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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물분할소송과 조정
- 대법원 2013. 11. 21. 선고 2011두1917 전원합의체판결 1. 사건의 개요 1필지 토지를 공유하고 있던 7인의 공유자 중 2인이 나머지 공유자들을 상대로 공유물분할의 소(서울중앙지방법원 2003가단264936호)를 제기하였고, 그 소송에서 2004. 7. 12. '① 분할전 토지를 두 부분으로 분할하되 그 중 제2토지는 원고를 비롯한 3인의 소유로 하고, 제1토지는 남은 4인의 공유자들의 소유로 한다. ② 두 부분으로 분필등기를 한 다음 각각의 소유부분에 관하여 공유물분할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한다.'라는 조정이 성립하였고, 이 조정조항 중 ①부분은 재판상 현물분할에 관한 주문례를 그대로 따른 것이다. 그런데 조정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지지 아니한 상태에서 제1토지 중 등기부상 여전히 원고 명의로 남아 있는 공유지분에 관하여 강제경매절차가 개시된 결과 2007. 7. 13. 제3자에게 매각되었다. 이러한 지분매각에 관하여 파주세무서장은 원고에게 2007년 귀속분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였고, 이에 원고는 공유물분할소송에서 조정이 성립함에 따라 제1토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권리가 없게 되었음에도 피고가 여전히 원고에게 경매목적물이 귀속되었던 것으로 보고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 조세소송에서 대법원 2013. 11. 21. 선고 2011두1917 전원합의체판결이 내려졌다, 2. 전원합의체판결의 요지 [다수의견] 공유물분할의 소송절차 또는 조정절차에서 공유자 사이에 공유토지에 관한 현물분할의 협의가 성립하여 그 합의사항을 조서에 기재함으로써 조정이 성립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재판에 의한 공유물분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 즉시 공유관계가 소멸하고 각 공유자에게 그 협의에 따른 새로운 법률관계가 창설되는 것은 아니고, 공유자들이 협의한 바에 따라 토지의 분필절차를 마친 후 각 단독소유로 하기로 한 부분에 관하여 다른 공유자의 공유지분을 이전받아 등기를 마침으로써 비로소 그 부분에 대한 대세적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고 보아야 한다. [반대의견] 공유물분할의 소에서 공유부동산의 특정한 일부씩을 각각의 공유자에게 귀속시키는 것으로 현물분할하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하였다면, 그 조정조서는 공유물분할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것으로서 민법 제187조 소정의 '판결'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조정이 성립한 때 물권변동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 3. 전원합의체판결에 대한 비판 이 전원합의체판결은 세간에 많은 관심을 모았고, 특히 최근 반대의견을 낸 대법관의 회갑 및 퇴임기념 논문집에 위 판결이 가지는 특별한 의미를 상기시키는 글{이시윤, '민일영 대법관이 남긴 자취', 민사재판의 제문제 제23권(2015. 8.), 363-366}이 실렸다. 한국 민사소송법학계의 대표적인 법학자이자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역임하신 위 글의 저자는, '다수의견이 공유물분할조정의 본질을 재판상의 분할이 아닌 당사자 간의 협의분할 즉 사법상의 법률행위로 본 것이다'라고 전제한 다음, 판례법이 재판상 화해에 관하여 대법원 1962. 5. 31. 선고 4293민재6 전원합의체판결 이래 오랫동안 소송행위설을 취하여 왔음에도 다수의견이 느닷없이 종전의 대법원판례의 변경도 없이 공유물분할조정이 사법상의 법률행위임을 전제로 하는 판결을 하면서, 조정의 법적 성질에 관하여 독일이나 일본의 통설판례가 취하고 있는 양행위경합설을 외면한 탓에 원칙에 충실하지 못할뿐더러 조정에 창설적 효력을 인정한 종전판례(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5다32814,32821 판결)와도 모순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비판하였다. 한편 반대의견에 대하여는 소송행위설을 취하였음을 전제로 종래 판례의 기본입장을 수호하여 판례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고 하였다. 4. 민사조정의 한계와 공유물분할소송의 특성 가. 문제의 제기 전원합의체판결의 대상이 된 사건은, 조정이 성립한 민사소송사건에서는 당사자 사이에 아무런 이의가 없음에도 조정에 의한 소유권이전이라는 대세적 효력이 언제 발생하느냐가 문제가 된 것이다. 이는 조정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것으로서 그 본질이 사법행위이냐, 소송행위이냐 라는 소송법상 근본적인 문제와도 연관이 있지만, 그보다도 조정에 회부되기 이전에 당초 계속 중이던 본래의 소송인 공유물분할소송이 가지는 특성에서 비롯된 면이 강하다. 나. 