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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계약의 변경과 최대선의의무의 관계
1. 기초사실 원고는 원심 공동피고(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와 원고가 생산하여 브라질 소재 매수인에게 수출한 크레인 자재(이하 '이 사건 화물'이라고 한다)를 마산항에서 브라질까지 운송하기로 하는 해상운송계약을 체결하였다. 소외 회사는 실제 해상운송인인 피고 보조참가인과 이 사건 화물에 관한 운송계약을 체결하였다. 보험자인 피고는 원고와 이 사건 화물에 대한 해상적하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보험증권(이하 '이 사건 보험증권'이라고 한다)에는 "이 보험증권 하에서 발생하는 일체의 책임 문제는 영국의 법과 관습에 의해 규율된다(All questions of liability arising under this policy are to be governed by the laws and customs of England)"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었다. 이 사건 선박의 일등항해사는 출항일에 이 사건 화물의 일부가 손상되어 있었다는 취지의 본선수취증(Mate's Receipt)을 발행하였다. 피고 보조참가인은 위와 같은 내용의 본선수취증이 발행되자 소외 회사에게 고장선하증권을 발행하거나 원고로부터 보상장(Letter of Indemnity, LOI)을 발행받아야 무사고 선하증권을 발급받을 것이라고 통지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소외 회사의 보상장 발행 요청을 거절하였다. 소외 회사가 선임한 검정인은 이 사건 화물에 대한 적부와 고박이 통상적인 기후조건 아래에서 해상운송을 감당하기 적절하게 시행되었다고 판단된다는 내용의 검정보고서를 발행하였다. 그러나 소외 회사는 피고에게 검정보고서를 송부하면서 위에서 본 사실관계와 달리 "선적 전까지 이 사건 화물 상태가 양호 또는 정상으로 화물에 이상이 없고 고장 선하증권이나 보상장이 발행되었거나 그러한 사정이 없다"고 알렸다. 한편 소외 회사는 피고에게 반복하여 소외 회사에 대한 대위권 포기특약{Subject To Waiver Of Subrogation Right Against The Named Applicant(forwarder), 이하 '이 사건 대위권 포기특약'이라 한다}을 추가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대위권 포기특약을 추가하는 것으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변경하였다. 피고 보조참가인의 대리점인 ○○종합물류는 피고 보조참가인에게 무사고 선하증권의 발행을 요청하면서 '무사고 선하증권의 발행으로 인하여 피고 보조참가인이 부담하게 되는 모든 책임에 관하여 피고 보조참가인을 면책시키고 자신이 보상하겠다'는 내용의 보상장을 발행하고 이 사건 선박의 선장을 대리하여 소외 회사에게 무사고 마스터 선하증권(Master B/L)을 발행하였다. 이 사건 선박이 브라질에 도착하여 하역작업을 개시하려고 할 때 이 사건 화물이 손상된 사실이 확인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이라고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수출계약에 따라 이 사건 사고로 손상된 화물의 수리작업을 진행하고 그 비용을 지출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보상을 청구하였지만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보상하지 않겠다는 면책 통보를 하였다. 2. 판결이유 영국 해상보험법(Marine Insurance Act 1906) 제17조는 '해상보험계약은 최대선의(utmost good faith)에 기초한 계약이며 만일 일방당사자가 최대선의를 준수하지 않았을 경우 상대방은 그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영국 해상보험법상 최대선의의무는 해상보험계약의 체결·이행·사고 발생 후 보험금 청구의 모든 단계에서 적용된다. 특히 계약의 체결 단계에서 가장 엄격하게 요구된다. 