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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책임자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위반과 중대산업재해 사이의 인과관계 문제
이정훈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 임인영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대상판결은 중대재해처벌법위반 사건에 관한 첫 판결로 다단계적 인과관계 법리를 적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인과관계의 존재를 규범적으로 넓게 해석하는 것은 자칫 수범자에게 결과책임을 지울 위험이 있다. 의무위반행위가 결과발생에 기여한 내용이나 과정을 구체적으로 논증하지 않은 채, 위반행위의 중대성만으로 인과관계를 인정한 결과 책임주의원칙에서 벗어난 듯한 아쉬움이 있다. 1. 사안 A사는 ○○병원 증축공사를 시공하는 회사인데, 위 공사 중 일부를 B사에 도급하였다. 이 사건 중대산업재해는 B사에 소속된 근로자인 망인이 공사현장에서 건축자재를 설치하는 작업을 하던 중 16.5m 바닥 아래로 추락하여 사망한 사안이다. 이 사건 중대산업재해 당시 A사의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 등이 적절한 작업계획을 작성하지 않았고, 추락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 난간이 작업편의를 위하여 해체되고, 추락 방호망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으며, 망인에게 안전대가 지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실행되었다. A사의 경영책임자인 피고인이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 제1항 제1호에 정한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중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위반한 사실은 인정되었다. 즉, 피고인은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 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업무 절차와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이 해당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는지 평가하는 기준을 전혀 마련하지 아니 하였고(시행령 제4조 제3호와 같은 조 제5호 나목 의무위반),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경우를 대비하여 작업중지, 근로자 대피, 위험요인 제거 등 대응 조치에 관한 매뉴얼을 마련하지 아니한 상태였다(시행령 제8호 가목 의무위반). 2. 쟁점 및 대상판결의 요지 책임주의원칙상 중대재해처벌법위반의 형사책임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경영책임자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위반과 중대산업재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존재하여야 한다. 사안에서 위와 같은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는데, 대상판결은 피고인이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위반함으로써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으로 하여금 산업안전보건법에 정한 의무를 위반하게 하였고, 그 결과 망인으로 하여금 이 사건 사고를 당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판단함으로써 인과관계의 존재를 인정하였다. 3. 검토 및 전망 현행 중대재해처벌법령에 정한 경영책임자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는 매우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관리의무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례에서 그와 같은 관리의무 불이행과 중대산업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예컨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1호에 정한 대로 안전·보건에 관한 목표와 경영방침을 설정하였다고 하여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상, 해당 의무를 위반하였기 때문에 구체적인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대상판결에서 인정한 것처럼 경영책임자가 유해·위험 요인을 확인하고 개선하는 업무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나 관리감독자를 평가하는 업무를 게을리하면 해당 사업장에서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는 그 법적 성격이 결과범이므로 해당 의무위반과 결과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더구나 특정한 행위를 하지 아니하는 부작위가 형법적으로 부작위로서의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보호법익의 주체에게 해당 구성요건적 결과발생의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행위자가 구성요건의 실현을 회피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행위를 현실적·물리적으로 행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아니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함이 원칙이다. 그런데 경영책임자가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하여 이를 곧바로 중대산업재해의 발생을 회피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조치들을 현실적·물리적으로 행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은 경우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대상판결도 경영책임자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해당 사업장에서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커졌고, 그 위험이 현실화되어 중대사업재해가 발생하였다고만 하여 곧바로 그 의무위반과 중대산업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다만,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인과관계 인정의 어려움을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위반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 및 보건 조치의무 위반을 매개로 중대산업재해 발생에 기여한다고 봄으로써 해결하였다. 대상판결의 논리구조는 다음과 같다. ① 피고인이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게을리하여 ㉮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 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업무 절차와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이 해당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는지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하지 아니 하였고, ㉯ 사업장에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경우를 대비하여 작업중지, 근로자 대피, 위험요인 제거 등 대응 조치에 관한 매뉴얼을 마련하지 아니하였다. ② 피고인은 위와 같은 의무해태로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으로 하여금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위반하여 ㉮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게 함에 따라 안전대의 지급 및 부착설비가 설치되지 못하도록 하였고, ㉯ 안전난간을 해체하여 작업이 이루어짐에도 안전대가 지급되지 않았고, 안전대를 연결할 수 있는 부착설비도 설치되지 않아 언제든지 추락에 의한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급박한 위험이 있음에도 작업을 중지하거나 즉시 추락위험을 제거하도록 하지 못하였다. ③ 그 결과 피고인은 망인으로 하여금 이 사건 사고를 당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위와 같은 대상판결의 논리에는 다음과 같은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첫째, 경영책임자의 안전확보의무 위반을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의 의무위반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한 점이다. 사안에서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 등이 경영책임자의 의무위반과 무관하게 적절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추락사고 방지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경영책임자가 대상판결에서 판시하는 의무를 이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 등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정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 둘째, 경영책임자가 그 의무를 게을리하였기 때문에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가 쉽게 자신의 의무를 게을리할 수 있었다는 막연한 사유로 규범적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 중대산업재해라는 결과책임을 경영책임자에게 지우는 것은 종래의 상당인과관계를 지나치게 확장하여 위험하다는 점이다. 더욱이 경영책임자의 의무해태와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의 의무해태가 경합하여 발생한 재해로 보아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편의적이고, 법체계에도 맞지 않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 위반은 그 자체로 처벌의 대상이 되고, 중대산업재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결과적 가중범으로 처벌된다. 그런데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위반은 자체로는 처벌의 대상이 아니고 중대산업재해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처벌된다. 나아가 경영책임자는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 등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의 공범이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의 정범으로 처벌되므로 정범의 요건이 인정되어야 한다. 셋째, 만약 대상판결처럼 경영책임자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위반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결과발생에 기여하였는지를 확인하지 아니한다면, 사실상 경영책임자의 의무위반과 중대산업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요구하지 아니하고 결과책임을 지우는 것과 같다는 점이다. 이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형벌을 가하는 것이 되어 책임주의원칙에 반한다. 대상판결은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 사건에 관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대상판결은 형사처벌에 필요한 인과관계와 관련하여 다단계적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판시하였다고 볼 수 있어, 향후 중대재해처벌법 사건에서 일반적 판례로 정립될 것인지 그 추이가 주목된다. 이정훈·임인영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안전보건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재해
이정훈·임인영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2023-05-31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무상 수입물품에 대한 실질과세 원칙의 적용
Ⅰ. 서론 대법원은 2003. 사업자등록명의를 대여해 준 형식상 수입신고 명의인이 관세납부의무자인 ‘물품을 수입한 화주’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면서 관세법에도 실질과세 원칙이 적용된다고 판시한 이래(대판 2003. 4. 11. 2002두8442), 실질과세 원칙을 명문으로 규정하지 않은 관세법에도 동 원칙이 적용됨을 거듭 밝혀왔다(대판 2010. 4. 15. 2009두21260, 2016. 9. 30. 2015두58591 등). 실질과세 원칙이 헌법상 기본이념인 평등의 원칙을 조세법률관계에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대판 2012. 1. 19. 2008두8499) 조세법률관계의 일종인 관세법률관계에도 적용됨은 당연하다. 최근 대법원은 관세의 과세표준인 수입물품의 가격에 실질과세 원칙을 적용하여 과세가격을 재구성한 판결(대판 2022. 11. 17. 2018두47714. 이하 ‘대상판결’)을 선고하였는바, 이를 살펴본다. 이하 필자의 사견임을 밝힌다. 대상판결은 실질과세 원칙을 관세법상 과세표준인 수입물품의 가격 결정에 적용한 많지 않은 판결 중 하나로서 그 의의가 있으나, 본건 물품의 무상계약으로서의 실질을 고려하지 않고 특약의 이행에 따른 사후적 결과만을 중시함으로써, 대법원이 그간 거듭 밝혀 온 납세의무자가 선택한 법률관계를 존중한다는 실질과세 원칙의 적용 기준에 벗어난 판시를 한 아쉬움이 있다. Ⅱ. 사실관계 및 소송의 경과 1. 사실관계 의약품 원료 등을 수입하여 의약품을 제조·판매하는 원고는 2004년 일본법인 A사와 효소계 원료의약품에 관한 독점구매계약(이하 ‘본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연간 기준물량 이상을 구매하면 구입물량의 일정비율을 ‘무료샘플(Free Sample)’로 무상제공 받는 특약(이하 ‘본건 특약’. 원고는 그 후 4차에 걸쳐 무료샘플 제공 수량을 변경하는 내용으로 본건 특약을 갱신하였다.)을 하고, 2014년 무상제공 받은 원료의약품(이하 ‘본건 물품’)에 관하여 임의의 가격인 5000엔/BU(Billion Unit)을 수입신고가격으로 하여 수입신고를 하였다. 피고는 2015년 원고에 대한 관세조사 후 본건 물품이 무상 수입물품으로서 관세법 제30조 제1항의 ‘우리나라로 수출하기 위하여 판매되는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위 수입신고가격을 부인하고, 동법 제31조에 따라 유상구매한 원료의약품의 거래가격을 과세가격으로 하여 원고에 대하여 관세 등 합계 1억8291만4840원을 경정, 고지하였다(이하 ‘본건 과세처분’). 원고는, 본건 계약이 1년 단위로 잠정적인 기본가격을 설정하고 일정 수량 이상을 구입한 경우 사후적으로 할인물량을 추가 공급함으로써 최종 가격이 결정되는 연간 구매계약이고, 본건 특약은 ‘가격조정약관’으로서 ‘수량할인’을 규정한 것으로서, 본건 물품의 실제지급가격은 유상구매물량의 대가인 ‘총 지급액’을 유상구매물량과 무상제공물량(본건 물품)을 합한 ‘총 구매물량’으로 나눈 금액을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본건 과세처분에 불복하였다. 