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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제조물
제조물책임법의 적용범위와 소비자로서의 양계업자
이병준 교수(한국외대 로스쿨) · 김세준 교수(경기대 법학과) Ⅰ. 대상판결 1. 사실관계 원고 양계업자는 피고 동물의약품 제조사로부터 의약품을 공급받아 사육하고 있는 닭들에게 투여하였는데, 해당 의약품에 계란에 있어서는 안 되는 성분이 들어 있었고 이로 인하여 결국 원고는 계란을 공급하지 못하는 피해를 입어 피고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2. 대법원 판시 내용 대법원에서는 일단 "제조업자 등이 합리적인 설명, 지시, 경고 기타의 표시를 하였더라면 당해 제조물에 의하여 발생될 수 있는 피해나 위험을 피하거나 줄일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않은 때에는 그와 같은 표시상의 결함(지시·경고상의 결함)에 대하여도 불법행위로 인한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그와 같은 결함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할 때에는 제조물의 특성, 통상 사용되는 사용형태, 제조물에 대한 사용자의 기대의 내용, 예상되는 위험의 내용, 위험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 및 사용자에 의한 위험회피의 가능성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는 기존의 법리를 전제로 하였다(대법원 2003. 9. 5. 선고 2002다17333 판결,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다52287 판결 등 참조). 그러면서 해당 사안을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피고가 제조·판매한 엔로트릴은 가축의 질병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동물약품으로, 주된 소비자는 원고와 같은 양계업자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가축 사육업자들이지만 최종적인 소비자는 일반 시민들이므로, 이를 이용하여 생산하는 축산식품의 잔류 동물약품에 의한 오염 여부는 그에 따른 상당한 책임 문제가 수반되는 사육업자에게 중대한 의미를 갖는 사항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은 동물약품의 전문 제조·판매업자인 피고로서도 충분히 인식하거나 예상할 수 있는 것으로, 휴약기간 미준수의 경우 식육 등 축산식품에 약물이 잔류될 수 있어 '시간까지 정확히 계산하여 준수'하도록 한 엔로트릴의 권고사항에 비추어도 그러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물약품 안전사용을 위한 10대 수칙'에서 휴약기간 동안 사료 통, 축사, 사료저장고 등을 완전히 청소한 후 약제가 들어있지 않은 사료와 물만 먹이라는 주의사항을 둔 것도 잔류 동물약품으로 인한 축산식품 오염의 위험성이 축산식품의 생산·판매 및 그 전제 되는 동물약품의 구입·이용에 있어 중요한 고려요소가 됨을 나타낸 것이라는 점에서 이를 뒷받침한다. 위와 같은 사유들은 그 직접 소비자인 사육업자들로서도 엔로플록사신에 표시된 휴약기간의 철저한 준수 외에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계분을 통한 간접 섭취 등 구체적 사육환경 하에서 휴약기간 준수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관리상 주의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사정이 될 수 있겠지만, 그러한 내용의 소비자 측 귀책사유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앞서 본 엔로플록사신의 특성, 예상 가능한 사용형태, 그 안전성 혹은 위험성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와 인식의 정도, 예상되는 위험의 내용 및 그 위험회피를 위한 표시 등 조치의 난이도 및 신뢰 혹은 기대 가능성 등에 비추어,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형태로나마 그 간접 섭취(투약)에 따른 휴약기간의 변동(조정) 가능성을 전혀 언급하지 아니함에 따른 '제조물 책임법'상 표시상의 결함 및 피고의 책임을 전적으로 배제할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Ⅱ. 평석 대표적인 소비자 불법행위법으로서 제조물책임법이 있다. 그런데 제조물책임법을 살펴보면 어디에도 소비자라는 표현은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대상 판결에서는 양계업자를 달걀을 낳는 닭에 사용된 의약품의 소비자로 표현하면서 피고 제약회사의 책임을 인정하였다. 다른 요건이 충족되었다는 전제하에 양계업자가 제조물책임법상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와 양계업자를 소비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려고 한다. 1. 제조물책임법상 손해배상청구권자 제조물책임법 제3조 제1항은 "제조업자는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그 제조물에 대하여만 발생한 손해는 제외한다)를 입은 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정의규정도 제조업자에 관해서만 규정할 뿐(제2조 제3호), 동법에 따라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자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고 있다. 