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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승계형 참가승계에 관한 소송관계
1. 사안의 개요와 소송의 경과 A는 X토지에서 관광지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피고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는 X토지 지상에 Y건물을 설치하였다. A는 원고에게 X토지를 양도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고,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Y건물의 철거 및 X토지의 인도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제1심 소송계속 중 원고는 원고 승계참가인 B에게 X토지를 양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후 소송탈퇴하였고, B는 승계참가를 신청한 후 다시 X토지를 원고 재승계참가인 C에게 양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C는 승계참가를 신청하였고, B는 C의 권리승계 여부를 다투지 않으면서도 소송탈퇴, 소 취하 등을 하지 않았다. 제1심 법원은 C의 청구에 대하여 인용하면서 B의 청구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한편, 항소심 법원은 C의 청구 부분에 대하여는 제1심 법원의 판단을 유지하였고, B의 항소는 항소장에 항소취지를 밝히지 않아 부적법한 방식으로 제기된 것이고 제1심 판결이 B의 청구에 대하여 판단하지 않아 불복의 대상이 되는 재판이 없이 항소가 제기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고 하면서 B의 항소를 각하하였다. 2. 연구대상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소송이 법원에 계속되어 있는 동안에 제3자가 소송목적인 권리의 전부나 일부를 승계하였다고 주장하며 민사소송법 제81조(이하 민사소송법의 조항을 인용할 때는 조항만을 표시함)에 따라 소송에 참가한 경우, 피승계인이 승계참가인의 승계 여부에 대하여 다투지 않으면서도 소송탈퇴, 소 취하 등을 하지 않거나 이에 대하여 피고가 부동의하여 피승계인이 소송에 남아 있다면 승계로 인해 중첩된 피승계인과 승계참가인의 청구 사이에는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제67조가 적용된다는 대법원 2019. 10. 23. 선고 2012다46170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2019년 전원합의체판결”)을 근거로 하여, B의 항소를 각하한 원심의 판단이 위법하다고 하면서 이 부분에 관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제437조에 따라 자판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3. 문제의 제기 연구대상판결(이하 “대상판결”)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지 않았더라도 B의 청구에 대한 판단과 C의 청구에 대한 판단이 내용상 모순·저촉되는 결과가 발생할 여지는 없었다. 대상판결의 사안과는 달리 2019년 전원합의체판결의 사안에서는 피승계인의 청구에 대한 제1심 판결과 승계참가인의 청구에 대한 항소심 판결이 서로 내용상 모순·저촉되는 상황이었다. 대상판결과 같이 판결이 모순·저촉되지 않은 상황을 포함한 모든 권리승계형 참가승계에 2019년 전원합의체판결의 법리를 일반화하여 적용할 수 있는지, 2019년 전원합의체판결의 법리를 일반화하는 것이 어떠한 근거로 정당화될 수 있는지 논의한다. 4. 2019년 전원합의체판결 이전의 대법원 판례 2019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전의 대법원 1965. 3. 16. 선고 64다1691, 1692 판결은 참가승계를 독립적인 소송승계참가로 보지 않고 독립당사자참가와 동일하다고 보았다가, 대법원 1969. 12. 9. 선고 69다1578 판결 이후 대법원은 참가승계는 독립당사자참가와는 소송구조상 차이가 있다고 하면서 피승계인의 청구와 승계참가인의 청구를 통상의 공동소송으로 보았다. 5. 학설 2019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된 이후 현재 시점에서 이 쟁점에 관하여 대립되는 견해는 다음과 같다. 피승계인이 승계의 효력을 다투어 피승계인이 권리자이냐 승계참가인이 권리자이냐의 양립되지 않는 권리자의 문제가 쟁점이 되면 권리자 합일확정이 요구되는 독립당사자참가소송의 형태가 되므로 제79조를 적용하여야 하고 피승계인이 승계의 효력을 다투지 않는 경우에는 피승계인과 승계참가인 간에는 통상의 공동소송이 된다는 견해, 2002년 민사소송법 개정 이후 독립당사자참가에서 편면참가가 가능하고 예비적 공동소송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피승계인이 권리승계여부를 다투지 않는 승계참가인과 피승계인의 관계를 통상의 공동소송으로 볼 필요가 없게 되었으므로 계쟁목적물의 양수인은 양도인과 관계없이 독립당사자참가소송의 편면참가에 의하여 피고에게 계쟁목적물에 관한 권리를 청구할 수 있게 되어 제79조 제2항이나 제70조 제1항에 의하여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특별규정인 제67조가 준용되고 참가승계는 예비적 공동소송이나 독립당사자참가 중 한 가지 형태라는 견해, 피승계인이 승계의 효력을 다투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원고, 피고, 승계참가인 사이에 삼면소송관계가 성립되어 제67조가 준용되므로 이들 사이의 소송관계는 합일확정이 요구되는 필수적 공동소송이 된다는 견해, 제81조를 소송승계론에 입각하여 설명하는 기존의 전통적인 견해에 대하여 비판하면서 제81조는 독립당사자참가가 소송물의 양도를 이유로 하는 경우에 소 제기로 인한 시효중단 등의 효력발생시기에 관한 일반원칙에 대한 예외를 규정하는 의미가 있을 뿐이고 권리승계형 승계참가를 포함한 참가승계는 제79조에서 규정한 독립당사자참가의 일종이라는 견해 등이 있다. 6. 검토 제81조는 독립당사자참가소송 또는 예비적 공동소송과는 별개의 조문으로 규정되어 있고, 학설상 소송승계론에 입각하여 권리승계형 참가승계를 해석하고 있으므로 권리승계형 참가승계는 독립당사자참가소송 또는 예비적 공동소송과는 전혀 다른 독자적인 소송형태이다. 그런데 권리승계형 참가승계를 규정한 제81조에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제67조를 적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즉, 제81조는 그 문언해석상 승계참가의 절차를 독립당사자참가신청의 절차에 의하도록 하는 참가승계의 절차와 방식에 관한 규정일 뿐이고, 제79조 제2항에서 제67조를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하여도 권리승계형 참가승계를 규정한 제81조에는 제79조 제2항을 준용하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으므로 제67조가 권리승계형 참가승계에 적용될 수 없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논리에 의하면 권리승계형 참가소송은 독립당사자참가소송이나 예비적 공동소송과는 다른 독자적인 소송형태이고, 제81조에 제79조 제2항 또는 제67조를 준용한다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으므로 권리승계형 참가승계에 제67조를 준용하는 것은 법률의 해석범주를 일탈하였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참고로 참가승계를 규정한 일본민사소송법 제51조는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하여 규정한 일본민사소송법 제40조를 준용하는 독립당사자참가에 관한 일본민사소송법 제47조를 명시적으로 준용한다. 그러나 어떠한 소송절차의 본질이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민사소송법의 규정을 문언 그대로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은 법해석론상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가령 제82조 제1항은 인수승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은 피승계인의 소송탈퇴와 탈퇴한 피승계인에 대한 판결의 효력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참가승계를 규정한 제81조에는 제82조 제3항과 같은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통설과 판례는 참가승계의 경우에도 피승계인의 소송탈퇴가 가능하고 탈퇴한 피승계인에게 판결의 효력이 미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해석이 가능한 것은 변론종결 전 권리승계가 있는 경우, 승계인이 제81조에 따라 승계참가를 하는 것과 피승계인이 승계인으로 하여금 제82조에 따라 소송을 인수하게 하는 것은 누가 주도적으로 승계절차를 취하는가, 어떤 형식의 절차를 취하는가의 차이만 있을 뿐이고 권리승계에 의한 소송승계라는 점에서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81조를 ‘제79조의 규정에 따라 승계참가인이 피승계인에 대하여 소송에 참가한다.’라는 내용으로 해석하여 단지 독립당사자참가신청의 절차와 방식에만 한정한 독립당사자참가에 관한 규정이 승계참가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제79조 제2항에서 준용하는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제67조 또한 승계참가에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독일민사소송법 제265조는 소송계속 중 소송물을 양도할 수 있고 종전의 당사자가 여전히 승계인을 위하여 소송을 수행할 권한을 가지게 되고 그 판결의 효력도 승계인에게 미치도록 하는 내용으로 규정되어 있는데, 이는 당사자항정주의를 취한 것이다. 비교법적인 관점에서 볼 때 피승계인이 소송에 잔류하고 있는 상황은 결국 피승계인과 승계참가인 사이에는 서로 모순·저촉되는 내용의 판결이 나와서는 안 되는 일종의 당위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당위성이라는 개념은 권리승계형 참가승계라는 독자적 소송형태에서 합일확정의 필요성을 도출하는 근거가 될 수 있고, 이는 권리승계형 참가승계에 전면적으로 제67조를 준용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본다. 권리승계형 참가승계에 있어서 피승계인과 승계참가인이 같은 소송에서 병존하고 있는 경우에 제67조를 적용하여야 한다는 2019년 전원합의체판결의 판례법리는 피승계인의 승계참가인의 권리승계 여부에 대한 다툼여부를 불문하고 모든 권리승계형 참가승계에 대하여 일반화하여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대상판결의 결론과 그 근거는 타당하다. 김창규 변호사(서울회)
필수적공동소송
합일확정
소취하
승계참가
소송탈퇴
김창규 변호사(서울회)
2023-09-03
노동·근로
민사일반
파산·회생
사용사업주의 회생절차가 파견법상 권리에 미치는 영향
파견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영향도 검토해야 1. 사안의 개요 A 회사는 1993. 9. 17. 설립되어 원청인 주식회사 삼표시멘트 및 그 자회사인 D 회사로부터 광산 채광업무를 하청받아 수행한 회사이고, 근로자 갑은 2012. 3. 1. A 회사에 입사해 주식회사 삼표시멘트를 위한 파견업무를 수행하였다. 그러다가 주식회사 삼표시멘트는 당시 계열사의 경영난으로 인해 2013. 10. 17. 회생절차개시결정, 2014. 3. 18. 회생계획인가결정을 각 받았다. 갑은 주식회사 삼표시멘트의 위 회생절차에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이하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기한 고용청구권 및 금전채권(파견법위반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해 회생채권신고를 하지 아니하였고, 피고의 관리인 역시 원고를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하였다. 주식회사 삼표시멘트의 위 회생절차는 2015. 3. 6. 종결되었다. 한편 B회사는 2008. 5. 22. 컴프레서 운전용역 등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로, 역시 주식회사 삼표시멘트로부터 원청 사업장 내 컴프레서, 펌프, 보일러 등의 운전 및 점검업무 등을 하청받아 수행한 회사이다. 근로자 을은 2008. 6. 1. 에, 근로자 병은 2014. 12. 26.에, 근로자 정은 2016. 8. 13.에 각각 B회사에 입사해 주식회사 삼표시멘트를 위한 파견업무를 수행하였다. 근로자 갑은 주식회사 삼표시멘트를 상대로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기한 직접고용청구와 더불어, 원청 소속의 비교대상 근로자에 비해 적은 임금을 지급받도록 한 것이 파견법 제21조 제1항의 차별에 해당하고 이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이유로 임금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대법원 2021다213477 판결 관련 소송의 개요) 근로자 을, 병, 정은 주식회사 삼표시멘트를 상대로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기한 직접고용청구 및 고용의무 불이행(즉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임금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각 제기하였다. (대법원 2021다229601 판결 관련 소송의 개요, 다만, 원고 정의 경우 위 직접고용청구 부분에 대해 항소심에서 소일부취하 하였다. 이하 위 근로자 갑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함께 ‘대상판결’이라 한다. ) (사안의 이해를 돕기 위해 평석 주제와 직접 관련없는 당사자 및 사실관계는 요약 내지 생략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이 사건의 원심판결(서울고등법원 춘천재판부 2020나1108 등 판결)은, 위 파견근로자들의 직접고용청구권은 형성권이 아닌 청구권이기는 하지만 재산상의 청구권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채무자회생법 제118조 제1호의 회생채권으로 볼 수 없다고 하였고,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에 기해 직접고용청구권이 불성립하거나 소멸한다는피고 주장에 대해서는, 사용사업주에 대해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었더라도 이후 회생절차 종결결정의 효력이 발생하면 파견근로자는 다시 직접고용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은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거나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같은 조 제1항의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고 있고, 그 시행령 제2조의2는 사용사업주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위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바, 그 입법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면, 사용사업주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은 후에는 직접고용청구권은 발생하지 않고, 회생절차개시결정 전에 직접고용청구권이 발생한 경우에도 회생절차개시결정으로 인하여 직접고용청구권이 소멸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다만 사용사업주의 회생절차가 종결되면 파견근로자는 그때부터 새로 발생한 직접고용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이같은 법리에 기해 대법원은, 1) 원고 을은 주식회사 삼표시멘트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기 전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파견근로자이므로 위 원고의 직접고용청구권은 회생절차개시결정으로 인해 소멸하였고, 더 이상 회생절차개시 전에 발생한 직접고용의무에 터잡아 회생절차개시 후의 직접고용의무의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무 역시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고, 2) 원고 병의 직접고용청구권의 성립요건은 피고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은 후 충족되었으므로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고 병의 직접고용청구권은 발생하지 않고, 이를 전제로 한 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였다. 3) 다만 원고 정은 회생절차가 종결된 후인 2016. 