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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비행에 의한 피해와 민사적 쟁점
Ⅰ. 사실관계 개요 및 사건의 진행 (1) 피고 대한민국 소유 경찰청 헬기장을 사용하는 헬기가 이·착륙할 때 원고 소유 토지 상공을 통과하였다. 이 토지는 헬기장 설치전부터 차고지로 사용되었고 그 지상 건축물은 주유소 등으로 이용되었다. 원고는 대전광역시 서구청장에게 위 토지 지상에 장례식장 신축을 위한 건축허가를 신청하고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다음 토지를 매수하였는데 그 후 건축불허가처분을 받았다. 이에 원고는 위 불허가처분 취소청구를 하였으나 기각되었다. 이 후 원고는 증축허가 및 공작물축조 신청을 하였으나 불허가처분을 받았고 장례식장으로의 용도변경 허가신청도 불허가되었다. 원고는 해당 불허가처분의 취소를 구하였으나 기각되었다. (2) 이에 원고는 헬기 비행에 따른 안전문제로 지상 건축물의 증축 등이 불허가되는 등 토지의 이용에 심각한 제한이 있다는 이유로 ①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에 근거하여 헬기 이·착륙시 토지 상공 통과 금지를 구하며 ② 피고의 헬기장 관리에 있어 의무위반을 근거로 불법행위 손해배상을 구하였다. 원심법원(대전고등법원 2013. 8. 27. 선고 2012나4891 판결)은 금지청구 부분을 인용하면서도 손해액을 산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하였다. 상세한 논증은 졸고, '항공기 비행에 의한 피해와 민사적 쟁점', 중앙법학(2020. 3.)을 참조하시길 바란다. Ⅱ. 대상판결의 내용 및 환송심의 결과 1. 소유권에 기한 비행금지청구 대상판결에서는 "항공기가 토지의 상공을 통과하여 비행하는 등으로 토지의 사용·수익에 대한 방해가 있음을 이유로 비행 금지 등 방해의 제거 및 예방을 청구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토지소유권이 미치는 범위 내의 상공에서 방해가 있어야 할 뿐 아니라 방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참을 한도를 넘는 것이어야 한다"며 "비행의 금지 등을 구하는 방지청구와 금전배상을 구하는 손해배상청구는 내용과 요건이 다르므로 참을 한도를 판단하는 데 고려할 요소와 중요도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 중 특히 방지청구는 그것이 허용될 경우 소송당사자뿐 아니라 제3자의 이해관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방해의 위법 여부를 판단할 때는 청구가 허용될 경우 토지 소유자가 받을 이익과 상대방 및 제3자가 받게 될 불이익 등을 비교·형량해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였다. 이후 헬기장이 이전하여 환송심은 이 쟁점을 다루지 않았다. 2.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대상판결은 "항공기가 토지의 상공을 통과하여 비행하는 등으로 토지의 사용·수익에 방해가 되어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면 그 소유자는 항공기의 비행 등으로 토지를 더 이상 본래의 용법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됨으로 인하여 발생하게 된 재산적 손해와 공중 부분의 사용료 상당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리고 불법행위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원은 손해액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과 증명이 미흡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증명을 촉구하여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직권으로라도 손해액을 심리·판단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이 부분도 파기하였다. 환송심은 이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Ⅲ. 검토 1. 소유권에 기한 비행금지청구 (1) 민법상 토지의 소유권은 정당한 이익있는 범위 내에서 토지의 상하에 미친다(제212조). 따라서 정당한 이익있는 범위의 공중에 대하여 토지소유권이 미치므로 상공에 관한 행위가 토지 소유권 행사에 제한이 된다면 정당한 이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소유권자에게 구제수단을 부여할지 여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이는 이익형량의 문제인데 환경분야 및 인접지 분쟁에서 침해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이익형량의 기준은 '참을 한도' 이론으로 대체된다. 이러한 사례에서 참을 한도를 기준으로 삼는 것은 판례의 일관된 태도이다. 대상판결도 상린관계에 관한 민법 제217조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그 방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참을 한도를 넘는 것'을 판단기준으로 삼았다. (2) 불법행위책임에서도 위법성 판단에 있어 참을 한도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두 기준이 동일한 것인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소위 '위법성의 단계설'). 즉 동일한 행위의 위법성이 구제방법에 따라 달리 평가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가 있는데 위법성은 행위의 성격이므로 위 지적은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위법성 판단기준으로서의 참을 한도는 각 행위 혹은 구제수단마다 차이를 둘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정한 선을 넘으면 위법하지만 그 선은 제도에 따라 다르게 그어질 수 있다. 금지청구권과 손해배상청구권은 침해자의 의무위반행위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그 요건·효과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금지청구권은 장래 지향적 수단이나 손해배상청구권은 사후적 구제수단이다. 금지청구권은 직접적으로 위반행위에 작용하고 손해배상청구권은 침해행위에 작용하여 의무준수를 간접적으로만 실현하므로 사후적 배상책임을 감수하고 침해행위를 하는 경우 이를 막을 수 없다. 한편 금지청구권 인정에는 손해배상과 달리 귀책사유가 요구되지 않는다. 결국 금지청구는 보다 간명한 기준으로 인정되는 적극적인 구제수단이다. 그런데 참을 한도의 기준 외에 금지청구권이 가지는 적극성을 반영할 수 있는 기준은 찾을 수 없다. 따라서 참을 한도를 정할 때에는 그 침해행위를 전면 금지할 것인지 아니면 일정한 배상을 하는 것으로서 용인할 것인지에 따라 차등을 주어야 한다는 견해가 적절하다. 대상판결 이전에도 고속도로 소음 관련 사안에서 대법원은 금지청구와 손해배상청구를 서로 다른 기준으로 접근하여야 한다고 제시한 바 있는데(대법원 2015. 9. 24 선고 2011다91784 판결) 대상판결은 다시 한 번 그 점을 명확히 하였다. (3) 대상판결은 캘러브레시와 멜러메드가 권리보호방식에 관하여 제시한 동의규칙(property rule), 보상규칙(liability rule)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원심은 "상린관계 규정에 의한 수인의무의 범위를 넘는 토지이용관계의 조정은 사적자치의 원칙에 맡겨야 한다"고 판단하여 금지청구를 인용하였는데 사적자치를 통한 해결에 맡기는 것은 동의규칙의 적용이다. 대상판결은 금지청구는 배척하면서 손해배상의 가능성을 명시하였는데 이는 법원이 당사자간 이르지 못한 의견의 합치, 구체적으로는 사용료 결정을 해주는 것과 같다. 이는 보상규칙을 통한 해결이다. 대상판결 사안의 경우 지리한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이는 거래비용이 커서 당사자간 협상에 의한 해결이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장기간의 분쟁을 금지청구 인용으로 마무리하여 당사자들이 새로이 협상을 개시하도록 하는 것은 법경제학적으로 유익한 결론이라 할 수 없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관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2.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참을 한도를 넘는 소유권침해는 불법행위 책임을 구성할 수 있다. 불법행위 책임을 구성하기 위한 허들은 일반적으로 방해배제보다 낮다. 대상판결에 있어 불법행위 책임을 문제 삼는 원고의 태도는 특별할 것이 없으나 손해액의 증명이 문제되었다. 다툼있는 사실에 대하여 당사자가 충분한 증명을 하지 못하는 경우 법원은 증명을 촉구할 수 있다. 특히 손해배상책임의 기본적 요건은 충족되지만 배상액에 관한 충분한 증명이 없는 경우에는 석명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88617 판결 등). 이는 손해의 발생사실은 입증되었지만 손해액 증명의 곤란함을 당사자의 노력 부족으로 귀착시킬 수 없는 소송유형에 있어 증명 부족을 이유로 기각하는 것은 손해배상제도의 목적 등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대상판결에서는 토지를 본래의 용법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되어 발생하게 된 재산적 손해와 사용료 상당 손해의 배상을 하여야 한다고 보면서 그 산정과 관련해서는 석명권을 행사하여야 할 것을 선언하면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는데 이는 기존 판례에 부합하는 판시이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가 신설되어 손해발생 사실은 인정되지만 손해액 증명이 어려운 경우 법원이 재량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대상판결에 해당 조문이 명시되지 않았지만 개정 민사소송법의 태도에서 대상판결의 타당성을 확인할 수 있고 앞으로도 같은 논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Ⅳ. 나가며 대상판결은 기존에 국가배상책임이 문제된 소음 사건과는 달리 인접지 소유자간 분쟁으로서 금지 및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 관한 것이었다. 따라서 기존의 소음 관련 분쟁에서의 논의가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었지만 해당 사건들에서 발전된 논리가 종합 적용된 것으로 이해될 수 있고 대체로 그 논리는 수긍할 수 있다. 구체적 타당성 측면에서 보았을 때에도 합리적이다. 드론 등이 널리 사용됨에 따라 공중이 새로운 가용 공간이 되는 시대에 대상판결은 새로운 유형의 사건에 있어 의미있는 접근 방향을 제시한다. 한승수 교수 (중앙대 로스쿨)
비행금지청구
항공기
토지
소유권침해
한승수 교수 (중앙대 로스쿨)
2021-01-07
행정사건
토석채취허가신청에 대한 지방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 여부
-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3두765 판결- 1. 사실관계 가. 원고 건설회사(이하 '원고')는 피고의 시(市)로부터 토사채취허가를 받아 토사를 채취하던 중 예상치 못한 암반이 나타나자, 2011. 9. 23. 피고시에게 기존의 토사채취허가를 토석채취허가로 변경하여 줄 것을 신청(이하 '이 사건 신청')한 사실이 있다. 나. 특별행정기관인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이 사건 신청 이후인 2011. 10. 24. 피고시에게 "공사에 사용될 토사 및 쇄석골재의 원활한 수급과 사업비 절감을 위하여 원고가 이 사건 채취지에서의 토석채취허가를 신청할 경우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의 협조요청 공문을 보낸 사실이 있다. 다. 피고시는 2011. 10. 25. 원고에게 '신청 임야가 산지관리법에 의한 토석채취허가지역인 고속도로 연변가시지역 2000m 이내이며 국도 가시권에서 1000m 이내인 지역으로서 토석채취허가가 불가한 지역이고, 국토 및 자연의 유지와 환경보전, 자연경관 등 중대한 공익상 보호의 필요가 있다'는 등의 사유를 들어 원고의 이 사건 신청을 불허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이 있다. 라. 이에 원고는 피고시가 이 사건 처분을 내리기에 앞서 지방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한 산지관리법 시행령 제32조 제2항을 위반하여 지방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법령상 절차를 위반하여 위법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2. 원심의 판단 가. 산지에서 토석을 채취하려는 자는 시장·군수·구청장(이하 '시장 등'이라 합니다)으로부터 토석채취허가 또는 변경허가를 받아야 하는데(산지관리법 제25조 제1항 제2호), 현행 산지관리법 시행령(이하 '시행령') 제32조 제2항 본문은 "토석채취허가·변경허가 또는 변경신고 대상 산지에 대하여 현지조사를 실시하고, 그 신청내용이 법 제28조에 따른 토석채취허가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검토한 후 토석채취의 타당성에 관하여 지방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조항'). 나. 그런데, 위 규정은 구 산지관리법 시행령(2008. 7. 24. 대통령령 제209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시행령') 제32조 제2항 본문이 "토석채취허가·변경허가 또는 변경신고 대상 산지에 대하여 현지조사를 실시하고, 토석채취의 타당성에 관하여 법 제22조 제1항에 따른 중앙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그 신청내용이 법 제28조에 따른 토석채취허가기준 등에 적합한지 여부를 심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던 것에서, 토석채취허가기준 등의 적합여부 심사를 중앙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 이전으로 옮기도록 개정함에 따른 것이다. 다. 그리고 모법인 산지관리법이 2010. 5. 31. 법률 제10331호로 개정되면서 토석채취허가 등의 권한을 '산림청장'에게 부여하던 것을 '시장 등'으로 변경하면서, 위 구 시행령 제32조 제3항 중 '중앙산지관리위원회'부분도 '지방산지관리위원회'로 개정하여(2010. 12. 7. 대통령령 제22513호) 현재에 이르고 있다. 라. 위와 같은 개정 연혁 및 법령의 명시적 문언 등에 비추어 볼 때, 현행 산지관리법은 토석채취허가 등의 신청이 있는 경우 허가권자인 시장 등에게 현지조사를 거쳐 산지관리법 제28조에 따른 토석채취허가기준 등에 적합한지 여부를 1차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고, 이후 지방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규정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마. 