통상 매수인은 민법의 매매계약에 규정된 하자담보책임에 기해 충분한 보호를 받고 있으므로 제조물책임법은 제조자와 계약관계에 놓이지 않은 제3자, 즉 소비자를 보호대상으로 생각한다. 제3조 제1항에서 제조물에 대하여 발생한 재산상 손해를 제외하고 있는 것은 바로 매매계약관계에 있는 자들 사이에서는 하자담보책임이 적용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대부분의 국내문헌은 특별한 고찰 없이 제조물책임법상 손해배상청구권자를 소비자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제조물책임법이 소비자 안전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이라는 사고를 기초로 하는 결과이지만 특별한 근거는 없는 해석이다. 제조물책임법에서 주된 보호대상이 소비자라고 하여, 소비자가 아닌 자가 보호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즉 제조물책임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대상이 주로 소비자일 뿐 그 범위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유의하여야 한다. 이에 더하여 법문언상으로도 아무런 제한이 없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정이유에서도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한 생명, 신체 또는 재산상의 손해에 대하여 제조업자 등이 무과실책임의 원칙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조물책임제도를 도입함으로써 피해자의 권리구제를 도모하고 국민생활의 안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며 제품의 안전에 대한 의식을 제고하여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려는 것"라는 점을 밝히고 있으며, 소비자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다. 이와 같은 취지에 따르는 경우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를 입은 자이기만 하면 제3조 제1항의 책임을 제조업자에게 물을 수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대법원 판시내용에서 손해배상책임의 청구자 지위를 소비자로 표현하는 부분은 의문이 든다. 즉 대법원에서는 동물약품의 주된 소비자는 양계업자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가축 사육업자들이지만 최종적인 소비자는 일반 시민들이라고 보고 있다. 2. 유럽연합과 독일법의 시각 유럽연합과 독일 제조물책임법에 의하면 하자 있는 제조물에 기하여 다른 물건에 대한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 물건이 통상적으로 사적인 이용 내지 소비를 위한 것이고 손해를 입은 자가 이를 위하여 실제로 사용한 경우에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 즉 생명과 신체에 대하여 발생한 손해와 달리 재산상 손해에 대하여 소비물이고 실제로 소비하였을 것을 요건으로 제한하고 있다. 양 요건이 중첩적으로 충족되어야 하므로 영업상 사용하는 제품인 경우에는 비록 사적인 목적으로 이용 내지 소비를 하였더라도 보호를 받지 못하고, 사적인 목적의 제품이더라도 영업상 사용한 경우에는 보호를 받지 못한다. 이 규정의 입법목적을 쉽게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입법이유에서는 영업 또는 직업상 제조물을 사용하는 자는 그 법률관계를 계약법적으로 제대로 규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제조물책임법은 제조자의 계약상대방뿐만 아니라 계약관계에 놓이지 않은 제3자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위 입법이유가 모든 경우에 타당한 것은 아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우리 법과 달리 이 규정을 통하여 재산상 손해에 대한 배상청구는 사적인 이용 내지 소비로 제한된다. 그리고 사적 이용 내지 소비가 인정하기 위해서는 제조물이 영업 또는 직업목적이 아닌 영역에서 이용 내지 소비되어야 한다. 이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지위가 인정되기 위하여 피해자가 소비자이어야 하는지에 관하여는 학설이 대립하고 있다. 따라서 유럽연합 내지 독일법상으로는 양계업자는 영업목적으로 이용한 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제조물책임법에 기한 책임을 묻지 못한다. 3. 결론 제조물책임법에서는 손해배상청구의 주체를 특별히 제한하고 있지 않으므로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기만 하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지위에 있게 된다. 따라서 대법원에서 해당 사안에서 표시상의 결함을 인정하는 한편 사업을 목적으로 의약품을 구입한 양계업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자격을 인정하는 것은 타당하다. 다만 판시내용에서 양계업자를 소비자로 표현한 것은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의약품을 구매하여 사용 내지 소비하였더라도 그 목적이 영리적인 것에 있는 한 사업자이지 소비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즉 사용 내지 소비하는 행위가 이루어지더라도 사업 내지 직업 목적으로 한 경우에는 사업자이고 사적인 목적으로 한 경우에 소비자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무리 방론적인 설명에서 사용된 것이라도- 양계업자를 법률적 개념인 소비자로 표현한 것은 문제가 있다. 