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9일(월)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금융·보험
법무법인
검색한 결과
15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금융·보험
[판례해설]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DTI 규정을 지키지 않고 대출한 사건
1. 범죄사실 피고인은 A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서 여신 관련 규정 및 총액부채상환비율(DTI) 규정 등을 준수하여 자산 및 신용상태가 양호하고 상환능력이 있는 자를 대출대상자로 하여야 함에도 2009. 10. 23.부터 2011. 7. 11.까지 DTI를 적용하지 않고 29회에 걸쳐 약 21억 원 상당의 대출을 해 주어 A 새마을금고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2. 법원의 판단 1심은 피고인이 A 새마을금고의 대출취급자에게 DTI 규정을 위배하여 대출을 실행할 것을 지시함으로써 대출을 하게 하는 것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그러한 대출이 회수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확정된 이상 대출채권의 회수곤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인식을 미필적으로나마 있었다고 하여 업무상배임죄를 인정하였다. 이에 반하여 항소심에서는 피고인이 단지 DTI 규정을 위반하여 대출을 실행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업무상배임의 죄책을 진다고 할 수 없고, 실제 피고인은 이 사건 대출 중 DTI 규정을 적용하지 않은 것 외에 담보대출 심사기준을 위반하지 않을뿐더러 피고인의 의사는 적극적 대출로 인한 이자수익을 통한 A 새마을금고의 이익과 경영 정상화 등을 위한 의사가 주된 것이었다는 점 등을 들어 피고인에게 업무상배임의 죄책을 물을 수가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하였고, 이에 검사도 상고하지 않아 위 항소심 판결은 확정되었다. 3. 대상 판결(항소심 판결)의 평가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은 정부의 시책에 따라 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에서 준수하여야 할 DTI 규정을 위반하여 대출을 실행한 것이 곧바로 임무위배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이다. DTI는 주택담보대출의 연간원리금 상환액과 기타부채의 연간이자 상환액의 합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이는 대출채무자가 본인의 소득범위를 넘는 채무를 발생시킨 뒤 아파트를 취득하고 시세차익을 이용하여 되파는 사례가 많아 정부가 부동산 투기억제를 위하여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대출채무자의 상환능력을 더욱 엄격히 심사함으로써 주택담보대출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하여 도입된 제도이다. 이처럼 DTI 규정은 개별적인 대출금 상환능력 여부에 초점을 맞춘 제도라기보다는 정부의 부동산 투기억제 및 담보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마련된 제도이다. 대상판결은 위와 같이 투기억제 등에 주안점을 둔 DTI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임무위배행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고 개별적으로 대출신청인의 채무상환능력 및 담보가치에 관한 심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여부 등을 검토하여 임무위배행위 여부를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사실 DTI 규정은 부동산 투기과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선제적으로 규제하기 위하여 정책적으로 마련된 한시적 규정에 불과하고 충분한 상환능력이 있으나 소득이 없는 은퇴자 등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여지가 있는 등 실제 대출채권 회수 가능성 여부와는 상관관계가 그리 크지 않다. 따라서 DTI 규정을 따르지 않고 대출을 실행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대출금 상환에 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임무위배행위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대상판결은 지극히 타당하다. 대법원 판결에서도 동일인 대출한도를 초과하여 대출한 사례(대법원 2008. 6. 19. 선고 2006도4876 판결) 및 은행의 관계규정을 위반하여 이른바 불량대출을 한 사례(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7716 판결) 등과 같이 대출 관련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곧바로 임무위배행위라고 판단하지 않고 구체적인 채권회수 확보 방안을 강구하였는지 여부를 검토하여 임무위배행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금융기관이 준수하여야 할 여신규정의 일부라도 위반하여 그것이 결과적으로 대출금 미회수로 이어질 경우 곧바로 배임으로 인정하려는 경향이 적지 않다. 심지어 여신규정에 정한 일부 절차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임무위배행위가 있었다고 하여 기소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대상판결에 의하면, 금융기관이 준수하여야 할 여신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아 결과적으로 대출금 미회수로 인한 손실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임무위배행위가 있다고 일률적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그 임무위배행위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여신규정의 취지 그 이외에 대출 심사를 위한 다른 기준을 지켰는지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임무위배행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대상판결은 정부시책 등 금융기관이 준수하여야 할 규정을 단순히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임무위배행위를 곧바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한편 대상판결은 금융기관 임원의 대출실행에 관한 경영상 판단을 존중하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대법원도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등의 사정들을 고려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의 고의를 인정하여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결하고 있다. 대상판결도 피고인이 DTI 규정을 배제하고자 한 것은 적극적인 대출을 통하여 많은 이자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경영상 이유였고, 실제로도 이러한 적극적 대출로 인하여 A새마을금고의 이자수익이 증가하였으며, 다른 대부분의 새마을금고에서도 DTI 규정을 적용하지 않은 채 담보대출을 실행하고 있었다는 점 등을 들어 피고인에게 배임의 고의를 부정하였다. 대상판결은 금융기관 임원이 DTI 규정 등 여신에 관한 정부정책에 위배하여 대출을 실행하여 손실로 이어졌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면 배임의 고의성 여부를 엄격하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경영판단에 관한 대법원의 일관된 판례에 따른 것으로 지극히 타당한 결론이라 할 것이다. 백창원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
새마을금고
총액부채상환비율(DTI)
대출
신용
백창원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2017-08-23
금융·보험
행정사건
판례해설 - 서울고등법원 “복수개설금지 규정 위반 의료기관도 요양급여비용 받을 여지 있어”
