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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내 봉사’ 징계의 범위와 한계
학생징계는 징계권자인 학교의 장의 교육적 재량행위이지만, 학생의 지위에 관한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사법적 통제의 필요성이 매우 큰 분야이다. 대상판결은 학생징계에서의 ‘징계법정주의’를 전제로 하면서 학생징계는 학교교육제도의 유지 및 학생에 대한 교육적 관점에서 정당화될 수 있으나, 법령이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은 징계내용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법리를 최초로 제시하였다. Ⅰ. 사실관계 1. 원고(중학교 재학생)는 2019. 10. 22. 7교시 수업 중 화장실을 간다고 하면서 당시 수업을 진행 중이던 교사의 허락을 받은 후 교실 밖으로 나왔다가, 같은 날 16:00경 재학중인 ○○중학교(학년 반 생략) 앞 복도에서 벽에 기대어 바닥에 앉아 휴대전화를 사용하여 카카오톡 메신저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다가 3학년 생활지도 담당 교사에게 적발되었다. 2. 생활지도 담당교사(이하 ‘해당 교사’)는 원고에게 휴대전화 제출을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생활지도 담당 교사를 쳐다보지도 아니하고 대답하지도 아니한 채 계속하여 휴대전화를 사용하였다. 이에 생활지도 담당 교사는 원고에게 ‘생활지도교사로서 지도를 하는 것이고, 지도를 듣지 아니하면 지시 불이행이 된다’라는 취지로 경고하면서 두 번 더 휴대전화를 제출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3. 해당 교사는 원고에게 학생부장교사를 데려오겠다고 한 후 학생부장교사를 데려왔고, 학생부장교사가 원고에게 사실 확인을 하는 중에도 원고는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대답하지 아니하였고, 해당 교사는 학생부장교사에게 사안을 설명하고 학생부장교사가 원고에게 ‘휴대전화를 제출하라’는 취지로 말하는 중에도 원고는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아니하면서 ‘이런 분이셨구나. 학생들이 선생님에 관하여 말을 많이 하는데’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4. 이에 피고(○○중학교장)는 2019. 11. 5. ‘수업 시간 중 핸드폰 휴대 및 사용, 교사 지시 불이행 및 지도 불응’을 이유로 원고에게 ○○중학교 학교생활 규정 제8조 제2항, 제3항, ○○중학교 학생생활협약 1. 제3항, 강원도교육청 교권침해사안 처리 규정 제4조 제4호에 따라 교내봉사 2시간(교내환경정화활동 1시간, 사과편지작성 1시간)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5. 참고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31조 제1항은 학생징계의 유형으로서 학교 내의 봉사(제1호), 사회봉사(제2호), 특별교육이수(제3호), 1회 10일 이내 및 연간 30일 이내의 출석정지(제4호), 퇴학처분(제5호)을 규정하고 있다. Ⅱ. 대상판결의 요지 초·중등교육법 및 그 근간이 되는 교육기본법에 따르면, 학교교육은 학생의 창의력 계발 및 인성 함양을 포함한 전인적 교육을 중시하여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서 학생의 기본적 인권이 존중되고 보호되어야 하며, 교원은 학생 개개인의 적성을 계발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고(교육기본법 제9조, 제12조, 제14조), 이러한 학교교육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법령과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징계할 수 있되, 그 징계는 학생의 인격이 존중되는 교육적인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구 초·중등교육법(2021. 3. 23. 법률 제179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1조 제2항]. 그렇다면 의무교육대상자인 초등학교·중학교 학생의 신분적 특성과 학교교육의 목적에 비추어 교육의 담당자인 교원의 학교교육에 관한 폭넓은 재량권을 존중하더라도, 법령상 명문의 규정이 없는 징계처분의 효력을 긍정함에 있어서는 그 처분 내용의 자발적 수용성, 교육적·인격적 측면의 유익성, 헌법적 가치와의 정합성 등을 종합하여 엄격히 해석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원심[서울고법 2022. 1. 26. 선고 (춘천)2020누706 판결]은 원고의 행위가 ‘학교 내의 봉사’를 명하는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학교 내의 봉사’에 ‘심성교육’이 포함된 이상 ‘사과편지작성’도 징계내용에 포함되므로,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Ⅲ. 대상판결에 대한 평석 1. 학생징계의 기본 방향과 법적 근거로서의 교육기본법과 초·중등교육법 대상판결은 학생징계의 직접적인 법적 근거로서의 초·중등교육법 제18조 제1항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교육제도와 그 운영에 관한 기본적 사항을 규정하는 교육기본법에서의 주요 규정을 학생징계의 기본 방향으로서 제시하면서 학생징계도 교육기본법의 기본취지와 이념에 부합하도록 하고 있다. 더 나아가 대상판결을 통하여 대법원이 학생징계도 교육기본법상 교육제도의 일환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대법원의 태도는 타당하다. 2. 학생징계에서의 광범위한 재량 대상판결은 학생징계권 행사에서의 광범위한 재량권을 인정하고 있는데, 이는 초·중등교육법 제18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학교의 장은 교육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법령과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징계할 수 있다.”는 규정에 근거하고 있다. 