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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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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근로
민사일반
단체협약과 반사회질서 위반과의 관계(협약자치의 한계)
1. 들어가며 노조 조합원 자녀에 대한 우선채용을 보장하는 대기업의 단체협약 등 단체협약 내용이 제3자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치는 내용에 대해 국민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고, 이런 불만은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다. 대상판결에서의 단체협약 역시 회사를 상대로 소송 등을 제기한 경우 상여금 등을 감액함으로써 근로자들의 재판청구권 침해하였다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구체적으로 이 사건 단체협약 내용이 적절한지에 대한 사실적 판단보다는 법률적 측면, 즉 협약자치와 사법통제권의 관계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2. 대상판결의 경위 및 요지 자동차용 여과제(필터)를 제조·판매하는 A사는 과반수 노동조합과 2014. 1. 24. 성과급 지급기준에 관한 단체협약 부속합의(이하 ‘제1합의’)를 하면서 당해 연도에 회사를 상대로 금품을 요구하는 진정서·고소장을 제출하거나 소송을 제기한 경우 성과급의 10%만을 지급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그리고 2014. 7. 21. 성실근무자에게 격려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합의(이하 ‘제2합의’)를 노동조합과 하면서 ‘지급일 이전 1년간 회사나 대표 등을 상대로 진정·고소·고발, 부당해고 등의 구제신청, 소송 등의 민원 제기한 자’를 지급대상에서 제외했다. 대상판결은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다는 원칙(대법원 2000. 9. 20. 선고 99다67536 판결 등)을 설시하면서, 성과급 등의 지급기준에 대해 회사에 상당한 재량이 있으므로 회사가 노조와 합리적 기준에 따라 성과급 등을 차등 지급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했다. 다만, 대상판결은 경제적 약자인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소송 등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성과급을 감액하고 격려금을 미지급하는 규정은 회사가 경제적 불이익과 임금을 통한 차별적 처우를 통하여 근로자들의 재판청구권 등 기본권 행사를 제한하는 규정으로 반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로 판단했다. 3. 검토 가. 단체협약과 반사회질서 관련 기존 판결의 태도 대법원은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이때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는 단체협약 내용과 체결 경위, 협약체결 당시 사용자 측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7790 판결 등 참조). 즉, 판례는 단체협약의 내용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무효라고 판단하고 있다. 나. 대상판결의 문제점 및 의의 협약자치는 단체협약 당사자가 단체교섭을 통해 어떤 내용으로 합의할 지에 대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는 원칙이고, 헌법상 권리인 근로3권은 집단적 노사자치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헌법재판소 2018. 5. 31. 선고 2012헌바90 결정). 사용자와 노동조합이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체결한 단체협약이 일반조항(민법 제103조, 제104조 등)에 의해 무효가 될 경우 합리적인 노사관계 형성이 어렵고, 노동조합 총회 의결을 통해 체결된 단체협약이 추후 소송에 의해 무효화될 경우 총회 의결에 반대한 소수 노조원들의 소송이 남발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노동조합이 대등한 지위에서 노사자치의 원칙에 따라 교섭하여 체결한 단체협약에 대하여 일반조항인 신의칙이나 반사회질서라는 이유로 그 효력을 부인하는 데는 지극히 신중해야 한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노조 운영비 원조를 금지하는 노조법 제81조 제4호가 '협력적 노사자치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운영비 원조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노사의 자율적인 단체교섭에 맡길 사항까지 국가가 지나치게 개입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활동의 성과를 감소시키는 것에 불과하고, 이는 노사 간 힘의 균형을 확보해 줌으로써 집단적 노사자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근로3권의 취지에도 반한다고 판단했다. 즉, 운영비원조 금지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근로자들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반한다고 보았다(헌법재판소 2012헌바90 결정). 이와 같이 입법권에 의해 단체교섭권을 제한할 때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하면 위헌으로 보았는데, 사법권이 일반 강행규정인 민법 제103조를 이유로 단체협약 조항을 무효로 판단하는 것에는 더욱 소극적이어야 할 뿐 아니라 최후의 보루로 남아야 한다. 이 사건 단체협약의 내용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조합원들에게 상여금·격려금을 차등지급하거나 미지급하므로, 일견 조합원들의 재판청구권을 현저히 침해하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다. 그러나 단체협약에 해당 내용이 포함된 것은 노사가 불필요한 소송 남발을 막고 건전한 노사관계를 형성하자는 취지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사건 단체협약 내용이 만약 소수노조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라면 공정대표의무 위반(노조법 제29조의4)이나 부당노동행위(노조법 제81조) 처벌이라는 현행 법률의 제도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이 사건 단체협약은 조합원들의 재판청구권 자체를 제한한 것이라기 보다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 등을 제기한 경우 상여금과 격려금에서 금전적 불이익을 주는 것이므로, 위 조항이 문제가 된다면 회사나 조합 간부들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금전적 배상도 가능할 것이다. 이와 같이 현행 법률 체계 하에서 이 사건 단체협약의 문제를 해결할 여러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법 제103조 위반이라는 일반적 강행규정을 통해 해당 단체협약 조항 자체를 무효화하는 것은 협약자율의 원칙에도 반할 뿐 아니라 지나친 사법권의 개입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 이광선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근로계약
