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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상가임대차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요구권의 적용범위
1. 판시 내용 이 사건 법원(수원지방법원 2021. 3. 11. 선고 2020가단569230 판결)은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도입 취지, 계약갱신요구권의 법적 성질, 실제 거주 사유라는 거절 사유의 특성 등을 볼 때 실제 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거절 가능 여부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당시의 임대인을 기준으로 봄이 상당하다. 임차인이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기 전에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였고, 종전 임대인 측에게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 3 제1항 단서 각호의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의 행사로 인하여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3항에 따라 갱신되었다 할 것이고, 그 후에 임차목적물을 양수한 자들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8호) 자신들의 실제 거주를 이유로 이를 거절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2.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의 내용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전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이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그리고 임대인은 원칙적으로 이를 거절하지 못하고, 임차인이 2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하거나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을 포함한다)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등의 법에서 정하고 있는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이를 거절할 수 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 3 제1항 각호). 임차인은 계약갱신요구권을 1회에 한하여 행사할 수 있고, 이 경우 갱신되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보게 되어(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 3 제2항), 이를 통해 전월세 임대기간이 실질적으로 4년 이상이 되는 것이다. 3. 검토 이 판례는 하급심 판결이기는 하나,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의 행사 이후 목적 주택의 소유권이 변경된 경우, 그 변경된 소유자가 실제 거주하려고 하여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8호)에 관한, 즉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확대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의 적용범위에 관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임차인이 거주할 수 있는 기간을 안정적으로 연장하여 임차인의 주거권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에 관한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의 취지를 고려할 때에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보다 두텁게 보호되어야 할 것이고, 또한 임차인이 예측할 수 없는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이후의 사정(목적 주택의 소유권의 변경으로 인한 임대인의 변동)에 의하여 임차인의 계약갱신 여부가 좌우된다는 것은 임차인의 주거권 강화를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취지에도 반한다는 점 등을 더하여 볼 때에, 위 판례의 태도는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기문주 변호사 (법무법인 로고스)
임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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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
계약갱신요구권
주택임대차보호법
임대차계약
기문주 변호사 (법무법인 로고스)
2021-05-06
민사일반
골프장 시설에 대한 담보신탁에 기한 공매와 입회보증금반환의무의 승계
[대상판결] Ⅰ. 사실관계 1. A회사는 B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아 E컨트리클럽(이하 '이 사건 골프장'이라 함)을 건설하여 골프장업을 영위하고자, B은행과 이 사건 사업부지와 이 사건 골프장 건물 5동(이하'이 사건 신탁부동산'이라고 함)에 관한 각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신탁부동산에 관하여 B은행 앞으로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2. A회사와 B은행이 체결한 담보신탁계약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즉 'A회사가 위탁자 겸 수익자로서 B은행에 이 사건 신탁부동산을 신탁하면서 사업자금의 대출채권자인 B은행 등에게 우선수익권을 설정하고, 만약 A회사가 대출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우선수익자의 요구에 따라 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처분하여 그 대금을 대출채무의 변제에 충당하고 나머지는 위탁자인 A회사에 반환하기'로 하는 것이다. 3. A회사는 B은행에 대한 대출채무의 이행을 지체하였고, 이에 B은행은 2013년 5월께 이 사건 신탁부동산에 관한 공매 공고를 하는 등 그 처분을 위한 공매 절차를 진행하여 2014년 5월 22일 14억1000만 원에 낙찰되었으나 낙찰자가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B은행은 2014년 5월 27일 피고 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신탁부동산에 관하여 대금을 14억1000만 원으로 정하여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회사 앞으로 이 사건 신탁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 4. 