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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해설] 보험사의 교통사고 증거수집과 위법성의 문제
- 대구고등법원 2016나22753, 22760 판결 - 1. 사실관계 및 피고의 주장 보험회사인 원고는 2007년 피고 측과 피보험자가 상해로 골절, 장해 등을 입었을 경우 진단비, 장해보험금 등을 지급하기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2011. 9. 17.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경추골절, 뇌내출혈 등의 상해를 입었고, 원고는 2012. 3. 30. 피고의 장해지급률을 30%로 산정해 그에 따른 장해보험금 3,000만원을 지급하였다. 피고 측에서 위 장해지급률에 이견을 보이자, 원고는 2013. 2. 4.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아니한다면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러자 피고는 2013. 6. 5. 원고를 상대로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고, 후유장애 지급률 산정을 위한 신체감정신청을 하였다. 위 사건에서 처음 신체감정기관으로 지정된 곳은 A병원이다. 그런데, 보험회사인 원고는 소속 직원을 통해 피고를 몇 시간 동안 몰래 미행하며 피고가 실제 생활하는 모습을 촬영한 21분 영상자료를 확보한 뒤 이를 원심법원에 감정 참고자료로 제출하였다. 원심법원은 A병원에 감정보완을 촉탁하였는바, 위 영상자료를 본 A병원은 피고의 후유장해 지급률을 45%로 산정하였다. 한편, 피고는 재차 신체감정을 신청하였는바, 새로 신체감정기관으로 지정된 B병원에서는 위 영상자료가 실제 생활 중 일부만 취사선택하여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이를 참고하지 않은 채 피고의 입원상태 하의 병동생활을 관찰하여 후유장애지급률을 115%로 산정하였다. 이로써, 두 병원의 신체감정서 상 후유장해 지급률은 2.5배 이상 차이가 나게 되었다. 2. 원심판결 및 대상판결의 요지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보험회사인 원고 측이 피고의 일상생활을 몰래 촬영함으로써 피고의 초상권 및 인격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고, A병원의 신체감정결과는 위 불법촬영의 결과로 나온 영상자료에 기초한 것이므로, 후유장애 지급률은 위 영상자료를 참고하지 않은 B병원의 신체감정결과에 따라 115%로 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나. 원심판결 및 대상판결의 요지 그러나, 원심판결 및 대상판결 모두 다음과 같은 이유로 A병원의 신체감정결과를 따랐고, 피고의 후유장애지급률을 45%로 인정하였다. 첫째, 민사소송의 증거확보를 위해 초상권 및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는 위법하지 않다는 2006년 대법원 판례(2006. 10. 13. 선고 2004다16280 판결)가 존재하고, 현행 민사소송법이 자유심증주의를 채택한 이상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를 증거자료로 채택할지 여부는 법원의 재량사항이다. 둘째, 본건 사건에는 공익(보험가입자들의 공동이익, 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 사익(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보다 우선하고, A병원의 신체감정결과는 환자인 원고의 자연스럽고 다양한 일상생활 모습을 촬영한 영상자료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오히려 장해상태를 평가하기 충분한 증거자료이다. 그 결과, 원심판결과 대상판결은 피고의 후유장해 지급률을 A병원의 감정결과와 같은 45%로 산정하고, 약관상의 계산식에 따라 장해보험금을 4,500만원으로 계산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이미 피고에게 3,000만원의 장해보험금을 지급한 바 있으므로, 판결은 피고에게 1,5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라는 내용으로 선고되었다. 위 판결은 원·피고 모두 상고하지 않아 확정되었다. 3. 판례해설 대상판결이 인용한 2006년 대법원 판례(2006. 10. 13. 선고 2004다16280 판결)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원고 가족이 피고 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자, 피고 법인의 직원들이 원고 가족의 후유장해 정도에 대한 증거자료를 수집할 목적으로 약 8일간 원고 가족들을 미행하며 집, 직장, 학교 등의 장소에서 사진을 촬영해 법원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위 사진을 참고한 후유장해 재감정결과는 기존 신체감정결과의 내용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그러자, 원고 가족들은 피고 법인 및 그 직원들을 상대로 초상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침해당했다면서 별도의 위자료청구소송을 제기한 사안이다. 