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律新聞
1406호
법률신문사
重過失에 依한 手票取得
일자:1980.12.9
번호:80나1665
鄭燦亨
忠北大 法大교수
============ 12면 ============
〈事實關係〉
第一銀行 이리支店(被告)은 1980. 1. 15. 額面 金4백만원 ,支給地 및 發行地 이리市로 된 자기앞手票 1枚와 같은달 액면 金1백80만원 지급지 및 발행지 이리市로 된 자기앞 수표 1枚를 배정식에게 발행하였고 同人은 同手票 2枚를 傳貰房을 얻은데 使用할 目的으로 所持 하던중 같은달 16일 밤에 집에서 이를 盜難당하고 다음날인 1. 17.위와같은 도난사실을 이리경찰서에 申告하고, 한편으로 제일은행 이리지점에 紛失申告를 하였다. 한편 이권호(原告)는 1980. 1. 26.에 이원식의 妻라는 姓名未詳者에게 寫眞機械를 賣渡하고 그 代金條(金 2백12만원)로 위의 수표 2枚를 받고 1980. 2. 7.同手票를 被告銀行에 支給提示 하였으나 同手票는 事故屆出된 手票라는 이유로 支給拒絶되어 原告는 被告銀行에 手票金利得償還을 請求하기에 이른 것이다.
〈判決要旨〉
①原告는 額面 金1백80만원의 手票는 그 支給提示 期間內에 取得하였고, 額面 金 40만원의 手票는 同期間 경과후에 取得하였다 할 것인바, 이에 대하여는 指名債權讓渡의 方法에 따른 양도절차를 하였다는 點에 관하여, 아무런 主張立證이 없고, ...手票法上 利得償還請求를 할 수 있는 手票所持人이란 手票上의 權利가 消滅될 당시의 정당한 所持人으로서 그 手票上의 權利를 行使할 수 있는 者를 말하는 것인데, 原告는 額面 金40만원의 手票에 대하여는 그 제시기간 경과후에, 이를 지명채권양도의 방법에 의하지 아니하고 단순히 양도받은것이고......
②위 자기앞手票 2枚를 原告에게 넘겨준 이원식의 妻라는 姓名未詳者는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特段의 事情이 없는 한 위 手票를 「竊取한 者」이거나 적어도... 「惡意의 取得者」라고 보아야 할 것인데 비록 原告가 物品代金으로 交付받은 것이라 하더라도 「姓名不知의 여인으로부터 더구나 住民登錄證의 提示要求를 받고도 이를 提示하지 못한 사람에게 巨額의 物件을 販賣하고 그 代金條로 支給提示期間 경과후의 手票를 포함하여 代金額을 초과하는 이 事件手票를 交付받은것」은 一般商去來에 있어 必要로 하는 相當한 注意義務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認定되느니 만큼...原告는 이건手票 取得에 있어 「重大한 過失」이 있다할 것이다.
〈解 說〉
1. ①事由의 如何를 不問하고 手票의 占有를 잃은 者가 있는 경우에, 所持人出給式의 手票의 所持人은 惡意 또는 重大한 過失로 因하여 手票를 取得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手票를 返還할 義務가 없는데, 즉 善意取得을 하는데(手21조), 위 判決에서는 原告가 「姓名不知의 女人으로부터 더구나 住民登錄證提示要求를 받고도 이를 제시하지 못하는 사람에게서......」手票를 交付받은 것은 「一般商去來에 있어 必要로 하는 相當한 注意義務를 다하지 못한것」으로 重過失에 의한 手票取得으로 原告의 同手票 2枚의 善意取得을 否認하였는데 (물론 原告가 절 取者이거나 惡意取得者라는 것이 立證되었다면 重過失與否는 전연 擧論할 필요가 없었을 것임) 위의 사실에 基因한 手票取得이 과연 「重過失」에 의한 手票取得으로 手票의 善意取得을 否認해야하는 것인가?
②지급제시기간 경과후의 자기앞手票를 取得하는 者는 지명채권의 양도방법에 의하지 않으면 利得償還請求權을 取得하지 못하는 것인가?
2. 우리 手票法 제21조는 手票의 善意取得에 대하여 規定하고 있는데 우리 어음法 제16조제2항도 거의 類似한 규정을 두고 있다. 다만 手票에는 所持人出給式이 있기 때문에 (手5조1항3호) 이에 대하여 추가하고 있을 따름이다. 어음·手票의 善意取得制度는 沿革的으로 動産의 善意取得制度 (民249條) 에 起源하나 어음·手票가 有價證券으로서 强力한 流通性을 갖기 때문에 動産의 善意取得制度와는 달리 그 要件을 緩和하고 있다.
