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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성이 부정되는 특허권에 기초한 금지청구의 가부
1. 판결의 요지 특허발명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되기 전이라고 하더라도 특허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어 그 특허가 특허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그 특허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의 청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하고, 특허권침해소송을 담당하는 법원으로서도 특허권자의 그러한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항변이 있는 경우 그 당부를 살피기 위한 전제로서 특허발명의 진보성 여부에 대하여 심리·판단할 수 있고, 이와 달리 신규성은 있으나 진보성이 없는 경우까지 법원이 특허권 또는 실용신안권침해소송에서 당연히 권리범위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한 대법원 1992. 6. 2.자 91마540 결정 및 대법원 2001. 3. 23. 선고 98다7209 판결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2. 해설 가. 문제의 소재 특허법에 있어서도 여타의 법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법적 안정성'과 '정의'의 법이념은 늘 긴장관계에 있다. 즉, 특허청의 심사를 거쳐 설정등록된 특허권 및 그에 따른 법률관계의 안정성과 공공의 영역에 속하는 기술은 공중에게 돌려주어 특허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무효심판제도는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 특허법의 입법자는 무효심판제도를 도입함은 물론 특허권이 소멸한 후에도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게 하고, 특허무효의 원칙적 소급효를 인정하는 결단을 하였는 바, 이는 법적 안정성보다는 정의를 더 우선시한 것으로 여겨진다. 특허권자 입장에서는 특허청이 심사절차를 거쳐 특허권을 부여해놓고 다시 다른 절차에서 그 특허를 무효로 하는 것을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특허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출원이었음에도 심사상의 한계나 착오로 인하여 특허를 받았다는 이유로 그 특허권을 행사하여 공중의 자유실시를 제한하는 것 또한 산업발전의 이바지라는 특허법의 목적에 비추어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보이고, 이러한 경우 법적 안정성은 특허정의에 한 발 양보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특허제도가 존재하는 한 특허무효심판 내지 소송이라는 후속적 장치는 논리필연적인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특허무효심판제도는 특허요건을 완벽하게 심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현실적인 이유와 특허청은 심사단계에서 특허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발명을 일차적으로 걸러내고, 특허가 부여된 후에 구체적이고 세밀한 영역에서는 이해관계인과 공중이 담당하여야 한다는 일종의 역할 분담이라는 법경제학적 효율성의 측면에서 어느 정도 정당화될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된다. 문제는 이러한 맥락에서 엄연히 별도의 특허무효심판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침해소송에서 해당 특허에 무효사유가 있음을 이유로 권리자의 청구를 배척할 수 있는지, 배척할 수 있다면 그 무효사유에 제한은 없는지 등에 관한 것이고, 이에 대하여는 과거로부터 논쟁이 끊이질 않았다. 나. 견해의 대립 침해소송에서의 '무효의 항변 허용 여부'에 대하여, 특허무효의 심결이 확정되지 않는 한 침해소송에서 특허가 무효이므로 침해로 되지 아니한다는 무효의 항변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는 부정설과, 침해소송에서 특허가 무효이므로 침해로 되지 아니한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긍정설이 대립하였고, 원칙적으로 부정설을 취하면서 신규성 또는 진보성을 결한 특허발명의 경우 권리범위해석론을 통하여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는 견해도 있었다. 다. 기존 판례 (1) 대법원 1983. 7. 26. 선고 81후56 전원합의체 판결 "등록된 특허의 일부에 그 발명의 기술적 효과발생에 유기적으로 결합된 것이 아닌 공지사유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 그 공지부분에까지 권리범위가 확장되는 것이 아닌 이상 그 등록된 특허발명의 전부가 출원 당시 공지공용의 것인 경우에도 특허무효의 심결의 유무에 관계없이 그 권리범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하여 전부 공지인 경우 권리범위를 부정하였다. (2) 신규성 또는 진보성이 부정되는 경우의 주류적인 판례 대법원은 "특허법은 특허가 일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 별도로 마련한 특허의 무효심판절차를 거쳐 무효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특허는 일단 등록이 된 이상 이와 같은 심판에 의하여 특허를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되지 않는 한 유효한 것이며, 법원은 위와 같은 특허를 무효로 할 수 있는 사유가 있더라도 다른 소송절차에서 그 전제로서 특허가 당연무효라고 판단할 수 없는 것이고, 등록된 특허발명의 일부 또는 전부가 출원 당시 공지공용의 것인 경우에는 특허무효의 심결 유무에 관계없이 그 권리범위를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이나, 이는 등록된 특허발명의 일부 또는 전부가 출원 당시 공지공용의 기술에 비추어 새로운 것이 아니어서 소위 신규성이 없는 경우 그렇다는 것이지, 신규성은 있으나 그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선행기술에 의하여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 것이어서 소위 진보성이 없는 경우까지 법원이 다른 소송에서 당연히 권리범위를 부정할 수 있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하여 신규성이 없는 경우 그 권리범위를 인정할 수 없으나, 진보성이 없는 특허발명의 경우 침해소송에서 권리범위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다. 반면, 대법원은 예외적으로, "이 사건 등록고안을 물품의 형에 대한 기술적 고안 뿐만 아니라 그 고안의 용도, 사용가치나 이용목적 등 작용효과의 점까지 종합하여 고찰한다면 그 기술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인용고안으로부터 극히 용이하게 고안해 낼 수 있는 것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등록고안은 실용신안법 제32조 제1항 제1호, 제4조 제2항에 의하여 그 등록이 무효라고 할 것이며, 그렇다면 (가)호 고안은 설사 이 사건 등록고안과 동일하다고 할지라도 그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고 하여 진보성이 없는 경우에도 권리범위를 부정한 판시를 한 적도 있었다. (3)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0다69194 판결 대법원은 "특허의 무효심결이 확정되기 이전이라고 하더라도 특허권침해소송을 심리하는 법원은 특허에 무효사유가 있는 것이 명백한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할 수 있고, 심리한 결과 당해 특허에 무효사유가 있는 것이 분명한 때에는 그 특허권에 기초한 금지와 손해배상 등의 청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다. 본 판결은 특허권침해소송에서 권리남용의 법리를 적용한 최초의 판결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위 판결은 과거의 판례와 달리 권리범위를 부정하는 단계를 거치지 아니하고 곧바로 권리남용이라고 판시하였고, 그 무효사유에 진보성이 없는 경우까지 포함하는지는 다소 불명확하였다. 그러나, 특허침해소송을 심리한 지방법원 및 고등법원은 대체로 위 판결에 따라 진보성이 없는 경우에까지 권리남용의 법리를 적용하여 판시하여 왔다. 라. 대상 판결의 의의 대상 판결은 우선, 특허무효심결이 확정되기 이전이라 하더라도 특허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어 그 특허가 특허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그 특허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등의 청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여, 권리남용의 법리를 진보성의 영역에까지 명시적으로 확대한 최초의 대법원 판결이라 할 수 있다. 