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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항공운송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과 국제사법적 사고의 빈곤
Ⅰ. 사안의 개요 피고(중국국제항공공사)는 한국에도 영업소를 둔 중국 법인으로 이 사건 항공기의 운송인이고, 한국인인 망 A, 그 자녀들인 망 B와 C('망인들')는 출발지를 베이징, 도착지를 부산으로 하는 항공운송계약을 피고와 체결하고 항공기에 탑승했다. 항공기는 2002. 4.15. 베이징을 출발하여 김해공항에 착륙 시도 중, 항공기의 꼬리부분에서 부는 바람(배풍)의 강도가 커서 선회비행 시 활주로가 육안으로 보이지 않으면 즉시 이를 중단하고 고도를 높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만연히 선회비행을 계속하다가 김해공항 부근 돗대산 중턱에 부딪혀 추락했다. 망 A의 모이자 망 B와 C의 외조모인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망인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단독 상속인으로서 손해배상을 청구함과 동시에, 유족 고유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Ⅱ. 각급 법원의 판단 1. 1심판결 1심판결의 판단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은 한국 영토 내에서 발생한 사고에 관하여 항공여객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건이므로 국제사법(제32조)에 의하여 한국법이 적용된다. 또한 한국은 1967년 1월 '1929. 10.12. 국제항공운송에 있어서의 일부 규칙의 통일에 관한 협약('바르샤바협약')을 개정하기 위한 의정서'('헤이그의정서')에 가입했으므로 바르샤바협약은 헤이그의정서에 의하여 개정된 내용대로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고('개정협약'), 국제항공운송에 관한 법률관계에 대하여는 일반법인 민법에 대한 특별법으로 우선 적용되는데 중국도 바르샤바협약에 미가입한 채 헤이그의정서의 체약국이 되었고, 이 사건 항공운송계약은 헤이그의정서가 적용되는 국제항공운송이므로 이 사건에는 개정협약이 적용된다. 피고는 자신 및 그 고용인 또는 대리인들이 사고 발생을 방지하기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거나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는 점에 관하여 주장·입증이 없으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망인들과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는, 개정협약(제22조 제1항)에 따른 책임제한(승객당 250,000 프랑스 골드프랑)을 주장하나, 사고경위에 비추어 기장 등의 행위는 '무모하게 그리고 손해가 아마 발생할 것이라는 인식으로써 행하여진 것'이므로 책임제한규정을 원용할 권리가 없다(제25조). 2. 원심판결 원심판결도 한국법을 준거법으로 보았으나 개정협약은 언급하지 않았다. 3. 대법원판결 대법원판결은 준거법을 논의하지 않았다. 대법원판결은 항공기사고로 인한 불법행위의 경우 통상의 교통사고와 달리 위자료 산정에 있어 참작할 특수한 사정이 있음을 강조하고, 사실심 법원은 그 사정도 함께 참작하여 직권에 속하는 재량으로 위자료 액수를 정해야 하는데, 원심은 재량의 한계를 일탈했다는 이유로 원심판결 중 위자료에 관한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했다. 이는 원고의 청구를 불법행위로 성질결정하고 한국법을 준거법으로 본 것이다. 준거법이 중국법이면 위자료 산정도 중국법에 의하는데 중국 최고법원의 해석에 따르면 사망자 본인의 위자료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한다(서울고등법원 2009. 6.19. 선고 2006나30787 판결). Ⅲ. 연구 1. 문제의 제기 대상판결은 모두 한국법을 적용하여 위자료를 포함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했다. 이 결론은 정당화될 여지도 있지만 논거는 의문이다(논거가 없는 대법원판결 제외). 이하 ① 청구원인 ② 개정협약의 적용근거와 ③ 손해배상청구권자, 손해배상의 종류(위자료 등)와 범위의 준거법을 살펴본다. 2. 청구원인에 관한 논점 가. 청구원인 항공운송사고에서 피해자(또는 그 상속인)는 청구원인으로서 채무불이행책임과 불법행위책임을 선택적으로 주장할 수 있다. 다만 판결문상으로는 청구원인이 애매하다. 왜냐하면 1심판결과 원심판결은 "이 사건은 … 항공여객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고 있는 사건"이라고 판시하고, 나아가 "… 피고는 위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 망인들 및 원고가 입은 손해를 …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하였으며, 원심판결은 결론에서 '불법행위일'이라고 판시했기 때문이다. 