8. 13. 직접고용청구권이 발생하였으므로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 동법 시행령 제2조의2 제1호가 적용되지 않고, 주식회사 삼표시멘트는 원고 정에게 ‘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고 갑의 경우 항소심에서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의 권리소멸 등 주장을 명시적으로 하지는 아니하였으나, 대법원은 원심이 이에 대한 석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갑의 직접고용청구를 인용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였다. 다만 사용사업주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주의를 기울였으면 이를 알 수 있었는데도 파견근로자가 비교대상 근로자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받도록 하고 이러한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없는 경우, 이는 구 파견법 제21조 제1항을 위반하는 위법한 행위로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대법원은, 이러한 사용사업주에 대해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관리인은 차별적 처우를 해소함으로써 위법행위를 시정할 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차별적 처우를 계속하는 것은 새로운 불법행위가 되며 그 손해는 날마다 발생한다고 전제한 다음, 관리인의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파견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5호의 공익채권이라는 이유로, 상기 손해배상청구권이 채무자회생법 제118조 제3호의 회생채권 또는 동법 제181조의 개시후기타채권에 해당한다는 본안전 항변을 배척한 원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였다. 3. 평석 가. 파견법 제6조의2의 권리장애 및 권리소멸 효과 현행 파견법 제6조의2 조항은 2006. 12. 21. 일부개정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도입된 것이다. 본래 1998년 제정된 파견법(구 파견법) 제6조 제3항은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함으로써 고용관계를 간주하였다. 그러나 이같은 의제조항에 대해 사용사업주의 계약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비판이 있었고, 이에 위 개정법 시행일인 2007. 7. 1. 이후부터는 사용사업주에게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하여야 한다’는 고용의무 규정이 적용되었다. 다시 말해 위 개정법의 적용 대상인 파견근로자는 직접고용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같은 권리는 청구권인가 형성권인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학계에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적어도 현재는 사용사업주는 물론 파견근로자 역시도 아래에서 살펴볼 이른바 ‘10년 손해배상’을 주장하기 위해 대부분 청구권설을 지지하는 듯하다. 다만 이같은 파견법상 권리가 청구권이라면 다른 일반채권과 마찬가지로 이행의 문제가 남게 되고, 특히 이 사건과 같이 고용의무 이행이 완료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사용사업주가 회생절차를 개시한 경우에는 직접고용청구권을 포함한 파견근로자의 제 권리를 어떻게 취급해야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 바, 적어도 대상판결 사건의 변호를 맡았던 필자가 알기로는 이에 대한 학계 및 실무상의 논의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먼저 파견근로자의 고용청구권 자체가 회생절차 개시 이전에 발생한 것이라면 (즉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각호의 사유가 회생절차 개시결정일 이전부터 있었다면) 채무자회생법 제118조 제1호에 기해 회생채권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 사건 원심은 직접고용청구권은 단순히 근로계약관계 형성의 법률효과를 가져올 뿐인 점,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임금지급의무가 공익채권에 해당하는 점 등을 근거로 직접고용청구권이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시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미 채권양도인인 회생채무자에 대해 채권양수인이 갖는 양도통지 이행청구권(대법원 2016마5082 결정), 골프회원권(대법원 89다카4113 판결)과 같은 계약상 급여청구권(비금전채권)에 대해서도 회생채권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한 점, 사용자의 임금지급의무는 고용의무가 이행된 후 그에 터잡아 발생하는 것이므로 임금채권이 공익채권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그보다 선행하는 고용청구권 자체의 성질과는 무관하고, 오히려 이는 직접고용청구권이 회생채무자의 재산감소와 직결되는 권리임을 더욱 명확히 보여줄 뿐인 점 등을 종합하면, 이 부분 원심의 판단은 납득하기 어렵다.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 동법 시행령 제2조의2 제1호는 직접고용청구권 자체의 회생절차상 취급에 대하여 입법적으로 해결한 조항이라고 평가된다. 대상판결은 위 파견법 조항이 직접고용의무의 예외규정을 둔 이유는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파탄에 직면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된 사용사업주에 대하여도 일반적인 경우와 동일하게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사업의 효율적 회생을 어렵게 하여 결과적으로 사용사업주 소속 근로자뿐만 아니라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정책적 고려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판시하면서, 앞서 살핀 바와 같이 ① 사용사업주의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은 후에는 직접고용청구권이 발생하지 않고, ② 회생절차개시결정 전에 직접고용청구권이 발생한 경우에도 회생절차개시결정으로 인하여 직접고용청구권이 소멸하고 ③ 다만 사용사업주의 회생절차가 종결되면 파견근로자는 그때부터 새로 발생한 직접고용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정리하였다. 요컨대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은 사용사업주의 회생절차개시결정 이후의 직접고용청구권에 대해서는 권리장애적 항변이 되고, 회생개시 이전에 이미 직접고용청구권이 발생한 경우에도 사용사업주는 위 조항을 근거로 권리소멸 항변을 할 수 있음이 명확해졌다. 파견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영향도 검토해야 나. 회생개시결정 전부터 고용의무 불이행 또는 차별이 반복되어 온 경우 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질 한편 고용청구권 자체의 법적 성질과는 별개로, 사용사업주가 회생절차를 개시하기 전부터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해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의 고용의무 또는 동법 제21조의 차별이 계속되어 온 경우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해당한다면 이를 원인으로 한 파견근로자의 손해배상채권은 회생채권 또는 개시후기타채권(채무자회생법 제181조)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파견법이 제정된 1998년 당시만 해도 하청 소속 근로자들은 주로 원청과의 묵시적 근로관계(소위 위장도급)를 주장하면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파견법에 기한 권리주장은 묵시적 근로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 대비한 예비적 주장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2006년 파견법이 개정되면서 고용 의제가 아닌 고용의무 규정이 도입되자, 이에 착안해 고용의무 불이행 또는 비교대상 정규직 근로자와의 임금 차별(불법행위)을 원인삼아 파견근로기간 동안 차별받은 임금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이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이다. 대법원은 이미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로 하여금 비교대상 근로자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받도록 하고 이러한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없는 경우 파견법 제21조 제1항을 위반하는 위법한 행위로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등 판결) 사용사업주가 파견사업주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결과 파견근로자에 대한 임금지급의무 일부가 이행되지 않은 것이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입장에는 다소의 의문이 있다. 파견근로자 입장에서는 계약상 권리가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 외에 달리 침해된 법익이 없는 바, 이같은 경우에도 불법행위와의 경합을 인정한다면 계약법 영역과의 준별이 분명치 않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관한 논의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회생절차개시 전부터 사용사업주의 재산상 청구권(즉 고용의무 또는 차별해소의무)의 불이행이 있기 때문에 파견근로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정기적으로 지급해야 할 관계에 있는 때에는 그 계속으로 회생절차개시 이후에 발생하고 있는 파견근로자의 손해배상채권은 채무자회생법 제118조 제3호에서 말하는 ‘회생절차개시 후의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금’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지 문제되는 것이다. (대법원 2004. 11. 12.선고2002다53865 판결 참조) 이 문제에 대해 대상판결(대법원 2021다213477 판결)은, 파견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여 온 사용사업주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관리인은 그 차별적 처우를 해소할 의무를 부담하고, 함으로써 위법행위를 시정할 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차별적 처우를 계속하는 것은 ‘새로운 불법행위’가 되며 그 손해는 날마다 발생하는 것이므로, 관리인의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파견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제179조 제1항 제5호의 ‘그 밖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청구권’에 해당하므로 공익채권이라는 이유로, 원고 갑의 손해배상채권이 회생채권 내지 개시후기타채권에 해당한다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 등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였다. 또한 대상판결(대법원 2021다229601 판결)은, 앞서 본 원고 을, 병의 고용의무가 소멸하거나 발생하지 아니한 이상 피고 주식회사 삼표시멘트는 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하였고, 회생채권 내지 개시후기타채권에 해당한다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하였다. 파견근로자 손해배상청구권의 근거를 고용의무 불이행(채무불이행)에서 찾든 차별해소의무 위반(불법행위)에서 찾든 간에, 그 요건사실인 근로자파견관계가 사용사업주의 회생절차개시 이전부터 성립해 있었다면 청구권의 주요한 발생원인은 회생절차개시 전에 갖추어져 있다고 보아야 한다. 대상판결은 원고 갑과 주식회사 삼표시멘트 간의 근로자파견관계가 회생절차개시결정 이전에 성립해 그 이후까지 계속되었다고 보았음에도, 회생절차 관리인이 위 원고를 차별 처우한 것이 회생절차 이전의 차별과 별개인 ‘새로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단한 바, 이 부분 판시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채무자회생법 제251조 본문에서 이른바 실권제도를 둔 것은, 절차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였음에도 절차에 참여하지 아니한 권리자는 보호할 가치가 없다는 점과 뒤늦게 권리를 주장하고 나서는 권리자로 인하여 회생계획의 수행이 불가능하게 된다는 점을 감안한 결과이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 주식회사 삼표시멘트가 회생절차에 돌입한 사정은 하청업체인 A, B 회사 직원이라면 누구나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다만 당초에는 묵시적 근로관계 주장에 집중한 나머지 파견법상 권리주장에 소홀하였던 것이므로, 구체적 타당성의 측면에서 보아도 보호받을 필요가 없다. 다. 보론 - 파견법위반(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의 요건 및 소멸시효 백보를 양보하여 사용사업주가 회생절차개시 이전부터 계속된 파견관계에 기해 그 후에도 임금을 차별한 것이 ‘새로운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는 사용사업주가 당연히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는 회생절차개시 여부를 불문하고, 사용사업주가 파견법 제21조의 차별금지를 위반한 사안이라면 일반적으로 짚어보아야 할 문제이다. 사용사업주가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 책임을 지려면 파견관계 내지 임금 차별에 대해 사용사업주(또는 관리인)의 귀책사유 내지 고의·과실이 인정되어야 한다. 특히 불법행위를 청구권원으로 삼는다면 고의·과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당연하게도 피해자인 파견근로자에게 있다. 한편 전술한 바와 같이, 불법파견 문제에 대한 파견근로자의 권리주장은 점차 직고용에서 손해배상청구로 그 초점이 옮겨가고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사용사업주와의 고용관계가 의제된 경우에는 임금채권의 소멸시효(3년) 범위 내에서 임금차액 자체를 청구할 수 있을 뿐이지만, 고용의무 내지 차별금지의무에 터잡아 불법행위로 구성할 경우 민법 제766조 제2항에 따라 불법행위일로부터 10년의 범위 내에서 소급해 임금차액 상당 손해배상을 청구할 여지가 있다. 즉 파견근로자는 동조 제1항의 단기 소멸시효(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도과만 면한다면, 계약상 권리보다 불법행위책임을 추궁하는 편이 더 유리하다고 여기게 된다. (심지어는, 구 파견법에 기해 고용관계가 의제된 파견근로자조차 파견법 제21조, 민법 제750조를 근거로 위 3년 이전에 발생한 임금 차액 상당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한다.) 대상판결(대법원 2021다213477 판결)의 원심에서는, 이 사건 소제기일로부터 역산하여 3년 이전의 기간에 발생한 원고 갑의 손해배상청구권이 민법 제766조 제1항의 단기 소멸시효로 인해 소멸하였는지 여부도 쟁점이 되었다. 원심 및 대상판결은 원고 갑이 위 소제기일로부터 3년 전 당시에 차별적 처우를 당하고 있음을 인식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는 취지로 피고 회사의 위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하기는 하였다. 다만 대상판결은 파견법위반의 불법행위에 대해 민법 제766조 제2항의 장기 소멸시효 규정까지 적용된다고 판시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파견근로자가 파견법 제21조, 민법 제750조를 근거로 10년간의 임금차액 상당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단정하여서는 곤란하다. 