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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전문
노동·근로
민사일반
단체협약과 반사회질서 위반과의 관계(협약자치의 한계)
1. 들어가며 노조 조합원 자녀에 대한 우선채용을 보장하는 대기업의 단체협약 등 단체협약 내용이 제3자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치는 내용에 대해 국민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고, 이런 불만은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다. 대상판결에서의 단체협약 역시 회사를 상대로 소송 등을 제기한 경우 상여금 등을 감액함으로써 근로자들의 재판청구권 침해하였다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구체적으로 이 사건 단체협약 내용이 적절한지에 대한 사실적 판단보다는 법률적 측면, 즉 협약자치와 사법통제권의 관계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2. 대상판결의 경위 및 요지 자동차용 여과제(필터)를 제조·판매하는 A사는 과반수 노동조합과 2014. 1. 24. 성과급 지급기준에 관한 단체협약 부속합의(이하 ‘제1합의’)를 하면서 당해 연도에 회사를 상대로 금품을 요구하는 진정서·고소장을 제출하거나 소송을 제기한 경우 성과급의 10%만을 지급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그리고 2014. 7. 21. 성실근무자에게 격려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합의(이하 ‘제2합의’)를 노동조합과 하면서 ‘지급일 이전 1년간 회사나 대표 등을 상대로 진정·고소·고발, 부당해고 등의 구제신청, 소송 등의 민원 제기한 자’를 지급대상에서 제외했다. 대상판결은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다는 원칙(대법원 2000. 9. 20. 선고 99다67536 판결 등)을 설시하면서, 성과급 등의 지급기준에 대해 회사에 상당한 재량이 있으므로 회사가 노조와 합리적 기준에 따라 성과급 등을 차등 지급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했다. 다만, 대상판결은 경제적 약자인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소송 등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성과급을 감액하고 격려금을 미지급하는 규정은 회사가 경제적 불이익과 임금을 통한 차별적 처우를 통하여 근로자들의 재판청구권 등 기본권 행사를 제한하는 규정으로 반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로 판단했다. 3. 검토 가. 단체협약과 반사회질서 관련 기존 판결의 태도 대법원은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이때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는 단체협약 내용과 체결 경위, 협약체결 당시 사용자 측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7790 판결 등 참조). 즉, 판례는 단체협약의 내용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무효라고 판단하고 있다. 나. 대상판결의 문제점 및 의의 협약자치는 단체협약 당사자가 단체교섭을 통해 어떤 내용으로 합의할 지에 대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는 원칙이고, 헌법상 권리인 근로3권은 집단적 노사자치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헌법재판소 2018. 5. 31. 선고 2012헌바90 결정). 사용자와 노동조합이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체결한 단체협약이 일반조항(민법 제103조, 제104조 등)에 의해 무효가 될 경우 합리적인 노사관계 형성이 어렵고, 노동조합 총회 의결을 통해 체결된 단체협약이 추후 소송에 의해 무효화될 경우 총회 의결에 반대한 소수 노조원들의 소송이 남발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노동조합이 대등한 지위에서 노사자치의 원칙에 따라 교섭하여 체결한 단체협약에 대하여 일반조항인 신의칙이나 반사회질서라는 이유로 그 효력을 부인하는 데는 지극히 신중해야 한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노조 운영비 원조를 금지하는 노조법 제81조 제4호가 '협력적 노사자치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운영비 원조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노사의 자율적인 단체교섭에 맡길 사항까지 국가가 지나치게 개입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활동의 성과를 감소시키는 것에 불과하고, 이는 노사 간 힘의 균형을 확보해 줌으로써 집단적 노사자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근로3권의 취지에도 반한다고 판단했다. 즉, 운영비원조 금지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근로자들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반한다고 보았다(헌법재판소 2012헌바90 결정). 