따라서 학생의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더라도, 징계권자가 그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할 것인지, 징계처분하면 어떠한 종류의 징계를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인 학교의 장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이러한 재량은 해당 법 규정에서 도출되는 학교의 장의 교육적 재량행위뿐만 아니라, 학교교육제도의 유지를 위한 교육영역에서의 전문 판단의 관점에서도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이다. 3. 학생징계의 한계 한편 대상판결은 학생징계에서의 폭넓은 재량을 인정하면서도 법령상 명문 규정이 없는 징계처분을 엄격히 금지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문언적·체계적 해석을 통하여 대상판결에서 불이익처분인 학생징계와 관련한 ○○중학교 학교생활규정 제19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학교 내의 봉사’에는 ‘사과편지작성’이 포함되는 것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그리고 더 나아가 ○○중학교 학교생활규정 제31조 제2항에서 ‘반성문 작성’이 포함되어 있으나, 이는 징계 외의 지도방법의 하나로 규정된 것이어서, 이를 근거로 명문의 규정이 없이도 ‘학교 내의 봉사’의 징계내용으로 ‘사과편지작성’이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도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즉 대상판결에서는 법령의 명시적 근거 없이 학생징계의 범위를 확대해석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Ⅳ. 대상판결의 의미 대법원은 대상판결에서 징계권자인 학교의 장의 징계에서의 광범위한 재량권을 인정하면서도 학생징계와 관련한 소위 ‘징계법정주의’를 채택함으로써 학생징계와 관련한 교육적 영역에서의 전문판단의 한계를 명확히 했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대상판결에서는 학생징계가 학교교육제도의 유지 및 학생에 대한 교육적 관점에서 정당화될 수 있으나, 법령이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은 징계내용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법리를 최초로 제시하였다. 학생에 대한 징계는 불이익처분이기 때문에 징계의 내용적 범위에 관한 유추해석이나 확장해석은 금지되어야 한다. 특히 이러한 해석으로 인하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의 향유 주체인 학생의 일반적 행동권이나 양심의 자유가 박탈되는 것을 경계하여야 한다는 점을 대상판결에서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학생징계는 학교의 장의 교육적 재량행위이지만, 학생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사항으로 학생의 지위에 관한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사법적 통제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 앞으로 대상판결을 통하여 학생징계의 내용적 한계에 관한 법적 논의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김봉철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교권
학생징계
학교
김봉철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
2024-01-21
절도죄의 상습범과 주거침입죄의 흡수관계
- 대법원 2015.10.15.선고 2015도8169판결 - 1. 사실관계 가. 범죄사실 (절도) ① 피고인은 2014. 5. 20. 14:00경 서울 은평구 불광동 롯데캐슬아파트 105동 1502호에서 그 곳 옷장방 액세서리 함에 놓여 있던 피해자 ○○○ 소유의 시가 2000만 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반지 1개를 꺼내 가지고 가 이를 절취하였다. ② 피고인은 2014. 6. 1. 18:00경에서 19:40경 사이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 201호(연희동, ○○○○○빌)에 피해자 심○○이 부재중 베란다 창문으로 침입하여 그 집 작은방까지 들어가 화장대에 들어있던 시가 780만원 상당의 까르띠에 시계 1개, 시가 340만원 상당의 쇼메 반지 1개, 70만원 상당의 팔찌 1개, 현금 10만원 등을 가지고 나와 합계 1200만원 상당의 재물을 절취하였다. 나. 범죄사실(주거침입) ① 피고인은 2014. 6. 3. 13:00~13:30경 서대문구 연희로25길 ○-○○, 301호(연희동)에 있는 피해자 길○○의 집에 재물을 훔치기 위해 화장실 창문을 통해 들어갔으나 마침 베이비시터인 정○○가 집안으로 들어와 발각되자 베란다를 통해 도망갔다.②피고인은 2014. 6. 7. 13:25경 서대문구 연희로27길 ○○, 402호(연희동,○○○○빌)에 있는 피해자 허○○의 집에 재물을 훔치기 위해 현관으로 침입했으나 마침 집안에 있던 허○○에게 발각되자 현관문을 통해 도망갔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주거에 침입하였다. 2. 1심의 판단 (주거침입 무죄) 검사는 범죄사실(주거침입) 1.) 2014. 6. 3. 범행과 2.) 2014. 6. 7. 범행에 관해 이를 주거침입죄로 기소했는데 1심 역시 절도죄의 미수로 보지 않고 주거침입으로 인정하고 '다른 상습절도 등 죄에 흡수되어 위 법조에 규정된 상습절도 등 죄의 1죄만을 구성하고 상습절도 등 죄와는 별개로 주거침입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라고 판단했다. 3. 원심의 판단 (주거침입 유죄) 원심은 1심과 달리 기소된 ②범죄사실(주거침입)인 주거침입범행에 대해 유죄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야간이 아닌 이 사건과 같이 주간에 주거에 침입할 경우 형법 제332조, 제329조는, 형법 제330조, 제331조 제1항과 달리 주거에 침입하는 행위에 대하여 어떠한 규정도 되어 있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상습절도죄와 주거침입죄는 별도로 성립하여 경합범관계에 있다고 볼 것이다." 