원고들은 이 사건 골프장에 입회보증금을 납입한 회원들이다. Ⅱ. 대법원의 판단 : 파기환송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이 사건 골프장의 필수시설을 인수한 자로서 체육시설법(이하 '법'이라고 함) 제27조 제2항 제4호, 제1항에 따라 A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입회보증금반환의무를 승계한다고 주장하며, 피고 회사에게 입회보증금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담보신탁계약에서 정한 공매나 수의계약 방식에 의한 매매는 법 제27조 제2항 제4호에서 정한 '그 밖에 제1호(경매)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에 준하는 절차'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 회사는 입회보증금반환의무를 승계한다고 판단하였다. [연구] Ⅰ.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에 대한 분석 예탁금제 골프회원권은 골프장 시설을 우선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용권'과 회원 자격을 보증하는 소정의 입회금을 예탁한 후 회원을 탈퇴할 때 그 원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예탁금반환청구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권리는 회원가입계약이라는 무명계약에 의하여 발생하므로 채권에 해당한다. 채권은 계약관계에 있는 상대방에 대해서만 주장할 수 있고 제3자에 대해서 주장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채권의 상대성 원칙). 그런데 법 제27조 제2항에 의하면 회원들은 입회보증금반환채권을 경매의 매수인에게 주장할 수 있다. 채권의 상대성 원칙의 예외이다. 경매에 있어서 주택임대차보호법 등의 특별법에 의한 보호를 받은 채권을 제외하고는 채권은 소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골프장 회원에 대한 입회보증금반환채무는 저당권, 압류 등과의 선후를 불문하고 필수시설을 경매 등으로 취득한 인수인이 승계한다. 법 제27조 제2항은 민사집행법상 소멸주의의 예외이다. 이처럼 법 제27조 제2항은 우리 법이 원칙으로 삼고 있는 원리를 거스르는 예외 규정이다. 이를 확장해석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논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논거는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충분하지 않다. Ⅱ. 대상판결의 타당성 1. 담보신탁에 기한 공매는 자율적인 절차임 가. 법 제27조 제2항이 경매 등의 사유로 필수시설을 인수한 자에 대해서만 의무의 승계를 인정하고 있고, '통상의 매매'에 의하여 인수한 자에 대해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담보신탁에 의한 공매가 '통상의 매매'에 해당하면 채무의 승계가 부정된다. 나. 신탁의 장점 중의 하나는 신탁당사자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는 '체계의 유연성(flexibility in design)'에 있다. 위탁자와 수탁자는 신인의무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얼마든지 신탁재산의 처분방법을 정할 수 있다. 경매와 같이 국가가 법률에 의하여 그 처분방법, 매각조건 등에 대해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신탁당사자가 자율적으로 알아서 신탁재산의 처분방법을 정한다. 따라서 신탁계약을 통해 수탁자에게 처분을 위임하여 수탁자가 자신의 재량으로 신탁재산을 처분하는 것으로 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수탁자가 처분하는 경우에 이는 '통상의 매매'에 해당한다. 다만, 수탁자는 적정하게 매도를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요구되고, 그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매가 이용된다. 공매를 이용하게 되면 수탁자가 적정한 매각조건을 공고할 수 있고, 그 매각조건을 수용하고자 하는 매수인에게 처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증대되기 때문이다. 결국 공매는 수탁자가 신인의무에 위반되지 않도록 신탁재산을 처분하기 위한 방식으로 고안된 것으로 '통상의 매매'에 해당한다. 이런 이유로 공매에 대하여는 법적 근거나 절차에 대한 규정이 필요 없고 실제로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담보신탁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담보신탁에서의 공매에 의한 매각은 적정한 액수로 신탁재산의 처분을 꾀하고자 하는 신탁당사자의 약정에 기인한 것으로 자율적인 매각 절차인바, '통상의 매매'와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담보신탁에 기한 공매를 '경매 등'에 준하는 절차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이다. 다.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신탁법 제105조를 근거로 담보신탁에 기한 공매절차가 경매절차와 마찬가지로 법원이 절차를 감독 내지 주관한다고 한다. 그러나 신탁법 제105조에서 정한 법원의 감독은 강제집행에서 법원의 역할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신탁이 설정되면 수탁자는 신탁재산을 이전받음과 동시에 신탁재산 관리와 관련하여 상당한 재량을 부여 받게 되는바, 수탁자가 신탁의 목적에 반하여 그 권한을 행사할 위험이 증대된다. 수탁자의 권한 남용을 통제하기 위하여 수익자에게 일차적인 감독권한을 부여하나, 수익자의 지위는 취약하다. 