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9일(월)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지적공부
검색한 결과
7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매수인의 등기부취득시효 완성과 매도인에 대한 원소유자의 부당이득반환청구
[사실관계] 이 평석에 필요한 한도에서 사실관계 등을 요약·정리한다. 1. 이 사건 임야는 1917년 10월 갑 앞으로 사정(査定)되었다. 그 후 지적공부가 멸실되었다가 1977년 3월 소유자 기재가 비어 있는 채로 임야대장이 복구되었다. 2. 피고(대한민국)는 1986년 12월에 위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그리고 1997년 12월 을에게 이를 5천여만 원에 매도하고 1998년 1월 을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3. 그 사이에 갑은 사망하고 그의 재산을 상속한 원고(여럿이나 편의상 이렇게 부르기로 한다)가 2017년 4월에 이르러 피고와 을을 위 보존등기와 이전등기의 각 말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 사건의 제1심법원은 동년 12월에 피고에 대한 청구를 인용하고, 을에 대한 청구는 민법 제245조 제2항에 따른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되었음을 이유로 이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을의 등기부취득시효 완성으로 원고는 소유권을 상실하였다면, 피고에 대한 등기말소청구에 그 권원이 과연 인정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지만, 어쨌거나 위 판결은 항소가 제기되지 않아 2018년 1월 그대로 확정되었다. 4. 원고는 동월 다시금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국가배상청구를 하였으나 2019년 1월 제1심에서 패소하였다. 원고는 항소한 후에, 피고가 을로부터 수령한 위 매매대금 상당액의 부당이득 반환을 구하는 청구를 추가하였다. 시효취득자는 무권리자의 양도행위로 목적물을 인도받고 또 등기를 얻어서 10년간 이를 ‘보유’함으로써 취득시효의 요건을 갖추기에 이르렀다. 그때까지 종전 소유자는 양수인에 대하여 자신의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고 따라서 그에게 무슨 ‘손실’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물론 양도인에 대해서도 그가 수령하였던 매매대금에 대하여 이를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할 여지가 없었다. 그런데 10년이 흐르고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해서, 돌연 같은 내용의 권리가 부당이득의 이름으로 종전 소유자에게 부여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은 위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인용하였다. 즉, 이 사건 토지에 관한 피고 및 을의 소유권등기는 모두 무효인데, 선행소송에서 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를 등기부취득시효 완성을 이유로 기각하는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로써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을로부터 받은 매매대금 상당의 이익을 얻었고, 원고는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침해부당이득으로 5천여만 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판단] 파기환송 “적법한 원인 없이 타인 소유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무권리자가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고 하더라도, 그 각 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이다. 따라서 이 경우 원소유자가 소유권을 상실하지 아니하고 또 무권리자가 제3자와 체결한 매매계약의 효력이 원소유자에게 미치지도 아니하므로, 무권리자가 받은 매매대금이 부당이득에 해당하여 이를 원소유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무권리자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한 제3자나 그 후행등기 명의인이 과실 없이 점유를 개시한 후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선의로 점유를 계속하여 10년이 경과한 때에는 민법 제245조 제2항에 따라 바로 그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고(대법원 1999. 12. 10. 선고 99다25785 판결 등 참조), 이때 원소유자는 소급하여 소유권을 상실함으로써 손해를 입게 된다. 그러나 이는 민법 제245조 제2항에 따른 물권변동의 효과일 뿐 무권리자와 제3자가 체결한 매매계약의 효력과는 직접 관계가 없으므로, 무권리자가 제3자와의 매매계약에 따라 대금을 받음으로써 이익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원소유자에게 손해를 가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가 받은 매매대금 5천여만 원은 이 사건 토지를 을에게 매도한 것에 대한 대가일 뿐 이후 피고가 원고 또는 그 선대에게 이 사건 토지 소유권의 상실이라는 손해를 가하고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부당이득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심판결에는 부당이득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평석] I. 들어가기 전에 1. 이 평석의 대상이 된 대법원판결(이하 ‘대상판결’)은, 민법 제245조 제2항에서 정하는 이른바 등기부취득시효에서 제기될 수 있는 부당이득문제 중 어느 하나에 대하여 태도를 밝히고 있다. 그것은 소유자가 아님에도 등기부에 소유자로 등기된 사람과의 사이에 부동산을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그로부터 등기를 이전받은 사람(이하 ‘양수인’)에 있어서 나중에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한 경우에, 원래의 소유자, 즉 그 시효취득으로 소유권을 상실한 사람이 위 매도인(이하 ‘양도인’)에 대하여 그가 받은 매매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2. 대상판결은 그러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긍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면서 위와 같은 권리가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태도를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나는 그 태도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Ⅱ. 등기부취득시효에서 양수인의 부당이득 문제 - 독일의 경우 1. 우리 민법상 부당이득제도의 해석 운용에서 많은 참고가 되는 독일민법(부당이득제도를 계약·불법행위 등과 나란히 채권의 독립적 발생원인으로 정면에서 규정한 것은 비교법적으로는 스위스가 처음이고,독일이 그에 이어진다)을 살펴보면, 취득시효와 관련하여서 논의되는 것은 오히려 취득시효로 소유권을 상실한 사람이 시효취득자에 대하여 부당이득을 주장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나아가 주장할 수 있다고 한다면 부동산 자체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이다. 2. 나에게는 놀랍게도, 제2차 세계대전까지 독일의 최고법원인 ‘제국법원(Reichsgericht)’은 1930년 10월 6일의 판결(RGZ 130, 69)에서 동산의 취득시효 사안에서 이를 긍정하여, 시효취득자가 종전 소유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 원인 없이’ 인도를 받았다면 그 후에 독민 제937조 제1항(10년의 자주점유를 요건으로 정한다)에 의하여 취득시효가 완성하였더라도 부당이득을 이유로 부동산 자체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태도를 취하였다. 이 판결은 관련 학설을 광범위하게 인용하고 있는데, 그에 의하면 위 판결과 같은 태도를 취하는 긍정설이 부정설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또한 위 판결도 지적하는 대로(위 판결집, 73면), 소유권 취득의 물권행위에 하자가 없어서 소유권 이전을 인정하더라도 원인행위가 효력이 없으면 부당이득으로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물권변동에 관한 독일 특유의 입장(부당이득에 관한 이른바 공평설의 밑바탕!)에 입각하여, 취득시효로써 소유권은 물론 인정되지만 그 요건의 일부인 소유권등기가 ‘법률상 원인 없는’ 행위에 기하여 이루어졌다면 마찬가지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무겁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보다 구체적으로는, 동산의 시효취득은 앞서 본 대로 10년의 자주점유를 요건으로 하는데, 위와 같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인정되면 그것은 30년의 소멸시효에 걸려서(2002년 개정 전의 독민 제195조) 원래의 소유자가 권리를 회복할 법적 가능성을 훨씬 오래 가지게 되는 실익이 있다. 비록 부동산의 취득시효는 앞서 본 대로 30년의 자주점유를 요하여 그 점에서는 동산의 경우와 차이가 있지만, 부당이득과 관련하여서도 동산취득시효와 부동산취득시효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리하여 원고가 행위무능력(독민 제105조 제1항에 의하면 행위무능력자의 법률행위는 무효이다)의 상태에서 1908년 피고에게 증여한 그림들의 반환이 청구된 사건에서 원심법원이 취득시효가 완성되었음을 이유로 청구를 기각한 것을 파기환송하였다. 3. 그러나 현재의 연방통상대법원(Bundesgerichtshof)는 2016년 1월 22일의 판결(BGHZ 208, 316; NJW 2016, 3162)에 이르러 지상권의 취득시효(부동산에 대한 제한물권의 취득시효에 대하여는 독민 제900조 제2항 참조)가 인정된 사건을 판단하면서 소유자의 지료 상당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부인하는 반대의 입장을 취하였다. 앞서의 제국법원 판결이 나오고 무려 85년도 더 지난 후이었다. 그 이유 중 중요한 것은 취득시효제도의 목적이 법적 안정성에 있다는 점이다. 