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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의 개입하에 장래 계약서 작성이 예정된 경우 계약서를 작성해야 매매계약이 성립하는지 여부
1. 판결 요지 공인중개사의 전달로 당사자 사이에 매매계약의 주요 사항이 합의된 후 가계약금을 주고받은 사안의 매매계약의 성립 여부에 관하여 법원은 ① 송금한 돈이 가계약금으로 명시된 점, ② 공인중개사는 매매 중개를 위임받았을 뿐이고, 매매계약 체결 권한을 위임받은 것은 아닌 점, ③ 공인중개사가 전달받은 매매계약의 매매대금 및 지급기일에 관한 사항을 당사자에게 전달하고 이를 통하여 당사자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주요 사항에 관한 교섭이 이루어진 것에 불과한 점, ④ 공인중개사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연락하였을 뿐 직접 연락한 사실이 없고, 당사자들이 참석하여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기로 예정되어 있는 점을 종합하면, 매매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매매계약을 성립시키겠다는 의사였다고 보이고, 이러한 모습이 공인중개사를 통한 부동산 매매의 일반적인 거래관행에도 부합하는 점을 들어 매매계약의 성립을 부정하였다. 2. 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다면 원칙적으로 부동산 매매계약의 성립을 부정해야 할 것이다 가. 신중한 접근 우리 삶에서 부동산과 그 매수자금은 제1호 재산이거나 유일한 재산인 경우가 많다. 부동산을 사고파는 것은 실로 결혼만큼 인생에서 어마어마한 일이다. 살면서 그렇게 큰돈이 오고가는 일은 흔치 않다. 이 점만으로도 공인중개사의 개입하에 장래 계약서 작성이 예정된 있는 경우 부동산 매매계약의 성립 여부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나. 주관적 측면 : 당사자의 의사 1) 직접 대면을 통한 신원확인절차 동산과 달리 부동산의 선의취득이 인정되지 않는 우리나라 민법에서 부동산 매매계약은 거액을 지급하고도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는 비참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굉장히 위험한 계약이기도 하다. 따라서 당사자는 상대방과의 직접 대면을 통해 그 사람이 부동산등기사항증명서상 소유자와 일치한지, 그 사람에게 정당한 대표권이나 대리권이 있는지 여부를 검토할 수 있는 이른바 ‘신원확인절차’가 보장되어야 하고 이런 기회도 없이 가계약금이 송금된 사정(주요 사항의 합의 이후)을 가지고 곧바로 매매계약이 성립했다고 본다면 그 의사를 정면으로 왜곡하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 결국 당사자는 중개사사무실에서 상대방의 신원확인절차를 염두에 두었다고 할 것이다. 2) 계약서 작성을 통한 계약 성립 실제 부동산 매매 거래에서는 장래 ‘계약서 작성일’을 정해 두고 미리 가계약금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다. 장차 ‘계약서 작성일’을 별도로 설정한 것은 결정적인 대목이고 묵직한 울림을 던지고 있다. 그 함축된 의사를 중개사사무실에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에는 각 당사자에게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해석하는 데 무리가 없다. 찬반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사적 자치를 대원칙으로 하는 우리 민법에서 계약체결의 자유 중 계약체결방식에 관한 당사자의 합의다’라는 묵직한 논거로 논란거리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당사자의 의사를 강력하게 반영함으로써 비록 주요 사항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까지는 낙성계약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의사해석을 해야 할 것이다. 3) 공인중개사의 중개행위의 성격 만약 가계약금 송금 당시 구두로 매매계약이 성립되었다고 새기면, 장래 계약서 작성은 이미 구두 합의된 것을 단순히 문서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게 된다. 결국 공인중개사의 가교 역할만으로 계약의 구속력을 인정하는 셈인데, 이는 ‘알선’이라는 사실행위를 하는 공인중개사에게 ‘법률행위의 대리권’을 인정하는 꼴이 되어 부당하다. 더군다나 공인중개사법은 공인중개사에게 중개대상물의 확인·설명의무(공인중개사법 제25조)를 부과하고 있으므로 중개의뢰인은 부동산전문가로부터 매물에 대한 확인·설명을 들은 연후에 계약체결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의사로 공인중개사를 개입시켰을 것이다. 4) 폭넓은 계약교섭 단계의 인정 : ‘negotiated’가 아닌 ‘negotiating’ 그리고 비록 주요 사항에 대하여 합의가 있었을지라도 낙성계약의 개념을 맹목적으로 순종하기보다는 우리 민법상 계약체결의 자유(소극적으로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자유)라는 대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당사자 의사를 엄격히 해석해야 할 것이다. 장차 중개사사무실에서 당사자 참석하에 계약서 작성이 예정되어 있다면, 그 이전까지는 매도조건 또는 매수조건 등 계약조건의 교섭 단계에 불과하다고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 주요 사항에 합의가 있었다고 성급히 더 이상의 협상 자체를 원천 봉쇄시키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최종적·확정적 합의로 매듭졌다고 보면 별도로 계약서 작성일을 설계한 당사자 의도 및 관행과 정면 충돌한다. 오히려 중개사사무실에서 만나 계약서에 최종적으로 서명 또는 날인을 마칠 때까지는 당사자가 민사법 질서를 주도적으로 형성하는 것을 용인해야 할 것이다. 사적자치 원칙이 지탱하고 있음에도 부동산 가치가 급등락했을 때, 혹은 소유권이전이나 제한물권의 설정 등으로 이미 권리관계가 변동되었거나 상대방이 아무런 권한이 없는 제3자임을 간파했음에도 중개사사무실에서 그와 계약서 작성을 거부할 수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하고 만다. 사적자치라는 민법상 대원칙을 제한할 때는 낙성계약이라는 개념에 함몰되어서는 안 되며 더 엄격한 근거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매매계약뿐만 아니라 매매예약이라는 멍에를 덧씌울 때도 마찬가지이다. 계약서가 없다면 매매예약 성립도 부정해야 할 것이다. 다. 객관적 측면 : 거래관행 및 거래안전 1) 거래관행 거래관행에 견주어 보면,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의 계약서 작성행위를 이미 성립한 구두계약과 일치함을 확인하거나 그 구두계약을 문서화하는 증빙서류 쯤으로 여기는 것은 도리어 본말이 전도되는 파격적인 판단이다. 이러한 법리 구성은 기교적이고 복잡할 뿐만 아니라 군대에서 처음 만져 보는 총만큼이나 매우 조심스러운 느낌이다. 반면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직접 만나 신원확인절차를 거친 후 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비로소 계약이 성립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것이 처분문서의 개념을 살리고 거래 실체를 생동감 있게 묘사할 수 있어서 훨씬 자연스럽고 간단 명쾌한 해석이 된다. 2) 거래안전 우리 민법은 법률행위에 따른 부동산 물권변동은 등기하여야 한다는 이른바 형식주의를 취하고 있다(민법 제186조). 부동산등기법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해야 하고, 만약 첨부정보인 「등기원인을 증명하는 정보」(매매계약서)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면 등기신청이 각하된다(부동산등기법 제29조 제9호). 매매계약서가 없다면 원칙적으로 매수인은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할 수 없다. 그런데 만약 장차 중개사사무실에 계약서 작성을 예정하고 있음에도 법원이 그 이전 단계에서 낙성계약을 쉽게 긍정한다면 모름지기 판결에 의한 등기(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4항)를 하기 위해 등기소송이 남발될 수 있으며 그 판결 여하에 따라 부동산 거래안전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이러한 거래 안전 측면에서도 계약서 작성 유무가 계약 성립 여부를 판가름 짓는 잣대가 되어야 하는 것이 어쩌면 ‘계약서’라는 개념이 가지는 숙명(거래안전을 위해서 태어난)일지도 모른다. 매매계약서가 없다면 원칙적으로 매수인은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할 수 없다. 그런데 만약 장차 중개사사무실에 계약서 작성을 예정하고 있음에도법원이 그 이전 단계에서 낙성계약을 쉽게 긍정한다면 모름지기 판결에 의한 등기를 하기 위해 등기소송이 남발될 수 있으며 그 판결 여하에 따라 부동산 거래 안전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이러한 거래 안전 측면에서도 계약서 작성 유무가 계약 성립 여부를 판가름 짓는 잣대가 되어야 한다. 3. 결어 ‘인간의 생명은 그 개개인에 있어서는 하나의 우주이고, 지구보다 무거운 것’이라고 한다(헌법재판소 1996. 11. 28. 선고 95헌바1 사형제도 사건). 지구보다 무거운 생명에 못지않게 서민에게는 부동산 특히 아파트 등 주택과 그 매수자금은 우주보다 무거운 재산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재산을 처분함에 있어서 당사자가 직접 만나거나 통화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직접적인 교섭행위를 한 적이 없고 오로지 공인중개사로부터 간접적으로 계약의 주요 사항을 전달받고 가계약금을 주고받은 후 장차 중개사사무실에서 계약서 작성을 예정하고 있다면, 매매계약의 성립 여부에 신중하고도 엄격한 판단이 요망된다. 이런 이치에서 '전주지방법원 2021나6726 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김상철 변호사(법무법인 규원)
부동산
공인중개사
가계약
계약서
김상철 변호사(법무법인 규원)
2022-10-31
금융·보험
형사일반
수표배서위조의 처벌에 관한 적용법조
Ⅰ. 사실관계 피고인 A는 경기 수원 등지에 사무실을 마련하여 어음수표할인 방식의 사채업을 영위하던 중, 영업부진으로 인하여 의뢰인들에게 할인금을 제대로 지급해 주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자신이 거래하던 상호저축은행에 할인 의뢰한 어음수표의 지급일이 일부 도래하거나 순차 도래할 무렵, B로부터 견질용으로 받은 당좌수표 1장의 배서인란에 2002년 8월 27일경 임의로 '수원시(주소), 2002년 5월 16일 B'라고 기재하여 수표를 위조한 후 이를 C에게 제시하여 행사하였다. Ⅱ. 소송의 경과 1. 제1심과 제2심 제1심(의정부지법 고양지원 2019. 1. 3. 선고 2018고단870 판결)은 부정수표단속법(이하 '동법') 제5조와 제1조 그리고 유가증권의 발행에 관련한 위조와 발행된 유가증권에 대한 배서 등 유가증권의 권리·의무에 관한 기재의 위조를 구별하고 있는 형법 제214조 제1항과 제2항의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동법 제5조에서 정한 수표의 '위조'는 타인명의를 모용한 수표발행만을 의미할 뿐, 수표배서위조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다. 검사는 이 판결에 대하여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항소하였다. 제2심(의정부지법 2019. 7. 25. 선고 2019노119 판결)은 수표배서도 수표의 지급가능성과 관련하여 중요한 증권행위로 진정성을 보호받아야 하는 행위이고, 동법 제2조에서도 부정수표를 발행하거나 작성한 자를 죄의 주체로 하고 있어 반드시 발행한 자만을 처벌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되며, 동법 5조에서 기본적·부수적 증권행위를 나누어 규정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위조'의 문언상 권한 없는 자가 문서를 작성하는 경우이면 위조라고 할 수 있으므로, 형법 제214조가 유가증권의 발행행위와 부수적 증권행위의 위조를 구분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이유로 해서 타인의 자격을 모용한 수표배서위조를 동법 제5조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피고인은 이 판결에 대하여 동법 제5조의 수표위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상고하였다. 2. 대법원 판결 대법원은 동법 제1조, 제5조의 규정내용에 관하여 제1심과 같은 취지로 해석을 하면서, 덧붙여 제2심의 판시내용과 관련하여 "동법 제2조에서 처벌대상으로 정하고 있는 부정수표를 작성한 자는 수표용지에 수표의 기본요건을 작성한 자라고 보아야 하므로(대법원 1988. 8. 9. 선고 87도2555 판결), 동법 제2조도 부정수표 발행을 규율하는 조항이라고 해석된다. 동법 제5조는 수표의 위조·변조행위에 관하여 범죄성립요건을 완화하여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인 '행사할 목적'을 요구하지 않는 한편, 형법 제214조 제1항 위반에 해당하는 다른 유가증권위조·변조행위보다 그 형을 가중하여 처벌하는 규정이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10100 판결). 형법 제214조에서 발행에 관한 위조·변조는 대상을 '유가증권'으로, 배서 등에 관한 위조·변조는 대상을 '유가증권의 권리의무에 관한 기재'로 구분하여 표현하고 있는데, 동법 제5조는 위조·변조 대상을 '수표'라고만 표현하고 있다. 동법 제5조는 유가증권에 관한 형법 제214조 제1항 위반행위를 가중처벌하려는 규정이므로, 그 처벌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지지 않도록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동법 제5조에서 처벌하는 행위는 수표의 발행에 관한 위조·변조를 말하고, 수표의 배서를 위조·변조한 경우에는 수표의 권리의무에 관한 기재를 위조·변조한 것으로서, 형법 제214조 제2항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동법 제5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Ⅲ. 평석 1. 