動産의 善意取得制度는 German法上의 Hand wahre hand의 原則等에서 起源하고 있다. 우리 어음·手票法上의 善意取得規定과 유사한 外國의 立法例에는 독일 Wechselgesetz Art 16 Abs II 독일 Scheckgesetz Art. 21, 日本 手形法 16條2項, 日本 小切手法 21條等이 있으며, 英美의 制度는 우리와 相異하다. 즉 美國의 U.C.C 제3-302條1項은 ①有償으로 ②善意로 ③滿期를 경과하였거나 不渡되었다거나 또는 어떤 당사자가 그證券에 대하여 抗辯이나 權利의 主張을 하고있음을 알지못하고 證券을 取得한 者를 正當한 所持人(a holder in duecourse)으로 規定하고 있으며, 裁判上 賣却으로 그것을 買收하였거나 法的節次로 取得하는 경우等은 正當한 所持人이 아닌 것으로 별도로 規定하고 있다(U.C.C. § 3-302(3))
英國의 Bills of Exchange Act 第29條는 正當한 所持人이란 ①煥어음의 만기경과전에 所持人이 되었고, 만일 어음이 取得前에 不渡되었다면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어음을 취득하였으며, ②어음을 善意로, 有償으로 取得하고 流通에 의하여 어음을 取得한 경우에는 양도인의 權利에 하자가 있음을 양수인이 모른 경우로서 어음의 形式的 要件을 完備한 어음을 취득한 者라고 規定하고 있다.
英美法上의 制度가 우리 (日本·독일 포함) 의 善意取得制度와 다른 가장 중요한 點은 ①善意取得의 要件으로서 重過失이 없는 것을 要하지 않으며, ②有償取得을 條件으로하는 點이라 하겠다.
3. 手票取得時의 重過失의 有無의 문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인데 이때 먼저 무엇이 重過失이냐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①이에 관한 우리判例는 별로 없는 것 같고 다만 一般橫線 手票를 은행이 취득한 경우에 推尋前에 支給을 하였다 하더라도 이것은 重大한 過失이 있다고 할수 없다는 判例가 있다. (大判 67년 10월 12일, 67다1955, 判總11-2, 1056-1面), ②日本의 判例로서 (A) 重過失이 없다고 한 것으로서는 (1) 新聞에 한 盜難廣告를 調査하지 않은 것 (日大判 1925년 6월 30일) (2) 당한 他地送金手票를 다이아몬드 반지의 代金으로 信用이 있는 者같이 보이는 者로부터 받은 것 (日東京高裁1951년 3월 8일) 이 있고, (B) 重過失이 있다고 判示한 것으로 (1) 未知의 發行人이 발행한 手票를 양수함에 있어서 그 양도인과도 친밀한 사이가 아닌 경우에는 照會기타 通常人이 취할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은 경우 (日東京區判1932년 6월 13일) (2) 商人이 未知의 者로부터 高價의 商品의 賣買代金으로서 받은 手票가 盜難手票인 경우에 지급 은행에 그 手票가 틀림없이 지급될 수 있는 가에 대하여 照會하지 않은때 (東京地判, 49년 10월 8일) (3) 상인이 店頭에서 신원이 不明한 자로부터 所持人出給式 手票를 양수받은 경우에 발행인 또는 지급인에 대하여 조회, 기타의 방법으로 소지인이 수표를 취득하기에 이르기까지의 조사, 확인하지 않은 경우 (日東京高判 1951년 3월 8일) 等이있다.
이와같이 重過失을 인정하는 判例에 대하여 學者들은 이것은 原則과 例外를 顚倒한 것으로 이는 어음 手票의 資格授與的 效力을 減少시켜 去來의 安全을 저해하는 것이므로 未知의 者로부터 取得하더라도 특히 의심할만한 點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調査하지 않더라도 重過失이 아니라고 해석하여야 한다고 한다. (豊崎先衛, 手形法小切手法講座3, 157項 同旨, 竹內, 河本).
③독일에서는, 手票取得者가 去來上 要求되는 注意를 특별히 重大하게 懈怠한 경우를 重過失로 取扱하는데 (BGH IOBDS. 14-6, BGH NJW, 1962. S 1056) 手票取得者는 특별한 경우에 手票所持人이 無權利者라고 의심할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조사할 의무를 부담하는데 이를 懈怠한 경우에는 重過失의 원인이 될 수있다고 하고 의심할만한 사유란 거래행위가 非日常的이거나 (ungewoehnlich) 手票양도인의人格 (Pers n) 에 특별한 이유가 있어 주의깊은 상인이라면 注意하였거나 더 깊은 조사를 하였을 경우라고 한다. (BGH 5Bd S, 2-851290, Wertpapier-Mitteilungen, 1963, S891) 이에 대하여 학자들은 手票取得者의 지나친 조사의무는 手票의 지급 증권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하며 실제로 수표 취득자에게 있어서 그 存否가 아주 중요한 重過失의 개념은 立法的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한다. (Ba-umbach/Hefermehl, Wechselgesetz und-Scheckgesetz, S,480-1).