즉 소유권을 원시적으로 시효취득하는 사람은 그의 취득행위상의 하자로부터 발생하는 대항사유도 역시 물리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수적으로, 첫째, 민법전에서 부합·혼화·가공에 대하여는 제951조(우리 민법 제261조 해당)에서, 유실물 습득에서는 -우리 민법과는 달리- 제977조에서 권리상실자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명문으로 규정함에 반하여 취득시효에 대하여는 그러한 규정이 없다는 것, 둘째, 소멸시효 규정에 대한 2002년의 민법 개정으로 이제 부당이득반환청구권도 3년 또는 10년의 소멸시효에 걸쳐서(민법 제195조, 제199조 제3항) 종전의 판례가 들었던 권리 회복 가능성의 점에서의 차이가 더 이상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위 판결에서 보이는 학설 상황의 그 사이의 변화로서 이제는 부정설이 긍정설보다 큰 차이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Ⅲ. 등기부취득시효에서 양도인의 부당이득 문제 1. 이상에서 다룬 독일 판례의 굴절에 대하여는 보다 상세한 다른 글을 기약하거니와,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취득시효 자체가 그 안에 종전 소유자에 대하여 그 소유권 취득에 관한 ‘법률상 원인’을 담고 있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이에 대하여는 곽윤직 편집대표, 민법주해[XVII], 2005, 253면 말미 이하(양창수 집필) 참조). 그렇다면 이제 종전 소유자는 시효취득한 양수인이 아니라 양도인에 대하여는 그가 수령한 매매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 아닌가? 양도인은 타인 소유의 물건을 권한 없이 매도하여 인도 및 등기 이전함으로써 양수인이 시효취득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하여 결국 종전 소유자로 하여금 그 소유권을 상실하게 하였고 그러한 손실에 기하여 매매대금 상당의 이득을 얻은 것이 아닌가? 2. 나는 위와 같은 부당이득 문제에 대하여 앞서 본 『민법주해』에서 다음과 같이 적으면서 그것이 부인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병이 을에게 갑의 소유권을 매도하고 대금을 수령한 것으로는, 갑이 여전히 소유권을 가지는 이상 갑에게 무슨 「손실」이 있다고 할 수 없어서 갑에 대하여 그 매매대금에 관하여 부당이득반환책임을 지게 된다고 할 수 없는데, 나아가 나중에 갑이 소유권을 상실한 것이 을의 시효취득으로 인한 것인 이상 그를 이유로 돌연 병의 매매대금 취득이 부당이득이 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254면) 즉 취득시효의 효과로서 문제되는 소유권의 귀속은 종국적이며, 종전 소유자의 소유권 상실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포함하여 다른 법적 형식으로도 회복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타인 소유의 물건이 소유자 아닌 사람에 의하여 권한 없이 제3자에게 양도되었는데 양수인의 선의취득으로 종전 소유자가 소유권을 상실한 경우에 그가 양도인에 대하여 ‘양도로 취득한 것’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것과 같이 처리될 수는 없다. 이 경우에는 무권리자의 처분행위가 애초 유효하였던 것으로서, 선의취득제도의 취지에 좇아 그로 인한 권리 상실의 말하자면 ‘대가’ 또는 ‘보상’으로서 주어지는 것이다. 이는 법적 성질로 보면 이른바 침해부당이득에 해당한다. 이는 선의취득의 경우가 아니라 무권리자의 처분행위가 권리자에 의하여 추인됨으로써 소급적으로 유효하게 되는 경우에도 크게 다를 바 없다(이상은 무권리자의 유효한 처분에서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정하는 독민 제816조에 대한 통설이기도 하다). 그러나 취득시효의 경우는 그렇게 볼 수 없다. 시효취득자는 무권리자의 양도행위로 목적물을 인도받고 또 등기를 얻어서 10년간 이를 ‘보유’함으로써 취득시효의 요건을 갖추기에 이르렀다. 그때까지 종전 소유자는 양수인에 대하여 자신의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고 따라서 그에게 무슨 ‘손실’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물론 양도인에 대해서도 그가 수령하였던 매매대금에 대하여 이를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할 여지가 없었다. 그런데 10년이 흐르고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해서, 돌연 같은 내용의 권리가 부당이득의 이름으로 종전 소유자에게 부여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한편 양도인은 대체로 위 취득시효기간이 진행되는 10년 정도 어느 누구로부터도 매매대금의 반환을 청구받지 아니하여서, 만일 누구에게 그 반환을 청구할 권리가 성립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소멸시효가 완성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양수인이 목적물을 시효취득하였다는 사정에 기하여 이를 종전 소유자에게 반환하여야 할 것인가? 대상판결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부정되는 이유와 관련하여 “종전 소유자의 소유권 상실은 민법 제245조 제2항에 따른 물권변동의 효과일 뿐 무권리자와 제3자가 체결한 매매계약의 효력과는 직접 관계가 없으므로, 무권리자가 제3자와의 매매계약에 따라 대금을 받음으로써 이익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원소유자에게 손해를 가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라고 설시하는 것은 아마도 이러한 문제상황과 관련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3. 취득시효에서 제기되는 위와 같은 부당이득 문제, 그리고 그에 대하여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견해를 밝힌 경우는 위 문헌이 발간되던 당시에 국내 문헌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내가 아는 한, 유감스럽게도 사태는 그 후에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별로 달라진 바 없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그러한 부당이득 문제가 실제로 발생함을 보여준다. 다른 모든 학문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법학에서도 상상력은 필요하고 문제의 발견 내지 인식은 그 해결의 출발점인 것이다. 양창수 명예교수(서울대 로스쿨·전 대법관)
토지
등기부취득시효
시효취득
부당이득
양창수 명예교수(서울대 로스쿨·전 대법관)
2023-05-10
행정사건
이의신청기각결정의 법적 성질 문제
Ⅰ. 사안 1. 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0두8676 판결 甲은 A 시장에게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신청을 하였으나, A 시장은 2008년 7월 31일 이를 불허가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1처분'이라고 한다.). 甲은 2008년 10월 27일 A에게 민원법에 따라 이 사건 제1처분의 취소와 함께 위 주택건설사업계획의 승인을 구하는 내용의 이의신청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A는 2008년 11월 25일 甲에게 이 사건 이의신청을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결정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2처분'이라고 한다). 이 사건 제2처분은 독립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2. 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두50324 판결 B 공사가 2017년 7월 28일에 乙에 대하여 이주대책 대상자 제외결정(1차결정)을 통보하면서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또한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안내하였고, 이에 乙이 이의신청을 하자 2017년 12월 6일에 乙에게 다시 이주대책 대상자 제외결정(2차결정)을 통보하면서 '다시 이의가 있는 경우 본 처분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안내하였다. 2차결정이 1차결정과 별도로 행정쟁송의 대상이 되는가? 3. 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1두53894 판결 C 시장이 丙 소유 토지의 경계확정으로 지적공부상 면적이 감소되었다는 이유로 지적재조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丙에게 조정금 수령을 2018년 1월 9일에 통지하자(1차 통지), 丙이 구체적인 이의신청 사유와 소명자료를 첨부하여 이의를 신청하였으나, C 시장이 지적재조사위원회의 재산정심의·의결을 거쳐 종전과 동일한 액수의 조정금 수령을 2018년 6월 12일에 통지한(2차 통지) 사안에서, 새로운 처분으로서 2차 통지는 1차 통지와 별도로 행정쟁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Ⅱ. 제 판결의 주요요지 1. 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0두8676 판결 구 민원사무처리법 제18조 제1항에서 정한 거부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이하 '민원 이의신청'이라 한다)은 행정청의 위법 또는 부당한 처분이나 부작위로 침해된 국민의 권리 또는 이익을 구제함을 목적으로 하여 행정청과 별도의 행정심판기관에 대하여 불복할 수 있도록 한 절차인 행정심판과는 달리 민원사무처리법에 의하여 민원사무처리를 거부한 처분청이 민원인의 신청 사항을 다시 심사하여 잘못이 있는 경우 스스로 시정하도록 한 절차이다. 이에 따라 민원 이의신청을 받아들이는 경우에는 이의신청 대상인 거부처분을 취소하지 않고 바로 최초의 신청을 받아들이는 새로운 처분을 하여야 하지만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에는 다시 거부처분을 하지 않고 그 결과를 통지함에 그칠 뿐이다. 따라서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취지의 기각 결정 내지는 그 취지의 통지는 종전의 거부처분을 유지함을 전제로 한 것에 불과하고 또한 거부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의 제기에도 영향을 주지 못하므로 결국 민원 이의신청인의 권리·의무에 새로운 변동을 가져오는 공권력의 행사나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라고 할 수 없어 독자적인 항고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2. 