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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이 체포영장 발부된 피의자 수색을 목적으로 타인의 주거에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들어갈 수 있나
【사실관계】 2010. 6. 8. 일산경찰서 경찰관인 A 등은 E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A와 D는 2010. 6. 16. E의 통화기록 등을 파악하여 E가 주거지 부근에서 은신한다고 추정하고 검거를 위하여 잠복근무를 하였다. 2010. 6. 17. 11:10경 A 등은 E의 주거지인 ○○아파트의 관리실 CCTV 녹화영상을 확인하였다. 그 결과 E가 2010. 6. 16. 19:53경 엘리베이터를 타고 15층에서 내린 후 다음날인 2010. 6. 17. 13:40경까지 다시 외출하는 장면이 없었다. 또한 E 앞으로 배달된 우편물이 우편함에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에 따라 A 등은 E가 주거지 내에 있을 것으로 확신하였다. 2010. 6. 17. 14:20경 A와 B가 X아파트 1907동 15층에 올라가 진정인 주거지의 현관문 초인종을 수차례 누르고 체포영장을 집행하겠다고 고지하였다. 그러나 안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A는 열쇠수리공을 불러 현관 출입문의 잠금장치를 열게 하고 B, C, D와 함께 집안으로 들어갔다. A 등은 위 아파트 내에 있는 4개의 방 중 잠겨 있는 2개의 방을 열쇠수리공을 시켜 열게 하고 온 집안을 수색하였으나 E를 발견하지 못하고 현관 출입문 및 방문을 잠근 후 철수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 결정】 "A 등이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E에 대한 체포영장으로 주거지 수색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영장 집행시 요하는 책임자의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대상자들에게 주거지 수색 행위 및 사유 등을 알려주어야 하는 직무상 고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은 「헌법」제12조의 적법절차의 원칙을 위반하여 「헌법」제16조가 보장하는 주거의 자유 및 평온을 침해한 행위……중략…… 7. 반대의견 (윤남근 위원) ……중략…… 경찰관 등이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를 수색할 목적으로 타인의 빈집에 잠금장치를 해제·제거하고 들어가는 것은 형소법 기타 법률에 이를 인정하는 근거규정이 없으므로 위법하다. 경찰관 등이 타인의 주거에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현존하는 것으로 믿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후략……" [평석] 1. 문제제기 이 사건에서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를 수색할 목적으로 타인의 빈집에 잠금장치를 해제·제거하고 들어가는 것이 적법하다고 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되었다(영장 집행시 요하는 책임자의 참여가 제대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와 그 대상자들에게 주거지 수색 행위 및 사유 등을 알려주어야 하는 직무상 고지 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도 문제되었지만 이 부분은 논외로 함). 우선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에 의한 수색의 시간적 한계가 문제되었다. 즉, 아직 체포대상인 피의자를 발견하지 못한 상태에서 피의자를 찾기 위한 목적으로 타인의 주거에 들어가는 행위도 수색의 시간적 한계 내에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둘째,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에 의한 수색의 장소적 한계가 문제되었다. 피의자를 찾기 위한 수색이 허용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주거 내로 한정된 것이기 때문에, 타인의 주거 밖에 있는 현관문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들어가는 것은 수색의 장소적 한계를 넘은 것은 아닌지 문제되었다. 2. 체포·구속을 위한 피의자 수색의 제도적 취지 수색을 하는 경우에 법관이 발부한 영장이 있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헌법 제16조, 형사소송법 제215조). 