또한 그 이유를 "결국 상습으로 단순절도를 범한 범인이 상습적인 절도범행의 수단으로 주거침입을 한 경우에 그 주거침입의 위법성에 대한 평가는 형법 제332조, 제329조의 구성요건적 평가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별개로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했다. 4. 대법원의 판단 (상고 기각) 1.)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형법 제330조에 규정된 야간주거침입절도죄 및 형법 제331조 제1항에 규정된 특수절도(야간손괴침입절도)죄를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주거침입은 절도죄의 구성요건이 아니므로 절도 범인이 그 범행수단으로 주거침입을 한 경우에 그 주거침입행위는 절도죄에 흡수되지 아니하고 별개로 주거침입죄를 구성하여 절도죄와는 실체적 경합의 관계에 서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1984. 12. 26. 선고 84도157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또 형법 제332조는 상습으로 단순절도(형법 제329조), 야간주거침입절도(형법 제330조)와 특수절도(형법 제331조) 및 자동차 등 불법사용(형법 제331조의2)의 죄를 범한 자는 그 죄에 정한 각 형의 2분의 1을 가중하여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규정은 주거침입을 구성요건으로 하지 않는 상습단순절도와 주거침입을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는 상습야간주거침입절도 또는 상습특수절도(야간손괴침입절도)에 대한 취급을 달리하여, 주거침입을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는 상습야간주거침입절도 또는 상습특수절도(야간손괴침입절도)를 더 무거운 법정형을 기준으로 가중처벌하고 있다. 따라서 상습으로 단순절도를 범한 범인이 상습적인 절도범행의 수단으로 주간(낮)에 주거침입을 한 경우에 그 주간 주거침입행위의 위법성에 대한 평가가 형법 제332조, 제329조의 구성요건적 평가에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2.) 대상판결에서 참조한 84도1573 전원합의체판결의【판결요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4 제1항에 규정된 상습절도 등 죄를 범한 범인이 그 범행의 수단으로 주거침입을 한 경우에 주거침입행위는 상습절도 등 죄에 흡수되어 위 법조에 규정된 상습절도 등 죄의 1죄만이 성립하고 별개로 주거침입죄를 구성하지 않으며, 또 위 상습절도 등 죄를 범한 범인이 그 범행 외에 상습적인 절도의 목적으로 주거침입을 하였다가 절도에 이르지 아니하고 주거침입에 그친 경우에도 그것이 절도 상습성의 발현이라고 보여 지는 이상 주거침입행위는 다른 상습절도 등 죄에 흡수되어 위 법조에 규정된 상습절도 등의 1죄만을 구성하고 이 상습절도 등 죄와 별개로 주거침입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5. 대상 판결에 대한 문제점 1.) 먼저 문제되는 것은 피고인이 '집에 재물을 훔치기 위해-침입했으나-발각되자 현관문을 통해 도망갔다' 라는 행위는 으레 절도죄의 미수범(형법 제342조)으로 처벌해야 할 것인데 어떻게 그 범행을 절도죄의 미수로 의율하지 아니하고 이에 관해 절도죄에 흡수되는 주거침입죄만 문제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도망가는 범인을 추격하면서 "도둑놈 잡아라!"라고는 하지만 "주거침입한 놈 잡아라!"라고하지는 않을 것이다. 2.) 다음으로 문제되는 것은 집에 재물을 훔치기 위해 침입하는 행위는 절도죄에 흡수되는 이른바 '흡수관계'로 절도죄 하나로만 처벌하고 주거침입은 별도의 죄로 처벌하지 않는다. '흡수관계'란 어떤 범죄구성요건을 적용하면, 그것이 다른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를 당연히 수반한다고 생각되는 까닭에 후자의 적용은 하지 않는 관계인 법조경합의 한 경우를 말한다. 예컨대 살인의 경우 상해와 의류손상 등이 있더라도 살인죄에 의하여 상해죄나 재물손괴죄는 흡수되는 관계와 같다. 형법 제330조(야간주거침입절도죄)의 법정형이 형법 제329조(절도)의 법정형 보다 높은 것은 주거침입을 그 죄의 구성요건으로 했기 때문은 아니라고 본다. 야간의 주거는 사람이 현존하는 곳이라고 보는 것이므로 물건을 훔치기 위해 야간에 그 곳에 침입하는 것은(이른바 밤손님) 위험성이 대단히 크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주거침입절도죄의 경우 야간의 주거침입은 가중처벌 하게 되는데 주간의 주거침입인 경우는 흡수된다며 처벌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할 것이 아니다. 3.) 또 문제되는 것은 '상습범'의 이해에 관한 문제이다. 상습범이란 일정한 행위를 상습적으로 행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를 말한다. 상습이란 반복된 행위에 의하여 얻어진 행위자의 습벽(習癖-버릇)으로 인하여 죄를 범하는 것을 말한다. 예건대 도벽(盜癖). 형법상의 누범은 전에 받은 형의 체험이 무시되어 책임이 커진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으나, 상습범은 동종의 범죄를 반복·실행하는 행위의 위험성에 착안한 개념이다. 즉 누범은 범죄 수를 바탕으로 하는 개념이고, 상습범은 범죄의 수보다도 행위의 상습적 버릇을 바탕으로 하는 개념이다. 그러므로 형법에서 '상습으로 절도죄를 범한 자'라고는 해도 '상습절도죄를 범한 자'라고는 하지는 않는다. 형법에 절도죄(형법 제329조) 외에 '상습절도죄'라는 죄목이나 따로 규정한 법정형은 없다. 따라서 주거침입절도에 있어서 주거침입은 절도죄에 흡수된다고 할 때 그 범행이 상습범인지의 여부에 따라 다르게 되는 것은 아니다. 6. 맺는 말 일반의 절도죄 보다 구성요건이 다른 야간주거침입절도죄는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그 법정형이 높은 것은 수긍되는 바이고, 일반의 절도죄 이거나 야간주거침입절도죄 이거나 간에 그것이 상습범인 경우 행위의 위험성 때문에 가중처벌 한다는 것도 이해되는 바이다. 그리고 주거침입절도죄는 흡수관계로 절도죄 하나로 처별 하는 것이므로, 그 주거침입이 야간이거나 주간이거나 간에, 그 범행이 상습범이거나 아니거나 간에, 또는 절도가 기수이거나 미주에 그치거나 간에, 절도범의 주거침입행위는 절도죄에 흡수된다는 것이 죄수론(罪數論)에서의 '흡수관계의 법리'라고 본다.
