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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결심판의 일사부재리의 효력
1. 사실관계 피고인은 1988년 5월 20일 오후 5시경부터 동일 오후 11시경까지 사이에 술에 취해 인천시 송림동 소재 포장주점에 찾아와 하등 이유 없이 동 주점 손님들에게 "이 새끼들 나를 몰라보느냐, 누구든지 싸움을 해보자"고 시비를 걸고 주먹과 드라이버로 술탁상을 마구 치는 등 약 6시간 동안 악의적으로 영업을 방해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12호(업무방해), 제24호(불안감조성), 제25호(음주소란 등) 위반으로 같은 달 21일 인천지방법원에서 구류 5일의 처분을 받았으며 위 즉결심판은 확정되었다. 위 즉결심판이 확정된 후 당시 그 주점에서 피고인과 시비를 벌인 피해자 박영춘이 사망하자 인천지방검찰청 검사는 「피고인은 1988년 5월 20일 오후 5시경 에 인천시 송림동 소재 박윤봉 경영의 포장주점에서 술주정을 하던 중 그곳의 손임인 피해자 박영춘(남, 29세)과 시비를 벌여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1회 때리고 멱살잡이를 하다가 위 포장주점 밖으로 끌고나와 주먹과 발로 피해자의 복부 등을 수회 때리고 차 피해자로 하여금 그 이튿날 오후 7시 30분경 외상성 장간막 파열로 인한 출혈로 사망케 한 것이다」라는 범죄사실(공소사실)로 공소를 제기하였다. 제1심법원(인천지방법원)이 형이 확정된 경범죄처벌법 위반의 범죄사실과 상해치사의 범죄사실(공소사실)은 공소사실(범죄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어 확정판결이 있는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에 의하여 면소판결을 선고하자 검사가 위 면소판결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였으며 항소법원(서울고등법원)이 1심판결과 같은 이유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검사는 위 항소기각판결에 대하여 상고를 제기하였으며, 대법원은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다. 2. 대법원판례 피고인이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12호(업무방해)·제24호(불안감조성)·제25호(음주소란 등)를 위반하였다는 범죄사실과 피해자 박영춘에 대한 상해치사의 범죄 사실은 「동일한 피고인이 동일한 일시, 장소에서 술에 취하여 그 주점의 손님들에게 시비를 걸고 행패를 부린 사실에 관한 것으로 양 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기 때문에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이미 확정판결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판례의 견해이다. 즉 피고인이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12호·제24호·제25호를 위반한 범죄사실과 그 주점안에 있던 피해자 박영춘에 대한 상해치사의 범죄사실은 기본적 사실동일설의 입장에서 범죄사실(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므로 동일사건에 대하여 확정판결이 있는 때의 면소판결의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판례의 견해이다. 3. 즉결심판의 일사부재리의 효력 즉결심판이 확정되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즉결심판에 관한 절차법 제16조). 따라서 유죄의 즉결심판이 확정되면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발생한다. 확정된 즉결심판의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는 즉결심판의 대상인 범죄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죄사실 전부에 미친다. 따라서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12호·제24호·제25호 위반의 범죄사실과 상해치사의 범죄사실 사이에 범죄사실(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가 여부가 문제해결의 열쇠에 해당한다. 4. 공소사실의 동일성의 판단기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판단하는 기준에 관해서는 기본적 사실동일설, 죄질동일설, 구성요건공통설, 소인공통설, 사회적혐의동일설, 형벌관심동일설, 지도형상유사설, 종합평가설 등이 일본에서 대립되고 있으며 그 중 우리나라 학자들이 지지하고 있는 학설은 다음과 같다. 기본적 사실동일설은 공소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면 지엽적인 점에서 동일하지 않더라도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된다는 견해로서 일본 최고재판소 판례가 취하고 있는 견해이며 우리나라에서의 다수설이다(이재상, 신동운, 송광섭, 진계호, 신양균 등). 