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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회생
사용사업주의 회생절차가 파견법상 권리에 미치는 영향
파견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영향도 검토해야 1. 사안의 개요 A 회사는 1993. 9. 17. 설립되어 원청인 주식회사 삼표시멘트 및 그 자회사인 D 회사로부터 광산 채광업무를 하청받아 수행한 회사이고, 근로자 갑은 2012. 3. 1. A 회사에 입사해 주식회사 삼표시멘트를 위한 파견업무를 수행하였다. 그러다가 주식회사 삼표시멘트는 당시 계열사의 경영난으로 인해 2013. 10. 17. 회생절차개시결정, 2014. 3. 18. 회생계획인가결정을 각 받았다. 갑은 주식회사 삼표시멘트의 위 회생절차에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이하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기한 고용청구권 및 금전채권(파견법위반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해 회생채권신고를 하지 아니하였고, 피고의 관리인 역시 원고를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하였다. 주식회사 삼표시멘트의 위 회생절차는 2015. 3. 6. 종결되었다. 한편 B회사는 2008. 5. 22. 컴프레서 운전용역 등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로, 역시 주식회사 삼표시멘트로부터 원청 사업장 내 컴프레서, 펌프, 보일러 등의 운전 및 점검업무 등을 하청받아 수행한 회사이다. 근로자 을은 2008. 6. 1. 에, 근로자 병은 2014. 12. 26.에, 근로자 정은 2016. 8. 13.에 각각 B회사에 입사해 주식회사 삼표시멘트를 위한 파견업무를 수행하였다. 근로자 갑은 주식회사 삼표시멘트를 상대로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기한 직접고용청구와 더불어, 원청 소속의 비교대상 근로자에 비해 적은 임금을 지급받도록 한 것이 파견법 제21조 제1항의 차별에 해당하고 이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이유로 임금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대법원 2021다213477 판결 관련 소송의 개요) 근로자 을, 병, 정은 주식회사 삼표시멘트를 상대로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기한 직접고용청구 및 고용의무 불이행(즉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임금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각 제기하였다. (대법원 2021다229601 판결 관련 소송의 개요, 다만, 원고 정의 경우 위 직접고용청구 부분에 대해 항소심에서 소일부취하 하였다. 이하 위 근로자 갑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함께 ‘대상판결’이라 한다. ) (사안의 이해를 돕기 위해 평석 주제와 직접 관련없는 당사자 및 사실관계는 요약 내지 생략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이 사건의 원심판결(서울고등법원 춘천재판부 2020나1108 등 판결)은, 위 파견근로자들의 직접고용청구권은 형성권이 아닌 청구권이기는 하지만 재산상의 청구권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채무자회생법 제118조 제1호의 회생채권으로 볼 수 없다고 하였고,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에 기해 직접고용청구권이 불성립하거나 소멸한다는피고 주장에 대해서는, 사용사업주에 대해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었더라도 이후 회생절차 종결결정의 효력이 발생하면 파견근로자는 다시 직접고용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은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거나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같은 조 제1항의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고 있고, 그 시행령 제2조의2는 사용사업주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위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바, 그 입법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면, 사용사업주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은 후에는 직접고용청구권은 발생하지 않고, 회생절차개시결정 전에 직접고용청구권이 발생한 경우에도 회생절차개시결정으로 인하여 직접고용청구권이 소멸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다만 사용사업주의 회생절차가 종결되면 파견근로자는 그때부터 새로 발생한 직접고용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이같은 법리에 기해 대법원은, 1) 원고 을은 주식회사 삼표시멘트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기 전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파견근로자이므로 위 원고의 직접고용청구권은 회생절차개시결정으로 인해 소멸하였고, 더 이상 회생절차개시 전에 발생한 직접고용의무에 터잡아 회생절차개시 후의 직접고용의무의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무 역시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고, 2) 원고 병의 직접고용청구권의 성립요건은 피고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은 후 충족되었으므로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고 병의 직접고용청구권은 발생하지 않고, 이를 전제로 한 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였다. 3) 다만 원고 정은 회생절차가 종결된 후인 2016. 8. 13. 직접고용청구권이 발생하였으므로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 동법 시행령 제2조의2 제1호가 적용되지 않고, 주식회사 삼표시멘트는 원고 정에게 ‘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고 갑의 경우 항소심에서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의 권리소멸 등 주장을 명시적으로 하지는 아니하였으나, 대법원은 원심이 이에 대한 석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갑의 직접고용청구를 인용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였다. 다만 사용사업주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주의를 기울였으면 이를 알 수 있었는데도 파견근로자가 비교대상 근로자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받도록 하고 이러한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없는 경우, 이는 구 파견법 제21조 제1항을 위반하는 위법한 행위로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대법원은, 이러한 사용사업주에 대해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관리인은 차별적 처우를 해소함으로써 위법행위를 시정할 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차별적 처우를 계속하는 것은 새로운 불법행위가 되며 그 손해는 날마다 발생한다고 전제한 다음, 관리인의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파견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5호의 공익채권이라는 이유로, 상기 손해배상청구권이 채무자회생법 제118조 제3호의 회생채권 또는 동법 제181조의 개시후기타채권에 해당한다는 본안전 항변을 배척한 원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였다. 3. 평석 가. 파견법 제6조의2의 권리장애 및 권리소멸 효과 현행 파견법 제6조의2 조항은 2006. 12. 21. 일부개정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도입된 것이다. 본래 1998년 제정된 파견법(구 파견법) 제6조 제3항은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함으로써 고용관계를 간주하였다. 그러나 이같은 의제조항에 대해 사용사업주의 계약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비판이 있었고, 이에 위 개정법 시행일인 2007. 7. 1. 이후부터는 사용사업주에게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하여야 한다’는 고용의무 규정이 적용되었다. 다시 말해 위 개정법의 적용 대상인 파견근로자는 직접고용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같은 권리는 청구권인가 형성권인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학계에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적어도 현재는 사용사업주는 물론 파견근로자 역시도 아래에서 살펴볼 이른바 ‘10년 손해배상’을 주장하기 위해 대부분 청구권설을 지지하는 듯하다. 다만 이같은 파견법상 권리가 청구권이라면 다른 일반채권과 마찬가지로 이행의 문제가 남게 되고, 특히 이 사건과 같이 고용의무 이행이 완료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사용사업주가 회생절차를 개시한 경우에는 직접고용청구권을 포함한 파견근로자의 제 권리를 어떻게 취급해야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 바, 적어도 대상판결 사건의 변호를 맡았던 필자가 알기로는 이에 대한 학계 및 실무상의 논의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먼저 파견근로자의 고용청구권 자체가 회생절차 개시 이전에 발생한 것이라면 (즉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각호의 사유가 회생절차 개시결정일 이전부터 있었다면) 채무자회생법 제118조 제1호에 기해 회생채권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 사건 원심은 직접고용청구권은 단순히 근로계약관계 형성의 법률효과를 가져올 뿐인 점,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임금지급의무가 공익채권에 해당하는 점 등을 근거로 직접고용청구권이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시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미 채권양도인인 회생채무자에 대해 채권양수인이 갖는 양도통지 이행청구권(대법원 2016마5082 결정), 골프회원권(대법원 89다카4113 판결)과 같은 계약상 급여청구권(비금전채권)에 대해서도 회생채권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한 점, 사용자의 임금지급의무는 고용의무가 이행된 후 그에 터잡아 발생하는 것이므로 임금채권이 공익채권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그보다 선행하는 고용청구권 자체의 성질과는 무관하고, 오히려 이는 직접고용청구권이 회생채무자의 재산감소와 직결되는 권리임을 더욱 명확히 보여줄 뿐인 점 등을 종합하면, 이 부분 원심의 판단은 납득하기 어렵다.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 동법 시행령 제2조의2 제1호는 직접고용청구권 자체의 회생절차상 취급에 대하여 입법적으로 해결한 조항이라고 평가된다. 대상판결은 위 파견법 조항이 직접고용의무의 예외규정을 둔 이유는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파탄에 직면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된 사용사업주에 대하여도 일반적인 경우와 동일하게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사업의 효율적 회생을 어렵게 하여 결과적으로 사용사업주 소속 근로자뿐만 아니라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정책적 고려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판시하면서, 앞서 살핀 바와 같이 ① 사용사업주의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은 후에는 직접고용청구권이 발생하지 않고, ② 회생절차개시결정 전에 직접고용청구권이 발생한 경우에도 회생절차개시결정으로 인하여 직접고용청구권이 소멸하고 ③ 다만 사용사업주의 회생절차가 종결되면 파견근로자는 그때부터 새로 발생한 직접고용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정리하였다. 요컨대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은 사용사업주의 회생절차개시결정 이후의 직접고용청구권에 대해서는 권리장애적 항변이 되고, 회생개시 이전에 이미 직접고용청구권이 발생한 경우에도 사용사업주는 위 조항을 근거로 권리소멸 항변을 할 수 있음이 명확해졌다. 파견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영향도 검토해야 나. 회생개시결정 전부터 고용의무 불이행 또는 차별이 반복되어 온 경우 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질 한편 고용청구권 자체의 법적 성질과는 별개로, 사용사업주가 회생절차를 개시하기 전부터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해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의 고용의무 또는 동법 제21조의 차별이 계속되어 온 경우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해당한다면 이를 원인으로 한 파견근로자의 손해배상채권은 회생채권 또는 개시후기타채권(채무자회생법 제181조)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파견법이 제정된 1998년 당시만 해도 하청 소속 근로자들은 주로 원청과의 묵시적 근로관계(소위 위장도급)를 주장하면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파견법에 기한 권리주장은 묵시적 근로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 대비한 예비적 주장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2006년 파견법이 개정되면서 고용 의제가 아닌 고용의무 규정이 도입되자, 이에 착안해 고용의무 불이행 또는 비교대상 정규직 근로자와의 임금 차별(불법행위)을 원인삼아 파견근로기간 동안 차별받은 임금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이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이다. 