특히 제조물책임법을 대표적인 소비자 불법행위법으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라는 개념을 사용하면 마치 소비자인 경우에만 청구주체가 되는 것으로 오인할 여지가 있다. 한편 비교법적인 측면에서 보면 유럽연합과 독일의 입법자는 재산상 손해의 경우 영리목적으로 사용한 경우에는 보호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소비재를 소비목적으로 실제로 사용 내지 소비한 경우에 대하여만 제조물책임을 긍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한은 입법차원의 문제이므로 대상 판결에서 고민해야 할 사항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이병준 교수(한국외대 로스쿨)·김세준 교수(경기대 법학과)
제조물책임
표시상결함
소비자
이병준 교수(한국외대 로스쿨)·김세준 교수(경기대 법학과)
2022-09-19
행정사건
재량통제와 직권탐지주의
Ⅰ. 사건의 개요 원고는 가축분뇨를 저장탱크에 일시 저장한 후에 위탁업체가 이를 수거하는 방식으로 가축분뇨 배출시설 설치계획을 수립하였으나 이를 가축분뇨를 해당 시설에서 완전히 분해하여 배출하는 방식의 '액비화 처리시설(이하 '이 사건 시설'이라 한다)'을 설치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원고는 가축분뇨 처리를 위한 이 사건 시설 등 공작물을 추가로 설치하기 위하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이라 한다) 제56조 제1항에 따라 개발행위허가를 신청하였다. 그러나 피고 행정청은 이 사건 시설이 ○○저수지와 인접하여 수질오염의 우려가 있고 인근 주민들에게 악취 등 피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원고의 개발행위허가 신청을 거부(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하였다. 이에 대해 원고는 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원심은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였다(광주고법 2020. 9. 25. 선고 2019누12288 판결).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를 원심법원에 환송하였다. Ⅱ. 판결 요지 '환경오염 발생 우려'와 같이 장래에 발생할 불확실한 상황과 파급효과에 대한 예측이 필요한 요건에 관한 행정청의 재량적 판단은 그 내용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거나 상반되는 이익이나 가치를 대비해 볼 때 형평이나 비례의 원칙에 뚜렷하게 배치되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폭넓게 존중하여야 한다. 그리고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는 사정은 그 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자가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Ⅲ. 평석 1. 문제의 소재 대상판결은 재량통제에 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 주고 있다. 대법원은 법률의 구성요건에 규정된 불확정개념을 근거로 재량행위를 판단하고 있으며,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대한 증명책임을 원고에게 귀속시키고 있다. 환경이익의 중요성을 고려한 판단은 이해되지만, 이 사건의 핵심은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있다. 선행판례도 대체로 같은 입장이다(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9두45579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6두55490 판결 등). 이러한 판례의 입장은 재량행위의 특성과 환경이익의 우월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허가신청의 거부에 대한 권리구제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2. 개발행위허가의 법적 성질과 재량행위의 논증방식 대상판결은 국토계획법상 개발행위허가를 '재량행위'로 보고 있다. 그 논거로 허가기준 및 금지요건이 불확정개념으로 규정된 부분이 많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개발행위는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등이 대부분이다. 국토계획법 제58조는 개발행위허가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행정청은 상대방의 신청이 이러한 기준에 적합한지를 심사하여 개발행위허가를 발급할 수 있다. 대상판결은 소위 '요건재량설'을 따른 인상을 주고 있지만, 이러한 논거는 적절하지 않다. 국토계획법상 개발행위허가는 사회적으로 유해한 행위를 억제적으로 금지하는 것을 예외적으로 면제하는 '예외적 승인(Ausnahmebewilligung)'에 해당한다(상론은 졸저, 한국행정법론, 법문사, 2020, 120면 참조). 예외적 승인은 재량행위에 해당한다. 예컨대 개발제한구역 내의 개발행위허가가 여기에 해당한다(대법원 2004. 3. 25. 선고 2003두12837 판결). 판례는 이를 '예외적 허가'라고 부르고 있다. 재량행위와 재량하자에 관한 이론은 오래전에 한국행정법에 도입되었으나, 여전히 낙후되어 있다. 자유재량과 기속재량의 구분은 19세기 독일의 고전학파 이론에서 연유하고 있다(Otto Mayer, Deutsches Verwaltungsrecht, Bd. I, 3. Aufl., S. 99 f.). 