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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정적 조건을 붙인 해고 예고는 무효, 해고예고수당 지급해야
1. 사건의 개요 가. 원고는 경력직 사원으로서 2017년 11월 6일 피고회사에 채용되어 3개월간 수습기간을 마쳤으나, 피고회사는 2018년 1월 22일 평가 후 원고의 수습기간을 1개월 연장하면서 업무적극성과 문제해결 능력이 향상되고 업무태도가 개선되면 2차 수습기간 후 정직원으로 채용하기로 하였다(당초 원고와 함께 채용된 2명의 수습직원은 당시 모두 정직원으로 채용되었다). 나. 피고회사는 2018년 2월 23일 원고에 대한 평가 후 해고하기로 한 후 2018년 2월 28일 원고와 면담하여 "수습평가를 1개월 연장하여 기회를 주었으나 경력직인데도 업무수행능력과 조직문화 적응이 부족하여 해고한다"는 수습결과를 통보하고, 다시 원고에게 2018년 3월 2일 같은 취지로 2018년 3월 2일부로 해고한다는 통보를 하였다(이 해고를 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다. 원고는 해고무효확인 및 복직시까지의 급여상당액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1심에서 전부 패소 후 항소심에서 해고예고수당의 지급을 구하는 예비적 청구를 추가하였다. 2. 법원의 판단 가. 제1심 법원의 판단(수원지법 2018가합14420) : 해고예고 유효 피고회사가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하기 30일 전 확정적인 해고를 예고한 것은 아니지만, 수습기간을 1개월 연장하면서 수습기간 후 업무능력과 업무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정식채용을 하지 않겠다고 알린 이상, 이는 잠정적이기는 하나 해고를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수습기간 후의 평가결과에 따라 채용 여부가 불확정적이어서 확정적인 해고를 예고할 수도 없으므로 위와 같이 보는 것은 불가피하다. 나. 항소심 법원의 판단(서울고법 2019나2013832) : 해고예고 무효 근로기준법 제26조에서 정한 해고예고 제도는 근로자로 하여금 해고에 대비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주기 위한 것(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다16778 판결 등)이라는 해고예고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해고의 예고는 그 일자를 정하여 확정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피고회사가 '수습기간 후 업무능력과 업무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정식채용을 하지 않겠다'라고 불확정한 조건을 붙여 한 해고의 예고는 효력이 없다. 원고가 수습기간 중에 있었다 하더라도, 수습 사용한 날인 2017년 11월 6일부터 3개월을 초과하여 근로한 이상 해고의 예고가 30일 전에 확정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피고회사는 원고에 대한 해고예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라 원고에게 30일분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3. 대상 판결의 의의 가. 해고예고제도 근로기준법은 제26조에서 해고예고제도를 정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경우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하지 않으면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나(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현재 대법원은 해고사유가 정당한 이상 해고예고를 거치지 않더라도 해고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1998. 11. 27. 선고 97누14132 판결, 대법원 1994. 6. 14. 선고 93누20115 판결 등). 나. 해고예고의 방법 해고예고제도의 규정취지가 근로자로 하여금 해고에 대비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시간적 또는 경제적 여유를 주려는 것이므로, 이러한 해고예고는 일정 시점을 특정하거나 언제 해고되는지 근로자가 알 수 있는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 이에 대법원은 해고날짜를 명확히 하지 아니하고 '당분간 근무를 계속하며 후임자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해주라'고 한 사안 (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도13833 판결) 및 '회사가 사업자등록을 마치지 않을 경우 더 이상 보도본부에서 근무할 수 없다'고 한 사안(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1다53638 판결) 등에서 적법한 해고예고를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거나 해고예고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조건을 붙인 예고로서 효력이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수습 중의 근로자이기는 하지만, 2019년 1월 15일 법률 제16270호로 근로기준법이 개정되기 전에도 수습 사용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인 수습근로자의 경우에만 해고예고제도가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미 수습기간 3개월을 도과한 원고에게는 해고예고제도가 적용된다. 그런데 수습기간을 다시 1개월 연장하면서 연장된 수습기간 후 업무능력과 업무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정식채용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 그 조건 성취 여부에 따라 해고여부가 결정되어 근로자로서는 자신이 수습기간 종료 후 해고되는지 여부를 사전에 알 수 없고, 따라서 이를 부적법한 해고예고로서 무효라 본 판시는 종래 대법원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판단된다. 이유경 변호사 (법무법인 로고스)
근로기준법
해고
수습기간
업무태도
이유경 변호사 (법무법인 로고스)
2020-02-03
노동·근로
민사일반
불확정적 조건을 붙인 해고 예고는 무효, 해고예고수당 지급해야