대법원은 이미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로 하여금 비교대상 근로자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받도록 하고 이러한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없는 경우 파견법 제21조 제1항을 위반하는 위법한 행위로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등 판결) 사용사업주가 파견사업주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결과 파견근로자에 대한 임금지급의무 일부가 이행되지 않은 것이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입장에는 다소의 의문이 있다. 파견근로자 입장에서는 계약상 권리가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 외에 달리 침해된 법익이 없는 바, 이같은 경우에도 불법행위와의 경합을 인정한다면 계약법 영역과의 준별이 분명치 않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관한 논의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회생절차개시 전부터 사용사업주의 재산상 청구권(즉 고용의무 또는 차별해소의무)의 불이행이 있기 때문에 파견근로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정기적으로 지급해야 할 관계에 있는 때에는 그 계속으로 회생절차개시 이후에 발생하고 있는 파견근로자의 손해배상채권은 채무자회생법 제118조 제3호에서 말하는 ‘회생절차개시 후의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금’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지 문제되는 것이다. (대법원 2004. 11. 12.선고2002다53865 판결 참조) 이 문제에 대해 대상판결(대법원 2021다213477 판결)은, 파견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여 온 사용사업주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관리인은 그 차별적 처우를 해소할 의무를 부담하고, 함으로써 위법행위를 시정할 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차별적 처우를 계속하는 것은 ‘새로운 불법행위’가 되며 그 손해는 날마다 발생하는 것이므로, 관리인의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파견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제179조 제1항 제5호의 ‘그 밖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청구권’에 해당하므로 공익채권이라는 이유로, 원고 갑의 손해배상채권이 회생채권 내지 개시후기타채권에 해당한다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 등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였다. 또한 대상판결(대법원 2021다229601 판결)은, 앞서 본 원고 을, 병의 고용의무가 소멸하거나 발생하지 아니한 이상 피고 주식회사 삼표시멘트는 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하였고, 회생채권 내지 개시후기타채권에 해당한다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하였다. 파견근로자 손해배상청구권의 근거를 고용의무 불이행(채무불이행)에서 찾든 차별해소의무 위반(불법행위)에서 찾든 간에, 그 요건사실인 근로자파견관계가 사용사업주의 회생절차개시 이전부터 성립해 있었다면 청구권의 주요한 발생원인은 회생절차개시 전에 갖추어져 있다고 보아야 한다. 대상판결은 원고 갑과 주식회사 삼표시멘트 간의 근로자파견관계가 회생절차개시결정 이전에 성립해 그 이후까지 계속되었다고 보았음에도, 회생절차 관리인이 위 원고를 차별 처우한 것이 회생절차 이전의 차별과 별개인 ‘새로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단한 바, 이 부분 판시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채무자회생법 제251조 본문에서 이른바 실권제도를 둔 것은, 절차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였음에도 절차에 참여하지 아니한 권리자는 보호할 가치가 없다는 점과 뒤늦게 권리를 주장하고 나서는 권리자로 인하여 회생계획의 수행이 불가능하게 된다는 점을 감안한 결과이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 주식회사 삼표시멘트가 회생절차에 돌입한 사정은 하청업체인 A, B 회사 직원이라면 누구나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다만 당초에는 묵시적 근로관계 주장에 집중한 나머지 파견법상 권리주장에 소홀하였던 것이므로, 구체적 타당성의 측면에서 보아도 보호받을 필요가 없다. 다. 보론 - 파견법위반(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의 요건 및 소멸시효 백보를 양보하여 사용사업주가 회생절차개시 이전부터 계속된 파견관계에 기해 그 후에도 임금을 차별한 것이 ‘새로운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는 사용사업주가 당연히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는 회생절차개시 여부를 불문하고, 사용사업주가 파견법 제21조의 차별금지를 위반한 사안이라면 일반적으로 짚어보아야 할 문제이다. 사용사업주가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 책임을 지려면 파견관계 내지 임금 차별에 대해 사용사업주(또는 관리인)의 귀책사유 내지 고의·과실이 인정되어야 한다. 특히 불법행위를 청구권원으로 삼는다면 고의·과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당연하게도 피해자인 파견근로자에게 있다. 한편 전술한 바와 같이, 불법파견 문제에 대한 파견근로자의 권리주장은 점차 직고용에서 손해배상청구로 그 초점이 옮겨가고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사용사업주와의 고용관계가 의제된 경우에는 임금채권의 소멸시효(3년) 범위 내에서 임금차액 자체를 청구할 수 있을 뿐이지만, 고용의무 내지 차별금지의무에 터잡아 불법행위로 구성할 경우 민법 제766조 제2항에 따라 불법행위일로부터 10년의 범위 내에서 소급해 임금차액 상당 손해배상을 청구할 여지가 있다. 즉 파견근로자는 동조 제1항의 단기 소멸시효(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도과만 면한다면, 계약상 권리보다 불법행위책임을 추궁하는 편이 더 유리하다고 여기게 된다. (심지어는, 구 파견법에 기해 고용관계가 의제된 파견근로자조차 파견법 제21조, 민법 제750조를 근거로 위 3년 이전에 발생한 임금 차액 상당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한다.) 대상판결(대법원 2021다213477 판결)의 원심에서는, 이 사건 소제기일로부터 역산하여 3년 이전의 기간에 발생한 원고 갑의 손해배상청구권이 민법 제766조 제1항의 단기 소멸시효로 인해 소멸하였는지 여부도 쟁점이 되었다. 원심 및 대상판결은 원고 갑이 위 소제기일로부터 3년 전 당시에 차별적 처우를 당하고 있음을 인식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는 취지로 피고 회사의 위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하기는 하였다. 다만 대상판결은 파견법위반의 불법행위에 대해 민법 제766조 제2항의 장기 소멸시효 규정까지 적용된다고 판시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파견근로자가 파견법 제21조, 민법 제750조를 근거로 10년간의 임금차액 상당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단정하여서는 곤란하다. 다른 법률에 특별히 그보다 단기의 소멸시효기간을 정한 경우에는 그 단기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입찰 담합을 원인으로 한 국가의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해서 민법 제766조 제1항의 단기 소멸시효 규정이 적용되지만, 장기 소멸시효는 국가재정법 제96조에 따라 5년으로 적용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4. 결론 및 향후 과제 그간의 불법파견 소송에서는 주로 원청과 하청, 하청근로자 간의 법률관계가 진성 도급관계인지 아니면 근로자파견관계인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되었고, 특히 원청회사 사업장 내에서 원청의 일을 도급주는 형태인 소위 사내하청이 파견관계인지 여부, 컨베이어벨트 바깥의 이른바 간접공정에 속한 경우에도 파견관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자주 문제되었다. 그러나 이는 기본적으로 사실인정의 문제이므로 산업분야 및 사업장마다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설령 원청 회사에서 파견으로 볼 만한 기준 내지 요소가 발견된다 하더라도 이를 시정하기 위해 생산라인 내지 인력구조 자체를 하루아침에 개선하기도 어렵다. 결국 사내도급 방식으로 운영되는 중견기업 및 대기업이라면 앞으로도 불법파견에 관한 리스크를 일정 부분 안고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받은 파견근로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 그 권리행사의 효과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학계 및 실무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아니하였다. 대상판결은 사용사업주가 회생절차를 개시한 경우 파견법상 권리 역시 변경 내지 소멸할 수 있음을 보여준 최초의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 비단 대상판결의 주식회사 삼표시멘트뿐 아니라, 불법파견이 문제되는 완성차업계 및 조선업계 등에서는 장기간 업황부진 등으로 회생을 면하기 어려운 회사가 언제든 나올 수 있다. 나아가 대상판결은 파견법상 직접고용청구권 및 그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질에 대해 보다 명확히 판단하였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있다고 사료된다. 다만 파견법 제21조에서 말하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요소를 충족해야 하는지, 특히 회생절차에서 선임된 관리인의 고의·과실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파견법위반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면 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채권의 장기 소멸시효는 무엇인지 여부는 향후 해명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대상판결을 계기로, 파견법상 권리의 법적 성질 및 그 효과에 대한 논의가 보다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변재휘 변호사(법무법인 동헌)
소멸시효
임금채권
임금차별
불법파견
변재휘 변호사(법무법인 동헌)
2023-08-13
노동·근로
민사일반
사내하도급과 근로자파견의 구별
Ⅰ. 대상판결의 내용 1. 사실관계 피고는 자동차용 엔진을 생산하여 완성자동차 회사에 납품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와 자동차용 엔진 조립 업무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한 사내협력업체 소속으로 피고의 평택 1공장 및 2공장에서 자동차용 엔진 조립 등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들이다. 원고들은 피고와 사내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도급계약의 실질이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상의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는데, 원고들이 행한 업무는 파견법상 근로자파견사업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이고, 피고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거나 근로자파견사업 허가를 받지 않은 사내협력업체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이상 피고가 파견법상 사용사업주로서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1심은 원고들 청구를 전부 인용하였으며, 원심은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이에 피고는 상고를 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① 피고가 이 사건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면서, ② 이들을 자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시켰다고 보이고, ③ 사내협력업체는 그 소속 근로자들의 전반적인 노무관리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④ 도급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었거나 그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⑤ 사내협력업체가 이 사건 도급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원심 판단을 수긍하였다. Ⅱ. 평석 1. 근로자파견의 의의와 그 판단기준의 모호성 파견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은 사용사업주가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는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거나, 객관적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2년을 초과하여 계속해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등 다섯 가지 사례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할 의무(직접고용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를 상대로 고용 의사표시를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의 권리가 있고, 판결이 확정되면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 고용관계가 성립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견해이다(대법 2016. 7. 22. 선고 2014다222794 판결 등 참조).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의 법률효과(사실상 직접고용관계의 강제)를 고려하면 파견법 제2조 제1호의 근로자파견 개념은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법률에 의한 근로관계 성립의 강제 또는 사용자의 일방적 교체는 당사자의 사적자치, 계약자유의 원칙이라는 헌법상의 요청과 조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계약자유에 대한 침해는 파견근로자의 보호 필요성이 그 이상으로 인정되어야만 정당화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건 대법원의 판결 내용에는 이 점에 대한 고려가 충분해 보이지 않는다. 