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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면책제한조항에 의한 ‘보험사고’의 확장?
-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6다55005 판결의 射程範圍 - 1.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6다55005 판결(이하 '대상판결')은 그 판시사항에 따르면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보험사고'로 규정하면서 그 단서에서 '피보험자가 정신질환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 및 '계약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후에 자살하거나 자신을 해친 경우' 등을 제외한 약관조항이,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경우를 전제로 보험자의 면책사유를 규정한 취지가 아니라 원칙적으로 보험사고에 해당하지 않는 고의에 의한 자살 등을 예외적으로 위 단서 요건에 해당하면 특별히 보험사고에 포함시켜 보험금 지급사유로 본다는 취지라고 해석한 사례이다. 2. 대상판결과 같이 원칙적으로는 보험사고에 해당하지 않는 자살에 대하여도 특히 '계약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후에' 자살한 경우(이하 '자살면책제한조항'이라 하고, '정신질환상태에서' 자살한 경우는 논외로 한다. 공제계약도 같이 취급한다)에는 보험사고에 포함시켜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태도가 수긍할 만한 것인지에 대하여는 의문이 적지 않다. 대상판결에서는 주계약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특수재해사망보험인데, 그 주계약에 부가하여 일반의 재해로 인한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일반재해사망특약이 행하여졌다. 그리고 자살면책제한조항은 주계약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일반재해사망특약에서 준용하고 있다. 이러한 사안에서 계약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후의 자살에 대하여 위 특약상의 재해사망보험금이 지급되어야 하는가가 다투어졌다. 그러나 보험금지급사유에 관한 조항, 재해분류표 등 재해사망특약 약관 전체의 목적과 체계 등에 비추어 보면, 당사자들의 합리적 의사는 애초 '재해'로 인한 사망만을 보험사고로 하는 것이었지 그에 해당하지 않는 자살까지 그것이 일정한 기간 후에 행하여지면 보험사고가 된다는 것은 아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는 보험자와 보험계약자가 자살을 고려하여 보험료를 산출·납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또 그렇게 보는 것이 보험단체 전체의 이해관계, 나아가 자살과 관련한 일반 공공의 이익에도 부합한다. 단지 자살면책제한조항의 '그러하지 아니합니다'는 문언에 보험법리상 허용될 수 없는 의미를 부여하기 위하여 계약 전체의 합리적 해석을 포기할 수는 없다. 한편 위와 같은 해석은 '고객에 유리한 해석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는지 모르나, 그것은 합리적인 해석이 두 개 이상 있는 경우에 비로소 적용되는 보충적 해석원칙이므로 위와 같이 하나의 합리적 해석만이 도출되는 경우에는 적용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 타당 여부의 점에 대하여는 더 이상 논의하지 아니한다. 단지 그 후에 나온 일련의 대법원 판결들이 대상판결로써는 쉽사리 설명될 수 없는 태도를 취하고 있어서 대상판결의 견해는 '사실상 폐기'되었다고 보거나, 아니라고 하여도 최소한 그 적용범위가 현저히 제한된 것으로 이해할 것이다. 3. 대상판결 이후 유사한 문제를 다룬 판결로는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다81633 판결(이하 '2009년 판결')이 있다. 이 판결은 주계약이 일반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인데, 이에 부가되어 재해로 인한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일반재해사망특약이 행하여진 사안이다. 대상판결과 마찬가지로 주계약에서는 자살이 보험사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정하면서 단서로 자살면책제한조항을 두었다. 그리고 일반재해사망특약 약관에서 "이 특약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는 주계약 약관을 준용한다"고 정하였다. 이 사건에서도 쟁점이 된 것은 계약일로부터 4년이 경과한 후에 피보험자가 자살하였는데 이때 위 특약에 기한 보험금이 지급되어야 하는가 하는 점이었다(주계약의 자살면책제한조항에 기하여 일반사망보험금은 지급되었다). 대상판결의 태도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위 사안도 대상판결과 별로 다를 바 없는 것으로서 대상판결의 해석을 그대로 살려 원심판결과 같이 그 청구를 인용하였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한 원심판결을 대법원은 놀랍게도 파기하여 원심에 환송하였고, 물론 이는 앞의 2.에서 본 대로 타당하다. 그 이유의 핵심은 '평균적인 고객으로서는… 이 사건 각 특약의 약관에서 정한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 자살은 이 사건 각 특약에 의하여 보험사고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위 각 특약 체결 시 기본적으로 전제하고 있던 사항'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상판결의 사안에서도 '평균적인 고객'이라면 그 특약의 약관에서 정하는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 자살이 보험사고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았다고 할 것이 아닐까? 그런데 2009년 판결은 원심이 인용하였던 대상판결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사실관계상 의미 있는 차이가 있다고 설시하여 이른바 '구별(distinguish)'을 행한다. 즉 "원심이 인용한 대상판결은 이 사건과는 달리 주된 보험계약이 '재해'에 속할 수 있는 '교통재해' 등을 보험사고로 정하고 있고, 특약은 그 교통재해가 포함될 수 있는 '재해'를 보험사고로 정하고 있는 관계로, 전자 '교통재해'에 관하여 보험사고의 범위를 확장한 규정이 후자 '재해'에 관하여도 준용될 수 있다고 봄이 합리적인 보험약관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과는 사안이 다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하여 보면, 대상판결의 사안에서는 주계약이 재해의 한 종류에 불과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고 특약이 교통사고를 포함한 재해 일반을 보험사고로 하는 것이므로, 부분에 대하여 보험사고의 범위를 확장한 것을 그대로 전부에 대하여도 통하도록 한 것이 과연 합리적인지 쉽사리 납득이 가지 않는다. 4. 그로부터 1년 반 후에 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다45777 판결(이하 '2010년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은 앞서 본 판결들과는 달리 판례공보에도 실렸다. 이 사건에서는 주계약/특약이 아니라 하나의 공제계약에서 각기 '재해로 인한 사망 및 1급 장해'와 '재해 외의 원인으로 인한 사망 및 1급 장해'가 공제사고로 정하여져 전자의 경우 장해연금(1000만원씩 10회)과 유족위로금을, 후자의 경우 유족위로금(500만원)만을 지급하기로 되어 있다. 다른 한편 공제약관은 자살이나 자해로 인한 1급 장해를 원칙적으로 공제사고에서 제외하면서도 자살 등이 계약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후에 발생한 때는 그 면책을 제한하였다. 이 사건의 피공제자는 공제계약일로부터 약 5년 후에 자살을 시도함으로써 1급 장해가 되었는데, 원고는 이 사건에서 자살면책제한조항을 들어 장해연금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그 청구를 인용하였으나,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대법원은 보험약관의 일반적 해석원칙으로 "개개의 계약당사자가 기도한 목적이나 의사를 참작함이 없이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보험단체 전체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앞세운 다음, 장해연금 및 유족위로금의 액수 등 여러 사정을 내세워 위의 자살면책제한조항은 '재해 외의 원인으로 인한 공제사고'의 범위를 확장하려는 것일 뿐이고, '재해로 인한 공제사고'의 범위까지 확장하려는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 대법원판결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생각된다(그 후 대상판결과 동일하게 재해로 인한 사고만을 보험사고로 하면서 자살면책제한조항을 둔 약관에 대한 대법원 2014. 4. 30. 선고 2014다201735 판결도 2010년 판결과 같은 태도를 취한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하였다). 그런데 우리의 문제관심에서 보면, 앞의 3.에서 든 대법원의 2009년 판결이 대상판결의 사안이 2009년 판결의 사안과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구별'된다는 것을 내세우는 데에 대하여 다시금 의문을 품게 된다. 2010년 판결은 자살면책제한조항이 공제사고를 '재해 외의 원인'으로 인한 것에 확장하는 것을 재해로 인한 것에는 인정되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2009년 판결에서와 같이 대상판결을 부분(교통재해)에 보험사고 범위를 확장한 것을 전부(일반재해)에도 인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사안에 대한 것이라고 이해한다면, 여기 2010년 판결의 사안에서는 역(逆)으로 범위가 훨씬 넓은 '재해 외의 원인'에 관한 보험사고 확장을 '재해로 인한 것'에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더욱 자연스럽고 논리적이다. 그럼에도 2010년 판결은 그렇게 하지 않고 오히려 반대의 결론을 취하였던 것이다. 5. 이상의 대법원판결들을 종합적으로 이해한다면, 대상판결의 태도는 ―아마도 그 부당성으로 인하여― 그 후의 판결들에 의하여 '사실상 폐기'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아니라고 하여도 그것은 그 사안의 계약 양상 및 사고 내용과 엄격하게 일치하는 것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제한적으로 이해할 것이다.