이와 같이 입법권에 의해 단체교섭권을 제한할 때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하면 위헌으로 보았는데, 사법권이 일반 강행규정인 민법 제103조를 이유로 단체협약 조항을 무효로 판단하는 것에는 더욱 소극적이어야 할 뿐 아니라 최후의 보루로 남아야 한다. 이 사건 단체협약의 내용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조합원들에게 상여금·격려금을 차등지급하거나 미지급하므로, 일견 조합원들의 재판청구권을 현저히 침해하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다. 그러나 단체협약에 해당 내용이 포함된 것은 노사가 불필요한 소송 남발을 막고 건전한 노사관계를 형성하자는 취지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사건 단체협약 내용이 만약 소수노조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라면 공정대표의무 위반(노조법 제29조의4)이나 부당노동행위(노조법 제81조) 처벌이라는 현행 법률의 제도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이 사건 단체협약은 조합원들의 재판청구권 자체를 제한한 것이라기 보다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 등을 제기한 경우 상여금과 격려금에서 금전적 불이익을 주는 것이므로, 위 조항이 문제가 된다면 회사나 조합 간부들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금전적 배상도 가능할 것이다. 이와 같이 현행 법률 체계 하에서 이 사건 단체협약의 문제를 해결할 여러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법 제103조 위반이라는 일반적 강행규정을 통해 해당 단체협약 조항 자체를 무효화하는 것은 협약자율의 원칙에도 반할 뿐 아니라 지나친 사법권의 개입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 이광선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근로계약
재판청구권
감액
소송
성과급
격려금
이광선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2019-09-16
정보통신
지식재산권
판례해설 - 음란물이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
서울고등법원 2016. 11. 29. 선고 2015라1490 판결 채권자들은 일본의 영상물 제작업체들 및 위 제작업체들과 위 영상물 제작업체들이 제작한 영상물에 대한 배타적 발행권 설정계약을 체결한 국내 영상물 유통회사들이고, 위 영상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채무자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사안에서, 법원은 채권자들의 청구를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다. 본 사안의 쟁점은 소위 ‘야동’이라고 불리는 음란물인 채권자들의 영상물이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법원은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저작물이라 함은 저작권법 제7조에 열거된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에 속하지 아니하면서도 인간의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사상 또는 감정을 말, 문자, 음, 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것으로서 ‘창작적인 표현형식’을 담고 있으면 족하고, 그 표현되어 있는 내용 즉 사상 또는 감정 그 자체의 윤리성 여하는 문제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설령 그 내용 중에 부도덕하거나 위법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보호된다고 할 것”(대법원 1990. 10. 23.선고 90다카8845판결,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1도10872 판결 등 참조)이라는 종전 대법원의 입장을 견지(堅持)하면서, 영상물이 성행위 장면 등을 내용으로 삼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아무런 창작적인 표현 없이 남녀의 실제 성행위 장면을 단순히 녹화하거나 몰래 촬영한 것이 아니라면 그 창작성을 부인할 수 없고, 영상물이 음란물에 해당하는 경우 형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하여 배포, 판매, 전시 등의 행위가 처벌되는 등으로 해당 영상저작물의 저작권자가 그 배포권, 판매권, 전시권 등 권리행사에 제한을 받을 수 있으나 저작권자의 의사에 반하여 영상저작물이 유통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저작권 등의 침해정지청구권까지 제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시하였다. 