하지만,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200조의2(체포영장에 의한 체포), 제200조의3(긴급체포), 제201조(구속영장에 의한 구속) 또는 제212조(현행범인의 체포)에 의하여 피의자를 체포하거나 구속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나 타인이 간수하는 가옥, 건조물, 항공기, 선차(이하 '주거 등'이라 함) 내에서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 이것은 체포 또는 구속하고자 하는 피의자가 타인의 주거 등에서 잠복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피의자의 소재를 발견하기 위한 수색은 영장 없이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수색은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속하기 위한 불가결한 전제이고 긴급성이 요청되기 때문에 영장주의의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3. 수색의 시간적 한계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의 피의자 수색은 '피의자를 체포·구속하는 경우 필요한 때'에 가능한 것이므로 수색이 실제로 피의자의 신체를 체포·구속하는 시점과 어느 정도 시간적으로 접착되어 있어야 하는가 하는 점이 문제된다. 이에 대하여 소수반대의견은 피의자를 현실적으로 체포·구속하는 때라고 새기고 있다. 따라서 피의자를 발견하지 못한 상태에서 피의자를 찾기 위한 목적으로 타인의 주거에 들어가는 행위는 피의자를 체포·구속하는 행위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체포·구속하는 경우를 넓게 새겨서 타인의 건조물에 피의자가 숨어 있을 개연성이 있는 경우에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피의자의 소재를 발견하기 위해 영장 없는 수색이 허용된다고 보고 있다. 말하자면, 현실적으로 체포·구속하는 시점과 수색 시점이 접착할 필요도 없다고 보고 있다. 대상 사건에서 국가인권위원회 다수의견도 '피진정인들이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진정인에 대한 체포영장으로 주거지 수색행위를 하였다 하더라도'라고 하여 일단 수색행위 자체는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호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생각건대, 우리 형사소송법은 '피의자를 체포·구속하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다. '체포·구속하는 때'라고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경우'란 '어떤 조건 아래에 놓인 그때의 상황이나 형편'을 말한다. '시간상의 어떤 순간이나 부분'을 의미하는 '때'보다는 '어떤 일이 일어나거나 문제가 되는 상황이나 형편'을 의미하는 '때'에 가깝다. 따라서 '피의자를 체포·구속하는 경우'란 피의자를 체포 구속 하는 것이 문제되는 상황이나 형편을 말하는 것으로 반드시 현실적으로 피의자를 체포·구속하는 시점으로 제한할 필요가 없다. 또한 우리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이 피의자 수색을 규정한 것은 피의자가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피의자를 발견한 경우에는 수색할 필요 없이 바로 피의자를 체포하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피의자 수색 규정은 수색하여 피의자를 발견하고 그 후에 피의자를 체포하는 것을 전제로 한 개념이다. 결국 피의자에 대한 수색 시점과 체포 시점은 시간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피의자를 체포·구속하는 경우는 실제로 피의자를 체포·구속하는 시점뿐만 아니라 체포·구속하는 것이 문제되는 상황으로 넓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4. 수색의 장소적 한계 우리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에 의한 수색과 관련하여 우리 형사소송법 제219조는 공판절차상 수색에 관한 규정 중 제120조도 준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리는 피의자 또는 제3자의 주거 등을 수색할 때에는 잠금장치를 해제·제거하고 등의 필요한 처분을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소수의견은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가 허용한 것은 주거내 수색일 뿐이기 때문에 주거 밖에서 주거의 잠금장치를 해제·제거하고 행위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한다. 생각건대, 주거내 수색이라고 하여 수색을 위해 필요한 처분이 반드시 주거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거 내 수색을 위하여 주거 내에 들어갈 필요가 있고 주거 내에 들어가기 위해서 대문이나 현관문 등 주거 밖의 자물쇠를 열어야 하는 경우에는 자물쇠를 열거나 파괴하는 것은 수색을 위해 필요한 처분이 된다. 