- 서울고등법원 2016. 9. 23. 선고 2014누69442 판결 - 이 사건은 의료법상의 의료기관 복수개설 금지 규정에 위반되어 설립된 네트워크병원 모지점(이 사건 병원)의 원장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자신이 개설자로 되어 있던 기간에 대하여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이 사건 처분)을 받자, 이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한 사건이다. 원심인 서울행정법원(2014구합11526)은 이 사건 병원은 의료법상 중복개설금지 규정에 위반하여 개설·운영된 의료기관이며, 한편 국민건강보험법(건보법)상의 요양급여비용 청구가 가능한 '요양기관'은 의료법에 따라 적법하게 개설된 의료기관으로 보아야 하는데, 이 사건 병원은 위법하게 개설된 의료기관으로서 위 요양기관에 해당할 수 없으므로, 결국 위 병원에서 시행한 요양급여에 대한 비용은 '환수'처분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위 환수처분은 민사상 부당이득반환과 성질을 달리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원심과 달리 서울고등법원(2014누69442)은 건보법상의 요양급여비용 청구가 가능한 '요양기관'은 의료법에 따라 유효하게 개설된 의료기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이에 의료기관이 받은 개설허가에 일부 위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당연 무효가 아닌 한(처분의 공정력) 해당 의료기관은 건보법상의 요양기관에 해당한다고 보아, 요양기관의 개설과 관련하여 반사회성이 크지 않은 위법이 있었으나 유효한 진료행위가 실제 있었던 경우의 요양급여비용 청구까지 건보법상 환수사유인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해당 요양기관에서 시행한 요양급여에 대한 비용은 '환수'처분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동 법원은 건보법상의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은 부당이득반환의 특칙에 해당하는바 법률상 원인이 없을 것이라는 요건이 요구되며, 국민건강보험제도하의 요양급여 제공은 진료계약이라는 사법관계와 요양기관이 보험자에 대하여 의무를 부담하는 공법관계가 양립하고 있는바, 만일 요양기관이 요양급여비용을 징수당하더라도 피보험자인 환자와의 진료계약은 유효하므로 진료보수를 청구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까지 보험자가 반환을 구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관계의 3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 분쟁을 양산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판시하였다. 이른바 네트워크 병원, 사무장 병원 등 의료법을 위반하여 개설·운영된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요양급여를 행한 경우 또는 의료법을 위반한 건강보험요양급여를 행위가 있는 경우에 공단부담금(및 환자본인부담금)이 환수처분의 대상이 되는지, 공단이 환자에게 환자본인부담금을 돌려주는 방법은 어떠한지, 의료기관이 환자본인부담금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는지 등이 문제되어 왔다. 이와 관련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현재까지 대체로 이 사건 원심과 같은 취지에서 의료법을 위반하여 이루어진 요양급여 비용은 환수처분의 대상이 된다는 전제에서 처분을 해 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항소심 판결은 "의료법위반의 행위가 국민건강보험법상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의료법 위반행위가 반사회적이거나 그에 준할 정도로 보호가치가 없는 행위로 국민건강보험법상의 보험체계를 교란시키는 정도에 해당하여야 할 것이다."와 같이 판시함으로써 위와 같은 일률적인 환수처분에 제한을 가하고 있다. 생각건대 국민건강보험법이 채택하고 있는 당연요양기관지정제의 취지, 국민건강보험법 및 의료법의 목정, 제재방식의 차이, 반사회성이 크지 않은 의료법 위법이 있었으나 유효한 진료행위가 실제 있었던 경우에 까지 공단이 환자본인부담금 부분을 환수하는 경우 국민건강보험관계의 3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가 복잡하고 분쟁을 양산하게 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의료법 위반의 요양급여 행위 중 환수처분의 대상을 구분하여 판단하는 태도가 법적안정성의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판단되며, 다만 그 위반행위의 반사회성의 정도 판단을 위한 기준은 보다 구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2016. 10. 20. 상고를 제기한바, 대법원의 최종적인 판단을 기다려 보아야 하겠다.
요양급여
건강보험급여
네트워크병원
2016-10-24
금융·보험
판례해설 - “보험약관 상 중재합의 조항의 효력”
대상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8. 19 선고 2012가합76831 보험금 (사안 및 판결 요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캐나다의 A사와 원자력발전소 내 관교체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사 중 발생하는 위험 담보를 위하여 A사를 피보험자로 포함시켜 영국식 영문조립보험에 가입하였다. 동 보험 약관 상 손해액 또는 보상액의 결정에 관해 분쟁이 생긴 때에는 손해보험분쟁조정위원회에 맡겨 그 판정에 따르기로 하는 중재조항이 있었는데, 보험기간 중 보험사고가 발생하여 214억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는데 보험사는 면책약관 및 손해액에 관하여 다투는 한편 중재합의를 이유로 소각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A사측은 1) 한수원과 보험사간에 유효한 중재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2) 보험계약의 계약자가 아닌 피보험자인A사에는 중재합의의 효력이 없으며 3) 약관상 중재합의는 보험금 지급의무 유무에 대한 다툼이 없고 보험금의 액수에 대해서만 다툼이 있는 경우에 한해 적용되므로 면책이 다투어지는 이건의 경우 적용이 없다는 취지로 다투었다. 이러한 쟁점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1) 비록 일부 문제는 있지만 유효한 전속적 중재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되고 2)보험약관 상 중재합의 조항은 보험계약으로 인한 이익을 직접적으로 받는 지위에 있는 당사자인 피보험자에게도 당연히 적용되며, 3) 손해액 또는 보험금의 액수는 면책사유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양자간의 구분이 어려워 중재합의 조항은 이건에도 적용된다고 보아 소각하 판결을 하였다. (해설) 국내에서는 약관상 강제중재조항을 넣는 경우가 드물지만 영미에서 영업배상책임보험 (CGL보험)증권에 강제중재조항을 넣는 경우가 흔하다. 이는 보험사의 입장에서 분쟁을 최종적, 확정적으로 조기에 종결함으로써 소송에 드는 시간,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절차적 유연성도 있어서 고객과의 비즈니스 관계 유지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인데 이러한 사정은 국내도 마찬가지이므로 향후 국내에서도 상품의 특성에 따라 중재조항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은 국내 보험계약에서 강제중재조항이 일반화되어 있지 않은 현실에서 이건의 경우에도 국내 존재하지도 않는 기관을 중재기관으로 표기한 1991년경 일부 보험사가 사용하던 영문약관 조항을 그대로 사용하였고, 제소 후 상당기간이 지나서야 본안전 항변을 한 것에 비추어 보아 보험사 측도 중재 조항을 크게 의식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추측이 되는데, 그러서인지 몰라도 A사측도 중재조항 항변이 제출된 이후에도 중재 절차에 대한 심각한 검토 없이 3-4년 동안 면책여부 및 손해 액수에 관하여 공방을 주고받다가 결국은 지금에 와서 소각하 판결로 종결된 것인데, 만일 이대로 확정이 된다면 소멸시효 등 쟁점까지 얽혀 향후 보상 절차에 상당한 혼란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상기한 바대로 국내 보험 실무에서 약관상 강제조정조항은 거의 쟁점이 되어 있지 않는데, 대상 판결을 계기로 하여 영문약관의 경우 강제조정조항 유무에 대하여 세심히 살펴볼 필요를 각성시킨 사례로 평가된다.
