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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해상보험법의 몇 가지 문제에 대한 고찰
1. 들어가며 해상보험계약은 국제적 성질이 강하다. 세계 해상보험실무의 경우 영국의 런던보험자협회가 제정한 보험증권 및 표준약관들이 통용되고 있다. 국내 해상보험실무에서 영국의 1906년 해상보험법(Marine Insurance Act, 1906)은 중요한 법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해상보험계약에서 영국법 준거약관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내국인 간의 해상보험계약에서도 대한민국법이 아닌 영국법을 준거법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대법원 역시 이러한 영국법 준거약관을 유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영국 해상보험법의 주요 법리와 우리나라 보험법 법리에는 엄연히 차이가 있으므로 국내 실무가 등에게 생소한 면이 없지 않다. 최근 대법원은 내국인이 계약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영국법 준거약관이 포함된 해상보험계약과 관련한 사건에서 영국 해상보험법상 몇 가지 주요 법리에 관한 판시를 한 바 있다. 이 사건의 쟁점 법리들은 우리 상법의 해상 보험계약의 법리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위의 판결에서 쟁점이 되었던 영국 해상보험법의 주요 법리에 관한 고찰을 하고자 한다. 2. 기초사실 및 주장요지 원고는 해상여객운송사업 등에 종사하는 법인으로 131톤 규모의 기선 선샤인호의 소유자이고, 피고는 한국해운조합법에 따라 설립되어 조합원인 해운업자의 공제사업을 수행하는 법인이다. 이 사건 선박에는 공제계약기간을 2012년 1월 13일부터 2013년 1월 13일까지, 보험기간 동안 선박이 운항하지 아니한 채 항내 계선 유지가 조건인 선박공제계약이 체결되어 있었다. 이 사건 선박은 군산항에 정박 중이던 선박의 선미가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기관실 전체가 침수된 것이 2012년 1월 26일 오전 8시경 발견되어 원고 측이 선체 인양 후 폐수 9만3500리터를 배출하였다. 원고는 군산항의 잔교 밑바닥의 준설 문제와 조수 및 북서풍 등의 기상상황으로 인해 이 사건 선박이 침수되었으므로 이 사건 공제계약의 부보대상인 해상 고유의 위험으로 인한 사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피고는 균열 등 기관실 수밀조치 해태와 같은 관리소홀로 인해 해수가 선내로 유입되어 침수한 것으로 해상 고유의 위험으로 인한 사고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3. 판결요지 ① 이 사건 선박공제계약을 이루는 공제증권과 표준선박보험약관 적용 특별약관에서 명시한 영국 협회기간약관에 영국법 준거조항과 부보위험이 열거되어 있으므로 보험자의 책임문제는 영국의 법률과 관습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② 영국 해상보험법에 의하면 손해가 담보위험을 근인(proximate cause)으로 하는지 여부가 보험자의 책임 유무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데, 근인이란 손해의 발생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원인(proximate in efficiency)을 말한다. 무엇이 근인이 되는가는 전반적인 관점에서 광범위한 상식에 따른 법원의 사실인정 문제이다. ③ 영국 협회선박기간보험약관에서 부보위험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해상 고유의 위험(perils of the seas)'이란 해상에서 보험의 목적에 발생하는 모든 사고 또는 재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해상에서만(of the seas) 발생하는 우연한 사고 또는 재난만을 의미한다. ④ 영국 해상보험법과 관습에 의하면 손해가 그 부보위험인 해상 고유의 위험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피보험자가 부담한다. 피보험자는 비일상적인 기상조건 등 우연한 사고로 인하여 선박이 침수되었음을 증명하여야 한다. 증명의 정도는 피보험자와 보험자가 서로 상반된 사실이나 가설을 주장할 경우 그 양자의 개연성을 비교하여 '증거의 우월(preponderance of evidence)'에 의한 증명으로 충분하다. 이는 보험사고가 부보위험에 의하여 일어났을 개연성이 그렇지 않을 개연성보다 우월할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 보험사고의 근인에 대해 여전히 의문이 남는 경우에는 피보험자가 증명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원심은 원고의 주장(가설)은 기본적 증명이 미비한 전제사실들의 연쇄적·우연적 조합에 기초하고 있는 것으로 이 사건 선박의 수리 경위, 침수 전력, 초기조사 결과 등에 비추어 제시된 가설보다 우월하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이를 배척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서 이 사건 공제계약의 부보위험인 해상 고유의 위험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누락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하였다. 4. 판례평석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① 이 사건 공제계약에서 정한 보험자의 보상사유 중 하나인 '해상 고유의 위험'이 사건 발생 당시 존재했는지, ② 해상 고유의 위험으로 발생한 것인지, ③ 해상 고유의 위험으로 발생한 것인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누가 증명책임을 부담하는지, 그리고 증명 책임을 다하기 위해 어느 정도로 증명해야 하는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영국 해상보험법 제1부칙 '보험증권의 해석규정' 제7조는 "'해상 고유의 위험'이라는 용어는 오로지 우연한 사고 또는 그로 인한 재해에 관한 것으로, 통상적인 바람과 파도의 작용은 포함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영국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해상 고유의 위험은 외연의 한계를 일의적으로 규정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영국 판례에 따르면 해상 고유의 위험으로 인해 보험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보험목적에 대한 손해가 해상에서 발생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손해발생의 '우연성(fortuity)'이 증명되어야 한다. 원고는 이 사건의 원인으로 당시 서해상의 기상상황의 악화를 들고 있다. 그러나 사고 당시 해상의 기후 내지 파도와 바람의 상태만을 기준으로 해상 고유의 위험이 존재하였는지 여부를 확정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에서 쟁점화 되지는 않았지만 검토의 여지가 있는 것은 원심이 확정한 이 사건 선박에 대한 해수유입 경로를 감안할 때 손해가 선체 등의 '숨은 하자(latent defect)'로 인한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이 사건 선박의 균열이 '통상적 마모(ordinary wear and tear)'가 아니라 숨은 하자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더라도, 영국법상 숨은 하자로 인한 손해의 보상을 위해서는 선박관리 등에 관한 '상당한 주의 의무(a due diligence)' 위반이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선박소유자 등의 상당한 주의의무위반에 대한 증명책임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이 사건에서 오로지 한 가지 원인만이 손해의 발생에 실질적이고 유효한 영향을 미쳤다기 보다는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거나 존재한 다양한 사실이 손해발생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였다고 볼 여지가 없지 않다. 