재판청구권
감액
소송
성과급
격려금
이광선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2019-09-16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례해설 - 파견근로자 차별과 사용사업주의 책임
1. 사실관계 A사(社)는 휴대폰부품 제조업을 하는 법인이다. A사에서 일하는 근로자 중에는 A사와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한 정규직 근로자도 있지만,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다수의 인력업체로부터 근로자파견계약에 따라 A사에서 일하게 된 파견근로자도 있었다. A사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함)에 따른 근로자파견역무를 제공받을 수 없는 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2011. 10.부터 2015. 3.까지 위 파견근로자를 사용하였다. 이 때문에 A사와 해당 인력업체들은 파견법 위반을 이유로 벌금형의 형사처분을 받기도 하였다. A사의 정규직 근로자들은 근로계약에 따라 ① 매년 3, 6, 9, 12월 말일에 기본급의 100%씩 합계 400%에 달하는 상여금 및 ② 매월 만근시 발생하는 연차유급휴가에 대한 연차유급휴가수당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파견근로자들은 파견사업주와의 근로계약에 따라 매년 합계 200%의 상여금만을 받을 수 있을 뿐 연차유급휴가수당은 받지 못하였다. 파견근로자들 중 일부는 자신들이 정규직 근로자들에 비해 상여금을 절반밖에 받지 못하고 연차유급휴가는 받지 못한 것이 파견법 제21조가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면서, 사용사업주 A사 및 파견사업주에 해당하는 7군데 업체를 상대로 2014. 12.경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신청, 손해배상, 제도개선 시정명령을 신청하였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를 거쳐 중앙노동위원회는 사용사업주 A사 및 파견사업주 5군데가 이 사건 파견근로자에게 상여금을 적게 지급하고 연차유급휴가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차별적 처우임을 인정하고, 당해 차별 처우가 명백한 고의로 반복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이유로 사용사업주 A사 및 파견사업주 5군데는 연대하여 손해액의 2배(파견법 제21조 제3항)에 달하는 금전배상금 합계 44,915,900원을 지급하라고 판정하였다(중앙2015차별 3 내지 11 병합 차별시정 재심신청 사건). 그러자 사용사업주 A사 및 파견사업주 5군데 중 B, C 는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파견근로자 8명은 피고 측 보조참가자로 행정소송에 참여하게 되었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사용사업주 A사에게 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파견근로자 8명 중 3명에 대하여는 차별적 처우를 인정하지 아니하였고, 나머지 5명 5명에게 대하여는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보다 감소된 금전배상을 지급하도록 판결하였다. 대상판결이 다룬 논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용사업주 A는 파견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당사자가 아니므로 파견법상 차별적 처우를 시정하라는 피신청인 적격이 있는지에 관하여, 대상판결은 파견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1차적으로 파견사업주 B, C에게 있다고 하더라도, 사용사업주 A사는 차별에 대한 시정신청의 피신청인 적격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 논거는 파견법 제21조 제1항이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 모두에게 차별적 처우에 대한 금지의무를 부과하였다는 점, 파견법 제20조 제2항은 사용사업주로 하여금 파견사업주에게 위 제21조 제1항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하고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어느 한쪽 사업주의 책임영역에서 발생한 차별적 처우에 다른 한쪽의 귀책사유가 있다면 두 사업주가 연대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법적으로 타당하고 정책적으로도 근로자 구제에 바람직하다는 점이다. 둘째, 파견근로자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차별적 처우를 시정요구할 수 있는 신청기간은 “차별적 처우가 있은 날로부터 6개월 내”인데(파견법 제21조 제3항), 대상판결은 파견근로자가 동일한 사용사업주 A사에서 계속 근무하면서 차별적 처우를 받아 왔고, 다만 그 기간 중 소속 파견사업주만이 변경되었다면 위 제척기간은 사용사업주 A사와의 근로관게가 종료된 날로부터 기산된다고 하여 당해 시정신청은 적법하다고 보았다. 셋째, 파견근로자들이 연차유급휴가수당을 받지 못한 것이 파견법상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대상판결은 이를 인정할 경우 사용사업주 A사는 근로기준법 위반에 더하여 파견법 위반에 따른 시정명령, 배상명령까지 받게 되는 바 이는 역차별로서 문제가 있다고 보아 이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처리하면 족할 뿐 파견법이 규정한 차별처우 금지영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넷째, 정규직 근로자들과 파견근로자들이 ‘동종·유사한 업무’에 종사하였는지에 관하여, 대상판결은 비교대상근로자로 선정된 A사의 정규직 근로자들이 파견근로자들과 같은 생산라인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 점 등을 들어 동종·유사한 업무를 해왔다고 인정하였다. 다섯째, 파견근로자들은 파견 후 6개월 동안은 신규입사 정규직 사원보다 상여금을 많이 받으므로 불합리한 처우가 있을 수 없다는 점에 관하여, 대상판결은‘비교대상근로자들이 신입 정규직 근로자라면 받았을 상여금’과 파견근로자들이 실제 받은 상여금을 비교해 볼 때, 이 사건 파견근로자들 중 일부에게는 차별적 처우가 없거나 설령 그들이 정규직 근로자였더라도 상여금을 받을 수 없는 상태였으므로 파견사업주 B, C에게는 연대책임이 없다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 파견근로자들을 정규직 근로자들에 비하여 상여금 등에서 차별한 것은 업무내용이 현격히 달라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므로 중앙노동위원회가 배액의 배상금 이행명령을 내린 것이 부적법한 것인지에 관하여, 대상판결은 사용사업주 A사와 파견사업주 B, C 모두 상여금 지급에 2배나 차이가 있음을 알면서도 같은 내용의 근로자파견계약을 반복 체결하였으므로 명백한 고의로 반복된 차별적 처우라면서 손해액 2배를 배상하라고 한 재심판정은 정당하다고 판시하였다. 요컨대, 대상판결은 사용사업주 A사에게 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하되, 파견근로자 8명 중 3명에 대하여는 차별적 처우를 인정하지 아니하였고, 나머지 5명에게는 줄어든 손해액(연차유급휴가수당 제외, 비교대상근로자를 신입 사원으로 가정하여 상여금 차액을 감소함)의 2배에 달하는 배상금을 인정하였다. 참고적으로 원고와 피고 모두 대상판결에 항소한 상태이다. 4. 