보험계약
한국수력원자력
중재조항
농협손해보험
KB보험
피보험자. 손해보험분쟁조정위원회
중재합의
2016-09-02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례해설 - ‘타인이 개통한 대포폰 사용자 처벌’에 관한 판례해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5. 26. 선고 2016노276 - 피고인은 공범과 함께 대포통장과 공인인증서를 거래하였고,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자 타인 명의로 개설된 휴대전화를 구입하여 이용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다. 1심은 피고인에 대하여 전자금융거래법위반, 전자서명법위반, 전기통신사업법위반의 피의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징역 1년 6월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전기통신사업법위반 혐의 사실과 관련하여, "대포폰을 직접 개통하지 않고 이미 개통된 대포폰을 단순히 교부받아 사용하는 행위는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4 제1항 제1호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며 항소하였다. 항소심 법원은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4 제1항 제1호는 ① 조항의 제목이 '이동통신단말장치 부정 이용 방지 등'인 점, 대포폰의 '개통'은 위 조항 신설 전부터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하여 처벌되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조항은 '개통'보다 '이용'에 초점이 있는 규정이고 문언상으로도 반드시 개통을 스스로 해야 한다고 해석되지 않고, ② 나아가 위 조항 신설에 관한 재정·개정이유를 보면 '자금 제공 또는 융통의 조건으로 타인 명의의 이동통신단말장치를 넘겨받아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함'으로 되어 있어 입법자는 다른 사람을 통해 개통된 휴대전화를 교부받아 이용하는 것 역시 처벌하고자 입법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통해 개통된 타인 명의 휴대전화를 교부받아 사용하는 것 역시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4 제1항 제1호를 위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휴대폰 등록 명의자와 실제 사용자가 다른 일명 '대포폰'과 관련하여, '대포폰을 개설·판매하거나 명의를 빌려주는 행위'에 대하여는 전기통신사업법 제97조, 제30조 등에 의하여 처벌되었다. 하지만 대포폰 이용자에 대한 처벌 규정은 존재하지 않았는데, 이에 2014. 10. 15.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4 제1항 제1호에서 "자금을 제공 또는 융통하여 주는 조건으로 다른 사람 명의의 이동통신단말장치를 개통하여 그 이동통신단말장치에 제공되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거나 해당 자금의 회수에 이용하는 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그러나 위 규정이 대포폰을 직접 개통하지 않고 타인이 개통한 대포폰을 구입하여 사용한 자도 처벌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해석의 여지가 있었으나, 대상판결은 "다른 사람이 개통한 대포폰을 넘겨받아 단순히 사용한 경우에도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형벌규정의 해석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ㆍ적용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아니 되지만, 형벌법규의 해석에서도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한 그 법률의 입법취지와 목적, 입법연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2. 2. 8. 선고 2001도5410 판결 등 참조)."고 판시하여,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한 목적론적 해석을 통하여 형벌규정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형법 제170조 제2항의 '과실로 인하여 자기의 소유에 속하는 제166조(일반건조물 등) 또는 제167조(일반물건)에 기재한 물건을 소훼하여 공공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자' 규정 해석과 관련하여, "제170조 제1항과 제2항의 관계에서 제166조에 기재한 물건(일반건조물 등) 중 타인의 소유에 속하는 것에 관하여는 제1항에서 이미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제2항에서는 그 중 자기의 소유에 속하는 것에 관하여 규정하고, 제167조에 기재한 물건에 관하여는 소유의 귀속을 불문하고 그 대상으로 삼아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봄이 관련 조문의 전체적, 종합적 해석에 부합하는 점" 등을 이유로 "타인의 소유에 속하는 제167조에 기재한 물건(일반물건)도 형법 제170조 제2항 실화죄의 객체가 될 수 있다."고 판시한 것과 같은 취지이다(대법원 1994. 12. 20. 94모32 전원합의체 결정). 위와 같은 법률해석 원칙에 따라, 항소심법원이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4 제1항 제1호에 대하여 문언 내용과 입법취지 등을 고려하여 "스스로 대포폰을 개통하지 않고 이용한 자에 대해서도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은 해석으로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다만, 미국 등 몇몇 국가에서는 사용자의 신분이나 구체적인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단순히 개인 이메일만 제공하면 개통 가능한 선불휴대전화(Prepaid phone)를 허용하고 있는 바, 이는 통신대금 연체 등으로 인한 신용불량자나 일반 관광객들도 쉽게 개통후 사용 가능하여 개인의 통신비밀의 자유를 상대적으로 광범위하게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입법 목적과 달리 통신비밀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다분이 있으므로, 범죄에 이용하였거나 범죄에 이용할 목적이 있을 경우에 한하여 전기통신사업법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법률 개정을 검토하는 등 향후 세밀한 법률 정비가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대포폰
전기통신사업법
통신비밀의자유
2016-08-19
금융·보험
정보통신