따라서 구시행령이 시행되던 당시에는 허가권자가 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아니한 채 토석채취허가 등에 대하여 불허가처분을 내리는 경우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여지가 있기는 하나, 현행 법령의 해석으로는 피고시가 일단 원고의 이 사건 신청을 산지관리법 제28조 소정의 토석채취허가기준에 적합하지 아니한다고 보고 지방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아니한 채 불허가처분을 하였다고 하여 법령상 필수적으로 규정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흠이 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3. 대법원은 원심판결 파기하고 환송 이 사건 채취지는 토석채취제한지역에 해당하여 원칙적으로 토석채취허가가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등으로부터 공용사업을 위하여 이 사건 토석채취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요청을 받았으므로 그 요청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토석채취허가가 가능한데, 그 타당성의 심사는 산림보전·경관훼손·주민의 불편 등 공익상 목적과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토석채취를 요청한 공공사업의 필요성 및 토석채취허가에 따른 원고들의 사익 등을 비교형량 하여 재량 심사를 하여야 하는 사항으로서, 비록 그것이 토석채취허가기준에 관련된 내용이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토석채취의 타당성에 관한 판단 사항이라 할 수 있으며, 현지 조사나 신청인이 제출한 자료의 검토만으로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허가기준에 부합하지 아니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따라서 피고시가 지방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신청에 대하여 불허가처분을 한 것에는 시행령 제32조 제2항에서 필수적으로 규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위법이 있어서 이 사건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4. 대상판결에 대한 평석 가. 지방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한 취지 대상판결은 "이 사건 조항에서 토석채취 허가권자인 시장 등이 토석채취의 타당성에 관하여 지방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한 취지는,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지방산지관리위원회에서 산림환경보전에 미치는 영향과 주민의 불편 등의 공익과 토석채취허가로 인하여 신청인이 얻게 되는 사익을 비교형량 하는 등의 방법으로 토석채취의 타당성을 면밀히 토론·심의하여 처분의 근거를 제공하게 함으로써 재량행위의 정당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산지관리행정의 공정성·전문성을 도모하려는 데 있는 것이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즉, 토석채취의 타당성 판단은 산지관리법령에서 명시하고 있는 토석채취 허가기준보다 판단하기 어려운 요소로, 이와 관련해서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타당성을 판단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관점에서, 토석채취의 허가는 허가권자인 행정청 및 전문가집단으로 구성된 산지관리위원회의 협력에 의하여 판단되어져야 한다는 점을 명시한 것으로, 토석채취허가 등에 있어서 지방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한 취지를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대상판결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나. 지방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가 필요한 경우 다만, 대상판결은"이 사건 조항은 토석채취 허가권자인 시장 등이 신청이 산지관리법 제28조에 따른 토석채취허가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1차적으로 검토한 결과 허가기준에 적합하지 아니함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지방산지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은 채 불허가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지방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대상판결과 같이 시장 등이 1차적으로 검토한 결과 토석채취허가기준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경우에 지방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은 채 불허가할 수도 있다고 한다면, 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 여부는 시장 등의 판단에 달려 있는 것이 되어(그 기준 또한 '허가기준에 적합하지 아니함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라고 하여 모호할 뿐만 아니라 불명확하다), 결국에는 산지관리법령이 토석채취허가에 대하여 지방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한 취지가 몰각될 염려가 있다는 점에서, 지방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경우를 상정하고 있는 대상판결은 비판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된다. 더욱이, 대상판결이 토석채취허가와 관련하여 지방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경우와 관련하여 그 기준을 최초로 밝혔다는 점에서는 의미는 있다고 생각되나, 그 기준('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이 매우 모호하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사안 해결과 관련해서는 이 판결 이후로도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라는 것이 구체적인 사안에서 발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다. 시행령 개정 연혁에 관한 해석 대상판결은 원심의 시행령 개정 연혁과 관련된 해석에 관하여는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구 시행령 당시, 산림행정을 전담하는 소관 행정청인 '산림청장'에게 토석채취허가에 관한 권한이 부여되었을 당시에도 토석채취허가 등에 대하여 불허가처분을 내리는 경우 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현 시행령에서 산림행정에 있어 비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시장 등'에게 토석채취허가 등의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개정하였음에도 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시장 등의 판단에 의하여 임의로 배제할 수 있다고 한 원심의 시행령에 관한 해석은 잘못되었다고 생각된다.
산지관리법
토석채취
2016-01-21
국가배상법 제2조1항의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의 의미
Ⅰ. 事實關係 피고 한국토지공사(이하 '토지공사'라 한다)는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X지구 일대의 택지개발사업에 편입되는 토지의 취득 및 그 지장물의 이전을 위하여 원고들과 협의하였으나 협의가 성립되지 않아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을 신청하였다.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2002. 4. 16. 이 사건 토지를 수용하고, 그 지상 건물 등 지장물을 이전하게 하는 재결을 하였으며, 2002. 6. 11. 원고들의 영업의 손실 등에 대한 영업권보상으로 영업설비 등 물건을 이전하도록 재결하고 수용시기를 2002. 7. 30.로 정하였다. 피고 토지공사는 2003. 3. 14. 경부터 2004. 1. 29.경까지 원고들에게 6차례에 걸쳐 관련보상절차가 완료되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토지상의 각 건물에 대한 철거와 지장물을 이전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계고를 하였다. 원고들이 이에 응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토지 및 공장건물 등을 계속 사용·수익하자, 피고 토지공사는 2004. 1. 30. 피고 S개발과 행정대집행철거도급계약을 체결한 후 2004. 2. 5.부터 같은 해 2. 9. 까지 사이에 피고 乙(토지공사직원)을 행정대집행 책임자로 하여 토지공사의 직원들과 S개발에서 고용한 인부들을 지휘·감독하여 행정대집행을 실시하였다. 원고는 일심 법원에 위 대집행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기각판결을 받았다(의정부지방법원 2006. 2. 3, 2004가합2007). 이에 원고는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은 토지공사가 국가배상법 2조의 공무원에 해당하지만, 공무원 개인의 배상책임의 요건인 고의·과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서울고법 2007. 10. 4, 2006나37894) Ⅱ. 對象判決의 要旨 토지공사는 구 한국토지공사법 제2조, 제4조에 의하여 정부가 자본금의 전액을 출자하여 설립한 법인이고, 같은 법 제9조 제4호에 규정된 토지공사의 사업에 관하여는 공익사업법 제89조 제1항, 위 한국토지공사법 제22조 제6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40조의3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본래 시·도지사나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의 업무에 속하는 대집행권한을 토지공사에게 위탁하도록 되어 있는바, 토지공사는 이러한 법령의 위탁에 의하여 대집행을 수권받은 자로서 공무인 대집행을 실시함에 따르는 권리·의무 및 책임이 귀속되는 행정주체의 지위에 있다고 볼 것이지 지방자치단체 등의 기관으로서 국가배상법 제2조 소정의 공무원에 해당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Ⅲ. 評釋 위 판결은 국가배상법 2조의 "公務를 위탁받은 私人"의 개념과 범위와 관련하여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박균성, 공무수탁자의 지위와 손해배상책임; 정남철, 행정대집행과 국가배상책임, 행정판례연구, ⅩⅤ-1, 2010, 151면 및 189면 이하). 2009. 10. 21. 법개정을 통하여 동 개념이 추가되기 전에 국가배상법 제2조의 "공무원"의 개념은 이른바 기능적 의미의 공무원의 개념으로서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 등에 의하여 공무원의 신분을 가진 자뿐만 아니라 널리 공무를 위탁받아 실질적으로 공무에 종사하는 모든 자를 포함한다는 것이 학설의 일반적인 견해였다. 판례 역시 이와 같은 견해에 따라 통장(大判 1991. 7. 9. 91다5570), 소집중인 향토예비군(大判 1970. 5, 26. 70다471), 교통할아버지(大判 2001. 1. 5. 98다39060) 등을 공무원의 개념에 포함시키고 있다. 개정법률은 이와 같은 학설과 판례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여기서 "公務를 委託받은 私人"은 강학상 의미의 "公務受託私人"을 포함하여 널리 공행정을 수행하는 사인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실무상 "公務를 위탁받은 私人"의 범위를 어떻게 한계설정할 것인가는 국가배상책임의 범위와 관련하여 적지 않은 문제점을 야기시키고 있다. 1. 公務受託私人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의 범주에는 우선적으로 행정권한을 부여받아 대외적으로 행사하는 강학상의 公務受託私人이 포함될 것이다. 이러한 公務受託私人은 자연인 뿐만 아니라 법인을 포함한 사법상의 단체를 의미한다. 公務受託私人은 이론상으로 행정법관계의 권리·의무의 귀속주체로서 행정주체의 지위를 갖으나, 실정법은 公務受託私人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항고소송의 피고로서 행정청의 지위를 부여하기도 하며(행소법 2조 2항), 행정절차법상의 행정청의 지위를 부여하기도 하고(행정절차법 2조 1호), 국가배상법상의 공무원의 지위를 부여하기도 한다. 향후 公務受託私人에 해당하는 공증인, 민영교도소, 토지수용권을 행사하는 사인 등이 행하는 공행정작용에 의하여 발생되는 손해는 국가배상책임의 대상이 될 것이다. 2. 行政補助人 행정보조인은 행정임무를 자기책임하에 수행함이 없이 순수한 기술적인 집행만을 떠맡는 私人이라는 점에서 행정권한을 직접 대외적으로 행사하는 公務受託私人과 구별된다. 이러한 행정보조인은 행정주체와의 사법상 계약에 근거하여 행정청의 지시에 따라 활동하는 것이 일반적인 특징이다. 행정보조인의 대표적인 예로서는 견인업무를 대행하는 자동차견인업자, 생활폐기물의 수집·운반 및 처리업자 등이다. 이러한 행정보조인이 어떤 경우에(특히 이들이 私企業의 조직을 갖는 경우에) 공무를 위탁받은 私人으로 볼 수 있는지는 다툼이 되고 있다. 독일의 판례는 私企業이 행정주체의 지시나 영향력에 예속되어 임무수행상 행정주체의 도구로 나타나는지에 여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여기서 행정주체의 임무의 성격, 이러한 임무와 사기업에 위탁된 활동과의 연관성의 밀접도, 공법상 의무에 대한 사기업의 기속정도에 따라 상이하게 판단된다. 임무의 권력적 성격이 강하게 나타날수록, 행정주체의 임무와 사기업에 위탁된 업무의 연관성이 밀접할수록 사기업주체를 행정주체의 도구로 간주하여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이른바 '도구이론'에 대하여 상세히는: 鄭夏重, 民間에 의한 公行政遂行, 公法硏究, 30집 제1호, 2001. 12. 463면). 이러한 관점에서 독일연방민사법원은 견인업체에 의한 차량견인과정에서 발생된 손해(BGH NJW 1978, 2502)에 대하여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3. 行政權限의 代行人 실정법상으로 행정청의 권한의 대행이라는 표현이 빈번히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관리법 44조는 "자동차검사대행자의 지정", 고속도로법 제6조는 한국도로공사의 "권한대행", 도로교통법 제36조는 "차의 견인 및 보관업무 등의 대행"을 규정하고 있다. 일설은 이러한 행정권한의 대행인을 독자적인 公行政을 수행하는 私人의 형태로 파악하여 대행인은 피대행기관 대신에 권한을 행사하고 법적으로는 그 행위의 효과는 피대행기관에게 귀속된다는 점에서 대리와 동일하나, 통상 대리권이 법령에 규정되어 있고, 대행을 함에 있어서 피대행기관과의 관계를 명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리와 구별된다고 한다(박균성, 앞의 글, 160면). 그러나 실정법상 이러한 대행인은 구체적인 법률관계의 내용에 따라 "공무수탁사인" 또는 "행정보조인"으로 구분될 수 있으며, 단지 실정법은 양자를 구별함이 없이 권한 또는 업무의 대행이라는 표현을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검사대행인은 국토해양부장관의 자동차검사의 권한을 행사하는 "公務受託私人"으로 보아야 하며, 차량견인 및 보관대행인은 "행정보조인"으로 보아야 하고, 한국도로공사의 국토해양부장관의 권한대행은 강학상의 "행정청의 권한의 위탁"에 해당된다고 볼 것이다. 