판례해설 대상판결에는 여러 쟁점들이 존재한다. 첫째,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게 될 쟁점은 파견법상 차별시정명령의 이행의무 대상자에 파견근로자와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한 파견사업주 뿐만 아니라, 파견근로자로부터 근로를 제공받는 사용사업주도 포함되는지 여부일 것이다. 이에 대하여는 두 가지 견해가 존재해왔다. ① 하나는 사용사업주와 파견사업주가 각자의 책임영역에서 발생한 차별적 처우에 대하여는 각자 책임을 진다는 견해이고, ② 다른 하나는 파견법 제21조 제1항에서 사용사업주와 파견사업주 모두에게 차별적 처우에 대한 금지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사용사업주의 개입 없이는 파견사업주의 차별적 처우를 시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이들에게 연대책임을 지울 필요가 있다는 견해이다. 고용노동부에서 발간한 ‘파견법 업무매뉴얼(2011. 12.)’ 및 중앙노동위원회의 기존 재심판정은 전자의 견해를 취하고 있었다. 그런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6. 30. 본건 사건에 이르러“이 사건 파견사업주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사용사업주에게도 차별적 처우의 금지 및 시정의무가 연대하여 존재한다는 것은 파견근로자 차별시정제도의 입법취지 및 파견법의 규정에 따른 당연한 귀결이라 할 것”이라면서 후자의 견해를 취하게 된 것이다. 대상판결이 사용사업주에게도 차별시정신청의 피신청인 적격이 있다면서 밝힌 논거들은 중앙노동위원회가 위 재심판정에서 밝힌 논거들을 거의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중앙2015차별 3 내지 11 병합 차별시정 재심신청 사건 제5항 가. 참조). 파견법 제21조 제1항은 차별적 처우의 금지 주체를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 모두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제21조 제3항은 차별시정명령의 이행 대상을 파견사업주 또는 사용사업주로 규정하고 있으며, 제34조 제1항은 사용사업주와 파견사업주의 책임영역을 구분해놓고 있다. 조문의 구조가 이러하다보니, 실무상 위 두 견해 중 어느 것도 충분히 선택될 여지가 있었고, 그 선택에 정책적 고려가 개입될 가능성도 높았다고 본다. 중앙노동위원회가 향후 동종·유사한 후속 사건에서 이 사건에서 취한 견해를 유지할 지는 지켜볼 문제이다. 그리고 사법부인 항소심에서 대상판결의 결과를 그대로 인용할 지도 흥미로운 대목이라고 하겠다. 둘째, 대상판결은 연차유급휴가수당을 차별적 처우가 금지되는 영역에서 제외시켰다. 파견법 제2조 제7호는 처별적 처우가 금지되어야 할 사항에 ①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에 따른 임금, ② 정기상여금, 명절상여금 등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 ③ 경영성과에 따른 성과금, ④ 그 밖에 근로조건 및 복리후생 등에 관한 사항이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참고적으로 기존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에서는 연차유급휴가수당을 위 차별금지영역에서 제외시켰는데, 본건 사건에 이르러 중앙노동위원회는 연차유급휴가수당이 이 중 ④에 해당한다고 입장을 변경한 것이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재심판정에 의하면 연차유급휴가수당을 받지 못한 파견근로자는 근로기준법은 물론 파견법에 의해서도 보호받게 되니 근로기준법에 의해서만 보호받는 정규직 근로자가 역차별 당하는 결과가 발생한다”면서 중앙노동위원회의 기존 입장을 따랐다. 그러나, 근로기준법과 파견법은 서로의 입법취지와 입법목적이 다르다. 따라서, “민·형사상 법적 처분을 통해 근로기준법 위반의 결과가 제거된다고 해서 반드시 차별법의 입법취지가 달성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연차유급휴가수당의 미지급 또한 차별금지대상의 일종으로 다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항소심에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대상판결은 비교대상근로자가 올바로 선정됐다고 인정하면서도 A사의 정규직 근로자들이 입사 후 6개월 동안은 별도의 계산식에 따라 상여금을 지급받았음을 밝히고, “정규직 근로자 중 가장 높은 처우를 받는 근로자를 비교대상근로자로 선정하는 경우 가장 낮은 처우를 받는 정규직 근로자는 기간제 근로자보다 더 불이익을 받게 되는 역차별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비교대상근로자로 가장 낮은 처우를 받는 정규직 근로자를 선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 중앙노동위원회의 2008년 차별시정 재심판정 사건(중앙 2008차별7 차별시정 재심신청사건, 모 대학교 시간강사가 차별시정을 요구한 사건이다)의 논거를 차용하여, “참가인들이 비교대상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받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비교대상근로자들이 각 참가인들의 차별시정 대상기간에 새로 입사한 신입직원임을 전제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새로이 밝혔다. 그 결과, 파견근로자들 중 일부에 대하여는 차별적 처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내려졌고, 나머지 파견근로자들에 대하여는 배상금 액수가 줄어드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참고적으로 기간제 근로자의 차별시정신청사건에서도 “비교대상근로자가 복수일 때 법원이 차별적 처우를 당한 근로자 스스로 선정하지 않은 가장 낮은 처우를 받는 근로자를 알아서 비교대상근로자로 선정한 점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는데, 대상판결은 비교대상근로자의 선정이 적절하다고 하면서도 역차별의 발생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직권으로 상여금 차액을 줄였고 그 결과 일부 파견근로자들은 차별을 당하지 않았다는 판단까지 받게 만들었으니, 이와 같은 법리가 과연 차별적 처우를 근절하고자 하는 파견법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것인지를 놓고 항소심에서 치열하게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넷째, 대상판결은 “파견근로자가 소속 파견사업주를 바꾸는 방식으로 계속하여 동일한 사용사업주의 사업장에서 근무한 경우, 파견근로자가 특정 파견사업주 소속으로 근무한 기간 동안 이루어진 차별적 처우에 대하여는 그 파견사업주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나, 다른 파견사업주 소속으로 근무한 기간에는 당해 파견사업주가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어 해당 기간 동안의 차별적 처우에 대한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법리를 밝혔다. 예컨대, 사용사업주 A와 파견사업주 B1, B2, B3가 있고, 파견근로자 C는 B1?B2-B3의 순서로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한 후 A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며 C는 위 세 구간 전부에서 계속적인 차별을 당했다고 가정한다.