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두50324 판결 수익적 행정처분을 구하는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은 당사자의 신청에 대하여 관할 행정청이 이를 거절하는 의사를 대외적으로 명백히 표시함으로써 성립된다. 거부처분이 있은 후 당사자가 다시 신청을 한 경우에는 신청의 제목 여하에 불구하고 그 내용이 새로운 신청을 하는 취지라면 관할 행정청이 이를 다시 거절하는 것은 새로운 거부처분이라고 보아야 한다. 관계 법령이나 행정청이 사전에 공표한 처분기준에 신청기간을 제한하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이상 재신청을 불허할 법적 근거가 없으며, 설령 신청기간을 제한하는 특별한 규정이 있더라도 재신청이 신청기간을 도과하였는지는 본안에서 재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이 적법한가를 판단하는 단계에서 고려할 요소이지, 소송요건 심사단계에서 고려할 요소가 아니다. 3. 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1두53894 판결 구 지적재조사법 제21조의2가 신설되면서 조정금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가 법률상 절차로 변경되었으므로 그에 관한 절차적 권리는 법률상 권리로 볼 수 있는 점, 丙이 이의신청을 하기 전에는 조정금 산정결과 및 수령을 통지한 1차 통지만 존재하였고 丙은 신청 자체를 한 적이 없으므로 丙의 이의신청은 새로운 신청으로 볼 수 있는 점, 2차 통지서의 문언상 종전 통지와 별도로 심의·의결하였다는 내용이 명백하고 단순히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내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정금에 대하여 다시 재산정, 심의·의결절차를 거친 결과, 그 조정금이 종전 금액과 동일하게 산정되었다는 내용을 알리는 것이므로 2차 통지를 새로운 처분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2차 통지는 1차 통지와 별도로 행정쟁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함에도 2차통지의 처분성을 부정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이의신청에 대한 기각결정의 독립된 처분성과 관련해 판례가 적잖이 혼란을 자아내고 있다. 행정기본법이 ‘이의신청에 대한 결과 통지받을 날’을 권리구제의 기산점으로 규정한 이상, 권리구제의 공백은 앞으로 생길 수가 없다. 대법원 판결이 조화될 수 없게 병존하는 것에 대한 문제 인식이 시급하다. Ⅲ. 문제의 제기 - 혼재된 판례 상황 이의신청에 대한 기각결정의 독립된 처분성 문제와 관련하여 판례가 적잖이 혼란을 자아내고 있다. 일찍이 대법원 2010두8676 판결은 부인하였는데, 최근의 대법원 2020두50324 판결과 대법원 2021두53894 판결은 대법원 2010두8676 판결과 다른 논거를 내세우면서 정반대의 입장을 취한다. 판례상으로 긍정설과 부정설이 혼재하고 있는 셈이다. 정반대의 상황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사안과 법제의 차원에서 양자 사이에 분명하고 설득력 있는 차이가 있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기왕의 판례를 변경하는 절차를 밟아 새로운 입장을 천명해야 한다. 대법원 2020두50324 판결은 대법원 2010두8676 판결과 다른 접근을 나름의 근거로 정당화시켰고 이것이 대법원 2021두53894 판결에 이어졌다(긍정하는 문헌으로 임재남, 한국행정판례연구회 제380차 월례발표회 발표문, 2022. 10. 21.) Ⅳ. 대법원 2020두50324 판결의 논증의 타당성 여부 대법원 2020두50324 판결은 원심(서울고법 2020누30162판결)이 원용한 대법원 2010두8676 판결이 구 민원사무처리법 제18조에 근거한 '이의신청'에서 접근한 것을 문제 삼아, 대법원 2010두8676 판결의 사안에서는 행정청이 기각결정에 대하여 행정쟁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불복방법 안내를 하지 않았던 것과 대비시켜 대법원 2020두50324 판결의 사안에서는 불복방법 안내의 존재를 부각시켰다. 이런 차이에 의거하여 대법원 2010두8676 판결을 원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대법원 2020두50324 판결의 사안에서의 이의신청은 일종의 임의적이다. 그것에 대한 기각결정에서의 불복방법의 안내가 기각결정의 법적 성질을 결정적으로 가늠한다는 것은 사리에 어긋난다. 행정청의 친절이 기각결정을 새로운 독립된 처분으로 접근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인데, 불복방법의 안내의 존재가 처분성을 인정하는 착안점이 될 수 있으나, 그것은 대상행위의 처분성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수범자에게 유리하게'라는 권리구제에 친화적 해석의 방법에 따른 것이다. 이미 당초결정의 처분성이 확고한 이상, 불복방법의 안내의 존재로 기각결정을 새로운 2차결정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한편 "우리 공사의 이의신청 불수용처분에 대하여 다시 이의가 있으신 경우 행정소송법에 따라 본 처분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을 알려드리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구와 관련해서, 대법원 2020두50324 판결의 논증과는 달리 이 불복안내의 문구는 '본처분'인 1차결정에 관한 것이지, 결코 이의신청기각결정인 2차결정에 관한 것이 아니다. Ⅴ. 대법원 2021두53894 판결의 논증의 타당성 여부 원심(대전고등법원 2021. 9. 30. 선고 2021누10048 판결)이 2차 통지가 1차 통지의 조정금 수령통지를 재차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1심(대전지방법원 2020. 12. 17. 선고 2019구합101143 판결)과는 달리 독립된 처분성을 부인한 데 대해서, 대법원 2021두53894 판결은 2차 통지를 독립된 새로운 거부처분으로 접근하였다. 대법원 2021두53894 판결의 논증 가운데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구 지적재조사법 제21조의2가 신설되면서 조정금에 대한 이의신청절차가 법률상 절차로 변경되었으므로 그에 관한 절차적 권리는 법률상 권리로 볼 수 있는 점"이다. 이의신청절차의 법정화가 이의신청절차를 새로운 신청절차로 보게 하는 근거가 될 수 있는지 매우 회의적이다. 한편 지적재조사법상으로 조정금의 수령통지 또는 납부고지는 지적소관청에 의해 일방적으로 행해지고 결코 신청절차가 진행되지 않는다.따라서 대법원 2021두53894 판결이 이의신청을 -기왕의 신청과 구분된 의미에서의- 새로운 신청절차로 접근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Ⅵ. 맺으면서 - 조화될 수 없는 병존에 대한 문제 인식 대법원 2020두50324 판결과 대법원 2021두53894 판결이 기왕의 대법원 2010두8676 판결과 다른 접근을 강구하기 위해 전개한 논증은 이상에서 본 대로 수긍하기 힘들다. 그런데 이런 접근이 가져다줄 정(+)의 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의신청의 기각결정이 내려진 시점에 이미 1차결정에 대해 불가쟁력이 발생하여 권리구제의 공백이 빚어진 상황이 타개될 수 있다.그런데 행정기본법 제36조 제4항이 이의신청에 대한 결과 통지받을 날을 권리구제의 기산점으로 규정한 이상, 대법원 2020두50324 판결과 대법원 2021두53894 판결이 염려한 듯한권리구제의 공백은 앞으로 생길 수가 없다. 변화된 법상황에서 대법원 2010두8676 판결, 대법원 2020두50324 판결과 대법원 2021두53894 판결이 조화될 수 없게 병존하는 것에 대한 문제 인식이 시급하다. 김중권 교수(중앙대 로스쿨)
이의신청기각결정
이의신청
지적재조사
김중권 교수(중앙대 로스쿨)
2022-11-17
지번이 부여되지 아니한 토지가 행정재산인지 여부
Ⅰ. 서 최근 대법원은 '토지조사사업 당시 지목이 도로로 조사되었으나 지번이 부여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소유권의 조사가 이루어져 토지조사부에 등재되거나 토지대장에 등록되지도 않았던 토지는 당시의 현황에 따라 도로로 이용되고 있던 국유의 공공용재산'이라고 판결한 바 있고(대법원 2010다58957 판결), 2010. 12. 9.자 법률신문에 위 판결에 대한 기사가 실린 바 있다. 위 판결의 의미에 대하여 검토해 보기로 하겠다. Ⅱ. 대상판결 1. 사실관계 ①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902 종교용지 803㎡(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는 일제의 토지조사사업 당시 지목은 도로로 조사되었으나 지번이 부여되지 않았고, 토지조사부에 등재되거나 토지대장에 등록되지도 않아 미등록, 미등기 상태로 있었다. 반면, 이 사건 토지 주변 토지들(이 사건 토지를 에워싸고 있음)은 원고 칠장사가 소유자로 사정받았다. ② 피고 대한민국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1976. 12. 31. 처음으로 지번을 부여하여 토지대장을 작성하면서 토지대장에 지목을 도로로, 소유자를 국으로 등록하였고 그 후 1995. 10. 20. 대한민국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③ 그 후 대한민국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1997. 12. 2. 기능상실을 이유로 도로로서의 용도를 폐지한 후 1997. 12. 8. 지목을 종교용지로 변경하였다. 2.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칠장사는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시효취득을 주장하였고, 이에 피고 대한민국은 이 사건 토지가 도로 용도폐지 이전에는 도로로서 행정재산이었으므로 시효취득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3. 하급심 판단 1심 법원 및 2심 법원은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도로로서 공용개시행위가 있었다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토지대장상 지목이 도로로 되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이 행정재산인 도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도로로서 용도가 폐지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적법한 공용개시행위가 있었음을 추단할 수도 없는 점"을 근거로 이 사건 토지를 잡종재산으로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의 시효취득을 인정하였다. 4. 대법원 판단(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다58957 판결) 가. 