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9일(월)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부당이득반환청구권
검색한 결과
3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실명법 이전의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반환의무와 소멸시효 중단사유
1. 문제의 제기 대상판결은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다23313 판결의 후속판결로써, 위 판결에서 다루어진 쟁점이 동일하게 다투어진 것이다. 쟁점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즉 과연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에 체결된 명의신탁 약정의 경우에 명의수탁자는 어떠한 내용의 반환의무를 부담 하는가 또한 그러한 반환의무는 소멸시효에 걸리는 것인가이다. 이러한 논의는 명의수탁자의 반환의무의 성질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대법원은 위 2009다23313 판결에서 이 경우 명의수탁자가 부담하는 반환의무는 "법률의 규정에 의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서 민법 제162조의 10년의 소멸시효기간에 걸린다고 판시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논의의 근간은 본건 대상판결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하여 위 사안에서의 원고 피고는 소멸시효의 중단을 둘러싸고 항변과 재항변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다만 특이한 점은 대상판결은 원고 피고 사이에 명의신탁관계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어느 유형의 명의신탁인지 밝히고 있지 않았고, 원심이 인용하고 있는 2009다23313 판결을 참조판례로 적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본고는 기본적으로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의 명의신탁에 대해 유형론을 적용하는 것에 반대하고, 따라서 실명법 시행 전의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반환의무의 내용은 언제나 부동산 자체(=등기명의의 회복)이 되어야 한다고 이해하고 있으나(박재혁, '부동산명의신탁의 3대 과제', 진원사(2012. 11.) 참조), 이하에서는 명의수탁자의 반환의무를 소멸시효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는 대법원의 시각에서 본건 대상판결을 위 2009다23313 판결에 비추어 재음미해 보기로 한다. 2. 사실관계 1) 원고는 피고의 처삼촌이고, 피고는 1977년경 원고가 경영하는 회사에 입사하여 상무이사의 직에 오르기까지 승진하였고 1997. 5.경 퇴사하였다. 2)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는 매매계약서상 1989. 4. 24. 매도인 ○○○로부터 위 부동산을 매수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피고는 1989. 6. 12.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며, 원고는 위 토지에 대한 등기필증을 보관해 오고 있다(이 사건 부동산 일부에 관하여 원고의 신청으로 2004. 7. 1.경 토지가 분할되고, 분할된 토지의 등기필증은 피고가 보관함). 3) 피고는 2004년까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재산세(토지분) 납부고지서를 송달받으면 이를 원고 회사 직원에게 건네주어 원고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재산세를 납부해 왔고, 피고가 대외적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보유함으로 인하여(=소유자별 토지분 과세표준 합산과 누진세율 적용으로) 종합토지세를 추가로 납부하게 되자 그 증가분 상당액에 관하여 원고로부터 정산을 받아 왔으며(같은 사유로 증액된 의료보험료에 관하여도 정산을 받음), 반면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 일부에 관하여 원고의 주도하에 이루어진 토지분할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 사건 소 제기 후인 2009. 9. 28. 처음으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재산세를 납부하였다. 3. 원심판결 및 대법원 판결의 요지 1) 원심판결의 요지 이 사건 부동산은 원고가 피고에게 명의신탁한 부동산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의 명의신탁의 경우 유예기간이 경과하기 전까지는 원고는 언제든지 위 약정을 해지하고 위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었던 것이므로 피고는 위 법 시행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 자체를 부당이득 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소는 유예기간이 경과한 날인 1996. 7. 1.