판례해설 -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여 부정한 방법으로 획득한 접근매체(일회용 비밀번호 OTP) 등을 이용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한 은행의 배상책임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6. 15. 선고 2015가단5135685 판결 - 은행고객이 신종 보이스피싱에 속아 일회용 비밀번호(OTP, one-time password)를 유출해 돈이 이체되는 손해를 입었을 경우, OTP 비밀번호는 전자금융거래법(이하 '법') 제2조 제10호 가목 또는 나목의 수단이나 정보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비밀번호로서 접근매체에 해당하고, 이러한 금융사고는 법 제9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여 ~ 부정한 방법으로 획득한 접근매체의 이용으로 발생한 사고'로, 은행이 고객에게 공지한 추가인증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등의 과실이 있다면 은행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다. 그 사안은 다음과 같다(참고로 OTP란 인터넷뱅킹에 사용되는 보안카드 대신 모바일 프로그램이나 전용 단말기를 이용해 일회용 비밀번호를 생성하는 방식을 말한다.). 학원강사 A(43·여)씨는 2014년 9월 지방세를 납부하기 위해 B은행 인터넷뱅킹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그런데 갑자기 화면에 '금융감독원 사기예방 계좌등록 서비스'라는 팝업창이 떴다. A씨는 보안강화를 위한 것이라 생각하고 팝업창 안내문에 따라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OTP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그러자 화면에 '등록중'이라는 표시가 떴고 곧바로 A씨의 휴대전화로 전화가 왔다. 금융감독원 직원이라고 밝힌 남성은 "화면에 등록 중이라는 내용이 보이느냐, 계좌가 안전하게 등록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 이 와중에 A씨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A씨의 계좌에서 2100만원이 출금됐다는 내용이 전송됐다(1차 출금). 놀란 A씨가 "계좌에서 출금된 금액이 무엇이냐"라고 묻자, 이 남성은 "전산장애이니 30분 내로 돈이 다시 들어 올 것"이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30분 뒤 OTP 비밀번호만 입력하는 창이 다시 뜨자 A씨는 다시 비밀번호를 입력했고, 그 순간 A씨의 계좌에서 5회에 걸쳐 총 900만원이 출금됐다(2차 출금).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사고 당시 공인인증서가 재발급된 사실이 없어 출금이 불가능한데도 돈이 빠져 나갔고, B은행이 공지한 것과 달리 추가인증 절차도 없이 계좌에서 돈이 빠져 나갔다며,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B은행은 "A씨의 과실로 OTP 비밀번호가 노출돼 일어난 일"이라며 "책임이 없다"라고 맞섰다. 한편 전자금융거래법 제9조는 공인인증서나 OTP 같은 접근매체의 위조나 변조로 발생한 사고 등으로 이용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은행 등 금융기관이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사고 발생에 이용자의 고의나 제3자가 권한 없이 이용자의 접근매체를 이용해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접근매체를 누설하거나 노출 또는 방치하는 등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책임의 전부나 일부가 감경된다.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은행의 책임을 긍정하였다. B은행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 전면시행에 따른 추가인증' 공고에 따르면 '야간(21시~09시) 및 휴일 거래시 보안매체에 관계없이 1일 누적 100만원 이상 이체시 추가 인증이 있다'라고 되어 있다. 사고 발생일이 휴일이었고 이체된 금액이 100만원을 초과함에도 B은행이 공고한 추가인증 절차는 이뤄지지 않았다. A씨는 '금융거래 사이트는 주소창에 직접 입력하거나 즐겨찾기를 이용하라'라는 B은행의 권유에 따라 즐겨찾기에 등록해 놓은 홈페이지로 접속했다. B은행은 사고 당시까지 비밀번호 30~35개 중 일부를 입력하도록 하는 기존의 보안카드와 달리 OTP 방식은 외부노출과 해킹으로부터 안전한 것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대상판결은 "보이스피싱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높은 상황에서 A씨의 나이와 직업, 인터넷 금융거래 이용 경력 등을 고려하더라도 1차로 출금된 2,100만원에 대해 A씨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은행의 배상책임이 100% 인정된다. 하지만 2차로 출금된 900만원에 대해서는 A씨가 공인인증서 인증과 추가인증절차가 없이도 계좌이체가 된다는 점을 의심하지 못한 과실이 인정돼 은행의 배상 책임을 10%로 제한한다"라고 판시했다. 대상판결은 신종 보이스피싱에 속아 OTP 비밀번호를 유출해 입은 고객의 손해에 대하여 은행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실무상 참조할 만하다. 쌍방이 항소하여 항소심의 판단이 기대된다.
보이스피싱
은행
OTP
금융거래
2016-07-18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례해설 - 개인이 개인으로부터 영업자금을 차입한 경우에도 상사 소멸시효가 적용되는가
대법원은 최근 "영업의 목적인 상행위를 개시하기 전에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를 하는 자는 영업으로 상행위를 할 의사를 실현하는 것이므로 그 준비행위를 한 때 상인자격을 취득함과 아울러 개업준비행위는 영업을 위한 행위로서 그의 최초의 보조적 상행위가 된다. 이와 같은 개업준비행위는 점포구입·영업양수·상업사용인의 고용 등 그 준비행위의 성질로 보아 영업의사를 상대방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으면 당해 준비행위는 보조적 상행위로서 여기에 상행위에 관한 상법의 규정이 적용된다. 그리고 영업자금 차입 행위는 행위 자체의 성질로 보아서는 영업의 목적인 상행위를 준비하는 행위라고 할 수 없지만, 행위자의 주관적 의사가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였고 상대방도 행위자의 설명 등에 의하여 그 행위가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라는 점을 인식하였던 경우에는 상행위에 관한 상법의 규정이 적용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4다37552 판결). 사안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당구장을 운영하던 원고는 당구장 손님으로 온 주채무자를 알게 되었다. 주채무자는 당시 인근에서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원고에게 노래방 주류단속이 심하여 스탠드바로 업종을 변경하려고 한다면서 시설자금을 신청하였으니 한 달 동안만 돈을 빌려달라고 하였고 원고는 주채무자가 운영하던 노래방을 타인에게 양도할 경우 원고의 사전 서면 동의를 받는 조건 및 피고의 연대보증 하에 돈을 빌려주었다. 그 후 주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자 원고는 주채무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고 승소판결이 2002. 12. 26. 확정되었다. 그 후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10년이 다가오자 원고는 주채무자 및 피고를 상대로 시효연장을 위한 소송을 제기하였고, 1심에서 피고는 피고 명의로 작성된 차용증의 진정성립을 다투었으나 피고의 주장은 모두 배척되었다. 