이에 법원이 후견적 개입을 할 여지가 있는바, 이를 선언한 것이 바로 신탁법 제105조이다. 민법에서 사적 자치를 존중하면서도 신의칙에 기한 법원의 후견적 개입이 인정되듯이, 신탁에서도 신탁 당사자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법원의 후견적 개입이 있을 수 있음을 표명한 것에 불과하다. 대상판결은 신탁의 법리를 오해한 면이 있다. 2. 체육시설법의 목적의 정당성과 확장해석의 문제 법 제27조 제2항이 그 입법 목적에 있어서 정당성이 강하게 인정된다면 그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확장해석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 과연 법 제27조가 입법 목적에 있어서 정당성이 강하게 인정되는가? ① 체육시설 회원들의 권리가 생필품적 재화가 아닐 뿐만 아니라 채권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보호 필요성이 크지 않고, ② 회원들의 권리보호를 위해 인수자, 채무자, 담보권자, 다른 일반 채권자가 입는 불이익이 크고, ③ 회원권에 대한 공시방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인수자 입장에서 승계되는 입회보증금반환채무액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점 등에서 타당한 내용의 입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수의견이 그 입법 취지를 어떻게든 달성해 보고자 법 제27조 제2항을 충분한 논거 없이 확장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3. 법률의 해석에 있어서 해당 사안의 특수성 고려 여부 다수의견이 결론을 도출함에 있어서 감정가 700억 원인 골프장을 피고 회사가 14억1000만 원에 매수하였다는 사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피고 회사가 저가에 매수한 점에 비추어 원고들에 대한 입회보증금반환의무를 현실적으로 부담시키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이러한 결론은 타당한가? 유사한 예로 토지와 건물이 각각 복잡하게 양도된 이후 토지에 대한 강제경매가 진행된 경우에 어떤 사람이 법정지상권이 성립한다고 판단하여 매우 저렴한 가격에 매수신고를 하여 결국 낙찰받은 경우를 살펴보자. 이 경우에 매수인의 판단에 의존하여 법정지상권을 인정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법률의 해석이 문제가 되는 이 사건과 같이 법원이 한 번 해석론을 제시하면 그 해석론이 향후에 사안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적용되는바, 구체적 타당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법적 안정성을 저해한다면 법정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해석이 요청된다. 따라서 대상판결이 정당화되기 어렵다. Ⅲ. 결론 대상판결에 따르면, 골프장 운영에 있어서 담보신탁에 기한 자금융통은 어려워질 것이다. 담보신탁을 이용한 체육시설의 설치가 어려워질 것인바 체육시설법의 목적에 역행한다. 향후 피고 회사가 회생절차를 개시하더라도 회생절차가 표류될 가능성이 많다. 다수의견에 따른 현실의 결과가 실(失)보다 득(得)이 많다고 보기 어렵다. 주의할 점은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담보신탁의 특수성에 국한한 판시라는 점이다. 담보신탁이 아닌 수익자신탁은 여전히 도산절연성을 누리기 위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계정 교수 (서울대 로스쿨)
골프장
공매
체육시설의설치및이용에관한법률
입회보증금반환청구
이계정 교수 (서울대 로스쿨)
2019-12-09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례해설] 1필지 토지가 수필지로 분할 등록되었다가 그 지적공부가 멸실되어 복구하면서 분할 전의 1필지로 복구한 경우 소유권 주장·행사 방법(파기환송)
대법원 2017. 2. 21. 선고 2016다225353 판결 대상판결은 1필지의 토지가 여러 필지로 분할되어 지적공부에 등록되었다가 그 지적공부가 모두 멸실된 후 지적공부 소관청이 멸실된 지적공부를 복구하면서 종전의 분할된 여러 필지의 토지로 복구하지 못하고 분할 전의 1필지의 토지로만 복구한 경우에도, 종전의 분할된 각 토지의 소유자는 지적공부가 복구된 분할 전 1필지의 토지 중 그 소유인 종전의 분할된 토지의 경계를 지적공부상으로 분할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하여, 분할 전 1필지의 토지의 일부분에 대해 소유권확인 또는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으로 소유권을 주장·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이다(파기환송). 그 사안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강원도 속초시 도문동 452 토지는 원래 전 1,062평(3,511㎡) 1개의 필지였다가 각각 500평(이하 ‘1토지’), 400평(이하 ‘2토지’), 100평(이하 ‘3토지’) 등 3개의 토지로 분필됐지만 6·25 전쟁으로 등기기록과 지적공부 등이 모두 멸실됐다. 이후 세 토지는 각기 다른 사람 명의로 등기가 회복되었다. 이 가운데 2토지의 소유자인 원고의 아버지는 1965년 3토지도 사들였다. 원고는 아버지가 사망하자 2·3토지를 상속했으나 등기부상으로 상속등기를 경료하지는 아니하였다. 그 후 복구되어 현재 소관청에 보관되어 있는 지적도와 토지대장에는 여전히 각 도문동 452 전 3,511㎡(1,062평) 1개의 토지로 표시되어 있고, 2·3토지에 관한 지적도와 토지대장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한편 피고는 2002년 6월 법원 강제경매를 통해 1토지를 매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위 경매절차에서 경매법원은 1토지의 등기부상 면적 500평과 토지대장상 면적(1,062평)이 불일치하여 토지대장상 면적으로 감정평가하고 그 감정평가액을 기초로 하여 최저입찰가격을 결정하였다. 원고는 2013년 8월 자신의 토지 소유권을 확인하고 토지의 경계를 확정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대상판결은 소유권확인청구 부분에 관하여 세 단계의 법리를 설시하였다. 