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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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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압착(Margin Squeeze)에 대한 공정거래법의 규율
Ⅰ. 사실관계와 원심판결 1. 원고는 자체 무선통신망을 보유하고 기업메세징서비스의 필수 원재료라고 할 수 있는 이동통신사업자와 기업메세징 사업자 간 기업메세지 전송서비스(이하 '전송서비스')를 다른 기업메세징 사업자에게 판매하는 동시에, 자신도 고객에게 직접 기업메세징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직적으로 통합된 이동통신사업자이다. 원고는 기업메세징서비스의 가격을 전송서비스 건당 평균 최저 이용요금보다 낮은 수준으로 판매하였다(이하 '이 사건 행위'). 기업메세징서비스란 은행 등이 이동통신사업자의 무선통신망을 이용하여 이용자의 휴대폰으로 입출금 내역 등을 문자메세지로 전송해주는 것이다. 2.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사건 행위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5호 전단 및 같은 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경쟁사업자 배제)가 규정하는 '통상거래가격 미만의 공급'으로서 '이윤압착'에 해당한다고 보아 시정명령 등을 부과하였다. 3. 원심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통상거래가격 산정방식이 정당하지 않으므로 통상거래가격 미만의 공급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당하게 경쟁사업자를 배제할 우려와 독점을 유지·강화할 의도나 목적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Ⅱ. 대법원 판결(이하 '대상판결')의 요지 1.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였다. 대상판결은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5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는 약탈적 가격설정뿐만 아니라 이윤압착도 규율할 수 있다고 하면서, 원고의 이 사건 행위는 '상품 또는 용역을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경쟁사업자를 배제시킬 우려', 즉 부당성도 인정된다고 판결하였다. 2. 대상판결은 우선 이윤압착의 규제 필요성과 개념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설시하였다.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공급망의 연쇄에 따라 두 개의 다른 생산단계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수직 통합된 사업자로서 상류시장에서 하류시장 사업자의 생산 활동에 필수적인 원재료 등을 공급함과 동시에 하류시장에서 원재료 등을 기초로 완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경우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의 한 유형으로서 이윤압착이 문제될 수 있다. 이윤압착이란 위와 같이 수직 통합된 상류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상류시장 원재료 등의 도매가격과 하류시장의 완제품 소매가격의 차이를 줄임으로써 하류시장의 경쟁사업자가 효과적으로 경쟁하기 어려워 경쟁에서 배제되도록 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3. 그리고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의 '통상거래가격'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가격과 관련된 배제남용행위를 판단하기 위한 도구 개념이라고 하면서, "통상거래가격은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거래의 경우 일반적으로 형성될 수 있는 가격, 좀 더 구체적으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부당하게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하여 거래함으로써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는 행위가 존재하지 않는 정상적인 거래에서 일반적으로 형성되었을 가격을 뜻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설시하였다. 4. 나아가 대상판결은 부당성에 관하여 대법원 2007. 11. 22. 선고 2002두8626 전원합의체 판결(소위 '포스코 판결')을 따르면서도 개별 남용행위의 유형과 특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즉, ① 원고의 기업메세징서비스 시장점유율은 상승한 반면, 무선통신망을 보유하지 않은 경쟁사업자들의 시장점유율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난 점, ② 원고는 전송서비스 시장과 기업메세징서비스 시장 모두에서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는 점, ③ 이 사건 행위 자체에 경쟁을 제한하려는 의도나 목적이 있다고 추정할 수 있는 점, ④ 기업메세징서비스 시장에서 원고의 경쟁사업들이 직면하게 되는 비용상의 열위는 무선통신망을 보유한 원고와 같이 수직 통합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하는 관련시장의 구조와 특징에 기인한 것일 뿐이며, 무선통신망을 보유하지 못한 기업메세징 사업자가 '비효율적 경쟁자'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행위를 규율하는 것이 비효율적인 경쟁자에 대한 가격보호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는 점, ⑤ 중·장기적으로 경쟁사업자가 배제됨으로써 나타날 수 있는 가격인상이나 서비스 품질 저하 우려, 다양성이 감소되어 혁신이 저해될 우려와 이로 인하여 거래상대방의 선택의 기회가 제한될 우려를 비교하면, 이 사건 행위로 단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후생 증대효과가 이 사건 행위의 경쟁제한적 효과를 상쇄할 정도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 행위의 부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Ⅲ. 평석 1. 이윤압착의 유형적 독자성과 적용 법조 가. 종래 이윤압착의 개념과 위법성 판단기준에 관하여는 미국과 EU 등에서 논의가 이루어져왔고, 우리의 경우에는 위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을 계기로 하여 비로소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각 호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의 유형을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는데, 명시적으로 이윤압착을 염두에 둔 남용행위의 유형은 규정되어 있지 않아 현행 공정거래법 해석상 다른 남용행위 유형과의 관계와 적용 법조가 무엇인지가 주로 문제된다. 대상판결은 이윤압착의 유형적 독자성을 인정하면서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5호 전단으로 규율할 수 있다는 점을 최초로 선언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나.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EU와 미국은 이윤압착 인정 여부에 관하여 대체로 입장이 다르다. 유럽 법원은 도이치텔레콤(Deutsche Telekom) 사건에서 일반전화가입자에게 부과하는 소매요금보다 신규로 진입한 경쟁사업자의 가입자회선에 대한 접속요금(도매요금)을 높게 부과한 행위가 이윤압착에 해당한다고 판결하였다. 또한 텔리아소네라(TeliaSonera) 사건에서 유럽 법원은 하류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 보유와 손실회복 가능성은 요구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한편, 미국 연방대법원의 다수의견은 링크라인(LinkLine) 사건에서 상류시장에서 경쟁사업자와 거래할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하류시장에서 약탈적 가격책정에 해당하지 않는 한 위법하지 않다고 판결하였다. 다. 이윤압착은 다른 남용행위 유형들의 성격을 복합적으로 내포하고 있어서 그 차이점이 문제된다. 우선 거래거절은 수직적으로 통합된 사업자뿐만 아니라 상류시장에서만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의 경우에도 행해질 수 있는 데 반하여 이윤압착은 반드시 수직적으로 통합된 사업자의 경우에만 문제로 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또한 약탈적 가격책정은 낮은 가격책정으로 인한 이윤의 희생단계와 경쟁자를 배제한 이후 이윤의 회수 단계가 존재하지만, 이윤압착은 반드시 하류시장에서 비용 이하의 낮은 가격을 책정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하류시장에서 낮은 가격을 책정함으로써 손실을 보더라도 그와 동시에 상류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책정함으로써 이를 회수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2. '통상거래가격'의 의미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가 규정하는 '통상거래가격'의 구체적인 의미가 문제된다. 원심은 "통상거래가격을 '효율적인 경쟁자가 거래 당시의 경제·경영상황, 해당 시장의 구조, 장래 예측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여 일반적으로 선택하였을 때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통상거래가격의 의미는 법률 조항의 의미와 내용, 그리고 입법목적에 합치되도록 해석해야 한다고 하면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는 행위가 존재하지 않는 정상적인 거래에서 일반적으로 형성되었을 가격'을 뜻한다"고 판시하였는데, 이는 부당지원 위법성 판단기준으로서의 '정상가격'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원심은 '통상거래가격'을 시장에서 실제로 거래되는 가격으로 파악한 반면, 대상판결은 사실적 관점이 아니라 규범적 관점에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3.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외국에서 논의되어온 이윤압착을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5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에 따라 규율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통상거래가격의 의미를 합목적적으로 유연하게 해석하여 규범적 관점에서 유효경쟁이 있는 시장의 가격으로 파악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의미를 가지며 실무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사건 행위가 전형적인 이윤압착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윤압착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는 상류시장에 존재하여야 한다. 그런데 대상판결은 원고가 하류시장인 기업메세징서비스 시장에서도 시장지배적 지위를 보유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또한 원고가 하류시장에서 책정한 가격 수준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보다 중요한 것은 원고가 상류시장에서 책정한 도매가격과 하류시장에서 책정한 소매가격 간 격차에 비추어 볼 때 하류시장의 동등하게 효율적인 경쟁사업자가 생존하는 데 충분한 이윤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일 것이다. 손계준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공정거래