일제하 토지조사사업 당시의 관계 법령에 의하면, 토지조사사업 당시 지목이 도로로 조사되었으나 지번이 부여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소유권의 조사가 이루어져 토지조사부에 등재되거나 토지대장에 등록되지도 않았던 토지는 당시의 현황에 따라 도로로 이용되고 있던 국유의 공공용재산이었다고 보아야 하고, 1945. 8. 9. 이전에 조선총독부 소관으로 있던 국유재산은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동시에 국가 고유의 권원에 의하여 당연히 국유가 된다. 나. 일제하의 토지조사사업에 따라 1912. 7. 11. 작성된 경기도 안성군 죽이면 칠장리의 지적원도에 이 사건 토지는 지목이 도로로 표시되어 있고 그 주변의 다른 토지들과는 달리 지번이 부여되어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다. 앞서 본 법리에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토지는 일제하의 임야조사사업 당시는 물론 1997. 12. 2. 공용폐지되기 전까지는 국유의 공공용재산으로서 시효취득의 재산이 되지 않는 행정재산이었다고 보아야 한다. 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행정재산인 도로가 아닌 일반재산에 불과하여 1976. 12. 31.부터 취득시효기간이 진행된다고 보고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행정재산이나 그 시효취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Ⅲ. 관련 판례 - 도로가 행정재산이 되기 위한 요건 대법원 95다24654 판결은 "도로와 같은 인공적 공공용 재산은 법령에 의하여 지정되거나 행정처분으로써 공공용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한 경우, 또는 행정재산으로 실제로 사용하는 경우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여야 행정재산으로 되는 것이므로, 토지의 지목이 도로이고 국유재산대장에 등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바로 그 토지가 도로로서 행정재산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판시한 바 있고, 대법원 2000다348 판결은 "도시계획결정 및 지적승인의 고시만으로는 아직 공용개시행위가 있었다고 할 수 없어 그 토지가 행정재산이 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Ⅳ. 판례 평석 1. 토지조사사업 당시 관계 법령 토지조사령(1912. 8. 13. 제령 제2호), 조선총독부임시토지조사국 조사규정(1913. 6. 총훈 제33호)에 의하면, 토지는 그 종류에 따라 18개의 지목 중 1개의 지목을 정하고 지반을 측량하여 한 동을 단위로 한 필지마다 순차로 지번을 부여하나(위 령 제2조 제1항 본문, 위 조사규정 제26조 본문), 지목이 도로, 하천, 구거, 제방, 성첩, 철도선로, 수도선로인 토지에 대하여는 민유지에 속하는 것 외에는 지번을 부여하지 않고(위 령 제2조 제1항 단서 및 제3호, 위 조사규정 제26조 단서), 도로, 구거, 제방, 성첩, 철도선로 및 수도선로로서 민유의 신고 없는 토지와 하천곂G萬?대하여는 소유권의 조사를 하지 않도록(위 조사규정 제17조) 규정하고 있었다. 또 도로, 하천, 구거, 제방, 성첩, 철도선로, 수도선로는 토지대장규칙(1914. 5. 2. 총령 제45호) 제1조 제3항에서 토지대장에 등록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었으나, 1950. 12. 1. 구 지적법(1950. 12. 1. 법률 제165호 제정)이 시행되면서 비로소 지적공부에 등록하도록 되었다. 2. 대상판결 및 유사사건에서의 대법원 판결 대상판결에서는 토지조사사업 당시의 관계 법령에 의하면, 토지조사사업 당시 지목이 도로로 조사되었으나 지번이 부여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소유권의 조사가 이루어져 토지조사부에 등재되거나 토지대장에 등록되지도 않았던 토지는 당시의 현황에 따라 도로로 이용되고 있던 국유의 공공용재산이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대법원은 대상판결 이전에 구거에 관하여 "일제하의 임야조사사업 당시 작성한 임야세부측량원도에 임야의 개재지인 구거로 그 구역이 측량되어 표시되었으나 지번은 부여되지 않았던 토지가 그 후 지번을 부여받고 국가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진 사안에서, 그 토지는 임야조사사업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국유의 공공용재산"이라고 판시한 바 있는데(대법원 2006다11708 판결), 그 근거 역시 대상판결과 동일하다. 3. 대상판결의 의미 토지조사사업 당시 관계 법령에 의하면, 모든 토지에 대하여 지목이 부여되나, 지목이 도로, 하천, 구거, 제방, 성첩, 철도선로, 수도선로인 토지가 민유지가 아닌 경우에는 지번은 부여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토지조사사업 당시 지목이 도로로 조사되었으나 지번이 부여되지 않은 토지는 국유재산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 사건 토지(토지조사사업 당시 지목이 도로로 조사되었으나 지번이 부여되지 않았음)가 국유재산이라는 대상판결의 판단은 위와 같은 법령해석에 의하여 도출된 것으로서 타당하다 할 것이다. 그런데, 대상판결은 나아가 이러한 토지가 국유재산 중에서도 도로로서 행정재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 근거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토지조사사업 당시 조사된 지목이 도로라면 실제로 도로로 이용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설시하였다. 반면, 95다24654 판결에서는 '문제되는 토지가 토지대장에 지목이 도로로 기재되어 있고 국유재산관리대장에 등재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도로로서 행정재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대상판결과 95다24654 판결을 비교해 보면, 대상판결은 토지조사사업 당시 작성되었던 서류(본건에서는 지적원도)의 지목 기재를 신뢰하여 그 기재대로 도로로 이용되고 있었다고 판단하였는바, 그 증명력을 상당히 강하게 인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위 Ⅲ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대법원 95다24654 판결과 2000다348 판결은 도로가 행정재산이 되기 위해서는 토지대장에 지목이 도로로 기재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용개시행위가 필요하다고 하여 도로가 행정재산으로 되기 위한 요건을 다소 엄격히 보았다. 실제로 대상판결의 1, 2심 판결은 위 법리를 근거로 하여 원고의 시효취득 주장을 받아들인 바 있다. 그런데 대상판결에서는 위와 같은 공용개시행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는 일제시대 토지조사사업 당시 지목이 도로로 조사되었으나 지번이 부여되지 않은 토지에 대해서는 공용개시행위 여부를 묻지 않고 도로로 행정재산에 해당함을 인정한 것으로서(공용개시행위여부를 묻지 않는다는 점에서 행정재산으로 인정되기 쉬워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토지에 대한 시효취득을 봉쇄한 것이다. 다만, 대상판결이 토지대장에 지목이 도로로 기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이 사건 토지를 행정재산이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은 대상판결 이전에 지목이 구거인 토지에 대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됨을 판시한 바 있는데(2006다11708 판결), 대상판결에서 지목이 도로인 토지에 대하여도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됨을 명시하였다. 도로, 구거는 토지조사령 제2조 제1항 단서 제3호, 토지조사규정 제26조 단서에 의하여 민유지에 속하는 경우 외에는 지번을 부여하지 않도록 되어 있는 토지이다. 그렇다면 도로나 구거 외에 토지조사령 제2조 제1항 단서 제3호의 지목에 해당하는 토지(하천, 제방 등)가 토지조사사업 당시 지목은 조사되었으나 지번이 부여되지 않은 경우에도 행정재산으로 시효취득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겠다. Ⅴ. 결어 대상판결에 비추어 보면, 향후 국가를 상대로 한 취득시효 인정여부가 쟁점이 되는 소송에서, 문제되는 토지가 토지조사사업의 대상이 되어 지목을 부여받았는지, 토지조사령 제2호 제1항 단서 제3호의 '도로, 구거, 제방 등'에 해당하여 지목만이 조사되고 지번이 부여되지 않은 것인지를 확인하여 문제되는 토지가 행정재산인지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2011-02-07
부동산소유권 보존등기말소청구를 통한 소송사기 실행의 착수시기와 기수시기
Ⅰ. 사건경과와 논점 소송사기란 민사소송에서 “법원을 기망하여 자기에게 유리한 판결 등을 얻고 이에 기하여 상대방으로부터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피기망자와 피해자가 다른 ‘삼각사기’(Dreieckbetrug)의 대표적인 예이다. 대상판결에서 피고인들은 한국전쟁 당시 등기부와 지적공부가 멸실돼 무주 부동산이 된 국유지를 가로채기로 공모하고, 일당 한 명을 원고로 내세워 허위로 위조한 매도문서를 법원에 제출하고 위 토지가 원고의 피상속인의 소유이고 국가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는 원인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국가를 상대로 소유권보전등기말소의 소송을 제기하였고 대법원에서 승소확정판결을 받았다. 대상판결의 1심과 원심은 이러한 피고인들의 행위가 소송사기 기수에 해당한다고 보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의 유죄를 인정하였고, 대법원은 대상판결을 통해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고 유죄를 확정하였다. 이는 소유권보존등기 명의자를 상대로 그 보존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경우, 설령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소유권보존등기가 말소될 뿐이고 이로써 원고가 당해 부동산에 대하여 어떠한 권리를 회복 또는 취득하거나 의무를 면하는 것은 아니므로 법원을 기망하여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1983. 10. 25. 선고 83도1566 판결을 변경한 것이다. 대상판결은 몇 가지 점에서 소송사기와 관련한 몇 가지 중요한 쟁점을 포함하고 있다. 