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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연금수급권을 둘러싼 사회보장수급권과 재산권의 줄다리기
1. 사건의 개요 원고 갑은 을과 혼인하고 그 사이에 자녀를 두었다. 갑은 2016년 을을 상대로 이혼, 위자료 및 재산분할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소송 진행 중 이혼 및 재산분할에 관한 조정이 성립되었다. 이 조정조서에는 재산분할로 갑이 아파트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받음과 동시에 을에게 1억7000만 원을 지급하고 미성년자녀의 양육비를 부담하기로 하였고, "갑과 을은 향후 상대방에 대하여 위 조정조서에서 정한 사항 이외에는 이 사건 이혼과 관련된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아니한다(이하 '이 사건 청산조항')"는 내용이 기재되었다. 그 후 을은 위 조정이 성립된 후 피고 국민연금공단에 국민연금법 제64조의3에 따른 분할연금 선청구를 하자 갑은 피고에게 위 조정조서와 함께 국민연금법상 연금에 대한 원고의 분할 비율이 100%, 갑의 분할 비율이 0%로 된 '연금분할 비율 별도결정 신고서'를 제출하였다. 이에 피고는 갑에게 위 조정조서에 연금의 분할 비율이 별도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국민연금법 제64조의2(이하 '특례조항')에 의한 분할 비율 별도결정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며 거부처분을 하였고, 갑은 이 거부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법원의 판단 특례조항 신설로 분할연금수급권이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포섭되어 당사자가 그 분할비율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게 된 이상, 이혼 시 재산분할 과정에서 분할연금수급권을 다른 부부공동재산과 달리 취급하여야 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하여 1, 2심은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다른 입장을 취하였다. [1] 국민연금법 제64조에 규정된 이혼배우자의 분할연금 수급권은 민법상 재산분할청구권과는 구별되는 것으로 국민연금법에 따라 이혼배우자가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직접 수령할 수 있는 이혼배우자의 고유한 권리이다. [2] 국민연금법 제64조의2 제1항에서 정한 '연금의 분할에 관하여 별도로 결정된 경우'라고 보기 위해서는 협의상 또는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절차에서 이혼당사자 사이에 연금의 분할 비율 등을 달리 정하기로 하는 명시적인 합의가 있었거나 법원이 이를 달리 결정하였음이 분명히 드러나야 한다. 이와 달리 이혼당사자 사이의 협의서나 조정조서 등을 포함한 재판서에 연금의 분할 비율 등이 명시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재산분할절차에서 이혼배우자가 자신의 분할연금 수급권을 포기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분할 비율 설정에 동의하는 합의가 있었다거나 그러한 내용의 법원 심판이 있었다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 3. 평석 가. 분할연금의 의의 국민연금 수급권자인 배우자와의 실질적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인 자가 (ⅰ) 배우자와 이혼하였을 것 (ⅱ) 배우자였던 사람이 노령연금 수급권자일 것 (ⅲ) 60세가 되었을 것의 요건을 모두 갖추면 그때부터 그가 생존하는 동안 배우자였던 자의 노령연금을 분할한 일정 금액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국민연금법 제64조 제1항). 이러한 연금을 노령연금에서 분할된 연금이라는 의미에서 '분할연금'이라 부른다. 예를 들어 부부관계에 있던 갑과 을 중 갑이 노령연금수급권자인 경우 을이 갑과 이혼하여 위 세 가지 요건을 갖추어 국민연금공단에 분할연금을 신청하면 갑이 지급받던 노령연금 중 일부를 떼어내 을에게 분할연금으로 지급된다. 분할연금제도는 1998년 국민연금에 도입된 후 2015년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에도 규정되었다. 분할연금의 분할비율은 당초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으로만 하도록 규정되어 있었다(국민연금법 제64조 제2항). 이후 민법 제839조의2 또는 제843조에 따라 연금의 분할에 관하여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에 따르도록 하는 취지의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신설되었다. 대상판결의 사안은 바로 이 특례조항의 해석에 대한 것이다. 나. 분할연금의 법적 성격을 둘러싼 줄다리기 사회보험인 공적 연금제도는 헌법 제34조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에 근거하고 있다. 이에 연금수급권의 법적 성격을 논함에 있어서는 '사회보장수급권'이라는 특성이 무엇보다 중요시되어야 한다. 이에 반해 연금수급권의 '재산권'적 성격은 연금제도의 재원조달이라는 측면과 사회보장수급권이 이행되는 결과적 측면에 착목한 것으로서 이 두 측면은 사회보장수급권에 기초하여 공적연금제도가 설계된 이후에야 비로소 논의가 될 수 있는 성격이라는 점에서 연금제도의 부수적 성격에 불과하다. 따라서 부수적 성격인 재산권성이 본래적·근원적 성격의 사회보장수급권을 제치고 전면에 나타나면 공적 연금제도의 취지에 대한 왜곡이 발생한다. 이 사건 하급심의 판단이 그러한 예이다. 즉 하급심의 판단에 따르면 연금수급권은 여느 재산권과 아무런 차별성을 가지지 못하며 심지어 재산분할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언급되지 않더라도 주목받지 못한다. 마치 만기가 되면 인출가능한 은행에 넣어둔 예금채권과 다를바 없다. 그러나 공적 연금수급권은 여느 재산권과 달리 '노령으로 인한 소득상실'에 대비한다는 명확한 사회보장적 목표가 존재한다. 하급심의 판단은 연금수급권과 예금채권이 지니고 있는 이러한 차이점을 간과했고 결과적으로 헌법 제34조의 규범력을 약화시켰다. 이에 반해 대법원은 연금수급권이 '이혼배우자의 고유한 권리'라는 점을 논거삼아 재산분할 과정에서 별도의 명시적 의사표시가 있어야 함을 지적함으로써 연금수급권의 특수한 성격을 되새겨보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분할연금의 입법 변천사를 보면 그동안 사회보장수급권으로서의 성격과 재산권적 성격 사이의 좌충우돌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 먼저 전업주부와 같이 납부예외가 인정되어 연금가입 자체가 면제되는 국민에 대한 보호필요성에서 분할연금제도가 도입되었다. 사회보장수급권 강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2) 그 후 이른바 '놈팽이 배우자'와 같이 연금형성에 실질적 기여가 없음에도 분할연금을 수급받는 자가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는데 법원은 이 경우에도 연금을 균분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려왔다(대구지법 2014. 4. 4. 선고 2013구합2411 판결 등). 이 판결은 자신의 노령연금을 분할해 주는 당사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았고 아래 헌법재판소 판결의 단초가 되었다. (3) 이에 2015년 특례조항의 신설을 통해 당사자의 의사를 고려하거나 법원이 사정을 참작해 분할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당사자의 처분가능성, 즉 재산권성을 존중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당사자가 합의하기만 하면 혹은 법원이 결정하기만 하면 사회보장수급권을 포기 내지 박탈하는 것까지도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재산권성이 지나치게 강조되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공적 연금수급권의 사회보장수급권으로서의 성격을 강조하는 입장은 당사자의 처분가능성보다는 노후생계보장에 방점을 두며 재산권성을 강조하는 입장은 그 반대이다. 