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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예외적 허용 사유의 구체적 판단기준 및 방법
[대상판결] 1. 사실관계 가. 원고와 피고는 2010년 3월 혼인신고를 마친 부부이고 그 사이에 2010년 12월 출생한 딸인 사건본인이 있다. 나. 원고는 피고와의 지속된 갈등으로 2011년에는 부부상담을 받고 2013년에는 이혼소송 준비 중 피고의 사과를 받고 철회하였으나 그 후에도 갈등을 극복하지 못해 2016년 5월 집을 나가 피고를 상대로 이혼 등 청구소송(이하 '종전 이혼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2017년 7월 원고에게 혼인파탄에 더 큰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피고는 종전 이혼소송 제기 직후 위자료 및 재산분할청구권 보전을 위한 채권가압류를 하였으나 본안소송은 제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종전 이혼소송에서는 이혼에 반대하였다. 다. 원고는 종전 이혼소송 패소 확정 후 여전히 피고와 별거 중이나 양육비는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 계속 지급하고 있고 피고와 사건본인이 거주하는 아파트를 취득하여 그 담보대출금을 계속 변제하고 있다. 라. 피고는 원고에게 사건본인을 만나려면 자신에게 연락하고 집으로 들어오라고 요구하였고 아파트의 잠금장치를 변경한 후 열쇠 교부를 거절하면서 원고가 먼저 집에 들어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였다. 관계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원고는 피고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였다. 마. 원고는 2019년 9월 이 사건 이혼청구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는 일관하여 이혼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2. 제1,2심의 경과 제1,2심은 원고가 종전 이혼소송에서 패소판결을 받은 후 가정에 복귀하지 않고 혼인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 없이 판결선고 후 2년 만에 다시 동일한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혼을 요구하고 있는 점, 피고가 이혼의사가 절대로 없음을 밝히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원고의 이혼청구를 배척하였다. 3. 대상 판결의 판단 대상 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원심이 ① 혼인생활의 전 과정 및 이혼소송이 진행되는 중에 드러난 피고의 언행 및 태도, 피고와 사건본인이 처해 있는 구체적 정황, 혼인관계의 회복가능성 등을 모두 고려하여 피고에게 혼인계속의사가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살펴보지 않은 채 그 혼인계속의사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 기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만 판단하고 ② 과거 원고의 이혼청구가 기각되었어도 그 후 피고 역시 혼인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아 혼인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이 없는 반면 피고 및 사건본인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짐으로써 유책배우자의 유책성이 희석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피고의 분쟁상황을 고려할 때 혼인관계의 유지가 미성년자인 사건본인의 정서적 상태와 복리를 저해하고 있는지 및 그 정도 등을 심리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청구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허용되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은 민법 제840조 제6호의 해석 및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으로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대상 판결은 기존의 유책주의를 재확인하면서도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의 예외적 허용사유의 판단기준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이를 완화하였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대상 판결을 통하여 앞으로 사회적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진다면 추후 파탄주의가 인정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파탄주의의 도입은 사회적 변화뿐 아니라 가치관의 변화, 사회적 여건 마련 등 국민적 합의가 선행될 필요가 있어 보다 신중하여야 할 것이고 그러한 점에서 대상 판결은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유책주의의 단점을 보완하는 기준을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된다. [연구] 1.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허용되는지 여부 및 범위에 관한 기존 판례의 변천 가. 민법 제840조 제6호의 이혼사유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와 관련하여 혼인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경우라면 그러한 혼인파탄에 대하여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 즉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허용될 수 있을 것인가가 위 조항의 해석론으로 논의되어 왔다. 나. 대법원은 일찍부터 민법 제840조는 원칙적으로 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면서 제6호 이혼사유에 관하여도 혼인생활의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그 파탄을 사유로 하여 이혼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라 밝히며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불허해왔다(대법원 1965. 9. 21. 선고 65므37 판결, 대법원 1971. 3. 23. 선고 71므41 판결 등). 다. 이후 대법원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원칙적으로 불허하면서 상대방 배우자도 이혼의 반소를 제기하였거나 오로지 오기나 보복의 감정에서 표면적으로만 이혼에 불응하고 실제로는 혼인의 계속과 양립 불가능한 행위를 하는 등 혼인유지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예외사유 ①)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라도 인용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여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기 시작하였다(대법원 1987. 4. 14. 선고 86므28 판결 등). 라. 한편 이후 대법원은 원고가 가출 후 장기간 별거 중 사실혼 관계에서 혼외자를 낳은 사안에서 피고의 책임이 경합하였다고 볼 수 있으며 세월의 경과에 따라 원고의 유책성도 약화되고, 원고가 처한 상황에 따라 그 유책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법적 평가가 달라지게 되는 등으로 혼인제도의 추구 목적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하더라도 원고의 유책성이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중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민법 제840조 제6호의 이혼사유를 인정하여(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므2130 판결,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므1256 판결) 기존의 유책주의를 조금 더 완화하기도 하였다. 2.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의 내용 이에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되었으나 7인의 다수의견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종래 대법원 입장을 유지하면서 그 예외적 허용 사유를 확장하여 기존의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계속의사가 없는 경우(예외사유 ①) 외에도 그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세월의 경과로 혼인파탄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약화되어 쌍방 책임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해진 경우 등과 같이 혼인생활 파탄의 유책성이 그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예외사유 ②)에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그리고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의 예외적 허용 여부는 유책배우자의 책임의 태양·정도,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 및 유책배우자에 대한 감정, 당사자의 연령, 혼인생활의 기간과 혼인 후의 구체적인 생활관계, 별거기간, 부부간의 별거 후에 형성된 생활관계, 혼인생활의 파탄 후 여러 사정의 변경 여부, 이혼이 인정될 경우 상대방 배우자의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상태와 생활보장의 정도, 미성년 자녀의 양육·교육·복지의 상황, 그 밖의 혼인관계의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하여 판단하도록 하였다. 3. 대상 판결의 구체적 내용 및 의의 가. 대상 판결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는 예외사유 ①과 관련하여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의 판단기준 및 방법을 구체화하여 제시하였다. 즉 대상 판결은 (1)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를 인정하려면 소송과정 중 그 배우자가 표명한 주관적 의사뿐 아니라 혼인생활의 전 과정 및 소송과정 중 드러난 상대방 배우자의 언행 및 태도를 종합하여 그 배우자가 악화된 혼인관계를 회복하여 원만한 공동생활을 영위하려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혼인유지에 협조할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상대방 배우자가 원만한 혼인관계 복원을 위한 협조 없이 일방 배우자를 비난하고 대화와 소통을 거부하는 경우 이혼소송 중 가정법원이 권유하는 부부상담 등 혼인관계 회복을 위한 조치에 불응하는 경우에는 혼인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았다고 볼 수 있어 혼인계속의사를 인정함에 신중하여야 한다 (2) 다만 상대방 배우자가 혼인의 계속과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언행을 하더라도 그 이혼거절의사가 이혼 후 자신 및 미성년 자녀의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상태와 생활보장에 대한 우려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때에는 혼인계속의사가 없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였다. 나. 또한 대상 판결은 일방 배우자가 과거 이혼소송에서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로 받은 기각판결 확정 후 다시 이혼소송을 제기하였어도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일방 배우자의 유책성이 상당히 희석되어 예외사유 ②에 해당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즉 대상 판결은 이 경우 과거 기각판결 확정 이후 상대방 배우자도 일방 배우자의 유책성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고 일방 배우자의 전면적 양보만 요구하거나 민·형사소송 등 혼인관계 회복과 양립하기 어려운 사정을 정리하지 않은 채 장기간의 별거가 고착화된 경우 이미 혼인관계가 와해되었고 회복될 가능성도 없으며 협의에 의한 이혼도 불가능해진 상태까지 이르렀다면 종전 이혼소송에서 현저하였던 일방 배우자의 유책성이 상당이 희석되었다고 볼 수 있고 이는 현재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다. 나아가 대상 판결은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혼인의 유지가 그 자녀의 복리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과 더불어 파탄된 혼인관계의 유지가 미칠 부정적인 영향까지 모두 심리·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4. 결어 대상 판결은 기존의 유책주의를 재확인하면서도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의 예외적 허용사유의 판단기준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이를 완화하였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대상 판결을 통하여 앞으로 사회적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진다면 추후 파탄주의가 인정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파탄주의의 도입은 사회적 변화뿐 아니라 가치관의 변화, 사회적 여건 마련 등 국민적 합의가 선행될 필요가 있어 보다 신중하여야 할 것이고 그러한 점에서 대상 판결은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유책주의의 단점을 보완하는 기준을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혼인파탄의 책임이 상대적으로 경미한 배우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도 아울러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이유경 변호사(법무법인 율촌)
유책
이혼
파탄주의
이유경 변호사(법무법인 율촌)
2022-08-15
국가배상
'보안업무규정(대통령령)'에 의한 신원조사는 위법
1. 사실관계 및 대상판결 가. 원고는 영국으로부터 초청을 받고 여권발급신청을 하였다가 국가안전기획부(이하 '안기부')로부터 신원조사 회보가 늦어져 출국할 수 없었음을 이유로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원고는 해외여행자에 대한 신원조사를 규정한 보안업무규정 제31조 제2항 제3호는 모법인 안기부법에 근거가 없거나 그 위임범위를 일탈하였으므로 위 규정을 근거로 신원조사를 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하였으나, 서울지방법원은 1997년 5월 9일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96가합60720), 서울고등법원은 1998년 2월 5일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97나23480). 나. 대법원은 2000년 12월 8일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는데(98다12041 판결, 이하 '대상판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구 안기부법(1999년 1월 21일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1호, 제2항, 구 보안업무규정(1999년 12월 7일 대통령령 제166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1항, 제2항 제3호 등에 의하면, 해외여행자에 대한 신원조회(신원조사의 오기로 보인다) 업무는 구 안기부가 법률에 근거하여 담당하던 고유업무의 하나로서 구 보안업무규정 제31조 제1항이 모법의 근거가 없다거나 그 위임의 범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관련 법리 가. 헌법 제14조는 "모든 국민은 거주·이전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거주·이전의 자유에는 국내에서의 거주·이전의 자유 이외에 해외여행의 자유가 포함된다(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7두10846 판결). 나.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등을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고(헌법 제37조, 법률유보원칙),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헌법 제75조, 포괄위임금지원칙). 법률의 시행령은 모법인 법률에 의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나 법률이 규정한 범위 내에서 법률을 현실적으로 집행하는 데 필요한 세부적인 사항만을 규정할 수 있을 뿐, 법률에 의한 위임이 없는 한 법률에 규정되지 아니한 새로운 내용을 규정할 수는 없다. 법률의 위임 없이 법률이 정하지 아니한 내용을 규정한 시행령 조항은 그 자체로 무효이며, 이와 같이 무효인 시행령 조항에 기초한 행정처분은 그 법적 근거를 상실하여 위법하다(대법원 전원합의체 2020. 9. 3. 선고 2016두32992, 대법원 전원합의체 2015. 8. 20. 선고 2012두23808 등). 3. 구 안기부법 등의 내용 및 관련 비판 가. 대상판결에서 언급한 구 안기부법과 구 보안업무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 위 가.의 규정에서 보듯이 구 보안업무규정은 신원조사에 관하여 규정하였으나, 구 안기부법은 신원조사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았고 대통령령에의 위임규정도 두지 않았다. 이것은 법률인 국정원직원법(제8조의2)에서 국정원직원에 대한 신원조사를 규정하고 절차 등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 것과 명확히 구별된다. 다. 대상판결과 달리, 다수의 견해는 보안업무규정의 신원조사 규정이 모법의 근거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① 국회입법조사처는 현행 법률체계를 살펴보면, (공무원 임용예정자에 대한) 신원조사제도를 명시한 '법률'은 존재하지 않으며, 신원조사제도의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반드시 국회를 통과한 법률에 정하여야 하는데 행정규칙에서 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헌법상 기본권제한의 법률유보원칙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보았다(이슈와 논점, 2015년 8월 7일). ② 국가인권위원회는 대상판결을 언급하고도, 국가정보원법은 신원조사 제도에 대한 명시적 위임 근거를 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보안업무규정'에 따른 신원조사 제도 개선 권고, 2018년 12월 27일). ③ 송준종 변호사는 대상판결을 언급하고도, 신원조사는 명시적이고 직접적인 법률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였다(국가인권위회, '신원조사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청문회' 자료집, 2005년 1월 18일 27면). 4. 보안업무규정에 의한 신원조사는 위법 가. 해외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신원조사를 받아야 하고 받지 않으면 해외여행을 할 수 없으므로, 신원조사는 해외여행의 자유를 제한한다. 나. 해외여행의 자유를 제한하려면 법률에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구 보안업무규정에 의한 신원조사에 관하여는 구 안기부법에 신원조사에 관한 근거 규정도 없고, 대통령령에의 위임규정도 없다. 다. 따라서 법률의 위임 없이 법률이 정하지 아니한 신원조사를 규정한 구 보안업무규정의 신원조사 규정은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되어 그 자체로 무효이며, 무효인 보안업무규정에 기초한 신원조사는 그 법적근거를 상실하여 위법하다. 5. 대상판결에 대한 평석 가. 대상판결에는 위 1. 나.와 같이 판시한 근거 내지 이유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지 않다. 이것은 마치, 음주를 하고(법률에 위임 규정을 두고) 운전을 해야(대통령령에 규정해야) 음주운전이 되는데(위법하지 않은데), 음주를 하지 않았음에도(법률에 위임 규정이 없음에도) 운전을 하였으므로(대통령령에 규정하였으므로) 음주운전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것과 유사하며, 납득하기 어렵다. 위 4.에서 본 바와 같이 구 보안업무규정에 의한 신원조사는 위법이므로, 대상판결은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를 인용하였어야 할 것이다. 나. 대상판결은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등에서 검색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동안 학문적 비판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필자도 열람·복사 청구를 하여 대상판결을 입수하였다). 대상판결은 보안업무규정에 의한 신원조사의 법률적 근거 유무에 관한 유일한 판결로 보이고 선례적 가치가 충분하므로 마땅히 공개되어야 한다. 다. 국정원은 대상판결을 보안업무규정에 의한 신원조사가 법률적 근거가 있다는 점에 대한 근거로 계속 이용하고 있다. 국가인권위회의 위 청문회(2005년 1월 18일)에서, 국정원은 대상판결을 신원조사의 법적근거로 주장하였다(위 청문회 자료집, 3면). 2020년 12월 31일 보안업무규정이 개정되었다(대통령령 제31354호). 개정 과정에서 국정원의 입법예고에 대해,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보안업무규정의 신원조사 규정은 위법이므로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하였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미반영으로 회신하면서 국정원의 신원조사 업무는 대상판결 등을 통해 합법적인 업무로 인정받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라. 대한민국 모든 판사들은 임용되기 직전에 신원진술서를 작성·제출하여 국정원의 신원조사를 받아야 한다. 이 신원진술서를 토대로 존안자료가 작성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 1997년 3월 17일 기사의 '공무원은 임용 순간부터 존안자료 기록이 시작된다'는 내용에 비추어 볼 때 그렇다. 그리고 이와 같이 작성·업데이트된 존안자료가 이후 판사를 포함한 공무원들에게 국정원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단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위 한겨레 기사의 "안기부 전직 실장급 간부는 '존안자료야말로 안기부가 가진 힘의 실질적 원천이다'고 말한다"는 내용에 비추어 볼 때 그렇다. 결국 국정원이 영향력을 행사하여 대상판결을 비공개로 함으로써 학문적 비판은 피하면서, 신원조사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비판을 받을 때는 대상판결을 국정원에 유리하게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 대상판결은 그보다 약 20년과 15년 이후에 선고된 위 2016두32992, 2012두23808 전원합의체판결 등에 의해서 실질적으로 변경(폐기)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2016두32992 판결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 노동조합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이를 시행령에 위임하는 명문의 규정도 두고 있지 않음에도, 법외노조 통보를 규정한 노동조합법 시행령이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되어 그 자체로 무효라고 판시하였고, 2012두23808 판결도 유사하다. 6. 결어 '보안업무규정(대통령령)'에 의한 신원조사는 위법하다. 대상판결은 더 이상 원용되지 않아야 하며, 공개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무효인 보안업무규정의 신원조사규정을 즉시 삭제해야 한다. 엄기섭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여권