파견법은 근로자파견의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대법원은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와 제3자인 원청 사이에 직접 고용관계를 성립시키기 위한 근로자파견의 성립요건과 그 판단기준을 명확히 제시할 책임이 있다. 그렇지만 대법원은 그 판단기준으로 다섯 가지 요소를 병렬적으로 나열할 뿐, 각 요소가 실제로 근로자파견 판단구조에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각 요소의 상호관계 및 개별 요소의 구체적인 판단기준이 무엇인지는 침묵하고 있다. 특히 구체적 검토가 필요한 쟁점은 다음과 같다. 수급인은 언제나 그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어야 하고, 도급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가? 원청이 '부분적으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를 지휘·명령하는 경우에까지 파견법의 적용이 확대될 수 있는가? 원청의 지시가 계약의 목적을 구체화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근로자를 상대로 노무제공의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한 것인지 나누어 검토하고 있는가? 2. 파견법의 취지와 도급계약의 목적 파견법은 '사용자'로서 신뢰도 낮은 협력업체에 고용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원청의 직접고용의무를 규정한 것이 아니다. 물론 전문성·기술성이 없거나 독립적인 사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지 않은 협력업체는 근로자의 고용안정이나 근로조건 보호에 미흡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처럼 같은 업무를 원청 소속 근로자와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가 혼재되어 공동으로 수행하는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고, 오히려 특정 업무를 분리시켜 협력업체에 발주하고 그 결과를 수취하는 도급계약이 다수라고 할 수 있다. 업무의 성격상 사업설비와 부품 등을 원청이 직접 제공하고 협력업체가 이를 완성하여 납품하는 방식도 얼마든지 도급계약의 목적이 될 수 있다. 원청이 마련한 사업설비와 부품을 이용하여 원청의 사업장에서 도급업무를 수행한다고 해서 도급계약이 부인되어야 할 것은 아니다. 따라서 협력업체가 전문성·기술성이 있거나 독자적인 사업조직을 갖추고 있다면 사실상 도급계약의 실질을 가진 것으로 인정될 수 있지만, 전문성·기술성이 부족하거나 독립적인 사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도급계약관계가 쉽게 부정되어서는 안 된다. 3. 사용사업주에 의한 지휘·명령권의 독점 원청과 협력업체가 도급계약 또는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고 협력업체가 자신의 채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근로자를 이행보조자로 투입하였다면, 그 근로자가 고용주인 협력업체의 통제를 받으며 근로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원청의 지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도급업무의 개별적 특성이나 사내하도급의 성격을 감안하면 협력업체가 도급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원청의 개입이나 지시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를 통해 불량률을 낮추고 작업속도를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면 도급계약의 목적 달성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까지 원청이 협력업체의 노무수행과정에 개입할 수 있고, 또한 어느 단계의 개입부터 근로자에 대하여 사용사업주로서의 지위에 서게 되는지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다. 직접고용의무의 발생 등 법률효과를 고려하면 파견법상 근로자파견은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가 실질적으로 사용사업주의 사업조직에 전적으로 편입되어 오로지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하에서만 근로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부분적으로 원청의 지시나 개입 또는 지휘·명령이 있다고 해서 근로자파견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파견사업주는 자신이 직접 이행보조자를 이끌고 사용사업주가 요구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주체가 아니다. 이는 파견법상 근로자파견의 개념을 벗어나는 것이다. 원심과 대법원은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 4. 사용자의 지휘·명령권 행사 원청의 지휘·명령 또는 지시는 그 성격상 두가지 유형으로 구별된다. 그 하나는 도급계약의 당사자 사이에 합의된 계약의 목적을 좀더 구체화하는 것으로서 이를 계약목적을 구체화하는 도급인의 지시권(gegenstandsbezogene Anwesiungen)이라고 한다. 다른 하나는 근로자의 근로제공의무를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노동법상의 지휘·명령권, 즉 직접 근로자에 대한 지시권(personenbezogene Weisungen)이다. 당연히 양자는 구별되어야 한다. 원청은 도급인의 지시권을 행사하여 도급계약의 목적인 급부의 내용을 세밀하게 정할 수 있다. 도급인의 지시가 원청과 협력업체가 합의한 계약목적의 구체화에 관련된 것이면 노동법적 관련성이 약화된다. 이 사건에서 원청이 작성한 작업표준서, 중점관리표, 작업공정 모니터 또는 부품조견표에 따라 조립공정에 투입할 부품 및 조립방법을 정하게 되는 바, 원심과 대법원은 이를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원청의 지휘·명령이라고 보고 있으나, 오히려 원청과 협력업체 간에 도급계약의 목적을 구체화하는 도급인의 지시로 볼 여지도 있으므로 좀더 구체적이고 세밀한 판단이 필요했다. 5. 맺음말 파견법의 법률효과를 고려하면 근로자파견 개념을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헌법상의 요청에 부합한다. 그런데 대법원은 애초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에서 같은 업무를 원청 소속 근로자와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가 공동으로 작업한 사례에 대하여 근로자파견을 인정한 후 이른바 간접공정업무나, 비제조 업무에 대해서도 근로자파견을 인정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는 근로자파견과 그밖의 법률관계를 구별하기 위해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기준이 지나치게 넓게 형성되어 있는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하여 다수의 협력업체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파견법은 이와 같은 기업의 대응이 명백히 파견법을 회피하기 위한 것인 때에 한하여 적용되어야 한다. 한편, 반복되는 불법파견 논란에서 벗어나려면 국제적 추세에 발맞춰 파견대상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입법적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박지순 교수 (고려대 로스쿨)
현대자동차
근로자
파견근로자
직접고용의무
박지순 교수 (고려대 로스쿨)
2021-08-23
노동·근로
기간제법 시행 이후 갱신기대권 법리적용과 그 인정여부
- 서울행정법원 2016.10.20. 선고 2015구합71068 판결 - 1. 들어가며 최근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을 둘러싼 당사자 간의 법적 다툼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기간제법 시행 이후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 법리적용과 그 인정여부에 관한 서울행정법원의 판단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하에서는 대상판결의 개요 및 의의를 검토해보도록 한다. 2. 대상판결의 개요 가. 사실관계 참가인은 2013. 2.경 원고의 촉탁계약직(기간제) 모집공고를 보고 입사하였는데, 참가인은 2013.2.25. 원고와 근로계약기간은 2013.2.25.~2013.3.31.까지로 정하여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짧게는 2주일, 길게는 6개월 단위로 총 14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원고의 사업장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하였다. 한편, 원고는 2015.1.20. 참가인에게 근로계약 기간이 2015.1.31.자로 만료되어 근로관계가 종료됨을 통보하였으며, 참가인은 근로관계 종료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2015.2.9.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2015.3.31. 기각되었다. 이에 참가인은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5.5.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7.7.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통보는 참가인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됨에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근로계약 갱신을 거부한 것이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인용하였다. 이에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장을 피고로 하여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한 사건이다. 나. 판결요지 서울행정법원은 종전에 대법원의 판결(대법원 2011.4.14. 선고 2007두1729 판결)이 제시한 법리를 기초로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된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고, 기간제법이 시행되었다고 하여 그 이후로 신규로 채용된 기간제근로자에게 재계약이 체결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부정된다거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인정된다고 볼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후, 다만 대상판결의 경우 법원이 제시하고 있는 판단기준에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참가인에게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으며, 따라서 원고가 행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통보는 부당해고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3. 검토 대상판결은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갱신기대권의 법리가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와 관련한 법원의 입장을 밝힌 후,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함으로써 갱신기대권의 인정여부를 판단하였다. 이는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갱신기대권의 인정여부와 관련한 논의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이하에서는 대상판결의 의의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먼저, 대상판결은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종전에 대법원이 제시한 갱신기대권 법리(대법원 2011.4.14. 선고 2007두1729 판결)가 적용될 수 있음을 밝힌 후, 종전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기준에 맞추어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우선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가 종료된다는 원칙을 기초로, 다만 예외적으로 기간만료에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원고와 참가인이 체결한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 어디에도 계약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나 계약갱신의 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아니한 점 등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대상판결은 갱신기대권의 법리에 따라 계약갱신에 관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가지 사정을 구체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갱신기대권의 인정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즉 ①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와 관련하여, 참가인이 입사 이후 짧게는 2주일에서 길게는 6개월 단위로 총 14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갱신하여 왔으나, 이는 전출, 휴직, 파견 등의 사유로 작업공정에 일시적인 업무공백이 발생한 경우에 촉탁계약직을 한시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며, 당초 업무공백 사유가 해소되는 경우에는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이 예정되어 있는 점, 그리고 원고가 한시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하여 정규직이 아니라 총 사용기간이 2년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촉탁계약직을 채용하는 것이 기간제법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인정하고 있다. 특히 이와 관련하여 현행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2호에서는 '휴직ㆍ파견 등으로 결원으로 발생하여 당해 근로자가 복귀할 때까지 그 업무를 대신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적어도 법논리적으로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소지가 적어 보인다. 