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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법 시행령 제20조 제3항 및 주택법 시행규칙 제7조 제5항 제3호가 강행법규(효력규정)인지 여부
1. 사실관계 원고 A주식회사(이하‘원고 회사’라 함)는 2018년 11월 29일 B주식회사(이하‘B회사’라 함)에 2억5000만 원을 대여하였고, 피고 C지역주택조합(이하 ‘피고 조합’이라 함)은 같은 날 B회사의 차용금 채무에 대한 보증(이하 ‘본건 보증약정’이라 함)을 하였다. 2. 본 사안의 쟁점 주택법 제11조 제7항은 관할 자치단체장으로부터 인가를 받는 지역주택조합의 설립방법·절차와 운영 관리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주택법 시행령 제20조 제3항은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은 반드시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주택법 시행규칙 제7조 제5항 제3호는 반드시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으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의 체결’을 정하고 있다. 피고 조합은 본건 보증약정이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함에도, 원고 회사와 피고 조합은 조합원 총회의 의결 없이 본건 보증약정을 체결하였으므로, 본건 보증약정은 주택법 시행령 제20조 제3항과 주택법 시행규칙 제7조 제5항 제3호(이하 ‘쟁점조항’이라 함)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본 사안은 쟁점조항이 강행법규(효력규정)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다툼이 되었다. 3. 원심판결의 요지 쟁점조항과 유사하게,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함) 제45조 제1항 제4호는 재건축정비사업조합 등이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을 체결할 때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재건축정비사업조합 등이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를 위반하여) 조합원 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그 효력이 없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0다64112 판결 등). 원심판결은 강행법규(효력규정)인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와 비교하며, (i) 쟁점조항은 도시정비법과 달리 위반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는 점, (ⅱ)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는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반면에, 쟁점조항은 시행규칙에서 비로소 규정하고 있을 뿐이라는 점, (ⅲ) 도시정비법상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행정주체인 공법인으로서의 지위를 갖고 있다고 해석되는 반면, 주택법상 주택조합은 민법상 비법인사단의 지위를 갖는 것에 그치는 점 등을 고려하여 쟁점조항은 단속규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원심은 피고 조합이 조합원 총회의 의결 없이 본건 보증약정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본건 보증약정은 무효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4. 대상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i) 쟁점조항은 필수적인 총회의결사항을 사전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입법적 조치인 점, (ⅱ) 주택법이 제정될 당시부터 쟁점조항과 같은 법령상 제한이 규정되어 있었고 이는 일반에 공지된 사항이라는 점, (ⅲ) 이러한 제한은 통상 민법상 법인 아닌 사단의 경우와 다르다는 점, (ⅳ) 지역주택조합 대표자의 대표권 범위는 법률상 정해진 바가 없다는 점, (v) 거래상대방은 사전에 총회의결의 존재를 확인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관련 법령의 해석상 예정된 것이자 당연히 기대된다는 점, (ⅵ) 지역주택조합의 특성·목적·역할·기능에 내재된 공공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쟁점조항은) 단순히 비법인사단의 자율적·내부적인 대표권 제한의 문제가 아니라 그 법률행위의 상대방인 제3자와의 계약 해석에 있어서도 그 제3자의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그 조항의 효력이 미치도록 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에 따르면, 지역주택조합과 계약상대방이 쟁점조항을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 원칙적으로 그 계약은 무효이지만, 예외적으로 계약상대방이 총회의결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였음에도 무과실로 총회의결의 부존재를 알지 못한 경우, 그 계약은 유효하게 된다. 5. 대상판결에 대한 평석 가. 상반된 종전 하급심 판례 대상판결이 선고되기 전, 하급심 법원들은 쟁점조항이 강행법규(효력규정)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상반된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1. 28. 선고 2016가합559303 판결, 수원지방법원 2020. 1. 8. 선고 2019가합11398 판결, 광주지방법원 2021. 3. 18. 선고 2020가합52066 판결 등 하급심 판례들은 (i) 지역주택조합의 구성원인 조합원은 기본적으로 수분양자로서의 지위뿐만 아니라 주택건설사업의 사업주체인 조합의 구성원으로서 사업의 진행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점, (ⅱ) 주택건설사업의 과정에서 사업비용이 증가하게 되면 구성원인 조합원 개개인이 추가 분담금을 납부하게 되는 점, (ⅲ) 주택법 시행규칙 제7조 제5항에서 총회 의결을 거치도록 한 취지는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하여 조합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절차적 보장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쟁점조항을 강행법규(효력규정)로 판단하였다. 반면에, 서울고등법원 2015. 4. 24. 선고 2014나51185 판결, 부산고등법원 2020. 10. 15. 선고 2019나56220 판결, 대구지방법원 2021. 9. 2. 선고 2020나316490 판결, 수원지방법원 2021. 1. 26. 선고 2019가단547593 판결 등 하급심 판례들은 대상판결의 원심판결과 같은 이유로 쟁점조항을 단속규정으로 보았다. 다만, 쟁점조항을 단속규정으로 본 하급심 판례들은 지역주택조합이 쟁점조항에 따라 조합규약에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의 체결’을 총회의 의결 사항으로 정한 경우, 이를 대표권 제한 문제로 보아 거래상대방이 그와 같은 대표권 제한 및 그 위반 사실을 알았거나 과실로 인하여 이를 알지 못한 채 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그 거래행위가 무효로 된다고 판단하였다. 나. 대상판결이 쟁점조항을 강행법규(효력규정)로 본 것인지 여부 대상판결은 쟁점조항을 위반한 계약이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i) 쟁점조항이 강행법규(효력규정)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판시하지 아니한 점. (ⅱ) 쟁점조항이 강행법규(효력규정)라면 이를 위반한 계약은 절대적 무효이므로, 예외적으로 그 계약이 유효가 되는 경우를 인정할 수 없음에도 이를 인정하였다는 점. (ⅲ) ‘쟁점조항은 대표권 제한의 문제가 아니라 그 법률행위의 상대방인 제3자와의 계약 해석에 있어서…쟁점조항의 효력이 미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판시한 점을 고려하면, 쟁점조항을 강행법규(효력규정)로 본 것인지 아니면 계약 해석에 영향을 미치는 규정으로 본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이와 같은 대상판결의 불분명함으로 인해 아래와 같은 의문점이 생긴다. 다. 대상판결에 대한 의문점 만약 대상판결이 쟁점조항을 강행법규(효력규정)가 아니라 계약의 해석에 효력을 미치는 규정으로 본 것이라면, 지역주택조합과 계약상대방이 계약을 체결하면서 쟁점조항의 적용을 배제하는 조항을 둘 경우, 쟁점조항보다 이를 배제하는 당사자들의 의사를 우선하여야 하는지 여부가 논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계약의 해석은 쌍방당사자의 진정한 의사가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것이고(대법원 2021. 3. 25. 선고 2018다275017 판결), 계약의 해석에 있어서 가장 우선하는 것은 당사자의 의사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지역주택조합과 계약상대방이 쟁점조항을 인지하고 이를 배제하는 합의를 하였다는 점에서, 이러한 사실을 계약상대방의 악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보아 해당 계약을 무효로 볼 것인지가 문제 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 위반이 문제 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하는 이 사건 용역계약에 관하여 조합 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는데도 이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이 사건 용역계약은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0다64112 판결). 만약 대상판결이 쟁점조항을 강행법규(효력규정)라 본 것이라면, 상기한 바와 같이 쟁점조항을 위반한 계약은 절대적 무효이므로 제3자는 선의인지를 불문하고 보호를 받을 수 없을 것인데, 계약상대방이 선의·무과실인 경우 계약의 효력을 인정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무엇인지가 의문이다. 대상판결은 종전 하급심 판례들의 상반된 판결을 정리하고, 쟁점조항을 위반한 계약의 효력과 이에 관한 판단기준 등을 판시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판례라 할 것이다. 그러나 대상판결과 쟁점조항을 강행법규(효력규정)로 본 하급심 판례에서 설시한 이유(주택법의 문언, 지역주택조합의 공공성,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을 보호하려는 쟁점조항의 입법취지 등)와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와의 유사성, 균형 등을 고려했을 때, 쟁점조항을 강행법규(효력규정)로 보아 계약상대방의 선의·악의, 무과실여부와 관계없이 쟁점조항을 위반한 계약은 절대적 무효로 보는 것이 보다 명확한 판단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배상현 변호사(주식회사 OCI)
주택법
지역주택조합
조합원총회
배상현 변호사(주식회사 OCI)
2022-12-21
국가배상
부동산·건축
공기연장 간접비에 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한 비판적 고찰
I. 대상 판결 국가계약법상 장기계속공사계약에서 총공사기간이 연장된 경우, 공사기간이 변경된 것으로 보아 계약금액 조정을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법원 2018. 10. 30. 선고 2014다235189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부정하였다. "장기계속공사계약에서 이른바 총괄계약은 전체적인 사업의 규모나 공사금액, 공사기간 등에 관하여 잠정적으로 활용하는 기준으로서 구체적으로는 계약상대방이 각 연차별 계약을 체결할 지위에 있다는 점과 계약의 전체 규모는 총괄계약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 관한 합의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총괄계약의 효력은 계약상대방의 결정(연차별 계약마다 경쟁입찰 등 계약상대방 결정 절차를 다시 밟을 필요가 없다), 계약이행의사의 확정(정당한 사유 없이 연차별 계약의 체결을 거절할 수 없고, 총공사내역에 포함된 것을 별도로 분리발주할 수 없다), 계약단가(연차별 계약금액을 정할 때 총공사의 계약단가에 의해 결정한다) 등에만 미칠 뿐이고, 계약상대방이 이행할 급부의 구체적인 내용, 계약상대방에게 지급할 공사대금의 범위, 계약의 이행기간 등은 모두 연차별 계약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확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에 대해 4인의 대법관이 반대의견을 개진하였다. Ⅱ. 당사자의 의사표시 해석의 문제점 다수의견은 총괄계약의 체결은 긍정하면서도 그 효력 발생의 범위는 제한한다. 그러나, 반대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법률행위가 성립하면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그 법률행위의 목적이 불가능하거나 위법하거나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경우에만 효력이 제한된다. 민법의 기본 이념인 사적 자치의 원칙에 비추어 의사의 합치가 있는 경우에는 그 효력을 임의로 제한할 수 없고, 제한하려면 그에 합당한 이유와 근거가 있어야만 한다. 더구나 효력을 전부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만을 제한하고 있고, 그것도 공사계약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는 공사대금과 공사기간에 대해 명시적인 규정도 없이 제한하고 있다. 도급인의 입장에서는 일(총공사)의 완성이 중요하고, 수급인의 입장에서는 보수(총공사금액)의 지급이 중요하다. 