그러나 이 견해에 의하면 절도죄의 범죄사실(공소사실)과 그 절도죄의 장물을 보관한 범죄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이유를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절도와 장물보관은 범죄의 일시·장소·방법·행위태양 등 기본적 사실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견해에 대해서는 그 이론적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구성요건공통설은 비교되는 두 사실이 구성요건적으로 상당한 정도 부합되는 때에는 죄질이 동일하지 않더라도 두 사실은 공소사실(범죄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된다는 견해이다. 우리나라에서 이 견해를 지지하는 학자들이 있다(김기두, 정영석, 권오병). 그러나 이 견해에 의하면 절도죄의 범죄사실과 장물보관죄의 범죄사실, 수뢰죄의 범죄사실과 공갈죄의 범죄사실, 절도죄의 범죄사실과 점유이탈물횡령죄의 범죄사실 사이에 범죄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이유를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위 각 범죄사실 사이에는 구성요건적 공통성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견해는 타당한 학설이라고 할 수 없다. 소인공통설은 소인의 주요부분이 공통된 경우에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견해로서 우리나라에서 이 학설을 지지하는 학자들이 있다(강구진, 차용석).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행 형사소송법은 소인제도를 채택하고 있지 않다고 해석하여야 하므로(소인부정설) 소인의 개념을 전제로 한 소인공통설을 지지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이 학설에 대해서는 문제를 가지고 문제에 답하고 있다는 비판이 가능하다(백형구, 이재상, 임동규, 이은모). 소인이란 공소장에 기재된 범죄사실, 즉 공소사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범죄행위동일설은 구성요건적 평가 이전의 사회적 행위로서의 범죄행위의 동일 여부를 기준으로 공소사실의 동일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견해이다(백형구). 범죄행위동일설에서의 범죄는 헌법 제13조 제1항의 범죄와 동일한 의미이다. 헌법 제13조 제1항의 동일한 범죄에서의 범죄는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위법·유책의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구성요건적 평가 이전의 역사적·사회적 행위로서의 범죄행위를 의미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는 것이 범죄행위동일설의 이론구성이다. 범죄행위동일설에 의하면 기본적 사실동일설의 이론적 약점이 해소된다. 절도죄의 범죄사실과 장물보관죄의 범죄사실 사이에는 범죄의 일시·장소·방법·행위태양 등 기본적 사실관계가 상이하나 동일인이 동일인 소유의 재물을 절취하여 그 재물을 운반·보관하는 일련의 행위는 1개의 범죄행위이고 그 재물의 보관행위는 그 재물의 절취행위에 수반되는 범죄행위이므로(절도죄가 성립하는 경우 장물운반행위·장물보관행위가 불가벌적 사후행위(不可罰的 事後行爲)로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재물의 절취행위와 그 재물(장물)의 보관행위 사이에는 범죄행위의 동일성이 인정된다. 경합범의 관계에 있는 두 범죄사실 사이에 범죄사실(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아니한 것은 두 범죄사실 사이에 기본적 사실관계가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두 범죄사실이 별개(別個)의 범죄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라는 이론구성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경합범의 관계에 있는 수개의 범죄사실에 관해서는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 여부가 문제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즉 공소사실의 동일성은 1개의 범죄행위인 경우에 한해서 문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소사실의 동일성의 판단기준에 관해서는 범죄행위동일설(犯罪行爲同一說)이 이론적으로 가장 합리적이라고 본다. 5. 판례평석 (1) 공소사실의 동일성 대법원판례는 피고인의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12호(업무방해)·제24호(불안감조성)·제25호(음주소란 등) 위반의 범죄사실과 피해가 박영춘에 대한 상해치사의 범죄사실은 양 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기 때문에 범죄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된다는 견해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인이 술집에서 술에 취하여 소란을 피우고 그 술집에 있는 손님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6시간 동안 그 술집의 업무를 방해한 범죄사실과 그 술집에 있던 손님 박영춘에 대한 상해치사의 범죄사실은 범죄의 피해자, 행위태양, 범행방법, 범죄의 결과 등이 전혀 다르므로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지 않다. 