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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8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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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
술에 취한 자에 대한 준강간죄의 불능미수
I. 사실관계 군인신분의 피고인은 자신의 집에서 자신의 처 그리고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다음 날 새벽 처가 먼저 잠이 들고 피해자도 안방으로 들어가자 피해자를 따라 방에 들어갔다. 그 후 피해자가 실제로는 반항이 불가능할 정도로 술에 취하지 아니하여 준강간의 대상이 될 수 없음에도 만취되어 항거불능상태에 있는 것으로 오인하고 피해자를 1회 간음하였다. II. 소송경과 및 판결요지 군검찰은 피고인을 강간혐의로 기소하였다. 이후 제1심 공판과정에서 공소장을 변경하여 준강간혐의를 추가하였으며 보통군사법원은 강간죄를 인정하지 않고 준강간혐의만 유죄로 판단해 징역 3년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피해자가 술에 취해있지 않았다는 사정 등을 이유로 항소하였고 고등군사법원은 피해자가 여러 정황에 비추어 술에 취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이에 군검사는 다시 공소장을 변경해 준강간죄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준강간미수죄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하였다. 고등군사법원은 준강간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는 대신 준강간미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았으므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주장하며 상고하였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사로 피해자를 간음하였지만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은 경우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해 준강간죄의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하면서 행위 당시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보았을 때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은 있었으므로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였다. III. 평석 1. 대법원 다수의견의 취지 피해자가 술에 취해 의식을 잃고 잠이 들어 있어서 그러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을 하였는데 피해자가 실제로는 그러한 상태에 있지 않았을 경우 이와 관련해 형법 제27조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 단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대상판결은 이 조문을 동 사안에 적용하고 있다. 즉 이 사안은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해 준강간의 '결과발생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면서 동시에 '위험성'이 인정되므로 불능미수 법리로 해결할 수 있는 케이스라는 것이다. 2. 다수의견에 대한 반론의 검토 (1) '구성요건적 결과발생'의 의미 대상판결에 대한 비판논거로 미수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실행행위를 종료하지 못하거나 실행행위를 종료했으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는데 대상사건은 이 중 어느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다. 실행행위도 종료되었고 그로 인하여 결과도 발생했다는 것이다. 대법원 반대의견도 기본적으로 같다. 준강간죄는 구성요건결과의 발생을 요건으로 하는 결과범이자 보호법익의 현실적 침해를 요하는 침해범이므로 준강간죄에서 구성요건결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간음이 이루어졌는지, 즉 그 보호법익인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수란 실행에 착수하여 범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요소를 모두 충족시킨 경우를 말한다.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에는 행위주체·실행행위·인과관계·결과 등이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을 총칭하여 '구성요건적 결과'라고 한다. 형법 제25·26·27조 각각의 미수범의 성립요건에서 결과의 의미는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의 일부로서의 결과나 결과범에서 말하는 결과가 아니다. 이때의 결과는 '구성요건적 결과'를 뜻하는 것이다. 객관적 구성요건요소를 모두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미수범 처벌규정이 존재하는 때에는 미수범이 성립된다. 피해자를 협박하여 그의 재산상의 처분행위로 재물을 영득했다고 하더라도 만일 피해자가 의사의 자유가 침해되어 재산상 처분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행위자를 불쌍하게 여겨 재물을 교부한 것이라면 공갈죄는 미수에 그친다. 침해범과 위험범의 차이에 주목하고자 하는 반대의견의 관점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침해범과 위험범의 구별은 범죄의 성질이 법익침해를 본질적 요건으로 하는가에 따른 것에 불과하고 현주건조물방화죄처럼 위험범이지만 일정한 결과의 발생을 요하는 구성요건도 존재하며 따라서 준강간죄가 위험범이 아닌 침해범이기 때문에 구성요건적 결과의 발생여부를 간음이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논증은 타당성이 떨어진다. 요컨대 침해범이라는 특성이 '구성요건적 결과발생'을 다르게 해석해야 할 합당한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침해범의 경우 대체로 행위자가 '의욕한 바', 예컨대 사망이나 간음이 곧 '구성요건적 결과'인 것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법리적으로는 타당하지 않다. (2) '결과발생의 불가능성'의 판단방법 대법원 반대의견은 결과발생의 불가능 여부는 실행의 수단이나 대상을 착오한 행위자가 아니라 통찰력이 있는 일반인의 기준에서 보아 어떠한 조건하에서도 결과발생의 개연성이 존재하지 않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 따라서 일정한 조건하에서는 결과발생의 개연성이 존재하지만 특별히 행위 당시의 사정으로 인해 결과발생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는 불능미수가 아니라 장애미수가 될 뿐이라고 하며 대상사건은 불능미수로 의율할 사안이 아니라고 한다. 