위 사례에서 대법원은 무단 촬영행위 자체는 개인의 초상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불법행위임을 인정하되, 위 침해가 위법한지 여부는 상충되는 두 개의 이익, 즉 침해행위를 통해 달성하려는 이익(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함으로써 손해배상책임을 면하여 얻는 재산상 이익, 허위 또는 과장된 청구를 밝혀내어야 할 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라는 이익, 부당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함으로써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는 보험가입자들의 공동이익 등)과 침해된 이익(개인의 초상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이익형량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이익형량과정에서는 침해행위의 영역에 속하는 고려요소인 침해행위로 달성하려는 이익의 내용 및 그 중대성, 침해행위의 필요성과 효과성, 침해행위의 보충성과 긴급성, 침해방법의 상당성 등과 피해이익의 영역에 속하는 고려요소인 피해이익의 내용과 중대성 및 침해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는 피해의 정도, 피해이익의 보호가치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상판결은 위 대법원 판결에서 밝힌 법리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위법성의 존부에 대하여는 대법원과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다. 2006년 대법원 판례와 대상판결이 밝힌 논거를 [표]로 간략히 정리·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2006년 대법원 판례 대상판결 [법익내용의 비교] 보험가입자의 공동이익 및 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라는 이익이 원고들의 인격적 이익보다 우월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법익내용의 비교] 교통사고 피해자들은 다액의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 장해상태를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 피고가 신체의 장해부위를 움직이는 모습은 원고의 정당한 관심사이고, 원고는 공정한 재판을 받기 위해 증거수집의 일환으로 피고의 신체 움직임을 촬영했다. [피해법익의 중대성] 원고들의 피해영역에는 일반적으로 공개가 허용된 테두리 영역뿐만 아니라 중간영역까지 포함되어 있다. [피해법익의 중대성] 피고의 피해영역은 일반적으로 공개가 허용된 테두리 영역이므로 사생활 보호의 필요성이 비교적 낮다. [피해의 정도] 미행·감시당함으로써 일상생활이 타인에게 노출되는 것은 피해정도가 적다고 할 수 없다. [피해의 정도] 원고는 오로지 피고의 신체움직임을 촬영하기 위한 목적에서 촬영하였을 뿐, 다른 사적인 생활관계를 탐지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침해행위의 필요성, 효과성] 1차 신체감정 및 사진제출 후 재감정의 결과가 대체로 일치하고, 피고가 주장하는 요추부 기왕증은 사진촬영으로는 밝힐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침해행위의 필요성, 효과성] 영상자료를 반영한 감정결과상 후유장애와 영상자료를 반영하지 않은 감정결과상 후유장애의 차이가 현저하였다. [피해이익의 보호가치] 원고가 주장한 장해정도가 허위나 과장이라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피해이익의 보호가치] 영상자료를 반영한 감정결과상 후유장애와 영상자료를 반영하지 않은 감정결과상 후유장애의 차이가 현저하여, 피고가 주장한 장해정도가 허위 또는 과장이라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 [침해행위의 보충성, 긴급성] 감정과정이나 감정결과의 잘못이나 의문을 소송절차 내에서 해결하지 않은 채 원고의 법영역을 무단 침범했고, 사진촬영에 긴급한 사정이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침해행위의 보충성, 긴급성] 원고로서는 영상촬영 외에는 감정결과를 탄핵할 객관적인 증거자료를 취득할만한 방법이 없고, 원고의 영상자료 수집행위는 증거 수집을 위해 필요하고 부득이한 일이었다. [침해행위의 상당성] 8일이라는 상당한 기간 동안 미행 또는 차량으로 추적하며 사진을 찍어 원고의 사생활을 침해한 것은 그 방법에 있어 합리적이지 않다. [침해행위의 상당성] 원고의 직원이 피고를 촬영한 시간은 단 하루, 그 중에서도 21분 정도에 불과하여 침해방법의 상당성을 초과하지 아니하였다. 2006년 대법원 판례와 비교해 볼 때, 대상판결은 보험사고의 과장 등 보험금의 부정취득을 매우 엄격히 다루는 최근 판례 경향이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만약 무단촬영이 여러 날에 걸쳐 긴 시간동안 이루어졌다거나, 영상자료를 반영한 A병원의 신체감정보완촉탁결과와 B병원의 신체감정결과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면 위법성 판단은 달리 나왔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2006년 대법원 판례에서 위법성 판단은 소송의 주된 쟁점인 반면, 대상판결에서의 위법성 판단은 보험회사가 몰래 찍은 영상자료가 위법하게 수집되어 증거능력이 부정되어야 하느냐는 지엽적 쟁점이고, 자유심증주의를 채택한 현행 민사소송법 하에서는 설령 위법하다는 판단이 내려진들 결론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였다는 차이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상 판결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하나의 사건에서 위법성 여부가 판결의 결론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과 향후 보험시장에서 보험회사가 가입자들에 대하여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는 완전히 다른 문제이므로, 대상 판결이 향후 보험시장에 중대 파장을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가령 대상판결의 원고였던 보험회사나 위 사건을 알고있는 다른 보험회사는 대상판결을 통해 ‘우리가 피보험자의 사생활에 대하여 어느 수준까지 침해해도 위법이 아닌가’라는 판단지표를 얻게 되었으니, 앞으로 보험금에 대하여 이견이 있으면 일단 채무부존재확인소송부터 제기한 후 피보험자를 미행해 영상자료를 확보하자는 내부정책을 세울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 경우, 만약 보험회사 심사팀에서 충분한 영상자료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상판결처럼 하루 이틀이 아니라 아주 오랜 시간동안 피보험자들에 대한 증거자료를 확보하려고 시도하고 개인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광범위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어차피 보험회사는 오랜 기간 수집한 영상자료 중에 결정적 순간?