그리고 ② 계약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여부 및 그 실태와 관련하여서도, 참가인이 입사할 당시 원고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촉탁계약직 사원 모집공고문에 '필요시 근로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으나, 이는 채용지원을 유도하기 위한 청약의 유인에 불과하여 당해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삼을 수 없는 점, 설령 근로계약의 내용에 포함된다고 보더라도 그 취지는 원고가 사정상 필요한 경우에 계약기간이 만료된 촉탁계약직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에 불과할 뿐 원고에게 재계약의무를 부담지운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점, 촉탁계약직 근로자에 대해서는 출석, 결근 등의 근태관리만이 이루어졌고, 계속적 고용관계를 전제로 하는 인사평가 제도가 실시되거나 그러한 결과가 근로계약 갱신에 반영된 적도 없는 점, 나아가 지금까지 촉탁계약직 근로자가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거나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례는 한건도 없으며 참가인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점 등을 인정하고 있다. 이 역시 갱신기대권의 법리를 충족하기 위한 사실관계로써 인정될 소지가 적어 보인다. 요컨대 대상판결은 종전의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기준에 맞추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갱신기대권을 인정하지 아니한 판결로써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니며, 향후 법원의 판단을 계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부분에서 아쉬운 점을 지니고 있다. 먼저, 서울행정법원이 기간제법 시행 이후의 사안에 대해서 대법원 2007두1729 판결의 갱신기대권 법리를 그대로 제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종전의 갱신기대권 법리는 기간제법 시행 이전에 기간제 근로관계의 종료에 관한 입법적 흠결을 보충하기 위한 법리로써 제한적 의미를 가질 뿐이다. 이제는 기간제법 제4조의 신설로 인하여 입법적 흠결이 치유되었으므로 종전의 갱신기대권 법리가 적용될 소지는 없다고 봄이 법체계상 내지 법논리적으로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법률관계의 명확성 및 예측가능성 측면에서도 분명히 고려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행 기간제법 제4조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기간제법이 제한하는 것은 2년이라는 사용기간이지 당사자 사이에 자유로이 정할 수 있는 계약기간을 규제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즉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 신규로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에 대해서는 2년이라는 사용기간 내에 종료될 것이 계약 당사자에게 명백히 인식되어 있으며, 법체계상으로도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소지가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그와 같은 해석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의 입법취지를 살리는 해석임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4. 나오며 기간제법에서는 휴직ㆍ파견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여 당해 근로자가 복귀할 때까지 그 업무를 대신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기간제 근로 사용기간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이때 동일한 사용자와 정규직 근로자 대체를 위해 수차례 기간제 근로계약을 반복하였다는 사실로부터 갱신기대권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만약 매 근로계약 체결 때마다 다른 정규직 근로자들의 대체를 목적으로 한 것이 분명하다면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기는 어렵다고 보아야 하며, 비록 근로자에게 일부 신뢰가 발생하더라도, 법체계상 그러한 신뢰는 사회적 보호가치가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입법적 흠결이 없는 상태에서 입법적 흠결을 메우는 법해석은 지양되어야 한다.
기간제근로자
갱신기대권
2016-11-17
용역업체 소속 대기업 임원 운전기사는 파견 근로자인가?
(서울고등법원 2015. 7. 1. 선고 2013나2015966 판결과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4다61401 판결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1. 들어가며 대법원은 2015년 2월 26일 근로자파견과 관련하여 KTX 여승무원 사건 2건, 현대자동차 사건, 남해화학 사건 등 총 4개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5개의 근로자파견 판단기준을 설시하였다(전원합의체 판결). 그런데 위 판결 이후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에서 근로자파견 관계를 인정한 하급심 판결(이하 '대상판결')이 선고되었다. 아래에서는 대상판결에 대해 살펴보고, 유사한 사실관계 하에서 선고된 다른 대법원 판결과의 비교를 통해 판례가 제시한 근로자파견의 기준의 실효성에 대해 살펴본다. 2. 대상판결의 개요 가. 사실관계 원고들(22명)은 용역업체 A, B 소속으로 대부분 피고의 임원 전속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다. 원고들은 담당 임원의 근무지가 변경될 경우 피고와 A, B가 체결한 용역계약의 관할 구역에 따라 A에서 B로, B에서 A로 소속을 변경하기도 하였다. 한편, 피고는 직접 고용한 운전기사들도 있었고, 원고들과 동일한 임원 차량 운전업무에 종사하였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직접적인 지휘ㆍ감독을 받았으므로 피고와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고, 피고가 2년을 초과하여 원고들을 사용하여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으므로 고용의 의사표시 및 피고 소속 운전기사들과의 임금 차액을 청구하였다. 나. 대상판결 서울고등법원은 아래의 내용을 근거로, 원고들과 피고가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으므로 고용의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① 피고가 원고들이 수행할 담당 임원을 결정하고 소속 회사까지 변경하게 하는 등 근무장소와 업무의 배치ㆍ변경에 관한 일반적 권한을 가진 점, 피고가 직접 원고들에게 운행구간, 운행시각 등을 정해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고 원고로부터 직접 근태, 운행실적, 사고 여부 등을 보고받은 점 등을 근거로 업무수행 자체에 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였다. ② 원고들이 피고 소속 운전기사들과 사실상 동일한 운전업무를 수행했으므로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 ③ 위탁업무의 내용이 차량운전 외에 운행횟수, 노선 등이 구체화되어 있지 않고 용역계약서에 포괄적인 규정까지 두어 업무의 범위를 확정하기 어렵고, 수수료 산정방식이 일반적인 위탁, 도급계약의 보수 산정방식과 다르다. ④ 피고가 차량, 업무수행에 필요한 제 비용, 사무실과 집기까지 무상으로 부담한 반면, 용역업체는 고유기술이나 설비, 자본 등을 투입한 바 없다. 또한, 대상판결은 피고가 직접 고용의무를 불이행하는 경우 고용의무발생일 부터 직접채용 시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였다. 손해액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했을 때의 임금 상당액이고, 이는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사용사업주(피고)의 운전기사에게 적용되는 임금 상당액으로 보았다. 3. 검토 대상판결은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에서 근로자파견을 인정한 점에서 특수성이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이론이나 그 외의 특별한 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상판결이 선고되기 전에 대법원은 대상판결과 거의 유사한 사안에서 근로자파견 관계를 부정하였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4다61401 판결. 이 판결의 사실관계는 1심 판결(서울남부지방법원 213. 12. 20. 선고 2012가합2067 판결)에서 인정한 것을 그대로 인용하였으므로, 아래의 내용은 1심 판결에서 인용한 부분이다}. 이 판결(이하 '방송사 판결')은 방송사의 임원, 직원들이 이용하는 차량을 운전하는 용역업체 직원들이 불법파견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대상판결과 방송사 판결은 그 결론이 다른데, 결론을 달리할 만큼의 사실관계의 큰 차이점은 발견되지 않는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방송사 판결은 운전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용역업체 현장사무소 직원 4명이 차량 배차 등을 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방송사 판결에서도 인정한 바와 같이, 실질적으로는 피고 직원이 직접 차량에 탑승해야 구체적인 행선지, 이동거리, 대기시간을 알 수 있어서 사실상 구체적인 배차는 피고 직원에 의해 이루어 졌다는 점에서는 대상판결과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방송사 판결에서는 대상판결보다 파견 관계로 추정될 사실관계도 존재하는데, 용역계약이 종료된 후 기존 운전자들이 새 용역업체로 소속을 변경한 점, 임원 차량 운전자의 경우 용역업체가 후보 운전자를 3~5배수 선발하면 그 임원이 직접 운전자를 선정한 점, 피고 직원들의 지시에 따라 교통법규 위반한 점, 피고 직원이 운전기사에게 피고 업무를 지시한 점, 원고들이 직접 피고로부터 회식비 지원받은 점, 원고들이 피고의 체력단련실ㆍ구내식당을 이용한 점 등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은 '승객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지 않을 수 없는 운전업무의 특수성 때문이지, 사용사업주로서의 지휘ㆍ명령권을 행사한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하였다. 반면, 대상판결은 운전업무의 특성상 피고 임원들이 원고들에게 개별적인 지시를 할 수밖에 없는 점을 '피고가 원고들에게 직접적인 업무상 지휘ㆍ감독을 한 것'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이처럼 근로자파견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법률전문가조차도 그 실질적인 기준이나 결론을 예측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이다. KTX 여승무원 판결에서도 원심에서 인정한 동일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전혀 다른 평가를 하고 결론을 달리하였는데, 동일한 사실관계를 바라보는 기준에 따라 정 반대의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측면에서는 판례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으나, 판결을 통해 양 당사자가 체결한 계약의 내용과 달리 근로자파견 관계를 인정하는 것은 일종의 형성적 판결에 해당하므로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는 문제가 있다. 특히, 계약 관계가 단순히 도급이 아니면 파견으로 양분하기 어려운 비전형 계약이 상당히 존재하고, 사업의 특성상 파견 근로자를 사용하기 어렵거나 파견이 허용되지 않는 업무도 존재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불법파견의 문제는 실무상 그 기준을 파악하기 어려운 작금의 현실에서 법원(법관)의 주관적 관점에 따라 결론이 좌우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 대안으로 ① 법원이 현실적이고 더욱 구체적인 파견의 기준을 제시하는 방안, ② 파견 대상 업종을 확대하여 적법한 파견 제도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안, ③ 입법을 통해 해결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물론 위 3가지 방안 모두 현실적으로 쉽지 않는 방안이다). 마지막으로, 대상판결에서의 아쉬운 점을 몇 가지 살펴본다. 대상판결은 원고들이 피고 소속 운전기사들과 동일한 운전업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로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보았다. 그러나 전합 판결에서는 제3자 사업에 실질적 편입 여부 판단의 예시로 ①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② '직접 공동작업'을 할 것을 제시하였다. 따라서 대상판결에서도 원고들이 피고 운전기사들과 같은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거나 피고 운전기사들이 결원이 발생할 때 원고들이 그 업무에 투입되었는지 등의 사정을 검토했어야 했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피고 운전기사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만으로 피고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또한, 대상판결은 수수료 산정이 일의 완성도를 기준으로 하지 않아 전형적인 도급계약과 다르다는 점을 근로자파견 인정의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전형적인 도급계약보다는 도급, 위탁, 위임 등 여러 성격이 복합된 비전형 계약이 더 많이 체결된다. 그런데도 대상판결은 수수료 산정방식이 전형적인 도급계약과 다르다는 점을 근로자파견의 근거로 삼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양 당사자가 체결한 계약의 내용과 달리 판결을 통해 적극적으로 근로자 파견 관계를 인정하는 것이므로, 전형적인 도급계약의 내용과 다르다는 점을 이유로 근로자 파견관계를 인정할 것이 아니라 근로자 파견으로 인정될 적극적인 점이 입증되어야 근로자 파견 관계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다른 판례{방송사 판결, KTX 여승무원 판결, 인천국제공항공사 판결(대법원 2013. 7. 15. 선고 2012다79439 판결)}에서는 수수료 산정방식이 전형적인 도급계약의 방식과 다르다는 점을 근로자 파견의 인정 근거로 삼지 않았다. 끝.
2015-09-14
그룹기업간의 금융지원에 대한 이사의 책임여부