그 취지는 일반적으로 혹은 일정한 조건 하에서 만취한 상태의 피해자에 대한 간음은 실행행위가 종료되기 전에 사전적 관점에서 판단하면 준강간의 실현가능성에 있어서 결과발생이 가능한 경우에 해당하지만 사안의 경우 사후적으로 밝혀보니 피해자가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아서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이것은 우연한 사정이 개입하여 그렇게 된 것일 뿐 규범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결과발생이 가능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후적으로 밝혀진 결과에 따라서 '결과발생의 불가능' 여부가 판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반대의견의 지적은 일면 타당하다. 그렇게 되면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모든 미수범 사안은 애당초 결과발생이 불가능한 미수유형으로 분류되어 불능미수범으로 의율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위자가 실행행위를 할 당시에 결과발생이 불가능했는지 여부는 그 당시 행위자에게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가 있었는지 여부의 판단문제로 귀결되며 이는 일반적으로 결과가 발생할 수 없음을 알면서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는 관념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행위자의 인식을 넘어선 사정들, 즉 사후적으로 밝혀진 점들에 의해 확정되는 문제이므로 불능미수 조문의 적용을 위해 선결되어야 할 사실판단 문제이다. 따라서 결과발생의 불가능 여부는 실행행위 당시 행위자의 예측이나 인식과는 무관하게 사후적으로 증거에 의해 밝혀질 수밖에 없다. 소송법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불능미수는 법률상 형의 가중·감면의 이유되는 사실로서 이는 범죄사실 자체는 아니지만 범죄사실의 존부만큼 피고인의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유이므로 법률상 증거능력이 있고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에 의한 입증을 필요로 하는 '엄격한 증명'의 대상이고 따라서 불능미수가 인정되기 위해서 입증되어야 할 사실인 '결과발생의 불가능성'은 사후적 판단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아울러 반대의견의 논지대로 사전적 관점에 의해서 결과의 실현가능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면 실제로 불능미수가 성립될 수 있는 사안은 매우 축소되어 발생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소위 통찰력 있는 평균인의 관점에서 일반적으로 결과발생이 불가능한 상황인데도 행위자가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사례는 그에게 '현저한 착오'가 없는 이상 관념하기 힘들다. 만일 이처럼 '현저한 착오'가 있는 경우만 불능미수가 인정된다면 피고인에게 불리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바 착오의 의미를 '현저한 착오'로 축소해석하는 것은 법문언의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 유추해석하는 것이므로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 3. 맺음말 불능미수는 실행의 착수단계에 이르렀다고 하여도 이미 결과발생의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배제되어 있다는 점 때문에 결과불법이 거의 소멸했거나 '법익평온상태의 교란'이라는 가장 약한 형태의 결과불법만 인정된다. 다만 행위자의 의사를 고려했을 때 착오가 없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합리적이고 통찰력 있는 일반인의 관점에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법익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은 인정되며 이러한 결과불법의 구조로 인해 결과발생이 가능해서 법익에 대한 '현실적' 위험성이 있는 장애미수에 비해 결과불법이 감경된다. 대상판결의 사실관계를 보면 피고인은 간음의 고의로 실행의 착수를 하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발생의 불가능성이 인정되며 대법원의 판단에 의하면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보았을 때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었으므로'준강간의 불능미수가 성립될 요건을 충족시키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을 준강간의 미수범으로 의율한 대법원의 판단은 타당하다고 할 것이며 그 처벌은 합당한 법리적 근거를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안성조 교수 (제주대 로스쿨)
준강간죄
장애미수
불능미수
준강간미수
취업제한
간음
안성조 교수 (제주대 로스쿨)
2020-11-16
형사일반
보험사기의 실행의 착수, 기수시기와 죄수
1. 사실관계 A는 B의 딸이며 @@생명보험의 보험모집인으로 근무한 일이 있다. B는 1997년경 당뇨병과 고혈압이 발병한 상태였는데, A와 B는 이를 숨기고 1999년 ##생명보험의 보험 2건에 A가 보험계약자, B가 피보험자로 가입하였다. 면책기간을 도과한 이후인 2002년 12월 6일부터 2012년 1월 6일까지 A는 B의 당뇨병과 고혈압 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14회에 걸쳐 ##생명으로부터 보험금 총 1억1805만원을 수령하였다. 2. 사건의 경과 가. 1심법원의 판단(유죄) 1심법원은 A, B가 사기죄의 공동정범이며 보험금을 청구하여 지급받은 행위가 각각의 사기죄로 실체적 경합범 관계라고 보았다. 나. 2심법원의 판단(면소) 2심법원은 공소시효의 완성을 이유로 A, B에게 면소를 선고하였다. 근거는, 기망행위로 말미암아 보험계약이 성립하고 최초의 보험료를 지급하였다면 법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보험계약에 따른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기죄는 기수이며, 해지기간이 경과하였거나 민법상 법정추인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 시기도 사기죄의 기수시기로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다. 대법원의 판단(파기환송) 대법원은 2015년 1월 15일 사망한 B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하였으며, A에 대해서는 다음의 판결요지를 들어 사건을 파기환송하였다. 보험계약자가 고지의무를 위반하여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을 체결한다 하더라도 그 보험금은 보험계약의 체결만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보험계약에서 정한 우연한 사고가 발생하여야만 지급되는 것이다. 