다른 법률에 특별히 그보다 단기의 소멸시효기간을 정한 경우에는 그 단기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입찰 담합을 원인으로 한 국가의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해서 민법 제766조 제1항의 단기 소멸시효 규정이 적용되지만, 장기 소멸시효는 국가재정법 제96조에 따라 5년으로 적용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4. 결론 및 향후 과제 그간의 불법파견 소송에서는 주로 원청과 하청, 하청근로자 간의 법률관계가 진성 도급관계인지 아니면 근로자파견관계인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되었고, 특히 원청회사 사업장 내에서 원청의 일을 도급주는 형태인 소위 사내하청이 파견관계인지 여부, 컨베이어벨트 바깥의 이른바 간접공정에 속한 경우에도 파견관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자주 문제되었다. 그러나 이는 기본적으로 사실인정의 문제이므로 산업분야 및 사업장마다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설령 원청 회사에서 파견으로 볼 만한 기준 내지 요소가 발견된다 하더라도 이를 시정하기 위해 생산라인 내지 인력구조 자체를 하루아침에 개선하기도 어렵다. 결국 사내도급 방식으로 운영되는 중견기업 및 대기업이라면 앞으로도 불법파견에 관한 리스크를 일정 부분 안고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받은 파견근로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 그 권리행사의 효과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학계 및 실무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아니하였다. 대상판결은 사용사업주가 회생절차를 개시한 경우 파견법상 권리 역시 변경 내지 소멸할 수 있음을 보여준 최초의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 비단 대상판결의 주식회사 삼표시멘트뿐 아니라, 불법파견이 문제되는 완성차업계 및 조선업계 등에서는 장기간 업황부진 등으로 회생을 면하기 어려운 회사가 언제든 나올 수 있다. 나아가 대상판결은 파견법상 직접고용청구권 및 그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질에 대해 보다 명확히 판단하였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있다고 사료된다. 다만 파견법 제21조에서 말하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요소를 충족해야 하는지, 특히 회생절차에서 선임된 관리인의 고의·과실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파견법위반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면 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채권의 장기 소멸시효는 무엇인지 여부는 향후 해명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대상판결을 계기로, 파견법상 권리의 법적 성질 및 그 효과에 대한 논의가 보다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변재휘 변호사(법무법인 동헌)
소멸시효
임금채권
임금차별
불법파견
변재휘 변호사(법무법인 동헌)
2023-08-13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매수인의 등기부취득시효 완성과 매도인에 대한 원소유자의 부당이득반환청구
[사실관계] 이 평석에 필요한 한도에서 사실관계 등을 요약·정리한다. 1. 이 사건 임야는 1917년 10월 갑 앞으로 사정(査定)되었다. 그 후 지적공부가 멸실되었다가 1977년 3월 소유자 기재가 비어 있는 채로 임야대장이 복구되었다. 2. 피고(대한민국)는 1986년 12월에 위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그리고 1997년 12월 을에게 이를 5천여만 원에 매도하고 1998년 1월 을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3. 그 사이에 갑은 사망하고 그의 재산을 상속한 원고(여럿이나 편의상 이렇게 부르기로 한다)가 2017년 4월에 이르러 피고와 을을 위 보존등기와 이전등기의 각 말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 사건의 제1심법원은 동년 12월에 피고에 대한 청구를 인용하고, 을에 대한 청구는 민법 제245조 제2항에 따른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되었음을 이유로 이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을의 등기부취득시효 완성으로 원고는 소유권을 상실하였다면, 피고에 대한 등기말소청구에 그 권원이 과연 인정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지만, 어쨌거나 위 판결은 항소가 제기되지 않아 2018년 1월 그대로 확정되었다. 4. 원고는 동월 다시금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국가배상청구를 하였으나 2019년 1월 제1심에서 패소하였다. 원고는 항소한 후에, 피고가 을로부터 수령한 위 매매대금 상당액의 부당이득 반환을 구하는 청구를 추가하였다. 시효취득자는 무권리자의 양도행위로 목적물을 인도받고 또 등기를 얻어서 10년간 이를 ‘보유’함으로써 취득시효의 요건을 갖추기에 이르렀다. 그때까지 종전 소유자는 양수인에 대하여 자신의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고 따라서 그에게 무슨 ‘손실’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물론 양도인에 대해서도 그가 수령하였던 매매대금에 대하여 이를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할 여지가 없었다. 그런데 10년이 흐르고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해서, 돌연 같은 내용의 권리가 부당이득의 이름으로 종전 소유자에게 부여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은 위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인용하였다. 즉, 이 사건 토지에 관한 피고 및 을의 소유권등기는 모두 무효인데, 선행소송에서 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를 등기부취득시효 완성을 이유로 기각하는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로써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을로부터 받은 매매대금 상당의 이익을 얻었고, 원고는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침해부당이득으로 5천여만 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판단] 파기환송 “적법한 원인 없이 타인 소유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무권리자가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고 하더라도, 그 각 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이다. 따라서 이 경우 원소유자가 소유권을 상실하지 아니하고 또 무권리자가 제3자와 체결한 매매계약의 효력이 원소유자에게 미치지도 아니하므로, 무권리자가 받은 매매대금이 부당이득에 해당하여 이를 원소유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무권리자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한 제3자나 그 후행등기 명의인이 과실 없이 점유를 개시한 후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선의로 점유를 계속하여 10년이 경과한 때에는 민법 제245조 제2항에 따라 바로 그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고(대법원 1999. 12. 10. 선고 99다25785 판결 등 참조), 이때 원소유자는 소급하여 소유권을 상실함으로써 손해를 입게 된다. 그러나 이는 민법 제245조 제2항에 따른 물권변동의 효과일 뿐 무권리자와 제3자가 체결한 매매계약의 효력과는 직접 관계가 없으므로, 무권리자가 제3자와의 매매계약에 따라 대금을 받음으로써 이익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원소유자에게 손해를 가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가 받은 매매대금 5천여만 원은 이 사건 토지를 을에게 매도한 것에 대한 대가일 뿐 이후 피고가 원고 또는 그 선대에게 이 사건 토지 소유권의 상실이라는 손해를 가하고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부당이득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심판결에는 부당이득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평석] I. 들어가기 전에 1. 이 평석의 대상이 된 대법원판결(이하 ‘대상판결’)은, 민법 제245조 제2항에서 정하는 이른바 등기부취득시효에서 제기될 수 있는 부당이득문제 중 어느 하나에 대하여 태도를 밝히고 있다. 그것은 소유자가 아님에도 등기부에 소유자로 등기된 사람과의 사이에 부동산을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그로부터 등기를 이전받은 사람(이하 ‘양수인’)에 있어서 나중에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한 경우에, 원래의 소유자, 즉 그 시효취득으로 소유권을 상실한 사람이 위 매도인(이하 ‘양도인’)에 대하여 그가 받은 매매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2. 대상판결은 그러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긍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면서 위와 같은 권리가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태도를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나는 그 태도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Ⅱ. 등기부취득시효에서 양수인의 부당이득 문제 - 독일의 경우 1. 우리 민법상 부당이득제도의 해석 운용에서 많은 참고가 되는 독일민법(부당이득제도를 계약·불법행위 등과 나란히 채권의 독립적 발생원인으로 정면에서 규정한 것은 비교법적으로는 스위스가 처음이고,독일이 그에 이어진다)을 살펴보면, 취득시효와 관련하여서 논의되는 것은 오히려 취득시효로 소유권을 상실한 사람이 시효취득자에 대하여 부당이득을 주장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나아가 주장할 수 있다고 한다면 부동산 자체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이다. 2. 나에게는 놀랍게도, 제2차 세계대전까지 독일의 최고법원인 ‘제국법원(Reichsgericht)’은 1930년 10월 6일의 판결(RGZ 130, 69)에서 동산의 취득시효 사안에서 이를 긍정하여, 시효취득자가 종전 소유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 원인 없이’ 인도를 받았다면 그 후에 독민 제937조 제1항(10년의 자주점유를 요건으로 정한다)에 의하여 취득시효가 완성하였더라도 부당이득을 이유로 부동산 자체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태도를 취하였다. 이 판결은 관련 학설을 광범위하게 인용하고 있는데, 그에 의하면 위 판결과 같은 태도를 취하는 긍정설이 부정설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또한 위 판결도 지적하는 대로(위 판결집, 73면), 소유권 취득의 물권행위에 하자가 없어서 소유권 이전을 인정하더라도 원인행위가 효력이 없으면 부당이득으로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물권변동에 관한 독일 특유의 입장(부당이득에 관한 이른바 공평설의 밑바탕!)에 입각하여, 취득시효로써 소유권은 물론 인정되지만 그 요건의 일부인 소유권등기가 ‘법률상 원인 없는’ 행위에 기하여 이루어졌다면 마찬가지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무겁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보다 구체적으로는, 동산의 시효취득은 앞서 본 대로 10년의 자주점유를 요건으로 하는데, 위와 같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인정되면 그것은 30년의 소멸시효에 걸려서(2002년 개정 전의 독민 제195조) 원래의 소유자가 권리를 회복할 법적 가능성을 훨씬 오래 가지게 되는 실익이 있다. 비록 부동산의 취득시효는 앞서 본 대로 30년의 자주점유를 요하여 그 점에서는 동산의 경우와 차이가 있지만, 부당이득과 관련하여서도 동산취득시효와 부동산취득시효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리하여 원고가 행위무능력(독민 제105조 제1항에 의하면 행위무능력자의 법률행위는 무효이다)의 상태에서 1908년 피고에게 증여한 그림들의 반환이 청구된 사건에서 원심법원이 취득시효가 완성되었음을 이유로 청구를 기각한 것을 파기환송하였다. 3. 그러나 현재의 연방통상대법원(Bundesgerichtshof)는 2016년 1월 22일의 판결(BGHZ 208, 316; NJW 2016, 3162)에 이르러 지상권의 취득시효(부동산에 대한 제한물권의 취득시효에 대하여는 독민 제900조 제2항 참조)가 인정된 사건을 판단하면서 소유자의 지료 상당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부인하는 반대의 입장을 취하였다. 앞서의 제국법원 판결이 나오고 무려 85년도 더 지난 후이었다. 그 이유 중 중요한 것은 취득시효제도의 목적이 법적 안정성에 있다는 점이다. 즉 소유권을 원시적으로 시효취득하는 사람은 그의 취득행위상의 하자로부터 발생하는 대항사유도 역시 물리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수적으로, 첫째, 민법전에서 부합·혼화·가공에 대하여는 제951조(우리 민법 제261조 해당)에서, 유실물 습득에서는 -우리 민법과는 달리- 제977조에서 권리상실자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명문으로 규정함에 반하여 취득시효에 대하여는 그러한 규정이 없다는 것, 둘째, 소멸시효 규정에 대한 2002년의 민법 개정으로 이제 부당이득반환청구권도 3년 또는 10년의 소멸시효에 걸쳐서(민법 제195조, 제199조 제3항) 종전의 판례가 들었던 권리 회복 가능성의 점에서의 차이가 더 이상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위 판결에서 보이는 학설 상황의 그 사이의 변화로서 이제는 부정설이 긍정설보다 큰 차이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Ⅲ. 등기부취득시효에서 양도인의 부당이득 문제 1. 이상에서 다룬 독일 판례의 굴절에 대하여는 보다 상세한 다른 글을 기약하거니와,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취득시효 자체가 그 안에 종전 소유자에 대하여 그 소유권 취득에 관한 ‘법률상 원인’을 담고 있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이에 대하여는 곽윤직 편집대표, 민법주해[XVII], 2005, 253면 말미 이하(양창수 집필) 참조). 그렇다면 이제 종전 소유자는 시효취득한 양수인이 아니라 양도인에 대하여는 그가 수령한 매매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 아닌가? 양도인은 타인 소유의 물건을 권한 없이 매도하여 인도 및 등기 이전함으로써 양수인이 시효취득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하여 결국 종전 소유자로 하여금 그 소유권을 상실하게 하였고 그러한 손실에 기하여 매매대금 상당의 이득을 얻은 것이 아닌가? 2. 나는 위와 같은 부당이득 문제에 대하여 앞서 본 『민법주해』에서 다음과 같이 적으면서 그것이 부인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병이 을에게 갑의 소유권을 매도하고 대금을 수령한 것으로는, 갑이 여전히 소유권을 가지는 이상 갑에게 무슨 「손실」이 있다고 할 수 없어서 갑에 대하여 그 매매대금에 관하여 부당이득반환책임을 지게 된다고 할 수 없는데, 나아가 나중에 갑이 소유권을 상실한 것이 을의 시효취득으로 인한 것인 이상 그를 이유로 돌연 병의 매매대금 취득이 부당이득이 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254면) 즉 취득시효의 효과로서 문제되는 소유권의 귀속은 종국적이며, 종전 소유자의 소유권 상실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포함하여 다른 법적 형식으로도 회복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타인 소유의 물건이 소유자 아닌 사람에 의하여 권한 없이 제3자에게 양도되었는데 양수인의 선의취득으로 종전 소유자가 소유권을 상실한 경우에 그가 양도인에 대하여 ‘양도로 취득한 것’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것과 같이 처리될 수는 없다. 