시장지배
독점
기업메시징서비스
손계준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2021-08-09
법률적 근거가 없는 생활대책의 신청에 대한 거부에 관한 소고
Ⅰ. 사안 서울특별시장과 에스에이치공사(피고)는 2002.11.20. 강북뉴타운 개발사업의 이주대책 기준일을 그 날로 하여 공고하였고, 그 후 에스에이치공사는 2004.10.19. 이로 인해 생활근거 등을 상실하는 주민들을 위한 주거대책 및 생활대책으로 '은평뉴타운 도시개발구역 이주대책'을 공고하였다. 여기서 영업근거를 상실하는 화훼영업자를 위한 생활대책은 다음과 같다: 기준일 3개월 이전부터 사업구역 내에서 관계법령에 의한 허가·등록·신고 및 사업자등록을 하고 협의계약 체결일까지 계속 영업을 하여 영업손실보상을 받고 보상에 협의하여 자진 이주한 화훼영업자에게는 사업구역 내 화훼용지 82㎡ 이하 지분을 공급하되, 사업자등록 미필 영업자는 영업손실 보상자의 생활대책기준(이 사업구역 내 분양상가 또는 상가용지(준주거) 16.5㎡ 이하의 지분 공급)에 의한다. 甲(원고)은 1999.2.5. 동생의 명의를 빌려 '태평양농원'이라는 상호로 화훼도매업을 영위하는 내용의 사업자등록을 하고 동생의 명의로 세금을 신고·납부하였다. 甲은 사업자등록 명의를 자신의 명의로 변경하려고 하였으나 그 명의변경이 여의치 않자, 2003.6.30. '태평양농원'에 관해 폐업신고를 하고 다시 자신의 명의로 상호는 동일하게 '태평양농원'으로 신규로 사업자등록을 하고서 화훼도매업을 계속 영위하였다. 甲이 생활대책과 관련해서 사업구역 내 화훼용지 82㎡ 이하 지분의 공급을 신청하였는데, 에스에이치공사는 요건미비를 이유로 거부하고, 대신 상가용지 16.5㎡ 이하를 공급받을 수 있는 대상자 중 공급순위 3순위 적격자로 선정되었음을 통보하였다. Ⅱ. 경과 제1심(서울행정법원 2008.3.19. 선고 2007구합34422판결)은 다음의 이유로 甲 역시 생활대책의 수급자격을 갖는다고 판시하였다: ⅰ) 이 사건 선정기준에서 '기준일 3개월 이전부터 사업자등록을 하고 계속 영업을 한 화훼영업자'일 것을 요건으로 정하여 그 요건의 충족 여부에 따라 생활대책에 차등을 둔 취지는 사업자등록을 하여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하려는 영업자와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음으로써 세금 납부를 회피하려는 영업자를 생활대책에 있어서 서로 다르게 취급하고 또 '기준일 3개월 이전'이라는 객관적, 일률적인 기준을 설정함으로써 이주대책 기준일 3개월 이전부터 화훼영업을 한 것이 아님에도 이를 가장하는 자를 공급대상자에서 제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ⅱ) 이 사건 대책과 같은 생활대책은 택지 등 조성사업의 시행자가 그 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위하여 그 사업 시행으로 인하여 생활근거를 상실하게 되는 이주자에 대하여 종전의 생활상태로 원상회복 시켜 주기 위하여 마련하는 것으로서 헌법 제23조 제3항의 손실보상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는 점, ⅲ) 만약 원고가 이 사건 화원의 사업자등록 명의를 자신의 명의로 바꾸지 않고 소외 1의 사업자등록 명의를 그대로 유지하였더라면 소외 1이 이 사건 선정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처리되어 화훼용지 공급대상자로 선정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제2심과 대상판결 역시 이를 그대로 수긍하였다. Ⅲ. 대상판결의 판결요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공익사업법)은 생활대책용지의 공급과 같이 공익사업 시행 이전과 같은 경제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생활대책에 관한 분명한 근거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으나, 사업시행자 스스로 공익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함으로써 생활대책을 수립·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부규정을 두고 있고 내부규정에 따라 생활대책대상자 선정기준을 마련하여 생활대책을 수립·실시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생활대책 역시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23조 제3항에 따른 정당한 보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생활대책대상자 선정기준에 해당하는 자는 사업시행자에게 생활대책대상자 선정 여부의 확인·결정을 신청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것이어서, 만일 사업시행자가 그러한 자를 생활대책대상자에서 제외하거나 선정을 거부하면, 이러한 생활대책대상자 선정기준에 해당하는 자는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항고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Ⅳ. 문제의 제기 소송요건의 차원에서 제기되는 법적 물음은 거부처분의 인정여부이다. 신청대상행위가 행정행위이고, 그 신청자에게 법률상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거부처분이 존재한다. 여기서 문제는 신청권의 존재인데, 근거법률인 공익사업법은 이주대책과는 별도로 생활대책에 관해 특별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 행정행위의 재심의 문제에서 판례가 신청권의 논증에서 매우 엄격한 태도를 취하는 것과 비교하여 보면, 대상판결은 매우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본안에서의 인용여부의 차원에서 제기되는 법적 물음은 사업자등록의 존부문제이다. 판례는 형식적 메커니즘을 넘어 실질적 관점에서 즉, 구체적 타당성의 관점에서 대처하였는데, 이것이 과연 현행의 형식적, 공식적 메커니즘과 마찰은 없는지 검토가 필요하다(이 글은 한국토지보상법연구회 동계학술발표회(2012.12.20.)에서 발표한 것을 요약한 것이다). Ⅴ. 소송요건의 차원에서의 검토 1. 생활대책대상자 선정기준 등에 관한 규정의 법적 성질 판례는 생활대책대상자 선정기준 등에 관한 규정(이하 '대상규정'이라 한다)의 법적 성질을 구체적으로 논하지 않은 채, 대상규정을 착안점으로 생활대책대상자 선정기준에 해당하는 자의 신청권을 논증하였다. 법률유보의 원칙에서 사회급부유보설이나 전부유보설을 취하지 않는 한, 헌법상 추구되는 생활보상의 측면에서 사업시행자 스스로 공익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생활대책을 수립·실시하는 것, 이를 위해 기준규정을 마련한 것 그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법률적 위임이 없는 이상, 판례마냥 대상규정은 내부규정 즉, 일종의 행정규칙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일단 법률대위적 규칙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식의 접근은 대상규정이 행정당국에 의해 만들어져야 가능하다. 실상은 전혀 다르다. 대상규정은 에스에이치공사가 나름 협상수단의 차원에서 만든 내부규정이다. 그렇다면 대상규정은 공법적 의미를 갖지 않으며, 공법적 논의의 착안점으로 삼아선 곤란하다. 3. 생활대책신청권이 헌법 제23조 제3항의 정당보상에서 도출될 수 있는가? 일찍이 헌법재판소는 이주대책은 헌법 제23조의 정당보상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이주대책의 실시는 택지개발사업등 공공사업의 시행으로 생활근거를 잃게 된 철거민들에 대하여 생활보호의 차원에서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 제8조에 따라 이루어지는 시혜적인 조치에 불과하여, 헌법 제23조 제3항에서 말하는 '정당한 보상'에 해당하지 아니 한다"(헌재 1993.7. 29. 92헌마30결정). 대법원 역시 이주대책이 생활보상의 일환으로 인정되는 것임을 분명히 한다: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상의 이주대책은 그 본래의 취지에 있어 이주자들에 대하여 종전의 생활상태를 원상으로 회복시키면서 동시에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여 주기 위한 이른바 생활보상의 일환으로 국가의 적극적이고 정책적인 배려에 의하여 마련된 제도이다"(대법원 1994.5.24. 선고 92다35783전원합의체판결). 법률에서 규정되어 있는 이주대책조차 기본적으로 생활보상의 일환으로 입법자에 의해 시혜적으로 인정되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법률에서 규정되고 있지 않는 생활대책이 헌법 제23조 제3항상의 정당보상에 들어간다는 것은 비단 이상의 헌법재판소결정만이 아니라. 대법원 1994.5.24. 선고 92다35783전원합의체판결의 판결기조를 정면으로 번복하는 것이다. 요컨대 헌법 제23조 제3항에서의 정당한 보상은 그것이 법률에 규정된 것을 전제로 하며, 또한 법률적 근거의 결여를 생활보상의 원칙을 내세워서 메울 순 없다. 자칫 대상판결을 기화로 생활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현행의 법상황에 대한 위헌성시비가 생길 우려가 있다. Ⅵ. 본안에서의 인용여부의 차원에서의 검토 대상규정이 명문으로 '사업자등록'을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판례는 문언을 넘는 접근을 강구하였다. 법률해석의 목적이란 현재 법적인 규준이 될 수 있는 법률의 규범적 의미를 밝히는 일이긴 해도(Larenz, Methodenlehre der Rechtswissenschaft, 5. Aufl., 1983, S.304), 목적론적 해석의 정당성은 먼저 문언적, 역사적 해석을 통해 나름의 문제해결을 강구한 다음에 그런 접근을 강구하여야 한다는 점에 있다. 어떤 제도의 출발점은 일단 형식적 기준에 두어야 한다. 명문으로 사업자등록을 요구하고 있는 이상, 어떤 이유에서건 사업자등록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자를 실질적 관점에서 배려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법제도의 운영은 원칙적으로 일단은 명의자를 중심으로 행해져야 하되, 그렇게 처리한 결과적 후속적 다툼은 기본적으로 명의주체와 언필칭 실질적 주체 간의 민사적 다툼이다. 물론 형식적 기준에 의거하면 법적 정의와 공평에 어긋날 것 같으면 형식위주적 원칙이 수정될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선 충분한 논증이 선행되어야 한다. 사안처럼 어떤 충분한 선행의 논증을 하지 않은 채, 사업자등록에 대해 실질적 관점을 투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013-01-24
금지금을 이용한 사기사건의 올바른 처리