확정된 총공사에 대해 총공사기간을 정하고 입찰을 진행하여 결정된 총공사금액에 대해 양측이 구속될 의사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권영준 교수, 민법판례연구1). 또한, 다수의견은 총괄계약의 효력이 계약단가에는 미친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계약단가에 확정적 효력이 발생하는데 이에 기초한 총공사금액에 대해 확정적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모순적이다. 장기계속공사의 경우에 총공사에 대한 산출내역서가 계약도서의 하나로 작성되고, 산출내역서에는 총공사를 대상으로 하여 세부 공종별로 계약단가와 수량이 기재되어 있으며, 각 세부공종상 계약단가에 수량을 곱해서 산정된 금액의 그 총합이 바로 총공사금액이 된다. 그러므로 총공사에 대한 계약단가에 대해 확정적인 효력이 발생한다면 이를 토대로 계산되어 산출되는 총공사금액에 대해서도 같은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계약단가와 총공사금액의 관계를 감안할 때 당사자가 계약단가에 대해서만 구속받을 의사였다고 보는 것은 지극히 부자연스럽다. 한편, 대법원은 상고심 진행 중 계약조건을 제정한 조달청과 국가계약법을 주관하는 기획재정부에게 당초 총공사기간이 연장되는 경우에 연차별 계약시 그 연장된 기간 중에 발생하는 간접공사비의 반영을 요청할 수 있는지를 질의하였다. 이에 대해 두 기관 모두 '계약상대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인하여 당초 총공사기간 내 공사를 완료하지 못하여 총공사기간이 연장된 경우 계약상대자는 연장된 기간에 따른 간접공사비를 새롭게 체결되는 연차별 계약에 반영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이 주무관청들은 총공사기간의 연장시 그 연장된 기간에 대해 추가 간접비를 청구할 수 있고 그 금액을 연차별 계약시 부기될 총공사금액에 반영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관련 법령과 계약조건을 마련한 측에서 자신이 어떤 의사로 제정한 것인지를 밝힌 것은 '당사자의 의사표시'를 파악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의 다수의견은 이를 배제하고 독자적인 당사자의 의사표시 해석을 제시한 셈이다. Ⅲ. 건설공사 및 국가계약 법리상 문제점 공사원가 중 간접공사비는 대체로 '공사기간'에 연동하여 증감변동하는 고정비적 성격을 갖는다. 공사기간이 연장되면 간접공사비는 추가로 투입되기 마련이다. 공기연장 사유가 발생하여 공사기간이 연장되는 경우,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을 포착하여 보상을 해 주거나, 연장된 공사기간에 대해 보상을 해 주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국가계약법령은 후자를 선택하고 있다. 그러므로 연장된 공사기간에 대해 보상을 할 경우에는 당초 입찰시에 전제로 하였던 총공사기간 이후의 연장된 기간(변경된 부분)을 대상구간으로 삼는 것이 합리적이다. 실제 대법원 다수의견이 공사기간에 구속력을 인정하는 계속비계약의 경우 현재 법원의 실무는 위와 같이 연장된 기간을 대상구간으로 삼아 보상하고 있다. 그런데, 다수의견은 연차별 계약상 연장된 공사기간을 대상구간으로 포착한다. 그러나, 계약당사자들 사이에 당초 총계약금액의 결정에 고려되지 아니한 사정은 당초 총공사기간의 연장이라는 점(입찰과정에서 미리 연차별 계약에 대한 고려를 할 수 없음), 연차별 계약상 계약금액은 그 공사내용에 상응하여 총공사금액이 배분된 것에 불과하고 연차별 공사기간을 고려하여 간접비가 책정되는 것이 아닌 점, 총공사기간이 수 년 연장된 상황에서 연차별 계약기간이 연장되지 않거나 수 개월 연장된 경우에 계약상대자에게 추가로 발생한 비용이 온전히 보상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다수의견과 같이 연차별 계약상 연장된 공사기간을 보상의 대상구간으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 한편, 국가계약법 시행령과 계약예규(공사계약 일반조건)는 물가변동, 설계변경, 기타변경에 대해서 요건이 충족될 경우 총공사금액의 변경을 명문화하고 있다. 입찰참가자들은 변경의 위험에 대한 대가를 포함하게 되면 경쟁에서 탈락하게 되므로 위 규정들을 신뢰하여 그 대가를 투찰금액에서 제외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발주자는 동일한 기준으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가격을 제시한 상대방을 객관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린다. 아울러 발주자는 현실화되지 않은 위험에 대해 예산을 낭비하는 것을 방지하게 된다. 그러므로 계약이 체결된 이후에 해당 사유가 발생하게 되면 발주자로서는 계약금액을 조정하여야 한다. 이러한 사후적인 계약금액 변경 가능성은 계약체결 후에도 계약의 등가성을 확보하고 이로써 계약상대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인정된다(권영준 교수). 미국에서도 Equitable Adjustment(형평에 맞는 조정)이라는 명칭으로 인정하고 있다. 즉 계약금액의 조정을 통해서 계약상대자가 당초 누리기로 한 손익을 형평에 맞게 누릴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다수의견이 제시한 공기연장에 대한 계약금액조정 방식은 계약의 등가성을 해치고 당사자간의 형평에 맞지 않는다. 다수의견에는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위험을 일단 계약상대자가 인수하였다는 고려가 숨어 있고, 반대의견에는 계약상대자와 무관하게 발생한 위험을 계약상대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고려가 숨어 있다(권영준 교수). 위험 원인을 제공하거나, 위험과의 거리가 가깝거나, 위험을 좀 더 적은 비용으로 회피할 수 있는 자에게 위험을 부담시키는 것이 합리적인 것을 감안하면, 발주자의 예산부족으로 인해 기본계획상 사업기간이 연장되고 이후 공사기간이 연장되었다면 총 공사기간 연장으로 인해 실현된 위험, 즉 간접비는 계약상대자보다는 발주자가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권영준 교수). IV. 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영향 다수의견은 형식상 당사자의 의사표시 해석론으로 접근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당사자의 의사를 배제하였다. 아울러 다수의견은 건설공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메커니즘과 국가계약법령이 예정한 위험배분에 어긋난다. 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인해 공공건설의 영역에서는 총공사기간이 수 년 늘어나더라도 연차별 계약상 늘어난 수 개월이라도 보상 받으면 다행인 복불복의 상황이 초래되었다. 장기계속공사계약이 기획재정부의 예산운영의 자의성과 국회의 선심성 공사의 남발의 토대를 제공하는 가운데 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추가비용이 계약상대자들에게 전가되는 것을 정당화하고 말았다. 그 부담은 계약상대자뿐만 아니라 하수급인 등의 관계자들에게도 순차로 전가될 것이다. 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체제가 유지된다면, 건설공사에 대해서는 장기계속계약제도의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김대인 교수, 행정법연구 제61호). 장기계속계약은 전기·가스·수도의 공급과 같이 장기간 공급하더라도 대상물에 변화가 없으며 단위 규격에 대한 대가가 단순하게 정해지 경우에 적합하지, 공사 목적물의 내용이나 대가에 변경에 노출되어 있는 건설공사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 글은 2021년 8월 30일에 있었던 한국건설법학회(회장 윤재윤) 제25회 세미나 발표자료(지하철 7호선 공기연장 간접비 사건, 총괄계약의 구속력을 중심으로)를 정리한 것이다. 이경준 변호사(법무법인 율촌)
대림산업
공사대금청구
장기계속공사계약
서울시
이경준 변호사(법무법인 율촌)
2021-11-11
민사일반
관급공사 도급계약에서 발생하는 간접비에 대한 소고
우선 지면상 ① 국가계약법(이하 관급공사 도급계약에 적용되는 각 법률 및 법령을 통칭하여 '국가계약법')상 다년도계약 체결 방식은 계속비계약과 장기계속계약으로 나뉜다는 점 ② 장기계속계약에서 수급인 측의 귀책사유 없이 총공사기간이 연장될 경우 추가 간접비가 발생하는 구조와 이를 청구하기 위한 요건 및 필요성 등에 대해서는 상세히 논하지 못함과 각주로 처리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존재함을 미리 밝힌다. 다만 독자의 이해를 위하여 예를 들어 7년의 장기계속계약에서는 7년을 명시한 총괄계약이 먼저 체결되고 이후 매년 1년짜리 차수별계약이 별도로 체결되면서 그 해의 공사비용도 정산하여야 하는데 간접비의 경우는 누구의 책임으로 공사가 지연되었는지를 함께 밝혀야 하기 때문에 해당 연도에 발생한 추가 간접비를 청구하지 못한 채로 다음 연도로 넘어가는 일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는 점 정도만 간략히 기재한다. I. 대상판결(대법원 2018. 10. 30. 선고 2014다235189 전원합의체 판결) 사건의 경과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의 수급인인 원고들은 이 사건 공사기간이 약 2년간 연장됨에 따른 추가 간접비를 청구하게 되었다. 1·2심에서는 원고들의 손을 들어주었으나 대상판결은 장기계속계약에서의 총괄계약에 기재된 총공사기간이나 총공사금액에는 법적 구속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II. 대상판결의 분석 1. 대상판결에서의 쟁점 대상판결에서는 장기계속계약 방식의 관급공사 도급계약에서 이미 지난 차수의 공사기간에서 발생한 추가 간접비를 총괄계약 종료 전이기만 하면 청구할 수 있는지가 주요 다툼의 대상이 되었고 그 결과 장기계속계약에서 총괄계약과 각 차수별 계약의 법리적 성격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구체적으로는 총괄계약상 총공사기간의 계약상 구속력이 인정될 수 있는지)로 쟁점이 집중되었다. 2.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의 요지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장기계속계약에서의 총괄계약상 전체적인 사업 규모나 공사금액, 공사기간 등에 대해서는 구속력이 직접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 근거로서 예산일년주의나 차수별 준공대가 수령 전 계약금액 조정 신청의무 조항 등을 들었다. 반면 소수의견은 총공사기간 등에 구속력이 인정된다고 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이는 계약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3. 다수의견에 대한 비판적인 고찰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점들에서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가. 처분문서 해석의 법리에 반하는 결과 - 계약 당사자들의 의사 및 실무례 대상판결은 국가계약법상 계약이 공공기관 등과 계약 상대방이 대등한 지위에서 체결하는 사법상 계약임을 강조하고 있다. 위와 같은 결론과 처분문서 해석에 관한 대법원의 태도를 종합하면 총공사기간의 구속력에 대하여 계약의 양 당사자가 어떠한 의사를 가지고 있었는지와 통상 실무상 어떻게 취급되어 왔는지에 의하여 계약이 해석되어야 한다. 총공사기간 7년의 장기계속계약이 체결될 때 당사자들이 '7년짜리 계약을 1년으로 쪼개어 체결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1년짜리 계약을 체결하다 보니 7년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의 문제이다. 실무상 당사자들은 총공사기간 동안 하나의 공사가 진행되는 것을 전제로 현장사무소를 운영하는 것이 통상적이고 차수별계약이라는 형식적인 시간대 별로 나누어진 공사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 계약 상대방에 대한 불이익을 금지하는 일반조항을 후퇴시키는 결과 발생 총공사기간의 구속력 유무에 대한 결론과 무관하게 국가계약법상 일반원칙은 여전히 관급공사 도급계약에 적용된다. 국가계약법 제5조는 계약 상대방에 대한 불이익을 금지하는 대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계약법과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또한 마찬가지이다. 국가계약법상 다년도계약은 예산이 확보된 계속비계약에 의하는 것이 원칙이나 장기계속계약은 오로지 발주자의 사정이나 편의에 의하여 체결되는 것이다. 따라서 계속비계약이 아닌 장기계속계약 방식으로 계약이 이행됨에 따라서 수급인인 민간 사업자가 입게 될 수 있는 불이익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판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장기계속계약 제도는 일본의 회계법에 규정된 것을 도입한 것인데 일본의 경우는 장기계속계약의 적용범위를 전기·가스·수도 및 공공전기통신 역무 등 해당 연도에 이루어진 역무 범위를 특정하기 쉬운 종류에 한정시키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대형공사에까지 확대시키고 있어 계약 상대방의 이익을 보호해주어야 할 필요성은 더욱 크다. 따라서 해당 차수별 기간으로 계약상 권리의무를 제한하는 법리를 장기공사에 적용함에는 매우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 국가계약법상 장기계속공사계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청구는 각 차수별 준공대가 수령 전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간접비를 청구하는 경우까지 형식적으로 적용하게 된다면 발주자 측의 일방적 사정으로 장기계속계약 방식을 택하는 것이 현실인 점을 고려할 때 계속비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보다 불리한 조건을 계약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특약금지의 원칙에 반하게 된다. 다. 국가계약법상 계약금액 조정 관련 조항의 규정 목적(예산 확보로 인한 결과 및 부실공사 방지)에 반하는 결과 발생 국가계약법상 계약금액 조정 제도를 둔 이유는 ① 세수의 증가로 계약금액을 증액해 줄 예산 재원의 확보 ② 건설비용의 증가에 따라 계약금액을 증액하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부실공사 방지에 있다. 