상법상 고지의무를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보험계약자에게 미필적으로나마 보험금 편취를 위한 고의의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더 나아가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하였음에도 이를 묵비한 채 보험계약을 체결하거나 보험사고 발생의 개연성이 농후함을 인식하면서도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또는 보험사고를 임의로 조작하려는 의도를 갖고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와 같이 그 행위가 ‘보험사고의 우연성’과 같은 보험의 본질을 해할 정도에 이르러야 비로소 보험금 편취를 위한 고의의 기망행위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0도6910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위와 같은 고의의 기망행위로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위 보험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여 보험금을 지급받았을 때 사기죄는 기수에 이른다. 3. 평석 가. 보험과 사기죄 2016년에 제정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은 보험사기행위를 정의하고(제2조) 보험사기죄에 대한 처벌규정(제8조) 및 상습범(제9조), 미수범(제10조) 및 이득액에 따른 가중처벌규정도 있다(제11조). 그런데 이 법률의 적용대상이라도 이득액가중을 제외하면 형법의 사기죄와 법정형에서 큰 차이가 없으며, 법률의 문언상 보험계약의 체결만으로 보험사기미수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보험금을 청구해야 한다. 그리고 대상판결이 다루고 있는 사건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제정되기 이전에 일어난 일이다. 그러므로 대상판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형법의 사기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나. 사기죄에 관한 쟁점 (1) 고지의무 불이행이 바로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대상판결이 적시하고 있는 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0도6910 판결은 보험계약에서의 고지의무와 사기죄에 대한 법리를 제시하면서 상법상 고지의무 위반과 형법상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를 구별하였다. 어떠한 행위를 사기죄의 부작위에 의한 기망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착오에 빠진 상대방의 상태를 교정할 보증인지위가 있어야 하는데, 상법 제651조의 고지의무는 그 근거가 될 수 있으며, 대상판결에서는 A, B에게 사기죄의 기망행위 및 그에 대한 인식을 인정할 수 있다. (2) 사기죄의 실행의 착수와 기수시기 실행의 착수시기에 관한 일반적 설명인 절충설에 따르면 사기죄에서의 실행의 착수시기는 편취의 의사로 기망행위를 개시한 때이며 단순히 기망을 위한 수단을 준비하는 정도로는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사기죄의 보호의 정도를 대법원처럼 위험범으로 보면, 기망에 의해 재산상의 손해와는 구별되는 재산감소적인 처분행위가 있고 그로 인해 행위자나 제3자가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만 얻기만 하면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보아 재산과 함께 재산처분의 자유도 사기죄의 보호법익이라고 해석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사기죄는 손해가 발생해야 기수이며, 이때의 손해는 부분적으로 발생해도 기수 인정에 문제가 없다. 다음으로 보험사기에서의 실행의 착수와 기수시기의 문제이다. 보험사기에서의 실행의 착수시기에 관한 통설은 보험금 지급을 청구한 때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한다. 보험금 편취를 목적으로 보험에 가입해도 청약 당시에는 정상적인 보험가입이며 그 후에 고의로 유발하거나 위장한 보험사고는 해당행위에 대한 방화죄나 살인죄, 상해죄 등의 구성요건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행위자가 자신에게 보험금 지급청구권이 없음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였다면 사기죄에서의 기망행위로 볼 수 있으며, 보험금을 과다청구한 경우에도 과다청구를 통해 상대방을 기망하였으므로 청구시에 실행의 착수가 있다. 다만, 대상판결에서는 고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행위가 이미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이므로 중요한 사항을 묵비한 계약체결시에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보험금편취사례와 보험계약기망사례 모두 보험금 수령시에 기수가 된다는 설명이 다수설이나 보험사기에서는 보험증권을 교부받을 때에 기수가 되지만 보험증권 취득 후 보험사기의사가 생겨 방화·살인 등을 한 경우에는 보험금 수령시에 기수가 된다고 설명하는 견해도 있다. 보험증권을 교부받을 때 기수라는 설명은 보험증권을 사기죄의 재물로 보거나 보험증권에 기재된 피보험자의 지위를 재산상의 이익으로 보는 관점에서 출발한다고 보인다. 그러나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보험사고가 발생하거나 사고를 유발해야 하며, 보험증권의 교부만으로는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직접적으로 공여되는 재산상 이익이 없다. 그리고 보험계약도 계약이며, 계약체결과 계약이행 사이에 시간의 간극이 있을 수는 있으나 사기죄에서의 손해산정에서는 일괄적인 행위로 보아야 하며 적어도 피기망자의 채무이행의 행위가 있어야 비로소 재산상의 위험에 의한 손해의 발생이 가능하다고 해석해야 한다. 고지의무를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보험회사의 책임이 개시되는 시기가 사기죄의 기수로 보험가입자가 최초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제1회 보험료 영수증을 교부받았을 때라는 견해를 대상판결의 2심판결이 따르고 있다고 보이나 사기죄를 침해범으로 보면 기수시기도 보험금을 취득할 때로 해석해야 한다. (3) 죄수론의 문제 14개의 경합범을 인정한 대상판결의 1심판결은 보험금의 청구시가 실행의 착수이고 수령시가 기수라는 다수설의 설명을 따랐다고 보인다. 그러나 경합범이 되려면 여러 개의 범죄가 여러 개의 행위에 의해 성립해야 하는데, 이 사안에서 보험금청구는 여러 번 있었으나 보험금청구의 기반이 되는 보험계약 체결은 보험 1, 보험 2에 관하여 각 1회가 있었을 뿐이다. 보험계약 체결시의 고지의무가 보험금 수령시 새롭게 다시 발생할 수 없으며, 보험금청구를 기망행위로 본다고 하더라도 이미 보험계약을 통해 착오에 빠진 상대방의 상태를 청구시마다 교정해 주어야 하는 의무 및 그에 기반한 보증인지위가 새롭게 발생한다고 볼 수도 없다. 