또한 주거 내 수색은 주거자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게 된다. 하지만, 주거 밖에서 이루어지는 피의자 발견을 위한 수색은 원칙적으로 주거자 등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법적 근거는 필요하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형사소송법 제216조가 주거 내 수색에 대해서만 특별히 규정한 것이다. 5. 수색권 남용에 대한 통제 소수의견이 이와 같이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를 시간적 장소적으로 엄격히 제한하고자 한 것은 경찰관 등이 긴급체포를 빙자하여 아무런 영장도 없이 타인의 빈집에 잠금장치를 강제로 열고 자유자재로 드나들 것을 우려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와 관련하여 우리 형사소송법은 '체포·구속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 피의자 발견을 위한 수색을 허용하고 있다(제216조 제1항 본문). 또한 수색과 같은 강제처분은 필요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99조 제1항 단서). 따라서 수색의 장소적 범위는 체포·구속 대상인 피의자가 소재할 개연성이 있는 곳으로 제한된다. 피의자 소재 개연성은 피의자의 소재에 대한 목격자의 정보 제공과 같이 충분히 구체적인 사실에 근거한 것이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109조가 피고인의 주거 등을 수색하는 경우보다 피고인 이외의 주거 등을 수색하는 경우를 보다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규정에 비추어 피의자 이외의 제3자의 주거 등에 대한 수색의 경우에는 피의자의 주거 등에 대한 수색의 경우에 비하여 피의자 소재 개연성을 훨씬 엄격하게 따져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형사소송법은 수색 현장에 책임자의 참여 등을 절차적 요건으로 하여 수색의 적정성과 수색 상대방의 이익을 옹호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3조). 이러한 절차적 요건을 엄격히 새김과 함께 국가배상책임을 넓게 인정하고 공무집행방해죄에 의한 형법적 보호범위를 엄격히 제한하거나 적법절차에 의하지 않고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소수의견의 우려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2012-11-26
공무상 비밀누설죄에 있어서 대향자의 죄책
Ⅰ. 사실관계와 소송의 경과 1. 사실관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07. 3.경부터 평택지역 폭력조직인 A파에 대한 내사활동을 벌이다가 2007. 10. 3.자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곂갠?의 점으로 별지 체포영장 발부자 명단 기재와 같이 A파 조직원 5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일시에 발부받아 조직원들 일제검거에 나섰다. 피고인 2는 2007. 10. 10. 14:00 자신이 근무하던 모 변호사사무실에 상담 차 찾아온 A파 고문 공소외 1에게 위 변호사사무실에서 이미 선임한 조직원 공소외 5, 6의 구속영장사본을 보여주면서 공소외 1도 위 사건의 수사대상자임을 알려주었다. 이에 공소외 1로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된 조직원들의 명단을 알아봐줄 수 있는지 문의를 받고, 피고인 1에게 전화하여 "A파 사건의 체포영장발부자명단을 구해달라"고 말하였다. 법원 민사과에 근무하면서 민사신청업무를 보조하는 직원인 피고인 1은 전화를 받은 직후부터 같은 날 17:00 경까지 평택시 동삭동 소재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민형과 사무실에서 법원 재판사무시스템에 자신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접속하여 공소외 5, 6의 이름을 입력하여 영장번호를 알아낸 다음, 그 번호와 전후로 연속된 영장번호를 입력하여 A파 사건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명단을 검색 및 추출해내어 출력한 후 이를 메모지에 자필로 옮겨적어 그 무렵 위 법원 사무실로 찾아온 피고인 2에게 교부하였다. 2. 