이 경우에는 무권리자의 처분행위가 애초 유효하였던 것으로서, 선의취득제도의 취지에 좇아 그로 인한 권리 상실의 말하자면 ‘대가’ 또는 ‘보상’으로서 주어지는 것이다. 이는 법적 성질로 보면 이른바 침해부당이득에 해당한다. 이는 선의취득의 경우가 아니라 무권리자의 처분행위가 권리자에 의하여 추인됨으로써 소급적으로 유효하게 되는 경우에도 크게 다를 바 없다(이상은 무권리자의 유효한 처분에서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정하는 독민 제816조에 대한 통설이기도 하다). 그러나 취득시효의 경우는 그렇게 볼 수 없다. 시효취득자는 무권리자의 양도행위로 목적물을 인도받고 또 등기를 얻어서 10년간 이를 ‘보유’함으로써 취득시효의 요건을 갖추기에 이르렀다. 그때까지 종전 소유자는 양수인에 대하여 자신의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고 따라서 그에게 무슨 ‘손실’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물론 양도인에 대해서도 그가 수령하였던 매매대금에 대하여 이를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할 여지가 없었다. 그런데 10년이 흐르고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해서, 돌연 같은 내용의 권리가 부당이득의 이름으로 종전 소유자에게 부여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한편 양도인은 대체로 위 취득시효기간이 진행되는 10년 정도 어느 누구로부터도 매매대금의 반환을 청구받지 아니하여서, 만일 누구에게 그 반환을 청구할 권리가 성립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소멸시효가 완성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양수인이 목적물을 시효취득하였다는 사정에 기하여 이를 종전 소유자에게 반환하여야 할 것인가? 대상판결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부정되는 이유와 관련하여 “종전 소유자의 소유권 상실은 민법 제245조 제2항에 따른 물권변동의 효과일 뿐 무권리자와 제3자가 체결한 매매계약의 효력과는 직접 관계가 없으므로, 무권리자가 제3자와의 매매계약에 따라 대금을 받음으로써 이익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원소유자에게 손해를 가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라고 설시하는 것은 아마도 이러한 문제상황과 관련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3. 취득시효에서 제기되는 위와 같은 부당이득 문제, 그리고 그에 대하여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견해를 밝힌 경우는 위 문헌이 발간되던 당시에 국내 문헌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내가 아는 한, 유감스럽게도 사태는 그 후에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별로 달라진 바 없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그러한 부당이득 문제가 실제로 발생함을 보여준다. 다른 모든 학문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법학에서도 상상력은 필요하고 문제의 발견 내지 인식은 그 해결의 출발점인 것이다. 양창수 명예교수(서울대 로스쿨·전 대법관)
토지
등기부취득시효
시효취득
부당이득
양창수 명예교수(서울대 로스쿨·전 대법관)
2023-05-10
지식재산권
행정사건
출원 전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이중양도에 관한 법리
1. 사안의 개요와 쟁점 2012. 12. 5. 소외 회사 A는 발명 X를 하여 피고에게 제공하고, 피고는 이를 다시 피고 보조참가인에게 공급하기로 약정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지적재산권(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 포함) 역시 피고를 거처 피고 보조참가인에게 승계시키기로 하였다. 그 뒤 회사 A의 종업원은 발명 X를 완성하여 사용자인 A에게 특허 받을 권리를 양도하였는데, A는 위 약정을 어기고 위 발명에 대해 2015. 5. 28. 자신의 명의로 특허를 출원하여 2016. 12. 16. 특허등록을 받은 뒤, 2017. 8. 30. 원고에게 그 특허권을 이전해 주었다. 피고는 원고 명의의 위 특허에 대해 무권리자 출원을 이유로 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고, 특허심판원은 이를 인용하였으며, 원심(특허법원 2019. 12. 20. 선고 2019허2141 판결)도 같은 입장을 취하였다. 상고심에서는 ① 소외 A 회사의 특허출원에 관해 특허법 제38조 제1항이 적용되어 출원인인 A 회사가 대항력을 취득하는지 아니면 위 회사는 단지 모인출원자에 불과한지, ② A 회사로부터 특허권을 이전받은 원고가 특허법 제38조 제1항 소정의 ‘제3자’에 해당하여 피고와의 사이에 ‘대항력’을 다툴 수 있는지가 주된 쟁점이 되었다. 2. 판단의 요지 대상판결은, 쟁점 ①과 관련하여, ‘특허출원 전에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계약에 따라 이전한 양도인은 더는 그 권리의 귀속주체가 아니므로 그러한 양도인이 한 특허출원에 대하여 설정등록이 이루어진 특허권은 특허무효사유에 해당하는 특허이다’라고 하였다. A 회사는 피고에게 특허를 받을 권리를 양도한 이상 ‘특허를 받을 권리의 보유자가 아니어서 그 명의로 한 출원은 모인출원에 불과하고’ 해당 출원을 근거로 특허법 제38조 제1항에 기한 대항력을 누릴 여지는 없다는 취지이다. 쟁점 ②와 관련해서는, ‘특허법 제38조 제1항의 제3자는, 특허를 받을 권리의 승계에 관하여 승계인의 지위와 양립할 수 없는 법률상 지위를 취득한 사람을 말하므로, 무권리자로부터 (모인출원의) 무효사유가 있는 특허권 자체를 이전받은 사람은 동항의 제3자가 될 수 없다’고 한다. 그 결과 원고는 특허를 받을 권리의 최초 승계인인 피고와의 사이에서 양립할 수 없는 지위를 가진 특허법 제38조 제1항의 제3자임을 내세워 대항력을 다툴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종래 특허법 제38조 제1항은, ‘특허받을 권리가 출원 전 이중양도 된 경우에는 먼저 출원한 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는 결론만이 주목받아 왔을 뿐, 그 법리적 구조나 적용 범위를 규명하는 논의나 판결례는 없었다. 대상 판결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최초의 예로서의미가 있다. 대상판결이 사안의 해결에 이른 결론에는 동의하지만, 그 과정에서의 법리 구성에는 아쉬움이 있다. 이 글은 대상 판결 이유의 법리상 문제점을 지적하고, 향후 재판실무가 참조할 수 있도록 특허를 받을 권리 이중양도의 법적 구조를 정리, 규명하고 있다. 3. 검토 특허출원 전 특허를 받을 권리의 승계는 그 승계인이 특허출원을 하여야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특허법 제38조 제1항). 대상판결은 이 규정의 법적 구조와 적용 범위가 정면으로 문제 된 최초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원고 명의의 해당 특허에 모인출원의 무효사유가 있다는 대상판결의 결론에는 동의하지만, 쟁점들에 대한 법리 구성에는 아쉬운 점들이 있다. 가. 특허법 제38조 제1항 (1) 법적 구조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는 재산권의 일종이므로,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서 양도계약만으로 승계가 이루어진다. 이는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 자체를 양수인에게 이전하고, 더이상 이행의 문제를 남기지 않는 처분행위로서 장차 특허를 받을 권리를 이전해 주기로 하는 채권계약과 구별되며, 출원 후의 특별승계가 출원인 명의변경 시 비로소 효력이 발생하는 것(제4항)과도 대조된다. 그럼에도 승계인은 특허출원을 해야 비로소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특허출원 전에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이전되더라도 대외적으로 아무런 공시방법이 없어 이중양도 등 제3자의 지위를 불안케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특허법은 이에 대비해 승계인의 특허출원을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는 지명채권 양도의 경우, 확정일자 있는 통지나 채무자 승낙이 있어야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도록 한 민법 제450조와 유사한 법리구조를 가진다. 특허 출원일이 확정일 역할을 하게 됨은 물론이다. 특허를 받을 권리(A)의 보유자 甲이 해당 권리를 乙에게 양도한 뒤, 다시 丙에게 이중 양도한 경우를 상정해 보자. 권리(A)가 乙에게 이미 양도되었다면, 동일한 권리(A)가 丙에게 다시 양도될 수는 없고, 그런 의미에서 丙은 엄밀하게는 특허를 받을 권리를 가질 수 없어 그 명의로 적법한 출원을 할 여지도 없다고 해야 한다. 특허를 받을 권리를 양도하겠다는 채권계약이야 이중으로도 유효하게 성립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단일한 권리를 타인에게 양도하는 처분행위는 법리상 두 번 이상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특허법 제38조 제1항은 이런 경우에도 丙이 그 명의로 먼저 출원을 한다면 그 출원을 특허를 받을 권리를 가진 자의 출원으로 취급해 준다는 ‘제도적 결단’인 셈이다. (2) 적용 범위 ‘제3자’란 특허를 받을 권리에 대해 양립할 수 없는 법률상 지위를 취득한 자를 말한다. 권리의 이중 양수인이 전형적 예이지만, 압류채권자나 담보권자, 파산채권자 등도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해당 권리에 대해 거래상 혹은 그에 준하는 사유로 법률상 지위를 취득한 주체가 아닌 모인출원자나 불법행위자는 제3자로 취급해서 대항력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없다. 특허를 받을 권리의 양도인은 제38조 제1항의 ‘승계인’이 아니다. 그 포괄승계인 역시 마찬가지라고 해야 한다. 만일 甲이 특허를 받을 권리를 乙에게 양도한 뒤, 승계인인 乙이 출원하기 전에 甲 자신의 이름으로 특허출원을 하였다면, 甲은 제38조 제1항의 적용을 받을 여지가 없는 모인출원자에 불과하다. ‘대항’이란 해당 권리를 두고 법률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자와의 사이에서 우월한 지위를 인정받는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특허를 받을 권리를 두고 양립할 수 없는 법적 지위를 취득한 제3자가 있다면 그 지위 취득의 선후를 불문하고 특허를 먼저 출원한 자만이 특허를 받을 권리의 보유자로 취급된다. 나. 쟁점 ①에 관하여 대상판결이, 특허를 받을 권리를 양도한 이상 ‘특허를 받을 권리의 보유자가 아니어서 그 명의로 한 출원은 모인출원에 불과하다’고 설시한 것은 제38조 제1항의 일반론과 충돌하고 오해를 야기할 수 있어 부적절하다. 가.(1)에서 본 대로, 양도인이 이미 특허받을 권리를 양도한 뒤 제3자에게 다시 이중양도를 한 경우, 2차 양수인인 제3자 역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보유자가 아님에도’ 자신 명의로 특허출원을 하면 최종적으로 권리자 취급을 받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회사 A가 특허출원을 하였음에도 제38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고 모인출원자에 불과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그가 ‘승계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상판결이 이 점을 분명히 지적하는 대신, 제38조 제1항의 적용이 문제 된 국면에서 ‘특허를 받을 권리의 보유자가 아니어서 그 명의로 한 출원은 모인출원에 불과하다’는 표현을 택한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다. 쟁점 ②에 대하여 대상판결이 쟁점 ②에 대한 판단 과정에서, 모인출원으로 무효사유를 가진 특허권의 양수인(원고)이 특허받을 권리의 이중 양수인(피고)과 법률상 ‘양립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 제3자가 아니고, 제38조 제1항에 따른 대항력을 따질 여지가 없다고 법리를 구성한 것은 설득력에 의문이 있다. 만약, 이 사건에서 회사 A가 그 명의로 특허를 등록받아 원고에게 양도하는 대신 원고에게 직접 특허를 받을 권리를 양도하고 원고가 그 명의로 출원하였다면 피고와의 관계에서 전형적인 제3자로서 제38조 제1항을 적용받게 되었으리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생각건대, 이 사건에서 원고가 제38조 제1항을 원용할 수 없는 이유는 회사 A가 그 명의로 특허등록을 하면서 특허를 받을 권리를 이미 소멸시켰다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특허를 받을 권리는 특허등록, 거절결정 확정이나 권리의 포기 등으로 소멸하기 때문에(조영선, 특허법 3.0, 205면), 등록특허권을 양수한 원고로서는 특허받을 권리의 경합을 전제로 하는 제38조 제1항을 원용할 지위가 이미 없는 것이다. 대상판결로서는 차라리 이 점을 지적하는 편이 적절한 법리 구성이었을 것이다. 4. 정리 종래 특허법 제38조 제1항은, ‘특허받을 권리가 출원 전 이중양도 된 경우에는 먼저 출원한 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는 결과론만이 주된 관심의 대상이었을 뿐, 그 법리적 구조나 적용 범위 등을 언급하는 논의나 판결례는 발견되지 않아 왔다. 대상 판결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최초의 예로서 의미가 있다. 대상판결이 사안의 해결에 이른 결론에는 동의하지만, 그 과정에서의 법리 구성에는 아쉬움이 있다. 향후 실무의 유사 사안에서 3.가.에서 정리한 법리가 참고되기를 희망한다. 조영선 교수(고려대 로스쿨)
특허권
지적재산권
특허법제38조
조영선 교수(고려대 로스쿨)
2023-02-04
민사일반
채권양도에서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승낙 및 상계