1. 변칙적인 금지금 거래의 일반적 형태 서울행정법원 2008.8.19. 선고 2006구합39864의 판결문을 인용한다. 가) 부가가치세법 제11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수출하는 재화의 공급에 대하여는 영세율이 적용된다. 그리고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2002. 12. 30. 대통령령 제17827호로 개정되어 2003. 7. 1.부터 시행되기 전의 것) 제24조 제2항 제1호에 의하면, 사업자가 구매확인서에 의하여 공급하는 재화도 '수출하는 재화'에 포함되고, 금지금도 그 예외가 아니었기 때문에, 금세공업자 등이 수출관련서류를 근거로 외국환은행장으로부터 구매확인서를 발급받아 금지금 도매업자로부터 금지금을 공급받는 경우에도 부가가치세 영세율의 적용을 받을 수 있었으며, 구 조세특례제한법(2002. 12. 11. 법률 제6762호로 개정되어 2003. 7. 1.부터 시행된 것) 제106조의3과 같은 법 시행령(2002. 12. 30. 대통령령 제17829호로 개정되어 2003. 7. 1.부터 시행된 것) 제106조의3에 의하면, 금지금 도매업자 및 금지금 제련업자가 면세금지금 거래추천자의 면세추천을 받은 금세공업자 등에게 공급하는 금지금과 금세공업자 등이 면세금지금 수입추천자로부터 면세수입추천을 받아 수입하는 금지금에 대하여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나) 위와 같은 부가가치세 영세율 또는 면세 제도를 악용하여, 금지금을 수입한 후 이를 여러 단계의 도매상을 거쳐 영세율 또는 면세로 유통시키다가 이른바 '폭탄업체'(경제적 능력이 없고 단지 탈세를 목적으로 하는 업체로서, 조세부담을 안고 폐업한다고 하여 '폭탄업체'라고 불린다)에 이르러 과세금으로 전환시키고, 다시 여러 단계의 도매상을 거쳐 과세로 유통시키다가 수출하면서, '폭탄업체'는 거래징수한 부가가치세를 포탈하고, 수출업체는 납부되지도 않은 부가가치세를 환급받는 형태의 이른바 '폭탄영업'이 2002.경부터 특히 서울 종로구 소재 귀금속업체들 사이에서 만연하였는바, 부가가치세 면세제도하에서 이루어진 '폭탄영업'의 형태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보면 다음과 같다. ⑴ 외관상으로는 금지금이 '외국업체 → 수입업체 → 면세 도매업체 → … → 면세 도매업체 → 폭탄업체 → 과세 도매업체 → … → 과세 도매업체 → 수출업체 → 외국업체'의 단계를 거쳐 유통되고, 그 거래대금은 수출업체에서부터 수입업체에 이르기까지 역방향으로 순차 지급되나, 특히 과세 도매업체들은 특정인 또는 특정업체의 지시에 따라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기만 할 뿐, 실제로 금지금의 거래나 운송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⑵ '폭탄업체'는 금지금을 면세금으로 매입하여 과세금으로 판매한 다음, 단기간 내에 이익금을 전액 인출·은닉하고 폐업하는 방법으로 부가가치세를 포탈한다. '폭탄업체'는 매입가액보다 낮은 공급가액으로 금지금을 판매하지만, 공급가액에 부가가치세액을 더한 공급대가는 매입가액보다 높고, 거래징수한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기 때문에, 공급대가와 매입가액과의 차액에 상당한 이익을 얻게 된다. 한편, '폭탄업체'가 거래징수한 부가가치세는 그 이후 각 단계의 업체가 직전 단계 업체로부터 교부받은 세금계산서를 이용하여 매입세액을 공제받는 방법으로 순차적으로 전가되다가, 결국 수출업체가 금지금을 수출한 후 영세율의 적용에 따라 국가로부터 환급받는바, 그 환급액 중 '폭탄업체'가 납부하지 않은 부가가치세액에 상당한 부분이 '폭탄영업'에 의한 이익의 궁극적인 원천이 된다. 그 이익은 '폭탄영업'에 관여한 국내업체들에게는 각 거래단계에서의 마진(margin)의 형태로 분배되거나, '폭탄업체'의 이익금 중 일정비율로 계산한 금액을 관여업체에게 별도로 지급하는 이른바 백 마진(back margin)의 형태로 분배되고, '폭탄영업'에 관여한 외국업체에게도 수입가격과 수출가격의 차액(국내업체를 기준으로 하면 수출가격이 수입가격보다 낮게 된다) 형태로 분배된다. ⑶ '폭탄영업'에 있어서는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통상 단기간 내에 최대한 많은 물량의 금지금을 유통시키는바, 그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관여업체들 사이의 분쟁이나 대금유실 등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① 대부분 동일한 전주(전주 : 폭탄영업망의 외부에서 최초에 금지금의 수입자금을 준비하는 자를 일컫는다)가 수출업체와 수입업체를 동시에 운영하고, ② 전주가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거나 신뢰하는 업체를 '폭탄업체'와 직접 거래하도록 배치하며, ③ 전주가 각 거래단계마다 거래물량, 단가 및 마진 등을 실질적으로 결정하고, ④ 수입업체부터 수출업체까지의 일련의 거래가 대부분 하루 또는 수일 이내의 매우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며, ⑤ 금지금 실물이 거래단계를 건너뛰어 수출업체로 곧바로 운송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설령 각 거래단계마다 운송되더라도 이는 정상적인 거래로 위장하기 위한 형식적인 운송에 불과하다). 다) 위와 같은 방법에 의한 조세포탈을 방지하기 위하여 2004. 12. 31. 법률 제7322호로 조세특례제한법이 개정되면서 관할세무서장이 부가가치세 보전상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금지금 도매업자 등 및 금세공업자 등에 대하여 담보의 제공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납세담보제도가 신설되어(제106조의3 제11항) 2005. 4. 1.부터 시행되었는데, 2004년도에는 금지금 수입량 268톤, 수출량 233톤이었던 것이, 위 납세담보제도가 시행된 2005년도에는 수입량 56톤, 수출량 19톤으로 급감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폭탄업체는 조세포탈범이지만(대법원 2007. 2. 15. 선고 2005도9546 전원합의체 판결) 수출업체의 환급행위는 조세포탈행위가 아니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도5577 판결 등). 폭탄업체와 과세도매업체가 발행한 세금계산서는 정당한 세금계산서이고(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8두13466 판결 등) 과세도매업체는 매입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대법원 2011. 2. 24. 선고 2009두22317 판결 등) 수출업체의 환급신청은 신의성실원칙에 반하여 인정될 수 없다(대법원 2011. 1. 20. 선고 2009두13474 전원합의체 판결). 3. 금지금 순환이 사업상의 거래인가? 부가가치세는 재화나 용역을 사업상 공급하는 경우에 과세된다. 부가가치세법 제2조 제1항 소정의 사업상 독립하여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자라고 함은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정도의 사업형태를 갖추고 계속, 반복적인 의사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자라고 풀이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84.12.26. 선고 84누629 판결). 금지금 순환은 조직적으로 수행되었다. 한 조직이 수행하거나, 실질 거래로 위장하기 위해 여러 조직이 조직 간 금이 거래되는 외형을 만들어 협력하는 경우도 있었다. 금지금을 순환시킨 조직의 유일한 목표는 부정환급이다. 금지금 순환을 통해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없다. 오히려 운반 수출입 등의 비용이 발생할 뿐이다.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정도의 사업형태가 전혀 없었다. 타인과의 거래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범죄조직 혼자 여러 명의상 사업자들을 만들고 그 사이에서 거래가 있는 것처럼 세금계산서와 금지금만 오고간 것이다. 단지 국가에 사기 치기 위해 사업의 외형을 조작했을 뿐이다. 4. 올바른 처리 사업활동이 없었다. 사업활동이 없었으므로 부가가치세와는 무관하다. 금지금 순환 조직은 조세범이 아니다. 금지금 순환은 사업활동을 가장하여 조세 환급 명목으로 국가에 사기 친 사기행위일 뿐이다. 사기행위의 주된 실행행위는 수출업체가 부가가치세 환급을 신청하여 환급을 받아가는 행위이다. 폭탄업체 수입업체 기타 중간 거래업체들의 행위는 수출업체가 부정환급을 받아가도록 보조하는 행위이다. 이들 모든 행위가 조직적으로 행해졌으므로 조직 가담자 모두를 사기죄의 정범으로 처벌해야 했다. 사업활동으로 보지 않는 경우 범죄조직이 납부할 조세는 없지만, 범죄조직이 납부한 부가가치세나 법인세는 사기 치는 수단이었으므로 추징대상으로서 범죄조직에 환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5. 결 위 인용된 판결문에서 본 바와 같이 법원은 범죄조직의 조직적 사기행위라는 실체를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범죄조직이 외형으로만 만든 거래행위의 사업성을 검토하지도 않고 기정사실로 인정하여 수많은 범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었다. 물론 국세청과 검찰청이 조직적 사기행위로 고발·기소하지 않은 잘못도 크다. 그렇다고 법원의 오류가 용서될 수는 없다. 법원은 우리사회 최고이며 최후의 현자이기 때문이다. 법원이라도 공소장 변경 요구를 통해 악질적 범죄조직에 응분의 처벌을 가했어야 했다. 범죄조직의 가장 하부에 있는 폭탄업체만 조세범으로 처벌하고 나머지 모두를 범죄혐의에서 해방시킨 국세청 검찰청 법원의 처리는 무능 자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국세청과 검찰청은 익숙한 자료상 처벌논리 즉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를 적용하려 하였다. 자료상은 탈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이다. 자료상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통해 탈세 수요자들에게 가공거래사실을 만들어 준다. 자료상은 가공거래사실이 발각되지 않도록 즉 국세청 전산분석에서 (세금)계산서 불부합이 발생하지 않도록 허위 (세금)계산서에 부합하는 자료상 자신의 세무신고를 한다. 자료상이 발행한 (세금)계산서는 허위임이 분명하다. 자료상이 제공하는 탈세 서비스와 (세금)계산서에 표시된 거래내용은 명백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지금 사기조직 내에서의 가장거래는 대금과 금지금이 실제로 이전된다. 가장거래의 사업성을 인정하는 경우 조직 내부에서 수수된 세금계산서가 허위라고 단언하기 어렵게 된다. 결국 법원은 이를 정당한 세금계산서라 판단하였다. 이들 조직의 세금계산서를 정당한 세금계산서로 본다면 포탈범도 없고 환급도 정당하다. 결과의 부당함을 방지하기 위해 법원은 포탈범죄자로 판정되는 자를 찾다찾다, 대법원의 논리에 따르더라도 체납범에 불과한 폭탄업체를 포탈범으로 만들었고, 수출업체로의 환급을 방지하기 위해선 비상수단인 신의성실원칙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범죄 유형이 나타나면 차분하게 검토하여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 차분하게 부가가치세법 적용의 기본전제인 사업성 여부를 먼저 검토했다면 범죄조직원 모두를 적절히 처벌할 수 있었고, 옹색한 환급거부논리를 만들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국세청, 검찰청, 법원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대한다.