이에 따라 실정법상의 권한 또는 업무의 대행인은 독자적인 고찰의 범주에서 벗어날 것이다. 4. 公法人 공법인도 '公務를 위탁받은 私人'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는지 특히 대상판결과 관련하여 문제가 된다. 原審은 행정대집행의 권한을 위탁받은 토지공사를 국가배상법상의 공무원으로 보고 고의·중과실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반면, 대법원은 토지공사는 행정주체의 성격을 갖고, 토지공사의 직원, S개발 및 그의 소속직원은 공무원의 지위를 갖는다고 보고 이들에게 고의·과실이 없다는 이유로 이들 및 토지공사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인하였다. 이러한 대상판결은 대법원의 이른바 "뱀장어판결"(大判 2003. 11. 14. 2002다55304)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 사건은 실뱀장어를 수출하려던 원고들이 수출추천업무를 거절한 피고 수산업협동조합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다. 관계법령에 의하면 수출제한품목인 뱀장어는 수산청장의 이식승인을 받아야 수출할 수 있었고, 수산청장은 일정한 범위내에서 수산업협동조합에 이식승인권한을 위탁하고 있었다. 여기서 대법원은 피고 수산업협동조합을 민간위탁을 받은 '수탁기관'으로서 공무원에 해당된다고 판시하였다. 대상판결은 양자가 사안을 달리하는 것으로 판단하였으나 토지공사는 광의의 영조물법인으로서, 그리고 수산업협동조합은 공공조합으로서 모두 행정주체의 성격을 갖고 법령이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행정권을 행사한다. 토지공사는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의 업무에 속한 행정대집행의 권한을 관련법령에 근거하여 수탁받은 반면 수산업협동조합은 수산청장의 이식승인의 권한의 일부를 관련법령에 근거하여 수탁받은바, 이는 전형적인 행정청의 권한의 위탁에 해당하는 것으로 양자는 동일한 사안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전체 국가행정조직 내에서의 행정권한의 위탁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私人에 대한 公務委託과 명확하게 구별된다고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대상판결에서 토지공사의 공무원의 성격을 부인하고 "행정주체"의 성격을 인정한 것은 타당하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대상판결과 같이 토지공사의 행정주체성을 인정하고, 토지공사의 소속직원 및 S개발 및 그 고용원을 국가배상법상 공무원으로 본다면, 또 다른 중요한 문제가 필연적으로 제기될 수 밖에 없다. 만일 이들의 공무수행에 있어서 고의·과실이 인정된다면 토지공사는 배상주체로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하는가? 판례는 이점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지 않으나, 판례의 논리대로라면 당연히 토지공사의 배상주체성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국가배상법 2조 및 5조는 배상주체로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만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공단체소속 직원 등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개인에게 손해가 발생된 경우에는 공공단체는 국가배상법 8조에 따라 민법 750조 및 756조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된다는 것이 지배적인 학설이다. 판례 역시 국가배상법 제5조와 관련하여 고속도로의 설치·관리상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사건에서 민법 758조에 의한 도로공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있다(大判 2008. 3. 13. 2007다29287 : 다만 2조와 관련하여 예외적으로 대한민국과 농업기반공사의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한 판례가 있다). 헌법 29조에서 배상주체를 "국가" 또는 "공공단체"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배상법은 1967년 3. 3. 개정이래로 배상주체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 한정하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급부행정이 공공단체에 의하여 수행되고 이들이 실질적으로 공행정에 해당됨을 고려할 때, 공공단체의 활동에 국가배상법을 적용하지 않고 민법상의 불법행위책임을 부담지우는 것은 체계정당성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의 설치·관리상의 하자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민법 758조에 의한 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일반국도의 설치·관리상의 하자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국가배상법 5조를 적용하는 판례에 태도에 대하여 오늘날 고속도로가 국가교통행정에서 갖고 있는 절대적 중요성을 고려할 때 어느 누구도 쉽게 납득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따라 학설에서는 공공단체의 공행정작용에 대하여는 국가배상법 2조와 5조를 유추적용하여 국가배상을 인정하자는 견해(박균성, 앞의 글 178면) 또는 2조와 5조에 국가·지방자치단체 뿐만 아니라 기타 공공단체도 포함되는 예시적 의미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생각건대 비록 문언상으로 배상주체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 제한되고 있으나, 영조물법인이나 공공조합 등 공공단체도 넓은 의미의 국가행정조직의 일부에 해당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이들 또한 2조와 5조의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이러한 헌법합치적 해석만이 토지공사에 행정주체성을 인정하고, 그의 소속직원, S개발 및 그의 고용원을 2조의 공무원으로 판단한 대상판례를 설득력 있게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원심과 같이 토지공사를 "公務를 위탁받은 私人"으로 보아 그의 위법한 직무행위에 대하여 지방자치단체의 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바, 이는 公法人을 私人으로 보아야만 하는 법리상의 愚를 범하게 될 것이다.
2011-09-05
대법원의 애매한 행정행위의 附款觀
Ⅰ. 사실관계 (1) 원고(한국도로공사)는 고속국도법 제6조, 제8조, 제10조 및 도로법 제50조의 각 규정에 따라 고속국도와 그 접도구역의 관리 및 유지를 담당하는 관리청이고, 피고(주식회사 대한송유관공사)는 송유관의 건설, 유지보수, 관리, 운영 및 송유관과 관련된 제반사업의 영위 등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2) 피고는 고속국도법과 도로법에서 정하고 있는 도로부지와 접도구역에 송유관을 매설하기 위하여 1991. 10.8. 원고와 그 매설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협약 중 송유관 시설의 이설 및 그 비용부담에 관한 내용은 '고속국도의 유지관리 및 도로확장 등의 사유로 도로부지 및 접도구역에 매설한 송유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의 이설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원고는 피고에게 송유관시설의 이전을 요구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발생되는 이설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로 되어 있었다. (3) 원고는 1992. 5.18. 피고에게 "도로점용 및 접도구역 내 공작물 설치허가"를 하였는데, 그 허가조건 중의 하나로 피고가 이 사건 협약을 위반하였을 때에는 원고가 임의로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조항을 부가하였다. (4) 그런데 원고가 1997년 초경 경부고속도로 청원-증약 사이 구간의 도로를 확장하는 공사를 계획하게 되어 그 구간의 도로 및 접도구역에 매설되어 있던 송유관의 이설이 불가피하게 되었고, 이에 원고는 1997. 4. 4. 피고에게 "송유시설 이설비용 부담주체 등에 관한 업무협의 요청"을 보내면서 위 구간의 도로부지 및 접도구역 내에 매설되어 있는 송유관을 이 사건 협약의 내용에 따라 피고의 비용으로 이설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위 요청서를 받은 피고는 1997. 4.29. 원고에게 "송유시설 이설비용 부담 주체 등에 관한 의견 회신"을 보내면서 '이 사건 협약에 따라 도로부지 및 접도구역 내의 송유관 이설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고, 도시계획구간 등 기타지역 내의 송유관 이설비용은 원고가 부담하여야 할 것'이라고 답신하였다. Ⅱ. 대법원 판결요지 (1) 수익적 행정처분에 있어서는 법령에 특별한 근거규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부관으로서 부담을 붙일 수 있고, 그와 같은 부담은 행정청이 행정처분을 하면서 일방적으로 부가할 수도 있지만 부담을 부가하기 이전에 상대방과 협의하여 부담의 내용을 협약의 형식으로 미리 정한 다음 행정처분을 하면서 이를 부가할 수도 있다. (2) 행정청이 수익적 행정처분을 하면서 부가한 부담의 위법 여부는 처분 당시 법령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부담이 처분 당시 법령을 기준으로 적법하다면 처분 후 부담의 전제가 된 주된 행정처분의 근거 법령이 개정됨으로써 행정청이 더 이상 부관을 붙일 수 없게 되었다 하더라도 곧바로 위법하게 되거나 그 효력이 소멸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행정처분의 상대방이 수익적 행정처분을 얻기 위하여 행정청과 사이에 행정처분에 부가할 부담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행정청이 수익적 행정처분을 하면서 협약상의 의무를 부담으로 부가하였으나 부담의 전제가 된 주된 행정처분의 근거 법령이 개정됨으로써 행정청이 더 이상 부관을 붙일 수 없게 된 경우에도 곧바로 협약의 효력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3) 부당결부금지의 원칙이란 행정주체가 행정작용을 함에 있어서 상대방에게 이와 실질적인 관련이 없는 의무를 부과하거나 그 이행을 강제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원칙을 말한다. (4) 고속국도 관리청이 고속도로 부지와 접도구역에 송유관 매설을 허가하면서 상대방과 체결한 협약에 따라 송유관 시설을 이전하게 될 경우 그 비용을 상대방에게 부담하도록 하였고, 그 후 도로법 시행규칙이 개정되어 접도구역에는 관리청의 허가 없이도 송유관을 매설할 수 있게 된 사안에서 위 협약이 효력을 상실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 협약에 포함된 부관이 부당결부금지의 원칙에도 반하지 않는다. Ⅲ. 평석 1. 이 사건 판례의 특이성 위에 소개한 대상판결의 '판결요지'만 읽어보면, 이 사건 판례가 행정소송(항고소송)에 관한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이 사건의 판례번호(2005다65500) 및 [제1심 판결 중 "금 522,378,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는 원심판결(서울고법 2005. 10.19, 2003나26121)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이 사건은 본래 원고와 피고간의 민사사건인 점이 특이하다. 2. 부관과 법률유보와의 관계 등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수익적 행정처분에 있어서는 법령에 특별한 근거규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부관으로서 부담을 붙일 수 있고…]라고 판시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이론적·법규적 근거는 특별히 제시하지 아니한 채 같은 취지의 판례만 여러 개 소개하고 있는데(대상판결 판결의 원문 참조), 그 중에는 [개발행위의 허가는 상대방에게 수익적인 것이 틀림이 없으므로 그 법률적 성질은 재량행위 내지 자유재량행위에 속하는 것이고, 이러한 재량행위에 있어서는 관계 법령에 명시적인 금지규정이 없는 한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조건이나 기한, 부담 등의 부관을 붙일 수 있고]라고 판시한 판례(대판 2004. 3.25, 2003두12837)도 포함되어 있다. 결국 대법원은 아직도 "재량행위 또는 자유재량행위에는 부관을 붙일 수 있고, 기속행위 또는 기속재량행위에는 부관을 붙일 수 없다"라고 하는 식의 과거의 학설 내지 판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와 같은 '낡은 부관관' 내지 법률유보(Vorbehalt des Gesetzes)론은 오늘날 더 이상 비판의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필자의 입장임을 밝혀 놓는 바이다(상세는, 김남진·김연태, 行政法Ⅰ, 제14판, 2010, 251면 등 참조). 3. 협의에 의한 행정작용(부관) 이 사건 판례의 긍정적인 점은 대법원이 [부담은 행정청이 행정처분을 하면서 일방적으로 부가할 수도 있지만 부담을 부가하기 이전에 상대방과 협의하여 부담의 내용을 협약의 형식으로 미리 정한 다음 행정처분을 하면서 이를 부가할 수도 있다]라고 판시한 점이다. 과거에는 판례가 부관은 행정청의 일방적 행위에 의해서만 부가되는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 비판의 대상이 된 바 있다(이에 관하여는, 김남진, 교섭·합의에 의한 부관의 효력, 법률신문 1995. 11. 13호; 同人, 交涉·合意에 의한 附款의 效力, 行政判例硏究 Ⅱ, 1996, 107면 이하 참조). 실제로, 현실에 있어서는, 부관이 행정청과 상대방(허가의 신청자 등)과의 협의·협상(비공식 행정작용)을 통해, 혹은 정식의 계약을 통해 정해지는 예가 많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이러한 점에 관하여는 김남진·김연태, 전게서 244면 등 참조). 4. 李光潤 교수의 견해에 대한 의문 한편, 이광윤 교수는 최근 이 사건 판례(2005다65500)를 2009년의 행정법 분야의 중요 판례로서 소개·논평하는 가운데 [상대방과 협의하여 부담의 내용을 협약의 형식으로 미리 정하였다면 이러한 부담은 행정처분이 아니라 공법상의 계약이 아닌지 의심되며, 부담이 독립하여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된다면 이것은 부관이 아니라 원처분에 밀접히 관련된 처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부담을 계속해서 부관으로 보면서도 독립된 행정처분으로 보는 것은 상호 논리가 상충되며, 협약의 형식으로 정하여진 것은 공법상의 계약으로 보는 것이 보다 사실에 부합하는 법형식으로 볼 수 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이광윤 교수의 견해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는 바이다.