2015-10-19
자동차종합보험상 플러스보험 관련 보험사기
I. 대상판결 서울서부지법 2009. 9.30. 선고 2009고합128 가.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2007. 10.2.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로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2008. 12.4. 같은 죄 등으로 금고 4월을 선고받은 자인데,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가해차량의 운전자에게 형사합의지원금 등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운전자보험’에 가입한 다음 노인들을 상대로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후 허위로 교통사고 신고를 해 보험금을 받기로 마음먹었다. (1) 살인미수 피고인은 2008. 3.4. 충남 서천군 소재 도로에서 액센트 차량을 운전하여 피해자 최모(여, 69세)씨를 들이받아 살해하려고 하였으나 피해자에게 약 8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뇌진탕 등의 상해를 가하고 미수에 그쳤다. (2) 사기, 사기미수 피고인은 2007. 5.14. 충남 보령시 소재 도로에서, 티코승용차를 운전하여 김모(여, 74세)씨를 들이받아 사망하게 한 후, 3개의 보험사로부터 형사합의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1억2,800여만원(그 중 7,370만원이 피고인에게 형사합의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지급됨)을, 2008. 3.4. 충남 서천군 소재 도로에서 위와 같이 액센트 차량을 운전하여 최모씨를 들이받아 약 8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뇌진탕 등의 상해를 입게 한 후, 3개의 보험사로부터 형사합의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1,740여만원을, 2008. 9.5. 충남 서천군 소재 해안도로에서 싼타페 승용차를 운전하여 박모(여, 66세)씨를 들이받아 사망하게 한 후 3개의 보험사로부터 형사합의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1억700여만원(그 중 4,000만원이 피고인에게 형사합의지원금으로 지급)을 각 편취하였고, 2008. 9.12.경 다른 보험회사에 허위로 교통사고 신고를 하였으나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미수에 그쳤다. 나. 법원의 판단 피고인의 김모씨, 박모씨에 대한 각 살인의 점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로 이미 처벌받아 다시 처벌할 수 없다 하더라도 살인미수, 사기, 사기미수의 죄질이 불량한 점 등을 들어 피고인에게 징역 합계 15년을 선고하였다. II. 자동차종합보험상의 플러스보험의 문제점과 관련 보험사기 억제 1. 서설 이 글은 최근의 위 대상판결에 대한 판례 평석의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위 판결에 대한 본격적인 분석을 위한 글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이목을 끄는 위 판결을 소개하는 정도를 넘지는 아니하였다. 필자는 서울남부지법에서 1년 동안 교통사고 관련 형사사건을 전담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느낀 소회와 위 대상판결을 접하면서 느낀 당혹감과 충격이 어우러져 위 대상판결 보험사기 범행과 같은 모방범죄를 규제하기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생각하여 이에 관한 입법적 대안까지 포함하여 대책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만약 피고인이 단 한 건의 교통사고를 저지르는 데 그쳤다면 가해자의 고의를 밝히는 것이 극히 어려운 교통사고의 특성상 완전범죄가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에 이르면, 이 사건 보험사기 범행과 같은 모방범죄의 위협은 상당히 현실적이고 급박한 양상을 띤다고 본다. 2. 일반적인 교통사고 관련 보험사기 범죄와 이 사건 보험사기 범죄의 구별 일반적인 교통사고 관련 보험사기는 보험회사의 재산적인 피해, 더 나아가서는 보험가입자 일반에의 피해 전가, 음주운전, 중앙선침범 등의 약점을 가진 피해자의 형사처벌 등의 사회적 해악이 발생하나 범죄자 자신이 교통사고로 인하여 다치는 것을 예상하고 저지르는 범죄인 경우가 많아 교통사고 자체로 인한 피해자의 인명피해는 그다지 중하지 않은 특성을 갖는다. 그러나 이 사건 보험사기는 피해자의 생명이 침해되어 형사합의금이 많이 책정되는 상황일수록 범죄자의 범죄로 인한 이득이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다르다. 3.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로 처벌받은 경우 다시 살인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일사부재리원칙과의 관계 위 대상판결이 적절하게 판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보험사기, 살인 또는 살인미수 피의자가 이미 같은 교통사고에 관하여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때에는 확정판결의 효력에 의하여 동일한 교통사고의 원인이 운전자의 과실이 아니라 보험사기를 노린 계획적 살인임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사기죄로 추가 의율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재차 살인죄로 처벌할 수 없다. 형사정책적인 면에서 이러한 처벌의 흠결은 더더욱 이 사건 보험사기 유사범죄에 대한 대처가 더욱 절박한 문제가 되게 하며 이에 대한 대처가 즉각적으로 여러 방면에서 강구되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고 할 것이다. 4. 자동차보험상 플러스보험의 의의와 그 실태 가. 플러스보험의 의의 자동차보험상 플러스보험(이하에서는 ‘플러스보험’이라고만 한다)은 피보험자가 피해자에게 부담하는 손해배상액을 초과하여 피보험자가 피해자 측에게 지급하는 형사합의금을 지원하는 형사합의지원금, 자동차보험료 할증지원금, 방어비용(민사소송상의 방어비용 제외, 상법 제720조 제1항), 면허정지위로금 등을 추가로 지급하는 보험을 통칭하며 법률적 용어가 아니라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거래되는 보험상품군을 통칭하는 것이며 보험자가 보험사고로 인하여 생길 피보험자의 재산상의 손해를 보상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이에 대하여 보험료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인 손해보험계약의 일종이다. 손해보험으로서의 특성을 가지므로 실제 발생한 손해를 조사하여 그 손해만을 보상하며 보험가액이나 실제손해 이상은 보상하지 않는다는 이득금지원칙이 적용된다. 나. 플러스보험의 실태 보험금 지급의 실태와 관련하여 주된 항목인 형사합의지원금의 경우를 보면 그 특성상 피해자 측과의 합의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어서 피보험자로서는 피해자 측과의 합의를 통하여 보험계약상 인정되는 최고금액까지 금액을 늘릴 수 있게 되어 보험자로서는 불필요한 분쟁을 피하기 위하여 실제 지급한 형사합의금을 따지지 아니하고 보험계약상 인정되는 최고한도의 금액을 지급하게 된다.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플러스보험의 실태를 보면 형사합의지원금, 자동차보험료 할증지원금, 방어비용, 면허정지위로금 명목으로 피보험자에게 추가로 보험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형사합의지원금으로 피해자 사망시 최대 2,000만원 내외, 방어비용으로 대개 500만원 정도를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5. 형사합의금의 의의와 관련 실무 가. 형사합의금의 의의 형사합의금이란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과는 별도로 형사사건에서의 선처를 위하여 가해자가 피해자 측에 지급하는 금원을 말한다. 형사실무에서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선처를 호소하면서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얼마의 금원을 지급하며, 이 금원은 피해자 측이 민사상 지급받는 손해배상액 또는 보험회사에 대한 보험금지급청구권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형사위로금으로 지급되는 것이다’라는 등의 문구로 표시되며, 이러한 형사합의금은 법적으로 강제되는 돈이 아니라 오로지 가해자가 형사사건에서 선처를 받기 위하여 지급되는 것이다. 나. 