즉 이러한 최대선의의 원칙에 기초하여 같은 법 제18조는 피보험자가 계약 체결 전에 알고 있는 모든 중요한 사항을 보험자에게 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사항이란 보험자가 보험료를 산정하거나 위험을 인수할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그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사항을 의미한다. 이처럼 영국 해상보험법상 최대선의의 의무는 보험계약 체결 이후에도 계속되는 공정거래의 원칙(a principle of fair dealing)으로 계약 전반에 있어서 준수되어야 하지만 계약의 이행 단계에서도 최대선의의무를 광범위하고 일반적인 의무로 인정하면 피보험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초래하고 계약관계의 형평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일단 계약이 성립된 이후에는 계약 상대방의 편의를 증대시키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을 요구하는 정도에는 이르지 않고 상대방에게 손해를 일으키거나 계약관계를 해치지 않을 의무로 완화된다고 보아야 한다{Manifest shipping Co. Ltd v. Uni-Polaris shipping Co. Ltd.(The Star Sea), 2001 Lloyd's C.L.C.608}. 특히 영국 해상보험법상 보험계약 계속 중 기존 계약의 내용을 추가 또는 변경할 때에는 해당 변경사항과 관련하여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만 고지의무를 부담하는 것이지 제18조에 규정된 고지의무와 같이 모든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 고지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3.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의 분석 소외 회사는 피고에게 이 사건 화물에 관하여 보상장 발행 없이 무사고 선하증권이 발행될 것이라고 통지한 후 이 사건 대위권 포기특약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보험계약을 변경하였는데 이러한 일련의 행위가 계약체결 후 최대선의의무 위반이 되는지 문제 된다. 대법원은 "영국 해상보험법상 최대선의의무가 보험계약의 전 과정에서 요구된다 하더라도 계약체결 이후 그 의무의 강도와 내용은 완화될 뿐만 아니라 계약변경과 관련해서는 변경되는 내용과 관련한 중요한 사정에 관하여만 고지하면 된다"고 판시하였는데 이는 The Star Sea사건의 영국 판례의 법리를 정확히 기술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피보험자 등의 보험계약 체결 후의 행위가 영국법상 계약체결 후 최대선의의무에 반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Carter v. Boehm사건 (1766) 3 Burr 1911'에서 Mansfield경이 설시한 최대선의의무 내지 고지의무의 목적으로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영국 법원은 보험계약상 고지의무가 요구되는 이유를 사기의 방지와 선의성 제고에 있다고 보고 있고 보험계약 체결 후의 고지의무위반 여부의 실정법적 근거를 영국 해상보험법 제17조뿐만 아니라 동 법 제18조 내지 제20조의 유추적용에서 찾고 있다. 대법원은 보험계약의 변경과 관련하여 고지의무위반이 있었는지 여부를 이 사건 보상장이 발행된 일련의 경위가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변경된 사항에 관하여 중요한 사항이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어 이 사건 보상장이 보험계약 변경에 있어 고지대상인 중요한 사항이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이 판시한 바와 같이 이 사건 보상장이 송하인인 원고가 아닌 피고 보조참가인의 선박대리점이 소외 회사의 부탁을 받아 발행한 것이고 해상운송 실무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의미의 보상장도 아니라는 점에서 피고의 계약체결에 결정적 