파견근로자
노동
차별
2016-12-14
노동·근로
판례해설 -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 위반 여부의 판단 기준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7.21. 선고 2014가합60526 판결 - 1. 사건의 개요 전국 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인 원고의 산하에 있는 각 지회의 사업장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하 '교섭대표노조'라고 함)으로 결정된 기업별 노동조합들이 사용자들과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함) 제29조의4 제1항의 공정대표의무(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에 대하여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을 하지 아니할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원고는 헌법이 보장하는 단체교섭권 및 단체협약권을 사실상 박탈당하는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8곳의 노동조합(교섭대표노조)을 상대로 손해배상(위자료) 청구를 하였다. 나아가 원고는 3곳의 회사에서 체결된 단체협약들은 그 체결 과정이 사회질서에 반하여 민법 제103조에 의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그 확인을 구하였다. 2. 판결의 요지 가. 공정대표의무 위반 여부의 판단 기준 이 사건 판결은 공정대표의무의 도입 취지, 소수노조의 보호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교섭대표노조와 사용자는 단체교섭을 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며 이를 집행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소수노조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등의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는 물론, 협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함에 있어서도 합리적 이유 없이 소수노조를 차별하지 아니할 실체적 공정대표의무를 부담한다고 하면서, 절차적 및 실체적 공정대표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아래와 같이 설시하였다. ⑴ 절차적 공정대표의무 위반 여부 판단 기준 교섭대표노조는 교섭요구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확정하는 과정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등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고 협의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교섭요구안 결정 이유 등에 대하여 설명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교섭대표노조에게는 교섭요구안 의제를 선택하고 구체적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재량권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구체적인 의제나 개별적인 협상 절차에까지 무조건적으로 소수노조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거나 참여를 보장해야 할 의무까지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그 절차적 보장이 형식적인 것에 그치거나 특별히 소수노조에게 핵심적이고 중요한 의제임에도 불구하고 의견수렴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는 등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교섭대표노조의 재량권 범위를 일탈하는 경우에는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배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⑵ 실체적 공정대표의무 위반 여부 판단 기준 소수노조는 단체협약의 규범적 부분뿐만 아니라 노조활동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도 단체교섭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단지 교섭대표노조가 사용자와 협상을 통하여 얻어내는 결과물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교섭대표노조와 사용자가 체결한 단체협약이 일단 차별적으로 보일 경우 그 차별의 합리성에 관하여는 보다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하고, 특히 그 내용이 노조의 기본적 활동에 관한 것일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나. 구체적 사안에 대한 판단 ⑴ 이 사건 판결은 단체협약에서 노사협의, 노사합의 등의 주체가 되는 노동조합을 교섭대표노조로 한정한 것, 노동조합 창립기념일을 교섭대표노조의 창립기념일로 제한한 것은 실체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소수노조를 차별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단체협약에서 근로시간면제 시간의 70%를 교섭대표노조에게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30%를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조의 조합원 수에 비례하도록 정한 것도 각 노조의 조합원 수를 비교하여 볼 때 실체적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원고가 제세한 단체교섭요구안에 대하여 교섭대표노조가 어떠한 응답도 해주지 않은 행위, 교섭대표노조가 최종적으로 마련한 단체교섭요구안을 원고에게 알려주거나 설명해 주지 않은 행위, 사용자와의 단체교섭 진행 과정도 전혀 알려주지 않은 행위 등에 대하여는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인정하였다. 이에 따라 법원은 3곳의 교섭대표노조에 대하여는 공정대표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로 각 500만 원을 지급할 것을 명하였다. ⑵ 원고보다 고작 1명의 조합원이 더 많다는 이유로 교섭대표노조의 지위를 취득한 노동조합의 경우에는 절차적으로 더욱 강화된 공정대표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임에도 교섭요구안에 대한 공지나 설명, 잠정합의안에 대한 설명 등을 불이행함으로써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고 있다고 판단되나, 사용자와 사이에서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아 위와 같은 공정대표의무 위반으로 인한 원고의 손해가 아직 현실적으로 확정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는 배척하였다. ⑶ 하지만 법원은 ①교섭대표노조가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조의 공동교섭 요구에 응할 의무까지는 없고, 이를 인정하는 것은 사실상 교섭대표노조의 지위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는 점, ②교섭대표노조는 노조법에 의해 독자적으로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아 자신의 사무로서 사용자와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이지,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조로부터 위 권한을 위임받아 타인의 사무로서 사용자와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③교섭대표노조의 규약에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조의 조합원들의 찬반의사에 구속되어야 한다는 규정이 없는 점, ④교섭대표노조가 단체협약을 체결함에 있어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조의 의견을 수렴할 의무가 있다고 하여 더 나아가 그 동의까지 받아야 할 의무는 인정되지 않고, 이를 인정하는 것은 사실상 법이 부여한 교섭대표노조의 교섭체결권을 부정하는 것과 같은 점 등을 근거로 내세워, 나머지 4곳의 교섭대표노조에 대하여는 공정대표의무 위반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하였다. ⑷ 단체협약 무효 확인 청구에 관하여는 공정대표의무 위반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단체협약이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고, 그와 같이 체결된 단체협약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3. 