간접비는 차수별계약의 특정 기간에만 영향을 미치는 비용이 아님에도 그 시적 한계만을 강조하여 청구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이는 그만큼의 부실공사가 발생할 가능성을 높게 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장기계속계약이라는 특수한 형태의 계약방식으로 인하여 계약의 적정한 이행이라는 대원칙이 훼손되는 결과까지 입법자가 의도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라. 국가계약법상 사인으로서의 지위와 공적기관으로서의 지위가 적용되어야 할 영역이 오히려 바뀐 해석 국가계약법에는 발주자에게 공적기관으로서의 지위를 강조하는 영역이 있다. 계약금액의 조정과 관련된 부분이 그러한 영역 중 하나이다. 대상판결은 발주자가 예산을 확보하여 둔 경우보다 더 가혹하고 불리한 결과를 계약 상대방으로 하여금 감내하도록 하고 있다. 이미 불리한 지위에서 장기계속계약을 체결한 사인에게 재차 사적자치의 원칙을 강조하여 간접비를 포기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 이러한 영역에서의 해석상 타당한지 의문이다. 대상판결의 결론은 국가계약법이 예정하는 강조점(공적기관으로서의 지위에서 계약금액 조정에 성실히 응할 의무의 존재)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는 비판을 면하기가 어렵다. 마. 간접비 리스크의 부정적 영향 발생 대상판결에 따르더라도 계약 상대방이 매 차수별 준공시마다 간접비를 발주자에게 청구하면 되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에는 두 가지 어려움이 있다. 첫째는 증명의 어려움인데 추가 간접비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액수 외에도 계약 상대방의 귀책사유가 아니라는 점을 밝혀야 한다. 둘째는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이다. 관급 공사의 수주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의 건설업계에서 위 처분은 사실상 사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정도로 기업의 존폐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계약 상대방으로서는 남은 계약기간 동안 발주자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느냐 아니면 분쟁의 소지가 발생하더라도 매년 발주자에게 불리한 사유를 주장하면서 간접비를 청구하느냐의 갈림길에서 전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그런데 간접비 청구 포기는 배임의 문제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어서 선택을 어렵게 한다). 이와 같은 리스크로 인하여 건설회사들로서는 공사입찰에 참여할지 여부에 대해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우량한 업체의 경우 리스크를 부담하기 싫어 입찰을 포기하게 되고 리스크에도 불과하고 일단 낙찰을 받기에 급급한 업체들만이 입찰에 참가하는 결과가 발생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이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공사의 경우 더욱 그러할 것이다) 국가계약법이 이와 같은 결과를 의욕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III. 맺으며 법리적인 관점에서만 볼 때 대상판결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국가계약법상 장기계속계약 방식이 대규모 공사에 대해서도 도입되어 버린 점, 수없이 체결되었고 앞으로도 체결되어야 할 장기계속계약들의 이행 실무, 국가계약법상 계약금액 조정 관련 조항은 부실공사를 방지함에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소수의견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최근 발의된 국가계약법 개정안에는 장기계속계약상 총공사기간의 구속력을 인정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바 이는 사법적 판단을 회피하기 위한 개정이 아니라 사법적 판단을 열어주기 위한 개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준민 교수 (전남대 로스쿨·변호사)
공사대금청구
장기계속공사계약
대림산업
서울시
이준민 교수 (전남대 로스쿨·변호사)
2020-09-14
민사일반
비전업 시간강사에 대한 차등강사료지급의 법적 문제점
Ⅰ. 사실관계 갑은 A국립대학교의 예술체육대학 음악과 시간강사로서, 2014년 2월 A국립대 총장과 시간강사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2014학년도 1학기에 매주 2시간, 매월 8시간의 강의를 담당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면, 강의료는 직위와 강의시수에 따라 지급하는데, 2014학년도 1학기 강의료의 단가는 전업 시간강사의 경우 시간당 8만원, 비전업 시간강사의 경우 시간당 3만원의 기준에 의하였다. 한편 갑은 학교에 자신이 전업강사에 해당한다고 고지하였고, 이에 따라 학교는 갑에게 전업 시간강사 단가를 기준으로 2014년 3월분 강사료로 64만원을 지급하였다. 2014년 4월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갑이 부동산임대사업자로서 국민건강보험 지역사업자로 등록되어 있어 별도의 수입이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는 통보를 받은 다음, 학교는 갑에게, 이미 지급한 2014년 3월분 전업시간강사료 64만원 중 비전업 시간강사료와의 차액 40만원을 반환하라는 통보를 하였고, 아울러 전업 시간강사료보다 40만원을 감액하여, 2014년 4월분과 5월분 비전업 시간강사료를 지급하였다(통칭하여 '이 사건 각 처분'이라고 한다). Ⅱ. 원심의 태도 원심(대구고법 2015. 6. 19. 선고 2015누4144 판결)은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대학 시간강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의 개선을 위하여 시간당 강의료 단가를 인상할 필요성이 있었으나 예산상 문제로 인하여 전업강사와 비전업강사로 구별하여 시간당 강의료 단가에 차등을 두되, 그 취지에 맞추어 전업강사의 강의료 단가를 대폭 인상하여 시간당 8만원으로 정한 것이므로, 시간강사의 경우에만 전업강사와 비전업강사로 구별하는 것이 평등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거나 시간당 강의료의 지급차가 지나치게 과다하여 부당한 차별적 대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Ⅲ. 대상판결의 요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이나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은 어느 것이나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국립대학의 장으로서 행정청의 지위에 있는 피고로서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사회적 신분이나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됨은 물론 그밖에 근로계약상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불합리한 차별 대우를 해서는 아니 된다. 대학 측이 시간강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를 개선할 의도로 강사료 단가를 인상하고자 하였으나 예산 사정으로 부득이 전업 여부에 따라 강사료 단가에 차등을 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용자 측의 재정 상황은 시간제 근로자인 시간강사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것으로서 동일한 가치의 노동을 차별적으로 처우하는 데 대한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 및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에 위배되므로 근로자에게 불리한 부분은 무효로 보아야 한다. 피고는 국립대학교의 장으로서 헌법상의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를 하여서는 안 되는 지위에 있다. 그러한 지위에 있는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이 전부 유효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각 처분 역시 위법하다. 원심의 판단에는 헌법 제11조 제1항, 근로기준법 제6조,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등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Ⅳ. 문제의 제기 원심은 시간강사를 전업과 비전업으로 구분하여 강사료를 차등 지급하는 것이 비전업 강사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처우라고 볼 수 없어서 그 차등지급을 용인될 수 있는 합리적 차별로 본 데 대해서 대상판결은 정반대로 보았다. 대상판결의 이 사건근로계약의 무효를 바탕으로 이 사건 각처분의 위법성을 도출하였다. 평등권에 대한 사법심사에서 헌법재판소는 이원적 심사기준에 의거한다. 즉, 자의금지의 원칙과 비례의 원칙을 구별해서 적용하는데, 전자는 차별을 정당화하는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는 데 대해서, 후자는 차별대우를 정당화할 정도로 차별대우가 비중이 있는 중대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심사한다(헌재 2001. 2. 22. 2000헌마25 결정 참조). 헌법재판소의 이원적 심사기조와는 별개로, 대상판결은 근로계약에 초점을 두고서 사안을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대우의 원칙이나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에 입각하여 접근하였다. 그런데 근로계약상의 강사료 차등지급은 강의료의 단가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는데, 대상판결은 강의료의 단가책정의 위법성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하에선 이에 초점을 맞추어 검토하고자 한다. Ⅴ. 책정된 강의료단가의 법적 성질 사안의 근로계약의 위법성은 기실 위법한 강의료단가에서 비롯되었다. 구 기획예산처가 2002년 및 2003년 세출예산집행지침을 통해 시간강사를 다른 직업이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전업강사와 비전업강사로 구분하여 강사료를 차등지급하도록 정하였고, 이에 A국립대는 시간강사들에게 '전업·비전업 확인서'를 제출하게 하여 전업·비전업 여부를 확인한 다음 강사료를 지급하였다. 2005년 기획예산처가 강의료 지급단가를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변경한 후에도, A국립대는 종전과 같은 기준으로 강의료 지급단가를 결정하였다. 현재 각 대학교는 나름의 학교규정으로 '강사료지급규정'을 두고 있는데, 통상 총장이 시간강사료의 지급단가를 당해연도 예산의 범위 내에서 따로 정한다(경북대 강사료지급규정 제3조 제1항 참조). 여기서 총장이 책정하는 시간강사료의 지급단가는 비록 정액이지만, 향후 개별적인 강사료지급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마치 법집행의 근거가 되는 규범과 비슷한 성격을 갖는다. '강사료지급규정'이 사무처리준칙으로서 행정규칙의 성질을 갖기에, 책정된 시간강사료의 지급단가 역시 행정규칙의 성질을 갖는다. 조문형식의 행정규칙에 익숙하여서 이런 지적이 낯설 수 있다. 하지만 판례가 법률보충적 접근을 통해 구 계엄법 제13조상의 계엄사령관의 특별한 조치로 행한 '일체의 집회·시위 기타 단체활동을 금지'하는 등의 계엄포고를 법규명령으로 봄으로써(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6도1397 판결; 2018. 11. 29. 선고 2016도14781 판결) 공인된 점을 고려하면 문제되지 않는다. Ⅵ. 위법한 강의료단가에 대한 사법통제 문제 책정된 강의료단가를 내부규정으로 행정규칙으로 보면, 그것의 위법성은 궁극적으로 행정규칙에 대한 사법통제의 문제로 귀결된다. 법규성이 인정되지 않는 행정규칙이 문제될 때, 법원에 의한 부수적 구체적 규범통제의 차원에서는 두 가지의 방도가 있을 수 있다. 그런 행정규칙의 비구속성을 내세워 즉, 재판규범성을 부인하면서, 집행행위의 위법성을 상위 법령에 의거해서 판단하는 방법과 근거규정인 행정규칙의 하자여부에 연동시켜 집행행위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방법이 있다. 판례는 전자의 방법을 취하여 벗어난 부분에 대해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하지 않는 식으로 대처하는데,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5두40248 판결 역시 그러하다. 그런데 전자의 방법에 의하면, 행정규칙에 대해 법규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법통제가 배제되는 이상한 결과가 빚어진다. 또한 자칫 상위법령에 의해 집행행위가 부당하게 정당화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법률유보의 원칙 및 본질성이론에 비추어 후자의 방법을 취하는 것이 효과적인 규범통제에 이바지한다(김중권, 행정법, 제3판, 2019, 443면). 한편 오래 전에 대법원 1980. 12. 23. 선고 79누382 판결은 상위법령에 근거가 없음을 들어 행정규칙의 무효를 논증한 다음, 그 집행행위의 하자 역시 중대명백하다고 하여 그것을 무효로 판시하였다. Ⅶ. 맺으면서 - 대상판결의 나비효과 대상판결의 결과는 소송당사자인 원고만이 아니라, 이 사건 근로계약과 비슷하게 근로계약을 체결한 비전업 시간강사에 대해 미칠 수 있다. 전업 시간강사에 대한 특별한 배려가 주문되었기에, 대상판결은 비단 국립대만이 아니라 사립대에도 엄청난 파고를 미칠 수 있다. 자칫 미증유의 나비효과가 생길 수 있다. 비전업 시간강사에 도움을 주기 위한 우대조치가 도리어 역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 마치 빵을 준다는 것이 자칫 돌을 준 것과 같은 결과를 빚을 수 있다.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개인적 이익은 매우 다양하다. 민주화 이후에 민주주의는 더욱더 법치국가원리에 충실해야 한다. 정책적 선의만으로 법적 문제점을 해소할 수 없다. 대상판결은, 비록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는 우대적 조치라 하더라도 헌법적 가치와 민주적 법치국가원리에 충실하지 않으면 도리어 아니한 것보다 못할 수 있는 심각한 역효과가 빚어진다는 좋은 사례이다. 김중권 교수 (중앙대 로스쿨)