신원조사
출국
국가배상
엄기섭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2021-10-14
이혼·남녀문제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의 보호와 배려
- 서울고등법원 2016르20039 이혼 등 - 1. 사실관계 A(원고)는 B(피고)와 혼인하여 세 자녀를 두었다. A는 C와 수년간 내연관계를 유지해오다가 1998년경 집을 나가 C와 동거하면서 그 후부터 지금까지 별거상태에 있다. B는 혼인생활 중 토지와 건물이 자신의 명의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를 기초로 재산을 증식하고 자녀들의 교육 및 뒷바라지를 하였다. A는 별거 후 자녀들의 결혼식에 B와 함께 참석한 것 이외에는 연락을 단절한 채 지냈고, 약 1억원 정도를 자녀들에게 학비 또는 혼인비용으로 주었다. A는 2000년경 B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로 기각판결을 받았고, 항소하였으나 항소 기각되어 판결이 확정되었다. A는 2006년 하객들을 초대하여 C와 결혼식을 치렀다. 그리고 A는 2014년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A는 2015년 B를 상대로 이혼, 위자료 및 재산분할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1심(서울가정법원 2015드합30060)은 2015년 12월 9일 A의 이혼청구는 인용하고, 위자료와 재산분할청구는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는 A와 B가 모두 항소하였는데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6르20039)은 2016년 6월 14일 원심을 파기하고, A의 이혼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2. 판결 요지 (1) 제1심 원고와 피고가 서로 연락을 단절한 채 별거한 기간이 18년에 이르고 있고, 그 기간 동안 원·피고는 일체의 연락을 단절한 채 자녀의 결혼식과 같은 집안 행사에만 일시적, 형식적으로 참석하였던 점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원고와 피고의 혼인관계는 파탄에 이르렀다. 다만, 원고가 1992년경부터 C와 내연관계를 맺은 후 1998년 집을 나가 동거하는 등 부정행위를 한 잘못이 있으므로, 파탄의 주된 책임은 원고에게 있다. 다만, 원고는 고령으로 최근 대장암이 발병하였음을 확인한 후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점, 원고와 피고는 별거를 시작할 무렵 및 그 이후로 18년간 별다른 간섭 없이 각자 생활하여 온 점, 별거 이후 피고는 부동산에서 발생한 임대소득을 취득하여 생계와 자녀들을 양육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던 점, 피고의 의사는 혼인관계의 회복을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재산분할의 결과가 C에게 이득이 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이혼에 불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할 때, 이 사건은 원고의 유책성이 그 이혼청구를 배척하여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2) 항소심(대상판결) 혼인관계의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음이 원칙이다. 피고는 종전 이혼소송에서부터 이 사건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혼을 원하지 않고 있고, 자녀들도 이혼을 원하고 있지 않은 점, 피고는 원고가 집을 나간 후 자녀 3명을 양육하고 결혼을 시켰는데, 원고가 자녀들의 유학자금과 결혼자금을 일부 부담한 것 이외에는 별다른 지원을 하지 아니한 점, 원고는 피고가 부동산의 임대소득으로 자녀들을 양육하고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가출한 후 피고를 상대로 위 부동산 중 2분의 1 지분에 대하여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패소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부동산의 임대소득에 기초하여 자녀들을 양육하고 생활한 것을 두고 원고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피고와 자녀들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피고는 만 73세가 넘는 고령으로 원고와의 혼인관계에 애착을 가지고 혼인생활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점 등의 사정이 인정된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함에도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에 응하지 아니하고 있을 뿐이거나 원고의 유책성이 그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않다거나 세월의 경과에 따라 혼인파탄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되어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되어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허용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3. 평석 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기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그 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으나, 대법원 2015.9.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이혼]이 선고됨으로서 일단 일응의 기준이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에 따른 기준은 다음과 같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은 혼인제도가 요구하는 도덕성에 배치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를 방지하려는 데 있으므로, 혼인제도가 추구하는 이상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책임이 반드시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한 배우자의 이혼청구는 혼인과 가족제도를 형해화할 우려가 없고 사회의 도덕관·윤리관에도 반하지 아니하므로 허용될 수 있다. 그리하여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일방의 의사에 따른 이혼 내지 축출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는 물론, 나아가 이혼을 청구하는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세월의 경과에 따라 혼인파탄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되어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과 같이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한 유책성이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지 판단할 때에는 유책배우자 책임의 태양·정도,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 및 유책배우자에 대한 감정, 당사자의 연령, 혼인생활의 기간과 혼인 후의 구체적인 생활관계, 별거기간, 부부간의 별거 후에 형성된 생활관계, 혼인생활의 파탄 후 여러 사정의 변경 여부, 이혼이 인정될 경우의 상대방 배우자의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상태와 생활보장의 정도, 미성년 자녀의 양육·교육·복지의 상황, 그 밖의 혼인관계의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하여야 한다." 위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에 따르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허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상대방 배우자 또한 혼인 계속 의사가 없거나, 이혼을 구하는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제1심 판결은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가 혼인관계의 회복을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아닌 점, 별거기간 동안 피고가 부동산의 사용수익으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던 사정을 고려하여 원고의 이혼청구를 인용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피고의 혼인계속 의사에 진정성이 있고, 원고가 그 이전에 피고 소유의 부동산에 대하여 지분이전소송을 제기한 점에 비추어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의 배려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이혼청구를 기각한 것이다. 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의 보호와 배려 이혼에 있어서 '정의'를 요구하는 것이 우리의 기본적인 판례의 태도이다. 유책주의는 이러한 정의 관념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유책주의가 도전 받는 것은 혼인을 강제할 수 없다고 하는 판결의 실효성의 문제, 그리고 애정의 문제를 정의로만 규율할 수 없다는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기존의 유책주의를 유지하면서도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의 보호와 배려'가 있었다면 예외적으로 이혼을 허용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힌 것으로, 종전의 태도에 비하면 진일보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축출이혼'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있는 기준이기도 하다. 그러나 파탄주의 입장에서도 이와 같은 기준은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파탄주의 법제에서 채택하고 있는 이혼 배우자에 대한 사후부양제도 같은 것은 상대방에 대한 보호와 배려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다만, 이혼을 전제로 할 것인가 여부의 차이일 뿐이다. 그러나 위 전원합의체 판결로 인해 이혼과 관련해서 배우자, 그리고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의 문제가 본격적인 논의의 대상으로 부각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된다. 현재 기준으로 볼 때 유책배우자의 재판상 이혼이 허용되기 위해서는 이를 상쇄할 정도의 상대방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있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 때 보호와 배려의 정도는 유책성의 정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서로 상쇄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애정이 남아 있지 않은 배우자에 대하여 정신적인 배려가 기대되지는 않을 것이므로 결국 경제적인 지원과 자녀에 대한 도리와 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대상 판결은 이에 대하여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유책성의 상쇄에 대하여는 향후 정의 관념에 부합하는 보다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혼
재산분할
유책배우자
변호사 (새올 법률사무소 대표)
2016-10-20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원칙적으로 '불가'… 예외사유는 '확대'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 568 전원합의체 판결- 1. 들어가면서 대법원은 1965년 혼인파탄에 책임 있는 배우자(유책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결한 이후 엄격한 유책주의를 유지해 왔다. 대법원은 유책배우자가 청구한 이혼사건을 전원합의체(주심 김용덕 대법관)에 회부하여 판례변경 여부를 검토하기 위하여 지난 6월 공개변론까지 열었다. 이번 대법원 선고에 나타난 대법관들의 입장은 팽팽하게 나뉘었다. 양승태 대법원장과 6명의 대법관 등 7명은 유책주의 입장에서 종전 판례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다수의견)이었고, 주심 대법관을 포함한 6명은 파탄주의 입장에서 종전 판례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반대의견)이었다. 2. 전원합의체 판결의 사실관계 원고와 피고는 1976년 3월 9일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로서 그 사이에 성년인 자녀 3명을 두고 있는데, 원고는 2000년 1월경 집을 나와 원고의 딸을 출산한 여자와 동거하고 있고, 피고는 원고가 집을 나간 후 혼자서 세 자녀를 양육하였다. 피고는 직업이 없고 원고로부터 생활비로 지급받은 월 100만 원 정도로 생계를 유지하였는데 그나마 2012년 1월경부터는 원고로부터 생활비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었다. 피고는 원심 변론종결 당시 만 63세가 넘는 고령으로서 위암 수술을 받고 갑상선 약을 복용하고 있는 등 건강이 좋지 아니하며 원고와의 혼인관계에 애착을 가지고 혼인을 계속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 3. 유책주의의 예외 대법원은 "상대배우자도 이혼의 반소를 제기하고 있는 경우 혹은 오로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표면적으로는 이혼에 불응하고 있기는 하나 실제에 있어서는 혼인의 계속과는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행위를 하는 등 그 이혼의 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비록 혼인의 파탄에 관하여 전적인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청구라 할지라도 이를 인용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여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1987.4.14. 선고 86므28 판결 등). 4. 이른바 '유책성 풍화론'을 적용한 판결 대법원은 가출한 처(A녀)가 기형인 혼외자를 출산한 후 이혼청구를 한 사례에서 'A녀와 남편의 혼인관계는 11년이 넘는 장기간의 별거 등 A녀로 하여금 현 상황에까지 이르게 한 남편의 책임이 경합하였다고 할 것인 점, A녀와 남편 사이의 부부공동생활 관계의 해소 상태가 장기화 되면서, A녀의 유책성도 세월의 경과에 따라 상당 정도 약화되고, A녀가 처한 상황에 비추어 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법적 평가도 달라질 수밖에 없으므로, 현 상황에 이르러 A녀와 남편의 이혼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파탄에 이르게 된 데 대한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의 법적·사회적 의의는 현저히 감쇄되고, 쌍방의 책임의 경중에 관하여 단정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 역시 곤란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보이는 점, A녀와의 이혼을 거절하는 남편의 혼인계속의사는 일반적으로 이혼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반드시 참작하여야 하는 요소이기는 하지만, A녀와 남편이 처한 현 상황에 비추어 이는 혼인의 실체를 상실한 외형상의 법률혼관계만을 계속 유지하려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보이고, 남편의 혼인계속의사에 따라 현재와 같은 파탄 상황을 유지하게 되면, 특히 A녀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계속 주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참작하여 보면, A녀와와 남편의 혼인은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그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고 할 것이며, 혼인제도가 추구하는 목적과 민법의 지도이념인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혼인관계의 파탄에 대한 A녀의 유책성이 반드시 A녀의 이혼청구를 배척하지 않으면 아니 될 정도로 중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A녀와 남편의 혼인에는 민법 제840조 제6호에서 정한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는 이혼원인이 존재한다'고 판결함으로써(대법원 2009.12.24. 선고 2009므2130 판결) 유책주의의 완화하였다. 5.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내용 가.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다수의견은 유책배우자라도 재판상 이혼이 불가능할 경우 상대방에게 진솔한 마음과 충분한 보상을 통하여 협의상 이혼(2014년 기준 이혼 중 77.7%가 협의상 이혼)을 할 수 있는 점, 이혼당사자에게 재산분할청구권과 면접교섭권이 부여되고 여성의 법적 지위가 개선되었지만 파탄주의 입법례에서 두고 있는 가혹조항이 없고 이혼 후 부양 등 입법적조치가 부족한 점, 간통죄가 폐지된 상황에서 중혼에 대한 형사제재가 없는 점, 우리사회에 여전히 모든 영역에서 양성평등이 실현되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미흡하여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로 인하여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거나 생계유지가 곤란한 경우가 엄연히 존재하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민법 제840조 6호 이혼사유에 관하여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아니하는 종래의 대법원판례를 변경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나. 그런데,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다수의견은 "①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일방의 의사에 의한 이혼 내지 축출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는 물론, ② 나아가 이혼을 청구하는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③ 세월의 경과에 따라 혼인파탄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되어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과 같이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한 유책성이 그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다. 전원합의체의 반대의견도 "부부공동생활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제6호 이혼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지만, ㉠ 이혼으로 인하여 파탄에 책임 없는 상대방 배우자가 정신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심히 가혹한 상태에 놓이는 경우, ㉡ 부모의 이혼이 자녀의 양육, 교육, 복지를 심각하게 해치는 경우, ㉢ 혼인기간 중에 고의로 장기간 부양의무 및 양육의무를 저버린 경우, ㉣ 이혼에 대비하여 책임재산을 은닉하는 등 재산분할, 위자료의 이행을 의도적으로 회피하여 상대방 배우자를 곤궁에 빠뜨리는 경우 등과 같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인용한다면 상대방 배우자나 자녀의 이익을 심각하게 해치는 결과를 가져와 정의·공평의 관념에 현저히 반하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헌법이 보장하는 혼인과 가족 제도를 형해화할 우려가 있으므로, 그와 같은 객관적인 사정이 부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제6호 이혼사유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혼인을 제도적으로 보장한 헌법 정신에 부합한다"고 보았다. 라. 전원합의체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의 차이는 크지 않을 수 있다. 결국 다수의견은 원칙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지 않되, 예외 사유(위 ① 내지 ③)가 있는 경우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도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반대의견은 부부공동생활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제6호 이혼사유에 해당하고, 예외 사유(위 ㉠ 내지 ㉣)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혼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6. 전원합의체 판결의 의미 가.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다수의견은 기본적으로 유책주의를 유지함으로써 간통죄 위헌판결 후 혼인과 가족제도에 관한 사회적 수용능력을 고려하면서도 경직된 유책주의의 예외를 사실상 확대함으로써 유책주의적 수요와 파탄주의적 수요를 절충한 제한적 유책주의라고 평가할 수 있다. 나. 또한, 파탄주의를 지지한 반대의견도 이른바 가혹조항이라고 할 수 있는 사유(위 ㉠ 내지 ㉣)를 제시함으로써 파탄주의로 전환되더라도 종전 혼인과 가족제도에 주는 영향이 크지 않음을 시사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허용되는 예외사유에 해석과 적용 단계에서 반대의견도 상당부분 녹아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7. 사견(이혼 후 부양) 대법원 전원합의체 다수의견과 반대의견 모두 현행 민법상 이혼 후 상대방 배우자에 대한 부양에 관한 규정이 없다고 보았다. 그런데, 사견으로는 현행 민법 하에서도 민법 제826조 1항과 제977조의 합리적인 해석을 통하여 이혼 후 부양문제를 해결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다수의견이 적절히 지적한 바와 같이 '혼인은 일생의 공동생활을 목적으로 하여 부부의 실체를 이루는 신분상 계약'이기 때문에 혼인해소 전에 부부사이의 협의(협정)나 법원의 심판에 의하여 부부간 부양의 정도와 방법을 정할 때 '이혼 후 부양'에 관하여 정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제 협의이혼을 하면서 이혼 후 자녀의 양육비 명목 또는 배우자의 생활비 명목으로 일정한 재산을 이전해 주거나 일정 기간 금전을 지급하거나 두 가지가 병행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재판상 이혼절차에서도 위와 같은 취지로 조정이 성립되는 경우도 많다.