분할연금을 둘러싼 논란은 이 두 성격 사이의 줄다리기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는 '분할연금제도는 이혼한 배우자가 혼인기간 중 재산 형성에 기여한 부분을 청산·분배하는 재산권적 성격과 이혼배우자의 노후를 보장하는 사회보장적 성격을 함께 가지므로 입법자는 이 두 요소를 고려하여 분할연금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할 수 있고 두 요소 중 어느 요소를 더 중시할지는 기본적으로 입법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입법형성권의 재량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입법자는 분할연금제도를 형성함에 있어 위 두 요소 중 어느 하나를 완전히 무시하여서는 아니 된다. 만약 어느 한 요소를 간과한다면 이는 분할연금제도의 도입취지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헌재 2016. 12. 29. 선고 2015헌바182 결정). 다. 대상판결 평가 이 사건의 하급심 판결은 이 사건 청산조항의 문구 해석에만 착목한 나머지 분할연금의 법적 성격을 경시하였다. 이는 하급심 재판부가 재산권을 중심으로 사고하는데 익숙해져 있어 사회권적 시각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대법원은 분할연금이 가지고 있는 사회보장수급권적 성격을 파악하고 이를 '이혼배우자의 고유한 권리'라고 명명하면서, 국민연금법 제64조의2 제1항의 '연금의 분할에 관하여 별도로 결정된 경우'를 해석하였다는 점에서 대상판결은 분할연금제도가 가진 이중적 성격을 잘 살린 판결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라. 입법적 개선의 필요성 끝으로 특례조항은 사회보장수급권의 완전포기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문제가 있다. 연금수급권의 사회보장적 성격을 최소한이라도 보장하기 위해서는 향후 최소한도의 노후소득 보장에 필요한 일정 금액 내지 일정 비율을 초과하는 연금분할은 인정하지 않도록 하는 취지의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 김린 교수 (인하대 로스쿨)
이혼
재산분할
조정조서
김린 교수 (인하대 로스쿨)
2019-12-23
민사일반
비전업 시간강사에 대한 차등강사료지급의 법적 문제점
Ⅰ. 사실관계 갑은 A국립대학교의 예술체육대학 음악과 시간강사로서, 2014년 2월 A국립대 총장과 시간강사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2014학년도 1학기에 매주 2시간, 매월 8시간의 강의를 담당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면, 강의료는 직위와 강의시수에 따라 지급하는데, 2014학년도 1학기 강의료의 단가는 전업 시간강사의 경우 시간당 8만원, 비전업 시간강사의 경우 시간당 3만원의 기준에 의하였다. 한편 갑은 학교에 자신이 전업강사에 해당한다고 고지하였고, 이에 따라 학교는 갑에게 전업 시간강사 단가를 기준으로 2014년 3월분 강사료로 64만원을 지급하였다. 2014년 4월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갑이 부동산임대사업자로서 국민건강보험 지역사업자로 등록되어 있어 별도의 수입이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는 통보를 받은 다음, 학교는 갑에게, 이미 지급한 2014년 3월분 전업시간강사료 64만원 중 비전업 시간강사료와의 차액 40만원을 반환하라는 통보를 하였고, 아울러 전업 시간강사료보다 40만원을 감액하여, 2014년 4월분과 5월분 비전업 시간강사료를 지급하였다(통칭하여 '이 사건 각 처분'이라고 한다). Ⅱ. 원심의 태도 원심(대구고법 2015. 6. 19. 선고 2015누4144 판결)은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대학 시간강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의 개선을 위하여 시간당 강의료 단가를 인상할 필요성이 있었으나 예산상 문제로 인하여 전업강사와 비전업강사로 구별하여 시간당 강의료 단가에 차등을 두되, 그 취지에 맞추어 전업강사의 강의료 단가를 대폭 인상하여 시간당 8만원으로 정한 것이므로, 시간강사의 경우에만 전업강사와 비전업강사로 구별하는 것이 평등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거나 시간당 강의료의 지급차가 지나치게 과다하여 부당한 차별적 대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Ⅲ. 대상판결의 요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이나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은 어느 것이나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국립대학의 장으로서 행정청의 지위에 있는 피고로서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사회적 신분이나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됨은 물론 그밖에 근로계약상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불합리한 차별 대우를 해서는 아니 된다. 대학 측이 시간강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를 개선할 의도로 강사료 단가를 인상하고자 하였으나 예산 사정으로 부득이 전업 여부에 따라 강사료 단가에 차등을 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용자 측의 재정 상황은 시간제 근로자인 시간강사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것으로서 동일한 가치의 노동을 차별적으로 처우하는 데 대한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 및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에 위배되므로 근로자에게 불리한 부분은 무효로 보아야 한다. 피고는 국립대학교의 장으로서 헌법상의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를 하여서는 안 되는 지위에 있다. 그러한 지위에 있는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이 전부 유효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각 처분 역시 위법하다. 원심의 판단에는 헌법 제11조 제1항, 근로기준법 제6조,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등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Ⅳ. 문제의 제기 원심은 시간강사를 전업과 비전업으로 구분하여 강사료를 차등 지급하는 것이 비전업 강사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처우라고 볼 수 없어서 그 차등지급을 용인될 수 있는 합리적 차별로 본 데 대해서 대상판결은 정반대로 보았다. 대상판결의 이 사건근로계약의 무효를 바탕으로 이 사건 각처분의 위법성을 도출하였다. 평등권에 대한 사법심사에서 헌법재판소는 이원적 심사기준에 의거한다. 즉, 자의금지의 원칙과 비례의 원칙을 구별해서 적용하는데, 전자는 차별을 정당화하는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는 데 대해서, 후자는 차별대우를 정당화할 정도로 차별대우가 비중이 있는 중대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심사한다(헌재 2001. 2. 22. 2000헌마25 결정 참조). 헌법재판소의 이원적 심사기조와는 별개로, 대상판결은 근로계약에 초점을 두고서 사안을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대우의 원칙이나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에 입각하여 접근하였다. 