따라서 채권자들의 영상물은 그 내용의 대부분이 남녀의 성행위나 성기 노출 등의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채권자들의 영상물이 음란물이라고 하더라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이를 구체화하는 ‘기획과정’에서 촬영 장소와 배우의 선정, ‘촬영과정’에서 영상에 고정될 수 있는 실연과 배경의 선택, 촬영 조명 미술 작업, ‘편집과정’에서 하나의 영상물로 완성하기 위하여 촬영된 필름의 삭제, 연결 작업 등을 거쳐 제작과정에 참여한 저작자의 창작적인 표현형식을 담고 있는 사실이 소명되므로, 채권자들의 영상물은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1990. 10. 23.선고 90다카8845판결에서 대법원이 사진 저작물에 대하여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인 저작물이라 함은 사상 또는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면 되고 윤리성 여하는 문제되지 아니하므로 설사 그 내용 중에 부도덕하거나 위법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보호된다”고 판시한 이후 하급심에서 음란물도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라는 하급심의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11. 23. 선고 2011노2664 판결(확정) 등}이 있었고 학계에서도 음란물의 저작물성에 대해서 꾸준히 논의되어 왔다. 이후 대상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1도10872 판결이 소위 ‘야동’을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로 인정한 첫 판결이다. 이후 일본의 야동 제작사가 한국의 파일 공유사이트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15. 8. 29.선고 사건, 서울지방법원 2015. 10. 18. 선고 사건 등). 헌법재판소는 1998. 4. 30. 선고 95헌가16 결정에서 음란이란 인간의 존엄성 내지 인간성을 왜곡하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표현으로서 오직 성적인 흥미에만 호소할 뿐인 매체로 어떠한 문학, 예술, 과학적이거나 정치적인 가치도 지니지 않는 것으로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한 보장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2009. 5. 28. 선고 2006헌바109 결정에서는 음란표현이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기존의 결정을 변경하였다. 헌법재판소 역시 “음란” 표현이 헌법 제21조가 규정하는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 내에 있다고 본 것이다. 우리나라 저작권법과 비슷한 내용으로 되어 있는 일본 저작권법 역시 특별히 저작물에 관한 정의 규정에서 도덕적일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 일본 판결은 “사진저작물이 설사 공서양속에 반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저작권을 보호받는데 지장이 없다”고 판시하였다{일본 동경지재(日本 東京地裁) 1986. 6. 20. 1983}. 또한,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포르노소설도 작가의 감흥과 경험, 그리고 상상을 표현한 자유로운 창작 작업일 경우, 포르노소설도 예술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무첸바하 사건 BVerfGE 83, 130 (1990. 11. 27.)} 1979년 Mitchell Brothers Film Group v. Cinema Adult Theater 사건에서, 미국 제5순회법원은, 음란물을 제작한 원고에게 저작권 침해에 대한 구제를 할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에 대하여 당해 영화에 음란한 내용이 있는 것과는 관계없이 저작물이라면 당연히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데, 저작권, 상표권, 특허권 제한에 대한 규정을 고려할 때 저작권법에 음란물을 제외하는 규정이 없는 것은 의도적인 것으로 단순한 생략이 아니라는 이유로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한 것이다{Mitchell Brothers Film Group v. Cinema Adult Theater, 604 F.2d 852(5th Cir. 1979), cert. denied, 445 U.S. 917 (1980)}. 이후 2004년 Nova Products, Inc. v. Kisma Video, Inc사건에서도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하였다{2004 U.S. Dist. LEXIS 24171 (S.D.N.Y. Dec. 1, 2004).}. 음란물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입장은, 음란물에 대한 규제는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에서 제외하는 것보다는 다른 형사처벌규정 등에 따라 음란물 제작 및 유통을 억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고, 대상판결도 이와 같은 선상에서, “영상물이 음란물에 해당돼 형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해 배포·판매·전시 등의 행위가 처벌되고 배포권과 판매권, 전시권 등 권리행사에 제한을 받을 수 있지만 저작권자의 의사에 반해 저작물이 유통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청구까지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였다. 