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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연장 간접비에 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한 비판적 고찰
I. 대상 판결 국가계약법상 장기계속공사계약에서 총공사기간이 연장된 경우, 공사기간이 변경된 것으로 보아 계약금액 조정을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법원 2018. 10. 30. 선고 2014다235189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부정하였다. "장기계속공사계약에서 이른바 총괄계약은 전체적인 사업의 규모나 공사금액, 공사기간 등에 관하여 잠정적으로 활용하는 기준으로서 구체적으로는 계약상대방이 각 연차별 계약을 체결할 지위에 있다는 점과 계약의 전체 규모는 총괄계약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 관한 합의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총괄계약의 효력은 계약상대방의 결정(연차별 계약마다 경쟁입찰 등 계약상대방 결정 절차를 다시 밟을 필요가 없다), 계약이행의사의 확정(정당한 사유 없이 연차별 계약의 체결을 거절할 수 없고, 총공사내역에 포함된 것을 별도로 분리발주할 수 없다), 계약단가(연차별 계약금액을 정할 때 총공사의 계약단가에 의해 결정한다) 등에만 미칠 뿐이고, 계약상대방이 이행할 급부의 구체적인 내용, 계약상대방에게 지급할 공사대금의 범위, 계약의 이행기간 등은 모두 연차별 계약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확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에 대해 4인의 대법관이 반대의견을 개진하였다. Ⅱ. 당사자의 의사표시 해석의 문제점 다수의견은 총괄계약의 체결은 긍정하면서도 그 효력 발생의 범위는 제한한다. 그러나, 반대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법률행위가 성립하면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그 법률행위의 목적이 불가능하거나 위법하거나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경우에만 효력이 제한된다. 민법의 기본 이념인 사적 자치의 원칙에 비추어 의사의 합치가 있는 경우에는 그 효력을 임의로 제한할 수 없고, 제한하려면 그에 합당한 이유와 근거가 있어야만 한다. 더구나 효력을 전부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만을 제한하고 있고, 그것도 공사계약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는 공사대금과 공사기간에 대해 명시적인 규정도 없이 제한하고 있다. 도급인의 입장에서는 일(총공사)의 완성이 중요하고, 수급인의 입장에서는 보수(총공사금액)의 지급이 중요하다. 확정된 총공사에 대해 총공사기간을 정하고 입찰을 진행하여 결정된 총공사금액에 대해 양측이 구속될 의사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권영준 교수, 민법판례연구1). 또한, 다수의견은 총괄계약의 효력이 계약단가에는 미친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계약단가에 확정적 효력이 발생하는데 이에 기초한 총공사금액에 대해 확정적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모순적이다. 장기계속공사의 경우에 총공사에 대한 산출내역서가 계약도서의 하나로 작성되고, 산출내역서에는 총공사를 대상으로 하여 세부 공종별로 계약단가와 수량이 기재되어 있으며, 각 세부공종상 계약단가에 수량을 곱해서 산정된 금액의 그 총합이 바로 총공사금액이 된다. 그러므로 총공사에 대한 계약단가에 대해 확정적인 효력이 발생한다면 이를 토대로 계산되어 산출되는 총공사금액에 대해서도 같은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계약단가와 총공사금액의 관계를 감안할 때 당사자가 계약단가에 대해서만 구속받을 의사였다고 보는 것은 지극히 부자연스럽다. 한편, 대법원은 상고심 진행 중 계약조건을 제정한 조달청과 국가계약법을 주관하는 기획재정부에게 당초 총공사기간이 연장되는 경우에 연차별 계약시 그 연장된 기간 중에 발생하는 간접공사비의 반영을 요청할 수 있는지를 질의하였다. 이에 대해 두 기관 모두 '계약상대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인하여 당초 총공사기간 내 공사를 완료하지 못하여 총공사기간이 연장된 경우 계약상대자는 연장된 기간에 따른 간접공사비를 새롭게 체결되는 연차별 계약에 반영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이 주무관청들은 총공사기간의 연장시 그 연장된 기간에 대해 추가 간접비를 청구할 수 있고 그 금액을 연차별 계약시 부기될 총공사금액에 반영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관련 법령과 계약조건을 마련한 측에서 자신이 어떤 의사로 제정한 것인지를 밝힌 것은 '당사자의 의사표시'를 파악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의 다수의견은 이를 배제하고 독자적인 당사자의 의사표시 해석을 제시한 셈이다. Ⅲ. 건설공사 및 국가계약 법리상 문제점 공사원가 중 간접공사비는 대체로 '공사기간'에 연동하여 증감변동하는 고정비적 성격을 갖는다. 