회사의 이사가 회사의 경영전략에 기초하여 사업계획을 세워 업무를 추진하였으나, 그 결과 회사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이에 관여한 이사에 대해 선관주의의무·충실의무위반에 근거하여 그 책임을 지울 수 있는지에 관해 최근 국내에서도 수 건의 소송이 발생하였고, 이사의 책임을 인용하는 판결이 선고된 바 있다. 최근 일본에서 그룹기업간 금융지원과 관련하여 이사의 책임이 부정된 사안이 있어 이를 소개하기로 한다. 【사실관계】 본 사건은 주식회사A호텔의 주주인 X 등이 A호텔의 대표이사였던 Y 등에 대하여 관련회사에 대한 융자 등으로 인해 A호텔이 입은 손해 27억6,460만엔을 동사에 배상하도록 요구한 주주대표소송이다. 1932년에 설립된 자본금 30억엔의 A호텔은 그룹전략으로서 1990년부터 1994년까지 B호텔을 비롯한 호텔5사를 개업하고, 이들 관련호텔에 일정한 출자(B호텔에 대해서는 36.6%)를 함과 동시에 임원을 파견하였다. 그런데 이들 관련호텔 5사는 모두 개업당시부터 업적부진이 계속하고, 매년 적자를 계상하여 많은 누적손실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A호텔은 관련회사인 E사를 경유하여 관련호텔 5사에 계속적으로 운영자금을 융자하거나 또는 관련호텔 5사에 의한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을 할 때 금융기관과의 사이에서 보증 또는 보증예약을 하는 등으로 지원하였다. A호텔은 B호텔에 대해서도 1997년10월부터 1998년 9월까지의 사이에 E사를 경유하여 무담보로 6회에 걸쳐 총액 6억9000만엔을 대부하였고, 1998년 3월까지 B호텔을 위하여 144억엔 정도를 보증예약하였다. A호텔그룹의 거래 금융기관은 거액의 적자를 계상함으로써 대폭적인 채무초과에 있는 동 그룹에 대하여 채권포기를 포함한 근본적인 재건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계속적인 금융지원이 어렵다고 강한 자세를 취하였다. 이에 A호텔은 그룹 재건 3개년 계획을 세우고 1999년 1월 22일의 이사회에 있어서 이를 승인하였다. 또한 A호텔은 B호텔에 대하여 1998년 12월부터 1999년 3월말까지에 5회에 걸쳐 4억9300만엔의 융자를 다시 하였다. A호텔은 위 재건3개년 계획에 따라 B호텔에 대부하였던 금원 중 24억엔에 대해 채권포기를 함과 동시에 B호텔의 금융기관 등으로부터의 차입금에 대하여 면책적 채무인수나 변제를 위한 대부 등을 하고, 그 결과로서 취득한 B호텔에 대한 15억8000만엔의 채권을 포기하였다. 이상과 같은 B호텔에 대한 구제책에 관하여, X는 Y가 A호텔의 대표이사로서 행한 B호텔에 대한 융자나 채권포기 등이 선관주의의무(善管注意義務) 또는 충실의무에 위반되며, 또한 Y가 대표이사를 겸임하는 A호텔과 B호텔과의 사이에서 Y가 A호텔을 대표하여 B호텔에 대해 융자를 실행한 것이 이익상반거래에 해당한다는 등을 주장하여 본건 대표소송을 제기하였다. 본 법원은 X의 선관주의의무·충실의무위반에 의거한 책임에 관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자기거래에 의거한 책임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아니하였으나, 지면관계상 생략함). 【판시내용】 선관주의의무·충실의무위반에 의거한 책임과 관련하여 법원은 ① 먼저, 이사에 대하여 과거의 경영상의 조처가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에 위배한다고 하여 그 책임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그 경영상의 조처를 취한 시점에 있어서 이사의 판단의 전제가 된 사실의 인식에 중요하고 부주의한 실수가 있었거나, 또는 그 의사결정의 과정, 내용이 기업경영자로서 특히 불합리하고 부적절한 것이었다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해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전제하고, ② 3개년계획 수립전의 융자와 관련하여 그 필요성, 융자회수 가능성의 유무, 융자의 결정과정을 상세하게 사실인정한 후 「3개년계획 수립전의 융자에 대해서는 이 융자를 실행한다는 경영판단을 행한 시점에 있어서 그 전제가 된 사실의 인식에 중요하고 부주의한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되지는 않고, 또한 그 의사결정의 과정, 내용이 기업경영자로서 특히 불합리, 부적절한 것이었다고도 할 수 없으므로, 피고들에게 이사로서 인정받은 재량의 범위를 일탈하는 것이 아니고, 따라서 피고들에게 선관주의의무위반 및 충실의무위반이 될 만한 임무해태(懈怠)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고, ③ 3개년계획 수립후의 융자 및 채권포기와 관련하여, 그 필요성, 상당성, 유효성, 결정과정에 대해 상세하게 사실인정한 후 「3개년계획 수립후의 융자 및 본 사건 채권포기 등에 대해서는 이를 실행한다는 경영판단을 행한 시점에 있어서 그 전제가 된 사실의 인식에 중요하고 부주의한 실수가 있었다고는 인정되지 않고, 또한 A호텔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B호텔의 도산을 방지하고, 출자금의 무가치화, 보증채무의 이행,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융자 철수, 기업이미지의 저하에 의한 매출의 감소 등의 A호텔의 손실을 회피할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A호텔에 과중한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외부의 의견도 듣는 등 신중한 절차를 밟아 결정하고 실행한 것이며, 실제로 B호텔 및 A호텔의 경영개선에 일정한 효과가 있었던 것이고, 그 의사결정의 과정 및 내용이 기업경영자로서 특히 불합리, 부적절한 것이었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피고들에게 이사로서 인정받은 재량의 범위를 일탈하는 것이 아니고, 따라서 피고들에게 선관주의의무위반 및 충실의무위반이 될 만한 임무해태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다. 【판결의 의미】 이사의 책임판단기준으로서 경영판단원칙이 일본 법원에 도입된 것은 1970년대 초반경으로서 상당히 오래되었다. 고등법원 레벨에 있어서는 경영판단원칙을 정식화하지 않고, 합리성이나 재량의 범위에 비추어 경영판단의 당부를 심사한다는 경향이 보이고(종합판단형), 지방법원 레벨에 있어서는 경영판단원칙을 정식화하는 시도가 보이는데, 그 하나는 경영판단의 준비면 및 결정과정에 초점을 비추어 「전제가 된 사실인식에 부주의한 실수가 있고, 또는 의사결정의 과정이 현저하게 불합리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사의 경영판단은 허용되는 재량의 범위를 일탈한 것으로 되고, 이사회의 선관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에 위반하는 것이 된다고 이해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하는 것이다(과정한정형). 그 다른 하나는 「경영판단에 있어서 그 전제가 된 사실의 인식에 중요하고 부주의한 실수가 없고, 의사결정의 과정·내용이 기업경영자로서 특히 불합리, 부적절한 것이라고 할 수 없는 한, 이사로서의 선관주의의무 내지 충실의무에 위반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며, 경영판단의 준비면이나 결정과정뿐만 아니라, 판단내용의 당부에 대해서도 심사대상으로 하는 것이다(과정·내용포함형). 제1의 종합판단형의 경영판단원칙의 오래된 예로는 정치헌금의 금액이 합리적 한도를 넘지 않는 한 충실의무위반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하는 야와타제철 정치헌금사건(동경고등재판소 소화 41. 1. 31. 高民集19권1호7항)이 있고, 그 외 많은 고등법원 판결에서 이와 같은 판단원칙이 채용되어 왔다. 경영판단의 심사를 「합리성」이나 「재량의 범위」등의 추상적인 기준에 의하여 행하고자 하는 사고방식은 경영판단원칙에 관한 전통적인 견해로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제2의 과정한정형의 경영판단원칙은 경영판단의 준비면 및 의사결정면에 있어서의 주의의무위반을 심사대상으로 하는 점에서 미국에서 발전해왔던 경영판단원칙을 의식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예, 나고야지방법원판결 평성10. 3. 19. 判時1652호138항). 제3의 과정·내용 포함형의 경영판단원칙은 경영판단의 내용도 사법심사의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점에서 종합판단형의 경영판단원칙과 공통성이 있는데, 경영판단의 과정과 내용의 양면이 심사대상이 되는 것을 명백하게 한 점에 특색이 있다(동경지방법원판결 평성13. 11. 5. 判時1779호108호). 본 판결은 위 제3의 경영판단원칙을 채용하였다. 본 판결은 심사기준으로서 ①「이사의 판단의 전제가 된 사실의 인식에 중요하고 부주의한 실수가 있었는지 여부」, 또는 ②「그 의사결정의 과정, 내용이 기업경영자로서 특히 불합리, 부적절한 것이었는지 여부」의 2가지를 든다. ②의 의사결정의 과정과 내용을 「특히 불합리·부적절」이라는 기준으로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사고방식은 기본적으로 시인할 수 있지만, 다른 동종의 재판예에서 사용된 「분명히 불합리」, 「현저하게 불합리」, 단순한 「불합리」등의 말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명확히 알 수 없다. 본 판결에서는, ①「3개년 계획 수립전의 융자」와 ② 「3개년 계획 수립후의 융자 및 채권포기」의 각각에 대하여, 금융지원이 선관주의의무·충실의무위반이 되는지의 여부를 검토하였는데, ①에서는 경영악화시의 운전자금융자의 시비가, ②에서는 사업재건책의 실시에 따른 금융지원의 시비가 물어졌다. 그런데, 그룹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에 관하여 이사의 책임을 물은 사례는 지금까지 몇 건 있으나, 사고방식의 출발점은 「그룹기업관계에 있는 다른 영리기업의 경영을 유지하고, 또는 도산을 방지하는 것이 나아가서는 자기 회사의 신용을 유지하고 그 이익이 되기도 한다는 판단하에서 다른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이사로서의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내에 있는 한 법적 책임을 추궁당할 만한 것은 아니다 」라고 하는 것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그룹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이사의 책임을 일으킬 가능성은 기본적으로는 낮다 할 것이다. 본 판결도 그와 취지를 같이하는 것으로서, 관련회사에 대한 금융지원의 시비를 판단할 때 금융지원을 행하지 않고 관련호텔이 도산하면 A호텔 자체의 신용실추를 일으키고 금융기관에 의한 융자의 철수나 기업이미지의 악화에 따른 업적악화가 우려되었다고 하여 B호텔에 대한 일련의 금융지원이 필요하였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본 판결은 이러한 금융지원의 필요성을 고려한 위에 ①에 관해서는 융자의 회수가능성의 유무 및 결정과정의 합리성·적절성을, ②에 관해서는 금융지원의 방식 및 금액의 상당성, 손실회피를 위한 유효성, 결정과정의 합리성·적절성 등을 심사사항으로 하였다. 본 판결이 ①에서 제시한 융자의 회수가능성의 유무는 융자를 행할 때 당연히 고려하여야 하는 사항이며, 다른 사안에 있어서도 심사사항이 되어 왔다. 이 회수 가능성의 유무의 판단을 할 때는 부채의 내용, 변제계획, 영업내용 등의 여러 사정이 종합적으로 고찰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현실로 회수가 불가능할 위험성이 있으면 융자는 삼가지 않으면 안 되고, 예를 들어 파산에 이르는 것이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던 회사에 대하여 종래의 융자대금도 거의 변제되지 않았는데도 새롭게 다액의 금전을 융자하거나 보증을 행하는 것은 이사로서 삼가야 하며, 만일 융자 등을 한다고 하더라도 확실한 담보를 취득하는 등의 충분한 채권보전조처를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되며 그와 같은 조처를 강구하지 않고 금융지원을 속행한다면 선관주의의무·충실의무위반이 발생하게 된다. 본 사건에 있어서 ①에서 문제가 된 것은 개업한지 얼마 안된 그룹호텔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한 융자(3개년 계획 책정전의 융자)이다. 본 판결에서는 호텔사업은 장기의 차입금을 중심으로 한 자금조달에 의해 장기계획을 세워 수행되고, 이러한 사업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단기적으로 보아 융자회수가 어렵다 하더라도 그것으로부터 바로 융자회수가 어려웠다고 판단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대하여 ②의 사업재건책의 실시에 따른 금융지원에 관하여, 융자의 회수가능성의 유무가 문제가 되지 않고, 상당성이나 유효성과 같은 사항이 심사의 대상이 된 이유는 사업재건책에 의거한 융자 등이 대부금의 회수를 예정한 것이 아니라, B호텔의 파탄을 방지하고 재건을 도모하는 조처로서 실시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업에서 철수할 것인지 아니면 사업을 재건할 것인지에 관한 결정은 고도의 경영판단에 속하는 것이나, 그러한 경영판단에 있어서도 사업재건책으로서의 융자나 채권포기가 상당성과 유효성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 항목이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이러한 경영판단을 행하는 이사에게 이들의 항목에 대하여 항상 배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부담으로 작용될 것임은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이 판결은 우리 나라의 기업이나 법조계에 시사하는 점이 많다 할 것이다.
2002-11-25
유료직업소개사업 허가제의 위헌성
Ⅰ, 들어가는 말 1996년 10월31일, 헌법재판소는 (구) 職業安定및雇用促進에관한法律(1967.3.30. 법률 제1952호로 제정되고 1989.6.16. 법률 제4135호로 최종 개정된 것) 제10조제1항 등 違憲訴願에 관한 93헌바14의 결정에서, 「유료직업소개사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위 법의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상의 「職業紹介」라 함은 「구인자와 구직자간」에 「雇傭契約」의 「성립을 斡旋」하는 것이다(법 시행령 2조1항). 그러한 점에서, 1998년 2월24일 제정되어 7월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派遣勞動者保護등에관한法律」에 따른 근로자파견 즉 「자기가 고용하는」근로자를 「타인의 지휘·명령을 받아」「타인을 위하여」「근로에 종사케 하는」파견의 개념과 똑같지는 아니하지만, 「有料」직업소개사업은 일정 대가성을 전제로 하면서 그 대상이 근로자의 노동력이며 이를 알선하는 계약이라는 점에서, 供給契約에 의하여 근로자를 타인에게 사용시키는 사업인 「勤勞者供給事業」(법 3조1항)과 성격이 유사하기에, 유료직업소개-근로자공급-근로자파견 간의 比較에 따른 評釋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Ⅱ, 事件의 槪要·經過 및 憲裁의 決定1, 事件의 槪要 이 사건은, 청구인들이 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유료직업소개사업을 하였다는 공소사실과 구 직업안정및고용촉진에관한법률(이 법률은 1994년1월7일 법률제4733호의 「職業安定法」으로 대치되었다. 직업안정법에서도 (구)법에서와 같이 「有料」직업소개사업의 경우 「國內」유료직업소개사업이라면 시·도지사의 허가를, 「國外」인 경우에는 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한다, 법 19조) 제30조, 제10조제1항을 적용 법조로 각 기소되어 그 사건(92고단2411)이 서울형사지방법원에 계속중 위 법률 제10조제1항(유료직업소개사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2항(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의 종류·요건·대상 기타 허가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에 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92초5384), 1993. 4. 26. 기각되자, 같은해 5. 6. 