수표발행의 의미 동법의 규정체계가 형법상 '유가증권에 관한 죄'와 상이하여 수표배서위조의 처벌에 관한 적용법조를 정함에 있어서 각심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법원에서는 동법 제5조를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기본입장에 토대하여 결론을 도출하면서, 동법 제1조, 제2조도 수표의 '발행'에 관한 규정이라는 점에 법리적 논거를 두고 있다. 대법원의 입장은 가명으로 수표에 배서한 경우에 관하여 동법 제5조가 아닌 형법상 유가증권위조죄의 성부를 문제 삼은 종전의 예(대법원 1996. 5. 10. 선고 96도527 판결)와 본고의 논점과 관련해서는 같은 취지라고 볼 수 있다. 대법원에서는 특히 동법 제2조의 성격을 제2심과 달리 파악하고 있는데, 이는 동법 제1, 2, 5조를 모두 일관되게 '발행'에 관한 것으로 보아 제1조의 '목적'에 부합되게 파악하려는 취지인 듯하다. 제1조는 수표의 유통증권으로서의 기능을 해하는 가장 대표적인 범죄유형인 '부정수표발행' 일반을 염두에 둔 '목적'규정이고, 그 취지에 따라 제2조에서 그에 관한 처벌규정을 둔 것이며, 제5조는 그보다 형이 훨씬 무거운 '수표위조'를 처벌하는 특별규정이다. 즉 개별 형사특별법의 입법구조상 제1조 '목적'규정을 다른 조문과 대등한 차원에서 개별적·구체적 의미를 갖는 것으로 파악함은 부적절한 해석이다. 동법상 '수표발행'은 수표용지에 수표의 기본요건을 작성하여 상대방에 교부하는 행위를 가리킬 뿐이지(대법원 2000. 9. 5. 선고 2000도2840 판결; 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7도727 판결), 그것을 기본적 증권행위로서의 '발행'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보기는 어렵다. 형법에서도 유가증권의 '발행', '배서'의 위조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동법 제5조가 수표의 '발행', '배서'의 위조를 동일한 죄명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보는 데 무리는 없다. 2. 수표위조죄의 해석에 있어서 체계정합성 동법 제2조 제1항과 제5조, 형법 제214조 제1항과 제2항은 각 행위유형의 '불법'의 경중에 근거하여 법정형을 차등 규정하고 있다. 동법 제2조 제1항, 형법 제214조 제1항과 제2항, 동법 제5조의 순서로 차츰 더 중한 형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입법태도에 비추어 보면, 동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가공인물명의 발행'은 행위의 외형상으로는 '위조'와 유사하나 양자는 구별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발행인이 가명 등 가공인물명의를 거래상 자기를 표시하는 명칭으로 사용하였더라도, 그 명칭이 발행인을 지칭하는 것으로 상대방에게 인식되어온 경우에는 거래 관련자가 수표발행인의 동일성을 오신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동법이나 형법의) '위조'는 성립하지 않지만(대법원 1996. 5. 10. 선고 96도527 판결), 동법상 '부정수표 발행'에는 해당된다. 즉 가공인물명의가 거래상 발행인을 지칭하는 것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경우의 발행은 '위조'에 해당하고, 그렇게 인식되는 경우에 있어서 가공인물명의 발행은 동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부정(수표)발행'으로 보아야 한다. 동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가공인물명의 발행'을 포함하여 동조항의 '부정수표발행'의 세 유형은 수표의 무형위조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법정형도 형법상 허위공문서작성죄(제227조)와 (허위사문서작성인) 허위진단서 등 작성죄(제233조)의 중간 수준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리고 동법 제2조 제1항에서는 발행인이 수표의 기본요건을 기재-작성함으로써 부정수표를 만들어 상대방에게 교부한 '발행'과 상대방에게 교부되지 않은 단계의 '작성'을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고 있다. 동법 제5조에서는 '행사할 목적' 유무를 불문하고 수표의 위조를 처벌하고, 형법 제214조 제1항과 제2항은 '행사할 목적'으로 행한 유가증권 일반에 관한 발행-배서 등 위조를 처벌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따르면, '행사할 목적' 없는 수표의 '발행'위조는 동법 제5조의 적용을 받게 되지만, '행사할 목적' 없는 수표의 '배서'위조는 ('발행'이 아니므로) 동법 제5조의 적용대상이 되지 못할뿐더러 ('행사할 목적'이 없으므로) 형법 제214조 제2항의 적용대상도 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행사할 목적' 없는 수표의 '배서'위조는 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지 못한다. 동법 제5조는 위조행위 당시에는 '행사할 목적'이 없었던 수표위조라도 위조행위 후에 얼마든지 행위자가 그 수표를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이므로 '행사할 목적'을 요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행사할 목적' 없는 수표의 '발행'위조와 '배서'위조가 처벌에 있어서 지나치게 형평을 잃게 된다. 대법원 판결은 중한 형을 규정하고 있는 동법 제5조의 처벌범위는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긍정적 의미를 갖고는 있으나, 그 입장에 치우친 나머지 형벌규정상 체계정합(整合)성을 간과하고 있다. 본 사안에서 A가 당좌수표 배서인란에 B명의를 사용하여 배서한 행위는 부정수표단속법상 수표위조죄(동법 제5조)에 해당되는 것으로 봄이 바람직하다. 형벌조항은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시 취지는 개정 입법을 통하여 구현되어야 한다. 정영일 명예교수 (경희대 로스쿨)
수표배서위조
부정수표단속법
수표
정영일 명예교수 (경희대 로스쿨)
2021-09-06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카지노 국외모객용역과 고정사업장 판단
Ⅰ. 들어가며 고정사업장은 외국법인의 사업소득에 대한 과세권 행사 여부와 직결되는 중요한 개념이다. 대부분의 조세조약은 원천지국에 외국법인의 고정사업장이 없다면 그 사업소득을 과세할 수 없도록 정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대법원 2020. 6. 28. 선고 2017두72935 판결은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이윤에 관하여 과세실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법리를 제시하였으므로 그 내용을 간략히 살펴본다. 자세한 논증은 졸고 '카지노 국외모객용역과 고정사업장 판단', 국제조세연구 제1집(2020. 11. 20.)을 참고하시길 바란다. Ⅱ. 대상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 요지 필리핀 법인인 원고는 외국인 카지노를 운영하는 원고 보조참가인(이하 'A 카지노'라고 한다)과의 사이에서 원고가 A 카지노에 방문할 외국인 고객을 모집하여 주고 해당 고객이 A 카지노에서 잃은 돈의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받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위 계약에 따라 국외에서 외국인 고객들을 모집해 A 카지노로 유치하였으며 고객들의 게임자금을 A 카지노의 계좌로 송금하였고 고객들이 자금대여를 요청할 경우에 대비하여 담보 등을 설정하거나 정산업무와 고객관리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한편 원고는 국내에서 A 카지노의 영업장 내 사무실(이하 '쟁점 사무실'이라 한다)에 직원들을 두고 원고가 모집한 고객들에게 칩을 제공하거나 롤링게임에서 발생한 매출액을 확인하기도 하였고 고객들의 항공권 예약 및 안내 업무, 호텔과 식당의 예약 및 안내 업무 등(이하 '편의제공 업무')을 수행하였다. 쟁점 사무실에는 책상, 컴퓨터, 금고, 캐비넷, 출근카드 체크기 등이 있었고 원고의 직원이 교대로 근무하고 있었다. 한편 원고는 A 카지노로부터 수취한 대가에 관한 세금을 국내에서 신고·납부하지 않았다.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쟁점 사무실을 원고의 국내 고정사업장으로 판단하여 원고가 A 카지노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에서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금액을 국내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수입금액으로 보았고 이에 피고 세무서장은 원고에게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를 결정·고지하였다. 2. 고정사업장 관련 원고 측의 쟁점별 주장 원고는 쟁점 사무실 공간이 임시 제공된 것으로서 원고는 그에 대한 처분권한이 없었던 점, 원고가 국내에서 수행한 업무의 내용 또한 예비적·보조적 활동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쟁점 사무실은 고정사업장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원고는 설령 고정사업장이 존재하더라도 A 카지노에 제공하는 용역의 주된 내용은 원고가 외국에서 카지노 고객을 모집하는 것이므로 방문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정도의 역할을 수행한 고정사업장에 귀속될 소득은 미미하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A 카지노와 원고 사이의 약정에 따른 모객용역 자체는 원고의 본점에서 제공한 것이므로 원고가 A 카지노로부터 수수한 수수료 전액에 부가가치세를 과세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하였다. 3. 법원의 판단 1) 파기환송 전 2심의 판단 파기환송 전 2심은 원고의 고정사업장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에 대한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을 전부 취소하였다. 즉 쟁점 사무실은 원고가 처분권한을 가지는 사업상 고정된 장소이지만 원고의 거의 모든 핵심 업무가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그 비용도 대부분 해외에서 지출되고 있으며 편의제공 업무도 반드시 원고의 직원 또는 그 지시를 받는 자가 이행하여야 하는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2) 상고심의 판단 상고심은 원고의 편의제공 업무가 원고가 수행한 모객사업의 본질적이고 중요한 활동이라고 보아 원고 고정사업장의 존재를 인정하였고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3) 파기환송 후 2심 및 재상고심의 판단 파기환송 후 2심 및 재상고심은 원고 본사와 별도로 원고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수입금액을 특정하여 법인세를 과세해야 하고 마찬가지로 원고 고정사업장이 원고의 국내 수입금액 전부에 대한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후 정당세액을 산출할 수 없음을 들어 피고의 부과처분 전부를 취소하였다. Ⅲ. 평석 1. 고정사업장 성립 쟁점 기본 고정사업장 성립 요건으로는 물적 시설의 고정적 존재(객관적 요건), 물적 시설 사용권한의 보유 또는 지배(주관적 요건), 물적 시설을 통한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의 수행(기능적 요건)이 요구된다. 이 사건에서는 기능적 요건이 주로 문제되었는데 편의제공 업무가 중단될 경우 고객들이 A 카지노에 방문할 유인이 감소하여 모객사업에 중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어 A 카지노의 도박수입 및 그에 연동되는 원고의 모객수수료 수입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평가는 카지노 산업의 특수성, 원고와 A 카지노간 계약 내용에 터잡은 것이므로 곧바로 다른 사례들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2. 고정사업장 귀속 쟁점 1) 원고 고정사업장 귀속 소득의 구분 대부분의 조세조약은 국내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사업소득에 한하여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는 독립기업의 원칙에 따라 정상가격으로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OECD 모델조약 제7조에 대한 주석 문단 15 내지 17은 외국법인 전체의 수행기능, 귀속되는 자산 및 위험 등을 고려하여 고정사업장이 수행하는 비중을 구분한 후 그에 상응하는 소득을 귀속시키도록 하였다. 이 사건에서 원고 고정사업장에 부과될 정당한 법인세 금액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첫째 단계로서 원고의 국내원천소득 중 원고 본사에 귀속될 소득과 원고 고정사업장에 귀속될 소득을 구분하여 산정하고 둘째 단계로서 원고 고정사업장에서 지출된 비용(필요경비 등)을 산정하여 이를 원고 고정사업장의 과세표준에서 공제하게 된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가 국외 비용의 증빙을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기준경비율을 적용하여 추계로 법인세를 과세하였는데 그렇기 때문에 재상고심은 "원고의 필리핀 본점에 귀속되어야 할 수입금액이 있음이 명백하고 그 액수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 것이다. 2) 용역의 공급자 및 공급장소의 검토 부가가치세법은 거래가 이루어지는 장소를 사업장으로 정의하면서 그 사업장 소재지별로 부가가치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사업장별 과세원칙을 채택하고 있다(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1항, 제2항). 하나의 법인이 복수의 사업장을 가진 경우라면 어떤 사업장이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자 또는 공급받는 자인지 검토하여야 하는 것처럼 원고 고정사업장이 성립되더라도 외국법인 본점과 해당 사업장 중 어느 사업장이 용역의 공급자인지는 따져보아야 한다. 공급장소 측면에서 보면 단일한 역무는 그 중요하고 본질적인 부분이 물리적으로 어디에서 수행되었는지를 기준으로 그 공급장소가 결정되는데 재상고심은 원고가 국외에서 수행한 부분이 '보다 본질적이고 핵심적'이라는 점을 근거로 원고가 A 카지노에 제공한 전체 용역의 공급장소를 국내로 볼 수 없다고 보았다. 