판결에 대한 평가 이 사건 판결은 노조법 제29조의4 제1항에서 정한 공정대표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절차적 기준과 실체적 기준으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설시하면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교섭대표노조의 소수노조에 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건 판결에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단체협약의 사법상 효력을 인정한 점에 관하여는 납득하기 어려운바, 노조법에서 교섭대표노조와 사용자에게 공정대표의무를 부여한 것은 헌법상 노동3권의 보장에 어긋나지 않도록 교섭창구단일화제도의 위헌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데에 그 취지가 있으므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단체협약은 강행법규 위반으로 사법상 무효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교섭대표노조의 단체교섭 및 단체교섭 체결권한이 노조법에 의해 독자적으로 부여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조와 사이에서 법정 위임관계가 성립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는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인바, 앞으로 대법원이 어떠한 입장을 취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공정대표의무
노동조합
교섭대표노조
2016-09-27
노동·근로
판례해설 - 단체교섭절차 중 교섭창구단일화에 관한 두 가지 쟁점
1. 사실관계 갑은 A기획이라는 상호로 상시근로자 21명을 사용하여 고속도로 통행료 징수대행업을 하는 개인사업자이다. 위 A기획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2014. 10. 10. A노동조합을 설립하였다. 한편, 전국톨게이트 노동조합은 2010. 2. 26. 설립되었고 하부조직으로 2014. 9. 15. 설립된 일죽지부를 두고 있었다. 그런데, 하부조직인 일죽지부장 을은 2014. 9. 30. 갑에게 수신인을 "외주사"로 표기한 단체교섭 요구서를 팩스로 전송하였고, 2014. 10. 2.에는 갑의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여 팩스로 전송한 위 단체교섭 요구서 원본을 전달하였다. 갑은 2014. 10. 7. 일죽지부장 을에게 위 수신인 표기를 "A기획"으로 정정하여 다시 제출할 것을 요청하였고, 일죽지부장 을은 2014. 11. 5. 갑의 사무실을 다시 방문하여 수신인을 "A기획 대표이사"로 기재한 단체교섭 요구서를 제출하였다. 그런데 위 요청일과 보정일 사이인 2014. 10. 10. A기획에서는 기업별 노조인 A노동조합이 결성된 것이다. A노동조합은 2014. 11. 6. 갑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갑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함) 제29조의 2에 따라 2014. 11. 13. A노동조합 및 전국톨게이트 노동조합이 교섭요구 노동조합임을 확정·공고하였다. 그런데, 자율적으로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정하지 못하자 A노동조합은 2014. 11. 28. 사용자인 갑에게 자신이 과반수 노동조합임을 통지하였고, 갑은 A노동조합을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공고하였다. 그러자 전국톨게이트 노동조합은 2014. 11. 28.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A노동조합이 과반수 노동조합이 아니라면서 이의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전국톨게이트 노동조합의 손을 들어 주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과반수 노동조합의 결정은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5 제1항에 따라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확정하여 공고한 날의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하는 바, 사용자인 갑이 2014. 9. 30. 팩스로 교섭요구를 받고도 이를 제때 공고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전국톨게이트 노동조합이 팩스로 단체교섭을 요구한 2014. 9. 30.부터 일주일이 지난 2014. 10. 8.을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공고일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A노동조합은 2014. 10. 10. 설립되었으므로 전국톨게이트 노동조합이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공고된 2014. 10. 8. 당시에는 존재하지도 아니하였다. 따라서, 전국톨게이트 노동조합이 이 사건 과반수인 노동조합이다"라고 결정하였다. 갑은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동일한 이유를 들어 재심신청을 기각하자, 갑은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2. 원심판결 및 대상판결의 요지 원심판결 및 대상판결은 모두 과반수 노동조합의 결정 기준일인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공고일'은 사용자가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실제로 확정·공고한 날이 아니라, 법령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을 경우 교섭요구 노동조합이 확정·공고되어야 하는 날로 보아야 한다고 보았다. 그렇다면 규범적 해석에 따른'교섭요구 노동조합이 확정·공고되어야 하는 날'은 언제인가? 이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으로부터 서면 교섭요구를 받은 날 바로 이를 공고하였다면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공고되어야 하는 날이며, 당해 교섭요구를 받은 날로부터 7일의 공고기간이 지난 다음날이다(시행령 제14조의5 제1항). 그런데, 위 해석 기준을 놓고 본건 사례에서는 그 적용에 문제점이 생기게 된다. 예컨대, ① 일죽지부장 을이 단체교섭 요구서를 팩스로 전송한 2014. 9. 30.로부터 7일이 지난 다음날(2014. 10. 7.의 다음날인 2014. 10. 8.)이 될 수도 있고, ② 일죽지부장 을이 전송한 팩스의 원본을 갑에게 직접 건넨 2014. 10. 2.로부터 7일이 지난 다음날[원래는 2014. 10. 9.의 다음날인 2014. 10. 10.인데, 이날은 공휴일(한글날)이므로 2014. 10. 10.의 다음날인 2014. 10. 11.]이 될 수도 있으며, ③ 사용자인 갑의 요구에 따라 일죽지부장 을이 원본 내용 중 일부를 보정해 다시 제출한 2014. 11. 5.로부터 7일이 지난 다음날(2014. 11. 12.의 다음날인 2014. 11. 13.)이 이 사건에서 과반수 노동조합을 결정하는 각 기준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원심판결 및 대상판결은 노동조합법 시행규칙 제10조2에 기초하여 수신자는 필수적 기재사항이 아니므로, 일죽지부장 을이 보정한 요구서를 다시 제출한 ③ 2014. 11. 13. 은 결정 기준일이 아니라고 보았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과반수 노동조합의 결정 기준일은 ① 2014. 10. 8. 또는 ② 2014. 10. 11.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원심판결은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을 요구할 때 서면으로 하여야 한다는 시행령 제14조의2 제2항 규정에서 '서면'에는 팩스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일은 다툼의 여지가 없이 명확해야 하는데 팩스는 전송해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어 법률관계를 불명확하게 하고, 이는 이메일 등에 의한 해고통지의 효력을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실무 태도와도 부합하며, 문리해석상 서면은 종이로 된 문서를 뜻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심판결은 종이가 전달된 2014. 10. 2.을 기준으로 계산한 ② 2014. 10. 11.을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공고일이 되어야 하는 날'로 보았다. 2014. 10. 11.을 기준으로 할 때, 당시 A노동조합의 조합원 수는 전국톨게이트 노동조합의 그것보다 다수이므로, 과반수 노동조합은 전국톨게이트 노동조합이 아닌 A노동조합이 된다. 반면, 대상판결은 이 사건에서 단체교섭 요구서를 팩스로 보내도 무방하다고 판단하였다. 전달 여부의 불명확성은 팩스를 전송한 사람의 책임으로 돌려 입증책임을 부담시키면 그만이고, 사용자인 갑은 2014. 9. 30.자 단체교섭 요구서를 팩스로 받았다고 자인(自認)하였으며, 시행령 제14조의2 제2항은 서면의 전달방법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단체교섭 요구내용이 기재된 서면을 반드시 종이로 교부해야 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할 이유가 없다는 게 그 주된 논지이다. 