형성소송과 민사조정의 한계 형성의 소는 권리 또는 권리관계의 변동을 선언하는 판결을 구하는 소로서, 법률에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된다. 이러한 형성의 소에 기한 형성판결은 그 효력이 제3자에게 미침으로써 많은 이해관계인 사이의 법률관계를 획일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이해관계인의 일부 사이에 형성판결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는 조정을 행할 수 있는지가 문제로 된다. 원칙적으로 조정은 상호 양보를 그 제도적 기초로 삼고 있는 데에 반하여, 형성판결은 사법적 법률관계의 변동에 형성요건의 충족 여부에 관한 법원의 판단을 개재시켜 공익성을 도모하고자 하는데다가 새로운 소유관계를 창설하는 것과 같은 형성적 효력을 가지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법원의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유처분의 의사에 기한 당사자의 협의에 터 잡은 조정에 곧바로 형성적 효력을 부여하는 것은 그 자체로 허용될 수 없다. 다. 공유물분할소송의 특성과 조정 공유물분할소송은 공유자 사이의 기존의 공유관계를 폐기하고 각자의 단독 소유권을 취득하게 하는 형성소송으로 보는 것이 민사소송법학계의 통설이자 판례(대법원 1969. 12. 29. 선고 68다2425 판결 참조)이고, 법원이 공유물분할을 청구하는 자가 구하는 방법에 구애받지 아니하고 자유로운 재량에 따라 합리적인 방법으로 공유물을 분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은 비송사건이나 형식은 소송사건인 이른바 형식적 형성소송에 해당한다. 따라서 당사자가 공유물분할판결과 동일한 형성적 효력을 가지는 조정을 의도하였다면 그러한 조정은 허용되기 어렵다. 그러나 비록 공유물분할의 소송이 계속 중이라고 할지라도 당사자 사이에 공유물분할의 협의가 성립함에 따라 계속 중인 분쟁을 종국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면, 원래 당사자의 협의에 의한 공유물 분할이 보다 원칙적인 방법이고 공유물분할소송을 통한 공유물분할은 보충적인 수단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당해 소송절차에서 공유물분할의 협의를 조정의 대상으로 삼아 그 협의내용을 확인하는 조정을 성립시키는 것이 합리적인 절차운영이다. 나아가 당사자들 사이에 공유물분할의 협의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다수의견은 이러한 실무상의 필요성을 인정하여 공유물분할의 소송절차에서 조정이 성립할 수 있는 길을 열면서도, 소송의 대상이 된 형성소권을 조정의 대상으로 본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 사이에 성립한 별개의 협의를 그 대상으로 봄으로써 공유물분할의 확정판결이 가지는 형성적 효력을 조정에는 인정하지 않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이때 조정절차에 회부된 조정대상은 당사자들 사이에 성립하였거나 장차 성립할 공유물분할의 협의일 뿐이고, 그로 인한 조정조서는 이행판결이나 확인판결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민법 제187조의 '판결'에는 해당하지 않게 된다. 이를 절차적인 측면에서 보면, 조정은 소송의 대상이 된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한정되지 아니하므로 조정회부에 앞서 굳이 기존의 소송물을 이행의 소나 확인의 소로 변경할 필요가 없는 반면, 당초 공유물분할소송의 대상이 된 형성소권은 조정에 회부에 되지 아니한 채 중지된 소송절차에 남아 있다가 조정에 회부된 공유물분할의 협의에 관하여 조정이 성립하거나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이 확정된 때에 소취하된 것으로 본다(민사조정규칙 제4조 제2, 3항 참조). 따라서 다수의견은 공유물분할조정의 본질을 사법상의 법률행위로 본 것이라기보다는 '공유물분할의 협의'를 대상으로 지분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의 의사표시를 표시한 조정이 성립한 것으로 본 것으로서 재판상 화해나 조정에 관하여 여전히 소송행위설을 취하고 있다고 이해된다. 왜냐하면 소송행위설를 취할 경우 그 화해에 조건, 기한 등을 붙일 수 없다거나 실체법상의 무효, 취소사유가 있더라도 소송상 화해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으며 기판력이 인정된다는 것일 뿐 그 대상이 된 사법상 합의나 법률관계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하여 반대의견은, 공유물분할의 소송의 소송물이 이행의 소나 확인의 소로 변경되지 아니하였고 조정조항의 형식이 현물분할을 명하는 판결과 동일한 형태로 되어 있는 이상, 공유물분할의 소송의 소송물 자체를 조정의 대상으로 볼 수밖에 없고, 형식적 형성의 소에도 조정의 성립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5. 결어 앞서 본 전원합의체판결은 공유물분할소송에서 성립한 조정으로 인하여 발생한 법적 분쟁에 관하여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민사소송분야에 보다 정치한 이론을 구축하야야 필요성을 일깨워줌은 물론, 그러한 분쟁발단의 원인이 조정조항의 형태와 무관하지 않는 점에서 관련 재판실무에 대한 개선책이 요망된다.