역할을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 보상장의 제공 여부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대위권행사의 전제가 되는 중요한 문제였다는 점에서 보상장 작성 주체가 원고가 아닌 제3자라고 하더라도 보상장의 발행여부는 신중한 보험자의 계약변경의 결정에 있어 일정한 기여를 할 수는 있다거나 다른 사실과 결합하게 되면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대법원 판시는 영국법상 보험계약 체결 후 고지의무의 법리를 오해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편 영국 법원은 고지의무위반의 성립요건으로서 중요한 사항의 불고지 등으로 인해 보험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Induce)되었어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사건 보상장이 발행된 일련의 경위는 신중한 보험자 입장에서 판단할 때 중요한 사항이지만 보상장 발행 여부가 피고의 보험계약 변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보다 적절한 해석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의 경우 보상장 발행 여부는 계약변경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항이지만 그러한 사정이 피고의 보험계약의 변경에 유인의 요소로 작용하지 않았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이정원 교수 (부산대 로스쿨)
해상운송
해상보험
보상장
이정원 교수 (부산대 로스쿨)
2020-10-26
해양안전심판원 조사관의 원고적격
[사안] 총톤수 6,976톤인 화물선 크리스호(‘이 사건 선박’)가 2001. 5. 19.경 태국 방콕항에서 설탕 9,500톤을 싣고 군산항으로 항행하던 중 2001. 5. 27. 21:10경 군산 앞바다 소비치도 서방 약 3마일 해상을 이 사건 선박의 선장인 박○○의 지휘를 받고 지나가던 중 닻자망을 우측 옆 해저에 투망한 채 거기에 닻줄을 매어 백색 정박등 한 개만을 점등한 채 정박 중이던 총톤수 9.77톤 새우잡이 어선 만성호(‘상대 선박’)의 우측 옆으로 지나가다가 이 사건 선박의 선수 부분이 그물에 걸려 상대 선박을 끌고 가다가 상대 선박의 우현 부분이 이 사건 선박의 좌현 부분에 충돌하여 상대 선박이 전복되면서 그 선원 4명이 익사하였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중앙해심원’)은 피징계자 박○○이 비교적 여유 있는 거리에서 상대 선박을 발견하고도 초기에 예측한 최근접 통과거리만을 믿고 감속을 하지 아니하고 계속적인 경계를 소홀히 한 채 상대 선박에 지나치게 접근한 직무상의 과실로 이 사건 사고를 발생하게 하였다는 이유로 1급 항해사 업무를 1개월간 정지한다는 징계재결을 하였는데, 이에 관여 조사관이 이 사건 선박은 배잡이 줄이 아닌 그물줄에 걸려 상대 선박을 끌고 가다 발생한 사고로 그물줄은 야간에 관측이 안되며 상대선박의 적절한 등화표시가 없음에도 경계근무를 소홀히 하여 통항선박에 탐조등을 비추지 않은 상대선박의 전적인 과실로 발생한 것으로서 위 재결은 증거취사를 잘못하였거나 해상교통안전법상의 규정을 오해하였고 박○○에게 직무상 과실이 있음을 전제로 한 징계재결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대법원에 제소하였다. [대법원 판결의 요지] 해양사고의조사및심판에관한법률에서 규정하는 조사관의 직무와 권한 및 역할 등에 비추어 보면, 지방해양안전심판원의 재결에 대하여 불복이 있을 때에는 중앙해양안전심판원에 제2심 청구를 할 수 있는 등 공익의 대표자인 지위에 있는바, 징계재결이 위법한 경우에 징계재결을 받은 당사자가 소로써 불복하지 아니하는 한 그 재결의 취소를 구할 수 없다고 한다면, 이는 공익에 대한 침해로서 부당하므로 이러한 경우 조사관이 공익의 대표자로서 대법원에 대하여 위법한 징계 재결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평석] 1. 징계재결을 대상으로 한 제소의 배경 ‘해양사고관련자 및 조사관은 이 재결에 대하여 불복이 있을 때에는 재결서의 정본을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대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는 중앙해심원 재결서에 관행적으로 기재되는 문구이다. 