2심에서 피고는 새로 상사 소멸시효 완성 주장을 하였으나 2심은 주채무자가 원고로부터 차용한 돈이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라고 보기에 부족하다면서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고 자신이 제1심 법원에 '주채무자가 자신에게 노래방 운영이 어려워 스탠드바로 업종을 변경하려 하고 이를 위해 시설자금대출을 신청하였으니 한 달만 돈을 빌려달라고 하여 대여하였다. 그 후 개업식에도 참석하였다'는 취지의 서면을 제출한 점, 피고가 2심에서 상사 소멸시효 항변을 하자 원고는 생활비 명목으로 돈을 빌려주었다고 주장하나, 단기간에 합계 6,200만원을 생활비 명목으로 준다는 것은 이례적이고, 생활비라면 주채무자가 운영하던 노래방의 종업원으로 당시 24세에 불과했던 피고에게 연대보증을 요구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며 주채무자는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로 원고로부터 차용하였고 원고도 이런 사정을 인식하고 대여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2심 판결을 파기 하였다. 이상의 판례에서 보는 것처럼 개인이 개인으로부터 영업자금을 빌리는 경우에도 개업준비행위에 해당하면 상사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문제는 개업준비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인데 위 사안에서는 증언과 당사자의 주장을 기초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차용증에 자금 차입의 목적을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한 문제해결책으로 판단된다. 차용증에 자금 차입의 목적이 신규 사업(물론 상행위에 해당해야 한다)을 위한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면 대주나 차주 모두 상행위를 위한 것임을 알면서 자금을 차입한 것이 되므로 이에 대해서는 상사 소멸시효가 적용될 것이다. 한편, 위 사건과 관련해서는 주채무자에 대한 판결확정의 효력이 연대보증인에게 미치는지도 문제된다. 원래 시효의 중단은 당사자 및 그 승계인 간에만 효력이 있지만(민법 제169조), 예외적으로 주채무자에 대한 시효의 중단은 보증인에 대하여 그 효력이 있다(민법 제440조). 그런데 민법 제165조는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은 단기의 소멸시효에 해당한 것이라도 그 소멸시효는 10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주채무자에 대한 확정판결이 보증인에 미치는 효력과 관련하여 민법 제440조와 같은 예외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대법원도 "채권자와 주채무자 사이의 확정판결에 의하여 주채무가 확정되어 그 소멸시효기간이 10년으로 연장되었다 할지라도 그 보증채무까지 당연히 단기소멸시효의 적용이 배제되어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채권자와 연대보증인 사이에 있어서 연대보증채무의 소멸시효기간은 여전히 종전의 소멸시효기간에 따른다"고 판시(대법원 2006. 8. 24. 선고 2004다26287 판결)하고 있다.
채무
차용금
연대보증
2016-06-07
금융·보험
판례해설- 보험가입 2년 경과 후 자살 사고의 재해사망 보상 여부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5다243347 판결 사안 및 2, 3심 판결 요지 갑은 2004. 8. 16 K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 (주계약 + 재해사망특약)에 가입한 후 2012.2. 21 경 신병비관으로 철도에 누운 채 화물열차에 역과되어 사망하는 방법으로 자살하였다. 가입 당시 재해사망특약 제11조는 면책사유로 자살을 면책으로 규정하면서 그 단서로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이 경과된 후에 자살한 경우'는 면책의 예외로 규정하고 있었다. 이건의 경우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 이상 경과된 후의 사고이므로 위 단서에 따라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주보험계약(일반사망보험)의 경우 위 단서조항의 적용에 별 문제가 없었으나 재해사망특약의 경우 사망 사고 중 우연한 재해임을 전제로 추가 보상하는 상품이므로 위 단서조항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가 논란이 되어 왔다. 2심 판결 (서울중앙지법 2015. 9. 9 선고 2015나14876 판결)은 재해 특약은 추가 보험료를 납입하고 체결하는 특약으로서 약관 전체 체계상 재해사망의 경우로만 한정하여 보험금을 추가 지급하고 자살은 보험사고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으며, 위 면책 단서 부분은 약관 제정 과정에서 부주의 하게 들어간 것에 불과하다고 하여 재해사망 보험금청구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은 엄연히 존재하는 특정 약관조항에 대하여 약관해석에 의하여 이를 무의미한 규정이라고 하기 위하여는 평균적인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그러한 점이 명백하여야 하는데, 위 조항은 자살의 경우 원칙적으로 우발성이 결여되어 보험사고인 재해에 해당하지 않지만, 예외적으로 책임개시일부터 2년이 경과된 후에 자살한 경우 이를 보험사고에 포함시켜 보험금 지급사유로 본다는 취지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약관 해석에 관한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도 부합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해설) 위 문제가 되는 자살 면책 단서규정은 2010. 1. 29 약관 개정 시 삭제되어 현재 문제되고 있는 것은 그 이전 판매 상품에 국한되지만 그에 따라 지급되어야 할 지급보험금만 2,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으므로 보험업계나 사회적 관심이 큰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 판결은 자살의 경우에도 재해로 인정하여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할 것인지 하는 위험단체로서의 보험본질론에 관한 쟁점이 아니라 (오히려 파기된 2심 판결이 이런 관점에서 접근한 면이 보인다) 위험 본질론에서 다소 문제가 되더라도 어떤 경위로든 보상하는 것으로 약관에 들어간 이상 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하는 보험약관의 해석론으로 의미를 제한하여 판단하였다. 이와 관련한 법원 측 공식 설명에서도 자살에 관한 보험금 지급범위가 더 확대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언급하였는데, 이는 높은 자살률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되고 있는 현실에서 자칫 자살보험금 지급범위 확대가 여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에 대한 부담이 고려된 것이 아닌가 이해된다. 여하튼 보험약관의 경우 고객에게 현저하게 불리한 것은 무효, 내용이 불명확할 때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작성자불이익의 원칙(대법원 2007. 9. 6. 