대상 판결에 따라 앞으로는 침해소송 본안 및 가처분 법원은 물론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도 진보성 결여로 특허무효사유가 존재한다는 항변이 있는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심리·판단할 것으로 예상되고 진보성이 없는 경우 별도로 특허무효심판을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도 덜 수 있게 되어 소송경제의 관점에서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 다음으로, 대상 판결은 소위 무효의 항변을 받아들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된다. 대상 판결이 "특허는 일단 등록된 이상 비록 진보성이 없어 무효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특허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되지 않는 한 대세적으로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한 점에 비추어 보건대, 특허가 무효이므로 침해가 아니라는 무효의 항변을 채택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한편, 대상 판결이 공지기술제외설에 입각하고 있는지는 다소 불명확하지만, 기존의 판결들이 신규성의 영역에서 "특허무효의 심결 유무에 관계없이 그 권리범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반면, 대상 판결에서는 이러한 설시 없이 곧바로 권리남용의 법리로 나아갔음을 알 수 있는바, 이는 공지기술제외설 등의 권리범위해석론으로 해결하려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마. 대상 판결의 문제점 대상 판결은 위와 같이 중요한 의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점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첫째, 신규성 및 진보성의 영역은 공지기술의 영역이라 할 수 있고, 이러한 영역의 특허발명은 특허청구범위의 해석상 공지기술참작의 원칙을 적용하여 그 권리범위를 부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생소하고 불명확한 권리남용의 법리를 도입하여 이를 해결할 당위나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비록 실제 운용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범위를 부정하든 권리남용의 법리를 적용하든 소송 결과에 있어서는 모두 원고 청구 기각이라는 결과가 도출된다 할지라도 특허법이론상 분명히 이를 구별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점에 있어 "특허발명과 대비되는 발명이 공지의 기술만으로 이루어지거나 그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공지기술로부터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는 경우에는 특허발명과 대비할 필요 없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 자유기술의 항변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자유실시기술의 항변에 대한 판시가 특허법이론상으로도 훨씬 논리적이고 간결하다고 판단된다. 둘째, 차선으로 권리남용의 법리를 적용한다 할지라도 대상 판결에는 '특허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한 경우'라든가, '특별한 사정' 등의 불명확한 적용요건이 등장하는바, 과연 이러한 요건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떠한 경우 또는 무엇을 말하는지 등 권리남용의 법리의 적용 요건을 좀 더 명확하게 설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대상 판결의 효시격인 대법원 2000다69194 판결은 일본 최고재판소의 소위 "킬비 사건"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여 판시한 것으로 보이고, 일본의 경우 위 "킬비 사건"이후 발생한 문제점을 일본 특허법 제104조의3을 신설하여 입법적으로 해결하였는바, 침해소송을 담당하는 법원과 한국 특허법도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3. 결어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로 특허침해소송을 담당하는 법원에서 진보성 여부에 대하여 심리·판단할 수 있다고 판시한 점은 소송경제의 측면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다. 다만, 아직 특허를 비롯한 지적재산권침해소송 경험이 다소 부족한 침해담당법원이 동일성 여부에 대한 판단으로서의 신규성 판단에 비하여 비교적 판단이 어려운 진보성 판단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그리고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는 다소 염려스러우나, 대법원 판례의 축적과 법원의 노력으로 충분히 해결해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편, 대법원이 무효심판제도의 형해화를 방지하고, 구체적 타당성을 꾀하기 위하여 권리남용의 법리를 도입하고, 이를 진보성의 영역에까지 확대한 점은 분명 과거 판례보다 진일보하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나, 권리남용의 법리보다는 특허청구범위해석의 대원칙인 공지기술참작의 원칙을 적용하여 권리범위를 부정하는 형식을 취하지 아니한 점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결론적으로 신규성 또는 진보성이 없는 특허발명의 경우 공지기술참작의 원칙을 적용하여 권리범위를 부정하는 것이 타당하고, 이것이 자유기술의 항변과도 균형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2012-03-08
실용신안권 침해금지 가처분과 형법상 공무상 표시무효죄
Ⅰ. 공소사실의 요지 고소인이 법원으로부터 ‘피고인은 별지 목록 기재 현수막설치대를 생산·양도하거나 양도의 청약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취지의 가처분결정을 받은 후, 집행관이 위 결정 정본에 의하여 ‘피신청인은 가처분결정 현수막설치대를 생산·양도하거나 양도의 청약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뜻을 고시하는 방법으로 가처분결정을 집행하였음에도 피고인은 고소인의 실용신안권을 침해한 현수막설치대를 생산하여 판매함으로써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실시한 강제처분의 효용을 해하였다. Ⅱ. 대법원의 판시 형법 제140조 제1항의 공무상 표시무효죄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봉인, 동산의 압류, 부동산의 점유 등과 같은 구체적인 강제처분을 실시하였다는 표시를 손상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집행관이 법원으로부터 피신청인에 대하여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이 발령되었음을 고시하는 데 그치고 나아가 봉인 또는 물건을 자기의 점유로 옮기는 등의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하지 아니하였다면, 단순히 피신청인이 위 가처분의 부작위명령에 위반하였다는 것만으로는 공무상표시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Ⅲ. 평석 1. 이 사건의 쟁점 실용신안권침해금지 가처분결정에 의하여 부작위 의무만이 부과되고, 위 의무가 고시된 경우에 위 부작위 의무에 위반한 행위가 공무상 표시무효죄를 구성하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2. 기존 판례 및 실무의 태도 대법원은 평석 대상 판례가 나오기 전까지 가처분 집행 표시의 효용을 해하는 공무상 표시무효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채무자의 행위와 제3자의 행위를 구분하여, 채무자의 행위 또는 이와 공모한 제3자의 행위에 한하여 공무상 표시무효죄의 성립을 인정하고 단순한 제3자의 부작위 명령 위반행위는 공무상 표시무효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을 함으로써 공무상 표시무효죄의 확장을 제한하고 있었을 뿐, 가처분의 집행에 있어서 ‘봉인, 압류 및 법원의 보관명령에 의하여 집행관의 부동산 점유’등과 같은 구체적 집행행위가 존재하였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살펴본 사안은 찾아 볼 수 없다. 즉, 대법원은 ‘제3자가 법원으로부터 받은 건축공사중지명령의 가처분집행은 어디까지나 ‘갑’ 회사에 대하여 부작위 명령을 집행한데 불과한 것이므로 가처분집행이 완료뒤 피고인이 본건 시공 중인 건축허가 명의를 자기가 대표이사로 있는 ‘을’ 회사로 변경하여 위 가처분집행을 그대로 둔 채 그 건축공사를 계속하였다는 사실자체만으로는 위 가처분집행표시의 효용을 해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하여 부작위를 명한 가처분은 피신청인이 아닌 피고인에게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를 판시하고(대법원 1976. 7.27. 선고 74도1896 판결 [집24(2)형,72;공1976. 