공사기간이 연장되면 간접공사비는 추가로 투입되기 마련이다. 공기연장 사유가 발생하여 공사기간이 연장되는 경우,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을 포착하여 보상을 해 주거나, 연장된 공사기간에 대해 보상을 해 주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국가계약법령은 후자를 선택하고 있다. 그러므로 연장된 공사기간에 대해 보상을 할 경우에는 당초 입찰시에 전제로 하였던 총공사기간 이후의 연장된 기간(변경된 부분)을 대상구간으로 삼는 것이 합리적이다. 실제 대법원 다수의견이 공사기간에 구속력을 인정하는 계속비계약의 경우 현재 법원의 실무는 위와 같이 연장된 기간을 대상구간으로 삼아 보상하고 있다. 그런데, 다수의견은 연차별 계약상 연장된 공사기간을 대상구간으로 포착한다. 그러나, 계약당사자들 사이에 당초 총계약금액의 결정에 고려되지 아니한 사정은 당초 총공사기간의 연장이라는 점(입찰과정에서 미리 연차별 계약에 대한 고려를 할 수 없음), 연차별 계약상 계약금액은 그 공사내용에 상응하여 총공사금액이 배분된 것에 불과하고 연차별 공사기간을 고려하여 간접비가 책정되는 것이 아닌 점, 총공사기간이 수 년 연장된 상황에서 연차별 계약기간이 연장되지 않거나 수 개월 연장된 경우에 계약상대자에게 추가로 발생한 비용이 온전히 보상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다수의견과 같이 연차별 계약상 연장된 공사기간을 보상의 대상구간으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 한편, 국가계약법 시행령과 계약예규(공사계약 일반조건)는 물가변동, 설계변경, 기타변경에 대해서 요건이 충족될 경우 총공사금액의 변경을 명문화하고 있다. 입찰참가자들은 변경의 위험에 대한 대가를 포함하게 되면 경쟁에서 탈락하게 되므로 위 규정들을 신뢰하여 그 대가를 투찰금액에서 제외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발주자는 동일한 기준으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가격을 제시한 상대방을 객관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린다. 아울러 발주자는 현실화되지 않은 위험에 대해 예산을 낭비하는 것을 방지하게 된다. 그러므로 계약이 체결된 이후에 해당 사유가 발생하게 되면 발주자로서는 계약금액을 조정하여야 한다. 이러한 사후적인 계약금액 변경 가능성은 계약체결 후에도 계약의 등가성을 확보하고 이로써 계약상대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인정된다(권영준 교수). 미국에서도 Equitable Adjustment(형평에 맞는 조정)이라는 명칭으로 인정하고 있다. 즉 계약금액의 조정을 통해서 계약상대자가 당초 누리기로 한 손익을 형평에 맞게 누릴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다수의견이 제시한 공기연장에 대한 계약금액조정 방식은 계약의 등가성을 해치고 당사자간의 형평에 맞지 않는다. 다수의견에는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위험을 일단 계약상대자가 인수하였다는 고려가 숨어 있고, 반대의견에는 계약상대자와 무관하게 발생한 위험을 계약상대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고려가 숨어 있다(권영준 교수). 위험 원인을 제공하거나, 위험과의 거리가 가깝거나, 위험을 좀 더 적은 비용으로 회피할 수 있는 자에게 위험을 부담시키는 것이 합리적인 것을 감안하면, 발주자의 예산부족으로 인해 기본계획상 사업기간이 연장되고 이후 공사기간이 연장되었다면 총 공사기간 연장으로 인해 실현된 위험, 즉 간접비는 계약상대자보다는 발주자가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권영준 교수). IV. 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영향 다수의견은 형식상 당사자의 의사표시 해석론으로 접근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당사자의 의사를 배제하였다. 아울러 다수의견은 건설공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메커니즘과 국가계약법령이 예정한 위험배분에 어긋난다. 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인해 공공건설의 영역에서는 총공사기간이 수 년 늘어나더라도 연차별 계약상 늘어난 수 개월이라도 보상 받으면 다행인 복불복의 상황이 초래되었다. 장기계속공사계약이 기획재정부의 예산운영의 자의성과 국회의 선심성 공사의 남발의 토대를 제공하는 가운데 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추가비용이 계약상대자들에게 전가되는 것을 정당화하고 말았다. 그 부담은 계약상대자뿐만 아니라 하수급인 등의 관계자들에게도 순차로 전가될 것이다. 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체제가 유지된다면, 건설공사에 대해서는 장기계속계약제도의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김대인 교수, 행정법연구 제61호). 장기계속계약은 전기·가스·수도의 공급과 같이 장기간 공급하더라도 대상물에 변화가 없으며 단위 규격에 대한 대가가 단순하게 정해지 경우에 적합하지, 공사 목적물의 내용이나 대가에 변경에 노출되어 있는 건설공사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 글은 2021년 8월 30일에 있었던 한국건설법학회(회장 윤재윤) 제25회 세미나 발표자료(지하철 7호선 공기연장 간접비 사건, 총괄계약의 구속력을 중심으로)를 정리한 것이다. 이경준 변호사(법무법인 율촌)