2015-09-21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허용이 신의칙·사회정의에 반하지 않는다는 사례
Ⅰ. 사실관계와 판결요지 1. 사실관계 X(원고, Y의 처)와 Y(피고, X의 남편)는 1990년 12월12일 혼인신고를 마친 부부로서 그 사이에 사건본인 S1(1993년생)갨2(1994년생)를 출산하였는데, X는 Y의 잦은 음주와 외박으로 원만하지 않은 혼인생활을 하던 중 1997년 11월30일 가출하여 따로 생활하다가 2003년 9월30일 Y의 설득으로 다시 집으로 들어 왔으나 한달 만인 2003년 10월30일 다시 가출하였다. X가 잠시 가정에 복귀한 기간을 제외하고, 11년이 넘게 X와 Y는 각자의 주거지에서 별개로 생활해오다가 X는 2007년 초에 소외 M과 현재까지 동거하면서 그들 사이에 2009년 2월12일 다리가 기형인 딸(D)을 출산하였다. S1갨2들은 X갳의 별거기간동안 Y의 어머니(G)의 도움으로 양육하여 왔으며 원심변론 종결일에 S1갨2는 각 고교 1학년, 중학교 3학년생으로 성장하였다. 이 사건 조정기일에서 X는 D의 치료·양육을 위해 가족관계등록을 하는데 장애가 되는 Y와의 혼인의 해소를 주장하였고 Y는 X의 가정복귀를 원하여 조정이 성립되지 않았다. 이에 제1심판결은 X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원심(광주고법)은 2009년 6월5일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X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이에 Y가 상고하기에 이르렀다. 2. 판결의 요지 원심판결의 요지(1심판결의 취소·이혼) : 부부의 별거가 상당히 장기간에 이르고 부부간의 어린 자녀가 없는 경우라면, 상대방이나 자녀가 이혼으로 인하여 정신적·사회적·경제적으로 심히 가혹한 상태에 처하게 되는 등 이혼청구를 인용하는 것이 현저하게 사회정의에 반한다고 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라는 이유만으로 당해 청구가 허용될 수 없다고 해석해서는 아니된다(각판공보, 2009. 8.10.). 대판요지(상고기각) : 원고와 피고사이의 11년이 넘는 장기간의 별거, 원고와 소외인 사이의 사실혼관계 형성 및 자의 출산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원고와 피고의 혼인은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고, 그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고 하여 혼인제도가 추구하는 목적과 민법의 지도이념인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혼인관계의 파탄에 대한 원고의 유책성이 반드시 원고의 이혼청구를 배척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중한 것이라 단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와 피고의 혼인에는 민법 제840조 제6호 소정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는 이혼원인이 존재한다. Ⅱ. 판례평석 1. 머리말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란 혼인관계의 파탄에 전적으로 주로 책임있는 배우자로부터 그 파탄을 이유로 하는 이혼청구이다. 이 판결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신의칙·사회정의'의 관점에서 인용함으로써 종래의 소극적 파탄주의에 한정되어 왔던 입장에서 커다란 전환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논고는 본 판결의 의의와 금후의 과제에 관하여 고찰한다. 2. 판례연구 (1) 본 판결에서의 논의점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관한 종래 판례입장의 전환 여부와 본 판결의 '이혼파탄주의 법리'로의 전환여부이다. 또한 청구인과 소외인(M)과의 신분관계가 '사실혼'이냐 하는 점이다. (2)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관한 종래의 판례입장(기각)의 전환 여부 1)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관한 판례·학설의 동향 판례의 동향 : 대법원의 1965. 9.21. 판결(65므37)은 축첩한 청구인의 이혼청구를 정면으로 배척한 소극적 판결의 효시이었다. 대법원의 1987. 4.14. 판결(86므28)은 상대방이 혼인계속의 의사가 없으면서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표면상 이혼에 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인용하고 있다(법원공보 801호: 같은 취지; 대판 1996. 6.25. 1994므741). 학설의 동향 :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배척하는 '일반론'의 안이한 적용은 엄격하게 좁혀야 하고 피고에게 이혼의사가 명백한 경우에는 배척할 이유가 없다는 견해(김주수, 친상법 p203~ 204)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예외적인 경우에만 인정할 것이 아니라, 일정한 기간의 별거기간이 지나면 유·무책사유와 관계 없이 이혼을 허용함이 타당하다는 견해(한봉희, 가족법 p161)가 주류이다. 그밖의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자의 이익을 위해 일정기간, 이혼을 유예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이희배, 가족법학논집 p1,046~ 1,049). 외국의 판례 : 일본최고재판소의 1987. 9.2. 판결(소화61오260호)은 부부의 별거가 상당히 장기간 등의 경우에는 이혼청구를 용인함이 사회정의에 반한다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유책배우자의 청구란 한 사유만으로 불허할 수는 없다고 판시한다(川井 健, 강좌 현대가족법, 2권 p216~219) 2) 종래의 판례 입장 전환여부 가) 종래의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관한 판례의 입장 대법원의 종래 판례의 입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원칙적으로 기각하였으며(대판 1989. 10.24. 89므429), 예외로 인용하는 입장이었다. 즉, 피청구인의 이혼의사가 명백한 경우(대판 1987. 12.8. 87므44), 오기 보복적 반감으로 표면상 이혼에 불응하는 경우(대판 1987. 9.22. 86므87), 청구인의 유책성이 피청구인보다 가벼운 경우(대판 1990. 3.27. 88므375), 유책행위와 파탄과의 인과관계가 없는 경우(대판1988. 4.25. 87므9), 청구인용이 사회정의에 반하지 않는 경우(서가판 1999. 5.27. 98드32995; 일본최고재판 1987. 9.2. 소화61오260호) 등을 들 수 있겠다. 나) 본건 대판의 입장 전환 원심판결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인용하는 것이 현저히 '사회정의'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청구인용의 판시를 하고 있다. 본건 대판도 신의칙에 비추어 원고의 유책성이 반드시 청구를 배척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중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청구인용의 판결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취지의 판결은 대법원 판결로서는 본 판결이 처음인 것 같다. 이 판결의 의의는 원칙적 이혼규범의 2중상태가 수정되어 종래의 재판규범의 경직성을 완화하는 '변경'의 역할을 하였다고 할 수 있다. 즉, 제한적 파탄주의(원칙적 기각-예외로 인용)를 극복하고 전면적 적극적 파탄주의를 지향한 진일보한 판결이라고 자리매김할 수 있을 정도의 커다란 '변화'라고 할 수 있다. (3) 본 판결의 '이혼파탄주의법리'로 전환여부 1)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인용의 배경 본 판결은 원고의 유책성을 '신의칙'에 입각하여 그 중대성 여부를 판단하였고 원심판결에서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사회정의'에 비추어 그 인용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본 판결은 전면적 파탄주의에 입각한 판결이라 평가할 수는 없지만 종래의 오랫동안 제한적 파탄주의에 한정하고 있던 판례의 태도에 '변경'을 가져온 섬세한 조정의 역할을 하였으며 우리나라 이혼법에 커다란 전기가 되었다는 점에 그 역할의 의의를 인정해도 무방할 것이다. 2) 이 판결을 계기로 하여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대해서는 '원칙적 기각-예외로 인용'의 태도에서 진일보 하여 '원칙적 인용-예외로 이혼유보'의 방향의 발전을 거쳐 종국적으로는 전면적 파탄주의로의 발전을 지향해야 하지 않을까. 3. 여론 청구인과 소외인(M)과의 신분관계는 혼인신고 가능상태가 아닌 점에서 '사실혼'이 아니고(대판 1987. 2.10. 86므70, 대판 1978. 10.3. 78므37, 대판 1984. 8.21. 84므45 참조), 피청구인과의 이혼합의 없는 일방적 별거 중이므로 '중혼적 사실혼'이라고도 할 수 없다고 이해된다(대판 1996. 9.20. 96므530 참조 : 이희배, 가족법판례연구 p481~482 참조). 4. 맺는말 이 판결의 의의는 원칙적 이혼규범의 2중상태가 수정되어, 종래의 재판규범의 경직성을 완화하고 '변경'의 역할을 하였다고 할수 있다. 또한 제한적 파탄주의(원칙적 기각-예외로 인용)에서 발전하여 전면적 파탄주의를 지향한 진일보한 판결이라 자리매김할 수 있을 정도의 커다란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 판결은 전면적 파탄주의에 입각한 판결이라 평가할 수는 없지만, 종래의 오랫동안 제한적 파탄주의에 한정하고 있던 판례의 '변경'을 가져 온 섬세한 조정의 역할을 하였으며, 우리나라 이혼법 발전에 커다란 전기가 되었다고 이해해도 좋을 것 같다.