즉 원고의 편의제공 업무는 고정사업장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업무이기는 하나 원고가 해외에서 수행하는 고객과의 계약체결, 자금대여 및 정산 업무 등에 비하면 모객사업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다만 재상고심은 원고가 A 카지노에 제공한 용역이 하나의 단일한 것이고 그 중 본질적이고 중요한 부분이 국외에서 수행된 것이어서 국내에서 부가가치세를 아예 과세할 수 없다고 본 것인지 아니면 국내 고정사업장 수행 역무와 국외 본점 수행 역무를 단일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전자만 구분해내야 한다고 본 것인지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3) 고정사업장 귀속 소득의 증명책임 통설 및 판례에 따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이 과세요건 사실의 존재를 입증할 책임이 있다. 이 사건에서 재상고심은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소득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이 주장·증명해야 하는 것임을 최초로 밝혔다. 실제로 과세관청은 세법상 질문·조사권에 기하여 거래상대방들로부터 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받거나 그 직원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는 점, OECD 모델조세조약 제7조에 대한 주석 문단 25 및 26은 고정사업장 조사라는 이유만으로 특수관계거래 적용 기준과 비교할 때 추가로 서류제출 부담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인 점, 과세관청은 정당한 자료제출요구에 불응하는 납세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고 최근 관련 규정을 더 강화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재상고심의 결론이 타당하다고 본다. Ⅳ. 결어 재상고심은 외국법인 고정사업장의 과세표준에 관한 증명책임이 과세관청에게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고 고정사업장이 인정되더라도 그것만으로 국내에서 수취한 대가 전체에 대한 법인세 또는 부가가치세 납세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현행 과세실무에 중요한 지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총 변호사 (김·장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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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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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소득
이은총 변호사 (김·장 법률사무소)
2021-01-18
선거·정치
형사일반
선거운동과 정치활동의 범위 및 선거 관련 정치자금의 허용 여부
1. 사건 개요 및 쟁점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① 2018년 1∼4월경 기초지방자치단체장 후보자 A 등 5명은 공모하여, ○○사무실에서 A의 SNS 작업, 유권자 DB 작업, 문자메시지 문안 작성, 선거운동 관련 회의 등을 하여 ○○사무실을 선거운동을 위한 선거사무소와 유사한 시설로 이용하고, ② SNS 홍보팀장인 B는 후보자 A에게 월 임료 198만원의 ○○사무실을 무상제공하여 588만원 상당의 재산상이익을 기부하고 A는 이를 제공받아 정치자금을 부정수수하였다는 것이다. 하급심에서는 이 사건 압수수색에서의 적법절차를 비롯하여 여러 쟁점이 다루어졌으나, 실체와 관련한 쟁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피고인들이 ○○사무실을 사용한 행위가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선거사무소와 유사한 기관을 이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공직선거법위반 여부), 둘째, B가 A에게 ○○사무실을 무상 제공하였고 이는 A가 선거준비, 정책개발을 하는데 이용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서 A의 '정치활동'을 위한 것인지(정치자금법위반 여부) 등이다. 2. 대상 판결의 요지 1심과 원심의 판단은 동일하였는데, 공직선거법위반에 대하여는 ○○사무실을 이용하여 한 행위가 '선거운동'의 목적이 아닌 순수한 '선거 준비행위' 차원에서 선거인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내부적 행위이거나 '경선운동'을 위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사무실이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이용된 것으로서 선거사무소·선거연락소와 유사한 활동이나 기능을 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하고, 정치자금법위반에 대하여는 B가 A에게 ○○사무실을 사용하도록 하였고 그 목적은 A를 위한 선거준비 및 정치인으로서 인지도, 지지도 향상 등 정치활동을 지원하는데 있었다며 A, B 모두를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90만원씩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피고인 A, B가 모두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원심에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는 이유로 검사·피고인들의 상고를 전부 기각함으로써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3. 대상판결의 검토 가. 이 사건 판결의 의의 이 사건은 후보자가 선거를 준비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제반 행위유형이 포함되어 있어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이 모두 적용된 사건이다. 2016년 대법원 2015도11812호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선거운동'을 전제로 성립하는 사전선거운동죄·유사기관이용죄에 대하여는 이 사건 행위가 후보자의 긍정적 이미지 및 인지도 제고를 넘어서 '선거운동'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며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A가 B로부터 사무실을 무상 대여받았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임대료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받았으므로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수수한 것으로 보아 유죄를 선고했다. 이러한 판례의 입장은 규제 대상인 '선거운동'의 의미와 범위를 축소해석함으로써 선거의 자유를 확대하면서도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정치활동'에 대하여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여 처벌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담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나. 선거의 자유와 공정성 선거운동의 자유는 국민주권 원리, 의회민주주의 원리 및 참정권에 관한 규정에 근거를 둔 자유선거 원칙으로부터 도출되고, 헌법상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보장 규정에 의해 보호되는 표현의 자유의 한 모습으로 선거권 행사의 전제 내지 선거권의 중요한 내용을 이룬다. 선거의 공정성이란 선거의 자유와 선거운동 등에 있어서의 기회 균등이 담보되는 것을 의미하므로, 선거의 공정성 없이는 진정한 의미의 선거 자유도 보장할 수 없다. 따라서 선거의 공정성은 선거의 자유와 상충하는 가치가 아니라 유권자의 자유로운 선택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선거의 자유를 위한 필요조건이다. 공직선거법에서 누구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선거운동의 주체·기간·방법 등에 대하여 상세한 금지·제한 규정을 두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선거운동의 '원칙적 제한, 예외적 보장'으로 체감된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법원은 규제되는 선거운동의 범위를 점차 제한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선거운동의 자유를 확대하는 판례를 지속적으로 형성해왔다. 즉, 문제된 행위가 '선거운동'이 아니라 그 전 단계인 '경선운동' 또는 '선거준비행위'에 불과하므로 선거운동을 전제로 한 금지규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시해오다가 2016년에 이르러서는 선거운동의 개념과 범위 자체를 축소해석하며 판례를 변경하였다. 다. 선거운동과 정치활동의 의미와 범위 2016년 변경된 판례에 따르면 '선거운동'은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행위로서, 목적의사가 있었다고 추단하려면 단순히 선거와의 관련성을 추측할 수 있거나 선거에 관한 사항을 동기로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당시의 객관적 사정에 비추어 '선거인'의 관점에서 특정 선거에서 당선이나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를 쉽게 추단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른 경우에 인정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인지도와 긍정적 이미지를 제고하는 정치활동은 종래의 선거운동 범위에서 제외시킨 것이다. 후보자들의 주된 목적이 선거인을 상대로 인지도를 높이고 긍정적 이미지를 향상시키려는데 있음에도 이를 제재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결과적으로 선거 자유의 보장 범위가 대폭 확대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서 선거운동과 정치활동의 관계가 문제될 수밖에 없다. 정치활동이란 권력의 획득과 유지를 둘러싼 투쟁이나 권력을 행사하는 활동으로서 선거운동은 대표적인 정치활동에 해당한다. 선거운동과 정치활동의 구분 실익은 선거사건에서 금전과 관련하여 문제된 행위가 비록 선거운동 범위에는 포섭되지 않더라도 정치활동에는 해당할 경우 정치자금법의 적용을 받는데 있다. 이 사건에서도 문제된 행위가 판례상 '선거운동'에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정치활동'에는 해당하고 이와 관련하여 재산상 이익을 제공·수수하였다면 정치자금법위반죄가 성립함을 명확히 하였다. 라. 이론 및 실무상 문제점 판례상 '선거운동'의 의미와 범위에 대하여는 법이론상 몇몇 문제점이 제기된다. 헌법적 관점에서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요소가 있다면 위헌법률심판이나 법률개정을 통해 선거운동의 기간·방법 등에 대한 제한을 완화해야 함에도 법률에 규정된 선거운동의 개념 자체를 제한해석하는 방식을 선택함으로써 통상적인 법률해석의 범위를 넘어 입법을 통해 해결할 문제를 법원이 우회적으로 판단한 셈이 되었다. 형사법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대법원이 선거운동의 목적성 여부를 '선거인'의 관점에서 외부 행위를 대상으로 판단한다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것은 초과주관적 위법요소인 목적범의 목적성 존부에 대한 종래 판단기준과도 어긋난다. 즉 목적범의 목적은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 아닌 미필적 인식만으로도 족하고 이는 주관적 의사가 객관적 직접 증거나 간접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확인될 수 있으면 충족된다는 일반적 기준을 특별한 이유 없이 일탈함으로써 법체계정합성을 갖추지 못한 해석이 되었다. 실무상으로도 여러 애로사항이 발생한다. 선거운동의 목적성 판단을 피고인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인의 관점을 기준으로 함으로써 오히려 선거운동 개념이 불명확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때에 따라서는 규제 대상 선거운동 범위가 더 확대될 수 있는 의도치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게 되었다. 선거인마다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도나 정치적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선거법에서 사전선거운동이나 유사기관설치·이용을 금지하는 것은 정치자금이 소요되는 소위 '조직선거'를 차단하기 위한 취지이나, 본 판결 사례와 같이 인적·물적 조직을 이용한 인지도 제고 등 정치활동을 허용하면서도 외부 자금 유입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원천적으로 막을 경우, 재력을 갖춘 정치인만 선거운동 개시일보다 훨씬 이전부터 정치적 기반 조성을 위한 정치활동이 가능하게 되고 사전에 조직을 구성·운영할 만한 경제력이 없는 정치신인에게는 오히려 진입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 4. 결론 선거의 핵심가치인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조화시키기 위해 법원은 선거운동의 개념과 범위를 축소해석하여 선거운동의 자유를 확대하는 한편, 선거 관련 금전적 유입에 관해서는 정치자금법을 철저하게 적용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이러한 최근 판례의 경향은 규제 일변도의 선거법체계 하에서 '입은 풀고, 돈은 묶는다'는 선거관리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선해할 수 있다. 그러나 후보자의 인지도 제고를 위한 활동은 규제대상인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하고 이를 위한 인적·물적 조직까지 허용하면서 정치자금의 외부 유입은 차단할 경우, 법이론상 여러 문제점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조직을 꾸릴 여력이 없는 정치신인에게는 오히려 불리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 이렇듯 해석을 통해 선거법과 선거현장과의 현격한 괴리를 메우려는 시도는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의 혼란을 줄이고 '깜깜이 선거'를 근원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결국 시민의식의 성숙도와 새로운 선거홍보방식의 발달 등 사회변화를 반영하여 선거운동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이를 위한 투명한 정치자금의 유입은 허용하되, 수입·지출에 대한 사후적 감독은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치관계법률을 개정하는 입법적 해결이 필요하다. 송강 제2차장검사 (대구지검)
