣告의 危險이 적으므로 虛僞自白의 可能性을 全的으로 排除할 수 없다. 따라서 共同被告人 A가 公判廷에서 賂物授受의 公訴事實을 否認하는 경우에는 賂物供與의 公訴事實을 自白하는 共同被告人 B에 대하여 反對訊問의 機會를 주어야 한다. 이 경우 共同被告人 A의 反對訊問은 共同被告人 B의 公判廷自白의 證明力을 탄핵하기 위해서 요청된다. 여기서 문제되는 것은 共同被告人 A의 反對訊問에 대해서 共同被告人 B가 陳述拒否權을 行使한 경우 共同被告人 B의 法廷自白이 共同被告人 A의 公訴事實에 대하여 證據能力이 있는가 여부이다. 이에 관해서는 共同被告人 A에게 反對訊問의 機會가 부여되었으므로 그 自白의 證據能力을 인정하여야 하며 그 自白의 證明力(信憑性) 有無를 法官의 判斷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見解가 있으나, 이 경우에는 共同被告人 A가 共同被告人 B에 대하여 事實上 反對訊問을 하지 못하였으므로 共同被告人 B의 公判廷自白은 共同被告人 A의 公訴事實에 대하여 證據能力이 없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따라서 共同被告人의 法廷自白의 證據能力에 관해서는 折衷說이 타당하다고 본다(拙著 刑事訴訟法講義 增補版 558내지 560面 참조). 
1986-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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