1. 사건의 개요 가. 원고는 경력직 사원으로서 2017. 11. 6. 피고회사에 채용되어 3개월간 수습기간을 마쳤으나, 피고회사는 2018. 1. 22. 평가 후 원고의 수습기간을 1개월 연장하면서 업무적극성과 문제해결 능력이 향상되고 업무태도가 개선되면 2차 수습기간 후 정직원으로 채용하기로 하였다(당초 원고와 함께 채용된 2명의 수습직원은 당시 모두 정직원으로 채용되었다). 나. 피고회사는 2018. 2. 23. 원고에 대한 평가 후 해고하기로 한 후 2018. 2. 28. 원고와 면담하여 “수습평가를 1개월 연장하여 기회를 주었으나 경력직인데도 업무수행능력과 조직문화 적응이 부족하여 해고한다”는 수습결과를 통보하고, 다시 원고에게 2018. 3. 2. 같은 취지로 2018. 3. 2.부로 해고한다는 통보를 하였다(이 해고를 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다. 원고는 해고무효확인 및 복직시까지의 급여상당액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1심에서 전부 패소 후 항소심에서 해고예고수당의 지급을 구하는 예비적 청구를 추가하였다. 2. 법원의 판단 가. 제1심 법원의 판단(수원지방법원 2018가합14420) : 해고예고 유효 피고회사가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하기 30일 전 확정적인 해고를 예고한 것은 아니지만, 수습기간을 1개월 연장하면서 수습기간 후 업무능력과 업무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정식채용을 하지 않겠다고 알린 이상, 이는 잠정적이기는 하나 해고를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수습기간 후의 평가결과에 따라 채용 여부가 불확정적이어서 확정적인 해고를 예고할 수도 없으므로 위와 같이 보는 것은 불가피하다. 나. 항소심 법원의 판단(서울고등법원 2019나2013832) : 해고예고 무효 근로기준법 제26조에서 정한 해고예고 제도는 근로자로 하여금 해고에 대비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주기 위한 것(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다16778 판결 등)이라는 해고예고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해고의 예고는 그 일자를 정하여 확정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피고회사가 ‘수습기간 후 업무능력과 업무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정식채용을 하지 않겠다.’라고 불확정한 조건을 붙여 한 해고의 예고는 효력이 없다. 원고가 수습기간 중에 있었다 하더라도, 수습 사용한 날인 2017. 11. 6.로부터 3개월을 초과하여 근로한 이상 해고의 예고가 30일 전에 확정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피고회사는 원고에 대한 해고예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라 원고에게 30일분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3. 대상 판결의 의의 가. 해고예고제도 근로기준법은 제26조에서 해고예고제도를 정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경우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하지 않으면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나(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현재 대법원은 해고사유가 정당한 이상 해고예고를 거치지 않더라도 해고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1998. 11. 27. 선고 97누14132 판결, 대법원 1994. 6. 14. 선고 93누20115 판결 등). 나. 해고예고의 방법 해고예고제도의 규정취지가 근로자로 하여금 해고에 대비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시간적 또는 경제적 여유를 주려는 것이므로, 이러한 해고예고는 일정 시점을 특정하거나 언제 해고되는지 근로자가 알 수 있는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 이에 대법원은 해고날짜를 명확히 하지 아니하고 ‘당분간 근무를 계속하며 후임자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해주라’고 한 사안 (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도13833 판결) 및 ‘회사가 사업자등록을 마치지 않을 경우 더 이상 보도본부에서 근무할 수 없다’고 한 사안(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1다53638 판결) 등에서 적법한 해고예고를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거나 해고예고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조건을 붙인 예고로서 효력이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수습 중의 근로자이기는 하지만, 2019. 1. 15. 법률 제16270호로 근로기준법이 개정되기 전에도 수습 사용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인 수습근로자의 경우에만 해고예고제도가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미 수습기간 3개월을 도과한 원고에게는 해고예고제도가 적용된다. 그런데 수습기간을 다시 1개월 연장하면서 연장된 수습기간 후 업무능력과 업무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정식채용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 그 조건 성취 여부에 따라 해고여부가 결정되어 근로자로서는 자신이 수습기간 종료 후 해고되는지 여부를 사전에 알 수 없고, 따라서 이를 부적법한 해고예고로서 무효라 본 판시는 종래 대법원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판단된다. 이유경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로고스)
해고
근로기준법
수습기간
업무태도
이유경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로고스)
2020-01-06
민사일반
통상임금 소송에서 신의칙 위반 관련 대법원 판결
1. 들어가며 통상임금과 관련하여 2013. 12. 18. 선고된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2다89399 판결, 이하 '전합판결)은 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더라도 이러한 청구가 신의칙에 반할 경우 그 청구를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5다217287 판결(이하 '대상판결')에서 전합판결이 설시한 신의칙 요건 외에 새로운 조건을 언급하여 파장이 예상된다. 2. 전합판결의 신의칙 조건 전합판결은 통상임금에 속하는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배제하는 노사합의가 강행규정에 반하여 무효이지만, 예외적으로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 요건을 설시했다. 즉, (1) 일반적인 신의칙 요건과 (2)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 일반적인 신의칙 요건은 ① 상대방에게 신의 공여 또는 객관적으로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이고, ② 이러한 신의에 반해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을 정도여야 한다. 