해상 고유의 위험으로 인한 손해로 인정되기 위해 반드시 예외적인 기상조건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라는 영국 판례에 의하면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이 파도와 해풍의 영향에 의해 발생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으며, 원심이 확정한 이 사건의 기초사실만으로는 이 사건의 근인이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영국 판례와 학계는 인과관계의 존부 판단은 해상사업에 종사하는 일반인의 상식적 시각에서 판단하여야 한다는데 견해를 같이한다. 그렇다면 피고의 보상책임은 이 사건의 인과관계의 증명책임이 누구에게 있으며, 어느 정도의 증명이 되어야 하는지가 관건이라고 할 것이다. 영국법이 해상보험계약의 준거법인 경우 해상고유의 위험의 존재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보험보상을 청구하는 원고가 증명책임을 부담한다. 따라서 원고는 손해의 발생사실 및 인과관계에 관해서도 소위 'prima facie case(당사자의 충분한 증거제출로 인해 법관이나 배심원이 요증사실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는 상태, 또는 당사자의 주장이 사실일 것이라는 추정이 생긴 상태)'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증명을 하여야 하며, 원고가 이와 같은 정도의 증명을 다하지 못한 경우 보험자는 별도의 항변을 할 필요도 없다. 즉 손해가 해상고유의 위험으로 인해 발생하였는지 여부가 원고의 주장과 증명에도 불구하고 명확하지 않을 경우, 해상고유의 위험의 부존재 등을 누구의 불이익으로 돌릴 것인가 하는 문제, 즉 증명책임의 소재 및 그 증명의 정도의 문제가 발생한다. 소송실무적 측면에서 증명책임의 분배기준에 관해서는 우리 민사소송법과 영국법의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어느 나라의 법에 따라 소송당사자 사이에 증명책임을 분배하더라도 결론이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계약의 준거법이 영국법인 경우에도 소송상 증명의 정도의 법적 성질은 절차법적 문제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증명의 정도에 관한 준거법이 무엇인지는 실무상 중요한 문제이다. 일련의 해상보험사건에서 대법원은 별도의 설명 없이 증명의 정도에 대해, 영국법에 따라 '증거의 우월'에 의한 증명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민사소송상 증명의 정도를 절차법적 문제로 파악한다면 증명의 정도에 관해서는 우리 민사소송법을 적용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정원 교수(부산대 로스쿨)
해상보험
영국
해상보험법
이정원 교수(부산대 로스쿨)
2021-07-26
반대신문을 경유하지 아니한 참고인진술조서의 증명력 제한
Ⅰ. 사안 유흥주점 업주인 D, D2는 ‘2002년 7월 하순부터 8월 초순까지 사이에 그들이 운영하는 유흥주점을 방문한 Y 보도방 소속 접객원인 B, C로 하여금 부근 숙박업소에서 각 윤락행위를 하도록 직접 알선’한 혐의(윤락행위방지법위반)로 기소되었다. D, D2는 수사 초기부터 일관하여 ‘평소 Y 보도방 소속 접객원들을 불러 접객행위를 하도록 한 사실은 있지만 윤락행위를 알선한 사실은 없다. 특히 공소사실 일시경 B, C를 D, D2가 운영하는 유흥주점에 접객원으로 부른 사실이 있는지 조차 분명하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 중 B, C가 공소사실 일시경 D, D2 운영 유흥주점에 접객원으로 불려 간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B, C가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이 사실상 유일한 증거이다. D, D2는 재판 과정에서 줄곧 B, C가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의 모호성을 지적하며 B, C의 법정출석과 D, D2에 의한 반대신문 기회 보장을 강력히 요구하였지만 소재불명 등의 이유로 B, C의 법정출석과 D, D2에 의한 반대신문은 성사되지 못하였다. D, D2는 재판의 장기화에 따라 9회, 10회 공판기일에 부득이 수사기관이 작성한 조서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 제1심은 B, C가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하여 D, D2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지만 항소심은 B, C가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D, D2가 상고하였다. Ⅱ. 쟁점 본 사안에서 공소사실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유일한 증거는 참고인(B,C)의 수사기관 면전에서의 진술(수사기관 작성의 참고인 진술조서의 내용)이다. 피고인(D, D2)은 공판정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수사기관 면전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그 참고인들(B, C)의 법정출석과 그들에 대한 반대신문기회 부여를 주장하였으나 소재불명 등의 사유로 그 참고인들의 법정출석은 성사되지 못하였다. 이런 상태에서 사실인정자(법원)는 참고인들의 수사기관 면전에서의 진술내용(수사기관 작성의 참고인 진술조서의 내용)의 신빙성을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할 수 있는가? 제1심은 부정하였지만 항소심은 긍정하였다. Ⅲ. 관련법원리와 법규정 형사소송법은 제161조의2에서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포함한 교호신문제도를 규정하고 있고 제310조의2에서 법관의 면전에서 진술되지 아니하고 피고인에 의한 반대신문의 기회가 부여되지 아니한 진술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을 부여하지 아니하였다. 공판중심주의론은 이 두 규정을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의 근거규정으로 원용하고 있다. ‘반대신문을 경유하지 아니한 참고인진술조서의 증거능력과 증명력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의 구체적 내용을 어떻게 설정한 것인가를 판단하는 문제이다. Ⅳ. 재판요지(파기환송) 우리 형사소송법이 채택하고 있는 공판중심주의는 ‘형사사건의 실체에 대한 유죄·무죄의 심증형성은 법정에서의 심리에 의하여야 한다’는 원칙으로,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을 수 있고 증명대상이 되는 사실과 가장 가까운 원본증거를 재판의 기초로 삼아야 하며 원본증거의 대체물 사용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를 주요원리로 삼고 있다. 