정치활동
정치자금
선거운동
송강 제2차장검사 (대구지검)
2020-04-20
민사일반
변호사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검토
1. 이 사건 쟁점 책임보험계약이란 피보험자가 보험기간중의 사고로 인하여 제3자에게 배상책임을 질 경우에 그로 인한 손해의 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보험계약을 말한다(상법 제719조). 그러므로 변호사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이란 변호사의 업무상 과실로 고객 또는 제3자에게 금전적 손해를 입힌 경우 법률상 손해배상금액 및 사고처리에 드는 제반 비용을 보상하는 보험을 말한다. 대상 판결의 경우 두 개의 보험계약이 체결되었는데, 2차 보험계약의 경우에는 고지의무 위반과 이에 따른 보험계약의 취소가 직접청구권과 관련하여 유효한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고, 1차 보험계약의 경우에는 피보험자인 변호사의 위임계약의 불이행과 관련해서 중대한 과실이 인정되는지 여부, 만약 인정된다면 이 경우 상법 제659조 제1항에 따른 보험자의 면책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보험계약자 겸 피보험자인 당해 변호사에게 등기업무를 위탁한 아파트 입주자들이고(그들은 직접청구권을 행사하여 원고가 되었다), 피고는 보험자인 현대해상화재보험(주)이다. 2. 사실관계 등기 사무장이 변호사를 대리하여 2011년 3월 28일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다음, 그 당시 사무장은 종전의 횡령행위로 인하여 지급능력을 훨씬 초과한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들로부터 등기비용이 변호사의 계좌에 입금되자 그 일부를 종전 횡령행위 보상에 사용함으로써 또 다른 횡령행위를 시작하였다. 이러한 사실을 보험자인 피고가 알았다면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임이 명백하므로 사무장은 신의칙상 이를 고지할 의무가 있고(2차 보험계약을 말한다), 그럼에도 사무장은 피고 보험회사에게 이러한 사실을 전혀 고지하지 않은 채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는 위 기망사실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취소하였다. 피고는 변호사를 피보험자로 하여 변호사가 제공하는 등기업무 등 법률서비스와 관련된 업무수행 불가, 실수, 태만, 과실 등에 기인하여 발생한 손해배상금을 보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변호사의 직원인 사무장은 변호사의 명의로 등기 사건을 수임하여 처리할 권한을 부여받고, 변호사를 대리하여 이 사건 등기 위임계약을 체결한 다음, 변호사의 인감도장, 인감증명서, 주민등록등본 사본, 사업자등록증 사본, 변호사 등록증 사본, 통장, 보안카드, 인증서 등을 소지하고 이 사건 아파트 등기비용이 입금된 변호사 명의의 계좌를 관리하던 중, 위 등기비용을 마음대로 인출하여 횡령하였고, 그로 인하여 변호사는 자신이 수임한 전문적인 법률서비스인 이 사건 아파트 등기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 것이다(이 부분은 1차 보험계약과 관련한 쟁점이다). 3. 판결의 요지 상법 제659조 제1항에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된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서 중대한 과실이란 통상인에게 요구되는 정도의 상당한 주의를 하지 아니하더라도 약간의 주의를 한다면 손쉽게 위법, 유해한 결과를 예견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만연히 이를 간과함과 같은 거의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를 결여한 상태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피고 보험회사가 변호사를 피보험자로 하여 변호사가 제공하는 등기업무 등 법률서비스와 관련된 업무수행 불가, 실수, 태만, 과실 등 때문에 발생한 손해배상금을 보상하기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등기사무장은 등기위임인인 아파트 입주민으로부터 받은 등기비용을 횡령하여 변호사가 위임받은 등기업무를 처리하지 못하자, 아파트 입주민들이 원고가 되어 피고 보험회사를 상대로 보험금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사무장이 고의에 가까울 정도로 현저히 주의를 결여한 상태에 있었고 그 상태가 원인이 되어 보험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보험금 지급책임은 상법 제659조 제1항에 따라 면책된다. 4. 판례평석 2차 보험계약의 경우, 보험자인 피고가 종전 횡령행위등의 사실을 알았다면 그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이 명백함으로, 기망 사실을 이유로 또는 고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험자가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 및 민법 제110조 제3항의 선의의 제3자와 제3자의 직접청구권의 관계 여부가 쟁점이 되었으나 원심은 피고의 주장을 인정하였고, 1차 보험계약의 경우에는 원심은 당해 변호사에게 이 사건 등기 위임계약의 불이행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상법 제659조 제1항에 따라 면책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변호사의 변호사법 위반이나 직원인 사무장에 대한 선임 감독상 잘못이 인정되더라도, 변호사가 고의에 가까운 현저히 주의를 결여한 상태로 이 사건 등기 위임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하여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를 야기한 것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대법원은, 변호사는 등기사무장을 고용하면서 변호사 명의로 독자적으로 등기사건을 수임하여 처리할 권한을 부여하고 등기업무에 필요한 변호사의 인감도장, 인감증명서, 주민등록등본 사본, 사업자등록증 사본, 변호사등록증 사본, 통장, 보안카드, 인증서 등을 주고, 사무장으로부터 그 대가로 매월 500만원씩을 받기로 약정한 사실, 이에 따라 변호사는 사무장이 자신의 명의로 등기사건을 수임하여 처리하는 것과 관련하여 아무런 확인을 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아니하였고, 등기비용이 입금되는 자신 명의의 은행계좌에 대하여도 전혀 통제하지 아니한 채 방치한 사실, 사무장은 등기 위임계약의 위임자들이 변호사의 계좌로 입금한 등기비용을 횡령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들의 등기 위임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된 사실, 사무장은 변호사가 아니면서 법률사무를 취급한 행위, 변호사는 변호사가 아니면서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자에게 자기의 명의를 이용하게 한 행위로 인하여 변호사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 등을 알 수 있고, 변호사가 사무장으로부터 대가를 받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사무장에게 등기사무에 관하여 자신의 변호사 명의를 사용하게 하는 변호사법 위반의 범죄행위를 함으로써 무자격자인 사무장으로 하여금 등기사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그 등기비용에 대한 사무장의 횡령행위가 발생하였고, 그로 인하여 변호사가 이 사건 등기 위임계약의 이행을 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이 사건 보험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그렇다면 변호사가 약간의 주의만을 기울였다면 손쉽게 사무장의 횡령행위를 예견하여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의도적으로 방치하는 과정에서 사무장의 횡령행위를 간과한 것이므로, 변호사는 고의에 가까울 정도로 현저히 주의를 결여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결국 이러한 상태를 원인으로 하여 이 사건 보험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보험금 지급책임은 상법 제659조 제1항에 따라 면책되었다고 할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원심의 경우, 너무나도 넘치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증거가 부족하다고 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판사들에게 인정되는 ‘자유심증주의’는 너무 자유스러워서 문제이다. 입법기술상 적절한 한계를 법으로 규정해서 설정할 수 없는 사정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판사들은 조자룡이 헌 칼 쓰듯이 이것을 남용하고 있어 문제이다. 그래서 변호사들은 부득불 민사소송법과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경험칙 위반과 이에 따른 심리미진, 이유불비를 들어 상고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떻게 하여 변호사가 사무장에게 인감도장 등 모든 관련 서류를 맡겨놓고 지휘 감독도 하지 않으면서 방치할 수 있는가. 그래서 변호사법 위반으로 처벌까지 받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제기하여 보험금을 청구한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돈을 횡령한 사무장은 실제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한 자이고 변호사는 실세 사무장에게 고용되어 월급을 받으면서 단지 명의만 빌려준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우 실세 사무장들은 소위 말하는 새끼 사무장들을 다수 고용하여 사건을 무작정 싹쓸이 한다. 말할 것도 없이 법조비리의 적나라한 한 행태라고 할 수 있다. 전관예우와 법조 브로커 문제는 법조계의 뿌리 깊은 최대의 비리로 지목되고 있다. 이 판결은 일부 변호사들의 비정상적인 업무수행 행태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내린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변호사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의 경우, 보험회사는 추가로 보험료를 지급하면 직원 횡령도 추가 특약 가입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이런 특약에 가입되어있었더라면 원고들은 승소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유중원 변호사 (서울회)
등기업무
명의대여료
변호사책임보험
입주자대표회의
상법 제659조 1항
현대해상화재보험
보따리사무장
유중원 변호사 (서울회)
2019-07-01
민사소송·집행
부동산·건축
격벽이 제거된 오픈상가를 합체등기 전에 매각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
- 대법원 2016. 3. 15.자 2014마343 결정 - 1. 사실관계 및 소송의 경과 근저당권자 ㈜옥스피탈투자대부의 신청에 따라 2012년 9월 7일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부동산임의경매개시결정이 내려졌다. 그런데 이 사건 각 부동산은 수년 전부터 각 호실이 벽체 등에 의해 구분됨이 없이 일단의 작업장(떡공장) 및 사무실로 사용되어 왔다. 1심은 경매개시결정을 취소하고 경매신청을 기각한 사법보좌관의 결정을 인가하였고(수원지방법원 2014. 1. 22.자 2012타경45589 결정), 원심 역시 이 사건 각 부동산은 경계 구분을 위한 물리적 표식이 없어 그 위치 및 면적의 특정이 불가능하여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이고, 현재의 이용 상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부동산의 경계벽 등이 제거된 것이 사회통념상 복원을 전제로 한 일시적인 것이라거나 그 복원이 용이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인정하고, 이 사건 각 부동산이 구분소유권의 객체가 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각 부동산에 대한 경매는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수원지방법원 2014. 2. 4.자 2014라167 결정). 한편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에 의하여 소멸하지 아니하는 가등기나 가처분등기 등은 마쳐져 있지 아니하다. 2. 대상판결의 요지 경매대상 건물이 인접한 다른 건물과 합동됨으로 인하여 독립성을 상실하게 되었다면 경매대상 건물만을 독립하여 양도하거나 경매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 이러한 경우 경매대상 건물에 대한 채권자의 저당권은 위 합동으로 인하여 생겨난 새로운 건물 중에서 위 경매대상 건물이 차지하는 합동 당시의 가액 비율에 상응하는 공유지분 위에 존속하게 되므로 저당권자인 채권자는 경매대상 건물 대신 위 공유지분에 대하여 경매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1동의 건물 중 구조상 구분된 여러 개의 부분이 독립한 건물로 사용될 수 있어 그 각 부분이 소유권의 목적이 된 경우로서, 그 구분건물들 사이의 격벽이 제거되는 등의 방법으로 합체하여 각 구분건물이 독립성을 상실하여 일체화되고 이러한 일체화 후의 구획을 전유부분으로 하는 1개의 건물이 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0. 