2010-03-08
피고인이 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Ⅰ. 序 說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단서는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에 한하여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불구하고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피고인의 진술과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하여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단서가 본문이 규정한 증거능력의 요건을 완화한 것인지 아니면 강화한 것인지에 대하여 견해가 대립되고 있다. 즉 제312조 제1항 단서의 ‘그 피고인의 공판진술에 불구하고’의 의미가 가중요건인지 아니면 완화요건인지의 여부가 문제된다. 전자로 해석하는 견해는 피고인이 된 피의자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중요성에 비추어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을 엄격한 취지라고 이해한다. 반면에 후자로 해석하는 견해는 위 규정의 문언이나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에 대하여 특신정황을 전제로 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요건을 완화한 것으로 이해한다. Ⅱ. 제312조 제1항 本文과 但書의 關係(成立의 眞正과의 關係) 1. 學 說 (1) 완화설(제312조 제1항 단서를 본문에 대한 완화요건으로 보는 견해) 제312조 제1항의 문언이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피의자신문조서가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작성된 것이면 성립의 진정이 부정되는 경우에도 증거능력이 있다고 보는 견해이다. 따라서 단서의 ?피의자였던 피고인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불구하고?를 본문의 ‘그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더라도’로 해석한다. (2) 가중설(제312조 제1항 단서를 본문에 대한 가중요건으로 보는 견해) 제312조 제1항을 목적론적으로 해석하여 피고인이 된 피의자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중요성에 비추어 증거능력 인정의 요건을 엄격히 한 것으로 보고,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지만 피고인이 법정에서 그 기재내용을 부인하는 진술을 하더라도 성립의 진정과 특신상태(신용성의 정황적 보장)가 있는 경우에 증거능력이 있다고 보는 견해이다. 따라서 단서의 ‘진술에 불구하고’를 ‘그 조서의 내용을 부인하는 경우에도’(예컨대 피고인이 검찰자백을 부인하는 경우에도)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2. 判 例 대법원은 종래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서명?날인의 진정을 인정한 경우에는 검찰에서의 진술이 특히 임의로 되지 아니하여 신빙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작성된 것이라고 의심할만한 사유가 없으면 증거능력이 있다?(대판 1983.6.14, 83도647; 대판 1984.9.11, 84도1379; 대판 1986.9.9, 86도1177; 대판 1987.9.8, 87도1507)거나, ?원진술자인 피고인이 그 조서에 간인과 서명, 무인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하는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간인과 서명, 무인이 형사소송법 제244조 제2항, 제3항 소정의 절차를 거친 바 없이 된 것이라고 볼 사정이 없는 한 원진술자의 진술내용대로 기재된 것이라고 추정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원진술자인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진술내용이 자기의 진술내용과 다르게 기재되었다고 다투더라도 그 조서의 간인, 서명, 무인한 사실이 있음을 시인하여 조서의 형식적인 진정성립을 인정하고, 한편 그 간인과 서명, 무인이 위 형사소송법 절차를 거친 바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라면 그 피의자신문조서는 원진술자의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할 것이다?(대판 1984.6.26, 84도748; 대판 1986.3.25, 86도218; 대판 1992.6.23, 92도769; 대판 1994.1.25, 93도1747; 대판 1995.5.12, 95도484; 대판 2000.7.28, 2000도2617)라고 하여 形式的 眞正이 있으면 實質的 眞正을 推定하고 있으며,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진정성립을 인정하면 그 조서에 기재된 피고인의 진술이 특히 임의로 되지 아니한 것이라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없는 한 증거능력이 있다?(대판 1992.2.28, 91도2337; 대판 1995.11.10, 95도2088; 대판 1996.6.14, 96도865)고 보면서, ?진술의 임의성이라는 것은 고문, 폭행, 협박, 신체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또는 기망 기타 진술의 임의성을 잃게 하는 사정이 없다는 것 즉 증거의 수집과정에 위법성이 없다는 것인데 진술의 임의성을 잃게 하는 그와 같은 사정은 헌법이나 형사소송법의 규정에 비추어 볼 때 이례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진술의 임의성은 추정된다고 볼 것이다. ... 진술의 임의성에 관하여는 당해 조서의 형식, 내용(진술거부권을 고지하고 진술을 녹취하고 작성완료후 그 내용을 읽어 주어 진술자가 오기나 증감?변경할 것이 없다는 확인을 한 다음 서명날인하는 등), 진술자의 신분, 사회적 지위, 학력, 지능정도, 진술자가 피고인이 아닌 경우에는 그 관계 기타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하여 법원이 자유롭게 판정하면 되고 피고인 또는 검사에게 진술의 임의성에 관한 주장, 입증책임이 분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고, 이는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 즉 특신상태에 관하여서도 동일하다?(대판 1983.3.8, 82도3248)라고 판시하고 있는데, 이는 조서의 형식적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實質的 眞正成立이 추정되고, 실질적 진정성립이 추정되면 자백의 ‘任意性’이 추정되어 결국 특신상태까지도 인정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으나, 최근 대법원은 ?검사가 피의자나 피의자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해 형식적 진정성립뿐만 아니라 실질적 진정성립까지 인정된 때에 한해 비로소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어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이같이 해석하는 것이 우리 형사소송법이 취하고 있는 직접심리주의 및 구두변론주의를 내용으로 하는 공판중심주의의 이념에 부합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원진술자인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간인과 서명, 무인한 사실을 인정해 형식적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거기에 기재된 내용이 자기의 진술내용과 다르게 기재되었다고 하여 그 실질적 진정성립을 다투더라도 그 간인과 서명, 무인이 형사소송법 제244조 2항과 3항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된 것이라고 볼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 한 그 실질적 진정성립이 추정되는 것으로 본 84도748판결 등 종전 대법원견해는 변경한다?라고 판시하면서, ?(병원원장) 최모씨와 (보험회사 직원) 오모씨가 제1심 법정에서 검사가 작성한 조서들의 형식적 진정성립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부분의 기재들은 자신들의 진술과 달리 기재됐다고 진술했고, 피고인 주씨 역시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이들에 대한 검사의 조서들은 실질적 진정성립이 인정되지 않아 증거능력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들 조서들에 관해 형식적 진정성립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실질적 진정성립이 추정됨을 전제로 증거능력을 인정해 모두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대판(전합) 2004.12.16, 2002도537)고 하여 후자의 입장을 따르고 있다. 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법 제312조 본문의 의의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대신하여 진술을 기재한 서류는 이른바 전문증거로서, 원칙적으로는 요증사실에 대한 엄격한 증명의 자료로 사용될 수 있는 자격 즉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아니하나, 검사 또는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피의자신문조서)나, 피의자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참고인진술조서), 검증의 결과를 기재한 조서(검증조서)는 그것이 위와 같은 전문증거임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조건아래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데 있으며, 위 단서는 검사가 피고인이 된 피의자에 대하여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1) ‘피고인이 된 피의자’에 대한 신문조서라는 점에서 피고인이 되지 아니한 피의자에 대한 신문조서나 참고인진술조서, 검증조서에 비하여 증거능력 인정의 요건을 강화하고(성립의 진정이외에도 신빙할 수 있는 상태이어야 함), 2) 그것이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라는 점에서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에 비하여 증거능력 인정의 요건을 완화하고 있다. 이는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경우는, 그것이 피고인이 된 피의자에 대한 것이라면, 성립이 진정함과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한, 피의자였던 피고인이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여하에 불구하고,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는 경우라도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는 것이다?(헌재결 1995.6.29, 93헌바45)라고 판시하여 명시적으로 성립의 진정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의 대법원판례와는 달리 추정을 부정하고 있는 듯 하다. 3. 檢 討 이러한 견해의 대립은 실제문제로서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형식적 진정성립은 인정하되 실질적 진정성립을 부인하는 사례가 많음에 비추어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그런데 완화요건으로 보는 견해에 의하면 피고인이 된 피의자신문조서의 중요성에 비추어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을 엄격히 한 취지와 모순되며, 반면에 강화요건으로 보는 견해에 의하면 사실상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는 증거능력을 인정받는 것이 곤란할 것이다. 생각건대 공판정의 조서의 증거능력을 쉽게 인정하면 공판중심주의를 형해화할 우려도 있으나, ⅰ) 피의자진술서의 경우에 형식적 진정으로부터 실질적 진정성이 추정되며, 피의자진술서와 피의자신문조서가 공판정에 함께 제출된 경우에 전자의 경우는 제313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특신상태가 인정되면 증거능력이 부여됨에 반하여 후자의 경우는 실질적 진정성립을 부인하면 특신상태의 유무와 관계없이 무조건 증거능력이 부정된다고 보는 것은 동일한 절차에서 작성된 조서에 대하여 차별을 두어 형평성에 어긋나므로 서류 자체에 대한 허위기재여부는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을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타당하며, 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인하면 영미법계에서는 조서작성자인 수사기관이 공판정에 직접 나와서 진술하면 증거능력이 인정되는데 반하여,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전문진술(제316조 제1항)에 해당하지만 판례가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있고(대판 1974.3.12, 73도2123), ⅲ) 수사기관으로서의 검사제도 자체를 부인하지 않는 한 공판중심주심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현재 검사들이 수사단계에서 중요한 사건 또는 다툼이 있거나 쟁점이 있는 사건의 경우 피의자나 참고인을 몇 시간씩 수차례에 걸쳐 직접 조사하면서 혐의에 대한 심증을 형성하듯이 법원도 가능하면 직접 공판정에서의 증언이나 진술을 통해 심증을 형성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지 수사서류의 증거능력을 무조건 부인하는 방식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며, ⅳ) 재판 실무상 재판정에서의 위증이 거의 처벌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사단계에서의 위증을 처벌하는 영미법상의 사법방해죄와 같은 규정도 없으며, 범행을 부인하는 피고인은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정성립을 항상 부정할 것이므로 수사절차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더욱이 다른 사람의 사건에 관련되는 것을 싫어하는 한국인의 정서 및 피고인측의 협박 매수 등으로 위증이 성행하고 있는 현재의 재판현실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재판부는 미국과 달리 일반인이 아니라 전문적인 법관으로 구성되므로 일반인들이 증거가치를 잘못 판단할 것을 우려하여 조금이라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 증거를 처음부터 재판절차에 등장시키지 않으려고 하는 전문법칙을 완화하여 해석할 필요성이 있고, ⅴ) 제310조의2는 전문법칙에 대한 일반조항으로서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있지만, 제311조에서 제316조는 전문법칙의 예외로서 적극적으로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제312조 제2항이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이나 변호인’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증거능력판단의 주도권을 피고인측에 주는 반면, 제312조 제1항 단서는 ‘진술에 불구하고 증거로 할 수 있다’고 하여 법원에 적극적으로 증거능력판단의 권한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실질적 진정을 부정한다고 하여 무조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법문에 반하여 사실상 증거능력판단의 권한이 법관으로부터 피고인에게 전이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ⅵ) 대법원은 재독학자 송두율씨 사건에서 변호인의 피의자신문참여권까지 인정하면서도 그러한 상황에서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실질적 진정을 부인한다는 것은 자기모순이며, 증거능력을 완화하여 해석하는 것만이 피고인의 인권보장에 충실한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뒤에 놓여있는 피해자의 권리는 더욱 중요하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절충적인 해석이 필요하다. 물론 피고인의 자백과 같은 인적 증거에 의한 수사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으로 비난하는 경우도 있으나, 물적 증거에 기한 과학수사의 원칙을 강조한다고 하더라도 범죄와 관련된 사람의 진술을 듣지 아니하고는 정확한 진상을 파악할 수 없는 사건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인적 증거의 확보방법은 여전히 범죄수사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피의자?피고인의 인권을 보장하기 적법절차의 강조와는 별도로 실체진실의 발견도 고려해야 하며, ⅶ) 종전처럼 피의자였던 피고인의 자백에 너무 쉽게 증거능력을 인정하면 공범자간의 자백이 상호보강증거가 되어 형사정책상 불합리하다는 비판도 공범자가 모두가 자백하는 경우에는 전문법칙의 증거능력의 인정요건인 공범자에 대한 피고인의 반대신문이 문제될 염려가 없으므로 그 증거능력에 특별한 제한을 가하는 법칙을 만들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공범자의 형식적 진정성립만이 인정될 경우에는 판례가 ?검사작성의 공동피고인(乙?)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공동피고인(乙)이 법정에서 성립 및 임의성을 인정한 경우에는 공동피고인(甲)이 증거로 함에 부동의하더라도 피고인 甲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대판 1990.12.26, 90도2362; 대판 1991.4.23, 91도314; 대판 1991.11.8, 91도1984; 대판 1992.4.14, 92도442)고 판시하여 ‘그 공동피고인이 법정에서 성립의 진정 및 임의성을 인정한 경우에는’이라고 조건을 명확히 하여 이러한 사실상의 추정을 공동피고인의 경우까지 확대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형식적 진정성립으로부터 실질적 진정성립의 추정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추정법리를 공범자인 공동피고인까지 확장시킨다면 사실상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의 문제를 법관의 자유심증에 의한 증명력판단의 문제로 사실상 전이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이 경우도 제312조 제1항 단서의 특신상태의 문제로 해결해야 하며, ⅷ) 법 해석기관인 사법부가 피고인의 인권보장이라는 합목적성만을 내세워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단서가 명문으로 특신상태를 고려하여 증거능력의 유무를 판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입법자의 결단을 무시하는 해석을 하는 것은 헌법상의 대원칙인 권력분립의 원리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법조문에 충실하게 종전 판례처럼 형식적 진정성립으로부터 실질적 진정성립을 추정하되 특신상태를 엄격하게 해석하는 방법으로 증거능력의 유무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사실상 추정설). 이렇게 해석한다면 피고인이 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엄격히 한 취지에 모순될 뿐만 아니라 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에 대한 거증책임을 피고인에게 부담지운다는 문제를 낳는다(조국, ?檢事作成, 被疑者訊問調書의 成立眞正과 證據能力?, 고시연구(2000.12), 159면)는 비판이 있으나, 이 견해에 따르면 피고인이 성립의 진정(실질적 진정성립)을 부정하는 경우 거증책임의 문제가 아니라 수사서류(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한 증거조사 자체를 할 수 없다(형사소송규칙 제134조)는 점에서 타당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판례가 나오게 된 배경은 판례가 ?진술이 임의로 되지 아니하여 신빙할 수 없는 상태에서 된 것이라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없으면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시하여 그 진술 자체의 임의성의 보장만 있으면 ‘特信狀態’의 존재를 추정하는 것처럼 읽혀지거나, 아니면 임의성의 보장을 곧 특신상태로 보면서, ?자백의 임의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자백이 증거능력이 있다는 것에 지나지 않고 그 자백의 진실성과 신빙성, 즉 증명력까지도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대판 1983.9.13, 83도713; 대판 1986.8.19, 86도1075, 대판 1986.9.9, 85도64)라거나, ?자백의 신빙성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첫째로 자백의 진술내용 자체가 객관적인 합리성을 띠고 있는가, 둘째로 자백의 동기나 이유 및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가 어떠한가, 셋째로 자백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이 없는가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판 1995.10.12, 95도1957; 대판 1983.9.13, 83도712.)고 판시하여, 임증거능력의 요건인 임의성과 증명력의 요건인 신빙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판단하면서 증거능력의 또다른 요건인 ‘특신상태’를 판단하는 것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점에 기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법문의 특신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라고 함은 적극적으로 그 상태를 증명해야 한다는 의미로 보아야 하며, 이에 대한 거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신상태는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위한 요건이므로 진술내용의 임의성과는 별개의 것으로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제312조의 피의자신문조서에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제312조의 요건뿐만 아니라 그 전제로서 피의자의 진술 자체가 ‘任意性’의 요건을 구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Ⅲ. 結 語 결국 이번 대법원 판결은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단서에 대한 법원의 증거심사가 좀 더 엄격해졌다는 의미이지 피고인이 부인하면 곧바로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부인된다고 보는 것은 법문에 반할 뿐만 아니라 논리적 타당성도 빈약하다고 보여진다. 무엇보다도 대법원이 ?그 진술내용이나 조서 또는 서류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진술내용의 信用性이나 任意性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대판 1995.12.26, 95도2340; 대판 1987.3.24, 87도81)고 보면서 일응의 기준으로, 진술내용의 신빙성을 담보할 具體的이고 外部的인 情況이 있어야 하고, 그 담보의 정도가 虛僞介入의 여지가 거의 없을 정도이어야 한다는 두가지를 제시하면서 ?이른바 信用性의 情況的 保障이란 자기에게 불이익한 사실의 승인이나 자백은 재현을 기대하기 어렵고 진실성이 강하다는 데 근거를 둔 것으로서, 반드시 그같은 진술이 공소제기후 법관의 면전에서 행하여졌을 때에는 가장 믿을 수 있고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상대적으로 신빙성, 진실성이 약한 것으로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범행후 시간의 경과에 따라 외부와의 접촉 및 장래에 대한 걱정 등이 늘어감에 따라 그 진술이 진실로부터 멀어져가는 사례가 흔히 있는 있는 것이므로, 이른바 信用性의 情況的 保障의 存在 및 그 强弱에 관하여서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이를 가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대판 1983.3.8, 82도3248)라고 판시하고 있으며, 헌법재판소도 전문법칙의 예외를 규정한 제314조의 위헌여부와 관련된 ‘信用性의 情況的 保障’이라는 제약조건의 정당성 여부에 대하여 ?‘특히 信憑할 수 있는 狀態下’라 함은 진술내용이나 조서의 작성에 있어서 허위개입의 여지가 없고 진술내용의 신용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라고 법원의 판례가 오랜 세월을 통하여 개념짓고 있으며, 이는 진실성이나 신용성에 있어 反對訊問을 갈음할 만한 외부적 정황이라고 할 것으로, 부득이한 사유로 법관의 면전에서 진술되지 아니하고 피고인의 반대신문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은 진술인 증거를 요증사실의 인정자료로 삼을 수 있는 제약조건으로서는 합리성이 있는 조건이라고 할 것이다?(헌재결 1994.4.28, 93헌바26)고 판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구체적이고도 엄격한 요건을 방기한 채, 무조건 증거능력을 부인한다고 보는 것은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종전 판례처럼 사실상의 추정을 인정하되 특신상태에 대한 더 엄격한 심사를 행하는 것이 타당한 해석이라고 생각된다.