소송의 경과 [대법원]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도3642 판결 2인 이상 서로 대향된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대향범에 대하여는 공범에 관한 형법총칙 규정이 적용될 수 없는데, 형법 제127조는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하는 행위만을 처벌하고 있을 뿐 직무상 비밀을 누설받은 상대방을 처벌하는 규정이 없는 점에 비추어, 직무상 비밀을 누설받은 자에 대하여는 공범에 관한 형법총칙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피고인 1이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행위와 피고인 2가 이를 누설받은 행위는 대향범 관계에 있으므로 공범에 관한 형법총칙 규정이 적용될 수 없는데도, 피고인 2의 행위가 공무상비밀누설교사죄에 해당한다고 본 제2심 판단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원심] 수원지방법원 2009. 4. 14. 선고 2008노4500 판결 공무상비밀누설죄에 있어서는 비밀을 누설받은 상대방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지득한 비밀을 누설하는 행위와 그러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받는 행위는 이른바 대향범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이 어떤 범죄가 성립함에 있어서 당연히 예상되고 오히려 그 때문에 결여되는 것이 불가능한 대향자의 관여행위에 관하여, 이것을 처벌하는 규정이 없는 이상, 이를 공동정범 혹은 방조범으로 처벌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법이 의도하지 않는 것이라고 할 것이나, 대향자가 구성요건상 당연히 예상되고 필요로 되는 최소한도의 관여행위의 정도를 넘어, 적극적으로 본범을 교사하였거나 역할 내에서의 협력의 범위를 초과한 경우에는 교사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 2는 공소외 1의 부탁을 받고 적극적으로 공동피고인 1로 하여금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체포영장 발부자 명단을 누설하도록 교사함으로써, 공동피고인 1에게 공무상비밀누설의 범의와 행위를 적극적으로 촉발시켰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피고인 2의 행위는 공무상비밀누설죄가 당연히 예상하는 정형적·통상적인 관여행위를 초과한 것이고, 입법자가 당연히 예상한 관여행위 정도를 벗어난 것이어서 이에 대하여 피고인 2는 공무상비밀누설교사죄의 죄책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Ⅱ. 평석 본건 제1심에서는 이 문제를 "공범과 신분"의 문제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는 본건을 대향범의 논의와는 무관한 임의적 공범의 경우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대법원과 원심에서는 "공범과 신분"의 문제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필요적 공범 중 일방 행위자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는 이른바 불가벌적 대향자(對向者)에 대한 형법총칙상 공범규정의 적용여부에 관하여는 크게 두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첫째, 대향범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는 이상, 입법취지를 존중하여 대향범의 내부에서는 총칙상의 공범규정의 적용이 배제된다는 입법취지설. 입법취지의 존재를 의제하여 처벌규정의 형식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점에서 형식설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불가벌적 대향자가 대향범의 구성요건실현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도를 초과하지 않은 관여행위를 한 경우에는 불가벌이지만, 불가벌적 대향자가 본범을 교사하였거나 역할 내에서의 협력의 범위를 초과한 경우는 예외적으로 공범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보는 실질설, 대향자의 불법-책임을 실질적으로 판단하고자 하는 입장이다. 대법원은 입법취지설에 입각하고 있으며, 본건 원심과 독일-일본의 통설-판례는 실질설을 취하고 있다. 본건 대법원과 원심에서의 판단기준은 "법의 의도", 즉 입법취지이다. 