수사기관이 원진술자(참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원본증거인 원진술자의 진술을 대체하는 증거방법으로, 원진술자의 진술을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기재한 것이 아니라 그 중 공소사실과 관련된 주요부분의 취지를 요약하여 정리한 것이어서 본질적으로 원진술자의 진술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고, 경우에 따라 조서 작성자의 선입관이나 오해로 인하여 원진술자의 진술 취지와 다른 내용으로 작성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또 조서에 기재된 원진술자의 진술 내용의 신빙성을 판단하는데 불가결한 요소가 되는 진술 당시 원진술자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을 법관이 직접 관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조서에 기재된 원진술자의 진술 내용은 그 신빙성 평가에 있어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중략) 따라서 D가 공소사실 및 이를 뒷받침하는, 수사기관이 원진술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 내용을 부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진술자의 법정출석 및 D에 의한 반대신문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면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직접 경험한 사실을 구체적인 경위와 정황의 세세한 부분까지 정확하고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어 구태여 반대신문을 거치지 않더라도 진술의 정확한 취지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고 그 내용이 경험칙에 부합하는 등 신빙성에 의문이 없어 조서의 형식과 내용에 비추어 강한 증명력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그 조서에 기대된 진술의 신빙성과 증명력을 뒷받침할 만한 다른 유력한 증거가 따로 존재하는 등의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그 조서는 진정한 증거가치를 가진 것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이어서 이를 주된 증거로 하여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 이는 원진술자의 사망이나 질병 등으로 인하여 원진술자의 법정출석 및 반대신문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는 물론 수사기관의 조서를 증거로 함에 피고인이 동의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앞서 본 법리에 위 인정사실을 비추어 보면, 수사기관이 B, C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법관의 올바른 심증 형성의 기초가 될 만한 증거가치를 가진 것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이어서 이를 사실상 유일한 증거로 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Ⅴ. 평석 1. 유니크한 ‘한국형 실질적 직접주의’의 선언 이 판결은 종래 다소 그 내용이 애매한(elusive) 상태에 머물러 있던 공판중심주의의 중심내용을 ‘실질적 직접심리주의’로 명시한 점에서 한국형 공판중심주의론의 실체를 한층 구체화시킨 의미가 있다. 본 판결은 한국형 공판중심주의론의 실체를 ‘사실인정자가 증인의 태도증거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과 ‘반대당사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는 증인에게 반대신문권을 행사 하도록 보장하는 것’으로 설정하고 있다. [대법원 2001. 9. 14. 선고 2001도1550 판결(공2001, 2296)]도 본 판결과 비슷한 내용을 판시한 바 있지만 거기서는 공판중심주의의 중심내용을 ‘실질적 직접심리주의’로 명시하지는 못하였다. 본 판결이 선언한 내용의 ‘실질적 직접심리주의’는 외관상 ‘독일식의 실질적 직접주의’와 유사(신동운, 형사소송법(제3판, 법문사, 789면), 이재상, 형사소송법(제6판, 박영사, 504면))하나 ‘독일식의 실질적 직접주의’에는 ‘반대당사자의 반대신문권 보장’이 약하므로 내용적으로는 ‘독일식의 실질적 직접주의’와도 차별되는 매우 유니크한 ‘한국형 실질적 직접주의’이다. 2. 공판중심주의 혁명의 토대를 구축한 또 하나의 판결 이 판결은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 등의 ‘성립의 진정’(형식적 성립의 진정 외에 실질적 성립의 진정을 포함)은 원진술자의 공판정 진술에 의하여서만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한 [대법원 2004. 12. 16. 선고 2002도537 판결(공2005, 173)]에 이어 수사기관(사법경찰관과 검사) 작성 참고인진술조서의 증명력 제한을 선언한 것이어서 설사 형소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판례에 의한 공판중심주의 혁명’의 토대를 구축한 또 하나의 판결이라는 의미가 있다. 3. 종전의 [대법원 2001.9.14. 선고 2001도1550 판결]과의 연속성 이 판결은 반대신문에 답변하지 아니한 증인의 수사상 진술의 증명력을 제한한 판결[대법원 2001.9.14. 선고 2001도1550 판결(공2001, 2296)]에 이어 반대신문을 경유하지 아니한 참고인진술조서의 증명력을 제한하여 반대신문권을 강화시킨 의미가 있다. 4. 수사기관이 작성한 조서의 증거법적 약점의 명시 현대한국의 형사재판에서는 소송관계인의 ‘공판정에서의 진술’ 이외에 ‘각종의 조서’(written records, 주로 수사절차상 수사기관에 의하여 작성된 수사서류이거나 수사기관의 감정위촉·사실조회에 응하여 수사기관에 송부된 서류)가 피고인의 유죄인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사실인정자(법원 혹은 배심원)가 ‘소송관계인의 공판정에서의 진술’ 이외에 ‘각종의 조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재판현실’을 개탄하는 취지의 용어가 ‘조서재판’(調書裁判)이다. 조서재판의 극복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형사사법 개혁’ 논의의 핵심화두이다. 이 판결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수사기관이 작성한 조서의 증거법적 약점을 명시한 점에 있다. 그런데 ‘조서재판이 왜 나쁜가’ 하는 강한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본 판결은 이런 반론에 대하여 상세한 설명을 판시한 셈이다. 한국의 피의자나 일반국민이 ‘수사기관의 조서작성’을 가리켜 ‘조서를 꾸민다’고 표현하는 것은 부지불식간에 조서의 원천적 불공정성의 핵심을 절묘하게 표현한 것이다. 다음에 제기되는 반론은 ‘조서재판을 시정하려면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는 반론이다. 이 반론은 매우 솔직한 반론이다. 조서재판의 현실을 생성시킨 물적 조건은 인건비가 많이 드는 판사와 검사 등 司法官의 정원을 줄여 예산을 절감하려는 사법현실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예산절감의 對價로 ‘사법경찰관의 고문자행과 부패현상의 漫然’이 방치되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현대한국의 현실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실체적 진실발견 및 재판의 신속한 진행’을 이유로 종래의 조서재판의 정당성을 변호하려는 논증은 일제강점기의 조선형사령이 ‘검사와 사법경찰관에게 예심판사에 버금가는 강제처분권을 부여한 논리’를 연상시킨다. ‘21세기의 대한민국의 국민’을 ‘윽박지름에 혼이 나가 조서를 읽어 보지도 않고 서명날인·간인하는 소극적 신민(臣民)’이 아니라 ‘책임 있는 민주시민’으로 양성하려면 그 정도의 비용은 부담하여야 한다. ‘글로벌 스탠더드’의 준수에는 감당하기에 부담스런 비용이 요구된다. 그러면서도 본 판결은 법조문과의 충돌을 회피하기 위하여 전문법칙의 예외조건 충족(법 제314조) 혹은 피고인의 동의(법 제318조 제1항)가 있으면 조서의 증거능력을 긍정하지만 공판중심주의를 근거로 증명력을 제한하는 절묘한 해석론을 전개하고 있다.