④앞에서 본바와 같이 英美에서는 重過失을 인정하고 있지않고 善意만 인정하는데 이善意는 현행 U.C.C에서는 「관련행위 또는 거래에 있어서 사실상의 정직을 의미한다」고 한다(U.C.C∮1-201(19)) 이는 과거에는(The 1952 edition of U.C.C) 善意의 與否에 관한 判斷基準에 客觀的인 요소를 포함했던 것을 삭제하여 순전한 主觀的인 要素만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러한 善意判斷의 基準에서는 手票取得者가 生面不知의 者로부터 手票를 取得했다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소지인이 부인되는 것은 아니다 (Charles M. Weber, Foundation of Law in a Business Society, P89). 그러나 商人의 경우에 있어서는 善意判斷基準에 客觀的 要素를 포함하고 있다 (U.C.C∮2-103(b)) 英國의 煥어음法에서는 善意는 「過失의 有無를 묻지 아니하고 어떤 일이 사실상 誠實히 行하여진 때에는 善意는 推定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BEA ∮ 90).
4. ①本件 判決理由는 위에서 본바와 같이 日本의 判例중 「重過失」을 인정한 判例와 대체로 비슷하다. 그런데 사진기계를 판매하는 原告가 그 판매대금으로 姓名不知의 者로부터 주민등록증을 확인하지 않고 자기앞手票를 取得한 것만으로는「중대한 과실」에 기한 手票取得으로 볼수는 없을 것 같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현행 善意取得은 그 起源이기도 한 中世 German法의 Gewere法과는 달리 進及制限의 반사적보호의 결과가 아니라 取得者의 信賴로 인하여 所有權自體가 原始取得되는 것이고 따라서 去來의 安全 내지 動的安全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어음·手票에 있어서는 이러한 요청이 더욱 강하게 요구되기 때문에 動産의 善意取得보다 그 요건이 더욱 완화된 것이다. 그중에서도 支給證券인 手票는 어음보다도 더욱 강하게 動的 安全이 보호되어야 한다고 본다 (비록 法文上은 同一하지만) 따라서 動的 安全이 극도로 요청되는 手票去來에서는 手票返還請求者側에서 明白히 取得者의 惡意 또는 重過失을 立證하지 못하면 쉽게 重過失을 인정하여 선의취득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2) 자기앞手票의 取得에 있어서 未知의 者로부터 주민등록증等에 의한 신분을 確認하지 않고 한 것이 重過失에 의한 수표취득이라고 한다면 강력한 被支配性이 보장된다고 하는 자기앞수표조차도 우연히 있을지도 모르는 사고신고 때문에 아는사람 사이나 유통되던가 아니면 신분증을 휴대하면서 자기앞수표와 함께 물건매수인은 매도인에게 제시하여야할 터인데 이것이 과연 현금지급이 줄어들고 수표에 의한 지급이 보편화된 현대의 고도경제사회에서 바람직한 것인지? 또 매도인은 그렇게 해야할 일반상거래상의 주의의무가 있는지?
또 그러하다면 所持人出給式의 수표는 단순한 所持만으로 정당한 權利者로 推定된다거나 자격수여적 효력을 부여한다는 等의 효력은 거의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3) 「重過失」이란 槪念이 애매하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英美法에서는 「重過失」이란 것이 없고, 독일에서도 실제문제에서 아주 중요한「重過失」을 立證的으로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한다 (U.C.C.§8-304는 取得者가 惡意가 되는 경우까지도 具體的으로 열거하고 있다).
또 미국에서도 惡意는 순전히 주관적인 것으로 동일한 경우에도 주의깊은 자보다는 속기 쉬운 자가 더 넓게 善意로 인정된다고 한다 (Weber, op. cit., p.89). 英國 어음법상은 過失을 전연불문 한다. (BEA §90) 위와같이 比較法的인 面에서 볼 때도 重過失은 가능한한 엄격히 해석해야할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面識이 없는 者로부터 취득하였다는 것만으로는 重大한 관심이 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徐廷甲, 주석어음. 手票法, 296面).
②자기앞手票에서 지급제시기간이 경과한 수표를 지명채권 양도방법에 의하지 않고 양수한자는, 停止條件說의 立場에서는 原告는 은행의 支給拒絶時에 이득상환청구권을 취득하게될 것이고 (梁承圭 法律新聞 1143號 7-8面), 해제조건설의 입장이라면 原告는 大判, 1976. 1. 13., 70다2462에 따라 단순한 양수에 의하여 手票金額의 수령권능과 아울러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이득상환청구권 및 通知權能을 부여받으므로, 이득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며 善意取律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5. 결론적으로, 額面金1백80만원 手票 1枚에 대하여는 原告가 姓名不知의 者로부터 주민등록증에 의한 신분확인을 하지 않고 수표를 취득한 행위는 단지 그 사유만으로는 강력한 動的 安全이 요청되는 手票法來에 있어서 重過失로 볼수 없고(原告의 重過失 有無의 판단기준은 수표취득시 이므로 취득후에 原告의 지급제시의 지체 등은 이를 판단하는데 전연 고려대상이 못되는 것으로 사료 됨), 額面金 40만원의 手票1枚의 取得에 대하여는 지급제시기간 경과후의 취득이므로 重過失에 의한 선의취득 與否의 문제가 아니다(日本東京高裁, 1960. 6. 30) 그러나 前述한 우리 大法院의 判例에 따라 이득상환청구권을 취득할 수 있다.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