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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근로
민사일반
단체협약과 반사회질서 위반과의 관계(협약자치의 한계)
1. 들어가며 노조 조합원 자녀에 대한 우선채용을 보장하는 대기업의 단체협약 등 단체협약 내용이 제3자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치는 내용에 대해 국민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고, 이런 불만은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다. 대상판결에서의 단체협약 역시 회사를 상대로 소송 등을 제기한 경우 상여금 등을 감액함으로써 근로자들의 재판청구권 침해하였다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구체적으로 이 사건 단체협약 내용이 적절한지에 대한 사실적 판단보다는 법률적 측면, 즉 협약자치와 사법통제권의 관계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2. 대상판결의 경위 및 요지 자동차용 여과제(필터)를 제조·판매하는 A사는 과반수 노동조합과 2014. 1. 24. 성과급 지급기준에 관한 단체협약 부속합의(이하 ‘제1합의’)를 하면서 당해 연도에 회사를 상대로 금품을 요구하는 진정서·고소장을 제출하거나 소송을 제기한 경우 성과급의 10%만을 지급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그리고 2014. 7. 21. 성실근무자에게 격려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합의(이하 ‘제2합의’)를 노동조합과 하면서 ‘지급일 이전 1년간 회사나 대표 등을 상대로 진정·고소·고발, 부당해고 등의 구제신청, 소송 등의 민원 제기한 자’를 지급대상에서 제외했다. 대상판결은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다는 원칙(대법원 2000. 9. 20. 선고 99다67536 판결 등)을 설시하면서, 성과급 등의 지급기준에 대해 회사에 상당한 재량이 있으므로 회사가 노조와 합리적 기준에 따라 성과급 등을 차등 지급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했다. 다만, 대상판결은 경제적 약자인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소송 등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성과급을 감액하고 격려금을 미지급하는 규정은 회사가 경제적 불이익과 임금을 통한 차별적 처우를 통하여 근로자들의 재판청구권 등 기본권 행사를 제한하는 규정으로 반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로 판단했다. 3. 검토 가. 단체협약과 반사회질서 관련 기존 판결의 태도 대법원은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이때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는 단체협약 내용과 체결 경위, 협약체결 당시 사용자 측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7790 판결 등 참조). 즉, 판례는 단체협약의 내용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무효라고 판단하고 있다. 나. 대상판결의 문제점 및 의의 협약자치는 단체협약 당사자가 단체교섭을 통해 어떤 내용으로 합의할 지에 대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는 원칙이고, 헌법상 권리인 근로3권은 집단적 노사자치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헌법재판소 2018. 5. 31. 선고 2012헌바90 결정). 사용자와 노동조합이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체결한 단체협약이 일반조항(민법 제103조, 제104조 등)에 의해 무효가 될 경우 합리적인 노사관계 형성이 어렵고, 노동조합 총회 의결을 통해 체결된 단체협약이 추후 소송에 의해 무효화될 경우 총회 의결에 반대한 소수 노조원들의 소송이 남발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노동조합이 대등한 지위에서 노사자치의 원칙에 따라 교섭하여 체결한 단체협약에 대하여 일반조항인 신의칙이나 반사회질서라는 이유로 그 효력을 부인하는 데는 지극히 신중해야 한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노조 운영비 원조를 금지하는 노조법 제81조 제4호가 '협력적 노사자치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운영비 원조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노사의 자율적인 단체교섭에 맡길 사항까지 국가가 지나치게 개입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활동의 성과를 감소시키는 것에 불과하고, 이는 노사 간 힘의 균형을 확보해 줌으로써 집단적 노사자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근로3권의 취지에도 반한다고 판단했다. 즉, 운영비원조 금지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근로자들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반한다고 보았다(헌법재판소 2012헌바90 결정). 이와 같이 입법권에 의해 단체교섭권을 제한할 때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하면 위헌으로 보았는데, 사법권이 일반 강행규정인 민법 제103조를 이유로 단체협약 조항을 무효로 판단하는 것에는 더욱 소극적이어야 할 뿐 아니라 최후의 보루로 남아야 한다. 