2. 원심판결(서울고판 2018. 5. 11. 2017누82446)의 요지 세계관세기구 관세평가기술위원회 예해 4.1이 규정하는 가격조정약관은, 수입물품의 가격결정 요소인 생산소요비용 등이 사후 변경되어 ‘수입물품의 대가’가 변경되는 경우로서 과세가격의 임의적인 변경을 방지하기 위해 수입 전에 계약상 그 취지가 명시되어 있어야 하는데, 본건 계약상 유상물품의 ‘기본가격(Base Price)’은 한화로 정하고‘실제가격(actual price)’은 기본가격에 발주 당시 환율을 적용한 일본 엔화로 계산하기로 약정하였을 뿐 기본가격이 구입물량에 따라 조정 가능함을 약정하지 않은 점, 그에 따라 유상 수입물품의 실제가격이 수입신고 되었을 뿐 가격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원고는 본건 물품의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임의의 가격인 5000엔을 거래가격으로 수입신고한 점, 본건 물품의 무상제공으로 총 지급액이 낮아지더라도 이는 본건 특약에 따른 결과일 뿐인 점 등을 고려할 때 본건 특약은 가격조정약관에 해당하지 않는다. 세계관세기구 관세평가기술위원회 권고의견 15.1에 의하면 수량할인은 판매자가 기준연도 동안의 구매수량에 따라 물품가격에서 공제하기로 허용한 금액으로 고정가격표에 따라 물품가격을 책정한다는 사실이 입증되는 경우에만 인정되는데, 본건 특약상 무료샘플 수량을 제외한 연간 구매수량을 기준으로 무료샘플 제공 수량을 정한 점, 본건 계약상 실제가격이 발주 당시 환율로 계산한 일본 엔화로 확정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본건 특약이 수량할인을 규정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이에 더하여 본건 특약이 본건 물품을 ‘무료샘플’로 표현하여 당사자 간 무상제공에 관하여 합의한 것으로 보이는 점, 본건 계약 무렵 본건 특약에 따라 무료샘플 공급과 선택적·병행적으로 판매사원들에게 무상 일본관광이 제공된 점 등을 보면, 본건 물품을 무상 수입물품으로 보고 관세법 제31조에 따라 동종·동질물품인 유상 구매물품의 수입신고가격으로 과세가격을 결정한 본건 과세처분은 적법하다. 3. 대상판결의 요지 본건 특약은 연간 구매수량이 1688 BU 미만인 경우 연간 구매수량의 10% 또는 11%, 그 이상인 경우 구간별로 더 큰 비율로 추가 공급함을 규정하여 반드시 일정 비율의 물품이 추가 공급됨을 예정하고 있어 본건 계약은 원고 주장과 같은 실제지급가격 산정 방식을 내용을 하는 연간 구매계약에 해당하고, 추가공급 물품이 연간 구매수량의 10% 이상으로 적지 않아 본건 물품이 대가 없이 공급된 무상 수입물품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심판결에는 무상성, 실질과세 원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Ⅲ. 평석 1. 관세법상 무상 수입물품에 대한 과세가격 결정방법 관세의 과세표준은 수입물품의 가격 또는 수량으로 하고(관세법 제15조),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은 우리나라에 수출하기 위하여 판매되는 물품에 대하여 구매자가 실제로 지급하여야 할 가격에 구매자가 부담하는 수수료 등을 더하여 조정한 거래가격으로 한다(동법 제30조). 무상 수입물품은 우리나라에 수출하기 위하여 판매되는 물품에 포함되지 않는바(동법 시행령 제17조 제1호), ‘판매(sell)’는 대가를 지급하는 유상계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상 수입물품은 과세가격 결정의 원칙을 규정한 관세법 제30조가 아닌 동법 제31조부터 제35조까지에서 규정한 과세가격 결정방법을 순차적으로 적용하여 과세가격을 결정한다. 2. 본건 계약의 실질 내용 국세기본법 제14조 제2항은 “세법 중 과세표준의 계산에 관한 규정은 소득, 수익, 재산,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이나 형식과 관계없이 그 실질 내용에 따라 적용한다”고 규정하는바, 관세법 중 ‘과세표준의 계산에 관한 규정’인 동법 제30조 이하의 규정, 특히 무상 수입물품인지 여부가 쟁점인 본건과 관련하여 동법 제30조, 동법 시행령 제17조 제1호의 규정은 본건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관계없이 본건 계약의 실질 내용에 따라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은 실질과세 원칙의 적용 기준과 관련하여, 납세의무자가 경제활동을 함에 있어서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법률관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므로 그것이 가장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과세관청으로서는 납세의무자가 선택한 법률관계를 존중하여야 함을 거듭 밝혀 왔는바[대판 1991. 5. 14. 90누 3207, 2009. 4. 9. 2007두26629, 2012. 1. 19. 2008두8499(전합) 등],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대상판결처럼 실질과세 원칙의 적용에 따라 납세자에게 유리한 결과가 될 수 있는 본건에서도 달리 볼 이유는 없으므로 위 판결 취지가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본건 특약상 본건 물품은 ‘무료샘플’로서 원고가 이에 대하여 별도의 대가도 지급하지 않았는바, 본건 특약이 형식상 무상 수입물품에 관하여 규정한 것임은 다툼의 여지가 있기 어렵다. 원심판결이 인정한 앞서 본 사실관계에 더하여 원고가 본건 계약 당시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무상 수입물품에 대한 관세 부과 쟁점을 제외하고는, 원심판결처럼 본건 물품을 무상으로 보 든 대상판결처럼 유상으로 보든 원고의 총 지급액은 차이가 없어 원고가 달성하고자 하는 경제적 목적이 동일한 점을 고려할 때, 본건 계약 내지 특약의 실질 내용 역시 본건 물품을 무상제공하는 법률관계임이 명백하다 할 것이다. 아울러 의료법과 약사법은 2010. 경 부당한 경제적 이익 등을 제공한 의약품공급자와 더불어 이를 받은 의료인 등까지 처벌하도록 한 ‘리베이트 쌍벌제’를 시행하면서도 ‘견본품 제공’ 등에 대하여는 예외를 인정하였고(의료법 제23조의5, 제88조, 약사법 제47조, 제94조), 본건 무렵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제약기업에 의한 천문학적 액수의 무료샘플 제공이 이루어졌는바, “무료샘플藥, 결국은 약가부담 가중 ‘부메랑’”, 약업신문 2014. 4. 24.자 참조. 무료샘플의 제공이 제약업계의 오랜 관행임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지 아니하는 한편, 원고가 선택하였음이 명백한 본건 물품을 무상제공하는 법률관계를 부인하면서 본건 특약의 이행에 따른 사후적 결과만을 중시하는 판단을 하였는바, 이는 대법원이 그간 거듭 천명해 온 납세의무자가 선택한 법률관계를 존중하여야 한다는 실질과세 원칙의 법리에 반하는 판단으로 보여진다. 3. 본건 물품의 과세가격 결정 위와 같이 본건 계약은 형식으로나 실질 내용으로나 본건 물품을 무상제공하는 법률관계임이 명백하므로,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바와 같이 가격조정약관 또는 수량할인의 법리를 적용하여 본건 물품을 유상물품이라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따라서 관세법 제31조에 따라 동종·동질물품인, 본건 계약에 따라 공급된 유상물품의 거래가격을 기초로 과세가격을 정하여 한 본건 과세처분은 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Ⅳ. 결론 헌법상 기본이념인 평등의 원칙은 관세법률관계에서도 구현되어야 하므로 관세법에 명문 규정이 없더라도 실질과세 원칙이 적용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대상판결은 실질과세 원칙을 관세법상 과세표준인 수입물품의 가격 결정에 적용한 많지 않은 판결 중 하나로서 그 의의가 있으나, 본건 계약의 문언 및 이행 과정 등에서 드러난 본건 물품의 무상제공 계약으로서의 실질을 고려하지 않고 본건 특약의 이행에 따른 사후적 결과만을 중시함으로써, 대법원이 그간 거듭 밝혀 온 납세의무자가 선택한 법률관계를 존중한다는 실질과세 원칙의 적용 기준에 벗어난 판시를 한 아쉬움이 있다. 이상욱 법무담당관(관세청·변호사)
수입
관세
무료샘플
실질과세
이상욱 법무담당관(관세청·변호사)
2023-05-21
형사일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절도)죄에 대한 누범가중
Ⅰ. 사실관계 피고인은 1996년 3월 28일 절도죄 등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08년 6월 2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위반(절도)죄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2011년 10월 28일 특가법위반(절도)죄 등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아 2018년 8월 14일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하였다. 피고인은 2019년 5월 16일 00:30경 한 마트 야외 천막행사장에서, 피해자 A, B가 영업을 마치고 퇴근하여 관리가 소홀한 틈을 이용하여 행사장 천막을 젖히고 안으로 침입하여 그곳에 있는 A, B 소유의 물건들을 절취하였으며, 그 해 5월 18일에는 피해자 C의 집에 이르러 재물을 절취할 생각으로 시정되지 않은 현관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가 C의 주거에 침입하여 방 안에 보관 중인 C 소유의 현금 1200만 원을 절취하였고, 그때부터 그 해 6월 17일까지 사이에 위와 같은 방법으로 9회에 걸쳐 타인의 재물을 절취하거나, 절취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Ⅱ. 소송의 경과 1. 제1심과 제2심 제1심(의정부지방법원 2019. 8. 29. 선고 2019고단2688 판결)에서는 피고인의 행위에 대하여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를 적용하여 법정형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에 대하여 누범(형법 제35조)가중('징역 2년 이상 40년 이하')과 경합범(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가중('징역 2년 이상 60년 이하')을 한 후 형법 제42조 단서에 따라 처단형을 '징역 2년 이상 50년 이하'로 산정하였고, 양형기준의 유형-영역에 입각하여 권고형의 범위를 '징역 2년 이상 7년 4월 이하'로 정한 후, 선고형을 '징역 2년'으로 선택하였다. 공소제기된 죄명이 ‘상습절도죄’가 아니어서 제6항이 아닌 제5항이 적용법조가 되었다. 제2심(의정부지방법원 2019. 11. 28. 선고 2019노2555 판결)에서는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다툼은 없고 징역 2년을 선고한 것도 마찬가지이나, 다음과 같은 이유에 토대하여 법리오해의 위법을 인정하여 제1심 판결을 파기하였다.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은 (형법 제8조 단서에서 규정한) '타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누범가중에 관한 특별한 규정'이라고 보아야 한다. 또한 2016년 현행법으로 개정되기 전의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에는 '가중처벌한다'는 문언이 없었던 점과 동조항 각호의 법정형은 이미 누범으로 가중처벌할 것을 예정하여 정해진 것인 점 등을 보태어 보면, 동조항위반죄에 대하여 형법 제35조의 누범규정을 또다시 적용하는 것은 동일한 사유로 법정형을 반복하여 가중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어서 부당하다. 동조항 제1호 위반죄에 대하여는 형법 제35조 소정의 누범가중을 하지 않아야 한다." 2. 대법원판결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는 입법취지가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절도사범에 관한 법정형을 강화하기 위한 데 있고, 조문의 체계가 일정한 구성요건을 규정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적용요건이나 효과도 형법 제35조와 달리 규정되어 있다. 그 규정의 이러한 입법취지, 형식 및 형법 제35조와의 차이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 규정은 형법 제35조(누범) 규정과는 별개로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미수범 포함)를 범하여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그 누범기간 중에 다시 해당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형법보다 무거운 법정형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구성요건을 창설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따라서 그 규정에 정한 형에 다시 형법 제35조의 누범가중한 형기범위 내에서 처단형을 정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이 사건 법률규정이 누범가중에 관한 특별규정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특가법위반(절도) 부분에 대하여 형법 제35조의 누범가중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파기환송판결)." Ⅲ. 사안의 분석 피고인과 검사는 제1심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각각 '양형과중'과 '1. 몰수에 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2. 양형과경'만을 항소이유로 들었고, 본고의 논점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제2심에서는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하여는 따로 언급함이 없이 직권으로 본고의 논점에 관하여 설시하고 있다. 제2심에서는 처단형이 '징역 2년 이상 30년 이하'로 되고 그에 대해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안에서 법원은 파기자판을 통하여 선고형으로 '징역 2년'을 선택한 것 같다. 제1심과 제2심은 모두 처단형-권고형의 하한을 선고형으로 선택한 점에 있어서는 동일하지만 그 법리상 근거는 다르다. 특가법 동조항의 '가중처벌한다'는 문구는 형법 제35조 제2항의 '가중한다'와 같은 의미이고, 동조항 각호의 법정형은 이미 누범가중을 행한 형량이므로 중복하여 가중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제2심의 취지이다. 대법원은 동조항의 법적 성격에 관하여 제2심과 달리 이해하는 논거로 ① 입법취지, ② 조문의 체계, ③ 적용요건이나 효과에 있어서 형법 제35조와의 차이를 들고 있다. ①은 특가법 제1조(목적)에 토대한 본래의 동법 제정취지를 가리키며, ②와 ③은 동법 동조항 본문의 전단(前段)인 '형법 제329조부터…다시 이들 죄를 범하여' 부분의 의미에 관한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 논거이다. 즉 대법원은 전단 요건을 갖춘 사람에 대하여 각호에서 법정형을 구분 규정한 것으로 보고, 그런 사람으로서 누범 요건까지 충족시킨 경우에는 각호의 법정형에 대하여 다시 누범가중을 하여야 한다고 해석하고 있다(창설규정설). 그에 대하여 제2심에서는 일반법규정인 형법상 누범 요건을 갖춘 사람이 그에 더하여 전단 요건까지 갖춘 경우에 관하여 각호에서 법정형을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특별규정설). 이러한 견해의 대립은 동조항 문언을 이해하는 관점의 차이에 기인하는 것으로서 해석론에 입각해서는 시비를 가리기 어렵다. Ⅳ. 죄형균형과 명확성의 요청 1. 