음란물에 대한 지금까지의 법적 갈등의 핵심은 음란물이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될 수 있는지의 문제였다. 그러나, 우리 저작권법이 저작물의 요건으로 윤리성을 요구하지 않는 이상, 저작물성의 판단에 ‘음란성’을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함으로 인하여 음란물이 더욱 성행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으나 이는 대상 판결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유통 과정에서의 규제나 불법 유통으로 인한 수익을 환수하는 등 특별히 고안된 법률에 의해 제재 하여야 할 문제이다. 이러한 점에서 저작물은 내용중립적이어야 한다는 대상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
저작권
저작물
음란물
2016-12-23
지식재산권
판례해설 -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송받은 디지털 음원을 매장에서 재생하는 경우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송받은 디지털 음원을 매장에서 재생하는 경우 저작권법 제76조의 2, 제83조의 2 소정의 공연보상금 지급의무가 발생하는지 여부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3다219616 판결 일반 매장이 음악서비스 전문업체로부터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송하는 디지털 음원을 실시간으로 매장에 틀어 놓는 행위는 저작권법(이하 '법') 제76조의 2 제1항, 제83조의 2 제1항 소정의 판매용 음반을 사용하여 공연하는 행위에 해당하는바 공연보상금 지급의무가 발생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사안은 다음과 같다. 음악서비스 전문업체인 주식회사 케이티뮤직(이하 '케이티뮤직')은 음반제작자로부터 받은 디지털 음원을 음원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 관리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음원을 추출하여 사용하고, 주식회사 현대백화점(이하 '현대백화점')은 케이티뮤직에 매월 '매장음악서비스이용료'를 지급하고, 케이티뮤직으로부터 인증받은 컴퓨터에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한 후 케이티뮤직이 제공한 웹페이지에 접속하여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한 다음 케이티뮤직이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송하는 음악을 실시간으로 매장에 틀어 놓았다. 디지털 음원을 매장에서 재생하는 행위에 대하여 사단법인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이하 '음실련')와 한국음반산업협회(이하 '음산협')는 "법 제76조의 2, 제83조의 2에 의하면, 판매용 음반을 사용하여 공연하는 자는 해당 실연자와 음반제작자에게 상당한 보상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판매용 음반을 사용한 공연에는 판매용 음반에 수록된 음원을 디지털로 변환한 음악파일을 사용한 공연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현대백화점이 판매용 음반에 수록된 음원을 디지털 파일로 변환한 디지털 음원을 받아서 매장에서 공연한 행위는 '판매용 음반을 사용하여 공연한 행위'에 해당하므로 공연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현대백화점에게 공연보상금을 청구하였다. 현대백화점은 "법 제76조의 2, 제83조의 2가 규정하고 있는 '판매용 음반'도 법 제29조 제2항의 '판매용 음반'과 동일하게 '시중에 판매할 목적으로 제작된 음반'이라고 제한 해석하여야 하며, 유형물인 음반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판매용 음반을 사용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없는데, 현대백화점은 디지털 음원을 송신 받아 매장에 틀어 놓은 것이므로 '시중에 판매될 목적으로 제작된 음반'을 사용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항변하였다. 이에 대하여 하급심 판결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4. 18. 선고 2012가합536005 판결에서는 법 제76조의 2, 제83조의 2의 "판매용 음반을 사용하여 공연"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음실련 및 음산협의 청구를 기각하는 취지의 판결을 하였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은 2013. 11. 28. 선고 2013나2007545 판결에서 하급심 판결과 상반된 판시를 하였고, 대법원은 2015. 12. 10. 선고 2013다219616 판결에서 항소심의 판단이 정당하며 위법이 없다고 판시함으로써 공연보상금 지급의무를 인정하였다. 주요 관련 쟁점을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다. 