2005-01-10
이유보완을 통한 하자의 치료
Ⅰ. 問題의 意義 및 所在 상대방에게 불리한 일을 하고자 하는 경우, 상대방에게 미리 그러한 사실 내지는 이유를 알려 주고, 상대방에게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제도를 영국인 들은 자연적 정의(natural justice)의 요소로 간주하며 일찍부터 발전시켜 왔다(이러한 사실에 관하여는 졸저, 行政法Ⅰ, 제7판, 383면 참조). 청문과 이유제시를 핵심적 요소로 하는 사전절차(행정절차) 제도는 우리나라에도 개별법 또는 학설·판례를 통해 도입된지 오래이며, 그에 관한 일반법(행정절차법)이 제정된지도 여러 해가 지났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이유제시(처분의 근거와 이유제시)와 관련하여 법리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이유제시를 사전에 올바로 하지 않은 경우, 사후에 그것을 추완 또는 보완할 수 있는가? 그것이 가능하다면, 시기는 어느 때까지인가? 등의 문제가 그에 해당한다. 다른 한편, 법원은 ‘소송단계에서의 이유보완’의 성격을 가지는 ‘처분사유의 추가·변경’은 폭넓게 인정하면서도 ‘행정절차(행정과정)에서의 이유보완’에 대해서는 이를 무시 또는 경시하는 모순을 저지르고 있다고 하는 것이 필자의 진단이다. 마침,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판례가 발견되기에 그 내용부터 살펴 보기로 한다. ○ 판결요지 당사자가 근거규정 등을 명시하여 신청하는 인.허가 등을 거부하는 처 분을 함에 있어 당사자가 그 근거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이유를 제시한 경우에는 당해 처분의 근거 및 이유를 구체적 조항 및 내용 까지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그 처분이 위법한 것이 된다고 할 수 없다 Ⅱ. 大法院의 判決 要旨 (1) 원심은... 이 사건 처분의 명확한 내용을 밝혀달라는 원고의 요청에 대하여, 1998. 12. 15. 이 사건 처분에 대한 관계 규정은 도시계획법시행령 제20조 제1항이고, 이 사건 임야는 1996. 12. 29. 경제수 식재를 위한 입목벌채허가를 득한 자력조림지로서 도시계획법 등 관계 법령 및 현지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임야를 훼손하는 토지형질변경(개간)을 하여 토지를 이용하기보다 이미 허가를 득한 바와 같이 현 지형상태에서 당초 목적대로 조림지로 이용함이 개발제한구역관리 및 산림의 보호측면에서 합리적일 것으로 판단되어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고 회신하였다는 요지의 사실을 인정하였다. ○ 평석요지 행정청이 처분을 함에 있어 처분근거를 단순히 '도시계획법'이라는 식 으로 법률의 명칭만 적었다면 그것은 어떠한 이유로든 적법시 해서는 안되며, 법원이 행정소송에서 처분사유의 추가 변경을 폭넓게 인정 하면서도행정과정에서의 이유보완에 대해서는 왜 무관심한지 이해하기 어렵다 (2) 원심은 이러한 사실인정을 바탕으로, ① 이 사건 처분을 고지함에 있어 구체적인 관계 규정과 불허가사유를 명시하지 아니하여 절차상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로부터 이미 입목벌채허가를 얻은 원고로서는 피고가 어떠한 근거와 사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인지를 알 수 있고, 설령 당초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어떠한 흠결이 있다 하더라도, 그 뒤 이 사건 처분의 근거규정이 도시계획법시행령 제20조라고 통보함으로써 그 하자가 치유된 것이라고 판단하고, ② 이 사건 임야는 경사도가 21도 이하이고, 입목본수도가 15% 미만으로 개간이 가능하며, 심영식에게 이 사건 임야의 일부에 이축을 위한 건축허가를 하였으면서도, 원고의 토지형질변경신청을 불허한 것은 일관성이 없고, 원고가 조림의무를 소홀히 한 바 없는데도 조림의무를 계속 강제하는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가 식재한 나무를 고사시키는 등 조림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형질변경허가기준에 적합하게 되었으므로, 이를 허가할 경우 도시계획법에 의한 개발제한구역 지정 목적을 참탈하게 되어 부당하므로, 이를 불허한 이 사건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주장들을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3).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은, 행정청은 처분을 하는 때에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일반적으로 당사자가 근거규정 등을 명시하여 신청하는 인·허가 등을 거부하는 처분을 함에 있어 당사자가 그 근거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이유를 제시한 경우에는 당해 처분의 근거 및 이유를 구체적 조항 및 내용까지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그 처분이 위법한 것이 된다고 할 수 없다. (4) 기록에 의하니, 피고가 1998. 12. 15. 원고의 요청에 대한 회신을 함에 있어 ‘도시계획법’이라고만 하였을 뿐 ‘도시계획법시행령 제20조’를 명시하지 아니하였던 사실은 알 수 있으나, 원고가 도시계획법(2000. 1. 28. 법률 제624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도시계획법시행령(2000. 7. 1. 대통령령 제16891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1항 제2호에 의하여 개발제한구역의 지정목적에 지장이 없다고 하여 토지형질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1996. 12. 29.(1996. 11. 27.의 오기로 보인다) 벌채허가를 득한 내용대로 조림을 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불허하였음이 분명하므로, 원고로서는 당초 벌채허가와 달리 이 사건 임야를 이용하기 위한 원고의 신청이 개발제한구역의 지정목적에 현저히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도시계획법시행령 제20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불허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피고가 근거규정을 단지 ‘도시계획법’이라고만 하였다고 하여 그 처분 자체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5) 원심이 원고의 조림의무 불이행을 이 사건 처분의 사유로 본 듯한 부분은 잘못이라 할 것이나,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지 않다고 본 결론은 결국 정당하고, 거기에 토지형질변경불허처분에 있어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Ⅲ. 評 釋 1. 二重的 矛盾 이 사건에서 법원은 이중적 모순을 범했다고 판단된다. 첫째는, 피고가 근거규정을 ‘도시계획법’이라고만 표시하였는데도 “그 처분 자체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고 있는 점이다(위 판결요지의 (4) 끝 부분 참조). 행정청이 처분을 행함에 있어, 처분근거를 단순히 ‘도시계획법’이라는 식으로 법률의 명칭만 적었다면, 어떠한 이유로도 그것을 적법시 해서는 안될 것이다. 둘째는 대법원의 판결문에 표시되어 있는대로, 피고가 ‘그 뒤 이 사건의 근거가 도시계획법 시행령 제20조라고 통보함으로써 그 하자가 치유’된 점을 무시 또는 간과하고 있는 점이다(위 판결요지 (2)의 ① 참조). 오늘날-다행스럽게도-처분의 이유제시가 행정청의 의무가 되어 있기는 하나(행정절차법 제23조, 국세징수법 제9조 등 참조), 일정한 한도에서 그 이유제시의 追完(Nachholung der Begruendung) 내지 理由補完(Nachschieben von Gruenden)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상세는 졸저, 전게서, 290면 참조). 이 사건의 경우, 법원은 ‘이유보완을 통한 하자의 치유’의 법리로써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다른 논리를 펴고 있다고 하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2. ‘處分事由의 追加·變更’과의 不均衡 우리 법원이 행정소송에서의 이유보완(Nachschieben von Gruenden im Verwaltungsprozess)의 성격을 지니는 ‘처분사유의 추가·변경’을 비교적 폭넓게 인정하고 있음은 근년의 다음의 판례에도 잘 나타나 있다(이에 관한 그밖의 상세에 관하여는 졸저, 전게서, 684면 이하 참조). [과세관청으로서는 소송 도중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 당해 처분에서 인정한 과세표준 또는 세액의 정당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자료를 제출하거나 처분의 동일성이 유지되는 범위 내에서 그 사유를 교환·변경할 수 있는 것이고, 반드시 처분 당시의 자료만에 의하여 처분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거나 처분 당시의 처분사유만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대판 2002. 10. 11, 2001두1994). 결론적으로, 우리 법원이 ‘행정소송에서의 이유보완의 성격을 지니는 처분사유의 추가·변경’을 폭넓게 인정하면서-이 사건에서 보는 바와 같이-, ‘행정과정에서의 이유보완(처분사유의 추가·변경)’에 대하여는 왜 그토록 무관심한지 필자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2003-09-04
교과용도서의 검정과 국민의 교육권
法律新聞 1840호 법률신문사 敎科用圖書의 檢定과 국민의 敎育權 梁 建 漢陽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1면 ============ 1. 事實의 槪要 원고(김기숙외 2인)은 1984학년도부터 사용할 중학교 1, 2, 3학년용 및 고등학교용 미술교과서를 공동저작하여 피고(문교부장관)에게 검정신청을 하였는데, 1차심사에서 모두 적격판정을 받았다. 그후 교사용 지도서의 심사본을 제출하였는데, 1983년7월11일자로 중학교용 및 고등학교용 지도서 모두에 대해 부적판정의 처분이 내려졌다. 먼저 고등학교용 지도서에 대한 부적판정의 이유를 보면, 『그 총론부분에 있어서 1.과거 미술교육의 실상이 사회적 압력이나 교육제도의 모순으로 그본질이 왜곡되어 왔다는데 강조점을 두고, 부정적인 견해를 크게 부각시켰고…… 각론부분에 있어서는…… 4.…전통문화의 탁월성을 긍정적으로 발전계승시켜 나아가고자하는 국시의 지표에 어긋나고 있다고 판단된다』는 등의 사유를 들었다. 한편, 중학교용 지도서에 대하여는, 『1.미술과 특성 서술이 개정 교육과정의 근본정신과 부합되지 않으며…』등의 사유를 제시하였다. 원고는 부적판정의 취소를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서울고등법원에 제기하였다. 이 사건에서의 쟁점은 검정심사가 재량의 한계를 일탈한 위법한것이었느냐의 여부에 있었으며 법령상의 검정심사제도 자체의 문제, 즉 검정제도 자체의 위헌 또는 위법 여부는 직접 다투어지지 않았다. 다만, 다음에 보는 것처럼, 고등법원판결은 부분적으로 헌법적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판시하기를(서울고등법원제6특별부, 83구910, 1986년8월12일), 『피고가 정당한 사유없이 원고들의 위 지도서들에 대하여 부적판정을 한 것은 재량의 한계를 현저히 일탈하여 위법하므로 취소를 면할수 없다』라고 보았다. 판결문 가운데 검정심사제도 자체에 관한 일반론적 주요 판시부분을 보면 다음과 같다. 『교과용도서를 저작·발행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 할것이고, 교과용도서검정은 도서를 교과서 용도로서 발행하는데 대한 사권허가적 성격을 지닌 것으로, 많은 검정신청도서중 그 합·불합격의 결정에 대하여는 검정신청자의 이해도 크게 걸려있는 것이므로 국가도 대통령령(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으로써 그 시정절차, 검정기준, 심사방법, 검정합격의 유효기간등에 대하여 엄격한 규정을 두어 이에 따르도록 되어있음에 비추어 보면, 이는 기속재량행위에 해당한다 할것이고, 따라서 위 검정행위를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않는 자유재량행위라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를 받아들일수 없다. 나아가 본안에 관하여 보건대, 우리헌법이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와 교육의 자주성을 보장하는(…)한편, 학문의 자유, 출판의 자유를 보장하고있으며(…)교육법은 교육의 자주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부당한 간섭을 배제하고 있고(교육법 제5조, 제14조)따라서 학문의 연구자는 교육을 위하여 학문연구의 성과를 교과용도서의 집필, 출판하는 형태로 전달할수 있는 교과용도서 집필, 출판의 자유가 있다할것이고, 교과용도서검정에 있어서 심사는 원칙적으로 오기, 오식 기타 객관적으로 명백한 잘못, 제본 기타 기술적 사항에 그쳐야 하며 저자의 교육적 견해 등의 당부는 국민 및 교육을 담당한 교사들에 의하여 평가되어야 할것이며 행정당국의 판단에 맡겨져서는 안된다 할것이고, 더욱이 이사건 지도서는 학생들에게 적합한 교재 및 교육방법을 판단할수 있는 자격을 갖춘 교사들에게만 주어지는 교육자료인 점에서 학생용 교재인 교과서보다 폭넓은 집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할것이고 이에대한 검정심사는 공적교육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한도의 지도조언에 그쳐야할 것이다』 2. 