2012-01-09
최저 재판매가격유지행위와 합리성의 원칙
1. 사실관계 제약회사인 원고는 도매상들과 도매거래약정을 하면서, 약정서에 원고가 생산하는 보험의약품을 보험약가로 출하할 것을 요구하는 조항과 이를 위반하였을 경우에 원고가 약정을 해지하고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수 있는 조항을 두었으며, 실제 도매상들의 보험약가 준수 감시와 위반 시 거래 정지 등의 제재를 가하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29조 제1항의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을 하자 원고는 자신의 행위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 경재제한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대법원은 아래 판결요지와 같은 이유를 밝히면서도,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원고의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허용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2. 판결요지 공정거래법 제2조 제6호, 제29조 제1항 등 공정거래법의 입법 목적과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금지하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가 당해 상표 내의 경쟁을 제한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라 할지라도, 시장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 그 행위가 관련 상품시장에서의 상표 간 경쟁을 촉진하여 결과적으로 소비자후생을 증대하는 등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예외적으로 허용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관련시장에서 상표 간 경쟁이 활성화되어 있는지 여부, 그 행위로 인하여 유통업자들의 소비자에 대한 가격 이외의 서비스 경쟁이 촉진되는지 여부, 소비자의 상품 선택이 다양화되는지 여부, 신규사업자로 하여금 유통망을 원활히 확보함으로써 관련 상품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며, 이에 관한 증명책임은 관련 규정의 취지상 사업자에게 있다고 보아야 한다. 3. 평석 가.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대한 외국의 규제 입장 (1) 미국의 경우 미국에서 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대한 규제는 수직적 합의에 따른 가격제한의 일종이므로 수평적 가격담합과 마찬가지로 셔먼법 제1조가 적용된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1911년 Dr. Miles Medical Co. v. John D. Park & Sons Co. 판결에서 당연위법의 원칙을 적용한 후 이를 유지하여 오다가, 2007년 6월 29일 Leegin 판결(Leegin Creative Leather Products, Inc. v. PSKS, Inc.)을 통하여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가 있었다고 하여 당연위법(per se illegal)의 법리에 따라야 한다고 볼 수는 없고, 경쟁제한적 측면과 경쟁촉진적 측면의 비교형량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여 종전 판례를 변경하였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의 Leegin 판결이 선고된 직후 미국 내 여러 주에서는 위 판결을 비판하며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당연위법으로 규정하는 법률을 제정하였고(멜린랜드주, 뉴욕주, 뉴저지주 등), 상원의회는 2007년 10월경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당연위법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법안을 상정하였으며, 하원의회는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당연위법으로 규정하여 위 판결을 사실상 폐기하는 H. R. 3190 Discount Pricing Consumer Protection Act 2009 법안을 발의 하여 심사 중이다. 따라서 Leegin 판결 이후에도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 규제 방향은 아직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2) EU의 경우 EU 경쟁위원회는 최저가격유지행위를 경성 제한행위로 분류하여 매우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이는 Leegin 판결이 선고된 이후 2010년 4월에 제정되고 2010년 6월부터 적용하고 있는 'EU 위원회 규정 330/2010호(2010)' 및 '수직적 제한행위에 대한 가이드라인(2010)'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한다(손금주·한상욱, 최저가격유지행위에 대한 합리성과 원칙 적용 가능성, 경쟁저널 2010년 7월호, 한국공정경쟁연합회, 35~37면). 나. 국내 학설 및 공정거래위원회의 태도 현행법 해석상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도 합리성의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는 ㈀공정거래법 제29조 제1항 본문이 '부당하게'나 '정당한 이유 없이'라는 위법성 요건을 요구하지 않고 있어 미국 판례법상의 당연위법과 동일하게 취급될 수 있는 유일한 조항이라는 견해(임영철, 공정거래법, 법문사, 2007, 417면), ㈁법 제29조 제1항의 문리해석상 불공정거래행위와 같이 '부당성' 또는 경쟁제한성' 등을 별도의 성립요건으로 인정할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견해(이호영, 독점규제법, 개정판, 홍문사, 2010, 417면), ㈂합리성 원칙에 따라 위법성 판단이 이루어져야 하되, 재판매가격유지행위가 부당하지 않다는 것 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사실에 대한 주장과 증명은 당해 행위를 한 사업자의 몫이라는 견해(정호열, 경제법, 제2판, 박영사, 2008, 437, 438면) 등이 있다.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는 2009. 8. 12. 개정된 공정거래위원회 예규 제68호인 '재판매가격유지행위 심사지침'에서 "최저가격유지행위에 해당되면 유통단계에서의 가격 경쟁을 제한하고 사업자의 자율성을 침해하므로 경쟁 제한성이나 불공정성에 대한 분석 없이 당연위법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 위 판결 선고 전의 하급심 판례 하급심 판례를 모두 파악할 수는 없으나, 서울고등법원은 2010. 4. 21. 선고 2009누5482 한국캘러웨이골프 유한회사의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 사건에서, "공정거래법 제29조 제1항 본문은 재판매가격유지행위가 있으면 경쟁제한성을 별도로 판단하지 않고 위법한 것으로 판단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별도로 당해 행위의 경쟁제한성 여부를 판단함이 없이 위법한 행위로 보아야 하고, 이에 대하여 재판매가격유지행위가 부당하지 않다는 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주장은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판시하였으며, 2010. 9. 16. 선고 2010누5433 코카콜라음료 주식회사의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 사건에서, "미 연방대법원의 '07년 Leegin 판결의 취지를 곧바로 받아들여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있어서 경쟁촉진효과 내지 소비자후생증대효과를 분석하고 이를 경쟁제한효과와 비교형량하여 그 위법성을 판단하여야 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이유는 공정거래법 제29조 본문은 '부당하게'나 '정당한 이유 없이' 또는 '실질적으로 경쟁을 제한하는' 등과 같은 위법성 요건을 따로 요구하지 있지 않은 점, 공정거래법 제29조 단서에서 최고가격유지행위의 경우에만 정당한 이유를 입증하여 금지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한 점 등이다."라고 판시하여,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허용할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다. 라. 판결에 대한 검토 공정거래법은 2001. 1. 16. 제6371호 공정거래법 법률개정을 통하여 최저가격유지행위를 최고가격유지행위와 명백하게 구별하여 규정하였다(공정거래법 제29조 제1항). ○ 공정거래법 제29조의 2001. 1. 16. 개정 전후 비교 개 정 전(이하 '개정법') 제29조 (재판매가격유지행위의 제한) ①상품을 생산 또는 판매하는 사업자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현 행(이하 '현행법') 제29조 (재판매가격유지행위의 제한) ①사업자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상품이나 용역을 일정한 가격 이상으로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최고가격유지행위로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01.1.16.> 위 개정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최고재판매가격유지행위의 경쟁촉진적 효과를 인정하여 이를 당연위법으로 다루었던 종래의 판례를 변경하여 합리성의 법리를 적용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State Oil Co. v. Khan 판결 및 최고재판매가격유지행위의 경쟁촉진적 개연성을 강조한 국내외 많은 이론의 영향을 받아 이루어진 것이다(이호영, 같은 책, 411면 참조). 2001. 1. 16. 공정거래법 법률개정 당시 입법자는 그 당시까지 논의되던 최신의 학설과 외국 판례를 참조하여, '부당하게'나 '정당한 이유 없이'라는 요건을 요구하지 않고 있어 미국 판례법상의 당연위법과 동일하게 해석될 여지가 많았던 공정거래법의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최고재판매가격유지행위와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구별하고,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는 여전히 이를 허용할 예외를 인정하지 않되, 최고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대하여는 사업자가 그 정당성을 입증하여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게 입법적 결단을 내린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대법원 판결과 같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가 허용되고, 이에 대한 증명책임을 사업자가 지게 하는 것으로 해석할 경우, 입법자가 공정거래법 제29조를 본문과 단서의 형식으로써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와 최고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달리 규율하였음에도, 법률 해석을 통하여 이러한 입법자의 의사를 무력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와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의 규율 차이가 법률 해석을 통하여 없어지는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 사건 판결 이후 선고된 2010. 12. 23. 선고 2008두22815 판결에서도, "공정거래법의 입법 목적은 경쟁을 촉진하여 소비자를 보호하려는 데에도 있고, 제29조 제1항이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금지하는 취지도 사업자가 상품 또는 용역에 관한 거래가격을 미리 정하여 거래함으로써 유통단계에서의 가격경쟁을 제한하여 소비자후생을 저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데에 있다."는 내용을 추가로 밝히며, 공정거래법의 입법 목적과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금지하는 취지에 비추어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도 허용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여, 이와 같은 해석이 공정거래법의 입법 목적과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금지하는 취지에 있음을 더욱 명확하게 밝혔다. 공정거래법의 추상적인 입법목적 등을 통하여 경쟁제한성이 부정될 수 있다는 점을 밝힌 점은, 기존에 계속적으로 이어지던 대법원 2005. 9. 9. 선고 2003두11841 제주도 관광협회사건 판결 등과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위 판결에 관한 자세한 비판에 대하여는 이봉의, 공정거래관련 주요 판례연구, 2006년 연구용역보고서, 공정거래위원회, 5~9면 참조). 그러나 이와 같이 추상적인 공정거래법의 목적조항 및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금지하는 취지에 근거하여 최고재판매가격유지행위와 규정 체제와 내용이 다른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도 합리성의 원칙을 적용한 것과 유사한 결과를 이끌어낸 것은, 입법론으로는 몰라도 공정거래법 제29조와 같은 규율형태를 가지고 있는 우리의 상황에서는 타당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는 미국에서도 Leegin 판결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2011-04-04
