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律新聞
1898호
법률신문사
推定全損과 同一事故에서 생긴 일련의 損害
일자:1989.9.12
번호:87다카3070
梁承圭
서울大法大敎授法學博士
============ 11면 ============
大法院 1989年9月12日 宣告, 87다카3070 判決
【事實槪要】
甲은 乙 保險會社와의 사이에 甲 소유인 원양어선 A호에 대하여 保險期間 1984년10월29일12시부터 1985년10월29일12시까지, 保險價額 및 保險金額 38만5천달러, 保險料 1만4천2달러로 하고 全損만을 擔保하는 船舶保險契約을 맺었다.
甲은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제1회 保險料를 乙에게 지급하였고 제2회 保險料는 1985년1월29일에 지급하였다.
A선박은 1985년 2월4일 14시경에 구룡포항을 떠나 동2월17일 03시경 남태평양 캐롤라인군도 서남방해역에 도착하여 참치잡이 조업을 하다가 그해 3월14일 00시35분경 위 선박의 레이다장비 고장등으로 항로 착오를 일으켜 북위07도14시6분 동경144도26분에 위치한 캐롤라인군도 이팔릭섬 서안의 수중 산호초에 좌초하였다. 그리하여 선장등은 즉시 船舶의 이초작업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자 같은날 17시경 船員이 모두 선박을 떠나 이팔릭섬으로 대피하였고, 그러자 原住民들이 위 선박에 들어와 선박안에 있는 장비등을 일부 약탈 파괴하였고, 선미관 늘름팩킹의 조임나사가 풀어져 그 틈을 통하여 기관실에 海水가 유입되어 침수되는 바람에 損害가 확대되었다.
甲은 1985년3월15일 保險契約에 따라 乙에게 保險事故의 발생을 통지하고 乙은 사고현장에서 가까운 영국 로이드保險會社 쾀 대리점을 통하여 海難救助를 하여 船舶을 이초시켜 예인하여 3월24일 12시경 쾀도에 입항하였다.
이사건 保險約款은 船舶의 推定全損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保險價額을 수선된 후의 價額으로 보고 선박의 回復 또는 수선비용이 保險價額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保險者의 補償責任을 인정하고, 이것은 單一事故 또는 동일한 事故에서 생긴 일련의 損害에 관한 비용만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사건에서는 船舶의 좌초후에 생긴 원주민의 약탈행위로 확대된 損害를 어떻게 풀이하느냐가 그 중심을 이루고 있고, 제1심법원은 推定全損을 인정하였으나 제2심인 서울高法(1987년11월5일선고, 86나3734판결)은 좌초와 선원의 이선, 원주민의 약탈과 침수로 생긴 손해는 단일사고로 볼 수 없다고 判示하여 保險者의 補償責任을 인정하지 아니함으로서 甲이 上告하기에 이른 것이다.
【判決要旨】
선박이 좌초와 선원의 이선 및 그로인한 원주민의 약탈등으로 인한 손해에서 원주민의 약탈은 선행의 주된 보험사고라 할 수 있는 좌초의 기회에, 자초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서 좌초와 약탈은 보험약관에 정한 단일사고, 특히 「동일한 사고로부터 생기는 일련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評 釋】
一. 문제의 제기
海上保險은 航海에 관한 事故로 생기는 被保險者의 損害를 補償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損害保險이다(商693조).
우리나라의 海上保險實務에서는 保險約款은 영국의 協會保險約款을 그대로 사용하여 保險契約의 내용으로 하고 있고, 이사건 船舶保險도 1983년의 協會期間船舶保險約款(The Institutu Time Clause Hulls)에 의하여 그 保險契約이 체결되었고, 保險者는 선박의 침몰, 좌초등 해상고유의 위험 뿐아니라 화재, 해적, 도난… 船員의 惡行등에 의한 全損만을 擔保하기로 하되, 선박의 推定全損에 관하여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12, 推定全損
12·1, 船舶이 推定全損이냐 아니냐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保險價額을 수선후의 船泊價額으로 보고 선박 또는 난파선의 손상 또는 해체된 상태의 價額은 이를 고려하지 아니한다.
12·2, 船泊의 회복 또는 수선비용을 기초로 한 推定全損의 청구는 그 비용이 保險價額을 초과하지 아니하면 補償하지 아니한다. 이 결정에 있어서는 단일사고 또는 같은 사고에서 생긴 일련의 損害에 관한 비용만을 고려한다.
이사건에서는 선박이 산호초에 좌초된후 船員들의 이초작업의 실태와 離船, 원주민들의 약탈행위로 그 損害가 확대됨으로써 선박의 수선비용이 船泊價額을 초과하여 推定全損이 성립되는 것이고 보이고, 선박의 좌초와 원주민의 약탈행위는 필연적인 因果關係를 가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損害를 約款 §12·2후단의 같은 사고에서 생긴 일련의 損害에 포함시킬수 있느냐가 그 중심을 이루는 것이라 할 수 있고, 法院의 解釋도 제1심과 제2심이 달라지고 있다.
二. 船舶의 推定全損
(1) 推定全損의 뜻
保險의 목적의 全損이라 함은 보험사고로 말미암아 保險의 목적이 전부 멸실되었거나 파손되어 회복가능성이 없는 것을 뜻한다.
영국의 海上保險法에서는 全損은 現實全損(actual total loss)과 推定全損(constructive total loss)로 나누어 후자의 경우에는 被保險者는 保險의 목적을 委付하고 保險金을 청구할 수 있도록하고 있다(同法61조).