그런데 근로계약상의 강사료 차등지급은 강의료의 단가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는데, 대상판결은 강의료의 단가책정의 위법성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하에선 이에 초점을 맞추어 검토하고자 한다. Ⅴ. 책정된 강의료단가의 법적 성질 사안의 근로계약의 위법성은 기실 위법한 강의료단가에서 비롯되었다. 구 기획예산처가 2002년 및 2003년 세출예산집행지침을 통해 시간강사를 다른 직업이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전업강사와 비전업강사로 구분하여 강사료를 차등지급하도록 정하였고, 이에 A국립대는 시간강사들에게 '전업·비전업 확인서'를 제출하게 하여 전업·비전업 여부를 확인한 다음 강사료를 지급하였다. 2005년 기획예산처가 강의료 지급단가를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변경한 후에도, A국립대는 종전과 같은 기준으로 강의료 지급단가를 결정하였다. 현재 각 대학교는 나름의 학교규정으로 '강사료지급규정'을 두고 있는데, 통상 총장이 시간강사료의 지급단가를 당해연도 예산의 범위 내에서 따로 정한다(경북대 강사료지급규정 제3조 제1항 참조). 여기서 총장이 책정하는 시간강사료의 지급단가는 비록 정액이지만, 향후 개별적인 강사료지급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마치 법집행의 근거가 되는 규범과 비슷한 성격을 갖는다. '강사료지급규정'이 사무처리준칙으로서 행정규칙의 성질을 갖기에, 책정된 시간강사료의 지급단가 역시 행정규칙의 성질을 갖는다. 조문형식의 행정규칙에 익숙하여서 이런 지적이 낯설 수 있다. 하지만 판례가 법률보충적 접근을 통해 구 계엄법 제13조상의 계엄사령관의 특별한 조치로 행한 '일체의 집회·시위 기타 단체활동을 금지'하는 등의 계엄포고를 법규명령으로 봄으로써(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6도1397 판결; 2018. 11. 29. 선고 2016도14781 판결) 공인된 점을 고려하면 문제되지 않는다. Ⅵ. 위법한 강의료단가에 대한 사법통제 문제 책정된 강의료단가를 내부규정으로 행정규칙으로 보면, 그것의 위법성은 궁극적으로 행정규칙에 대한 사법통제의 문제로 귀결된다. 법규성이 인정되지 않는 행정규칙이 문제될 때, 법원에 의한 부수적 구체적 규범통제의 차원에서는 두 가지의 방도가 있을 수 있다. 그런 행정규칙의 비구속성을 내세워 즉, 재판규범성을 부인하면서, 집행행위의 위법성을 상위 법령에 의거해서 판단하는 방법과 근거규정인 행정규칙의 하자여부에 연동시켜 집행행위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방법이 있다. 판례는 전자의 방법을 취하여 벗어난 부분에 대해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하지 않는 식으로 대처하는데,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5두40248 판결 역시 그러하다. 그런데 전자의 방법에 의하면, 행정규칙에 대해 법규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법통제가 배제되는 이상한 결과가 빚어진다. 또한 자칫 상위법령에 의해 집행행위가 부당하게 정당화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법률유보의 원칙 및 본질성이론에 비추어 후자의 방법을 취하는 것이 효과적인 규범통제에 이바지한다(김중권, 행정법, 제3판, 2019, 443면). 한편 오래 전에 대법원 1980. 12. 23. 선고 79누382 판결은 상위법령에 근거가 없음을 들어 행정규칙의 무효를 논증한 다음, 그 집행행위의 하자 역시 중대명백하다고 하여 그것을 무효로 판시하였다. Ⅶ. 맺으면서 - 대상판결의 나비효과 대상판결의 결과는 소송당사자인 원고만이 아니라, 이 사건 근로계약과 비슷하게 근로계약을 체결한 비전업 시간강사에 대해 미칠 수 있다. 전업 시간강사에 대한 특별한 배려가 주문되었기에, 대상판결은 비단 국립대만이 아니라 사립대에도 엄청난 파고를 미칠 수 있다. 자칫 미증유의 나비효과가 생길 수 있다. 비전업 시간강사에 도움을 주기 위한 우대조치가 도리어 역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 마치 빵을 준다는 것이 자칫 돌을 준 것과 같은 결과를 빚을 수 있다.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개인적 이익은 매우 다양하다. 민주화 이후에 민주주의는 더욱더 법치국가원리에 충실해야 한다. 정책적 선의만으로 법적 문제점을 해소할 수 없다. 대상판결은, 비록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는 우대적 조치라 하더라도 헌법적 가치와 민주적 법치국가원리에 충실하지 않으면 도리어 아니한 것보다 못할 수 있는 심각한 역효과가 빚어진다는 좋은 사례이다. 김중권 교수 (중앙대 로스쿨)
평등원칙
전업
차등지급
강사료
시간강사
김중권 교수 (중앙대 로스쿨)
2019-11-21
노동·근로
사회변화와 육체노동의 가동연한 연장
Ⅰ. 사안의 개요와 소송 경과 망아(亡兒, 4세)는 2015. 8. 9. 인천 소재 워터파크 수영장에 어머니와 함께 방문하여 물놀이를 하였다. 워터파크 수영장에는 수심 1m인 이 사건 풀장이 있었다. 신장이 1m에 불과한 망인은 위 풀장 출입구에 설치된 철제 사다리로 올라가 이 사건 풀장으로 떨어져 익사하였다. 이에 망아의 가족인 원고들은 워터파크를 운영하는 피고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였다. 제1심은, 이 사건 풀장 출입이 제한되는 망아가 사다리를 이용하여 이 사건 풀장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방지할 의무가 있는 피고들이 이를 게을리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여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 망아의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인정하였다. 원고들은 항소를 하면서 가동연한을 만 65세로 주장하였는데, 원심도 마찬가지로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 망아의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제한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망아의 일실수입을 산정함에 있어 망아의 가동연한을 만 65세로 인정하지 않은 원심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며 상고하였다. Ⅱ. 판결요지 대법원은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본 종전 대법원의 견해를 더는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여 원심을 전원일치로 파기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언제까지로 할 것인지에 관하여 다수의견, 별개의견 1, 별개의견 2로 나뉘었다. 다수의견은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만 65세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평균여명이 2017년에 남자 79.7세, 여자 85.7세에 이르고, 실질적인 평균 은퇴연령이 남성 72.0세, 여성 72.2세에 이른다는 점 등을 근거로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은 만 65세로 보아야 한다고 본 것이다. 별개의견 1은 60~64세의 경제활동참가율, 연령대별 사망확률, 일반적인 법정 정년 등을 근거로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은 만 63세까지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별개의견 2는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경험칙상 ‘만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하나, 구체적으로 만 60세를 넘어 몇 세까지 일할 수 있는지는 사실심 법원이 판단하여야 하며 대법원이 일률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보았다. Ⅲ. 육체노동의 가동연한 1. 