따라서 기본적 사실동일설에 의하더라도 양 범죄사실은 범죄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범죄행위동일설에 의하면 위 양 범죄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양 범죄사실은 경합범의 관계에 있는 수개의 범죄사실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즉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12호(업무방해)·제24호(불안감조성)·제25호(음주소란 등) 위반의 범죄사실과 상해치사의 범죄사실은 별개(別個)의 범죄사실이므로 양 범죄사실은 범죄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것이 범죄행위동일설에 의한 이론구성이다. (2) 법원의 판결 대법원판례는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12호·제24호·제25호 위반의 범죄사실에 대한 즉결심판(구류 5일)이 확정되었으며 그 확정판결의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상해치사의 범죄사실에 미치므로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에 의해서 면소판결을 하여야 한다는 견해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12호·제24호·제25호 위반의 범죄사실과 상해치사의 범죄사실은 경합범의 관계에 있는 별개(別個)의 범죄사실로서 범죄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12호·제24호·제25호 위반의 범죄사실에 대한 즉결심판(확정판결)의 일사부재리의 효력은 상해치사의 공소사실에 미치지 아니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따라서 상해치사의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는 경우 법원은 유죄판결을 선고하여야 한다고 본다. 상해치사죄 공소사실에 대한 면소판결과 유죄판결 사이에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
2011-11-21
경원자관계에서의 제척사유해석, 재량권판단과 위임입법 한계
Ⅰ. 문제의 제기 2007. 7.7.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후 원고법인 산하 ○○대(이하 '원고'라고 함) 등 전국 41개 대학이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로 약칭)예비인가신청을 했고 피고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하 '피고'라 함)은 2008. 2.15. 25개 대학에 대해 예비인가를 하였다. 예비인가를 받지 못한 원고가 서울행정법원에 예비인가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을 제기, 패소 후 항소하였고 서울고등법원이 사정판결로 항소기각하자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파기환송하였다. 대상판결은 원고에 대한 로스쿨 인가거부처분의 위법여부에 관한 것이지만 전국 41개 신청대학간은 물론 원고와 같은 서울권역 소속 24개 대학도 상호경쟁관계이므로 실질상 경원자(競願者)소송이다. 경원자소송이란 다수인의 신청을 받아 그 일부에 대해서만 인·허가 등 수익적 행정처분을 하는 경우 인·허가 등을 받지 못한 자가 인·허가처분에 대하여 다투는 항고소송이다. 우리 판례도 제3자효 행정행위에 대한 취소소송의 한 형태로 이를 인정하며 이 건에서와 같이 경원자관계에 있는 경우 각 경원자에 대한 인·허가 등이 배타적 관계에 있으므로 자신의 권익을 구제하기 위하여 타인에 대한 인·허가 등을 취소청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고 있다(이 건은 타인에 대한 인·허가 취소청구는 아니었다). 이 판결은 로스쿨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함) 제10조의 당해심의와 관련하여 제13조 제척사유의 해석문제, 위임입법의 범위·한계의 일탈로 인한 위헌여부 및 지방균형발전을 고려한 인가처분의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인한 위법여부 등에 관해 판단하고 있는 바, 실질상 경원자소송에서의 법적 판단의 적법여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Ⅱ. 사실관계 원고는 2007. 10.30. 피고에게 입학정원 80명의 로스쿨 설치인가신청을 하였고 원고가 속한 서울권역(서울·경기·인천·강원)에서는 원고를 비롯한 24개 대학이 설치인가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인가처분에 앞서 전국을 고등법원 관할구역단위로 서울권, 대전권, 대구권, 부산권, 광주권으로 나누고 로스쿨 인가신청시 공고했던 인가심사기준(교육목표, 입학전형, 교육과정, 교원, 학생, 교육시설, 재정, 관련학위과정, 대학경쟁력 및 사회적 책무성 등 9개 영역, 66개 항목, 132개 세부항목, 총점 1,000점)에 의해 이화여대 ○○○, 서울대 ○○○, 경북대 ○○○, 전남대 ○○○ 교수 등 인가신청대학 소속 교수 4인 등 13명으로 구성된 법학교육위원회에서 심의하도록 하였다. 피고는 그 심의결과에 기해 2008. 2.4. 서울권은 서울의 ○○대 등 12개 대학, 경기도의 ○○대, 인천시의 ○○대, 강원도의 ○○대 등 15개 대학, 지방은 부산권 등 4개 권역 10개 대학에 총정원 2,000명을 배분, 40명 내지 150명의 로스쿨 예비인가처분를 하였고 원고 등 예비인가를 받지 못한 대학에게는 별도로 통지하지 않았다. Ⅲ. 대법원 판결요지 대법원은 피고의 상고이유를 받아들이고 원고의 상고이유를 배척하였는 바, 핵심적인 아래 쟁점에 대해서만 살펴본다. 1. 