부터 10년이 경과한 후에 제기된 사실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원고는,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으므로 위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소멸시효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고, 명의신탁계약 및 그에 기한 등기를 무효로 하고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형사처벌까지 규정한 부동산실명법의 규정취지에 비추어 볼 때 명의신탁자가 부동산을 점유 사용하여 온 경우 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본다면 이는 위 법률을 위반한 경우임에도 그 권리를 보호하여 주는 결과로 되어 위 법률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원고는, 피고가 원고로부터 종합토지세 등 정산금을 지급받아 왔으므로 이는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승인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일부 증언은 믿기 어렵고, 다른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승인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대법원의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2004년까지 이 사건 부동산이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 원고의 소유임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서만 취하였을 행태로서 정산금의 요청에 나아갔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는 원고의 반환요구를 거부하기 시작한 2004년경까지는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승인하였다고 볼 것이다(파기환송). 4. 검토의견 1) 위 판결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은 소유권 이론이라 할 명의신탁 이론이 때아닌 소멸시효 논쟁으로 변질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유권은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 권리일 뿐 아니라, 목적물에 대한 사용 수익권능을 그 핵심으로 하는 것이어서 그 사용 수익이 뒷받침되는 한 소유권이 소멸시효에 걸려 소멸할 수 없고, 이러한 의미에서 소유권의 귀속 여부를 소멸시효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은 적절하다고 할 수 없다. 2) 대법원은 명의신탁자의 명의수탁자에 대한 부동산 자체에 대한 반환청구권의 법적성질이 법률의 규정에 의한 청구권이라고 보아 그 소멸시효기간이 10년이라고 판시하고 있고, 이러한 의미에서 대법원은 명의신탁자의 반환청구권을 물권적 청구권이 아닌 채권적 청구권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실명법 이전의 명의신탁에서 대법원은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신탁해지를 하고 신탁관계의 종료 그것만을 이유로 하여 소유 명의의 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음은 물론, 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하고 소유권에 기해서도 그와 같은 청구를 할 수 있고, 이 경우 양 청구는 청구원인을 달리하는 별개의 소송이라 할 것이다."라고 해석하여 왔다(대법원 1980. 12. 9. 선고 79다634 전원합의체판결 ; 동지 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다55171 판결 등). 3) 그렇다면 부동산실명법의 금지가 종전의 명의신탁자에 의한 소유권 보유 내지 회복 그 자체에까지 미친다고 보지 않는 이상, 물권자로서의 회복권능은 여전히 명의신탁자에게 있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점은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현저하다(대법원 2002. 9. 6. 선고 2002다35157 판결 참조). 뿐만 아니라, 부동산실명법이 정한 유예기간 내에 실명등기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입는 불이익은 과징금과 이행강제금을 부과받는 것에 지나지 않고(법 제12조), 유예기간이 지남으로써 명의신탁자의 물권자체가 소멸하거나, 그 유예기간 경과 후에는 명의신탁자의 회복권능에 소멸시효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며,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이 명의신탁자 아닌 제3자에게 귀속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 할 것이다. 4) 앞서 대법원은 2009다23313 판결에서, 명의신탁자의 소멸시효 중단 주장에 관하여, 부동산실명법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법 위반자에게 권리를 보호하여 주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고 판시하면서, 명의신탁자가 부동산을 사용 수익한 사정만으로는 소멸시효 중단을 인정할 수 없다는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그런데 대상판결에서는 명의수탁자가 종합토지세와 의료보험료에 관하여 명의신탁자에게 정산을 요구하면서 정산금 상당액을 받아왔다면, 이는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 명의신탁자의 소유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서만 취하였을 행태(이하 자인행태)"로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승인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것이다. 5) 그러나 이러한 자인행태는 모든 명의신탁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이고, 특히 사용 수익관계는 소유권자가 누구인지를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대상판결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게 요구할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대외적 소유자로 취급됨에 따른 불이익의 금전적 보상에 불과하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게 신탁부동산의 점유 사용에 대한 차임 상당액을 요구하는 경우란 존재할 수 없다. 