돌이켜보면, 2016년 개정 전에는 본법 제5조의4 제1항부터 제4항까지 상습-공동범죄를 규정하고, 제5항에서는 현행법과 같은 형태의 본문 규정을 두면서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형과 같은 형에 처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었던 까닭에 절도죄로 제5항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제1항의 상습절도죄의 형인 '무기 또는 3년 이상(3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였다. 그랬던 것을 2016년 동조항 제1호에서 '2년 이상 20년 이하'로 개정하였다. 현행법은 개정 전 법의 지나친 중형규정을 책임주의 원칙에 입각하여 형벌을 적정하게 조정한 것이다. 오히려 동조항에 명문상 ‘누범’ 문구가 없었다면 창설규정설에 따른 해석이 가능하였을 것이다, 특가법 동조 제6항에서는 '3년 이내에'로 명시하고 있고 제5항에서는 '누범으로'로 규정되어 있는 현재의 입법하에서 제6항 구성요건의 성격에 관하여 대법원은 창설규정설(독립구성요건설)을 택하고 있으며(대판 2006. 4. 28, 2006도1296), 그 제2심(부산지판 2006. 2. 3, 2005노3952)에서는 특별규정설(특별법규정설)을 택하고 있다. 2005년 8월 4일 '사회보호법폐지법률'이 공포-시행되면서 그 날짜로 특가법 동조 제6항이 신설되어 시행되었고, 동조 제1항부터 제5항은 1980년 12월 18일 입법시부터 유지되어 온 규정들이다. 규정 신설시(2005. 8. 4.)부터 지금까지 ‘누범’ 문구가 없는 제6항에 관한 대법원 판지가 누범 문구가 명시되어 있는 제5항에 관해서도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특가법 동조 제1항에 관하여는 2015년 2월 26일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2014헌가16 등)이 있었고 동조 제6항에 관하여는 2015년 11월 26일 위헌결정(2013헌바343)이 있어서 국회는 2016년 1월 6일 두 위헌결정을 수용하고 동조 제3항과 제4항을 제5항 제2호와 제3호로 옮겨 동조 전체를 현행 법문으로 개정하면서 전체적으로 법정형을 조정하였다. 책임주의와 죄형균형의 원칙에 비추어 종전 법정형은 과중하다는 점이 반성적으로 고려된 것이다. 국회의 개정이유를 고려한 새로운 해석이 요구된다. 2. 본법 제5조 제5항의 문언은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는 불명확한 규정이다. 동조항은 '…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그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후 3년 내에 다시 동죄를 범한 경우에는 다음 각호의 형으로 처벌한다'로 개정하여 그 적용요건을 구체화함으로써 규정의 명확성을 기하고 각호의 중한 형이 적용되는 범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본건에 있어서 만일 피고인이 누범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면 본법이 아닌 형법상 절도죄가 적용되어야 하나, 피고인의 2019년 범죄사실은 누범 요건을 갖추고 있으므로 동조항 제1호의 형이 처단형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정영일 명예교수(경희대 로스쿨)
특가법제5조의4
누범가중
절도죄
정영일 명예교수(경희대 로스쿨)
2022-09-22
공정거래
행정사건
시장지배력 남용으로서 약탈적 가격인하와 이윤압착 문제
[사건경위] 1. 사실관계 2000년대 초 인포뱅크가 이동통신 3사의 문자 전송서비스를 이용한 기업메시징서비스를 처음 출시하였고, 이후 수요가 폭증하자, 다른 중소기업들 뿐 아니라 삼성에스디에스, 에스케이브로드밴드, 원고 엘지유플러스(LGU+), 원고 케이티(KT) 등 대기업들도 기업메시징서비스 생산공급자 또는 재판매업자로서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 신규 진입하였다. 다음카카오는 자사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카카오톡을 이용한 기업메시징서비스를 2014년부터 출시하였다. 기업메시징서비스 대량 수요처는 입찰 방식 등을 통하여 가격인하 경쟁을 유도하였고, 원고 엘지유플러스와 원고 케이티는 각자 대형 고객 유치를 위해 개별적으로 기업메시징서비스 가격을 부가통신사업자들보다 낮게 설정하였고(이하 '이 사건 가격설정'), 이로 인해 원고들과 경쟁관계에 있었던 부가통신사업자들이 영업 부진을 겪었다. 2.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 2015년 2월 공정위는 이 사건 관련상품시장을 이동통신 3사의 문자 전송서비스를 이용한 기업메시징서비스로만 정하고, 원고들 각자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된다는 전제에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이 사건 가격설정은 이동통신 3사의 전송서비스 가중평균 가격보다 낮기 때문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독점규제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의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의한 부당한 경쟁자 배제(즉, 부가통신사업자 배제)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원고들에게 과징금납부명령과 시정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 3. 원심판결 2018년 1월 서울고등법원은 통상거래가격은 '효율적인 경쟁자가 당해 거래 당시의 경제 및 경영상황과 해당 시장의 구조, 장래 예측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여 일반적으로 선택하였을 때 시장에서 형성되는 현실적인 가격'이라고 하고, 공정위가 통상거래가격이라고 주장한 가격이 통상거래가격이라고 인정할 근거가 없고, 예비적으로 보더라도 공정위의 경쟁제한성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였다. 4. 대상판결 2021년 6월 대법원은 독점규제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의 통상거래가격은 비용과는 구별되는 가격의 일종이라는 등의 이유로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하는 행위'에는 이른바 '이윤압착행위'도 포함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전제에서 대법원은 이 사건 가격설정은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인 이윤압착으로서 중·장기적으로 기업메시징서비스의 가격상승 등 경쟁제한효과를 초래할 여지가 있다고 하면서, 원심판결을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을 이유로 파기환송하였다. [ 판결요지 ] 대법원은 통상거래가격은 비용과는 구별되는 가격의 일종이라는 등의 이유로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하는 행위’에는 이른바 ‘이윤압착행위’도 포함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전제에서 이 사건 가격설정은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인 이윤압착으로서 중·장기적으로 기업메시징서비스의 가격상승 등 경쟁제한 효과를 초래할 여지가 있다고 하면서, 원심판결을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을 이유로 파기환송하였다. [ 평석요지 ] 대상판결의 독창적 이윤압착론은 법리적 혼란만 초래하고 있고, 수직통합사업자의 가격우산 아래 하방시장 경쟁자들이 경쟁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서 특히 카카오와 이동통신사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어 왔고, 이 사건 가격설정으로 경쟁이 제한되었다는 객관적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가격설정은 적법한 가격경쟁으로 볼 수 밖에 없다. [평석] 1. 문제의 소재 이 사건에는 시장지배력 존부 및 경쟁제한성 존부를 판단하기 위한 관련시장 획정 단계에서부터 카카오톡 기업메시징서비스가 제외되었다는 문제가 있다. 설령 관련시장에서 카카오톡 기업메시징서비스가 제외된다고 하더라도, 엘지유플러스에게는 케이티가 유력 경쟁자이고, 케이티에게는 엘지유플러스가 유력 경쟁자이고, 원고들 모두에게 카카오가 유력 경쟁자이고 에스케이텔레콤이 잠재적 경쟁자인 상황에서, 원고들이 각자 단독으로 어떻게 시장지배력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인지부터 납득하기 어렵다. 대상판결에 따르면 하나의 관련시장에서 복수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들이 각자 단독으로 시장지배력을 형성하여 각자 남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미국, 유럽연합,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 비교법적 사례는 물론이고 경제학 이론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완전히 독창적인 내용이다. 한편 경쟁법상 약탈적 가격인하(predatory pricing) 문제와 가격·이윤압착(price/margin squeeze) 문제는 서로 구별된다. 시장지배력 남용으로서 가격압착은 1940년대 미국에서 처음 문제되었고, 유럽에서는 2000년대부터 이윤압착이라는 용어로 문제되었다. 약탈적 가격인하는 미국에서 1911년 Standard Oil 판결, 이윤압착은 1945년 Aloca 판결에서 최초로 인정된 이래 오늘날까지 양자의 경쟁법상 쟁점이 다르기 때문에 판례와 학설 모두 양자를 구별해왔다. 원래 의미의 이윤압착은 상방시장의 높은 가격설정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고, 하방시장의 낮은 가격만 문제되는 경우는 이윤압착이 아니라 약탈적 가격인하가 문제된다. 이 사건 가격설정은 상방시장에서 높은 가격설정이 아니므로(엘지유플러스는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한 전송서비스 판매가격을 인상시킨 적이 없고, 케이티는 오히려 전송서비스 판매가격을 인하시켰다), 이윤압착으로 볼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대상판결은 이 사건 가격설정을 이윤압착으로 잘못 전제하였고, 대상판결이 제시한 독창적 이윤압착론은 경쟁법 기본 원리에 비추어볼 때 극히 이해하기 어렵다. 2.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의 해석론 시장지배력 남용의 하위 유형인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은 약탈적 가격인하로서 '비용보다 낮은 가격'으로 해석될 수는 있으나, 어떤 경우에도 '상방시장에서 높은 가격'으로 해석될 수 없으므로 이윤압착으로 해석될 수 없다. 첫째, 가격(이윤)압착이란 '상방시장에서 독점력을 가진 수직통합사업자가 (i) 상방시장에서 가격을 너무 높게 설정하거나 또는 (ⅱ) 상방시장에서는 가격을 너무 높게 설정하고 하방시장에서는 가격을 너무 낮게 설정함으로써 경쟁자가 하방시장에서 존속하는데 필요한 이윤을 없애거나 감소시키는 행위'를 의미한다. 가격(이윤)압착 문제에서 '너무 높은 가격 또는 너무 낮은 가격'이란 관념은 미국과 유럽에서 소송 목적에서 주장된 것일 뿐, 높은 또는 낮은 가격의 기준에 관한 엄밀한 경제이론이나 객관적 판단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윤압착 문제는 미국 연방대법원 판례처럼 상방시장에서 거래의무 존부와 하방시장에서 약탈적 가격인하 문제로 나누어 접근해야 가격경쟁이 시장지배력 남용으로 오판되는 위험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다. 연방법무부도 연방대법원에 제출한 link Line 사건 정부 의견서에서 종전 Aloca 판결이 이윤압착의 근거로 제시했던 공정가격과 생존이윤 개념은 너무 모호하고 측정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시장경쟁과 소비자후생과 관련성이 없다고 비판하였다. EU법원은 미국과 달리 이윤압착을 독자적인 시장지배력 남용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경쟁제한 오판 위험성을 지적하는 유럽 학자들도 있다. 둘째,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팔면 팔수록 손실이 커지는 가격으로 계속 판매하고 있다면, 외견상 가격인하 경쟁처럼 보일 뿐 실제로는 경쟁자를 퇴출시키고 신규진입을 봉쇄하여 관련시장을 독점한 뒤 경쟁이 제한된 상태에서 추후에 가격을 대폭 인상시켜 독점이익을 얻기 위한 약탈적 전략의 일환이라고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를 약탈적 가격인하 시나리오라고 하는데, '손실을 초래하는 가격'을 일반적으로 '비용보다 낮은 가격'이라고 하므로,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비용보다 낮은 가격'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독점규제법에는 배타조건부거래처럼 동일한 행위 유형이 제23조의 불공정거래행위와 제3조의2 제1항의 시장지배력 남용에 모두 규정된 경우도 있으므로, '비용보다 낮은 가격'이 불공정거래행위의 하위 유형인 부당염매 조항(독점규제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관련 [별표 1의2] 제3호 (가) 목에 규정되어 있다고 해서,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비용보다 낮은 가격'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할 수는 없다. 3. 부당성(경쟁제한성) 판단기준 대상판결은 이 사건 가격설정으로 인한 중장기적 경쟁제한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경쟁제한성 증명 책임을 부담하는 공정위는 애당초 중장기적 경쟁제한효과를 증명한 바 없다. 이 사건 처분 의결서에서 공정위는 "단기적으로는 피심인의 저가 판매행위로 인해 소비자에게 이익이 될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독과점 구조가 고착화됨에 따라 가격인상, 서비스 품질 저하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 우려된다"거나 "피심인은 이 사건 행위를 통해 시장에서 경쟁사업자가 배제된 이후에 기업메시징서비스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이 사건 행위 과정에서 직면했던 손실을 보전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쟁제한성을 막연히 주장했을 뿐이다.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서 중장기적 가격상승 등 경쟁제한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먼저 원고들이 약탈적 가격인하 담합으로 부가통신사업자를 모두를 퇴출시키고, 카카오는 물론이고 에스케이텔레콤 등과 같은 잠재적 경쟁자의 신규진입을 완전히 봉쇄한 다음에, 가격인상 담합까지 성공해야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의 성공 가능성은 공동행위에서도 극히 희박하고 단독행위에서는 아예 불가능하다. 4. 결론 대상판결의 독창적 이윤압착론은 법리적 혼란만 초래하고 있고, 수직통합사업자의 가격우산 아래 하방시장 경쟁자들이 경쟁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여하튼 2014년부터 현재까지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서 특히 카카오와 이동통신사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어 왔고, 이 사건 가격설정으로 경쟁이 제한되었다는 객관적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가격설정은 적법한 가격경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주진열 교수(부산대 로스쿨)
공정거래
시장지배
독점
기업메시징서비스
주진열 교수(부산대 로스쿨)
2022-06-20
민사일반
친손입양, 어제까지는 엄마 오늘부터 언니?