그리고 특별한 사정이란 ① 노사합의를 통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오인하여 이를 통상임금에서 배제하고, ② 근로자가 추가 법정수당 청구를 함으로써 노사합의한 임금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예상 외의 이익을 추구하며, ③ 이로 인해 기업에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초래되거나 그 존립이 위태로워야 한다. 3. 대상판결의 개요 가. 원심 판결의 요지 시내버스 운전기사들(이하 '원고')은 버스회사를 상대로 연장근로수당 등(이하 '이 사건 법정수당') 지급의 기본인 '시간급 통상임금' 산정시 '상여금' 등도 통상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를 제기했다. 원심은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만 추가 법정수당청구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신의칙 인정의 근거로 ①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할 경우 2011년 임금인상률(8.5%)의 8배가 넘는 점, ② 자본금(2억5천만원)·11년 당기순이익(약9천4백만원)·12년 당기순이익(약5천1백만원)에 비해 2011년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할 경우 약 7억8천2백만원의 추가 부담이 생기는 점, ③ 피고가 가입한 수입금공동관리위원회의 경우 실제 지출 인건비가 인정 한도를 초과할 경우 각 개별 사업자가 별도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나. 대상판결의 요지 전합판결에서 설시한 신의칙 요건 외에 ① 근로조건의 최저기준을 정하여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향상시키고자 하는 근로기준법 등의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고, ②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근로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를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 등을 이유로 배척한다면, 기업경영에 따른 위험을 사실상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으므로, 신의칙에 위반되는지는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즉, 신의칙 적용시 위 ①과 ② 요건을 추가하면서,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된 부분을 공제하면 추가 법정수당은 약 4억원이고, 이는 연간 매출액의 2~4%, 2013년 총 인건비의 5~10%에 불과한 점, 피고의 2013년 이익잉여금이 3억원을 초과한다는 점, 피고는 2009년 이후 5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매출액도 증가하고 있는 점, 버스준공영제의 적용을 받고 있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여, 이 사건 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4. 검토 가. 대상판결이 신의칙 적용시 별도의 요건을 추가한 것인지 대상판결은 신의칙 적용시 이미 전합판결에서 설시한 조건 외에 '근로조건의 최저기준,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입법취지'와 '기업경영에 따른 실질적 위험부담 주체'를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전합판결에서 신의칙의 일반요건 외에 특별한 사정을 설시한 이유가 바로 근로기준법이 강행규정이라는 점 때문이다. 즉, 전합판결은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일 경우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라고 판시했다. 그럼에도 대상판결이 신의칙 적용시 '근로기준법의 입법취지'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전합판결의 취지를 부연한 정도의 의미일 것이다. 또한, 추가 법정수당 청구를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 등을 이유로 배척할 경우 기업경영에 따른 위험을 사실상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결과가 초래된다는 대상판결의 내용 역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전합판결에서 경영상 어려움을 특별한 사정 중 하나로 설시했다는 것 자체가 신의칙 적용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이기 때문이다. 나. 대상판결의 문제점 전합판결에서는 연 600%의 상여금, 상시적 초과근로, 생산직 400명, 2010년 한해 추가되는 금액이 평소 임금인상률(19.9%)의 2배(40%), 2010년 당기순이익의 99.8%를 추가 지급해야 한다는 점 등으로 신의칙 적용을 인정했다. 그런데 대상판결에서는 2011년 임금이 기존 인상률(3.5%)의 약 8배(29.1%) 상승, 2011년 당기순이익의 4.2배를 추가 지급(원심은 8.2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의칙 적용을 부정했다. 대상판결은 전합판결보다 훨씬 더 경영상 어려움이 인정될 사실관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부정한 것으로, 대법원 판결에 일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갈 수 밖에 없는 아쉬움을 남겼다. 다.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원심과 거의 동일한 사실관계를 기초로 신의칙 적용을 부정했으므로, 대법원에서는 신의칙 적용에 좀 더 신중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된다. 그리고 피고가 버스준영제의 적용을 받아 안정적인 사업 계속성도 신의칙 부정의 근거 중 하나로 삼았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광선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통상임금
임금청구소송
법정수당
이광선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2019-03-13
민사일반
베네치아CC 회원계약 승계 인정의 의미와 전망