이 사건처럼 21분-만을 추출하여 소송자료로 제출할 것이고, 법관이 상당성을 초과한 침해방법을 가려낼 방법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특히, 검경 수사관들의 오랜 염원사항으로 현재 제20대 국회에 발의되어 계류 중인 공익탐정법안이 의결될 경우, 보험회사는 공인탐정을 통한 합법을 내세워 보험가입자들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요컨대, 보험회사가 증거수집을 위해 피보험자를 몰래 촬영한 것이 위법한지 여부는 본건 사건의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다. 그러나, 거시적 사회경제적 관점에 치우쳐 보험계약자들의 공동이익의 중요성을 설파한 대상판결은 헌법 제17조에서 선언하고 있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경시하고 보험회사에게 면죄부를 주었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하겠다.
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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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장애
윤동욱 법률사무소 서희 변호사
2017-06-01
금융·보험
행정사건
판례해설 - 서울고등법원 “복수개설금지 규정 위반 의료기관도 요양급여비용 받을 여지 있어”
- 서울고등법원 2016. 9. 23. 선고 2014누69442 판결 - 이 사건은 의료법상의 의료기관 복수개설 금지 규정에 위반되어 설립된 네트워크병원 모지점(이 사건 병원)의 원장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자신이 개설자로 되어 있던 기간에 대하여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이 사건 처분)을 받자, 이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한 사건이다. 원심인 서울행정법원(2014구합11526)은 이 사건 병원은 의료법상 중복개설금지 규정에 위반하여 개설·운영된 의료기관이며, 한편 국민건강보험법(건보법)상의 요양급여비용 청구가 가능한 '요양기관'은 의료법에 따라 적법하게 개설된 의료기관으로 보아야 하는데, 이 사건 병원은 위법하게 개설된 의료기관으로서 위 요양기관에 해당할 수 없으므로, 결국 위 병원에서 시행한 요양급여에 대한 비용은 '환수'처분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위 환수처분은 민사상 부당이득반환과 성질을 달리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원심과 달리 서울고등법원(2014누69442)은 건보법상의 요양급여비용 청구가 가능한 '요양기관'은 의료법에 따라 유효하게 개설된 의료기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이에 의료기관이 받은 개설허가에 일부 위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당연 무효가 아닌 한(처분의 공정력) 해당 의료기관은 건보법상의 요양기관에 해당한다고 보아, 요양기관의 개설과 관련하여 반사회성이 크지 않은 위법이 있었으나 유효한 진료행위가 실제 있었던 경우의 요양급여비용 청구까지 건보법상 환수사유인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해당 요양기관에서 시행한 요양급여에 대한 비용은 '환수'처분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동 법원은 건보법상의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은 부당이득반환의 특칙에 해당하는바 법률상 원인이 없을 것이라는 요건이 요구되며, 국민건강보험제도하의 요양급여 제공은 진료계약이라는 사법관계와 요양기관이 보험자에 대하여 의무를 부담하는 공법관계가 양립하고 있는바, 만일 요양기관이 요양급여비용을 징수당하더라도 피보험자인 환자와의 진료계약은 유효하므로 진료보수를 청구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까지 보험자가 반환을 구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관계의 3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 분쟁을 양산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판시하였다. 이른바 네트워크 병원, 사무장 병원 등 의료법을 위반하여 개설·운영된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요양급여를 행한 경우 또는 의료법을 위반한 건강보험요양급여를 행위가 있는 경우에 공단부담금(및 환자본인부담금)이 환수처분의 대상이 되는지, 공단이 환자에게 환자본인부담금을 돌려주는 방법은 어떠한지, 의료기관이 환자본인부담금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는지 등이 문제되어 왔다. 이와 관련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현재까지 대체로 이 사건 원심과 같은 취지에서 의료법을 위반하여 이루어진 요양급여 비용은 환수처분의 대상이 된다는 전제에서 처분을 해 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항소심 판결은 "의료법위반의 행위가 국민건강보험법상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의료법 위반행위가 반사회적이거나 그에 준할 정도로 보호가치가 없는 행위로 국민건강보험법상의 보험체계를 교란시키는 정도에 해당하여야 할 것이다."