평등원칙
전업
차등지급
강사료
시간강사
김중권 교수 (중앙대 로스쿨)
2019-11-21
형사일반
재정신청 기각결정이 확정된 사건에서 예외적 소추 허용사유인 '다른 중요한 증거'의 의미
1. 사건의 개요와 쟁점 (1) A는 B로부터 아파트 매매계약의 잔금 등을 편취한 사기 혐의로 고소당하였으나, 2007년 10월 31일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혐의 없음의 불기소처분을 받았고, B가 재정신청하였으나 2008년 4월 4일 고등법원에서 역시 신청이 이유 없다는 이유로 재정신청 기각결정이 확정되었다. 그런데 B는 A 등을 상대로 해당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2010년 3월 25일 일부승소판결이 확정되자, 2012년 3월 15일 이 민사사건의 판결 등을 새로운 증거로 제출하면서 위 피의사실을 다시 고소하였다. 검사는 결국 2013년 4월 8일 A의 위 피의사실에 대해 특정경제범죄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로 공소제기하였다. (2)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4항 후문은 '재정신청 기각결정이 확정된 사건에 대하여는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추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상사건에서는 결국, 재정신청 기각결정이 확정된 사건에서 예외적 소추허용사유인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의 의미가 쟁점이 되었다. 이에 대해 제1심은 '재정신청 기각결정 이후 새로이 발견된 증거를 재정신청 기각결정 당시의 증거에 추가하면 충분히 유죄의 확신을 가지게 될 정도의 증거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전제한 다음(이를테면 엄격설), 그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형소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반면, 제2심은 '다른 중요한 증거'란 '피의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명백한 증거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으로는 재정신청 기각결정의 정당성에 중대한 의문이 제기되어 피의자의 법적 안정성을 다소 희생하는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범죄피해자의 권리 보호를 위하여 형사재판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충분히 인정될 정도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전제한 다음(이를테면 완화설), 피고인의 무혐의 불기소처분을 긍정하는 재정신청 기각결정의 정당성에 대하여 중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1심을 파기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인이 상고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파기자판) 대법원은 이른바 엄격설의 입장을 선언하면서, 파기자판하여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여기에서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란 재정신청 기각결정 당시에 제출된 증거에 새로 발견된 증거를 추가하면 충분히 유죄의 확신을 가지게 될 정도의 증거가 있는 경우를 말하고, 단순히 재정신청 기각결정의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되거나 범죄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형사재판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는 정도의 증거가 있는 경우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리고 관련 민사판결에서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그러한 사실인정 및 판단의 근거가 된 증거자료가 새로 발견된 증거에 해당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 자체가 새로 발견된 증거라고 할 수는 없다. 3. 평석 (1) 형사소송법상 '다른 중요한 증거'의 의미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 '다른' 증거란 재정신청 기각결정 단계에서 이미 발견 또는 수집했던 기존의 증거 이외의 증거, 즉 재정신청 결정시점에서 재정법원에 알려지지 않았던 증거를 말하며, 이는 곧 기각결정 이후에 새로 발견된 증거라는 의미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문제는 결국 '중요한' 증거의 의미인데, 그 사전적 의미는 '귀중하고 요긴하다'라고 풀이되므로, 적어도 가중적 의미의 용어임은 알 수 있다. (2) 형사소송법상 '다른 중요한 증거의 발견'이 예외사유로 규정된 경우가 2개 더 있다. 재기소의 제한을 규정한 제329조(공소취소와 재기소)와 재구속의 제한을 규정한 제208조(재구속의 제한) 제1항이다. 전자와 관련하여 대법원 1977. 12. 27. 선고 77도1308 판결은 '새로 발견된 증거를 추가하면 충분히 유죄의 확신을 가지게 될 정도의 증거를 말한다'라고 판시하고 있다(엄격설). (3) 대상판결은 재정신청 기각결정이 확정된 사건에서 예외적 소추허용 사유인 '다른 중요한 증거'의 의미에 대해 이른바 엄격설의 입장을 명시적으로 판시한 최초의 판결이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매우 타당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상대적 소추제한을 규정한 제262조 제4항 후문의 입법취지에 대해, 헌법재판소 2011. 10. 25. 선고 2010헌마243 결정 및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2도14755 판결은, '한편으로 법원의 판단에 의하여 재정신청 기각결정이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공소제기를 제한 없이 허용할 경우 피의자를 지나치게 장기간 불안정한 상태에 두게 되고 유죄판결이 선고될 가능성이 낮은 사건에 사법인력과 예산을 낭비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감안하여 재정신청 기각결정이 확정된 사건에 대한 검사의 공소제기를 제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재정신청사건에 대한 법원의 결정에는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 만큼 피의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발견된 경우에도 재정신청 기각결정이 확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검사의 공소제기를 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사법정의에 반하는 결과가 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의 '중요한 증거'는 곧 '유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와 동일한 의미로 파악하고 있다. 둘째, 입법연혁상 예외적 소추허용사유는 피의자의 법적 안정성 보장 관점에서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재정신청 기각결정은 연혁적으로 제정형사소송법에서는 재정법원의 심리기간이 단기간(20일)이고 피의자 심신(審訊) 이외의 다른 증거조사를 불허하면서도 절대적 소추금지로 규정하였다. 반면 현행법에서는 상대적 소추금지를 규정하면서도 재정법원의 심리기간이 2개월로 장기간이고 필요한 때에는 증거조사가 얼마든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공소취소 후의 재기소제한(제329조)과 재정신청 기각결정 후의 소추제한(제262조 제4항 후문)의 경우 서로 달리 취급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 양자 모두 실체재판이 아니기 때문에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고, 확정된 법원의 결정에 의한 법적 안정성 및 피의자·피고인 보호라는 점에서도 동일하기 때문이다. 넷째, 완화설의 해석은 공소제기의 본질에 반하는 해석이 된다. 재정신청 기각결정의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공소제기는 결코 이미 확정된 기각결정에 대한 불복절차 내지 재심사절차가 아닌 점이 분명하며, 또한 범죄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형사재판절차를 진행할 필요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권리보호는 현행 형사소송법상 재정법원의 증거조사 및 재정신청권자의 즉시항고 내지 재항고(제262조 제4항 전문)를 통하여 달성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기 때문이다. 다섯째, 범죄혐의의 수준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공소제기에 필요한 범죄혐의 수준인 '충분한 범죄혐의'가 있더라도 '충분한 유죄의 확신이 없는 경우'까지 예외적으로 소추를 허용하는 것은 오히려 사법정의에 반하는 결과가 된다는 점이다. 이 부분 영역은 공소제기가 되더라도 어차피 유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판결이 선고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섯째, 재정신청제도는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통제장치라는 점에 본질이 있고, 기각결정에 대한 소추제한은 피의자의 법적 안정성 보호라는 관점에서 기소에 대한 통제장치라는 점에 그 취지가 있다. (4) 재정신청 기각결정이 확정된 사건에서 예외적 소추허용사유인 '다른 중요한 증거'는 일종의 소송장애사유의 예외로 기능하므로, 피의자 보호라는 관점에서는 물론, 입법연혁과 입법취지를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 및 체계적 해석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충분히 유죄의 확신을 가지게 될 정도'의 고강도의 증거에 한정되어야 한다. 이는 공소취소에 의한 공소기각의 결정이 확정된 사건에서 재기소 제한의 예외사유(제329조)인 '다른 중요한 증거'의 해석과도 그 맥락을 같이 한다. (5) 한편, 재구속의 제한(제208조)에서 '다른 중요한 증거'의 해석 또한 '충분히 유죄의 확신을 가지게 될 정도의 증거'를 의미한다고 제한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여기서 문제되는 것은 구속에 필요한 범죄혐의 수준인 '유력한 범죄혐의'가 있더라도 '충분한 유죄의 확신이 없는 경우'일 것인데, 그 '범죄혐의'에 대해서는 재구속절차의 반복에 따른 '누층적 개념'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재구속, 재재구속이 수차 반복될 경우 재구속에 필요한 범죄혐의 수준을 유죄의 확신에 이르게 할 정도에 수렴하기까지의 어느 지점에서 구체적으로 특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또한 불구속수사의 원칙, 구속일회성의 원칙, 피의자 보호의 원칙 등의 측면에서도 재구속의 제한의 예외는 엄격하게 제한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이주원 교수 (고려대 로스쿨)
기각
재정신청
증거
형사소송법제262조
이주원 교수 (고려대 로스쿨)
2019-11-11
상사일반
부당이득 및 가산금 환수 제도에서 가산금의 법적 성격
- 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3다82944(본소) 2013다82951(반소) 판결 - 1. 사건개요 및 논점 원고가 2005~2009년 동안 피고와 케이블조립체 등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허위원가자료를 제출하여 약 18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사실이 확인되어, 피고는 방위사업법 제58조, 계약특수조건을 근거로 부당이득 및 가산금 합계 약 36억원을 청구하였고, 원고는 이에 대해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하였고, 피고는 반소로 부당이득 및 가산금 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이때 당사자 사이에 위 가산금의 법적 성격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볼 것인지 위약벌로 볼 것인지에 대한 해석이 주요 논점 중 하나가 되었다. 2. 가산금의 법적 성격에 대한 대상 판결의 요지 위약금은 민법 제398조 제4항에 의하여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지만 당사자 사이의 위약금 약정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이나 전보를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그 위약금은 위약벌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계약특수조건의 가산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아니라 위약벌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이유는 이 사건 계약특수조건의 근거가 되는 방위사업법 제58조의 내용은 1998. 12. 31. 신설된 구「방위산업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22조의2 제1항에서 그대로 이어져 온 것인데, 1998. 12. 31. 