3. 22.자 2009마1385 결정 등 참조). 이에 따라 위의 경우에 종전의 구분건물에 대한 저당권자로서는 그 저당권을 구분건물들의 합체로 생긴 새로운 건물 중에서 위 경매대상 구분건물이 차지하는 합체 당시의 가액 비율에 상응하는 공유지분에 관한 것으로 등기기록의 기재를 고쳐 이에 대하여 경매를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11. 9. 5.자 2011마605 결정 등 참조). 그렇지만 합체되기 전의 구분건물들 전부와 합체로 생긴 새로운 건물 사이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회통념상 동일성이 있으므로, 합체되기 전의 구분건물들 전부에 대한 저당권자가 그 전부를 경매의 대상으로 삼아 경매를 신청한 경우라면 이는 합체로 생긴 새로운 건물에 대하여 경매를 신청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합체되기 전의 구분건물들에 관하여 설정된 저당권설정등기 등이 일괄매각 경매절차를 통하여 말소되어 위 구분건물들에 대한 합병제한사유가 해소된다면, 그 경매절차에 의하여 합체로 생긴 새로운 건물 전부를 매수한 매수인은 합병등기 등을 통하여 그 현황과 등기를 일치시킴으로써 완전한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에는, 비록 합체되기 전의 각 구분건물에 관한 저당권을 합체로 생긴 새로운 건물의 공유지분에 관한 것으로 등기기록의 기재를 고치기 전이라고 하더라도, 합체되기 전의 구분건물들 전부를 경매의 대상으로 삼은 경매신청을 합체로 생긴 새로운 건물에 대한 경매신청으로 보아 일괄매각을 허용하고, 위와 같은 사정을 매각물건명세서에 기재하여 매각절차를 진행하여야 할 것이다. 3. 평석 구분건물에 대한 담보대출 이후에 격벽이 제거된 오픈상가 즉, 구조상 구분된 여러 개의 부분이 독립한 건물로서 그 각 부분이 소유권의 목적이 되었다가, 구분건물들 사이의 격벽이 제거되는 등의 방법으로 합체하여 각 구분건물이 독립성을 상실하여 일체화된 경우, 경매대상 건물이 인접한 다른 건물과 합동됨으로 인하여 독립성을 상실하게 되었으므로, 경매대상 건물만을 독립하여 양도하거나 경매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경매대상 건물에 대한 채권자의 저당권은 위 합동으로 인하여 생겨난 새로운 건물 중에서 위 경매대상 건물이 차지하는 합동 당시의 가액 비율에 상응하는 공유지분 위에 존속하게 되므로, 경계벽 등이 제거된 것이 사회통념상 복원을 전제로 한 일시적인 것이라거나 그 복원이 용이한 경우가 아닌 이상, 저당권자인 채권자는 경매대상 건물 대신 위 공유지분에 대하여 경매를 신청하거나 원래대로 격벽을 복원한 다음 경매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공유지분 등기를 경료하거나 격벽을 원상으로 회복함에는 큰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채무자의 협력을 얻지 않으면 안 되는데, 채무자의 협력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격벽이 원상으로 회복되지 않는 상태에서 경매를 진행하는 방법이 강구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일본과 달리 우리 부동산등기법에는 (구분)건물의 합병등기에 관한 규정만이 있을 뿐, 합동?합체 등기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합동?합체 등기에 관하여 합병등기에 관한 규정을 유추적용하거나 준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구분)건물의 합병등기는 합병대상 건물의 소유자가 다르거나 저당권 등 소유권, 전세권, 임차권 이외의 권리의 등기가 있는 건물에 관하여는 할 수 없고, 다만 합병대상 건물 모두에 대하여 등기원인, 그 연월일, 접수번호가 동일한 저당권등기만 있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가능하다(부동산등기법 제42조, 제37조, 등기선례 제201110-2호). 결국 현행 부동산등기법 아래서는 종전건물의 소유자가 동일하고, 종전건물 모두에 대하여 등기원인, 그 연월일, 접수번호가 동일한 저당권 등기만 있는 경우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합동?합체로 인한 등기(표시변경등기, 공유지분등기, 저당권이전등기 등)가 불가능하다. 구분건물이 합체되면 더 이상 종전 건물은 경매의 목적이 될 수 없고, 합체로 생긴 새로운 (구분)건물이나 그 공유지분을 경매의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합체로 생긴 새로운 (구분)건물이나 그 공유지분에 대한 경매는 종전 구분건물에 대한 저당권을 합체 후 (구분)건물에 관한 것으로 등기부의 기재를 고친 후 실행함이 원칙이나, 합체등기 제도가 없는 현행법 하에서 위와 같은 원칙을 고집한다면, 종전건물에 대한 저당권자는 합체로 저당권을 상실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저당권을 현실적으로 행사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 대상판결이 종전 저당권을 합체 후 (구분)건물에 관한 것으로 고친 후 경매를 실행하여야 하는 원칙에 대하여, 하나의 예외를 설정한 것이다. 요컨대 위에서 본 문제가 없는 특별한 경우에 한하여, 구분건물 합체로 공유지분이 된 부분 전체에 대한 이른바 ‘통’경매로서의 임의경매를 허용하여 일괄매각하고, 합병등기는 사후에 매수인의 부담으로 실행하는 예외를 설정한 것이다. 대상판결이 그 이유에서 “용인시 기흥구 (주소 생략) ○○상가동의 지하층에는 구분건물로서 이 사건 각 부동산 외에 지하층 제17호 철근콘크리트피씨조 28.14㎡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이 사건 각 부동산뿐 아니라 제17호도 함께 구분건물로서의 독립성을 상실하여 서로 일체화되었다면, 그 지하층 구분건물들 전부에 대한 합체등기 및 그 중 이 사건 각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에 상응하는 공유지분에 관한 근저당권으로 변경등기를 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각 부동산만을 경매대상으로 삼아 경매할 수는 없으므로, 환송 후 원심은 이 사건 각 부동산이 제17호와 합체되었는지 여부를 명확히 가려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시한 것은, 그 각 부동산 및 제17호가 함께 합체되어 한성상가동의 지하층이 1개의 구분건물이 된 것인지(①), 그 각 부동산만이 합체되어 한성상가동의 지하층이 2개의 구분건물이 된 것인지(②) 명확하지 않은바, ①의 경우이면 위에서 본 이유 때문에 합체등기가 마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 각 부동산(혹은 그에 해당하는 공유지분)에 대한 경매가 허용될 수 없지만, ②의 경우라면 이른바 ‘통’경매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으므로, ①, ② 중 어느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심리한 다음, 경매의 허용여부에 관하여 다시 판단하여 보라는 취지이다. 4.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구분건물 합체로 공유지분이 된 부분 전체에 대한 이른바 ‘통’경매로서의 임의경매를 허용하여 일괄매각하고, 합병등기는 사후에 매수인의 부담으로 실행하는 예외를 설정함으로써 격벽이 제거된 오픈상가에 대하여 격벽의 원상회복이나 공유지분 등기 없이도 경매가 가능함을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다. 손흥수 변호사(법무법인(유) 바른)
경매
공유지분
구분건물
손흥수 변호사(법무법인(유) 바른)
2017-12-12
민사일반
방응모 재판 고찰
- 대법원 2016. 11. 9. 선고 2012두3767 판결 - Ⅰ. 대상 판결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이하 ‘진상규명위원회’라 한다)는 2009년 6월 29일 망 방응모의 행위를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이하 ‘반민족규명법’이라 한다) 제2조 제13호, 제14호, 제17호의 친일 반민족행위에 해당한다고 결정하였다. 서울고등법원은 2011년 12월 1일 제13호, 제14호 부분은 적법하나, 제17호 결정 부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하였다. 대법원은 제14호 결정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 상고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13호 부분 : 망인이 자신이 운영하던 잡지 ‘조광’에 일제의 침략전쟁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내선일체를 강조하는 문예물과 논문을 게재하고, ‘임전대책협력회’에 발기인으로 참가하여 직접 전쟁협력을 선전하며 전시채권을 가두에서 판매한 행위는 문화기관이나 단체를 통하여 일본 제국주의의 내선융화 또는 황민화운동을 ‘적극 주도’함으로써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통치 및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13호 결정 부분은 적법하다. 나. 14호 부분 : 비록 망인이 조선항공공업의 발기인으로 참여하여 그 주식 1%를 보유하면서 감사역으로 선임되었다 하더라도, 조선항공공업을 ‘운영’하였다고 보기에는 충분하지 아니하다. 따라서 원심은 제14호에서 정한 군수품 제조업체의 ‘운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 다. 17호 부분 : 상고이유서를 제출기간 내에 제출하지 않아 상고기각함 Ⅱ. 친일파 청산 역사 1. 친일파의 활약 우리 역사에서 친일파란? 일본의 침략 및 강점 시기에 한국인으로서 일제의 침략과 통치에 적극 협력하여 우리 민족에게 중대한 해악을 끼친 자들, 즉 ‘민족 반역자 집단’을 의미한다. 조선 멸망 당시 일진회, 을사오적, 정미칠적, 경술구적(이완용·윤덕영·민병석·고영희·박제순·조중응·이병무·조민희·이재면), 병합 시 일제로부터 작위와 은사금을 받은 황족 3명(공족)과 조선 귀족들 68명(후작·백작·자작·남작) 등이 대표적이다. 일제 강점기에 한국인으로 일본 제국의회 의원이 된 자는 박영효 등 총11명이 있었다. 중추원 부의장이던 이완용, 박영효, 이진호, 박중양을 비롯하여 중추원 고문 또는 참의로 활동한 자들이 대략 305명가량 된다. 조선총독부 국장에 오른 한국인은 2명(이진호와 엄창섭)이었다. 군인으로 중장까지 오른 이병무, 조동윤, 조성근, 홍사익 등을 비롯하여 일본군 장교가 된 자들이 다수 있었다. 해방 때까지 한국인이 오른 일본 경찰 최고위직인 경시에 올랐던 인물은 21명뿐인데, 그중 해방 당시 경시로 재직하던 인물은 8명으로 알려졌다. 일제하 부장판사까지 올랐던 한국인은 2명(조진만, 김준평)이었다. 그 외 친일파 기업인과 예술가를 비롯하여 밀정 등으로 친일의 주구가 된 자들이 많았다. 2. 친일파 청산의 좌절 1948년 9월 제헌 국회는 ‘악질적인 반민족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반민족행위 처벌법’(반민법)을 제정하였고, ‘반민족행위 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를 구성하였다. 반민특위는 1949년 1월 악질 기업가였던 박흥식의 체포를 시작으로 밀정이었던 이종형을 비롯하여 최린, 박중양, 김연수 등을 체포하였다. 그해 2월에는 최남선과 이광수, 배정자 등을, 3월에는 엄창섭 등을 각 체포하였다. 그러나 반민특위가 1949년 1월 일제 고등계 경시 출신인 서울시경 수사과장 노덕술을 체포하자, 대통령 이승만이 노덕술의 석방을 종용하는 등 이승만 정부는 공산주의 세력을 제압한다는 명분 아래 반민특위 활동을 방해하였다. 1949년 3~8월에는 남북통일 협상 등 북한의 주장과 비슷한 주장을 했다는 이유로 사건을 조작하여 국회 부의장 김약수 등 반민법을 주도한 총 13명의 소장파 국회의원을 구속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국회 프락치 조작 사건). 1949년 6월에 친일 경찰인 서울시경 사찰과장 최운하를 체포하자, 그달 6일 내무부차관 장경근의 지휘로 경찰들이 반민특위 사무실을 습격하여 특별경찰대를 무장해제시키고 강제연행하였다(6·6 사건). 그해 7월에는 공소시효를 ‘1950년 6월 20일에서 1949년 8월 31일까지’로 단축하는 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김상덕 반민특위 위원장이 사임한 뒤 이인이 위원장에 임명되어 강제해산에 앞장섰다. 이어 10월에는 반민특위와 특별검찰부·특별재판부를 모두 해체했다. 1951년 2월에는 반민법 폐지법률이 공포되었다. 반민특위는 1949년 8월 31일까지 총 221명을 기소하였다. 하지만 광복 후 한국군의 상층부를 장악하고 있던 일본군 장교 출신들을 전혀 조사하지 못하였다. 재판에서도 대부분 무죄 또는 집행유예로 풀려났고, 유죄판결을 받은 자들도 형이 면제됨으로써 제대로 처벌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1949년 6월 6일에 반민특위를 무장해제시키고, 그달 26일에 김구를 암살하면서 이때 이미 친일파들은 자신들을 위협하는 세력을 모두 제거하고 정국의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3. 노무현 정부의 친일 청산 해방 후에도 친일파들은 이승만과 미군정의 후원으로 인적청산을 피할 수 있었고, ‘반공주의’를 면죄부로 이용하면서 군대·경찰 등 권력기관을 비롯하여 교육·문화 분야에까지 실권자가 되었다. 봉천·신경 군관학교 등을 졸업하고 만주에서 활약했던 친일파들은 1961년 5·16 쿠데타의 주도세력으로 등장한 후 박정희의 도움으로 대부분 고위직에 올랐다. 유신체제가 한창인 1973년부터 1978년까지는 행정부(박정희), 입법부(정일권), 사법부(민복기) 등 3부 수장 모두 친일파가 차지하는 상황이 되었다(자세한 내용은 졸고, ‘방응모 사건의 법률적·역사적 고찰’, 법원 코트넷 지식광장, 2017. 4. 게시 등 참조). 친일파 청산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던 중 2004년 3월 22일 반민족규명법이 제정되었다. 2005년 5월 발족한 진상규명위원회는 2009년 11월까지 총 1005명의 친일 반민족 행위자 명단을 확정하였다. 이들은 법률이 정한 엄격한 요건을 충족한 ‘특A급 친일파’로 분류된다. 한편 민간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는 2009년 11월에 ‘A급 친일파’ 4776명의 목록을 정리한 ‘친일 인명사전’을 출간하였다. 2005년 12월 29일에는 ‘친일 반민족 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이러한 개혁입법은 훼손된 민족정기와 사회 정의를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발판을 마련하는 작업이었다. Ⅲ. 