2007-01-04
제3자에 의한 계약침해소송
미국이 우리보다 훨씬 폭넓게 인정하는 것중의 하나가 제3자에 의한 계약침해이다. 제3자에 의한 계약침해가 로마법에서 이미 인정되었다는 설도 있으나 영미법상 그 효시는 1853년 영국에서 선고된 Lumley v. Gye(2 El. & B1. 216, 118 Eng Rep. 749) 판결이다. 이 판결은 A극장에서 공연하기로 되어 있는 가수 B를 C극장 주인이 꼬드겨 가수 B로 하여금 A극장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C극장에서 공연하도록 한 것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시하였다. 초기에는 제3자에 의한 계약침해가 고용계약에 국한되어 인정되었으나 그 후 부동산중개계약, 물품공급계약 등 모든 계약으로 확대되었다. 제3자에 의한 계약침해는 현재계약에 대한 침해(interference with present contract)와 장래계약관계에 대한 침해(interference with prospective contractual relations)의 두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Lumley v. Gye사건은 전자의 예인데, 미국판례는 취소사유가 있는 계약(viodable contract)이나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는 계약(contracts terminable at will)도 대상이 된다고 보고 있다. 후자의 예로는 제3자가 물품제조업자로 하여금 기존의 대리점계약의 갱신을 거부하고 자기를 신규대리점으로 임명하도록 유인한 경우를 들 수 있고, 경쟁과정에서의 침해사례로서 Loral사가 로비스트 린다김을 내세워 백두사업 사업권을 따낸 것과 관련하여 경쟁사였던 Korea Supply Co.가 제기한 소송이 캘리포니아주법원에서 진행중에 있다.(Korea Supply Co. v. Lockheed Martin Corp., et. al, Supreme Ct. of California, S100136) 1853년 영국서 선고된 Lumley v.Gye 판결이 영미법상 효시 초기엔 고용계약에 국한... 점차 물품공급계약 등 모든 계약으로 확대 취소사유가 있는 계약이나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는 계약도 대상 제3자에 의한 계약침해소송의 핵심은 계약침해 의도의 입증인데, 이는 제3자가 계약당사자 일방을 어떠한 수단을 동원하여 계약을 파기하도록 유인하였는가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자유경쟁의 관점에서 정당하다고 보여지는 방법으로 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offer of better terms)하는 것은 계약침해에 해당되지 않지만, 반면에 제3자가 구매자에게 제조원가에 못미치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터이니 다른 업자로부터 구입하려는 계약을 파기하라고 적극적으로 권유한 것은 계약침해에 해당된다.(The Cumberland Glass Manufacturing Co. v. Charles Dewitt, 87 A. 927) 또한, 제3자가 계약당사자 한쪽에게 거래거절(refusal to deal)의 위협을 해서 기존계약을 파기하도록 한 경우에는 계약침해가 용이하게 인정된다. 포드자동차딜러사의 사장인 원고가 포드자동차 딜러협회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못마땅했던 피고 포드자동차사가 딜러사에게 원고와의 고용계약을 파기하지 않으면 딜러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위협한 경우에 계약침해가 인정되었다.(Smith v. Ford Motor Co., et. al., 221 S.E.2d 282) 그리고, 미국판례는 제3자가 계약당사자들로 하여금 계약을 변경하도록 하는 것도 계약침해에 해당될 수 있다고 본다. 원고들은 제조사인 Fabricated사와 독점공급계약을 맺고 정원용 보관함을 공급받아 이를 피고 Sears백화점에 납품함으로써 이윤을 남기고 있었는데, Sears백화점은 원고들이 너무 많은 이윤을 남긴다는 것을 알고서 Fabricated사에게 압력을 행사하여 원고들과의 독점공급계약을 변경하여 Fabricated사가 Sears백화점에게 직접 납품하고 원고는 기존이윤보다 적은 금액의 커미션을 받도록 한 사안에서 배심원들은 원고들에게 3만불의 실제손해배상 및 9만불의 징벌적손해배상을 평결하였고 이는 연방제7항소법원에서 확정되었다.(Hannigan and Tru-Han Corp. v. Sears, Roebuck & Co., 410 F.2d 285)
2004-01-01
의약품 소송(3)
미국 법원이 의약품의 부작용에 대한 경고와 관련하여 매우 엄격한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두통약 타이레놀을 술과 함께 복용하지 말라고 경고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785만불의 실제 손해배상과 100만불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한 판결이다(Benedi v. McNeil-P.P.C., Inc., 66 F.3d 1378). 원고 Benedi는 평소 매일밤 서너잔의 와인을 마시는 애주가로서 1993년 2월 몸살 때문에 5일동안 타이레놀을 복용했을 따름인데 간과 신장 손상으로 혼수상태에 빠져 응급실로 실려가게 되었다. 배심원들은 피고 McNeil사가 1992년말까지 60건의 간손상사례를 보고 받았고, 또한 의학학술지에도 타이레놀을 술과 같이 복용했을 때의 간손상 위험이 증대된다는 논문이 여러차례 발표되어 그 위험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피고 McNeil사는 이와 같은 위험에 대하여 경고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 법원 의약품의 부작용에 대한 경고와 관련, 매우 엄격한 입장 다른 회사 약과 함께 복용할 때 부작용이 있는 경우도 경고의무 이 사건 이후 타이레놀에는 ‘당신이 하루에 3잔이상 술을 마신다면, 이 약을 복용하기 전에 의사와 상의하십시요’라는 Alcohol War ning이 추가되었다. 환자는 여러 가지 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제약회사는 자기회사의 약으로 인한 부작용의 위험이 그다지 높지 않다 하더라도 이것이 다른 약과 함께 복용되면 상승작용으로 인하여 부작용의 위험이 높아지는지를 시험을 통해 확인하고 이를 경고할 의무가 있다. 원고 Wagner의 피부과 의사는 그녀의 심한 여드름을 치료하기 위하여 기존에 처방하였던 테트라싸이클린계 항생제 Minocin에 추가하여 피고 Roche사의 Accutane을 처방하였다. 약 50일간 두가지 약을 복용했던 원고는 눈이 잘 안보이고, 두통이 생겨 의사를 다시 찾게 되었다. 검진결과 가뇌종양(pseudotumor cerebri, 약칭 PTC), 즉 약때문에 뇌가 부어 안압상승, 시력저하, 구토, 심한 두통을 초래한 것으로 밝혀졌다. 원고의 PTC를 치료하기 위하여 스테로이드요법을 실시했는데 그 결과 뼈에 혈액공급이 감소되어 원고는 골반관절과 어깨 관절을 교체하는 수술을 해야만 했다. 배심원들은 피고 Roche사가 Accutane의 구조가 비타민 A와 매우 유사하여 비타민 A 중독으로 발생하는 PTC가 Accutane에 의하여 유발되는 지를 확인했어야 했고, 원고가 복용하고 있었던 Minocin도 PTC를 초래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환자가 이 두가지 약을 복용할 경우 상승작용으로 PTC 발생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수 있으므로 피고 Roche사는 Accutane복용시 Minocin을 중단해야 한다는 경고를 했어야 한다고 보아 원고에게 35만불의 승소평결을 내렸다(Wagner v. Roche Laboratories et. al., 671 N.E. 2d 252). 지금 미국에서는 의약품에 대하여 대규모의 소송들이 여러건 진행되고 있다. Parke-Davis사(Pfizer의 계열사)는 1997년부터 2000년까지 3년동안 190만명이 복용한 인슈린저항성 Type II 당뇨병치료제인 Rezulin이 간을 손상시키는 부작용 때문에 많은 환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하고 있다. Parke-Davis사는 Rezulin으로 인하여 간이식을 받아야 하는 61세 여환자인 원고 Sanchez에게 4천3백만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지자 원고와 3천만불에 화해하였다(Sanchez v. Parke-Davis Co., No. 00-6523-F, Nueces Co., Texas, Dist. Ct.). Johnson & Johnson사는 위산역류치료제인 Propulsid가 심장부정맥을 초래하는 부작용으로 집단소송에 걸려있고, Bayer사는 콜레스테롤강하제 Baycol이 근육세포가 근육에서 빠져나가는 횡문근변성을 초래하는 것 때문에 많은 제소를 당하고 이중 1,683건을 화해하면서 6억2천만불 가량을 지급하였고, 갱년기 여성호르몬 치료제인 Prempro를 판매한 Wyeth사는 유방암, 혈전, 뇌일혈 등의 부작용 때문에 집단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jasonha@lawdw.com