가동연한에 관한 판단기준으로서 경험칙 도시에서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이 통상 몇 세까지 일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사실인정의 문제이다. 이를 인정함에 있어 피해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할 수 있지만, 사안과 같이 아동이 사망한 경우에는 경험칙에 기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경험칙은 경험을 통해 귀납적으로 얻어지는 사실판단의 법칙이므로 사회구성원의 공통인식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따라서 사회구성원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현실이 중요하며 그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가동연한을 파악할 수 있는 유의미한 통계, 각종 규범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다만, 가동연한의 인정은 기본적으로 사실인정의 문제이므로 이를 반영한 정확한 통계가 있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우선적으로 그에 따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각종 규범과 관련하여서는 그 규범이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 아니면 다른 고려에 의하여 마련된 것인지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2. 1989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의 사정변경 대법원은 1989. 12. 26. 선고 88다카16867 전합 판결을 통해 육체노동종사자는 만 55세를 넘어서 일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후 1991. 3. 27. 선고 90다11400 판결을 통해 도시일용노동의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인정하는 실무가 확립되었다. 종전 전합 판결의 주된 논거는 ① 국민의 평균여명이 남자 63세, 여자 69세로 늘어난 점, ② 기능직공무원 중 육체노동을 주된 업무내용으로 하는 공무원의 정년이 만 58세로 연장된 점이다. 그러나 위 전합 판결 이후에 많은 사회적 변화가 일어났다. 첫째, 평균여명이 2017년에는 남자 79.7세, 여자 85.7세에 이르고 있어 그 사이에 평균여명이 남녀 모두 16.7세나 증가하였다. 둘째, 기능직공무원을 포함한 공무원 대부분의 정년이 만 60세로 연장되었다. 관련하여 이러한 법정 정년의 증가를 어떻게 해석하여야 하는지, 특히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 문제가 된다. 만약 가동연한의 현실을 반영한다고 보면 만 60세 무렵을 가동연한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독일의 경우 실제 소득활동 연령에 대한 통계를 고려하지 않고 법정 정년인 67세를 가동연한으로 보고 있다(독일 연방대법원 1989. 5. 30. 판결, BGH NZV 1989, 345). 그러나 2017년 12월을 기준으로 60~64세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이 61.5%에 이른다. 고령자가 법정 정년 이후에도 경제활동을 비교적 활발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현재의 법정 정년이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셋째, 우리나라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종전 전합 판결 당시 6,516달러에 불과하였는데, 2018년에 30,000달러에 이르렀다. 이러한 1인당 GDP 수치는 연령별 인구비율에 비추어 만 60세를 넘은 고령자층이 일하지 않고서는 달성하기 어려운 액수이다. 실제로 만 60세를 넘어 경제활동에 종사하는 인구는 종전 전합 판결 당시 120만 명이었으나 2017년 12월 기준 417만 명으로 급속히 증가하였다. 이러한 현저한 사정 변화를 감안하여 대상판결은 타당하게도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만 60세를 넘어 인정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다만, 구체적으로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어떻게 정할지 견해가 대립되었다. 3. 육체노동의 가동연한 65세? 63세? 불특정?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에 관하여 다수의견은 만 65세로, 별개의견 1은 만 63세로 보았다. 별개의견 2는 대법원이 이를 일률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다. 별개의견 2의 경우 대법원이 가동연한을 특정 연령으로 단정하면 가동연한에 대한 유연한 판단에 장애가 되어 구체적 타당성 있는 판단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매우 경청할 만한 견해이다. 그러나 위 견해에 따를 경우 하급심 법원으로서는 개별 사건마다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일일이 심리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하급심의 혼란으로 인한 법정 안정성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서 대법원이 하급심에 가동연한에 관한 일응의 판단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필요하다. 대법원이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특정하더라도 하급심 법원이 반드시 대법원이 제시한 가동연한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다. 경험칙을 배제할 다른 증거가 제시되는 경우, 하급심 법원은 대법원이 제시한 결론과는 다른 판단을 함으로써 구체적 타당성을 기할 수 있다(대법원 1999. 9. 21. 선고 99다31667 판결 참조). 별개의견 1의 경우 가동연한 관련 통계적 사실과 법령을 가장 보수적인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① 60~64세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이 61.5%이나 65세 이상의 경제활동은 29.5%로 그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고, ② 사망확률이 60세는 0.00520, 65세는 0.00791로 증가폭이 0.00271로 커지며, ③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이 2018년 현재 62세라는 점에 부합한다. 그러나 대법원이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에 관한 기준을 제시하는 경우에 되도록 ‘상당 기간 유지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요청되고, 가동연한은 피해자가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장래에 언제까지 일할 수 있는지를 인정하는 것이므로 ‘가까운 장래에 예측되는 변화’를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와 달리 현 시점에서의 통계적 사실과 법령에 국한하여 판단하면 대법원이 제시한 가동연한에 관한 판단은 얼마 안 있어 다시 그 기초가 흔들릴 위험이 존재한다. 따라서 향후에 가족에 의한 노인 부양이 급감될 것이 예측되어 고령인구의 경제활동 증가가 충분히 예상되고, 2033년이 되면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립학교교직원연금의 수급개시연령이 65세가 된다는 점을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 점에서 다수의견이 설득력이 있다. 4. 대상판결의 파장 다수의견에 따르면 도시에서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사람은 경험칙상 만 65세에 이르는 날까지 일할 수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 대상판결이 향후에 미칠 영향이 만만치 않다. 