2015-10-15
유사필수적 공동소송에 있어 소송당사자 아닌 자에 대한 판결효력
1. 사안의 개요 甲과 乙은 특허권자 A를 상대로 하여 2005. 8. 31. 공동으로 A가 특허권자인 이 사건 특허의 무효를 주장하는 특허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고(특허법 제133조, 제139조 참조), 특허심판원은 2006. 5. 19. 그 특허가 무효라는 취지의 청구인용 심결을 하였으며(특허법 제162조 참조) 그 심결등본은 같은 달 25일 심판당사자 모두에게 송달되었다. A는 2006. 6. 23. 甲과 乙 중 甲만을 상대방으로 하여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한 후(특허법 제186조제3항 참조) 30일의 제소기간이 도과한 2006. 7. 20. 乙을 당사자로 추가하는 당사자추가신청을 하였다. 2. 특허법원 판결의 요지 (2007. 3. 14. 선고 2006허5287 판결 - 소각하) 가. 당사자추가신청은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에 한하여 허용되는데, 동일한 특허권에 관하여 2인 이상이 공동으로 무효심판을 청구함으로써 이루어진 1개의 심결에 대한 심결취소소송은 공동소송인 사이의 소송의 공동까지 강제되는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이 아니므로, 이 사건 신청은 부적법하다. 나. 甲에 대한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乙에 대하여는 그 제소기간 내에 심결취소소송이 제기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심결 중 乙의 심판청구에 대한 부분은 이미 확정됨으로써 이 사건 특허는 무효심결이 확정되었고, 따라서 이미 무효로 된 특허에 관한 이 사건 무효심결 취소소송은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3. 대법원 판결의 요지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후1510 판결 - 소각하 부분 파기환송) 가. 동일한 특허권에 관하여 2인 이상이 공동으로 특허의 무효심판을 청구하여 승소한 경우에 그 특허권자가 제기할 심결취소소송은 심판청구인 전원을 상대로 제기하여야만 하는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이 아닌 이 사건에서 당사자의 변경을 가져오는 당사자추가신청은 부적법하다. 나. 특허를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된 때에는 당해 특허는 제3자와의 관계에서도 무효로 되는 것이므로, 동일한 특허권에 관하여 2인 이상의 자가 공동으로 특허의 무효심판을 청구하는 경우 그 심판은 심판청구인들 사이에 합일확정을 필요로 하는 이른바 유사필수적 공동심판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甲과 乙이 당초 공동으로 이 사건 특허발명의 무효심판을 청구한 이상 이들은 유사필수적 공동심판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비록 위 심판사건에서 패소한 A가 공동심판청구인 중 甲만을 상대로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 하더라도 그 심결은 甲과 乙에 대하여 모두 확정이 차단된다고 할 것이며, 이 경우 乙에 대한 제소기간의 도과로 심결 중 乙의 심판청구에 대한 부분만이 그대로 분리 확정되었다고 할 수 없고, A의 甲을 상대로 한 심결취소소송은 여전히 법률상 이익이 있다. (이후 파기환송심에서 A의 甲에 대한 심결취소청구가 기각되고 그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4. 대법원 판결의 의미와 본고의 논점 먼저 이러한 심결취소소송이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이 아니라고 하는 점은 상고심과 원심의 판시가 일치하는바, 이에 대하여는 따로 검토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판시의 요지는 (1) 공동으로 청구하는 특허무효심판은 유사필수적 공동심판이고(그 심결에 대한 취소소송 제기 이후의 절차 역시 유사필수적 공동소송이라는 의미도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2) 乙은 심결취소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전제에 서면서 乙과 A 사이의 무효심결 부분도 甲과 A 사이의 심결취소송의 결과(확정 여부 및 판결 결과)에 따른다는 취지라고 이해된다. 다만 소제기의 단계에서 甲과 乙에 대한 절차가 분리된 셈인데, 乙에 관한 절차의 결과(심결에 대한 제소기간의 도과)에 甲이 따르지는 아니하고 甲에 관한 절차의 결과(취소소송의 진행)에 乙이 따르게 되는 근거에 관하여는 명시적인 설시가 없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심결취소소송이 유사필수적 공동소송이라는 전제 하에(상고심과 원심 모두 같은 입장이다), 판시 (1)과 관련하여 공동심판의 법적 성격에 관하여 살펴본 다음, 유사필수적 공동소송의 성격과 구조를 바탕으로 하여 판시 (2)의 타당성을 검토하기로 한다. 한편 특허심판원의 심결의 효력을 다투는 심결취소소송은 행정소송의 일종으로서 특허법과 행정소송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사항에 대하여는 민사소송법이 준용되는바(행정소송법 제8조제2항 참조), 판시 (2)에 관하여 검토하고자 하는 법리는 모두 민사소송법이 준용되는 사항에 속한다. 5. 공동심판의 법적 성격 특허무효의 공동심판청구인들이 공동으로 심판청구를 하지 아니하고 각별로도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어느 하나의 심판절차에서 무효심결이 확정되면 그 특허의 무효가 확정된다. 