[사건의 개요] 1. 사실관계 ① 의사인 소외 A는 원고 은행에 대한 대출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2014년 1월 17일 원고에게 자신이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하여 가지는 요양급여비용 등 채권을 양도하고, 피고에게 채권양도사실을 통지하였다. ② 피고는 2014년 1월 20일 A에게 '압류진료비 채권압류 확인서(이하 '확인서'라 한다)'를 발급하여 원고에게 팩스로 송부하였다. 확인서에는 '발급목적'란에 '확인용', '결정일자'란에 '2014년 1월 17일', '접수일자'란에 '2014년 1월 20일', '채권자'란에 '원고', '압류유형'란에 '채권양도'로 기재되어 있고, 하단에 "본 자료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의거 엄격히 개인의 비밀이 유지되어야 하며, 기재된 발급목적 외 용도로 사용할 수 없으며, 타업무의 증빙자료로 사용되어 발생되는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으므로 공단에는 일체의 이의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또한, 확인서 발행일 현재 압류채권자 접수등록 누락된 사건이 있을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이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다. ③ 한편 A는 2007년 11월 1일부터 의료법을 위반하여 비의료인과 동업으로 병원을 운영한 범죄사실로 2008년 9월 5일 약식명령을 받았는데, 피고는 A에게 위 기간 동안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하였다. ④ 원고의 이 사건 양수금청구에 대하여 피고는 A에 대한 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으로 상계항변을 하였다. 2. 대상판결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가 채권양도에 대하여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승낙을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① 채무자가 채권양도 통지를 받은 경우 채무자는 그때까지 양도인에 대하여 생긴 사유로써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고, 당시 이미 상계할 수 있는 원인이 있었던 경우에는 아직 상계적상에 있지 않더라도 그 후에 상계적상에 이르면 채무자는 양수인에 대하여 상계로 대항할 수 있다(대법원 1999. 8. 20. 선고 99다18039 판결 참조). ② 민법 제451조 제1항 본문은 채무자의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승낙이라는 사실에 공신력을 주어 양수인을 보호하고 거래의 안전을 꾀하기 위한 것이다. 채무자가 이 조항에 따른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승낙을 할 때에 명시적으로 항변사유를 포기한다거나 양도되는 채권에 대하여 이의가 없다는 뜻을 표시할 것까지 요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승낙으로 말미암아 채무자가 양도인에 대하여 갖는 대항사유가 단절되는 점을 감안하면, 채무자가 이 조항에 따라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승낙을 했는지 여부는 문제 되는 행위의 내용, 채무자가 그 행위에 이른 동기와 경위, 채무자가 그 행위로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도, 그 행위를 전후로 채무자가 보인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양수인으로 하여금 양도된 채권에 대하여 대항사유가 없을 것을 신뢰하게 할 정도에 이르렀는지를 감안하여 판단해야 한다. [평석] Ⅰ.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승낙이 있었는지 여부 1. 확인서가 승낙인지 여부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으로서 채무자의 승낙은 채권양도사실에 대한 인식을 표시하는 행위로 청약에 대한 승낙이 아니다. 확인서의 내용이 단순히 채권양도통지서라는 문서를 접수했다는 것뿐만 아니라 A가 원고에게 채권을 양도했다는 내용의 채권양도통지서를 받아서 그 채권양도사실을 인식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이는 채권양도사실에 대한 인식의 표명으로서 승낙에 해당한다. 대상판결이 확인서가 승낙인지 여부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시하고 있지 않으나 확인서가 승낙에 해당하는 것을 전제로 판단하였고 이는 타당하다. 2. 확인서가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승낙인지 여부 1) 대항사유 단절 효과의 근거 제451조 제1항 본문의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승낙은 양도인에 대하여 항변사유를 가지고 있음을 밝히지 않고서 하는 단순승낙을 말하는 것으로 항변포기의 의사표시와는 구분된다. 관념의 통지인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승낙에 대항사유 단절이라는 중대한 효과를 부여하는 위 규정은 같은 내용을 규정한 일본민법을 계수한 것인데 일본민법이 그 규정을 삭제하는 것으로 개정되어 이제는 유일한 입법례가 되었다. 대상판결은 종래 판례의 입장에 따라 대항사유 단절 효과를 인정하는 이유는 채무자가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승낙을 하였다는 사실에 공신력을 주어 양수인을 보호하고 거래의 안전을 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공신력은 등기·점유 등에 권리의 존재를 추측하게 하는 표상에 그 표상대로의 권리를 인정하는 효력이므로 위 규정이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승낙에 공신력을 부여하였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부동산등기에 대하여도 공신력을 인정하고 있지 않은데 아무런 방식도 요구되지 않는 관념의 통지인 승낙에 의해 아무런 대항사유가 없는 채권의 존재가 공시되었다고 보아 이에 공신력이 주어졌다고 하기는 어렵다. 채무자가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승낙이라는 행위를 함으로써 양수인에게 양수채권에 대항사유가 없다는 신뢰를 부여하였으므로 그 신뢰를 보호하고 거래의 안전을 보장하려는 것이 위 규정의 취지이자 대항사유 단절 효과의 근거로 봄이 타당할 것이다. 2)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승낙의 판단기준 채무자가 승낙을 하면서 이의를 보류하지 않았다는 단순한 부작위에 대항사유 단절이라는 과도한 효과가 부여되는 것을 제한하는 방법으로 종래 대항사유 단절의 효과를 얻기 위하여 양수인에게 선의·무(중)과실을 요구하는, 즉 양수인의 주관적 사정에 의해 효과를 축소해석하는 문제에 논의가 집중되었을 뿐 어떠한 승낙이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승낙에 해당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하여는 별다른 논의가 없었다. 대상판결이 대항사유 단절 효과의 근거에 기초하여 채무자가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승낙을 했는지 여부는 양수인으로 하여금 양수채권에 대하여 대항사유가 없을 것을 신뢰하게 할 정도에 이르렀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함을 명시적으로 밝히면서 그와 같은 기준으로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승낙이 있었는지를 판단한 것은 타당하다. 그러나 대상판결이 들고 있는 판단의 근거 중 확인서에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 피고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점을 들어 피고가 확인서를 통해 대항사유의 단절이라는 법적 책임이나 불이익을 지지 않음을 포괄적으로 표시하였다고 볼 수 있다고 한 것은 두 책임은 관련이 없다는 점에서 동의하기 어렵다. 확인서에는 채권양도에 관한 내용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은바, 원고는 이를 통해 단지 피고가 채권양수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뿐 더 이상의 신뢰가 형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점에서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승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면 족할 것이다. 또한 대상판결은 피고가 A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이나 그에 따른 상계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대항사유를 구체적으로 보류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사정 중 하나로 들고 있다. 그러나 대항사유 단절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이의를 보류하지 않는 승낙의 범위는 채무자의 보호와 양수인의 신뢰보호 사이에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제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보면, 채무자가 상계할 수 있는 반대채권이 있음을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양수인에 대하여 상계로 대항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채무자가 항변을 포기할 의사로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승낙을 한 경우에 한하여 대항사유 단절의 효과가 생긴다고 볼 근거도 없으므로 채무자가 대항사유가 있음을 알지 못했다고 하는 주관적 사유에 의해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승낙인지 여부가 달라진다고 보기도 어려울 것이다. Ⅱ. 상계로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채권양도에서 상계의 범위에 관하여 대법원 1999. 8. 20. 선고 99다18039 판결이 "승낙 당시 이미 상계를 할 수 있는 원인이 있었던 경우에는 아직 상계적상에 있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그 후에 상계적상이 생기면 채무자는 양수인에 대하여 상계로 대항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다수의 견해는 위 판결이 무제한설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위 판결은 상계의 범위가 쟁점이 되어 그 기준에 대하여 판시한 것이 아니고, 더욱이 이전에 채권압류에서의 입장과 다르게 변제기기준설이 아닌 무제한설을 취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그 후의 대법원 2017. 3. 30. 선고 2015다200784 판결 및 대법원 2017. 6. 15. 선고 2015다78123 판결은 변제기기준설을 취하고 있는바, 대법원은 명시적으로 판시하지 않았을 뿐 채권압류의 경우와 같이 채권양도에서도 변제기기준설을 취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고, 이러한 판례의 입장은 타당하다. 대상판결의 사안은 채권양도 통지 전에 피고의 A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 발생함과 동시에 변제기도 도래한 경우이므로 어느 견해에 의하든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상계로 대항할 수 있다. 상계의 범위가 쟁점이 아니었고 어느 견해를 취하는가에 따라 상계 가능 여부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어서 대상판결이 그에 관한 법리를 상세히 설시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상판결이 위 99다18039 판결을 참조판결로 인용하며 그와 동일하게 판시한 것은 판례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둘러싸고 견해가 분분하고 심지어 판례가 무제한설을 취하는 것으로 잘못 이해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여전히 그러한 상황이 계속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하지 않다. 또한 '상계할 수 있는 원인이 있었던 경우'는 반대채권이 발생한 경우 또는 채무자가 반대채권을 취득한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그와 달리 반대채권이 채권양도 당시 아직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그 발생의 기초관계가 존재하고 있으면 상계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으므로 보다 명확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여미숙 교수 (한양대 로스쿨)
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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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미숙 교수 (한양대 로스쿨)
2021-12-16
기업법무
상사일반
도메인이름에 관한 권리 침해와 금지청구
1. 사안의 개요 피고 회사는 원고 회사와 소외인(피고 회사의 종전 대표이사) 사이 자산양도계약에 따라 원고 회사의 종전 상호(○○○ 주식회사)와 같은 명칭으로 설립되어 원고 회사로부터 도메인이름(*********.co.kr 등) 등 그 영업 자산 일체를 양도받았으나, 원고 회사가 주주총회 특별결의 없이 자산을 양도하였다는 이유로 자산양도계약이 무효가 되었다. 피고 회사는 원고로부터 도메인이름의 반환을 요구받자 이를 반환하지 않을 생각으로 피고 회사 대표이사의 아들인 피고 2에게 이를 이전하고는 영업에 사용하였다. 이에 원고 회사가 피고 회사와 피고 2에 대하여 도메인이름 등록이전과 도메인이름과 상호의 사용금지 등을 구하는 것이 이 사건 사안이다. 원고 회사는 ⅰ) 피고2에 대한 도메인이름 등록이전 청구는 인터넷주소자원에 관한 법률(이하 '인터넷주소법') 제12조에 근거하여, ⅱ) 피고들에 대한 도메인이름과 상호의 사용금지 청구는 ①원상회복청구권 또는 방해배제청구권 또는 ②상법 제23조 또는 ③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에 근거하여 청구하였다. 도메인이름과 상호의 사용금지 청구의 청구취지는 "피고들은 '○○○' 등의 문자를 피고 회사의 인터넷 도메인이름 및 전자우편(e-mail) 주소의 이름으로 사용하여서는 아니 되고, 피고 회사의 광고 또는 홍보 일체 수단으로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이다. 참고로 위 자산양도계약이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는 이유로 피고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일부 도메인이름에 관하여 원고 회사에게 등록이전절차를 이행하라는 내용의 판결이 확정된 바 있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2다5810 판결, 대구지법 2013. 2. 8. 선고 2012나11189 판결). 2. 판결의 검토 가. 이 사건에서의 어려운 선결 쟁점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권리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도메인이름에 관한 권리(등록기관에 대한 도메인이름의 등록­사용에 관한 권리)이고, 다른 하나는 상호에 관한 권리이다. 도메인이름에 관한 권리는 채권적 권리라는데 별다른 이설은 보이지 않는데, 도메인이름에 관한 양도계약이 무효이므로 도메인이름에 관한 권리는 양도인인 원고 회사에게 당연 복귀한다고 볼 수 있다. 그에 반해 상호에 관한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하여는 견해가 나뉠 수 있다. 하나는 원고 회사의 상호를 변경하고 이를 피고 회사가 사용한다는 계약도 무효이므로 도메인이름에 관한 권리와 마찬가지로 원고 회사가 상호권자라는 견해이다. 다른 하나는 원고 회사는 원고 회사와 소외인 사이의 계약에 따라 2007년 8월 30일경 상호를 변경하였고, 피고 회사는 위 시점부터 위 계약이 무효로 확정된 2013년 6월 27일경까지 약 6년간을 포함하여 현재까지 상호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상호에 화체된 신용 등은 피고 회사에게 귀속되어야 한다고 보는 견해이다. 무효로 된 계약의 당사자는 피고 회사가 아니므로 원고가 피고 회사에 상호권을 이전하도록 청구할 권원이 존재하지 않고, 나아가 피고 회사의 상호사용에 의해 장기간 형성되어 온 신용을 하루아침에 원고에게 반환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한가의 관점에서 보면 후자의 견해도 일리가 있다. 게다가 피고 회사나 소외인이 원고 회사의 주총 특별결의가 없었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고, 피고 회사나 소외인이 원고 회사에게 위 계약의 대가로 지급한 돈의 반환도 못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정도 있다. 하지만 도메인이름에 관한 권리는 원고 회사에게, 상호에 관한 권리는 피고 회사에게 귀속시킬 수는 없었을 것이고, 이에 대법원은 2016년에 접수된 사건을 5년간이나 심리한 끝에 결국 도메인이름에 관한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원고 회사의 손을 들어 주는 선택을 하였는데,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 본다. 나. 피고 2에 대한 인터넷주소법 제12조에 기한 등록이전청구 가부 인터넷주소법 제12조 제1항은 "누구든지 정당한 권원이 있는 자의 도메인이름 등의 등록을 방해하거나 정당한 권원이 있는 자로부터 부당한 이득을 얻는 등 부정한 목적으로 도메인이름 등을 등록·보유 또는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제1항을 위반하여 도메인이름 등을 등록·보유 또는 사용한 자가 있으면 그 도메인이름 등의 등록이전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과 같이 계약이 무효가 되어 도메인이름에 관한 권리가 원고에게 그대로 남아 있게 되는 사례에서 인터넷주소법을 적용하여 그 등록이전을 구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선례나 이를 명시적으로 논하는 견해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상호에 관한 권리가 피고 측에 있다고 보는 입장에서는, ①사이버스쿼팅행위(도메인이름의 무단점유)를 막고자 제정된 것으로 보이는 인터넷주소법의 적용범위를 이 사건과 같이 계약법의 법리에 의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에까지 굳이 확장하여 적용할 필요가 없다(인터넷주소법을 적용하면 도메인이름 반환의무를 지는 자의 동시이행항변은 가능한지 등의 많은 의문이 발생할 수 있음). ②이 사건 도메인이름이 원고에게 귀속되는 것은 계약법의 법리에 따라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실체적으로 보면 피고들이 상당기간 사용하여 그 신용이 화체된 도메인이름을 원고에게 돌리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자산양도계약이 무효이므로 원고가 상호에 대한 권리자이고, 피고 회사에 대하여 도메인이름을 처분해서는 안 된다는 가처분결정과 원고에게 도메인이름을 반환하라는 법원 판결 이후에도 피고 2에게 도메인이름 등록이전이 계속된 점 등을 들어, 피고 2가 부정한 목적으로 도메인이름을 자신의 명의로 등록이전을 하였다"고 보았다. 