대상 판결의 평가 방응모 재판은, 그가 우리 사회에 끼친 영향 등을 고려하면 친일파 단죄 등에 있어서 법률적·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다. 비교적 간단한 쟁점임에도 대법원의 재판 기간만 4년 이상 걸려 신속의 이념에 반하는 흠은 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적정해 보인다. 하급심 법원의 법률 해석 및 판단에 있어서 다소 혼선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① 국회에서 법률 요건을 간단명료하게 입법하지 않고, ‘적극 주도’, ‘적극 협력’ 등 불명확한 용어를 사용하여 친일 반민족행위의 요건들을 추가하였고, 그렇게 만들어진 법률 요건에 대해 법원은 엄격하게 해석하지 않을 수 없는 점, ② 법에서 정한 친일 반민족행위에 해당하려면 반민족행위의 내용과 방법이 상당한 정도로 증명되어야 하는데, 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기간이 이미 만료되어 소송수행 과정이 부실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친일파 잔재를 청산하려는 사람과 이를 완강하게 거부하는 자들 사이의 적당한 타협으로 인한 입법상의 한계도 있어 보이는 점, ④ 그 외 판사 개개인의 지식·경험·가치관 차이 등 사정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제17호 부분에 있어서 “방응모가 오랫동안 국민총력 조선연맹 등 단체의 간부 지위에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간부로서 일제의 식민통치 및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구체적인 협력행위에 관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판시한 제2심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상고하였는데도, 상고이유서를 제때 제출하지 않아 대법원의 판단도 받아보지 못한 채 상고기각된 점은 큰 아쉬움을 남긴다. 동아일보 사장이었던 김성수의 경우, ‘제11호 및 제17호의 친일 반민족행위에도 해당한다’고 본 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6두346 판결과 비교해보면 더욱 그러하다. 피고 소송수행자인 행정자치부 공무원들의 불성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해방된 지 70년이 넘었다. 선대의 친일 행위를 자손들이라도 먼저 사죄하고 반성한다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리 없다. 그런데 반성은 않고 거짓으로 변명한다면, 국민들의 용서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법적인 단죄를 피했다고 해서 자만하기보다는, 뼈저리게 반성하면서 국민과 나라를 위해 희생·봉사하는 것이 속죄하는 방법일 것이다. 아직도 못다 한 친일파 청산은 훼손된 민족정기와 가치관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허용구 부장판사(대구지법)
방응모
반민족행위
친일파
허용구 부장판사 (대구지법)
2017-09-18
집회 및 시위 제한 통보의 적법 여부, 단순 참가자에 대한 처벌 기준
1. 사실관계 및 재판의 경과 피고인은 건설노동자로서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주최한 희망버스 시위에 참석하여 소속 조합원, 대학생 등 2500여명과 함께 서대문구 경찰청 앞 도로에서부터 독립공원까지 차로를 점거하고 행진하였다. 당시 금속노조는 차로를 포함한 인도에서 행진을 하겠다고 집회 신고를 하였으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편도 2개 차로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행진하도록 조건을 붙여 금속노조 조직국장에게 전화로 통보하였다. 그러나 통보서는 직접 전달하지 않고 사무실 우편함에 넣어두고 왔다. 피고인은 일반교통방해죄로 기소되었다. (가) 1심 판단 서울중앙지법은 왕복 8차로 가운데 편도 4차로를 점거해 행진한 것은 한쪽 방향의 통행을 불가능하게 한 것으로 판단하고 일반 교통방해죄를 인정, 벌금 50만원을 선고하였다.(서울중앙지법 2012. 8. 14. 선고 2012고정1151). (나) 2심 판단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형사부는 편도 2개 차로를 넘지 말라는 집회 제한 조건이 주최 측에 적법하게 통보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실제 집회 참가자에게도 이런 내용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신고된 범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하였다(서울중앙지법 2012. 11. 9. 2012노2902). (다) 대법원 판단 경찰이 주최 측인 금속노조 조직국장에게 전화로 통보서의 내용을 알리고 전달방법을 문의하였는데, 동인이"우편함에 넣고 가라"고 말하여 그곳 노조 사무실 우편함에 통보서를 투입한 사실이 인정된다. 사정이 위와 같다면 사회 통념상 통보서의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놓였다고 인정할 수 있고, 따라서 이 사건 통보서는 주최자인 금속노조에 적법하게 통보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원심이 통보서가 적법하게 전달됐다고 볼 수 없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무죄를 선고한 것은 위법하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환송 하였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2도14625). 2. 대법원 판결 취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집시법'이라 한다) 제8조에 따른 금지 등 통고는 직접 집회나 시위 자체를 금지ㆍ제한하는 효과가 있으나, 집시법 제12조 에 따른 교통조건 통보는 교통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인 것에 불과하여, 상대적으로 집회 및 시위의 자유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아니하므로, 시행령 제12조에 따른 교통조건 통보의 경우에 집시법 제8조에 따른 금지 등 통고의 송달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구체적인 통보 방법이나 경위, 수령인과 주최자의 관계 등에 비추어 주최자가 그 내용을 알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비록 집시법 제8조에 따른 금지 등 통고서의 송달 방법을 갖추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적법한 교통조건 통보로 보아야 한다. 3. 평 석 (1) 집시법 제8조의 금지 등 통고의 송달 방법과 제12조의 교통조건 통보 방법상 차등을 두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 집시법은 제 8조에서 집회 및 시위의 금지 또는 제한 통고에 관한 규정을, 제 12조에서 교통소통을 위한 금지·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제8조는 집회나 시위를 금지 또는 제한을 할 경우"그 이유를 분명하게 밝혀 서면으로 주최자 또는 연락책임자에게 송달하여야 한다(제4항)"라고 규정하고 동법 시행령 제7조, 제3조는 '주최자가 단체인 경우 대리인이나 단체의 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직원에게, 개인이라면 세대주나 가족 중 성년자에게 전달'하도록 구체적인 전달 대상까지 비교적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한편 제12조는 교통 소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하거나 조건을 붙여 제한할 수 있고, 교통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제한을 할 경우에는 시행령 제12조 제2항에서 "서면으로 그 조건을 구체적으로 밝혀 주최자에게 알려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제12조에 따라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할 경우' 별도로 시행령에서 금지통고 방법을 규정하지 않은 것은 법 제8조에서 '제12조에 따라 금지할 집회 또는 시위라고 인정될 때'는 제 12조 아닌 제8조에 따라 금지통보를 하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제8조 제1항 제3호). (이 부분에서 무슨 숨바꼭질 하듯이 복잡하게 법 규정을 찾아가도록 만들어 놓은 점은 유감이다. 법은 중학생 정도의 수준이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대법원 논지대로라면 교통 소통을 위해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할 경우'에는 제8조에 따라 엄격한 전달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제한을 할 경우'에는 그보다 완화된 방법으로 통보해도 무방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런 차등적 법해석 적용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집회, 시위의 제한도 결국은 일부 금지로 볼 수 있으므로, 제한 조건을 통고하는 방법과 금지 조건을 통고하는 방법에 차등을 두는 것은 너무도 작위적인 해석이다. 엄격한 통보절차와 완화된 통보절차의 경계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도 매우 모호하다. (2) 단순히 집회 또는 시위에 참석한 자에 대하여 일반 교통방해죄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 집시법은 단순 참가자에 대하여는 금지된 집회 시위나 해산 명령에 위반한 경우 등 한정된 경우에만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제한 조건에 위배한 단순 참가자에 대하여는 처벌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그런데 실무상 집시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 단순 참가자에 대하여 형법 제185조 '일반 교통 방해죄'의 구성요건 중 '기타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한 자'로 인정하여 처벌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집시법상 처벌 대상인 주최자, 과격 참가자 등에 대한 법정 최고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인데 비하여 형법상 일반 교통방해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1500만원으로 훨씬 중하다. 결론적으로 집시법에서는 배려를 해준 단순 참가자에 대하여 오히려 무거운 형법을 적용하는 결과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는 헌법상의 기본권인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필요 이상으로 제한하고 처벌을 위한 법운용이라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형법상 일반 교통방해죄를 적용하려면 적어도 형법이 예시한 행위 즉 '육로, 수로 또는 교량을 손괴 또는 불통하게 하는 행위'에 준하는 행위로서 교통을 방해한 경우에 한하는 것이 형평성에 부합할 것이다. 일본 형법상 우리 일반 교통방해죄에 해당하는 죄는 일본 형법 제124조 '왕래방해죄'인바 '육로, 수로, 교량을 파괴 또는 폐쇄하여 왕래의 방해를 초래한 자'를 처벌 대상으로 하여, 보호 대상(육로, 수로, 교량)과 행위(손괴 또는 폐쇄)를 한정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우리 형법과 같이 '기타 방법으로'라는 모호한 규정을 두어 처벌 범위를 단순 참가자까지 넓히는 것은 헌법상 집회 및 시위의 자유, 죄형법정주의와 관련하여 문제가 남는다. (3) 경찰의 대처 방법에 대한 검토 집시법 제13조는 관할 경찰관서장은 집회 및 시위의 보호와 공공의 질서 유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최소한의 범위를 정하여 질서 유지선을 설정할 수 있고(제1항) 질서 유지선을 설정한 때에는 주최자 또는 연락 책임자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시행령 제13조 제2항에서 "질서유지선의 설정 고지는 서면으로 하여야 한다. 다만, 집회 또는 시위 장소의 상황에 따라 질서 유지선을 새로 설정하거나 변경하는 경우에는 집회 또는 시위 장소에 있는 국가 경찰 공무원이 구두로 알릴 수 있다"고 규정하여 현장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허용하고 있다. 나아가 법 제 24조 3호는 질서 유지선을 침범한 행위 등에 대한 처벌규정까지 두고 있다. 따라서 관할 경찰관서장이 도로 교통 소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동 법상 규정에 따라 질서 유지선을 설정하고 현장에서는 필요한 경우 구두로 통보하면 법이 정한 제한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집시법이 간단하고 확실한 대처방법을 규정하고 있음에도 본 건처럼 제한 통고가 적법했는지 여부를 가리기위해 파기 환송심까지 네 번의 재판을 이어가고, 집시법 아닌 형법을 적용하는 번거로움을 초래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판례 분석을 하면서도 경찰의 대처방법에 대하여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5. 결 어 대법원이 집시법 제 8조상의 금지 통보와 제 12조 제한 통보의 해석에 차등을 두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제한 조건을 통보하는 데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단순 참가자에 대하여는 집시법상 처벌 조항이 없음에도 법정형이 훨씬 무거운 일반교통방해죄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집시법상 관할 경찰관서장은 집회 시위 현장에서 질서 유지선을 설정할 수 있고 이를 위반한 참가자에 대하여는 처벌규정까지 마련되어 있다. 그러함에도 집시법 아닌 형법의 논리를 동원해야하는 수고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바람직한 집회 및 시위 문화의 정착을 위해 경찰의 대처 방법도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
2015-09-24
용역업체 소속 대기업 임원 운전기사는 파견 근로자인가?