2015-11-12
스탠딩 법리의 부정
Ⅰ. 사안 D(S유흥주점의 영업실장), D2(S유흥주점의 업주)는 식품위생법(제44조, 제97조)위반혐의로 기소되었다. D는 2008. 1. 30. 22:25경 위 S유흥주점 4호실에서 위 업소 종업원인 O2로 하여금 손님으로 온 O와 함께 일명 티켓영업을 나가도록 한 후 그 대가(20만 원으로 추정)를 받은 혐의로, D2는 종업원인 D가 위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지 않도록 주의·감독의무를 다하지 못한 혐의였다. 괴산경찰서 생활안전계는'S유흥주점'에서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소속 경사 2명이 2008. 1. 30. 21:30경부터 같은 날 22:25경까지 위 유흥주점 앞에서 잠복근무를 하던 중, 같은 날 22:24경 위 유흥주점 입구에서 O(남, 손님)와 O2(여, S유흥주점의 종업원)가 같이 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미행하여 위 남녀(O, O2)가 위 주점에서 100미터 정도 거리에 있는 M여관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였다. 경사로부터 위와 같은 연락을 받고 출동한 경위 P등 4명의 경찰관은 여관 카운터에 있던 업주를 상대로 위 남녀가 몇 호실로 들어갔는지를 문의하며 협조를 요청하였고, 여관 업주는 예비열쇠를 이용하여 O, O2가 들어간 여관방의 문을 열어 주었다. 당시 O와 O2는 침대에 옷을 벗은 채로 약간 떨어져서 이불 속에 누워 있었다. 경찰관들은'성매매의 현행범으로 체포한다'는 점과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가 있음'을 고지하고(다만, P는 제1심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당시 본인이 미란다원칙을 고지하였는데, 진술거부권은 고지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위 둘을 서로 분리하여 상호간의 관계 및 여관에의 입실 경위 등을 구두로 조사하였다. O와 O2는 경찰관들의 위 질문에 '성행위를 한 사실은 없다'고 답하였다. 당시 O와 O2가 실제 성행위를 하고 있는 상태는 아니었고, 방 내부 및 화장실 등에서 성관계를 가졌음을 증명할 수 있는 화장지나 콘돔 등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관들은 위 둘을 성매매의 현행범으로 체포 하지 못하고(성매매 미수는 그 처벌규정이 없으므로, 성교행위에 나가지 않은 이상 성매매로는 처벌할 수 없다), 괴산경찰서 증평지구대로 임의동행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동행을 거부할 수도 있으나, 거부하더라도 강제로 연행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이에 대하여 경위 P는, O와 O2를 분리하여 조사할 당시 O와 O2는'성행위는 아직 안하였으나 2차를 나온 사실'은 인정하였기 때문에 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여 '거부하더라도 강제로 연행할 수 있다'고 고지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O와 O2는 증평지구대로 가서 각 자술서를 작성한 후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자술서에서 O는'양주 1병을 같이 먹고 여관에 들어가 누워서 서로 이야기 하던 중이었고, 대금은 45만 원을 결제하였으며, 그 내역 확인은 안 했으나 2차비가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기재하였다가, 참고인 조사를 받으면서는'성행위는 안하였고, 양주 2병을 마시고, 대금 45만 원을 결제하였으며, 아가씨를 데리고 나가는 비용이 얼마인지는 모르나 45만 원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하였다. 한편, O2는 일관하여 '양주 2병을 마시고 서로 맘에 들어 여관에 온 것일 뿐, 대가를 받고 여관에 온 것은 아니고, 성행위는 안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경찰은 술값과 테이블 봉사료 이외에 대가를 수수하였는지에 관하여 보완수사를 하였으나, 추가 증거를 더 이상 발견하지 못하였다. 검사는'양주를 1병만 시켰다'는 O 작성의 자술서와 경찰이 O를 상대로 작성한 참고인진술조서를 주된 증거로 삼아 공소를 제기하였다(공소사실에는'시간적 소요의 대가가 약 20만 원으로 추정된다'고 되어 있다. 이는 O가 계산한 45만 원 중 양주 1병 값 20만 원과 테이블 봉사료 5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그 대가로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O 작성의 자술서와 경찰이 O를 상대로 작성한 참고인진술조서의 증거능력 여부'가 주요쟁점이 되었다. 제1심과 항소심은 "이 사건 당시 경찰관들이 O와 O2를 임의동행 함에 앞서 '동행을 거부할 수도 있다'고 고지한 사실은 있으나, 그에 부가하여 '동행을 거부하더라도 강제로 연행할 수 있다'고 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O2가 화장실에 가자 여자 경찰관이 O2를 따라가 감시하기도 하였으므로, 사법경찰관이 O, O2를 수사관서까지 동행한 것은 적법요건이 갖추어지지 아니한 채 사법경찰관의 동행 요구를 거절할 수 없는 심리적 압박 아래 행하여진 사실상의 강제연행에 해당"하여 "위 각 증거들은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하였다. 검사가 상고하였다. Ⅱ. 쟁점 절차적 기본권을 침해(O)당하지 아니한 자(D, D2)에게도 위법수집증거는 배제되는가?(긍정) Ⅲ. 재판요지(상고기각)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은 '수사에 관하여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다. 다만, 강제처분은 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며,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임의수사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는바, 수사관이 수사과정에서 당사자의 동의를 받는 형식으로 피의자를 수사관서 등에 동행하는 것은, 상대방의 신체의 자유가 현실적으로 제한되어 실질적으로 체포와 유사한 상태에 놓이게 됨에도, 영장에 의하지 아니하고 그 밖에 강제성을 띤 동행을 억제할 방법도 없어서 제도적으로는 물론 현실적으로도 임의성이 보장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직 정식의 체포·구속단계 이전이라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헌법 및 형사소송법이 체포·구속된 피의자에게 부여하는 각종의 권리보장 장치가 제공되지 않는 등 형사소송법의 원리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므로, 수사관이 동행에 앞서 피의자에게 동행을 거부할 수 있음을 알려 주었거나 동행한 피의자가 언제든지 자유로이 동행과정에서 이탈 또는 동행장소로부터 퇴거할 수 있었음이 인정되는 등 오로지 피의자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하여 수사관서 등에의 동행이 이루어졌음이 객관적인 사정에 의하여 명백하게 입증된 경우에 한하여, 그 적법성이 인정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6. 7. 6. 선고 2005도6810 판결 참조). 