이 사안과 같이 수인이 공동으로 동일한 특허권에 관하여 무효심판을 청구하는 경우 그 공동심판의 성질에 관하여, 본래는 심판청구인 각자가 별개의 무효사유와 증거를 가지고 심판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하는 측면과 심결이 제3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분쟁의 일회적, 합일적 해결이 요청된다고 하는 측면 중 어느 쪽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통상공동소송설, 유사필수적 공동소송설, 그리고 공동심판 중 특허법 제163조에 의한 일사부재리가 적용되는 경우(동일사실 및 동일증거에 의한 공동심판의 경우)에만 유사필수적 공동소송에 해당한다고 하는 제한적 유사필수적 공동소송설 등이 있다.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처분권주의·변론주의를 대원칙으로 하는 민사소송에서는 공동소송인 사이에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피할 수 없으므로(통상공동소송에서의 증거공통만으로는 합일확정이 보장되지 않는다) 합일확정의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원칙의 예외가 되는 일정한 절차적 특칙을 마련함으로써 그러한 소송절차에 따르는 한 당연히 판결의 결과가 통일되도록 하고 있다(통상공동소송에서도 당사자들에 의하여 이러한 특칙이 적용되는 것과 같은 모습으로 소송이 진행된다면 언제나 합일확정이 보장된다). 그러나 심급이 없으며 직권심리주의(특허법 제159조제1항 등)에 의하는 특허심판원의 공동심판절차에 관하여, 변론주의를 전제로 하여 그 제한이라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필수적 공동소송의 개념을 차용하여 그 성격 규정을 하는 것이 굳이 필요한지는 의문이다. 동일한 특허에 관하여 따로 제기되어 심리중에 있는 복수의 무효심판사건을 반드시 병합하여야 하는지와 공동의 무효심판사건을 분리할 수 있는지의 문제 정도가 의미를 가질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특허법 제160조가 당사자 쌍방 또는 일방이 동일한 2 이상의 심판에 대하여 심리 또는 심결을 병합하거나 분리할 수 있다는 취지로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다. 심급 제도가 없으며 직권심리주의에 의하는 심판절차의 단계에서는, 무효심결의 대세효, 공동심판, 심결의 불복방법 등의 법리를 탐구함에 있어서 특허법의 법리에 따르면 족하고, 처분권주의·변론주의와 심급 제도를 전제로 하여 성립된 유사필수적 공동소송 제도와 굳이 관련지을 필요가 없다. 공동심판의 심결에 대한 취소소송이 유사필수적 공동소송임에는 이론이 없는 것 같고, 나아가 동일한 특허에 대하여 따로 진행된 복수의 심결에 대한 각각의 취소소송도 병합을 통한 유사필수적 공동소송 관계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공동심판에서의 심결 이후 심결취소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에 있어서 심판과 소송의 연결관계(공동소송인 중 일부에 대한 소제기의 효력 등)에 대하여는 특별한 논의가 없는 것 같다. 6. 유사필수적 공동소송 제도 가. 판결의 효력 일반에 관하여 보건대, 원래 판결은 당사자 사이의 분쟁을 상대적·개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결과도 양당사자를 상대적으로 구속하는 것이 당연하고, 처분권주의·변론주의의 원칙에 의하여 당사자에게만 소송수행의 기회가 부여된 채 재판하기 때문에 그 기회가 없는 제3자에게 소송결과를 강요하는 것은 제3자의 절차권을 침해하게 된다. 따라서 판결의 기판력과 집행력은 당사자에게만 미치는 것이 원칙이고,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제3자에게도 미친다. 변론종결 후의 승계인(민소 제218조제1항), 선정자(민소 제53조) 등이 그 예이다. 다만 판례에 의하여 일정한 경우에 채권자대위소송의 판결이 채무자에게 미치게 된다. 한편 법률관계를 직접 변동시키는 형성의 소는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인정하는 것이 원칙이고, 그 청구인용판결의 형성력은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제3자에 대한 대세효가 발생한다. 나. 당사자가 복수인 소송에 있어서의 심리 구조 등에 관하여, 민사소송법은, 공동소송인 사이에서 승패가 일률적으로 될 필요가 없는 경우에는 공동소송인 독립의 원칙(민소 제66조)에 의하여 소송자료나 소송진행의 통일을 기하고 있지 아니하면서(다만 증거공통은 인정된다), 공동소송인 사이에 소송의 승패가 합일확정되어야 하는 경우에는 필수적 공동소송 제도를 두어 처분권주의와 변론주의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실체법상 관리처분권이 공동귀속되는 때에는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이라 하여 그들이 모두 당사자가 되어야 하고, 일부 공동소송인에 관한 소송행위의 효력은 모두에게 통일적으로 미치게 하며, 일부 공동소송인의 또는 그에 대한 상소는 전원에 대하여 확정차단 및 이심의 효력이 있고 전원이 상소심의 당사자로 된다(민소 제67조 참조). 다. 민사소송법은 판결결과의 합일확정을 기한다는 이유만으로 당사자로 관여할 수 없었던 사람에게 타인 사이의 판결의 효력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하지는 않는다(이는 특별법의 개별 규정에 의하여 청구인용판결에 한하여 대세효를 인정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이다). 