2010-06-14
‘송유관이설협약’의 법적 성질에 관한 소고
Ⅰ. 사안의 개요 피고(주식회사 대한송유관공사)는 고속국도법과 도로법에서 정하고 있는 도로부지와 접도구역에 송유관을 매설하기 위하여 1991년 10월8일 원고(한국도로공사)와 그 매설에 관한 협약(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협약 중 송유관 시설의 이설 및 그 비용부담에 관한 내용은 ‘고속국도의 유지관리 및 도로확장 등의 사유로 도로부지 및 접도구역에 매설한 송유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의 이설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원고는 피고에게 송유관시설의 이전을 요구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발생되는 이설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로 돼 있었다. 원고는 1992년 5월18일 피고에게 ‘도로점용 및 접도구역 내 공작물 설치허가’를 하였는데(이하 위 허가를 ‘이 사건 허가’라 한다), 그 허가조건 중의 하나로 피고가 이 사건 협약을 위반하였을 때에는 원고가 임의로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조항을 부가하였다. 피고는 위 허가에 따라 송유관매설에 착수하여(경부고속도로 영남권 제3공구는 1992년 10월경 착공하였다), 1995년 3월31일 매설을 완료하였는데(접도구역의 토지소유자들과는 따로 토지사용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였음), 위 매설완료 전인 1994년 2월1일 도로법시행규칙이 개정되어 접도구역에는 관리청의 허가 없이 송유관을 매설할 수 있게 되었다. 1997년 초순경 경부고속도로 청원~증약 사이 구간의 도로확장공사계획에 따라 그 구간에 매설되어 있던 송유관의 이설이 불가피하게 되자, 원고는 1997년 4월14일 피고에게 ‘송유시설 이설비용 부담주체 등에 관한 업무협의 요청’을 보내면서 위 구간의 도로부지 및 접도구역 내에 매설되어 있는 송유관을 이 사건 협약에 따라 피고의 비용으로 이설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피고는 1997년 4월29일 원고에게 ‘송유시설 이설비용 부담 주체 등에 관한 의견 회신’을 보내면서 “이 사건 협약에 따라 도로부지 및 접도구역 내의 송유관 이설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고, 도시계획구간 등 기타지역 내의 송유관 이설비용은 원고가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답신하였다. 한편, 건설교통부는 고속국도 접도구역에 건축허가 또는 형질변경허가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허가신청서에 ‘보상비청구포기서’를 첨부하도록 하는 ‘접도구역관리지침’을 시행하여 오다가 1998년 8월1일 재산권침해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위 지침에서 보상비청구포기서 징구에 관한 부분을 삭제하였는데, 피고는 이를 이유로 하여 종전의 입장을 바꾸어 1999년 2월24일 원고에게 “위 지침이 개정되어 이 사건 협약 중 접도구역 내 송유관 이설비용을 피고가 부담키로 한 조항의 근거규정이 소멸되었으므로 이 사건 협약도 변경되어야 한다”는 뜻을 통보하였다. Ⅱ. 대상판결의 요지 이 사건 협약은 그 성질상 허가에 붙일 부관안(附款案)에 대한 협약이라 보아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허가가 실효되면 그 부관이 실효되는 것과 같이 이 사건 협약 역시 허가가 실효되면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 당연히 실효되는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사건 허가는 도로부지에 관한 부분과 접도구역에 관한 부분으로 나뉘어서 효력을 달리 할 수 있는 허가가 아니라 그 전체가 효력을 같이 하는 일체불가분의 허가라고 봄이 타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허가에 붙은 부관안에 관한 협약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이 사건 협약 역시 도로부지에 관한 부분과 접도구역에 관한 부분으로 나뉘어져 효력을 달리 할 수 없는 일체불가분의 것이라 할 것이다. 이 사건 송유관 매설사업의 특성상 그로 인하여 이 사건 허가 및 그에 부가된 이 사건 협약의 전부 또는 일부의 효력이 상실되었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어서, 이 사건 협약은 위 시행규칙 개정 이후에도 그 효력을 유지하게 되었다 할 것이다. 이 사건 협약에서 이 사건 허가에 따라 매설된 송유관의 이설비용을 전부 피고가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는 이상, 이 사건 공사구간에 관한 송유관 이설비용은 피고가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Ⅲ. 대상판결의 문제점 송유관이설과 관련해선, 대상판결의 원심인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03.3.21. 선고 2002가합2382판결이외에,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06.1.11. 선고 2003가합6145판결이 있다. 지면관계상, 논의의 출발점인 1991.10.8.에 체결한 협약의 법적 성질만을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1. 당해 협약의 법적 성질의 문제 당해 협약의 법적 성질에 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원심과는 달리, 대상판결은 그 협약을 ‘허가에 붙일 부관안에 대한 협약’으로 보되, 구체적인 부관의 종류는 언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2003가합6145판결은 그 협약을 대상판결과 동일하게 ‘허가에 붙일 부관안에 대한 협약’으로 보면서, 동시에 그 내용에 있어서는 피고에게 송유관 이설비용의무를 명하는 점에서 부담에 해당한다고 구체적인 부관의 종류를 적시한다. 허가이전엔 당해 협약을 ‘부관안에 대한 협약’으로 보고, 허가이후엔 부관 그 자체로 보는 것은 나름의 설득력을 갖는다(부관적 접근의 문제점은 후술함). 그러나 시간적 흐름과 사안의 경과에 비추어, 여기서의 협약이 부관 가운데 부담에 해당하는지는 의문스럽다. 왜냐하면 비록 허가에 협약위반에 따른 허가취소를 규정하고 있긴 하나, 이는 일종의 철회권유보 또는 철회사유의 확인일 뿐이고, 당해 협약은 실질적으로 당해 허가발급의 기초(전제조건)가 되었기 때문이다. 본체인 행정행위의 효과를 보충·보조하는 부담의 본래적 기능을 여기선 발견하기 어렵다. 2. 실효논증의 문제 2003가합6145판결처럼 당해 협약을 부관 특히 부담으로 볼 때, 그 자체를 직접적인 소송대상으로 삼아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문제도 검토될 수 있지만, 당해 협약의 부관적 접근은 결국 그것의 유효성여부를 본체인 행정행위의 존부에 의존시킨다(부관의 부종성에 따른 실효논증). 원심이 “송유관 이설공사의 비용부담에 관한 문제는 허가의 요부나 허가신청시 보상비청구포기서 제출의무의 유무와는 무관한 별개의 문제라 할 것이며, … 위 규칙 및 지침의 개정은 이 사건 협약의 효력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시한 반면, 대상판결은 실효논증을 전개하였다. 즉 대상판결은 당해 허가 및 협약의 가분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고 하면서도, 송유관매설사업의 특징을 들어 당해 허가 및 협약의 가분성을 부정하고, 이를 근거로 법령개정에도 불구하고 당해 허가 및 협약의 효력을 인정한다. 반면 2003가합6145판결은 당해 허가를 도로구역상의 점용허가(송유관매설허가)와 접도구역상의 점용허가(송유관매설허가)로 나누어, 관련 법규정의 개정을 근거로 후자의 실효를 논증한 다음, 당해 협약의 접도구역과 관련된 부분이 실효됨을 논증하였다. 행정행위의 실효사유로, 대상의 소멸, 해제조건의 성취, 목적의 달성을 들지만, 이 밖에 발해진 규율의 대상상실을 초래하는 중대한 사실·법상황의 변경에 의해서도 행정행위는 실효될 수 있다(Kopp/Ramsauer, VwVfG Kom. 2003, § 43 Rn. 41, 42). 이 점에서 대상판결이 취한 실효논증은 나름의 타당성을 지니는 반면, 행정행위의 기초가 되는 법률적 근거의 소멸을, 곧바로 그 행정행위의 실효로 연계시킨 2003가합6145판결의 논증은 오해를 낳을 수 있다. 실효적 접근의 경우, 당해 허가의 가분성 여부가 관건이다. Ⅳ. 관 견 1. 당해 협약에 관한 행정계약적 접근 당해 협약에 대한 부담적 접근이 의문스러울 경우, 조건에 의한 부관적 접근도 고려될 수 있다. 그러나 조건적 부관은 본체인 행정행위의 성립여부의 차원에서만 의미를 가질 뿐이다. 부관의 본질적 징표인 부종성으로 말미암아, 부관론의 궁극적 지향점은 부관이 아니라, 본체인 행정행위의 성립과 존속 그 자체이다. 일종의 계약서와 같은 당해 협약서의 내용 및 새로운 변경합의의 성립 등의 일련의 사정을 고려할 때, 부관적 접근은 협상을 기조로 한, 사안의 실체와 어울리지 않는다. 부관적 기능의 수행을, 곧바로 부관으로서의 법적 성질로 환치시킬 순 없다. 기왕의 도로점용 등의 허가와의 관련성은 견지하되, 논증의 무게중심은 당해 협약 그 자체에 두어야 한다. 여기선 법적 규율의 합의적 생성의 측면을 앞세우면서, 아울러 허가에 대한 준비행위로서의 의미와 독립적인 존재의미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법제도가 관건이다. 행정행위의 발급과 관련이 있는, ‘종속적 행정계약’이 해결책이다(여기서의 행정계약은 공법적 계약으로서의 그것을 의미한다. 참고: 김남진, 행정계약·공법상계약·행정법상계약, 고시계 2007.7.) 그런데 당해 협약의 주된 내용은 피고의 일방적인 급부의무에 초점이 모아져 있을 뿐, 원고의 급부는 명시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궁극적으로 원고의 급부에 해당하는 이 사건 허가의 발급이, 묵시적으로 예정되어 있다 하겠다(급부의무와 행정활동의 기대간의 의존관계). 요컨대 일방의 주된 급부만을 규율하고 타방의 반대급부는 명시하지 않은, 독일에서의 행정계약의 일종인 ‘불완전 교환계약’(Hinkende Austauschvertrage)이 이에 해당한다. 결국 당해 협약은 ‘불완전 교환계약’이자, ‘종속적 계약’으로서의 행정계약에 해당한다. 체약강제의 경우가 아니라면, 자유와 재산권에 계약을 통해 영향을 미치는 것에 법률유보원칙은 원칙적으로 통용되지 않는다. 독일처럼 행정계약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이상의 계약을 인정하는 데 이론적 문제는 없다. 그저 낯설음과 외면의 문제이다. 2. 당해 협약에 대한 사정변경의 원칙의 적용 행정계약적 접근에 따른 이점은, 협약의 수정(변경)가능성을 허가의 가분성 여부가 아닌 사정변경의 원칙에서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 행정절차법 제60조 제1항은 “계약내용을 확정함에 있어 결정적이었던 관계가, 계약체결 이후 당사자 일방으로부터 그 계약의 원래 규율을 고수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본질적으로 바뀐 경우”에 타방에게 계약내용변경요구권과 해지권을 부여하고 있다. 여기서 변경되는 ‘관계’에는 당연히 법적 변경 역시 고려되며, 이에는 법규정은 물론 판례의 변경까지도 포함된다고 한다. 반면 행정규칙상의 변경은 제외되고 있다(Kopp/Ramsauer, VwVfG, § 60 Rn. 9a). 우리의 경우 이상과 같은 명시적인 규정이 없어서 사정변경의 원칙의 통용이 문제된다. 동 원칙에 관한 일반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판례의 기조와는 달리) 국내 민법학계의 통설은 그것을 신의칙에 근거하여 계약법의 일반원칙으로 인정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불예견론’이 민법에선 부정되는 데 대해서, 행정계약에선 1916년의 ‘Bordeux 가스사건’이래로 인정되고 있다. 독일의 경우 1976년 행정절차법제정당시부터 동법 제60조 제1항을 통해 ‘행위기초론’(일종의 독일식 사정변경의 원칙)을 성문화한 반면, 민법에선 2001년의 채권법현대화법에 의한 민법개정에서 비로소 그것이 명문화되었다. 우리 역시 2004년 민법개정안 제544조의4를 통해서 동원칙에 관한 일반규정을 마련하였다. 그런데 행정법의 경우 행정의 탄력성과 현실조응성을 기조로 한 행정행위의 철회제도를 통해서, 사정변경의 원칙에 대해서 더 호의적이다. 따라서 사정변경의 원칙을 일반원칙으로 설정하면, (국회 통과 전이라도) 민법개정안의 내용을 당해 협약에 투영시켜 논증하는 데 어려움도, 문제도 없다(交互的 포용질서로서의 공법과 사법). 이를 통해서 행정계약에 관한 행정절차법상의 입법공백을 메울 수 있으며, 나아가 행정계약의 법리의 일단을 형성할 수 있다(참조: 김대인, 행정계약법의 이해, 2007). 요컨대 당해사안에선 계약 구속력의 원칙과 사정변경의 원칙의 조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협약의 수정(변경)의 능부가 관건이 되어야 한다.