10.1. (545) 9333]), ‘출입금지가처분은 그 성질상 가처분 채권자의 의사에 반하여 건조물 등에 출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므로 비록 가처분결정이나 그 결정의 집행으로서 집행관이 실시한 고시에 그러한 취지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가처분 채권자의 승낙을 얻어 그 건조물 등에 출입하는 경우에는 출입금지가처분 표시의 효용을 해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여 가처분 채권자의 승낙을 얻은 행위는 가처분 표시의 효용을 해하지 않는 행위라고 보았으며(대법원 2006. 10.13. 선고 2006도4740 판결[공2006. 11.15. (262), 1942]), ‘가처분은 가처분 채무자에 대한 부작위 명령을 집행하는 것이므로 가처분의 채무자가 아닌 제3자가 그 부작위 명령을 위반한 행위는 그 가처분집행 표시의 효용을 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07. 11.16. 선고 2007도5539 판결[공2007하,1987])고 판시하였다. 반면 채무자에 대한 부동산점유이전금지 가처분 결정 정본에 기하여 점포에 대한 채무자의 점유를 해제하고 집행관이 이를 보관하되 채무자가 그 현상을 변경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하여 채무자에게 사용을 허가하고, 채무자는 그 점유를 타인에게 이전하거나 또는 점유명의를 변경하지 못한다는 내용의 고시문이 위 점포 안 유리창에 부착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채무자와 공모하여 이를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위 가처분집행 표시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함을 인정하였다(대법원 2005. 10.27. 선고 대법원 2005도4796 판결[미간행]). 3. 평석 대상 판결의 의의 평석 대상 판례 이전의 실무에서는 기존 대법원 판례의 전체적인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가처분에 기한 구체적 집행행위 또는 집행처분의 존재 여부를 따져보지 아니한 채, 가처분에서 부작위 의무의 부과가 있고, 이에 대한 고시가 이루어진 경우 고시된 가처분의 내용을 안 채무자 또는 채무자와 공모한 제3자가 위 명령에 위반하는 행위를 하였다면 ‘기타 강제처분의 표시를 기타 방법으로 효용을 해한 행위’로 보고서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법원의 가처분에 의한 부작위 명령에 관하여는 민법상의 간접강제 등의 방법으로 그 집행력을 보장하면 족하지 굳이 형벌권을 행사하여 강제하여야 하는 것인지에 관하여 의문이 존재하고, 부작위 명령이 집행관 등에 의하여 고시된 경우와 그것이 고시되기 전에 부작위 명령으로만 존재하는 경우와 비교할 때 고시로 인하여 그 후의 부작위 명령 위배행위의 가벌성이 특히 증대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기존 실무가 위와 같은 입장을 취한 것은 작위 의무 또는 부작위 의무를 부과하는 판단 그 자체를 형법 제140조 소정의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실시한 봉인 또는 압류 기타 강제처분’ 중에서 기타 강제처분에 해당한다는 입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봉인, 압류 또는 법원의 보관명령에 의한 집행관의 부동산 점유’ 등과 같이 구체적으로 집행되는 공무원의 직무행위와 그 직무집행행위의 전제가 되는 공무원의 일정한 판단작용(작위 또는 부작위 의무의 부과)은 그 성질이 전혀 다르고, ‘의무의 부과’라는 판단작용은 집행적인 실시행위에 해당하는 형법 제140조 전단의 ‘봉인 또는 압류’ 등과 같은 반열의 ‘기타 강제처분’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없다. 또한 규율의 필요성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일정한 판단작용에 따라 실행된 공무원의 구체적 직무행위를 보호함으로써 국가의 공무기능을 유지하고 이를 통하여 공무원의 판단작용을 간접적으로 보호하면 족하지, 공무원의 판단작용 자체를 형법의 직접적 보호 대상으로 할 필요성까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만일 공무원의 판단작용 자체를 보호의 대상으로 한다면 그 판단이 공시되기만 하면 원칙적으로 그 판단에 위배되는 행위 모두가 공무상 표시무효죄에 해당하게 되어 형사처벌 대상이 크게 확대될 위험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공무원에 의한 부작위 의무의 부과행위를 형법 제140조 소정의 ‘기타 강제처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가처분은 크게 채무자에 대한 부작위 의무의 부과와 함께 목적물에 대한 집행관의 점유를 명하는 가처분과 단순히 부작위 의무만을 부과하는 가처분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는 바, 집행관 점유명령과 공시명령 및 고시판을 통한 위 명령의 게시가 이루어진 경우 집행관의 점유를 침해하는 행위가 발생하였을 때 구체적인 집행행위에 대한 방해행위가 존재하므로 공무상 표시무효죄의 성립을 긍정할 수 있지만, 단순히 부작위의무만을 부과하는 내용의 가처분만이 행해진 경우에는 비록 이를 공시하는 명령이 있고 공시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위반하는 행위의 실체는 가처분에서 부과된 의무의 불이행에 불과할 뿐이다. 따라서 국가기관의 구체적인 집행행위에 대한 방해 행위라고는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 한편 기존 판례에서는 공무원의 구체적인 집행행위와 이에 대한 표시가 존재하는 경우에도 가처분 채무자가 아닌 제3자의 경우에는 채무자와 공모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무상 표시무효죄로 의율할 수 없다고 이론구성함으로써 제3자에 의한 공무상 표시무효행위에 대하여는 사실상 면죄부를 부여하고 있었는 바 당사자 사이의 채권, 채무에 기한 본안 판결의 집행으로써 집행관에 의하여 채무자 소유의 동산에 봉인이 행해진 경우에 봉인을 훼손한 제3자가 채무자와 공모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공무상 표시무효죄로 처벌됨이 원칙적이라는 점과 대비하여 볼 때, 처벌의 형평성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다. 따라서 가처분의 집행에 의하여 집행관의 점유, 압류 또는 기타 강제처분 등과 같은 공무원에 의한 구체적 집행행위가 이루어지고 그 집행행위가 이루어졌음이 표시된 경우에는 국가의 공무집행기능의 보호를 위하여 공무상 표시무효죄의 성립을 긍정해야 하고, 가처분 주문이 단순히 부작위를 명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구체적 집행행위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에는 설령 그 부작위명령이 집행관 등에 의하여 표시되었다고 하더라도 보호되어야 할 구체적인 집행행위 및 이에 대한 표시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 부작위 명령에 위반되는 행위를 공무상 표시무효죄로 의율할 수는 없다. 일본의 경우 일본 형법 제96조(봉인파기 등)에 관한 판례에서 “가처분의 경우에 대하여 말하면 집행관이 물의 점유를 자기에게 이전하지 않고, 그 물에 대한 처분금지의 가처분의 집행을 한 경우에는 만일 타인이 위 금지에 반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적어도 집행관의 점유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므로 압류표시무효의 문제는 생길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에 반하여 집행관이 가처분의 집행으로서 물의 점유를 자기에게 이전하고 그 취지의 표시를 시행한 경우에는 만일 타인이 권한 없이 그 점유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한다면 압류표시 무효죄가 성립하며, 이 경우 타인의 행위가 가처분에 의하여 금지된 행위인지 여부, 또 그 행위의 결과 가처분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가 불능 또는 곤란하게 되었는지 여부는 본죄의 성부와 무관하다”고 판시하고, 학설도 이에 찬성하고 있는 바, 집행관의 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공무상 표시무효죄로 처벌하고 있을 뿐 가처분 주문에 따른 ‘단순한 부작위 명령’에 대한 위반행위를 위 죄로 의율하지 않는 입장이라 할 것이다. 평석 대상 판례는 가처분상의 부작위 명령이 발령되어 고시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명령 위배 행위를 공무상 표시무효죄로 의율할 수는 없다고 하여 공무상 표시무효죄의 구성요건을 공무의 집행행위라는 국가기능 보호에 필요한 한도 내로 엄격히 해석함으로써 단순한 부작위의무의 위반행위에 대해서까지 형사처벌이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다만, 평석 대상 판례는 공무상 표시무효의 성립에 있어서 공무원의 집행행위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따져보지 아니하였던 종래 판례의 태도와는 정합하는 관계에 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한 판례의 명시적인 재정립이 기대된다.