다른 한편으로, A, B의 행위 전체가 포괄일죄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보험계약 당시의 고지의무 위반이 단일한 기망행위라고 보면 연금사기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행위의 효과가 계속 발현되어 피해자의 손해와 행위자의 이익이 누적된다는 평가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피해자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여 바로 사기죄의 기수가 되는 사안과 달리, 단일한 기망행위에 기반하여 계속적, 반복적으로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때에는 개별적 손해의 총합이 전체 손해가 된다. 4. 맺으며 대상판결의 입장에 찬동하면서 기망행위의 의미에 관하여 조금 더 생각해 보겠다. 고지의무 위반이 사기죄에서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보험금의 지급은 보험금의 청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사기죄에서의 기망행위는 행위자가 사기죄의 실행행위로서 피기망자를 착오에 빠뜨려 처분행위를 하도록 유발하는 행위라고 한다면 이 행위는 하나일 수도 있으나 여러 단계로 나누어져 있을 수도 있다. 대상판결에서의 보험금 청구도 보험계약의 체결 과정에 존재했던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와 연결되며, 계약의 이행을 촉구하는 행위이므로 고지의무 불이행과 함께 기망행위로 묶을 수 있는데 ‘일련의 기망행위’란 이러한 의미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최준혁 교수 (인하대 로스쿨)
사기
보험
고지의무
기수
보험사기
면책기간
최준혁 교수 (인하대 로스쿨)
2019-08-29
대물변제예약과 배임죄
<판결요지>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부동산에 관하여 대물변제예약을 체결한 경우 채무자가 부동산의 소유권을 채권자에게 이전등기하는 사무는 타인의 사무가 아니고 자기의 사무이므로 대물변제하기로 한 부동산을 채무자가 제3자에게 매각처분하였다고 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다수의견). <평석요지> 부동산에 관하여 대물변제예약을 체결한 채무자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므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아니하다는 다수의견은 타당하다. 그러나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대물변제예약한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각처분한 경우 채무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지 아니하였고 채권자는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지 아니하였으므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는 판시가 없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1. 사실관계 채무자인 피고인은 채권자 A에 대한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부동산에 대한 대물변제예약을 체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각처분함으로써 피고인은 그 부동산의 실제 재산상 가치인 1억 8500만원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채권자 A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는 공소사실(죄명: 배임)로 공소제기 되었다. 제2심 법원은 제1심 법원과 마찬가지로 배임죄의 공소사실에 대해서 유죄판결(항소기각판결)을 선고하였고 피고인은 항소심판결에 대해서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한 후 상고이유서에서 피고인은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므로 무죄판결을 선고하여 달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상고이유를 받아들여 무죄의 취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환송하였다. 다만 대법관 4인은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는 반대의견(소수의견)을 내놓고 있다. 2. 대법원판례 (가) 다수의견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부동산의 소유권을 장래에 이전하기로 하는 내용의 대물변제예약을 한 경우 채무자가 부동산의 소유권을 채권자에게 이전등기하는 사무는 타인의 사무가 아니고 자기의 사무이므로 대물변제하기로 한 부동산을 채무자가 제3자에게 매각처분하였다 할지라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즉, 다수의견은 판결이유로서 채무자가 대물변제예약에 따라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는 예약 당시에 확정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채무자가 차용금을 제때에 반환하지 못하여 채권자가 예약완결권을 행사한 후에야 비로소 문제가 되고 채무자는 예약완결권 행사 이후라도 얼마든지 금전채무를 변제하여 당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를 소멸시키고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 한편 채권자는 당해 부동산을 특정물 자체보다는 담보물로써 가치를 평가하고 이로써 기존의 금전채권을 변제받는데 주된 관심이 있으므로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대물변제예약에 따른 소유권등기를 이전받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는 상황이 초래되어도 채권자는 채무자로부터 금전적 손해배상을 받음으로써 대물변제예약을 통해 달성하고자 한 목적을 사실상 이룰 수 있다는 점, 이러한 점에서 대물변제예약의 궁극적 목적은 차용물반환채무의 이행확보에 있고 채무자가 대물변제예약에 따라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는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채무자에게 요구되는 부수적 내용이어서 이를 가지고 배임죄에서 말하는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채권자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여야 하는 타인의 사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이 대법원판례(다수의견)에 의해서 배임죄의 성립을 긍정한 종전의 대법원판례(대법원판결 2000. 12. 8. 