더구나 스스로 소송을 수행하기 위하여 당사자가 된 사람이 이심 등의 과정에서 당사자에서 배제되는 상황은 필수적 공동소송에 있어서는 아예 예상하지 아니하고 있다. (1) 공동소송인 사이에 결론이 같으려면 그 판단자료인 소송자료가 통일되어야 하고(증거공통은 당연한 전제임), (2) 이를 위하여는 소송자료 제출권이 있는 당사자 지위가 소송의 끝까지 동일하게 유지되어야 하며, (3) 공동소송인마다 내용이 다른 소송자료는 부득이하게 그 내용이 같거나 가장 유리한 것에만 효력을 인정하는 수밖에는 없다. "당사자에게만 판결의 효력이 미친다"는 원칙을 대전제로 하면서 처분권주의·변론주의와 같은 기본원칙도 최대한 지키며 합일확정을 기하는 사실상 유일한 절차적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민사소송법의 입장이다. 라. 여러 사람이 제기하는 회사설립무효의 소(상법 제184조)와 같이 판결의 효력이 제3자에게 확장되는 경우에는 개별적으로 소송을 할 수는 있지만 일단 공동소송인으로 된 이상은 합일확정의 요청상 승패를 일률적으로 정하여야 하는 유사필수적 공동소송에 있어서도 위와 같은 특칙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판결의 효력이 제3자에게 미치는 대세효가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소제기 당시에 그 효력을 받을 모든 사람이 반드시 공동으로 당사자가 되도록 할 필요는 없지만, 일단 당사자로 된 공동소송인에게는 합일확정의 필요상 위와 같은 심리구조가 그대로 적용된다. 이것이 유사필수적 공동소송 제도이다. 7. 결론 여러 사람이 유사필수적 공동소송 관계에 있는 경우에 모두가 소송당사자가 되고 하나의 소송에서 함께 심리되는 때에 한하여 소송절차상의 특칙이 적용되고 재판의 통일이 확보된다. 일부만이 소송당사자가 되거나 또는 모두 소송당사자가 되더라도 하나의 소송으로 심리되지 아니하는 때에는 재판의 통일은 없다. 유사필수적 공동소송은 소송공동이 강제되지 아니하므로 공동소송인 중 일부에 관한 소의 취하도 가능하다. 유사필수적 공동소송에서의 재판의 통일은 앞서 본 바와 같은 민사소송법상의 특칙이 적용된 결과일 뿐이지, 민사소송법 규정(당사자, 변론주의, 불복과 확정 등)을 뛰어넘어 당사자마다 소송자료와 진행단계가 같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재판결과를 같게 한다는 것이 아니다. 유사필수적 공동소송 관계에 있는 사람 중 한 사람만 당사자가 된 경우, 즉 공동소송이 아닌 경우에는 소송법률관계를 논함에 있어서 공동소송의 법리가 적용될 여지가 없는 것이다. 이 사안에서는 A가 甲만을 당사자로 하여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함으로써 甲과 乙은 각별로 심결이 확정될 수밖에 없게 되었고, 이렇게 된다고 하여 민사소송법의 어떠한 원칙이나 절차 규정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乙에 대한 심결취소소송 제기기간의 도과로 그 부분 심결은 확정되고, 그 확정심결의 효력에 의하여 이 사건 특허는 무효로 확정된 것이다. 이로써 甲에 대한 취소소송의 소의 이익 역시 없어지게 된다. 이렇게 민사소송법의 법리에 충실하게 해석한다고 하여 특허법이 추구하는 다른 법적 가치가 손상되는 것도 아니다. 또한 대법원 판시와 같이 해석한다면, 乙은 자신이 관여하지 아니한 채 타인(甲)의 소송수행 결과에 따라 자신의 법률관계가 좌우되고, 또한 타인 사이의 소송의 진행에 따라 자신에 관한 분쟁의 종결이 지연되게 되며, 한편 A로서는 甲과 乙 중 소송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상대방을 선택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유사필수적 공동심판 관계에 있으므로 분리확정되지 아니한다고 하는 대법원 판시와 관련하여, 분리확정 금지는, 일부 공동소송인의 또는 일부 공동소송인에 대한 상소가 모든 공동소송인에게 효력이 있다고 하는 민사소송법 제67조제1항·제2항에 의하여 모든 공동소송인이 소송의 끝까지 당사자 지위를 유지함으로써 당연히 나타나는 결과이다. 심판과 소송 사이에 심급적 연계가 없는 이상 피고로 되지 아니한 乙이 취소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없으므로, 공동으로 소송당사자가 된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민사소송법의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특칙이 적용될 여지가 없고, 따라서 그 적용의 결과로 나타나는 분리확정 금지와 재판 통일과 같은 모든 효과도 발생하지 아니한다. 민사소송법은 유사필수적 공동소송에서 일부의 공동소송인만이 상급심 당사자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재판 결과의 통일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 타당성은 차치하고, 이 사안에서 심결취소소송이 유사필수적 공동소송이라는 전제에서 甲과 乙의 소송결과를 통일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특허무효심판을 1심으로 취급하고 그 심결취소소송의 제기를 항소에 준하는 것으로 본 다음 甲만을 상대방으로 한 소제기의 효력이 민사소송법 제67조제2항(상대방의 일부 공동소송인에 대한 소송행위는 공동소송인 모두에게 효력이 미친다는 규정임)에 따라 乙에게도 미친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해석하는 경우에는 이 사안에서 대법원은 소송당사자인 乙을 소송에서 배제한 위법이 있음을 이유로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후에는 甲과 乙 모두를 피고로 하여 소송을 진행하게 된다.