형사합의금 관련 실무 피보험자가 피해자 측을 위하여 손해배상금의 일부를 지급하는 경우 이를 보험회사에 구상할 수 있는 지위에 있기 때문에 피해자 측은 형사합의금이 손해배상금의 일부가 아니라 오로지 형사위로금임을 표시하여 피해자 측이 보험회사로부터 지급받을 보험금에서 가해자로부터 직접 지급받은 금원을 공제당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다만, 가해자가 피해자 측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여 법원에 금원을 공탁한 때에는 가해자가 보험회사에 공탁금액 상당의 금원을 구상할 채권을 피해자 측에 양도하고 위 금원이 오로지 형사위로금임으로 표시하며, 제3채무자인 보험회사에 이를 통지함으로써 공탁된 금원이 사실상 형사위로금으로 기능하게 하여 형사재판에서 선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법원 실무에서 민사상 손해배상액 중 보험자가 피해자 측에 지급할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받은 형사합의금 액수를 고려하는 예가 보이는데, 이는 피보험자의 재산 출연을 통하여 부당하게 보험자가 면책되는 결과가 되고, 형사합의금의 기능을 저해하는 것이 되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6. 이 사건 보험사기 유사범행의 억제방안 가. 피보험이익과 초과보험의 무효 규정 초과보험이 보험계약자의 사기로 체결된 경우 그 보험계약은 전부 무효가 된다(상법 제669조 제4항). 그런데 플러스보험은 피보험자가 피해자 측에 지급하는 형사합의금 등을 부보하는 것이므로 형사합의금은 당사자의 합의, 협상력에 의하여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는 것이 되어 형사합의금 항목에 관하여는 초과보험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논할 실익이 별로 없다. 중복보험에 있어 보험금액의 합계가 보험가액을 초과하는 경우 마찬가지로 초과보험이 되고, 중복초과보험이 보험계약자의 사기로 체결된 때에는 그 보험계약 전부가 무효로 되는 것은 마찬가지인데(상법 제672조 제3항, 제669조 제4항), 형사합의금 항목의 위와 같은 특성상 중복보험의 경우에도 초과보험이 될 가능성은 별로 없으므로, 피보험이익을 따져 중복보험을 규제하려는 노력은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한편, 중복보험의 경우 보험계약자는 각 보험자에 대하여 각 보험계약의 내용을 통지하도록 되어 있는데(상법 제672조 제2항), 이를 어긴 경우 어떠한 효과가 발생하는지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이 없다. 그 효과에 관한 아무런 규정이 없는 터에 그것만으로 보험계약을 무효로 볼 수는 없다. 나. 약관규제당국에 의한 규제 가능 여부 이 사건 플러스보험에 따른 보험가입자의 두터운 보호와 플러스보험의 중복가입으로 인한 폐해가 위 판결의 사안과 같이 일반인을 상대로 한 무자비한 보험사기 및 살인 범행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으므로 약관규제당국이 형사합의지원금 액수에 제한을 가하고, 중복보험의 경우 미통지시 플러스보험 부분에 한하여 무효화하는 규정 등을 두도록 행정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 법원실무상의 주의사항 앞으로 수사기관이나 법원은 면책 여부나 양형상의 고려를 위하여 ‘종합보험가입사실원’을 제출받음에 있어, 특히 교통사고의 발생 원인이 비전형적이고 중과실로 판단되는 경우 가해자가 플러스보험에 추가로 가입되어 있는지와 플러스보험상의 형사합의지원금 상당액이 피해자에게 실제로 지급되었는지를 살피고, 플러스보험이 중복가입된 경우에는 과실 여부의 판정에 있어 특별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라. 신속한 양형기준 설정 대상판결의 사안에서와 같은 신종 보험사기 범행이 가능하게 한 자양분 역할을 한 요인 중의 하나로 교통사고사범에 대한 온정적인 양형을 들 수 있겠다. 피해자가 노인인 경우에는 그 합의금이라는 것도 1,000만원을 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피해자 측과의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가해자의 중과실로 인한 교통사고 범행에 대하여도 온정적인 양형을 한다면 극단적으로는 이 사건 보험사기 범행과 같은 행위가 가능하게 된다.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가 살인죄, 뇌물범죄, 성범죄, 강도범죄, 횡령겧窩達滑? 위증범죄, 무고범죄에 관하여 양형기준을 설정하였고, 순차적으로 다른 범죄에 대하여 양형기준을 준비하고 있는데, 교통사고범에 관한 양형기준도 시급하게 필요하다. 마. 입법론적 해결방안-피해자의 직접청구권 인정의 필요성 책임보험에 있어서 보험자는 피보험자가 책임을 질 사고로 인하여 생긴 손해에 대하여 제3자가 그 배상을 받기 전에는 보험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보험자에게 지급하지 못하며(상법 제724조 제1항), 제3자는 피보험자가 책임을 질 사고로 입은 손해에 대하여 보험금액의 한도 내에서 보험자에게 직접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상법 제724조 제2항).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도 피해자의 보험자에 대한 직접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법 제9조). 한편,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는 보험계약 체결시에 그 타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한다(상법 제731조 제1항). 이 사건 플러스보험은 보험계약자가 지출하는 형사합의금 등을 부보하는 것이고, 형사합의금이라는 것이 민사 손해배상금과는 구별되어 지급이 강제되는 것도 아니어서 별도의 근거규정 없이 보험계약자가 보험자로부터 받게 되는 형사합의지원금 등에 대하여 피해자가 바로 지급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타인의 사망 등으로 인하여 교통사고 가해자가 받게 되는 형사합의지원금은 마치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과 마찬가지로 타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이득을 취득하는 것이 되고, 그 금액도 상당한 액수에 이르는 것이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교통사고 가해자가 플러스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경우에는 피해자 측이 보험자에 대하여 직접 형사합의지원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형사실무에서는 피해자 측이 그러한 직접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피해자 측과 합의한 것으로 보아 양형을 하는 방안이 적절해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책임보험의 절이라 체계상 부적절한 면이 있으나 상법 제724조에 별도의 항을 두어, ‘자동차종합보험에 부가하여 보험자가 피보험자에게 형사합의금, 형사위로금, 형사보상금 등 민사상 손해배상금 외에 형사재판 등에서의 유리한 처분을 받기 위하여 지급되는 명목의 금원의 지급을 부보하는 경우에는 피해자 또는 그 상속인은 약정 보험금 한도 내에서 보험자에게 직접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하여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입법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7. 결어 위 판결이 위 신종 보험사기와 그 수단으로서의 살인범행에 대하여 엄정한 양형을 한 것과 일사부재리원칙에 근거하여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으로 처벌받은 부분에 대하여 재차 살인죄로 의율할 수 없다고 본 것은 타당하다. 실정법을 올바르게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이 법원의 주된 임무여서 범죄의 진압과 관련하여 입법론을 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아니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나, 실정법을 올바르게 해석하고 적용하는 목적이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인권을 존중하며 정의를 실현하는 데 있다고 본다면, 이 또한 법원의 임무라고 본다. 불특정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여 생명권 침해라는 중대한 법익침해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 이 사건 신종 보험사기 범죄를 접한 마음의 충격을 전하면서 부족한 논의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2009-11-30
이사 해직보상금 약정의 주주총회 결의여부