2009-08-31
특허출원권에 대한 강제집행
1. 사안의 개요 채권자와 채무자 간에 2005. 1.경 채무자와 채무자의 기술을 이용한 제품의 독점생산 및 판매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였으나 양자 간에 분쟁이 생겼고, 채권자는 채무자를 상대로 이미 지급한 금원의 반환을 청구하는 본안 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채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가압류를 해 놓고자 하였는데, 채무자는 외국법인으로서 국내에 별다른 유형적 재산을 갖고 있지 않았다. 다만 채무자는 특허청에 2000. 1. 자신의 발명에 대하여 특허출원을 한 상태였고, 이 특허출원은 같은 해 11.에 공개되고 심사 중이었다. 이에 채권자는 채무자의 위 특허출원권에 대하여 채권가압류의 방식으로 특허청장을 제3채무자로 하여 가압류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특허권에 대한 사법상의 기대권(‘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을 압류의 대상으로 하는 것은 혹 몰라도, 출원의 심사 및 특허부여에 대한 출원자의 청구권(공법상의 특허부여청구권)을 압류의 대상으로 삼아 특허청장을 제3채무자로 하여 이를 가압류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채권자의 가압류신청을 각하하였다. 채권자는 위 각하 결정에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에 즉시항고하였는데, 항고심 계속 중 위 특허출원에 대하여 특허청이 등록사정을 하고 채무자가 특허권을 취득하였다. 이처럼 더 이상 가압류신청을 유지할 실익이 없게 되었으므로 채권자는 위 가압류신청을 취하하여 사건이 종결되었다. 2. 쟁 점 필자는 10여년전 특허청장을 제3채무자로 하여 특허출원권에 대한 가압류신청을 한 적이 있고, 당시 서울지방법원은 위 가압류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다. 그런데 본 검토대상 사안의 경우에는 서울중앙법원이 각하 결정을 하였다. 그리고 다른 법원의 경우 특허청장을 제3채무자로 하는 특허출원권 가압류를 허용한 사례가 있는가 하면, 특허청장을 제3채무자로 하지 아니한 채 ‘특허를 받을 권리’에 관한 양도, 출원인명의변경, 담보제공 기타 일체의 처분행위를 금하는 가압류결정을 한 사례도 보이는 등 이 문제에 관한 법원실무가 아직 정착되어 있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의 쟁점은 특허출원권을 채권가압류의 방식으로 가압류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3. 특허법상의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개념 및 성격 가. 특허법에서의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는 발명의 완성에서부터 특허를 출원하여 특허를 부여받기 전까지 각각의 상태에 대응하여 변화하는 권리로서, 각 단계에 따라 특허법이 규정하거나 특허법의 해석상 인정할 수 있는 내용과 성격을 가진 것이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를 하나의 권리로 보아 그 성격이나 내용을 논하는 것을 부적절하다고 생각되나, 결국 공권과 사권의 양 성격을 모두 가진다고 할 것이다. 새로운 기술적 아이디어를 법적으로 보호받는 방법으로서 발명자(또는 발명자로부터 위 권리를 승계한 자)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첫째는 영업비밀로서 보호받는 것이고 둘째는 특허권(또는 실용신안권이나 의장권, 이하 특허권을 중심으로 검토하기로 함)으로 보호받는 것이다. 나. 발명자가 발명에 대하여 갖는 특허출원권은 실제의 특허출원 전에는 영업비밀에 대한 권리와 유사하다. 특허출원 후 특허출원자는 특허청장에 대하여 a) 특허출원의 심사를 요구할 권리, b) 특허법상의 특허요건을 충족한 것을 조건으로 특허사정을 받을 권리, c) 특허사정 후 등록료의 납입 및 등록에 의하여 특허권을 창설받을 권리 등을 갖게 된다. 이들 권리는 단순한 ‘기대권’이 아니라 특허법상 특허청장에게 구체적인 행위를 요구할 수 있는 청구권이다. 이에 비하여 특허출원 전에는 권리자는 특허청장에 대하여 아무런 구체적인 행위를 요구할 권리를 갖지 못하고, 특허출원을 조건으로 하는 잠재적인 기대권을 갖는 데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다. 특허출원 후에 특허출원자가 갖는 발명 자체에 대한 권리도 그 시점에 따라 변화하게 된다. 즉 출원 공개 전에는 당해 발명은 ‘영업비밀’로서의 성격을 완전히 잃는 것은 아니므로 이에 대한 특허출원자의 권리는 ‘노하우’ 등 영업비밀에 대한 권리와 유사하고, 특허권자는 이러한 권리 외에 앞서 본 특허청장에 대한 권리(즉 채권적인 권리)도 함께 갖는다. 라. 특허출원 후 발명이 공개된 후의 특허출원자의 권리는 그 성격이 크게 달라진다. 즉 출원 공개 후에는 발명은 더 이상 ‘비밀 상태’의 노하우나 영업비밀이 아니므로 이러한 발명 자체에 대하여 특허출원자는 영업비밀로서의 법적 보호를 향유할 수 없다. 따라서 출원 공개 후에는 특허출원자는 발명 자체에 대하여 지배권 유사의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고, 단지 발명의 사용에 대하여 제3자로부터 금지를 당하지 아니할 소극적 권능만을 갖게 된다. 따라서 특허출원 공개 후 특허등록 전까지는 특허출원자는 현실적으로 위 나.항에서 본 권리들만을 특허청장에 대하여 행사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러한 특허출원자의 특허청장에 대한 권리는 단순한 기대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특허청장에게 구체적 행위를 요구할 수 있는 재산적 가치 있는 청구권이고 공법상의 채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4. 이 사건 특허출원권의 구체적 성격 및 강제집행의 가부 가. 이 사건 특허출원은 2000. 1.경 이루어졌고, 이 출원은 2000. 11.경 공개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특허출원권은 출원 공개 후의 특허출원권에 해당하고, 이 권리는 앞서 검토한 바와 같이 특허출원 전의 특허출원권 및 특허출원 후 출원 공개 전의 특허출원권과는 그 성격이 명확히 다른 권리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 특허출원권은 특허출원 후의 권리, 더 나아가 출원공개 후의 권리로서 기본적으로 공법상의 채권으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다. 즉 이 단계에 있어서는 ‘발명’이라는 재산적 가치 있는 정보에 대한 지배권으로서의 성격은 약하고, 특허청장에 대한 청구권, 즉 채권으로서의 성격을 주로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순수한 공법상의 권능 내지 기대권에 불과한 영업허가권 등은 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건설업면허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면허권 등은 사업의 양도에 따라 이전되는 것이므로 그 면허만을 그 밖의 재산권으로서 집행의 대상으로 삼기 어렵다고 보아야 하지만(대법원 1994. 12. 15. 94마1802, 1803 결정, 1996. 9. 12. 96마1088결정,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 III 470쪽 참조), 공법상 행정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채권이라고 하더라도 독자적으로 양도 가능한 채권의 경우에는 이에 대한 가압류가 가능하다고 보아야 하다. 