대림산업
공사대금청구
장기계속공사계약
서울시
이경준 변호사(법무법인 율촌)
2021-11-11
행정사건
사법상 계약에 의거한 행정처분의 성립가능성 문제
Ⅰ. 사안의 개요 자사제품에 대해 조달청장으로부터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된 다음, 갑은 조달청과 사이에 갑이 각 수요기관으로부터 해당 제품에 대한 납품요구를 받으면 계약금액의 범위 안에서 해당 제품을 실제로 그 수요기관에 납품한 후 조달청장으로부터 대금을 지급받기로 하는?물품구매계약(제3자를 위한 단가계약 방식)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하였다. 이?물품구매계약에는 ‘갑은?물품구매계약 추가특수조건(이하 ‘추가특수조건’이라 한다)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취지와 ‘이 사건 제품의 규격은 우수조달물품(모자이크스톤블록) 규격서와 같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었다. 조달청장이 "甲이 이 사건 수요기관에 공급하고 있는 제품에 대한 계약이행내역 점검 결과 계약 규격과 상이한 점이 있다"는 이유로 추가특수조건 제22조 제1항 제16호에 따라 갑에 대하여 6개월의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거래정지 조치를 취하였다(이하 ‘이 사건 거래정지 조치’라 한다). 이에 갑은 거래정지조치에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제1심(서울행정법원 2014.11.6. 선고 2014구합60924판결)은 인용판결을 내렸지만, 항소심(서울고등법원?2015.9.4.?선고?2014누71469?판결)은 이 사건 거래정지 조치는 계약상 의사표시에 불과하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소를 각하였는데, 상고심은 항소심과 정반대의 입장에서 파기환송하였다. Ⅱ. 대상판결의 요지 조달청이 계약상대자에 대하여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서의 거래를 일정기간 정지하는 조치는 전자조달의 이용 및 촉진에 관한 법률, 조달사업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하여 보호되는 계약상대자의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법률상 이익인 나라장터를 통하여 수요기관의 전자입찰에 참가하거나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서 등록된 물품을 수요기관에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지위를 직접 제한하거나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거래정지 조치는 비록 추가특수조건이라는 사법상 계약에 근거한 것이지만 행정청인 조달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로서 그 상대방인 갑 회사의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고, 다만 추가특수조건에서 정한 제재조치의 발동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위 거래정지 조치가 위법하므로 갑 회사의 행위가 추가특수조건에서 정한 거래정지 조치의 사유에 해당하는지, 추가특수조건의 내용이나 그에 기한 거래정지 조치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령 등을 위반하였거나 평등원칙, 비례원칙, 신뢰보호 원칙 등을 위반하였는지 등에 관하여 나아가 살폈어야 하는데도, 위 거래정지 조치가 사법상 계약에 근거한 의사표시에 불과하고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소를 각하한 원심판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Ⅲ. 문제의 제기 행정처분의 개념적 징표 가운데 하나가 ‘공권력의 행사’인데, 이는 공법영역에서의 일방적 조치이어야 비로소 행정처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상판결도 인정하듯이, 이 사건 거래정지 조치는 추가특수조건이라는 사법상 계약에 근거한 것이다. 사법계약에 따른 조치를 행정처분으로 본다는 것은 사법상 계약에 의거한 행정처분의 성립가능성을 시인한 셈이 된다. 대상판결 및 그와 동지인 대법원 2018.11.15. 선고 2016두45158판결의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Ⅳ. 항소심의 논거 항소심(서울고등법원?2015.9.4.?선고?2014누71469?판결)은 다음의 논거로 소를 각하하였다: ① 추가특수조건 제22조 제1항 제16호 등은 계약의 일부로서 원고가 그 적용에 동의한 경우에만 당사자 사이에서 구속력이 있을 뿐 법규로서의 효력이 없으므로 이 사건 거래정지 조치는 법령이 아니라 계약에 근거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 점, ② 이 사건 거래정지 조치는 민간의 일반 종합쇼핑몰에서 계약상 의무위반에 대하여 계약에 부가된 조건에 따라 권리를 행사하는 것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는 점, ③ 피고가 이 사건 거래정지 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보낸 문서에도 계약위반에 따라 거래정지를 한다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달리 이 사건 거래정지 조치를 행정처분으로 볼 수 있는 외형이 보이지 않는 점. 