이 사건 단체협약의 내용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조합원들에게 상여금·격려금을 차등지급하거나 미지급하므로, 일견 조합원들의 재판청구권을 현저히 침해하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다. 그러나 단체협약에 해당 내용이 포함된 것은 노사가 불필요한 소송 남발을 막고 건전한 노사관계를 형성하자는 취지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사건 단체협약 내용이 만약 소수노조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라면 공정대표의무 위반(노조법 제29조의4)이나 부당노동행위(노조법 제81조) 처벌이라는 현행 법률의 제도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이 사건 단체협약은 조합원들의 재판청구권 자체를 제한한 것이라기 보다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 등을 제기한 경우 상여금과 격려금에서 금전적 불이익을 주는 것이므로, 위 조항이 문제가 된다면 회사나 조합 간부들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금전적 배상도 가능할 것이다. 이와 같이 현행 법률 체계 하에서 이 사건 단체협약의 문제를 해결할 여러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법 제103조 위반이라는 일반적 강행규정을 통해 해당 단체협약 조항 자체를 무효화하는 것은 협약자율의 원칙에도 반할 뿐 아니라 지나친 사법권의 개입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 이광선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근로계약
재판청구권
감액
소송
성과급
격려금
이광선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2019-09-16
지식재산권
실시허락을 받은 자도 무효심판을 제기할 수 있는가
1.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이 2019. 2. 21. 선고 2017후2819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대상판결')로 “특허권의 실시권자도 실시 대상 특허발명에 대해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라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 그와 배치되는 "실시권자라는 이유만으로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1977. 3. 22. 선고 76후7 판결, 대법원 1983. 12. 27. 선고 82후58 판결 등(이하 통칭하여 '구 판례')을 변경하였다. 2. 사실관계 및 당사자들의 주장과 쟁점 대상판결의 사건은 동영상 관련 표준특허풀에 포함된 여러 표준특허에 대해 표준화기구를 통해 실시 계약을 체결한 피고(표준특허에는 피고의 특허도 포함되어 있음)가 그 표준특허 중 원고의 특허[UHD 고화질 영상 압축을 위한 고효율비디오 부호화(HEVC) 기술에서 적용된 화면간 움직임 벡터 예측 기술, 이하 '이 사건 특허']발명에 대해 무효심판을 청구한 것으로서, 특허심판원 및 특허법원 모두 원고의 이 사건 특허발명을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무효의 주된 이유는 원고가 우선권 주장을 함에 있어 자신의 '선출원'을 기초로 '모출원'을 하고 이후 그 '모출원'을 원출원으로 하여 다시 '자출원'을 하고, 그 '자출원'을 원출원으로 하여 원고의 이 사건 특허발명을 '분할출원'하면서 출원서에 '우선권 주장의 취지 및 선출원의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 사건 특허발명의 '분할출원'이 구 특허법 제55조에 따라 '선출원'의 우선권 주장의 효력을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에(특허법원 2015. 1. 29. 선고 2014허4715 판결 등), 이 사건 특허발명이 '선출원'보다 늦게 출원된 선행발명들과 비교되면서, 그 선행발명들과 실질적으로 동일하거나 그 선행발명들로 인해 진보성이 부정된다는 것이었다. 대상판결의 사건에서 특허권자인 원고는 "피고는 이 사건 특허발명의 실시권자이므로 이 사건 특허발명에 대한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할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이해관계가 없다"고 주장을 하였다(원고는 특허심판원에서는 이러한 주장을 하지 않았고, 특허법원에서 처음으로 제기하였다). 물론 원고는 특허발명의 신규성 및 진보성의 판단 시점이 이 사건 특허발명의 최초 모출원의 우선권 주장일, 즉 선출원의 출원일로 소급되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도 하였다. 대상판결의 쟁점은 특허권의 실시권자가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무효 판단의 기준 시점과 실질적인 이유는 본 해설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3. 종래 대법원의 입장 대법원 판례에는 그간 실시권자는 무효심판 청구의 이해관계인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과 이해관계인에 포함된다는 입장이 상존하였다. 일부 대법원 판결에서는 실시권자이기만 하면 이해관계인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기도 하였지만, 대법원은 1980. 3. 25. 선고 79후78 판결에서 "실시권설정등록을 마쳤다 할지라도 그 사실만으로써 심판청구인이 그 등록의장이 무효임을 심판하라고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가 상실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는 등, 1983년까지는 실시권자의 무효심판 청구인 적격에 대해 사안별로 달리 판단하였다. 