- 대법원 2018.10.18. 선고 2016다220143 입회보증금반환 (전합)판결 - 1.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의 도입 배경과 입법취지 예탁금 회원제 골프장의 부동산(체육필수시설)이 민사집행법상 경매 또는 담보신탁에 의한 공매 등으로 소유자가 변동된 경우 골프장의 시설소유자와 인허가·운영권자가 분리되므로 회원들은 거액의 입회금을 내서 건설비를 부담하고도 입회금 반환은커녕 이용도 못하게 되는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에 정부는 콘도미니엄의 경우처럼(1993년 구 관광진흥법) 체육필수시설의 소유권이 이전되는 경우 체육시설사업 인허가권(공법상 권리)과 함께 회원에 대한 권리의무(사법상 회원권 계약)도 승계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했다. 1994년 영업양도 등 임의적 소유권이전에 따른 승계조항(제27조 제1항)이, 2003년 민사집행법에 의한 경매 등 강제적 소유권이전에 따른 승계조항(제27조 제2항)이 각 신설되었다. 헌법재판소는 체육시설업의 필수시설에 대한 소유권을 상실한 기존 사업권자의 사업계획승인권은 헌법상 보호되는 재산권이 아니고, 회원보호 결과 다른 일반채권자들의 보호가 다소 약화되더라도 평등권 침해가 아니라고 합헌결정을 하였다(헌법재판소 2010. 4. 29. 2007헌바40 결정).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이 신설된 후 사업자와 금융기관은 골프장 담보로 근저당권 보다 부동산신탁을 선호하였다. 대법원 다수의견의 지적대로 이 조항을 회피한 것이다. 2. 베네치아C.C. 사건의 개요 베네치아C.C.는 전사업자가 미분양 공단부지를 매수하여 부동산담보신탁 대출로 부지 소유권을 취득한 후 인허가를 받아 골프장을 건설하고 500여억원의 회원권을 분양했는데, 자금부족으로 2014년 5월 신탁공매에서 감정가 700억원 상당인 체육필수시설이 불과 14억1000만원에 ㈜다옴에게 넘어갔다. 전 사업자의 인허가가 취소되고, 부동산 인도집행이 되어 회원들은 골프장 이용도 못하게 되었다. 이에 베네치아CC의 회원들은 '담보신탁에 의한 공매절차는 민사집행법상 경매(제1호), 채무자회생법상 환가(제2호), 국세징수법 등 세금징수법상 압류 재산의 매각(제3호)'에 준하는 절차(제4호)에 해당한다는 법리해석을 전제로 ㈜다옴을 상대로 입회보증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 3.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의미 종래 법원은, 담보신탁에 의한 공매는 신탁계약에 따른 임의적 처분행위라고 보아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 제1호 내지 제3호의 절차(법률규정에 의한 강제적 처분)와 성격이 다르고 민사법리와 충돌하는 조항은 좁게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제27조 제2항 제4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해왔다(대법원 2012다4817 판결로 확정된 서울고등법원 2011. 11. 9. 선고 2011나21268 판결). 그 대신 물적 시설과 인허가권이 별개로 양도양수된 경우에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을 곧바로 적용하지 않고 제27조 제1항에서 영업양도 개념을 ‘장차 체육시설의 설치공사를 완성하여 체육시설업을 등록할 것을 목적으로 조직화한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 이전하는 것’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넓게 해석하여 회원계약의 승계를 인정하고(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4다10213 판결 등) 나아가 ‘사회통념상 전체적으로 보아 종전의 영업이 동일성을 유지한 채 일체로 이전한 것과 마찬가지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까지 확장해석하는 방식으로 회원들을 보호해왔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5다5379 판결). 그러나 베네치아CC의 경우 ㈜다옴이 나머지 영업용 자산이나 영업권 등을 취득하지 않았고, 사업자 지정과 체육시설업 조건부 등록이 취소되었으므로 영업양도와 유사하게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사안이어서 제1심과 항소심은 회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런데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은 담보신탁에 따른 공매는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 제4호에 해당한다고 정면으로 판시함으로써 신탁공매 부동산 인수자에게 회원계약의 승계를 인정했다. 체육시설의 소유자가 변경된 경우 회원들이 지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고 신탁법상 도산격리효과의 제한 등 민사법 질서와의 충돌 문제는 회원 입회금 투입으로 체육시설의 경제적 가치가 증대된 점 등을 감안하면 이익형량의 관점에서 수용할 만하다는 것이다. 입법취지를 존중하여 회원의 권익을 옹호하고 애매했던 영업양도 개념확대 방식을 대체하여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 해석을 분명히 한 판결이라고 평가될 수 있다(부동산 양도담보 또는 가등기담보권 실행시도 승계된다고 판시함). ㈜다옴은 감정가 700억원의 부동산을 단돈 14억1000만원에 취득했고 종전의 신탁수익권자인 금융채권은 이미 대손상각처리 되었을 테니 구체적 타당성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일시에 500여억원의 입회금 채무를 떠안은 (주)다옴은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옴이 파산한다면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 제2호에 의해 역시 채무가 승계가 되어 파산재산의 환가가 어렵고 부동산을 분할매각하거나 다른 방법을 시도한다면 법적 분쟁이 예상되므로 분할매각도 쉽지 않다. 또한 회생절차에서도 과거에는 회생계획안이 부결되어 공매절차가 진행되면 입회금채권은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에 회원들이 양보를 했지만, 이제는 기대심리 때문에 타협이 어려울 것이다. 대신 ㈜다옴에게는 전사업자와의 계약 등 사업계획승인만의 승계를 위한 별도의 원인 없이도 체육시설법상 사업계획승인이 승계되는 편의가 생겼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7두8201 판결 참조). 그러나 골프장 등록이 취소된 상태여서 국토계획법상 도시계획시설사업 시행자지정 및 사업계획승인을 따로 받아야 하는데 여기에는 승계규정이 없다. 회원, ㈜ 다옴, 김천시 모두 타협이 되지 않는 한 장기간 유휴시설이 되거나 편법 또는 불법의 시험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4. 골프장 관련 업계 등에 미치는 영향 및 과제 이번 판결로 체육시설법 적용 대상 부동산에 대하여는 담보신탁의 도산격리효과가 제한되고 다른 회피방법이 없어서 금융기관은 대출을 기피할 가능성이 높다. 신탁공매 인수자들의 입장에서는 우발채무로 지급불능 위험에 처해졌다. 대출금 채권회수가 불확실하므로 담보신탁 대출의 만기연장이 어렵게 되고 금융기관은 대손충당금을 쌓게 되었다. 대법원 판결의 다수의견과 보충의견은 체육시설법 제17조(회원모집), 제18조(회원의 보호)를 근거로 체육필수시설의 인수인은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에 따라 승계될 회원규모 등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어서 담보신탁의 우선수익자에게 예상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신탁 대출은 회원권 분양 전에 토지취득 단계에서 먼저 이루어지고, 법원은 체육시설업자가 회원모집계획서를 제출한 후 모집방법을 달리하거나 모집상황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경우에도 회원계약은 유효하다고 판시하므로(대법원 2009. 