위 규정을 신설한 입법취지가 "부당이득금과 이자 이외에 범칙금적 성격의 가산금을 환수할 수 있도록 근거규정을 두려는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방산물자를 적정한 가격에 계약함으로써 국방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방위산업체의 허위 자료 제출을 예방하기 위하여 허위의 원가계산자료를 제출한 방위산업체를 상대로 부당이득금과 이에 대한 이자뿐만 아니라 제재적 성격을 지닌 가산금까지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입법 취지는 방위사업청 지침의 형태로 규정된 이 사건 계약특수조건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가산금을 손해배상예정액으로 보게 되면 순수 손해액인 부당이득금에다 가산금까지 이중의 배상을 하는 결과가 된다. 위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계약특수조건에 규정된 가산금은 부당이득금의 환수로도 전보되지 않는 어떤 다른 손해의 발생을 염두에 두고 그 배상관계를 간편하게 처리하려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방위산업체가 이 사건 계약특수조건에 규정된 귀책사유가 있는 행위를 한 경우 대한민국이 제재적 성격을 지닌 가산금까지도 청구할 수 있도록 하여 방위산업체로 하여금 정당한 원가계산자료를 제출하도록 강제하는 위약벌의 성격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3. 검토 가. 부당이득 및 가산금 환수 제도 무기체계 구매계약에 있어서 공급의 독과점이 특징으로서 방산물자는 품목별로 지정된 방위산업체에서 독점 공급함으로 인해 조달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적정한 실제 거래 가격이 없고, 계약의 목적물이 신규개발품이나 특수 규격품 등의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계약금액 등을 결정하기 위하여 생산업체에 원가산정자료의 제출을 요구하여 이를 제출받은 후 이러한 자료들을 검토하거나, 자료 검토만으로 부족한 경우에는 생산업체에서 제시한 원가 산정자료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실사를 거쳐 이를 토대로 방위사업청은 원가계산서를 작성하여 계약금액 등을 결정한다. 한편 방위사업법 제58조, 계약특수조건에 따르면 정부조달계약에 있어서 방위사업청과 계약한 계약상대자가 허위 그 밖에 부정한 내용의 원가자료를 제출하여 계약금액 등이 부당하게 결정되고 그 결과 계약상대자가 부당이득을 얻은 경우에 계약상대자는 부당이득금과 부당이득금에 상당하는 가산금을 방위사업청에게 환수하여야 한다(이하 '부당이득 및 가산금 환수 제도'라 한다). 이는 무기체계 구매계약과 같이 계약상대자가 제시하는 원가 산정자료를 기초로 계약금액 등을 정하여야 하는 계약에서 방위사업청이 계약상대자에게 정당한 가격을 제시할 의무를 부과하고 원가자료의 진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하겠다. 나. 가산금의 법적성격 민법 제398조 제4항에 따라 위약금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어, 위약금 약정이 위약벌로 해석되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주장·입증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 판례의 입장이고, 위약금 약정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 여부는 당해 계약서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 사건에서 개별적으로 결정할 당사자들의 의사해석의 문제로서, 해당 위약금 약정이 채무불이행에 대한 사적인 제재로서 계약당사자들의 채무이행을 강제하는 것이라는 사정이 주장 및 입증된다면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아닌 위약벌로 볼 것이다. 방위사업법령 및 계약특수조건에서 정하고 있는 부당이득 및 가산금 환수 제도에 관해서는 ① 원가부정이 발생된 경우 통상손해인 원가 차액만이 아닌 원가 차액 상당의 가산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② 무기체계 구매계약에 있어서 방산물자는 품목별로 지정된 방위산업체에서 독점 공급함으로 인해 조달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적정한 실제 거래 가격이 없고 계약의 목적물이 신규개발품이나 특수 규격품 등의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계약금액 등을 결정하기 위하여 생산업체에 원가산정자료의 제출을 요구하므로, 원가부정의 적발도 쉽지 않고, 원가부정은 계약상대자의 지배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계약당사자들은 부당이득 및 가산금 환수 제도를 통하여 무기체계 구매계약에 있어서 계약상대자의 부정 원가자료 제출금지의무 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하는 한편 계약상대자의 귀책사유로 원가 부정이 발생할 경우에 계약상대자에 대하여 제재를 가하는 것이 주된 의도로 보이는 점, ③ 계약상대자의 귀책사유로 원가부정 시 원가 차액 상당만을 확인하면 비교적 용이하게 손해액을 산정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부당이득 및 가산금 환수 제도에 있어서 가산금은 원가부정으로 인한 손해의 발생사실과 손해의 입증곤란을 배제하고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여 법률관계를 간이하게 해결하려는 의도로 마련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이지 아니하고, 오히려 계약상대자의 진정한 원가자료 제출이라는 의무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계약상대자에게 압력을 가하기 위한 수단 및 계약상대자의 채무불이행에 대한 제재로 약정되는 '위약벌'이라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관해서 필자는 '민사법적 관점에서 본 정부조달계약 상 무기체계 구매계약에 관한 연구·부당이득 및 가산금 환수 제도를 중심으로-, 한국방위산업학회지(제22권 제4호), 2015. 12.'를 통해 대상 판결과 동일한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한편 대상 판결 이전에는 가산금의 법적 성격에 관해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고 있었는데, 이는 위약벌에는 감액에 관한 규정이 없고 손해배상의 예정액 감액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위약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 모호한 경우 또는 위약벌에 가까운 경우에 조차도 가능하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아 감액을 인정함으로써 형평에 맞는 결론을 도출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당사자들의 의사나 거래의 실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법관의 형평감각에 따라 감액을 인정하려고 위약벌의 성격을 많이 가진 위약금 약정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인정하려는 경향이 생길 수도 있다. 만일 실무가 위와 같은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이는 위약금 약정의 실체와 맞지 않는 작위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위약벌의 감액에 관한 민법 규정이 없어 그 금액이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에는 그 전부 또는 일부를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다수설과 판례이고 위약벌 약정이 공서양속에 반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판례는 "그 의무의 강제에 의하여 얻어지는 채권자의 이익에 비하여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거울 때"들고 있으므로, 위약벌이 과도하게 무거운 것으로 인정되면 공서양속 위반을 이유로 일부 또는 전부가 무효로 인정될 수 있기 때문에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있어서 감액의 경우와 동일한 결론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법무부 민법개정안에서 제398조를 위약금 약정에 관한 규정으로 바꾸고 위약금의 감액을 인정하였다. 4. 결론 대상 판결 이전에는 가산금의 법적 성격에 관해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고 있었는데 그 성격을 위약벌로 본 것은 환영할 만하다. 이에 관해서는 앞으로 그 판결이 하나씩 누적되면서 그 법리가 확고히 정립되리라 믿는다. 이러한 논의의 시작이 앞으로 무기체계 구매계약 등 방위사업계약 전반에 있어서, 그 법적 성격에 부합하고 계약당사자 간의 합리적이고 공평한 계약제도 정립을 위한 법학적 논의의 출발점이 되고, 이 분야에 있어서 실무와 연계된 활발한 법학적 논의를 거쳐 보다 민사법 및 그 일반원칙에 부합하는 이상적인 계약제도를 만들었으면 한다.
부당이득
위약벌
가산금
방위사업계약
권용태 기자
2016-10-13
‘자동차관리법’상 사업자단체인 조합의 설립인가의 법적 성질에 관한 소고
Ⅰ. 사안과 경과 울산광역시장이 그 관내에 다른 조합이 이미 존재하여 원고의 설립을 인가할 경우 복수 조합으로 인한 위탁업무의 혼선, 사업자 간 분열과 갈등 등으로 자동차관리법상 사업자단체의 목적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점, 원고의 재정적 기초가 확립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법인의 목적과 사업의 실현가능성도 낮은 점 등을 들어 조합설립인가신청을 거부하는 내용의 처분을 하였다. 이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원심(부산고법 2012.12.12. 선고 2012누1143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은 ① 원고는 그 목적이나 조직 등 측면에서 헌법상 결사의 자유 및 직업의 자유 등의 주체가 되는 사법인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원고 및 그 구성원인 자동차정비사업자들의 헌법상 기본권에 대한 본질적 침해에 해당하는 점, ② 그런데 자동차관리법 제67조 제3항에 정한 설립요건의 해석상 특정 지역에 복수의 조합을 결성하는 것 자체가 법률상 금지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③ 또한 시·도지사 등은 조합 등을 설립인가한 후에도 '자동차관리사업의 발전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조합 등의 설립인가를 취소하는 등의 사후적 규제수단을 가지고 있으므로, 복수 조합 설립으로 인한 업무처리의 혼선 등의 이유만으로 원고의 설립 자체를 막는 것은 현저하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수단의 선택에 해당하는 점, ④ 원고가 제출한 사업계획서 및 수지예산서 등에 따르면 원고의 재정적 기초가 확립되어 있지 않다거나 원고의 목적과 사업의 실현가능성이 낮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한 원고의 불이익이 훨씬 중대하므로 비례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기존 조합과 신설되는 조합을 합리적 이유 없이 설립절차를 밟는 시기만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이어서 평등원칙에도 위배되므로,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여 위법하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Ⅱ. 대상판결의 요지 [1] 구 자동차관리법(2012. 1. 17. 법률 제111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7조 제1항, 제3항, 제4항, 제5항, 구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2011. 12. 15. 국토해양부령 제4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8조 제1항, 제2항의 내용 및 체계 등을 종합하면,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관리사업자로 구성하는 사업자단체인 조합 또는 협회의 설립인가처분은 국토해양부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자동차관리사업자들의 단체결성행위를 보충하여 효력을 완성시키는 처분에 해당한다. 그리고 자동차관리법이 자동차관리사업자들로 하여금 시·도지사 등의 설립인가를 거쳐 조합 등을 설립하도록 한 취지는, 자동차관리사업자들이 공통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단체를 구성하여 활동할 수 있는 헌법상 결사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하는 한편, 조합 등이 수행하는 업무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공익적 차원에서 최소한의 사전적 규제를 하고자 함에 있다. [2] 구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관리사업자로 구성하는 사업자단체인 조합 또는 협회 설립인가 제도의 입법 취지, 조합 등에 대하여 인가권자가 가지는 지도·감독 권한의 범위 등과 아울러 자동차관리법상 조합 등 설립인가에 관하여 구체적인 기준이 정하여져 있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보면, 인가권자인 국토해양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조합 등의 설립인가 신청에 대하여 자동차관리법 제67조 제3항에 정한 설립요건의 충족 여부는 물론, 나아가 조합 등의 사업내용이나 운영계획 등이 자동차관리사업의 건전한 발전과 질서 확립이라는 사업자단체 설립의 공익적 목적에 부합하는지 등을 함께 검토하여 설립인가 여부를 결정할 재량을 가진다. 다만 이러한 재량을 행사할 때 기초가 되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비례·평등의 원칙을 위반하는 등의 사유가 있다면 이는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서 위법하다. Ⅲ. 