와 같이 판시함으로써 위와 같은 일률적인 환수처분에 제한을 가하고 있다. 생각건대 국민건강보험법이 채택하고 있는 당연요양기관지정제의 취지, 국민건강보험법 및 의료법의 목정, 제재방식의 차이, 반사회성이 크지 않은 의료법 위법이 있었으나 유효한 진료행위가 실제 있었던 경우에 까지 공단이 환자본인부담금 부분을 환수하는 경우 국민건강보험관계의 3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가 복잡하고 분쟁을 양산하게 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의료법 위반의 요양급여 행위 중 환수처분의 대상을 구분하여 판단하는 태도가 법적안정성의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판단되며, 다만 그 위반행위의 반사회성의 정도 판단을 위한 기준은 보다 구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2016. 10. 20. 상고를 제기한바, 대법원의 최종적인 판단을 기다려 보아야 하겠다.
요양급여
건강보험급여
네트워크병원
2016-10-24
금융·보험
산재·연금
판례해설 - 태아에 대한 산재보험의 적용
1. 사실관계 원고들은 A의료원 소속 간호사들로, 2009년에 아이를 임신하고 2010년에 출산하였다. 그런데 2009년 임신한 소속 간호사들 중 4명(원고)은 선천성 심장질환아를 출산하고 5명은 유산을 한 일이 노사 간 쟁점이 되자, A의료원은 서울대학교에 역학조사를 의뢰했다. 2012년 서울대학교 역학조사보고서에서는 간호사들이 임신 중에 주야간 교대근무,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 태아 및 임산부에게 해로운 약물취급 등 유해요소에 노출되어 있었다고 그 원인을 밝혔다. 원고들은 위 보고서를 토대로 「임신 초기에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유해한 요소들에 노출되어 태아 심장형성에 장애가 발생했으므로 선천성 심장질환아 출산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12. 12. 11. 피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청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 규정한 '업무상 재해'란 근로자 본인의 부상·질병·장애·사망만을 의미하고, 원고들의 자녀는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2012. 12. 27. 요양급여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 2.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판결은 여성근로자의 임신 중 업무로 인한 태아의 건강손상이 발생하였다면 이는 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그 논증과정은 다음과 같다 : ① 모체와 태아는 원칙적으로 단일체이고, 태아에게 미친 어떤 영향과 그로 인해 발생한 법적 권리·의무는 모체에 귀속한다. 이는 산재보험의 영역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② 산재보험법에서 '업무상 재해'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말한다. 그런데 모체와 태아는 단일체이므로, 태아의 건강손상은 곧 모체의 건강손상에 해당한다. 따라서 여성근로자의 임신 중 업무에 기인해 태아에게 건강손상이 발생했다면, 이는 근로자에게 발생한 업무상 재해이다. ③ 산모가 건강이 손상된 태아를 출산한 경우, 물론 이 아이는 독립한 법주체이고 근로자가 아니다. 그러나 현행 산재보험법은 질병의 발병시점이나 보험급여 지급시점에 재해자 또는 수급권자가 여전히 근로자일 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출산으로 모체와 태아의 인격이 분리된다고 하여 그 전까지 업무상 재해였던 것이 더 이상 업무상 재해가 아닌 것으로 바뀔 수는 없다. 원심판결은 산재보험법을 위와 같이 해석하지 않으면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면서, 한편으로는 1977년 독일연방헌법재판소 한정위헌결정(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업무상 질병으로 태아에게 선천성 이상이 발생해 산재보험을 신청한 사건에 대하여, 당시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이 경우를 업무상 재해에서 배제한다면 태아의 평등권을 침해하게 된다고 결정했다)을 인용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차별(업무에 기인해 유산한 여성근로자에게는 업무상 재해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업무에 기인해 선천성 질환아를 출산한 여성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불합리한 차별이다. 입법적·행정적 흠결로 발생한 기술적인 문제는 현행 급여체계의 정비를 통해 해소할 수 있으므로, 수급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을 정당화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음을 들었다. 이로써, 원심판결은 임신 중 업무에 기인하여 태아에게 발생한 건강손상은 산재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이고, 출산 전후를 불문하고 그것을 치료하기 위한 요양급여는 제한 없이 지급되어야 한다면서, 피고의 2013. 11. 6.자 처분을 취소했다. 그러자 피고는 원심판결에 항소하였다. 3. 