또한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므로(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수사기관이 피고인이 아닌 자(O)를 상대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원칙적으로 피고인(D, D2)에 대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도682 판결,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8도8213 판결 참조). (중략) 비록 사법경찰관이 O와 O2를 동행할 당시에 물리력을 행사한 바가 없고, 이들이 명시적으로 거부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사법경찰관이 이들을 수사관서까지 동행한 것은 위에서 본 적법요건이 갖추어지지 아니한 채 사법경찰관의 동행 요구를 거절할 수 없는 심리적 압박 아래 행하여진 사실상의 강제연행, 즉 불법 체포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와 같은 불법 체포에 의한 유치 중에 O와 O2가 작성한 위 각 자술서와 사법경찰리가 작성한 O, O2에 대한 각 제1회 진술조서는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과 형사소송법 제200조의2, 제201조 등이 규정한 체포·구속에 관한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하여 수집된 증거로서 수사기관이 피고인이 아닌 자를 상대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도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의하여 그 증거능력이 부정되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 Ⅳ. 평석 1. 이 판결은 미국에서 인정되고 있는 스탠딩(standing) 법리를 명시적으로 거부하고 있어 주목되는 판결이다. 사안에서 문제되고 있는 사건은 D, D2의 식품위생법위반피고사건(이하 분석의 편의를 위하여 'D'만 문제삼겠다)이다. O, O2(이하 분석의 편의를 위하여 'O'만 문제삼겠다)는 피고인이 아니다. 피고인 D의 입장에서 볼 때 O는'피고인 아닌 자'이다. 스탠딩(standing) 법리란 '위법수집증거배제규칙은 절차적 기본권이 침해된 자에 대하여만 적용된다' 는 취지의 발상이다. 이 법리를 위 사안에 적용하여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이 된다. 사안에서 경찰의 O에 대한 임의동행이 실질적으로 강제연행이라면 이 강제연행으로 기본권침해를 받은 사람은 O이지 D가 아니다. 따라서 경찰이 O를 조사하여 채집한 진술증거는 O의 형사피고사건에서는 위법수집증거가 될 수 있지만, 스탠딩 법리를 인정하면 O의 형사피고사건과 무관한 D의 형사피고사건에서 O를 조사하여 채집한 진술증거는 위법수집증거가 아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여 D는 자신의 절차적 기본권을 침해당하지 아니하였으므로 경찰의 O에 대한 강제연행과 그 이후의 채증활동을 탄핵할 지위(standing)에 있지 아니하고 따라서 경찰이 O를 조사하여 채집한 증거는 D의 형사피고사건에서 위법수집증거가 아니라는 것이 스탠딩 법리의 요점이다. 대법원 1992.6.23. 선고 92도682 판결(이른바 한국형 미란다 판결)은 대법원의 '스탠딩 법리의 불채용' 입장이 간접적으로 표출된 판결인데 본 판결에서 그 취지가 다시 한 번 선명하게 재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2. 위법수집증거배제규칙을 창안해 낸 것은 미국연방대법원인데 1990년대 이후에 모습을 드러낸 한국대법원의 그것은 미국의 그것보다도 훨씬 그 포섭범위가 넓다. 피고인측의 동의가 있어도 증거능력을 배제하고, 사인의 불법수집증거도 경우에 따라 증거능력이 배제될 가능성이 있게 한 것이 그 예이다. 이제 그 목록에 스탠딩 법리의 불채용이라는 지침이 명시적으로 덧붙여진 것이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대법원이 주도하는 형사사법혁명이 현재진행형으로 지속되고 있음을 재확인할 수 있다. 양승태 신임 대법원장이 이끄는 대법원이 이 형사사법혁명을 지속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1-11-14
적법한 임의동행의 요건
I. 사실관계와 경과 경찰관들이 피고인을 절도혐의로 긴급체포할 의사로 피고인의 집 부근에서 약 10시간 동안 잠복근무를 한 끝에 새벽에 집으로 귀가하는 피고인을 발견하고 4명이 한꺼번에 차에서 내려 피고인에게 다가가 피고인을 둘러싼 형태로 경찰관들의 차가 주차되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이에 피고인이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공소외 타인의 진술 외의 보강증거가 없었기에 경찰관들은 피고인에게 임의동행을 요청하여 경찰서로 데리고 갔는데, 경찰관들은 피고인에게 동행 요구에 대해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을 사전 고지하지 않았다. 경찰관들은 피고인을 경찰서에 동행한 후 대질신문을 진행하였고 임의동행이 이루어진 6시간 상당이 경과한 후 피고인에게 범죄사실의 요지, 긴급체포의 이유, 변호인선임권 등을 고지하고 긴급체포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관리가 소홀한 틈을 이용하여 경찰서를 빠져나가 도주하였다. 원심인 춘천지방법원은 (1) 피고인에 대한 임의동행은 경찰관들의 심리적 압박 하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임의성을 결여하였으므로 그 실질은 체포에 해당하며, 당시 영장을 발부받지도 않은 채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선임권 등을 고지하는 등 긴급체포에 필요한 절차적 요건도 준수하지 않은 이상 위 강제연행은 불법체포에 해당한다, (2) 임의동행 이후 경찰서에서 이루어진 긴급체포도 형사소송법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기에 불법이다, (3) 따라서 피고인은 불법체포된 자로서 형법 제145조 제1항 소정의 ‘법률에 의하여 체포 또는 구금된 자’가 아니므로 도주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 라고 판시하였다(춘천지방법원 2005.8.26. 선고 2005노429 판결). 그리고 대법원은 평석대상판결에서 이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과정에 아무 잘못이 없음을 확인하면서, 임의동행의 적법성의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였다. II. 형사소송법과 경찰관집무집행법상 임의동행의 요건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은 ‘임의수사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는바, 수사관이 수사과정에서 당사자의 동의를 받는 형식으로 피의자를 수사관서 등에 동행할 수 있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200조 제1항에 의하여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에 대하여 임의적 출석을 요구하여 진술을 들을 수 있다. 한편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라 경찰관은 ‘거동불심자’에 대하여 정지시켜 질문할 수 있으며(제3조 제1항), 이 ‘거동불심자’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 “당해인에게 불리하거나 교통의 방해가 된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질문하기 위하여” 부근의 경찰관서로 동행을 요청할 수 있다(제3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200조 제1항의 피의자신문의 경우 피의자는 출석의무가 없고 진술거부권이 있다는 점에서 임의수사이며, 경찰관직무집행법상의 임의동행의 경우도 질문상대방이 그 의사에 반하여 답변을 강요당하지 않으며 동행요구를 언제든지 거절할 수 있으므로 임의수사임은 틀림없다(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7항).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에 의거한 임의동행도 강제수사라는 학계의 소수설이 있지만[신동운, 『형사소송법』 (제3판, 2006), 114면], 학계의 다수설은 이를 임의수사로 파악하고 그 과정을 실질적으로 심사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III. 사안분석 1. 