법 제13조(법학교육위원회 위원의 제척사유)는 "위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당해심의에 관여하지 못한다. 1. 본인 또는 그 배우자가 심의대상 대학 또는 대학을 설치·경영하는 학교법인에 재직하고 있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위 제척규정에 따라 법학교육위원회 위원이 된 법학교수 또는 부교수(이하 '교수위원'이라 함)가 교수위원이 소속한 대학을 비롯한 신청대학 전부를 대상으로 예비인가대학과 그 정원을 심의·의결한 법학교육위원회 제15차 법학교육위원회 회의에 관여한 것은 자기가 속한 대학에 대한 관계에서 위 제척규정이 금지한 '당해심의'에 관여한 것에 해당하여 위 제척규정에 위반되지만, 교수위원들의 소속대학이 아닌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는 위 제척규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제15차 회의에 따라 이루어진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이 제척사유가 있는 위원이 관여한 위법한 처분이 아니다. 2. 로스쿨의 설치인가 등에 있어서 지방대학의 발전과 지역발전에 필요한 우수인력의 양성을 위하여 지역 간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한 법 시행령 제5조가 위임입법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니며 3. 피고가 이 사건처분을 함에 있어 원고보다 평가점수가 불과 0.7점이 낮은 서울권역의 ○○대와 (34.9점이 부족한) ○○대에 대해 지역균형을 고려하여 인가를 한 것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Ⅳ. 법률적 쟁점 1. 경원자관계에서의 제척사유의 엄격 해석 문제 이미 19세기에 영국에서는 보통법(Common Law)상 행정절차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심판자가 될 수 없다'는 편견배제의 원칙과 '양 당사자에게서 들으라'는 쌍방청문의 원칙이 자연적 정의의 원칙(Principle of Natural Justice)으로서 법원에 의해 확립되었다(김도창, 일반행정법론(상), 1990, 489쪽). 절차적 정당성에 관한 이 원칙은 우리의 각종 절차법이나 심의위원회구성에 관한 자치규범에서 제척규정으로 구체화되어 있다. 우리 판례가 '제척원인이 있는 이해관계자는 당해 직무집행으로부터 제외되어야 하므로 제척원인이 있는 이해관계자가 징계위원으로 참여한 징계심의는 절차에 있어서의 정의에 반하여 무효이다'라고 판시한 것도 그러한 맥락에 닿아 있다(대법원 1995. 4.28. 선고 94다 59882판결 등 참조). 법 제13조 제1호는 로스쿨 인가에 관련된 심사 및 평가기준을 만들고 그 심사기준에 의거해 인가신청대학에 대한 사실조사기능(서면심사 및 현지조사)을 하는 법학교육위원회 위원에 대해 "본인 또는 그 배우자가 심의대상 대학 또는 대학을 설치·경영하는 학교법인에 재직하고 있는 경우"에는 당해심의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인가심사 및 평가의 공정성·객관성을 담보하고 있다. 위 규정은 로스쿨 인가신청대학 소속 교수위원을 인가심사 및 평가업무 즉 '당해심의 관여'에서 배제케 하는 강행규정이다. 위 규정의 '당해심의'에 대해서는 법 제10조(법학교육위원회의 기능)가 '1.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인가에 관한 사항 2. 법학전문대학원의 폐지 및 변경인가에 관한 사항 3. 개별법학전문대학원의 정원에 관한 사항 4.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의 세부기준에 관한 사항 5. 그 밖에 법조인의 양성 및 법학전문대학원의 법학교육에 관하여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부의하는 사항' 등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제척사유있는 교수위원은 법 제10조에 열거한 '당해심의'의 직무집행에서 당연히 제척된다. 법 제10조와 제13조의 입법취지는 부득이 인가신청대학 소속 교수가 법학교육위원으로 위촉된 경우라도 소속 대학이 관련된 제10조 소정의 당해심의에서 제척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에 위반하여 당해심의에 관여하면 절차적(자연적) 정의에 반할 뿐 아니라 법규정 위반으로 위법하다. 피고는 당초 행정절차상 인가신청대학 소속 교수를 법학교육위원으로 위촉하지 말아야 했다(신청준비대학을 파악할 수 있었고 위촉위원의 전공·경력 등 면면을 보더라도 그것이 충분히 가능했다). 교수위원 소속 대학에 대해 심판자가 되기 때문이다. 부득이 위원으로 위촉했다하더라도 법 제10조에 열거된 '당해심의'는 교수위원을 제척시키고 나머지 9명 위원들로 하게 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교수위원 4명이 포함된 위원회에서 인가기준 등(법 제10조 제4호 위반)을 정하고 제15차 회의에서 예비인가 대학 25개를 선정하고(법 제10조 제1호 위반) 각 대학의 정원을 정하도록 했으며(동조 제3호 위반) 이에 기해 원고에게 이 건 처분을 하였다. 대법원은 교수위원들이 소속한 대학을 비롯한 신청대학 전부를 대상으로 예비인가대학선정과 그 정원을 심의·의결한 법학교육위원회 제15차 법학교육위원회 회의에 관여한 것은 자기가 속한 대학에 대한 관계에서 위 제척규정이 금지한 '당해심의'에 관여한 것에 해당하여 위 제척규정에 위반되지만,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는 '당해심사에 관여한 것이 아니므로' 제척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런 이유로 위 교수위원들이 인가를 위한 평가 및 심의에 관여한 것은 위 법상 제척사유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판시한 원심판단이 잘못되었다며 파기 환송하였다. 