7. 6. 선고 2008다49844 판결) 신탁공매 단계에서 회원권 발행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더구나 2000년 1월 28일 체육시설법 시행령 17조 제3호 개정으로 공정 50% 초과 후에는 설치투자비 총액 한도 없이 모집액을 늘릴 수 있게 되어 재무상황이 악화된 사업자는 회원모집계획서 제출 및 보고 없이 무기명회원권 등을 남발하면서 연명해가는 것이 현실이다. 체육시설법상 회원모집절차에 따르지 않거나 골프장경영자협회의 확인을 받지 않은 회원권의 경우에도 보호해야 할 지 법원이 고민해야 한다. 차제에 문체부는 회원모집계획서 제출과 회원모집결과 보고, 회원증 확인(체육시설법 시행령 제18조, 제19조) 등의 실태를 조사하고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사실상 근저당권 및 부동산담보신탁 수익권 보다 우선하는 회원권에 관하여 정보와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체육시설 부동산은 시장의 외면을 받아 구조조정과 청산까지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대법원 판결로 신규 회원제 골프장의 설치가 어려워졌고, 기존의 대중제 골프장들이 반사적 이익을 보게 되었다.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시장 제한 효과에 따른 회원권 가격 상승, 입회금 반환청구 가능성 하락 등 면에서는 호재이지만, 금융대출이 막히는 악영향이 더 클 것이다. 결과적으로 체육시설의 설치와 이용을 장려하고자 하는 체육시설법의 목적에 반하는 현실이 도래했다. 과유불급이다. 처음부터 정부가 체육시설의 완성과 회원의 입회금 보호에 관하여 보증보험 등 민사법리와 충돌되지 않는 방안을 찾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신용락 변호사 (법무법인(유) 원)
입회보증금
체육시설의설치및이용에관한법률
골프장
공매
신용락 변호사 (법무법인(유) 원)
2018-11-22
민사일반
예식장사용료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단5152793 판결 - 1. 사건의 개요 피고 A(남)와 피고 B(여)는 2016. 3. 20. 함께 원고가 운영하는 예식장을 방문하여 2016. 5. 14. 예식장을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원고로부터 예식장 사용료 및 식음료, 꽃장식 비용 등으로 약 3,900만원을 안내 받았다. 2016. 3. 21. 피고 A는 원고에게 계약금 100만원을 송금하였다. 원고는 피고들에게 이메일로 예식장사용에 관한 웨딩계약서와 행사계약규정을 보내주었는데, 행사계약규정 3조에서는 이용자의 사정으로 당일에 행사를 취소하는 경우에는 계약된 총 예식금액의 70%를 배상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피고들은 2016. 4. 8. 원고 예식장을 다시 방문하여 플라워미팅을 하고 예식에 사용될 꽃장식 디자인에 관하여 설명을 듣고 세부사항을 확정하였으며 그 샘플 사진을 받아 확인하였고, 2016. 5. 1. 피고 B의 부모님과 함께 예식에 사용될 식사를 시식하였다. 피고들의 예식 당일인 2016. 5. 14. 피고 B는 피고 A로부터 예식을 취소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고 원고에게 예식장 사용계약을 취소하였다. 원고는 2016. 6. 8.경 피고들을 상대로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여 계약금액의 70%에서 계약금 100만원을 공제한 약 2,600만원을 청구하였다. 피고 A에 대하여는 공시송달로 진행되었고, 피고 B는 자신은 예식장 사용계약의 당사자가 아니고, 총 예식금액의 70%에 달하는 손해배상은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주장하였다. 2. 판결의 요지 가. 피고들이 원고가 운영하는 예식장을 방문하여 예상견적을 받고, 피고 A가 계약금을 송금한 점, 피고들이 플라워미팅 및 시식 등을 통하여 예식진행의 과정을 확인한 점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구두로 또는 묵시적으로 예식장 사용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추인할 수 있다고 하면서 피고 B는 피고 A와 공동하여 예식장 사용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당일 취소로 인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다만, 민법 398조 2항에 따라 예식장 사용계약이 피고 A의 사정으로 취소되고, 실제로 예식이 진행되지는 않은 사정 등을 고려하여 손해배상예정액의 50% 정도인 1,300만원으로 감액함이 상당하다. 3. 검토 가. 예식장 사용계약도 청약자와 승낙자 사이의 의사의 합치가 있으면 되고 특별히 형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의사의 합치를 명확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계약의 성립은 이를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해야 한다. 피고 A가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 A가 계약서를 이메일로 확인하고 계약금 100만원을 원고에게 송금한 것으로 원고와 피고 A 사이에 구두 계약 또는 묵시적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예식장 사용계약이 구두 또는 묵시적으로 체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3조에 의하면 사업자는 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고객에게 약관의 내용을 계약의 종류에 따라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방법으로 분명하게 밝히고, 고객이 요구할 경우 그 약관의 사본을 고객에게 내주어 고객이 약관의 내용을 알 수 있게 하여야 하고(2항 본문), 사업자는 약관에 정하여져 있는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여야 하며(3항 본문), 사업자가 2항 및 3항을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해당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4항)고 규정하고 있다. 대상 판결에서는 ‘원고가 피고들에게 예식장사용에 관한 웨딩계약서와 행사계약규정을 이메일로 보내주었다’고 했지만, 정작 피고 B가 그 이메일을 받았는지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피고 A가 이메일을 받은 사실을 피고 B가 인정하고 있다’고만 설시하고 있다. 또한 ‘피고 B도 다시 원고의 예식장을 방문하여 예식의 세부내용과 진행상황을 확인’하였다고 하면서 원고가 피고 B에게 예식장 사용계약서의 내용(특히 위약금 관련 내용)을 설명하였다거나 확인하였다는 설시는 보이지 않는다. 피고 B가 계약서를 이메일로 받았는지가 증명되지 않았고, 원고가 피고 B에게 계약의 중요한 내용을 설명하였다는 등 약관이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기 위한 절차를 밟지 않은 상황에서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구두 또는 묵시적으로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 엄경천 변호사(법무법인 현재)