금지금 부정거래자에 대한 권리남용 금지원칙 적용
I. 들어가며 대법원은 2011. 1. 20. 금지금 부정거래에 대한 부가가치세(이하'부가세'라 한다)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납세자의 권리남용을 이유로 국가승소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선고하였다. 조세법률주의가 지배하는 조세법 영역에서 거의 논의되거나 인정되지 않았던 납세자에 대한 권리남용금지원칙을 최초로 인정한 본건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전합판결')의 의미와 납세자에 대한 신의칙 적용범위에 관한 2011. 2. 10. 선고된 판결(이하 '본건판결')에 관하여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 II. 사건의 개요 - 금지금(金地金) 부정거래사건이란? 금지금은 금괴(덩어리), 골드바 등 원재료 상태에 있는 순도 99.5% 이상인 금을 말한다. 1999. 이후로 국내 최대의 금도매시장인 속칭 '종로 금시장'에서는 다수의 지금(地金) 도매업체들이 재화를 수출하거나 구매승인서에 의하여 수출용 원재료로 국내 거래하는 경우에 부가세납부시 영의 세율이 적용되어 부가세를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영세율제도나 일정한 요건을 갖춘 금지금의 경우 부가세를 면제받는 면세제도를 악용하여 각 업체의 자금력, 구매승인서 및 면세추천 확보 여부, 시장에서의 신용도 등에 따라 일련의 거래계통에 각자의 위치를 점한 다음, 외관상으로는 통상 외국업체 → 대형도매업체(속칭 '수입업체') → 1차 도매업체(속칭'영세도관업자') → 2차 도매업체(속칭 '폭탄업체') → 3차 도매업체(속칭 '과세도관업자') → 대형 도매업체(속칭'바닥업체') → 수출업자 → 외국업체의 단계로 지금을 유통시키는 형태를 취하지만 실제로는 폭탄업체 또는 그 이전 단계 업체부터 바닥업체까지의 일련의 거래에 있어서 특정인의 지시에 따라 경제적 합리성이 없이 수입에서 수출까지 7~8시간 만에 거래를 완성하여 부가세를 포탈하는 거래가 만연하였는데, 이것을 금지금 부정거래라고 한다. 이는 폭탄업체가 자신의 이전 단계에서 영세율 또는 면세로 유통되던 지금을 매입하고 과세도관업자에게 매입금액보다 단가를 낮춘 금액에 10%의 부가세 상당액을 추가하여 과세로 매출하면서 그 이익금을 현금으로 인출하고 폐업함으로써 국가로 하여금 부가세를 징수할 수 없게 하고, 수출업자는 영세율 또는 면세제도의 적용을 받아 외국으로 수출하면서 국가로부터 매입세액을 환급받도록 하는 거래를 반복함으로써, 소극적인 조세수입의 공백을 넘어 적극적인 국고의 유출에 해당하는 정도로 그 부당성이 심각하다 할 것이고, '자전적 사기거래'라고도 한다. Ⅲ. 전원합의체 판결의 요지 매입세액의 공제·환급을 구하는 것이 보편적인 정의관과 윤리관에 비추어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경우 이는 국세기본법 제15조 소정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고, 이러한 법리는 공평의 관점과 결과의 중대성 및 보편적 정의감에 비추어 수출업자가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그와 같은 부정거래가 있었음을 알지 못한 경우, 즉 악의적 사업자(폭탄업체)와의 관계로 보아 수출업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이를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고의에 가까울 정도로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하여 이를 알지 못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수출업자와 부정거래를 한 악의적 사업자와 간에 구체적인 공모 또는 공범관계가 있은 경우로 한정할 것은 아니라며 납세자에 대한 권리남용금지의 원칙 적용을 최초로 인정하였다. Ⅳ. 평석 1. 세법상 신의성실의 원칙 국세기본법(이하 '국기법') 제15조는 '신의성실의 원칙'(이하 '신의칙')을 명문으로 규정함으로써 기존의 법을 구체화하거나 이를 보충하고 또 성문법의 경직성을 보완하는 등의 기능을 통해 법의 운용에 구체적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74년 처음으로 동 규정이 입법화 되었는데, 우리보다 훨씬 일찍 세법학에서 신의칙을 수용한 독일이나 일본의 경우를 보더라도 이와 같은 명문의 규정은 두지 않았다. 이는 독일과 일본에서의 세법상 신의칙 이론이 주로 과세관청의 언동에 기초해서 그 후의 과세권 행사를 구속하려는 측면에서 전개되어 왔기 때문이었지만 우리 국기법상의 규정을 보면 어순과 어감에서 주로 납세자의 납세의무의 이행에서 신의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고, 부수적으로 세무공무원의 직무수행에 있어서도 신의를 요구하는 것이 입법자의 의사였기 때문에 명문으로 신의칙이 입법화된 것이다. 비록 민사법 영역에 비하여 그 적용범위가 다소 제한적일 것이기는 하나, 신의칙에 의해 예외적으로 세법규정의 적용을 제한 또는 배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본건 판결은 신의칙에 대한 기존 판례의 입장을 변경한 것이 아니라 합법성을 희생하여서라도 신뢰보호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신중하게 신의칙을 적용하여야 한다는 기존 판례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해석한 것임과 동시에 국기법 제15조에도 부합하는 판결이다. 하지만 전합판결에서는 그 적용범위를 수출업자에 한정하여야 하는 것인지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으나, 뒤이어 수출업자 외의 과세도관업자에 대한 판결이 선고되었으므로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2. 전단계 과세도관업자에 대한 신의칙 적용여부 (1) 대립되는 견해 가. 수출업자에 한하여 적용될 수 있다는 견해 상호의존적으로 폭탄업체의 판로를 확보해 줄 뿐만 아니라 국가로부터 매입세액을 공제·환급받음으로써 국고의 유출을 현실화시켜 단순히 소극적인 조세수입의 공백을 넘어 적극적인 국고의 유출에 해당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는 납세자에게는 조세법률주의와 조화를 위해서도 권리남용금지원칙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이다. 나. 수출업자 외에 이 사건 부정거래에 참여한 전단계 과세도관업체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견해 과세사업자가 매입세액을 매출세액에서 공제받는 것이나 수출업자가 매출세액이 없어 국가로부터 그 매입세액을 환급받는 것이나 매입세액의 부담의무를 면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고 또한 이들이 악의적 사업자(폭탄업체)가 개재된 금지금 부정거래를 완성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보편적 정의관과 윤리관에 비추어 용납할 수 없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도 별반 다를 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적용함에 있어 수출업자와 과세도관업자를 서로 달리 취급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견해이다. (2) 판례의 태도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9두23594 판결) 악의적 사업자(폭탄업체)와 수출업자 사이의 과세사업자는 일련의 변칙적 금지금 거래에 있어서 필수적인 존재가 아닐 뿐만 아니라 수출업자와 악의적 사업자 사이의 도관역할만 할 뿐이어서 그의 매입세액공제를 인정하더라도 매출세액과 매입세액의 차액이 국가에 납부되므로 국고에 직접적 손실이 발생하지 않으며, 또한 전단계세액 공제제도의 근간을 유지하는 데에는 최종단계에 있는 수출업자의 매입세액 공제·환급을 제한하는 것으로 족하고 더 나아가 그 중간의 과세사업자의 매입세액공제마저 부인하는 것은 국가가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신의성실의 원칙은 수출에 대한 영세율 적용에 의하여 매입세액을 공제·환급받는 경우에 대하여만 적용되고 국내의 과세거래에 관련된 매입세액의 공제·환급에 대하여는 적용될 수 없다고 하여 같은 거래에 있어서 신의칙 적용범위를 제한하였다. (3) 검토 세금계산서의 수수를 요건으로 매입세액을 공제해 주는 것은, 국가가 세금계산서의 수수를 장려함으로써 과세거래의 발견을 용이하게 하여 세원을 포착하는 한편 세금계산서를 수취한 사업자에 대한 포상으로 그 매입세액 상당의 부담을 조기에 덜어 주고자 함에 있기 때문에 포상의 취지에 반하는 행위를 한 납세자에 대한 매입세액공제 내지 환급거부를 국가가 이중으로 이익을 취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도관업자들의 역할이 금지금 부정거래에 있어서 폭탄업체나 수출업자에 비해 결코 그 비중이 작지 아니함에도 일률적으로 필수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판시한 것은 납세자에 대한 권리남용금지원칙의 적용이 확대됨을 우려한 것이라 판단된다. 하지만, 과세도관업자 중에 악의적 사업자(폭탄업체)의 조세포탈에 공모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자들까지 일률적으로 금지금 부정거래에 필수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이 사건 거래의 심각한 위법·부당성을 인정하여 어렵게 권리남용금지원칙을 적용한 마당에 그 위법성에 실질적인 차이가 없는 과세도관업자에게 적용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전합판결의 이론 자체가 금지금 변칙거래를 통한 수출업자의 국고유출을 막기 위한 아주 예외적인 이론에 그치지 않는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과세도관업자에 대한 매입세액 공제허용은 매입세액공제제도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법감정에 반하고 공평의 관점과 결과의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에도 도저히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Ⅴ. 마치며 전합판결은 부가세법상 납세자의 매입세액 공제·환급요구도 일종의 권리행사로 보아 신의칙상 권리남용금지 원칙에 반하지 않아야 한다고 해석한 최초의 판결로써 그 당부와 적용범위에 관하여 논의의 중심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필자는 이 판결이 법의 공백을 이용하여 절세의 차원을 넘어서 교묘하게 법을 악용하는 자들의 법적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보호하는 것이 조세법률주의의 이념이 아님을 확인하고, 앞으로 법원이 법적상태실현이라는 공익과 신의칙 보호라는 사익을 비교형량하여 납세의무이행의 적법성을 구체적이고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새 지평을 열어준 매우 의미있는 판결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본건판결을 통하여 이런 의미가 많이 희석된 것 같아 이 부분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2011-02-14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사건에서 손해발생여부 판단시점