대향범에서 대향자를 처벌하지 않는 입법취지를 명백히 파악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내부자의 주식거래와 관련하여, "내부자로부터 미공개 내부정보를 전달받은 제1차 정보수령자로부터 제1차 정보수령과는 다른 기회에 미공개 내부정보를 다시 전달받은 제2차 정보수령자 이후의 사람이 유가증권의 매매 기타의 거래와 관련하여 당해 정보를 이용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이용하게 하는 경우는 증권거래법위반죄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보는 이유는 제1차 정보수령자는 통상적으로 내부자와 특별한 관계가 있음을 고려하여 증권시장의 공정성 및 건전성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한다는 관점에서 처벌이 요구되지만 내부정보라는 것은 성격상 그 전달과정에서 상당히 변질되어 단순한 소문 수준의 정보가 되기 마련이므로 처벌범위가 불명확하게 되거나 법적 안정성을 해치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제2차 수령자 이후의 정보수령자는 처벌범위에 넣지 않기로 한 것으로 봄이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부응되기 때문이다"(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0도90 판결)라고 입법취지가 구체적-명시적으로 판시된 경우도 있다. 입법취지설에 따라 판단하기 위해서는 해당 사건에서 문제된 개별 범죄구성요건의 입법취지가 이와 같이 구체적-명시적으로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 즉 본건에서도 대법원 판결에는 공무상 비밀누설죄에서 "누설 받은 자"에 대하여 총칙상 공범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입법취지가 명시적으로 설명되어야 한다. 물론 대향자를 처벌하지 않는 입법 중에는 특별한 입법취지가 아닌 타법률과의 관계나 입법기술적 측면 등 다른 이유를 안고 있을 수가 있다. 그러한 입법취지에 관한 명시적 판시가 없는 판단은 법리오해로서 위법한 판결이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입장은 개별적 검토설로 칭할 수 있다. 즉 형법과 각종 특별형법 상의 다양한 대향범에 있어서 개별 범죄구성요건의 입법취지를 구체적으로 검토-분석하여 판단함이 타당하다. 대향범규정에 있어서 불가벌적 대향자에 대해서는 입법취지를 고려하여 해당 범죄의 정범은 물론, 공범으로도 처벌할 수 없다고 보는 본건 대법원 판결은 지나치게 형식적인 관점으로서 법실증주의적 토대 위에 서있다고 볼 수 있다. 공범으로의 처벌까지 부정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입법취지와 동떨어진 독단적 해석이 될 수도 있으며, 공범의 불법-책임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공범으로 처벌하는 것이 책임주의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본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본죄에 있어서 대향자인 "누설 받은 자"는 해석상 일반적으로 다음 몇 가지 경우로 그 유형을 나누어 볼 수 있다. 즉 ① 적극적으로 공무원을 부추겨 비밀을 누설 받은 자, ② 공무상 비밀인 줄 알면서 소극적으로 누설을 받기만 한 자, ③ 공무상 비밀인 줄도 모르고 소극적으로 누설을 받기만 한 자 등이다. 본건 피고인 2는 ①에 해당한다. 이 유형들 중 ③의 경우는 누설 받은 자의 죄를 애초에 논할 수가 없을 것이다. 만일 본죄에 있어서 대향자인 "누설 받은 자"가 ①, ②의 경우만 있을 수 있고 또 그들을 처벌하지 않는 입법취지를 구체적-명시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본건 대법원 판결과 같이 판단함이 가당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본죄의 "누설 받은 자"에는 ③의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도 누설자에게는 당연히 본죄의 성립이 인정되므로 본죄는 대향범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법리상 난점을 안고 있다. 특히 이 경우에 있어서 누설의 상대방이 불특정 다수인인 때에는 일방적 누설행위도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해석상 문제점이 드러나는 상황에서 우리 대법원은 "대향범"과 "불가벌적 대향자"의 개념을 자의적으로 확대해석 하는 경향이 있다. 기본적으로 본죄를 대향범으로 보기가 어려우며, 본건에 있어서 설사 대향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실질설에 입각한 원심의 판결이 실체진실주의와 책임주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본다.
2012-03-12
불법한 긴급체포 중 작성된 피의자신문 조서 및 약속에 의한 자백의 증거능력