우선 종전에 대법원은 개인택시 운전사, 형틀목공 등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사람에 대한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보았는데, 이제는 그 가동연한을 만 65세로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농촌일용노동의 가동연한도 만 65세로 보아야 하며, 현재 자동차보험의 표준약관도 그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또한, 법정 정년을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인 65세에 맞추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수 있으며,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이 65세로 늘어남에 따라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다. 현재 경로우대 등 노인복지서비스는 가동연한이 60세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65세부터 적용되고 있는데, 향후 노인복지서비스를 65세보다 고령인 노인에게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 정부로서는 법정 정년 이후에도 적어도 65세까지 계속 일을 하는 것이 통상적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고령인구에 적합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것이다. 다만, 주의할 점은 대상판결 이후 하급심에서 대상판결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일률적으로 만 65세로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점이다. 가동연한은 기본적으로 하급심의 권한인 사실인정의 문제로 경험칙상 인정되는 가동연한을 배제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를 심리하여 판결의 요체인 구체적 타당성을 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Ⅳ. 결론 법원 판결이 사회구성원이 느끼는 현실과 괴리되어 내려진다면 법원에 대한 신뢰는 요원하다. 대상판결은 사회 현실을 법적 판단에 반영하려는 치열한 노력의 산물로 급속한 인구의 고령화, 그에 따른 노동인구의 변화를 적절하게 반영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이계정 교수 (서울대 로스쿨)
육체노동
가동연한
전원합의체
이계정 교수 (서울대 로스쿨)
2019-03-25
조세·부담금
연구원에 지급한 퇴직연금보험료가 세액 공제 대상 인가
-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6두63200 판결 - 119153.jpg 1. 대상판결의 쟁점 구 조세특례제한법(2010. 12. 27. 법률 제104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1항에서 연구 및 인력개발을 위한 비용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용이 있는 경우에는 법인세에서 공제(이하 ‘연구개발비 세액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 위임을 받은 구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2012. 2. 2. 대통령령 제235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 별표6에서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 비용 중 하나로 기술개발을 위한 전담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인건비’를 들고 있다.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 인건비에 원고가 그 소속 기업부설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연구원에게 지급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보험의 보험료(이하 ‘이 사건 퇴직연금보험료’)’가 포함되는지 여부이다. 2. 판결요지 대법원은 원고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에 기초하여 과세연도 및 대상 근로자별로 연구소 근속 여부에 따라 실제로 지출한 이 사건 퇴직연금보험료는 그 지출 사업연도의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위 보험료 상당의 금원은 각 연구원들에게 확정적으로 귀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이 사건 퇴직연금보험료는 해당 과세연도의 연구 및 인력개발에 직접적으로 대응하여 연구원별로 실제 지출된 비용이므로 적정한 기간손익의 계산을 위하여 합리적으로 그 비용액을 추산한 것에 불과한 퇴직급여충당금과는 그 성격을 달리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퇴직연금보험료는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10조 제1항이 정한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인 인건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3. 평석 가. 과세관청의 주장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인 ‘인건비’에 대하여 조세특례제한법 기본통칙에서 명칭여하에 불구하고 근로의 제공으로 인하여 지급하는 비용이라 정의하면서 소득세법상 퇴직소득과 퇴직급여충당금 전입액은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대법원은 “퇴직금은 근로계약이 종료되는 때에야 비로소 그 지급의무가 발생하는 후불적 임금으로 해당 과세연도의 연구 및 인력개발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비용이라고 볼 수 없고, 퇴직급여충당금은 법인세법상 해당 사업연도의 손금에 산입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적정한 기간손익의 계산을 위하여 합리적으로 그 비용액을 추산한 것에 불과하여 이를 반드시 정책적 목적의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인 인건비에 해당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두22147 판결). 따라서 이 사건 퇴직연금보험료는 퇴직급여충당금과 마찬가지로 후불적 임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금액을 배분하여 미리 부담하는 비용이므로 해당 과세연도의 연구 및 인력개발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인건비로 볼 수 없다. 나.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으로서 ‘인건비’의 범위에 관한 체계적 해석 우선 ‘인건비’에 대한 관련 법령 및 문언적 의미 등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조세특례제한법령은 ‘인건비’에 대하여 별도의 정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리고 조세특례제한법 제2조는 조세특례제한법에서 정의하고 있지 않은 용어에 대하여는 특별히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인세법, 소득세법 등 관련 법률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예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연구개발비 세액공제와 관련된 법령인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에서도 ‘인건비’에 대하여 별도의 정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다만, ‘인건비’의 사전적인 의미는 종업원에게 노무에 대한 대가 또는 노무와 관련하여 지급되는 일체의 경비로서 임금, 상여, 제수당, 퇴직금 등과 종업원의 관리 및 복리후생을 목적으로 하여 기업이 부담하는 사회보험료, 후생비 등으로 회계학상 노무비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데, 법인세법 제26조 제1호, 같은 법 시행령 제43조, 제44조, 제44조의2의 규정에 의하면, 위 사전적 의미와 동일하게 퇴직급여 및 퇴직보험료 등까지도 포함하는 의미로 ‘인건비’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법인세법 제43조는 손익 귀속사업연도와 자산?