즉 ① 어느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있다면 그 토지의 지적공부가 현재 소관청에 비치되어 있지 않은 경우 등에도 위 소유권이전등기 당시에는 그 지적공부가 비치되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또한 토지를 분할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적도상에 그 분할될 토지 부분을 분할하고 새로이 토지대장에 등록을 하여야 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분할된 토지에 대한 토지대장과 지적도도 존재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판 94다23524, 95다14794 참조). ② 이는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있던 등기기록이 멸실된 후 멸실회복등기가 마쳐져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대판 95다47664 참조). ③ 한편 1필지의 토지가 여러 필지로 분할되어 지적공부에 등록되었다가 그 지적공부가 모두 멸실된 후 지적공부 소관청이 멸실된 지적공부를 복구하면서 종전의 분할된 여러 필지의 토지로 복구하지 못하고 분할 전의 1필지의 토지로만 복구한 경우에도, 종전의 분할된 각 토지의 소유자는 지적공부가 복구된 분할 전 1필지의 토지 중 그 소유인 종전의 분할된 토지의 경계를 지적공부상으로 분할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하여, 분할 전 1필지의 토지의 일부분에 대해 소유권확인 또는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으로 소유권을 주장·행사할 수 있다(대판 2001다20103 참조). 대상판결은 위 법리를 기초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문동 452 토지는 등기기록과 지적공부 등의 멸실 전에 이미 이 사건 1,2,3토지로 분할되어 지적공부에 등록되고 등기되어 3필지의 토지로 나뉘어 존재하였는데, 그 후 지적공부 소관청이 멸실된 지적도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분할된 이 사건 1,2,3토지로 복구하지 못하고 분할 전의 452 도문동 토지로만 복구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복구된 지적도와 토지대장의 기재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2·3토지는 1토지와 독립하여 별개로 소유권의 객체가 되고, 그 소유권은 등기명의인인 원고의 아버지로부터 원고에게 상속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로서는 2·3토지의 경계를 지적도상으로 분할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하여 그 소유권을 주장·행사할 수 있음에도, 원심은 452 토지가 1,2,3토지로 나뉘어 존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음은 부당하다라고 판시하였다(2·3토지에 관하여 파기환송). 대상판결은 등기상으로는 분할되어 있지만 지적공부에는 분할이 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등기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설시한 것으로, 등기부와 지적공부가 멸실되었다가 회복되었는데 토지분할의 기입이 서로 다르게 된 사안에서 실무상 유용한 판례라고 할 것이다.
지적공부
소유권이전등기
소유권
토지
대상판결
유승남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2017-04-03
민사일반
[판례해설]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미지급 물품대금과 남한본사의 채무인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최근 “개성공단에 입주한 A회사에게 물품을 납품하고도 개성공단폐쇄로 인해 물품대금을 받지 못한 원고가 A회사의 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는 남한본사인 피고를 상대로 물품대금을 청구한 사안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납품대금 미지급 확인서를 작성해 준 것은 채무인수”라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전부 인용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2. 16. 선고 2016가합551088 판결). 사안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피고는 미합중국통화 1,000만 달러를 투자하여 개성공업지구에 A회사를 설립하였다. 원고는 미싱침, 부품의 도매업자로서 A회사에 물품을 납품하였으나, 2016. 2. 경 개성공단이 폐쇄되었다. 통일부는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기업들의 피해실태를 조사하였는데, 원고는 2016. 3. 28. 피고에게 납품대금 미지급 확인서(90,774,240원)가 첨부된 이 사건 공문을 보냈고, 피고는 첨부된 납품대금 미지급 확인서 하단에 피고의 법인인감을 날인하고, 피고의 법인인감증명서와 함께 원고에게 회신(회신하여 준 확인서를 ‘이 사건 확인서’라 한다)하여 주었다. 이 사건 공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해를 돕기 위해 판결문에 언급된 것을 그대로 싣는다). 수신: 피고회사 대표이사 참조: 피고회사 개성 법인장 2.(생략) 통일부 주관 실태조사서를 작성하기 위해 본 공문을 보낼 수 밖에 없는 당사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려 주셨으면 합니다. 3. 귀사와의 납품대금 미지급 확인서를 보내며, 본 내용은 2016. 2. 7. 까지 납품된 물품에 대한 미지급 내용만 표시하였습니다. 