이러한 이론은 일본을 거쳐 도입된 것인데, 이를 한국 행정법의 고유한 이론으로 보는 것은 오해이다. 판례는 다행히 '재량행위'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을 뿐, '기속재량'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거의 언급하고 있지 않다. 독일에서는 '결정재량'과 '선택재량'으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Maurer/Waldhoff, Allgemeines Verwaltungsrecht, 19. Aufl., § 7 Rn. 7). 판례 중에는 '선택재량'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경우도 있다(대법원 2015. 11. 19. 선고 2015두295 전원합의체 판결). 이러한 용어 사용이 독일 학설의 입장을 반영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판례에서 이러한 새로운 유형의 재량 구분을 도입하는 것은 재량통제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법리를 발전시키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3. 재량하자의 판단과 직권탐지주의의 적용 대법원은 재량하자에 관한 치밀한 논증을 하지 않고 있다.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대한 증명책임을 원고에게 귀속시키고 있다. 이러한 입장은 타당한가? 행정소송법 제26조는 직권심리주의(직권증거조사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즉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고, 당사자가 주장하지 아니한 사실에 대하여도 판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을 두고 대법원 판례의 주류는 대체로 변론주의의 예외로 이해하고 있다(대법원 1988. 4. 27. 선고 87누1182 판결; 대법원 2000. 3. 23. 선고 98두2768 판결 등). 그러나 일부 판례는 행정소송상 '직권탐지주의'를 적극적으로 해석한 적도 있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두18035 판결). 행정소송은 민사소송과 달리 권리구제의 기능뿐만 아니라 행정의 적법성 통제의 기능을 수행한다(행정소송법 제1조 참조). 법원은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관한 판단에 직권탐지주의를 적용하여 해당 처분의 위법 여부를 적극적으로 심사하여야 한다. 이는 변론주의가 적용되는 민사소송과 구별되는 점이다. 행정소송에서 당사자의 주장이나 사실 등에 의존하지 않고 직권탐지주의를 인정하는 것은 판결의 정당성 확보라는 공익에도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원심은 원고가 가축분뇨 정화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원고의 신청을 거부하는 것은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이러한 거부처분이 수질오염 방지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도 유효·적절한 수단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시설이 인근 마을의 농업용수 취수원과 관광자원 등으로 활용되는 ○○저수지와 불과 24m로 인접해 있으며, 시설이 노후되거나 시설 관리자가 무단방류하는 경우에는 회복하기 어려운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거부처분을 하였다. 대상판결은 개발행위허가 또는 그 거부에 대해 재량행위를 인정하는 법적 근거를 언급하고 있지 않다. 법원은 해당 처분이 어떠한 재량하자에 해당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판례는 대체로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를 포괄적으로 심사하고 있다. 원고가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거부처분의 재량권 일탈·남용을 주장하였다면, 법원은 원고가 주장하지 아니한 사실이라도 이에 대해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해야 한다. 피고 행정청의 주장에 비추어 재량권의 행사는 존재하며, 재량권의 유월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재량권의 '남용(Mißbrauch)'이다. 재량권의 남용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재량의 수권 목적이 중요하다. 법률이 수권한 재량규정의 취지나 목적에 위배되게 재량권이 행사되었는지를 심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근거 법령에서 재량의 수권 목적을 검토해야 한다. 대상판례는 그러한 논증을 하지 않고 환경이익의 우월이나 재량의 성격 등을 포괄적인 근거로 삼아 원심을 파기하였다. 이 사건의 처분은 예컨대 국토계획법 제58조 제1항 제4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하천·호소·습지의 배수 등 주변환경이나 경관과 조화를 이룰 것"이라는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심사해야 한다. 이 사건의 시설이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원심은 이 사건 시설이 기존의 수거 방식보다 환경상 위해 우려가 적다고 판단하였다. 액비화 처리 시설은 가축분뇨를 퇴비나 액비 등으로 자원화하고 자연순환농업을 활성화하여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이다. 