I. 사실의 개요 검사는 현직 군수인 피고인 A에게 뇌물을 주었다는 B 및 참고인의 진술을 확보한 후 A를 소환·조사하기 위하여 군수실로 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A가 자택 근처 다른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수사관이 오면 그곳으로 오라고 했다는 도시행정계장의 말을 듣고 행정계장과 함께 A가 기다리고 있던 장소로 가서 A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뇌물) 위반의 혐의로 긴급체포하였다. 이후 구속영장을 발부받을 때까지 A를 유치하면서, 검사는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였다. 한편 별건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및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되어 수사받고 있던 B는 A에게 뇌물을 주었다는 검찰진술을 한 후 사안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사문서위조 부분에 대해서만 분리기소되었을 뿐만 아니라 검사로부터 보석허가의견까지 받았다. B는 검찰에서는 뇌물공여를 인정하였으나, 법정에서는 이를 부인하고 검찰에서의 자백은 허위진술이라고 증언하였다. 대법원은 A의 검찰피의자신문조서는 불법한 긴급체포상태에서 작성된 것이기에 위법수집증거로 증거능력이 배제된다라고 파악하고, B의 진술의 경우는 그 임의성은 인정되지만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A의 뇌물수수와 B의 뇌물공여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II. 불법한 긴급체포 중에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배제 1. 불법한 긴급체포와 자백배제 긴급체포란 중대한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받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피의자에 대하여 법관의 사전 체포영장을 발부받기 위해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경우 허용되는 무영장 체포를 뜻한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A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뇌물) 위반의 혐의를 받고 있었던 바, ‘범죄의 중대성’ 요건은 충족된다. 그러나 체포의 ‘필요성’과 ‘긴급성’ 요건은 충족되지 못한다. 이 사건에서 검찰수사관이 피고인을 체포할 당시 피고인은 우연히 발견한 것도 아니고, 피고인은 스스로 검찰의 소환조사에 응할 태세를 갖추고 자신의 거처를 일러주도록 미리 지시해두었다. 그리고 수사관이 체포장소에 도착하였을 때도 도망하려거나 소환에 불응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직시하자면 긴급체포를 실행한 검사 등의 판단은 현저히 합리성을 잃었다고 보이며, 따라서 긴급체포의 요건이 흠결되었음에도 수사기관이 체포영장 없이 긴급체포형식으로 피의자를 체포·구금한 것은 영장주의에 위반한 위법한 구금에 해당한다. 불법한 신체구속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영장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다. 이러한 불법한 신체구속 상태에서 피의자로부터 획득한 자백이나 진술의 증거능력을 인정한다면 영장주의는 형태화되고 만다. 불법한 긴급체포는 영장주의에 위배되는 중대한 위법으로 그 체포에 의한 유치 중에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은 배제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대해서는 우리는 완전히 법원과 의견을 같이 한다. 근래까지 대법원이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을 동원하여 임의성이 있는 자백을 배제한 것은 진술거부권과 변호인접견권이 침해된 경우에 제한되어 있었던 바, 대상판결은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을 불법한 체포 상태에서 획득한 자백에 대해서도 적용한 획기적 판결이다. 이는 불법한 체포상태에서 획득한 자백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일련의 판결, 예컨대 1975년의 ‘Brown v. Illinois 판결’[422 U.S. 590 (1975)], 1979년의 ‘Dunaway v. New York 판결’[442 U.S. 200 (1979)] 및 1982년 ‘Taylor v. Alabama 판결’[457 U.S. 687 (1982)] 등에 비유될 만하다. 2. 배제의 근거 그런데 법원이 취하는 배제의 근거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09조를 ‘자백의 임의성 법칙’으로 파악하고, 이를 자백의 위법배제법칙과 구별하여 이해하고 있다. 즉, 고문에 의한 자백같이 자백의 임의성이 없는 경우와 자백의 임의성을 의심할 수 없으나 그 획득의 절차와 방법이 위법한 경우 사이의 질적 차이에 주목하고, 전자는 자백배제법칙으로, 후자의 경우 자백의 임의성 문제가 아니라 별도의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배제의 근거는 초실정법적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이 아니라 형사소송법 제309조에 실정법화된 자백배제법칙이어야 한다. 연혁적으로 볼 때 자백배제법칙이 ‘임의성’ 기준과 불가분의 관련을 맺고 있음은 사실이며,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문언에 ‘임의성’이라는 표현이 들어 있음도 사실이다. 