특허법 제37조는 특허출원권만의 양도를 명문으로 허용하고 있고, 같은 법 제38조 제4항은 특허출원 후의 특허출원권의 양도의 효력발생요건으로 특허청장에 대한 신고를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특허출원권은 그 자체의 양도성이 특허법에 의하여 인정되고 있고 재산적 가치 있는 공법상의 채권임이 명백하므로 위 영업허가권, 건설업면허 등과는 그 법적 성격이 다르다. 다. 특허출원권에 대하여 강제집행이 가능한지 여부에 관하여 부정설이 있지만, 강제집행에 의한 발명의 공개 우려의 문제는 출원 후의 권리에 관하여는 전혀 고려할 필요 없고 출원 전의 권리의 경우에도 환가방법의 선택의 단계에서 회피가 가능하고, 압류의 공시방법이 없다는 점은 채권자의 집행절차상의 지위를 불안정하게 하지만 이러한 불이익을 아는 채권자의 집행신청을 배척하는 것이 오히려 불합리하고,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현실적으로 재산권으로 양도되고 거래되는 등 경제사회에서 통상의 재산권으로서 기능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긍정설이 타당하고 이것이 우리 나라의 다수설이라고 생각된다. 라. 특허출원권은 민사집행법상 기타의 재산으로서 채권집행의 예에 의하여 강제집행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집행법원은 경매에 대신하여 집행법원이 정한 가액으로 채권자에게 양도할 것을 명하거나 적당한 방법으로 환가할 것을 명할 수 있고, 이 방법에 의하여 강제집행에 의한 공개라고 하는 사태를 피할 수 있을 것이며, 특히 출원 전의 특허출원권의 경우에는 위 방법 외에는 강제집행의 방법을 생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강제집행을 하려면 대상의 특정이 필요한데, 출원 전의 특허출원권의 경우에는 노하우와 같이 대상의 특정이 상당히 어려울 수 있고, 아울러 공시수단이 없기 때문에 불안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압류만으로 채권자가 출원을 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채권자에 대한 양도 명령 후에만 채권자 명의로 출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출원 후의 특허출원권이 강제집행에 의하여 양도된 경우 이에 관한 특허법 규정이 없어 일응 앞서 본 출원 전의 특허출원권의 경우와 마찬가지의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데 출원 후의 특허출원권의 경우에는 이미 절차가 특허청에서 진행 중이므로 특허청이 이에 관한 공시규정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를 강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5. 이 사건 결정 이유의 검토 가. 이 사건에서 법원은 특허출원권이 공법상의 권리이기 때문에 가압류가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는데, 우선 권리의 발생 근거가 ‘공법’이라는 이유 때문에 당해 권리가 가압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논리는 전혀 타당하지 아니하다. 특허법은 민법의 특별법으로서 공법과 사법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특허출원권은 공권과 사권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 통설적 견해이다. 따라서 특허법이 공법이라는 이유로 이 법에 기초한 권리의 법적 성격을 구체적으로 살피지 아니한 채 일률적으로 가압류가 불가능하다는 판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나. 다음으로, 특허청장을 제3채무자로 하는 권리를 가압류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관하여 보면, 이 사건 특허출원권은 출원 공개 후의 권리로서 특허청장에게 일정한 행위를 요구할 수 있는 청구권, 즉 채권적 성격의 권리이고 둘째, 이 사건 특허출원권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권리로서 재산권의 일종이고, 셋째, 이 사건 특허출원권은 특허법에 의하여 그 양도성이 인정되고 있는 등 채권, 재산권, 양도성 있는 권리로서 강제집행이 가능한 권리이다. 따라서 이 사건 특허출원권이라는 권리의 행사 상대방에 해당하는 특허청장이 국가기관이라는 이유만으로 특허청장을 제3채무자로 하는 가압류가 허용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할 것이므로 위 판단 역시 잘못되었다고 생각된다. 다. 이 사건에서 채권자는 특허청장을 제3채무자로 하여 가압류신청을 하였는데, 과연 특허청장이 제3채무자가 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즉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대한민국이 제3채무자가 되어야 하고, 특허청장이 제3채무자가 될 수 없다고 보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종래 재산권상의 청구의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종전의 해석론이나 이에 따른 실무에 비추어 본다면, 이 사건에 있어서도 채권자가 대한민국이 아닌 특허청장을 제3채무자로 한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될 수 있다. 다만 이 사건에서 법원은 이 점에 관하여 명확히 설시를 하지 않고 있은데, 제3채무자 적격의 측면보다는 특허출원권 자체의 집행대상적격의 측면에서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6. 결 론 가. 특허출원권은 사권인 특허권의 모태가 되는 권리로서 사권과 공권의 양 성격을 갖는 것으로 보는 것이 통설적 견해이고, 특허법 자체도 특허출원권의 청구권적 성격에 기초한 여러 법규정을 두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본다면 특허출원권, 특히 이 사건의 경우처럼 출원 공개 후의 특허청장을 상대방으로 하는 특허출원권을 순수한 공법상의 권리로만 파악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나. 특허출원권에 대하여 채권가압류의 방식으로 가압류를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아니한다면, 채권자에게는 피보전권리 보전의 방법으로 발명 그 자체에 대한 재산권을 가압류하는 방법(앞서 소개한 다른 사례의 경우) 밖에 남지 않게 되는데, ‘출원 공개 후’의 특허출원권은 사실상 특허청장에 대한 청구권으로서의 성격만 남을 뿐 발명 그 자체에 대한 지배권으로서의 성격이 미약하므로 설사 가압류가 허용되더라도 권리 보전의 의미가 거의 없다. 특허법은 특허출원 전후를 불문하고 특허출원권만의 양도를 허용하므로 만일 채권자가 특허청장을 제3채무자로 하는 특허출원권의 가압류가 불가능하여 발명에 대한 재산권의 가압류만을 한 후 채무자가 특허출원권을 제3자에게 양도해 버리면 제3자는 유효하게 특허출원권을 취득하고 궁국적으로 특허권을 취득하는 것도 가능하게 되므로 위 가압류는 결과적으로 무용지물이 된다. 그리고 출원공개 전에는 발명에 대한 재산권의 가압류는 노우하우, 영업비밀에 대한 가압류와 같은 성격을 가질 수 있으나, 출원 공개 후에는 당해 발명이 노우하우나 영업비밀로서의 성격을 거의 상실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가압류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다. 특허출원권의 성격 및 내용은 특허출원권이 어느 단계에 있느냐에 따라 변화한다. 