선고 2006다55005 판결 참조)에서 볼 때 문리상 명백하게 고객에게 유리하게 작성된 내용을 '잘못된 표시'라는 이유로 적용을 제한하는 것은 해석론 상 허용될 수 없다는 점에서 대상 대법원 판결은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험 가입 후 2년 경과된 후의 자살을 일반사망으로 보상하게 된 배경 중 하나는 2년이나 경과하였을 경우 보험금을 의식한 자살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인데,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신변비관 자살이 아니라 명백히 보험금을 이유로 하여 자살한 것임 밝혀진 경우 동일하게 자살 면책의 예외로 취급할 것인지 아니면 이와 다른 일반 고의 사고 면책 근거에 의하여 위 단서 조항과 별개로 면책 처리할 수 있을 것인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한 문제로 보인다. 또한 부수적인 문제로 이와 같은 법리논쟁으로 인하여 청구가 지연되는 동안 상당수 보상 대상 자살사고에서 보험금청구 소멸시효 2년이 경과하였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새로운 법적 분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판례상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되기 어려운데, 감독관청은 지급을 권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험금
자살
면책조항
2016-05-24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례해설 - 최근 조직적 금융사기 범죄에 대한 처단
- 서울 중앙지법 2015고합974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 - □사건개요 투자 자문 회사인 이솜투자자문 주식회사의 실질적 대표인 송00등 회사 간부5명이 "해외 선물투자를 통해 원금과 매월 약 2.5% 상당의 투지 수익금을 보장하겠다"는 원금보장문구가 명시된 투자일임계약서, 이면계약서를 이용하거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손실이 난 적이 없음을 강조하는 방법 등으로 투자자들을 모집하여, 2015. 3경부터 2015. 8경까지 사이에 투자자 2,993명으로부터 합계 138,031,000,000원을 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사안으로, 실질적 대표인 송00은 징역 13년, 다른 간부들에 대하여는 징역 4~7년의 중형을 선고하고 아울러 피해액 배상을 명함. □판결 요지 원금 및 이자를 보장하겠다는 약속은 실현 불가능한 거짓이라고 인정한다. 조직적으로 투자 설명회를 개최하고 선순위 투자자들에 대하여 원금 및 이자를 제때 지급한 것처럼 모양을 가춘 것은 나중에 투자한 사람들의 돈을 이용하여 이른바 "돌려 막기"를 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숨투자자문은 합법적인 금융기관을 가장한 유사금융사기단체였다. 피고인 송○○등은 투자자문업 및 투자일임업의 등록이 되어 있던 미도투자자문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숨투자자문을 '우회등록' 하였다. 피고인 송○○와 조○○가 이미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거나 자본시장법위반 등으로 기소되어 임원 및 대주주가 될 수 없었던 상황에서, 피고인 안○○을 명목상 대표이사로 내세우고, 주식 대부분을 피고인 송○○ 가족들의 명의나 가장납입에 의한 방법으로 취득하였고, 피고인 조○○는 '이한영'이라는 가명을 쓰는 방식으로 불법성을 감추었다. 회사의 얼굴로 장시영 등 이름이 알려진 전문가를 내세웠고, 언론사기자들에게 청탁하여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하였다. 홍보영상을 제작하거나, 리치아카데미를 통하여 투자기법을 강의하기도 하고, 한국골프대학(KGU)과 산학협약MOU를 체결하는 등 피해자들이 신뢰할 수밖에 없는 외관을 창출하였다. 그러나 이미 많은 위법성을 안고 있던 계약서들은 제대로 설명되지도, 지켜지지도 아니하였고, 트레이더들은 전문가들이 아니었으며, 유사수신범행을 통해 투자금을 모집· 예탁받은 이숨프라임계좌는 편취금을 빼돌리기 위한 '밑 빠진 독'이었다. 투자금은일부만이 해외선물거래에 사용되었고, 수익금은 후순위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원천으로한 '돌려막기'로 지급된 것이었다. 그 모든 것들이, 그럴 듯해 보이는 거대한 연극무대의 뒤편에서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빼돌리기 위한 무대장치들에 불과하였다.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이 인정 된다 □해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들이 동원한 최첨단 투자 기법에 의한 이익 창출 선전 행위에 대하여 사기죄의 구성요건인 '기망행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법원은 이를 판단하기 위한 자료로 이숨투자자문 소속 트레이더들이 거래한 내역, 투자자들이 회사가 제공한 '프라임시스템'을 통하여 확인한 거래내역이 실제의 해외선물거래였는지 여부를 확인하였고, 나아가 투자금을 혼합 관리한 것에 대한 평가, 투자금의 사용처, 투자금 모집과정에서 홍보?설명한내용(원금보장약정의 인정 여부)도 종합적으로 판단한 후 기망행위를 인정하였다. 피고인들은 이숨투자자문의 사업 내용은 기망행위가 아니며 이숨투자자문이 투자자들에게 제공한 홈트레이딩시스템인'뉴 프라임시스템' 혹은 '프라임퓨처스'가 보여주었던 거래내역이 거짓이라는 증거가 없고, 위 프라임시스템은 증권회사의 해외선물계좌와 실제로 연동되었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투자금이 선순위 투자자 혹은 리치파트너 투자자들에 대한 수익금 지급 및 투자금 반환을 위한 이른바 '돌려막기'에 사용되었다는 것은 추측에 불과하고,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바람에 투자금의 구체적인 운용방법과 사용처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일 뿐이라고 변소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위 변소를 받아드리지 아니하였다. 한 동안 다단계 판매 사기 행위가 성하다가 다단계의 실상이 어느 정도 알려지고 나서 사람들의 경계심이 높아지자 보다 차원 높은 집단사기 형태로 등장한 것이 금융사기 범죄이다. 선진 금융기법이란 선전을 앞세워 교묘하고 조직적인 설득으로 금융지식이 충분하지 못한 사람들을 현혹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우선 일반인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투자 기법을 도입한 것처럼 선전을 하면서 원금은 물론 고율의 이익을 보장한다는 약속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은다. 먼저 투자자로 나선 사람들에게는 약속한 이자를 제때 지급하여 신뢰를 얻고 투자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뒤를 이어 투자자들이 모여 든다. 나중에 투자 받은 금원은 선 투자자들의 이익 배당으로 충당하는 방법으로 어느 시기까지 유지되다가 어느 단계가 되면 필연적으로 지급 불능사태에 빠지게 된다. 그동안 범인들은 투자금중 상당한 부분을 빼돌려 이익을 챙겨놓는다. 최근의 금융사기 범죄는 우선 고도의 조직력과 전문 지식, 국제적 금융 네트웍을 이용하는 기동성 등으로 인해 수사 기관이 사전에 적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어느 정도 투자금 모집 행위가 진행되다가 어느 단계에서 원금과 이자를 받지 못하게 된 피해자가 문제 삼은 시점에서 비로소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 경우에도 국제적 불경기, 금융 위기, 투자 위축 등 주변 사정으로 투자 영업이 원만치 못하였다고 변소하며 기망의 고의를 부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사전에 치밀한 변소 자료까지 준비해놓는 경우도 있어 수사 진행을 어렵게 한다. 나아가 어느 단계부터 투자자를 피해자로 인정할 것인지 명확치 아니하고 대량의 피해자를 상대로 피해 정도를 확인하는 절차도 쉽지가 않다. 이런 행위는 더 큰 돌려막기를 위한 새로운 범행으로 이어지며, 새로운 범행을 통해 편취한 자금으로 이전 사건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하고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합의 내용은 유리한 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번 판결은 최근 금융 사기 조직의 범행 행태를 비교적 상세하게 분석하고 엄벌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투자