이러한 시설이 주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기존 방식보다 환경상 위해를 더 크게 주는지는 구체적으로 검토되지 않았다. 대상판결은 이 부분에 대한 논증도 충분히 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시설의 입지나 무단방류의 가능성만을 고려하고 있을 뿐이다. 요컨대 대상판결은 개발행위허가의 성질을 먼저 규명하고 재량행위를 논증하여야 하며,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대한 심사를 원고의 증명책임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직권탐지주의를 적용하여 그 위법성을 적극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향후 재량행위에 대한 사법심사에 발상(發想)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남철 교수(숙명여대 법학부)
가축분뇨
저수지
악취
수질오염
환경오염
정남철 교수(숙명여대 법학부)
2021-05-27
수입한 호밀 종자가 관세감면 대상인지 여부
1. 서론 무역회사인 원고는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식물 종자를 수입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정부는 1998년부터 '푸른들가꾸기 운동'을 추진하였는데, 이 운동은 친환경농업육성정책 중의 하나로, 겨울철 벌판에 호밀, 귀리 등의 사료작물이나 자운영 등의 녹비작물을 재배하여 푸른들을 가꾸는 사업이다. 원고는 '푸른들가꾸기 운동'에 사용될 호밀종자를 수입하면서, 관세법에서 정한 관세면제물품인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에 해당한다는 확인을 농림부장관으로부터 권한을 받은 농협으로부터 받아 관세면제신청을 하였고, 세관은 이를 받아들였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호밀은 사료작물 재배용으로 수입적응성 시험을 받은 품종만 있고, 식용 등 다른 용도로 수입적응성 시험을 받은 품종은 없다. 호밀은 유기질 비료로서의 효과와 토양미생물의 서식처 및 토양 물리성 개선효과가 있고, 작물중에서 이른 봄에 저온생장성이 가장 빠르기 때문에 푸른들의 경관은 물론 분진, 대기오염, 산소공급, 탄산가스 제거 등의 환경정화기능을 가지고 있다. 2006년경부터 정부는 '푸른들가꾸기 사업'의 중점을 녹비작물 재배에 두면서, 기존에는 사료작물로만 분류했던 호밀을 녹비작물에도 추가하였다. 또한 사료작물 재배와 관련하여 '조사료생산기반 확충사업'을 별도로 추진하였다. 그런데 '푸른들가꾸기 사업'에 참여하는 농민들은 1998년이나 2006년 이후 모두 호밀 활용방식이 동일하였다. 가을에 호밀을 파종하여, 겨울철 들판을 푸르게 보이게 한 후, 봄에 호밀이 적당히 자라면 줄기를 잘라 윗 부분은 사료용으로 사용하고, 아랫 부분은 갈아 엎어서 녹비용으로 사용하였다. 세관은 2006년 이후 '푸른들가꾸기 사업'과 '조사료확충기반사업'의 담당부서와 자금조달원, 예산근거가 서로 다르며 '녹비용(綠肥用) 종자'는 관세법이 정한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가 아니므로 관세면제물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수입가격의 108%의 관세율을 적용하여 이 사건 추가관세 및 가산세 부과 처분을 하였다. 2. 판결요지와 쟁점 대법원은, 이 사건 호밀종자가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사실심인 원심판단을 존중하여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라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이 사건 호밀종자는 작물적 특성과 활용도를 고려할 때 사료용과 녹비용에 혼용되어 사용되었는데, 이를 '녹비용 종자'에만 해당하고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대법원은 관세법상 관세면제신청기관의 확인은 면제신청의 절차적 요건일 뿐이고, 그로써 관세가 면제되는 물품인지를 확정하는 효과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3가지이다. 첫째, 관세면제확인의 효력인데, 법령에 의해 권한을 부여받은 기관으로부터 관세면제대상물품이라는 확인을 받은 경우에는 관세면제대상이 되는지 여부이다. 둘째, 정부정책변경과 관세면제물품의 변경여부인데, 정부정책이 변경되는 경우에 동일한 물품의 관세면제여부가 달라지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셋째, 관세면제대상물품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인데, 수입신고를 하는 때의 물품의 성질과 수량에 따르는 것인지 혹은 수입이후에 실제 사용된 것을 고려하는지 여부이다. 3. 평석 (1) 관세감면제도 관세법은 물품의 수입시에 관세를 부과하는데, 특정한 물품은 관세면제대상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 경우 당해 관세면제대상물품이 정부의 특정 정책 수행 목적으로 수입되다가 정부의 정책이 변경된 경우에 관세면제대상에서 제외될 것인지가 문제될 수 있다. 관세부과의 목적은 국가의 재정수입확보와 국내산업보호를 위하여 해당 물품의 수입을 억제하려는 것이다. 한편 국내사정상 고관세율 적용이 부당한 경우에는 관세율을 조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관세법상 감면제도이다. 