이렇듯 재결서에는 조사관의 대법원의 소제기 권한을 인정하고 있었지만 조사관의 원고 적격을 확인하는 판례가 없었다. 해난심판원 시절부터 심판 과정에서 발생한 심판관과 조사관의 사실관계에 대한 견해 대립으로 인하여 대법원에 조사관이 소제기를 한 적은 있었지만 그 소제기는 행정처분으로 인정하고 있는 징계재결 및 권고재결이 아닌 사실관계를 직접 다투는 원인규명재결을 대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중앙해심원의 재결에 대한 소제기를 행정처분의 취소청구소송으로 파악하고 있는 대법원으로부터 사고원인규명의 재결은 어떤 권리의무를 형성하거나 확정하는 효력을 가지는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각하 판결을 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대판 1984. 1. 24. 81추4, 대판 1986. 9. 9. 86추1, 대판1987. 4. 28. 86추2). 본건 제소도 심판과정 중에 발생한 사실관계의 견해 대립으로 기인하였으나 그 소제기의 대상을 원인규명재결이 아닌 징계재결로 함으로써 소각하를 기술적으로 피하고, 징계재결의 전제인 원인규명재결의 당부를 논할 수 있게 되었고 징계재결의 취소는 있지 않았으나 사실관계 인정에 있어 중앙해심원의 것과는 다른 결과를 낳았다. 2. 해양안전심판원 조사관이 재결 취소를 구할 수 있는지 가. 해양안전심판원의 구조 현재의 해양안전심판원은 해양수산부 소속의 행정기관형 심판기관으로 설치되어 있으며(법 제3조), 지방해심원의 재결은 지방법원의 판결에, 중앙해심원의 재결은 고등법원의 판결에 각 갈음하는 성질을 가지게 하면서 중앙해심원의 불복이 있는 경우에는 대법원에 소를 제기하고 대법원이 판결로써 재결을 취소하면 그 이유로 한 판단은 그 사건에 관하여 중앙심판원을 기속하게 하는 등 3심제적 제도를 갖추고 있다(법 제77조). 그런데 재결에 대한 불복절차를 규정함에 있어 제1심의 불복시 해양사고관련자 뿐만 아니라 조사관도 제2심인 중앙해심원에 청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으나(법 제58조 제1항) 중앙해심원의 재결에 대한 불복으로서의 소제기는 대법원의 전속관할임만을 규정할 뿐 청구권자를 규정하지 않고 있어 다툼의 여지가 있어 왔다(법 제74조 제1항). 나. 조사관의 권한 및 지위 해심원의 재결 절차는 형사소송절차와 유사한 형태를 취하고 있는바, 전문지식과 신분보장이 된 재결기관으로서의 심판관, 심판청구기관으로서의 조사관, 변론기관으로서의 심판변론인 제도를 구성하여 준사법적 소송절차에 의거하여 판단을 하고 있다. 해심원의 재결 절차에서 조사관은 심판절차 개시 전 증거보전을 비롯한 사고원인에 관한 증거조사를 시행할 수 있고 사건을 심판에 붙일 필요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할 수 있다(법 제38조 제1항). 해심원의 심판은 조사관의 심판청구에 의하여 개시되도록 하여 불고불리의 원칙을 채용하고 있으며(법 제40조) 모두진술권을 인정하고 있고(법 제47조), 심판청구를 제1심 재결 전에 취하할 수 있으며 조사관동일체의 원칙까지 규정하는 등(법 제18조) 형사소송에서의 검사와 유사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법원이 조사관의 공익의 대표자로서의 지위를 근거로 원고 적격을 인정하고 있는데 이는 검사의 공익의 대표자로서 가지는 객관의무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다. 조직상의 한계 및 문제점 하지만 1인 단독관청인 검사와는 달리 조사관은 심판원의 소속 직원으로 활동하며(법 제16조) 대법원에 소제기시 피고가 되는 중앙해심원장의 일반사무 지휘감독을 받게 된다(법 제19조). 