사기
금융사기
2016-05-10
금융·보험
판례 해설 - 보험모집인의 횡령, 편취 등 금전 사고 관련 보험회사의 책임 한계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3. 11. 선고 2013가합88244 판결 <사안개요> 원고는 피고 A보험회사와 사이에 2010. 10. 25, 2010. 11. 10 체결한 두 건의 보험계약에 대하여 2011. 10. 28 이를 각 해지하고 해지환급금 186,782,111원을 지급받은 후 그 무렵 A보험회사 소속 보험설계사 B의 계좌로 전액 다 이체하였고, 며칠 후인 2011. 11. 4 새로이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하여도 2013. 1. 2 이를 해지한 후 그 해지환급금 전액을 B의 계좌로 이체하는 등 합계금 294,209,111원을 이체하였는데, B가 이를 임의로 유용하였다. (B는 형사 처벌을 받음) <원고 주장> 보험업법 제102조 제1항 본문에서 "보험회사는 그 임직원. 보험설계사 또는 보험대리점(보험대리점 소속 보험설계사를 포함한다)이 모집을 하면서 보험계약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보험설계사 B가 원고에게 A보험회사에 가입한 보험계약을 갱신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돈을 지급받아가서 유용하였으므로 A 보험회사는 위 보험업법 제102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대상 판결 요지> 보험업법 제102조 제1항의 '모집을 하면서' 라는 규정은 보험설계사의 모집행위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그 행위를 외형적으로 관찰할 때 객관적으로 보아 보험설계사의 본래 모집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유사하여 마치 그 모집행위 범위 내에 속하는 것과 같이 보이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나 이건의 경우 B가 A보험회사의 보험설계사로서 보험업법 제102조 1항 본문에 정한 보험모집을 하면서 원고로부터 금전을 지급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①보험설계사 B는 2009. 9. 30 해촉되어 최초 돈을 이체받은 2011. 10 경에는 보험설계사의 지위에 있지 않았던 점 ② B는 2011. 12. 21 다시 A보험회사 설계사로 위촉되었으나 비전속법인대리점 (GA)에 소속되어 A보험회사 이외 다른 보험회사의 보험상품도 판매해온 점 ③보험계약을 갱신하기 위하여 해지환급금을 다시 보험설계사 계좌로 이체한다는 것은 거래관념에 비추어 상식에 반하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보험설계사 B에게 금전을 이체한 것은 A보험회사의 보험모집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원고와 B 사이의 개인적 금전 거래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대상 판결에 대한 검토> 최근 각 보험사마다 텔레마케팅 등 신채널 사업 영역이 강조되고, 새로운 영업조직이 부상하면서 전통적 모집조직인 보험설계사의 비중이 축소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국내 보험모집시장에서의 보험설계사 비중은 매우 큰 상태이다. 이 보험설계사들의 보험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험설계사들이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보험상품의 안내, 중개 뿐만 아니라 FC (Financial Consultant), FA(Finacial Advisory)라 하여 고객의 재정관리, 금융투자 상담사 역할까지 자처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가 되고 있는데이에 따라 전통적 보험 모집과 직접 관련이 없는 금전거래가 오가는 경우가 많아지고 그 과정에서 금전 사고의 발생 위험도 당연히 따르게 되었다. 한편 보험설계사를 근로기준법상 피용자로 보지 않기 때문에 (대법원 1990. 5. 22. 선고 88다카28112 판결 등 참조) 보험설계사의 금전사고에 대하여 보험회사가 민법상 사용자책임은 지지 않아 보험계약자들의 피해 구제 차원에서 특별 규정을 둔 것이 보험업법 제102조 제1항이다. 이 보험업법 제102조의 보험회사 책임과 관련하여 핵심적 쟁점은 '보험 모집을 하면서' 발생시킨 손해인지 여부인데, 종래 통상적인 보험 모집 업무와 관련된 보험료 횡령 사건 등의 경우 보험 모집을 하면서 발생한 손해로 보는데 의문의 여지가 없으므로 보험업법상 책임 인정에는 문제가 없고 주로 보험계약자 측 과실을 고려하여 책임 제한을 얼마나 할 것인지가 주된 쟁점이었으나 상기한 바와 같이 보험설계사들의 역할이 확장되어 재정, 투자자문을 해주기 시작하면서 통상적인 보험모집 업무와는 상관이 없는 고액의 금전 수수도 빈발하게 되었는데, 과연 그러한 금전거래 상의 사고를 '보험모집을 하면서' 발생시킨 손해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령하여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다45356 판결은 '모집을 함에 있어서'라는 규정은 보험모집인의 모집행위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그 행위를 외형적으로 관찰할 때 객관적으로 보아 보험모집인의 본래 모집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유사하여 마치 그 모집행위 범위 내에 속하는 것과 같이 보이는 행위도 포함한다고 새겨야 한다'고 하여 사용자책임에서의 외형이론이 보험업법 제102조 상 책임에도 그대로 적용됨을 명시적으로 판시하였고, 그 후 보험업법상 책임 여부가 문제된 모든 사안에서 위 대법원 판결의 판시 기준에 따라 판단하여 오고 있다. 그러나 '외형적으로 관찰할 때 객관적으로 보아 보험모집인의 본래 모집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유사한' 행위인지 여부 또한 추상적이기 때문에 결국 거래통념을 기초로 각 사안마다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인데, 이를 넓게 확대하여 해석할 경우 개별 보험계약자는 보호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 비용이 위험 단체를 구성하는 다른 다수의 선량한 보험계약자들에게 전가된다는 점에서 무작정 넓게 해석할 수는 없고 적용 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중요 사례들을 살펴보면, 위 대법원 2004다45356 판결 사안의 경우 원고가 친정아버지로부터 빌린 1억원을 보험설계사인 남편에게 보험에 가입하여 달라고 부탁하면서 지급하였는데, 남편인 보험설계사가 그 중 4,000만원만 보험료로 사용하고 나머지 6,000만원을 횡령한 사안으로서 당시 돈을 지급하면서 보험상품도 특정하지 않고, 보험청약서도 작성하지 않았으며 보험료영수증을 받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보험설계사가 교부한 증권에는 보험료 및 보험증권이 보험가입부분이 변조되어 있었던 사안으로서 이에 대하여 원심인 서울고법 2004. 