다만 1심판결과 원심판결이 불법행위의 연결원칙을 정한 국제사법 제32조만을 언급하므로 불법행위책임을 다룬 것으로 보이고, '항공기사고로 인한 불법행위의 경우'라는 설시를 보면 대법원판결도 같다. 계약관계가 없는 원고가 유족 고유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근거는 불법행위책임이다. 나. 청구원인과 준거법 국제사법상 청구원인은 준거법 결정 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불법행위의 준거법은 국제사법 제32조에 의해, 계약의 준거법은 제25조에 의해 결정된다. 양자의 준거법이 다르면 청구권경합 여부의 판단이 어렵다. 1심판결과 원심판결이 채무불이행책임에도 제32조가 적용되는 듯이 설시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다만 어느 책임을 묻든 이는 개정협약이 정한 조건 및 제한 하에서만 허용되므로(제24조 제1항. 대법원 1986. 7.22. 선고 82다카1372 판결), 준거법 결정의 실익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개정협약이 손해배상책임의 모든 측면을 규율하는 것은 아니고, 아래에서 보듯이 승객의 사망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자와 그 권리의 내용을 규율하지 않으므로 그의 준거법 결정은 실익이 있는데 이는 계약책임인가 불법행위책임인가에 따라 다르다(개정협약 제17조는 독자적 청구기초를 창설한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3. 개정협약 적용의 근거 조약의 적용범위를 정한 규정은 조약의 적용범위를 정함과 동시에, 법정지 국제사법에 대한 특칙이다. 그 한도 내에서는 조약이 국제사법에 우선한다. 즉 어떤 항공운송계약이 개정협약이 규율하는 국제항공운송계약에 해당되면 우리 국제사법의 연결원칙에 우선하여 개정협약이 적용된다. 이 사건에 개정협약이 적용되는 것은 그 요건이 구비되기 때문이지 불법행위(또는 계약)의 준거법이 한국법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런데 1심판결(원심판결과 대법원판결은 아님)은 준거법이 한국법이라고 본 뒤 이어서 개정협약이 적용된다고 판단했는데, 이는 혹시 준거법이 한국법이면 한국이 가입한 조약이 적용되고, 준거법이 외국법이면 그 외국이 가입한 조약이 적용된다고 본 것인가라는 의문이 든다(이 사건에서 한중 모두 개정협약의 당사국이므로 실익은 없다). 왜냐하면 과거 개정협약에 가입한 한국과 바르샤바협약에 가입한 미국 간 국제항공운송에 개정협약을 적용한 대법원 판례(위 대법원 82다카1372 판결 등)의 이론적 근거로서 그런 견해가 있었던 탓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이다. 한국법이 준거법인 경우 한국이 가입한 조약이 국내법에 대한 특별법으로서 적용되자면 그것이 조약의 적용범위에 속할 것이 전제되기 때문이다(다만 이는 1999년 3월 미국에서 몬트리올 추가의정서(No. 4)의 발효로 해소되었다). 4. 항공운송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자, 손해배상의 종류와 범위 국제사법(제32조)상 불법행위의 준거법은 불법행위의 요건과 효과를 규율한다. 그에는 불법행위능력, 위법성, 인과관계, 귀책사유, 손해배상청구권자, 청구권의 양도가능성과 상속가능성, 손해배상의 방법, 종류, 범위, 금액과 금지청구권 등이 포함된다. 가. 개정협약의 규정 바르샤바협약은(개정협약도) 국제항공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의 모든 측면을 규율하지는 않는다(제21조, 제22조 제1항, 제25조과 제28조 제2항은 법정지법에 의할 사항을 명시한다). 다만 제24조 제2항의 해석은 논란이 있다. 왜냐하면 "제18조 및 제19조에 정하여진 경우에는, 책임에 관한 소는 명의의 여하를 불문하고 본 협약에 정하여진 조건 및 제한 하에서만 제기할 수 있고"(제24조 제1항), "전항의 규정은 제17조에 정하여진 경우에도 적용된다. 다만 소를 제기하는 권리를 가진 자의 결정 및 이러한 자가 각자 가지는 권리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제2항) 때문이다. 즉 바르샤바협약은(개정협약도) 승객의 사망 또는 신체상해로 인한 손해에서 손해배상청구권자와 손해배상의 종류, 범위 등을 규율하지 않는데, 이는 항공사에 대해 누가, 어떤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지는지는 규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규정한 이유는 1929년 당시 많은 국가에서, 특히 영미법계국가에서 승객 사망 시 손해배상규칙이 발전하지 못했고 있더라도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나. 개정협약상 손해배상청구권자, 손해배상의 종류와 범위의 준거법 따라서 개정협약상 승객의 사망 또는 신체상해를 이유로 불법행위에 기한 청구를 하는 경우 위 사항들(이 사건에서 망인들과 원고의 손해배상의 종류와 범위)의 준거법이 문제된다. 