I. 사실관계 및 사건의 경과 원고 A는 2002. 1. 23. 피고의 대표이사로, 원고 B는 부사장으로 각 선임되면서, 2002. 3. 23. 원고 A는 피고를 대표한 원고 B와, 원고 B는 피고를 대표한 원고 A와 각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였고, 2002. 3. 25. 개최된 이사회에서 위 각 고용계약의 승인이 의안으로 제출되어 나머지 이사 C가 위 각 고용계약을 승인하였다. 위 고용계약 제8조에는 보너스, 퇴직수당과 함께 “회사가 이 계약 기간 중 일방적으로 피고용인과의 고용관계를 종료하는 경우 또는 피고용인이 회사의 주주총회에서 해임을 당하거나(회사의 지분변동 또는 회사의 지배관계를 변동시키는 지주회사의 지배관계 변동에 관계없이), 회사의 지주회사의 이사회로부터 사임요구를 받아 사임하는 경우를 포함하여 비자발적으로 이사직에서 해임되는 경우에는 피고용인은 해직보상금을 제공받는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한편 피고의 정관에는 이사의 임기를 3년으로 한다는 규정이 존재하였다. 그 후 2002. 12. 20. 개최된 피고의 임시주주총회에서 원고들에 대한 이사 해임안이 가결되자, 피고는 임원퇴직위로금지급규정에 따른 퇴직위로금을 각 지급하였으나 고용계약서 제8조에 규정된 해직보상금 등은 지급하지 않았다. II. 대상 판결의 요지 주식회사와 이사 사이에 고용계약에서 보수에 관한 약정과 함께 이사가 그 의사에 반하여 이사직에서 해임될 경우 퇴직위로금과는 별도로 일정한 금액의 해직보상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이러한 해직보상금에 관하여도 이사의 보수에 관한 상법 제388조가 준용 내지 유추적용되어, 정관에서 그 액를 정하지 않는 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어야만 회사에 대해 이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 III. 대상 판결의 검토 1. 해직보상금의 법적 성질 먼저 대상 판결에서는, 주식회사와 이사 사이에 고용계약을 체결하면서 보수에 관한 약정과 함께 퇴직위로금과 별도로 이사가 그 의사에 반하여 이사직에서 해임되면 일정한 금액의 해직보상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이러한 해직보상금을 상법상 이사의 보수로 보아 상법 제388조를 직접 적용할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이사의 보수는 그 명칭여하를 불문하고 이사가 수행하는 경영활동의 대가로서 회사로부터 받은 일체의 급부를 의미한다. 따라서 그 지급형태, 정기적인지 여부등을 불문하고 그것이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된 것이라면 모두 이사의 보수에 포함됨이 원칙이다. 판례는 이사의 퇴직시에 일시금으로 지급되는 퇴직위로금도 상법 제388조에 규정된 이사의 보수에 포함된다고 보아 정관 또는 주주총회결의에 의해서만 지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97다38930판결 등). 그러나, 대상 판결은 이 사건 해직보상금은 이사가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해임되는 경우에 한하여 지급되는 것이므로 퇴직위로금과 같이 직무집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사의 보수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이사의 재직 중 직무집행과의 대가성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나, 이 사건 해직보상금은 이사가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해임되는 것을 요건으로 할 뿐만 아니라 계약기간 중 비자발적으로 이사직으로부터 해임당하는 경우 입게 되는 각종 유·무형적인 손해를 보상하여 주기 위해 미리 회사와 이사간에 약정한 보상금의 성격을 지닌다고 보이므로, 이와 같은 대상 판결의 판시는 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즉, 해직보상금은 이사의 보수와는 성격이 다른 것으로, 회사와 이사 사이에 미리 이사의 비자발적 해임이 있는 경우에 회사가 지급하여야 할 보상금을 정한 일종의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유사한 성질의 금원으로 판단된다. 2. 해직보상금에 대한 주주총회 결의의 요부 그런데, 대상 판결은 이 사건 해직보상금이 보수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보면서도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해직보상금에 대해서도 이사의 보수에 관한 상법 제388조가 준용 내지 유추적용되어, 정관에서 그 액수를 정하지 않는 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어야만 회사에 대해 이를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1) 첫째로, 위와 같은 해직보상금은 형식상으로는 보수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여도 보수와 함께 같은 고용계약의 내용에 포함되어 그 고용계약과 관련하여 지급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대상 판결이 이미 이 사건 해직보상금은 직무집행의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아 보수의 일종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에도, 그것이 단지 보수와 함께 같은 고용계약의 내용에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이를 보수와 마찬가지로 취급하여야 한다고 설시한 것은 충분한 설득력이 없다고 판단된다. (2) 둘째로, 회사는 이사를 임기 중에 해임하는 경우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하는 때에 한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뿐인데(상법 제385조 제1항), 위 해직보상금은 의사에 반하여 해임된 이사에 대해 정당한 이유의 유무에 관계없이 지급하도록 되어 있어 이사에게 유리하도록 회사에 추가적인 의무를 부과하는 것인데도, 단지 보수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주총회 결의를 요하지 않는다고 달리 보게 된다면, 이사들이 고용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인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과다한 해직보상금을 약정하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됨으로써, 이사들의 고용계약과 관련하여 그 사익 도모의 폐해를 방지하여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상법 제388조의 입법 취지가 잠탈되고 말 것이라는 점이다. 상법 제385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란,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하였거나 정신적·육체적으로 경영자로서의 직무를 감당하기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 또는 회사의 중요한 사업계획 수립이나 그 추진에 실패함으로써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경우 등과 같이, 당해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04다25611판결). 또한 상법 제385조 제1항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은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책임과는 달리 고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지 아니하는 상법상의 법정책임으로서, 그 손해는 이사로서 잔여임기 동안 재직하여 얻을 수 있는 상법 제388조 소정의 보수상당액인 정기적 급여와 상여금 및 퇴직금이 되는 한편 임기만료 전 해임된 이사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는 포함되지 않는다(서울고등법원 89나46297판결). 이와 같이 상법 제385조 제1항에 의한 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은 그 발생요건으로 “해임에 대한 정당한 이유의 부존재”를 요구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어 손해배상책임의 발생이 인정된 경우에도 판례는 그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이 사건 해직보상금 약정은 “정당한 이유의 부존재”라는 손해배상책임 발생요건을 완화시킬 뿐만 아니라 그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도 상법 제388조 소정의 보수상당액인 정기적 급여와 상여금 및 퇴직금 이상으로 확장하는 특약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이러한 해직보상금 지급약정을 엄격한 요건(예를 들어, 주주총회 결의)없이 체결할 수 있다고 보게 된다면, 상법 제388조의 입법 취지 뿐만 아니라 상법 제385조 제1항 후문의 취지 역시 잠탈될 우려가 있다고 보인다. 