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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 제3항의 성격
I. 사실관계 및 사건의 경과 원고는 1987년에 설립되어 반도체 LED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이고, 피고 A는 2002년부터 LED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원고의 경쟁회사이다. 피고 B는 1997년부터 원고의 부사장 겸 기술고문으로 재직하면서 LED 제품의 설계ㆍ시험을 비롯하여 관련 기술 연구 및 시장 정보 수집 등의 업무를 담당하다가 2003. 2. 퇴사한 후 같은 해 3. 피고 A에 입사하였다. 피고 C는 2001년부터 원고의 영업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영업 업무를 담당하다가 2002. 4. 퇴사한 후 같은 해 5. 피고 A에 입사하였다. 피고 BㆍC는 피고 A에 입사하면서 원고의 LED 제조 관련 기술이 수록된 자료를 가지고 나와 이를 피고 A에게 교부하였고, 원고는 피고들에 대해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그 침해행위의 중지와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원고의 청구에 대해 제1심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04가합79477 판결)은, 원고의 LED 제조 관련 기술은 영업비밀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은 그 침해행위를 중지하여야 하지만, 피고 A가 원고의 영업비밀을 이용하여 LED 제품을 개발ㆍ제조ㆍ판매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는 이유없다고 판시하였다. II. 대상 판결의 요지 영업비밀은 그 속성상 공연히 알려지지 아니하여야 그 가치를 가지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그것이 실제로 사용되든 또는 사용되지 아니하든 상관없이 영업비밀 보유자 이외의 타인에게 공개되는 것만으로 재산적 가치가 감소되는 것인바, 부정하게 영업비밀을 취득하고 이를 공개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것만으로도 영업비밀 보유자는 침해행위자에게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영업비밀보호법’) 제14조의2 제3항에 따라 ‘영업비밀의 사용에 대하여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에 상당하는 액’을 손해배상으로서 구할 수 있다. III. 대상 판결의 검토 1. 서언 영업비밀보호법 제14조의2는 영업비밀의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추정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바, 그 취지는 영업비밀의 침해로 인한 손해액 산정의 곤란을 구제하기 위한 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 취지의 규정으로 특허법 제128조와 상표법 제67조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은 모두 사실상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영업비밀보호법상 손해배상액 추정 규정의 성격을 검토함에 있어서는 특허법 제128조와 상표법 제67조에 관한 기존의 해석론을 살펴보는 것이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 특허법 제128조 및 상표법 제67조의 해석 영업비밀보호법 제14조의2 제1항ㆍ제2항과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특허법 제128조 제1항ㆍ제2항 또는 상표법 제67조 제1항ㆍ제2항의 해석에 관하여, 위 규정은 모두 어디까지나 일실이익의 추정에 관한 것으로서 이에 의하여 추정되는 것은 일실이익에 한정될 뿐이고, 따라서 일실이익 발생의 전제가 되는 사실은 여전히 권리자가 입증하여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이다(대법원 96다43119 판결). 따라서, 권리자가 침해행위와 손해발생 및 양자 사이의 인과관계를 모두 입증한 경우에 비로소 위 규정에 따라 손해액이 추정되고, 이러한 추정을 다투고자 하는 침해자로서는 반대사실을 들어 실제 손해액이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입증(추정의 효력을 복멸시키기 위한 것이므로 본증이고 반증이 아님)하여야 한다. 한편, 영업비밀보호법 제14조의2 제3항과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특허법 제128조 제3항의 해석에 관해서는, 특허발명은 그 자체로서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권리자의 현실적인 실시 여부를 불문하고 실시료 상당의 손해를 법정최저배상액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즉, 위 특허법 규정에 의해 손해의 발생은 물론이고 나아가 침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및 손해액 모두가 의제된다는 것이다(송영식 외, 지적소유권법 상, 제8판, 469면). 반면, 상표는 특허발명과 달리 단순한 출처표시수단에 불과하고 그 자체로서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상표가 전혀 사용되고 있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권리자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까지 실시료 상당의 손해를 법정최저배상액으로 인정해 주어야 할 논리필연적인 이유가 없기 때문에, 상표법 제67조 제3항의 경우에는 손해발생 자체가 의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된다(대법원 2003다62910 판결). 3. 영업비밀보호법 제14조의2 제3항의 성격 특허법 제128조와 상표법 제67조에 관한 논의에 비추어 보면, 영업비밀보호법 제14조의2 제1항 및 제2항에 의한 추정의 효력 역시 단지 손해액에 관해서만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영업비밀이 침해된 경우를 특허권이나 상표권이 침해된 경우와 다르게 볼 아무런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영업비밀보호법 제14조의2 제3항에 의한 추정의 효력은, 특허법 제128조 제3항에 준하여 해석할 것인지 또는 상표법 제67조에 준하여 해석할 것인지 문제된다. 영업비밀이란 그 개념상 ‘공연히 알려지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영업비밀보호법 제2조 제2호). 