(서울고등법원 2015. 7. 1. 선고 2013나2015966 판결과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4다61401 판결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1. 들어가며 대법원은 2015년 2월 26일 근로자파견과 관련하여 KTX 여승무원 사건 2건, 현대자동차 사건, 남해화학 사건 등 총 4개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5개의 근로자파견 판단기준을 설시하였다(전원합의체 판결). 그런데 위 판결 이후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에서 근로자파견 관계를 인정한 하급심 판결(이하 '대상판결')이 선고되었다. 아래에서는 대상판결에 대해 살펴보고, 유사한 사실관계 하에서 선고된 다른 대법원 판결과의 비교를 통해 판례가 제시한 근로자파견의 기준의 실효성에 대해 살펴본다. 2. 대상판결의 개요 가. 사실관계 원고들(22명)은 용역업체 A, B 소속으로 대부분 피고의 임원 전속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다. 원고들은 담당 임원의 근무지가 변경될 경우 피고와 A, B가 체결한 용역계약의 관할 구역에 따라 A에서 B로, B에서 A로 소속을 변경하기도 하였다. 한편, 피고는 직접 고용한 운전기사들도 있었고, 원고들과 동일한 임원 차량 운전업무에 종사하였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직접적인 지휘ㆍ감독을 받았으므로 피고와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고, 피고가 2년을 초과하여 원고들을 사용하여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으므로 고용의 의사표시 및 피고 소속 운전기사들과의 임금 차액을 청구하였다. 나. 대상판결 서울고등법원은 아래의 내용을 근거로, 원고들과 피고가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으므로 고용의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① 피고가 원고들이 수행할 담당 임원을 결정하고 소속 회사까지 변경하게 하는 등 근무장소와 업무의 배치ㆍ변경에 관한 일반적 권한을 가진 점, 피고가 직접 원고들에게 운행구간, 운행시각 등을 정해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고 원고로부터 직접 근태, 운행실적, 사고 여부 등을 보고받은 점 등을 근거로 업무수행 자체에 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였다. ② 원고들이 피고 소속 운전기사들과 사실상 동일한 운전업무를 수행했으므로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 ③ 위탁업무의 내용이 차량운전 외에 운행횟수, 노선 등이 구체화되어 있지 않고 용역계약서에 포괄적인 규정까지 두어 업무의 범위를 확정하기 어렵고, 수수료 산정방식이 일반적인 위탁, 도급계약의 보수 산정방식과 다르다. ④ 피고가 차량, 업무수행에 필요한 제 비용, 사무실과 집기까지 무상으로 부담한 반면, 용역업체는 고유기술이나 설비, 자본 등을 투입한 바 없다. 또한, 대상판결은 피고가 직접 고용의무를 불이행하는 경우 고용의무발생일 부터 직접채용 시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였다. 손해액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했을 때의 임금 상당액이고, 이는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사용사업주(피고)의 운전기사에게 적용되는 임금 상당액으로 보았다. 3. 검토 대상판결은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에서 근로자파견을 인정한 점에서 특수성이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이론이나 그 외의 특별한 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상판결이 선고되기 전에 대법원은 대상판결과 거의 유사한 사안에서 근로자파견 관계를 부정하였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4다61401 판결. 이 판결의 사실관계는 1심 판결(서울남부지방법원 213. 12. 20. 선고 2012가합2067 판결)에서 인정한 것을 그대로 인용하였으므로, 아래의 내용은 1심 판결에서 인용한 부분이다}. 이 판결(이하 '방송사 판결')은 방송사의 임원, 직원들이 이용하는 차량을 운전하는 용역업체 직원들이 불법파견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대상판결과 방송사 판결은 그 결론이 다른데, 결론을 달리할 만큼의 사실관계의 큰 차이점은 발견되지 않는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방송사 판결은 운전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용역업체 현장사무소 직원 4명이 차량 배차 등을 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방송사 판결에서도 인정한 바와 같이, 실질적으로는 피고 직원이 직접 차량에 탑승해야 구체적인 행선지, 이동거리, 대기시간을 알 수 있어서 사실상 구체적인 배차는 피고 직원에 의해 이루어 졌다는 점에서는 대상판결과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방송사 판결에서는 대상판결보다 파견 관계로 추정될 사실관계도 존재하는데, 용역계약이 종료된 후 기존 운전자들이 새 용역업체로 소속을 변경한 점, 임원 차량 운전자의 경우 용역업체가 후보 운전자를 3~5배수 선발하면 그 임원이 직접 운전자를 선정한 점, 피고 직원들의 지시에 따라 교통법규 위반한 점, 피고 직원이 운전기사에게 피고 업무를 지시한 점, 원고들이 직접 피고로부터 회식비 지원받은 점, 원고들이 피고의 체력단련실ㆍ구내식당을 이용한 점 등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은 '승객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지 않을 수 없는 운전업무의 특수성 때문이지, 사용사업주로서의 지휘ㆍ명령권을 행사한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하였다. 반면, 대상판결은 운전업무의 특성상 피고 임원들이 원고들에게 개별적인 지시를 할 수밖에 없는 점을 '피고가 원고들에게 직접적인 업무상 지휘ㆍ감독을 한 것'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이처럼 근로자파견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법률전문가조차도 그 실질적인 기준이나 결론을 예측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이다. KTX 여승무원 판결에서도 원심에서 인정한 동일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전혀 다른 평가를 하고 결론을 달리하였는데, 동일한 사실관계를 바라보는 기준에 따라 정 반대의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측면에서는 판례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으나, 판결을 통해 양 당사자가 체결한 계약의 내용과 달리 근로자파견 관계를 인정하는 것은 일종의 형성적 판결에 해당하므로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는 문제가 있다. 특히, 계약 관계가 단순히 도급이 아니면 파견으로 양분하기 어려운 비전형 계약이 상당히 존재하고, 사업의 특성상 파견 근로자를 사용하기 어렵거나 파견이 허용되지 않는 업무도 존재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불법파견의 문제는 실무상 그 기준을 파악하기 어려운 작금의 현실에서 법원(법관)의 주관적 관점에 따라 결론이 좌우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 대안으로 ① 법원이 현실적이고 더욱 구체적인 파견의 기준을 제시하는 방안, ② 파견 대상 업종을 확대하여 적법한 파견 제도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안, ③ 입법을 통해 해결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물론 위 3가지 방안 모두 현실적으로 쉽지 않는 방안이다). 마지막으로, 대상판결에서의 아쉬운 점을 몇 가지 살펴본다. 대상판결은 원고들이 피고 소속 운전기사들과 동일한 운전업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로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보았다. 그러나 전합 판결에서는 제3자 사업에 실질적 편입 여부 판단의 예시로 ①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② '직접 공동작업'을 할 것을 제시하였다. 따라서 대상판결에서도 원고들이 피고 운전기사들과 같은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거나 피고 운전기사들이 결원이 발생할 때 원고들이 그 업무에 투입되었는지 등의 사정을 검토했어야 했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피고 운전기사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만으로 피고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또한, 대상판결은 수수료 산정이 일의 완성도를 기준으로 하지 않아 전형적인 도급계약과 다르다는 점을 근로자파견 인정의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전형적인 도급계약보다는 도급, 위탁, 위임 등 여러 성격이 복합된 비전형 계약이 더 많이 체결된다. 그런데도 대상판결은 수수료 산정방식이 전형적인 도급계약과 다르다는 점을 근로자파견의 근거로 삼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양 당사자가 체결한 계약의 내용과 달리 판결을 통해 적극적으로 근로자 파견 관계를 인정하는 것이므로, 전형적인 도급계약의 내용과 다르다는 점을 이유로 근로자 파견관계를 인정할 것이 아니라 근로자 파견으로 인정될 적극적인 점이 입증되어야 근로자 파견 관계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다른 판례{방송사 판결, KTX 여승무원 판결, 인천국제공항공사 판결(대법원 2013. 7. 15. 선고 2012다79439 판결)}에서는 수수료 산정방식이 전형적인 도급계약의 방식과 다르다는 점을 근로자 파견의 인정 근거로 삼지 않았다. 끝.