2007-12-24
Dramshop소송 -미국소송사례탐방-
최근에 발표된 통계중에 놀라운 것은 우리 국민들 1인당 연간 음주량이 소주 59병, 맥주 86병, 위스키 1.3병으로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엄청난 술 소비량은 마시는 사람의 잘못도 있지만 계속 마시도록 부추기는 술집도 책임이 있다. 술이 술을 먹는다는 말처럼 일단 술에 취하면 자제력을 잃고 계속 마시게 되므로 술집 주인은 이미 취한 고객에게 더 이상 술을 팔지 않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술집이 술에 취한 고객에게 계속 술을 팔아서 귀가중인 고객이 교통사고를 내거나 폭력 등 범죄를 저질러 제 3자가 피해를 본 경우에 술집 주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소송을 Dramshop 소송이라고 하는데, Dramshop은 살롱, 바 등 술집을 점잖게 지칭하는 용어이다. 미국 대부분의 도시들은 조례로서 술취한 고객에게 술을 계속해서 파는 행위와 미성년자에게 술을 파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조례를 Dramshop Act라고 한다. 이러한 Dramshop Act가 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술집주인에게 당연히 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설사 이와 같은 법규가 제정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고 술집 주인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이다.(Ono v. Applegate, 612 P.2d 533) Dramshop 소송은 술집에서 술을 계속 마셔 취한 고객이 제 3자에게 끼친 손해에 대하여만 인정한다는 것이 미국의 다수설이지만, 상당수의 법원이 고객 자신이 다친 경우에도 술집 주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고 있다(Soronen v. Olde Mylford Inn, 218 A.2d 630).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술집을 나선 후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강도를 당하거나, 넘어져서 부상을 당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술집 주인에게 미국식 Dramshop 소송이 제기되고 이것이 우리법원에 의해서 받아들여 진다면 기록적인 술 소비량과 인명피해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술집 종업원들도 고객들이 권하는 술을 거절하지 못하고 마시게 되는데, 이들이 귀가중 교통사고를 낸 경우에 피해자들이 술집 주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판례는 술집 종업원이 미성년자이고 술집주인이 종업원들이 고객이 권하는 술을 마시는 것을 사실상 방관한 경우에는 Dramshop Act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토플리스 바에서 무용수로 일하는 미성년자 여종업원이 고객이 주는 술을 마신후 귀가중 가로수를 들이 받고 사망한 경우에 비록 Dramshop Act가 적용되지 않지만, 술집주인에게 고용자로서의 감독의무위반 또는 안전한 직장환경을 제공할 의무위반으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는 판결도 눈여겨 볼만 하다.(Madejski v. Kotmar Ltd) 경찰관도 술집주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느냐와 관련하여 술집에서 취객이 난동을 부려 출동한 경찰관이 취객이 휘두른 주먹이나 흉기, 또는 던진 술병에 맞아 부상당한 경우에는 경찰관은 술집주인을 상대로 Dramshop 소송을 제기하지 못한다는 것이 미국의 판례이다. 그 논거는 경찰관이나 소방관은 직무의 본질상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고, 이들이 이와 같은 위험과 맞닥뜨리는데 대하여 월급을 받고 훈련도 받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으로 야기된 손해에 대하여 배상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Hubbard v. Boelt, 28 Cal.3d 480) 이를 Fireman’s Rule이라고 하는데, 이 원칙은 취객진압과정에 있는 경찰관에게만 적용되는 것을 유의하여야 한다. 즉, 고속도로상에서 딱지를 떼고 있는 경찰관을 만취한 운전자가 충격한 경우에 경찰관은 술집주인을 상대로 Dramshop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의 판례이다.(Haris-Fields v. Syze, 60 NW2d 611)
2003-04-03
‘공연음란죄(公然淫亂罪)’재검토
I. 들어가는 말 최근 대법원은 한 농부의 고속도로상에서의 알몸시위에 대하여 공연음란죄를 적용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로써 통상 알몸시위의 경우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처벌해왔던 실무관행에 반하는 판결로 대법원이 어떠한 근거에서 이러한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가를 살펴보고 그 문제점은 무엇인가를 검토할 필요가 생기게 되었다. 현행 경범죄처벌법이 ‘음란성’을 내포하지 않는 ‘알몸노출행위’를 별도로 처벌하고 있으므로 이와 구별되는 공연음란죄의 규율대상은 무엇인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II. ‘공연음란죄’의 구성요건 재검토1. ‘사회유해성’에 기초한 ‘음란성’의 재정의(再定義) 필요성 현재 우리나라의 판례와 학설은 ‘음란성’을―일본 최고재판소의 영향[日最判, 昭和 27. 4. 1; 32. 3. 13] 아래―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 또는 흥분케하여 성적 수치심과 성도덕을 침해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대판 1982. 2. 9, 81도2281; 대판 1987. 12. 22, 87도2331; 대판 1995. 2. 10, 94도2266; 대판 1995. 6. 16, 94도2413; 대판 1997. 8. 22, 97도937). 그런데 이러한 정의에는 ‘보통인’, ‘수치심’, ‘성도덕’ 등 쉽게 확정짓기 어려운 개념을 포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성인의 성적 수치감과 도덕감 보호라는 측면만이 부각되어 있고 ‘사회유해성’의 정도와 구체적 발현양태에 대해서는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음란성’(obscenity)에 관한 미국 판례의 입장은 참조할 가치가 있다. 이에 대한 지도적 판결인 1973년 ‘Miller v. California 판결’[413 U.S. 15 (1973)]에 따르면 ‘음란성’은 ‘성행위를 명백하게 노골적인 방식으로(in a patently offensive way) 묘사 또는 서술’하는 ‘하드 코어’(hard core)적인 요소가 있을 때 인정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a) “정상이건 변태이건, 그리고 실제이건 가장된(simulated) 것이건 간에 궁극적인 성행위를 명백하게 공격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거나 묘사하는 것, (b) 자위행위, 배설기능, 생식기의 음란한 노출 등을 명백하게 공격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거나 묘사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현행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41호는 ‘여러 사람의 눈에 뜨이는 곳에서 함부로 알몸을 지나치게 내놓거나 속까지 들여다보이는 옷을 입거나 또는 가려야 할 곳을 내어놓아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사람’을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 그렇다면 공연음란죄와 경범죄처벌법상의 알몸노출죄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우리는 성욕의 자극 또는 충족이라는 ‘경향’이 존재하지 않는 단순한 알몸노출이나 알몸질주(‘streaking’) 등은 공연음란죄의 대상이 아니라 경범죄처벌법의 대상이며, 공연음란죄는 사람의 성욕을 자극·흥분시키는 것으로 보통인의 성적 수치심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 , 예컨대 동성·이성간의 성행위 또는 자위행위로 제한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성행위 또는 자위행위는 정상이건 변태이건, 실제적이건 가장된 것이건 상관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2.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는 입법형식 한편 공연음란죄의 구성요건이 단지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자’라고만 되어 있어, 그 구성요건표지의 내포와 외연이 어디까지인지 법문 그 자체로는 파악할 수 없고 전적으로 해석적용자의 판단에 맡겨져 있음을 지적해야 한다. 이 점은 외국 입법례와 비교를 통하여 분명히 드러난다. 먼저 독일 형법은 타인에게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노출행위’를 처벌함(제183조)과 동시에, 공연히 성행위를 하여 의도적 또는 의식적으로 성적 수치심의 침해를 야기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제183a조를 두고 있다. 우리 형법상의 공연음란죄에 해당하는 제183a조는 공연한 성행위로 그 적용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한편 미국 ‘모범 형법전’(Model Penal Code)은 성적 욕망의 유발 또는 충족을 목적으로 하는 ‘성기노출’(indecent exposure: 제213.5조)과 성적 욕망의 유발 또는 충족의 목적이 행위자에게 결여되어 있더라도 객관적으로 보아 음란한 행위를 하는 것, 즉‘공연음란행위’(open lewdness: 제251.1조)를 경범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전자는 성적 욕망의 유발 또는 충족을 ‘목적’으로 하는 ‘목적범’으로 규정되어 있고, 양자 모두는 행위자가 자신의 행위가 타인에게 목도되어 그에게 모욕감을 주거나 또는 그를 경악시킬 수 있음을 알면서 행해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상의 점을 고려할 때 현행 공연음란죄의 문언은 포괄적이고 불명확하여 죄형법정주의의 하위원칙인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공연음란죄의 구성요건에서 공연음란행위가 영리의 목적으로 행해지거나 공공의 또는 타인의 혐오감을 현저히 일으킬 것이라는 구성요건요소가 부가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형사법개정특별심의위원회, 『형사법개정자료 (VI), 형법개정의 기본방향과 문제점』, 1985. 12. 30, 62-63면; 임웅, 『비범죄화의 이론』, 법문사 (1999), 93면]. III. 판례검토1. 1996년 ‘연극 미란다 사건’―대판 1996. 6. 11, 96도980 이는 ‘미란다’라는 명칭의 연극공연행위가 공연음란죄의 음란행위에 해당하느냐에 관련한 판결이다. 문제의 연극에서 완전나체의 여주인공과 팬티만 입은 남자주인공은 침대 위에서 격렬하게 뒹구는 장면을 연기하고, 이어 폭행 당한 여주인공이 음부까지 노출된 채 창틀에 묶인 상태에서 남자주인공이 자위행위를 하는 장면을 7 내지 8분간 연기하였다. 대법원은 먼저 여주인공의 완전나체행위, 주인공간의 가학적·노골적 성행위 묘사 등을 볼 때 정상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거나 그 호색적 흥미를 돋구기에 충분하다고 보았고, 주인공이 보여주는 삶의 몰가치성과 삶에의 의지라는 사상성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원작에도 없는 장면의 각색·과장이 위 주제를 표현하기 위하여 필요불가결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파악하면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고 유죄를 확정하였다. 상술하였듯이 판례가 근거하고 있는 ‘음란성’에 대한 정의에는 부족한 점이 있지만, 판례의 결론은 타당하다고 본다. 문제의 연극에서 가상의 것이기는 하나 분명한 성행위와 자위행위가 연기되었다는 점, 영화나 연극에서 통상 전개되는 배우들간의 정사 장면과 달리 문제의 연극의 경우 연기가 관객석과 4-5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행해졌기에 자극 정도가 매우 높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연극은 ‘명백하게 노골적인 방식으로’(Miller, 413 U.S. at 24) 성행위와 자위행위를 묘사하였기에 음란물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2000년 ‘알몸시위 사건’―대판 2000. 12. 22, 2000도4372 그런데 최근 한 농부의 고속도로상의 알몸시위에 대하여 공연음란죄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있어 주목을 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고속도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던 도중 앞에 운전하던 사람이 진로를 비켜주지 않자 그 차를 추월하여 정지시킨 후 그 차의 운전자를 때려 상해를 가하였는데,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하자 피고인은 시위조로 사람이 많이 있는 가운데 완전 알몸상태로 바닥에 드러눕거나 돌아다녔다. 원심은 공중 앞의 알몸노출은 음란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공연음란의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였으나, 대법원은 이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앞에서 보았듯이 대법원은 ‘음란성’ 여부를 보통성인의 성적 수치감과 도덕감 보호라는 관점에서만 판단하기에, 공연히 옷을 벗고 알몸이 되어 성기를 노출하면 당연히 공연음란죄가 성립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이는 타당하지 못하다. 대법원의 논지에 따르면 형법상의 공연음란죄와 경범죄처벌법상의 알몸노출죄의 구별이 모호해진다. 피고인의 알몸시위와 성기노출이 보통인의 성적 수치감을 해쳤을지는 모르나, 사회유해성이 심각한 성적 욕망의 유발 또는 자극행위, 즉 ‘음란행위’라고 규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의 알몸시위는 공연음란죄의 행위태양에 포괄될 수 없으며, 단지 경범죄처벌법의 대상일 뿐이라고 본다. IV. 맺음말 사회의 기층에서는 성개방이 만연하고 있지만, 법과 제도적으로는 보수적 성관념이 지배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이중적 성문화 속에서 ‘성풍속에 관한 죄’를 어떻게 해석·적용할 것인가는 미묘한 문제이다. 형법의 도덕형성적 역할을 부인할 수 없지만, 그 역할은 특정 행위의 ‘사회유해성’과 실정법체계상의 구성요건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한다. 공연음란죄와 경범죄처벌법상의 ‘알몸노출죄’가 우리 법체계에서 병립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양자는 분명히 사회유해성의 양과 질에서 상이한 행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성욕의 자극 또는 충족이라는 ‘경향’이 존재하지 않는 단순한 알몸노출이나 알몸질주 등은 경범죄처벌법의 대상이며, 공연음란죄는 사람의 성욕을 자극·흥분시키는 것으로 보통인의 성적 수치심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 예컨대 동성·이성간의 성행위 또는 자위행위로 제한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대법원 2000. 12. 22, 2000도4372 판결에 동의할 수 없다.