납품대금 미지급 확인서 하단에 대표이사의 이름과 함께 법인인감을 날인하여 주시고 법인인감증명서 1부와 함께 등기발송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첨부 납품대금 미지급 확인서(90,774,240원) 원고는 피고가 납품대금 미지급 확인서를 작성해줌으로써 90,774,240원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음을 인정하였다면서 물품대금청구를 하였고, 피고는 이는 원고가 통일부에 피해실태를 작성 제출하여야 하므로 원고와 A회사 간의 채권채무관계를 피고가 확인해 준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다. 1심 법원은 원고는 피고가 아닌 A회사에게 물품을 납품한 점, 이 사건 확인서에도 물품대금 90,774,240원을 피고가 지급하겠다는 명시적인 문구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 이 사건 확인서는 원고의 통일부에 대한 피해실태보고 용도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인정되나, ① 원고는 이 사건 공문에서 ‘귀사와의 납품대금 미지급 확인서를 보낸다’면서 90,774,240원의 물품대금을 피고가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를 밝힌 점, ② 피고는 원고로부터 물품을 납품 받은 회사가 아님에도 납품대금 미지급 확인서에 피고의 법인인감을 날인하고 법인인감증명서도 첨부하여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 원고에게 회신해 준 점, ③ 피고와 A회사의 특수한 관계, ④ 원고가 A회사로부터 물품대금을 직접 지급받을 수 있는 방법은 쉽게 찾기 어렵고, 이러한 사정을 피고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가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함으로써 A회사의 물품대금채무를 인수하여 원고에게 변제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 확인서는 채권자(원고)와 인수인(피고)의 계약에 의한 채무인수(민법 제453조) 형식이다. 민법 제453조에 의한 채무인수가 되기 위해서는 채무가 특정되고 인수 가능하여야 하며, 인수인이 해당 채무를 인수한다는 것이 분명해야 한다. 이 사건 확인서가 작성되게 된 경위에 비추어보면 피고가 A회사의 원고에 대한 채무를 인수할 의사였는지는 의문이 있다. 그러나 이 사건 확인서는 ‘A회사의 원고에 대한 채무액수’가 아니라 ‘원고에 대한 미지급채무액수’를 피고가 확인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한 통상 회사에서 법인인감과 법인인감증명서가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납품대금 미지급 확인서’라는 문서에 법인인감을 날인하고 법인인감증명서까지 첨부한다는 것은 1심 법원처럼 채무인수의 의사로 볼 수도 있다고 판단된다. 대법원도 신탁회사가 건설회사에 ‘납품사실 확인분에 대해서는 당사가 공동시행자의 입장에서 납품업체에 대한 피해가 없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회신을 보낸 경우, 신탁회사가 건설회사의 레미콘 납품업체들에 대한 레미콘대금 지급채무를 보증하였거나 중첩적으로 인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40858 판결). 피고로서는 원고가 보낸 납품대금 미지급 확인서에 그대로 날인해 주는 것 아니라 “A회사의 원고에 대한 납품대금 미지급 금액이 90,774,240원임을 확인한다”라고 회신했어야 할 일이다.
법인인감증명서
남한
납품대금
물품대금
개성공단
채영호 변호사
2017-02-28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례해설 - 공공기관이 토지점유… 점유취득 시효 완성했다면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30372 판결 대상 판결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공공 기관이 점유하는 토지에 관하여 취득시효의 완성이 문제되는 사안에서 그 점유 권원을 입증할 수 있는 해당 토지의 취득절차에 관한 서류가 흠결된 경우 자주점유의 추정과 번복에 대한 대법원의 확립된 법리를 한번 더 확인시켜주는 판결이다. 먼저 사실관계를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원고 한국농어촌공사의 전신인 농업진흥공사는 영산강유역 종합개발계획 1차 사업으로 1974년 3월경부터 1986년 8월경까지 사이에 광주호를 설치하는 공사를 했다. 이 사건 토지는 위 광주호 설치 사업의 대상 지역에 포함돼 있었고, 현재도 광주호 내부에 있으며, 광주호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점유·관리해 오고 있다. 위 광주호 설치 사업 당시 용지의 매수 업무는 담양군 등 사업구역에 포함된 지역의 행정기관이 담당하였다. 한편 이 사건 토지는 1915. 4. 8. 피고의 증조부에게 사정된 이후 계속 미등기 상태로 있었는데 피고는 사정된 때로부터 거의 100여년이 지난 2013. 5. 1. 증조부의 1순위 단독 상속인으로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그러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점유취득시효 완성을 이유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한 사안이다. 이 사건의 1심에서는 원고의 점유가 평온,공연한 점유인지가 쟁점이 되었고 법원은 강폭,은비의 점유라는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고 원고 승소판결을 하였다. 항소심에 와서는 원고의 점유가 자주점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본격적으로 다투어졌고 항소심 법원은 원고의 점유를 악의의 무단점유로 판단하여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상고심에서 최종적으로 이 사건을 심리한 대법원은 드러난 사실관계만으로는 원고의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사건을 원심으로 파기환송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부동산의 시효취득에 있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공공기관의 점유가 자주점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확립된 대법원의 법리는 다음과 같다. 【부동산의 점유권원의 성질이 분명하지 않을 때에는 민법 제197조 제1항에 의하여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선의, 평온 및 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이러한 추정은 지적공부 등의 관리주체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점유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점유자가 점유 개시 당시에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법률행위 기타 법률요건이 없이 그와 같은 법률요건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 타인 소유의 부동산을 무단점유한 것임이 증명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자는 타인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로써 소유의 의사가 있는 점유라는 추정은 깨어진다고 할 것이다. 