물론 이 사건 해직보상금을 이사들의 비자발적 해임에 따른 일종의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해석한다면,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른 법원의 감액이라는 법적 통제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고, 또한 이사가 회사에 대한 선관주의의무를 게을리하고 자기의 이익만을 도모함으로써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회사에 대해 별도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므로(상법 제399조), 굳이 해직보상금에 대해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도록 하여야만 이사들이 사익을 위해 거액의 해직보상금을 정하는 폐해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사들의 고용계약과 관련하여 그 사익 도모시 폐해의 심각성 및 회사와 주주의 이익 보호의 필요성을 고려하면, 상법 제388조와의 균형상 이 사건 해직보상금에도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요구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보인다. (3) 마지막으로, 회사로서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로 언제든지 이사를 해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해직보상금액이 특히 거액일 경우 회사의 자유로운 이사해임권 행사를 저해하는 기능을 하게 되어 이사선임기관인 주주총회의 권한을 사실상 제한함으로써 회사법이 규정하는 주주총회의 기능이 심히 왜곡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된다는 점이다. 학설은 상법이 주주총회에 일방적인 이사해임권을 부여한 취지에 관하여, 이사는 주주의 출자로 형성된 회사재산을 관리하는 자로서 이사의 지위 유지 여부는 주주가 정책적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고,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 의해 경영을 전담하는 이사가 부적정한 경영을 할 때 주주가 신속히 자신의 출자로 형성된 회사재산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이러한 취지를 고려하면, 대상 판결이 이 사건 해직보상금이 이러한 주주총회의 이사해임권 행사를 저해하는 기능을 하게 될 수 있다고 보아 이를 정관의 정함이나 주주총회 결의를 요구한 것은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Ⅳ. 결 론 주주총회는 상법 또는 정관에 정하는 사항에 한하여 결의할 수 있으나(상법 제361조), 이 사건 해직보상금과 유사한 약정은 상법에 그에 관한 명시적 규정이 없을 뿐 아니라 그 법적 성격이 이사의 보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모호하였기 때문에 주주총회 결의사항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었다. 대상 판결은, 상법 제385조 제1항 후문과 달리 해임에 정당한 이유의 유무에 관계없이 그 의사에 반하여 임기만료전 해임된 이사에 대해 해직보상금을 지급하도록 약정을 하는 경우, 회사에 대해 해직보상금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그 액수를 정관에서 정하거나 주주총회 결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는 것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사들의 고용계약과 관련하여 그 사익 도모의 폐해를 방지하여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상법 제388조의 입법 취지상 이 사건 해직보상금에 정관의 정함이나 주주총회 결의를 요구한 것은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2007-01-25
자살한 군인의 국가유공자(순직군경)해당 여부
[판결요지] 망인의 나이와 성행, 가혹행위의 내용과 정도, 유서의 내용과 그로부터 짐작할 수 있는 정신상태 및 심리상태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의 자살은 나약한 성격에 기인한 것이기는 하나 군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그의 자유로운 의지에 따라 행하여진 것이어서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연구요지] 어떤 이유로든 자살한 군인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하는 것은 국민 정서상 괴리가 있어 국가유공자 인정을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면은 수긍이 가나, 상급자들의 가혹행위 및 폭행이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경우 국가배상책임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Ⅰ. 대상판결 1. 사실관계 원고의 아들인 A는 2000.3.13. ○○부대에 전입하여 근무하던 중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으로 상명하복의 엄격한 통제사회인 군 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선임병인 최△△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 죽여 버린다.”고 협박하며 잠을 재우지 않고, 고참병 서열 등을 암기하도록 강요하고, 흡연 금지구역에서 담배를 피웠다는 이유로 뺨을 1회 폭행했다. 또한 A는 위와 같이 육체적·정신적으로 심한 고통을 받아오던 중 자신의 어머니에게 전화하여 ‘선임병들의 강요행위 등으로 인해 너무 힘들어 죽고 싶다.’는 말을 하였고, A의 외삼촌은 포대장에게 전화하여 ‘선임병들로부터 암기강요 등을 당하면서 잠을 못 자고 있으니 조치해 달라.’고 하였으나, 특별한 조치는 취해지지 아니하였으며, 전화한 사실이 알려져 선임병들로부터 따돌림까지 당하게 되었다. 2000. 3. 30. 부대 간부와 면담을 하면서 ‘조종수를 못하겠으니 운전병으로 보직 조정을 해 달라.’는 부탁을 하자 ‘군대에서 하기 싫으면 나가라, 임마, 이 새끼야, 개새끼야’ 등의 욕설·폭언을 당하자, ‘선임병의 횡포가 싫다.’는 내용의 유서 5장을 남기고 목을 매어 자살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보훈청에 국가유공자유족등록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보훈청장)는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에 해당하여 순직군경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가유공자유족비해당결정을 하자 이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2. 1심, 항소심 및 대법원 판결요지 1) 1심 및 항소심 판결요지 ‘일반사회와는 달리 엄격한 규율과 집단행동이 중시되는 군대 사회에서는 그 통제성과 폐쇄성으로 인하여 상급자로부터의 강요 등 가혹행위와 그로 인한 피해가 일반 사회에서의 그것보다 피해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는 점에 비추어 달리 망인이 자살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아 볼 수 없는 이 사건에서 망인의 사망은 선임병 등의 위와 같은 강요 등 가혹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할 것이고, 망인의 정상적이고 자유로운 의지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어서, 위와 같은 경우의 망인의 자살은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이하 ‘법’이라 함)시행령 제3조의2 단서 제4호 소정의 ‘자해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망인은 법 제4조 제1항 제5호 가.목 소정의 군인으로서 직무수행중 사망한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1심:서울행정법원 2002.5.22. 2002구합110,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03.1.23. 