2015-09-14
조세조약상 외국법인 고정사업장의 구성요건
I. 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의 요지 미국법인 A는 세계각국의 정보수집요원들이 각국의 금융정보 등을 수집하여 미국본사에 송부하면 그 정보의 정확성을 검증한 후 이를 가공·분석하여 데이터베이스로 미국본사의 서버에 저장한 다음, 전세계 고객에게 그 금융정보를 노드장비와 고객수신장비 등을 통해서 전자적인 방식으로 제공, 판매하는 서비스업('쟁점 서비스')을 영위하였다. 원고는 A의 한국 자회사로서 A에게 한국의 금융정보 등을 수집하여 전달하고, 노드장비와 고객수신장비 등의 설치 및 유지관리용역('쟁점 장비관리용역')을 제공하고 그 대가를 지급받았는데, 그 중 쟁점 장비관리용역은 내국법인 갑에게 하도급을 주어 갑이 자신의 사업장에 설치된 노드장비 및 한국고객들의 사무실 등에 소재한 고객수신장비를 유지관리하였다. 한편, A의 해외지점 직원들은 한국을 방문하여 고객의 사무실 등에서 쟁점 서비스의 판촉활동을 수행하면서 정보이용료 등의 계약조건을 안내해 주고('쟁점 홍보활동'), 원고의 사무실에서 한국고객에게 고객수신장비의 사용법 등에 대한 교육활동을 실시하였다('쟁점 교육활동'). A는 한미조세조약상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보아 한미조세조약 제8조에 따라 한국고객의 쟁점 서비스 대가에 대하여 별도 법인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았고, 부가가치세는 한국고객들이 부가가치세법 제34조에 따라 대리납부 방식으로 납부하였다. 원고는 A로부터 지급받은 용역대가에 대하여 법인세를 신고, 납부하였으나, 부가가치세는 부가가치세법 제11조 소정의 외국법인 본사에 대한 외화획득용역으로서 영세율 적용대상으로 보아 이를 납부하지 않았다, 한편, 갑은 원고로부터 수취한 용역대가에 대하여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를 신고, 납부하였다. 이에 대하여 과세관청은 A가 원고, 갑, 해외지점의 직원 등을 통하여 국내에서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을 수행하였으므로 노드장비와 고객수신장비 소재지나 원고의 사무실에 고정사업장을 두고 있고 쟁점 서비스를 그 고정사업장을 통해서 제공하였다고 판단하고 이를 전제로 위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국내 소득의 상당 부분에 대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신고, 납부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를 과세하였고 또한 원고 및 갑 등에 대하여도 쟁점 장비관련용역 등을 실질적으로 A의 본사가 아니라 위 고정사업장에 제공하였다고 하면서 위 영세율 적용을 배제하는 등으로 부가가치세를 과세하였다. 2. 판결요지 대법원은 한미조세조약상 국내에 미국법인의 고정사업장이 존재한다고 하기 위하여는, 미국법인이 '처분권한 또는 사용권한'을 가지는 국내의 건물, 시설 또는 장치 등의 '사업상 고정된 장소'를 통하여 미국법인의 직원 또는 그 지시를 받는 자가 예비적이거나 보조적인 사업활동이 아닌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을 수행하여야 하고,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인지 여부는 그 사업활동의 성격과 규모, 전체 사업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데, 원심판결은 A의 사업활동에서 가장 본질적인 부분은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가공·분석하여 그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부분과 이를 판매하는 부분이라고 전제하고, 국내에 설치되어 있는 노드장비는 미국의 주컴퓨터로부터 가공·분석된 정보를 수신하여 고객에게 전달하는 장치에 불과한 점, 고객수신장비의 주된 기능은 A로부터 송부된 정보를 수신하는 장비인 점 등에 비추어 A가 위 각 장비를 통하여 국내에서 수행하는 활동은 A의 전체 사업활동 중 본질적이고 중요한 부분을 구성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노드장비와 고객수신장비 소재지에 A의 고정사업장이 존재한다고 할 수 없고, 나아가 A의 해외지점의 쟁점 홍보활동 및 교육활동 역시 A의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으로 볼 수 없으므로 그곳에도 A의 고정사업장이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한미조세조약상 고정사업장의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고 판시하였다. II. 대상판례의 평석 1. 쟁점의 정리 이 사건의 쟁점은 한미조세조약상 A의 고정사업장에 국내에 존재하는지 여부로서 구체적으로는 노드장비와 고객수신장비 또는 원고의 교육장이 A가 '처분권한 또는 사용권한'을 가지는 국내의 건물, 시설 또는 장치 등의 '사업상 고정된 장소'에 해당하는지, 노드장비와 고객수신장비를 통하여 수행되는 정보의 전달, A의 해외지점 직원들에 의하여 원고의 사무실 등에서 이루어지는 홍보 및 교육활동 등이 A의 본질적이고도 중요한 사업활동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2. 조세조약상 고정사업장의 의의 및 구성요건 국제거래에 있어서 고정사업장 내지 국내사업장의 존재 여부에 따라 세법상 과세방식의 중요한 차이가 발생한다. 조세조약 미체약 국가의 외국법인이 국내에서 사업소득을 얻는 경우에 그 국내원천 사업소득에 대해서는 두 가지 방식으로 과세된다. 외국법인이 국내사업장을 두고 있으면 그 국내사업장에 귀속되는 소득에 대하여 법인세를 신고 납부하여야 하고, 국내사업장이 없는 경우에는 국내원천 사업소득의 지급자가 원천징수하는 방식으로 과세된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조세조약에서는 법인세법상의 국내사업장과 유사한 고정사업장 개념을 두어 국내원천 사업소득을 얻은 체약국의 외국법인이 우리나라에 고정사업장을 두고 있지 않거나 고정사업장을 두고 있더라도 해당 사업소득이 그 고정사업장에 귀속되지 않는 경우에는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고, 반면 고정사업장이 있고 해당 사업소득이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경우에는 내국법인의 소득과 동일한 방식으로 과세한다. 또한, 고정사업장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통상 부가가치세법상의 사업장에도 해당하기 때문에 외국법인은 부가가치세도 신고, 납부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조세조약상 고정사업장의 구성요건으로 통상 세 가지가 제시된다. 첫째, 물적 시설의 고정적 존재로서 객관적 요건으로 불린다. 기계나 장비 등도 물적 시설에 포함되고 물적 시설이 고정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항구적으로 특정장소에 위치하고 있어야 한다. 둘째, 물적 시설을 사용할 권한을 갖거나 지배하고 있어야 한다는 요건으로 주관적 요건이라 한다. 이는 고정된 장소와 사업의 수행간의 관계로서 사업이 그 장소를 통하여 수행되어야 하는 요건이다. 기업이 어떤 장소를 통하여 사업을 수행한다는 것은 그 장소에 대하여 처분권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자신의 의사에 따라 그 장소를 사용하거나 사용 중단 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그 물적 시설을 통하여 기업의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이 수행되어야 한다는 요건으로서 기능적 요건이라고 한다. 외국법인의 사업활동이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인지 아니면 예비적이고 보조적인 사업활동인지는 상대적 가치에 의하여 판단된다. 예컨대, 파이프라인을 통한 석유수송의 경우 석유판매업자에게는 보조적 기능을 수행하므로 고정사업장을 구성하지 않으나, 석유운송업자에게는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므로 고정사업장을 구성하는 것이다. 통상 어떤 기업이 여러 물리적 장소에서 예비적, 보조적 성격의 개별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들 개별 활동을 모두 결합하여 한 사업장에서 수행한다고 가정할 경우 그 결합된 사업활동이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 해당기업은 사업활동의 기능적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보고 있다. 한미조세조약도 다른 조세조약과 같이 제9조 제1항에서 "이 협약의 목적상 고정사업장"이라 함은 어느 체약국의 거주자가 산업상 또는 상업상 활동에 종사하는 사업상의 고정된 장소를 의미한다"고 하고 제2항에서 지점, 사무소, 공장 등 다수 유형의 고정사업장을 예시적으로 열거하고 있고 제3항에서는 고정사업장에는 다음의 어느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목적만을 위하여 사용되는 사업상의 고정된 장소가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면서 (a)목에서 '거주자에 속하는 재화 또는 상품의 보관, 전시 또는 인도를 위한 시설의 사용'을, (e)목에서 '거주자를 위한 광고, 정보의 제공, 과학적 조사 또는 예비적 또는 보조적 성격을 가지는 유사한 활동을 위한 사업상의 고정된 장소의 보유'를 들고 있다. 즉, 한미조세조약도 고정사업장의 구성요건으로 객관적 요건과 주관적 요건 및 기능적 요건을 규정하고 있으나 다만, 예비적, 보조적 행위의 어느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목적만을 위하여 사용되는 사업상의 고정된 장소가 고정사업장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하여 개별 행위가 예비적, 보조적 성격을 지니는 이상 그 개별행위를 결합하여 본질적이고 중요한 행위를 구성하는지를 판단하지 않는 점이 특색이다. 3. 평석: 한미조세조약상 고정사업장의 구성요건과 전자상거래 대상판례는 외국법인의 고정사업장의 구성요건으로 객관적 요건, 주관적 요건 및 기능적 요건을 제시하면서 전자적 방법으로 금융정보를 판매하는 외국법인의 경우 정보전달활동과 홍보 및 교육활동은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기능적 요건을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전자상거래란 당사자가 물리적으로 동일한 장소에 소재하지 않고 전자적 수단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재화와 용역에 관한 사업상의 거래로 정의되는데, 이는 일반 상거래와는 달리 컴퓨터 이외의 물적 시설의 존재 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반 고정사업장의 구성요건을 기준으로 고정사업장의 존재여부를 판단할 것인지, 본질적이고 중요한 활동을 무엇으로 볼 것인지 등의 문제가 제기된다. 우선, 전자상거래에 있어서의 고정사업장의 객관적 요건은 컴퓨터 서버의 존재 여부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특정장소에 고정될 수 있는 것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컴퓨터 프로그램을 구동하는 컴퓨터 하드웨어 즉 컴퓨터 서버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OECD 모델조세조약도 같은 입장이다. 둘째, 외국법인이 컴퓨터 서버를 자신의 사업에 사용하거나 그 사용을 중지할 수 있는 권능을 가져야 주관적 요건을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단지 타인이 설치, 운용하는 통신시설을 이용하여 거래하는 경우에는 그 통신시설에 대한 처분권을 가지지 않으므로 주관적 요건을 충족하지 않을 것이다. 셋째로 기능적 요건의 충족을 위해서는 전자상거래의 전자적 수단의 운용이 소득의 획득에서 본질적이고 중요한 행위가 되어야 할 것이다. 본질적이고 중요한 활동으로는 상품의 매도인이 매수인과의 매매계약의 체결을 컴퓨터 서버에 게재된 웹사이트를 통해서 수행하거나 판매대금을 서버에 게재된 웹사이트를 통해서 결제받는 행위를 들 수 있다. 전자적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에는 그러한 상품을 가공, 제조하는 일이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이 될 것이다. 원심판결도 같은 논거에서 A의 사업활동에서 가장 본질적인 부분은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가공·분석하여 그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부분과 이를 판매하는 부분이라고 전제하였던 것이다. 일반 상거래에서 상품의 인도, 광고 및 홍보활동 등이 예비적, 보조적 행위로 인정되는 것과 같이, 전자상거래에 있어서도 서버에 게재된 전자상품을 인도하는 행위는 상품의 인도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예비적, 보조적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OECD 모델조세조약도 보안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미러서버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행위를 예비적, 보조적 행위로 열거하고 있다. 대상판례는 노드장비나 고객수신장비는 미러서버와 마찬가지로 고유의 기능이 정보전달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장비를 통하여 전자상품을 인도하는 행위는 여전히 예비적, 보조적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전자상거래의 경우에도 일반 고정사업장의 기능적 요건의 법리가 적용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또한, A의 해외지점 직원의 쟁점 홍보활동과 교육활동은 한미조세조약 제9조 소정의 예비적, 보조적 행위로 판단하였는바, 전자상거래에 수반되는 홍보와 교육활동은 여전히 예비적, 보조적 행위로 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4. 결어 대상판례는 조세조약상 고정사업장을 정면으로 다룬 최초판결로서 고정사업장을 구성하는 객관적 요건, 주관적 요건 및 기능적 요건을 명확히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금융정보를 판매하는 전자상거래에 종사하는 외국법인의 경우 노드장비 등을 통한 정보의 전달, 해외지점의 직원들에 의한 홍보 및 교육활동은 본질적이고도 중요한 사업활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는 점에서 전자상거래의 경우에도 기본적으로 일반 고정사업장의 기능적 요건이 유효함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그 선례적 가치가 있다. 다만, 대상판례가 한미조세조약상의 고정사업장의 객관적 요건과 주관적 요건 및 기능적 요건 중 예비적, 보조적 행위의 결합 금지 부분에 대하여 구체적인 판시를 하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대상판례의 판시 논거와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단된다.
2012-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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