2001-02-01
보조참가의 이익
【사실관계】 고속도로 1차선 상에 크기 36㎝×27㎝×1㎝, 무게 5㎏의 철판이 떨어져 있었고, 위 철판이 앞서가던 가해 차량의 바퀴에 튕겨 뒤에 오던 차량의 조수석에 탑승한 피해자를 충격하였다. 피해자 측(이하 원고)은 가해 차량의 보험자인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와 한국도로공사를 공동피고로 하여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원심에서 피고 현대해상화재보험주식회사에 대하여는 원고 일부승소의 판결이 있었으나, 피고 한국도로공사에 대하여는 도로의 보존 관리상의 잘못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 청구기각의 패소판결이 내려졌다(대법원 1997. 4. 22. 선고 97다3194 판결, 1992. 9. 14. 선고 92다3243 판결 등 참조). 이에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는 자기의 판결에 대하여는 상고를 하지 않고, 다른 공동피고인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원고의 패소판결이 확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원고의 상고기간 내에 보조참가신청과 함께 아울러 상고를 제기하였다. 이러한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의 보조참가신청의 적법 여부에 대하여 피고 한국도로공사가 異議를 하였다(위 대상판결의 사안에 있어서 원고 1인, 피고 1인(쌍용화재보험주식회사)이 더 등장하는데, 사실관계를 자세히 살필 수 없는 관계로 평석에 지장이 없는 한도에서 그 부분은 평석자가 생략하여 정리한 것임을 밝힌다). 【판 단】 특정 소송사건에서 당사자의 일방을 보조하기 위하여 보조참가를 하려면 당해 소송의 결과에 대하여 이해관계가 있어야 할 것이고, 여기에서 말하는 이해관계라 함은 사실상, 경제상 또는 감정상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법률상의 이해관계를 가리키는 바(대법원 1997. 12. 26. 선고 96다51714 판결 참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자는 피해자가 다른 공동불법행위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의 결과에 대하여 법률상의 이해관계를 갖는다고 할 것이므로, 위 소송에 원고를 위하여 보조참가를 할 수가 있고, 피해자인 원고가 패소판결에 대하여 상소를 하지 않더라도 원고의 상소기간 내라면 보조참가와 동시에 상소를 제기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원고 보조참가인(원심 공동피고로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이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인 피고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원고의 패소판결이 확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원고의 상고기간 내에 이 사건 보조참가신청과 아울러 상고를 제기한 것은 적법하다 할 것이고, 이와 반대의 견해에 선 피고의 異議는 이유 없다. 【평 석】Ⅰ. 들어가며 補助參加는 타인간의 소송계속중에 소송의 결과에 관하여 이해관계를 가지는 제3자가 당사자의 한쪽의 승소를 보조하기 위하여 소송에 관여하는 것을 말한다(65조). 예를 들어 채권자가 保證人을 상대방으로 한 소송에서 保證人이 패소하면 保證人은 主債務者에게 求償請求를 할 것이므로 主債務者가 保證人의 승소를 위하여 참가하는 경우이다. 이렇게 당사자의 한쪽을 승소시키기 위하여 소송에 관여하는 것에 의하여 자기 이익을 지킬 기회를 부여하고자 하는 것이 보조참가의 주된 목적이다. 이러한 보조참가를 하기 위한 요건 가운데 특히 「訴訟의 結果에 관하여 利害關係를 가질 것」(補助參加의 利益)의 의미 내용을 둘러싸고 견해가 나뉘고 있다. 어떠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하는지 어려운 문제인데, 위 대상판결을 통하여 이를 검토하고자 한다. Ⅱ. 補助參加의 要件 補助參加의 要件은 언제나 실제로 심리되는 것은 아니다. 補助參加에 대하여는 被參加人 또는 그 상대방이 異議를 하지 않은 때에는 그 요건의 충족은 문제로 되지 않는다(대법원 1994. 4. 15. 선고 93다39850 판결). 補助參加의 요건 가운데 첫째, 他人間의 訴訟이 係屬中일 것과 관련하여 문제로 되는 것을 살펴보면, 자기 소송의 상대방에게는 참가할 수 없으나, 자기의 공동소송인 또는 공동소송인의 상대방을 위하여 참가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리고 소송이 어떠한 심급에 있는가는 상관없다. 상고심에서도 할 수 있다. 둘째, 訴訟의 結果에 관하여 利害關係를 가질 것(補助參加의 利益)의 의미 내용과 관련하여 ① 우선 여기서 말하는 「利害關係」는 法律上의 利害關係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被參加人이 패소하면 자기가 친족으로서 부양의무를 부담하게 될 우려(경제적 불이익)가 있다든지, 被參加人과 친구관계에 있다든지(동정심), 당사자인 회사가 패소하여 재산이 감소하면 주주인 자기의 이익배당이 적어진다는 등의 사실상 감정상 경제상의 이해관계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대법원 1997. 12. 26. 선고 96다51714 판결). ② 위 대상판결의 판시내용도 이러한 보조참가의 요건을 확인하고 있다. 다음으로 문제로 되는 것은 「訴訟의 結果」에 관한 利害關係의 의미 내용이다. 우선 제3자에게 직접 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는 것(물론 이 경우의 보조참가는 그 성질이 공동소송적 보조참가가 될 것이다) 및 이러한 경우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는 異論이 없다. 나아가 通說은 補助參加人이 당사자로 되는 별도의 장래의 소송에서의 참가인의 법률상의 지위가 본소송의 판결주문중의 소송물에 대한 판단에 논리적으로 의존관계(logische Abhangigkeit)에 있을 때에 한정하여 補助參加의 利益이 있다고 한다(金洪奎, 195면; 宋相現, 169면; 李時潤, 218면; 鄭東潤, 912-913면). 즉 문리적으로 소송의 결과는 판결주문중의 소송물의 판단에 한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有力說은 판결이유중의 판단에 의한 불리한 영향도 포함한다고 본다(姜玹中, 226-227면). 결국 소송물에 한정하지 않는다. 동일한 분쟁에 관련되는 이해관계인을 가급적 많이 소송에 참가하게 하여 분쟁의 일회적 해결을 도모하기 위하여는 참가의 문호를 넓힐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 근거이다. 이러한 견해의 차이에 대하여 예를 든다면 교통사고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어느 피해자만이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을 때에 通說에 의하면 어느 피해자의 소송의 결과는 다른 공동피해자의 법률상 지위의 논리적 전제가 아니므로 다른 피해자는 補助參加를 할 수 없다. 그러나 有力說에 의하면 다른 피해자는 보조참가를 할 수 있다. Ⅲ. 檢 討 補助參加人은 被參加人의 행위와 저촉하지 않는 한 공격방어방법의 제출만이 아니라 상소의 제기도 포함하여 일체의 소송행위가 가능하므로(70조), 보조참가의 이익이 있다면, 被參加人이 상소권의 포기를 하지 않는 한, 參加人의 상고는 적법하게 된다. 한편 참가신청은 상소의 제기와 동시에 할 수 있다(66조 3항). 위 대상판결도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원고 보조참가인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이하 參加人이라고 한다)가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인 피고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원고의 패소판결이 확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원고의 상고기간 내에 補助參加申請과 아울러 상고를 제기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시하여 이러한 점을 확인하고 있다. 사안에서 쟁점은 補助參加의 利益을 긍정할 수 있는가이다. 위 대상판결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자는 피해자가 다른 공동불법행위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의 결과에 대하여 법률상의 이해관계를 갖는다고 할 것이므로 위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원고를 위하여 보조참가를 할 수가 있다고 판시하고 있는 바, 通說의 기준에 의하면 이는 충분한 설명이 어렵다고 본다. 즉 통설의 기준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한국도로공사 사이의 소송에서 다투어지고 있는 한국도로공사의 손해배상의무의 존재는 參加人의 법률상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參加人은 원고와 한국도로공사 사이의 소송의 결과에 법률상의 이해관계를 가지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補助參加의 利益이 없게 될 것이다. 參加人이 염두에 두고 있는 한국도로공사와의 求償關係에의 영향은 판결이유에서 나타난 판단에 의한 사실상의 영향이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고, 원고와 한국도로공사 사이의 소송의 결과가 어떠한가에 의하여 參加人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소멸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고, 한국도로공사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면 參加人과 한국도로공사는 원고에 대하여 각자 손해를 배상하면 충분하다. 생각건대 參加人을 당사자로 하는 후소의 심리의 내용을 보면 불리한 영향이 생기는 것은 대체로 판결이유중의 판단이고, 參加人 자신의 법률상 지위가 다투어지는 경우에 불리한 영향이 생긴다는 점에서는 판결주문중의 판단과 판결이유중의 판단이 다르지 않다. 그리하여 補助參加의 利益을 판결주문중의 판단에만 연결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 參加人이 원고에게 보조참가하여 원고가 한국도로공사에 승소할 수 있으면 參加人의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求償權을 근거 지울 수 있다. 즉 원고와 한국도로공사 사이에서 한국도로공사의 손해배상의무가 긍정되는가 여부는 求償權 발생의 논리적 전제일 뿐만 아니라 참가인과 한국도로공사 사이에 교섭에 의하여 求償問題를 해결하고자 하는 때에는 원고의 甲의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확정판결이 중요한 기준이 되고, 소송에 의하여 求償問題를 해결할 때에도 그 판결이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 등 매우 커다란 영향을 줄 것이 틀림없다(일본 最判 昭和 51. 3. 30. 참조). 결국 有力說과 같이 판결주문중의 판단 이외에 판결이유중의 판단에도 補助參加의 利益을 인정한다면 補助參加에 의하여 주요한 쟁점이 하나의 소송에 집약할 수 있게 되어 분쟁의 조기해결 내지는 일회적 해결에 이바지하게 된다. 위 대상판결도 이와 같은 의미에서 비로소 이해될 수 있다. 다만, 위 대상판결은 구체적인 설시 없이 소송의 결과에 대하여 법률상의 이해관계를 가진다고만 판시하고 있어서 學說의 논의가 있는 부분에 대하여 좀 더 그 의미 내용을 명확하게 밝혀주지 못한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지만, 通說과 달리 補助參加의 利益을 유연하게 해석하여 補助參加의 許容要件을 확대하는 방향에 가깝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2000-02-28
고지의무와 인과관계