Ⅰ.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단 1996년생인 친생모는 2014년 혼인신고를 하고 같은 달 사건 본인(이하 본인)을 낳았다. 외조부모(재항고인)는게 친생모가 생후 7개월이 된 본인을 두고 떠난 때부터 본인을 양육하고 있다. 외조부모는 그들이 친생부모와 교류가 없고 본인이 그들을 부모로 여기며 가족, 친척과 주변사람들도 부모로 대한다고 주장하여 일반입양의 허가를 청구하였다. 2015년 협의이혼한 친생부모는 입양에 동의하였다. 원심(울산지법 2017. 12. 18.자 2017브10 결정)은 1. 친손입양으로 가족 내부질서와 친족관계의 혼란이 분명하고 2. 후견으로 본인의 양육에 관한 법률상·사실상 장애를 제거할 수 있으며, 3. 후일 진실을 안 본인이 받을 충격 등을 고려하면 신분관계를 정확하게 하는 것이 그에게 이롭고, 4. 입양으로 친생부모가 본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게 하는 것이 본인의 복리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입양허가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결정을 유지하였다. 외조부모는 친생부모의 입양동의를 내세워 재항고하였다. 대법원은 친생부모의 생존이 입양장애사유가 아니고 입양이 본인의 복리에 더 이익이 되면 이를 허가하여야 함을 이유로 파기환송하였다. 이로써 외손입양을 불허한 대법원 2010. 12. 24.자 2010스151 결정(친양자입양)과 대법원 2017. 03. 27.자 2016스138 결정(일반입양)은 폐기되었다. Ⅱ. 친손입양의 근거와 판단기준 대상결정은 외관과 달리 만장일치의 결정례이다. 반대의견도 친손입양이 법정친자관계의 의미와 자연스럽게 부합하지 않으며 친생부모의 열악한 사회적·경제적 지위로 인한 양육부족을 이유로 그 지위를 대체하는 입양이 옳지 않고 비밀입양이 장래 본인의 정체성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크므로 그것이 해소될 수 있음이 밝혀진 때에만 이를 허가하여야 한다는 엄격한 기준의 채용을 역설할 뿐이다. 대법원 1991. 05. 28. 선고 90므347 결정은 대를 잇기 위한 재종손의 사후입양이 소목지서에 기초한 관습에 어긋나지만 민법이 입양요건을 완화하고 조손입양이 공서양속에 위반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친손입양이 전통과 관습에 반하지 않고 민법도 이를 금지하지 않는다는 대상결정은 그 발전형이다. 그러나 친손입양의 관습에 대한 증거가 없다. 입양이 가족관계의 주춧돌이었던 조선사회도 항렬(行列)을 지키면서 백골입양 등 방계손의 입양사례를 전함에 그친다. 친손입양을 금지하는 법률규정의 존부와 강행법규 위반은 별개의 문제이다. 법률의 금지가 없으므로 친손입양이 허용된다는 주장은 법실증주의적이다. 대상결정은 신분법규정이 강행규정이고 민법에 근거 없는 양손입양은 그 위반으로 무효라는 대법원 1988. 03. 02. 선고 87므105 판결을 살피지 않는다. 대상결정이 언급한 미국과 독일의 혈족입양도 친손입양과 관계없다. 혈족입양이 입양의 본래 모습이기 때문이다. 외국법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인식이 있어야 한다. 1. 입양아동의 복리(the best interest of the child): 친손입양의 무게는 본인의 복리에 집중된다. 공익적·후견적 견지에서 이를 강조한 대법원도 정작 이를 개념정의하지 않는다. 친생부모가 양육·부양하지 않는 이유, 입양의 정보제공과 자발적·확정적 입양동의의사, 양육의사의 부존재, 그리고 입양하는 조부모와 친생부모의 관계 등 대상결정이 서술한 입양요건은 일반입양에서와 같다. 본인의 복리는 객관화하여 검증할 수 없다. 이는 입양으로 자녀의 삶의 조건이 현격히 변경되어 그 인격의 향상이 기대될 때에 긍정된다. 입양은 본인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되어야 한다. 본인의 윤리적·정서적 복리가 입양의 물질적·기능적 효용에 앞서므로 원가정양육이 친손입양에 우선한다(2018. 03. 12. 오스트리아최고법원[OGH] 3 Ob 198/17i 판결). 멀쩡히 친생부모가 있음에도 나은 양육환경을 강조하는 것은 본인의 심리적·정신적 정체성보호에 소홀한 유물론적 태도이다. 그리고 양부모가 제대로 부모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여겨질 때에만 입양을 허가하여야 한다. 입양전 친족관계가 존속하고 본인의 성과 본이 바뀌지 않는 일반입양에서 본인의 정서적 불안은 불 보듯 뻔하다. 부모라 하기에 나이가 많고 게다가 성도 다른 조부모가 버젓이 학부모회에 참석하는 광경은 본인의 행복과 거리가 멀다. 입양전 친족관계의 완전단절을 가져오는 완전입양만을 가진 국가도 한결같이 본인-친생부모관계의 완전절연을 친손입양의 승인조건으로 하고 생부모가 생존한 직계손의 입양을 주저한다. 2010. 08. 23. 스위스연방법원(Bundesgericht) 5A_198/2010판결, 성년의 친손입양을 다룬 2001. 05. 17. 독일 Celle고등법원(OLG) 17 30/01결정과 2016. 02. 23. Koblenz고등법원 7 UF 758/15결정은 조부모가 본인이 출생한 때부터 양육하는 등 부모-자녀관계가 장기간 고착화되고 갈등발생의 염려가 더 이상 없어 친손입양이 윤리적으로 정당화되고 친생부모가 인근에 거주하거나 본인을 방문하는 등 관계를 계속하거나 그의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면 중대한 갈등위험을 들어 이를 단호히 불허한다. 미국도 친생부모의 부재, 조부모-본인의 특별관계와 법원에 의한 친권박탈명령을 거쳐 친손입양에 문을 열지만 가족갈등의 위험 때문에 특별후견명령(Social Guardianship Order)이 훨씬 선호된다. 2. 친손입양의 이익: 입양은 침해된 과거의 복리를 제거하고 장래의 복리를 위한 제도이고 가정법원의 허가는 그에 개입하는 국가의 후견이다. 미성년후견의 존재는 입양의 장애사유가 아니다. 영속적 부모·자녀관계를 맺는 입양과 친권자 없는 미성년자를 보호·감독하고 대리하는 후견은 다르다. 친손입양으로 후견을 넘는 개선된 환경이 주어져야 하지만 손자녀를 자녀로 바꾸는 이익이 분명하지 않다. 친손입양으로 조부모는 친권자로서 본인의 신원을 확보하여 양육하고 의료결정을 한다. 그뿐이다. 부모·자녀관계의 형성 외에 친손입양의 효과는 미성년후견과 동일하며, 조부모의 양육비부담은 오히려 가중된다. 미국과 유럽의 친손입양은 의료와 자녀수당과 주거수당 등 복지를 위한 사회보장의 혜택과 상속법적 이익을 동반한다. 친손입양은 국가가 최종후견인의 지위에서 아동의 복리를 수호할 의무를 조부모에게 떠넘기는 결과가 될 수 있다. Ⅲ. 대상결정(2018스5)의 검토와 평가 대상결정은 일반관념과 동떨어지고 이론의 완성도가 낮다. 가르치겠다는 의욕과 사명감에 사로잡힌 공자님 말씀으로 채워진 이유(4. 나, 다, 마, 반대의견 나-마, 바)는 계몽주의적이며 심지어 주석서의 느낌마저 준다. 재판활동은 법률가의 교육을 목적하지 않으며 하여서도 아니된다. 길게 설명한 '아동권리협약'과 '입양특례법'도 친손입양과 직접 관계없는 뻔한 사설이다. 1. 시간의 실패: 본인의 복리는 입양으로 드디어 본격화된다. 친손의 일반입양으로 초래될 수 있는 가족의 내부질서와 친족관계의 혼란을 가볍게 보고 입양후의 복리를 소홀히 한 대상결정은 부주의하고 무책임하다. 친족관계의 존속과 본인의 복리는 조화되기 어렵다. 친손입양으로 어제의 부모가 오늘의 형제자매가 되고 어제의 형제자매가 오늘의 숙질이 되는 잡탕친족관계가 불가피하다. 이는 조부모-본인간에 진정한 부모·자녀관계의 자연스러운 형성을 막는 걸림돌이다. 2. 법이론의 실패: 대상결정은 주로 친양자입양(제908조의2, 완전입양)이 문제된 종전 결정례와 달리 일반입양(제867조)을 관심사로 한다. 이들은 거의 어김없이 '어린 외손' 입양을 청구원인으로 한다. 친손입양된 본인은 친생부모에 대하여 자녀와 형제자매의 이중신분을 가지므로 친족관계의 혼란과 불협화음을 막을 길이 없다. 이를 직면한 대법원은 가족의 내부질서와 친족관계에 혼란이 일어날 수 있음을 들어 친손입양을 불허한 대법원 2017. 03. 17.자 2016스138 결정을 구시대의 관념으로 몰고 불분명한 본인의 복리를 최우선가치로 내세운다. 이어서 혼인과 가족생활에 대한 개인과 가족의 자율적 결정권의 존중을 판시한 대법원 2019. 10. 23. 선고 2016므2510 전원합의체판결을 제시하여 그러한 혼란과 본인정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추단하여 입양을 불허하는 것은 입양관계인의 판단과 선택권을 무시하는 결과가 된다고 한다. 하지만 입양관계인이 본인은 아니다. 대상결정에서 친손입양의 요건이 되는 부모관계의 완전한 단절에 관한 논거가 부족하다. 또한 입양의 무효, 취소와 파양을 아예 염두에 두지 않는다. 끝으로 대상결정을 관철하려면 입양하는 조부모측의 종전 친족관계가 종료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Ⅳ. 마치며 대상결정은 본인의 복리의 이름으로 일반입양에 의한 친손입양을 일반화한다. 그러나 친손의 일반입양을 배척하고 친양자 입양으로 유도함이 옳았다는 아쉬움이 든다. 의욕을 앞세워 신분세탁을 용인한 대상결정은 법실증주의적이며 계몽주의적·유물적이다. 재판은 미래를 선도하는 정책이 아니다. 법관은 조리(Natur der Dinge)와 자연법적 질서에 터잡은 일반상식을 가져야 한다. 이진기 교수(성균관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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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기 교수(성균관대 로스쿨)
202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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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
수표배서위조의 처벌에 관한 적용법조
Ⅰ. 사실관계 피고인 A는 경기 수원 등지에 사무실을 마련하여 어음수표할인 방식의 사채업을 영위하던 중, 영업부진으로 인하여 의뢰인들에게 할인금을 제대로 지급해 주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자신이 거래하던 상호저축은행에 할인 의뢰한 어음수표의 지급일이 일부 도래하거나 순차 도래할 무렵, B로부터 견질용으로 받은 당좌수표 1장의 배서인란에 2002년 8월 27일경 임의로 '수원시(주소), 2002년 5월 16일 B'라고 기재하여 수표를 위조한 후 이를 C에게 제시하여 행사하였다. Ⅱ. 소송의 경과 1. 제1심과 제2심 제1심(의정부지법 고양지원 2019. 1. 3. 선고 2018고단870 판결)은 부정수표단속법(이하 '동법') 제5조와 제1조 그리고 유가증권의 발행에 관련한 위조와 발행된 유가증권에 대한 배서 등 유가증권의 권리·의무에 관한 기재의 위조를 구별하고 있는 형법 제214조 제1항과 제2항의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동법 제5조에서 정한 수표의 '위조'는 타인명의를 모용한 수표발행만을 의미할 뿐, 수표배서위조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다. 검사는 이 판결에 대하여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항소하였다. 제2심(의정부지법 2019. 7. 25. 선고 2019노119 판결)은 수표배서도 수표의 지급가능성과 관련하여 중요한 증권행위로 진정성을 보호받아야 하는 행위이고, 동법 제2조에서도 부정수표를 발행하거나 작성한 자를 죄의 주체로 하고 있어 반드시 발행한 자만을 처벌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되며, 동법 5조에서 기본적·부수적 증권행위를 나누어 규정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위조'의 문언상 권한 없는 자가 문서를 작성하는 경우이면 위조라고 할 수 있으므로, 형법 제214조가 유가증권의 발행행위와 부수적 증권행위의 위조를 구분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이유로 해서 타인의 자격을 모용한 수표배서위조를 동법 제5조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피고인은 이 판결에 대하여 동법 제5조의 수표위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상고하였다. 2. 대법원 판결 대법원은 동법 제1조, 제5조의 규정내용에 관하여 제1심과 같은 취지로 해석을 하면서, 덧붙여 제2심의 판시내용과 관련하여 "동법 제2조에서 처벌대상으로 정하고 있는 부정수표를 작성한 자는 수표용지에 수표의 기본요건을 작성한 자라고 보아야 하므로(대법원 1988. 8. 9. 선고 87도2555 판결), 동법 제2조도 부정수표 발행을 규율하는 조항이라고 해석된다. 동법 제5조는 수표의 위조·변조행위에 관하여 범죄성립요건을 완화하여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인 '행사할 목적'을 요구하지 않는 한편, 형법 제214조 제1항 위반에 해당하는 다른 유가증권위조·변조행위보다 그 형을 가중하여 처벌하는 규정이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10100 판결). 형법 제214조에서 발행에 관한 위조·변조는 대상을 '유가증권'으로, 배서 등에 관한 위조·변조는 대상을 '유가증권의 권리의무에 관한 기재'로 구분하여 표현하고 있는데, 동법 제5조는 위조·변조 대상을 '수표'라고만 표현하고 있다. 동법 제5조는 유가증권에 관한 형법 제214조 제1항 위반행위를 가중처벌하려는 규정이므로, 그 처벌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지지 않도록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동법 제5조에서 처벌하는 행위는 수표의 발행에 관한 위조·변조를 말하고, 수표의 배서를 위조·변조한 경우에는 수표의 권리의무에 관한 기재를 위조·변조한 것으로서, 형법 제214조 제2항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동법 제5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Ⅲ. 