따라서, 대상판결은 2014. 9. 30.을 기준으로 계산한 ① 2014. 10. 8.을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공고일이 되어야 하는 날'로 판시하였다. A노동조합은 2014. 10. 10. 비로소 설립되었으므로 2014. 10. 8.을 기준으로 할 때, 당시 전국톨게이트노동조합이 유일한 노동조합이고 과반수 조합원을 보유하였으므로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이 옳다고 본 것이다. 3. 판례해설 대상판결에는 두 가지 쟁점이 존재한다. 하나는「단체교섭 요구서를 서면으로 직접 전달해야 하느냐, 아니면 팩스로 전송해도 되느냐」이고, 다른 하나는「과반수 노동조합의 결정기준일인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공고일을 실제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일로 볼 것이냐, 아니면 법령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을 경우 교섭요구 노동조합이 확정?공고 되어야 하는 날로 볼 것이냐」이다. 첫 번째 쟁점과 관련하여 최근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상 해고사유를 서면이 아닌 이메일로 통지한 사건에서 "근로자가 이메일을 수신하는 등으로 내용을 알고 있는 이상, 이메일에 의한 해고통지도 해고사유 등을 서면 통지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입법 취지를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사안에 따라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경우가 있다"고 판시하였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대법원 2015.9.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이 사건에서 노동조합의 교섭요구 존부, 사용자가 노동조합을 특정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 등에 비추어 팩스에 의한 통지도 서면에 의한 통지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두 번째 쟁점과 관련하여 비록 하급심 판결이기는 하지만 과반수 노동조합을 결정하기 위한 조합원수의 산정기준일은 '실제로 확정공고를 한 날'이 아닌, '확정공고를 했어야 하는 날'이라고 판단한 선례가 있다. 즉,"과반수 노동조합을 결정하는 기준일이 언제인가에 따라 어느 노동조합이 과반수 노동조합인지가 결정되므로 그 기준일은 엄격하게 특정일로 확정될 수 있어야 하는데, 만약 실제로 확정공고를 한 날을 기준일로 삼는다면 사용자가 자의적으로 과반수 노동조합을 결정하는 기준일을 정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고, 결국 노동조합 간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본 것이다(대전지방법원 2013. 4. 17.선고 2012가합35037). 대상판결의 사용자 갑은 최근 상고를 하였으므로, 결국 팩스에 의한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가 적법한지, 과반수 노동조합의 결정기준일에 대한 최종 해석은 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되었다. 서면의 직접 교부나 우편송달 방법에 의한 전달만으로 제한 해석할 것인지, 이메일 사례뿐만 아니라 팩스에 의한 전달까지 노동법의 통지 방식을 넓힐 것인지에 관한 대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노동조합
단체교섭
2016-07-19
노동·근로
판례해설 -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와 언론활동의 한계
1. 기초적 사실관계 A대학교의 총장 甲은 2013. 3. 17. 노조설립을 주도하던 이모씨에게 전화해 "노조는 만들지 마세요"라고 말하고, 2013. 3. 18. 대회의실에서 전체 직원들을 상대로"노조를 절대 만들지 말아 달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모씨의 주도로 2013. 3. 23. 노조는 설립되었고, A대학교의 총장 甲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노조법'이라 함)상 부당노동행위 위반으로 약식기소되었다. A대학교의 총장 甲은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제1심에서는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벌금 200만원 유죄로 원심판결이 파기되었고, 대법원은 2016. 3. 24.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유죄가 확정된 사건이다(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15146 판결). 2. 해 설 노조법 제81조 제4호에서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부당노동행위는 A대학교의 총장 甲이 노동조합을 설립하기 1주일 전에 직원 이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노조 설립을 만류하고, 다음 날 전체 직원 회의에서 노조 설립은 국가 재정지원을 중단시켜 결국 구조조정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 사실로서, 사용자로서 노동조합 조직에 개입하였다는 것이다. 헌법 제21조 제1항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A대학교의 총장 甲은 당해 노조설립에 관하여 자신의 의견을 자유로이 표현할 자유를 가진다. 그러나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3권을 보장하고 있어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3권을 침해할 경우에는 노조법에 따라 부당노동행위로서 형사처벌되므로 현실에서는 양 기본권의 충돌과 조화, 이익형량이 문제된다. 판례는"사용자가 연설, 사내방송, 게시문, 서한 등을 통하여 의견을 표명하는 경우 표명된 의견의 내용과 함께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意思)가 인정된다면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한다. 또 그 지배·개입으로서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 침해라는 결과 발생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여 고의를 범죄성립요건의 주된 요소로 보되, "그러나 사용자 또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하여 단순히 비판적 견해를 표명하거나 근로자를상대로 집단적인 설명회 등을 개최하여 회사의 경영상황 및 정책방향 등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행위는 거기에 징계 등 불이익의 위협 또는 이익제공의 약속 등이 포함되어 있거나 다른 지배·개입의 정황 등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칠 수 있는 요소가 연관되어 있지 않는 한, 사용자에게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다고 가볍게 단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여 고의의 성립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대법원 2013.1.10. 선고 2011도15497 판결). A대학교의 총장 甲이 직원 이모씨에게"노조를 만들지 마라"고 전화한 행위, 전체 직원들에게 구조조정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 행위를 놓고 제1심은 단순히 비판적 견해를 제시한 것으로 보았고, 항소심 및 상고심은 부당노동행위로 본 것이다. 미국의 태프트-하틀리법 제8조 (C)는 사용자의 노사관계 발언에 보복?폭력의 위협 등의 불이익 제공 또는 이익의 제공이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다면 지배·개입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우리 판례는 위 불이익 제공 등이 명시적으로 현출되어 있지 않더라도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할 수 있음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사용자의 언론의 자유와 부당노동행위 성립의 문제는 그 판단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예측가능성이 낮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사용자로서는 근로자의 노동조합 설립·운영에 따른 자신의 의견 개진에 있어서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것이다. (참고적으로 항소심 판결은 유죄 인정의 근거로 A대학교의 총장 甲이 직원 이모씨가 입사한 후 노조를 설립할 때까지 약 5년 동안 한 번도 휴대전화로 통화한 사실이 없는 점을 들었다. 따라서, 사용자들은 평소에도 직원들과 휴대전화로 개인적인 교류를 할 것을 권한다.)