판례는 공기업과 준정부기업이 입찰참가자격제한조치를 함에 있어서 법령이나 계약에 근거하여 선택적으로 취할 수 있다고 본다(대법원 2018.10.25. 선고 2016두33537판결). 아울러 판례는 정부투자기관이 공공계약을 체결하면서 부가한 입찰참가제한 특약을 사법상 계약으로 보며, 아울러 그에 의한 입찰참가제한조치 역시 사법상의 조치로 본다(대법원 2014.12.24. 선고 2010다83182판결 등). 이런 맥락에서 원심은 이 사건 거래정지 조치를 전적으로 추가특수조건이라는 사법상 계약의 차원에서 접근한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입찰참가자격제한조치가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 등과 같이 법률에서 직접 규정한 것이어서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보아, 이 사건 거래정지 조치를 입찰참가자격제한조치와는 구별되게 접근하였다. Ⅴ. 대상판결의 논증상의 문제점 사법상 계약인 추가특수조건에 의거한 이 사건 거래정지 조치가 공법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민사논리를 수정하는 논거가 필요하다. 사법관계를 수정시키는 명문의 규정을 통해 그 사법관계는 공법관계가 된다. 대표적으로 국유일반(잡종)재산의 대부료 징수는 국세징수법상의 체납처분규정의 준용으로 인해 민사소송의 방법으로 관철할 수 없다(대법원 2014다203588판결 등). 명문의 규정이 없다면, 강한 공익상의 요청이 있거나 공권력주체로서의 우월적 지위가 확인되어야 한다. 대상판결은 전자조달법 및 구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종합쇼핑몰운영규정(조달청 고시), 구 다수공급자계약 업무처리규정(조달청훈령)에 의거해서 처분성을 논증하였다. 전자조달법은 처분성 논증에 아무런 착안점을 제공하지 않는다. 구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종합쇼핑몰운영규정(조달청 고시)과 구 다수공급자계약 업무처리규정(조달청훈령)은 국가계약법과 조달사업법의 단가계약을 효과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규정이다. 따라서 이들 규정은 -판례가 행정처분으로 보는 국가계약법상의 행정청의 입찰참가자격제한조치의 경우를 제외하고- 사법상의 계약인 단가계약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대상판결이 이들 규정에서 공법적 착안점을 구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Ⅵ. 처분성인정에 따른 후속 물음: 법률유보의 물음 단가계약이 사법계약인 이상, 그것을 집행하는데 특별한 공법적 메커니즘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국가계약법의 차원에서 그런 점이 규정되어야 한다. 이 사건 거래정지조치를 처분으로 볼 때, 제기될 수 있는 물음이 법률유보의 원칙이다. 일찍이 필자는 근거규정의 성질과 처분성인정여부는 연관되지 않음을 강조하였는데 판례가 이를 채용하였다(이런 사정은 김중권, 행정법 제3판, 2019, 210면 이하). 그리하여 대법원 2005.2.17. 선고 2003두14765판결은 처분성 여부를 논증한 다음, 법률유보의 원칙을 적용하여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임원에 대한 금융감독원장의 문책경고가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이런 맥락에서 대법원 2016두45158판결의 원심((대전고등법원 2017.1.26. 선고 2016누11801판결)은 처분으로서의 이 사건 거래정지조치가 아무런 법률상 근거 없이 추가특수조건이나 쇼핑몰운영고시에 근거하여 이루어져서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공히 이 사건 거래정지조치의 처분성을 인정한 대상판결과 대법원 2005.2.17. 선고 2003두14765판결이 본안판단에서 법률유보의 물음을 제외하다시피 하는 식의 논증을 한 것은 처분성 및 위법성의 논증에서의 앞선 판례의 기조와는 맞지 않는다. 이런 논증상의 모순은 실은 이 사건 거래정지조치를 처분으로 본 데서 비롯되었다. Ⅶ. 맺으면서-처분성인정이 능사가 아니다. 처분성의 확대는 행정상의 권리구제가 여의치 않을 때 강구할 수 있다. 민사적 권리구제가 주효한 경우에는 처분성의 확대가 동원될 상황이 아니다. 처분성의 인정의 裏面에는 행정의 우월적 지위가 합리화되고 제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불가쟁력의 존재나 공익과 사익의 형량과정 등의 차원에서 보면, 국민의 권리구제의 측면에서 행정소송이 민사소송보다 항상 더 유리하다고 확신할 수 없다. 대상판결은 자칫 공법과 사법의 구별 시스템을 무색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 생각건대 대상판결은 부정당업자에 대한 입찰참가제한 및 행정계약의 해지와 관련해서 부당하게 처분성을 인정한 판례가 빚은 결과로 여겨진다. 김중권 교수 (중앙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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