예식장
파혼
사용료청구소송
배상책임
계약금
엄경천 변호사(법무법인 현재)
2018-10-08
민사일반
[판례해설] 시·청각 장애인의 영화 관람에 있어서의 차별구제
1. 판시 내용 이 사건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2. 7. 선고 2016가합508596 판결)은, 시·청각 장애인인 원고들이 비장애인들과 동등하게 차별 받지 않고 영화를 볼 수 있도록 구제조치를 취해달라고 하면서 영화상영관 시설을 보유하고 영화상영업을 영위하는 회사들인 피고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피고들이 제작업자 또는 배급업자 등으로부터 화면해설 또는 자막 파일을 제공받은 영화에 관하여 시·청각 장애인인 원고들에게 영화 관람에 필요한 화면해설·자막·점자자료·통역 등을 제공하지 않은 것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이라고 한다)상 간접차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에 관한 구제조치를 제공할 것을 명하고 있다. 2.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1항 제3호에서 금지하는 차별행위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은 사람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제1조),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이라 함은 장애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직접 차별, 장애인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고 실질적 불리함으로 안겨주는 간접 차별, 편의시설에서 장애인에게 서비스 제공하기를 거부하는 것 등이다(제4조 제1항). 구체적으로 이 사건 사안에서, ①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한 수준으로 영화를 이해하기 위하여는 시각장애인에게는 화면해설이, 청각장애인에게는 자막, FM 보청기기 등의 수단 및 편의가 제공되어야 하는데, ② 피고들은 영화를 상영함에 있어 화면해설, 자막, FM 보청기기를 제공하지 아니하였고, 장애인인 원고들이 신체적·기술적 여건과 관계없이 영화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웹사이트를 구축하지 않았으며, 영화상영관에서 원고들에게 점자자료, 큰 활자로 확대된 문서, 한국수어 통역을 제공하지도 않았는바, 이 사건 판결은 피고들이 제공하고 있는 영화관람 서비스 및 영화 관련 정보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1항 제3호에서 금지하는 장애인에 대하여 정당한 편의 제공을 거부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위 판결에서도 판시한 바와 같이, 자막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1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 제2항 제2호에 구체적으로 명시된 수단이고, 이를 재생할 수 있는 장비는 같은 법 제24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5조 제2항에서 정하는 “문화·예술 활동을 보조하기 위한 장비 및 기기”에도 해당하며, 화면해설 및 FM 보청기는 같은 법 제21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 제2항 제2호에서 정하는 “이에 상응하는 수단”이자 화면해설을 재생할 수 있는 장비, FM 보청기는 같은 법 제24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5조 제2항에서 정하는 “문화·예술 활동을 보조하기 위한 장비 및 기기”에도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바, 그렇다면 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1항 제3호에서 금지하는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위 판시는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3.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3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차별을 함에 있어서의 정당한 사유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차별행위를 하지 않음에 있어서 과도한 부담이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 등이 있는 경우 및 차별행위가 특정 직무나 사업 수행의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에는 차별을 함에 있어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4조 제3항). 그리고 이 사건 판결은, ① 부산국제영화제, DMZ국제다큐영화제 등에서 배리어 프리 영화를 상영하면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위 영화의 화면해설을 제공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배리어 프리 영화의 자막을 재생할 수 있는 스마트 안경이 유통되고 있으며, 그 이외에도 영화상영관 좌석 뒤에 화면을 설치하여 자막을 제공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방안이 존재할 수 있고, ② 위와 같은 장비나 기기는 영화상영관 별로 소수의 장비나 기기 설치로도 설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며, ③ 나아가 피고들은 2014년 기준 국내 전체 스크린 2,281개 중 각 948개, 698개, 452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는 영화사업자이므로, 피고들의 국내 스크린 점유율, 보유하고 있는 영화상영관 규모 등에 비추어 장비나 기기 설치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피고들에게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힐 정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에, 피고들에게 차별을 함에 있어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고 있다. 