Ⅰ. 사건개요 1. 사실관계 피고 노○○는 2005. 4.1. 김○○, 김○○으로부터 화성시 서신면 용두리 757 답7,090㎡(약2,144평, 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를 매매대금 3억4,000만원에 매수하고 김○○은 2005. 4.22. 피고 노○○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4억5,000만원에 다시 매수하였고, 원고는 원고의 딸 강○○를 통하여 2005. 4.28. 김○○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 중 500평을 매매대금 1억5,000만원에 매수하고 2005. 5. 4. 김○○에게 계약금으로 2,000만원을 지급하였는데, 김○○이 원고에게 위와 같이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함에 있어서, 피고 김○○은 6억원이면 주변시세보다 평당 7만원 이상 싼 것이며, 이 사건 부동산 옆으로 4차선의 직선도로가 확장될 것이어서 땅값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거짓말하고, 원고 딸 강○○는 이에 속아서 위와 같이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후 김○○과 피고 김○○은 2005. 5. 20.경 원고의 딸 강○○에게 이 사건 부동산 전체를 매수하면 그 매매대금을 5억5,000만원으로 5,000만원 싸게 해주겠다고 하면서 이 사건 부동산 전체를 매수를 권유하였고, 피고 노○○ 역시 이에 동조하여 강○○에게 자신이 김○○와 김○○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매도를 의뢰받았는데 자신이 애써서 매매대금을 5억5,000만원에서 1,000만원 깎아서 5억4,000만원에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게 하였다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강○○로 하여금 원고가 김○○, 김○○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 전부를 매매대금 5억4,000만원에 매수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부동산은 2006. 1.6. 원고 명의로 그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는데, 계약체결일인 2005. 5.20. 당시 시가는 2억9,788만원(7,090㎡×42,000원/㎡)이었다. 한편, 원고는 피고들 및 김○○의 위와 같은 사기행위와 관련하여 2007. 3.23. 김○○으로부터 3,500만원, 2007. 5.31. 피고 노○○으로부터 3,300만원, 피고 김○○으로부터 1,500만원 합계 8,300만원을 손해배상의 일부로 지급받았고, 감정평가결과 현재 공시지가는 2배 가까이 상승한 상태이다. 2. 하급심 법원 및 대법원 각 판단 가. 수원지법 1심 재판부는 "부동산매매에 있어서 매도인이 매수인을 기망하여 시가보다 비싼 가격에 부동산을 매수하게 하였다면, 다른 사정이 없는 한 매수인이 입은 손해는 매수가격과 매수 당시의 시가와의 차액 상당액이라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80. 2.26. 선고79다1746호 판결 참조),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그 시가 차액 상당액인 금 2억4,222만원(원고의 매수가격 5억4,000만원이 사건 부동산의 2005. 5.20. 당시 시가 2억9,778만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라고 판시하여 원고 청구인용. 나. 2심 서울고등법원은 "피고 등의 기망행위로 말미암아 원고가 입게 된 손해에 관하여, 원심 변론종결일 현재 원고는 피고 등의 기망행위가 없었더라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고, '매매대금 5억4,000만원 및 그에 대한 시중금이 및 도매물가상승률 상당 가액'을 보유하고 있었을 터인데, 기망행위로 말미암아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부동산 중 4,570제곱미터 및 나머지 부분에 대한 보상금 4억2,000만원'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결국 후자의 가액이 전자의 가액을 상회하는 이상 원고에게 사실심 변론종결일 현재 재산상 어떠한 손해가 발행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여 원심 취소, 원고 청구 기각. 다. 상고심 대법원 재판부는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위법한 가해행위로 인하여 재산상 불이익, 즉 그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그 위법행위가 가해진 현재의 재산상태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액은 원칙적으로 불법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산정해야한다(대법원 1992. 6.23. 선고 91다33070판결, 대법원 2003. 1.10.선고 2000다34426 판결)"라고 판시하여 원고 상고 인용, 원심 판기환송. Ⅱ. 판례평석 1. 이 사건의 쟁점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손해 발생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이 언제인가가 쟁점이다. 이 사건에서 기망에 의한 매매계약(불법행위)이 이루어진 당시보다 사실심 변론종결에 즈음하여 대상 부동산의 시가가 2배 이상 상승하였기 때문에 문제가 되었다. 피고 측은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한 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여 이 사건 부동산의 시세가 2배 가까이 상승하여, 변론종결 당시 기준으로 원고가 손해를 입지 아니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1심과 대법원 재판부는 불법행위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불법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 원고가 피고들의 사기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한 후 가격이 상승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 없어 피고 주장을 배척하였다. 2. 수원지법 1심 및 대법원 판례의 문제점 가. 먼저, 원고 청구를 인용한 수원지법이 인용한 대법원 79다1746 판결의 경우 "피고가 자신이 매수한 임야가 개발제한 구역으로 지정되어 가격이 떨어지고 매수하려는 사람도 없어 상당한 가격으로 현금화하기 어려운데도 그러한 사정을 모르는 원고에게 바로 비싼 값에 전매할 수 있다고 기망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이는 불법행위로 되고,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수가격과 매수 당시의 시가와의 차액 상당액이다"라고 판시하고 있는 바, 이 사건 사실관계는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 당시까지도 위 사건 대상 임야는 여전히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상태로서 가격변동이 없거나, 더 낮아진 경우"이다. 따라서 이 사건의 사실관계(이 사건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 당시 이미 이 사건 대상 임야의 시가가 당초 매매대금 5억4,000여만원보다 2배 가까이 상승한 10억여원으로 상승한 경우)와는 반대의 경우에 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 수원지법 하급심 인용 대법원 79다1746호 판례 또한 판결 이유에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단서를 붙이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위 대법원 79다1746호 판례를 직접적으로 따르는 판례는 그 이후 전혀 나오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나. 나아가 대법원이 서울고등법원 항소심을 파기하면서 손해액 산정 기준에 관하여 불법행위시라고 판시하며 그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대법원 2003. 1.10. 선고 2000다34426 판례는 "특정물에 대한 소유권을 침해하고 그 목적물이 현존하지 아니함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시를 기준으로 하여 그 때의 교환가격에 의하여 손해액을 산정해야할 것인 바, 원심이 이 사건 장외거래로 인한 원고들의 손해를 탁○○과 이○○가 원고 최○○로부터 부당하게 주권을 인출 받아 선용자에게 교부해 버린 1995. 10.23.의 주식 시가에 의하여 산정한 것은 정당하다"라고 판시하여 이 사건과 그 사실관계를 전혀 달리하고 있다. 또한 대법원 2001. 4. 10. 선고 99다38705【손해배상(공)】 청구 사건은 "인근 공동어장에 대한 보상금을 기준으로 관행어업권의 피해액을 산출함에 있어 어장면적과 어업종사자의 수가 다른 점과 당해 어장의 일부 관행어업권자가 비교대상이 되는 인근 공동어장에서도 관행어업을 하는 사정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인근 공동어장의 관행어업에 의한 단위면적당 평년수익액을 바로 당해 어장의 관행어업에 의한 평년수익액으로 인정한 것은 위법하다"고 한 사례로서 이 사건 쟁점인 불법행위 당시라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 또한 1997. 10.28. 선고 97다26043 판결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은 불법행위시에 발생하고 그 이행기가 도래하는 것이므로, 장래 발생할 소극적·적극적 손해의 경우에도 불법행위시가 현가 산정의 기준시기가 되고, 이때부터 장래의 손해 발생시점까지의 중간이자를 공제한 금액에 대하여 다시 불법 행위시부터 지연손해금을 부가하여 지급을 명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불법행위시 이후로 사실심의 변론종결일 이전의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그 이후 발생할 손해를 그 시점으로부터 장래 각 손해 발생시점까지의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방법으로 현가를 산정하여 지연손해금은 그 기준시점 이후로부터 구하는 것도 허용된다"라고 판시하여 본 사안과 사실관계를 전혀 달리하는 인적 손해배상청구에서의 중간이자 기산점에 관한 판시에 불과하다. 3.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판례의 타당성-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의 요건사실로서 손해 발생 여부 판단 시점 가. 손해배상청구의 요건 사실로서 손해액의 확정은 원심인 서울고등법원 판례와 같이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산정해야함이 구체적 타당성 측면에서 합리적이다. 이러한 원심 판시를 뒷받침하는 의미에서 손해의 범위 및 손해액의 산정의 기준과 관련하여, 기존 대법원 1999. 4.9. 선고 98다27623 판결은 "무효인 채무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신뢰하여 그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고 금원을 대출하였다가 후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 당하게 됨으로써 근저당권자가 입은 통상의 손해는, 위 채무자 명의의 이전등기가 유효하여 담보권을 취득할 수 있는 것으로 믿고 출연한 금액 즉, 근저당목적물인 위 부동산의 가액 범위 내에서 채권최고액을 한도로 하여 채무자에게 대출한 금원 상당이며, 위에서 말하는 부동산의 가액은 근저당권이 유효하였더라면 그 실행이 예상되는 시기 또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라고 판시한 바 있고, 비슷한 취지에서 대법원 1978. 7.11. 선고 78다626 판결【손해배상】사건에서 "피담보채무가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을 초과할 경우 위 근저당권의 불성립으로 근저당권가 입은 손해액을 산정하려면 우선 그 저당채무의 변제기 후이며 그 저당권의 실행이 예상되는 시기 또는 손해배상청구권을 소송으로 행사할 경우에는 그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를 표준'으로 하여 저당목적물의 시가를 확정해야 하고 그 시가가 위 채권최고액 이상이 될 때에 한하여 채권최고액 상당액을 그 손해액으로 인정할 수 있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 나. 