임의동행과 체포의 구별기준와 적법한 임의동행의 요건 제시 대법원은 임의동행에서의 임의성은 동행의 시간과 장소, 동행의 방법과 동행거부의사의 유무, 동행이후의 조사방법과 퇴거의사의 유무 등을 종합하여 객관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1993.11.23. 선고 93다35155 판결). 대상판결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즉, 동행을 요구받은 “상대방의 신체의 자유가 현실적으로 제한되어 실질적으로 체포와 유사한 상태에 놓이게” 되었는가 여부이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경찰관 4명이 한꺼번에 차에서 내려 피고인에게 다가가 피의사실을 부인하는 피고인을 동행한 점, 경찰관들이 동행을 요구할 당시 피고인에게 그 요구를 거부할 수 있음을 말해주지 않은 점, 피고인이 경찰서에서 화장실에 갈 때도 경찰관 1명이 따라와 감시했다는 점 등을 주목하면서, “비록 사법경찰관이 피고인을 동행할 당시에 물리력을 행사한 바가 없고, 피고인이 명시적으로 거부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사법경찰관이 피고인을 수사관서까지 동행한 것은 위에서 본 적법요건이 갖추어지지 아니한 채 사법경찰관의 동행 요구를 거절할 수 없는 심리적 압박 아래 행하여진 사실상의 강제연행, 즉 불법 체포에 해당한다”라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대법원의 입장은, 합리적 인간이 생각하여 자신이 그 자리를 떠날 수 없겠구나 라고 믿는 상황이라면 이는 ‘정지’의 정도를 넘어서는 ‘체포’이며[U.S. v. Mendenhall, 446 U.S. 544 (1980)], ‘임의동행’된 시민의 행동의 자유가 “공식적인 체포의 정도로까지 제약되는 순간”[Berkemer v. McCarty, 468 U.S. 420 (1984)] 당해인은 체포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과 동일하다. 그리고 대법원은 임의동행이 적법할 수 있는 요건을 제시한다. 즉, “아직 정식의 체포ㆍ구속단계 이전이라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헌법 및 형사소송법이 체포ㆍ구속된 피의자에게 부여하는 각종의 권리보장 장치가 제공되지 않는 등 형사소송법의 원리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므로, 수사관이 동행에 앞서 피의자에게 동행을 거부할 수 있음을 알려 주었거나 동행한 피의자가 언제든지 자유로이 동행과정에서 이탈 또는 동행장소로부터 퇴거할 수 있었음이 인정되는 등 오로지 피의자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하여 수사관서 등에의 동행이 이루어졌음이 객관적인 사정에 의하여 명백하게 입증된 경우에 한하여, 그 적법성이 인정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2. 임의동행시 동행거부의 자유를 고지할 의무의 부활 그런데 여기서 대법원이 임의동행시 경찰관이 대상자에게 동행거부의 자유를 고지할 것을 임의동행의 임의성 판단에 있어 핵심적 기준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태우 정부 아래에서 1990년 10월 13일 이른바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된 이후 1991년 3월8일 경찰관직무집행법이 개정되면서, 임의동행시 동행거부의 자유와 동행 후 퇴거의 자유를 경찰관이 사전에 고지해야 하는 의무규정(제3조 4항 후단)이 삭제되고, 임의동행시의 시간적 제한을 3시간에서 6시간으로 연장된 바 있다(제3조 6항). 그러나 노상에서의 ‘정지’와는 달리 경찰관서로의 ‘동행’은 그것이 형식적으로는 피동행인의 동의에 기초하여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시민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침해의 가능성이 매우 높고 또한 동행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체포에 못지 않다. 피의자신문 전에 진술거부권이 의무적으로 고지되어야 하는 것과 동일한 맥락에서, 임의동행이 진정 임의적이 되려면 피동행자가 자신에게 동행을 거부할 자유가 있음을 알고서도 동행을 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1979년 ‘Dunaway v. New York 판결’[442 U.S. 200 (1979)]은 노상에서의 정지와는 달리 경찰관서로의 동행의 경우는 프라이버시에 대한 침해가 더욱 심각해지며, 설사 공식적으로 ‘체포’가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수정 헌법 제4조의 통제 하에 들어간다고 판시한 바 있다. 그런데 대법원은 대상판결을 통하여 임의동행시 동행거부의 자유를 고지할 의무를 부활시켰던 바, 헌법적 권리 보호를 위한 ‘사법적극주의’의 모범을 보였다고 평가한다. 3. 임의동행 이후의 긴급체포의 불법성 한편 대상판결은 사법경찰관이 임의동행 후 6시간 상당이 경과한 이후에 행해진 긴급체포의 경우 동행의 형식 아래 행해진 불법 체포에 기하여 사후적으로 취해진 것에 불과하므로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원심판결이 지적하였듯이, 피고인에 대한 불법한 임의동행 이후 6시간 상당이 경과하여서 비로소 범죄사실의 요지와 긴급체포의 이유 및 변호인선임권 등을 고지하면서 긴급체포의 절차를 밟은 것은 체포 당시에 준수하였어야 할 절차를 뒤늦게 밟는 형식을 취한 것에 불과하며, 그 임의동행의 위법의 정도는 사소한 절차상의 흠을 넘어 중대한 하자가 있고 그와 같은 위법성은 사후적으로 취해진 긴급체포에도 그대로 승계된다. 임의동행 자체가 불법할 경우 사법경찰관이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 6항의 요구를 고려하여 6시간을 초과하지 않은 채 긴급체포의 절차를 밟았다고 하여 그 긴급체포가 적법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긴급체포는 ① 피의자가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② 통상체포 보다 엄격한 사유, 도주 또는 증거인멸의 우려라는 구속사유가 있어야 하며, ③ 긴급을 요하여 지방법원판사의 체포영장을 받을 수 없을 것 등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제200조의 3 제1항). 그런데 이 사안에서 피고인은 임의동행의 형식으로 체포된 후 범행을 부인하고 있었는데 만약 당시의 사정만으로 긴급체포의 요건이 갖추어졌다면 사법경찰관은 바로 적법한 절차를 밟아 검사 또는 법원의 판단을 받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하지 않았다. 이후 검사는 절도혐의에 대한 보강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구속 수사지휘를 했고, 피고인은 수사기관의 조사에 순순히 응해왔다는 점 등을 고려하자면 임의동행 이후 이루어진 긴급체포가 형사소송법이 요구하는 적법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IV. 맺음말 민주화 이후에도 임의동행의 형식을 빌려 신병확보 기간을 늘리고 수사를 진행하는 실무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임의동행은 피의자의 동의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주장되지만, 수사기관의 동의 요청은 피의자를 사실상 강제하는 효과를 가진다. 대상판결은 임의동행의 적법성은 피의자의 형식적 동의 여부에 위해서가 아니라,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가 현실적으로 제한되었는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정식의 체포ㆍ구속단계 이전이라는 이유로 헌법 및 형사소송법이 체포ㆍ구속된 피의자에게 부여하는 권리가 약화되지 않도록 수사관이 동행에 앞서 피의자에게 동행을 거부할 수 있음을 알려 주거나 동행한 피의자가 언제든지 자유로이 동행과정에서 이탈 또는 동행장소로부터 퇴거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어야 함을 명백히 밝힌 획기적 판결이다.