선고 2000도4293)는 변경되었다. (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1) 동산2중매매의 경우는 배임죄의 성립을 부정하고 부동산 2중매매의 경우는 배임죄의 성립을 긍정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이다. (2) 배임죄의 성립을 부정하는 다수의견은 부동산 2중매매, 부동산 2중저당의 경우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3) 부동산 2중매매의 경우 소유권이전등기에 협력할 의무가 있는 매도인의 지위를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시키는 것은 확대해석금지의 원칙, 즉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배된다. (다) 반대의견(소수의견) 대법관 4인은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대물변제예약을 체결한 채무자는 소유권이전등기의 측면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되므로 채무자가 대물변제예약을 한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각처분한 경우에는 배임죄가 성립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즉, "결론적으로 담보 목적으로 부동산에 관한 대물변제예약을 체결한 채무자가 그 신임관계를 위반하여 당해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함으로써 채권자로 하여금 그 부동산의 소유권 취득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다면 이러한 행위는 대물변제예약에서 비롯되는 본질적?전형적 신임관계를 위반한 것으로써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보는 것이 부동산의 이중매매, 이중근저당권설정, 이중전세권설정에 관하여 배임죄를 인정하여 온 판례의 확립된 태도이며 논리적으로 부합된다"는 것이 소수의견(반대의견)의 주장이다. 3. 판례평석 (1) 배임죄의 구성요건?기수시기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범죄이다(형법 제355조 제2항). 예컨대 부동산의 소유자로부터 부동산의 매도를 위임받은 자가 부동산의 매수인과 짜고 부동산의 시가보다 훨씬 싼 매매대금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그 매수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준 경우 부동산의 매수인은 재산상 이익(시가와의 차액)을 취득하고 부동산의 소유자(본인)는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으므로 배임죄(형법 제355조 제2항)가 성립하며 회사의 물품구매업무담당사원이 납품업자와 짜고 시가보다 훨씬 비싸게 물품을 구입하고 납품업자에게 물품대금을 지불한 경우 납품업자는 재산상 이익(시가와의 차액)을 취득하고 회사(본인)는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으므로 업무상 배임죄(형법 제356조)가 성립한다. 배임죄의 기수시기는 배임죄를 침해범으로 보느냐, 위험범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대법원판례는 위험범설을 취하고 있으나 형법 제355조 제2항은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라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방향으로 확대해석을 한다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침해범설이 타당하다고 본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때가 배임죄의 기수시기이다. (2) 반대의견에 대한 비판 채무자와 채권자가 부동산에 관하여 대물변제예약을 체결한 경우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부동산을 소유권이전등기하기 위한 사무는 타인의 사무가 아니고 자기의 사무이다.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사무이기 때문이다. 종전의 대법원판례는 부동산 2중매매의 경우 매도인이 소유권이전등기에 협력하여야 할 사무는 자기의 사무인 동시에 타인의 사무라는 이론구성을 취하고 있으나 부동산매도인이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사무이므로 자기의 사무라고 해석하여야 한다. (3) 보충의견에 대한 평석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대물변제예약한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각처분한 경우 배임죄의 성립을 부정한 다수의견은 부동산2중매매의 경우에도 적용하여야 한다는 보충의견은 타당하다고 본다. 부동산2중매매의 경우 부동산매도인의 제1차 매수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위한 사무는 자기의 사무이지 타인의 사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4) 다수의견에 대한 평석 부동산에 관하여 대물변제예약을 체결한 채무자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므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는 판시부분은 타당하다. 그러나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대물변제예약한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각처분한 경우 채무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지 아니하였고 채권자가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지 아니하였으므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는 판시가 없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대물변제하기로 예약한 부동산을 채무자가 제3자에게 매각처분한 경우에도 채무자의 채권자에 대한 채권에는 영향이 없으므로 채무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지 아니하였고, 채권자가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채무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실이 없고 채권자가 재산상 손해를 입지 아니하였다는 점을 다수의견의 논거로 설시하여 한다. 이 점은 부동산2중매매의 경우에 더욱 명백하다. 부동산2중매매의 경우 부동산매도인이 제1차 매수인으로부터 중도금을 받은 후 그 부동산을 제2차 매수인에게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준 경우 부동산의 제1차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매매대금반환청구권이 있으며 부동산매도인은 부동산의 제2차 매수인으로부터 부동산매매대금을 수령하였을 뿐이므로 부동산2중매매로 인해서 부동산매도인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지 아니하였고 부동산의 제1차 매수인이 재산상 손해를 입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채무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지 아니하였고 채권자가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지 아니하였다는 점을 다수의견의 논거로 설시하여야 한다.