부당노동행위
노동조합
언론의자유
2016-04-15
노동·근로
판례해설 - 고용보험법상 육아휴직급여 수급은 영유아와의 동거를 전제로 하는지 여부 등
서울고등법원 2015. 8. 28. 선고 2014누56002 판결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2011년 1월경 자녀를 출산한 근로자가 육아휴직 후 자녀를 데리고 남편과 함께 멕시코로 가기 위해 항공권을 예약하고 여권까지 발급받았다가 생후 5개월 된 자녀를 친정어머니에게 맡기고 같은 해 6월경 남편과 함께 출국한 후 이듬해 2월에 귀국한 사례'에서 "근로자가 출국하여 해외에 체류하는 동안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되어 원칙적으로 육아휴직이 종료되었고, 불가피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것도 아니어서 실질적으로 양육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이처럼 육아휴직이 종료되었음에도 육아휴직급여를 받은 경우에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육아휴직급여를 받은 경우에 해당하여 고용노동청은 지급받은 금액의 반환과 지급액 상당액을 징수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단을 한 바 있다. 그런데 위 판결은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기 위해 육아휴직제도를 두고 있는 취지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먼저 위 판결은 고용보험법 제70조 제1항이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 육아휴직을 전제로 하고 있고 있으므로 관련규정의 체계적 해석상 고용보험법상 육아휴직급여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남녀고용평등법에 규정된 요건을 충족하는 육아휴직이 전제되어야 할 것인데, 남녀고용평등법 시행령 제14조 제1항은 육아휴직의 종료사유로서 '영유아가 사망하거나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를 들면서 그와 같은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7일 이내 그 사실을 사업주에게 알리도록 하고, 같은 조 제3항 제3호에서는 위와 같은 통지를 하지 않은 경우 영유아의 사망 등의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7일이 되는 날 육아휴직이 종료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므로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 육아휴직이 계속 유지될 수 없고 육아휴직급여를 수급할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는 제1항에서 시행령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육아휴직을 허용하도록 하고, 제6항에서는 그 신청방법과 절차에 관하여만 시행령에 따르도록 하고 있을 뿐 육아휴직의 종료사유를 시행령에서 규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지 않다. 위 제19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시행령 제10조에서는 1년 미만의 근로자와 배우자가 육아휴직 중인 근로자에 대해서만 육아휴직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위 제19조 제6항에 따라 시행령 제11조와 제12조에서는 육아휴직의 (변경)신청방법과 절차, 그리고 육아휴직신청에 따른 사업주의 육아휴직허용시점에 대해, 시행령 제13조에서는 육아휴직신청의 철회에 대해, 시행령 제14조는 육아휴직의 종료와 복귀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시행령에서 육아휴직의 신청과 철회, 종료와 복귀에 대해서만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이유는 사업주로 하여금 육아휴직으로 인해 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복귀시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받는 직무에 복귀시키도록 강제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법 제19조 제3항, 제4항). 다소 모호한 부분이 없지는 않으나, 이와 같은 관련규정의 체계적 해석에 따르면 시행령 제14조 제1항은 근로자가 '영유아가 사망하거나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와 같이 육아휴직이 필요 없게 된 경우 그 사실을 사업주에게 알려 복귀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고, 같은 조 제3항 제3호는 '영유아가 사망하는 경우 등' 어떠한 의미의 육아도 있을 수 없는 경우('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는 위 제14조 제1항에는 포함되어 있으나 어떠한 의미의 육아도 있을 수 없는 경우는 아니므로 제14조 제3항 제3호의 '등'에는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에 한해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면 근로자는 당연히 복귀한 것으로 보아 사업주가 육아휴직을 이유로 복귀를 거부하는 등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 위 시행령 규정은 사업주에게 복귀를 강제시키기 위해 '영유아가 사망하거나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를 예로 들면서 육아휴직종료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지, 근로자가 그 경우 반드시 복귀하라는 규정으로 이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만약 이와 달리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를 근로자 입장에서 육아휴직의 적극적 종료사유로 규정한 것이라면 그 사유는 육아휴직개시 불가사유도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시행령 제13조 제2항은 '해당 영유아의 사망' 등의 사유만을 열거하면서 그 경우 육아휴직신청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을 뿐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에 대한 별도의 언급이 없다. 나아가 근로자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2 규정에 따라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근로와 육아를 병행할 수 있고 이 경우 고용보험법 제73조의2 규정에 따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급여를 받을 수 있는데, 이와 같이 근로시간만을 단축하는 경우에는 육아휴직의 경우와는 달리 동거하지 않던 자녀를 당장 데려와 동거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은 근로를 계속하면서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좀 더 다양하고 간접적인 형태의 육아도 인정하는 것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남녀고용평등법 시행령 제15조의3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의 경우에도 육아휴직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 사업주에 대해 보고하고 직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위 판결대로라면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도 종료된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원거리에서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근로자가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으로 육아를 하는 것을 사실상 막는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그 때문에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란 직접육아가 필요치 않은 경우 근로자가 사업주에게 복귀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을 뿐, 육아휴직 내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의 종료사유를 규정한 것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해외체류로 자녀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위 사례에서 위 시행령 제14조 제1항 및 제3항은 육아휴직종료의 근거규정이 될 수 없다고 생각된다. 