관련규정의 내용 구 자동차관리법 제67조는 자동차관리사업자는 자동차관리사업의 건전한 발전과 질서 확립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하면 국토해양부장관 또는 시·도지사의 인가를 받아 자동차관리사업자로 구성하는 사업자단체인 조합 또는 협회를 설립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제1항), 조합 등을 설립하려면 그 조합 등의 조합원 또는 회원이 될 자격이 있는 자의 5분의 1 이상이 발기하여 창립총회에서 정관을 작성한 후 인가를 신청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제3항), 조합 등은 자동차관리사업자에 대한 자율 지도, 시·도지사 등으로부터 위탁받은 업무 및 지시사항의 처리, 자동차관리사업의 육성에 필요한 업무 등을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4항). Ⅳ. 문제의 제기-인가적 접근의 문제점 민법학에서는 법인설립과 관련해서 '허가주의'를 법인설립에 관하여 행정청에게 자유재량이 인정된다는 것으로, '인가주의'는 법정요건을 갖추면 당연히 법인설립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것으로 본다. 그리하여 현행민법상의 법인설립허가제를 인가제로 바꾸고자 한다. 즉, 민법학에 의하면 인가의 경우 재량이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본다, 사실 행정법학에서도 명문의 특별 규정이 없는 한, 다수의 입장에 의하면 인가는 기속행위이고 수정인가는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인가적 접근을 강구하면서도 재량을 인정하는 대상판결은 분명 행정법학 및 민법학의 이해와는 맞지 않는다. 본안판단의 당부를 논하는 것과는 별도로 여기서의 인가의 법적 성질을 중심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Ⅴ. 인가의 개념적 징표 인가란 사인간의 법률행위의 효력을 완성시켜주는 행정행위이다. 완성행위이자 보충행위라 한다. 민사법의 추인에 해당하는 인가는 대상이 되는 법률행위의 법효과를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일종의 법정조건이고, 인가로 인해 비로소 사법관계가 형성된다는 점에서 그것은 사권형성적 행정행위에 해당한다. 인가의 본질이자 인가를 다른 형성적 행정행위와 구별되게 하는 결정적인 기준은 그것의 보충행위적 성격과 완성행위적 성격이다. 전자와 관련해선, 기본행위에 대한 인가의 부종성이, 후자와 관련해선, 기본행위를 위한 법정조건성이 충족되어야 한다. 인가의 본질이 (사후적) 추인인 점에 비추어, 인가가 먼저 성립한 법률행위의 효력요건에 해당한다는 점과 인가이전의 법상태와 관련해선 법률행위의 효력이 (유동적으로) 발생하지 않은 점이 가늠잣대이다(법률행위의 효력이 처음부터 발생하지 않은(unwirksam) 경우와 법률행위가 하자가 있어서 무효인(nichtig) 경우를 엄별해야 한다. 토지거래계약허가제와 관련하여 판례가 "유동적 무효"로 기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법문에서 인가란 용어를 사용하더라도, 관련 규정을 통해 추인으로서의 본질적 징표가 확인되지 않으면, 인가로 보아선 아니 된다(명칭상의 인가≠ 실질적 인가). 법률행위가 효력규정위반을 이유로 무효가 되는 경우는 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Ⅵ. 인가에서의 불복메커니즘의 특징 인가론의 특징은 독특한 불복메커니즘이다. 인가 자체엔 하자가 없고 단지 기본행위에만 하자가 있을 땐 기본행위의 하자를 들어 인가를 다툴 수 없다. 이 경우에는 기본행위를 민사소송을 통해서 다툴 수밖에 없다. 판례가 시종 관리처분계획의 하자를 갖고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다툴 수 없다고 보는 것처럼, 판례는 소의 이익의 차원에서 이런 입장을 전개한다. 보충행위이자 완성행위로서의 인가의 위상에 따른 당연한 결과이다. 그런데 본질이 인가가 아닌 것을 인가로 설정하면 자칫 권리구제의 공백 및 도그마틱의 난맥이 발생한다. 과도한 인가론적 접근은 재고될 필요가 있다(김중권, 행정법, 379면 참조). Ⅶ. 사안의 조합설립인가의 법적 성질 조합설립인가거부의 당부의 물음에서 대상판결은 법정설립요건이외에 비법정의 공익적 관점-조합 등의 사업내용이나 운영계획 등이 자동차관리사업의 건전한 발전과 질서 확립이라는 사업자단체 설립의 공익적 목적에 부합하는지 등-을 추가하였다. 이런 법정외 거부사유를 판례는 일찍이 -일종의 예외적 승인에 해당하는- 산림훼손허가나 산림(토지)형질변경허가에서 도입하였다(대법원 1997.9.12. 선고 97누1228판결 등). 사안의 조합설립인가를 보충행위로서의 인가로 접근하는 것은 기왕의 인가론과는 분명히 상치된다. 그렇다면 여기서의 인가는 무엇인가? 그것은 조합으로서 법인격주체로서의 법적 지위를 새로이 창설시킨다는 점에서 일종의 설권적 처분(특허)라 할 수밖에 없고, 이렇게 접근해야 도그마틱적 문제점이 생기지 않는다. Ⅷ. 맺으면서-법제상의 필야정명호(必也正名呼) 신고제처럼, 이름과 본질의 불일치로 법적용에서 심각한 난맥지점이 인가제이다. 재건축조합설립인가를 설권적 처분으로 본 대법원 2009.9.24. 자 2009마168,169결정은, 필자의 주장이 반영되어, 본질이 인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명칭에 사로잡혀 인가로 보아온 전래적 입장을 혁파한 좋은 본보기이다. 이런 향상된 인식을 바탕으로 하루바삐 인가제가 그 본연에 맞춰 정립되길 기대한다.
2015-08-17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수당이 압류금지채권인지 여부
1. 사실관계 채권자는 손해배상청구사건의 가집행선고부 판결정본에 기하여 채무자가 국회의원으로서 국회법 제30조 및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규칙에 의하여 제3채무자로부터 매월 지급받는 수당, 입법활동비, 여비, 입법정책개발비의 지급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하였다. 채무자의 국회의원임기는 2012년 5월29일 종료하였다. 2. 대법원 결정의 요지 가.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각 비용 지급의 목적과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입법 및 정책개발비', '여비'는 국회의원으로서의 고유한 직무수행을 위하여 별도의 근거조항을 두고 예산을 배정하여 그 직무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국가가 지급해 주는 것으로, 국회의원의 직무활동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 또는 수당과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 국회의원의 직무수행을 위하여 지급하는 위 비용들에 대하여 압류를 허용할 경우, 위 비용들이 위 법률에서 정한 목적이 아닌 개인적인 채무변제 용도로 사용됨으로써 국회의원으로서의 고유한 직무수행에 사용될 것을 전제로 그 비용을 지원하는 위 법률에 위배된다. 또한 국회의원 본연의 업무인 입법활동과 정책개발, 공무상 여행 등의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불가능해지거나 심각하게 저해될 우려가 있으므로, 위 법률에 따라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입법 및 정책개발비, 여비는 위 법률에서 정한 고유한 목적에 사용되어야 하며 이러한 성질상 압류가 금지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에서 말하는 급여채권은 계속적인 역무의 제공에 대한 보수를 총칭하는 것으로 공무원의 직무상 수입도 여기에 포함되는 점,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 제5조는 "국회의원이 법률이 허용하는 다른 공무원의 직을 겸한 때에는 국회의원의 수당과 겸직의 보수 중 많은 것을 지급받는다"고 정하여, 국회의원이 지급받는 수당과 공무원이 지급받는 보수가 서로 대체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소득세법 제20조 제1항 제1호는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받는 봉급·급료·보수·세비·임금·상여·수당과 이와 유사한 성질의 급여'를 근로소득으로 규정하고 있고, 그에 따라 국회의원의 세비인 수당을 근로소득으로서 과세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 같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국회의원이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급받는 일반수당, 관리업무수당, 정액급식비, 정근수당, 명절휴가비와 같은 수당은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의 '급료·연금·봉급·상여금·퇴직연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에 해당하여 그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 또는 같은 호 단서에 따른 금액에 대하여는 압류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3. 평석 가.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입법 및 정책개발비, 여비의 경우 (1) 성질상 압류가 금지되는 채권의 의미 판례, 통설에 의하면 민사집행법 소정의 압류금지채권이나 각종 특별법상의 압류금지채권과 별도로 채권이 양도성이 없는 경우에는 현금화(전부명령, 추심명령 등)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강제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다(주석 민사집행법(김능환·민일영 집필대표) 5권, 593쪽;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Ⅲ], 296쪽 등). 채권의 성질이 양도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양도할 수 없고(민법 제449조 제1항 단서), 양도가 허용되지 않는 경우에는 해당채권을 피압류채권으로 하는 채권압류명령을 신청할 수 없다. 채권의 성질이 양도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로 통설은 채권자가 변경되면 급부내용이 전혀 달라지는 채권(계약에 의하여 특정한 사람을 부양하게 하는 채권 등), 채권자가 변경되면 채권의 행사에 커다란 차이가 생기는 채권(위임인의 채권, 종신정기금채권 등), 특정한 채권자와의 사이에 수수·결제되어야 할 특별할 사정이 있는 채권(상호계산에 산입된 채권)을 들고 있다(주석 채권총칙(박준서 집필대표) 2권, 534쪽). (2)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지급된 돈이 압류금지채권인지 여부 위와 같이 특정한 채권자와의 사이에서만 수수·결제되어야만 하는 채권은 당사자 사이의 계약뿐만 아니라 법률규정에 의하여 성립할 수 있다. 법률에서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돈을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면 그 돈도 역시 특정한 채권자 사이에서만 수수·결제되어야 한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 강제집행의 대상이 되어 특정한 채권자 이외의 사람에게 지급된다면 개인의 채무변제 명목으로 전용되어 결국 지급을 명한 법령의 취지에 반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용도 외 사용금지규정이 있는지 여부를 불문한다. 실무상 용도 외 사용금지, 용도 외 사용시 처벌규정이 존재하면 압류금지채권이고 그렇지 않으면 압류가 가능하다는 견해도 있으나 반드시 그렇게 볼 수는 없다. 이러한 견해는 보조금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2조 제1항을 근거로 들고 있다. 위 제22조 제1항은 보조금의 용도 외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급되는 돈의 성격이 보조금이 아닌데도 함부로 보조금에 관한 규정을 원용할 수는 없다. 보조금은 국가 외의 자가 수행하는 사무 또는 사업에 대하여 국가가 이를 조성하거나 재정상의 원조를 하기 위하여 교부하는 부담금, 그 밖에 상당한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고 교부하는 급부금이다(위 법 제2조 제1호). 돈의 성격이 사업 조성, 재정상 원조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보조금이라 할 수 없다. 판례는 중요무형문화재가 지급받는 전승지원금청구채권이 성질상 압류가 금지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금원의 목적 내지 성질상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와 특정인 사이에서만 수수, 결제되어야 하는 보조금교부채권은 성질상 양도가 금지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강제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이러한 법리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중요무형문화재를 보호·육성하기 위하여 그 전수 교육을 실시하는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에게만 전수 교육에 필요한 경비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는 금원으로서 그 목적이나 성질상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와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사이에서만 수수, 결제되어야 하는 전승지원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2다203461 판결)'고 판시하면서 용도 외 사용금지 규정이 없음을 들어 강제집행의 대상이 된다고 본 원심을 파기하였다. 이 사건에서도 입법활동비(국회의원의 수당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특별활동비(제7조 제1항), 입법 및 정책개발비(제7조의2 제1항), 여비(제8조 제1항) 등은 각 법률규정상 국회의원의 고유한 직무수행을 위하여 지급되는 돈임이 명백하다. 나. 