소유권과 용익권능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가사 신탁부동산을 명의수탁자가 점유 사용하고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이는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부동산의 사용을 허여해 준 것으로 이해될 수 있을 뿐이다. 6) 대상판결의 문제점은 명의신탁자의 반환청구권이 소멸시효에 걸린다고 하면서도 그 중단 내지 승인의 사유로써 명의신탁에 특유한 사정을 들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대상판결의 이론에 의하면, 명의수탁자는 소멸시효 항변을 할 수는 있으나 그 항변은 언제나 배척될 수밖에 없고, 결국 표면적으로는 소멸시효 문제로 접근하나 실제에 있어 명의신탁자의 반환청구권은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과 사실상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5. 결론 2009다23313 판결이 선고됨으로써 실명법 이전의 계약명의신탁의 경우 그 부동산 자체의 회복은 법률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본건 대상판결로써 위와 같은 입장은 급선회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재산세를 누가 냈느냐 하는 문제보다는 누가 용익권을 행사했느냐 하는 문제가 더욱 소유권의 본질에 가까운 문제이고, 이러한 의미에서 대상판결은 그 결론에 있어 정당하다 할 것이나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 소유권을 소멸시효의 중단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는 점은 추후 재검토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2013-11-25
부동산실명법상 유예기간 경과시 계약명의수탁자의 부당이득 내용과 소멸시효 진행여부
Ⅰ. 사안의 개요 甲은 乙과 함께 丙으로부터 丙 소유 토지를 매수하기로 하면서, 甲과 乙 사이의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당해 토지 중 甲 매수지분에 대해서도 그 계약명의를 乙로 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전체 등기를 乙 앞으로 하였다. 당시에 丙은 甲과 乙 사이의 명의신탁 약정을 알지 못하였다. 甲은 당해 토지 매수 당시부터 현재까지 이를 계속 점유·경작하여 왔다. 甲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 제11조에서 정한 유예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乙이 위 지분에 관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한 1996. 7.1.로부터 10년이 경과한 2006. 10.12. 乙을 상대로 당해 토지 중 위 지분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Ⅱ. 판결 요지 [1]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에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부동산에 관한 소유명의를 취득한 경우 위 법률의 시행 후 같은 법 제11조의 유예기간이 경과하기 전까지 명의신탁자는 언제라도 명의신탁 약정을 해지하고 당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었던 것으로, 실명화 등의 조치 없이 위 유예기간이 경과함으로써 같은 법 제12조 제1항, 제4조에 의해 명의신탁 약정은 무효로 되는 한편, 명의수탁자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 할 것인데, 같은 법 제3조 및 제4조가 명의신탁자에게 소유권이 귀속되는 것을 막는 취지의 규정은 아니므로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자신이 취득한 당해 부동산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2] 이와 같은 경위로 명의신탁자가 당해 부동산의 회복을 위해 명의수탁자에 대해 가지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그 성질상 법률의 규정에 의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서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라 10년의 기간이 경과함으로써 시효로 소멸한다. 명의신탁계약 및 그에 기한 등기를 무효로 하고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형사처벌까지 규정한 부동산실명법의 시행에 따라 그 권리를 상실하게 된 위 법 시행 이전의 명의신탁자가 그 대신에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법률상 취득하게 된 명의신탁 부동산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경우, 무효로 된 명의신탁 약정에 기하여 처음부터 명의신탁자가 그 부동산의 점유 및 사용 등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하여 위 부당이득반환청구권 자체의 실질적 행사가 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만약 명의신탁자가 그 부동산을 점유·사용하여 온 경우에는 명의신탁자의 명의수탁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기한 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면, 이는 명의신탁자가 부동산실명법의 유예기간 및 시효기간 경과 후 여전히 실명전환을 하지 않아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경우임에도 그 권리를 보호하여 주는 결과로 되어 부동산 거래의 실정 및 부동산실명법 등 관련 법률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Ⅲ. 검토 1. 부동산실명법상 유예기간 경과시 법률관계 구성에 대한 이의 대상판결은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에는 계약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소유명의를 취득하는데, 부동산실명법상 유예기간 경과시 계약명의신탁 약정이 무효화됨으로써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서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취득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이미 대법원 2002. 