2003-11-13
의약품 소송(2)
의약품소송에서 원고들은 제약회사가 개발과정에서 충분한 시험을 실시하지 않음으로써 문제된 약품의 부작용을 발견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면서 문제된 약품에 설계결함이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제약회사가 독성시험·임상시험 등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실시하는 시험을 충분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발견되지 않은 부작용은 당시의 과학기술수준으로서는 이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보아 제약회사의 과실이나 설계결함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른바 「개발위험의 항변」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제약회사는 개발과정 또는 판매후 관찰과정(post-marketing surveilance)에서 인지하게된 부작용에 대하여 이를 즉시 적절하게 경고해야 할 의무를 진다. 제약회사는 신약 판매후에도 자체 연구실에서 부작용연구를 계속함과 동시에 부작용보고서를 통해 접수된 field 사례들을 면밀히 분석하여 즉시 발견된 부작용에 대하여 추가 경고를 하고, 부작용이 심각할 경우에는 판매중단조치까지 취하여야 한다. 제약회사가 인지한 부작용에 대하여 적절한 경고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책임을 인정한 판결들이 상당수 있고, 대부분의 의약품소송이 제약회사의 경고의무위반을 문제삼고 있다. 제약회사의 충분한 시험에도 발견 안된 부작요은 회사책임 면제 의사처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약의 부작용은 의사에게만 경고하면 돼 의사의 처방없이 구입할 수 있는 OTC약(over-the-counter drug)의 경우에는 제약회사는 부작용에 대하여 환자에게 직접 경고를 하여야 한다. 그러나,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하는 처방약(prescription drug)의 경우에는 제약회사는 원칙적으로 의사에게만 부작용에 대한 적절한 경고를 하면 족하다. 따라서 제약회사가 의사에게 경고한 문제된 처방약의 부작용을 의사가 환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경우에 환자는 의사를 상대로 의료과오소송을 할 수 있을지언정 제약회사를 상대로는 소송을 제기할 수는 없다. 이를 「전문가 개입자 원칙」(learned intermediary rule)라고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learned intermediary rule은 FDA가 사용자를 위한 설명서(patient package insert)를 교부하도록 강제한 경구피임약, 제약회사가 미디어를 통하여 직접 광고한 처방약, 그리고 의사가 일일이 환자를 면담하지 아니한 채 접종을 실시하는 백신의 경우에는 그 적용이 배제되고 있다. 피고 Ortho사가 판매한 경구피임약 Ortho-Novum에 첨부된 사용자설명서에는 “이 피임약의 알려진 가장 심각한 부작용은 사망을 초래할 수 있는 비정상적 혈전이다”(The most serious known side effect is abnormal blood clotting which can be fatal)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원고 Carole MacDonald는 혈전으로 인한 위험에 뇌일혈(stroke)이 포함되어 있는 줄 몰랐으며, 만약 stroke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었다면 Ortho-Novum을 복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피고 Ortho사가 적절한 경고를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배심원은 위와 같은 사용자 설명서 경고문구가 비록 사망의 위험까지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stroke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는 것은 경고결함에 해당된다고 평결했고, 이와 같은 배심원 평결은 상급법원에 의하여 확정되었다.(MacDonald v. Ortho Pharmaceutical Corp., 475 N.E. 2d 65) 이 판결은 적절한 경고가 되기 위하여는 제품의 사용으로 인하여 초래될 위험에 대하여 그 위험에 상응하는 구체적이고 강렬한 경고(specific and intense warning)를 해야한다는 점을 밝힌데 그 의의가 있다. (jasonha@lawdw.com)
2003-10-09
의약품 소송
올해초 Newsweek지는 어린이 정신병에 관한 특집을 실었다. 두 자녀가 심한 정신병에 시달리는 한 가정을 기자가 밀착 취재했는데, 비록 이 아이들이 가끔 심한 발작을해서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지만, 아침식사를 아버지의 기도로써 시작하고 보통 아이들처럼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돌아오는 정상적인 삶을 사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렸다. 기사는 이와 같은 정상생활이 가능하게된 것은 정신병의 원인을 제어하는 신약덕분이라고 전하면서, 정신병은 귀신이 들린 것이 아니라 하나의 질병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를 치료하기 위한 신약이 개발되어 정신병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신약의 부작용 알고도 사용자에 경고하지 않은 경우 제조물 책임 인정 다이어트 약으로 인한 심장판막손상 환자들 집단소송 25억불에 화해 이처럼 약은 우리를 질병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에 너무나 고마운 것이지만, 약도 하나의 제품이기 때문에 제조회사가 부작용에 대해서 충분한 독성시험 및 임상시험을 하지 않고 이를 판매하거나, 판매후에 신약의 부작용이 있음을 알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시정하는 조치나 판매중단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또는 부작용에 대하여 사용자가 그 위험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강렬한 경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제조물책임이 인정되고 있다. 의약품은 우리의 생명·신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자동차, 화학품 등과 함께 PL소송이 가장 많이 제기되는 품목이다. 