대상판결의 요지 항소심인 대상판결은 "여성근로자의 업무상 사유로 생긴 태아의 건강손상으로 비롯된 출산아의 선천적 질병은 근로자 본인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 자녀의 선천성 질병과 원고들의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존부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않았다. 그 논증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 산재보험수급권은 법률에 의해 구체적으로 형성되는 권리이다. 현행 산재보험법은 산재보험급여의 수급권자를 업무상 사유로 부상을 입거나 질병에 걸린 근로자'본인'으로 한정하고 있다. ② 그런데 출산으로 모체와 태아가 분리되면, 근로자인 모체가 입은 질병은 출산아의 선천성 질병으로 바뀌게 된다. ③ 따라서, 설령 태아에게 발생한 건강손상을 '보험사고'로 보더라도, 적어도 출산으로'질병에 걸린 사람 본인'이 아니게 된 원고들은 산재보험수급권자가 아니고, '질병에 걸린 사람 본인'이 아닌 사람에게 산재보험수급권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헌법상 제 원칙의 위반은 아니다. ④ 요양급여는 근로자가 신체의 완전성을 회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업무에 기인해 선천성 질병을 가진 자녀를 출산한 경우는 업무에 기인해 유산하거나 유산증후가 발생한 경우와 달리 신체기능이나 노동능력 감소에 별 다른 영향이 없다. 따라서 원고들을 유산한 여성근로자와 달리 취급하더라도 합리적 근거 없는 차별은 아니다. ⑤ 산재보험법은 산재보험수급권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보험급여의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출산으로 '질병에 걸린 사람 본인'이 아니게 된 원고들은 산재보험수급권자가 아니다. 따라서, 원고들은 자녀의 선천성 질병에 대한 산재급여청구를 할 수 없다. 결국, 대상판결은 원고들 자녀의 선천성 질병은 원고들 본인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원심판결을 취소하였다. 4. 해설 규범적으로, 원고들 및 선천선 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자녀들은 A의료원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구할 수는 있었다. 원심판결은 A의료원이 간호사 인력을 충원하지 못해 원고들을 비롯해 임신 중인 간호사들에게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근무지시를 하였다는 점 및 원고들이 취급한 의약품들 중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태아에 대한 위험이 증명되어 임산부 및 가임기 여성에게 사용을 금지하도록 권고한 의약품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음을 인정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용자의 안전배려의무가 여성근로자의 태아에 대해서까지 적용되는지, 일단 태아가 출산되어 선천성 장애를 가진 독립한 법주체가 된다면 그가 과연 A의료원을 상대로 채무불이행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게다가, 설령 A의료원에 실제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인정되더라도, 원고 측은 임산부인 여성근로자에게 가해진 여러 유해요소가 태아의 건강손상으로 이어졌음을 입증해야 하는 난관에 부딪힌다. 원심판결 및 대상판결만으로는 원고들이 실제로 A의료원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실적으로 A의료원을 상대로 민사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산재보험법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은 근로자의 복리를 위한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를 운영해왔고, 일반인의 법 감정에서는 임신 중인 여성근로자가 산모와 태아에게 해로운 근무환경에서 시달리다 기형아 내지 선천성 질환아를 출생했다면 이를 업무상 재해라고 판단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태도로 보인다. 헌법상 사회적 기본권은 입법자의 형성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권리이고(헌법재판소 2004. 11. 25. 선고 2002헌바52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에 따라 만들어진 현행 산재보험법 제40조 제1항은 요양급여 수급권자를 업무상의 사유로 인하여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근로자 본인으로 한정하고 있다. 문리적으로만 따지면, 여성근로자가 낳은 선천성 질환아는 근로자가 아니므로 요양급여를 청구할 수 없다. 결국 일반인의 법 감정과 현실의 법 사이에 괴리가 있는 것이다. 원심판결도 위 괴리를 좁히기 위한 시도이다. 그런데, 대상판결은 "...출산 이후에는 ...보험급여의 수급권의 주체를 출산한 자녀로 볼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태아 또는 출산한 자녀에게 보험급여수급권을 부여하지 아니하고 있다면 임신한 여성근로자와 태아를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하는 것이어서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반될 수 있을지언정..."등과 같은 표현을 사용해, 마치 선천성 질환을 가진 자녀가 자기 이름으로 다시 요양급여 청구를 하면 받아들여질 것처럼 판시하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의 위 판시 내용을 근로복지공단이 수긍하여 원고들의 자녀가 청구하면 요양급여를 행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상판결의 결론이 상고심에서 그대로 유지된다면 산모였던 원고들과 자녀 중 그 누구도 2010년부터 산재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한 채 고스란히 그 피해를 홀로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고 만다. 법은 수학이나 기교가 아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지지 받을 수 있는 기초가 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끝.