判 決 위 고등법원 판결에 대하여 피고는 상고하였는데,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심을 파기, 환송하였다. 『학문을 연구하는 자가 그 학문성과를 집필 출판하는 자유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의 검정에 있어서 피고의 심사는 원칙적으로 오기, 오식 기타 객관적으로 명백한 잘못, 제본 기타 기술적 사항에 그쳐야 한다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 피고가 시행하는 검정은 그 책을 교과용도서로 쓰게 할것인가 아닌가를 정하는 것일뿐, 그책을 출판하는 것을 막는 것은 아니며, 현행 교육제도하에서는 피고가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를 검정함에 있어서 그저술한 내용이 교육에 적합한 여부를 심사할수 있다고 하여야 할것이며…, 법원이 그 검정에 관한 처분의 위법여부를 심사함에 있어서는 피고와 동일한 입장에 서서 어떠한 처분을 하여야 할것인가를 판단하고 그것과 피고의 처분과를 비교하여 그 당부를 논하는 것은 불가하고 피고가 관계법령과 심사기준에 따라서 처분을 한것이면 그 처분은 유효한 것이고 그 처분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또는 재량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밖에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때가 아니면 피고의 처분을 취소할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評 釋 (1) 대법원판결의 요지는 다음의 세가지 점으로 정리될수 있다. 첫째, 교과용도서의 검정이 『그 책을 출판하는 것을 막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점은 교과용도서 검정이 헌법상 출판의 자유에 대한 침해가 아님을 밝히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러한 견해는 일본의 이른바 제1차 교과서 소송의 제1심판결(東京地裁, 1974년7월16일)에서 제시된 것과 동일하다. 둘째, 검정심사의 범위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오기, 오식 기타 객관적으로 명백한 잘못, 제본 기타 기술적 사항에 그쳐야 한다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하고, 『저술한 내용이 교육에 적합한 여부를 심사할수 있다』라고 보고 있다. 이 부분은 고등법원 판결을 정면에서 거부한 것이며, 검정의 법적 성격을 자유재량행위로 파악하는 입장이 전제되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셋째, 위와같이 검정심사의 범위를 광범하게 보고, 그 성격을 자유재량행위로 파악하는 결과로, 법원의 심사범위도 재량권 남용여부에 국한된다고 보고 있다. 이것은 위의 둘째 부분으로부터 논리적으로 자연스레 귀결되는 것이라 할수 있다. (2) 위와같은 대법원의 判旨에 대하여는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할수 있다. 대법원판결의 핵심은 검정심사의 범위에 관한 부분인데, 이에관해 「저술내용의 교육적합성 여부」라는 광범한 심사범위를 인정하고 있다. 우선, 문제는 이러한 견해의 논거가 제시되지 않고있다는 점이다. 판결문을 보면 그 논거와 관련된다고 풀이되는 이유제시는 오직 한가지이다. 즉, 검정이 『책을 교과용도서로 쓰게할것인가 아닌가를 정하는 것일뿐 그 책을 출판하는 것을 막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검정심사의 범위에 관한 논거가 될 수없다. 그 까닭은 이러하다. 검정심사의 결과, 부적판정이 내려졌다고 하여 일반도서로서 출판할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하여 곧 교과용도서의 출판이 헌법상의 출판의 자유와 무관한 것이라고는 볼수 없다. 일본의 이른바 제2차 교과서 소송 제1심판결(東京地裁, 1970년7월17일)에서도 지적되어 있는것처럼, 출판의 자유는 일반도서의 출판의 자유뿐만아니라 교과용도서의 출판의 자유까지도 포함하기 때문이다. 다만 교과용도서의 출판은 일반도서의 출판에 비하여 더 큰 제한을 받는 점이 다를뿐이다. 여기에서 「더큰 제한」이 어느정도인가는 기본적으로 이른바 敎育權의 소재가 어디에 있다고 보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敎育權이라는 용어는 여러 뜻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교육내용과 방법을 결정, 실시하는 권능』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 보통이다. 교육권에 관한 문제의 핵심은 누가 교육권을 가지느냐 하는 그 소재 또는 주체에 관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는 종래의 國家敎育權論에 대립하여 이른바 國民敎育權論이 제시되고 있다. 후자에 따르면, 국가기관이 교육내용에 개입하는 권능을 원칙적으로 부정하고, 이를 교사, 학부모와 같은 국민에게 인정하려고 한다. 검정심사의 성격과 범위도 敎育權의 주체를 누구라고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데 대법원판결을 보면 이문제에 관한 논급은 전혀 찾아볼수 없다. 이것은 고등법원판결에서 부분적이고 간접적이나마 교육권의 문제가 논급되어 있는 점과 대비된다. 또한 대법원은 검정심사범위와 관련하여, 『현행교육제도하에서는…』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는데, 「현행교육제도」에 관한 법령의 해석에 있어서 교육에 관한 헌법규정의 올바른 해석을 도입할 필요성은 엄두에도 두지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풀이하건대, 대법원은 아마도 교과서 내용의 결정권이 일방적으로 국가에 있다는 國家敎育權論的 사고를 당연한 것으로 밑에 깔고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그러나 세계의 이른바 선진민주주의 국가에서의 교과서 自由發行制와는 달리 이례적으로 교과서검정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에 있어서도, 그 최고재판소는 일방적인 국가교육론을 고집하고 있지는 않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이른바 학력테스트 北海島사건에서의 最高裁判決「1976년5월21일」참조). (3) 검정심사의 범위에 관해 고등법원 판결이 『오기, 오식 기타 객관적으로 명백한 잘못, 제본 기타 기술적 사항』에 그쳐야 한다고 본것에 대해서는 견해에 따라 심사범위를 너무 좁게 한정시킨 것이 아니냐는 입장이 있을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입장을 용인한다고 하더라도 대법원판결처럼 아무 제한없이 「교육적합성 여부」를 심사할수 있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국가주의적 발상이라고 보지않을수 없다. 이점에 관해서는 일본의 제2차 교과서 소송 제1심판결에서 제시된 견해가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르면, 우리의 고등법원판결에서 제시된 심사범위에 덧붙여, 『교과서내용이 교육과정의 大綱的 基準의 틀 내에 있는가』까지를 심사의 범위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서 「교육과정의 대강적기준에의 적합여부」라는 심사범위는 대법원판결에서 말하는 「교육적합성 여부」보다는 훨씬 축소된 것임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일본의 이른바 교과서 소송에 관하여는 拙稿, 「敎科用圖書 檢定에 관한 韓國과 日本의 判例」 劉基天博士古稀記念「法律學의 諸問題」1988년 博英社 참조). 교육민주화의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시점에서 우리의 대법원이 敎育權에 관한 문제의식조차 가지고 있지 못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다. 
1989-05-01
중과세부과처분의 적부
法律新聞 1501호 법률신문사 重課稅賦課處分의 適否 任煐得 辯護士·稅務士 ============ 12면 ============ 一. 大都市 人口의 疏散對策 서울特別市의 人口는 增加에 增加를 거듭하여 現在 9백만명선에 육박하기에 이르렀는 바, 9百萬名이란 人口는 우리나라 全體人口의 約25%의 比率에 該當하는 것으로써 世界的으로 그 類例를 찾아볼 수 없을 程度로 可謂 奇型的인 現象을 나타내고 있어, 바야흐로 大都市 人口의 疏散은 하나의 重要한 政策課題로 登場하기에 이르렀다. 大都市 人口의 疏散對策中 直接的인 方法으로서는 政府廳舍를 果川으로 移轉하고 大都市內에서의 大學校의 新設을 抑制하는 等의 方法을 들 수 있고, 間接的인 方法으로서는 課稅面에서 大都市內에서 會社나 工場을 新設하는 것은 諸稅를 重課하고 大都市로부터 地方으로 工場이나 事業場을 移轉하는 경우에는 稅金面에서 여러 가지 惠澤을 주는 方法을 쓰고있는 것을 볼 수 있는바, 政府가 試圖하고 있는 위의 여러 가지 疏散對策中 間接的인 方法에 속하는 稅金面에서의 措置內容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들 수 있는 것은 大都市안에서 工場施設을 갖추고 事業을 榮爲하는 者가 그 工場을 地方으로 移轉하기 위하여 工場垈地와 建物을 讓渡함으로써 발생하는 所得에 對하여는 法人稅, 特別附加稅 및 所得稅를 一定範圍內에서 免除한다는 規定이다. 이에 關하여서는 租稅減免規制法 제42조에서 具體的으로 規定하고 있는 바, 免除되는 稅目은 法人의 경우는 工場資産의 讓渡差益에 대한 法人稅와 特別附加稅이며 個人의 경우는 工場資産의 讓渡에 따른 讓渡所得稅이나, 그 減免比率은 移轉前의 工場價格과 移轉後의 工場價格의 比率에 依하도록 하고 있다. 즉 工場資産의 讓渡差益에 따른 算出稅額에 對하여 移轉前의 工場價格을 1백으로 하고 이 價格에 移轉後의 工場價格이 占하는 比率만큼을 減免하도록 하고 있으며, 만일 移轉後의 工場價格이 移轉前의 工場價格을 超過할 때에는 算出稅額의 全額인 1백분지 1백을 減免하게 된다. 大都市의 範圍는 租稅減免規制法 施行令 제34조에서 規定하고 있는바, 大體的으로 서울特別市와 그 周邊地域인 仁川直轄市, 水原市 및 고양군, 양주군, 남양주군, 양평군, 화성군, 광주군, 시흥군, 용인군의 각 一部와 釜山直轄市와 大邱直轄市가 大都市地域에 속하고 이 地域으로부터 다른 地域으로 工場을 疏散하게 되면 稅法上 위와 같은 減免의 惠澤을 附與하게 된다. 그런데 위의 경우 地方에서 工場을 新設하는 때에는 舊工場讓渡日로부터 1年以內에 施工을 해야하고 施工日로부터 2年以內에 竣工하여 事業을 開始하여야 하며, 위의 期限內에 工場의 施工을 못하거나 2年以內에 竣工을 못할 때에는 免除된 稅額을 直時追徵받게 되어 있는바, 問題는 果然 1年內 施工 그리고 2年內 竣工이라는 期限이 實情을 度外示하여 지나치게 促迫한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인데 이 點에 관하여는 別途의 機會에 檢討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그 以上의 言及은 避하고저 한다. 둘째로 들 수 있는 것은 大都市에서 施方으로 工場을 移轉하여 事業을 開始한 者에 對하여는 그 事業에 對하여 特別投資控除制度를 適用하여 減免의 惠澤을 주는 規定이다. 즉, 租稅減免規制法 제43조엔 大都市에 있는 工場을 地方으로 移轉하여 事業을 開始한 者는 移轉後의 事業用資産에 對한 投資額의 6%에 相當하는 金額을 그 投資를 完了한 날이 속하는 課稅年度의 所得稅 또는 法人稅에서 控除받든지, 아니면 移轉後의 事業用資産에 대하여는 一般減價償却 範圍額에 불구하고 當該 資産의 取得金額의 1백분지50에 相當하는 金額을 減價償却費로 하여 當該 資産을 取得한 날이 속하는 課稅年度의 所得金額에 있어서 이를 損金에 算入하는 特別減價償却方法을 取하던지, 두가지 方法중 하나의 方法을 選擇하여 課稅上의 特惠를 받을 수 있는 길이 保障되어 있다. 셋째로 指摘할 수 있는 것은 地方移轉準備金의 損金算入 規定이다. 즉 租稅減免規制法 제41조엔 大都市권 안에서 工場施設을 갖추고 事業을 榮爲하는 內國人이 工場施設을 大都市以外의 地域으로 移轉하는데 所要되는 資金에 充當하기 위하여 地方移轉準備金을 損金으로 計上한 때에는 當該 課稅年度의 終了日 현재의 工場施設價額에 1백분의10을 곱하여 算出한 金額의 範圍안에서 當該課稅年度의 所得金額計算에 있어서 이를 損金에 算入한다고 規定함으로써 每年 工場施設價額의 10분의1 範圍內에서 工場을 地方으로 移轉하는데 所要되는 準備金으로 積立할 수 있는 길을 터 놓았다. 그러나 위 地方移轉準備金이 損金으로 認定되는 期限은 4年에 限하고 地方移轉準備金의 積立을 始作한지 4年이 지나서도 工場의 地方移轉을 斷行하지 않고 있을 때에는 準備金의 積立을 始作하지 4年次가 되는 해부터는 積立한 移轉準備金을 年次的으로 益金에 算入하도록 規定함으로써 工場移轉은 地方移轉準備金의 積立을 始作한 때로부터 4年內에 斷行할 것을 間接的으로 强制하고 있다. 넷째로 들 수 있는 것은 반드시 大都市에서 地方으로 工場을 移轉하는 경우에 限하지 않고 2年以上 繼續하여 가동한 工場을 移轉할 目的으로 土地와 建物을 讓渡하므로 인하여 發生하는 所得에 對하여 特別附加稅와 讓渡所得稅를 免除하도록 法人稅法 제59조의3 제1항제7호와 所得稅法 제6조제2항제2호에 規定하고 있는바 이는 旣存 工場의 移轉에 對하여 稅制上의 特惠를 줌으로써 工場의 移轉을 容易하게 하고자 하는 것으로써 大都市의 疏散對策으로서는 一助가 되는 規定이라고 생각이 된다. 다섯째로 들 수 있는 것은 取得稅의 非課稅인바, 地方稅法 제110조의2엔 大統領令이 정하는 大都市內에서 工場施設을 갖추워 事業을 榮爲하는 者가 그 工場을 閉鎖하고 大都市外의 大統領令이 정하는 地域으로 移轉하여 當該事業을 계속 營爲하기 위한 경우의 不動産取得에 대하여는 取得稅를 賦課하지 않는다고 規定함으로써 大都市內에서 大都市外로 移轉하는 경우엔 取得稅의 負擔을 덜어주도록 하고 있다. 