12.26. 선고 2000다21123 판결을 통해 처음으로 나타났고, 대법원 2008. 11.27. 선고 2008다62687 판결에서도 계속되었는데(다만, 이들 판결은 부동산실명법의 문제점을 피하기 위한 부득이한 것이었다는 느낌을 주었으나, 대상판결은 부동산실명법의 입법취지를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두 차례에 걸친 판결과 '실질적으로 다른'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러한 '판례'에 대하여는 동의하기 어렵다. 먼저, 판례가 설시하는 바와 같이 '계약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소유명의를 취득'하였기 때문에 유예기간 경과시 그 소유권이 부당이득반환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면, 즉, 계약명의신탁 약정이 명의수탁자의 소유명의 취득의 원인이라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계약명의신탁 약정이 없는 경우 명의수탁자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소유명의를 취득할 수 없었어야 한다는 '관계'가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물론 이러한 '관계'가 인정된다고 하여 당연히 명의신탁자의 명의수탁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유예기간이 경과한 사안에 대한 대법원 2008. 11.27. 선고 2008다55290, 55306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계약명의신탁의 존부 및 효력과 관계없이(가령 명의신탁 약정이 의사흠결상태에서 체결되어 무효이거나, 사기 또는 착오에 의하여 체결된 후 취소된 경우를 생각해보자) 명의수탁자는 당해 부동산의 원 소유자와의 매매계약에 기하여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으므로, 계약명의신탁 약정이 부동산실명법상 유예기간 경과로 무효가 되었다고 하여 돌연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당해 부동산을 소유할 법률상 원인을 상실하였다고 볼 이유는 없을 것이다. 물론, 계약명의신탁 약정이 무효가 됨으로써 명의수탁자가 계약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명의신탁자로부터 받은 급부는 부당이득으로 반환되어야 할 것인데, 그 급부가 바로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제공한 매수자금이다. 따라서 부동산실명법상 유예기간의 경과로 계약명의신탁 약정이 무효가 됨으로써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게 반환할 부당이득반환의 대상은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이 아니라, 명의신탁자가 제공한 매수자금이 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한편 어떤 법률이 새로이 시행되면서 기존에는 유효로 보았던 법률관계를 무효로 보는 경우에 이 법률에서 유예기간을 둔다는 것은, 당해 법률의 시행으로 인하여 발생할 혼란을 피하기 위하여 기존의 법률에 기하여 이루었던 사실상태를 새로운 법률에서 요구하는 바에 따라 변경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따라서 유예기간이 계속되는 중에는 기존의 관점에 따라 당해 사실상태에 대한 법적 평가를 하지만, 유예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기존의 사실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면 이제는 새로운 법률의 관점에서 당해 사실상태에 대한 법적 평가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부동산실명법 시행 이전에는 명의신탁자는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신탁관계 종료 또는 소유권에 기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함으로써 명의수탁자와의 관계를 '정리'할 수 있었다. 이에 비하여 부동산실명법의 시행 이후에 계약명의신탁이 행해진 경우에는,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2항 단서에 따라(즉, 매도인이 선의인 것을 전제로 한다) 명의수탁자가 소유권을 취득하되, 명의신탁자는 명의신탁 약정이 무효라는 이유로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자신이 조달해 주었던 매수자금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 청구할 수 있을 뿐 당해 부동산의 반환을 구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5. 1.28. 선고 2002다66922 판결 등 참조). 그렇다면 부동산실명법 시행 이전의 계약명의신탁의 경우, 유예기간이 경과하기 전까지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 명의신탁 약정을 해지하면서 신탁관계 종료 또는 소유권에 기한 ㉡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진다고 할지라도, 유예기간이 경과한 때부터는 부동산실명법 시행 이후의 계약명의신탁의 경우와 동일하게 당해 계약명의신탁은 무효가 되고, 이제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고 그 내용은 ⓑ 매수자금 상당액의 반환청구권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례는 부동산실명법상 유예기간 경과로 계약명의신탁 약정이 무효가 되면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서 당해 부동산에 관한 ㉡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취득하게 된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이러한 '특이한 교차'에 의한 법률관계 구성은 부동산실명법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 명의신탁 약정의 효력을 유지시키고자 하는 취지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나 부동산실명법상 허용될 수 없는 법률관계를 인정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2.