헌법재판소법 제68조제2항에 의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것이다(헌법재판소 판례집 제8권 2집(1996), 426면 참조). 2, 請求人들의 主張과 關係機關의 意見 請求人들의 주장은, 「직업안정법 제10조제1항에서 유료직업소개사업에 대한 허가제를 실시하여 국민의 기본권적인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가하면서도 허가여부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나 한계의 설정을 예측할 수 있는 어떠한 기준도 법률에 전혀 제시하지 않은 채 법 제10조 제2항에서 허가의 종류, 요건, 대상 기타 일체사항을 대통령령에 포괄위임한 것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 난 위헌법률이고 또한 헌법 제15조가 보호하고 있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이다.」는 것이다. 法院의 違憲提請棄却理由는, 「직업소개사업은… 공익적 목적을 위한 것이긴 하나… 인권침해 등의 부작용 또한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직업소개사업에 대한 일정한 제한은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하므로… 헌법상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 것만으로도 명확하고…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 난 것이 아니다.」(헌판집 8-2, 427-428면). 勞動部長官의 意見도 대체로 법원의 이유와 같다(헌판집 8-2, 428-429면). 3, 憲法裁判所의 判斷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쟁점 내지 판시사항은, 직업안정법 제10조제1항 유료직업소개사업의 허가 규정이 직업선택의 자유 및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 난 것인지의 여부에 대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유료직업소개업도 헌법 제15조에서 보장하는 직업에 해당」하며 (헌법판례집 8-2, 430면), 직업소개업무는 성질상 사인이 영리목적으로 운영할 경우 근로자의 안전 및 보건상의 위험, 근로조건의 저하, 공중도덕상 해로운 직종에의 유입, 미성년자에 대한 착취, 근로자의 피해, 인권침해 등의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위 법률 제10조제1항에서 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만 유료직업소개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것은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정당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 등에 비치어 볼 때 합리적인 제한이고 직업선택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하였다(헌판집 8-2, 432면). 또한 「유료직업소개사업의 허가는 금지된 영업의 자유를 회복하여 주는 것이고, 그 허가기준을 미리 법률로 상세하게 정하기는 입법기술상 매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위 법 제10조제2항에서 더욱더 구체적으로 허가기준을 정하지 아니하였다고하여 포괄위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하였다(헌판집 8-2, 433-434면). 裁判官 김진우, 황도연, 이재화, 조승형은 反對意見에서, 「위 법률 제10조제2항은 기본권침해영역을 규율하면서 간접적으로 형사처벌을 위한 구성요건을 정하는 규정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므로, 그에 관한 입법의 위임은 명확성·구체성의 요건이 엄격히 갖춰진 경우에 한하여 헌법적으로 허용된다고 할 것인데, 그 法文… 관련 법률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살펴보아도 국민이 직업소개업의 허가에 관한 요건의 기본적 윤곽을 이끌어 낼 수 없으므로 입법위임에 있어서 필요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라고 하였다. Ⅱ, 憲裁決定의 評釋 헌법재판소가 내린, 「유료직업소개사업」에 대한 「허가」를 정한 법 규정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며 포괄적인 위임입법도 아니어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논점은 모두 「유료직업소개업」의 「의의」가 법 규정상 명확하게 되어 있느냐에 따라서 가려지는 사항이므로, 이에 주목해서 평석을 행하고자 한다. 1, 有料職業紹介事業의 法制的 意味 유료직업소개사업은 노동부장관이 결정한 요금을 받고 행하는 직업소개사업이다(구 직업안정법 시행령 2조6항). 즉 일정한 對價를 받고 행하는 직업소개이다. 이때 「직업소개」라 함은 「구인자와 구직자간에 雇傭契約의 성립을 斡旋하는 것」이다(법 시행령 2조1항). 그렇다면 「유료」직업소개사업은, 供給契約에 의하여 근로자를 타인에게 사용시키는 사업인 「勤勞者供給事業」(법 3조1항)과 그 성격이 유사 내지 같다고 하겠다. 고용계약이나 공급계약 모두 「사람의 노동력」을 대상으로 하며, 「공급계약」이란 구인자와 구직자간의 「노동력」의 성립을 알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근로자의 공급이나 알선은 계약이기에 유료직업소개업은 민법상의 법률행위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받아, 직업안정법상 자체의 제한을 論外로 하는 한, 유료직업소개업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지 않는 한 무효로 되지 아니하고(민법 제103조 참조), 민법상 雇傭(제655-663조)과 都給(제664-674조) 계약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어 누구라도 당연히 이를 행할 수 있다. 나아가 상법(제46조제5호)에서는 「勞務의 都給의 引受」를 「營業」으로 하는 것을 상행위로 보므로 누구라도 자기명의로 그러한 행위를 영업으로 행하면 상인으로서 자유로이 행할 수 있다. 다만 유료직업소개업의 목적물은 물질적 객체가 아니라 사람의 노무 즉 勞動力이다. 때문에 그 노동력의 주체인 근로자의 권익보호라는 입장에서 이에 관하여 정한 최고의 규범인 憲法에서 인정하는 근로기본권(헌법 32조 및 33조)에 합치되는 범위 내에서의 직업소개업이 인정된다. 기본권은 그 객관적 가치질서로부터 나오는 파급효과에 의하여 사인간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때 유료직업소개업의 許·否 判斷의 기준이 되는 規範이 노동력을 제공하는 근로자의 입장에서 볼 때,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에 노력하여야…」한다는 조항이며(헌 32조1항1문, 2문전단), 공급자 즉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직업의 자유이다(헌 15조). 따라서 그와 같은 양 基本權的 價値간의 調和關係의 적절한 판단이 중요 부분이다. 노무의 도급의 인수에 관한 계약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며(헌법 10조2문), 다만 질서유지나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범위내에서 제한될 수 있을 뿐이고 그러한 경우에도 본질적인 내용은 보호된다(헌 37조2항 참조). 구체적으로 유료직업소개업 계약은 민법 제103조에 따라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지 않아야 함은 물론,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을 위한 사회적·경제적 방법에 해당되어야 하고 나아가 근로의 권리의 보호 관점에서도 제한된다. 물론 그것은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내의 제한이어야 한다. 그리하여 勤勞基準法 제8조는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여 노동력의 중간착취의 원칙적 금지 즉 유료직업소개업 내지 근로자파견 또는 근로자공급「業」의 원칙적 금지를 정한 것이다. 이때 「타인의 就業에 介入하여」라 함은 근로관계의 당사자간에 제3자가 개재해서 근로관계의 개시 및 존속 등에 관하여 알선 또는 주선을 하는 등 그 근로관계에 관하여 어떠한 인과관계를 가지는 관여를 하는 것으로 넓게 해석되므로(日本最高裁 1956. 3. 29.), 명칭이 유료직업소개업이든지 노무의 도급의 인수이든지 근로자 공급사업이든지 또는 근로자의 파견이든지 금지된다. 다만 예외적으로 특정의 직업에 한하여 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할 수 있는 바, 그것이 (구) 職業安定法이므로 제10조제1항의 법 규정이 직업의 자유(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은자만 사업이 가능하므로)와 포괄적 위임입법금지(기본적 사항이 법률아닌 시행령에 위임되어 있으므로), 과잉금지(명백·현존의 위험이 없음에도 노조외의 자에게는 사업을 금지하므로), 그리고 신체의 자유(그 자체의 위헌·무효인 조항에 근거한 처벌이므로)를 침해하는 위헌규정인가의 여부가 논의된다. 2, 有料職業紹介業의 槪念과 範疇設定 不明確性에 기한 違憲性 유료직업소개업은 공급사업주와 근로자간에 고용관계가 있는 근로자파견사업과 그러한 관계가 없는 근로자공급사업 등과 구별하면서 그 합법성 여부를 따져야 하는데, 이때 유료직업소개업에 대한 허가제나 신고제는 알선자와 근로자간에 고용관계가 없는 경우에만 적용되며, 일반적으로 고용관계에 있다면 누구나 그러한 소개업이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공급사업주와 근로자간에 ① 고용계약 관계가 없음, ② 사실상 지배관계가 있음, ③ 고용계약 관계가 있음 등의 어느 경우에 속하느냐에 따라,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행하는 유료직업소개업은 불법이 되든지 아니면 노동력 공급사업까지 포함해서 누구나가 상행위로서 행할 수 있는 서비스업이 되든지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료직업소개업」에 대한 개념이 법에는 규정되지 아니하고 법 시행령에서, 「노동부장관이 결정한 요금을 받고 행하는 구인자와 구직자간의 고용계약의 성립을 알선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법 시행령 2조1항, 6항). 그런데 이 조항은 노동력을 제공하는 근로자에 대한 알선자와 사용자 사이의 공급계약에 대해서만 언급할 뿐, 그 알선자와 노동력을 제공하는 근로자간의 법률적 관계에 대해서는 규정하지 않는 등, 槪念設定이 不明確하게 되어 있다. 이를 명확히 할 수 있는 어떠한 범주의 설정도 동 조항이나 시행령에서는 정하지 않고 있다. 자기의 지배관계(사실상 지배관계나 고용계약관계 모두를 포함)하에 있는 근로자를 타인의 요구에 따라 사용하게 하는 것이 유료직업소개업인지, 알선자와 근로자간에 고용관계가 없을 때에도 그에 속하는지 등에 대한 명확한 개념 설정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유료직업소개업에 관하여 정한 직업안정법과 동 법 시행령의 해당 조항은 불명확성을 지닌다. 결국 유료직업소개업이 지니는 근로자공급사업이나 근로자파견사업과의 한계를 확실하게 가리지 아니 하는 한, 위 법은 包括的 委任立法의 禁止라는 헌법 제75조에 위반되는 위헌규정이다. 유료직업소개업의 개념을 「사실상의」 지배관계나 계약관계가 있는 경우로 볼 경우에도, 위 법과 동 시행령에 따르면 반드시 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이를 받지 아니 했을 때에는 형사벌을 받는 만큼, 허가를 받아야 할 사업의 의의와 범주에 대한 정의와 기본되는 사항은 중요사항으로서 최소한 법률에 규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모두 시행령에 규정함은 헌법 제75조의 包括的 委任立法禁止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불명확한 구성요건 규정에 의하여 형사처벌을 함으로써 형벌법규의 明確成을 요구하는 罪刑法定主義(헌 12조, 13조)에 위배되며, 법률이 아닌 명령에 의한 처벌이라는 점에서도 法律없으면 범죄없다는 원리에 어긋난다. 3, 職業自由와 勤勞基本權의 規範的 不調和性에 기한 違憲性 직업안정법이 유료직업소개업을 특히 제한함은 알선된 근로자의 근로권의 보호를 위해서이며, 그러한 취지는 일견 타당하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알선 사업주의 직업 내지 영업의 자유에 대한 피할 수 없는 제한이 된다. 따라서 직업안정법상 유료직업소개업에 대한 노동부장관의 허가는 알선 사업주의 직업의 자유와 알선된 근로자의 근로기본권이 規範的으로 調和되어야지, 알선 근로자의 근로권만이나 알선사업주의 영업의 자유만을 무한으로 보장하는, 양자택일의 利益衡量에 의한 법 규정 형식은 어느 한 기본권을 필요한 정도를 넘어 과잉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이를 고려할 때, 직업안정법에는 최소한의 본질적인 중요사항만을 정해야 함에도, 그 개념과 범주가 불명확한 유료직업소개업이라는 용어, 노동부장관의 광범위한 재량을 인정하는 허가제 등 국가영역에서의 권위적인 裁斷만 있을 뿐, 社會領域에서 어떻게 어느 범위까지 허용할 것이냐에 관한 헌법규범적 고려는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유료직업소개업을 하고자 하는 자의 직업의 자유가 합리적인 이유없이 제한되어 법앞의 평등(헌 11조)에도 위배된다.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가 1933년(제34호) 유료직업소개협약(Free-Charging Employment Agencies Convention)을 개정한 1949년의 제96호 협약에서 영리목적의 유료직업소개소의 폐지 및 기타 직업소개소의 규제를 하든지 아니면 유료직업소개소의 전반적 규제를 하는 것중의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을 규정했음을, 우리는 참작해야 한다. 이러한 국제조약은 「일반적으로 승인한 국제법규」(헌법 6조1항)로서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 인정되어 위 위헌소원 사건에서의 판단에 참조될 수 있다. 결국 규범적 가치의 조화라는 측면에서 보거나 국제적 태도에서 보거나 구 직업안정법상의 유료직업소개업의 규정내용은 헌법 제37조제2항의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한계범주를 넘었다. 즉 알선 사업자의 직업의 자유에 대한 제한 目的의 正當性은 인정될 수 있으나 제한방법에 있어서 합리적 근거없이 일절 허가를 받은 자 외에는 근로자의 노무의 도급의 인수로서의 성격이 있는 유료직업소개업을 하지 못하게 하는 등 適切性을 지니지 못한다. 그리하여 일반 국민이 받게 되는 경제적·사회적 피해가 직업의 자유의 본질뿐만 아니라 평등권을 침해할 정도의 過剩이고, 나아가 단순한 행정 질서벌인 과태료에 그치지 아니하고 형사상 처벌도 과하는 점에서 그 制限의 最小性도 지키지 못한 것이다. 결국 알선된 근로자의 근로의 권리보호와의 법익 형량에서도, 규범조화적 해석에 의한 實質的 調和의 考廬에 따른 입법이 되지 못함으로써, 균형성 역시 지키지 못하였다. 현실적으로도 유료직업소개업의 범주설정이 명확히 되어 있지 아니 하여, 필요한 단속은 하지 못하고 오히려 선량한 사업자가 사회적 방법에 의하여 행하는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도 막게 되는 등, 사실상 취업하고자 하는 근로자의 권익만 보호하지 못하는 결과를 오히려 가져 올 수 있다. Ⅲ, 결 론 유료직업소개사업-근로자공급사업-근로자파견사업 등 각 제도의 한계를 「법률상」명확하게 설정하지 않은 (구) 직업안정법상의 유료직업소개사업의 허가에 대한 제10조1항과 제2항은, 직업선택의 자유, 근로 3권, 그리고 행복추구권 등에 합치하지 않는 違憲 條項으로 評價된다. 1998년 「파견근로자보호등에 관한법률」이 제정되었음은 헌법재판소의 위 합헌결정이 「立法論上으로도」타당성이 부족함을 반증하는 예이다.