여섯째로 들 수 있는 것은 登錄稅의 非課稅인바, 地方稅法 제128조제9항엔 大都市內에 登記되어 있는 法人이 大都市外로 移轉하는 경우와 大都市內의 工場이 大都市外의 地域으로 移轉하는 경우, 그에 따른 法人登記 및 不動産登記에 對하여는 登錄稅를 課稅하지 아니한다고 規定함으로써 登錄稅의 負擔도 덜어 주도록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일곱번째는 大都市 疏散對策으로서는 間接的이긴 하지마는 地方工業開發法 제6조의 規定에 의하여 立地指定을 받은 者가 開發地域 안에서 使用할 目的으로 所有하는 事業用 財産(土地와 建物)에 對하여는 5年동안 財産稅가 免除된다는 趣旨가 地方稅法 제184조의 그 제3항에 規定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地方工業開發法上 工場開發奬勵地區는 道知事의 申請에 依하여 建設部長官이 地方工業開發審議會의 審議를 거쳐 指定하도록 規定하고 있고 工業開發奬勵地區안에서 工場을 設置하고자 하는 者는 道知事의 立地指定을 받도록 하고 있는 바, 財産稅의 免除期間 5年間은 바로 위 道知事의 立地指定日을 起算日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說明한 稅法의 規定은 工場等이 大都市로부터 疏散되는 것을 奬勵하기 위하여 그에 關聯된 諸稅를 非課稅 또는 免除하는 것인데 反하여 다음으로 擧論할 規定은 大都市內에서 新設되는 工場等에 對하여 諸稅를 重課함으로써 大都市內에서의 工場의 新設等을 抑制하는 것이다. 즉 여덟번째는 取得稅의 重課인 바, 地方稅法 제112조제3항엔 大都市內에서 工場을 新設 또는 增設하기 위하여 事業用 課稅物件을 取得한 경우의 取得稅率은 一般의 取得稅率보다 5倍의 높은 稅率로 重課한다고 規定함으로써 大都市內에서의 工場의 新設을 間接的으로 抑制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아홉번째로는 登錄稅의 重課인바, 地方稅法 제138조엔 大都市內에서 法人을 設立하는 경우와 大都市外의 法人이 大都市內로 本店 또는 主事務所를 轉入하는 경우의 法人登記와 그에 따른 不動産登記 및 大都市內에서의 工場의 新設 또는 增設에 따른 不動産登記에 對하여는 一般의 登錄稅率보다 5倍의 高稅率을 適用하도록 規定하고 있다. 끝으로 열번째는 財産稅의 重課인 바, 地方稅法 제188조제2항엔 大都市內에서 工場을 新設 또는 增設하는 경우에 있어서의 그 財産에 對한 財産稅의 稅率은 最初로 開始되는 納稅日로부터 5年동안 一般 財産稅率보다 5倍의 高稅率을 適用하도록 規定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以上 10個項에 걸친 稅法의 規定은 大都市의 人口를 疏散하는 對策으로서는 그 나름의 意味를 가지고 있는 것이긴 하지마는 그렇다고 하여 人口의 疏散對策이라는 美名下에 稅法에서 規定하고 있는 基準을 離脫하여 必要 以上으로 重課稅를 當하는 事例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며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붓을 드는 바이다. 二. 事 實 燒失된 大都市內의 工場建物과 施設을 讓受하여 從前規模대로 工場建物을 새로이 建築하였던 바, 處分廳은 이는 旣存工場의 承繼取得이 아니라고 하면서 그에 對한 取得稅, 登錄稅, 財産稅 等을 重課하였고 이에 不服한 것이 이 件의 事實이다. 換言하면 地方稅法의 規定上 大都市內에서 工場을 新設 또는 增設하는 경우에만 取得稅, 登錄稅, 財産稅 등이 重課되며(取得稅, 登錄稅, 財産稅는 共通的으로 重課됨) 大都市內에 있는 旣存의 工場을 承繼取得 하거나 大都市內에 있는 工場을 大都市內로 移轉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때에는 諸稅를 重課하지 않도록 規定하고 있는바, 그렇다면 燒失된 大都市內의 旣存工場을 讓受받은 이 件의 경우는 果然 工場의 承繼 取得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新設로 볼 것인지가 爭點이 되고 있다. 三. 判 例 이 件에 對하여는 高等法院의 判例와 大法院의 判例가 相反되였다. 즉 高等法院의 判決은 이 件을 承繼取得으로 보아야 한다고 判示한데 反하여 大法院은 工場의 新設로 보아야 한다고 判示하였는바, 그 判決內容을 紹介하면 다음과 같다. 原審判決 理由記載에 의하면 原審은 그 擧示證據를 綜合하여 原告는 해조류의 加工 및 알간산소다 등의 生産을 事業目的으로 하는 食品製造業體로써 京畿道 富川市에 있는 他人의 工場을 賃借使用하여 오다가 1980년1월19일 訴外 三益重工業 株式會社로부터 그 所有의 旣存工場으로써 火災로 因하여 工場建物과 그 施設이 燒失된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동 441의4 所在 工場垈地 1천7백47평, 建物建坪3백45평 및 그 附帶施設 等을 買受하여 工場建物을 燒失以前의 從前規模로 再築하여 1980년5월7일 所有權移轉登記를 마치고 從前 機械設備와 다른 새로운 機械施設을 하여 訴外 三益重工業 株式會社의 營業內容과는 다른 알간산소다의 生産品 工場을 가동하여 온 事實을 確定하고 地方稅法 제112조제3항, 제138조, 제188조 제2항 같은 法施行令 제84조의2, 제142조의2 제2항 같은 法施行規則 제47조의 解釋上 原告가 위 三益重工業 株式會社의 工場建物과 그 施設을 買受하여 火災로 燒失된 工場建物을 引受前의 從前規模로 再築하고 使用不可能하거나 불필요한 機械設備를 제거한 후 새로운 機械設備를 하여 食品製造業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大都市工場의 新設이라 할 수 없고 이는 旣存工場의 承繼取得에 該當하여 重課稅率을 適用하여 財産稅 等을 賦課할 수 없다고 判示하였다. 그러나 위의 地方稅法 제112조제3항, 제138조제1항, 제188조제2항, 위 法施行令 제84조의2, 제142조의2 제2항, 같은법 施行規則 제47조등의 立法趣旨로 보아 工場의 承繼取得은 旣存工場의 土地 建築物生産設備 等을 包括的으로 讓受받는 것으로 이 事件의 경우와 같이 燒失된 工場建物과 施設을 讓受하여 從前 規模대로 라고 하더라도 工場建物을 새로이 建築하고 새로운 機械施設을 하는 것은 이에 該當하지 아니하며 工場의 業種變更은 旣存工場의 所有者가 그 營業의 種類만을 變更하는 것과 旣存工場의 土地, 建物, 生産施設을 包括的으로 讓受하여 旣存工場의 業種과 다른 種類의 營業을 하는 경우를 말하여 이 事件의 경우 역시 旣存工場의 土地建物 生産設備 等을 包括的으로 讓受한 것이 아니어서 이에 該當하지 아니한다고 함이 相當하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고 原告의 이 事件 工場의 取得은 地方稅法이 定하는 大都市內에서의 工場의 新設이라고 할 것이므로 原審은 필경 大都市內의 工場의 新設을 抑制할 目的으로 이에 대하여 重課稅率을 適用하고 있는 위 地方稅法, 같은法 施行令 및 같은 法 施行規則 等의 法理를 誤解하였다는 非難을 免치 못할 것이므로 上告論旨는 그 理由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原審判決을 破棄하여 原審으로 하여금 다시 審理判斷케 하기 위하여 事件을 高等法院에 還送하기로 關與法官의 一致한 意見으로 主文과 같이 判決한다고 判示하고 있다. 四. 評 釋 이 件에 對하여는 課稅論과 非課稅論 그리고 折衷論으로 나누이는 바, 于先 課稅論이 드는 理由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課稅論이 드는 첫째의 理由는 地方稅法의 規定에 大都市內에서 工場을 新設 또는 增設하기 위하여 事業用課稅物件(土地, 建物, 車輛 및 重機를 말함)을 取得할 때에는 取得稅나 登錄稅를 重課함은 勿論 그 財産에 對하여는 5年동안 財産稅도 重課한다고 規定하고 있고, 오직 工場의 承繼取得 工場移轉, 工場의 業種變更의 경우에 限하여 例外를 認定하고 있을 뿐인데 이 件은 위의 세가지 例外中 어느 것에도 該當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原告는 이 件 工場을 取得하기 以前에 京畿道 富川市에서 食品製造業體를 운영해 오다가 이곳 城南市內에 있는 工場으로 移轉한 것이 事實이고 富川市와 城南市가 共히 稅法上 大都市에 속하여 一應 大都市內에서의 工場의 移轉으로 보이는 듯 하나 原告가 富川市에서 하던 工場은 原告의 所有工場이 아니라 他人의 工場을 賃借使用하여 온 것이기 때문에 위 세가지 例外中 工場의 移轉의 例로 볼 수도 없고 같은 場所에서 工場의 業種만을 變更한 例로도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承繼取得의 要件에도 該當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承繼取得에 關하여는 地方稅法施行規則 제47조제7호에 旣存工場의 土地, 建築物, 生産設備(機械設備 및 動力裝置 等을 包含한다) 등 모두를 包括的으로 讓受받은 것을 말한다고 規定하고 있기 때문에 火災로 因하여 建築物의 相當部分과 生産設置의 거의 全部가 燒失되어 그 部分의 承繼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確實한 이 件 工場의 讓受는 工場의 承繼取得으로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課稅論이 드는 두번째의 理由는 大都市內에서의 工場의 新設에 對하여 取得稅 等을 重課稅하는 것은 바로 大都市에서의 人口의 增加와 公害를 防止한다는 政策目的의 遂行을 위한 것인바, 그렇다면 그 운영에 있어서는 多少 嚴格을 期하는 것이 그 政策效果面에서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換言하면 이 件과 같은 例도 이를 重課한다고 하면 重課하지 않는 경우에 比하여 大都市內에 있는 工場의 疏散을 보다 促進하게 된다는 것이다. 以上의 課稅論에 對하여 非課稅論은 地方稅法施行規則 제47조제5호의 規定을 첫째로 내세우고 있다. 즉 위의 規定을 보면 工場新設의 槪念을 具體的으로 풀이하고 있는바, 工場의 新設이란 1973년4월1일 이후 새로이 工場을 施設하는 것을 말하되, 旣存工場을 撤去한 후 1년 이내에 동일 規模 以下로 再築하는 경우와 當該 大都市內에서의 工場을 同一規模 以下로 移轉하는 경우를 除外한다고 明文으로 規定하고 있으며 따라서 工場의 承繼取得뿐만 아니라 工場을 再築하는 경우도 工場의 新設에서 除外되어야 하며 그러기 때문에 이 件 工場이 비록 火災로 因하여 燒失되어 그 生産設備等이 包括的으로 承繼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一年 이내에 再築한 것으로는 보아주어야 하며 그러므로 이 件 工場을 新設로 보아 重課하는 것은 不當하다는 것이다. 非課稅論이 드는 두번째의 理由는 百步를 양보하여 이 件 工場의 取得을 承繼 取得이나 再築이 아니라고 假定하더라도 이 件 工場은 大都市內에서의 工場移轉에 該當되기 때문에 이 件 工場에 對하여 重課稅하는 것은 不當하다는 것이다. 이 件 大法院의 判決에서도 判示하고 있는 바와 같이 原告는 비록 賃借使用일 망정 稅法上規定하는 大都市권인 富川市에서 工場을 두고 食品製造業을 해오고 있다가 같은 大都市권내인 이곳 工場으로 移轉해 온 것이 分明하며 그 業種도 以前과 同一하게 食品製造業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써 이 件 工場이 承繼 取得에 該當되지 않는다면 地方稅法 제84조의2 제2항제2호에 規定하는 「當該 大都市內에서의 工場移轉」에라도 該當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合當하다는 것이다. 이 點에 있어서 굳이 問題를 삼는다면 原告가 이 工場으로 移轉해 오기 以前의 工場이 原告 所有의 土地, 建物이 아니라 賃借使用하던 工場인 點을 들어 攻擊을 해올지는 모르나 그렇다고 하여 地方稅法 施行令이나 施行規則에서 工場의 移轉에 際하여 移轉前의 工場이 賃借使用되고 있었을 때에는 工場의 移轉으로 보지 않는다는 特別한 規定을 두고있지 않는 것이 明白할 진데 移轉前工場의 所有權의 與否에 의하여 工場移轉의 槪念이 달라질 수가 없다는 것은 再論을 要치 않는 바로서 이 點은 都是 是非의 對象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非課稅論이 드는 세번째의 理由는 大都市內에서 新設되는 工場에 對하여 重課稅하는 規定의 立法趣旨이다. 이 點에 關한 稅法의 規定을 大觀하면 大都市內에서 新設되는 工場과 增設되는 工場에 對하여는 重課稅 하되, 旣存工場을 承繼받는 경우와 旣存工場을 單純히 移轉하는 경우는 勿論 旣存工場을 一時 撤去하였다가 1年以內에 再築하는 경우 등은 重課稅의 對象에서 除外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바, 이는 大都市內에서 「無」에서 「有」로 變하는 것, 즉 없었던 工場(無)이 새로 생겨나는 것(有)을 防止하자는 데에 그 基準線을 두고서 重課稅 與否의 分界線으로 삼고자하는 稅法의 意圖가 探知될 수 있는 것이라고 할 것이며 따라서 이 件과 같이 이미 있는 工場이 火災로 因하여 一時的으로 燒失되였다 하더라도 一年以內에 再復舊되는 工場의 경우는 「有」狀態의 回復일 뿐 決코 「無」에서 「有」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닌 것이 分明하여 이러한 경우까지 重課稅 한다는 것은 大都市內에 新設되는 工場에 對하여만 重課稅하고자 하는 稅法의 限界線을 離脫하게 된다는 것이다. 以上의 課稅論과 非課稅論에 對하여 折衷論의 要旨는 이 件 工場의 財産中物理的으로 새로히 만들어진 것은 火災로 인하여 燒失된 建物部分에 限함으로 新築된 建物部分만 重課稅의 對象이 되고 殘餘財産인 土地와 火災를 겪으면서도 燒失되지 않고 남아 있었던 建物部分은 重課稅의 對象에서 除外하여야 한다는 主張한다. 그리고 그 理由로서는 土地와 火災를 當하여서도 殘存한 建物은 原告에게 讓渡되기 移轉부터 大都市內의 工場 財産으로 存在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部分은 새삼스럽게 工場의 新設로 볼 수는 없는 것이며 火災로 인하여 燒失되었다가 復舊된 建物部分은 燒失된 時點에서 보면 增築에 該當되기 때문에 이 建物 部分만을 工場의 增設로 보아 重課稅하는 것이 合當하다는 것이다. 以上으로 이 件에 對한 課稅論과 非課稅論 그리고 折衷論을 順次 살펴보았거니와 筆者의 생각으로는 非課稅論 또는 折衷論中 어느 한쪽을 選擇하는 것은 別論으로 하고 아무래도 課稅論에는 贊同할 수 없다는 愚見만을 남기고 이만 붓을 거두고저 한다. 