법 제76조의 2, 제83조의 2 소정의 공연보상금 지급의무는 '판매용 음반'의 해석 에 따라 결정되었다. 제1심에서는 법 제29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판매용 음반'은 '시중에 판매할 목적으로 제작된 음반'으로 해석되고(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다87474 판결 등 참조), 법 제76조의 2 및 제83조의 2가 규정하고 있는 '판매용 음반'에 대하여만 달리 해석할 합리적 이유는 없으므로 음반제작자로부터 받은 디지털 음원을 저장한 데이터베이스는 법 제2조 제5호의 '음반'으로 볼 수 있으나, 일반 공중을 대상으로 판매될 것을 예정한 시판용 음반이 아니므로 법 제76조의 2, 제83조의 2 소정의 '판매용 음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항소심과 상고심에서는 법 제76조의 2, 제83조의 2가 실연자와 음반제작자에게 판매용 음반의 공연에 대한 보상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판매된 음반이 통상적인 사용 범위를 초과하여 공연에 사용되는 경우 그로 인하여 실연자의 실연 기회 및 음반제작자의 음반판매 기회가 부당하게 상실될 부분을 보상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고 보아 위 규정들의 '판매용 음반'에는 불특정 다수인에게 판매할 목적으로 제작된 은반뿐 아니라 어떠한 형태이든 판매를 통해 거래에 제공된 음반이 모두 포함되고, '사용'에는 판매용 음반을 직접 재생하는 직접사용뿐 아니라 판매용 음반을 스트리밍 등의 방식을 통하여 재생하는 간접사용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였다. 법 제29조는 저작권 제한 규정이므로 제한적 해석을 하면 저작권자 등의 보호에 도움이 되고, 법 제76조의 2와 제83조의 2는 보상금 지급에 관한 조항이어서 넓게 해석하는 것이 저작권자 등의 보호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고, 한편, 법 제76조의 2, 제83조의 2의 '판매용 음반'의 범위를 법 제29조 제2항과 동일하게 '시판용 음반'으로 해석할 경우, '시판용 음반'이 아닌 음반을 이용한 하나의 공연 행위에 대하여 저작권자는 권리행사를 할 수 있으나, 저작인접권자는 권리행사를 할 수 없게 되는 모순된 결과가 발생된다. 또한 법 제76조의 2, 제83조의 2의 '판매용 음반'의 개념을 '시판용 음반'으로 제한 해석한다면 이는 우리나라가 가입한 세계지적재산권기구 실연·음반조약(WIPO Performances and Phonograms Treaty)에서 보장하는 저작인접권자의 권리를 국내 입법이 합리적 이유 없이 축소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모든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 대법원 판결이 법 제76조의 2, 제83조의 2와 법 제29조 제2항의 '판매용 음반'의 해석을 달리한 것은 현실을 반영한 합목적적 해석으로서는 충분히 이해는 가지만, 동일한 법률에서 규정된 동일한 문구를 달리 해석 적용함은 어색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개정을 통한 입법의 정비가 필요한 부분이라 할 것이다.
디지털음원
공연보상금
음반
2015-12-29
공정거래
행정사건
판례해설 - 온라인 자동결제 시에도 계약조건(가격등) 변경하려면 소비자 동의 필요
서울고등법원 2015. 9. 24. 선고 2014누66856 판결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 제8조 제2항 사업자와 전자결제업자등은 전자적 대금지급이 이루어지는 경우 소비자의 청약서가 진정한 의사표시에 의한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에 대하여 명확히 고지하고, 고지한 사항에 대한 소비자의 확인절차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마련하여야 한다. 1. 재화등의 내용 및 종류 2. 재화등의 가격 3. 용역의 제공기간 같은 법 시행령 제9조 사업자와 전자결제업자등은 법 제8조 제2항 각 호의 사항에 대하여 소비자가 확인하고 동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전자결제업자등이 마련한 전자적 대금 결제창을 소비자에게 제공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업자와 전자결제업자등은 소비자가 직접 동의 여부를 선택하기 전에 미리 동의한다는 표시를 하여 제공하는 방식으로 확인절차를 진행해서는 아니 된다. 원고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하여 디지털 음원상품 중 월정액 상품을 자동결제방식(매월 이용대금이 자동적으로 원고에게 매월 정해진 날짜에 선납되는 방식)으로 판매하였는데, 원고는 원고가 제공하는 멤버쉽 서비스와 관련한 권리, 의무 등을 규율하기 위하여 '통합유료약관'을 작성하고, 소비자로 하여금 위 자동결제상품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위 '통합유료약관'에 대한 동의 절차를 거치도록 하였다. 원고가 부담하는 음원사용료가 인상됨에 따라 자동결제상품의 가격을 종전보다 최소 30%에서 최대 83%까지 인상하기로 하고, 2013. 1. 1. 이전부터 자동결제상품을 이용하고 있던 소비자(이하 '기존 이용자')에 대하여는 2014. 1. 1.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하였다. 