1998-08-17
공무원에 대한 배상청구권
法律新聞 2341호 법률신문사 公務員에 대한 배상청구권 일자:1994.4.12 번호:93다11807 鄭夏重 西江大法學科敎授 法學博士 ============ 14면 ============ I. 事件의 槪要 被告인 자동차보험회사와 금산경찰서장은 경찰서소속의 관용차를 보험대상으로 1983년6월24일부터 1984년6월24일까지 일년을 보험기간으로 하여 자동차손해배상책임보험을 체결하였다. 동 경찰서에 경비과장으로 재직중이던 원고는 1983년7월26일 職務遂行을 위하여 경찰서장의 승낙을 받고 경찰서에 파견근무중인 防衛兵을 동 자동차에 탑승시키고 운전하던중 오토바이와 교행하기 위하여 우측 도로변으로 근접 운행하다가 과실로 인하여 높이 5m 정도의 제방아래로 추락하였다. 이 사고로 重傷을 당한 방위병은 國家로부터 국가유공자 예우등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보상금을 받았으며 아울러 原告로부터 손해배상금으로 2억5천4백만원을 받기로 書面合意하였다. 原告는 자동차보험회사에게 상기 손해배상액을 保險契約에 따른 保險金으로 지급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다. II. 判決의 內容 原審判決인 서울고등법원판결 92나17840(1993년1월26일)에서는 종전의 大法院의 判例에 따라 구헌법 28조1항(현행헌법 29조1항)에 의하여 國家 또는 公共團體가 公務員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하여 損害賠償責任을 지는 경우에도 공무원 자신의 책임은 면제되지 아니한다 하여 原告는 피해자인 방위병에게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있고 따라서 피고인 보험회사는 원고에게 保險契約에 따른 保險金을 지급할 義務가 있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상고심인 大法院은 이에 대하여 公務員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받은 사람은 國家 또는 공공단체를 상대로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단지 公務員에게 故意, 重過失이 있는 경우는 國家, 公共團體는 公務員個人에게 구상할 수 있을 뿐이라고 하면서 被害者가 공무원개인을 상대로 하여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음을 부인하였다. 아울러 대법원은 原審判決이 구헌법 28조1항과 國家賠償法 2조1항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고 하여 被告의 패소부분을 파기하여 原審法院에 환송하였다(1994년4월12일, 대판 93다11807). III. 判決의 評釋 주지하는 바와 같이 公務員의 職務上 不法行爲에 대한 國家責任을 규정한 헌법 29조1항과 國家賠償法 2조에 있어서 공무원개인에 대한 선택적 청구의 인정여부는 國家賠償法의 法的 性格, 賠償責任의 構造의 문제들과 더불어 國家賠償法의 제정이래로 끊임없는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문제이다. 상기한 1994년4월12일의 大法院判決(93다11807)은 종전의 자신의 判決(1972년10월10일, 69다701; 1966년1월25일, 65다2318)과는 정반대로 공무원개인의 외부적 책임을 명시적으로 부인한 획기적인 判決이다. 向後 한국의 國家賠償法의 발전방향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同 判決에는 아쉽게도 判決을 뒷받침하는 法理論的인 根據가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大法院은 原審判決이 구헌법 28조1항과 國家賠償法 2조1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있다고 하는 상고인인 被告의 주장을 이유가 있다고 하면서 원고패소의 判決을 내렸는바 동 判決이 종전의 判決에 대한 변경임을 감안하여 볼 때 구헌법 28조1항과 國家賠償法 2조1항의 法理가 大法院의 견해에 따르면 어떠한 내용을 갖고 있는지를 명시적으로 밝혔더라면 매우 바람직하였을 것이다. 다음에서는 공무원개인에 대한 선택적 청구의 문제에 대한 學說의 대립을 간단히 살펴보고 筆者의 見解를 밝히기로 한다. 1. 公務員個人의 外部的 責任에 관한 學說의 대립 1) 肯定說 公務員이 위법한 직무행사를 하여 個人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피해자인 個人은 國家와 公務員을 상대로 선택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學說의 論據들로는 첫째 손해배상법은 피해자의 손해전보뿐만 아니라 加害者에 대한 警告 및 制裁의 기능을 아울러 갖고 있기 때문에 公務員에 대한 선택적 청구를 인정할 시에는 공무원개인의 권력남용과 위법행위를 방지시키고 이를 통하여 개인의 권리보호를 도모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피해자의 입장에서도 國家와 公務員에 대하여 선택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자의 손해배상에도 만전을 기할 수 있다고 한다. 더욱이 民法의 使用者責任에 있어서도 被害者의 불법행위로 타인이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使用者뿐만 아니라 被用者도 손해배상책임을 지는데 반하여 公務員에 대하여 선택적 청구를 인정하지 않음은 民法과의 형평성을 상실한다고 한다. 학설은 國家와 가해공무원에 대한 선택적 청구권을 위한 실정법적인 根據로서 29조1항 단서를 들고 있다. 이러한 공무원개인의 책임을 인정하는 학설중에서도 公務員의 輕過失, 重過失, 故意에도 불문하고 선택적 청구권을 전면적으로 인정하는 학자들과(金哲洙, 憲法學槪論, 1993년, 5백84면) 단지 故意, 重過失의 경우에만 공무원개인의 외부적인 책임을 인정하는 제한적 긍정설(金鐵容, 國家賠償法 제2조에 관한 硏究, 1백29면 이하; 金東熙 行政法I, 3백60면)로 나누어져 있다. 이 제한적 긍정설은 公務員의 故意, 重過失과 公役務의 과실이 동시에 인정되는 경우 책임의 重複을 인정하여 피해자인 개인에게 선택적 청구권을 인정하는 프랑스 국가배상제도에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인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 公務員에 대한 선택적 청구권을 인정하는 견해들은 주로 배상책임의 구조문제에 있어서 국가의 自己責任을 인정하는 학자들에 의하여 支持되어 왔다는 점이다. 2) 否定說 이에 대하여 대위책임설을 주장하는 학자들에 의하여 주로 주장되어온 선택적 책임을 부인하는 학설은 첫째, 國家賠償制度의 기본적인 기능은 피해자의 손해전보에 있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능력이 있는 國家가 손해배상을 하면 피해자의 구제는 완전히 만족되기 때문에 責任의 중복여부는 무의미하게 되며 둘째, 公務員個人에 대한 선택적 청구를 인정할 경우에 배상책임에 대한 두려움은 公務員의 직무집행을 위축시켜 행정사무의 원활한 수행을 저해하여 결국은 국민전체에 대한 불이익을 가져오게 된다고 한다. 公務員에 대한 違法行爲 防止機能은 구상권과 懲戒責任을 통하여 충분히 담보할 수 있으며 선택적 책임의 불허는 代位責任 賠償構造의 논리적인 귀결이라고 한다(金道昶, 일반행정법론 1990년, 5백81면). 실정법으로도 國家賠償法 2조1항은 國家와 地方自治團體의 배상책임을 규정하고 있으며, 故意 重過失의 경우에 내부관계에서 公務員에 대한 구상권을 인정한 동법 2조2항은 공무원개인의 외부적 책임을 부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 공무원개인의 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고 한 헌법 29조1항의 단서는 公務員이 내부관계에 있어서의 구상책임을 의미한다고 한다. 2. 賠償責任構造와 公務員個人의 外部責任 公務員個人의 外部責任의 認定與否는 法治國家原理에서 도출되는 國家賠償責任의 構造理論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따라서 국가와 가해자인 공무원에 대한 선택적 청구권의 인정여부에 대한 解決을 위하여는 賠償責任의 構造理論에 대하여 어느정도의 言及이 불가피하다. 그동안 한국학계에 있어서 상당한 지지를 받아왔던 代位責任說은 現行法의 解釋에 관련하여 그 타당성여부를 떠나서 독일국가배상법의 代位責任構造에 많은 影響을 받은 것은 否認할 수가 없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代位責任構造의 국가배상체계에 대한 批判이 그동안 학계에서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으며 判例 역시 國家賠償法의 公務員의 개념을 기능적으로 해석하여 公務를 담당하는 모든 사람으로 확대시켰고 過失의 槪念도 組織過失로 객관화시켜 사실상 현행법상의 대위책임구조를 국가의 자기책임구조로 변화시켜 왔다. 1981년에 제정되었으나 연방과 주의 입법권관할문제로 위헌판결을 받은 독일의 신국가배상법도 대위책임구조를 부인하고 國家의 직접책임을 제도화하였다. 이와같은 학계와 실무계의 경향은 代位責任構造의 국가배상법체계가 헌법상의 법치국가원리에 기본적으로 모순되고 있다는 인식에 근거하고 있다. 즉 國家는 不法을 행할 수 없기 때문에 직접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질 수 없으며 따라서 오로지 不法을 행할 수 있는 公務員을 대신하여 國家가 책임을 져 준다는 대위책임구조는 國家의 불법행위 능력을 否認하고 公務員個人의 민법상의 불법행위책임만을 인정하였던 絶對主義 국가시대의 委任契約思想에 그 연원을 두고 있으며 또한 國家를 法秩序와 동일시하여 國家의 불법행위능력을 부인하였던 Kelsen을 중심으로 한 法實證主義遺産이라고 볼 수 있다(독일의 國家賠償法의 發展過程에 대하여; 鄭夏重, 收用類似的 그리고 收用的 侵害制度, 考試硏究 1994년3월). 이러한 國家의 불법행위능력을 부인하는 대위책임구조는 입법자에 대한 위헌법률심사제도를 인정하고, 명령, 규칙, 처분에의 위법성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적 심사권을 인정하며 공권력의 행사, 불행사로 인한 기본권침해에 대하여 憲法訴願을 인정함으로써 國家의 불법행위능력을 명백하게 전제하고 있는 한국헌법과도 물론 합치될 리가 없는 것이다. 특히 國家는 피해자인 개인에 대하여 직접책임을 져야 한다는 自己責任說(직접책임설)은 國家와 個人간의 공법상의 법률관계의 구조로부터 직접 도출되는 것이다. 즉 공법상의 법률관계는 外部法관계와 內部法關係로 나누어지며 외부법관계는 公法上의 法人格을 가진 國家와 個人간에 權利와 義務관계를 규율하고 內部法關係는 國家와 公務員간에 法律關係로서 이들간에 權利와 義務를 규율하고 있다. 國民의 공법상의 법률관계의 상대방은 항상 國家이며 따라서 公務員과 국민간에는 직접적으로 어떠한 法律關係가 성립되지 않는다. 公務員이 국민에 대하여 직접 부담하고 있는 자신의 法的 義務를 위반한다는 것은 개념적으로 성립될 수가 없다. 公務員은 단지 國家가 국민에 대하여 갖고 있는 권리와 의무의 집행자로서만 외부에 나타나며 그의 법적 효과는 적법하든 위법하든 모두 國家에게 직접 귀속된다. 國家는 비록 그것이 公務員에 의하여 행하여졌다 하더라도 자신의 법적인 의무위반에 대하여 스스로 피해자인 個人에 대하여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 반면 내부법관계에서 公務員은 國家에 대하여 자신이 지고있는 의무(예: 適法한 職務行使의 義務)를 위반하는 경우에 이에 대하여 징계책임을 지거나 故意나 重過失로 개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國家에 대하여 求償責任을 지는 것이다. 따라서 이와같은 공법상의 法律關係의 구조로부터 국가의 직접적인 책임이 인정되며 아울러 公務員個人의 外部的 責任은 논리적으로 否認되어진다. 公務員과 개인사이에는 법률관계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개인에 대한 어떠한 의무를 위반할 수가 없는 公務員이 個人에 대하여 직접책임을 진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인 것이다. 公務員 개인책임의 否認은 國家의 배타적이고 직접적인 책임이라는 법이론적인 측면에서만 타당한 것이 아니라 법정책적으로도 충분한 타당성을 갖고 있다. 오늘날의 현대행정의 職務行使에 있어서 公務員은 그기 私人이라면 결코 할 수도 없고 하기도 원하지 않는 財産的인 波及效果가 매우 큰 決定을 내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만약 公務員個人의 외부적 책임을 인정할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두려움 때문에 公務員의 업무수행의 意慾은 현저히 저하되며 급한 결정이 요구되는 중요한 시점에서도 업무의 지체를 필연적으로 초래하게 된다. 故意, 重過失의 경우에만 내부관계에서 公務員에 대한 구상권을 인정한 2조2항의 취지는 공무원개인의 외부적 책임을 배제하고, 경과실의 경우에는 公務員의 책임을 면제시켜 국가행정기구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데 그 궁극적인 意義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公務員에 대한 선택적 청구권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被害者의 權利救濟를 위하여 더 유리해 보이는 것같지만 支拂能力이 없는 公務員을 상대로 訴訟을 제기하여 비록 勝訴의 判決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얼마나 個人의 權利救濟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는 의심스러운 일이다. 이점에 있어서 公務員의 선택적 청구권을 인정하고 있었던 종전의 실무에 있어서도 그동안 수없는 國家賠償事件 중에서 公務員에 대하여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은 매우 극소하였던 사실은 示唆的이다. 公務員의 故意나 重過失에 있어 國家와 公務員의 重複責任을 인정하여 피해자에게 선택적 청구권을 인정하고 동시에 내부관계에서는 상호 구상권을 인정한 프랑스국가 배상제도에 있어서도 피해자인 개인은 거의 대부분 國家에 대하여 직접배상청구를 하였고 단지 國家는 내부적으로 公務員에게 구체적인 과실정도에 따라 求償請求를 하여왔다. 重複責任의 인정의 경우 公務員個人에게 청구권을 행사한 후에 公務員이 國家에게 구상을 요구한 경우는 필자가 아는 한 지금까지 국참사원의 判決 Delville(1951년7월28일) 하나에 그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國家가 自身의 외부법상의 公法的인 義務를 위반하여 개인의 權利를 침해하여 손해를 가한다면 국가는 이에 대하여 直接責任을 져야 하며 公務員은 단지 內部法관계에서 國家에 대하여 負擔하고 있는 의무위반이 있는 경우에 國家에 대하여 責任을 져야 한다는 것을 말하여 주고 있다. 헌법 29조1항의 단서조항 「공무원개인의 책임은 면제되지 않는다」는 이러한 公務員의 內部關係의 責任을 의미한다고 解釋하여야 할 것이다. 國家가 不法을 행하여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면 우선 개인은 行政訴訟을 통하여 이러한 不法의 제거를 요구하고 行政訴訟을 통하여 제거할 수 없는 國家不法의 結果가 존재한다면 국가배상청구를 통하여 그 궁극적인 제거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헌법 29조1항과 國家賠償法의 基本法理이다. 즉 法治國家에서의 國家賠償法의 基本機能은 國家不法이 발생하지 않았던 상태로 個人의 法的 地位를 金錢補償을 통하여 다시 回復시켜주는 原狀回復에 있다고 볼 수 있으며 公務員의 違法行爲防止機能은 이에 수반되는 부수적 기능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1994년4월12일 大法院의 判例(93다11807)는 이러한 國家의 排他的이고 直接的인 責任을 의미하는 法治國家的인 公法上의 國家賠償體系로의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評價하고 싶다. 