부채의 취득 및 평가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는 경우에는 법인세법 및 조세특례제한법에서 달리 규정하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기업회계기준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및 일반기업회계기준도 위 사전적 의미와 다르지 않다. 나아가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의 입법자도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에서 ‘인건비’라는 용어를 사용함에 있어 ‘인건비’의 내용 안에는 퇴직소득과 퇴직급여충당금까지 당연히 포함됨을 전제로 예외적으로 이를 제외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에 대한 제외 규정을 두는 방식으로 입법을 하고 있다(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26조의2 제1항, 제26조의3 제1항, 별표6). 이상의 관련 법령, 문언의 사전적 의미, 입법 형식 등에 비추어 보면,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인건비는 일응 사전적 의미와 동일하게 종업원에게 노무에 대한 대가 또는 노무와 관련하여 지급되는 일체의 경비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연구개발비 세액공제의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이를 제한하여 해석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조세특례제한법상 연구개발비 세액공제는 기업이 연구 개발 전담부서에서 연구개발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이 있는 경우 기업의 연구개발을 장려하려는 목적에서 그 지출한 비용의 일정 금액을 해당 과세연도의 법인세에서 공제하도록 하는데 그 입법취지가 있다. 인건비 측면에서 보면 연구개발비 세액공제는 연구개발을 위하여 종업원을 전담부서의 연구원으로 투입함으로써 현실적으로 지출되는 금액에 대하여 일정 금액을 세액 공제 형식으로 보조해 줌으로써 연구개발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회사가 지출하는 금액을 연구원이 언제 수령하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고 회사에서 해당 과세연도에 확정적으로 실제 지출이 있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그러므로 전담부서에 투입되는 연구원에게 해당 과세연도에 직접 지급되는 임금 등의 비용뿐만 아니라 그 연구원의 복리후생을 목적으로 해당 과세연도에 그 연구원을 위하여 확정적으로 실제 지출되는 국민연금이나 의료보험료 등도 당연히 포함된다. 다만, 연구개발 전담부서에 근무하지 않은 기간까지 포함하여 계산된 퇴직금이라든가, 연구원이 해당 과세연도에 전담부서에서 근무함으로써 발생하는 지출이라 보기 어려운 중간정산퇴직금, 해당 과세연도에 회사의 실제 지출이 일어나지 않는 퇴직급여충당금은 해당 과세연도의 연구개발에 투자된 것으로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1993년 4월 1일 이래로 조세특례제한법 기본통칙에서 퇴직소득과 퇴직급여충당금 부분을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입법취지에 다소 부합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 점, 이 부분을 제한하더라도 오래 전부터 기본통칙에 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법적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크게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여, 위 대법원 2013두22147 판결은 합목적적 해석을 통하여 퇴직금이나 퇴직급여충당금을 세액공제 대상 ‘인건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입법취지 등을 고려한 합목적적 해석을 통하여 그 범위를 제한하더라도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인건비’는 ①해당 과세연도의 기술연구개발에 직접적으로 대응되는 연구원에게 ②노무에 대한 대가 또는 노무와 관련하여 지급되는 경비로서 ③해당 과세연도에 확정적으로 실제 지출되는 비용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 확정기여형 퇴직연금보험료에 적용 확정기여형 퇴직연금보험료는 외부의 퇴직연금 사업자에게 해당 과세연도에 기술인력개발 전담부서에 근무하는 연구원을 위하여 그 과세연도에 확정적으로 지출되고, 회사는 더 이상 그 금원을 운용할 수 없으며, 그 금원 운용으로 인한 수익도 확정적으로 연구원에게 귀속된다. 그에 따라 그 지출 과세연도에 회사의 비용으로 인정된다. 이는 연구원의 복리후생을 위하여 해당 과세연도에 확정적으로 지출되는 국민연금 등과 그 성질이 다르지 않다. 단순히 적정한 기간손익 계산을 위하여 추산된 금액이 적립될 뿐 실제적인 지출이 없는 퇴직급여충당금이나 해당 과세연도의 기술인력개발을 위해서 지출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중간정산퇴직금과는 그 성질이 전혀 다르다. 따라서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확정기여형 퇴직연금보험료는 회사가 연구개발 전담부서에 근무하는 연구원에게 해당 과세연도의 노무의 대가 또는 노무와 관련하여 실제 지출되는 비용이고, 그 금원이 해당 과세연도에 연구원에게 확정적으로 귀속되므로, 퇴직급여충당금과는 달리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인건비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4. 대상판결의 의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보험도 퇴직급여제도의 하나이지만, 대법원이 연구개발비 세액공제의 입법취지 등을 고려하여 퇴직금이나 퇴직급여충당금과는 달리 확정기여형 퇴직연금보험료를 세액공제 대상 ‘인건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지극히 타당하다. 이번 판결은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인건비’ 해당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그 기준을 분명히 하면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보험료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최초의 판결이란 점에서 그 이의가 있다. 이는 조세특례제한법상 인건비가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영상콘텐츠 제작비용에 대한 세액공제 등에도 원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연구원
인건비
2017-07-03
재해보상과 관련된 근로자의 개념