2015-01-22
소위「위장취업」과 업무방해죄
法律新聞 第2268號 法律新聞社 소위「爲裝就業」과 業務妨害罪 朴相基 ============ 15면 ============ 大法院1992年6月9日宣告,91도2221判決 Ⅰ,사건개요 피고인은 노동운동을 할 생각으로 노동현장에 취업하기 위하여 고려상사 주식회사가 공원모집을 하자 자신이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한 학력과 국가보안법 위반죄의 처벌전력 때문에 쉽사리 입사할 수 없음을 알고 ,공소외 장기환 명의로 허위의 학력과 경력을 기재한 이력서를 작성하고,위 장기환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등을 작성 제출한 다음 ,중학교2, 3학년 수준의 객관식 문제와「노사분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주관식문제를 출제한 시험에 합격하여 입사한 사실임. 대법원은 이에 대하여 원심판결과 같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인정하고 피고인의 상고를 아래와 같은 이유로 기각하였다. 2,판결이유 회사가 공원모집을 함에 있어 학력,경력을 기재한 이력서와 주민등록등본,생활기록부 및 각서 등 서류를 교부받고 ,응모자를 상대로 문제를 출제하여 시험을 보게 한 것은 단순히 응모자의 노동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노사간의 신뢰형성 및 기업질서유지를 위한 응모자의 지능과 경험,교육정도,정직성 및 직장에 대한 적응도 등을 감안하여 위 회사의 근로자로서 고용할만한 적격자인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자료를 얻기 위함인 것으로 인정되는 데 피고인이 노동운동을 하기 위하여 노동 현장에 취업하고자 하나,자신이 대학교에 입학한 학력과 국가보안법 위반죄의 처벌전력 때문에 쉽사리 입사할 수 없음을 알고 ,타인명의로 허위의 학력과 경력을 기재한 이력서를 작성하고 ,동인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등 서류를 작성 제출하여 시험에 합격하였다면 ,피고인은 위계에 의하여 위 회사의 근로자로서의 적격자를 채용하는 업무를 방해하였다. 【평 석】 1,業務妨害罪의 성격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입법적 목표가 무엇 인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견해의 대립이있다. ①財産罪說 이는 업무방해죄의 성격을 사람의 경제적 생활관계를 보호하는 것으로 보는 입장이다(劉基天,각론 上,1백68면).그 이유로서는 업무방해죄가 信用 및 競賣에 관한 죄와 함께 규정되어 있다는 입법체계적 이유와 業務의 보호는 재산을 보호하려는 목적달성의 한 수단으로서 그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②自由 保護說 업무방해죄의 본질을 사람의 자유로운 행위의 적정행사를 저해 하는 데에 있다고 보아 자유와사회의 안전에 대한 죄의 일종으로 파악하는 견해이다(徐壹敎 각론,1백11면이하. ③財産 및 自由 保護說 이 학설은 재산죄적 성격을 업무방해죄의 속성으로 보면서도 이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생활의 복잡화에 따라 업무의 영역이 확대되는 현실에서 업무방해죄는 사람의 사회적활동의 자유를 경제적 측면에서 보호하려는 것으로 파악하게 하며 ,통설적인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李在祥, 형법각론,2백2면; 姜求眞, 각론Ⅰ, 2백31면; 金鍾源, 각론(上), 1백64면; 鄭盛根,각론,2백33면). 그러나 이 견해는 결국 재산죄로서의 성격은 사람의 활동의 자유라는 전체의 한 부분요소라고 봄으로써 결과적으로 자유보호설의 입장과 대동소이한 시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④대법원 판례의 입장 대법원 판례에 나타난 업무방해죄는 대부분 경제적활동의 자유침해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다(大判 1992년3월31일,92도58참조).그러나 한편으로는 업무방해죄를 자유로운 행위의 적성 행사를 보호하는데에 있다고 보는 관례를 남기고 있다.그 결과 업무방해죄의 인정범위가 확대되는 경향을 나타내는데 예를 들면 유림총회 회의개최를 방해한 경우 (大判 1991년 2월12일90도 2501).대학원 입학시험문제를 유출한 사실에 대하여 입시감독업무방해를 인정한 예(大判 1991년 11월22일, 91도2211), 회사경비원들의 출입통제업무를 방해한 경우 (大判 1991년 9월10일,91도 1666)등에 각각 업무방해죄를 인정하였다. 2,「業務」의 형식적 개념과 保護法益 형법상 業務라 함은 사람이 그 社會生活上의 地位에 기하여 직업 또는 繼續的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을 말하며 ,주된 업무뿐만 아니라 이와 밀접 불가분한 관계에 있는 부수적인 업무도 포함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판례와 통설의 입장이다(大判 1989년 9월12일,88도 1752; 李在祥, 형법각론 2백3면; 鄭盛根, 각론,2백33면 참조, 이에 대하여 姜求眞, 각론Ⅰ, 83면 이하 는「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성」을 추가 한다.그러나 이러한 개념 규정은 부분적으로는 타당하다고 볼 수 있으나 형법상의 모든「業務」에 적용할 수는 없다고 본다.그 예가 業務妨害罪나 業務上 背任罪등이다). 즉「社會的地位」와「繼續性」이 중요한 개념 요소이다.그리고 학설에서는 이러한 업무를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이라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형법 제314조(업무방해죄)가 정하는 業務는 保護法益이라기보다는 保護의 業象이라고 보아야 한다.