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 진행에 대한 이의 부동산실명법상 유예기간의 경과시 명의신탁자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서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인정된다는 판례의 태도를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우에도 대상판결은 여전히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 진행과 관련하여 의문을 제기한다. 대상판결도 인용하고 있는 매매목적 부동산을 점유·사용하는 경우 채권적 청구권인 매매계약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확고한 판례(대법원 1976. 11.6. 선고 76다14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99. 3.18. 선고 98다32175 전원합의체 판결 등)는 매수인은 이미 소유권에 포함되는 사용·수익·처분권능 중 사용·수익권능을 행사하고 있고, 그에 반하여 당해 매매목적물을 매각하여 인도함으로써 매도인은 더 이상 매매목적물에 대하여 이해관계를 가진다고 보기 어렵게(최소한 매수인보다 그 이해관계가 작게) 되었음에도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자체를 행사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 진행을 인정하고, 그 결과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오히려 매수인보다 매도인이 보호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명의신탁자가 부동산실명법이 시행되기 전부터 대내적 소유권에 기하여 적법하게 당해 부동산을 사용·수익해 왔고, 부동산실명법상 유예기간이 경과한 때부터는 명의수탁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서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기하여 여전히 당해 부동산을 적법하게 사용·수익해 왔으며, 명의신탁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인정된다는 것은 당해 부동산에 관하여 명의신탁자의 이익이 명의수탁자의 이익보다 크다는 평가가 내려졌음을 의미할 것이므로, 매매계약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과 마찬가지로 계약명의신탁에 기하여 부동산실명법상 유예기간 경과 후 발생하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도 명의신탁자의 당해 부동산에 대한 사용·수익이 계속되는 한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대상판결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계약명의신탁에 기하여 부동산실명법상 유예기간 경과 후 발생하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명의신탁을 억제하려는 부동산실명법의 취지에 맞지 않을 것이나, 그러한 문제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 진행을 인정함으로써가 아니라, 애초에 명의신탁자의 명의수탁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서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부정함으로써 해소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 기왕에 명의신탁자에게 명의수탁자에 대한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인정하였다면, 명의신탁자가 당해 부동산을 점유·사용하는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Ⅳ. 결론 이상에서 간략히 살펴본 바와 甲의 乙에 대한 지분이전등기청구를 배척한 대상판결의 결론에는 찬성하나 그 논리에는 동의하기 어려운 바, 대상판결은 잘못 끼운 첫 단추를 그대로 둔 채로 왜곡된 법률관계를 바로잡으려는 과정에서 또 한 번 단추를 잘못 끼운 예가 아닌가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처음부터 대법원이 명의신탁 약정이 당사자 사이에 채권적 효력만 가지는 것으로 판단하거나, 부동산실명법이 판례의 '소유권의 관계적 귀속론'을 명의신탁 약정 자체를 무효화함으로써가 아니라 명의신탁 약정에 채권적 효력만을 인정함으로써 극복하는 편이 옳았다고 보는데,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애초에 본 사안과 같은 계약명의신탁뿐 아니라 등기명의신탁에서도 일관되게, 명의신탁자는 명의신탁 약정의 내용에 따라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었을 것이며, 명의신탁자가 당해 부동산을 사용·수익하는 경우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림에도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입법자가 명의신탁 약정을 무효로 보는 극단적인 입법적 결단을 내린 이상, 그리고 그러한 결단을 내린 입법자의 '선의'를 인정할 수는 있는 이상, 부동산실명법의 태도를 충실히 받아들이는 전제에서 당사자 사이의 이익균형을 도모하는 것이, '아쉽지만' 최선일 것이다.
2010-02-25
계약해제를 이유로 한 대금반환청구소송의 소송물