평석 1. 수표발행의 의미 동법의 규정체계가 형법상 '유가증권에 관한 죄'와 상이하여 수표배서위조의 처벌에 관한 적용법조를 정함에 있어서 각심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법원에서는 동법 제5조를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기본입장에 토대하여 결론을 도출하면서, 동법 제1조, 제2조도 수표의 '발행'에 관한 규정이라는 점에 법리적 논거를 두고 있다. 대법원의 입장은 가명으로 수표에 배서한 경우에 관하여 동법 제5조가 아닌 형법상 유가증권위조죄의 성부를 문제 삼은 종전의 예(대법원 1996. 5. 10. 선고 96도527 판결)와 본고의 논점과 관련해서는 같은 취지라고 볼 수 있다. 대법원에서는 특히 동법 제2조의 성격을 제2심과 달리 파악하고 있는데, 이는 동법 제1, 2, 5조를 모두 일관되게 '발행'에 관한 것으로 보아 제1조의 '목적'에 부합되게 파악하려는 취지인 듯하다. 제1조는 수표의 유통증권으로서의 기능을 해하는 가장 대표적인 범죄유형인 '부정수표발행' 일반을 염두에 둔 '목적'규정이고, 그 취지에 따라 제2조에서 그에 관한 처벌규정을 둔 것이며, 제5조는 그보다 형이 훨씬 무거운 '수표위조'를 처벌하는 특별규정이다. 즉 개별 형사특별법의 입법구조상 제1조 '목적'규정을 다른 조문과 대등한 차원에서 개별적·구체적 의미를 갖는 것으로 파악함은 부적절한 해석이다. 동법상 '수표발행'은 수표용지에 수표의 기본요건을 작성하여 상대방에 교부하는 행위를 가리킬 뿐이지(대법원 2000. 9. 5. 선고 2000도2840 판결; 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7도727 판결), 그것을 기본적 증권행위로서의 '발행'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보기는 어렵다. 형법에서도 유가증권의 '발행', '배서'의 위조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동법 제5조가 수표의 '발행', '배서'의 위조를 동일한 죄명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보는 데 무리는 없다. 2. 수표위조죄의 해석에 있어서 체계정합성 동법 제2조 제1항과 제5조, 형법 제214조 제1항과 제2항은 각 행위유형의 '불법'의 경중에 근거하여 법정형을 차등 규정하고 있다. 동법 제2조 제1항, 형법 제214조 제1항과 제2항, 동법 제5조의 순서로 차츰 더 중한 형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입법태도에 비추어 보면, 동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가공인물명의 발행'은 행위의 외형상으로는 '위조'와 유사하나 양자는 구별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발행인이 가명 등 가공인물명의를 거래상 자기를 표시하는 명칭으로 사용하였더라도, 그 명칭이 발행인을 지칭하는 것으로 상대방에게 인식되어온 경우에는 거래 관련자가 수표발행인의 동일성을 오신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동법이나 형법의) '위조'는 성립하지 않지만(대법원 1996. 5. 10. 선고 96도527 판결), 동법상 '부정수표 발행'에는 해당된다. 즉 가공인물명의가 거래상 발행인을 지칭하는 것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경우의 발행은 '위조'에 해당하고, 그렇게 인식되는 경우에 있어서 가공인물명의 발행은 동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부정(수표)발행'으로 보아야 한다. 동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가공인물명의 발행'을 포함하여 동조항의 '부정수표발행'의 세 유형은 수표의 무형위조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법정형도 형법상 허위공문서작성죄(제227조)와 (허위사문서작성인) 허위진단서 등 작성죄(제233조)의 중간 수준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리고 동법 제2조 제1항에서는 발행인이 수표의 기본요건을 기재-작성함으로써 부정수표를 만들어 상대방에게 교부한 '발행'과 상대방에게 교부되지 않은 단계의 '작성'을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고 있다. 동법 제5조에서는 '행사할 목적' 유무를 불문하고 수표의 위조를 처벌하고, 형법 제214조 제1항과 제2항은 '행사할 목적'으로 행한 유가증권 일반에 관한 발행-배서 등 위조를 처벌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따르면, '행사할 목적' 없는 수표의 '발행'위조는 동법 제5조의 적용을 받게 되지만, '행사할 목적' 없는 수표의 '배서'위조는 ('발행'이 아니므로) 동법 제5조의 적용대상이 되지 못할뿐더러 ('행사할 목적'이 없으므로) 형법 제214조 제2항의 적용대상도 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행사할 목적' 없는 수표의 '배서'위조는 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지 못한다. 동법 제5조는 위조행위 당시에는 '행사할 목적'이 없었던 수표위조라도 위조행위 후에 얼마든지 행위자가 그 수표를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이므로 '행사할 목적'을 요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행사할 목적' 없는 수표의 '발행'위조와 '배서'위조가 처벌에 있어서 지나치게 형평을 잃게 된다. 대법원 판결은 중한 형을 규정하고 있는 동법 제5조의 처벌범위는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긍정적 의미를 갖고는 있으나, 그 입장에 치우친 나머지 형벌규정상 체계정합(整合)성을 간과하고 있다. 본 사안에서 A가 당좌수표 배서인란에 B명의를 사용하여 배서한 행위는 부정수표단속법상 수표위조죄(동법 제5조)에 해당되는 것으로 봄이 바람직하다. 형벌조항은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시 취지는 개정 입법을 통하여 구현되어야 한다. 정영일 명예교수 (경희대 로스쿨)
수표배서위조
부정수표단속법
수표
정영일 명예교수 (경희대 로스쿨)
2021-09-06
헌법사건
남성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 자유
헌법재판소는 2020년 9월 24일 2016헌마889 결정('대상결정')에서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남성복수국적자에게 병역준비역에 편입되는 만 18세 되는 해의 3월 말까지 국적을 선택하지 않으면 병역의무를 해소하기 전까지 국적이탈을 허용하지 않는 국적법조항('심판대상 법률조항')이 청구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결정하였다(잠정적용 헌법불합치). 반면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국적이탈 신고자에게 '가족관계기록사항에 관한 증명서'를 첨부하여 제출하도록 하는 국적법시행규칙조항('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은 청구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기각). Ⅰ. 대상결정 1. 사건의 개요와 심판대상 청구인은 1999년 5월 15일 미국 국적의 부와 대한민국 국적의 모 사이에서 출생한 선천적 복수국적자로서 아직 대한민국에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자이다.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의하면 남성복수국적자가 병역준비역에 편입되는 만 18세 되는 해의 3월 말까지 국적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병역의무 해소 전까지 국적이탈을 허용하지 않고, 심판대상 시행규칙에 의하면 국적이탈 신고자는 '가족관계기록사항에 관한 증명서'를 첨부해야 하는데, 실무상 출생신고를 한 자가 발급받을 수 있는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요구한다. 대한민국국적의 이탈을 원하는 청구인은, 심판대상 시행규칙에 의하여 국적이탈 신고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출생신고를 하여야 하고,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의하여 2017년 3월 31일이 지나면 병역의무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국적이탈이 제한된다. 이에 청구인은 이들 규정이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6년 10월 13일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의 요지 (1) 심판대상 법률조항 법정의견은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복수국적자가 국적선택 기간 내에 국적이탈 신고를 하지 못한 데 대하여 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운 사정이 존재하고, 병역의무이행의 공평성확보라는 입법목적을 훼손하지 않음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라면 국적선택기간이 경과하였다고 하여 일률적으로 국적이탈을 금지할 수 없다는 것을 주된 이유로 하여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하였다. 이에 대해 반대의견은 복수국적자의 부모 중 어느 일방 또는 쌍방은 대한민국 국적자이거나 대한민국 국적자이었던 경우가 대부분이고, 대한민국의 재외공관에서는 국적이탈제도에 대하여 여러 방법을 통해 꾸준히 안내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그의 법률의 부지를 정당화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2)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 법정의견은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이 국적이탈신고자에게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른 국적이탈자 본인의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부와 모의 기본증명서 등을 제출하도록 한 부분에 대해 청구인이 국적이탈신고 시에 비로소 출생신고를 하여야 하는 부담은 청구인의 부 또는 모가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른 출생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고, 국내에서 발급받은 증명서와 같이 국적이탈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충분하고도 신뢰성 있는 다른 유형의 서류를 상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에 대해 반대의견은 청구인과 같이 출생과 동시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후 출생신고를 한 사실이 없는 복수국적자는 출생신고 절차를 거친 후 국내 친지나 재외공관을 통하여 기본증명서 등을 발급받아 이를 국적이탈 신고서에 첨부하는 국적이탈절차를 이해하고 진행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어서 국적이탈을 포기할 수 있고, 외국에서 발급된 서류를 제출받는 방법을 통하여 출생신고절차를 반드시 거치지 않더라도 국적이탈 신고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이유로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하였다. Ⅱ. 결정에 대한 평석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논증의 핵심은 청구인과 같은 선천적 복수국적자로서 외국에 주된 생활근거를 두는 남성복수국적자가 국적선택기간 이내에 국적이탈신고를 하지 못한 사실상의 사정에 대해 법적 의미를 부여하여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그러한 사실상의 사정을 국적선택기간에 고려하지 않은 부분을 과잉금지원칙심사에서 적절히 원용하는 것이다. 법정의견은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위와 같은 사실상의 사정을 국적선택기간 이내에 국적선택을 하지 못한 정당한 이유로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을 최소침해성심사에서 대체수단에 관한 논증을 하면서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그 부분은 법익균형심사를 할 때에도 '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의한 기본권 제한의 정도'를 평가할 때 반드시 서술되어야 하는 핵심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법익균형성심사를 형식적으로 진행하다보니 이 부분에 관한 논증이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위와 같은 복수국적자의 사실상의 사정을 (최소침해성심사에서 나마) 고려하여 심판대상 법률조항의 위헌성을 논증한 법정의견의 결론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심판대상 시행규칙의 경우는 (기각결정을 내린) 법정의견과는 달리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생각한다. 