왜냐하면 업무 그 자체를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아니라 업무보호를 통하여 업무의 실질적 내용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이는 마치「競賣·入札放害罪」의 보호법익이 경매나 입찰 그 자체가 아니라 경매와 입찰의 公正性인 것과 같다. 그러므로 「사회적 지위」와「계속성」을 내용으로 하는 업무방해죄에서의 「業務」개념은 형법상「業務」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범죄들에 내포된 공통요소에 불과한 형식적 의미를 지닐뿐이며 본죄의 보호법익 그 자체라고는 할 수 없다. 3,「業務妨害」의 의미 업무방해죄는 抽象的 危險犯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며 (姜求眞, 각론Ⅰ, 2백36면; 李在祥, 각론, 2백6면; 鄭盛根, 각론 2백33면)판례의 입장 또한 이와 같다.학설에서는 업무를 방해할 우려가 있는 상태의 조성만으로도 업무방해죄는 성립한다고 본다.즉「業務妨害」는 업무집행자체에 대해 위험을 초래하게 하는 것이라고 하며 ,현실적인 업무방해를 통한 결과 발생의 위험성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姜求眞, 각론Ⅰ,2백36면참조)그러나 危險犯에서의 위험이란 법익침해의 결과발생에 대한 위험을 의미하는 것이며 (李在祥, 총론, 71면; 李炯國, 총론연구Ⅰ,1백3면; 裵鍾大, 총론, 2백12면 등.이에 대해 行爲 客體에 대한 침해의 위험이 있으면 위험범이라고 하는 견해가 있다. 金日秀, 한국형법Ⅰ, 3백51면; Roxin AT,§11´Rn 122 참조,그러나 침해범과 위험범의 구별은「법익」보호에 대한 程度의 차이를 기준으로 하므로 대상은 보호법익이어야 한다고 본다.즉 위험범은 구성요건의 형식적 침해행위와 그로 인한 보호법익의 침해위험성을 내용으로 한다).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의 실현자체의 위험성을 의미하지 않는다.그러므로 업무방해라는 형식적(현실적)침해행위는 있어야 하는 것이다.이렇게 본다면 업무방해의 위험성은 업무집행 자체에 대한 위험성이 아니라 업무집행 자체를 현실적으로 방해함으로써 업무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위험성으로 파악하여야 한다.이는 전형적인 위험범인 放火罪에서의 위험이 목적물에 대한 燒몰 의 위험성이 아니라 燒■을 통하여 공공의 안전과 평온을 해칠 위험성을 위미하는 것과 같다. 4, 判例의 검토 (1)소위「僞裝就業」의 문제점 「위장취업」은 노사관계의 합리적 정립이 확립되지 못하고 있는 한국적 현실에서 나타난 현상 이다.이러한「위장취업」행위를 업무방해죄로 처벌함으로써 노동운동가의 사업체 침투를 초기 단계에서 봉쇄하고 궁극적으로는 산업현장의 노사분규를 막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여기에서 우선 검토되어야 할 것은 노동 운동의 목적이 갖는 형법적 의미이다.다음으로는 회사의 취업업무가 방해되었는가의 문제이다.본 판례는 학력·경력사칭행위를 함으로써 회사의 채용업무를 방해하였다고 판시하고 있다.그렇다면 본 판례의 사안에서 피고인이 취업시 자신의 경력과 학력사칭을 통하여 지원자가 노사간의 적임자인가의 여부에 대한 회사측의 판단을 방해하였는가의 점이다.다음으로는 회사의 채용업무의 성격에 비추어볼 때 이 업무가 형법적 보호의 대상인가 하는 점이다. (2)勞動運動의 目的과 불법성 노동운동을 목적으로 하면서 이를 감추고 취업한다면 언제나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인가?본 판례는 판시하기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있어서 위계라 함은 행위자의 행위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誤認,錯覺또는 不知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하며 ,상대방이 이에 따라 그릇된 행위나 처분을 하였다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된다고 할 것이다」라고 하고 있다.이러한 논지에서 노동운동의 목적을 가진 사실은 곧 노동자로서의 정권한 업무수행의사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결론으로 연결시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勞動條件의 개선 기타 근로자의 정당한 이익의 주장을 목적으로 자주적으로 단체를 조직하고 ,단체의 이름으로 사용자와 교섭을 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집단적으로 시위행동을 할 수 있는 소위 勞動3權을 내용으로 하는 노동운동은 헌법 (제33조제1항)과 노동조합법,노동쟁의 조정법등 관계법령에 의하여 인정되어 있는 바이다.그리고 회사취업시 노동운동의 목적을 회사측에 대하여 알릴 의무를 사실상 강요하는 僞計判斷은 헌법상 보장된 良心의 자유(제19조)까지도 침해한다고 본다.良心의 자유는 인간 內面世界에서 형성·결정된 양심의 표명을 직접·간접으로 강요당하지 않는 良心을 지키는 자유를 포함하기 때문이다(許營, 한국헌법론, 3백78면 이하참조). (3)학력·경력사칭자체가 업무방해 행위인가? 工員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는데에 대졸학력이 불필요한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고학력이 업무수행에 불필요할지 모르나 부적격하지는 않다는 점에서 저학력 사칭자체가 업무방해행위는 아니다.