근래 문제되었던 대규모 의약품 PL소송으로는 「Fen-Phen 집단소송」을 꼽을 수 있다. 이 집단소송은 「Pondimin」과 「Redux」라는 다이어트 약으로 인해 심장판막손상 등 부작용에 시달리는 환자들에 의해서 제기된 소송이다. 「Pondimin」의 주성분은 Fenflura-mine 인데, 이는 위액분비를 억제하는 신경전달물질인 serotonin의 혈중농도를 조절하여 식욕을 감퇴시킨다. Fenfluramine의 부작용을 완화시키는 중화제가 Phentermine인데, 1992년 Weintraub 박사가 Fenfluramine과 Phentermine을 동시에 복용하는 “Fen-Phen” 요법을 소개하면서 Pondimin의 판매는 급증하여 95년 1월부터 97년 9월까지 4백만명이나 이를 복용했다. 「Redux」는 Fenfluramine의 4촌쯤 되는 Dexfenfluramine이 주성분인데 혈중 serotonin 농도를 조절하는 Pondimin과는 달리 뇌신경에 직접 작용하여 serotonin의 분비를 촉진하고 이의 흡수를 저해함으로써 식욕을 감퇴시키는 약으로서 96년 6월부터 97년 9월까지 2백만명이 이를 복용했다. 1997년 Mayo Clinic이 24명의 여환자에게서 Pondimin, Redux와 특정형태의 심장판막질환 간의 관련성이 인정된다는 역학분석결과를 공개하면서, FDA가 이들 약품의 리콜을 권고하고 제조사인AHP(American Home Product)사가 이를 받아들여 판매가 중단되었다. 이후 이들 약품을 복용한 수만명이 연방 및 주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하였다. 소송과정에서 AHP사에 의한 6백만건의 문서제출 및 100명의 AHP직원들에 대한 변론전 증인신문이 실시되었고, 그 결과 AHP사가 심장판막손상으로 인한 혈액역류 부작용에 대하여 임상결과보고서나 부작용보고서(Adverse Event Report) 등에 의해 알았으면서도 이와 같은 부작용에 대하여 경고를 하지 않고 판매를 계속한 것이 밝혀졌다. 이에 AHP사는 99년 여름 배심원재판이 시작되기 직전 소송에 패소하게 되면 이미지에 손상을 입어 다른 약품의 판매에 타격을 받는 것을 염려하여 원고들과 25억불에 화해하였다.(Brown et. al v. American Home Products Corp Diet Drugs, No.99-20593, E.D. Pa.) (jasonha@lawdw.com)
2003-09-25
징벌적 손해배상소송
과거 수년간 미국 배심원들이 엄청난 규모의 징벌적 손해배상 평결을 내리는 경향을 보여 왔다. 대표적인 것이 담배소송인데, 작년 L.A에서 진행되었던 Bullock v. Phillip Morris 사건에서는 실제 손해배상액 85만불의 무려 3만3천배인 2백80억불이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평결되었고. 2000년에는 플로리다주 담배 집단소송인 Engle, et al v. R. J. Reynolds et al 사건에서 1천4백50억불의 징벌적 손해배상이 평결되었다. 담배소송의 영향때문인지 몰라도 미국에서는 제조물책임 소송이 아닌 일반소송에서도 근래 거액의 징벌적 손해배상이 증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미연방 대법원은 올해 4월 이와 같은 경향을 우려했는지 징벌적 배상액은 실제 손해액의 9배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State Farm Mutual Automobile Insurance Co. v. Campbell et al, No. 01-1289) 제조물책임 소송이 아닌 일반소송서도 거액의 징벌적 손배 증가 추세 연방대법원, "징벌적 배상액은 실제 손해액의 9배 넘지 말아야"판결 1981년 Campbell은 유타주 왕복 2차선 도로상에서 앞서가는 밴 6대를 추월하려고 반대차선에 들어섰는데, 이때 반대방향에서 마주오던 소형차 운전자 Ospital은 캠벨과 정면충돌을 피하기 위해 노견으로 핸들을 급히 꺽었고 이 과정에서 콘트롤을 잃어 Slusher가 운전하는 차량과 충돌하면서 오스피탈은 즉사하고 슬러셔는 반신불수가 되었다. 캠벨의 과실에 의하여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보여짐에도 불구하고 캠벨의 자동차보험사인 State Farm 보험사는 캠벨에게 그가 사고의 책임이 없으며, State Farm 소송대리를 잘 해 줄터이니 별도로 개인변호사를 선임 안 해도 되고, 개인재산은 소송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설득하여 소송을 끝까지 진행시켰다. 그러나, 결과는 캠벨에게 100% 책임이 있으니 18만5천8백49불을 지급하라는 패소 판결이었다. State Farm은 캠벨에게 보상한도액 5만불을 초과하는 13만5천8백49불과 항소비용을 지급하는 것을 거절했고, 캠벨은 자비로 항소를 제기할 수 밖에 없었다. 항소심계속중에 캠벨은 오스피탈. 슬러셔측과 자신을 면책해 주는 대신 그들의 변호사를 자신의 변호사로 선임해서 State Farm 보험사를 상대로 악의적인 보험금지급거절을 청구원인으로 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로 합의하였다. 캠벨이 제기한 소송에서 배심원은 실제 손해배상액으로 2백60만불, 징벌적 배상으로 1억4천5백만불을 평결하였다. 제1심 판사는 이러한 평결액이 너무 과다하다며 각각 1백만불과 2천5백만불로 감액하였는데, 유타주 대법원은 이러한 감액결정을 파기하고 원래 배심원이 평결한 1억4천5백만불의 징벌적 배상액을 부활시켰다. 이에 State Farm은 미연방 대법원에 심리신청을 하였다. 과거 미연방 대법원은 수정헌법 제4조 적법절차 조항은 불법행위자에 대하여 지나치게 과다하거나 또는 자의적인 처벌을 내리는 것을 금지하며(Cooper Industries v. Leatherman Tool Group, 534 U.S. 424), 민사소송에서는 피고가 형사재판보다 보호를 덜 받기 때문에 법원은 ①피고 행위에 대한 비난가능성 정도 ②실제 또는 잠재적피해 규모와 징벌적 손해배상액간의 격차 ③징벌적 배상액과 유사사례에서 허용 또는 부과된 민사벌 금액간의 차이등을 신중히 고려하여 징벌적 배상액을 결정해야 된다고 판시한바 있다.(BMW of North America v. Gore, 517 U.S. 559) 미 연방 대법원은 이 사건에 이와 같은 3가지 기준, 이른바 Gore Guideposts를 적용하면서 비록 State Farm의 행위가 잘못된 것이기는 하지만 실제 손해액과 징벌적 배상액간의 비율이 1:145인 것은 너무 과다하며, 동 비율을 한 자릿수(single-digit)로 하는 것이 불법행위에 대한 억제와 응보(deterrence and retribution)기능을 함과 동시에 적법절차에도 어긋나지 않는 것이라고 판시하면서, 1백45만불 징벌적 배상을 인정한 유타주 대법원 판결을 적법절차 조항위배를 이유로 파기 환송하였다. 이 판결로 인하여 향후 미국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액의 규모가 어떠한 경향을 보일른지 귀추가 주목된다. (jasonha@lawdw.com)
2003-08-07
95년이후 발병 '고엽제 소송'