1983-07-18
사후인지된혼인외의자의상속권과후순위상속인의 상속권과의관계
法律新聞 第1113號 法律新聞社 死後認知된婚姻外의子의相續權과後順位相續人의 相續權과의關係 金疇洙 ============ 8면 ============ 事件表示 74年2月26日 大法院判決 72다一七三九 損害賠償請求 ▲參照條文=民法八六○·九九九·一○一四조 大法院은 相續開始후認知에 의하여 相續人이된婚姻外의 出生子가 相續權에 기인하여 損害賠償請求를 한데 대하여 이미 被告는 그 後順位相續人에게 損害債務를 履行하였음에도불구하고 다시 婚姻外의 出生子에게 損害賠償金을 支給하도록 命함으로써 被告에게 二重責任을 지우고 表見相續人에게 損害賠償金의取得權을 인정하고 있으나 이것은 首肯할수 없다. 이러한 경우에는 眞正相續人인 婚姻外의 出生子가 表見相續人에게 相續回復請求權을 인정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判決理由) 上告棄却=民法 第八六○條는 인지의 소급效는 第三者의 權利로 制限받는다는 취지를 規定하였으나, 그 第一○一四條에서 相續開始 후의 認知 또는 裁判의 確定에 의하여 共同相續人이 된者가 相續財産의 分割을請求할 경우에 다른 共同相續人이 미리分割 其他處分을 한 때에는 그相續人에 相當한 價額의支給을 청구할 權利가 있다라고 規定하여 認知의 소급效를 막을 수 있는 權利를 지닌 第三者를制限하고 있다. 이런 民法下에서 第一○一四條와 같은 경우에 놓인 被認知者와 後順位相續人(被相續人의 兄弟姉妹)은 어떻게 처리되겠느냐는 어려운 문제로 남는다. 그 까닭은 後順位相續人에게 第一○一四條를 적용하기는 文理上 안 될 것이 分明한데, 그렇다고 그들을 第八六○條 但書의 第三者로認定處理한다면 相續順位에서 뒤떨어지는 後順位相續人이 그 보다 順位에 있어 上位에 놓인 共同相續人보다후하게 保護되는 경과가 되어 均衡을 크게 잃은 不合理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위와같은 不合理를 없이하기 위하여서는 被認知者보다 役順位相續人 (被相續人의 兄弟姉妹)이 取得한 相續權은 民法 第八六○條組書의 第三者의 取得한權利에 포함시켜 解釋할수없다고 하여야할것이다. 이事件에서 原審이 위와같은 見解에서서 訴外亡A의 被告에대한 原說示 損害賠償請求權을 그의 兄·누이되는 訴外BC가 相續하였다고 하여 訴求하여 얻은 原說示確定判決로 인한 權利는 위亡A의 相續開始후에 認知된 原告의 說示權利를 害칠수 없다는 趣旨를전제로한 原判決判斷에 所論法理誤解가 있다고 할수없고 그와 相反된見解에서는 論旨 第一點은 採用할길이 없다. 그리고 設使 論旨第二點의 주장대로 別個의 判決에서 한損害額策定에차이가 있다한들 原判決에 所論 違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니 論旨도 採用할수 없다. (上告理由) 第一點, 原判決은 相續權에대한 法律解釋을 그릇된 違法이 있다할 것임. 즉 被告는 原告 X原告의 주장과 같이 認知請求事件에서 勝訴 同判決이 確定되어 戶籍法에 청하는바에 따라 認知申告를 하여 原告 X 出生時에 趣及하여 訴外亡A의 子인 地位를 取得하였다고 할지라도 民法 第八六○條의 規定에 의하면 認知는 子의 出生時에 趣及하여 그效力이 생기되 第三者가 取得한 權利를 害하지는못한다고 되어있으므로 訴外A 一九七○年三月三○日 本件事故로 死亡하므로 인하여 死亡當時 直系相續人이 없었던 本件에있어 同訴外人의 兄B 및 누이동생 C가 本件事故로 인하여 입게된財産上 損害賠償請求權을이미 取得相續하였고, 그후 同人등은 被告를 相對로 損害賠償등 請求訴訟을 제기하여 각 勝訴의 判決이 大法院에서 確定이 되어 被告의 財産에 대하여 强制執行까지 하였으므로 原告X는 民法 第八六○條의 但書 規定에 의하여 訴外 A가本件 事故로 인하여 입은 財産上의 損害賠償請求權은 相續取得할 수 없는 것이라 할 것인데, 原判決은 그 理由에서 同條文에서 말하는 第三者가 取得한 權利 중에는 被認知者보다 後順位相續人이 取得한 財産相續權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解釋함이 妥當하다고 說示하면서 그것은 民法 第一○一四條가 相續開始후의認知 또는 裁判의 確定에의하여 共同相續人이 者가 相續財産의 分割을 請求한 경우 다른 共同相續人이 이에 分割기타處分을 한 때에는 그相續分에 相當한 價額의支給을 청구할 權利가 있다고 規定함으로써 相續開始 후에 認知가 있을 경우 다른 共同相續人들이 取得한 財産相續權조차 위 民法 第八六○條 但書가 규정하는 第三者가 取得한, 權利에서 除外하고 있는 例外規定을 두어 被認知者에게 共同財産相續權을 소及하여인정하는 취지에 비추어본다면 被認知者보다 後順位相續人이 取得한 財産相續權은 당연히 民法 第八六○條 但書가 規定하는 第三者가 取得한 權利에서 除外된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妥當하기 때문이라고 判示하였다. 그러나 民法 第一○一四條는 相續開始後의 認知된 者가 相續財産의分割을 請求할 경우에 다른 共同相續人이 이에分割 기타 處分을 한 때에는 그 財産相續分에相當한 價額의 支給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여處分된 相續財産에 대한被認知者와 共同相續人間의 內部的關係를 規定하는데 불과할 것이므로, 本件의 경우와 같이 死亡當時被認知者는 아직 出生도되지 않고 그 關係도 確定이되지않아亡人의모B및亡人의누이동생 C가 相續人으로서 被告를 相對로 損害賠償등 請求訴訟을 제기하여 確定判決을 받아 强制執行을 함으로써 損害賠金이 同人 등에게 귀속이 된 경우에 있어서는 民法 第一○一四條에 따라 被認知者가相續分에 따라 위 相續者B및C에게 請求를함은모르되, 이미 同人 등에支給하도록 判決을 받은被告에게 다시 청구하도록한規定은 아닌 것이며, 만일 이를 認容한다면 加害者는 한번의 不法行爲에 대하여 同一被害者에게 二重으로 損害賠償金을 支給하나 되는 結果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民法 第八六○條 但書의 規定에 따라 第三者가 이미 損害賠償金을 取得한 以上그第三者가 被認知者보다後順位相續權者라 하더라도 被認知者 認知되기 이전에는 正當한 相續人으로서 相續할 權利가 있는 것이므로 本件에 있어損害賠償金의 取得을 한以上 亡人의 모 B, 누이동생 C도 第三者에 포함되는 것이며, 단지 民法 第一○一四條의 規定에 따라 被認知者는 同人 등에게 相續財産에대한 返還請求를 함이 妥當하다고 하여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위 B 및 C는 第三者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여 原告가 다시 被告에게損害賠償請求權이 있다고判斷한것은 民法 第八六○條但書의 法律解紀을 그릇된 違法이 있다 할것이임. 第三點, 原判決은 그理由에서 「討外亡A의 本件事故로 입은 財産上損害額은 A의 過失을 참작하여 이를 金三○○万으로 減額認定함이 相當하다」고 判示하였다. 그러나 訴外 B및 C가 제기한 同一事故·同一加害者·同一被害者에대한 서울民事地方法院 一九七○年가第四六五三號損害賠償등 請求事件(서울高等法院 一九七一年나第一六五號, 大法院一九七一年다第一○一八號事件)에서 同一收入을 기초로本件事故로 인하여 訴外A가 입은 財産上 損害는 그 過失을 참작하여 金二,六七○,○○○원이相當하다고 判示하고 過失相計額이 적다는 被告의 抗辯을 배척하였다. 그러므로 被告는 同一事件에 있어 그收入도同一視하였으므로 過失相計를 同一히 하여야 할것인데 金 三○○万원의 損害額을 인정한 것은 不當하다고 다투었으므로原判決은 응당 이에 대한 判斷을 加해야 할 것인데, 반면 財産上의 損害額은 金 三○○万원이妥當하다고 判示한 것은判斷遺脫의 違法이 있다할 것이며, 不然하다 하면過失相計의 法理를 그른解석한違法이있다할것이다. (硏 究) 一. 大法院判決은 相續開始후 決知에 의하여相續人이 된 혼인의 出生子가 그亡父의 被告Y에 대한 損害賠償請求權을相續하여 이에 基因하여被告Y에게 損害賠償을 청구한데 대하여, 이에 被告는 表見相續人인 亡A의 兄B와 妹C에게 損害賠償債務를 이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후 死後決知된 혼인외의 出生子 X에게 다시 支給하도록 命한 原審을 인정하고 被告의 上告를 기각하고 있으나, 筆者로서는도저히 首肯할수 없다. 二. 死後認知된 原告X가 認知받기 前에는 亡A에게는 直系卑屬이 없었으므로, 그 다음의 相續順位인 亡A의 兄B와 妹C가 相續人으로서 (民法 一○○○條 참조) 亡A의 被告에 대한 損害賠償請求權을 相續하여 이에 기인하여 强制執行까지 하였다. 그러나 그후 原告 x가 認知判決을받아 出生時에 소급하여直系卑屬으로서의 地位를取得하였으므로(民法 第八六○條 참조 後順位인A와 B는 소급하여 相續權을 喪失하게 된다. 따라서 表見相續人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된 경우에 民法 第八六○條의 提定에 의하여 表見相續人인 後順位相續人을 「第三者」로 보아, 그가 取得한 權利롤 害하지 못한다는 見解가 있으나 (今泉孝太郞「認知의 遡及效」家族法大系四 五九면以下 참조), 民法 第一○一四條의 規定에 의하여 名順位의 相續人에 대해서까지 償還請求를 할수있는데, 後順位의 相續人에 대하여 전혀 請求할 수 없게 되어 너무도 權衛를 잃게된다. 따라서後順位相續人이 받은 것은 旣得權으로서 보호될수없게 되며, 결국 相續權이 없는 者의 財産取得으로서 無效가 되어, 認知된 혼인외의 出生子는 이들이 取得한 財産의 現物償還이 可能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民法 九九九條) (金疇洙 親族相續法全訂版 四○六면참조). 三. 이 見解에 대해서는 民法第一○一四條 相續開始후 認知 또는 裁判의 確定에 의하여 共同相續人인 된者가 相續財産의 分割을 請求할경우에 다른 共同相續人이 이미 分割 기타 處分한 때에는 그 相續分에 相當한 價額의 支給을 請求할 權利가 있다」는視定을 類推하여 價額의支給을 請求할 수 있는데 그친다고 보아야 한다는 說이 있다. (我妻榮 親法 二四七면, 加藤一郞 註釋相續法上 二一四면以下 참조). 本件의 경우에는 어느 說에 의하든 認知된 婚姻外의 出生子 X는 訴外 B와 C에 대하여被告 Y로부터 받은 損害賠償金을 償還시킬수 있다는 결과가된다. 四. 따라서 本件에 대하여 大法院判決이 B·C에게 相統權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被告로부터 받은 損害賠償金의 取得權을 그대로 인정하고다시 原告X에게 또 상속권에기인한 損害賠償請求權을 인정인 것은 法律解釋을 잘못한 것이라고 밖에 볼수없다.
197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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