첫째는 소유권보존등기말소 소송에서 원고가 승소한 경우 원고(피고인)는 그로 인해 어떠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것인지 여부이다. 둘째는 부동산소유권 보존등기말소청구를 통한 소송사기의 경우 그 실행의 착수시기와 기수시기의 문제이다. 이하에서는 이상의 쟁점을 중심으로 대상판결을 분석하기로 한다. II.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 존재 여부 대상판결과 같이 소송사기의 피고인이 원고가 되어 피고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말소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확정판결을 받는 경우, 원고(피고인)는 부동산등기법 제29조에 따라 등기명의인의 등기 말소를 신청하고, 이것이 이루어지면 승소확정판결문을 가지고 부동산등기법 제130조 제2호에 따라 소유권보존등기를 신청하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그렇지만 확정판결의 주문에는 피고인(원고)에게 부동산등기법 제130조 제2호에 따른 소유권보존등기를 신청할 수 있는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이 들어 있지 않다. 변경판결과 대상판결의 반대의견은 바로 이 점을 주목하고 있다. 변경판결인 대법원 1983. 10. 25. 선고 83도1566 판결은 “피고인이 그 자신이 아닌 타인명의로 등기명의인들을 상대로 그들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 및 이전등기의 말소등기소송을 제기한 경우, 가사 그 타인이 승소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등기명의인들의 등기가 말소될 뿐이고 이로써 그 타인이 위 부동산에 대하여 어떠한 권리를 회복 또는 취득하거나 의무를 면하는 것은 아니므로 법원을 기망하여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것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니 위와 같은 말소등기청구소송의 제기만으로는 사기의 실행에 착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는 바, 소유권보전등기말소소송의 승소만으로는 재물이나 재산상의 편취가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대상판결의 반대의견도 이 점에 대하여 동의를 표하고 있다. 그렇지만 소송사기에서 원고(피고인)가 법원의 판결을 통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지위”를 얻게 된다. 대상판결의 경우 원고(피고인)은 승소판결을 통하여 자기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를 신청할 ‘지위’, 즉 “타인의 협력 없이 자신의 의사만으로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지위”를 얻게 되었고, 이것이 판결주문에 표시되어 있지 않다고 할지라도 이를 통하여 원고(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사실상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형법상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 개념은 사법(私法)적인 의미가 아니라 사실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이러한 해석은 허용되는 확장해석이다. III. 실행의 착수시기 사기죄의 실행의 착수시기는 편취의 의사로 기망행위를 개시한 때이다. 변경판결은 타인이 소유권보존등기 및 이전등기의 말소등기소송에서 승소한다고 하여도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편취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따라서 사기의 실행에 착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보았다. 이에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법원을 기망하여 “타인의 협력 없이 자신의 의사만으로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지위”를 얻게 되면 사기죄의 기수가 성립한다고 보고 있는 바, 당연히 소송사기의 실행의 착수를 있었음을 전제한다. 그리고 반대의견은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를 명하는 확정판결을 얻어낸 경우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지만, 재물인 부동산을 편취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하나의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으로는 평가할 수 있고, 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비로소 피고인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가능하게 되므로 실행의 착수시점은 소송을 제기한 시점으로 볼 수 있다고 하고 있다. 생각건대, 피고인은 말소등기의 확정판결을 부동산등기법 제130조 제2호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판결로 이용하여 최종적으로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할 것을 목표로 하면서 말소등기를 구하는 소를 제기한 것인 바, 피고인의 범행계획에 의하면 소 제기 시점에서 범죄적 의사가 당해 구성요건의 보호법익을 위태롭게 할만 행위 속에 명백히 드러났으므로 바로 이 때를 소송사기죄의 실행의 착수로 보아야 할 것이다. IⅤ. 기수시기 1.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의 차이 그런데 소송사기의 기수시기와 관련하여 대상판결의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은 나뉘게 된다. 반대의견은 사기죄의 기수를 부정하고 미수만을 인정하는데, 그 근거로는 첫째,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를 명하는 확정판결문은 별도의 등기신청절차를 통하여 부동산등기법 제130조 제2호의 서류로 삼아 소유권보존등기를 신청할 수 있지만, 이는 확정판결 자체의 효력이 아니므로 이러한 지위를 사기죄의 객체인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다음으로 반대의견은, 다수의견에 따를 경우 자기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함으로써 부동산을 편취할 범의가 있는 자가 상대방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를 명하는 승소확정판결을 얻은 후 더 이상 범행이 불가능해진 경우 또는 스스로 범행을 포기한 경우에도 미수가 아니라 기수로 처벌해야 하므로 이는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점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다수의견은 말소등기청구의 승소판결확정을 통해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할 수 있는 ‘지위’를 얻게 되면 이미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 기수가 된 것으로 파악한다. 명시적 언급은 없지만, 이후에 별도로 등기신청절차를 거쳐서 피고인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를 얻는 것은 넓은 의미의 재물편취를 위한 행위로 파악하는 듯 하다(대법원 1970.12.22. 선고 70도2313 판결 참조). 2. 평가―반대의견 비판 반대의견의 지적처럼, 소유권이전등기청구나 금전지급청구를 명하는 승소확정판결과는 달리, 말소등기청구의 승소확정판결 자체는 등기말소의 효과만을 가진다. 그러나 말소등기의 승소확정판결을 가지고 등기소에 가서 등기를 신청할 경우 등기소는 별다른 사유가 없는 한 피고인 명의의 보존등기를 경료하여 주어야 할 것이고, 판결 자체로서 갖는 효력, 즉 기판력, 집행력 및 형성력은 아니지만 이것 역시 넓은 의미에서 실질적인 판결의 효력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판결의 내용이 실질적으로 실현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이전등기청구를 명하는 확정판결의 경우에도 등기소에 등기의 이전을 신청해야 등기부상의 등기명의가 이전되고(부동산등기법 제29조), 집행권원을 부여하는 확정판결의 경우에도 집행법원에 집행을 청구해야 현실적으로 금원을 취득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소유권이전등기청구나 금전지급청구를 통한 소송사기와 말소등기청구를 통한 소송사기의 기수시기를 다르게 보려는 반대의견은 타당하지 않다. 그리고 반대의견이 주목하는 피고인이 상대방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를 명하는 승소확정판결을 얻은 후 더 이상 범행이 불가능해진 경우 또는 스스로 범행을 포기한 경우와, 이전등기청구 승소확정판결을 받아 내고 등기소에 이전등기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범행이 불가능해지거나 스스로 범행을 포기한 경우, 또는 금전지급청구 소송에서 승소확정판결을 받아내고 집행법원에 집행을 신청하지 않은 상태에서 범행이 불가능해지거나 스스로 범행을 포기한 경우 사이에 차이를 두어야 할 이유를 발견하기 어렵다. 이상의 사정은 양형에서 고려하면 될 것이고, 말소등기청구에 의한 소송사기의 경우에만 특별히 그 미수를 인정할 필요는 없다. Ⅴ. 결 보존등기와 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한 소송사기에 관해서 실행의 착수조차 인정하지 않고 무죄를 선고한 기존의 83도1566판결은, 피고인의 범행계획이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을 등기하는 것이고 말소등기를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이를 위한 직접적인 행위라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지나친 처벌의 공백을 만든 판결이었다. 이 점에서 대상판결의 다수의견과 반대의견 모두 피고인의 말소등기청구의 소제기를 소송사기의 실행의 착수로 본 것은 타당하다. 그리고 대상판결의 반대의견이 이전등기청구소송이나 금전지급청구소송과 말소등기청구소송의 판결의 내용의 차이를 주목하며 당해 사건에서 사기죄의 기수를 부정하였지만, 부동산 편취의 의사로 허위로 부동산소유권 보존등기말소청구를 하여 승소확정판결을 받은 경우 아직 자신의 명의로 부동산 보존등기를 경료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대상 토지의 소유권에 대한 방해를 제거하고 그 소유명의를 얻을 수 있는 지위라는 재산상 이익을 이미 취득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 점에서 승소확정판결이 확정된 때에 소송사기가 기수가 되었다고 본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이 타당하다.