고엽제(Agent Orange)는 월남전에서 정글을 이용하여 매복기습작전을 펴서 미군들을 많이 희생시킨 베트콩들이 숨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사용된 제초제이다. 미국정부는 방위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에 기하여 Dow Chemical 등 7개 업체에게 제조·공급명령을 내려 고엽제를 공급받아 종전때까지 막대한 양을 정글지역에 살포하였다. 94년 말까지 발견된 후유증만 보상하도록 한 화해안은 적법절차 위배 95년 이후 암발병한 피해자의 소송은 종전판결의 기판력에 저촉 안돼 연방 대법원서 확정...최근 발병한 우리나라 참전용사들에게도 적용 고엽제에는 발암물질인 다이옥신(dioxin)이 포함되어 있어서, 참전용사들에게 피부암, 기형아출생, 말초신경병등 다양한 후유증을 초래하였다. 그리하여 79년 1월 월남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이 7개 제조사와 미 연방정부를 상대로 집단소송(Class Action)을 뉴욕연방지방법원에 제기하였다. 이 집단소송에서 첨예하게 대립된 쟁점은 ① 어느 회사가 제조한 고엽제에 의하여 피해를 입었는지 입증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7개 제조사에게 시장점유율에 따른 공동책임을 인정하는 enterprise liability 이론을 적용할 수 있는지, ② 제조사들이 다이옥신의 위험성에 대하여 이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 연방정부에 경고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③ 제조사들이 미연방정부 방위생산법에 기하여 명령을 받고 고엽제를 납품했기 때문에 대정부공급자항변(government contractor defense)에 기하여 면책받을 수 있는지 여부였다. 이 집단소송은 84년 5월 배심원재판 시작직전에 7개 제조사들이 1억 8천만불을 지급하기로 하는 화해안이 합의됨으로써 종결되었는데, 담당판사였던 Weinstein판사는 이같은 화해안이 공평하다고 판단하면서 첫번째와 두번째 쟁점에 대하여 원고측에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하였다.(In re “Agent Orange” Product Liability Litigation, 597 F. Supp. 740) 그런데, 1억8천만불의 고엽제 화해기금은 94년말까지 발병된 참전용사에게만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었고 95년 이후 발병된 사람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규정은 결여되어 있었다. 게다가, 94년말 남은 화해기금마저도 월남참전 용사들을 지원하는 단체들에게 배분된 후 기금이 완전히 폐지되었다. 이와 같이 95년 이후 발병된 고엽제 후유증에 피해자에게는 보상금이 지급될 수 있는 길이 막히게 되었다. 그리하여 95년 이후 발병된 참전용사가 제기하는 고엽제 소송을 허용할 것인지, 아니면 84년 집단소송화해안승인판결의 기판력에 의하여 그와 같은 소송이 금지된다고 보아야 하는지가 문제되기 시작하였다. 최근 미연방대법원은 95년이후 암이 발병된 월남전참전용사의 소송이 고엽제 집단소송화해안승인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Dow Chemical Co., et al. v. Daniel Raymond Stephenson et al.) 원고 Stephenson은 헬기조종사로 5년간 참전하였는데 98년에 골수암 진단을 받았고, 원고 Isaacson은 고엽제살포항공기대대에서 2년간 근무했는데 96년에 비호지킨스씨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원심인 연방제2항소법원은 84년 화해안이 모든 향후 클레임을 해결하려고 하면서 94년말까지 발견된 후유증에 대하여만 보상하도록 규정하고, 화해기금이 94년말 폐지되도록 허용한 것은 동 화해안에서 95년 이후 발병한 원고들의 이익이 적절히 대변되었다(adequately represented)고 볼 수 없어 적법절차(due process)에 위배된다고 보아야 하며, 따라서 원고들의 소송은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는데(Stephenson v. Dow Chemical Co., No. 007455), 미연방대법원이 이를 확정함으로써 95년 이후 발병 고엽제소송의 길을 열어주었다. 이 판결은 최근 발병된 우리나라 참전용사들에게도 적용된다고 보여져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2003-07-17
Toxic mold소송
얼마전 TV 뉴스시간에 무너져 내린 오래된 초등학교 교실천정속에 곰팡이가 가득 슬어져 있는 모습이 생생하게 방영된 적이 있다. 이와 같이 건물의 벽, 천정, 환기Duct 등에 생긴 곰팡이를 Mold라고 한다. 집안 곰팡이 때문에 질병 ... 보험사에게 3천2백만불 배상 평결 미 환경청은 학교 및 상업용 건물에 대한 mold제거지침 제정.. Mold는 10만여종이 있는데 이중 Stachybotrys라는 곰팡이의 포자는 mycotoxin이라는 독성물질을 뿜어내서 이를 흡입한 사람에게 발열, 두통, 복통, 피부병, 천식, 만성피로 등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에는 급성폐출혈로 사망에 이르게 까지 한다. 이와 같이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Stachybotrys와 Memnoniell라는 곰팡이를 Toxic Mold라고 부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특별한 원인 없이 시름시름 아픈 경우에 의사들은 환자에게 집안에 Mold가 형성되어 있는지를 확인해보라고 하며, 환자가 노인이나 면역력이 약한 경우에는 당장 이사하라고 권고한다. 이와 같이 Toxic Mold의 위험성에 대하여 미국민의 인식이 높아지게 된 것은 Toxic Mold 때문에 질병을 얻게된 사람들이 제기한 소송들이 승소판결을 받게 되면서부터였다. 가장 유명한 Toxic Mold 소송은 75만불 상당의 저택 소유자가 Fire Insurance Exchange보험사를 상대로 주택보험증권상 수리의무위반을 이유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이다. 주택소유자인 Ballard부부는 동파된 파이프에 의한 누수 피해로 여러차례 집을 수리하고 주택손해배상에 기하여 보상청구를 하고 있었는데 여행중 우연히 비행기 안에서 만난 실내공기질컨설턴트(indoor air quality consultant)인 Holder씨로부터 주택에 Mold문제가 있는 것 같으니 공기샘플을 취하여 세균검사를 받도록 권유받고 이를 실시한 결과 Stachbotrys가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Holder씨는 Ballard부부에게 즉시 이사할 것을 권고하였고 이에 Ballard부부는 세간을 몽땅 그대로 놔둔채 집을 나와 새로이 임대한 집으로 이사한 후 소송을 제기 하였다. 2001. 5. 7. 배심원들은 주택교체비용 등 실제손해배상으로 620만불, 위자료로 500만불,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1,200만불, 변호사 비용으로 890만불을 평결하였다. (Ballard v. Fire Insurance Exchange, No.99-05252 Travis Co., Texas, Dist. Ct.) 이에 FIE보험사는 항소하였고 텍사스주 항소법원은 실제손해액 400만불정도만을 인정하고 징벌적손해배상과 위자료는 파기하였다.(Ronald Allison/Fire Insurance Exchange v. Fire Insurance Exchange/Mary Melinda Ballard and Ronald Allison, 98S.W.3d 227) 판결액이 3,200만불에 달하는 위 Ballard평결이후 거의 만여건에 달하는 Toxic Mold 소송이 제기되었는데, 상당수의 원고 승소판결이 내려지고 있다. Delaware주 대법원은 아파트 임차인이 누수 및 Mold로 인하여 천식 등 질병을 얻게 된 경우에 내려진 104만불 손해배상판결을 확정하였고(New Haverford Partnership v. Stroot, 772 A.2d 792), 미연방지방법원 캘리포니아주 동부지원은 Mold로 인한 피해를 수리해 주지 않은 보험회사에 대하여 1,800만불을 인정한 배심원 평결을 감액하여 300만불을 선고하였다.(Anderson v. Allstate Insurance Co., 2000 U.S. Dist. Lexis 22171, 20848) 화해사례로는 쟈니카슨쇼의 공동진행자였던 Ed McMahon이 파이프 파열수리를 게을리한 보험사로부터 700만불의 보상금을 받은 사실이 최근 공개되었다. 미 환경청은 학교 및 상업용건물의 Mold제거지침(Mold Remediation in Schools and Commercial Buildings)을 제정하였고, 나아가 환풍Duct를 청소하도록 권고하는 지침(Should You Have The Air Ducts in Your Home Cleaned)을 배포하고 있다. 우리정부도 이를 본받아 속히 Toxic Mold의 위험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공기질 검사와 Mold제거공사를 실시하도록 하여 우리가 매일 들이마시는 공기의 질을 높여주기 바란다.