이 과정에서 원고는 기존 이용자들에게 이메일 등을 통하여 가격 인상 사실과 내용 및 시기 등의 변동사항을 고지하였으나, 기존 이용자에게 인상된 가격으로 대금지급이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직접 동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전자결제업자등이 마련한 전자적 대금 결제창을 제공하지는 아니하였다(이하 "이 사건 행위").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사건 행위가 전자상거래법령의 청약의사 확인절차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시정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전자상거래법 제8조 제2항(이하 '이 사건 조항')은 소비자의 청약의사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신규 계약 체결을 전제로 하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규정이고, 이 사건 행위와 같이 이미 체결된 계약의 조건을 일부 변경하는 경우에는 청약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조항 제8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소비자가 이용권을 최초 구입하는 경우와 이용기간 만료 후 다시 구입하는 경우를 비교할 때 그 법률적 성격이나 형식에서 차이를 찾아 볼 수 없다는 전제 아래, 자동결제방식은 소비자의 대금지급절차의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한 것일 뿐, 자동결제조항에 의한 묵시적 갱신은 대금 등 계약조건이 기존 그대로 계속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소비자나 사업자 중 일방이 기존의 계약조건에 변경을 가하려고 하는 경우에는 양 당사자 사이에 변경된 계약조건에 관한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고 그러한 합의가 없는 한 계약이 묵시적으로 자동 갱신 또는 연장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또, 원고는 '설령 위와 같이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한 공고나 기존 이용자들에게 이메일로 통보한 행위는 사업자의 청약이고 그에 따라 소비자는 승낙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였는데, 법원은 '원고가 위와 같이 가격 인상을 고지한 행위는 이 사건 통합유료약관에 의한 서비스 내용 변경의 사전고지절차의 일환(또는 가격변동사항을 안내하는 호의행위)에 불과하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상품에 대하여 원고가 일방적으로 인상한 이용대금을 지급할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선택의 기회를 가지지 않은 채 자동적으로 지급하여 구매하는 것보다는 원고 및 타사가 제공하는 여러 가지 서비스 중 자신에게 적합한 것을 선택하여 새로운 계약체결을 위한 청약의사를 표시하도록 함이 바람직한 점 등을 종합하면 청약의 유인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리고, 원고는, '계속적 계약관계의 경우까지 소비자의 개별적 확인절차를 강제하는 것이 거래비용을 증가시켜 소비자에게 전가되거나 전자상거래 자체를 위축시켜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고, 음악컨텐츠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불완전정보를 가지고 있던 소비자 중 실제로 가격인상사실을 알았더라면 구매를 중단하는 의사결정을 하였을 소비자들은 원고의 일방적 가격인상행위로 인하여 원하지 않는 구매를 하게 되었으므로 이로 인하여 소비자의 권익이 침해되어 소비자후생이 줄어들게 되었고, 거래비용의 증가로 자동결제상품의 가격을 인상할 경우 구매자가 줄어들게 되어 발생하는 손실은 원고가 부담해야 할 경영상 손실에 불과하다 등의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이 판결은 온라인사업자들이 약관을 통해 일방적으로 계약조건을 변경해 오던 관행에 대하여 소비자구제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과 같은 음원 판매 사이트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법의 적용을 받는 각종 온라인 서비스업체들의 자동결제상품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앞으로 이 판결과 관련하여서는 '사업자가 기존의 계약조건에 일방적으로 변경을 가하였고 소비자는 그에 대한 명시적인 동의나 반대 없이 계속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경우 그 소비자의 의사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추후 이 판결을 계기로 소비자들이 변경된 계약을 해지할 경우 소비자들이 이미 지급한 이용료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받을 수 있는지, 특히 이미 사용한 자동결제상품이 있다면 그 사정을 어떻게 고려할 것인지' 등 새로운 법률쟁점에 관한 검토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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