구체적 타당성의 확보 문제 대법원 판시와 같이 원고가 피고들로부터 기망당하여 토지를 매수한 것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토지의 시가는 현재 수억원이 상승하여 원고는 오히려 막대한 이득을 취하였을 뿐 손해를 본 것이 없다는 점에서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을 추가로 인정하는 것은 구체적 타당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피고들은 사실심에서 원고에게 "기존에 피고들이 원고에게 형사합의금으로 지급한 8천300만원 외에 위 매매대금 5억 4,000만원을 반환받는 조건으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피고들에게 다시 이전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위 요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는 바, 이는 원고도 이 사건 토지 시가가 크게 상승하였다는 것을 알기에 이 사건 토지는 그대로 보유하면서 피고들에게는 단지 위자료로 기 수령한 8,300만원 이외에 추가손해배상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구체적 타당성을 중시하여 원고에게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아무런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인정하여 원고 청구를 기각한 반면, 대법원은 구체적 타당성을 결여한 채 형식판단에만 치우쳐 원심을 파기하고 만 것이다. Ⅲ. 결론 손해배상청구의 요건 사실로서 손해발생 여부의 확정은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함이 상당하다. 이 사건에서 원고 청구는 손해배상청구의 요건사실인 금전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더욱이 원고는 피고들로부터 형사 합의금으로 이미 8,300만원을 지급받았고 위 합의금에 더하여 원고 보유 사건 부동산의 시가가 상승하여 수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사실관계가 동일하지 아니한 다른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형식 판단에만 치우쳐 원고에게 추가로 2억4,000만원의 금전을 지급하도록 하는 취지로 원심을 파기한 것은 법적 형평성(구체적 타당성)은 물론 일반인의 법 감정에도 부합하지 아니한다고 사료된다. 대법원 판시대로라면 매매계약 과정에서 일부 기망을 당하였다고는 하나, 기망(불법)행위 당시보다 변론종결 당시에 지가가 상승한 경우에 기망당한 원고가 대상 부동산 매매계약의 유효성은 주장하면서 단지 기망행위에 대한 위자료조로 너무나 큰 이익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2010-06-21
독점규제법상 「일정한 거래분야에서의 경쟁의 실질적 제한」
Ⅰ. 사안의 개요 원고 김희중은 원고 사단법인 대한약사회의 회장직무대리 및 한약조제권수호 비상대책위 실행위원장으로 지명받게 되자 비대위 실행위원회를 주도하여 한의사회와의 잠정합의 무효 및 위 폐문결의 철회 무효를 선언하고 1993. 9. 22. 서초동 소재 제약회관에서 비대위 실행위원회를 긴급소집하여 원고 김희중 등 28명의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일부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같은 달 24.부터 전국의 약국을 무기한 폐문하기로 결의하고, 이 내용을 같은 달 23. 각 시·도지부장에게 신집행부 명의로 통보함으로써 같은 달 24.부터 전국 11개 지부에서 폐문이 시작되었고, 이에 피고는 1993. 9. 25. 원고들에 대하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1994. 12. 22. 법률 제47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제19조 제1항 제3호, 제21조, 제26조 제1항 제1호, 제3호, 제27조, 제66조 제1항 제8호, 제67조 제3호, 제70조, 제71조의 규정에 따라 중지명령과 법위반사실의 공표명령을 내렸다. Ⅱ. 판례의 요지 법 제26조 제1항 제1호에서 “일정한 거래분야”라 함은 거래의 객체별, 단계별 또는 지역별 경쟁관계에 있거나 경쟁관계에 있을 수 있는 분야를 말하고,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한다는 것은 시장에서의 유효한 경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를 초래하는 행위, 즉 일정한 거래 분야의 경쟁상태가 감소하여 특정 사업자 또는 사업자 단체가 그 의사로 어느 정도 자유로이 가격·수량·품질 및 기타 조건을 좌우할 수 있는 시장지배력(Market Power)이 형성되었는지 여부는 해당업종의 생산구조, 시장구조, 경쟁상태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일정한 거래 분야에 해당하는 약국업 분야에서 사업자단체인 약사회가 보건사회부의 약사법 개정안에 반대하여 전국의 약국을 무기한 폐업하기로 결의하고 이를 시·도지부에 통보하여 그 구성사업자인 약국들로 하여금 폐문실행에 들어가도록 함으로써, 내심으로나마 폐문에 반대하는 구성사업자들에게 결과적으로 자기의 의사에 반하여 집단폐문에 따를 수밖에 없도록 하여 구성사업자들에게 집단폐문기간 중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제한한 이상, 이러한 행위는 구 법(1994. 12. 22. 법률 제47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 제3호의 소정의 ‘판매를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되고, 한편 위와 같은 집단폐문결의가 당초 정부의 약사법개정안에 반대하여 그 항의의 표시로써 나온 행위라고 하더라도 모든 약사들이 약사회의 구성사업자이어서 위 결의에 반대하는 사업자들에 대하여까지 약국의 폐문을 강제하여 의약품의 판매를 제한한 결과 의약품판매시장인 약국업 분야에서 사업자단체인 약사회가 그 의사대로 시장지배력을 형성한 것으로 보이므로 약사회의 위와 같은 행위는 약국업 분야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Ⅲ. 硏究 1. 일정한 거래분야(관련시장의 획정) 공동행위가 성립하는 “일정한 거래분야”라 함은 거래의 객체별·단계별 또는 지역별로 경쟁관계가 성립될 수 있는 분야를 말한다.(법 제2조 8호) 1) 거래의 대상(상품시장) 우선 거래의 대상을 기준으로 할 경우, 일정한 거래분야는 同種 또는 類似한 상품 또는 용역간에 성립하는 바, 여기에서 類似라 함은 동일 需要에 있어 선택의 대상으로 된다는 것으로, 어떤 상품 또는 용역이 다른 것과 대체관계에 있으면 양자는 유사한 관계에 있다고 본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 약칭)의 <기업결합 심사기준>에 따른, 상품시장 획정시 고려사항에는, ① 상품의 기능 및 효용의 유사성 ② 상품가격의 유사성 ③ 구매자들의 대체가능성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한 구매행태 ④ 판매자들의 대체가능성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한 경영의사 결정형태 ⑤ 한국표준산업분류를 들고 있다. 2) 거래지역(지역시장) 지역별 경쟁관계는 당해 상품 또는 용역에 관하여 독자적인 경쟁조건하에 수요과 공급이 연결되고 독자적인 가격이 형성될 수 있는 정도의 지역에서의 경쟁관계가 성립되는 경우를 말하며, 제조업자 또는 공급업자의 규모·상품의 보급사정·교통사정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이 경쟁관계는 전국적인 경우도 있고, 지역적인 경우도 있다. 지역시장 획정시 고려사항에는 ① 상품의 특성(상품의 부패성, 변질성, 파손성 등) 및 판매자의 사업능력(생산능력 판매망의 범위) ② 구매자의 구매지역 전환가능성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한 구매자들의 구매지역 전환행태 ③ 판매자의 구매지역 전환가능성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한 경영의사 결정 형태 ④ 시간적, 경제적, 법적 측면에서의 구매지역전환 용이성 등이다. 3) 거래의 단계 및 상대방 일정한 거래분야는 제조, 도매, 소매 등의 거래단계별로 획정될 수 있고, 구매자의 특성 또는 상품의 특성에 의하여 상품, 지역 또는 거래단계별로 일정한 거래분야가 획정될 수 있다. 2. 경쟁의 실질적 제한 거래분야를 전제로 하는 경쟁관계에서의 경쟁은 완전경쟁(Perfect competition)이 아니라 有效競爭(Workable competition, Effective competition)을 전제로 한다. 결국 경쟁의 실질적 제한은 유효경쟁의 실질적 제한을 의미하게 된다. 즉, 경쟁 자체가 감소하여 특정 사업자 또는 사업자의 집단이 그들의 의사에 의하여 어느 정도 자유롭게 가격·수량·품질 기타의 조건을 결정함으로써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을 뜻한다(법 제2조 8호의 2). 법 제7조 4항 경쟁제한성의 추정조항에 의하면, 시장점유율의 합계가 ①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추정요건에 해당할 것 ② 당해거래분야에서 제1위일 것 ③ 제2위인 회사와의 시장점유율의 차이가 결합 당사회사의 시장점유율의 합계의 25% 이상일 경우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東京高法은 경쟁의 실질적 제한에 관해서 경쟁자체가 감소되고 특정의 사업자 또는 사업자 집단이 그 의사로서 어느 정도 자유롭게 가격·품질·수량 기타 여러가지 조건을 좌우함으로써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형태가 나타나든지 또는 적어도 나타나도록 할 정도에 이르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고 판시하고 있다(東京高法 1951. 9. 19. 東寶(株)사건 판결). 한편 일본의 공정위는 경쟁의 실질적 제한에 관한 판단기준에 대해서 “어떤 기업이 일정한 거래분야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사업을 지배하면 경쟁의 실질적 제한으로 되는가는 일률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곤란한 일이며 특히 몇 %의 지배를 가지고 실질적 제한이라고 볼 것인가 하는 것을 계수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이것은 업종, 시장상황, 경쟁의 태양 등 여러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日本 公正委 八幡製鐵(주)과 富士製鐵(株)에 대한 건 1969. 10. 30.). Ⅳ. 판례에 대하여 1981년 법 시행 이후 2000년 말까지 警告 이상에 해당하는 공동행위 건수는 총 328건이다. 이를 위반행위 유형별로 보면 가격의 공동결정이 229건으로 가장 많고 거래지역이나 거래상대방 제한이 30건, 생산·출고 등의 제한이 23건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공정위의 심결례를 보면, 사업자들 간에 가격인상이나 출하중단 등의 합의를 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대하여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한 행위라하여 시정명령이나 시정권고조치를 하고 있다. 그러한 행위가 시장지배여부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한 판단이나 설명(즉, 법령적용의 이유)은 충분하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위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제재조치에 불복하여 소송에까지 이른 경우는 위 제재조치건수에 비하여 매우 적은 편이다. 대상판례의 要旨는, 사업자단체인 藥師會가 全國에 걸친 藥局業者들로 하여금 폐문실행에 들어가도록 함으로써, 내심으로나마 폐문에 반대하는 구성사업자들에게 결과적으로 자기의 의사에 반하여 집단폐문에 따를 수 밖에 없도록 하여 구성사업자들에게 집단폐문기간 중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제한한 이상, 약사회의 위와 같은 행위는 약국업 분야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고 이는 정당한 판단이라고 하겠다. 대상판례는, 첫째 비록 법이 규정한 用語의 定義 그대로일망정 “일정한 거래분야”와 “경쟁의 실질적 제한”에 대한 해석을 시도한 점에 의미가 있고, 둘째 시장지배력 형성여부는 당해 업종의 생산구조, 시장구조, 경쟁상태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하여 그 기준을 제시한 점(이는 전술한 바와같이 일본 공정위에서 제시했던 기준이다.), 셋째 공동행위의 동기에 있어서 비록 정부의 약사법 개정안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나온 행위일지라도 사업자단체인 약사회가 그 의사대로 시장지배력을 형성한 것으로 본 점에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Ⅴ. 맺는 말 부당한 공동행위는 가격협정 등의 방법으로 사업자간의 경쟁이 없어짐에 따라 限界企業까지도 소비자부담으로 계속 존속케 함으로써 상호간에 경쟁이 있는 경우보다 가격을 높게 유지시켜 주는 결과가 되어 소비자의 희생 위에 카르텔 구성원의 이윤을 유지·증가 시키는 등의 폐해가 있다. 법은 부당한 공동행위의 폐해를 방지하여 자유경쟁하의 시장기능을 유지토록 하려는 것이다. 경쟁의 실질적 제한인지 여부의 판단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업종, 시장상황, 경쟁의 태양 뿐만아니라 공동행위의 동기, 목적도 검토되어야 하고 가격결정이나 품질 등에 있어서 공동행위의 폐해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지가 엄격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따라서 법원의 판단도 이와같은 점에 보다 구체적으로 초점이 맞추어 져야 할 것으로 생각되고 그와 같은 내용의 판례가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2003-01-13