태아
산재보험
업무상재해
2016-06-03
금융·보험
판례해설- 보험가입 2년 경과 후 자살 사고의 재해사망 보상 여부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5다243347 판결 사안 및 2, 3심 판결 요지 갑은 2004. 8. 16 K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 (주계약 + 재해사망특약)에 가입한 후 2012.2. 21 경 신병비관으로 철도에 누운 채 화물열차에 역과되어 사망하는 방법으로 자살하였다. 가입 당시 재해사망특약 제11조는 면책사유로 자살을 면책으로 규정하면서 그 단서로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이 경과된 후에 자살한 경우'는 면책의 예외로 규정하고 있었다. 이건의 경우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 이상 경과된 후의 사고이므로 위 단서에 따라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주보험계약(일반사망보험)의 경우 위 단서조항의 적용에 별 문제가 없었으나 재해사망특약의 경우 사망 사고 중 우연한 재해임을 전제로 추가 보상하는 상품이므로 위 단서조항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가 논란이 되어 왔다. 2심 판결 (서울중앙지법 2015. 9. 9 선고 2015나14876 판결)은 재해 특약은 추가 보험료를 납입하고 체결하는 특약으로서 약관 전체 체계상 재해사망의 경우로만 한정하여 보험금을 추가 지급하고 자살은 보험사고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으며, 위 면책 단서 부분은 약관 제정 과정에서 부주의 하게 들어간 것에 불과하다고 하여 재해사망 보험금청구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은 엄연히 존재하는 특정 약관조항에 대하여 약관해석에 의하여 이를 무의미한 규정이라고 하기 위하여는 평균적인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그러한 점이 명백하여야 하는데, 위 조항은 자살의 경우 원칙적으로 우발성이 결여되어 보험사고인 재해에 해당하지 않지만, 예외적으로 책임개시일부터 2년이 경과된 후에 자살한 경우 이를 보험사고에 포함시켜 보험금 지급사유로 본다는 취지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약관 해석에 관한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도 부합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해설) 위 문제가 되는 자살 면책 단서규정은 2010. 1. 29 약관 개정 시 삭제되어 현재 문제되고 있는 것은 그 이전 판매 상품에 국한되지만 그에 따라 지급되어야 할 지급보험금만 2,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으므로 보험업계나 사회적 관심이 큰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 판결은 자살의 경우에도 재해로 인정하여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할 것인지 하는 위험단체로서의 보험본질론에 관한 쟁점이 아니라 (오히려 파기된 2심 판결이 이런 관점에서 접근한 면이 보인다) 위험 본질론에서 다소 문제가 되더라도 어떤 경위로든 보상하는 것으로 약관에 들어간 이상 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하는 보험약관의 해석론으로 의미를 제한하여 판단하였다. 이와 관련한 법원 측 공식 설명에서도 자살에 관한 보험금 지급범위가 더 확대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언급하였는데, 이는 높은 자살률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되고 있는 현실에서 자칫 자살보험금 지급범위 확대가 여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에 대한 부담이 고려된 것이 아닌가 이해된다. 여하튼 보험약관의 경우 고객에게 현저하게 불리한 것은 무효, 내용이 불명확할 때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작성자불이익의 원칙(대법원 2007. 9. 6. 선고 2006다55005 판결 참조)에서 볼 때 문리상 명백하게 고객에게 유리하게 작성된 내용을 '잘못된 표시'라는 이유로 적용을 제한하는 것은 해석론 상 허용될 수 없다는 점에서 대상 대법원 판결은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험 가입 후 2년 경과된 후의 자살을 일반사망으로 보상하게 된 배경 중 하나는 2년이나 경과하였을 경우 보험금을 의식한 자살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인데,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신변비관 자살이 아니라 명백히 보험금을 이유로 하여 자살한 것임 밝혀진 경우 동일하게 자살 면책의 예외로 취급할 것인지 아니면 이와 다른 일반 고의 사고 면책 근거에 의하여 위 단서 조항과 별개로 면책 처리할 수 있을 것인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한 문제로 보인다. 또한 부수적인 문제로 이와 같은 법리논쟁으로 인하여 청구가 지연되는 동안 상당수 보상 대상 자살사고에서 보험금청구 소멸시효 2년이 경과하였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새로운 법적 분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판례상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되기 어려운데, 감독관청은 지급을 권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험금