다. 피고 회사에 대한 도메인이름과 상호의 사용금지 청구에 대하여 1) 원상회복청구권 또는 방해배제청구권에 기한 청구 대법원은 "도메인이름에 관하여 정당한 권원이 있는 자는 도메인이름에 관한 권리를 침해하고 있거나 이후 도메인이름을 직접 등록·보유 또는 사용하여 도메인이름에 관한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자에 대하여 침해의 우려가 있는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 이때 위와 같은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 청구를 할 수 있는지는 침해행위의 양태, 피침해이익의 성질과 그 정도에 비추어 그 위법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와 함께 그 침해가 이루어진 후에는 손해배상만으로 피해 회복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운지 여부와 침해의 우려가 있는 행위를 금지 또는 예방함으로써 보호되는 권리자의 이익이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침해자의 손실보다 더 크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새로운 법리를 제시하였다. 그러면서 원고 회사가 피고 회사를 상대로 도메인이름을 인터넷 웹사이트 주소로 사용하는 행위의 금지청구를 긍정하였으나, 그 밖에 '○○○' 등의 문자를 피고 회사의 전자우편 주소나 광고 또는 홍보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도메인이름에 관한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도메인이름에 관한 권리를 근거로는 위 행위에 대한 금지청구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 판결이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위 법리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대하여 이익형량을 통해 손해배상청구 외에 금지청구를 인정한 대법원 2010. 8. 25.자 2008마1541 결정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위 종전 대법원 판결이 부정경쟁행위에 관한 것이기는 하지만 민법상 불법행위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금지청구권을 이끌어 냈다. 위 판결은 불법행위에 대한 일반적인 금지청구권을 인정할 필요성은 있지만 이에 관한 근거가 부족하여 금지청구권 규정이 있는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를 근거로 했던 것으로 보인다. 위 판결이 '민법상 불법행위'라는 표현을 사용하였고, 위 판결이 나온 지도 이미 10년이 넘어 실무적으로 정착이 된 이상, '도메인이름에 관한 권리'의 침해의 경우로 한정하기 보다는 위법행위 일반으로 확대하였어도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2) 상법 제23조의 상호사용금지청구권에 기한 청구와 부정경쟁방지법에 기한 청구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판결은 상호에 관한 권리가 원고 회사에 있다고 보고 있으므로 상법 제23조 제1항(누구든지 부정한 목적으로 타인의 영업으로 오인할 수 있는 상호를 사용하지 못한다)의 상호사용금지청구권에 기한 금지 청구를 인정하였고, 주지성이 없다는 이유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에 기한 금지 청구는 부정하였다. 3) 피고 2에 대한 청구에 대하여 한편, 대법원은 피고 2는 도메인이름이나 상호를 사용하는 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피고 2에 대한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3. 이 판결의 의의 이 사안에서 상호에 관한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이 판결은 인터넷주소법 제12조에 기한 이전등록청구가 불법행위의 영역인 사이버스쿼팅이 아니라 이 사건과 같이 계약이 무효가 된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밝힌 최초의 사례이다. 또한 비록 도메인이름에 관한 권리의 침해의 경우로 제한되기는 하였지만 위법행위에 대하여 이익형량에 따라 금지청구가 긍정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는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구민승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도메인이름
등록이전
상호
구민승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2021-09-09
민사일반
채권양도금지특약에 반한 채권양도의 효력
1. 사실관계 및 소송의 경과 피고(농협)는 2009년 5월 농산물 유통센터 신축공사에 관하여 A건설사와 총계약금액 249억원의 공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공사계약서에는 'A사는 이 계약에 의하여 발생한 공사대금채권을 제3자에게 양도하지 못한다'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A사는 2010년 10월 B사에 공사대금채권 중 5억원을 양도하고 피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 그 후 A사는 공사 중 부도처리되었고 회생절차를 거쳐 원고가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 그 후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A사가 양도한 공사대금채권을 포함한 공사대금의 지급을 구하자 피고는 공사대금채권이 B사에 양도되었음을 이유로 원고의 지급청구를 거절한다. 원심은 A사가 피고의 동의없이 공사대금채권을 B사에 양도한 것은 계약상의 채권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한 채권양도로서 그 효력이 없으며 금지특약이 채권의 증서인 도급계약서 자체에 명시되어 있어 손쉽게 알 수 있었으므로 B사가 양도금지특약을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의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고 이에 대하여는 4인의 소수의견이 반대를 표시하였다. 2. 대법원의 판결 요지 [다수의견]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하여 이루어진 채권양도는 원칙적으로 그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례의 법리는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 이유로서 1) 제449조 제2항의 '양도하지 못한다'라는 명시적 규정, 또 이를 전제로 해야 거래안전 보호를 위한 단서 규정의 해석도 자연스러우며 이러한 해석이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인격적 연결과 채권자의 재산이라는 양 측면을 가진 지명채권의 본질과 특성을 잘 반영할 수 있다. 2) 채권관계는 물권과 달리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이 적용되므로 당사자들이 자유롭게 결정한 계약내용인 금지특약은 존중되어야 하고 당연히 허용되는 금지특약을 민법이 명문으로 정한 것은 그 효력이 당사자 뿐만 아니라 제3자에게까지 미치도록 하려는 것이다. [소수의견]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한 채권양도라도 채권은 양도인으로부터 양수인에게 이전하는 것이고, 채권양도의 당사자가 아닌 채무자의 의사에 따라 채권양도의 효력이 좌우되지 않는다. 즉 양수인은 채무자에게 채무 이행을 구할 수 있고 채무자는 양도인이 아닌 양수인에게 채무를 이행할 의무를 진다. 그 이유로서, 1) 계약은 당사자만을 구속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당사자 간의 반대의사가 채권의 양도성 자체를 박탈할 근거가 될 수 없으므로 금지특약의 효력은 제3자에게 미치지 않는다는 채권적 효력설이 계약법의 기본원리에 부합한다. 2) 민법은 채권의 양도가 가능함을 원칙으로 삼고 있으므로(제1항) 금지특약은 채권양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만 인정되어야 한다. 3) 채권의 재산권적 성격과 담보로서의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어 채권자가 이를 처분하여 투하자본의 조기회수라는 경제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자유로운 양도가능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4) 채권양도의 세 당사자의 이익을 형량해볼 때 채무자는 채권자에 대하여 위반책임을 물을 수 있고 채무자는 원래 이행하여야 할 채무를 이행하는 것이므로 불이익이 크지 않다. 3. 금지특약에 반한 채권양도의 효력 금지특약에 반한 채권양도의 효력을 둘러싸고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은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고 양 측의 보충의견까지 가세하면서 심도있는 논리들이 전개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지면제한상 핵심적인 몇 가지 쟁점에 대해서만 간략히 보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다수의견의 입장에서 소수의견의 논리를 비판하고자 한다. 1) 흥미롭게도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은 다 사적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다수의견이 채권자와 채무자 간의 합의인 금지특약에 반해 채권의 양도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하는데 비해 소수의견은 금지특약은 특약의 당사자만을 구속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채권자와 양수인의 합의로 채권이 양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소수의견대로 금지특약을 위반한 채권양도가 단순히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채무불이행책임만을 발생시키고 채권양도의 법률효과에 대하여는 영향이 없다는 논리는 바로 채권의 양도라는 법률행위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형식논리이다. 예컨대 부동산을 이중양도하는 경우와는 달리 지명채권이란 채권 '관계'라는 용어가 말하듯이 당사자 간의 관계로서의 측면이 중요하고 또 장차 채무자의 성실한 이행으로서 완성되는 청구권이다. 이러한 채권의 처분에 대하여 물권의 처분이나 일반채무불이행의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우리 민법이 근본적으로 물권과 채권을 구별하는 체제를 부정하는 것이다. 2) 소수의견은 채권의 양도성이 원칙(제1항)이고 금지특약은 그 예외이므로 이는 채권양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인정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채권의 양도성과 양도금지특약은 원칙과 제한이라는 관계에 선다고 보기 어렵다. 제1항은 채권의 양도성을 열어주고 넓혀 주어야 한다는 경제적·당위적 필요성을 선언하는 것이고 제2항은 다른 한편으로 당사자 특히 채무자는 사적자치의 원칙상 양도가능성이 없는 채권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양도성의 원칙에 대한 제한은 채권의 성질에 따른 양도의 제한일 것이고 양도금지의 자유라는 원칙에 대한 제한은 양수인의 보호 즉 거래안전을 위해 이루어질 수 있다. 두 원칙 중 어느 것에 더 중점을 둘 것인가는 당해 채권관계의 특성이나 관련 당사자 간의 이익형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3) 채권양도의 세 당사자 간의 이익형량에서 소수의견은 양도성이 제한되면 무엇보다 채권자가 자산으로서의 채권의 활용범위가 축소되는 불이익을 입는 것을 강조한다. 또 양수인의 권리취득을 위험에 빠뜨리고 불필요한 거래비용을 증가시킬 것을 우려한다. 이에 비하면 채무자는 양도성이 인정되어도 그다지 큰 불이익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양도의 목적인 채권을 최종적으로 실현시켜야 할 채무자의 입장에 대한 고려가 너무 부족하다. 채권의 상대방의 변경은 비록 인도채무나 금전채무라 하더라도 채권관계의 성질에 본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단순히 새로운 채권자와의 관계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점, 채권의 양도과정에서 채무의 이중변제 등 번잡한 법률관계에 노출될 위험, 새로운 채권자가 손쉽게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소송상의 분쟁에 빠질 위험 등 다양한 채무자의 고려사항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그에 비해 채권의 양도가능성과 그 제한이라는 점에서 보면 양수인은 독립적인 이익형량의 당사자가 아니라 그 결과의 적용을 받는 위치에 있으며 공시방법이 있는 것도 아닌 채권을 신뢰하고 거래했다고 하여 특별한 보호를 받을 근거도 없다. 이런 점에서 양수인의 악의와 과실여부에 따라 금지특약의 효력이 좌우되는 현행의 제도는 금지특약의 유효여부에 대한 예측가능성도 매우 떨어지고 근본적으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 4. 결어 소수의견은 전체적으로 현대 거래에 있어 채권의 양도성의 확보가 대세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양도금지특약에 채권적 효과만을 부여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채권의 양도로 채무자가 더 불리한 처지에 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채권양도 제도의 기초를 이루는 것이다. 채무자는 여기서 더 나아가 금지특약으로 정당하게 자신의 채권관계의 안정을 위해 안전장치를 해놓은 것이고 이는 존중되어야 한다. 예고 없이 날라온 양도통지서를 받고 전혀 새로운 채권자와 조우해야 하는 채무자의 당혹감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본래의 채권자와의 사이에서 채무관계를 종결시키고자 하는 것은 채무자의 권리라고 볼 수도 있다. 이를 제한하기 위하여는 이를 압도하는 거래상의 필요성이 있어야 하며 이는 입법적으로 명확히 해결되어야 한다. 독일법에서도 민법에서는 채권의 양도금지를 유효한 것으로 선언하고 상법전에서 쌍방적 상행위에서 발생한 금전채권에 한해서 금지특약에 반한 채권양도를 유효한 것으로 보고 동시에 채무자는 여전히 양도인에게 급부할 수 있도록 한 것(제354a조)은 하나의 참고가 될 수 있다. 첨언할 것은 본 사안에서는 일반적인 경우와는 달리 채권자 측이 금지특약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여 채무자에게 본래의 이행을 구하는데 대하여 채무자가 양도금지특약과 관계없이 채권이 유효하게 양도되었다며 채권자의 청구를 거절하고 있다. 이것은 금지특약의 효력과는 핵심 쟁점을 달리하는 것이다. 예컨대 일반계약관계에서 채무자가 이행거절의 의사를 표시했다가 다시 본래대로 이행을 하겠다고 하는 것과 같이 일방 당사자의 의사표시의 번복의 문제로 볼 수 있고 그런 경우에는 상대방을 불리하게 하지 않는 한 다시 원래의 법률관계가 회복된다는 논리로 충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 그렇다면 양도금지특약의 효력을 둘러싼 방대한 논쟁의 적실성에 대하여 다소 의문이 드는 사안이다. 김동훈 교수 (국민대 법대)
계약자유
채권양도
양도금지특약
민법
김동훈 교수 (국민대 법대)
2020-04-06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피참가인이 승계참가를 다투지도 않고 소송에서 탈퇴하지도 않는 경우 승계참가인과 피참가인의 소송관계