2003-06-05
Coffee소송
Coffee는 AD800년경 이디오피아 염소치기 소년 Kaldi가 염소들이 커피열매를 따먹은 후 활기에 넘치는 것을 보고 발견하였다고 한다. Coffee는 아라비아로 건너가 “gahwa”라고 불리우며 이슬람 성직자들이 철야기도시 애용하였다고 한다. 1475년 콘스탄티노플에 첫 커피숍이 오픈되었고, 그후 유럽으로 건너와 널리 퍼지게 되었다. 영국에서 커피숍은 입장료와 커피값이 1 penny였기 때문에 ‘penny university’라고 불리웠는데, 1668년에 개점한 Edward Lloyd’s 커피숍은 Lloyd’s of London 보험회사의 모태가 되었다고 한다. 커피 만드는 기계의 과열로 발생한 화재로 인하여 사람이 타죽어 제기된 소송, 커피를 담은 포트가 갑자기 깨지면서 뜨거운 커피가 쏟아져 화상을 입어 제기된 소송 등도 있지만, 가장 많은 커피소송은 뜨거운 커피가 엎질러져서 무릎 등에 화상을 입힌 경우에 음식점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다. 미국 판례들은 레스토랑의 종업원이 뜨거운 커피를 쏟아 고객에게 화상을 입힌 경우에는 레스토랑의 책임을 쉽게 인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카페테리아에서 다른 테이블로 음식을 가져가던 여종업원이 음식쟁반을 테이블에 앉으려고 기다리고 서있는 고객의 머리위로 올려서 지나가려다가 쟁반이 흔들려 뜨거운 커피가 쏟아져 화상을 입힌 경우에 카페테리아의 책임을 인정하였고(Miller v. Holsum Cafeteria, 2 So. 2d 691), 할머니, 엄마와 함께 식당에 온 어린 아이가 어린이용 의자(high chair)에 앉았는데 여종업원이 어른들이 메뉴를 보고 있는 사이에 아무런 경고 없이 뜨거운 커피포트를 아이 가까이에 놓아 아이가 커피포트를 쳐서 쏟아진 커피에 화상을 입은 경우에 레스토랑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Pasela v. Brown Derby, Inc. 594 N.E.2d 1142) 한편, 고객자신이 뜨거운 커피를 엎지른 경우에는 대부분의 미국 판례는 음식점의 책임을 부인해 왔다. 부부가 맥도날드에서 take-out 커피두잔을 산 후 주차장에 세워둔 차로 가서 부인이 크림과 설탕을 넣기 위해 뚜껑을 열었을 때 남편이 차를 후진하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차가 덜컹하면서 커피가 부인 몸에 쏟아져 화상을 입은 경우에 맥도날드의 책임을 부인하였고(Huppe v. Twenty-First Century Restaurant of America, Inc, 497 N.Y. S.2d 306), 음식점 drive-thru창구에서 구입한 커피가 주차장과 도로경계에 움푹 파진 곳을 지날때에 컵 뚜껑이 열리면서 쏟아진 경우에 미법원은 문제된 커피컵 뚜껑에 결함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증거를 원고가 제출하지 못했다고 하면서 음식점의 책임을 부인하였다.(Green v. Boddie-Noell Enterprises, Inc. 966 F.Supp 416) 그러나, 1995년 뉴멕시코주 알버커퀴 지방법원 배심원들이 81세된 할머니가 맥도날드 drive-thru창구에서 산 커피를 쏟아 화상을 입은 사건에서 맥도날드의 제조물책임을 인정하여 실제 손해배상 16만불, 징벌적 손해배상 270만불 도합 286만불의 평결을 했는데 (Liebeck v. McDonald’s Restaurants, 1995 WL 360309), 이것이 음식점의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다. 그 후 1997년 오하이오주 항소법원은 아버지가 drive-thru창구에서 커피두잔을 산 후 자동차실내바닥에 놓고 우회전을 할때 커피가 쏟아져 아들이 발에 2도 화상을 입은 경우에 버거킹이 이와 같은 화상의 위험에 대하여 경고할 의무가 없다는 버거킹의 주장을 배척하였다.(Nadel v. Burger King Corp., 695 N.E.2d 1185) 이와 같은 책임인정판결이 나온 후 take-out 커피컵 표면에 화상위험을 알리는 경고문구가 추가되었고, 커피컵을 쥘 때 뜨겁지 않도록 두꺼운 마분지로 만든 완장 같은 sleeve를 컵에 끼우도록 개발되었고, 커피컵 재질도 온도를 차단하는 원료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이와 같이 우리의 생활문화를 바꾼 커피소송을 보면서 판결이 우리의 삶을 좋은 방향으로 바꿀수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2003-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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