호밀의 경우를 예를 들어 살펴보면, 식용으로 사용될 경우에는 국내 타 농산물과 경쟁관계에 있으므로 고관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 하지만 사료용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국내 곡물산업을 보호하는 것과는 무관하고, 고관세부과가 가축사육비의 높은 원가부담이 되어 축산업이 위축되므로 관세를 감면하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문제된 식물 종자는 호밀인데, 호밀이 식용으로 수입된 적이 없다는 점은 당사자간에 다툼이 없었으나, 당초에는 조사료(粗飼料) 생산확대 등을 목적으로 한 사료용으로 수입되다가 정부정책의 변화로 호밀이 녹비용 작물에 추가됨으로써 녹비용으로 수입되었다. 그런데 관세법에는 녹비용에 대하여는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았다. 즉 호밀이 식용으로 수입되지는 않았으나, 관세법이 정한 사료작물 재배용으로 수입된 것도 아니라는 것이 처분청의 주장이고, 원고는 호밀은 일관되게 사료와 녹비로 혼용되어 사용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2) 관련 법령 관세법 제93조는 특정물품의 면세라는 제목 아래 1호로 "동식물의 번식·양식 및 종자개량을 위한 물품중 재정경제부령이 정하는 물품"를 규정하고 있고, 시행규칙 제43조는 위 법에 따라 관세를 면제하는 물품은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호밀·귀리 및 수수에 한한다)로 한다"고 규정한다. 또한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제46조는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에 대한 관세감면대상물품의 확인업무를 농업협동조합중앙회장에게 위탁한다. 한편 종자산업법 제141조는 수입적응성시험에 대한 규정인데, 국내에 처음으로 수임되는 품종의 종자를 판매하기 위하여 수입하고자 하는 자는 수입적응성시험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3) 쟁점별 검토 1) 관세면제확인의 효력 관세법 시행규칙 제44조에 따라, 주무부처의 장 또는 그 위임을 받은 기관장의 확인은 어떤 효력을 가지는가? 원심은 원고가 농림부장관의 위임을 받은 농업협동조합중앙회장으로부터 이 사건 호밀종자가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에 해당한다는 확인을 받은 이상 관세법이 정한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 확인은 면제신청의 절차적 요건일 뿐이고, 그로써 관세가 면제되는 물품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정하는 효과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권한있는 기관이 한 확인의 효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는 어려운 문제이나, 실무적으로 확인기관이 심사하는 방법이 형식적이라는 점, 확인에 의해 사실관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닌 점과 실질과세원칙을 고려하면 대법원 판례의 견해를 수긍할 수 있다. 2) 정부정책변경과 관세면제물품의 변경여부 정부정책이 변경되는 경우에 동일한 물품의 관세면제여부가 달라지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처분청은, 당초에는 푸른들가꾸기 사업으로 호밀이 수입되어 사료작물 재배용으로 주로 사용되었으나, 그 이후 담당부서가 변경되었고 '조사료확충기반사업'이 별도로 생겼고, 호밀은 녹비작물에도 추가되었으므로 호밀은 더 이상 '사료재배용 작물'이 아니라 '녹비용 작물'이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관세법에서 관세면제물품을 정하고 있는 입법취지, 수입된 호밀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실태는 사료와 녹비에 혼용되고 있는 점, 정부 정책이 변화된 이후에도 실제 농민이 호밀종자를 사용하는 방식에는 변경이 없는 점, 정부가 추진하는 '푸른들가꾸기 사업'과 '조사료확충기반사업'은 서로 배제적인 성격이 아니라 보완적 관계에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정부의 정책변화가 바로 호밀종자에 대한 법적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하여는 대법원의 판단이 타당하다. 3) 셋째, 관세면제대상물품인지 판단시점 수입신고를 하는 때의 물품의 성질과 수량에 따르는 것인지 혹은 수입이후에 실제 사용된 것을 고려하는지 여부이다. 처분청은 관세법 제16조는 "관세는 수입신고를 하는 때의 물품의 성질과 수량에 의하여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93조도 특정물품이 수입되는 때에는 그 관세를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특정물품의 관세가 면제되는지 여부도 수입신고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므로,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인지 여부도 수입신고 당시의 수입목적, 경위, 실질적인 용도등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호밀은 수입목적이 '푸른들가꾸기(녹비)용'이었으므로 감면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관세면제대상물품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시점이 수입신고시라는 처분청의 주장은 타당하다. 다만 특정물품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그 물품의 용도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입법취지, 수입목적, 객관적인 용도, 품종, 형질, 특성, 수입후 실제 사용내역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이런 다양한 판단기준을 검토한 결과 이 사건 호밀의 경우에는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실심 심리과정에서 당사자간에 서로 다른 주장이 있었으나, 법원은 증거에 의하여 사실인정을 한 것이고, 대법원도 원심의 사실인정에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의 판단이 타당하다. 4.