법정의견이 심판대상 법률조항의 위헌성을 논증할 때에는 외국에 주된 생활근거를 두는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국적이탈 신고기간 내에 국적을 선택하기 어려운 사실상의 사정을 주된 논거로 활용하면서도 심판대상 시행규칙의 위헌성을 논증할 때에는 위와 같은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국내법에 따라 출생신고절차를 밟기 어려운 사정에 관한 논증을 완전히 배제하고 출생신고절차 및 기본증명서를 발급받는 형식적인 절차적 문제로만 파악하여 논증하는 부분은 적절하지 않다. 심판대상 시행규칙은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의 자유의 제한을 가중시키는 절차적 요건이므로 그로 인한 사실적인 기본권제한을 함께 고려하면서 그 위헌성을 논증해야 한다. 예컨대 외국에 주된 생활근거를 두고 있는 미성년자인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국적이탈을 하기 위해 우선 국내에서 출생신고절차를 거친 후 국내 거주 친지나 재외공관을 통해 기본증명서를 발급받아 국적이탈 신고서에 첨부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은 그가 처한 사실적 사정에 따라 국적이탈신고절차를 밟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게 할 수 있다. 특히 국내에서 출생신고를 하기 위해서는 부 또는 모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데, 만약 그 복수국적자가 부 또는 모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면 국내법에 따라 출생신고절차를 밟을 수 없다. 이러한 사실적 사정들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출생신고의 부담을 지우는 것은 위와 같은 사정에 처한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복수국적자의 부 또는 모가 출생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복수국적자가 심판대상 시행규칙에 의해 출생신고의 부담을 지는 것이라면 복수국적자에게 그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인하여 가중된 절차적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적절하지 않다. 한편, 외국 공공기관이 발급한 여권, 출생증명서 등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는 현행 법제도를 고려할 때 복수국적자 본인의 출생 및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외국 공문서가 유독 국적이탈절차의 경우에만 본인 신원확인과 가족관계를 확인하는데 충분하지 않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심판대상 시행규칙도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Ⅲ. 입법적 개선방안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헌법불합치결정의 취지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주된 생활근거를 외국에 두고 있는 복수국적자가 국적이탈 신고기간 내에 국적이탈 신고를 하지 못한데 대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요건과 절차 등을 정하여 국적이탈 신청을 할 수 있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국적이탈신청권자의 범위의 경우 신청권자의 범위를 좁게 한정해서는 안 되고 주된 생활근거를 외국에 두고 일정 기간 이상 외국에 거주한 자에 대하여는 국적이탈신청자격을 주어 국적이탈미신고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둘째, 국적이탈신청사유의 경우 신청인이 국적이탈신고기간에 국적이탈신고를 하지 못한 이유는 대한민국과의 생활밀접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에 있으므로 신청자가 국적이탈 미신고에 대한 사유를 소명하도록 하는 절차를 두어야 한다. 셋째, 법무부장관이 국적이탈허가를 결정하기 전에 전문지식과 실무경험을 갖춘 국적심의위원회의 자문을 거치도록 하되 그 설치근거 및 핵심내용은 법률에 근거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심판대상 시행규칙이 헌법에 합치되기 위해서는 외국에 생활근거를 둔 복수국적자가 국적이탈절차를 밟을 때 국내법에 따라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자가 새롭게 출생신고를 하지 않고서도 외국의 공문서를 통해 국적이탈신고를 하는 본인의 신분과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공진성 교수 (전남대 로스쿨)
병역준비역
국적법
병역의무
복수국적자
공진성 교수 (전남대 로스쿨)
2021-05-24
엔터테인먼트
형사일반
미술품거래에서 사기죄의 성립범위
Ⅰ. 공소사실의 요지 검사는 '유명가수인 피고인 甲은 화투를 응용한 그림을 직접 그리다가 2009년부터 2015년 4월경까지는 평소 알고 지내던 직업화가 A에게 그리고 2015년 4월부터 2016년 3월경까지는 대학원 회화과 석사과정생 B에게 자신의 이전 작품과 같이 그려오게 하거나 작품아이디어를 얘기하여 그에 따른 그림을 그려오게 한 뒤 일부 그림의 경우 자신이 배경 덧칠작업 등을 하였고 모든 그림에 자신의 서명을 하여 자신이 직접 그린 작품인 것처럼 전시한 후 2011년 9월경부터 2016년 4월경까지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지 않은 채 총 20명의 구매자(피해자)에게 작품을 판매하여 총합계 1억8000만원 상당을 편취하였다'고 하면서 甲을 일반사기죄로 기소하였다. Ⅱ. 소송경과 및 판결요지 1. 1심법원과 2심법원 1심법원은 "회화에 있어서는 창작적 표현작업을 주로 한 자를 작가로 보아야 하기에 A와 B를 단순히 '조수'에 불과하다고 보기에는 어렵고 그들을 '작가'로 보아야 하고 미술품거래에서 '친작인지 여부'는 구매 여부의 판단이나 가격의 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설명가치 있는 정보에 해당되기에 이를 고지하지 않고 판매한 것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한 구매자들을 부작위에 의하여 기망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면서 사기죄 유죄판결을 하고 경합범 가중을 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10월의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다(서울중앙지법 2017. 10. 18. 선고 2016고단5112 판결). 이에 반해 2심법원은 "미술작품의 컨셉트와 소재를 피고인이 정했다는 것을 이유로 피고인을 작가(저작자)로 보아야 하고 A와 B는 보조자로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피고인이 직접 그린 그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면 구매하지 않았거나 높은 가격으로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 많은 구매자들의 진술이 증거로 제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팬이라서 甲의 그림을 갖고 싶었고 미술계에서 보조 조수가 있다는 것을 몇 십년 전부터 들어서 알고 있다'는 구매자 X1의 진술 그리고 '작품경향이 독특하고 甲의 작품의 경우 수집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구매한 것이다. 당해 사안과 같은 경우 누구를 작가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아직 미술계에서 확립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구매자 X2(미술관 큐레이터)의 진술을 근거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미술작품에 관한 피해자들의 착오를 제거해 주어야 할 보증인적 지위에 있다거나 보조자 사용 사실에 관하여 피해자들이 착오에 빠져 있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이를 고지하지 아니함으로써 재물을 편취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하면서 모든 구매자들과의 관계에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서울중앙지법 2018. 8. 17. 선고 2017노3965 판결). 2. 대법원 항소심판결에 대하여 검사는 ① 이 사건 미술작품의 저작권은 대작화가인 공소외 1 등에게 귀속되고 피고인 1은 저작자로 볼 수 없으므로 항소심판결에는 저작물·저작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② 항소심이 피고인 1에게 자신이 직접 그린 친작이 아니라는 사실을 고지할 의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고 이 사건 공소사실 중에는 고지의무 위반 외에도 이른바 묵시적 기망행위에 관한 부분도 있는데 이에 대하여 판단을 유탈한 것은 위법하다는 것을 이유로 상고하였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저작권법에 의하면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기여하지 아니한 자는 비록 저작물의 작성 과정에서 아이디어나 소재 또는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등의 관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저작물의 저작자가 되는 것은 아니고, 미술저작물의 저작자 아닌 자가 마치 저작자인 것처럼 행세하여 그 미술품을 판매하였다면 이는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일반원칙을 설시하면서도 ① 검사는 이 사건을 사기죄로 기소하였을 뿐 저작권법 위반으로 기소하지 않았기에 이 사건 형사재판에서 미술작품의 저작자가 누구인지가 정면으로 문제 되었다고 볼 수 없고 이제 와서 검사가 항소심에 저작물·저작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형사소송법상 심판의 대상에 관한 불고불리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② 미술작품의 거래에서 기망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 미술작품에 위작 여부나 저작권에 관한 다툼이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은 미술작품의 가치 평가 등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는 사법자제 원칙을 지켜야 한다. ③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는 사기죄에서의 법률상 고지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였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8도13696 판결). Ⅲ. 평석 1. 사안의 쟁점 당해 사건에서 검사는 甲을 상습사기죄로 기소하지 않고 일반사기죄로 기소하였기에 일관된 판례태도에 의하면 당해 사안의 경우 각 구매자에 대한 범행 간에 시간적 근접성이 인정되고 범행방법의 동일성이 인정되더라도 피해자(구매자)가 다르기에 연속범(행) 또는 접속범(행)으로(학계에서는 연속범이라고 지칭하고 있고 판례는 접속범이라고 지칭하고 있음) 인한 사기죄의 포괄일죄가 성립할 수 없고 수개 사기죄의 실체적 경합이 문제된다. 따라서 당해 사안의 경우 검사는 원칙적으로 개개 구매자에 대한 거래행위별로 사기죄의 성립여부를 입증해야 하고 법원 또한 개개 거래행위별로 사기죄의 성립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당해 사안을 '설명가치를 가지는 묵시적 기망행위를 통한 작위에 의한 사기죄' 성립여부가 문제되는 사안으로 검토해야 할지 아니면 '부작위에 의한 사기죄' 성립여부가 문제되는 사안으로 검토해야 하는지의 문제는 차치하고 1심법원과 2심법원의 태도에 따라 당해 사안을 '부작위에 의한 사기죄' 성립여부가 문제되는 사안으로 검토하면 핵심쟁점은 '미술품거래에서 누가 작가(저작자)인지가 거래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인지', '중요한 사항이라면 그림을 직접 그리지 않은 甲을 미술품의 저작자로 볼 수 있는가'이다. 왜냐하면 甲이 그림을 직접 그리지 않았을지라도 미술품의 (단독)저작자로 인정된다면 甲이 직접 그리지 않았음을 구매자에게 알려주지 않은 것(= 단독저작자인 것처럼 행세한 것)은 기망행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2. 