다음으로, 위 판결은 '자녀를 양육하기 위한 휴직'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양육하는 영유아와 동거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그 논거로 「① 육아휴직급여는 육아휴직으로 근로제공의 기회가 단절된 근로자에게 생계비의 일부를 지급하여 직접 자녀를 양육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어 직접적 양육을 염두에 둔 규정이다. ② 영유아와 동거하지 않고 경제적인 지원만을 하는 경우를 육아휴직의 개념 속에 포함하게 되면 육아휴직의 범위를 확정하기 힘들게 되고 부당수급행위를 막기 어렵다. ③ 육아휴직제도는 육아의 수단으로 휴직 제도를 이용하는 것이므로 경제적 지원만 하는 경우 근로의 단절 없이 영유아를 양육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④ 영유아의 양육에 있어서는 부모의 직접적인 보살핌이 보다 필요하고 이를 위해 남성근로자의 육아휴직까지 인정하고 있는 것인데 단지 경제적 지원만을 한다는 것은 육아휴직의 제도적 취지를 희석시키는 것이다. ⑤ 육아휴직자체가 아니라 육아휴직급여를 지급받기에 충분한 육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는 육아휴직의 재원 및 고용보험료 납부를 통한 사용자와 근로자의 기여 등도 고려되어야 한다」라는 점 등을 들고 있다. 남녀고용평등법은 2007. 12. 21. 개정되면서 모성보호부분에서 출산전후휴가에 대한 지원과 배우자의 출산휴가를, 일·가정의 양립지원부분에서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단축을 각각 나누어 규정하게 되었는데, 위 규정들은 사업주로 하여금 여성근로자의 모성을 보호하도록 하고 근로자가 일하면서 가정도 돌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둔 것이지 어떠한 방식의 육아를 인정할 것인지 여부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진 규정으로 볼 수는 없다. 육아휴직급여는 근로자에게 생계비를 지원하여 자녀를 양육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육아 때문에 일을 완전히 포기하지 말라는 고용촉진 등 고용보험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함에 있는 것이므로(고용보험법 제4조) 국가가 양육자의 양육형태에 관여할 바는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고용보험법은 남녀고용평등법의 육아휴직을 전제로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고용보험의 목적과 재정을 고려하여 남녀고용평등법상의 육아휴직자체를 제한할 수는 없고, 육아휴직이 인정되는 이상 육아휴직급여도 지급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남녀고용평등법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육아휴직을 보장하면서 국가나 사업주가 동거방식의 직접 육아만 인정하겠다고 하는 것은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육아의 방법은 부모와 자녀가 처해 있는 다양한 상황에 따라 양육자가 개별적으로 가장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면 그만이다. 나아가 남성근로자에게 육아휴직을 인정하는 것도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이지 직접적 양육만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남성근로자가 육아휴직을 한 후 일하는 아내를 뒷바라지 하고 이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안정과 여유를 가진 아내가 동거하지 않는 자녀에게 더 자주 연락하여 더 깊은 정신적인 교감을 하도록 하는 방식의 육아휴직을 부정할 이유가 전혀 없어 보인다. 비록 이로 인해 육아의 개념이 확장된다고 하더라도 부당수급 등은 그렇게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근로자는 임금을 포기하고서 육아휴직급여(통상임금의 40/100으로 하되 100만원 상한)를 받게 되는 것이고 그 급여액은 임금에 훨씬 미치지 못하므로 육아휴직급여 받자고 잘 다니던 회사를 휴직하지는 않을 것이고, 육아휴직기간도 1년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한 고용보험법시행령은 부당청구를 방지하기 위해 육아휴직급여의 25/100(2015. 7. 1. 이전 육아휴직은 15/100)에 해당하는 금액은 복귀 후 6개월 이상 계속 근무한 경우에 합산하여 일시불로 지급하도록 하는 등 부당수급방지를 위한 별도의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만약 부당수급이 우려된다면 그에 맞는 별도의 부당수급방지장치를 마련하여야 하는 것이지 일과 가정을 양립하도록 하기 위해 육아휴직 제도를 도입해 놓고 보험재정을 우려하여 손쉽게 육아휴직자체를 부정하는 방식으로 수급을 제한하는 것은 육아휴직제도나 고용보험의 취지에 맞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자녀를 양육하기 위한 휴직'에는 특정한 양육방식을 전제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할 것이다. 다만, 위 판결은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양육의 단절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일시적인 기간 동안 동거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에서 제외된다며 예외사유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을 원칙으로 두느냐에 따라 육아휴직급여 지급의 엄격성, 예외사유에 대한 입증책임과 정도 등에서 현격한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넓게 인정하고 매우 이례적인 경우에만 한정하여 수급을 제한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한편, 위 판결은 육아휴직급여의 수급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사정을 숨긴 채 해외에서 체류하는 동안 매달 육아휴직급여신청을 하여 그 급여를 받은 것은 급여제한처분, 반환명령 및 추징금징수의 요건으로 규정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육아휴직급여를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동거여부는 육아휴직의 개시요건도 철회사유도 아니고 실제 육아휴직급여 신청서에는 동거여부 확인란도 없으며 위 사건의 1심법원마저도 동거를 요하지 않는다며 위 판결과는 다른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럼에도 근로자가 자녀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 육아휴직이 당연 종료되는 것으로 의심하였어야 한다는 것은 근로자를 위한 육아휴직 제도를 적용함에 있어 오히려 근로자에게 지나치게 과중한 부담을 지우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아가 위 판결은 위 사례의 경우 남편의 해외사업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해외에 체류한 것이라고 하면서 이 경우 영유아보육법 제34조의2 제1항에 따른 양육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고 남녀고용평등법상 가족돌봄휴직을 이용할 수 있었음에도 육아휴직급여를 수급한 것은 부정한 방법을 이용한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영유아보호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영유아보육법상 양육수당과 여성근로자가 양육하면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육아휴직수당은 그 취지가 다르고, 남편과의 해외체류가 질병, 사고, 노령으로 인한 가족돌봄휴직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오히려 더 불확실 해 보이기까지 한다. 따라서 이미 정당하게 육아휴직이 개시되었다가 그 후 자녀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 그 상태에서 육아휴직급여를 수급한 것만으로 곧바로 부정한 방법으로 육아휴직급여를 수급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할 것이다. 살펴본 것처럼 남녀고용평등법령의 규정자체가 다소 모호한 부분이 없지 않으나, 위 법령의 규정들은 근로자가 일하면서 가정을 돌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업주에 육아휴직을 허용하도록 하고 또 복귀를 강제하는 것이므로 관련규정들도 그와 같은 틀 속에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근로자가 일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가정을 돌볼 수 있도록 육아휴직급여의 대상을 넓게 인정하는 향후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려본다.
육아휴직급여
부당수급
영유아동거
201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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