앞서 본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편은 각 단계별로 그 법적 성격과 내용이 변하는 특허출원권의 성격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일반적으로 집행적격을 긍정하는 취지의 설명을 하고 있으나, 이 사건 특허출원권은 ‘특허출원 공개 후’의 권리이고 이는 단순한 공법상의 기대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재산적 가치 있고 양도 가능한 공법상의 채권이므로 당연히 채권에 대한 강제집행과 동일한 방식으로 강제집행을 하는 것이 허용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법원실무상 특허권 등과 같은 지적재산권은 물권에 유사한 준물권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압류명령의 신청은 일반의 채권 압류에 준하여 처리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특허출원권과 같이 채권에 극히 유사한 재산권에 있어서는 더더욱 채권에 준하여 가압류를 허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라. 특허권은 특허출원권이 변화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특허출원권에 대한 가압류는 이 권리에 기초한 특허권에도 당연히 그 효력이 미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다만 이 경우 법상의 공시방법이 없으므로 특허등록 후 특허권자로부터 위 특허권을 양도받거나 기타 담보권을 설정받는 자는 불측의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 점은 제도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006-07-24
산업재산권의 공유자 1인에 의한 심결취소소송
1998년3월 특허법원이 설립되기전 우리 대법원은 산업재산권의 공유관계를 민법상의 合有에 준하는 권리로 파악하고, 산업재산권에 대한 심판사건에 있어서는 공유자 전원이 심판의 청구인 또는 피청구인이 되어야 하고, 그 심판절차는 공유자 전원에게 합일적으로 확정되어야 하므로 필요적 공동소송관계에 있으며, 항고심판절차 역시 동일하다고 판시하여 공유자 중 1인에 의한 항고심판도 적법하다고 하였다 (대법원 1987.12. 8. 선고 87후111 판결 참조). 그런데, 특허법원과 특허심판원이 설립되면서 양 기관사이에는 상하급심관계가 존재하지 않게 되었는데도 심판사건에 있어서는 공유자 전원이 심판의 청구인 또는 피청구인이 되어야 한다(특허법 139조 참조)는 산업재산권의 규정만에 의해 특허법원의 심결취소소송의 제기에 대해서도 위 특허법 139조를 준용하여 공유자 전원이 소송을 제기하여야만 하는지에 관하여 의문이 제기되어왔다. 만약 그와 같이 해석하게 된다면, 공유자 전원의 동의 없이는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없게 되어 산업재산권의 공유자 1인의 권리를 현저히 약화시키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다. 산업재산권에 관련한 일본의 사법제도는 우리나라와 거의 동일하게 특허청에서 심결을 하고, 동경고등재판소에서 심결취소소송을 담당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공유자에 관한 심판규정인 일본특허법 132조는 우리 특허법 139조와 동일한 취지의 규정인데, 이와 관련된 판례가 있어 소개한다. 사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와 소외 회사는 ‘ETNIS’라는 영문자상표에 대한 공유자이다. 피고는 원고와 소외 회사를 피청구인으로 하여 위 상표의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고, 특허청은 위 등록상표가 무효라는 취지의 심결을 하였다. 이에 대해 원고만이 동경고등재판소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동경고등재판소에서는 심결취소소송은 합일확정의 필요상 상표권의 공유자인 원고 및 소외 회사가 공동으로 소송을 제기하여야 함에도 원고만이 소송을 제기하였고, 소외 회사는 출소기간을 경과하였음이 명백하여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하였고, 이에 대해 원고가 상고하여 일본 최고재판소는 동경고등재판소판결을 아래와 같은 취지로 파기환송하였다. 즉, 「등록된 상표에 있어서 무효심결이 되어진 경우에, 그것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출소기간을 경과한 경우에는 상표권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되고, 배타적으로 사용할 권리는 소급적으로 소멸하게 된다. 따라서, 위 취소소송의 제기는 상표권의 소멸을 방지하는 보존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유자의 1인이 단독으로도 할 수 있고, 소를 제기 하지 않은 공유자의 권리를 해하는 것도 아니다. 만약 위 취소소송이 필요적 공동소송이라고 해석되어지고 단독제기의 소를 부적법하다고 하면, 출소기간의 만료와 동시에 무효심결이 확정되어 부당한 결과가 됨에 틀림없다. 단독소송제기가 가능하다고 해석되어지더라도 그 소송에서 청구인용의 판결이 확정되어진 경우에는 그 취소의 효력은 타 공유자에게도 미치고, 반면 청구기각판결이 확정되어진 경우에는 타 공유자의 출소기간만료에 의해 무효심결이 확정되어지기 때문에 어느 경우에도 합일확정의 요청에 반하는 사태는 생기지 않는다. 각 공유자가 공동으로 또는 개별적으로 취소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는 이들 소송은 유사필요적 공동소송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지기 때문에 병합해서 심리판단 되어도 합일확정의 요청은 만족되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부가하여 거절결정불복의 심결취소소송절차에 관해서는 합일확정의 필요성이 있어 공유자 전원이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면 원고적격이 없어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종래 최고재판소 판결(최고재 평성6년 行ツ 제83호 동7년3월7일 제3소법정판결 참조)과 관련해서는 이 건 판결과 사안을 달리하므로 참작할 필요가 없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현재의 일본최고재판소의 견해를 종합하면, 거절결정불복의 심결취소 소송은 권리부여의 가부를 직접적으로 결정하는 절차로서 합일확정의 필요성이 훨씬 높기 때문에 공유자 전원이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하여야 하는데 반해, 등록무효심결에 대해서는 권리소멸을 막는 보존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유자 1인이 단독으로 심결취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 두 종류의 심결취소 소송을 구별할 실익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한편, 우리 나라에서는 특허법원이 설립된 이후 이에 관한 대법원의 판례는 아직 없고{특허법원은, 심결취소소송은 그 소송의 목적이 공유자 전원에게 합일적으로 확정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고유필요적 공동소송으로 보아 공유자 전원이 공동으로 제기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1999. 5. 28. 선고 98허7710 판결)},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특허소송실무 책자에서는 공유자 전원이 소송을 제기하여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으나, 이 견해를 취할 경우 산업재산권자의 권리 보호가 소홀해지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대법원은 실용신안권소멸등록처분취소 사건에 있어서 실용신안권의 공유자 중 1인에 의한 소송행위가 적법하다는 전제 하에서 실용신안권자는 실용신안권이 특허청장의 직권에 의해 불법 또는 착오로 소멸된 경우 이를 회복등록신청할 권리가 있으며, 실용신안권자의 실용신안권회복신청을 특허청장이 거부하였다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는데(2002. 11. 22. 선고 2000두9229), 심결취소소송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2003-02-06