다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공공 기관이 점유하는 토지에 관하여 취득시효의 완성이 주장되는 경우에 국가 등이 그 토지의 취득절차에 관한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 점유의 경위와 용도 등을 감안할 때 국가 등이 점유개시 당시 공공용 재산의 취득절차를 거쳐서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이는 경우에는 국가 등이 소유권취득의 법률요건이 없이 그러한 사정을 잘 알면서 무단점유한 것이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므로, 그러한 경우에는 자주점유의 추정이 깨어진다고 할 수 없다.】 자주점유의 판단은 점유 권원의 객관적 성질에 의하여 정해지는데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피고의 증조부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입한 서류 등을 제시하지 못하여 그 점유 권원이 무엇인지 드러나지 않았지만 민법 제197조 제1항에 의하여 일단 소유의 의사로 선의, 평온 및 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피고는 원고의 점유가 악의의 무단점유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입증해야만 위 추정을 깰 수 있다. 항소심은, 1)이 사건 토지에 관한 토지대장이 멸실된 바 없이 모두 보존되어 있고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광주호 댐의 부지로 점유하기 시작할 무렵 위 토지대장에는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가 피고의 증조부로 기재되어 있는 점 2) 위 토지대장에는 원고 또는 원고가 권리의무를 승계한 농업진흥공사, 농업기반공사, 한국농촌공사 등이 소유권을 취득하였음을 뒷받침할 기재가 전혀 나타나 있지 않은 점 3)원고는 이 사건 토지를 정당한 절차에 따라 협의취득 또는 수용했다고 주장할 뿐 그 토지에 관하여 매입이나 기부채납 등 당시의 국유재산법이나 지방재정법 등에서 정한 공공용 재산의 취득절차를 밟았다거나 그러한 가능성이 있음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 4)원고는 피고가 2013. 5. 1.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칠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는데 이는 원고가 진정한 소유자라면 당연히 취했을 것으로 보이는 행동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원고의 자주점유 추정은 번복되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이 사건을 파기하면서 1)원고가 이 사건 토지와 그 인근에 있는 다른 2필지의 토지를 농업진흥공사가 A로부터 매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1984. 3. 9.자 매도증서 및 그 대금을 같은 날 A에게 모두 지급한 것으로 되어 있는 영수증을 보관하고 있는데 A는 실존 인물이고 피고와 같은 종중원이며 한 동네에 거주한 사람으로 짐작되는 점 2)위 다른 2필지는 모두 1973. 3. 27. 토지수용을 원인으로 하여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있는 점 3)위 2필지 이외에 광주호 설치 사업 대상지역에 포함된 토지 중 피고가 증조부로부터 상속받아 피고 명의로 등기되어 있던 또 다른 2필지 토지의 등기원인도 1973. 3. 27. 토지수용으로 되어 있는 점 4)1976년경 용지 매수업무를 담당한 담양군수가 그 업무를 추진하면서 작성한 여러 종류의 공문서들이 남아 있고, 이 사건 토지도 '토지 및 지장물건 조서', '용지매수비 사유조서', '토지 소유자 명단' 등 목록에 다른 여러 필지의 토지들과 함께 기재되어 있는 점 5)피고는 미등기 상태로 남아 있던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2013. 5. 1.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무렵까지 원고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점유,관리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한 바가 없는 점 6)농업진흥공사가 다른 토지는 적법하게 매수하면서 이 사건 토지만 불법적인 방법으로 취득하려고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이 사건 토지의 취득절차에 관하여 공부상 소유자와 일치하지 않는 A를 매도인으로 한 매도증서를 제시할 뿐 권리관계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근거서류를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토지의 점유 경위와 용도, 인근 토지의 수용보상 내역 등을 감안하면 원고의 전신인 농업진흥공사가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 취득을 위한 적법한 절차를 거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적법 점유의 추정이 번복되었다고 보기에는 매우 부족하다고 판시하였다. 요컨대 항소심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피고의 증조부가 소유자로 기재된 토지대장이 보존되어 있고 거기에 원고의 소유권 취득을 뒷받침할 근거가 전혀 없는 상황에 주목한 반면, 대법원은 이 사건 토지를 제외한 인근의 4필지 토지 모두 1973년경 수용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고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는 84년경 피고와 같은 종중원 A가 작성한 매도증서와 영수증이 존재하는 사정까지 고려할 때 원고가 적법한 절차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고, 이는 이전의 다른 유사한 사건들(대법원 2010.8.19. 선고 2010다33866 판결,2014.3.27. 선고 2012다30168 판결 등)에서 대법원이 내린 판단과 궤를 같이하는 타당한 판결로 보인다.