1. 사실 공사수급인 원고는 도급인 피고를 상대로 공사계약에 따른 정산금의 지급을 구하였다. 원고 승계참가인(이하 '승계참가인')은 원고의 피고에 대한 정산금채권에 관하여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은 뒤, 제1심 소송 계속 중 제3채무자인 피고에 대하여 전부금의 지급을 구하면서 승계참가신청을 하였다. 원고는 승계참가인의 승계 여부에 대해 다투지 않았으나 승계참가한 부분의 소를 취하하지 않았다. 제1심은 인정된 정산금채권 전부가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으로 인하여 모두 승계참가인에게 이전되었음을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승계참가인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인용하였다. 승계참가인과 피고는 제1심판결 중 패소부분에 대해 항소하였고, 원고는 항소하지 않았다. 원심 계속 중 원고는 부대항소를 제기하였다. 원심은 승계참가인의 전부명령이 무효라고 판단하고, 원고의 부대항소를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고 승계참가인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2.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유의 요지 승계참가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과 2002년 민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다른 다수당사자 소송제도와의 정합성, 승계참가인과 피참가인인 원고의 중첩된 청구를 모순 없이 합일적으로 확정할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소송이 법원에 계속되어 있는 동안에 제3자가 소송목적인 권리의 전부나 일부를 승계하였다고 주장하며 소송에 참가한 경우, 원고가 승계참가인의 승계 여부에 대해 다투지 않으면서도 소송탈퇴, 소 취하 등을 하지 않거나 이에 대하여 피고가 부동의하여 원고가 소송에 남아 있다면 승계로 인해 중첩된 원고와 승계참가인의 청구 사이에는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민사소송법 제67조가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2002년 민사소송법 개정 후 피참가인인 원고가 승계참가인의 승계 여부에 대하여 다투지 않고 그 소송절차에서 탈퇴하지도 않은 채 남아있는 경우 원고의 청구와 승계참가인의 청구가 통상공동소송 관계에 있다는 취지로 판단한 대법원 2004. 7. 9. 선고 2002다16729 판결,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65850 판결, 대법원 2014. 10. 30. 선고 2011다113455, 113462 판결을 비롯하여 그와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3. 연구 (1) 승계참가라 함은 소송계속 중에 계쟁물이 양도되었을 때 그 양수인이 그 때까지 형성된 유리한 소송상태를 이용하기 위하여 스스로 소송절차에 참가하는 것을 말한다. 권리와 의무는 표리관계이므로 권리의 양수인은 물론이고 실체법상 채무의 승계인도 종전 소송수행과정에서의 유리한 소송상태를 이용하기 위하여 이 참가 방식으로 참가할 수 있다(제81조). 판례는 채권의 경우에도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경우에는 독립당사자참가가 가능하다고 하였다(대법원 1996.6.28. 선고 94다50595 판결). 그러므로 채무의 승계는 별론으로 하고라도 채권양도의 경우 양도된 채권의 귀속에 관하여는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없으므로 양도인과 양수인의 지위는 동일채권자의 지위를 동시에 유지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공동관계에 있다할 수 없고 대립·견제의 관계에 있다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전 판례는 양도인과 양수인의 사이에서 대립·견제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공동관계에 있으므로, 만약 피승계인 원고에 대한 승계참가가 이루어졌으나 피고의 부동의로 원고가 탈퇴하지 못한 경우에는 원고의 청구와 승계참가인의 청구는 서로 대립·항쟁하는 관계가 아니므로 통상의 공동소송관계에 있다고 하였다(대법원 2004.7.9. 선고 2002다16729 판결). 그러나 피승계인 원고가 승계참가인의 승계사실 자체를 다투는 경우에는 전형적인 3면소송이 성립함은 물론이지만 그렇지 않고 승계를 다투지 아니하더라도 채권의 귀속에 관하여서 양도인과 양수인의 지위는 동일채권자의 지위를 같이 유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서로 대립·항쟁하는 관계에 있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2)(가) 2002년 민소법 개정 이전에는 채권의 귀속 자체가 누구에게 있는지 여부가 아니라 채권양도인인 원고가 채권양수인인 참가인이 소송에 참가할 때 참가를 다투었느냐는 형식에 따라 통상의 공동소송과 독립당사자참가 소송으로 구분하였다. 그 이유는, 2002년 개정 민소법 이전에 독립당사자 참가인은 원·피고 양쪽에 대하여 필수적으로 다 참가를 하여야 독립당사자참가가 가능한데 원고가 참가인의 채권양수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확인할 이익이 없게 된다면 원고에 대하여 참가를 할 수 없어 양 쪽 참가가 불가능하므로 그 경우에는 참가인은 피고에 대한 개별적 소송 밖에 할 수 없게 되고, 이것을 피고의 입장에서 볼 때 참가인과 원고의 공동소송으로 보았는데 당시에는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 규정이 없었던 이유에서 이를 통상의 공동소송으로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은 채권에 관한 양도인과 양수인의 대립·견제의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 (나) 2002년 개정 민소법 이후에는 독립당사자 참가에서 한 쪽 참가(제79조 제1항)가 가능하고, 예비적·선택적 형식으로 공동소송(제70조 제1항)을 제기할 수 있게 됨으로써 채권의 귀속에 관한 대립·견제의 실체법적 관계는 그대로 소송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고가 다투지 아니하는 승계참가를 한 참가인과 원고의 관계를 구태여 실체법적 법률관계에 맞지 않는 통상의 공동소송관계로 볼 필요가 없게 되었다. 예컨대 채권양수인은 독립당사자소송의 한 쪽 참가에 의하여 채무자에게 양수금을 청구할 수도 있고, 채무자인 피고에 대하여 채권양도인인 원고와 선택적 원고로서 양수금을 청구할 수도 있는데 어느 경우에나 제79조 제2항이나 제70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필수적 공동소송에 대한 특별규정인 제67조가 준용됨으로써 채권양수인과 채무자인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는 물론 채권양도인인 원고와의 사이에서도 채권의 귀속에 관한 합일·확정의 소송관계를 정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현행 민사소송법 하에서 '승계참가 이후 피참가인이 승계참가를 다투지 않고 소송에서 탈퇴하지도 않는 경우'의 소송관계 (가) 예를 들어 소송 계속 중에 원고는 채권양도인, 참가인은 채권양수인, 피고는 채무자로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대여금청구사건에 참가인이 승계참가를 하였는데 원고가 채권양도계약의 무효를 이유로 소송에 탈퇴하지 않은 경우를 가정한다. 제1심에서 심리한 결과 채권양도 계약이 무효이어서 양도채권은 원고에게 귀속된다는 이유로 원고 전부 승소, 참가인 전부 패소의 판결이 선고되었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항소를 제기하지 않고 참가인만 항소를 제기한 경우에 통상의 공동소송설에 의하면 공동소송인 독립의 원칙이 적용되어 원고승소판결은 제1심에서 확정되고 항소심에서는 참가인과 피고의 소송만 계속하게 된다. 그러므로 항소심의 심리에서 채권양도계약이 유효로 판명되더라도 참가인 승소판결만 가능하고 제1심에서의 원고 승소판결은 취소할 수 없다. (나) 그 결과 피고는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채무에 관하여 양립할 수 없는 채권자인 원고와 참가인에게 중복채무를 부담한다는 도저히 승복할 수 없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 승복할 수 없는 결론은 어떤 법적 방법에 의해서도 시정할 수 없다. 즉, 이것은 재심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함은 물론 그 채권양도계약이 변론 종결 이후의 사유도 아니어서 청구 이의의 사유(민사집행법 제44조)에도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 이 사건에서도 통상공동소송설에 의하면 원고의 부대항소는 부적법하여 원고의 청구는 제1심에서 청구기각 판결은 확정되었고, 참가인의 청구는 원심에서 청구기각 판결로 확정됨으로써 양도채권의 귀속자는 누구인지 불분명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 (라) 합일확정설(독립당사자참가의 경우나 선택적공동소송은 모두 제67조를 준용하므로 이를 통합하여 '합일확정설'이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다)에 의하면 원고의 부대항소는 적법하지만 그렇지 않고 부대항소가 없더라도 피고의 항소 유무를 떠나 사건 전부가 항소심에 이심되어 합일·확정 판결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아니한다. (마) 승계참가에서 통상공동소송설을 따르는 경우의 이와 같은 모순은 채권양도에서 채권자체의 귀속의 성질이 무엇인가에 관한 오해가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승계참가는 채권의 귀속에 관한 대립 ·견제의 실체법적 본질이 반영되어야할 것이므로 합일확정설에 따라 '승계참가 이후 피참가인이 승계참가를 다투지 않고 소송에서 탈퇴하지도 않는 경우'의 소송구조는 필수적 공동소송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점에 관하여 강현중, 민사소송법(7판) 900면은 일찍이 이를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종전 통상의 공동소송설을 변경한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타당하다. 강현중 변호사 (前 사법정책연구원장, 법무법인 에이펙스 고문)
승계참가
통상공동소송
필수적공동소송
강현중 변호사 (前 사법정책연구원장, 법무법인 에이펙스 고문)
2020-02-17
행정사건
취득세 신고·납부 후 매매대금 감액 시 경정청구가 가능한지
[ 판결 요지 ] 유통세라는 취득세의 성격에 비추어보면 적법하게 취득하여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 이상 매매계약에서 정한 조건이 사후에 성취되어 대금감액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미 성립한 조세채권의 행사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점에서 사후 대금감액의 경우 구 지방세기본법에 따른 통상의 경정청구나 후발적 경정청구를 할 수 없다. [ 평석 요지] 대상 판결은 ① 취득세와 마찬가지로 유통세의 일종인 부가가치세나 증권거래세 등 국세에 있어서 대금감액은 통상의 경정청구사유가 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라는 점, ② 조정에 의해 대금이 감액된 경우 취득세의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에 해당된다는 대법원 2014두39272 판결의 취지에 반하는 점, ③ 매도인인 건설회사는 매매대금의 감액으로 당초 신고한 법인세 과세표준과 세액에 대한 경정청구를 할 수 있는데, 동일한 거래로 취득가액이 감소된 원고들에 대한 취득세 경정청구를 거부하는 것은 형평에도 어긋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으므로, 경정청구를 허용하는 것으로 조속히 변경될 필요가 있다. 1. 사실관계 원고들은 건설회사와 분양대금의 10%를 납부유예하면서 입주지정 만료일로부터 2년이 되는 시점에 시세가 분양가액보다 하락하는 경우 분양대금의 10% 범위 내에서 감액하는 조건으로 분양계약을 체결한 후 취득세를 신고·납부하였다. 그 후 위 조건과 같이 아파트의 시세가 하락하자, 원고들은 건설회사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잔금납부유예분을 시세하락분과 상계처리하였고, 대금감액을 이유로 피고에게 경정청구를 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거부하였다. 2. 대상 판결의 요지 취득세는 본래 재화의 이전이라는 사실 자체를 포착하여 거기에 담세력을 인정하고 부과하는 유통세의 일종으로 취득자가 재화를 사용·수익·처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포착하여 부과하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부동산 취득세는 부동산의 취득행위를 과세객체로 하는 행위세이므로, 그에 대한 조세채권은 그 취득행위라는 과세요건 사실이 존재함으로써 당연히 발생하고, 일단 적법하게 취득한 이상 그 이후에 계약이 합의해제되거나 해제조건의 성취 또는 해제권의 행사 등에 의하여 소급적으로 실효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이미 성립한 조세채권의 행사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다. 이러한 취득세의 성격과 본질 등에 비추어보면,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이후 매매계약에서 정한 조건이 사후에 성취되어 대금감액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당초의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한 적법한 취득행위가 존재하는 이상 위와 같은 사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취득행위 당시의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성립한 조세채권의 행사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고, 따라서 위와 같은 사유만을 이유로 구 지방세기본법에 따른 통상의 경정청구나 후발적 경정청구를 할 수 없다. 3. 평석 이 사건의 쟁점은 취득세를 신고·납부한 이후 대금 감액을 이유로 경정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가. 국세와 지방세의 경정청구제도 경정청구제도는 국세에 먼저 도입된 후 지방세로 확대되어 왔다. 국세의 경우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에 경정청구제도를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후발적 경정청구제도를 두고 있다. 후발적 경정청구제도는 납세의무 성립 후 일정한 후발적 사유의 발생으로 말미암아 과세표준 및 세액의 산정기초에 변동이 생긴 경우 납세자로 하여금 그 사실을 증명하여 감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납세자의 권리구제를 확대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1740 판결 등). 한편, 지방세의 경우 2010년 3월 31일 지방세법이 전면 개정되기 이전의 구 지방세법에는 경정청구제도가 없었고, 구 지방세법 제71조에 수정신고제도만 두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0년 3월 31일 제정된 지방세기본법 제50조에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와 거의 유사한 내용의 경정청구제도를 명문으로 도입하였다. 나. 유통세(또는 거래세)의 경정청구 가능 여부 소득세인 법인세 등이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에 의한 경정청구의 대상이 된다는 점은 아무런 의문이 없고, 유통세에 대해서도 국세의 경우 경정청구가 허용된다는 점에는 논란이 없다. 즉, 부가가치세는 소득이 아닌 거래의 외형에 대하여 부과하는 유통세의 일종인데(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두22485 판결), 대법원은 이동통신사업자가 대리점 사업자에게 단말기를 판매하면서 출고가격 전액을 공급가액으로 하여 부가가치세를 신고ㆍ납부하였다가, 단말기 구입 보조금이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부가가치세 감액 및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하자 과세관청이 이를 거부한 사안에서, 경정거부처분은 위법하다고 하였다(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3두19615 판결). 또한 증권거래세도 이익의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과세되는 유통세의 일종인데(대법원2009. 9. 10. 선고 2007두14695 판결), 대법원은 양도인이 주식을 양도하면서 약정된 매매대금에 기초하여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를 법정신고기한까지 신고하였으나 사후에 당사자 간의 합의로 매매대금이 감액되어 주식의 매매대금이 감액된 사안에서, “증권거래세의 경우에도 신고 이후에 매매대금이 감액되면, 당초의 신고는 정당한 과세표준 및 세액을 초과한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양도인은 대금감액을 이유로 경정청구를 하여 당초의 신고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5두36003 판결). 이와 같이 유통세인 국세에 대해 경정청구가 허용된다는 점에는 아무런 의문이 없다. 