법원에 현저한 사실〈하〉-대법원 96년7월18일 선고 94다20051판결을 중심으로
法律新聞 第2527號 法律新聞社 法院에 顯著한 事實〈下〉-大法院 96年7月18日 宣告 94다20051판결을 중심으로 文一鋒 〈군산지원판사〉 ============ 14면 ============ 우리나라의 판례를 보면 , ①55세까지인 성인남자나 여자의 가동연한(대판1966년12월6일, 66다1708, 집14 ③민305; 1967년11월14일, 67다1618, 민판집121-78; 1970년3월10일, 69다1887, 민판집149-133; 1987년12월8일, 87다카522, 공1988년, 261), ②각종통계에 의한 생존년수(대판1960년7월7일 4292민상467, 민판집44-85) 또는 한국인 간이생명표에 의한 남녀별 각 연령별 평균여명(대판1963년10월31일, 63다558, 민판집71-733; 1984년11월27일, 84다카1349, 집32④민127), ③국내법인 소유명의로 등기된 대지가 歸屬財産이 아님(대판1959년7월30일 4291민상551, 민판집33-858)은 법원에 현저한 사실이고, ④본건 처분금지가처분신청을 심판한 법관으로 구성된 원심법원이 위 가처분신청사건에 대한 판결과 같은 날짜로 피보전권리가 없다고 인정되는 내용의 본안판결을 한 이상 본건 가처분신청사건에 있어서의 신청인의 피보전권리는 일응 없는 것이라고 함이 원심에서의 현저한 사실이고(대판 1966년10월20일, 66다1832, 집14③민326), ⑤경기중학교장이 실시한 1968년도 제1학년 입학선발고사답안을 채점함에 있어서 예능과목 13문제에 대하여는 (2), (3)의 그림 두가지를, 19문제에 대하여는 (1),(2),(3)의 세가지를 모두 정답으로 함이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부당한 행위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은 대법원에 현저한 사실이고(대판 1969년11월11일 68누58, 59, 60, 행판집28-527), ⑥교통사고로 사망한 공군 전투기조종사의 일실이익을 산정함에 있어 피해자가 전역한 후 민간 항공사의 조종사로 취업하였을 때의 예상소득을 추정하면서, 1991년도 직종별임금실태조사보고서상의 직종분류의 기준이 된 경제기획원 발행의 개정 한국표준직업분류(1974년 제3차 개정판)에 의하면 분류번호 04번의 「항공기 및 선박고급승무원」의 직무내용에 피해자의 업무내용과는 판이한 선박 및 호버크래프트의 지휘 및 항해, 선상에서 기관실 활동의 지휘및 감독, 해상 활동 및 필수품 또는 기계 검사, 정박중인 화물선의 복구 및 보수작업을 지휘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음이 당원에 현저하다(대판 1994년9월30일, 93다29365, 공1994년, 2824)고 한다. 그러나 경매절차에서 경매신청인이 경매기일변경신청을 하는 경우에 경매기일이 예외없이 변경되는 것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한다(대판 1984년7월10일, 84다카440, 공1984년, 1346). ①②의 판결에 대하여는 간이생명표에 의한 평균여명, 가동연령은 경험칙으로 보아야 한다는 비판(《이시윤 5백59면》)이 있고 ③의 판결의 경우 귀속재산인지의 여부는 그 전제사실에 따른 법적판단이므로 법원에 현저한 사실이라고 볼 수 없고, 위 판결은 귀속재산이라는 자백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에 배치되어 효력이 없다고 하기 위하여 법원에 현저한 사실이라고 한 것으로 보이나, 이른바 권리자백으로서 구속력이 없다고 하는 것이 타당할것이고 ④의 판결은 다른 사건에서 증거조사를 통하여 알게 된 사실을 법원에 현저한 사실로 보는 문제가 있고 ⑤의 판결은 예능문제의 정답을 정하는 재량의 범위에 대하여 도대체 「대법원」이 직무상 어떠한 것을 알고 있었는지 매우 의문스럽고, 이 또한 법적판단의 문제라고 할 것이다. ⑥의 판결은 대상판결과 마찬가지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일본의 판례를 보면, ①원고들이 피고들로부터 자신의 실용신안권을 침해받았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의 상고심에서 위 실용신안등록을 무효로 하는 심결이 확정된 것은, 同小法廷이 이미 선고한 판결에 비추어 현저하다고 하고(日最判昭和57년3월30일判示 1038호 288항) ②피상고인 소유의 立木의 관리처분권에 관하여 소외 A가 대리권을 가지고 있는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피상고인의 선대의 사망 후 피상고인과 A와의 사이에 유산의 관리처분권을 둘러싸고 심각한 분쟁이 생겨 현재 동법원에 이에 관한 소송이 계속하고 있음은 현저한 사실이라고 한 원심판결을 수긍하였고(日最判昭和28년9월11일裁判集民事9호901항) ③동일거래에 관한 민·형사사건이 구성원의 과반수를 같이 하는 두 법원에 계속하는 경우에 형사사건에서 무죄판결을 한 사실 및 판결이유중에서 일정한 사실을 인정한 것은 민사사건이 계속하는 법원에 현저하다고 하고(日最判昭和31년7월20일民集10권9호947항) ④전후의 맥아더 연합국최고사령관의 書簡의 취지에 관한 解析指示가 최고재판소에 대하여 행하여져 있는 사실이 현저한 사실이라고 한다(日最判昭和35년4월18일民集14권6호905항). (3)法院에 顯著한 事實의 法的 效果 법원에 현저한 사실은 증명을 요하지 않는다. 다만 상대방은 법원에 현저한 사실이 진실에 반하다는 것을 주장·입증할 수 있고(《강현중 5백92면》; 김홍규, 제4판 민사소송법, 1995년, 5백99면; 《정동윤 4백87면》), 상대방이 그 현저성을 부인하더라도 법원은 그것이 현저한 사실이라면 그 사실을 그대로 판결의 기초로 할 수 있다(《강현중 5백92면》), 법원에 현저한 사실을 사실인정의 자료로 이용하는 때는 당사자의 검증가능성을 보증하고, 상고심의 현저성의 판단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그 입수방법을 판결이유중에 설시하여야 한다(小室直人, 注解民事訴訟法(4), 412항). 어느 사실이 법원에 현저하다고 하는 것은 당해 심급에 한하는 것이므로, 제1심법원에 현저한 사실이라도 항소심 법원에는 현저하지 않을 수 있다(그 逆도 가능). 이 경우 항소심은 제1심의 견해에 구속되지 않으므로 그 사실에 관하여 증거조사를 하여야 한다(《송상현 6백45면》은 제1심의 사실인정을 그대로 따라가느냐는 제2심의 자유라고 한다). 상고심은 항소심이 사실확정으로서 현저한 사실의 존재를 확정함에 구속되고, 다만 그 개념이 제대로 평가되었는지, 정당하게 적용되었는지에 관하여는 법률문제로서 심사할 수 있다(《MunchKomm-ZPO/Prutting §291 Rn. 16, 17》;《Stein/Jonas/Leipold §29, Rn, 8, 9》). 현저한 사실은 당사자도 알고 있는 것으로 전제된다거나(《정동윤 486면》), 변론주의의 본질을 진실발견을 위한 합목적적인 수단으로 보는 경우에는 법원에 현저한 사실이라는 점을 우선시켜야 된다거나(김홍규 5백99면), 또는 「법원에서 현저한 사실은 당사자가 이를 변론에서 원용하였던가 현출되지 아니하였다 하여서 그 소송법상의 성질이 변경될리 없고 증명을 요하지 아니하는 효력에 어떠한 영향도 받을 바 아니라」는 (대판 1963년11월28일, 63다494, 집11②민265)이유로 당사자의 주장이 없어도 당연히 판결의 기초로 할 수 있다고 하는 견해도 주장된다. 그러나 법원에 현저한 사실이라도 변론주의 아래에서는 당사자 보호의 필요상 주요 사실인 경우에는 당사자의 주장이 있어야 한다(《강현중 5백91면》; 《송상현 6백45면》; 《이시윤 5백58면》; 대판1965년3월2일 64다1761, 카1891). 또한 당사자들의 법적심문청구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법원은 법원에 현저한 사실을 변론에 현출하여 당사자들에게 그 사실이 법원에 현저하지 않다거나 법원이 받아들이고자 하는 바와는 다른 상태에 있음을 주장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김홍규 5백99면; 장석조, 민사소송에서의 법적청문청구권, 69면). 