원고들은 이 사건 소송에서 처음에는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모든 영화에 대해 자막이나 화면해설을 제공해 달라고 소송을 냈으나, 피고들이 소송 진행 중 그렇게 하는 경우에 부담이 너무 크다고 주장해 영화제작업자나 배급업자로부터 자막이나 화면해설 등을 받은 경우 위와 같은 편의를 제공해 달라고 청구를 최종적으로 변경했던 것으로서, 피고들이 이처럼 자막이나 화면해설 등을 받은 경우에도 이를 제공하는 것에 과도한 부담이 있다거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 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제공하도록 위 판시 또한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4. 법원이 명할 수 있는 구제조치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8조 제2항은 ‘법원은 피해자의 청구에 따라 차별적 행위의 중지, 임금 등 근로조건의 개선, 그 시정을 위한 적극적 조치 등의 판결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규정에 근거하여 법원은 구체적 사안에 맞게 구제조치의 내용과 그 범위 등을 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판결은 피고들에게, 장애인인 원고들이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한 수준으로 영화를 관람하고 영화 관련 정보에 접근·이용하기 위하여 ① 화면해설 또는 자막 파일을 제공하는 영화에 관하여 시각장애인인 원고들에게 화면해설을, 청각장애인인 원고에게 자막, FM 보청기를, 청각·언어장애인인 원고에게 자막을 제공할 것, ② 원고들이 영화 및 영화관에 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통하여 원고들에게 화면해설 또는 자막을 제공하는 영화와 영화 관련 정보(상영관, 상영시간) 및 그 밖에 장애인에게 제공할 수 있는 편의의 내용을 제공하고, 영화사영관에서 시각장애인인 원고에게 점자 자료 또는 큰 활자로 확대된 문서를, 청각장애인인 원고, 청각·언어장애인에게 한국수어 통역 또는 문자에 의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명하고 있는바, 이러한 조치들은 장애인인 원고들이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한 수준으로 영화를 관람하고 영화 관련 정보에 접근·이용하기 위하여 필수적이고 적정한 조치로 보인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구제조치 또한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5. 결론 이 사건 판결은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고 영화를 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된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자막이나 화면해설이 삽입된 채 제작된 영화뿐만 아니라 모든 영화에 대해 편의 제공이 이루어져 장애인이 영화 관람에서 소외되지 않기를 바란다. 기문주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장애인차별금지법
간접차별
영화관
장애인
영화
기문주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2018-01-05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례해설 - "위약벌의 일부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라고 판단한 사례 "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0. 12. 선고 2016가합283 판결 - 1. 사건의 개요 - 원고는 화장품을 제조·판매하는 법인인데, 피고는 2010. 7. 원고에 입사하여 원고의 중국 내 자회사에서 영업담당 임원으로 근무하다가 2015. 1. 자진퇴사 하였음. - 피고는 2015. 3.부터 화장품 제조 판매업을 하는 A법인의 중국 청도 지사 영업부문 상무로 재직하면서 원고의 기존 판매대리상들과 거래를 하고 있음. -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4. 1. 1. 체결된 경영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은 경업금지(제5조), 유인금지(제6조), 비밀유지(제7조)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으며, 손해배상에 관한 조항은 아래와 같음. 제13조(손해배상) 1. 피고는 본 계약을 위반하는 경우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기타 관련 법률에 의한 어떠한 처벌 및 불이익을 감수하며, 본 계약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할 경우 원고가 입은 일체의 민, 형사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2. 피고가 제5조 내지 제7조를 위반하는 경우 피고는 위 제1항과 별도로 피고가 지급받는(지급받았던) 연봉의 2배를 원고에게 위약벌로 배상한다. 2. 쌍방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경업금지 및 유인금지 약정(이하, '이 사건경업금지 및 유인금지 약정)을 하였는데, 피고는 원고 퇴사 이후 원고의 경쟁사업자인 회사에 취업하여 원고 재직 당시와 동일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므로 위약벌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① 이 사건 경업금지 및 유인금지 약정은 피고의 직업 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이다. ② 설령, 이 사건 경업금지 및 유인금지 약정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위 경업금지 및 유인금지 의무의 강제에 의하여 얻어지는 원고의 이익에 비하여 피고에게 약정된 위약벌이 과도하게 무거운 경우에 해당하므로 위 위약벌 규정은 일부 무효에 해당하여 감액되어야 한다. 3. 법원의 판단 제1심 법원은 피고가 경업금지 및 유인금지 약정을 위반하였으므로 위약벌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이 사건 경업금지 및 유인금지 약정이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는 피고의 항변에 대해서는, 피고가 주장하는 사유 만으로는 경업금지 및 유인금지 약정이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 등으로서 무효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위약벌 규정이 과도하게 무거우므로 일부 무효에 해당하여 감액되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해서는,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경업금지 및 유인금지 약정에 대한 대가를 별도로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위 위약벌 규정 외에도 별도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의무의 강제로 인하여 얻어지는 원고의 이익에 비하여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겁다고 판단되므로, 위 위약벌 조항은 피고가 지급받은 연봉의 1.5배 범위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유효하고 나머지 부분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면서, 원고가 위약벌로 청구하는 금액 중 3/5 정도를 인용하였다. 