자살
면책조항
2016-05-24
금융·보험
조세·부담금
[판례해설] 부동산 펀드가 집합투자기구로 등록 전 구입한 부동산도
1. 사안의 개요 K자산운용(주)는 원고인 N은행과 사이에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위 신탁계약 전에 이미 부동산펀드상품을 판매한 판매대금으로 원고에게 신탁원본을 납입하였고, 원고는 위 신탁원본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면서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120조 제4항 제2호(이하 '이 사건 감면규정'이라 한다)가 정한 '자본시장법에 따른 부동산집합투자기구의 집합투자재산으로 취득하는 부동산'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피고인 M구청에게 취득세 등에 대한 세액감면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위 감면신청을 받아들였다. 한편, 원고가 부동산을 취득한 이후에 K자산운용(주)의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자본시장법에 따른 집합투자기구 등록이 수리되었다. 그런데, 세액감면 이후에 안전행정부는 '이 사건 감면규정은 금융감독원장에게 등록을 마친 집합투자기구가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하였고, 피고 구청은 위 유권해석에 따라 원고에게 기존에 감면된 취득세 등에 대한 부과처분을 하자, 원고는 이에 취득세등부과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2. 사건의 쟁점 이 사건 감면규정은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등록절차를 완료한 이후에 부동산펀드상품를 판매한 판매대금으로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인지 아니면 등록 절차 완료 여부와는 상관없이 자본시장법에 따른 부동산펀드상품을 판매한 판매대금으로 부동산을 취득하기만 하면 적용되어야 하는 것인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 사항이다. 즉, 이 사건 감면 규정인 '자본시장법에 따른 부동산집합투자기구의 집합투자재산으로 취득하는 부동산' 여부에 대한 해석·적용의 문제로서, 이 사건 감면규정상 '자본시장법에 따른 부동산집합투자기구'란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등록절차를 완료한 경우에 한하여 인정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부동산취득 전에 등록절차를 완료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취득 이후에 등록절차를 완료한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인지 여부이다. 3. 법원의 판단 이에 대하여 제1심 법원은 이 사건 감면규정은 등록절차를 마친 다음 부동산펀드를 판매하여 그 판매대금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인정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자본사장법상 부동산펀드가 그 등록절차 이전에 그 펀드상품을 판매하여 그 판매대금으로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에는 이 사건 감면규정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인정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여 피고의 취득세등부과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4. 촌평 이 사건에 대한 제1심판결과 항소심 판결은 전혀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하였으나, 판시 이유를 살펴보면, 이 사건은 이 사건 감면규정에 대한 조세법률주의가 지향하는 법적 안정성 및 예측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당해 법령의 입법취지, 입법 목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한 합목적적 해석을 통하여 확정할 문제라는 점에 있어서는 일치된 입장이고, 아울러 이 사건 감면규정의 입법취지는 부동산간접투자에 대해 세제지원을 함으로써 부동산간접투자제도의 원활한 도입과 부동산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하는데 있다는 점에 관해서도 서로 일치된 입장이었다. 다만, 자본시장법상 등록제의 입법취지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제1심 판결은 자본시장법은 집합투자기구 등록 전에 펀드판매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점에 비추어 자본시장법은 투자자보호를 위하여 사전 등록을 강제하고 그 등록 이후에 부동산펀드를 판매하여 그 판매대금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것을 예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판시한 반면에, 항소심 판결은 등록제도의 취지는 어디까지나 집합투자기구의 실체를 감독기관으로 하여금 점검하여 그 내용을 등재함과 아울러 대외적으로 알려 집합투자기구를 둘러싼 투자환경의 신인도를 보장하려는 데에 있을 뿐 그 등록이 집합투자기구의 효력발생요건은 아니라고 판시하고 있다. 위와 같은 자본시장법상 집합투자기구의 등록제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판결의 결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이해된다. 향후 대법원의 판결에 귀추가 주목되는 점이다.