2011-07-11
국가가 행정소송에서 원고로서의 당사자능력과 당사자적격을 가지는 여부
1. 사실관계 관악구 보건소장은 서울대학교 보건진료소에 직권폐업을 통보하였고(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함), 이에 국가(대한민국)는 관악구 보건소장의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직권폐업처분무효확인등소송을 제기하였다. 국가는 정부법무공단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여 위 판결인 1심에서 승소하였고, 위 사건의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은 위 판결을 그대로 인용하였으며(서울고등법원 2009. 11.25. 선고 2009누19672 판결), 상고심인 대법원은 위 고등법원 판결을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하였다(대법원 2010. 3.11. 선고 2009두23129 판결). 2. 판결요지 (1) 국가는 권리·의무의 귀속 주체로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과 민사소송법 제51조 등 관계 규정에 따라 행정소송상의 당사자능력이 있는 것이고, 이는 항고소송에서의 원고로서의 당사자능력이라고 달리 볼 것은 아니다. (2) 서울대학교는 국가가 설립·경영하는 학교일 뿐 위 학교는 법인도 아니고 대표자 있는 법인격 있는 사단 또는 재단도 아닌 교육시설의 명칭에 불과하여 권리능력과 당사자능력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서울대학교를 상대로 하는 법률행위의 효과는 서울대학교를 설립·경영하는 주체인 국가에게 귀속되고, 그 법률행위에 대한 쟁송은 국가가 당사자가 되어 다툴 수밖에 없다 할 것이다. 3. 관악구 보건소장 주장의 요지 무효등확인소송, 취소소송 등 항고소송은 위법한 행정처분 등에 대하여 개인의 권리·이익이 침해된 경우에 법원이 위법한 행정작용을 심리·판단하여 행정법규의 적정한 적용을 보장하고, 개인의 권익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는 주관적 소송이므로 개인이 아닌 국가 또는 공공단체는 항고소송을 제기할 원고로서의 당사자능력이 없다. 설령 국가에게 원고로서의 당사자능력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의 무효확인·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는 자는 서울대학교인 바, 국가는 위 직권폐업처분에 대한 무효확인·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으므로, 원고적격을 인정할 수 없다. 4. 평석 가. 서울대학교의 당사자능력과 기존 판례 등 검토 서울대학교는 「서울대학교 설치령」에 따라 국가가 설립·경영하는 공법상 영조물로 행정소송의 원고가 될 수 없다. 대법원 2001. 6.29. 선고 2001다21991 판결도 "서울대학교는 국가가 설립·경영하는 학교임은 공지의 사실이고, 학교는 법인도 아니고 대표자 있는 법인격 없는 사단 또는 재단도 아닌 교육시설의 명칭에 불과하여 민사소송에 있어 당사자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따라서 당사자능력이 인정되지 않는 서울대학교로서는 당사자능력을 가진 국가를 원고로 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해야 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가는 통상적으로 행정주체로서 행위를 하는 일이 많으므로 국가가 항고소송의 원고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논란의 여지는 있을 수 있다. 아직 대법원이 행정소송법상 국가가 원고로서의 당사자 능력을 가질 수 있는지에 관하여 명시적인 판단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고등법원은 국가가 서울특별시 남부수도사업소장에 대하여 제기한 상수도정액공사비부과처분취소소송에서 국가가 원고가 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하여 본안판단에 나아간 판결을 한 적이 있다(서울고등법원 1997. 2.21. 선고 95구20173 판결). 한편, 헌법재판소가 2008년 발간한 헌법재판소실무제요(제335, 336면)에 의하면, 역시 공법인인 지방자치단체가 행정소송의 원고가 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항고소송(행정소송)과 권한쟁의심판청구의 경합 논의를 전게하고 있다. 나. 국가의 원고로서의 당사자능력 인정여부 행정소송법은 항고소송에서 국가 또는 공공단체의 원고로서의 당사자능력을 제한하는 어떠한 규정도 두고 있지 않고, 항고소송의 본질상으로도 이를 금지할 이유가 없다. 즉, 항고소송이란 행정주체의 위법한 행정작용을 바로 잡는 소송이므로 공공단체가 국가에 대하여 행정처분을 하는 경우, 국가로서는 당연히 행정객체의 지위에서 그 처분을 행한 행정주체를 상대로 하여 그 처분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다 할 것이다. 또한, 행정소송법은 "행정소송에 관하여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사항에 대하여는 법원조직법과 민사소송법의 규정을 준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동법 제8조 제2항), 행정소송법에는 원고로서의 당사자능력에 대한 규정이 없으므로, 행정소송에 있어서의 원고로서의 당사자능력은 민사소송법에 따라야 한다. 그런데, 민사소송법 제51조는 "당사자능력, 소송능력, 소송무능력자의 법정대리와 소송행위에 필요한 권한의 수여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민법, 그 밖의 법률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는 등, 민사소송법과 민법상 국가나 공법인에게 원고로서의 당사자능력이 인정됨은 의문의 여지가 없으므로, 행정소송법상으로도 국가의 원고로서의 당사자능력이 인정된다. 다. 국가의 원고적격 인정여부 서울대학교는 교육과 연구라는 특정한 목적에 제공된 인적·물적 종합시설로서, 사법상의 권리능력이 인정되지 않고, 행정소송법상으로도 원고로서의 당사자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서울대학교가 행정소송법상의 원고적격을 가지려면 원고로서의 당사자능력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데, 서울대학교는 사법상의 권리능력과 행정소송법상의 원고로서의 당사자능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는 권리능력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서울대학교를 상대로 하여 법률행위가 이루어지는 경우 그 법률효과는 실질적으로 모두 국가에게 귀속된다. 또, 국가는 서울대학교를 설립·경영하는 주체이므로, 당연히 서울대학교를 상대로 행하여진 이 사건 처분을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라. 결론 대상판결에 적극 찬성한다. 대상판결은 항고소송에서 국가가 원고로서의 당사자능력과 당사자적격을 가진다는 점을 명백히 하였고, 그 판결이 대법원을 통하여 확정되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고 본다.