그러나 절차의 위법은 있으나 임의성이 인정되는 자백을 예상하는 것은 형사소송법 제309조의 해석과 일치하지 않는다. 임의성에 의심 있는 불공정하게 획득된 자백은 이미 임의성 있는 자백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경우는 위법수집자백배제에 대한 하위 실정법규가 없기에 헌법에서 바로 위법수집자백의 증거능력배제를 도출하였다고 한다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형사소송법 제309조가 증거배제의 근거로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자백배제의 일차적 근거로 해석하는 것이 해석방법론으로 옳을 것이다. 요컨대 피고인 A에 대한 불법체포에 따른 불법구금상태에서의 진술획득은 형사소송법 제309조의 ‘신체구속의 부당한 장기화로 인한 자백’ 획득에 해당하므로, 자백의 임의성과 상관없이 구속의 위법 때문에 자백의 증거능력이 배제되어야 한다. III. ‘약속’에 의한 자백의 증거능력 배제―임의성 결여인가, 신빙성 결여인가? 대법원은 B의 검찰진술의 임의성은 인정하지만 신빙성을 부정하여 증거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피고인 B의 검찰자백은 그 신빙성 여부를 따지기 이전에 임의성에 의심이 있기에 배제되어야 한다고 본다. 대상판례의 사실관계를 검토해보면, 검사는 별건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및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되어 수사받고 있던 B가 A에게 뇌물을 주었다는 진술을 하면 사기의 점에 대해서는 무혐의처분을 하고, 사안이 가벼운 사문서위조 부분에 대해서만 분리기소하기로 약속하고 B의 자백을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 기록에 따르면, 검사가 B에 대하여 불기소처분을 내린 이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가 사실오인, 수사미진, 이유불비 등을 이유로 재기수사명령을 하였는데도 불기소처분을 내린 검사는 항소법원에 불기소처분의 정당성을 극렬 주장하였고, 제1심 법원에서 B의 보석에 관한 의견조회에 대하여 이례적으로 보석허가의견까지 제출하였으며, B가 석방된 뒤에도 계속 불러 진술번복을 하지 않도록 관리하였고, 검찰주사보가 B를 수 차례 유흥주점에 데려가 음주·유흥케 하였고, B가 진술을 번복하여 보석취소결정으로 재수감된 후에도 제1심 선고판결 선고 전까지 무려 12회에 걸쳐 진술을 재번복하라고 회유하였다. 이상의 점에서 볼 때 검사와 피고인 B 사이에는 B의 자백을 하는 대가로 하는 일종의 ‘거래’가 있었다고 보이며, 이 경우 B의 자백은 그 신빙성은 물론이고 임의성도 의심스럽다고 할 것이다. B가 당시 거액의 사기범행으로 중벌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고, 건강악화, 아들의 수술 등으로 고통받고 있었다는 점등을 고려하자면 검사의 사기의 점에 대한 불기소처분 약속은 B의 의사결정에 아주 강력한 영향을 주었다고 보인다. 그리고 다른 사건에서 대법원은 ‘일정한 증거가 발견되면 피의자가 자백하겠다고 한 약속이 검사의 강요나 위계에 의하여 이루어졌다던가 또는 불기소나 경한 죄의 소추 등 이익과 교환조건으로 된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위와 같은 자백의 약속 하에 된 자백이라 하여 곧 임의성 없는 자백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대판 1983. 9. 13, 83도712]라고 판시한 바 있는데, 이를 반대해석하면 불기소나 경한 죄의 소추 등 이익과 교환조건으로 이루어진 자백은 임의성이 의심스러운 자백임을 밝힌 것이다. 요컨대, B의 자백은 ‘약속’에 의한 자백으로 그 신빙성 여부를 논할 필요도 없이 형사소송법 제309조의 ‘기타의 방법으로 임의로 진술한 것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 이유가 있는’ 절차위법이 존재하였으므로 그 자백의 증거능력은 배제되어야 한다. IV. 맺음말 대상판례에서 법원이 불법한 긴급체포 상태에서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부정되어야 한다고 판시한 것은 헌법에 보장된 영장주의의 대원칙을 지키고 불법수사를 억지하는데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바 상찬(賞讚)받아 마땅하다. 다만 우리는 그 자백배제의 근거가 초실정법적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이 아니라 형사소송법 제309조이어야 한다고 보는데 차이가 있다. 그리고 피고인 B의 검찰자백은 ‘약속’에 의한 자백으로 그 신빙성 여부를 따지기 이전에 임의성에 의심이 있기에 형사소송법 제309조에 따라 배제되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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