그리고 대법원은 1984. 5. 29. 선고 82후30 판결에서 '실시권을 허여받았다고 하더라도 제품판매액의 일정 퍼센트에 해당하는 대가의 지급조건이 붙어 있어 실시권에 수반하는 의무이행을 하여야 한다면 실시권 허여 자체만으로 당사자간의 모든 이해관계가 소멸되었다고 볼 수 없으니 특허무효심판을 구할 이해관계가 있다'라고 판단한 이래 대상판결을 선고하기까지 '실시권자라는 이유만으로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는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이처럼 실시허락 받은 자의 무효심판이익에 대해 대법원은 초기에는 소극적이었다가 점차 무효심판이익을 인정하는 경향으로 바뀌었고, 따라서 구 판례의 판단은 이미 1983년 이후부터 사실상 폐기된 법리였던 것이다. 4. 대법원의 명시적인 입장정리 없었음 하지만 대법원은 이번 대상판결로 입장을 정리하기까지 그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 배경에는 다른 이유가 존재할 수 있으나, 대법원의 판단 자체에서 그 이유를 찾자면 이는 "이해관계인"의 판단기준과 논리적으로 연관되어 보인다. 즉, 구 특허법(2013. 3. 22. 법률 제116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33조 제1항 전문은 "이해관계인 또는 심사관은 특허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현행 특허법 역시 위 규정을 그대로 갖고 있다. 이러한 특허법 조항에서 "이해관계인"의 의미에 대해, 대법원은 그간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이란 당해 특허발명의 권리존속으로 인하여 그 권리자로부터 권리의 대항을 받거나 받을 염려가 있어 그 피해를 받는 직접적이고도 현실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을 말하고, 이에는 당해 특허발명과 같은 종류의 물품을 제조·판매하거나 제조·판매할 자도 포함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7후1022 판결, 대법원 2009. 9. 10. 고 2007후4625 판결, 대법원 1984. 3. 27. 선고 81후59 판결, 대법원 1987. 7. 7. 선고 85후46 판결 등 참조)"라고 계속 판시하여 왔다. 이러한 판시에 따르면 그 논리일관성상 "권리자"로부터 권리의 대항을 받거나 받은 염려가 없는 경우라면 자연스럽게 "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게 되고, 그 결과 "실시권자"의 경우 허여기간 동안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특허권자로부터 권리의 대항을 받거나 받을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결국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포함 될 수 있는지에 대해 계속 의문이 제기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대법원은 무효심판을 제기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대해 지속적으로 "그 권리자로부터 권리의 대항을 받거나 받을 염려"라는 기준을 제시하였고, 그 결과 사실상 폐기된 법리임에도 불구하고 실시권자가 무효심판을 제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된 것이고, 대상판결의 원심인 특허법원에서도 특허권자인 원고가 실시권자인 피고의 청구인 적격 문제를 제기할 수 있었던 것이다. 5.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한 명확한 입장정리 하지만 대법원은 이번 대상판결을 통해 이해관계인의 의미에 대해 "당해 특허발명의 권리존속으로 인하여 법률상 어떠한 불이익을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어 그 소멸에 관하여 직접적이고도 현실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을 말하고, 이에는 당해 특허발명과 같은 종류의 물품을 제조·판매하거나 제조·판매할 사람도 포함된다."라고 판단하면서, 이해관계인 판단의 기준을 "그 권리자로부터 권리의 대항을 받거나 받을 염려"에서 "법률상 어떠한 불이익을 받거나 받을 우려"로 바꿨다. 그 결과 대법원은 논리일관성상 자연스럽게 변경된 이해관계인 판단기준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특허권의 실시권자가 특허권자로부터 권리의 대항을 받거나 받을 염려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가 소멸되었다고 볼 수 없다"라는 판시를 하면서 크게 2가지 이유를 들었다. 즉, '①특허권의 실시권자에게는 실시료 지급이나 실시 범위 등 여러 제한 사항이 부가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실시권자는 무효심판을 통해 특허에 대한 무효심결을 받음으로써 이러한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 ②특허에 무효사유가 존재하더라도 그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되기까지는 그 특허권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함부로 그 존재를 부정할 수 없으며, 무효심판을 청구하더라도 무효심결이 확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므로, 특허권에 대한 실시권을 설정받지 않고 실시하고 싶은 사람이라도 우선 특허권자로부터 실시권을 설정받아 특허발명을 실시하고 그 무효 여부에 대한 다툼을 추후로 미루어 둘 수 있어 실시권을 설정받았다는 이유로 특허의 무효 여부를 다투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는 점'. 