법원에 현저한 사실에 반하는 자백에는 구속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함이 통설·판례이다(대판1959년7월30일, 4291민상551, 민판집33-858(위 판결이 수록된 집7민188에는 위 설시부분이 누락되어 있다); 김홍규 5백70면; 《송상현 4백67면》; 《이시윤 5백54면》; 《정동윤 4백82면》; BGH VersR 1970, 827;NJW 1979, 2089;《Munchkomm-ZPO/Prutting §288 Rn, 35》; 《Stein/Jonas/Leipold §288 Rn 22》). 그러나 진실에 반하는 사실에 대하여도 자백이 허용되는데, 이러한 否定說에 따른다면 受訴法院이 직무상 그 사실을 지득하였는가 하는 우연에 따라 자백의 허용여부가 결정되는 기이한 결론에 이르게 되므로, 공지의 사실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적어도 법원에 현저한 사실에 반하는 자백의 경우에는 구속력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싶다(변론주의에 관한 本質說을 강조하여 동일한 결론을 도출하는 입장으로는 《강현중 5백85면》). 3, 對象判決의 檢討 (1)대상판결은 변론에 현출되지는 않았으나 원심법원에 비치하고 있는 직종별임금실태조사보고서와 한국직업사전의 각 존재 및 그 기재내용을 원심법원에 현저한 사실로 보고 있다. 이러한 판시내용은 이미 한국표준직업분류의 내용을 대법원에 현저하다고 한 위 93다29365판결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직종별임금실태조사보고서와 한국직업사전등(이하 위 조사보고서등이라고 한다)이 어느 법원에 비치되어 있다고 해서 그것을 법원의 기록 자체에 준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지나치다. 만약 그렇게 본다면 극단적으로는 법원의 서가에 꽂혀 있는 모든 서적의 존재와 내용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의 자료가 되고 말 것이다. 위 조사보고서등은 그 내용의 진실성이나 공공성등이 충분히 보장되기는 하지만 법원의 업무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구입하여 비치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여 법원의 업무와 관련하여 필요적으로 작성·보관되는 법원의 기록과는 질적으로 판이한 것이다. 그런데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대상판결이 한편으로는 위 84다카1349 판결과는 달리 정당하게도 법원에 현저한 사실은 법관이 직무상 경험으로 알고 있는 사실임을 전제로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위 조사보고서등의 존재와 기재내용이 법원에 현저함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경력이 있는 법관이라면 위 조사보고서등이 존재한다는 것쯤은 충분히 경험으로 알 수 있고, 또한 그 일부기재내용도 어느 정도는 알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법관에게 재판업무 또는 司法行政과 관련하여 그 기재내용을 숙지하여야 할 아무런 의무가 없는 이상, 단순히 위 조사보고서등이 법원에 비치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법원이 그것을 직무상의 경험에 의하여 당연히 알고 있는 것으로 전제할 수는 없다. 그리고 만약 어느 법관의 업무에 도움이 되도록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그 내용을 숙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직무상 지득한 것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이다. 물론 다른 사건에서 증거조사를 통하여 알게 된 사실도 법원에 현저한 사실이라고 보는 견해에 의하는 경 ============ 15면 ============ 우 원심이 문제가 된 내용을 이미 다른 사건을 처리하면서 지득한 바가 있다면 원심법원에 현저한 사실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상판결을 보면 그런 사정조차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만연히 원심법원에 비치되어 있다는 것만을 근거로 하여 법원의 기록도 아닌 위 조사보고서등의 각 존재 및 그 기재내용을 원심법원에 현저한 사실이라고 인정하는 것에는 찬성할 수 없다. (2)만약에 위 조사보고서등의 각 존재 및 그 기재내용을 원심법원에 현저한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대개는 일실이익의 산정의 기초가 되는 월수입을 주요사실로 보지만(다만 《이시윤 4백30면》은 간접사실로 본다), 대상판결의 사안에서는 원고가 주장하는 월수입의 범위내에서 그 수입을 인정하는 것이어서 그에 관한 구체적인 주장이 없어도 무방하므로, 원고의 주장 없이도 이를 법원에 현저한 사실로 인정할 수 있는가 하는 논란은 여기에서는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주장의 요부와는 관계없이 법적심문청구권의 요청상 어떠한 사실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이라고 하는 사정은 변론에 현출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이러한 요청은 법원에 현저한 사실은 주장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입장에서 더 크다고 할 것이다), 원심은 위 조사보고서등의 각 존재 및 그 기재내용을 변론에 현출시키지 않은 채 그에 따라 판결을 함으로써 사실인정의 문제에 있어서 당사자, 특히 원고의 법적심문청구권을 침해하는 뜻밖의 판결을 하였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이에 대하여는 반대의견이 자세히 언급하고 있으므로 이를 참조). 또한 그 동안 실무상 위 조사보고서등을 서증으로 제출받아 증거조사한 다음 이 증거에 의하여 월수입을 인정하여 왔는데, 위 조사보고서등의 각 존재및 그 기재내용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이라고 한다면, 그동안의 관행은 불요증사실을 증거에 의하여 인정한 잘못된것으로 되고, 앞으로는 위 조사보고서등이 비치되어 있는 법원에서는 이를 서증으로 제출받지 말고 법원에 현저한 사실로서 확정하는 새로운 관행을 만들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3)다만 대상판결이 추구하고자 하는 실용주의적인 관점을 달리 법리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일까? 그 하나는 대상판결의 반대의견이 적절하게도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석명권을 적절히 행사하여 이를 변론에 현출시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우리 민사소송법은 법원에서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고(제265조), 특히 판례(예컨대 대판1987년12월22일, 85다카2453, 공1988년 323)에 따르면 불법행위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원은 손해액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과 입증이 미흡하더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직권으로라도 손해액을 심리판단하여야 하므로, 당사자가 위 조사보고서등을 서증으로서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법원이 이에 대하여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하여 변론에 현출시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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