즉 소추기관으로서의 검찰과 심판기관으로서의 법원이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는 형사소송과 달리 심판청구기관인 조사관과 재결기관인 심판관이 해심원장에 소속되어 있어 조직상의 차이가 존재하고 현실적 인사운영측면에서 볼 때도 심판관이 조사관보다 상급 즉 진급개념으로 보는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제18조 제1항에서는 ‘조사관은 그 사무에 관한 상사의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조직상의 차이를 감안하지 않고 검찰청법 제7조 제1항을 그대로 차용한 것으로 그 상사가 심판원장을 의미한다고 볼 여지가 많아 조사관의 소제기는 위 조항에 위배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아울러 검사의 객관의무는 국가권력으로부터 국민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서 등장한 검사제도의 설립배경을 무시할 수 없는데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없는 조사관에 공익의 대변자로서의 지위를 그 역할이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조직적 측면에서 해난심판조직을 운수성 외청으로 별도 독립시키고 조사기관으로서의 해난심판이사소를 심판기관에서 분리하여 조직한 일본과 다른 국내 현행법 규정하에서 해심원장 소속 기관으로서의 조사관에게 자기가 소속한 기관이 임의로 철회할 수 없는 최종 입장인 재결에 대하여 취소소송의 원고적격을 인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3. 대법원과 중앙해심원의 사실관계 인정의 상충 가. 해양안전심판 심리 중 의견 대립의 원인 본건의 쟁점은 지방해심원 및 중앙해심원 공히 이 사건 선박의 구상선수부가 걸린 곳이 상대선박의 어느 부분이냐에 집중되었다. 중앙해심원은 상대 선박은 사고 당시 구체적 어로행위를 하지 않은 채 닻 정박상태로 조정성능의 제약을 받는 정박선으로서 백색 정박등 1개만을 점등한 것은 적법한 행위이고, 사고는 이 사건 선박의 구상선수부가 만성호의 배리(윗그물줄)에 걸린 것이 아니라 배잡이줄에 걸려 발생한 것이므로 이 사고에 관한 한 어망의 위치표시를 위 한 등화 표시를 태만히 하여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사실관계를 전제로 하였다. 그리하여 이 사고는 이 사건 선박이 상대선박에 지나치게 접근하였던 것을 주원인으로, 상대선박의 경계소홀로 인한 충돌방지 협력조치 불이행을 보조적 원인으로 원인규명재결을 하였다. 하지만 이 사건 선박의 구상선수부가 배잡이 줄이 아닌 그물에 걸려 발생하였다면 그 결론은 위와 상반된 형태로 나오게 된다. 나. 법원의 관행에 따른 향후 혼란이 예상 민사상 불법행위 또는 형사상 범죄를 구성하는 경우의 해난사건이라도 그에 대한 재결이 법원을 구속할 수는 없다. 대법원도 선박충돌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사건에서 ‘해난사건에 있어서는 먼저 해난심판절차에 따라 그 발생원인과 책임의 소재를 확인한 후 일반법원은 이를 전제로 하여 그 책임자와 배상액만을 심판하는 것이라는 주장은 법률상 근거 없는 독자적 견해로 채용할 수 없다’ 라고 하여 재결의 구속력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대판1970. 9. 29. 70다212). 즉 법원은 재결에 의하여 인정된 사실을 증거로서 채용하지 않아도 되고 고의, 과실의 유무에 관하여는 독자적인 입장에서 새로운 사실인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해심원의 재결은 해난에 관한 권위자로 구성된 심판관에 의하여 소송절차에 유사한 신중한 절차에 따라 행하여 지고, 과실은 민사과실, 형사과실 및 행정과실이든 주의의무의 위반으로서 공통된 본질과 가지고 있어 민사사건 또는 형사사건에서 1995년 시프린스호 사건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고 원인에 대하여 해심원의 전문적인 의견을 사실상 존중하고 있고 이러한 실무상의 요청으로 1975년 해난심판법 개정시 현 해양사고 관련당사자가 2인 이상인 경우 그 원인의 제공정도를 밝힐 수 있게 하는 근거 규정(현행법 제4조 제2항)을 신설하기까지 하였다. 본건은 향후 해양사고 관련당사자들 사이의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가 진행될 것으로 판단되는 바, 해심원 재결상의 사고원인에 따라 과실비율을 산정하던 관행상 법원의 사실관계 인정에 있어 치열한 다툼 및 혼란이 예상된다.
200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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