그리고 단일경력이나 학력을 사칭하여 취업하였으나 노동운동을 목적으로 취업하지는 않는 경우 ― 또는 취업후 사내에서 노동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에도 업무방해죄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게한다. 만일 행위자가 일정수준이상의 학력을 요구하는 회사에 취업하기 위하여 이에 상응하는 고학력을 사칭하였다면 회사의 업무처리 능력미달이라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그렇다 하더라도 이는 고용계약 체결시 계약위반의 문제는 제기될 수 있으나 이러한 행위만을 이유로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 대법원은「…허위의 사실로써 출원하여 이를 오신한 행정관청으로부터 인·허가를 받더라도 그 인·허가는 행정관청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이고 출원자의 위계로 인하여 공무집행이 방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大判 1988년9월27일, 87도 2174)고 판시하고 있다.이의연장선상에서 회사의 취업업무를 볼 때 취업희망자는 지원서류의 접수만으로 당연히 취업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측이 갖고 있는 銓衡權에 의해 실질적으로 심사되는 것이다. 나아가서 검토되어야 할 문제는 회사측이 피고 ============ 13면 ============ 인 (지원자)의 경력이나 학력사칭으로 인하여 취업의 動機(內心의 意思)를 밝힐 수 있는 단서를 간과하였는데 이것도 업무방해행위는 아니라고 하여야 할 것이다.전과사실을 알리지 않은 점 또한 마찬가지이다.만일 취업을 원하는 사람에게 전과사실을 포함하여 자기의 과거행적을 회사측에 낱낱이 알리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된다면 특히 전과자의 취업은 사실상 원천봉쇄되어야 한다는 것과 같다. 이상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취업을 위하여 경력을 사칭한 사실이나 노동운동의 목적자체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행위로 볼 수 없으며 ,취업 후 근로자의 노동운동이 정당성을 유지 하였는가의 기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위 판례의 경우에도 피고인 일단 채용한 이상 채용당시의 근로자의 내심의 목적이나 학력·경력사칭이 아니라 노동운동의 適法性이나 正當性이라는 측면에서 판단할 문제이다. (4)형법적 보호대상으로서의 業務와 採用業務 형법상 보호되는 업무는 형법상 보호할 가치있는 업무여야 할 것이다.이러한 제한은 특히 업무가 갖는 廣義性과 이로 인한 업무방해죄의 처벌범위의 확대 위험성 때문에도 필요하다.그러면 회사의 채용업무는 이에 해당하는 업무인가? 만일 회사의 채용업무자체가 위력에 의한 출입구 봉쇄나 위계등에 의한 방해행위(僞計에 의한 업무방해의 예를 들면 노동쟁의 조정위원회가 회사의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휴무를 결정한 후 유인물을 배포하여 유급휴일로 오인한 근로자들이 출근하지 아니하여 공장의 가동을 불가능하게 한 경우가 있다.大判 1992년 3월31일, 92도58)로 인하여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고 단지 회사가 필요로 하는 적격자인가의 여부를 판단하는 內部的 審査行爲를 방해받았다면 이는 형법상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업무라고 보기 어렵다.위 판례의 경우가 그러하다. 5,맺는말 소위「僞裝就業」을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는 것은 결국 행위자의 의사―여기에서는 노동운동의 목적―를 이유로 처벌하는 결과를 초래한다.이를 위하여 판례는 노동운동의 결과를 토대로 하여 취업당시의 행위와 내심의 의사를 소급적으로 단죄하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태도는 각양각색의 취업목적―이러한 목적은 회사가 원하는 종업원의 태도와 일치하지 않을 경우도 많다―을 결과적인 근무태도와 연결시켜 업무방해죄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전체적으로는 노동운동목적의 취업행위자체를 범죄시 함으로써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운동자체를 불법이라고 보는 모순을 내재한 판결이라고 본다.그러므로 노동쟁의와 관련하여 사후적으로 제기되는「위장취업」의 문제는 취업당시의 목적의 不純性을 추적할 것이 아니라 근로자로서의 정당한 노동3권의 행사인가 라는 문제를 중심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또한「僞裝就業」을 추적 처벌하여「산업평화」를 달성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으나 이는 불합리하고 과도한 형사처벌확대의 위험성을 안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제재가 꼭 필요하다면 입법적 해결을 통한 새로운 법적도구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199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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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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