프랜차이즈계약에 있어 가맹점주의 판매대금 임의소비에 관한 법적문제
Ⅰ. 사건개요 가맹점주 갑과 을회사사이에 체결된 미니스톱 가맹점계약은 본사에서 편의점운영 및 경영에 관한 기술촵상표 및 판매용 설비와 집기비품을 가맹점에게 공급하고, 가맹점주는 이를 활용하여 가맹점의 운영을 책임지되 가맹점의 경영은 본사의 경영지도를 기초로 하여 가맹점의 독자적인 책임과 판단에 의하여 이루어지며, 따라서 가맹점은 점포운영의 사업주로서 점포운영에 필요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가지며, 그 중요한 내용으로 가맹점은 본사로부터 상품을 구입함을 원칙으로 하고, 본사의 승인이 있으면 본사이외의 자로부터 상품을 구입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는 그 상품대금의 지불은 본사에 위탁하는 것으로 하며, 판매가격은 본사가 추천하는 가격으로 하되, 판매대금은 매일 본사에 송금하여야 하고, 본사의 구좌로 입금된 가맹점의 매출대금을 1개월단위로 정산하여 매출총이익의 30%(영업시간이 1일 24시간인 경우) 내지 33%(영업시간이 1일 24시간미만인 경우)는 본사에 귀속하고, 그 나머지는 가맹점에 귀속하며, 가맹점계약종료시 가맹점내에 존재하는 상품은 가맹점의 소유로 하되 본사의 요구가 있으면 이를 본사 또는 본사가 지정하는 제3자에게 양도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계약에 의하여 가맹점주 갑이 가맹점을 운영하던 중 가맹점에서 판매된 물품판매대금을 갑이 을회사와 체결한 프랜차이즈계약에 따라서 물품판매대금을 을회사로 송금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임의로 소비하였다. Ⅱ. 대법원판결요지 대법원은 가맹점주 갑이 행한 가맹점의 물품판매대금의 임의소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법원의 판결(인천지법 1997. 11. 13 선고 97 노 1835 판결)의 판단을 지지하면서 이 사안에서 갑이 본사와 맺은 가맹점계약은 독립된 상인간에 일방이 타방의 상호, 상표등의 영업표지를 이용하고 그 영업에 관하여 일정한 통제를 받으며 이에 대한 대가를 타방에 지급하기로 하는 특수한 계약형태인 이른바 ‘프랜차이즈계약’으로서 그 기본적인 성격은 각각 독립된 상인으로서의 본사 및 가맹점주간의 계약기간동안의 계속적인 물품공급계약이고, 본사의 경우 실제로는 가맹점의 영업활동에 관여함이 없이 경영기술지도, 상품대여의 대가로 결과적으로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보장받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본사와 가맹점이 독립하여 공동경영하고, 그사이에 손익분배가 공동으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가맹점계약을 동업계약의 관계로는 볼 수 없고, 따라서 가맹점주인 갑이 판매하여 보관중인 물품판매대금은 갑의 소유라고 할 수 있고, 갑이 이를 임의로 소비한 행위는 프랜차이즈계약상의 채무불이행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고 있다.(이와 동일한 판결로 대판 1996. 2. 23, 95 도 2608이 있다.) Ⅲ. 판례평석 1. 프랜차이즈계약의 의의와 법적 성격 프랜차이즈계약이란 프랜차이즈제공자·설정자(Franchiesegeber)가 프랜차이즈이용자(Franchiesenehmer)에 대하여 자기의 상호·상표 또는 영업표지 등을 사용하여 영업을 하게 하고 프랜차이즈이용자는 자기의 영업에 관하여 프랜차이즈설정자의 지시와 통제를 받고 일정한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말한다. 프랜차이즈계약은 계약의 특성상 일정한 기간을 전제로 하는 계속적 계약의 형태로 행하여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법적규제의 내용이 갖추어지지 않고 있다가 1995년 상법개정으로 동법 제46조 20호 즉, “상호·상표 등의 사용허락에 의한 영업에 관한 행위”로서 상행위의 하나로 규정되고 있다. 이러한 프랜차이즈계약이 행하여지는 경제적 여건으로 프랜차이즈설정자로서는 직접투자 내지 자금·인원의 추가부담없이 사업을 확대할 수 있으며 경영의 결과에 따른 추가적인 위험부담을 회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이에 대하여 프랜차이즈이용자로서는 적은 자본촵정보등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사업의 경영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지시와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사업의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 이러한 경영상의 지시와 통제의 내용으로 점포의 위치·상품의 종류·가격·경영방침등이며 심지어 간판이나 종업원의 의복등 많은 점에서 행하여지고 있다. 프랜차이즈계약의 종류로는 생산자·도매상·소매상사이의 프랜차이즈처럼 계약당사자사이의 분류에 따라 나누어 질 수 있고 계약의 대상에 따라서 상품프랜차이즈와 용역·영업형프랜차이즈로 나뉘어진다. 프랜차이즈계약이 실제 경제계에서 상당히 널리 행하져지고 있는데 프랜차이즈계약을 둘러싸고 상당한 법적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법적 분쟁은 프랜차이즈계약의 법적 성격에 따라서 해결을 달리한다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프랜차이즈계약은 하나의 일의적인 성격을 가진 계약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지닌 혼합적 성격을 가진 혼합계약이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계약에는 프랜차이즈설정자의 상호촵상표 등을 프랜차이즈이용자로 하여금 사용하게 하는 점에서 명의대여계약적 요소가 있으며 경영의 지도 내지 통제를 하는 점에서 노무제공의 요소가 있다는 점에서 도급이나 위임의 요소가 있다. 특히 상품내지 설비의 소유권을 프랜차이즈설정자가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임대차적 요소가 있다. 따라서 프랜차이즈계약이 어떠한 내용의 성질을 지닌 계약인 여부는 실제로 체결되어지는 계약의 내용에 따라서 달라지나 상품프랜차이즈의 경우에 매매계약으로서의 성질이 강하고 용역프랜차이즈계약의 경우 노무제공계약 즉, 도급이나 위임계약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손주찬, 상법(상), 박영사, 2000, 421면; 정찬형, 상법강의(상), 박영사, 1999, 390면). 프랜차이즈계약이 이러한 성격을 지닌다고 하여도 프랜차이즈설정자와 이용자는 상호 대리인이나 피용자등 종속적인 관계가 아닌 독립된 성격을 지닌 상인이다(최기원, 상법학신론(상), 박영사, 2000, 398면). 즉, 프랜차이즈설정자와 이용자는 각자 자신의 명의와 계산으로 영업을 행한다. 프랜차이즈이용자는 상법상의 대리인도 상업사용인도 아니다. 그리고 프랜차이즈계약에 의한 상호사용의 대가로 지급하는 사용료는 명칭과 형식을 불문하지만 계약의 당사자가 상호독립성을 가지므로 임금 내지 그 유사의 형태는 아니다. 2. 문제사안의 경우 문제된 사안에서 갑과 을회사가 행한 계약의 내용을 살펴보면 본사에서 편의점운영 및 경영에 관한 기술과 상표 및 판매용 설비와 집기비품을 가맹점에게 공급하고, 가맹점주는 이를 활용하여 가맹점의 운영을 책임지되 가맹점의 경영은 본사의 경영지도를 기초로 하여 가맹점의 독자적인 책임과 판단에 의하여 이루어지며, 따라서 가맹점은 점포운영의 사업주로서 점포운영에 필요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는 점에서 갑과 을회사는 가맹점경영에서 서로 독립된 경영자 내지 상인으로서 지위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할 수 있고 또한 가맹점은 본사로부터 상품을 구입함을 원칙으로 하고, 본사의 승인이 있으면 본사이외의 자로부터 상품을 구입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는 그 상품대금의 지불은 본사에 위탁하는 것으로 하며, 판매가격은 본사가 추천하는 가격으로 하되, 판매대금은 매일 본사에 송금하여야 하고, 본사의 구좌로 입금된 가맹점의 매출대금을 1개월단위로 정산하여 매출총이익의 30%(영업시간이 1일 24시간인 경우) 내지 33%(영업시간이 1일 24시간미만인 경우)는 본사에 귀속하고, 그 나머지는 가맹점에 귀속한다는 점에서 을회사의 경영에 관한 기술과 상표등을 가맹점주인 갑이 사용한다는 점과 가맹점의 물품판매대금의 일정액을 본사가 지급받는 것으로 인하여 이는 프랜차이즈계약의 일종이며 특히 상품프랜차이즈계약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계약에 있어서 법률적으로 가장 쟁점이 되는 문제점은 가맹점의 영업의 결과 취득한 물품판대대금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 가라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는 프랜차이즈계약에 있어서 발생하는 민사상촵형사상 법률문제를 해결하는 관건이기 때문이다. 첫째, 물품판매대금의 소유권이 프랜차이즈설정자(이 사례에서는 을회사)에게 있다면 프랜차이즈이용자(이 사례에서는 갑)가 취득한 대금은 이용자인 갑으로서는 원소유자인 설정자인 을회사에게 반환하여야 하는 대금이다. 이러한 경우는 사실상 이용자는 을의 대리인이거나 상법상 위탁판매인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갑이 을에게 대금을 반환하지 아니하는 경우 을은 갑에게 민사상 물품판매대금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고 형사상 갑은 타인의 소유인 대금을 을에게 반환하지 아니하고 임의로 소비한 경우는 갑이 을에 대하여 대금의 보관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이와 반대로 물품판매대금이 가맹점주인 갑의 소유라고 한다면 프랜차이즈설정자인 을로서는 단지 프랜차이즈계약에 따른 이용료만 청구할 수 있을 뿐 대금의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이유로 대금에 대하여 반환청구하지 못한다. 미판매된 물품의 소유권도 원칙적으로 이용자인 갑의 소유이다. 물품판매대금이 이용자인 갑에게 있으므로 갑이 이를 임의로 소비하여 설정자인 을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것은 프랜차이즈계약에 따른 단순한 채무불이행이고 이용자인 갑 자신이 소유촵점유하는 금전이므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프래차이즈계약의 성격과 계약당사자인 프랜차이즈설정자와 이용자의 지위 및 물품판매대금의 소유권귀속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미 위에서 살펴 본바와 같이 프랜차이즈설정자인 을과 프랜차이즈이용자인 갑과의 법률관계는 프랜차이즈계약이라는 채권계약이고 설정자인 을이 이용자인 갑에게 물품을 대여촵공여한 것은 프랜차이즈계약에 따른 물품공급계약이며 물품의 대금처리는 일반적으로 가맹점이 본사로부터 물품구입할 때 가맹점의 본사에 대한 외상구입금으로 처리하고 사후 본사의 구좌로 입금된 가맹점의 매출대금으로 상품대금을 우선 충당한다는 점에서 매매유사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설정자와 이용자가 독립된 상인이며 가맹점운영은 전적으로 이용자인 갑이 관리하므로 가맹점관리 중 가장 중요한 업무인 물품판매로 인한 대금은 가맹점주이며 프랜차이즈이용자인 갑에게 속한다고 하여야 한다. 프랜차이즈설정자인 을이 하는 업무는 상표나 운영방법등을 이용케 하고 사용료를 받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계약의 성격이 이러하다면 가맹점주 갑이 행한 물품판매로 인한 대금은 가맹점주 갑에게 귀속하고 대금을 갑이 임의로 소비하여 설정자인 을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것은 단순한 민사상 채무불이행이라고 보아야 하며 역시 형사상 횡령죄의 책임도 지지 아니한다고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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