4. 이 판결의 의의 가. 위약벌과 손해배상액 예정의 구별 위약벌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할 때 채권자가 손해배상과 별도로 몰수하기로 한 위약금"으로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채권자는 위약벌과 동시에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위약벌의 주된 기능은 채무자를 압박하여 그가 계약내용에 따른 이행을 하도록 강제하는 데 있다. 한편,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무자가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의 액을 채권관계의 당사자가 미리 계약으로 정하여 두는 것'으로 정의된다. 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2다65973 판결은 <위약금이 위약벌로 해석되기 위한 요건 및 위약금의 법적 성질을 판단하는 방법>에 관하여, "위약금은 민법 제398조 제4항에 의하여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므로, 위약금이 위약벌로 해석되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주장ㆍ증명되어야 하며, 계약을 체결할 당시 위약금과 관련하여 사용하고 있는 명칭이나 문구뿐만 아니라 계약 당사자의 경제적 지위, 계약 체결의 경위와 내용, 위약금 약정을 하게 된 경위와 교섭과정, 당사자가 위약금을 약정한 주된 목적, 위약금을 통해 이행을 담보하려는 의무의 성격, 채무불이행이 발생한 경우에 위약금 이외에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위약금액의 규모나 전체 채무액에 대한 위약금액의 비율,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손해액의 크기, 당시의 거래관행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약금의 법적 성질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 결국 위약벌과 손해배상액 예정의 주요 구별 기준 내지 실질적인 차이는 "위약금 외에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이 열려있는지 여부"라 할 것인데,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1항은 손해배상에 관하여 정하고 있고, 제2항은 이와 별도로 "위약벌" 배상에 대하여 정하고 있어, 제13조 제2항의 금원이 위약벌로 해석되는데 이견이 없고, 이 사건 제1심에서도 이 부분은 다투어지지 않았다. 나. 과도한 위약벌에 대한 통제수단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민법 제398조 제4항),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민법 제398조 제2항). 그렇다면 위약벌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가? 이 사건 제1심 판결은 위와 같이 위약벌의 일부가 무효라고 판단하면서,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4다14511 판결을 인용하고 있다.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4다14511 판결은, "위약벌의 약정은 채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정해지는 것으로서 손해배상의 예정과는 내용이 다르므로 손해배상의 예정에 관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감액할 수 없으나, 의무의 강제로 얻어지는 채권자의 이익에 비하여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거울 때에는 일부 또는 전부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로 된다. 다만 위약벌 약정과 같은 사적 자치의 영역을 일반조항인 공서양속을 통하여 제한적으로 해석할 때에는 계약의 체결 경위와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등 매우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 위 판결은 위약벌에 대한 통제수단으로 민법 제103조를 적용하고 있는 기존의 대법원 입장을 따르고 있지만 처음으로 공서양속 위반을 이유로 위약벌 약정을 무효로 판단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위 대법원 판결의 판시내용에도 들어 있듯이 민법 제103조는 일반 규정이므로 일반 조항으로의 도피가 쉽게 일어나지 않도록 그 적용은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민법 제103조를 위약벌의 통제수단으로 적용함에 있어, 민법 제103조는 법률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공서양속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계약을 위반한 전체기간이나 일부 이행여부와 같은 계약 이후의 사정을 반영하여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으며, 위약벌을 일부 무효의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학계에서는 위약벌에 대해서도 민법 제398조 제2항의 직권감액규정을 유추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도 있으나, 법원은 위약벌에 대하여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13년 법무부 민법개정위원회의 민법 개정시안 제398조는 손해배상액 예정에 대해서만 규정하던 민법 제398조의 적용범위를 위약벌을 포함한 위약금 전반으로 넓히면서 제3항에서 부당히 과다한 위약금은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도록 규정했으나, 개정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과도한 위약벌에 대하여 민법 제103조 공서양속 위반을 이유로 무효라고 판단한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4다14511 판결이래, 이 사건 제1심과 같이 공서양속 위반을 이유로 위약벌을 일부 무효라고 판단하는 하급심 판결이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과도한 위약벌이 문제되는 개별 사안에서 "그 의무의 강제에 의하여 얻어지는 채권자의 이익에 비하여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거울 때"라는 공서양속 위반 여부의 판단 기준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지켜보아야 하겠다.
위약벌
경업금지약정
공서양속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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