따라서, 영업비밀 보유자가 이를 비밀로 유지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고 또한 실제로 영업비밀로 관리되고 있는 이상, 그것이 보유자의 의사에 반하는 방법으로 제3자에게 공개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영업비밀로서의 객관적ㆍ경제적 가치가 감소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한, 특정 기술을 영업비밀로 보호할 것인지 또는 특허로 보호할 것인지는 그 기술 보유자의 전략적인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업비밀이라는 관념 자체가 단순한 출처표시를 의미하는 상표보다는 기술적 사상을 의미하는 특허에 보다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영업비밀보호법 제14조의2 제3항의 성격은 특허법 제128조 제3항에 준하여 파악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렇게 볼 때, 영업비밀보호법 제14조의2 제3항은 단순히 손해액만을 추정하는 것이 아니라, 손해의 발생은 물론 침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까지도 추정함으로써, ‘영업비밀 보유자가 영업비밀의 사용에 대하여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최저배상액으로 의제하는 성격의 규정이라고 해석하여야 한다. 따라서, 영업비밀 보유자로서는 영업비밀이 침해되었다는 사실만 입증하게 되면 위 규정에 따라 손해의 발생과 인과관계 및 손해액까지도 추정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상 판결이 이 사건과 같이 피고 A가 실제로 원고의 영업비밀을 사용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부정하게 영업비밀을 취득하고 이를 공개하였다는 것만으로도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영업비밀보호법 제14조의2 제3항에 따른 손해배상액이 인정된다는 취지로 판시한 것은 위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대상 판결은 “달리 이 사건 영업비밀에 대하여 통상사용료를 얻을 가능성조차 전혀 없다는 점에 관한 피고들의 주장ㆍ입증이 없는 이상” 피고들에게 위 영업비밀보호법 규정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설시하여, 반대사실의 입증을 통해 위 규정에 의한 추정의 효과를 복멸시킬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영업비밀이란 그 개념상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영업비밀의 사용에 대하여 사용료를 얻을 수 없는 경우란 사실상 생각하기 어렵고, 따라서 영업비밀보호법 제14조의2 제3항은 사실상 최저손해액을 의제한 것에 가까운 규정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4. 영업비밀보호법 제14조의2 제3항에 의한 손해배상액의 산정 이상과 같이, 영업비밀보호법 제14조의2 제3항의 성격을 손해의 발생과 인과관계 및 손해액까지 의제하는 규정이라고 해석할 경우, 위 규정에 따라 ‘영업비밀 보유자가 영업비밀의 사용에 대하여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문제된다. 법문은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반드시 그 표현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영업비밀의 내용과 우수성ㆍ영업비밀 보유자의 이용 정도와 그 효과ㆍ영업비밀 보유자와 침해자의 영업적 관계ㆍ침해행위의 태양ㆍ영업비밀의 사용에 따른 경제적 이익 등의 요소를 고려하여, ‘상당한’ 내지 ‘정당한’ 사용료를 손해배상액으로 산정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대상 판결은, 피고 A가 원고의 영업비밀을 사용하여 백색 LED 제품을 제조하였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A의 매출액에 기술사용료율을 곱하는 방식으로 손해액을 산출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 영업비밀의 속상상 이를 타인에게 공개하여 사용료를 받는 사례를 찾아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 사건은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입증하는 것이 성질상 극히 곤란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제반 사정을 참작해 금 5,000만원의 손해배상액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영업비밀이라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비밀로 유지ㆍ관리할 것을 조건으로 하여 제3자에게 사용허락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생각해 볼 수 있고, 또한 영업비밀보호법 제14조의2 제3항이 가장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경우가 바로 이 사건과 같이 영업비밀의 침해자가 침해행위로 취득한 영업비밀을 실제로 사용하였다는 점을 입증할 수 없는 경우라는 점에서, 대상 판결이 이 사건을 만연히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입증하는 것이 성질상 극히 곤란한 경우로 본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이 사건의 경우에도 영업비밀과 유사한 기술에 관하여 관련 업계에서 체결된 바 있는 라이센스 계약에 관한 자료들이 제출된 이상, 법원으로서는 이러한 자료들을 좀더 적극적으로 검토하였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IV. 결 론 대상 판결은, 영업비밀보호법 제14조의2 제3항이 영업비밀 침해에 따른 손해액은 물론이고 손해 발생과 인과관계까지도 추정한 것임을 분명히 밝인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다만, 대상 판결이 ‘영업비밀의 사용에 대하여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 상당의 손해를 산정하지 않고 단순히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명목상의 손해배상액만을 인정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영업비밀보호법 제14조의2의 입법 취지가 영업비밀의 침해로 인한 손해액 산정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데에 있는 것이라면, 법원으로서는 만연히 손해액을 입증하는 것이 성질상 극히 곤란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손해액 산정에 관한 자료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참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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