다. 지방세의 경우 대법원은 매수인이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가 분필 절차가 지연되자 계약의 해제를 통지하였고, 이에 매도인이 잔금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위 소송에서 부동산의 매매대금을 감액하는 조정이 성립되었고, 이에 매수인이 당초 신고·납부한 취득세 등에 대해 감액경정청구를 하자 과세관청이 이를 거부하는 처분을 한 사안에서, “위 조정에서 부동산의 매매대금이 감액된 것은 구 지방세기본법 제51조 제2항 제1호에서 정한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4두39272 판결). 한편, 통상의 경정청구기간 내에 경정청구를 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후발적 경정청구가 배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1740 판결).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 각호 및 지방세기본법 제50조 제2항 각호에서 보듯이 후발적 경정청구사유는 모두 당초 신고한 과세표준과 세액을 감액하는 사유들이다. 따라서 후발적 경정청구사유는 그 내용상 통상의 경정청구사유에도 해당된다. 위 2014두39272 판결은 매매대금의 감액으로 당초 신고한 과세표준과 세액이 감소되었으므로 당초 신고한 과세표준과 세액을 감액할 경정사유가 발생한 것이라고 보았고, 위 2014두39272 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매매대금 감액이 통상의 경정청구기간 내에 발생하였다면 당연히 지방세기본법 제50조 제1항에 따라 통상의 경정청구가 허용된다는 결론이 된다. 라. 대상 판결의 문제점 대상 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경정청구를 허용하는 것으로 조속히 변경될 필요가 있다. 첫째,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취득세와 마찬가지로 유통세의 일종인 부가가치세나 증권거래세 등 국세에 있어서 대금감액은 통상의 경정청구사유가 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이다. 한편, 취득물건을 등기·등록하면 취득일부터 60일 이내에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취득세 과세대상이 되지만(지방세법 시행령 제20조 제1항, 제2항), 계약해제 이외의 경정청구사유에 대해서는 법률상 제한이 없다. 또한 증액경정으로 인하여 증가된 과세표준 및 세액에 대하여는 해당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경정청구 또는 불복을 하여야 한다는 제한이 있다(지방세기본법 제50조 제1항). 그러나 위 두 가지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방세관계법에 경정청구를 제한하는 다른 규정은 없다. 따라서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 이후라고 하더라도 위 두 가지 경우를 제외하고 통상의 경정청구기간 내에 당초 신고한 과세표준과 세액을 감액하는 사유가 발생하면 경정청구를 제한할 근거는 없다. 대상 판결은 취득세의 성격과 본질에 비추어 조건성취에 의한 매매대금의 사후감액은 이미 성립한 조세채권의 행사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였으나, 유통세인 부가가치세, 증권거래세에 대해서도 경정청구가 허용된다는 확립된 판례에 비추어 볼 때 취득세의 성격이 유통세라는 점은 경정청구를 부인할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점, 경정청구에 관하여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와 거의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지방세기본법 제50조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지방세를 국세와 달리 취급할 근거는 없다는 점, 이미 성립한 조세채권이라고 하더라도 계약해제나 증액경정처분과 같이 법률에서 명문으로 경정청구를 제한하고 있는 경우 외에는 경정청구를 제한할 근거가 없다는 점에서 대상 판결은 문제가 있다. 둘째, 대상 판결은 조정에 의해 매매대금이 감액된 경우 취득세의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에 해당된다는 위 2014두39272 판결에도 반한다. 위 2014두39272 판결 취지에 따르면, 매매대금의 감액은 과세표준과 세액을 감액하는 사유로서 통상의 경정청구대상이 된다. 이러한 점에서 대상 판결은 위 2014두39272 판결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납세자의 권리구제를 확대한다는 경정청구제도의 취지에도 반하는 부당한 판결이다. 셋째, 대상 판결의 사안에서 건설회사는 매매대금의 감액으로 당초 신고한 법인세 과세표준과 세액이 정당한 과세표준과 세액을 초과하므로 당연히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에 따른 경정청구를 할 수 있고, 과세관청이 이를 거부할 근거가 없다. 그런데, 동일한 거래로 취득가액이 감소된 거래상대방인 원고들에 대한 취득세 과세표준과 세액의 경정청구를 거부하는 것은 형평에도 어긋난다. 유철형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분양대금
취득세
하락분
원금보전특약
유철형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2018-12-17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법인의 과점주주에게 부과되는 제2차 납세의무를 1차 과점주주에 대한 과점주주(2차 과점주주)에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
서울행정법원 2016구합56899, 서울고등법원 2017누64578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 사건 1. 사건의 개요 원고는 2008년경 업무시설신축·분양사업을 시행하는 A사에 금원을 대여하면서 그 담보로 A사 발행주식 전부에 대해 근질권을 설정하였다. A사는 사업부지 내 토지를 확보하기 위해 토지소유자 B사의 주주들과 B사 발행주식 중 약82%를 매수하기로 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하였다. B사는 금융기관 대출과 관련하여 B사 소유 토지 및 건물(이하, 이 사건 각 부동산)을 금융기관에 담보로 신탁하는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금융기관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원고는 2010년 5월경 A사가 위 대여금채무를 변제하지 못하자 위 근질권을 실행하여 A사 발행주식 전부를 취득하고, A사의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새로 임원을 선임하였다. 한편, 2010년 6월경 대출만기일까지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금채무를 변제하지 못하자, 시공사가 금융기관에 변제하고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에 피고는 2014년 12월 1일 B사에 이 사건 각 부동산이 시공사에 이전됨에 따라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한 2010사업연도 법인세를 경정·고지하였다. 그런데 B사가 납부기한인 2015년 1월 14일까지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자, 피고는 위 법인세의 납세의무 성립일을 기준으로 A사가 B사의 지분 약 82%를 보유한 과점주주라고 보아 A사를 B사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2015년 2월 2일 위 체납세액 중 지분비율에 해당하는 세금을 납부하도록 통지하였다. 피고는 A사 마저 납부기한까지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자 A사의 지분100%를 보유하고 있던 원고를 A사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2015년 3월 10일 원고에게 법인세 납부통지를 하였다. 2. 이 사건 제1, 2심 판결의 내용 이 사건 제1, 2심 판결은 [①국세기본법(2011. 12. 31. 법률 제111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 제39조 제1항은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의 발생요건으로 “법인의 재산으로 그 법인에 부과되거나 그 법인이 납부할 국세·가산금과 체납처분비에 충당하여도 부족한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1차)과점주주가 부담하는 제2차 납세의무는 위 규정에 따른 의무에 해당할 뿐 위 ‘국세 등’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②이 사건의 경우 과점주주가 조세를 회피하기 위해 법인의 재산을 은닉·분산·이동하는 등에 해당한다거나 제2차 납세의무의 입법취지상 자력이 있는 과점주주가 체납법인의 인수에 대한 책임을 부담할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③2차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를 인정하게 되면 과세관청이 어느 시점에 납부기한을 정하여 법인세 경정·고지를 하였는지에 따라 누가 2차 과점주주가 되는지가 달라지고, 주된 납세의무자의 납세의무가 성립한 날로부터 2차 과점주주 결정 시점까지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생겨 법률관계가 장기간 불안정하게 된다. ④ 단계적 2차 납세의무를 인정하게 되면 부과제척기간을 단계적으로 늘어나게 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와 조세법률 관계를 신속하게 확정 짖고자 마련된 부과제척기간규정을 몰각시키게 된다]는 점 등을 논거로 법인의 과점주주에게 부과되는 제2차 납세의무는 주된 납세의무자에 대한 과점주주까지만 적용되고 1차 과점주주에 대한 과점주주에까지 확대하여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평석 원래의 납세의무자와 특수관계에 있는 제3자에 대하여 원래의 납세의무자로부터 징수할 수 없는 액을 한도로 하여 보충적으로 납세의무를 부담케 하는 것을 제2차 납세의무라고 한다. 법은 청산인 등의 제2차 납세의무(제38조), 출자자의 제2차 납세의무(제39조), 법인의 제2차 납세의무(제40조), 사업양수인의 제2차 납세의무(제41조)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제2차 납세의무자인 법인의 과점주주인가의 여부는 법인의 납세의무 성립일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1985. 12. 10. 선고 85누405 판결), 제2차 납세의무의 성립시기는 적어도 ‘주된 납세의무의 납부기한’이 경과한 이후라고 할 것이며, 부과제척기간은 주된 납세의무와 별도로 진행하게 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2차 납세의무가 성립한 날로부터 5년간이라고 한 바 있다(대법원 2012. 5. 9. 선고 2010두13234 판결). 이에 따르면 이 사건의 경우 주된 납세의무자인 B사의 2010사업연도 법인세 납세의무 성립일은 2010년 12월 31일이고, 부과제척기간은 신고기한의 다음날인 2011년 4월 1일부터 2016년 3월 31일까지 5년간이 된다. B사의 위 납세의무 성립일인 2010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과점주주는 A사가 된다. 피고는 2014년 12월 1일 B사에 납부기한을 2015년 1월 14일로 정하여 2010사업연도 법인세를 경정·고지하였으므로 과점주주 A사의 제2차 납세의무는 B사의 납부기한 다음날인 2015년 1월 15일 성립하게 되고 그 부과제척기간은 2015년 1월 15일부터 2020년 1월 14일까지 5년간이 된다. 그런데 이 사건 제1, 2심 판결과 같이 이 사건을 단계적 2차 납세의무 문제로 접근하게 되면, A사(1차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 성립일 2015년 1월 15일을 기준으로 원고(2차 과점주주)가 A사의 과점주주가 된다. 또한 원고의 제2차 납세의무는 A사의 2차 납세의무 납부기한이 경과한 날 성립하고 부과제척기간은 그로부터 다시 5년간이 된다. 이 사건 제1, 2심 법원이 위 ①논거에서 (1차)과점주주가 부담하는 제2차 납세의무는 위 규정에 따른 ‘의무’에 해당할 뿐 ‘국세 등’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 법 제39조 제1항 소정의 제2차 납세의무 발생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는 것은 위와 같이 이 사건을 단계적 2차 납세의무 문제로 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데 대법원은 “법인이 사업양수인으로서 법 제41조에 따라 사업양도인에게 부과된 당해 사업에 관한 국세·가산금에 대하여 제2차 납세의무를 지게 된 때에는 ‘양도인’에게 부과된 국세·가산금도 법인의 과점주주가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그 법인에게 부과되거나 그 법인이 납부할 국세·가산금’에 포함된다(대법원 1993. 5. 11. 선고 92누10210 판결)”고 판시한 바 있어, 대법원이 이 사건의 경우를 이 사건 제1, 2심 판결과 같이 단계적 제2차 납세의무 문제로 풀어갈지는 의문스럽다. 이에 대해 이 사건 제2심 법원은 위 판례는 양도인으로부터 사업을 양수한 사업양수인의 제2차 납세의무에 대해 사업양수인의 과점주주가 과점주주로서 제2차 납세의무를 부담하는지 문제된 사안으로 과점주주의 과점주주가 거듭하여 과점주주로서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지 여부가 문제된 이 사건에 그대로 원용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위 판례가 ‘사업양수인’이 지게 된 ‘제2차 납세의무’를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규정의 ‘국세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의 문제(단계적 2차 납세의무 문제)로 풀어가지 않고 주된 납세의무자인 ‘양도인’에게 부과된 국세 등을 곧바로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규정의 ‘국세 등’으로 보고 있는 점은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규정의 거듭 적용이 문제된 이 사건의 경우에도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이와 같이 ‘주된 납세의무자에게 부과된 국세 등’을 법 제39조 제1항의 ‘국세 등’에 포함된다고 본다면 위 규정에서 ‘그 국세의 납세의무 성립일 현재 과점주주가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과점주주인지 여부는 이 사건 주된 납세의무자 B사의 납세의무성립시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다. 또한 ‘주된 납세의무자에게 부과된 국세 등’을 법 제39조 제1항의 ‘국세 등’에 포함된다고 하면 원고의 제2차 납세의무 역시 A사(1차 과점주주)의 경우와 같이 B사의 납부기한 다음날인 2015년 1월 15일 성립하게 되고 부과제척기간은 2015년 1월 15일부터 2020년 1월 14일까지 5년간이 될 것이다. 이렇게 볼 경우 3, 4차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로 반복된다고 하더라도 기준은 언제나 주된 납세의무자가 되므로 과점주주의 법적불안정이나 부과제척기간 규정의 몰각 우려는 없게 된다. 대법원 판례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제2차 납세의무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편, 제2차 납세의무 규정의 취지상 근질권을 실행하여 과점주주가 된 것에 불과한 원고에게 제2차 납세의무를 지우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 의문이 생길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원고는 2010년 5월경 근질권을 실행하여 A사 발행주식 전부를 취득하고 A사의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새로 임원을 선임하는 등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51 이상의 주식에 관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한 것으로 보이는 바 이러한 점에서도 이 사건 제1, 2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제2차 납세의무를 부담(대법원 2008. 1. 10. 선고 2006두19105 판결 등)할 여지는 높아 보인다. 김용주 변호사 (법무법인 조앤김)
국세기본법
납세
과점
김용주 변호사 (법무법인 조앤김)
2018-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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