2006-10-09
지목변경신청반려의 법적 성질
Ⅰ. 사실관계 (1) 원고(이00)는 2001. 11. 28. 경기도 화성시장에게 "화성시 봉당읍 소재 토지의 지목을 田에서 대지로 변경해 줄 것"을 신청하였으나, 신청이 반려되었다(2002. 1. 9). 화성시장이 “원고에 대하여 현재 이용현황대로 토지 분할측량 후 토지분할 및 지목변경을 신청하도록 2차에 걸쳐 보완요구를 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신청반려의 이유가 되었다. (2) 원고는 2002. 1. 24. “지적현황을 점유자별로 정리하여 예상되는 분쟁을 예방하고 토지의 효용을 높이고자 이 사건 지목변경신청을 하였음에도 화성시장이 위법?부당하게 이 사건 지목변경신청을 반려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경기도지사에게 이 사건 반려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하였다. (3) 피고(경기도지사)는 2002. 3. 4. 원고의 위 행정심판청구를 각하하는 행정심판의 재결(이하 "재결"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지적도 등 지적공부에 일정한 사항을 등재하거나 등재된 사항을 변경하는 행위는 행정사무집행의 편의와 사실증명의 자료로 삼기 위한 것으로, 화성시장이 이 사건 지목변경신청을 반려하였다고 하여도 이는 행정심판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가 되었다. (4) 원고는 이 사건 행정심판의 재결청인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위 "재결"의 취소소송을 수원지방법원에 제기하였다. Ⅱ. 제1심법원판결(수원지법 2002. 9. 18, 2002구합2018)의 요지 행정소송법 제19조에 의하면, 취소소송은 행정청의 원처분을 대상으로 하되, 다만 ‘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경우’에 한하여 행정심판의 재결도 취소소송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말하는 '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이란 재결청의 권한 또는 구성의 위법, 재결의 절차나 형식의 위법, 내용의 위법 등을 뜻하는데, 행정심판청구가 부적법하지 않음에도 각하한 재결은 심판청구인의 실체심리를 받을 권리를 박탈한 것으로 원처분에 없는 고유한 하자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러한 경우 위 재결은 취소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Ⅲ. 항소심판결(서울고법 2003. 6. 26, 2002누17042)의 요지 (1) 원고의 행정심판청구를 각하한 이 사건 각하재결에 원처분에 없는 고유한 하자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토지대장 등 지적공부에 일정한 사항을 등재하거나 등재된 사항을 변경하는 행위는 행정사무집행의 편의와 사실증명의 자료로 삼기 위한 것이고, 그 등재나 변경으로 인하여 당해 토지에 대한 실체상의 권리관계에 어떤 변동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어서, 소관청이 그 등재사항에 대한 변경신청을 거부한 것을 가리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5. 12. 5. 선고 94누4295 판결, 대법원 1993.6.11. 선고 93누3745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이 사건 지목변경신청을 반려하여 거부한 화성시장의 이 사건 반려처분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2) 그렇다면 이 사건 각하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이 있음을 전제로 하여 위 재결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한다. Ⅲ 상고심(대법원) 판결의 요지 (1) 구 지적법(2001. 1. 26. 법률 제6389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0조, 제38조 제2항의 규정은 토지소유자에게 지목변경신청권과 지목정정신청권을 부여한 것이고, 한편 지목은 토지에 대한 공법상의 규제, 개발부담금의 부과대상, 지방세의 과세대상, 공시지가의 산정, 손실보상가액의 산정 등 토지행정의 기초로서 공법상의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토지소유자는 지목을 토대로 토지의 사용?수익?처분에 일정한 제한을 받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지목은 토지소유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위한 전제요건으로서 토지소유자의 실체적 권리관계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지적공부 소관청의 지목변경신청 반려행위는 국민의 권리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는 달리 지목변경(정정이나 등록전환 등 포함, 이하 같다)신청에 대한 반려(거부)행위를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대법원 1981. 7. 7. 선고 80누456 판결, 1991. 2. 12. 선고 90누7005 판결, 1993. 6. 11. 선고 93누3745 판결, 1995. 12. 5. 선고 94누4295 판결 등과 지적공부 소관청이 직권으로 지목변경한 것에 대한 변경(정정)신청 반려(거부)행위를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대법원 1971. 8. 31. 선고 71누103 판결, 1972. 2. 22. 선고 71누196 판결, 1976. 5. 11. 선고 76누12 판결, 1980. 2. 26. 선고 79누439 판결, 1980. 7. 8. 선고 79누309 판결, 1985. 3. 12. 선고 84누681 판결, 1985. 5. 14. 선고 85누25 판결 등을 비롯한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3) 따라서 이 사건 반려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Ⅳ. 평 석 1. 대법원 판례변경의 중요한 의미 이 사건은 대법원의 部(대법관 3인이상)에서 심판한 사건이 아니라, 대법관전원의 3분의 2이상의 合議體에서 심판한 사건이다. 대법원이 종전의 의견(판례)을 변경하게 되었기 때문이다(법원조직법 제7조 제1항 참조) 대법원은 이 사건 이전에는 “지적공부 소관청의 지목변경(정정이나 등록전환 등 포함)신청에 대한 반려(거부) 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던 대법원이 - 종전과는 180도 다르게 - “지적공부 소관청의 지목변경신청 반려행위는 국민의 권리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는 동시에, 이와 같은 판단과 배치되는 종전의 다수의 판례를 변경하게 되었음은 이 사건 대법원의 판결문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다. 대법원이 종전 판례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는 "판례변경"은 매우 드믈게 보는 현상이기에, 대법원의 이 판결은 그만큼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2. 판례변경의 동기와 효과 대법원이 이 사건에서 판례변경을 한 직접적인 동기는 무엇인가? 아마도, "지목병경 또는 지목병경신청거부의 처분성"을 부인한 결과, 사람들이 행정소송(일반법원의 소관사항)이 아니라 헌법소원(헌법재판소의 소관사항)을 구제의 수단으로 택하는 것(헌재 1999. 6. 24, 97헌마315 등 참조)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생각한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3. 의문점 대법원이 판례변경을 통하여 “지목변경거부 등”에 대한 행정소송의 길을 열어 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대법원이 “거부의 처분성”의 문제를 - 여전히 - 행정소송법(제2조)에 명시되어 있는 처분개념, 즉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에 비추어 판단하지 아니하고 있음은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이에 관한 상세는 拙稿. 法律新聞 제3261호 참조).