판단회피를 위한 수단으로 불고불리의 원칙과 사법자제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대법원 이 사건에서는 사기죄의 실체적 경합이 문제되기에 개개 거래행위별로 사기죄 성립여부가 입증·판단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1심법원은 대부분의 구매자들이 '甲이 직접 그리지 않았다면 구매하지 않았거나 높은 가격으로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한 것을 근거로 일괄적으로 검토하여 전부유죄판결을 하였고 반대로 2심법원은 다른 일부 구매자(X1과 X2)의 진술을 근거로 그 구매자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만 무죄판결을 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모든 구매자(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사기죄의 성립요건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하면서 전부무죄판결을 하였다. 대법원은 A와 B를 저작자(또는 공동저작자)로 보아야 한다는 뉘앙스로 설시하고 '누가 저작자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법적 평가의 문제'라고 하면서도 '검사는 이 사건을 사기죄로 기소하였을 뿐 저작권법 위반으로 기소하지 않았기에 이 사건 형사재판에서 미술작품의 저작자가 누구인지가 정면으로 문제 되었다고 볼 수 없고 이제 와서 검사가 원심에 저작물·저작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형사소송법상 심판의 대상에 관한 불고불리원칙에 반하는 것'이고 '누가 저작자인지에 관한 논란은 미학적인 평가 또는 작가에 대한 윤리적 평가에 관한 문제로 보아 예술 영역에서의 비평과 담론을 통해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고 이에 대한 사법판단은 그 논란이 법적 분쟁으로 비화하여 저작권 문제가 정면으로 쟁점이 된 경우로 제한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유로 누가 저작자인지에 대해 판단하지 않고 항소심판결에서 나타나는 일괄적 검토의 오류에 대해서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고 하면서 상고기각을 하였다. 이 사건에서 '누구를 저작자로 보아야 하는가'는 사기죄 성립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핵심쟁점이었다. 불고불리의 원칙은 심판대상에 관한 것이고 심판대상이 된 행위 및 범죄에서 그 범죄의 성립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어느 쟁점과 관련하여 법질서의 통일성을 위해 다른 법률상의 법리를 참조하여 판단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이 아니다. 대법원이 판결문에서 법적 평가의 문제라고 밝힌 '누가 저작자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올바르게 판단하기 위해서라도 당해 사안에서는 저작권법을 참고할 수밖에 없다. 당해 사안에서 대법원은 '누가 저작자인가'에 대한 판단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부적절하게 불고불리의 원칙과 사법자제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당해 사건에서 대법원이 최상급 법원으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다했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박경규 부연구위원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사기
조영남
대작
박경규 부연구위원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21-02-08
교통사고
형사일반
특수폭행치상죄의 처벌례
Ⅰ. 사실관계 피고인 A는 2016년 12월 4일 오후 4시 56분 경 쏘나타 승용차를 운전하여 서울 광진구의 편도 1차로의 도로를 진행하던 중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피해자 B(15세)가 경적을 울려도 길을 비켜주지 않고 욕을 하였다는 이유로 시비하여 중앙선을 좌측으로 넘어 B의 자전거를 추월한 후 다시 중앙선을 우측으로 넘어 자전거 앞으로 승용차의 진로를 변경한 후 급하게 정차하여 충돌을 피하려는 B의 자전거를 땅바닥에 넘어지게 함으로써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우측 족관절부 염좌 등 상해에 이르게 하였다. Ⅱ. 소송의 경과와 쟁점 1. 제1심과 제2심 제1심(서울동부지법 2017. 10. 16. 선고 2017고단1891 판결)에서는 "형법 제258조의2 제1항에 따르면 이 사건에 대하여 반드시 징역형을 선고하여야 하나 형법규정의 문언과 체계, 연혁(형법 제258조의2 규정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및 형법의 개정으로 인하여 2016. 1. 6. 신설된 점 등) 등에 비추어 보면 제258조의2 제1항이 아닌 제257조 제1항을 적용함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는 바 피해자와 합의한 정상 등을 참작하여 벌금형을 선택하여 처벌하기로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는 항소하면서 "법원이 유죄로 인정한 특수폭행치상죄에 대하여는 제262조에 의하여 제258조의2 제1항의 특수상해죄의 예에 따라 형을 정하여야 하고 제258조의2 제1항에서는 징역형만을 규정하고 있고 벌금형이 선택형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법원은 이 사건 특수폭행치상의 점에 대하여 제258조의2 제1항의 특수상해죄의 예에 의하지 않고 제257조 제1항의 상해죄의 예에 따라 벌금형을 선택하여 선고함으로써 특수폭행치상죄의 적용법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이유를 제시하였다. 항소심인 제2심(서울동부지법 2018. 1. 26. 선고 2017노1618 판결)은 "이 사건 특수폭행치상죄는 제258조의2가 신설된 이후 저지른 범행인 점, 제262조에서 특별히 제258조의2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지는 않은 점, 특수폭행치상죄에 대하여 제258조의2의 예에 따라 처벌하더라도 형벌체계상의 부당함이나 불균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제257조 제1항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는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를 근거로 A에게 제258조의2 제1항을 적용하여 징역형을 선고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채택하면서 "제258조의2 특수상해죄의 신설로 특수폭행치상죄에 대하여 그 문언상 특수상해죄의 예에 의하여 처벌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제258조의2 제1항의 예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 법정형의 차이로 인하여 종래에 벌금형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경미한 사안에 대하여도 일률적으로 징역형을 선고해야 하므로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을 갖추기 위함이라는 위 법 개정의 취지와 목적에 맞지 않는다. 또한 형의 경중과 행위자의 책임, 즉 형벌 사이에 비례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형사법상의 책임원칙에 반할 우려도 있으며 법원이 해석으로 특수폭행치상에 대한 가중규정을 신설한 것과 같은 결과가 되어 죄형법정주의원칙에도 반하는 결과가 된다"는 이유로 제2심 판결을 파기하여 환송했다. 이는 제1심의 판결과 결론을 같이하는 판단이다. 3. 쟁점 본건에서는 A에게 인정되는 폭행치상죄(제262조), 그 중 특수폭행치상죄(제262조, 제261조)의 처벌을 제257조 제1항(상해)과 제258조의2 제1항(특수상해) 중 어느 예에 의할 것인지가 쟁점으로 되고 있다. 제2심 판결에서 소송법상 문제인 공소장변경의 쟁점이 등장하였고 이 점에 관한 제2심의 무리한 판단이 대법원의 판결 결과에 미친 현실적·간접적 영향도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본고에서는 본건의 본래 논점인 실체법적 문제에 관해서만 검토하도록 한다. Ⅲ. 평석 1. 목적론적 해석의 한계 대법원 판결이유의 맨 앞에서 인용되고 있듯이 형벌법규의 해석에서도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한' 그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입법연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본 사안에서 대법원의 판단은 목적론적 해석에 토대한 것인 바 설사 그것이 A에게 유리한 내용이라 할지라도 그러한 해석이 과연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한'이라는 목적론적 해석의 한계 내지 전제요건에 부합하는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여기서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는 명문의 규정에 관한 문리해석을 통해 밝혀지게 된다. 제262조의 "…의 예에 의한다"는 문구는 제258조의2의 신설(2016년 1월 6일) 전까지는 행위의 결과인 '상해', '중상해', '사망'을 기준으로 하여 적용규정을 정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었다. 하지만 제258조의2가 신설됨으로써 이제는 행위의 결과뿐만 아니라 행위의 방법·수단도 처벌례 판단에 있어서 고려되어야 한다. 각칙상 다른 규정들에서 "…의 예에 의한다"는 문구가 행위의 결과 외에 주체·객체·방법도 처벌례 판단의 기준으로 삼고 있음을 보면(제154조, 제253조, 제263조, 제299조, 제305조, 제335조 참조), 이는 당연한 문리해석의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중상해죄와 특수상해죄의 법정형이 같은 것을 보면 입법자는 행위의 방법의 불법을 중하게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위험한 물건의 휴대'가 '폭행'의 방법이 되었을 뿐인 경우와 '상해'의 방법이 된 경우는 동일한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폭행'에 그친 게 아니고 '상해'까지 야기된 특수폭행치상에 있어서 '위험한 물건의 휴대'는 '(고의)상해'의 방법인 '위험한 물건의 휴대'와 불법에 있어서 대등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즉 제262조의 '제257조 내지 제259조의 예'에는 제258조의2의 예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 판결의 결론은 기본적인 문리해석을 도외시한 채 목적론에 지나치게 치우친 주관적 해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제258조의2 신설 전 규정에 따르면 폭행을 범하여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와 특수폭행을 범하여 상해에 이른 경우가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되었고 또 폭행을 범하여 중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와 특수폭행을 범하여 중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도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되었다. 이제 제258조의2 신설로 폭행 방법의 불법을 고려하여 특수폭행으로 상해나 중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를 동조 제1항과 제2항에 의하여 새로운 법정형에 따라 처벌함으로써 죄형균형의 원칙을 구현하고 있다. 2. 행위시법주의의 원칙 대법원 판결의 결론은 행위시 전에 있었던 법률이 행위자에게 유리한 경우에는 현행법으로의 개정취지를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을 통하여 행위시 전의 법률을 적용할 수 있다는 취지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대법원에서는 특수폭행치상에 대하여 개정전 형법에서는 벌금형을 선고할 수도 있었지만 개정후의 문언에 따르면 징역형만 선고할 수 있게 되어 가중규정을 신설한 것과 같은 결과가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형법의 신설규정은 종전에 당해 죄의 처벌규정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 있었을 때보다 법정형을 가볍게 하여 '형벌체계의 정당성과 균형'을 구현하고 있으며 설사 특수폭행치상에 관해서는 종전 형법규정의 해석에서보다 형을 가중하는 결과가 된 입법이라고 할 수 있더라도 입법자의 선택에는 무리가 없다. 본건에서 A의 행위는 제258조의2 규정 신설입법의 시행일(2016년 1월 6일)로부터 10개월 이상이 지난 후에 있었으므로 형벌불소급의 원칙과 무관하며 대법원판결은 오히려 형법 제1조 제1항과 헌법의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하는 위헌의 소지를 안고 있다. 앞으로 시간이 더 흐르면서 특수폭행치상의 처벌례가 다시 문제되는 경우를 생각하면 대법원 판결과 명문의 형법규정 사이의 괴리는 차츰 더 커질 것으로 본다. 형법제정 당시에 비하여 자동차나 각종 과학이기의 사용이 크게 보편화된 오늘날 사회현실의 변화를 고려하면 형의 가중개정은 가능하다. 본건의 선고형 여하는 2차적인 문제이다. 대법원에서는 입법자의 불찰이 있었던 것으로 추단하고 무리한 법적용을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감이 있다. 특수폭행치상에 대한 가중처벌규정은 '법원이 해석으로' 신설한 것이 아니고 입법자의 판단에 기하여 선택된 입법이다. 관련규정의 신설 내지 개정으로 인하여 기존의 특정 규정의 의미에 변화가 야기되었다면 설사 기존 규정의 문언에 아무런 변화가 없더라도 기존 규정도 함께 개정된 것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따라서 제258조의2가 신설되면서 제262조도 함께 개정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정영일 명예교수(경희대 로스쿨)