점유
토지
무단점유
2016-05-17
민사일반
판례해설 - 대법원 "효도각서 불이행… 받은 재산 돌려줘라"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다236141 판결- 원고는 2003년 12월 아들인 피고와 시가 20억 원 상당의 2층 주택 및 대지에 관한 증여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주었다. 원고는 위 증여계약 당시 피고로부터 각서를 받았는데, 그 내용은 '피고는 본건 증여를 받은 부담으로 원고와 같은 집에서 동거하며 부모님을 충실히 부양한다. 피고는 위 부담사항 불이행을 이유로 한 원고의 계약해제 기타 조치에 관해 일체의 이의나 청구를 하지 아니하고, 계약 해제의 경우 즉시 원상회복의무를 이행한다'는 것이다. 이후 피고 부부는 주택 1층에 살면서 2층에 사는 원고 부부를 거의 찾아보지 않고 따로 생활하였으며, 허리디스크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원고 처의 간병과 원고 부부의 가사는 따로 사는 원고 딸과 가사도우미가 도맡았다. 원고 처의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어 2013년 11월 스스로 거동할 수 없는 정도가 되자 피고는 원고 부부에게 고급 요양시설에 입원할 것을 권유하였다. 원고는 2014년 6월 피고에게 위 주택 및 대지를 다시 원고의 명의로 돌려주면 이를 매각한 후 남는 자금으로 원고 부부가 살 집을 마련할 것이니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달라고 요구하였다. 그러자 피고는 원고에게 "천년만년 살 것 아닌데 아파트가 왜 필요해. 맘대로 한번 해보시지"라는 등 막말을 하였다. 결국 원고는 딸의 집으로 이사한 뒤 피고를 상대로 위 주택 및 대지의 소유권 회복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 2심 모두 원고 승소 판결을 하였고, 대법원은 최근 원심을 확정했다. 법원은 "이 사건 증여계약은 피고가 부모인 원고 부부를 충실히 부양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것이므로 부담부 증여에 해당한다. 부담부 증여에 있어서 부담 의무 있는 상대방이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때에는 비록 증여계약이 이행되어 있다 하더라도 증여자는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각서 내용 중 '충실히 부양한다'는 것은 부모자식간의 일반적인 부양의 수준을 넘어선 부양의 이행을 의욕한 것인데, 피고는 이와 같이 '충실히 부양'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는 이를 이유로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하였다. 민법은 증여계약의 무상성을 고려하여 증여계약에 특수한 해제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서면에 의하지 않은 증여의 해제(민법 제555조), 망은행위(패륜행위)에 의한 증여의 해제(민법 제556조), 재산상태의 악화에 의한 증여의 해제(민법 제557조)에 관한 규정들이 그것이다. 특히, 이 사건에서와 같이 자녀가 재산을 물려받은 뒤 부모를 부양하지 않는 경우와 관련하여 민법 제556조는 수증자가 증여자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때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증여계약이 이행된 부분에 대하여는 위 규정들에 의한 해제의 효력이 미치지 않기 때문에(민법 제558조) 사실상 위 해제 규정의 적용을 주장하여 증여재산을 회복할 수 있는 경우는 별로 없다. 증여계약의 해제가 문제되는 경우는 주로 부동산을 증여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인데 이와 같이 이미 이행을 마친 경우에는 증여계약의 해제를 주장하여 부동산의 회복을 구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자녀가 재산을 물려받은 뒤 부모를 부양하지 않거나 부모를 상대로 패륜범죄를 저질러 증여계약을 해제하는 경우 이미 이행을 마친 재산에 대해서도 해제의 효력이 미치도록 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 속칭 '불효자 방지법'이 발의돼 있으나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이다. 다만, 수증자가 증여를 받는 동시에 일정한 부담, 즉 일정한 급부를 하여야 할 채무를 부담하는 부담부 증여의 경우 수증자가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때에는 비록 증여계약이 이미 이행되어 있다 하더라도 증여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민법 제561조). 이 사건에서 원고가 피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주어 이미 이행을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피고로부터 '충실히 부양한다'는 내용, 즉 부담을 명시한 각서를 받아두었기 때문이다. 법원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증여계약이 피고가 부모를 충실히 부양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부담부 증여에 해당하고, 피고가 증여계약상의 부담을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이를 이유로 원고가 증여 부동산의 회복을 구할 수 있다고 보았는바, 증여계약의 내용 및 경위, 각서의 작성 경위 및 문언적 의미, 증여 이행 이후 피고 부부의 행태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타당한 결론이라고 하겠다. 다만, 부모가 자녀들에게 재산을 증여하면서 일정한 의무를 부과하거나 각서를 받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으므로, 부담부 증여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부모로부터 재산을 증여받은 후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학대 또는 부당한 대우를 하는 자녀들에 대하여 증여 재산의 반환을 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불효자 방지법'과 같은 입법적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증여