2004-08-23
집합건물 양수인이 청구하는 대지권변경등기
**판결연구** - 집합건물 양수인이 청구하는 대지권변경등기 - 성남지원2002년10월10일 선고 2002가단 3425 판결 **판결요지** 집합건물의 분양대금을 모두 지급하여 대지권을 취득하고도 등기가 늦어지던 중 건물부분에만 근저당이 설정되었다가 그에 기해 낙찰을 받은경우 낙찰자는 대지권도 함께 낙찰 받았다고 할 것이므로 낙찰자는 수분양자를 대위, 최초 분양자에게 직접 대지권에 대한 경정등기절차이행을 청구할 수있다 **연구요지** 낙찰자가 집합건물의 건축자를 상대로 직접 대지권을 설정하는 뜻에서 대지권변경등기를 바로 청구하는 이 방법은 부동산등기법시행규칙 제60조의2가 그 근거조문으로 이는 그동안 해오던 소유권이전등기 경료후 대지권변경등기를 신청하던 번거로움을 해결한 판결로서 의미가 있다 Ⅰ. 判決要旨 분양대금을 모두 지급하는 등 대지권 취득의 실질적인 요건을 모두 갖추고도 등기절차상의 사유 등으로 대지(지분)권 등기가 늦어지던 중, 우선 건물부분에 대하여만 근저당권이 설정되었다가 그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에서 집합건물을 낙찰받은 경우에, 낙찰자는 그 경매절차에서 대지권 지분도 함께 낙찰을 받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그런 경우 낙찰자는 수분양자(전 소유자)를 대위하여 최초 분양자에게 직접 누락된 대지권 지분에 대한 경정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Ⅱ. 事件의 槪要 1. 피고(대한주택공사)는 1993년에 아파트 내 복합상가를 신축하였다. 피고는 위 상가 중 1층 105호(이하 이 사건 상가라 함)를 1995년에 A에게 분양하였다. 이 사건 상가에 대한 A 앞으로의 이전등기는 1996년에 경료되었는데, 이 당시까지도 대지에 대한 지적공부정리가 완료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상가의 해당 대지권 지분(889.1분의49.7709)을 제외한 전유부분 건물에 관한 이전등기만 이루어졌다. 2. A는 1996년에 이 사건 상가에 관하여 축협을 근저당권자로 한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위 근저당권 설정 당시 A는 향후 대지권에 관한 등기가 이루어지면 즉시 대지권에 대하여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하여 축협에 교부하였다. 3. 그 후 지적공부정리가 완료되어 1997년부터 대지권의 등기가 가능하게 되었고 다른 수분양자들은 개별적으로 대지권등기를 하기도 하였으나, A는 대지권에 대한 등기를 신청하지 아니하여 대지권이 계속하여 미등기인 채로 남아 있게 되었다. 4. 그러다가 1999년에 축협은 위 근저당권을 실행하여 임의경매절차가 진행되었다. 위 경매절차에서 집행법원은 집행채권자인 축협으로 하여금 A의 분양대금 완납 사실, A가 작성한 위의 각서, 이 사건 상가에 관하여 대지권의 분리처분을 가능하게 하는 규약이 없는 점 등을 확인하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저입찰가격은 대지권 부분이 반영되지 아니한 건물 부분(84,000,000원)만으로 정하여졌다. 5. 위 경매절차에서 원고가 낙찰을 받았고,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 Ⅲ. 評 釋 1. 머리말 대지권등기가 되어 있지 아니한 집합건물의 낙찰자가 그 집합건물의 최초분양자를 상대로 직접(대위의 방법으로 함) 대지권의 설정을 목적으로 한 등기를 청구할 수 있는가? 이것이 이 사건 사안의 핵심이다. 2. 대지권등기가 되어 있지 아니한 집합건물의 낙찰자가 해당 대지권을 취득하는가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는 누구나 대지 전체에 관하여 이를 이용할 권리(토지소유권의 공유 또는 지상권·임차권의 준공유)를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이를 대지사용권이라 한다. 집합건물과 대지는 위와 같은 관계에 있기 때문에,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함)은 구분소유권과 대지권을 나누어 처분하는 것을 금지하여, 그 일체를 꾀하고 있다. 즉, 구분소유자의 대지권은 그가 가지는 전유부분의 처분에 따르게 하고, 원칙적으로 전유부분과 분리해서 대지권만을 처분할 수 없게 하였다. 그런데 가령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아파트 부지를 매입한 건설회사가 아파트를 분양하였을 경우에 아파트가 준공되었음에도 아직 아파트 부지에 관한 지적공부가 정리되지 않은 관계로 대지권의 등기가 없이 구분소유권의 등기만 경료된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이와 같은 상태에서 또 아파트를 매매한다든가 이 사안처럼 경매에 붙여지는 경우에 그 매수인 또는 낙찰자가 과연 대지권을 취득하게 되는가가 문제된다. 또 대지권을 취득한다고 한다면 그 대지권에 관한 등기를 어떻게 경료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등장하게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하여는 다음 항목에서 다루게 된다. 구분소유권과 대지권의 관계에 관하여 대법원에서는 1995년에 주목할 만한 판결을 하였다. 대법원 1995. 8. 22. 선고 94다12722 판결이 그것이다. 그 사안을 보면, 구분소유자가 구분건물의 전유부분에 대하여서만 저당권을 설정하였는데, 그 설정 당시 저당권설정자는 나중에 대지권등기를 하게 되면 대지권에 관하여도 추가로 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런데 이 저당권설정자는 나중에 대지권등기를 하게 되었음에도 대지권에 저당권설정등기를 하지 않던 중, 위 구분건물이 경매에 들어가게 되었다. 배당절차에서 위 저당권자는 대지부분에 관하여도 우선변제를 요구하였으나, 배당법원은 이를 거부하였다. 그래서 배당이의 소송이 제기되었는데, 대법원은 저당권자의 대지부분에 대한 우선변제를 부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대법원은 저당권의 효력이 종물에도 미친다는 규정이 저당부동산에 종된 권리에도 유추적용됨을 전제로 하면서, 구분건물의 전유부분에만 설정된 저당권의 효력은 대지사용권의 분리처분이 가능하도록 규약을 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전유부분의 소유자가 사후에라도 대지사용권을 취득함으로써 전유부분과 대지권이 동일 소유자의 소유에 속하게 되었다면, 그 대지사용권에까지 미치고 여기의 대지사용권에는 지상권 등 용익권 이외에 대지소유권도 포함된다고 판시하였다. 결국 저당권자는 대지부분에 대하여서도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대법원은 1996년에는 위 1995년 판결의 취지에 다소 배치되는 판결(96다14661)을 선고하였으니, 그 판지를 요약하면, 최초 수분양자로부터 전유부분의 소유권이전등기만을 경료한 X가 저당권을 설정하였다가 저당권이 실행되고(최초 수분양자는 X에게 전유부분의 이전등기를 경료한 후, 경매 전에 대지권의 대상이 되는 소유지분의 이전등기를 받았음), Y가 낙찰을 받은 후에 비로소 X는 위 대지지분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았던 바, 이런 경우에도 X는 Y에게 집합건물법 제7조에 의하여 구분소유권매도청구권을 가진다는 결론이다. 즉, 위와 같은 경우에 Y는 대지지분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만을 가질 뿐이고 대지사용권 자체는 없다는 것이다. 이 대법원 판결에 대하여는 매우 많은 비판이 뒤따랐는데, 이 판결은 결국 뒤에서 보는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하여 폐기되었다. 또, 대법원은 1997년에 이 문제와 관련된 주목할 만한 결정(97마814)을 하였는데, 그 취지를 요약하면, 앞서 본 1995년의 판례를 전제로 하여, 구분건물의 전유부분에 대한 경매신청이 있을 경우에 집행법원은 대지사용권이 있는지에 관하여 직권으로 조사하여야 하고, 그 결과 전유부분과 불가분적인 일체로서 경매의 대상이 되어야 할 대지사용권의 존재가 밝혀진 때에는 이를 경매 목적물의 일부로서 경매평가에 포함시켜 최저입찰가격을 정하여야 함을 천명하였다. 그러다가 대법원은 2000년에 전원합의체 판결(98다45652)을 통하여 앞서 본 96다14661 판결을 폐기하면서 ‘집합건물의 건축자로부터 전유부분과 대지지분을 함께 분양의 형식으로 매수하여 그 대금을 모두 지급함으로써 소유권취득의 실질적 요건은 갖추었지만 전유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만 경료받고 대지지분에 대하여는 아직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지 못한 자는 매매계약의 효력으로써 전유부분의 소유를 위하여 건물의 대지를 점유·사용할 권리가 있는바, 매수인의 지위에서 가지는 이러한 점유·사용권은 단순한 점유권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본권으로서 집합건물법 제2조 제6호 소정의 구분소유자가 전유부분을 소유하기 위하여 건물의 대지에 대하여 가지는 권리인 대지사용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수분양자로부터 전유부분과 대지지분을 다시 매수하거나 증여 등의 방법으로 양수받거나 전전 양수받은 자 역시 당초 수분양자가 가졌던 이러한 대지사용권을 취득한다’고 판단하여, 오늘 주제 중 전전양수인의 대지권 취득 여부에 관한 쟁점을 모두 해결하여 주었다. 그래서 본건 사안을 중심으로 위의 내용을 다시 정리하면, 저당권의 효력은 저당부동산에 부합된 물건과 종물에 미치고(민법 제358조 본문), 집합건물 구분소유자의 대지사용권은 그가 가지는 전유부분과 분리하여 대지사용권을 처분할 수 없으므로(집합건물법 제20조), 구분건물의 전유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만 경료되고 대지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기 전에 전유부분만에 관하여 설정된 근저당권에 터잡아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었고, 집행법원이 구분건물에 대한 입찰명령을 함에 있어 대지지분에 관한 감정평가액을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매절차를 진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전유부분에 대한 대지사용권을 분리처분할 수 있도록 정한 규약이 존재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낙찰인은 경매목적물인 전유부분을 낙찰받음에 따라 종물 내지 종된 권리인 대지지분도 함께 취득하였다고 해석된다. 한편 대법원 2001. 9. 4. 선고 2001다22604 판결은 위와 같은 경우에 더 나아가 ‘비록 집행법원이 구분건물에 대한 입찰명령을 함에 있어 대지지분에 관한 감정평가액을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매절차를 진행하였다고 하더라도, 구분건물의 대지지분 등기가 경료된 후 집행법원 촉탁에 의하여 낙찰인이 대지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것을 두고 법률상 원인이 없이 이득을 얻은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부당이득의 성립도 부정하고 있다. 3. 대지권등기가 되어 있지 아니한 집합건물의 낙찰자가 해당 대지권에 관한 등기를 경료하는 방법 대지권등기가 되어 있지 아니한 집합건물의 낙찰자가 대지사용권을 취득한다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이런 낙찰자가 어떤 방법으로 대지권에 관하여 등기를 경료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먼저, 낙찰자가 대지지분에 관하여 수분양자 또는 그 전전 양수인을 대위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고(이 때 등기부에 기재하는 등기원인은 ‘아무 날 어떤 건물 몇 호 전유부분 취득’이라고 함), 그래서 대지지분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한 후에 스스로 대지권을 설정하는 뜻에서 대지권변경등기를 신청할 수 있음은 아무 의문이 없다. 그 동안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여 왔다. 그런데 이와 같은 방법을 취할 경우에 많은 등기를 동시에 하여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운 점이 있었다. 그래서 보다 간편한 방법을 찾다가 착안을 한 것이 낙찰자가 집합건물의 건축자를 상대로 직접 대지권을 설정하는 뜻에서 대지권변경등기를 바로 청구하는 방법이었고(1997. 1. 30.자 등기 3402-77 질의회답, 1999. 3. 18.자 등기 3402-296 질의회답 및 2002. 1. 25.자 등기 3402-65 질의회답 등의 등기선례를 보면 분명하지는 않지만 같은 취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등기법시행규칙 제60조의2가 그 근거조문이다. 그에 따른 대지권변경등기청구 사건이 바로 이 사건이고, 그에 대하여 인용판결이 선고된 것이다. 위 인용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고, 이에 근거하여 대지권설정등기를 경료하였다.