특수폭행치상죄
징역형
행위시법주의
정영일 명예교수(경희대 로스쿨)
2020-12-14
형사일반
술에 취한 자에 대한 준강간죄의 불능미수
I. 사실관계 군인신분의 피고인은 자신의 집에서 자신의 처 그리고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다음 날 새벽 처가 먼저 잠이 들고 피해자도 안방으로 들어가자 피해자를 따라 방에 들어갔다. 그 후 피해자가 실제로는 반항이 불가능할 정도로 술에 취하지 아니하여 준강간의 대상이 될 수 없음에도 만취되어 항거불능상태에 있는 것으로 오인하고 피해자를 1회 간음하였다. II. 소송경과 및 판결요지 군검찰은 피고인을 강간혐의로 기소하였다. 이후 제1심 공판과정에서 공소장을 변경하여 준강간혐의를 추가하였으며 보통군사법원은 강간죄를 인정하지 않고 준강간혐의만 유죄로 판단해 징역 3년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피해자가 술에 취해있지 않았다는 사정 등을 이유로 항소하였고 고등군사법원은 피해자가 여러 정황에 비추어 술에 취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이에 군검사는 다시 공소장을 변경해 준강간죄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준강간미수죄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하였다. 고등군사법원은 준강간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는 대신 준강간미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았으므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주장하며 상고하였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사로 피해자를 간음하였지만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은 경우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해 준강간죄의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하면서 행위 당시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보았을 때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은 있었으므로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였다. III. 평석 1. 대법원 다수의견의 취지 피해자가 술에 취해 의식을 잃고 잠이 들어 있어서 그러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을 하였는데 피해자가 실제로는 그러한 상태에 있지 않았을 경우 이와 관련해 형법 제27조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 단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대상판결은 이 조문을 동 사안에 적용하고 있다. 즉 이 사안은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해 준강간의 '결과발생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면서 동시에 '위험성'이 인정되므로 불능미수 법리로 해결할 수 있는 케이스라는 것이다. 2. 다수의견에 대한 반론의 검토 (1) '구성요건적 결과발생'의 의미 대상판결에 대한 비판논거로 미수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실행행위를 종료하지 못하거나 실행행위를 종료했으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는데 대상사건은 이 중 어느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다. 실행행위도 종료되었고 그로 인하여 결과도 발생했다는 것이다. 대법원 반대의견도 기본적으로 같다. 준강간죄는 구성요건결과의 발생을 요건으로 하는 결과범이자 보호법익의 현실적 침해를 요하는 침해범이므로 준강간죄에서 구성요건결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간음이 이루어졌는지, 즉 그 보호법익인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수란 실행에 착수하여 범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요소를 모두 충족시킨 경우를 말한다.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에는 행위주체·실행행위·인과관계·결과 등이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을 총칭하여 '구성요건적 결과'라고 한다. 형법 제25·26·27조 각각의 미수범의 성립요건에서 결과의 의미는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의 일부로서의 결과나 결과범에서 말하는 결과가 아니다. 이때의 결과는 '구성요건적 결과'를 뜻하는 것이다. 객관적 구성요건요소를 모두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미수범 처벌규정이 존재하는 때에는 미수범이 성립된다. 피해자를 협박하여 그의 재산상의 처분행위로 재물을 영득했다고 하더라도 만일 피해자가 의사의 자유가 침해되어 재산상 처분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행위자를 불쌍하게 여겨 재물을 교부한 것이라면 공갈죄는 미수에 그친다. 침해범과 위험범의 차이에 주목하고자 하는 반대의견의 관점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침해범과 위험범의 구별은 범죄의 성질이 법익침해를 본질적 요건으로 하는가에 따른 것에 불과하고 현주건조물방화죄처럼 위험범이지만 일정한 결과의 발생을 요하는 구성요건도 존재하며 따라서 준강간죄가 위험범이 아닌 침해범이기 때문에 구성요건적 결과의 발생여부를 간음이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논증은 타당성이 떨어진다. 요컨대 침해범이라는 특성이 '구성요건적 결과발생'을 다르게 해석해야 할 합당한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침해범의 경우 대체로 행위자가 '의욕한 바', 예컨대 사망이나 간음이 곧 '구성요건적 결과'인 것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법리적으로는 타당하지 않다. (2) '결과발생의 불가능성'의 판단방법 대법원 반대의견은 결과발생의 불가능 여부는 실행의 수단이나 대상을 착오한 행위자가 아니라 통찰력이 있는 일반인의 기준에서 보아 어떠한 조건하에서도 결과발생의 개연성이 존재하지 않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 따라서 일정한 조건하에서는 결과발생의 개연성이 존재하지만 특별히 행위 당시의 사정으로 인해 결과발생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는 불능미수가 아니라 장애미수가 될 뿐이라고 하며 대상사건은 불능미수로 의율할 사안이 아니라고 한다. 그 취지는 일반적으로 혹은 일정한 조건 하에서 만취한 상태의 피해자에 대한 간음은 실행행위가 종료되기 전에 사전적 관점에서 판단하면 준강간의 실현가능성에 있어서 결과발생이 가능한 경우에 해당하지만 사안의 경우 사후적으로 밝혀보니 피해자가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아서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이것은 우연한 사정이 개입하여 그렇게 된 것일 뿐 규범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결과발생이 가능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후적으로 밝혀진 결과에 따라서 '결과발생의 불가능' 여부가 판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반대의견의 지적은 일면 타당하다. 그렇게 되면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모든 미수범 사안은 애당초 결과발생이 불가능한 미수유형으로 분류되어 불능미수범으로 의율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위자가 실행행위를 할 당시에 결과발생이 불가능했는지 여부는 그 당시 행위자에게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가 있었는지 여부의 판단문제로 귀결되며 이는 일반적으로 결과가 발생할 수 없음을 알면서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는 관념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행위자의 인식을 넘어선 사정들, 즉 사후적으로 밝혀진 점들에 의해 확정되는 문제이므로 불능미수 조문의 적용을 위해 선결되어야 할 사실판단 문제이다. 따라서 결과발생의 불가능 여부는 실행행위 당시 행위자의 예측이나 인식과는 무관하게 사후적으로 증거에 의해 밝혀질 수밖에 없다. 소송법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불능미수는 법률상 형의 가중·감면의 이유되는 사실로서 이는 범죄사실 자체는 아니지만 범죄사실의 존부만큼 피고인의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유이므로 법률상 증거능력이 있고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에 의한 입증을 필요로 하는 '엄격한 증명'의 대상이고 따라서 불능미수가 인정되기 위해서 입증되어야 할 사실인 '결과발생의 불가능성'은 사후적 판단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아울러 반대의견의 논지대로 사전적 관점에 의해서 결과의 실현가능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면 실제로 불능미수가 성립될 수 있는 사안은 매우 축소되어 발생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소위 통찰력 있는 평균인의 관점에서 일반적으로 결과발생이 불가능한 상황인데도 행위자가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사례는 그에게 '현저한 착오'가 없는 이상 관념하기 힘들다. 만일 이처럼 '현저한 착오'가 있는 경우만 불능미수가 인정된다면 피고인에게 불리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바 착오의 의미를 '현저한 착오'로 축소해석하는 것은 법문언의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 유추해석하는 것이므로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 3. 맺음말 불능미수는 실행의 착수단계에 이르렀다고 하여도 이미 결과발생의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배제되어 있다는 점 때문에 결과불법이 거의 소멸했거나 '법익평온상태의 교란'이라는 가장 약한 형태의 결과불법만 인정된다. 다만 행위자의 의사를 고려했을 때 착오가 없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합리적이고 통찰력 있는 일반인의 관점에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법익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은 인정되며 이러한 결과불법의 구조로 인해 결과발생이 가능해서 법익에 대한 '현실적' 위험성이 있는 장애미수에 비해 결과불법이 감경된다. 대상판결의 사실관계를 보면 피고인은 간음의 고의로 실행의 착수를 하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발생의 불가능성이 인정되며 대법원의 판단에 의하면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보았을 때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었으므로'준강간의 불능미수가 성립될 요건을 충족시키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을 준강간의 미수범으로 의율한 대법원의 판단은 타당하다고 할 것이며 그 처벌은 합당한 법리적 근거를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안성조 교수 (제주대 로스쿨)
준강간죄
장애미수
불능미수
준강간미수
취업제한
간음
안성조 교수 (제주대 로스쿨)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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