法律新聞 2343호 법률신문사 告知義務와 因果關係 일자:1994.2.25 번호:93다52082 鄭鎭世 弘益大法大副敎授 法學博士 ============ 14면 ============ 【사 실】 「소외 오광수가 피고(석경완)의 명의로 승용차를 구입하고 피고를 대리하여 원고(안국화재 보험주식회사)와의 사이에 위 승용차에 관한 개인용자동차운전 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위 승용차의 주운전자가 26세의 미혼인 소외 석경윤임에도 보험료를 적게 부담할 생각으로 위 승용차를 운전하지 아니할 46세의 기혼자인 소외 조정현으로 고지하였고, 위 오광수는 사고당시 27세의 친구인 소외 망 원용학으로 하여금 위 승용차를 운전하게 하여 병문안을 가던 중 1990년 12월 18일 18시 20분경 경북영천군금호읍구암리 소재 경부고속도로상에서 중앙분리대를 넘어 반대차선으로 들어간 잘못으로 트럭과 정면충돌하여 위 승용차에 타고 있던 오광수, 원용학 등 7인이 사망하였다」. 被告의 이로 因한 保險金請求에 대하여 原告會社는 保險契約者의 告知義務違反을 理由로 保險契約을 解止하고 債務不存在確認의 訴를 提起하였다. 【판 지】 告知義務違反에 관하여, ①「고지의무위반사실과 보험사고 발생간의 인과관계의 부존재의 점에 관한 입증 책임은 보험계약자에게 있다 할 것이므로(당원 1992년10월23일 선고 92다28259판결, 1993년4월13일선고 92다52085 각 참조)만일 그 인과관계의 존재를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면 위 단서는 적용되어서는 안된다고 할 것이고」 ②「피고의 고지의무위반사실과 사고발생간에 인과관계가 부존재한다고 할 수 있기 위하여는 보험계약자인 피고로서는 이 사건 사고가 사고당시 운전자의 운전활동과 전혀 무관하게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입증하지 않으면 안된다」 ③「또한 소론이 주장하는 바와같이 고지된 주운전자이외의 자가 운전한 경우에도 부보되는 이 사건과 같은 개인용 자동차종합보험에 있어서 보조운전자로서의 운전수행에 해당되는 한 주운전자가 부실고지되었다 하더라도 보험사고발생과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한다면 주운전자에 관한 사항은 고지의무의 대상인 중요한 사항이 되지 아니하게 되고 주운전자의 부실고지는 보험계약의 해지사유가 되지 아니하는 기이한 결과가 초래된다」. 【평 석】 一. 序 論 大法院은 商法 제655조 但書에 대한 立法論的 批判을 배경으로 因果關係를 지나치게 넓게 생각하여 解釋論의 범위를 넘어선 感이 있다. 이 但書에 관한 立場對立을 살펴본 다음, 이 因果關係의 意味에 대한 本判決의 解釋을 검토해 보기로 한다. 二. 商法 제655조 但書에 관한 立場의 對立 이 但書의 立法趣旨와 이에 대한 立法論的 批判을 다음에 살펴본다. 1. 立法趣旨: 商法 제655조 但書는 保險加入者 保護의 精神에서 나온 것으로서, 默秘된 事實 또는 不實告知된 事實과 現實로 發生한 保險事故와의 사이에 因果關係가 없는 경우에는, 保險者에게 保險金의 支給責任을 免할 수 없게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보면 保險者에게 意外의 不利益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고려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되고 있다. 日本 大審院의 昭和 4년(1929년)12월11일 第3民事部判決도 결론에 있어서는 保險者의 免責을 인정하면서도 이 但書의 趣旨를 설명하기를 因果關係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保險者로서는 相對方이 告知義務를 遵守하였더라도 또는 하지 않았더라도 결국 同一하게 되고 保險者에게]는 필요한 知識에 아무런 增減이 없는 경우이므로 危險이 發生한 以上 保險者에게 保險金을 支給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說示하였다. 2. 立法論的 批判: 告知義務制度는 保險者가 事典에 不良한 危險을 排除 또는 制限할 機會를 줌과 동시에 告知義務違反이 있으면 保險契約 成立 後라도 保險者는 契約을 解除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保險關係의 公正과 衡平을 維持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告知해야 하는 「重要한 事項」을 保險契約者가 默秘하였거나 不實告知한 경우에 그것이 政當하게 告知되었더라면 保險契約은 締結되지 않고 또는 적어도 同一한 條件으로는 締結되지 않았을 것이므로 後에 현실로 발생한 事故가 默秘한 事實 또는 不實告知한 事實에 基因하지 않은 것이었더라도 保險關係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告知義務違反이 있는 保險契約은 本來 모두 不良한 契約으로 이미 保險者의 解除權의 대상으로 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後에 發生한 事故의 性質 如何에 따라서 保險者가 保險金의 支給義務를 負擔하는 일이 있어야 할 理由는 없다고 주장한다(梁承圭, 法律新聞 제2300호 1994년4월4일). 三. 因果關係의 意味 이 因果關係의 意味에 관하여 위에 열거한 判旨를 차례로 검토하기로 한다. 1. 判旨 ①-立證責任과 因果關係의 解釋 商法 제655조 但書에 대한 立法論的 批判은 상당히 강렬하여, 그 適用을 될 수 있으면 억제하기 위하여 因果關係를 넓게 解釋하는 경향이 있다. 立證責任도 法文言의 構造上(規範說) 被保險者가 부담해야 할 뿐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이 위의 傾向에도 맞아서, 本判決 및 本判決이 위에서 引用한 大法院 判例는 이에 따르고 있다. 다만 本判決이 이 「입증책임은 보험계약자에」게 있다 할 것이므로(…) 만일 그 인과관계의 존재를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면 위 단서는 적용되어서는 안된다」(위①)고 하여, 마치 立證責任의 負擔가 위 但書의 適用範圍 縮小와의 사이에 論理必然의 關係가 있는 것처럼 說示한 點은 疑問이다. 立證責任이 保險契約者에게 있으면, 그로 인하여 그에게 有利한 但書의 適用이 그만큼 制限될 可能性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立證責任이란 法官이 事實認定에 있어서 心證을 얻지 못하고 있을 때에, 裁判은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므로, 누구에게 不利한 事實認定을 토대로 法을 適用할 것인가의 問題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保險契約者에게 立證責任이 있다 함은 事實이 不分明하여 法官의 心證이 不可能할 때 保險契約者에게 不利한 事實을 眞實인 것처럼 假定하여 裁判을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本件의 事案에는 이러한 不分明한 事實이 문제되어 있지 않고, 「證明된」 事實이 이 但書에 該當되느냐, 즉 이 事實에 있어서 두 事項 사이에 因果關係가 없다고 「解釋」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그리고 위 傾向과 本判決은 이 因果關係를 넓게 解釋하여 위 但書에 該當하는 경우를 줄이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므로 本判決이 이 但書의 適用範圍 縮小가 被保險者의 立證責任 負擔으로부터 나오는 論理的 歸結인 것처럼 說示한 것은 錯覺으로 인한 것이거나 誤解를 일으키기 쉬운 表現이라고 생각된다. 2. 判旨 ②-因果關係의 內容: 여하튼 本判決은 因果關係를 넓게 解釋함으로써 위 但書의 適用範圍를 지나치게 축소하여 保險契約者가 負擔하는 立證責任의 內容에 관하여 「피고의 고지의무위반사실과 사고발생간에 因果關係가 부존재한다고 할 수 있기 위하여는 보험계약자인 피고로서는 이 사건 사고가 사고당시 운전자의 운전활동과 전혀 무관하게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입증하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判示하였다. 만일 평소에는 實際上의 主運轉者인 석경윤이 운전하였는데 本件 事故當時에는 契約上 虛僞로 申告된 主運轉者인 조정현이 운전하였었다고 假定하면, 그래도 「이 사건사고가 사고당시 운전자의 운전활동과 무관하게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입증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여, 因果關係를 認定할 것인가? 本判決의 結論에 贊成하는 梁承圭교수도 이러한 假定下에서는 因果關係를 否認한다(前揭書 15面 제9段). 本件에 있어서 自動車의 用途에 관한 不實告知는, 事故가 病問安을 가던 중에 발생하였으므로 不實告知된 대로 家庭用에 해당되어서인지, 本判決에서 거론되지 않았다. 梁교수가 이러한 判旨를 理論的으로 支持하기 위하여, 本件에서 「그 契約相 主運轉者로 指定된 運轉者가 실제로 그 車를 運轉하였다면 다른 運轉者로 하여금 運轉을 하도록 하지 않았을 可能性도 전혀 排除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虛僞申告와 사고사이에 전혀 因果關係가 成立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없다」.(前揭書 12面 8段)고 하는 것은 無理한 主張이다(金星泰, 本判決評釋, 法律新聞 第2333號, 1994년8월8일, 15面, 10段은 이 主張이 설득력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主張이 위에서 假定한 경우에 適合하지 않음은 명백하다. 善意性이 특히 강조되는 保險契約에 있어서 保險契約者가 保險料를 적게 내기 위하여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밉다. 그래도 이에 대하여 어떠한 制裁를 加할 것인지는 感情으로 決定할 일은 아니다. 그의 잘못에 對應하는 制裁를 纖細히 測定해야 할 것이다. 保險者側에는 이러한 不實告知에 아무 責任이 없었던가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梁承圭교수는 主運轉者의 告知가 重要한 事項이라고 하지만 그 不實告知가 事故發生時에 保險金의 支給을 全額 拒否하게 할 만큼 重要한 事實이라고 하는 것은 主運轉者 以外의 者가 運轉한 경우에도 付保되는 이 事件과 같은 保險에 있어서는 지나친데가 있다고 생각한다. 本件에 있어서 고지된 바와 같이 조정현이 眞正한 主運轉者라고 假定해보자. 事故當時에 석경운이나 원용학이 運轉을 했어도 保險金을 지급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主運轉者가 그토록 重要한 告知事項이라고 할 수 있을까. 3. 趣旨 ③: 위 判決理由에서 「주운전자가 부실고지되었다 하더라도 보험사고발생과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한다면 주운전자에 관한 사항은 고지의무의 대상인 중요한 사항이 되지 아니하게 되고」라고 한 部分은 理解하기 어렵다. 告知義務의 對象인 重要한 事項도 保險事故 發生과 아무런 因果關係가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商法 제655조 但書가 規定된 것이다. 判決理由는 위에 이어 「주운전자의 부실고지는 ============ 15면 ============ 보험계약의 해지사유가 되지 아니하는 기이한 결과가 초래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 主運轉者의 不實告知가 위 商法 規定의 本文에서 解止事由가 된다고 하였지만 그 但書에서는 이 不實告知가 「保險事故의 發生에 影響을 미치지 아니하였음이 證明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規定하고 있으므로 解止事由가 되지 아니하는 것이 모두 奇異하다면 이 但書規定이 奇異하다는 뜻인가? 四. 結 語 本事案에 있어서 保險者는 保險契約者와 對立되어 있다. 保險者라도 契約相對方과 利害關係가 對立되어 있는 한 當事者에 不過하다. 法의 趣旨에 따라 保險契約者의 過失로 인한 不利益을 客觀的으로 定해야 한다. 이와 같은 契約上의 衡平의 觀點을 떠난다면, 제651조가 除斥期間을 정하고 保險者側의 故意 또는 重過失이 있으면 解止를 못하게 制限한 것도 保險團體의 다른 構成員들에게 害를 끼치는, 衡平에 어그러지는 規定이 될 것이다. 제655조는 제651조와 같이 背後에 있는 保險團體에도 不拘하고, 契約當事者로서의 保險者를 眼中에 두고 保險契約者와의 利害關係의 調整을 企圖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保險者가 거짓말에 대한 制裁로 因한 利得을 받는다 해도, 이 거짓말로 因하여 損害본 만큼만 利得을 許容해야 할 것이다. 保險者가 이 거짓말로 본 損害는 保險料를 받을 만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結局은 保險料가 問題의 中心이 될 것이다(保險의 本質에 反하는 超過保險과 比較). 이 點을 考慮한다면, 위에 引用한 日本 大判 昭和4(1929)年의 說示는 지나친데가 있다. 實定法 解釋論의 限界를 度外視하더라도, 本件과 같이 不實告知事項과 事故發生이 因果關係가 없고 保險者側의 制度運營에도 一部의 責任이 있는 事案에서는 不實告知에 대한 制裁로서는 不實告知에 의한 保險料와 誠實하게 告知했더라면 支給했을 保險料에 比例해서 保險金을 減額하여 支給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解決方法일 것이다. 