2003-05-26
미등기부동산 국가상대 소유권확인 청구소송의 성격
1. 사건의 개요 미등기 부동산에 대한 국가를 상대로 하는 소유권확인 소송이다. 원고는 이사건 임야를 사정(査定)받은 소외 망 윤신오의 상속인임을 내세워 피고(대한민국)에 대하여 소유권확인을 구하고, 한편 종중이 독립 당사자참가를 하고 이사건 임야는 실질적인 소유자인 참가인이 종중원인 위 윤신오명의로 사정받아 명의신탁하였다가 그 후 명의신탁을 해지하였음을 내세워 원고와 피고를 상대로 소유권확인을 구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이사건 임야는 원래 참가인이 그 조상들의 묘산으로 사용하여 온 참가인 소유였는데 일제하에서 종손인 위 윤신오의 명의로 사정받아 명의신탁한 사실, 아직 소유권보존등기가 되어 있지 않은 사실, 임야대장의 소유권란에 사정명의인인 위 윤신오의 이름만 기재되어 있는 사실,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명의신탁을 해지한 사실, 등을 인정하고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명의신탁을 해지하였으므로 이사건 임야에 관한 소유권은 참가인에게 귀속되었다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참가인은 이사건 임야에 관하여 위 윤신오 명의로 사정 받았으므로 명의수탁자인 윤신오가 이사건 임야의 소유권을 원시적, 창설적으로 취득하였음이 명백하고 그 후 참가인이 명의신탁계약을 해지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아니한 이상 참가인은 피고와의 관계에 있어서 이사건 임야에 대한 소유권을 아직 취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명의신탁 해지만으로 이사건 임야에 관한 소유권이 참가인에게 귀속되었다고 판단하여 참가인의 청구를 받아들인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하였다(원심판결 파기). 4. 이사건 소송의 성격 이사건 부동산소유권확인 소송은 미등기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 보존등기를 신청하기 위한 재판이다. 부동산등기법 제130조제2항 『판결에 의하여 자기의 소유권을 증명하는자』 및 지적법시행령 제13조 단서『다만 소유자에 관한 사항은 부동산등기부나 법원의 확정판결에 의하지 아니하고서는 복구등록 할 수 없다.』라는 법규정에 따르면 미등기 부동산에 관하여는 국가를 상대로한 부동산 소유권확인 소송이 필요한 것이다. 대법원은 원심이 인정한 사실을 설시하면서『임야대장의 소유권란에 사정명의인인 위 윤신오의 이름만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라고 하였으나 여기에서 말하는 「임야대장」은 이른바 「폐쇄된 임야대장」이다. 살아있는 지적공부가 아니고 죽은 것이다.(지적법시행령 부칙 제5조 참조). 살아있는 지적공부라면 원고는 부동산등기법 제130조 제1항에 따라 보존등기를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사건과 같은 소송을 할 필요가 없고, 할수도 없는 것이다. 5. 부동산 명의신탁의 법률관계 이사건에 있어서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사건 부동산은 일제시의 임야조사령에 의하여 윤신오 명의로 사정받기 이전부터 지금까지 종중이 그 실질적 소유권자인 것이다. 타인명의로 사정받았다고 해서 즉 명의 신탁하였다고 해서 종중의 실질적인 소유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탁을 해지하고 이전등기를 받을수 있는 권원이 있는 것이다. 사정받은 사람은 소유권을 원시적, 창설적으로 취득한다고 하지만 이는 승계취득이 아니라는 의미이고 사정받기 이전은 무주물이었거나 명의신탁의 경우 신탁자의 실질적인 소유권이 소멸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신탁자는 명의신탁되어 있는한 대외적으로 권리주장을 할 수 없을뿐이다. 그런데 부동산에 관하여 명의신탁되어 있다라는 말 또는 상태는 등기부 또는 지적공부에 소유권자로 등재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사건에 있어서의 부동산은 미등기이고 살아있는 지적공부에 윤신오명의로 등재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폐쇄된 구대장에 흔적이 있을뿐이다. 윤신오는 사정받아 있는 사람이 아니고 사정 받았던 사람이다. 그러하다면 원고와 종중간에는 현시점에서 명의신탁되어 있는 상태가 아니다. 명의신탁되었던 것은 어떤사유(6·25때 등기부, 지적공부 모두 소실)로 소멸한 상태이다. 그러므로 이사건에 있어서 종중은 원고에 대하여 그 명의를 다시 종중명의로 변경하라고(신탁해지하고 소유권 이전등기청구)할 대상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사건에 있어서는 등기부나 지적공부등에 등재되어 있음을 내세워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없는 상태이다. 임야사정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 있는 것이 지금의 상태이다. 이사건에서 원고 및 참가인의 청구는 다시「사정」해주시오라는 것과도 같은 이치이다. 6. 결 론 이상에서 본바와 같이 이사건 소송은 소유권을 주장한다기 보다「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게 해주시오」라는 의미의 소송이니 지적공부에 소유자로 등재하여 달라는 소송이다. 폐쇄된 임야대장상에 윤신오명의로 사정된바 있다는 기재는그것만으로 소관청이 지적공부에 소유자를 원고명의로 등재할 수 있는 자료가 못되고, 법원의 확정판결에 의하지 아니하고서는 못하는 것이다.(적법 시행령 제13조 단서) 또한 사정명의자는 소유권을 원시적, 창설적으로 취득한다는 의미가 토지의 보존등기(최초의 소유권 등기)는 반드시 사정명의자였던 사람으로 하여야 된다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등기법 제130조(토지의 보존등기)의 규정에 따라 토지의 보존등기를 하는 것이고 이사건에 있어서 원고명의 아닌 종중명의로는 보존등기 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다. 법원에서 실질적인 소유권자가 누구인가를 가려서 판결하면 그 확정판결에 기하여 소관청은 지적공부에 소유자를 등재하고 그리고 소유권보존등기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사건 부동산에 관하여는 원고나 또는 원고를 대위하여 종중이 등기소에 소유권보존등기 신청을 할 수 없는 것이며 따라서 이사건과 같은 성격인 재판을 거치지 아니하고 종중이 원고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한다는 것은 법률상 불능이다. 이사건에 있어서 법원은 폐쇄된 임야대장상의 기재를 살아 있는 지적법 제8조 및 동법 제9조 소정의 지적공부인 것으로 잘못 본 것이 지적공부인 것으로 잘못 본 것이 아닌가 싶다. 만일 폐쇄된 임야대장이 아니라면 국가는 원고의 소유임을 인정하고 있는 상태이므로 원고의 국가를 상대로 한 소유권 확인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 소이며, 종중은 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치지 않는 한 대외적으로 권리주장을 할 수 없는 것이다.
1998-02-23
1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