2002누9034) 2) 대법원 판결요지 ‘법시행령 제3조의2 단서 제4호 소정의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은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사망을 의미한다고 할 것인데, 군인이 상급자 등으로부터 당한 가혹행위가 자살을 결의하게 하는 데 직접적인 동기나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는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고, 자살이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것인지의 여부는 자살자의 나이와 성행, 가혹행위의 내용과 정도, 자살자의 신체적·정신적 심리상황, 자살과 관련된 질병의 유무, 자살자를 에워싸고 있는 주위상황, 가혹행위와 자살행위의 시기 및 장소, 기타 자살의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선임병 등의 위와 같은 가혹행위는 망인으로 하여금 자살을 결의하게 하는 데 적접적인 동기와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선임병 등의 위와 같은 가혹행위와 망인의 자살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망인의 나이와 성행, 가혹행위의 내용과 정도, 망인을 에워싸고 있는 주위상황, 가혹행위와 자살행위의 시기 및 장소의 근접성, 망인이 자살하기 전에 남긴 유서의 내용과 그로부터 짐작할 수 있는 망인의 정신상태 및 심리상태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의 자살은 나약한 성격에 기인한 것이기는 하나 군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그의 자유로운 의지에 따라 행하여진 것이라 할 것이어서 망인의 사망은 법시행령 제3조의2 단서 제4호 소정의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 Ⅱ. 자살 군인에 대한 보상 제도 1. 관련법규 군인사법 제54조에서는 군인이 전사·전상 또는 공무로 인하여 질병에 걸리거나, 부상 또는 사망하였을 때에는 법률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본인 또는 그 유족은 그에 대한 상당한 보상을 받는다라고 규정하여 군복무중에 발생하는 각종 재해에 대하여 상당한 보상을 받게 함으로써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직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보상규정을 두고 있다(임천영, 군인사법, 법률문화원, 2004. 791면). 군의 전·공사상자의 구분과 확인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전공사상자처리규정(국방부훈령 제392호 1989. 9. 7) 제3조에서는 사망을 전사, 순직, 사망으로 구분하고 사망을 일반사망, 변사, 자살로 구분하고 있으며, 자살이란 스스로 자기의 생명을 끊거나 그로 인한 결과로 사망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현재 자살자에 대하여는 국립묘지 안장 대상자 제외사유가 되며, 또한 1인당 500만원을 ‘사병 사망위로금’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다(육방침 01-4호 2001. 1. 26. 사병 사망위로금 지급방침). 2. 자살자 보상 처리 군인이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사망한 경우에는 군인연금법, 국가배상법,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에 의하여 보상 및 배상을 받을 수 있다. 즉 군인이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사망한 경우에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소정의 직무집행과 관련한 순직에 해당하고, 그 유족은 법 소정의 연금과 군인연금법 소정의 재해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다만 그 사망이 법 제4조 제5항 제4호의 ‘자해행위로 인한 경우’에 해당하거나, 군인연금법시행령 제75조 제2호 소정의 고의에 의한 것일 경우에는 법 소정의 연금이나 군인연금법 소정의 재해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 특히 법과 법시행령은 국가를 위하여 공헌하거나 희생한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에 대한 응분의 예우를 행함으로써 이들의 생활안정과 복지향상을 도모하고 국민의 애국정신함양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그 공헌과 희생의 정도에 대응하여 실질적인 보상으로서 국가유공자 및 그 유족에게 연금을 비롯한 각종의 보상제도(報償制度)를 두고, 이러한 목적과 기본이념 및 보상제도에 따라 국가유공자를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열거하면서,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 등에 대하여는 국가유공자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 제4조 제5항 제4호{이 조항은 2002. 1. 26. 법률 제6648호로 신설되었는바 구 법시행령(2002.3.30. 대통령령 제175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의2 제4호 규정을 가져옴}의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이란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사망’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그 입법취지는 공무상의 질병으로 인한 사망에 해당할 수 없는 경우를 확인적·주의적으로 규정한 것에 그치고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주장·입증책임을 상대방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3두13595판결). Ⅲ. 최근 판례의 경향 1) 자해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례로는 대법원 2004.5.14. 선고 2003두13595판결(의무경찰 복무중 내성적인 성격으로 낯선 지역적·문화적 환경 속에서 엄격한 통제와 단체행동이 요구되는 부대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상급자들의 모욕적이고 위압적인 질책과 언어폭력, 구타 등으로 인하여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말미암아 우울증이 발병하였고, 그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여 우울증의 정신병적 증상이 발현되어 자살한 경우임)과 대법원 1999. 6. 8. 선고 99두3331판결(전투기 조종사의 공무로 인한 우울증과 자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이 있다. 2) 자해행위에 해당된다는 판례로는 대법원 2003.6.13.선고2003두1325판결(장병학술시험에 대리응시한 행위가 적발되자 그에 대한 상급자들의 질책과 소속대원들에 대한 엄격한 군기훈련을 받게 될 경우 자신에게 쏟아질 비난을 감당할 수 없는 절망감을 느끼고 자살한 사안), 대법원 2003.9.5.선고 2002두11판결(군기교육은 군 조직을 유지, 통솔하기 위하여 필요불가결한 것으로서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어느 부대에나 있는 것이며, 군기교육이 엄하다고 하더라도 군인으로서는 마땅히 이를 극복함으로써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을 길러야 한다면서 자해행위로 인정), 대법원 2003.11.14.선고 2002두4136판결(적응장애 사병이 육체적·심리적 긴장과 중압감 내지는 공포심을 수반할 수 있는 사격훈련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긴장을 받은 것이 자살의 직접적인 동기가 됨), 대법원 2004.3.26.선고 2003두14789판결(상급자인 정비하사관의 가혹행위가 자살의 직접적인 동기가 됨), 대법원 2004.3.12.선고 2003두10404판결(해병대 근무중 상급자로부터의 폭행 및 가혹행위가 자살의 직접적인 동기가 됨), 서울고등법원 2004. 6. 25. 선고 2003누12846판결(과중한 업무와 선임병들의 질책 등으로 자살을 결심한 사안) 등에 있어서는 상급자들의 폭행 및 가혹행위가 자살을 결의하게 하는 데 직접적인 동기나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는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하면서 나약한 성격탓에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나머지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사망이라고 하였다. Ⅳ.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군인이 상급자등으로부터 당한 가혹행위가 자살을 결의하게 하는 데 직접적인 동기나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는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고, 자살자의 나이와 성행, 가혹행위의 내용과 정도, 자살자의 신체적·정신적 심리상황, 자살과 관련된 질병의 유무, 자살자를 에워싸고 있는 주위상황, 가혹행위와 자살행위의 시기 및 장소, 기타 자살의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면서 정상적이고 자유로운 의지를 벗어난 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어떤 이유로든 자살한 군인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하여 국립묘지에 안장하거나 국가유공자로 지정하여 보상하는 것은 국민 정서상 괴리가 있어 국가유공자 인정을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면은 수긍이 가나, 상급자들의 가혹행위 및 폭행이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경우에는 국가배상책임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즉 영내에서의 가혹행위는 내무생활이라는 특수성에 비추어 피해자에게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주는 점, 상급자에 의한 폭행인 경우 일방적으로 당할뿐이며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어 일반 폭행과는 다른 점, 상급자의 폭행이나 가혹행위가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통계 등에 비추어, 군대에서의 구타나 가혹행위로 인한 자살이라는 조건관계가 인정되면 경험칙상 자살이라는 결과의 발생을 통상 예견할 수 있다고 인정하여 국가배상 책임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04-09-16