그리고 대법원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통해 특허발명의 권리존속으로 인하여 "법률상 불이익을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여 종국적으로 대상판결 사건의 무효심판이익을 판단하였다. 6.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의 의의는 이해관계인에 대한 판단기준을 "법률상 불이익을 받거나 받을 우려"로 바꾸고, 그 기준에 따라 "특허권의 실시권자라는 이유만으로 바로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가 소멸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면서, 개별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토대로 "법률상 불이익을 받거나 받을 우려"를 검토해서 이해관계인 여부를 판단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대상판결이 밝힌 2번째 이유를 보면 '당사자간에 특허의 무효 여부를 다투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할 경우' 무효심판청구의 이익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는데, 이러한 점 역시 주목할 만 하다. 향후 특허권자와 실시권자간의 라이선스 또는 라이선스 이후의 과정에서 '부쟁의무' 관련 협의가 중요해 질 것이고, 이는 "지식재산권의 부당한 행사에 대한 심사지침"과 접점을 갖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근우 변호사 (법무법인(유) 화우)
특허법
실시권
특허권
이근우 변호사 (법무법인(유) 화우)
2019-03-08
정보통신
지식재산권
판례해설 - 음란물이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
서울고등법원 2016. 11. 29. 선고 2015라1490 판결 채권자들은 일본의 영상물 제작업체들 및 위 제작업체들과 위 영상물 제작업체들이 제작한 영상물에 대한 배타적 발행권 설정계약을 체결한 국내 영상물 유통회사들이고, 위 영상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채무자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사안에서, 법원은 채권자들의 청구를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다. 본 사안의 쟁점은 소위 ‘야동’이라고 불리는 음란물인 채권자들의 영상물이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법원은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저작물이라 함은 저작권법 제7조에 열거된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에 속하지 아니하면서도 인간의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사상 또는 감정을 말, 문자, 음, 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것으로서 ‘창작적인 표현형식’을 담고 있으면 족하고, 그 표현되어 있는 내용 즉 사상 또는 감정 그 자체의 윤리성 여하는 문제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설령 그 내용 중에 부도덕하거나 위법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보호된다고 할 것”(대법원 1990. 10. 23.선고 90다카8845판결,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1도10872 판결 등 참조)이라는 종전 대법원의 입장을 견지(堅持)하면서, 영상물이 성행위 장면 등을 내용으로 삼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아무런 창작적인 표현 없이 남녀의 실제 성행위 장면을 단순히 녹화하거나 몰래 촬영한 것이 아니라면 그 창작성을 부인할 수 없고, 영상물이 음란물에 해당하는 경우 형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하여 배포, 판매, 전시 등의 행위가 처벌되는 등으로 해당 영상저작물의 저작권자가 그 배포권, 판매권, 전시권 등 권리행사에 제한을 받을 수 있으나 저작권자의 의사에 반하여 영상저작물이 유통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저작권 등의 침해정지청구권까지 제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시하였다. 따라서 채권자들의 영상물은 그 내용의 대부분이 남녀의 성행위나 성기 노출 등의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채권자들의 영상물이 음란물이라고 하더라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이를 구체화하는 ‘기획과정’에서 촬영 장소와 배우의 선정, ‘촬영과정’에서 영상에 고정될 수 있는 실연과 배경의 선택, 촬영 조명 미술 작업, ‘편집과정’에서 하나의 영상물로 완성하기 위하여 촬영된 필름의 삭제, 연결 작업 등을 거쳐 제작과정에 참여한 저작자의 창작적인 표현형식을 담고 있는 사실이 소명되므로, 채권자들의 영상물은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1990. 10. 23.선고 90다카8845판결에서 대법원이 사진 저작물에 대하여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인 저작물이라 함은 사상 또는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면 되고 윤리성 여하는 문제되지 아니하므로 설사 그 내용 중에 부도덕하거나 위법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보호된다”고 판시한 이후 하급심에서 음란물도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라는 하급심의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11. 