부동산펀드
취득세
집합투자기구
투자
2016-01-21
금융·보험
판례해설 - 차용증·증여계약서 없이 지인에 송금한 960만원은
서울중앙지방법원2015. 10. 30. 선고2015나5247 판결 1.사안의 개요 원고와 피고는 10년 이상 알고 지낸 사이인데, 원고는 피고의 계좌로 2009년 6월부터 2011년 1월까지 5회에 걸쳐 합계 960만원을 송금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960만원을 대여하였다고 주장하며,피고를 상대로 대여금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는 원고가 대여한 것이 아니라 증여한 것이므로 대여금청구에 응할 수없다고 다투었다. 2.법원의판단 이 사건 1, 2심은 일치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2심은 960만원이 대여에의한것인지, 증여에의한 것인지에 관한 의사해석은 사회통념을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제한다음, 다음과 같은사정을 들어 대여금으로 인정하였다. -원고가 피고에게 송금할 당시 원고의 현금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았던 점 -서로 10년넘게 알고 지냈으나, 1,000만원에 가까운 돈을 아무 대가나 조건없이 증여할 정도의 긴밀한 관계로 보이지 않는 점 나아가, 피고는 증여주장과 관련하여, 가사 피고가 증여라 믿었다 하더라도 이는 표시되지 않은 동기의 착오에 불과하고, 증여자가 서면에의하지 않은 증여를 해제할 수 있는데, 서면에 의한 증여라고 볼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 원고의 금원 지급 청구 주장에는 증여해제 의사표시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피고의 증여 주장을 배척하였다. 3.이 판결의 의의 지인들 간에 차용증 등 처분문서를 작성하지 아니한 채,계좌이체, 송금 등 금융거래의 흔적을 남기며 돈을 빌려주는 경우가 흔히 있다. 그후돈을 빌린 채무자가 갚지 않아 결국 이 사건과 같은 분쟁으로 비화되는 경우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바, 이 판결은 "사회통념"을 기준으로 대여인지,증여인지 여부를 판단하였다. 법원이 설시한 사정들은 960만원을 대여금으로 판단하는 근거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정들이 반대로 흘러갔다면 어땠을까? 돈을 건네준 원고가 재력가이거나, 원고와 피고가 가족,친한친구 등 긴밀한 관계였더라도 960만원을 여전히 대여금으로 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긴밀한 관계에서 처분문서 없이 오고간 돈의경우,대여인지,증여인지 여부를 판단하기가 더욱 어렵다. 친구 사이를 유지하려면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이 상책이고, 피치못할 사정으로 돈을 빌려주는 경우 아예 돌려받지 못할거라 생각하고 주는 것이 차선책일것이다. 그러나 어쨌거나 돈을 돌려받고자 한다면, 차용증 등 처분문서를 명확하게 작성하거나, 적어도 이메일,문자메시지 등을 통해서라도 빌려주는 것이라는점을 분명하게 해둘 필요가 있겠다.
대여금
증여
201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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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원 "일용근로자 월 근로일수, 22일 아닌 20일"
판결기사
2024-04-25 11:44
태그 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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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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