2007-01-11
‘사회심리학적 분석의 법논증에의 응용’과 ‘피의자·피해자 認知的 법해석’
1. 문제의 제기 ‘육교의 계단 사이를 바람이 통하도록 하기 위하여 빈 공간으로 만들어 두었기 때문에 짧은 치마 입은 여성들이 육교를 이용하기 어렵다’는 사정이 알려지자 당국에서 육교의 계단 사이를 막는 작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이런 조치를 ‘性認知的(gender-sensitive) 조치’라고 한다. 육교를 건설하는 사람이 남성이면 남성의 입장에서 문제를 인식하기 때문에 여성이 이용자일 경우를 염두에 두지 아니하여 위와 같은 문제가 생긴다.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도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많은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소비자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생산자가 ‘소비자 인지적’ 태도를 유지하여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각도에서 종래의 사법제도, 특히 ‘형사사법제도’를 바라보면 ‘피의자·피해자 인지적 태도’(suspect and victim-sensitive)가 부족하고 지나치게 ‘법집행기관·재판기관 중심적 태도’(law enforcement and court-centered)에 기울어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긴급체포와 임의동행, 임의출석을 예로 들어 ‘수사기관 중심적 태도’와 ‘피의자 인지적 태도’를 비교 분석하여 보자. 수사기관(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요건이 구비된 피의자를 긴급체포하여 최장 48시간 동안 영장 없이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00조의3, 4). 이 48시간을 수사기관은 ‘매우 짧다’고 호소하며 그 기간을 늘리는 입법을 추진하거나 편법을 사용하여서라도 그 기간을 늘리려고 애를 쓴다. 사정이 이러하기 때문에 수사기관의 입장에서는 조사의 상대방이 자진하여 조사실에 출석하는 임의동행이나 임의출석을 활용하면 ‘체포’라는 물리력을 사용하지 아니하여 좋고 조사시간도 더 길게 확장할 수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피의자는 그 기간이 너무 길어 기간을 줄이거나 영장주의적 통제를 강화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임의동행이나 임의출석 요구에 응하는 피의자나 참고인은 그것이 ‘임의적’인 것이므로 자신이 그런 아량(수사기관의 요구에 응할 법적 의무가 없으므로 요구에 응하는 것은 아량이다)을 베풀면 수사기관도 그에 상응하는 아량을 베풀 것으로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결과적으로 ‘아량을 베푸는 시민에게 오히려 푸대접’이 돌아오는 경우, 예를 들어 수사기관의 임의동행이나 임의출석 요구에 응한 시민에게 요구에 응하지 아니한 것만 못한 대우가 돌아오는 받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아량을 베푸는 시민에게 푸대접’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판례를 내 놓아 주목된다. 하나는 외관상 임의동행처럼 보이지만 사회심리적 관점(실질적 기준)에서 불법체포로 간주한 판례이고 또 하나는 참고인으로 불러 놓고 출석하자마자 피의자로 긴급체포하는 수사기관의 ‘禁反言’적 행태를 불법체포로 간주한 판례이다. 2. 임의동행에 응한 피의자의 긴급체포의 적법성[대법원 2006.7.6. 선고 2005도6810 판결(공2006, 1572)] D는 2004년 9월 현금·수표 절도사건을 수사하던 사법경찰관(이하 ‘P1’으로 약칭함) 등과 함께 임의동행 형식으로 화천경찰서에 출석하였다. 6시간이 지난 후 P1은 D에게 긴급체포의 절차를 밟았다. D는 그 후 경찰이 입감서류를 작성하느라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D가 ‘긴급체포된 뒤 경찰의 허락 없이 경찰서를 빠져나간 행위’가 도주죄 혐의로 기소되었다. 제1심과 항소심이 D에게 무죄를 선고하자 검사가 상고하였다. D가 경찰서에 임의동행된 사정은 다음과 같다. P1 등이 D를 동행한 시각은 동틀 무렵인 새벽 06:00경이었고, 그 장소는 D의 집 앞이었으며, 그 동행방법은 4명의 경찰관들이 D의 집 부근에서 약 10시간 동안 잠복근무를 한 끝에 새벽에 집으로 귀가하는 D를 발견하고 4명이 한꺼번에 차에서 내려 D에게 다가가 피의사실을 부인하는 D가 동행된 것이다. 이 때 P1은 D에게 ‘동행 요구에 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고지하지 아니하였다. D가 경찰서에서 화장실에 갈 때 경찰관 1명이 따라와 감시한 점에 비추어 D가 경찰서에 도착한 이후의 상황은 D가 임의로 퇴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6시간이 지난 후 P1이 D에게 긴급체포의 절차를 밟은 것을 적법한 긴급체포로 볼 수 있는가 하는 점이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른다. 대법원은 임의동행을 “수사관이 수사과정에서 당사자의 동의를 받는 형식으로 피의자를 수사관서 등에 동행하는 것”으로 정의한 후 “수사관이 동행에 앞서 피의자에게 동행을 거부할 수 있음을 알려 주었거나 동행한 피의자가 언제든지 자유로이 동행과정에서 이탈 또는 동행장소 로부터 퇴거할 수 있었음이 인정되는 등 오로지 피의자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하여 수사관서 등에의 동행이 이루어졌음이 객관적인 사정에 의하여 명백하게 입증된 경우에 한하여, 그 적법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하여 P1이 D에게 긴급체포의 절차를 밟은 것을 불법체포로 간주하였다. 대법원은 그렇게 보아야 하는 논거를 “상대방의 신체의 자유가 현실적으로 제한되어 실질적으로 체포와 유사한 상태에 놓이게 됨에도, 영장에 의하지 아니하고 그 밖에 강제성을 띤 동행을 억제할 방법도 없어서 제도적으로는 물론 현실적으로도 임의성이 보장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직 정식의 체포ㆍ구속단계 이전이라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헌법 및 형사소송법이 체포ㆍ구속된 피의자에게 부여하는 각종의 권리보장 장치가 제공되지 않는 등 형사소송법의 원리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찾는다. 3. 