회사채권의 실행을 위한 자기주식의 취득
法律新聞 2571호 법률신문사 會社債權의 實行을 위한 自己株式의 取得 일자:1996.6.25 번호:96다12726 崔基元 서울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4면 ============ I. 事實關係 被告會社 Y는 1984년 9월 7일 일용품 수급 및 점포임대사업 등을 목적으로 자본금 5천만원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原告 X는 1985년 11월 27일 당시 Y의 주주이자 실제 자본주이던 소외 A 및 대표이사이던 소외 E와 사이에, 原告 X가 주식대금 및 당시 이사들의 퇴직위로금 8천만원과 이사인 소외 P의 투자금반환조로 금8천3백70만원을 출자하여 Y의 전 주식을 일단 인수하되 원고 X는 그 70%만 보유하고 나머지 30%는 위 A등이 3인 이상을 선정하여 그들에게 배분하기로 하는 주식인수계약에 따라 같은해 12월 1일 당시 Y의 주주들이 회의를 열어 위 주식인수계약을 추인한 후 그 각 보유주식을 원고 X에게 양도하여, 원고 X는 Y 주식의 70%를 보유하게 되었다. 원고 X는 Y의 명의로 개인적인 채무변제를 위하여 액면합계 금2천6백12만원 가량의 약속어음 6매를 발행하였다가 위 각 어음이 부도처리된 후 그 소지인들이 Y를 상대로 어음금청구소송을 제기하자 그 해결방안으로 같은해 6월 22일 Y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함과 동시에 그 보유주식 2천주를 Y에 양도하였다. 원고는 이러한 주식의 양도가 상법 제341조 소정의 자기주식취득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자신은 여전히 Y의 주식 2천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II. 소송의 경과 1. 제1심(대구지방법원 1993년 1월 14일 선고, 91가합14325 판결) 피고회사는 원고로부터 주식 2천주를 양수하여 취득한 후 이를 곧 소각하였으므로 이는 상법 제341조 제1호의 규정(주식을 소각하기 위한 때)에 의하여 자기주식취득이 허용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없다고 하였다. 2. 원 심(대구고등법원 1996년 1월 11일 선고, 93나969 판결) 주식회사의 자기주식의 취득은 이를 인정할 경우 실질적으로 주주에게 출자를 반환한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와 회사의 재산적인 기초를 위태롭게 하므로 상법 제341조에서 이를 금지하고 있고 이에 반하는 자기주식의 취득행위는 무효로 되지만, 자기주식의 취득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무상 취득한 경우에는 위와 같은 폐단이 발생할 여지가 없어 비록 예외적으로 자기주식취득이 인정되는 상법 제341조의 각호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이를 허용함이 마땅하다. III. 대법원 판결(대법원 1996년 6월 25일 선고, 96다12726 판결) 1. 상법 제335조 제2항 소정의 주권발행 전에 한 주식의 양도는 회사성립후 또는 신주의 납입기일 후 6월이 경과한 때에는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있는 것으로서, 이 경우 주식의 양도는 지명채권의 양도에 관한 일반원칙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만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고, 주권이 발행된 경우의 기명주식 양도의 절차를 밟지 아니하였다고하여 주식양도의 효력이 없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5년 5월 23일 선고, 94다36421 판결, 1995년 3월 24일 선고, 94다47728 판결, 1991년 8월 13일 선고 91다14093 판결등 참조). 같은 취지에서 원고 X가 보유하던 주식중 5천주가 소외 P 등에게 적법하게 양수되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주식양도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판례위반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회사는 원칙적으로 자기의 계산으로 자기의 주식을 취득하지 못하는 것이지만(상법 제341조 참조), 회사가 무상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때와 같이 회사의 자본적 기초를 위태롭게 하거나 회사채권자와 주주의 이익을 해한다고 할 수가 없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자기주식의 취득을 허용할 수 있는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상법 제341조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IV. 評 釋 이 판례의 첫번째 요지는 그 이유와 결론이 모두 타당하다고 본다. 그러나 두번째의 판단은 그 결론에는 찬성하나 이유에는 문제가 있다고 할 것이다. 즉 이 판례의 경우 被告會社의 自己株式取得의 근거를 無償取得으로 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회사는 원칙적으로 自己株式을 취득하지 못한다(商 341조). 이와 같이 자기주식의 취득을 금지하고 있는 것은 이론적인 이유에서라기보다는 이를 허용하는 경우에 생기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政策的인 이유에 그 근거가 있는 것이다. 이 판례에서 大法院과 原審에 의하면 자기주식의 취득을 금지하는 이유는 이를 인정하면 실질적으로 주주에게 出資를 반환하는 것이 되어 회사의 재산적 기초를 위태롭게 하여(原審), 會社債權者와 株主의 이익을 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자기주식의 취득금지의 이유는 물론 會社의 資本充實을 기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즉 회사가 자본금에 의하여 자기주식을 취득한다면 그와 같은 우려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회사가 배당가능한 이익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때에는 회사채권자의 이익을 해한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회사채권자를 위한 최소한도의 담보액은 회사의 자본액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證券去來法에서는 上場法人은 配當可能한 利益으로 발행주식총수의 10%의 범위에서 자기주식의 취득을 인정하고 있다(證去 189조의2). 기타 자기주식의 취득을 인정하면 회사에 의한 株價의 조작에 의하여 투기행위를 할 우려가 있다. 예컨대 회사가 合倂이나 新株發行을 유리하게 하기 위하여 사전에 자기주식을 고가로 매입하게 되면 이후 주가의 하락으로 투자자의 이익을 해하게 된다. 또한 주가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미리 알고 이것이 공시되기 전에 자기주식을 매입하고 주가가 상승한 후에 이를 매도하는 등의 투기행위를 할 염려가 있다. 오늘날 上場法人의 경우에는 발행주식의 10% 범위에서 자기주식의 취득을 인정하고 있는데 이는 소위 M&A로부터 회사의 방어수단을 제한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반드시 M&A의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뿐만 아니라 회사지배와 주가의 유지 또는 주가의 조정을 위하여 자기주식의 취득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자기주식의 취득은 항상 악용의 소지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 밖에도 자기주식의 취득을 인정하게 되면 기회의 불평등과 대가의 불공정으로 인하여 株主平等의 原則에 반하게 되고 자기주식은 議決權이 없으므로(商 369조 2항) 기타 주주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결과가 초래된다. 