【사실관계】 X는 Y와 특정 토지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일정한 매매대금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Y의 기망으로 인해 매매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사유를 간과하고 체결하였다고 하여, X는 Y를 상대로 당해 계약을 해제하고, 원상회복으로 기지급한 매매대금의 반환을 요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전소). 이에 대해서는 Y의 기망행위는 인정되지 않고 당해 매매계약이 유효하다는 이유에서 X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내려지고 확정되었다. 그러자 X는 또다시 당해 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Y의 후발적인 이행불능을 원인으로 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그 원상회복으로서 기지급한 매매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후소). 이러한 후소는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는 가가 문제되었는데, 원심은 전소와 후소의 소송물이 서로 다르다는 이유에서 전소판결의 기판력이 후소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Y 상고, 파기환송. 【판지】 “계약해제의 효과로서의 원상회복은 부당이득에 관한 특별규정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고(대법원 1997.12.9. 선고 96다47586 판결 등 참조), 부당이득반환청구에서 법률상의 원인 없는 사유를 계약의 불성립, 취소, 무효, 해제 등으로 주장하는 것은 공격방법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그 중 어느 사유를 주장하여 패소한 경우에 다른 사유를 주장하여 청구하는 것은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다…X가 전소에서 주장하였던 무효 또는 기망에 의한 의사표시의 취소의 효과로서 구하였던 매매대금반환의 성질은 부당이득반환이라고 할 것이고, 후소에서 계약해제의 효과인 원상회복으로서 구하는 것도 같은 성질의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는 결국 전소의 소송물인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의 존부에 관한 공격방법을 후소에 다시 제출하여 전소와 다른 판단을 구하는 것이어서 전소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이, 그 소송물이 서로 다르다고 단정하여 X의 이 사건 청구를 인용한 것은 소송물이나 기판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 할 것이다.” 【평석】 판지에 찬성한다. 1. 본판결의 의의 본판결은 소송물이나 기판력의 범위확장에 관해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인색하다고도 할 수 있는 판례의 입장에서 본다면 매우 획기적인 선례라고 할 수 있다. 판지는 간단히 말해 전소는 기망을 이유로 한 계약해제와 그에 따른 대금반환청구이고, 후소는 후발적인 이행불능을 이유로 한 계약해제와 그에 따른 대금반환청구이지만, 양소의 소송물이 같으므로 후소는 전소의 기판력에 저촉된다는 입장이다. 이 평석에서는 본판결이 전소와 후소의 소송물을 동일한 것으로 본 이유를 고찰하고, 약간의 사견을 추가할 예정이다. 단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소송물의 기준이 그대로 기판력의 객관적 범위를 정하는 기준과 항상 동일하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후자가 넓을 수도 있지만, 일단 소송물이 같다면 당연히 후소는 전소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 판례는 소송물=기판력의 객관적 범위(민사소송법202조1항)라는 도식을 존중하는 입장이므로, 기판력의 저촉을 도출하기 위해 소송물의 동일성을 도출하려는 논리를 구사하려는 경향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도 어려운 부분이지만 이에 관해서는 추후에 논하기로 하고, 일단 이 평석에서는 본판결에서 문제된 소송물의 동일성 여부에 관해 논의해 보기로 하겠다. 아울러 이 사건에서는 기판력의 시적 범위에 관해서도 문제되었다. 즉 매매계약의 이행불능이라는 사유는 전소판결의 기준시 후에 발생한 것인가의 유무 그리고 그러한 사실의 존부에 관한 X의 과실의 유무에 관한 점이다. 이에 대해서는 본판결의 방론에서, “한편 원심은 부가적으로, X가 매매계약이 확정적으로 이행불능이 되었음을 전소의 변론종결일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설시하였는데, 판결의 기판력은 그 소송의 변론종결 전에 있어서 주장할 수 있었던 모든 공격 및 방어방법에 미치므로(대판 1980.5.13, 80다473) 전소의 변론종결일 전의 이행불능을 내세워 해제권을 행사하는 것은 기판력에 의해 차단된다”고 판시하였다. 2. 소송물의 동일성 여부 - 판례의 입장 - 전소의 소송물과 후소의 소송물이 같다면 당연히 후소는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의해 각하를 면할 수 없다(전소판결 확정전이라도 중복제소가 되어 각하된다). 소송물은 전부는 아니지만 기판력의 객관적 범위나 중복제소의 문제를 해결시 중요한 하나의 기준이 됨은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소송물의 기준에 관해서는 주지하는 바와 같이 신구소송물론의 논쟁이 있지만, 여기서는 일단 본판결과 유사한 판례의 입장을 통해 본판결이 내려진 배경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소송물론에 관해서는 과연 누구를 위한 논쟁인가, 논쟁다운 논쟁인가 라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단순히 논리성·체계성을 강조하는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판례가 구소송물론을 취함으로써 구체적으로 어떠한 문제(기타 법원의 실무운영을 둘러 싼 문제)가 발생하고,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를 논해야 한다고 평가하고 싶다. 먼저 본판결에서 인용하고 있는 대판 1997.12.9, 96다47586에서는 “계약해제의 효과로서의 원상회복의무를 규정한 민법 제548조 제1항 본문은 부당이득에 관한 특별 규정의 성격을 가진다”고 판시하고 있다(이 판결은 대판 1962.3.29, 61다1429에 따른 것이지만 어느 쪽도 아쉽게도 그러한 해석을 뒷받침하는 이유가 설시되어 있지 않다). 