23. 선고 2011노2664 판결(확정) 등}이 있었고 학계에서도 음란물의 저작물성에 대해서 꾸준히 논의되어 왔다. 이후 대상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1도10872 판결이 소위 ‘야동’을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로 인정한 첫 판결이다. 이후 일본의 야동 제작사가 한국의 파일 공유사이트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15. 8. 29.선고 사건, 서울지방법원 2015. 10. 18. 선고 사건 등). 헌법재판소는 1998. 4. 30. 선고 95헌가16 결정에서 음란이란 인간의 존엄성 내지 인간성을 왜곡하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표현으로서 오직 성적인 흥미에만 호소할 뿐인 매체로 어떠한 문학, 예술, 과학적이거나 정치적인 가치도 지니지 않는 것으로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한 보장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2009. 5. 28. 선고 2006헌바109 결정에서는 음란표현이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기존의 결정을 변경하였다. 헌법재판소 역시 “음란” 표현이 헌법 제21조가 규정하는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 내에 있다고 본 것이다. 우리나라 저작권법과 비슷한 내용으로 되어 있는 일본 저작권법 역시 특별히 저작물에 관한 정의 규정에서 도덕적일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 일본 판결은 “사진저작물이 설사 공서양속에 반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저작권을 보호받는데 지장이 없다”고 판시하였다{일본 동경지재(日本 東京地裁) 1986. 6. 20. 1983}. 또한,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포르노소설도 작가의 감흥과 경험, 그리고 상상을 표현한 자유로운 창작 작업일 경우, 포르노소설도 예술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무첸바하 사건 BVerfGE 83, 130 (1990. 11. 27.)} 1979년 Mitchell Brothers Film Group v. Cinema Adult Theater 사건에서, 미국 제5순회법원은, 음란물을 제작한 원고에게 저작권 침해에 대한 구제를 할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에 대하여 당해 영화에 음란한 내용이 있는 것과는 관계없이 저작물이라면 당연히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데, 저작권, 상표권, 특허권 제한에 대한 규정을 고려할 때 저작권법에 음란물을 제외하는 규정이 없는 것은 의도적인 것으로 단순한 생략이 아니라는 이유로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한 것이다{Mitchell Brothers Film Group v. Cinema Adult Theater, 604 F.2d 852(5th Cir. 1979), cert. denied, 445 U.S. 917 (1980)}. 이후 2004년 Nova Products, Inc. v. Kisma Video, Inc사건에서도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하였다{2004 U.S. Dist. LEXIS 24171 (S.D.N.Y. Dec. 1, 2004).}. 음란물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입장은, 음란물에 대한 규제는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에서 제외하는 것보다는 다른 형사처벌규정 등에 따라 음란물 제작 및 유통을 억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고, 대상판결도 이와 같은 선상에서, “영상물이 음란물에 해당돼 형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해 배포·판매·전시 등의 행위가 처벌되고 배포권과 판매권, 전시권 등 권리행사에 제한을 받을 수 있지만 저작권자의 의사에 반해 저작물이 유통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청구까지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였다. 음란물에 대한 지금까지의 법적 갈등의 핵심은 음란물이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될 수 있는지의 문제였다. 그러나, 우리 저작권법이 저작물의 요건으로 윤리성을 요구하지 않는 이상, 저작물성의 판단에 ‘음란성’을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함으로 인하여 음란물이 더욱 성행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으나 이는 대상 판결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유통 과정에서의 규제나 불법 유통으로 인한 수익을 환수하는 등 특별히 고안된 법률에 의해 제재 하여야 할 문제이다. 이러한 점에서 저작물은 내용중립적이어야 한다는 대상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
저작권
저작물
음란물
2016-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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