결론 이 사건은 수입된 호밀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가 당초 하나에서 2개로 나뉜 이후 동일한 호밀 종자를 일부는 녹비용으로 무상으로 공급하고, 일부는 조사료용으로 유상으로 공급하는 과정에서 유상으로 공급받은 농민이 민원을 제기되자, 세관이 개입함으로써 발생한 사건이다. 수입신고 당시를 기준으로 하면 호밀종자가 사료재배용 종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타당하다. 취급하는 정부부서가 나뉘어지고 정책목적이 달라졌다고 하여 관세면제물품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달리 할 것은 아니다. 이 사건은 관세면제대상 판단기준에 대한 판례로 선례적 가치가 있는바, 대법원의 견해에 찬동한다.
2011-12-22
출장중 재해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재해에의 해당한계
法律新聞 1647호 법률신문사 出張中 災害의 産業災害補償保險法上의 業務上災害에의 該當限界 일자:1985.12.24 번호:84누403 李基玄 大法院裁判硏究官 겸 서울高法判事 ============ 16면 ============ 1. 事案의 槪要 原告는 가축의 사료를 配合生産하여 판매함과 아울러 병아리등을 飼育하여 供給하는 會社의 영업부소속 全南地域 次長으로서 전남지역에 常住하면서 會社의 飼料및 병아리등의 판매를 위하여 그가 담당하는 그 지역 7개 판매대리점과 家畜飼養家를 상대로 가축사육및 사료에 관한 知識 및 情報를 제공하고 이들을 도와주는 業務에 종사하는 者인데 1981년5월20일 전남 해남읍에서 있은 인근郡에 거주하는 飼養家들의 친목단체로 결성된 養畜協會에 참석하기 위하여 出張을 가서 그들에게 蓄産에 관한 技術지도교육을 마치고 父親의 問病차 고향인 진도에 갔다가 그 이튿날인 같은달 21일 광주로 歸社하던도중 會社製品의 販促을 위하여 전남 해남읍에 있는 어느 農場에 그 지역 판매대리점 소장과 함께 들려 飼料普及에 관한 意見을 교환한 후 그곳을 나오다가 평소 知面이 있는 養畜飼養家 3∼4명을 우연히 만나 같은날 12시경부터 그 근처의 가게 혹은 딸기밭등지에서 사료 및 가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약4시간 동안 자리를 옮겨가며 飮酒한 다음 함께 대흥사로 놀러가자는 위 판매대리점 소장의 제의에 따라 동인이 운전하는 차량에 타고 대흥사로 가다가 운전부주의로 위 차량이 전복되어 原告가 負傷한데 대하여, 原審은 原告가 대흥사로 가게된 것을 會社의 판매책임자로서 고객인 飼養家 및 판매대리점 책임자와 보다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여 판매를 促進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原告의 業務範圍에 屬하는 일이라고 인정하고 따라서 위 사고는 業務上災害에 해당된다는 취지로 判示하였는바 이에 대하여 被告인 노동부 서울중부지방사무소장이 上告한 事件이다. 2. 判決의 要旨 産業災害補償保險法上의 業務上의 災害라함은 業務遂行中 그 業務에 基因하여 發生한 災害를 말하는데(1981년12월17일 개정되기전의 동법 제3조제1항) 勤勞者가 事業場을 떠나 出張中일 경우에는 그 用務의 成·不成이나 遂行方法등에 있어서 포괄적으로 事業主에게 責任을 지고있다할 것이므로 特別한 사정이 없는한 일단 出張過程의 全般에 대하여 事業主의 支配下에 있다고 말할수 있고 따라서 그業務遂行性을 認定할수 있을 것이나 出張中의 行爲가 出張에 當然 또는 通常隨伴하는 範圍內의 行爲가 아닌 恣意的 行爲나 私的行爲일 경우에는 業務遂行性을 認定할 수 없고 따라서 그와같은 行爲에 즈음하여 發生한 災害는 業務基因性을 認定할 여지가 없게되어 業務上災害로 볼수 없다고 前提한 다음, 앞서 事實關係에서 보는 바와같이 原告가 出張을 마치고 歸社途中에 고객인 飼養家 및 판매대리점 책임자등과 만나 이들과 함께 飮酒를 하고 對話를 나누는 것이 고객들과의 紐帶關係를 緊密하게 하는데 보탬이 된다 하더라도 위와같은 飮酒가 發端이 되어 마침내 本格的인 遊興을 위하여 대흥사로 가는 行爲를 일컬어 原告의 出張에 當然히 또는 通常 隨伴하는 범위내의 行爲라고는 말할수 없고, 이는 業務遂行의 범위를 벗어난 私的인 行爲라고 判示하여 業務上災害를 否認하였다. 3. 解 說 (1) 業務上災害에 관한 法律規定 勤勞基準法 및 産業災害補償保險法의 規定에 의하여 災害補償의 對象으로 되는 災害의 範圍에 대하여는 勤勞基準法 제78조 제1항에「勤勞者가 業務上負傷 또는 疾病에 걸린 경우」등의 規定이 있고, 産業災害補償保險法 제3조에서「業務上의 災害」의 定義를「業務遂行중 그 業務에 基因하여 발생한 災害를 말한다」規定하고 있다(1981년12월17일자로 개정된 동법 제3조 제1항에서는 業務上災害의 定義를「業務上의 事由에 의한 근로자의 負傷, 疾病…을 말한다」고 되어있어 災害補償對象의 範圍를 다소 확대시킨 感이 드나 개정전과 별差異는 없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業務上疾病에 관한 勤勞基準法施行令 제54조의 規定을 제외하고는 따로 規定한 바가 없으므로 어떠한 災害가 業務上의 災害인가는 거의 解釋如何에 맡겨져 있다할 것이어서 그만큼 紛爭의 餘地를 안고 있다. 勤勞基準法上의「業務上」의 災害등과 産業災害補償保險法上의「業務上의 災害」는 同一한 것으로 해석되고 判例도 같은 趣旨이다(大法院 1981년10월13일 선고 80다2918 判決). (2) 業務上外의 認定基準 災害補償의 法的性質을 어떻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業務上 認定의 범위가 다소 달라질수 있다. 