이러한 여러가지의 부작용을 우려하여 정책적으로 자기주식의 취득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주식의 취득이라고 하는 것은 회사가 自己名義와 計算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회사가 그 명의는 제3자 또는 假設人의 명의를 사용하더라도 회사의 계산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회사가 자기주식을 제3자로 하여금 회사로부터 전도금·대여금·보증금·담보의 제공을 받아 취득케 하는 것은 자기주식의 취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商法은 자기주식의 취득을 인정할 필요가 있고 그로 인한 폐단이 예상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자기주식의 취득을 허용하고 있다(商 341조). 즉 주식을 소각하기 위한 때, 合倂 또는 營業 全部의 양수의 경우, 권리의 실행을 위하여 필요한 때, 端株處理의 경우, 주주가 株式買受請求權을 행사하는 때 등이다. 또한 기타 해석에 의하여 자기주식의 無償取得이 인정된다는 것이 判例와 通說의 입장이다. 여기서는 그중 본 판례의 검토에 필요한 경우에 대하여만 약술한다. 첫째로 회사는 減資의 절차나 定款에 의하여 利益消却을 하는 경우에 주식을 소각할 수 있다. 회사는 주식의 소각을 위하여 자기주식을 취득한 때에는 지체없이 그 주식의 失效節次를 밟아서 주식 그 자체를 소멸시켜야 한다. 즉 주식의 소각이란 특정한 주식을 절대적으로 소멸시키는 회사의 행위로서 人的會社의 退社制度와 유사한 것이다. 그러므로 주식을 무상으로 취득하여 매각 등의 처분을 하는 것은 소각을 위한 자기주식의 취득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대상판례의 제1심에서 피고회사는 원고로부터 주식 2천주를 양수하여 취득한 후 이를 곧 소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회사의 위 株式讓受는 상법 제341조 제1호의 규정(주식을 소각하기 위한 때)에 의하여 회사의 자기주식의 취득이 허용되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한 것은 株式消却의 法理를 오해한 것으로 본다. 만약에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하여 이를 소각하였다면 그 주식을 절대적으로 무가치하게 만드는 것이 되는데 회사채무의 이행을 위해서 讓受한 주식을 사실관계로 보아 분명하지 않으나 소각하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주식을 처분한 것을 소각을 위하여 취득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大法院은 피고회사의 자기주식의 취득을 무상취득이라고 보았고 이는 原審의 경우에도 같다. 즉 무상취득은 상법 제341조의 각호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회사의 재산적 기초를 위태롭게 하는 등의 폐단이 발생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이는 타당한 근거로 볼 수도 있다. 회사는 자기주식을 贈與 또는 遺贈에 의하여 無償으로 취득하는 것은 가능한 것이다. 특히 獨逸 株式法에서는 무상취득을 자기주식취득이 가능한 예외적인 경우로 法定하고 있다(同法 71조 1항 4호). 예컨대 주주들이 회사의 회생을 위하여 소유주식의 일부를 회사의 자유로운 처분에 맡겨 소각에 의한 자본감소를 가능하게 하여 이익배당을 가능토록 하고자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경우는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해하지 않고 오히려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있기 때문에 무상취득은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대상판례의 경우에 피고회사가 원고로부터 자기주식을 무상으로 취득하였는가 하는 점에는 의문이 있다. 無償取得이란 회사가 반대급부를 전혀 하지 않고 아무런 부담없이 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負擔있는 贈與나 遺贈에 의한 자기주식의 취득은 무상취득이라고 할 수 없다. 이 판례의 경우에 원고 X는 그가 개인적인 債務의 辨濟를 위해서 발행한 約束어음이 부도처리된 후 어음소지인들이 피고회사를 상대로 어음金請求訴訟을 제기하여 그 해결방안으로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보유주식을 피고회사에 양도한 것으로 보인다. 즉 이는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어음발행에 대한 책임을 회사에 지우는 것으로서 原告는 피고회사의 債務者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채무자로부터 채무의 일부변제를 위해서 취득한 주식을 증여와 동시하여 無償取得으로 볼 수 있는가 한 점이 문제가 된다. 왜냐하면 이 경우에 자기주식의 취득은 원고가 채무의 일부변제를 위하여 처분을 가능토록 하게 하기 위하여 양도한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판례의 경우에 자기주식취득의 근거는 상법 제341조 제3호의「회사의 권리를 실행함에 있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강제집행이나 소송상의 화해 또는 대물변제에 의한 자기주식의 취득은 채무자가 채무변제에 필요한 다른 재산이 없는 경우에만 인정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고(大判 1977년 3월 8일 76다1292) 이 판례의 사실관계를 보아 다른 재산이 있었는지는 명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무상취득이라고 하기 보다는 商法 제341조 3호에 의하여 권리의 실행을 위해서 자기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獨逸 株式法 71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현저하고 직접적으로 직면한 회사의 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또한 스위스 채무법 제695조 제2항 제2호에서도 회사채권의 확보를 위해서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고 법정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반드시 직접적인 손해가 생기는 경우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손해의 경우에도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하여 회사는 채무자로부터 단지 자기주식의 취득을 통하여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고 하는 것이 통설이다(Lutter in Kolner Kommentar. §71, Rdn. 14). 또한 美國에서도 많은 州의 會社法에서 채무가 확실한 경우에는 제한없이 대물변제로서 채무자로부터 자기주식의 취득을 인정하고 있다(뉴욕·캘리포니아·오하이오·美國模範會社法 등). 大法院은 상법 제341조 제3호에 의한 자기주식의 취득은 채무자에게 회사의 株式 이외에 재산이 없는 때에만 인정된다는 입장이지만, 이 대상판례의 경우는 原告인 X는 다른 재산이 있는지는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재산이 있다 하여도 채무의 변제를 위하여 부족하거나 換價를 위하여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경우에는 자기주식의 취득을 인정하여야 된다고 본다. 회사의 自己株式取得이 가능한 예외적인 경우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 입법의 추세일 뿐만 아니라 우리 證券去來法에 의한 上場法人은 商法에 의하여 예외적인 취득이 인정되는 사유가 없는 경우에도 이익배당이 가능한 범위내에서는 언제든지 임의로 10%의 자기주식의 취득을 인정하고 있는 점등에 비추어 상법 제341조 제3호의 해석을 엄격하고 좁게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 판례의 사실관계에 비추어 피고회사는 자본금이 5천만원인 회사인데 2천6백여만원의 어음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피고회사의 자기주식의 취득은 회사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현저하고 직접적으로 직면한 회사의 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취득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피고회사의 채무자로부터의 자기주식취득은 무상취득이라고 하기 보다 권리의 실행을 위해서 취득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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