7. 9 선고 2003나10720 판결은 보험설계사가 부인인 원고를 위하여 보험을 통한 자금운용을 해주기 위한 행위에 불과할 뿐 보험모집 사무집행 관련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하였으나, 위 대법원 판결은 이를 외형적으로 관찰할 때 객관적으로 보아 보험모집인의 본래 모집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행위라고 판단하였던 것이다. (파기환송심 판결인 서울고법 2007. 6. 20 선고 2006나116582 판결에서는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되 40%로 제한하였다) 이 대법원 판결 이후 외형이론에 의하여 소송은 물론 소송전 단계에서도 보험업법상 책임이 상당히 넓게 적용되어온 경향이 있었는데, 이 대법원 판결에 대하여는 외형이론을 너무 넓게 적용한 것이라는 이유로 비판적 평석이 나온 바 있고 특히 계약자에게 중과실이 있는 사안의 경우 외형이론을 제한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김영훈 판사, 2008. 민사판례연구 30권) 그리고 현실적으로 발생하는 사례 중에는 보험설계사가 애당초 계약자들을 기망하여 보험료 명목으로 돈을 편취하기로 마음먹고 범행을 하는 사례들이 적지 않게 있는데, 하급심 판결 중에는 보험설계사가 보험료 명목으로 보험가입자들로부터 돈을 편취하기로 마음먹고 보험증권을 위조하는 등의 수법으로 보험회사가 실제 판매하고 있지도 않는 유령상품을 판매하는 수법으로 돈을 편취한 사안에서 이는 보험모집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거나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인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1.12 선고 2011가합5665 판결) 이러한 기준과 사례들을 종합해서 볼 때 대상 판결 사안의 경우 결국 원고가 A보험회사에 대하여 보험업법 제102조에 따른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외형적으로 볼 때 보험설계사B가 돈을 교부받은 것이 보험계약 갱신을 위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어야 하는데, 객관적으로 볼 때 이미 종전에 가입하였던 보험계약들을 해지한 상태에서 보험계약을 갱신한다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고, 또 종전 계약들에 대한 억대의 해지환급금 전액을 보험계약갱신비용으로 수수한다는 것 또한 설명되기 어려운 일이라는 점에서 이건 원고와 보험설계사 B간의 금전 수수는 그 외형에 있어서도 보험모집이나 보험계약 갱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거나 유사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사안이라고 보이며, 그런 점에서 대상 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 할 것이다.
보험
보험설계사
횡령
2016-04-04
금융·보험
판례해설 - 구성원 변호사의 미납 출자금과 관련한 대표변호사와 법무법인 사이의 약정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구성원 변호사의 미납 출자금을 대표변호사가 개인 대출을 받아 충당한 사건에서 법무법인의 책임을 인정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6. 2. 3. 선고 2014나56968판결). 사안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원고와 함께 법무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구성원 변호사 중 1인이 출자금을 미납하여, 대표변호사인 원고가 미납한 출자금을 개인 대출을 받아 충당한 후 법무법인을 설립하였다. 출자금을 미납한 변호사는 얼마 후 휴업하였다(2016. 2. 22.자 법률신문 기사는 해당 변호사가 동업관계에서 탈퇴했다고 적고 있으나 탈퇴한 변호사는 다른 변호사이다). 그 후 원고의 개인대출을 법무법인이 인수하였고 원고가 그 채무를 연대보증 하였는데, 원고는 자기 자금으로 법무법인이 인수한 대출금채무를 일부 변제하였다. 1심은 이 사건 대출 채무자 명의가 변경된 것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원고 자신을 위한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1심에서는 원고가 자신이 법무법인의 위임사무 처리를 위하여 각종 돈을 지출했다면서 비용상환청구를 한 것인데 자신이 출연하지 않은 돈에 대해서도 비용상환청구를 하는 등 청구 내용 자체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2심에서 원고는 자신이 변제한 것에 대해서만 구상금 청구를 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감축했고 변제한 것으로 인정된 금액은 전부 인용되었다. 이 사건은 연대보증인이 자신의 돈으로 주채무자의 채무를 변제한 후 주채무자에게 구상금 청구를 한 전형적인 사건으로 사건 내용 자체는 법률적으로 특이할 것이 없다. 다만, 이 사건은 원고가 법무법인의 대표변호사이고 피고는 법무법인인데(실질적 피고는 대표변호사를 제외한 나머지 구성원 변호사들이라고 할 수 있다),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들 사이에 계약과 관련하여 분쟁이 발생하였다는 점이 특이하다면 특이하다. 법무법인의 구성원 변호사들은 대출금 채무를 법무법인이 인수하기 위하여 대출채무자 명의를 대표변호사에서 법무법인으로 변경하는 것에 동의하였음에도(판결문 상으로는 당시 법무법인의 구성원 변호사들이 채무인수 및 명의변경에 동의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는 형식적으로 변경한 것일 뿐 실제로 채무인수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출 채무자 명의가 변경되었을 뿐 아니라 법무법인의 대차대조표와 계정별원장에도 대출금 채무와 동일한 금액이 단기차입금으로 계상되어 있으며, 특히 법무법인의 특별대리인(대표변호사가 원고여서 법무법인을 대표할 특별대리인이 선임된 것으로 이해된다)조차 대출금 계좌에서 인출된 금액이 법무법인을 위해 사용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정을 보면 법무법인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 사건에서 법무법인은 계약서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의뢰인들에게는 계약서를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는 자문을 수 없이 했을 변호사들이 정작 자신이 당사자로 체결하는 계약서에 대해서는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날인하였다는 것이다. 중이 자기 머리 못 깎는다는 속담은 있지만 변호사가 자신이 체결한 계약서의 문구와 다르게 주장한다면 의뢰인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구상금
채무인수
2016-03-10
1
2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