1994-09-12
주운전자의 부실고지와 보험사고와의 인과관계
法律新聞 2300호 법률신문사 主運轉者의 不實告知와 保險事故와의 因果關係 일자:1994.2.25 번호:93다52082 梁承圭 서울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5면 ============ 〔判決要旨〕 (가)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고지의무위반사실이 보험사고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는 점, 즉 보험사고의 발생이 보험계약자가 불고지하였거나 부실고지한 사실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된 때에는 상법 제655조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보험자는 그 부실고지를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는 것이지만, 그와 같은 고지의무위반사실과 보험사고 발생과의 인과관계의 부존재의 점에 관한 입증책임은 보험계약자에게 있다할 것이므로 만일 그 인과관계의 존재를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면 위 단서는 적용되어서는 안된다. (나) 보험계약자가 개인용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승용차의 주운전자가 26세의 미혼인 ㅅ이나 보험료를 적게 부담할 생각으로 그 승용차를 운전하지 아니할 46세의 ㅈ으로 고지하였고, 사고 당시 27세의 ㅇ으로 하여금 운전하게 하다가 자동차의 충돌사고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경우에 고지된 주운전자 이외의 자가 운전한 때에도 부보되는 자동차종합보험에 있어서 보조운전자로서의 운전수행에 해당하는 한 주운전자가 부실고지되었다 하더라도 보험사고발생과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한다면 주운전자에 관한 사항은 고지의무의 대상인 중요한 사항이 되지 아니하게 되고, 주운전자의 부실고지는 보험계약의 해지사유가 되지 아니하는 기이한 결과를 초래하여 부당하다. 〔事實槪要〕 (가) 1990년11월3일에 丙의 이름으로 구입한 승용차의 實所有者 甲은 保險者 乙과의 사이에 記名被保險者 丙, 主運轉者 ㅈ(남46세), 출퇴근 및 가정용, 保險期間 1년(1990년11월3일 24시00분부터 1991년11월3일 24시00분)으로 하는 개인용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1990년12월18일 18시20분경 피보험차량의 실제소유자인 甲의 부탁으로 ㅇ이 운전하여 경북영천군금호읍구암리 소재 경부고속도로에서 釜山방면으로 운행하다가 중앙분리대를 넘어 반대차선으로 들어간 잘못으로 반대차선에서 오던 트럭과 충돌하여 甲과 운전자 ㅇ을 포함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丙은 乙에게 이로 인한 保險金을 청구하였다. (다) 保險者 乙은 이 차의 실제의 주운전자는 ㅅ(남26세)이고, 주운전자의 不實告知로 保險料 33만3천5백9원의 차액이 생긴 사실을 발견하고 被保險者의 주운전자의 허위고지를 이유로 保險契約을 解止하고 債務不存在確認의 訴를 제기하여 제1심(서울남부지원 1992년7월23일선고, 91가합1692판결)과 제2심(서울고법 1993년9월10일선고, 92다53820판결)에서 각각 승소하여 丙이 上告한 것이다. 〔評釋〕 1. 保險契約과 告知義務 保險契約은 危險團體를 전제로 각 보험계약자가 보험계약상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 성실하게 告知하여 적정하게 산정된 保險料를 지급하고 危險에 대비하기 위한 특수한 契約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保險契約에서는 어떠한 契約에서보다도 당사자의 善意性이 요구되고,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告知義務를 위반 한 때에는 保險保護를 받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商法 제651조는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故意 또는 중대한 過失로 중요한 사항을 告知하지 아니하거나 不實의 告知를 한 때에는 이른바 告知義務違反으로서 保險者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내에, 계약을 체결한날부터 3년내에 契約을 解止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 商法은 告知義務違反의 경우에 保險者의 契約解止權을 인정하고 있으나, 保險契約者가 保險契約을 맺을 때에 保險者에게 중요한 사항에 대한 虛僞의 告知로서 保險料를 적게 지급하고 保險者로 하여금 높은 危險을 담보하도록 하는 것은 그 契約의 善意性으로 말미암아 이를 無效로 돌리는 것이 옳다고 할 것이다(프랑스보험법 L113-8조 제1항참조). 2. 告知義務違反事實과 保險事故와의 因果關係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告知義務를 위반한 때에는 保險者는 保險事故가 발생한 후에도 保險契約을 解止하고 保險金支給을 거절할 수 있다(상법 제651조, 제655조 본문). 그러므로 保險者는 保險事故가 발생한 후에 그 事故의 원인이나 損害의 정도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保險契約締結 당시에 保險契約者의 告知義務違反이 있음을 알았을때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내에 이를 立證하여 보험계약자에 대하여 그 契約을 解止할 수 있다. 그러나 商法제655조 단서는 告知義務에 위반한 사실이 保險事故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음이 證明된 때에는 保險契約을 解止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서 保險事故가 발생한 후에 保險者가 고지의무위반을 이유로 保險契約을 解止하는 경우에도 保險契約者가 그 保險事故의 발생에 不告知 또는 不實告知한 사실이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음을 證明한 때에는 保險者는 保險契約을 解止할 수 없고, 따라서 保險金支給責任을 면할 수 없게되는 것이다. 保險事故와 告知義務違反事實이 因果關係가 없다는 이유로 保險者의 保險契約解止權을 제한하는 것은 하나의 예외에 속한다. 그러므로 保險事故가 발생한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不實告知한 사실과 因果關係가 없다는 점에 대한 立證責任은 保險契約者에게 있고, 또한 이를 엄격하게 다루어 조금이라도 因果關係의 존재를 엿볼수 있으면 商法 제655조 단서의 규정이 적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대법원 1992년10월23일선고, 92다28259판결 참조). 3. 主運轉者의 不實告知와 保險事故와의 因果關係 유무 自動車 綜合保險에서 피보험차량을 운전할 운전자는 중요한 요소로서 主運轉者의 나이, 성별, 운전경력, 사고 유무등에 따라 保險料率에 차등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主運轉者는 보험계약상 가장 중요한 사항의 하나로서 保險料를 적게 내기 위하여 피보험차량의 운전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제3자를 주운전자로 告知하여 保險契約을 체결하였다면 이는 詐欺에 해당하고, 保險者는 그 契約을 取消할수 있다고 풀이한다(民法 제110조, 독일보험계약법 제22조참조). 이에 따라 主運轉者에 대한 不實告知가 있는 경우 다른 運轉者에 의한 운행중 사고가 생긴때에 그 事故와 告知義務違反事實이 因果關係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것은 保險契約의 取消를 전제로 할 때에는 의미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保險事故와 不實告知의 事實과의 사이에 因果關係의 유무를 논하는 경우에도 다른 운전자의 운전 중에 생긴 사고가 主運轉者로 不實告知한 그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였어도 발생하였음을 立證하여야만 因果關係의 不存在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自動車保險에서 被保險自動車의 운전자가 누구이냐는 가장 중요한 사항의 하나이고, 保險料를 절감하기 위하여 主運轉者의 不實告知가 있는 경우에는 그것이 保險事故와 因果關係가 없다는 이유로 保險者의 補償責任을 인정하는 것은 自動車保險制度의 성질상 허용되어서는 안된다고 할 것이다. 자동차종합보험약관 제40조제2항제4호에서 「고지의무위반사실이 보험자가 위험을 측정하는 데에 관련이 없는 때 또는 적용할 보험료에 차액이 생기지 아니한 때」에만 계약해지권을 제한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 4. 判決에 대한 批判 이 大法院判決은 自動車綜合保險에서 保險契約者가 主運轉者를 不實告知하여 保險料를 적게내고, 실제의 주운전자가 아닌 다른 운전자에 의하여 운행하다가 생긴 사고에 대하여 告知義務違反事實과 保險事故사이에 因果關係가 있느냐 없느냐를 다툰 사건에 관한 것이다. 保險契約者가 不實告知한 실제의 운전자가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事故를 일으킨 경우에는 그 因果關係를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나, 그 自動車保險에서 運轉者限定約款을 두지 아니한 이상 다른 운전자가 운전할 수 있으므로 제3의 운전자가 운전하다가 일어난 事故는 不實告知와는 因果關係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사건에서 보는 바와 같이 26세의 ㅅ대신에 46세의 ㅈ을 主運轉者로 告知하여 保險料를 싸게 물었다면 이는 詐欺에 의한 保險契約으로서 保險者의 契約取消權을 인정하는 것이 마땅하고, 因果關係의 존재 여부를 따지는 것은 뜻이 없다 할 것이다. 만일 因果關係의 문제를 따지는 경우에도 自動車運轉契約에서 주운전자를 허위고지하여 保險料를 싸게 하고, 실제의 주운전자가 아닌 다른 운전자가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경우에는 그 契約에서 주운전자로 지정된 운전자가 실제로 그차를 운전하였다면 다른 운전자로 하여금 운전을 하도록 하지 아니하였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그 不實告知와 事故 사이에 전혀 因果關係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없다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사건 大法院判決이 告知義務違反事實과 保險事故 사이의 因果關係는 엄격하게 다루어야 하고, 主運轉者에 관한 사항이 告知할 중요한 사항인데, 이를 不實告知한 경우에 다른 운전자가 보조운전자로서의 운전수행중에 생긴 事故라고 해서 因果關係가 없다고 보는 것은 주운전자의 부실고지를 保險契約의 解止事由가 되지 않게하는 기이한 결과를 가져와 부당하다고 판단한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 保險制度가 危險團體를 전제로 우연한 事故에 대비하는 특수한 제도로서 保險契約者가 故意로 不實告知를 한 경우에는 그 保險契約을 無效로 돌리고 因果關係의 유무를 따지지 않도록 하는것을 적극 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여겨진다. 
199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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