그것이 법정지법에 의한다는 점은 널리 승인되나 법정지법이 국제사법인지 실질법(민법 등)인지는 세계적으로 논란이 있다. ①설(법정지 국제사법설): 이는 법정지 국제사법을 적용하여, 협약이 없었더라면 적용되었을 준거법에 의한다. 법정지가 한국이면 불법행위의 연결원칙을 정한 국제사법(제32조)에 의한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지도적인 Zicherman v. Korean Air Lines 사건 판결(516 U.S. 217, 229 (1996))은 이를 명시했고 동경지재 1997. 7.16. 판결도 같다(양자는 결국 자국법을 적용했다). 양자는 1983. 9.1. 자행된 구 소련의 야만적인 KAL 007기 격추에 기초한 사건이었다. 그 논거는 개정협약은 일부규칙만의 통일을 의도하는 점과, 손해배상청구권자와 그 권리의 내용은 실무상 중요하므로 ②설을 취할 의도라면 제24조 제2항에서 그를 명시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는 점이다. ②설을 따르면 법정지와 사건 간의 관련성이 희박할 수 있고 법정지쇼핑을 조장한다고 비판한다. ②설(법정지 실질법설): ②설의 논거는, 국제항공운송계약에 대해 국제사법에 의해 결정된 준거법을 적용하는 데 따른 법적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국제적 통일규범을 제정하려는 바르샤바협약의 근본목적에 있다(Mankiewicz). 이는 제24조 제2항이 손해배상청구권자와 그 권리의 내용을 묵시적으로 법정지법에 회부했다고 본다(독일은 바르샤바협약시행법률(DGWB) 제1조에서 독일 항공운송법을 적용하도록 입법적으로 해결했고 영국도 같다). 이는 법적용이 쉽고, 동일 법정지에 제소된 사건에 동일한 실질법을 적용하는 장점이 있다. 별 논의는 없지만 한국에도 ②설이 있고(김두환, 김종복), 1989년 리비아 트리폴리공항 부근 KAL기 추락사고에서 서울민사지법 1993. 1. 15. 선고 91가합55778 판결도 ②설을 취한 것 같다. 생각건대 개정협약의 취지상 ②설이 옳아야겠지만 문언상 ①설이 설득력이 있다. 더욱이 개정협약이 연결원칙을 두지 않으면 일반원칙에 의해야 한다. 문제는 ①설의 경우 망인들(원고는 아님)의 손해배상청구를 계약책임에 종속적으로 연결할지(국제사법 제32조 제3항) 여부이다. 특정국가의 법이 운송계약의 준거법이면 종속적 연결을 하겠지만, 계약이 분열되어 일부는 특정국가의 법에, 다른 일부는 조약에 따를 경우 긍정설(①-1)과 부정설(①-2)이 가능하다. ①설의 경우 준거법이 외국법이면 반정(renvoi)이 문제되나 종속적 연결 시 이는 배제된다. 이 사건에서 당사자들이 준거법을 다투지 않았다면 준거법의 사후적 합의(국제사법 제33조)를 인정할 수도 있다. 입법론으로는 독일식 해결을 고려할 수 있다. 한편 피해자가 계약책임을 묻는다면 손해배상청구권자와 그 권리의 내용은 계약의 준거법에 의한다. 2007년 12월 한국에서 발효된 1999년 몬트리올협약(제29조)은 개정협약(제24조)을 수정하여 계약책임과 불법행위책임에 몬트리올협약이 적용되고 제24조 제2항의 예외가 수화물 및 화물손해에도 적용됨을 명시하고, 징벌배상을 배제하나(개정협약상 징벌배상을 배제하는 견해가 유력하다), 위 쟁점은 몬트리올협약에서도 여전히 문제된다. 어느 견해든 법정지가 중요하므로 국제재판관할을 정한 개정협약(제28조 제1항)을 주목해야 하는데 몬트리올협약(제33조)은 제5관할을 추가했다. 다. 대상판결의 태도 대상판결은 모두 한국법을 적용하였으므로 결론은 ②설과 같다. 하지만 대상판결(대법원판결 제외)은 불법행위지법으로서 한국법을 적용했으므로 ②설은 아니고, 오히려 우리 국제사법을 적용한 점에서 ①설처럼 보이나 종속적 연결을 외면한 점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 대상판결의 결론은 ①설을 따르면서 국제조약이 적용되는 사안에서 종속적 연결을 배척하고 행위지법원칙을 적용한 것(①-2)과 같지만 대상판결이 이런 논리에 입각한 것 같지는 않다. 어쨌든 이런 태도는 위 서울민사지법 1993년 판결과는 다르다. 만일 종속적 연결을 긍정하면(①-1) 운송계약의 준거법과 불법행위의 준거법도 중국법일 수도 있다. 5. 맺음말 1심판결은 불법행위의 준거법을 한국법으로 본 뒤 개정협약을 적용했고, 대상판결은 모두 제24조 제2항을 외면했다. 그러나 개정협약을 적용한 뒤, 제24조 제2항의 해석상 손해배상청구권자, 손해배상의 종류와 범위에 대해 불법행위지법(아니면 법정지 실질법)인 한국법을 적용하되, 전자라면 종속적 연결을 검토했어야 한다(계약책임을 물었다면 그 준거법에 따랐어야 한다). 제24조 제2항의 의미는 우리 법원이 벌써 정리했어야 마땅한 쟁점이다. 1983년 KAL 007기 사건을 계기로 미국의 지도적 판결과 일본의 하급심판결이 나왔는데 정작 한국에서는 하급심판결(서울고등법원 1998. 8. 27. 선고 96나37321 판결 등)은 있었지만 위 쟁점은 무시되었다. 이는 우리 법률가의 국제조약에 대한 이해 부족과 국제사법적 사고의 빈곤에 기인한다. 우리 항공사들은 세계 유수의 항공사로 성장했건만 우리 법률가는 대부분 여전히 국내법에 매몰되어 있으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우리 모두가 반성할 일이다.
201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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