그러나 인가여부와 정원이 배정된 제15차 회의가 교수위원 소속대학에 대한 심의와 경원자관계인 원고 등 나머지 대학에 대한 심의가 분리되어 행해지지 않은 이상 교수위원이 소속대학과 원고가 대상인 '당해심의'에 관여한 것으로 봐야 한다. 대법원은 교수위원 소속대학과 원고를 포함하여 이루어진 '당해심의'관여에 관한 제척사유에 대한 판단시 당해심의가 분리,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이를 간과하고 이를 분리시켜 교수위원들의 소속대학이 아닌 원고에 대한 심의는 위 제척규정에 위배하지 않았다고 해석하였다. 이러한 판단은 사회통념, 경험칙·논리칙에 반하며 실질상 경원자관계에서 제척사유의 엄격판단결여로 법리오해가 아닐 수 없다. 경원자관계는 이해상반관계로 상호 경쟁적·배제적이다. 교수위원들은 자기나 동료의 소속대학에 대해서는 후한 평가를 하고 그 외 대학에 대해서는 박하게 평가할 개연성이 높다. 이 건과 같이 실질상 경원자소송에서 제척사유를 판단함에 있어 교수위원들이 원고소속 교수가 아니므로 원고에 대해서는 제척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극히 좁게 판단할 이유가 없다. 대법원은 교수위원 소속대학이 대상이 된 '당해심의' 관여가 원고에 대해서는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다는 형식논리에 기한 것으로 보이는 바, 이러한 해석은 법 제10조와 제13조의 연계적 문리해석상 문제가 있으며 경원자관계의 특성을 간과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제척사유에 대해 엄격하게 판단해 온 기존판례에도 반한다. 2. 위임입법의 한계 및 재량권 일탈·남용부 등 1)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위임명령의 한계에 대해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의 해석과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는 위임명령의 한계를 정한 위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라 함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고 판시하고 있다(헌재결 1999. 1.28. 97헌가8, 1998. 4.30. 96헌바70 등 참조). 로스쿨법 시행령 제5조는 "교육과학부장관은 법 제5조 및 제6조에 따른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인가 등에 있어서 지방대학의 발전과 지역발전에 필요한 우수인력을 양성하기 위하여 지역간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시행령규정은 대법원이 위임근거로 본 법 제5조와 제6조의 어디에서도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해 위임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 새로 규정한 것으로서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위헌적 규정이다. 대법원은 지역균형발전의 근거로 헌법 제120조 제2항과 제122조를 들고 있으나, 동규정들은 교육·인재양성과는 관계없는 국토와 자연자원(Natural Resources) 등 물적 자원의 균형개발·이용에 관한 경제질서규정이다(홍성방, 헌법학 3판, 984쪽). 또한 법 제1조, 제2조, 제6조를 지역균형발전을 규정한 시행령 제5조의 상위 근거규정으로 들고 있으나 법제정목적, 교육이념과 인가기준에 관한 것일 뿐 지역균형에 대해 '구체적으로 위임한 규정'이 아니다. 이러한 대법원의 법적용과 해석은 위임입법의 한계에 관해 엄격한 입장을 견지해 온 대법원의 기존판결에도 배치된다. 2) 대법원은 상위법의 구체적 위임이 없음에도 '지역균형을 고려하여 법학전문대학원을 인가하도록 규정한' 법시행령 제5조는 위헌이 아니고 동규정이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지 않았으며 지역균형을 이유로 원고와 경원자관계임에도 점수가 낮은 서울권역내 소외 ○○대, ○○대에 대한 인가처분이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아니라고 판시했다. 이러한 판단은 헌법규정 및 위임입법에 관한 기존 판결과 실질상 경원자관계인 이 건에서 재량권행사의 범위가 매우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행정법관계의 법해석원리에도 반한다. Ⅴ. 결론 대상판결은 위와 같이 법리적으로 몇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로스쿨 총정원의 고정 등 정책적 문제로 인해 법리적 판단이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이미 25개 법학전문대학원이 개원한 판결시점에서 피고의 로스쿨 인가처분 전체를 무효화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공익적 이유에서 내린 원심의 사정판결의 당부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판단했어야 했다. 이러한 문제점은 파기받은 원심과 이후의 상고심에서 충분히 검토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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