다른 수당의 경우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는 "급료·연금·봉급·상여금·퇴직연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은 압류하지 못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급여채권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받는 임금채권을 말하며 급여소득에는 소득세의 대상이 되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위 주석 민사집행법 599쪽). 한편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의원이 받는 비용 등이 압류금지채권이 되는지에 관하여 과거 대법원은 "지방의회의원이 지급받는 비용들은 근로자의 근로의 대가로서의 급여와는 그 성격이 다른 것으로서 지방의회의원은 지방자치법에서 정한 겸직의 제한을 받는 외에는 보수를 수반한 겸직이 금지되고 있지 아니하므로 지방의회의원에게 지급되는 비용들은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에서 정한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4. 6. 18. 자 2004마336 결정)"고 결정한 바 있다. 주석 민사집행법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겸직이 금지되고 있지 않은 국회의원(국회법 29조)의 세비 등 수당청구권과 같은 것은 본 호의 압류제한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고 한다(위 주석 민사집행법, 600쪽). 그러나 국세징수법 제33조 제1항은 세비는 그 중 2분의 1을 압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대상 결정에서도 언급되었듯이 국회의원의 세비인 수당도 과세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세비 중 수당도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3호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 참고로 원심결정 당시의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공무원, 정부투자기관의 임직원, 농수협의 임직원,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없는 교원'을 제외한 모든 직을 겸할 수 있었지만 {구 국회법(2012. 3. 21. 법률 제114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1항} 2013년 8월13일 법률 제12108호로 국회법이 개정되어 '국무총리, 국무위원, 공익 목적의 명예직, 다른 법률에서 임명위촉되도록 정한 직'을 제외하고는 모든 직을 겸할 수 없게 되었다(제29조 제1항). 한편 지방의회의원은 포괄적으로 겸직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지만(지방자치법 제39조 참조), 2004년 이후 의정활동비가 생계나 품위를 유지할 정도로 많이 인상되었다. 향후 대법원결정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2015-01-26
수입한 호밀 종자가 관세감면 대상인지 여부
1. 서론 무역회사인 원고는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식물 종자를 수입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정부는 1998년부터 '푸른들가꾸기 운동'을 추진하였는데, 이 운동은 친환경농업육성정책 중의 하나로, 겨울철 벌판에 호밀, 귀리 등의 사료작물이나 자운영 등의 녹비작물을 재배하여 푸른들을 가꾸는 사업이다. 원고는 '푸른들가꾸기 운동'에 사용될 호밀종자를 수입하면서, 관세법에서 정한 관세면제물품인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에 해당한다는 확인을 농림부장관으로부터 권한을 받은 농협으로부터 받아 관세면제신청을 하였고, 세관은 이를 받아들였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호밀은 사료작물 재배용으로 수입적응성 시험을 받은 품종만 있고, 식용 등 다른 용도로 수입적응성 시험을 받은 품종은 없다. 호밀은 유기질 비료로서의 효과와 토양미생물의 서식처 및 토양 물리성 개선효과가 있고, 작물중에서 이른 봄에 저온생장성이 가장 빠르기 때문에 푸른들의 경관은 물론 분진, 대기오염, 산소공급, 탄산가스 제거 등의 환경정화기능을 가지고 있다. 2006년경부터 정부는 '푸른들가꾸기 사업'의 중점을 녹비작물 재배에 두면서, 기존에는 사료작물로만 분류했던 호밀을 녹비작물에도 추가하였다. 또한 사료작물 재배와 관련하여 '조사료생산기반 확충사업'을 별도로 추진하였다. 그런데 '푸른들가꾸기 사업'에 참여하는 농민들은 1998년이나 2006년 이후 모두 호밀 활용방식이 동일하였다. 가을에 호밀을 파종하여, 겨울철 들판을 푸르게 보이게 한 후, 봄에 호밀이 적당히 자라면 줄기를 잘라 윗 부분은 사료용으로 사용하고, 아랫 부분은 갈아 엎어서 녹비용으로 사용하였다. 세관은 2006년 이후 '푸른들가꾸기 사업'과 '조사료확충기반사업'의 담당부서와 자금조달원, 예산근거가 서로 다르며 '녹비용(綠肥用) 종자'는 관세법이 정한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가 아니므로 관세면제물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수입가격의 108%의 관세율을 적용하여 이 사건 추가관세 및 가산세 부과 처분을 하였다. 2. 판결요지와 쟁점 대법원은, 이 사건 호밀종자가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사실심인 원심판단을 존중하여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라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이 사건 호밀종자는 작물적 특성과 활용도를 고려할 때 사료용과 녹비용에 혼용되어 사용되었는데, 이를 '녹비용 종자'에만 해당하고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대법원은 관세법상 관세면제신청기관의 확인은 면제신청의 절차적 요건일 뿐이고, 그로써 관세가 면제되는 물품인지를 확정하는 효과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3가지이다. 첫째, 관세면제확인의 효력인데, 법령에 의해 권한을 부여받은 기관으로부터 관세면제대상물품이라는 확인을 받은 경우에는 관세면제대상이 되는지 여부이다. 둘째, 정부정책변경과 관세면제물품의 변경여부인데, 정부정책이 변경되는 경우에 동일한 물품의 관세면제여부가 달라지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셋째, 관세면제대상물품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인데, 수입신고를 하는 때의 물품의 성질과 수량에 따르는 것인지 혹은 수입이후에 실제 사용된 것을 고려하는지 여부이다. 3. 평석 (1) 관세감면제도 관세법은 물품의 수입시에 관세를 부과하는데, 특정한 물품은 관세면제대상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 경우 당해 관세면제대상물품이 정부의 특정 정책 수행 목적으로 수입되다가 정부의 정책이 변경된 경우에 관세면제대상에서 제외될 것인지가 문제될 수 있다. 관세부과의 목적은 국가의 재정수입확보와 국내산업보호를 위하여 해당 물품의 수입을 억제하려는 것이다. 한편 국내사정상 고관세율 적용이 부당한 경우에는 관세율을 조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관세법상 감면제도이다. 호밀의 경우를 예를 들어 살펴보면, 식용으로 사용될 경우에는 국내 타 농산물과 경쟁관계에 있으므로 고관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 하지만 사료용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국내 곡물산업을 보호하는 것과는 무관하고, 고관세부과가 가축사육비의 높은 원가부담이 되어 축산업이 위축되므로 관세를 감면하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문제된 식물 종자는 호밀인데, 호밀이 식용으로 수입된 적이 없다는 점은 당사자간에 다툼이 없었으나, 당초에는 조사료(粗飼料) 생산확대 등을 목적으로 한 사료용으로 수입되다가 정부정책의 변화로 호밀이 녹비용 작물에 추가됨으로써 녹비용으로 수입되었다. 그런데 관세법에는 녹비용에 대하여는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았다. 즉 호밀이 식용으로 수입되지는 않았으나, 관세법이 정한 사료작물 재배용으로 수입된 것도 아니라는 것이 처분청의 주장이고, 원고는 호밀은 일관되게 사료와 녹비로 혼용되어 사용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2) 관련 법령 관세법 제93조는 특정물품의 면세라는 제목 아래 1호로 "동식물의 번식·양식 및 종자개량을 위한 물품중 재정경제부령이 정하는 물품"를 규정하고 있고, 시행규칙 제43조는 위 법에 따라 관세를 면제하는 물품은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호밀·귀리 및 수수에 한한다)로 한다"고 규정한다. 또한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제46조는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에 대한 관세감면대상물품의 확인업무를 농업협동조합중앙회장에게 위탁한다. 한편 종자산업법 제141조는 수입적응성시험에 대한 규정인데, 국내에 처음으로 수임되는 품종의 종자를 판매하기 위하여 수입하고자 하는 자는 수입적응성시험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3) 쟁점별 검토 1) 관세면제확인의 효력 관세법 시행규칙 제44조에 따라, 주무부처의 장 또는 그 위임을 받은 기관장의 확인은 어떤 효력을 가지는가? 원심은 원고가 농림부장관의 위임을 받은 농업협동조합중앙회장으로부터 이 사건 호밀종자가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에 해당한다는 확인을 받은 이상 관세법이 정한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 확인은 면제신청의 절차적 요건일 뿐이고, 그로써 관세가 면제되는 물품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정하는 효과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권한있는 기관이 한 확인의 효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는 어려운 문제이나, 실무적으로 확인기관이 심사하는 방법이 형식적이라는 점, 확인에 의해 사실관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닌 점과 실질과세원칙을 고려하면 대법원 판례의 견해를 수긍할 수 있다. 2) 정부정책변경과 관세면제물품의 변경여부 정부정책이 변경되는 경우에 동일한 물품의 관세면제여부가 달라지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처분청은, 당초에는 푸른들가꾸기 사업으로 호밀이 수입되어 사료작물 재배용으로 주로 사용되었으나, 그 이후 담당부서가 변경되었고 '조사료확충기반사업'이 별도로 생겼고, 호밀은 녹비작물에도 추가되었으므로 호밀은 더 이상 '사료재배용 작물'이 아니라 '녹비용 작물'이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관세법에서 관세면제물품을 정하고 있는 입법취지, 수입된 호밀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실태는 사료와 녹비에 혼용되고 있는 점, 정부 정책이 변화된 이후에도 실제 농민이 호밀종자를 사용하는 방식에는 변경이 없는 점, 정부가 추진하는 '푸른들가꾸기 사업'과 '조사료확충기반사업'은 서로 배제적인 성격이 아니라 보완적 관계에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정부의 정책변화가 바로 호밀종자에 대한 법적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하여는 대법원의 판단이 타당하다. 3) 셋째, 관세면제대상물품인지 판단시점 수입신고를 하는 때의 물품의 성질과 수량에 따르는 것인지 혹은 수입이후에 실제 사용된 것을 고려하는지 여부이다. 처분청은 관세법 제16조는 "관세는 수입신고를 하는 때의 물품의 성질과 수량에 의하여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93조도 특정물품이 수입되는 때에는 그 관세를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특정물품의 관세가 면제되는지 여부도 수입신고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므로,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인지 여부도 수입신고 당시의 수입목적, 경위, 실질적인 용도등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호밀은 수입목적이 '푸른들가꾸기(녹비)용'이었으므로 감면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관세면제대상물품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시점이 수입신고시라는 처분청의 주장은 타당하다. 다만 특정물품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그 물품의 용도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입법취지, 수입목적, 객관적인 용도, 품종, 형질, 특성, 수입후 실제 사용내역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이런 다양한 판단기준을 검토한 결과 이 사건 호밀의 경우에는 사료작물 재배용 종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실심 심리과정에서 당사자간에 서로 다른 주장이 있었으나, 법원은 증거에 의하여 사실인정을 한 것이고, 대법원도 원심의 사실인정에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의 판단이 타당하다. 4.결론 이 사건은 수입된 호밀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가 당초 하나에서 2개로 나뉜 이후 동일한 호밀 종자를 일부는 녹비용으로 무상으로 공급하고, 일부는 조사료용으로 유상으로 공급하는 과정에서 유상으로 공급받은 농민이 민원을 제기되자, 세관이 개입함으로써 발생한 사건이다. 수입신고 당시를 기준으로 하면 호밀종자가 사료재배용 종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타당하다. 취급하는 정부부서가 나뉘어지고 정책목적이 달라졌다고 하여 관세면제물품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달리 할 것은 아니다. 이 사건은 관세면제대상 판단기준에 대한 판례로 선례적 가치가 있는바, 대법원의 견해에 찬동한다.