본판결은 이를 토대로 계약해제에 의한 원상회복청구는 부당이득반환청구이고, 부당이득반환의 이유인 계약의 불성립, 취소, 무효 등은 공격방어방법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석한다. 그렇다면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에 관한 이러한 해석은 다른 판례를 통해 생성·발전된 것일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조사한 바로는 판례에는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의 소송물을 다룬 것이 없다. 부당이득은 아니지만 본판결과 비슷한 논리를 전개한 것으로 다음의 두 가지 부분에 대한 판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등기청구소송에 관한 것이다. 즉 대판 1981.12.22, 80다1548에서는 “말소등기청구사건에 있어서의 소송물은 당해 등기의 말소등기청구권이고 그 동일성식별의 표준이 되는 청구원인, 즉 말소등기청구권의 발생원인은 당해 ‘등기원인의 무효’에 국한되는 것이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또한 대판 1982.12.14, 82다카148,149에서도 이러한 논리를 바탕으로 “전소의 변론종결 전까지 주장할 수 있었던 무효사유는 그것이 무권대리행위, 불공정한 법률행위이거나 또는 통모허위표시에 의한 매매무효를 이유로 하거나 간에 다같이 청구원인인 등기원인이 무효임을 뒷받침하는 이른바 독립된 공격방법에 불과하여 서로 별개의 청구원인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다” 라고 판시하고 있다. 이러한 판례의 입장은 말소등기청구소송에만 국한된 것이지만, 아무튼 현재 확고한 선례로 자리잡고 있다.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말소등기청구권의 관계에 대해, 판례가 말소등기청구라는 하나의 권리관계에 대해 초점을 맞춘 입장이라면, 판례가 전자의 경우에도 동일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다음으로 행정소송에 관한 것이지만, 대판 1992.2.25, 91누6108에서도, “과세처분무효확인소송의 경우 소송물은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확인을 구하는 것이며, 이는 청구취지만으로 소송물의 동일성이 특정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당사자가 청구원인에서 무효사유로 내세운 개개의 주장은 공격방어방법에 불과하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 판례도 그 근거로 하는 것은 앞서 본 말소등기청구에 관한 법리와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특히 이혼소송의 소송물을 민법 제840조 6호로 보고, 동조 1호 내지 5호는 예시적인 사유로 해석해 나가고 있는 점에 입각하여, 대판1963.1.31, 62다812와의 대비에서 본 대판1994.5.10, 93므1051에서 도 위와 같은 판례의 입장이 엿보인다고 생각한다. 3. 사견 - 본판결의 사정(射程) 본판결은 결국 위와 같은 두 가지 부분에 관한 판례의 입장이 배경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판결로 인해 말소등기청구권, 과세처분무효확인청구권 그리고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관해 동일한 처리를 제시한 것이 되었다. 위와 같은 판례의 입장에 관해서는 소송물론의 입장에서, 판례는 신소송물론 특히 일지설을 옹호하는 입장이라고 주장하는 견해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판례는 어디까지나 구소송물론의 입장에서 소송물을 판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말소등기청구에 관한 전게 대판 1981.12.22, 80다1548의 해설(노경래, 대법원판례해설제1호138면)도 “구소송물론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소송물 자체와 그 발생원인이 되는 청구원인 및 청구원인을 이유있게 하는 공격방법을 상호 기능적으로 구분하므로서” 라고 평가하고 있다. 구소송물론에 입각하여 소송물의 동일성을 판단하되, 소송물이 동일하다면 그 이유가 되는 공격방어방법이 달라도 동일한 권리관계임을 인정한다는, 말하자면 특정 권리관계에 관해 소송물의 범위를 넓게 본다는 입장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대법원의 입장은 일본의 판례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본판결의 경우, 일본의 대심원판결1928.8.1, 민집7-687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영향이 있다 하여 본판결의 의의가 상실되는 것은 아니다. 판례는 앞서서도 지적했지만 논리일관된 입장이고, 이러한 흐름속에 나온 것이 본판결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판결의 실천적인 의의는, 앞으로 대법원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이다. 본판결을 포함한 판례의 입장은 특정 청구권(말소등기청구권 또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 등)이 주장되고 그 청구권을 근거짓는 또다른 실체법상의 청구권이 없는 경우라면, 그 청구권을 주장하는 소의 소송물은 그 공격방어방법에 관계없이 동일하다는 견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논리에 선다면 본판결은 다음과 같은 문제의 해결에 있어 귀중한 선례로 작용할 것이다. 먼저 아직 선례는 없지만, 임대차종료를 이유로 하는 부동산의 인도청구 시, 수개의 종료원인이 있어도 그것은 독립된 공격방어방법에 불과하고 소송물은 하나로 판단해야 하는 근거로 작용할 것이다. 다음은 기존의 판례의 입장으로서 말소등기청구와는 달리 이전등기청구소송에 관해서는 각 등기원인마다 소송물이 별개라는 입장(대판 1997.4.25, 96다32133 등), 신체의 상해를 이유로 하는 불법행위소송시 손해를 적극적, 소극적 재산상의 손해 및 정신적 손해로 3분하는 입장(대판 1976.10.12, 76다1313 등) 등은 앞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00-07-20
1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