1994-09-05
평등권소송의 법리 -서울대 특별전형시험사건을 계기로-
法律新聞 1973호 법률신문사 平等權訴訟의 法理 -서울大 特別銓衡試驗事件을 계기로- 일자:1990.8.28 번호:89누8255 安京煥 서울法大助敎授 ============ 11면 ============ 1. 序 大法院이 지난8월28일자로 내린 서울대학교 特別銓衡不合格處分取消請求訴訟上告審 判決은 우리 法院이 자주 다루지 않았던 平等權 관련 소송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自由와 平等이라는 兩大 理念의 구현을 위한 法治主義를 표방하고 있는 우리의 법체계 아래서 법원이 평등의 문제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고도 성의있는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國民의 일상생활에서의 正義가 운명지워지기 때문이다. 制憲이래 우리 법원이 다룬 수많은 事件중에 平等權에 관계되는 判例는 극소수에 불과했으나 6共和國의 헌법재판소의 창설과 함께 적지 않은 사건이 평등권 침해를 이유로 제기되고 있다. 지금 우리사회는 우리역사의 그 어느 때보다도 社會階層간의 反目과 갈등이 심화되고, 이러한 반목과 갈등의 해결책으로 무리한 주장과 폭력이 동원되기도 하는 위기의 상황에 처해 있다. 이에 각 계층간의 利害를 조절할수 있는 제반 法原理의 定立이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다. 동 大法院 判決은 고등법원의 판결을 전면 認容하면서 平等權에 관한 종래의 모호한 合理性의 原則을 재천명함에 그쳤다. 이글의 목적은 實質的 平等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평등권 심사의 司法的 基準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美國法院이 백여년에 걸쳐 정립한 平等權訴訟의 세부 원칙을 참고자료로 제시함에 있다. 2. 서울大 事件의 槪要 서울대학교는 敎育法施行令 제69조 제6항에 근거한 정원 20명의「外交官등 子女」의 특별전형시험에서 외교관의 자녀에게는 商社駐在員등 여타 응시생보다 매 科目當 20%의 加算點을 부여하였고, 그로 인해 가산점이 없었더라면 合格圈내에 들지 못했을 외교관 자녀6인이 합격하는 반면 가산점이 없이 합격권 내에 있던 상사주재원 자녀6인은 不合格 처리되었고, 이에 불합격된 6인의 原告가 서울대학교를 상대로 不合格取消를 구하는 請求를 서울高等法院에 제기하였다. 서울고등법원은 原告의 청구를 認容하여 이들 6인의 入學을 명령하였고, 서울대학교는 上告를 제기하였으나 大法院의 上告棄却으로 原審이 확정되었다. 대법원은 상고기각 판결의 이유로 (1) 被告가 외교관자녀들에게 일률적으로 全科目에 대해 20%의 가산점을 부여한 것은 외교관들이 근무지 선택등에 있어서 自由意思가 다소 제한되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해도 合理性, 客觀性이 없어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며, (2) 被告가 외교관 자녀들에게만 가산점을 주어 합격시킴으로써 실제 취득점수를 기준으로 할때 합격할수 있는 사람들을 불합격 시킨 것은 裁量權의 남용이라는 두 가지를 들었다. 3. 平等權 法理適用의 前提條件 平等權 法理가 적용되기 위한 論理的 전제조건으로 요구되는 사실적 상황은 (1) 同一 또는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는 國民을 人爲的인 분류에 의해 구분하여 상이한 法的취급을 함으로써 일정部類의 國民에게 不利한 대우를 하는 것이다. 이때 동일 또는 유사한 상황이란 동일한 法的 취급이 보편적 타당성을 갖춘 상식으로 인정되는 상황으로 文化的 價値判斷의 槪念이다. (2) 다음으로 國家는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個人을 분류하고 그 분류에 따라 차별 취급할수 있으나 그 분류가 適法한 國家의 利益에 연결되고 또 그 목적달성에 봉사해야 한다 (私人間의 行爲에는 憲法상의 평등권을 적용할수 없는 것이 美國憲法의 原理이다) 그런데 美國 聯邦大法院은 평등권 소송에서 구체적으로 문제된 人的分類의 기준이 무엇이냐에 따라 3가지 상이한 審査基準을 발전시켜 왔다. 그 첫째는 전통적인「合理的 根據」(reasonable basis)의 심사기준이다. 이는 주로 經濟的 法益에 관련된 차별로서, 가능하면 國家機關의 行爲에 유효성을 추정하는 방향으로 해석하여 목적과 수단 사이에 논리적으로 납득할만한 相關關係가 존재하는 한 平等權 違反이 아니라는 것이다. 둘째는「嚴格審査(strict scrutiny)」라고 불리는 심사기준으로 국민의 본질적인 憲法的 權利를 제한하는 차별대우 또는 人種, 出生地등을 기준으로 하는 차별대우는 일응 違憲의 推定을 받는, 소위「의심의 대상이 되는(suspect)」분류로서 이에 대해서는 엄격한 司法審査가 적용된다. 이 경우에는 ①차별취급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국가의 목적이 必須不可缺(compelling)해야 하며, ②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택한 수단이 최소한의 권리제한적 효과를 수반해야 하며 ③마지막으로 목적과 수단 사이에 직접적인 相關關係가 존재해야 한다. 이러한 엄격심사가 적용되는 경우에 국가가 3요소 모두에 대한 立證責任을 부담해야 한다. 제3의 審査基準은 準嚴格審査 (semi strict scrutiny)라고 불리는 것으로 性別을 기준으로 남녀를 차별취급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분류가 중요한 國家目的 (important government purpose)」에 실질적으로 관련된 (substantially related)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평등권의 司法審査基準은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制憲이래 우리나라 法院의 平等權 관련 판결은 문제된 분류가 무엇이든, 관련된 利益이 무엇이든 관계없이 일체의 사건에서 차별이 合理的이냐 아니냐만을 判斷의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1967년의 강간죄의 客體를 女性에 한정한 경우, 1955년 간통에 관한 舊刑法條項과 헌법의 저촉문제, 1954년 舊民法의 親權에 대한 차별규정의 위헌여부, 1971년 國家賠償法상의 軍人·軍屬에 대한 이중배상금지의 위헌여부, 그리고 1986년의 女性의 조기정년제 사건 및 결혼퇴직과 손해배상액 신청사건 등등의 判決에서 평등권의 法理가 다투어졌으나 절대적 평등이 아닌 相對的 平等, 그리고 憲法이 허용하는 合理的 差別이라는 광범하고도 모호한 기준을 내세웠을 뿐 事案에 따른 세부적 원칙도 일정 부류의 事案을 총괄하는 원칙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평등권의 궁극적 목적은 모든 국민의 適正하고도 公平한 취급을 통한 社會正義의 실현에 있다. (尹厚淨論文 平等權에서 인용) 앞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건을 통해 美國法院이 발전시켜 온 평등권 소송의 3大 司法審査基準을 일별했다. 우리도 막연하고도 추상적인「合理的 差別」의 기준을 보다 세부적으로 定立하여 판사의 자의다. 無定見으로 인한 폐해를 최소화 하며, 국민에게 어느 정도 豫想할수 있는 司法的 기준을 公示하기 위해서라도 平等權 法理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4. 結 論 이상을 종합해 볼때 이 判決은 그 形式論理의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몇가지의 간과할 수 없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1) 우선 平等權소송에 있어서의 출발점인「同一狀況」여부를 검토해 보자. 해외 근무 외교관의 자녀와 해외상사주재원의 자녀가 동일한 法的 기준을 적용 받아야 할 동일한 상황에 처해져 있는가? 大韓民國 밖에서 일정 學齡期間을 체류했다는 사실은 동일하다. 그러나 외교관 자녀와 상사주재원의 자녀와 사이에는 외국에 체류한 상황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첫째, 外交官의 경우에는 任地에 자녀를 의무적으로 동반해야 하는것이 사실상 强制되어있다. 한때 비교적 오지에 속하는 나라에 轉任된 외교관이 그 자녀를 國內에 또는 先進國에 두고 부임함으로써 大統領의 분노를 샀고 그 결과 人事상의 불리한 處偶를 받은 사실이 있다. 政府는 外交使節을 任地에 파견함에 있어 그 자녀를 현지에 동반케함을 原則的으로, 그리고 사실상 이를 强制하고 있다. 반면에 상사주재원의 경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물론 가족구성원간의 人爲的 隔離를 피하려면 자녀를 동반할 수밖에 없지만 어느 商社에서도 자녀의 해외동반을 强制하지도 권장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자녀의 해외동반을 가능하면 위축시키는 실정이다. 또한 외교관의 경우는 外交公務員이라는 특수한 신분때문에 外國에의 근무가 원칙으로 근무조건상 인정되어있어 本人의 선택에 의해 해외체류를 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반면 상사주재원의 경우는 비록 해외근무가 사실상 권장 내지 强制된다 하더라도 그 정도는 외교관의 경우와 같이 엄격하지 않은것이 常例이다. 뿐만 아니라 海外滯留期間을 비교해 본다면 일반적으로 商社員의 경우보다 외교관의 경우가 더욱 長期이다. 이상과 같은 사실을 감안해 볼 때 외교관 자녀와 해외상사주재원자녀는 國內 大學入學에 있어 동일한 法的 취급을 해야 할만큼 동일한 상황에 처해있지 않다는 주장도 可能하다. (2) 다음으로 서울대학교가 택한 수단이 외교관 자녀에 대한 대학입학상의 特典이라는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필수불가결하며 최소한의 조치인가? 海外勤務者 子女에게 대학입학전형상의 특전을 인정하는 根本趣旨는 국내에서 취학하지 않음으로 인해 국내 대학에의 수험준비에 발생한 不利益을 救濟함에 있다면 그 不利益은 해외체류기간이 길면 길수록 더욱 加重된다. 그러므로 海外滯留期間에 따라 그 不利益의 정도를 計量化하여 특별전형에 반영해야만이 논리적으로 說得力이 있다. 그러나 現行 制度 아래서는 최소한의 海外滯留(2年)만을 資格要件으로 함으로써 長期滯留子女에 대해서 대단히 不公正하게 適用된다. 서울대학교가 외교관 자녀에 대해 加算點을 부여한 것은 이와같은 사실적 배경에 기초한 것인데 과연 裁量의 현저한 남용이라 볼 수 있는지 疑問이다. 또한 본제도가 최초로 施行될 당시의 상황으로 볼 때 외교관자녀만을 念頭에 두고있었으나 衡平의 主張때문에 기타 海外勤務者를 추가로 포함시킨것이다. 다시 말하자면「外交官등의 子女」의 특별전형의 一次的 對象者는 外交官의 자녀이며 기타 주재원의 자녀는 副次的인 수혜자임을 감안한다면 外交官 자녀의 優待는 제도의 취지에 크게 어긋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3) 本判決의 先判例로서의 범위에 대해서는 구구한 豫想이 가능하다. 그러나 判決理由에서 지적한 바와같이 一律的으로 전과목에 대해 20%의 가산점을 부여한 것이 平等權에 반하는 違憲이라는 것이지, 외교관자녀에 대한 優待 그自體를 금하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外交官등 子女」의 特別銓衡에서 외교관의 자녀를 우대하는「手段」이 잘못되었다는 것이지 그 우대 자체가 違憲이라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法院이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체류기간에 比例한 가산점제도를 실시한다면 目的과 手段 사이에 합리적인 관계가 認定된다고 할 것이다.
199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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