임의출석 참고인의 긴급체포의 적법성[대법원 2006. 9.8. 선고 2006도148 판결(법률신문 3490호, 11면)] 변호사 D3은 위증교사, 위조증거사용죄 혐의로 기소되어 제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었다. 공판관여검사 P는 항소한 후 ‘보완수사를 한다’며 D3의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이던 D4에게 ‘참고인 조사차 검사실로 출석하라’고 요구하여 D4가 검사실에 출석하였다. P는 D3의 위증교사사건과 관련하여 “D4가 W에 대한 증인신문사항을 작성할 때 W가 허위증언 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 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W2(제1심 판결에서 그 진술의 신빙성이 배척되었다)와 D4를 대질조사하려고 W2를 소환한 상태에서 D4를 상대로 참고인조사를 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위증 및 위증 교사 혐의로 피의자신문조서를 받기 시작하였다. D4가 일어서서 검사실을 나가려 하자 P는 D4에게 “지금부터 긴급체포 하겠다”고 말하면서 D4의 퇴거를 제지하려 하였다. D3은 D4에게 ‘나가라’고 지시하면서 D4를 붙잡으려는 P를 몸으로 밀어 이를 제지하였다. 이 과정에서 P가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D3과 D4는 공무집행방해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상해)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 사안에서도 D4가 일어서서 검사실을 나가려 하자 P가 D4를 긴급체포한 것이 적법한가 하는 점이 중요한 쟁점 중의 하나로 떠오른다. 제1심과 항소심은 D3의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였고 D4에게는 무죄를 선고하였다. D3이 상고하였다. 대법원은 “D4는 참고인 조사를 받는 줄 알고 검찰청에 자진출석하였는데 예상과는 달리 갑자기 ‘피의자로 조사한다’고 하므로 임의수사에 의한 협조를 거부하면서 그에 대한 위증 및 위증교사의 혐의에 대하여 조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귀가를 요구한 것이므로 P가 D4를 긴급체포하려고 할 당시 D4가 위증 및 위증교사의 범행을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위 W2의 진술은 이미 하급심의 판결에서 그 신빙성이 배척되었으므로 위 W2의 진술만으로 D4가 위증 및 위증교사의 범행을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D4의 소환경위, 직업 및 혐의사실의 정도, D3의 위증교사죄에 대한 무죄선고, D3의 위증교사사건과 관련한 D4의 종전 진술 등에 비추어 보면 D4가 임의수사에 대한 협조를 거부하고 자신의 혐의사실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기 전에 퇴거를 요청하면서 검사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퇴거하였다고 하여 도망할 우려가 있다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검찰청에 자진출석한 D4를 체포하려고 한 행위를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4. 결 어 피의자(D)가 아량을 베풀어 임의동행 요구에 응하였더니 수사기관이 오히려 조사시간을 확장하는 계기로 활용하고, 임의동행을 중단하고 경찰서를 빠져 나오려고 하니 비로소 ‘긴급체포’한다고 통고하며 체포하는 수사기관은 매우 비신사적일 뿐만 아니라 자기중심적이다. 참고인 자격의 출석요구에 응하여 출석(D4)하였더니 출석하자마자 피의자로 조사하는 수사기관의 행위는 ‘禁反言’일 뿐만 아니라 자기중심적이다. 그렇다고 임의출석과 임의동행을 전적으로 불법화시킬 수도 없는 일이다. 종래 대법원은 “긴급체포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는 사후에 밝혀진 사정을 기초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체포 당시의 상황을 기초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에 관한 검사나 사법경찰관 등 수사주체의 판단에는 상당한 재량의 여지가 있다”고 판시[대법원 2002.6.11. 선고 2000도5701 판결; 대법원 2005.12.9. 선고 2005도7569 판결]하여 다소간 수사기관의 재량적 판단을 존중하는 쪽에 기울어졌었다. 그러나 긴급체포의 오·남용 위험성도 있어 대법원은 “긴급체포 당시의 상황으로 보아서도 그 요건의 충족 여부에 관한 검사나 사법경찰관의 판단이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 그 체포는 위법한 체포”(대법원 2002.6.11. 선고 2000도5701 판결)라는 단서를 남겨 두었었다. [대법원 2006. 9.8. 선고 2006도148 판결]사안은 ‘긴급체포 당시의 상황으로 보아서도 그 요건의 충족 여부에 관한 검사나 사법경찰관의 판단이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위법한 체포’ 사안의 또 하나의 전형을 보여준 셈이다. [대법원 2006.7.6. 선고 2005도6810 판결]과 [대법원 2006. 9.8. 선고 2006도148 판결]에서 주목되는 점은 ‘사회심리학적 분석’을 법논증에 응용한 점이다. “신체의 자유가 현실적으로 제한되어 실질적으로 체포와 유사한 상태에 놓이게 됨”에도 불구하고 임의동행·임의출석이라고 강변하는 수사기관의 태도는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다. 수사기관이나 재판기관이 ‘사회심리학적 분석’이나 ‘피의자 認知的 법해석’을 외면하고 자기중심적인 모습을 견지하면 시민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1992년의 ‘한국형 미란다 판결’(대법원 1992.6.23. 선고 92도682 판결)에서도 ‘사회심리학적 분석’(체포된 피의자는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어 진술거부권을 고지하도록 하여야 공정하다)이 잠재되어 있었다. 향후에도 ‘사회심리학적 분석’, ‘피의자·피해자 認知的 법해석’이 법논증에 활발히 응용되기를 기대한다. 그런 논증이 활발히 전개되어야 민중이 사법을 신뢰하게 된다.
200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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