여기서 現實全損은 法律上으로나 事實上으로나 全損이지만 推定全損은 法律上으로는 全損이나 事實上은 全損이 아니고 정당한 委付의 通知에 의하여 被保險者는 保險者에게 全損에 대한 保險金을 청구할 수 있는 사실상의 全損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다시말하면 推定全損은 保險의 목적이 사실상으로는 全損이 아니지만 그 수선 또는 회복의 비현실성, 비실제성 또는 비용 때문에 全損으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한 경우에 인정되는 것으로 海上保險의 특수한 原理이고, 우리 商法 제710조의 保險委付도 이에 해당한다.
(2) 船舶의 수선비용
선박이 좌초등 保險事故로 손상된 경우에 被保險者가 推定全損을 이유로 保險金을 청구하기 위하여는 그 선박의 수선비용이 수선후의 船舶價額을 초과하여야 한다.
선박의 수선 및 회복 비용은 선박의 위험상태에서 구조하여 堪航性있는 선박으로 수리하는데 드는 모든 비용으로서, 수선비용 이외에 구조, 船渠 및 검사비, 導船과 曳船 및 작업감독의 비용을 포함한다.
推定全損을 결정하기 위한 선박의 수선비용을 계산함에 있어서 被保險者가 수개의 分損을 합칠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되는데, 연속 손해(successive losses)는 특히 다른 航海에서 생긴때에는 이를 합안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英美에서의 일치된 견해라 할 수 있다.
이점은 Medina Princess 「(1965) 1 Lloyd's Rep. 361」사건에서 다루어졌고, 法院은 協會保險約款에서 이에 관한 적절한 조항을 삽입할 것을 부수적으로 언급하였다.
이에따라 미국의 船舶保險約款에서 먼저 船舶의 수선비용의 推定全損에 관하여 규정하였고, 영국은 1983년에 協會船舶保險約款 제19조에서 앞에서 인용한 선박의 推定全損에 관하여 규정하였다.
단일사고 또는 동일한 사고에서 생긴 일련의 損害(single accident or sequence of damages arising from the same accident)에 관한 비용만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三. 單一事故 또는 동일한 事故에서 생긴 일련의 損害
단일사고는 가령 좌초의 경우 좌초라는 保險事故이고, 동일한 事故에서 생긴 일련의 損害는 좌초한 船舶을 구조하다가 선박에 입힌 손상이나 그것을 구조하여 안전한 항구에 曳引하여 수선하는데 드는 모든 損害 또는 비용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하나의 保險事故가 생긴 경우에 그 사고와 필연적인 因果關係가 없는 다른 사고로 손해가 확장된 때에 이를 동일한 사고에서 생긴 일련의 損害로 볼 수 있느냐의 여부이다.
가령 선박이 좌초되어 이를 구조하여 曳引하다가 다른 선박과 충돌한 경우 또는 제3자의 약탈행위 등이 있는 경우등이 그것이다. 이에관하여는 단순한 事故主義의 원칙에서 보면 전혀 별개의 事故로 다룰수 있으나 선박의 推定全損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동일한 사고에서 생긴 損害로 보는 입장과 보지 않는 입장으로 갈릴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保險約款의 解釋上 의문이 있을때에는 작성자인 保險者에게 불리하게 풀이하여야 한다는 이른바 作成者不利益의 원칙에 따라 그것을 포함하는 것으로 풀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英國法에서 「近因으로 생긴」(proximately caused by)보다는 「…에서 생긴」(arising from)이 보다 넓은 개년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단일사고와 관련하여 생긴 별개의 사고로 생긴 損害도 동일한 事故에서 생긴 일련의 損害에 포함시키는 것이 합리적이라 보기 때문이다.
四. 判決에 대한 批判
이사건 大法院判決은 영국의 船舶保險約款에서 단일사고 또는 같은 사고에서 생긴 일련의 損害」를 규정하게된 배경을 살핀다음 英國海上保險法上의 因果關係를 밝히고 있는 제55조의 近因의 원칙은 어떤 특정한 保險事故와 損害사이의 因果關係에 관한 문제이고, 단일사고의 문제는 각 손해와 보험사고사이의 近因의 존재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선박의 좌초, 선원의 이선과 파괴, 원주민의 약탈은 선행의 주된 保險事故라 할 수 있는 좌초의 기회에, 좌초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서 좌초와 약탈은 특히 약관에서 정한 동일한 사고로부터 생기는 일련의 損害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判示하였다.
이것은 동일한 事故에서 생긴 일련의 損害의 뜻을 뚜렷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判例라 할 수 있다.
이사건 保險契約에서와 같이 保險者가 全損만을 담보하는 선박보험에서 좌초로 分損이 생기고, 이를 구조하지 못하고 船員이 離船하여 대피중에 새로운 保險事故, 즉 약탈로 인하여 그 손해가 확대됨으로서 推定全損의 요건이 갖추어진 경우에 이를 각각 分損으로 처리하여 保險者의 補償責任을 부인하는 것은 보험제도의 效用으로도 마땅한 일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이사건 大法院判決이 좌초와 좌초의 기회에, 또 좌초에 기인하여 발생한 약탈행위로 인한 손해를 동일한 사고에서 생긴 일련의 손해로 본 것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이 事件에서 保險者가 被保險者에 대한 補償責任을 부인하기 위하여는 선박의 수선비용이 保險價額을 초과하지 않는다든가 그 保險事故의 발생에 被保險者의 故意가 있었음을 立證하여야 하고, 그렇지못하는 한 保險金支給을 거절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