法律新聞 2377호 법률신문사 災害補償과 관련된 勤勞者의 槪念 일자:1994.9.23 번호:93누12770 全光錫 翰林大法學科助敎授 法學博士 ============ 14면 ============ I. 事件의 內容과 問題의 提起 이 사건의 원고는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였던 甲의 유족이다. 甲이 대표이사였던 주식회사는 부도가 나서 회사정리개시결정이 이루어지고, 정리계획이 인가되어 관리인이 따로 선임되었다. 甲은 계속 대표이사로 선임되어 근무하다가 고혈압증세가 악화되어 심근경색증세를 일으켜 사망하였다. 이에 甲의 유족은 근로기준법상의 유족보상일시금을 신청하였으나 노동부는 청구를 기각하였고, 고등법원과 대법원에 각각 상소하였으나 모두 역시 기각되었다. 이 사건에서는 대표이사였던 甲이 재해보상에 의한 보호의 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하는가의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만약 이 질문이 긍정된다면 유족보상일시금청구권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반대로 위 질문이 긍정된다면 유족보상일시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할 것이다. 甲의 사망이 업무상의 재해인가의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인 業務基因性 혹은 事故基因性에 대해서는 논의가 되지 않았다. 결국 이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근로자의 개념을 근로기준법에 정의된대로 이해할 것인가, 아니면 재해보상과 관련된 사안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특별한 보호를 위해서 보다 목적론적인 해석이 필요하며, 따라서 근로자의 범위에 대해서 보다 넓게 인정하여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먼저 당사자의 주장에 대한 원심의 판결내용 및 대법원의 판결요지를 살펴보고(II), 필자의 견해를 밝히기로 한다(III). II. 原審 및 大法院의 判決要旨 원심은 甲에 대해서 근로자로서의 성격을 부인하였다. 원심은 판결이유로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비록 주주가 아니더라도 사용자의 지휘, 감독아래에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종속적인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일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그리고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된 후에 회사사업의 경영과 재산의 관리 및 처분을 하는 권한이 관리인에게 전속되어(회사정리법 제53조1항) 이러한 권한을 대표이사가 상실하더라도 이로써 대표이사가 관리인의 지휘감독을 받아 임금을 목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대법원은 위 원심의 판시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의 판결에 나타나는 새로운 사실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이다. 첫째, 甲이 주주가 아니라 전문경영인으로서 대표이사에 선임되었다는 점이다. 둘째, 노동부는 甲에 대해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보험료를 납입할 의무가 있음을 회시한 사실이 있다는 점이다. 즉 노동부는 甲이 산재보험법상의 근로자라고 해석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에 따르면 이러한 사정은 甲이 근로자인가의 여부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 甲에 대한 산재보험 보험료가 납부되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III. 評 釋 1. 勤勞者槪念의 多樣性과 相對性 우리 법제에서 명시적으로 근로자에 대한 개념정의를 하는 법은 근로기준법이다. 즉 근로기준법 제14조에 따르면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 다만 개별적인 경우에 근로자인가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관계가 성립하여 근로자에게는 사용자에 대한 임금청구권이 발생하고, 사용자에게는 근로자에 대한 노무제공청구권이 발생하며,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해서 人的 從屬關係에 있는것이 勤勞者의 전형이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개념은 상대적이다. 왜냐하면 근로의 조건을 정하는 자의 위치에 있는 고위직 경영자의 경우 하위직 근로자에 대해서는 사용자의 위치에 있지만, 사용자와의 관계에서는 근로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건에서 대표이사가 근로자에 해당하는 가의 여부를 밝히기 위해서는 보다 세분화된 기준을 제시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의 판단을 위해서 중요한 단서가 되는 점은 이 사안이 재해보상의 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범위를 확정하는 문제라는 점이다. 산업재해는 우리나라에서 기본적으로 근로기준법이 규정하고 있지만, 근로기준법상의 재해보상은 실제로는 산업재해보상 보험법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근로기준법상의 재해보상의 대상이 되는 근로자와 산업재해보상법상의 보호의 대상의 되는 근로자의 개념은 「本質的으로는」동일하다. 사용자의 이익을 위하여 업무를 수행하던 중 발생한 재해에 대해서 사용자에게 無過失責任을 인정하여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는 것이다. 다만 근로기준법상의 재해보상은 사용자에게 직접 보상책임을 부과하는 반면, 산재보험법은 국가가 보상의 주체가 되어 한편으로는 근로자의 재해를 보호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용자의 책임위험을 보험의 방법을 사용하여 분산하는 방법상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따라서 재해보상에 의해서 보호되는 인적범위를 확정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이익을 위해서 활동하였다는 사실이지, 실제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는가 혹은 임금이 지불되는 고용관계인가의 여부는 적어도 재해보상과 관련된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데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사용자의 책임에 기초한 제도인 災害補償과는 달리 醫療保險이나 國民年金과 같이 자신의 위험에 대한 배려의 성격을 갖는 社會保險에서는 사용자의 책임과는 무관한 근로자의 소득상실을 보전하기 위한 제도이므로 임금이 존재하는가의 여부가 근로자성을 판단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대해서 자세히는, 전광석, 「산업재해의 법적문제」, 사회보장법학 1993년, 1백99면 이하 참조). 즉 근로기준법 제14조에 정의된 근로자의 개념을 재해보상에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재해보상에 의해서 보호되는 인적 범위를 확정하는 기준으로서 남는 것은 사용자와의 관계에서 근로자가 人的 從屬性이 있는가 하는 문제가 될 것이다. 근로자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중의 재해까지도 재해보상에 의해서 보호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에게 인적종속성이 존재하는가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근로자가 고용관계에 있는가를 판단하기 위해서 人的 從屬性 외에 經濟的인 從屬性을 기준으로 드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견해에는 의견을 같이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주문생산자와 같이 법적으로 보면 근로자가 아니며, 따라서 인적 종속성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도 이들이 사실상 주문자에게 경제적으로 종속되어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근로자의 범주에 포함되어야 하는 모순이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로관계의 종속성을 인적 종속성으로 한정하여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인적 종속성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經營에의 編入(Eingliederung in den Betrieb)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 따라서 독자적인 경영책임을 지고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 행위를 하는 자는 근로자의 범주에서 우선 제외된다. 