2011-12-22
전환규범을 매개로 한 행정규칙의 법규성인정의 문제점
Ⅰ. 사건의 경위 원고는 2008. 1. 7. 피고 아산시장에게 신규 건조저장시설(DSC)의 사업자인정 신청을 하였지만, 피고는 2008. 4. 21. 원고에 대하여, 농림사업실시규정(2007. 12. 28. 훈령 제1291호, 이하 '이 사건 훈령'이라 한다) 제4조에 의한 2008년도 농림사업시행지침서(이하 '이 사건지침서'라 한다)가 정한 신규 DSC 사업자 인정기준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위 신청을 반려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아산시 미곡종합처리장(RPC)·건조저장시설(DSC) 운영협의회는, 원고가 논 면적 확보기준에 225ha 미달하였다는 아산시의 검토결과가 적합하다는 판정을 하였다. 신규 DSC 사업자로 인정되면 벼 매입 실적에 따라 매입자금을 지원 받거나 공공비축 산물 벼 매입량이 배정되는 등의 혜택이 있다. Ⅱ. 원심(대전고등법원 2009.4.30. 선고 2008누3096판결)의 판결요지 2008년도 농림사업시행지침서가 농림부에 의하여 공표됨으로써 신규 RPC 또는 신규 DSC 사업자로 선정되기를 희망하는 자는 이 사건 지침에 명시된 요건을 충족할 경우 사업자로 선정되어 벼 매입자금 지원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가지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지침에 명시되어 있지 아니한 시·군별 신규 DSC 개소당 논 면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의 DSC 사업자 인정신청을 반려한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지침이 예기하고 있는 자기구속을 위반한 것이거나 자의적인 조치로서 평등의 원칙에 부합하지 아니하고, 따라서 이 사건 처분 당시 이 사건 지침과 달리 DSC 개소당 논 면적 기준을 적용할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이 사건에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Ⅲ. 대상판결의 요지 [1]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이나 내부지침'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행정처분이 그에 위반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재량권 행사의 준칙인 행정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게 되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은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받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를 위반하는 처분은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된다. [2] 시장이 농림수산식품부에 의하여 공표된 '2008년도 농림사업시행지침서'에 명시되지 않은 '시·군별 건조저장시설 개소당 논 면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신규 건조저장시설 사업자 인정신청을 반려한 사안에서, 위 지침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졌다거나 그 공표만으로 신청인이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없고, 쌀 시장 개방화에 대비한 경쟁력 강화 등 우월한 공익상 요청에 따라 위 지침상의 요건 외에 '시·군별 건조저장시설 개소당 논 면적 1,000ha 이상' 요건을 추가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수 있어, 그 처분이 행정의 자기구속의 원칙 및 행정규칙에 관련된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없다. Ⅳ. 문제의 제기 법원은 시종 행정규칙의 비법규성에 바탕을 둔 전환규범적 이론구성을 수긍하지 않고, 처음부터 관련 규정의 법적 성질(법규성여부)을 가늠하고 이를 관철하여 왔다. 그 결과물이 바로 법령보충적 규칙의 존재이다. 그러나 대상판결을 비롯 대법원 2009.3.26. 선고 2007다88828, 88835판결에 즈음하여, 자기구속의 법리, 평등원칙, 신뢰보호원칙과 같은 전환규범을 매개로 행정규칙의 대외적 구속력을 논증한 접근방식(독일의 통설적 기조)이 추가되었다. 법령보충적 규칙의 존재는 독일에서의 규범구체화규칙을 포함하면서도 그것을 넘어선다는 점에서, 행정규칙에 관한 독일식 도그마틱과 이별하게 하는 중요한 단초이다. 요컨대 이런 두 가지의 접근방식의 병존은 부자연스럽다. 이하에선 이런 문제인식을 公論化하기 위하여 관련 규정에 대한 대상판결 등의 접근이 바람직한지를, 우선 이 사건지침서의 법적 성질에 초점을 맞추어 논구하고자 한다(行政規則의 法規性 問題에서 독일식의 전환규범적 접근에 대해 필자는 극히 비판적이다.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및 논의의 시발이 된 판례의 문제점은 다른 곳에서 상론할 예정이다). Ⅴ. 법원의 기본적 접근 여기서 문제가 된 것은 농림사업실시규정 제4조에 의한 2008년도 농림사업시행지침서이다. 원심은 "양곡관리법 제22조는,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은 미곡의 유통구조개선·품질향상 및 가격안정을 위하여 생산자로부터의 미곡의 매입, 매입한 미곡의 건조·선별·보관·가공 및 판매 등 종합적인 미곡의 유통기능을 담당하는 미곡유통업을 육성하여야 함을 전제로(제1항), 농업협동조합 기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미곡의 유통기능을 능률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 미곡종합처리장 등 미곡의 건조·보관·가공·유통·판매시설의 설치 및 미곡의 매입에 필요한 자금의 일부를 예산의 범위 안에서 융자하거나 보조금을 교부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제2항),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융자 및 보조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농림수산식품부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제3항), 위 규정의 위임을 받은 양곡관리법 시행규칙 제9조는, 양곡관리법 제22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미곡의 매입자금을 생산자인 농민과의 계약재배를 통하여 원료 벼를 확보하는 자에게 우선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 각 규정들의 내용을 살펴보아도 양곡관리법 제22조 제3항이 일정한 사항을 행정입법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양곡관리법 및 그 시행규칙이 미곡의 건조·가공 등 미곡의 유통기능을 담당할 미곡유통업을 육성함에 있어 농림수산식품부장관에게 위 법령 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다고 볼 법적인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위 각 규정의 내용이나 성질, 이 사건 지침서의 취지 및 목적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지침서는 미곡종합처리장 등에 벼 매입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사업목적 달성을 위한 사업대상자 선정 등에 관한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 준칙을 정한 것에 불과하여 대내적으로 행정청을 기속함은 별론으로 하되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고, 대법원 역시 이를 그대로 수긍하였다. Ⅵ. 법원의 기본적 접근의 문제점 법령보충적 행정규칙의 始原이 된 '재산제세사무처리규정'의 건을 보면, 모법률인 소득세법은 양도소득세의 양도차익을 계산함에 있어 실지거래가액이 적용될 경우를 대통령령에 위임하였다. 이에 따라 동법시행령(1982.12.31. 대통령령 제10977호로 개정된 것) 제170조 제4항 제2호는 양도소득세의 실지거래가액이 적용될 경우의 하나로서 국세청장으로 하여금 지역에 따라 정하는 일정규모 이상의 거래 기타 부동산투기억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거래를 지정할 수 있게 하였다. 이에 국세청장이 훈령으로 '재산제세사무처리규정'을 발하였고, 판례는 이것의 법규성을 인정하였다(대법원 1987.9.29. 선고 86누484판결). 여기선 대통령령이 국세청장의 지정을 언급한 반면, 위의 사안에선 농림수산식품부령이 미곡유통업의 육성과 관련하여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차이점이 해당 농림사업실시규정과 농림사업시행지침서를 단순한 업무처리지침으로서 비법규성을 지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결정적인 근거가 될 수 있는가? 우선 법령보충적 규칙은 본래 침익적 행정에서 문제가 된 반면, 사안에서의 양곡관리법 제22조는 개입(침해)행정이 아니라 급부행정의 문제임을 유의하여야 한다. 그리고 입법자가 융자 및 보조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농림수산식품부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였다는 것은, 그것의 구체화를 행정에 맡긴 것이다. 사실 모법률이 구체적 권한행사를 행정청에게 수권(위임)한 이상, 그것의 구현메카니즘의 형식은 문제되지 않는다. 설령 법률이 정한 형식을 취하지 않는 경우에도, 그것의 법적 성질의 차원이 아닌 그것의 하자의 차원에서만 문제될 뿐인데, 그 문제 역시 다음과 같이 새롭게 보아야 한다. 議會立法의 原則上 위임입법의 법리(위임독트린)는 법률에서 법률하위적 명령으로 위임할 때 즉, 제1차 위임의 경우에만 의미를 갖는다. 행정부에 위임된 이상, 그 행정부안에서의 2차, 3차 위임의 경우에는 포괄위임금지와 같은 위임독트린은 별 의미를 갖지 않기 때문이다(이 점에서 재위임의 경우에도 위임독트린을 대입하는 일반적 경향은 재고되어야 한다).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여 위임하지 않은 모법률에 비난의 화살을 던지는 것이 正道이다. 요컨대 명시적인 위임수권의 存否만으로 이 사건지침서의 법적 성질을 가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Ⅶ. 맺으면서-농림사업시행지침서의 법적 성질 이 사건지침서에 따르면, 신규 RPC 사업자 인정기준과 DSC 사업자 인정기준을 명확히 구분하여 규정하면서, 신규 RPC 사업자는 시·군별 RPC 개소당 논 면적 3,000ha 이상과 원료 벼 확보가능 논 면적 2,000ha 이상을 확보하여야 하고, 신규 DSC 사업자는 시·군별 신규 DSC 개소당 원료 벼 확보가능 논 면적(RPC 및 DSC 모두 권역 내 RPC, DSC, 임도정공장 등을 종합 검토하되, 도시지역의 경우는 인접한 군의 논 면적을 포함하여 검토할 수 있음) 1,000ha 이상을 확보하도록 지역기준을 설정하고 있으나, 시·군별 DSC 개소당 논 면적에 관하여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 또한 DSC 사업자 인정기준에 있어 벼 가공시설 과잉지역 등은 신규 DSC 사업자 신청 및 선정에서 제외한다고 하면서 '선정 제외 지역은 신규 RPC 사업자 인정기준에 준함'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사실 농림사업시행지침서는, 규범이 필요한 일정한 분야에 법률적 규율이 不在할 때 발해지는 法律代位的 規則이라 하겠다. 여기서 법률적 규율의 不在란 그것이 전혀 없는 경우는 물론, 법률적 규정이 있으되 구체화규정이 요구될 정도로 개괄적인 경우도 의미한다. 재량준칙과 법률대위적 규칙이 구별되는 점은, 후자의 경우 정해진 결정규준을 구체화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결정규준을 처음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의 "법률대위"가 법률과 동등한 효력을 갖는 것을 뜻한다고 오해해선 아니 된다(김남진/김연태, 행정법Ⅰ, 2011, 173면). 본래 법률대위적 규칙은 독일의 경우 과거 자금조성과 같은 급부행정영역에서 입법의 不備狀況에서 행정이 나름의 지침에 의거하기 위해 고안된 것인데, 오늘날에는 급부행정영역에서도 법률적 규율이 대폭 증가하여 그 의의가 많이 가시었다. 그리고 본래 그것은 관계법령이 제정되기까지 나름의 행정통제규칙으로 기능할 뿐이고, 당연히 재판규범성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사안의 경우엔 이미 모법률 차원에서 授權이 존재하기에, 독일에서의 법률대위적 규칙적 이해를 아무런 수정 없이 대입해선 아니 된다(법규명령과 행정규칙의 구분에서의 실질적 기준설에 의하면, 동지침은 법규적 효력을 가질 수 있다. 한편 법률대위적 규칙을 직접적 외부적 구속효를 갖는 법규로 보기도 한다. 홍정선, 행정법원원론(상), 2011, 254면). 독일의 경우, 행정은 立法과 司法사이에 꽉 끼인 존재이고, 명령에 대한 恐怖가 아우러져, 전환규범적 접근에 대해 엉터리라고 酷評이 가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규칙의 태생적 烙印-非法規性-은 여전히 주효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대통령제하에서 행정에 대해 나름의 민주적 정당성이 부여되기에, 독일마냥 행정규칙에 대해 엄격한 태도를 취하여, 그것을 카스트제하의 賤民(Paria)으로 여기기보다는 의회와 행정의 共管的 法定立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김중권, 행정법기본연구Ⅰ, 2008, 409면 이하 참조). 요컨대 농림사업시행지침서는 법령보충적 규칙이라 하겠다.
201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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