패륜
증여의해제
2016-01-21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례해설 - 동기의 착오를 원인으로 한 법률행위의 취소
부동산 임대업체인 원고가 대상 토지와 건물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후 실제로 대상 토지의 면적이 215㎡가 아니라 188.2㎡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위 매매계약의 취소를 구한 사안에서, 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5. 15. 선고 2014가합29600 판결)은 위와 같은 착오는 이 사건 매매계약의 '중요한 부분'에 해당하지 않고, 또한 부동산 임대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인 점 등을 고려할 때에 원고에게 이러한 면적에 관한 착오에 있어서 '중대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위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고 선고하였다. 우리 민법 제109조 제1항은 의사표시는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할 수 있으나, 다만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먼저, 표의자의 의사표시가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다고 하려면, 표의자에게 이러한 착오가 없었더라면 그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으리라고 생각될 정도로 주관적으로 중요하고, 일반인도 그러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으리라고 생각될 정도로 객관적으로도 중요한 수준이어야 한다(대법원 2003. 4. 11.선고 2002다70884 판결 등). 이와 관련하여 우리 대법원은 구체적으로, 매매대상 토지 중 20∼30평 가량만 도로에 편입될 것이라는 중개인의 말을 믿고 주택 신축을 위하여 토지를 매수하였고 그와 같은 사정이 계약 체결 과정에서 현출되어 매도인도 이를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전체 면적의 약 30%에 해당하는 197평이 도로에 편입된 사안에서, 이는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그 내용의 중요부분에 관한 착오가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2000다12259 판결). 이상과 같은 판례 취지를 고려할 때에, 이 사건에서 대지 면적이 215㎡인줄 알고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제 대지 면적이 188㎡밖에 안 된다고 하더라도, 이 차이나는 면적이 전체 면적의 약 12%(27÷215)에 해당하는 점을 고려할 때에, 이러한 면적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았을 경우에 위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리라고 생각될 정도로 객관적으로 중요한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어서, 이에 관한 착오를 중요부분에 관한 착오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또한, 착오에 있어서의 중대한 과실이란, 표의자의 직업, 행위의 종류, 목적 등에 비추어 보통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하게 결여한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3. 6. 29.선고 92다38881 판결). 이 사건 사안에서 원고는 부동산 임대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라는 점, 실제로 원고는 위 매매계약 체결 전에 대상 토지 및 건물의 현황, 등기사항전부증명서, 토지대장 및 건축물대장을 모두 확인하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에, 그러함에도 위와 같은 대지 면적의 차이에 관하여 착오가 있었다는 것은 표의자의 직업, 행위의 종류 등에 비추어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위 판례는 착오 취소, 특히 동기의 착오로 법률행위를 취소 할 수 있는 요건을 명확하게 설시하고 각 요건에 대하여 각각 판단하여 주었는바, 구체적으로 대지 면적의 차이(전체 면적의 약 12%)가 있으나 이는 이 사건 매매계약에 있어서 중요부분에 해당하지 않고, 또한 부동산 임대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인 점 등을 근거로 위와 같은 면적의 차이 등에 착오가 있었다는 것은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하여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 것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계약의 중요부분에 관한 착오와 관련하여, 이 사건 착오가 왜 중요부분에 해당하지 않는지에 관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판단해 주었으면 좋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매매계약취소
동기의착오
착오취소
201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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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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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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