이때 경영에 편입되었는가를 판단하는 중요한 징표는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指示權(Weisungsrecht)이 존재하는가 하는 점이다. 즉 근로자의 노동력이 사용자의 처분에 맡겨져 있어서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시, 명령, 감독에 의해서 그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 여기에 대해서는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原審과 大法院은 위 사건에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바로 사용자의 지시, 감독 및 지휘를 받지 않으므로 고용관계에 있지 않으며, 따라서 근로자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보면 사용자의 지시권은 근로자의 경영에의 편입과 사용자에 대한 인적 종속성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징표(Indiz)인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이로부터 반대해석이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즉 해당 근로자와 사용자와의 관계에서 사용자의 구체적인 지시권이 존재하지 않으면 곧바로 人的 從屬性이 부인되고, 따라서 해당관계를 고용관계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점은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면 더욱 타당하다. 즉 근로의 종류에 따라서는 사용자의 구체적인 지시에 의해서가 아니고 근로자에게 어느정도 독자적인 활동영역이 인정되어 있고, 또 독자적인 책임하에 수행되는 경우가 있다. 변호사, 의사와 같은 자유직 근로자가 고용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때 근로자는 사용자에 의한 작업의 종류와 장소, 작업시간 및 휴식시간 등에 대한 지시로부터 자유로운 업무활동을 하게 된다. 사실 이러한 작업환경은 변호사, 의사 등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고 특히 오늘날과 같이 정보통신이 발달하면서 근로자가 사업장에 고정적인 작업을 하기 보다는 외형만을 보면 일종의 도급적 성격을 갖는 작업을 하는 유형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면서 근로자의 사용자에 대한 인적 종속성은 새로운 관찰을 필요로 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근로자인가의 여부를 판단하는데 직접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위와 같은 논리를 통해서 대표이사에게 사용자의 지시에 대한 종속성이 없다는 이유로 근로자성을 부인할 수는 없으며, 따라서 이러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원심 및 대법원의 견해에는 찬동할 수 없다는 것이다. 3. 經營에의 參與와 經營危險의 負擔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지시권의 존재여부가 경영에의 편입과 이로써 징표되는 인적 종속성을 판단하는 충분한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기업의 고위직 경영자에 대해서는 사용자의 지시권을 代替하는 다른 기준이 요구된다. 고위직 경영자의 경우 단순히 사용자의 지휘, 감독 및 지시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용자의 이익에 봉사하는 행위 중 발생한 재해에 대한 보상이 되지 않는다면 이는 근로자의 보호를 입법목적으로 하고 있는 재해보상제도와 조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위직 경영자가 그에게 부여된 경영참여 기능을 적합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인적 종속성 및 그것을 징표하는 기업경영에의 편입을 인정하고, 이러한 기능을 수행함에 있어 사용자의 지시권에서 어느정도 자유로운 위치에 있더라도 근로자로서 재해보상의 대상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독일 연방사회법원의 확립된 판결이며, 동법원은 「funktionsgerechte Teilhabe am Betrieb」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물론 구체적인 경우에 기능적 참여에 그치는 근로자의 위치에 있는가, 아니면 자신을 위한 경영행위를 하는 사용자인가를 구분하는 문제가 항상 명료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소극적인 기준이 제시된다. 즉 근로자가 직접 經營危險(Betriebsrisiko)을 부담하는가의 여부가 기업에의 편입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관에 의해서 선임되며 주주가 아닌 주식회사의 이사 혹은 대표이사, 유한회사의 유한책임사원, 합자회사의 유한책임사원 등은 경영위험을 스스로 부담하지는 않는 근로자이며, 따라서 사용자에게 인적으로 종속된 지위를 가진다고 해야 할 것이며, 재해보상과 관련하여 근로자로서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반면 실질적으로 기업주의 지위에 있는 주식회사의 이사, 대표이사, 합명, 합자회사의 무한책임사원 등은 경영위험을 스스로 부담하는 자이기 때문에 타인을 위해서 업무를 수행한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근로자의 범주에서는 제외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訴外 甲은 기관에 의해서 선임된 주주가 아닌 대표이사로서 같은 주식회사의 다른 직원에 대해서는 사용자의 지위에 있더라도 재해보상과 관련해서는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갖는다고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안에 있어서와 같이 주식회사가 청산이 개시되어 관리인이 선임되고 대표이사인 甲의 권한이 제한되었다는 점은 甲의 근로자성을 강화시키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사실이 甲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또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노동부가 甲에게 산재보험료납입의무가 있음을 통보한 것은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보인다. IV. 맺는말 이 사건에 대한 원심 및 대법원은 위와같은 구조를 갖는 결코 간단치 않은 사건을 구체적인 논증이 없이 간단히 논의한 후 결론에 이르렀다. 논자에 따라서는 대법원과 결론을 같이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근로자의 개념에 대한 보다 세밀한 논리전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대법원의 판결은 여전히 아쉬움을 남긴다. 위 판결은 다른 한편 立法論的인 示唆를 하기도 한다. 우리 국민연금법 제3조는 法人의 理事 기타 임원을 국민연금 가입대상인 근로자의 범주에 명시적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다른 사회보험과 관련된 법률 역시 위와 같은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때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재해보상과 다른 사회보험과의 차이점이 신중히 검토된 후 입법적 해결이 찾아져야 할 것이다. 앞으로 勞動法 및 社會保障法學에서 활발한 논의가 전개되어야 할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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