2010-04-19
재소자의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1. 사실관계 수원구치소에 미결수용 중이던 피고인은 2005. 12. 28 대법원의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송달받고 상고이유서를 2006. 1. 16 수원구치소 교도관에게 제출했으나 우편으로 발송된 위 상고이유서는 상고이유서의 제출기간 20일이 경과한 후인 같은 달 20일에 대법원에 접수됐다. 2. 대법원판례의 요지 (1) 전원합의체판결의 다수의견(대법원판례)은 다음과 같다. 「… 그런데 피고인으로서는 적법한 상소이유서 제출에 의해 비로소 자신이 주장하는 상소이유에 대해 심판받을 수 있으므로 상소이유서는 상소장과 함께 상소심 심판을 받기 위해 반드시 제출이 요구되는 것이고 그 기간의 장단에 차이가 있을 뿐 상소이유서 제출의 방법에 있어서는 상소장과 그 사정이 전혀 다를 바 없다. 한편 제출기간 내에 교도소장 등에게 상소이유서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기간도과 후에 법원에 전달됐다는 이유만으로 상소가 기각된다면 이는 실체적 진실발견을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자에게 조차 상소심의 심판을 받을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실체적 진실발견을 통해 형벌권을 행사한다는 형사소송의 이념을 훼손하며 인권유린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형사소송법이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해 상소의 제기기간 내에 상소를 하지 못한 자에게 상소권회복의 청구를 인정하며 (형사소송법 제345조) 그 상소권회복청구의 제기기간에 대해 재소자에 대한 특칙규정을 준용하는 것도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상소권이 박탈돼서는 안 된다는 형사소송의 이념을 표현한 것이라 볼 것이다. 그렇다면 형사소송법 제355조에서 재소자에 대한 특칙규정이 준용되는 경우 중에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를 빠뜨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제344조 제1항의 재소자에 대한 특칙규정의 취지와 그 준용을 규정한 제355조의 법리에 비추어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해서도 위 재소자에 대한 특칙규정이 준용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재소자의 상소이유서제출기간에 관해서도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이 준용된다고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판례(다수의견)의 견해이다. 이 대법원판례에 의하면 재소자가 상소이유서를 그 제출기간 내에 교도관리에게 제출하면 그 상소이유서가 그 제출기간이 경과된 후에 상소법원에 접수된 경우에도 그 상소이유서가 그 제출기간 내에 상소법원에 제출된 것으로 간주된다. (2) 전원합의체판결의 다수의견에 대해서는 재소자의 상소이유서 제출기간에 관해서 형사소송법 제344조의 규정이 준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해야 한다는 소수의견(반대의견)이 있다. 소수의견(반대의견)의 이론구성은 다음과 같다. 「… 형사소송절차에 있어 법원에 제출하는 서류는 법원에 도달해야 제출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기본원칙이므로 문서의 제출에 관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각종 법정기간의 준수 여부를 가림에 있어서도 당연히 당해 문서가 법원에 도달한 시점을 기준으로 해야 하는 것이고 다만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이 예외적으로 재소자인 피고인이 상소장을 제출하는 경우에 대해 특칙을 두는 한편 이 특칙규정을 같은 법 제355조가 상소권회복의 청구와 상소의 포기, 취하의 경우에, 같은 법 제430조가 재심의 청구와 그 취하의 경우에, 같은 법 제490조 제2항이 소송비용집행면제의 신청과 그 취하 등의 경우에 각 준용하고 있을 뿐이므로 그 준용규정이 없는 상소이유서는 원칙에 따라 상소법원에 도달해야 제출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명문의 해석상 의문의 여지가 없다. 소송절차의 명확성이라는 요청에서 볼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정기간의 준수 여부는 일률적인 기준에 의해 판단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점, 상소장제출기간은 비교적 단기간인 반면 상소이유서 제출기간은 그보다 훨씬 장기어서 긴급성 등의 측면에서 재소자에 대한 편의를 도모해야 할 필요성이 같지 않은 점, 형사소송법은 같은 법 제344조 제1항의 특칙규정을 같은 법 제355조, 제430조, 제490조 제2항 등 필요한 곳마다 개별적인 규정을 두어 이를 준용하고 있으면서도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해서는 아무 준용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면 입법자는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는 … 의도적으로 이를 위 특칙규정의 준용대상에서 제외한 것이지 다수의견의 견해처럼 이를 ‘빠뜨린’ 것이 아니라고 볼 근거가 충분하다…」. 소수의견은 형사소송법 제355조가 같은 법 제344조를 재소자의 상소이유서제출기간에 준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 다수의견은 해석론의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는 점 등을 논거로 내세우고 있다. 3. 종전의 대법원판례 재소자의 상소이유서 제출기간에 관해서는 형사소송법 제344조가 준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판례의 확립된 견해다. 특히 67모24 사건에 관한 1967. 5. 