즉 企業에 內在하는 各種危險으로부터 근로자가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린 경우에 使用者는 하등의 過失이 없어도 그 위험을 부담하는 근로자의 損失塡補를 하여야 한다는 企業危險說의 立場보다는 使用從屬關係에 기초하여 使用者에게 勞務를 提供하는 과정에서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린경우 근로자의 生活保障의 見地에서 사용자에게 근로자의 損失塡補義務를 넓게 인정하려는 生存權保障說의 立場에 서게 될 때 業務上 認定의 범위가 넓어진다할 것이다. 아뭏든 業務上災害認定의 要件으로 대개 業務遂行性과 業務基因性 두가지를 들고 있고 産業災害補償保險法 제3조(개정전)에서도 같은 내용으로 規定하고 있으므로 다음에서 간단히 說明한다. 가. 業務遂行性 業務遂行性이란 근로자가 支配從屬關係下에 있는것 즉「勤勞契約에 따라 使用者의 支配下에 있는것」을 말한다. 따라서 業務에 從事하고 있지 않아도 역시 使用者가 指揮監督을 할수 있는 여지가 있고 그 限度에서 使用者의 支配下에 있는 경우(휴식시간중)에는 業務遂行性이 있다. 또한 使用者의 管理下에 있지 않아도 使用者의 支配下에 있는 경우(出張中)에는 業務遂行性이 있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業務遂行性은 어디까지나 使用者의 支配下에 있는것, 다시말해서 사용자에 대한 근로자의 從屬狀態 그 自體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使用者의 支配下에 있다해도 個別的이고 私的인 行爲는 業務行爲라 할수 없다. 나. 業務基因性 業務基因性이라 함은 業務와 傷病과의 사이에 因果關係가 存在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災害補償制度가 一種의 損害賠償的 性格을 지니는 것이기 때문에 當然하다 하겠다. 일반적으로 위 因果關係는 相當因果關係를 意味한다고 말하여 지고 있고, 다만 災害補償責任을 無過失責任이므로 그 因果關係는 主觀的要素 즉 行爲者의 豫見可能性과 같은 것은 배제된 客觀的 相當因果關係인 것이다. 業務上의 傷病이기 위하여는 그 傷病이 業務遂行중에 발생할것, 業務基因性이 있을 것이 필요하나 보통 업무수행성이 있으면 업무기인성이 사실상 추정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고, 업무수행성을 업무기인성의 有無를 判斷하기 위한 媒介槪念이라 할수 있다. (3) 判決의 檢討 業務上 災害의 認定與否에 관한 大法院判例는 다른 부분에 비하여 그렇게 많이 나오질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아마 災害補償金 支給管理掌을 勞動部長官이 하고 있고 그 支給에 異議가 있을 때에는 産災審査官에게 審査를 청구하고 거기에 다시 異議가 있을 경우 産災審査委員會에 再審査를 거치지 않으면 行政訴訟을 제기할 수 없도록 되어있어(산업재해보상보험업무 및 심사에 관한 法律) 그 過程에서 많은 救濟가 이루어지기 때문인 듯도 싶으나 業務의 種類가 多樣하여지고 복잡할 뿐 아니라 專門細分化하는 추세에 있으므로 業務上 災害 또는 傷病의 限界가 模糊한 경우가 많아져 앞으로는 訴訟으로 까지 확대되는 事例가 많아지리라고 생각된다. 이사건 判決은 出張중의 災害에 있어서 業務上 災害에의 該當限界를 밝힌 것으로 그 意義가 크다할 것이다. 出張중에는 事業主의 管理를 떠나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 있어서의 個個의 行爲는 事業主의 拘束을 받지않고 出張者의 任意에 맡겨져 있는 것이 보통이어서 여러종류의 私的行爲가 行해질수 있다. 또 出張의 性質上 어느 정도의 私的行爲가 介在될수 있음은 通常있을수 있는 일이다. 물론 出張중은 事業主의 관리를 떠나는 것이지만 그 支配下에 있는 것은 틀림 없으므로 一應은 業務遂行性을 인정할수 있는 것이나 그렇다고 하여 모든 私的인 行爲도 業務行爲라고 할수는 없는 것이다. 事業主의 管理下에 있을 때 보다는 業務行爲에 포함되는 附隨行爲의 範圍는 넓어질수 밖에 없으나 出張중의 個個의 行爲가 어떤 경우에 業務行爲로 되고 아니 되는가는 그 限界를 지우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判決은 이에 대하여 出張중의 行爲중 出張에 當然 또는 通常隨伴하는 범위내의 行爲만이 業務行爲에 포함되고 그 범위내의 行爲가 아닌 恣意的 行爲나 私的行爲일 경우에는 業務行爲로 볼수 없고 따라서 業務遂行性이 없다고 判示하여 一應의 基準을 設定하고 있다. 이와같은 判定基準을 提示한 判決例는 이 判決 외에 별로 없는것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과연 出張에 當然 또는 通常隨伴하는 行爲가 具體的으로 어떠한 것을 뜻하는지 또한 疑問이 아닐수 없다. 그것은 아마도 出張의 目的, 業務遂行方法, 出張地의 환경, 事業主의 意圖등을 具體的이고도 合理的인 判斷에 의하여야 할 것이다. 出張에 當然 또는 通常隨伴하는 行爲라고 認定되면 그 行爲가 私的인 것일지라도 業務行爲에 포함되어 業務遂行性을 인정할 수 있음은 물론(例를 들면 出張중의 食事, 列車內의 수면) 業務基因性도 인정할수 있는 것이다. 돌이켜 이 사건의 事實關係를 살펴보면 原告가 原來의 出張目的이었던 전남 해남읍에서 있은 養畜協會에 參席하였다가 그 이튿날 歸社도중 어느 농장에 찾아가 販促活動을 한후 나오다가 판매대리점 소장 및 飼養家들과 자리를 함께하여 약간의 飮酒를 하면서 養畜 및 飼料등에 관한 異見을 나누는 것은 原告의 固有業務 내지는 通常隨伴하는 行爲라 할것이나 여기에서 더 나아가 本格的인 遊興을 目的으로 遊興地로 가는 行爲는 原告의 出張業務에 當然 또는 通常隨伴하는 行爲라 할수 없고 이는 出張目的을 떠난 恣意的이고 私的인 行爲라고 아니할수 없다. 따라서 原告가 입을 이 사건 負傷은 業務上災害로 인정할 수 없으므로 判旨에 贊同하는 바이다. 다만 훗날 우리나라의 社會保障制度가 완벽하게 確立되어질 경우에는 業務上 災害認定의 범위도 넓어질 것이고 그때에는 원고와 같은 경우에도 災害補償을 받게될 것이나 現在로서는 이 判決의 見解에 만족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198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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