20자 대법원결정은 교도소에 수감 중인 피고인이 항소이유서를 그 제출기간 내에 교도소직원에게 제출하였으나 교도소직원이 그 항소이유서를 대법원으로 잘못 발송함으로써 항소이유서가 그 제출기간이 경과된 후에 항소법원에 도달된 경우는 항소이유서의 제출기간이 경과된 후에 항소이유서를 항소법원에 제출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견해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종전 대법원판례는 이번 전원합의체판결에 의해서 변경됐다. 4. 학 설 (1) 재소자의 상소이유서 제출기간에 관해서는 형사소송법 제344조가 준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통설이다. (백형구 강의 837면 ; 이재상 형소 676면 ; 신동운 형소 1124면 ; 백형구, 차용석 등 주석 4권 213면(백형구) ; 진계호 형소 746면 ; 임동규 형소 715면 ; 신양균 형소 970면 ; 정웅석 형소 1109면 ; 백형구 알기 쉬운 형소 248면 ; 백형구 조해형사소송법 909면). (2) 이러한 통설에 대해서는 반대설이 있다. 백형구 변호사는 1985년 5월 27일자 법률신문 12면에 실린 “재소자의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라는 제목의 판례평석(대법원결정 1984.10.11.84모57)에서 재소자의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에 관해 형사소송법 제344조가 유추 적용된다고 해석해야 한다는 내용의 주장을 했다. 백형구 변호사는 그 논거로 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대해석 또는 유추해석이 허용되지 않으나 피고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는 확대해석 또는 유추해석이 허용된다는 점 ② 상소이유서의 제출에 관해 형사소송법 제344조가 준용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피고인에게 유리하다는 점 ③ 교도소에 구속돼 있는 피고인은 신체의 자유가 제한됨으로 인해 항소이유서 또는 상고이유서를 직접 상소 법원에 제출할 수 없다는 점 ④ 교도관리의 실수 내지 직무태만으로 인해 피고인이 상소기각이라는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점 ⑤ 상소이유서의 제출은 상소제기에 당연히 수반되는 소송행위라는 점, 따라서 상소장의 제출에는 상소이유서의 제출이 포함된다는 확대해석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점 ⑥ 상소권회복의 청구 또는 상소의 포기, 취하에 관해서도 형사소송법 제344조가 준용된다는 점 (형소법 제355조) 등을 내세우고 있다. 백형구 변호사는 그 후 교과서와 주석서에서는 재소자의 상소이유서의 제출기간에 관해 형사소송법 제344조가 준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해야 한다는 견해(통설)를 지지했다. 5. 판례평석 (1)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은 “재소자에 대한 특칙”이라는 제목 하에 “교도소 또는 구치소에 있는 피고인이 상소의 제기기간 내에 상소장을 교도소장 또는 구치소장 또는 그 직무를 대리하는 자에게 제출한 때에는 상소의 제기기간 내에 상소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355조는 “재소자에 대한 특칙”이라는 제목으로 “제344조의 규정은 교도소 또는 구치소에 있는 피고인이 상소권회복의 청구 또는 상소의 포기나 취하를 하는 경우에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과 제355조의 문리해석이라는 관점에서는 재소자의 상소이유서의 제출기간에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이 준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형사소송법 제355조가 재소자의 상소이유서 제출기간에 관해서 형사소송법 제344조를 준용하지 않은 것은 항소 또는 상고의 제기기간은 판결 선고일로부터 7일 이내의 단기간이나 항소이유서 또는 상고이유서의 제출기간은 피고인이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는 날로부터 20일 이내라는 점에 (형소법 361조의 3 제1항 379조 제1항) 그 입법이유가 있다. (2) 그러나 ① 재소자가 상소이유서를 그 제출기간 내에 교도관리에게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교도관리의 실수 내지 직무태만으로 인해 그 상소이유서가 상소이유서의 제출기간 내에 상소법원에 도달(접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상소기각의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은 심히 불합리하다는 점 ② 공범자의 자백이 피고인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유일한 증거인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310조를 유추 적용해야 한다고 해석해야 하고 범인이 범죄의 예비판례에서 실행의 착수를 자의로 중지한 경우에는 형법 제26조를 유추 적용해야 한다고 해석해야 하는 경우에서 보는 것처럼 피고인에게 이익되는 방향으로는 유추해석이 허용된다는 점 ③ 재소자의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해 형사소송법 제344조를 유추적용해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피고인에게 유리하다는 점 ④ 형사소송법 제355조가 재소자의 상소권회복청구에 관해 형사소송법 제344조를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재소자의 상소이유서 제출기간에 관해서는 형사소송법 제344조를 유추 적용해야 한다고 해석해야 한다. (3) 따라서 재소자의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해 재소자 특칙에 관한 규정인 형사소송법 제344조가 준용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는 대법원판례(전원합의체판결)는 타당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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