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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부담금
행정사건
유학경비가 증여세 비과세 대상인지 여부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1992년생으로 2011년부터 2014년까지(이하 ‘이 사건 기간’) 미국에 있는 대학에서 학부과정을 수료하였다. 원고의 조모는 이 사건 기간 동안 매월 800만 원 내지 1,000만 원씩 합계 334,833,374원(이하 ‘이 사건 금원’)을 원고의 계좌로 송금해 주었고, 원고는 이 사건 금원을 교육비 및 생활비로 사용하였다. 한편, 원고의 부친은 2014년경 사망하였다. 또한 원고의 조모는 2018년경 사망하였고 원고와 원고의 모친은 원고 조모의 재산을 공동으로 상속하였다. 과세당국은 상속세 세무조사를 실시하여 원고의 조모가 이 사건 기간 동안 원고의 계좌로 해외 송금한 이 사건 금원을 사전증여재산으로 보고 증여세(가산세 포함) 합계 280,655,110원을 결정·고지하였다. 2. 관련규정 및 그 개정연혁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 2003. 12. 30.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6조 제5호는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이재구호금품, 치료비 기타 이와 유사한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비과세되는 증여재산으로 규정하고 있었고, 그 위임에 따라 구 상증세법 시행령(2003. 12. 30. 대통령령 제1817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 제4항 제1호에서 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의 하나로 ‘민법상 부양의무자 상호간의 생활비 또는 교육비로서 통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품’을 규정하고 있었다. 이후 상증세법은 2003. 12. 30.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되면서 위 제46조 제5호는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이재구호금품, 치료비, 피부양자의 생활비, 교육비 기타 이와 유사한 것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것’으로 개정되고, 같은 날 대통령령 제18177호로 개정된 상증세법 시행령에서 위 제35조 제4항 제1호는 삭제되었다. 3. 서울행정법원의 판단 그런데 서울행정법원은 위와 같은 상증세법 제46조의 개정에도 불구하고 “상증세법 제46조 제5호의 문언 내용과 체계, 개정 연혁과 구 상증세법 제46조는 증여재산의 공익성 또는 사회정책적 고려에서 증여세의 과세를 배제하는 규정이므로 부양의무 여부를 불문하고 교육비에 해당하는 금액이 비과세되는 증여재산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위 규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위 규정의 ‘피부양자의’ 부분은 ‘생활비, 교육비’를 모두 수식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서울행정법원 2021. 7. 13. 선고 2020구합82185 판결).”고 판단하였다. 즉 서울행정법원은 부양의무자가 피부양자의 생활비나 교육비를 지원한 경우에는 비과세되는 증여재산으로 볼 수 있으나, 원고를 부양할 지위에 있는 원고의 부모가 있고 성인인 원고 스스로도 경제력이 있어 원고의 조모를 부양의무자로 볼 수 없어 이 사건 금원은 원고의 유학기간 중 생활비나 교육비로 사용되었더라도 증여세 비과세대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4. 비판적 검토 경우에 따라서 해외유학경비까지 증여세 비과세대상으로 보는 것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증세법 제46조의 문언, 규정 체계, 개정 연혁 등을 고려할 때 서울행정법원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구 상증세법 시행령에서는 ‘민법상 부양의무자 상호간의 생활비 또는 교육비’라고 규정하고 있었으나, 2003년 개정 상증세법에서는 ‘피부양자의 생활비’, ‘교육비’로 구분하고 있어 ‘피부양자의’ 부분이 ‘생활비, 교육비’를 모두 수식한다고 보는 것은 매우 무리한 해석으로 보인다. 물론 대법원이 조세정책상 이유 등에서 통상적인 문언의 해석범위를 넘는 판단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는 하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이 법인세법 제15조 제3항에서 수익의 범위를 시행령에 위임한 것과 관련하여 법인세법 제67조에 따라 소득처분을 하기 위한 조세정책상 이유 등에서 익금으로 보는 것까지 탄력적으로 대통령령에서 정하려는 취지라고 판시한 것(대법원 2021. 7. 29. 2020두39655 판결)처럼 관련 규정체계상 그와 같이 해석할 수 있는 경우이여야 할 것이다. 한편, 상증세법 제46조의 개정연혁을 고려하더라도 서울행정법원과 같이 해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위 2003년 개정 상증세법은 종전 증여의제규정을 보완하여 증여재산가액 계산에 관한 예시규정으로 전환하고 예시되지 아니한 재산의 무상이전이나 가치증가분 등에 대하여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도록 포괄규정을 마련하였다(법 제32조 내지 제42조). 그리고 위 2003년 상증세법 개정이유에는 “완전포괄주의 도입에 따른 중산·서민층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치료비(이재구호품의 오기로 보임), 피부양자의 생활비 및 교육비 등에 대하여는 증여세를 비과세하도록 함(법 제46조제5호)”이라며 교육비에 대해서는 부양의무를 따지 않고 비과세할 것임을 명확히 한 바 있다. 또한 사용목적이 다양하고 기준마저 설정하기 어려운 생활비의 경우 부양의무를 통해 일정한 제한을 할 필요가 있을 수 있으나, 사용목적과 사용처가 명확히 확인되는 교육비까지 부양의무를 통해 제한하여야 할 논리필연적인 이유가 있다거나 사회 정책적 필요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아가 유학의 목적, 내용, 경위도 다양할 것이므로 유학비용이라고 하여 일률적으로 부유층만의 문제로 보아 비과세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것도 문제로 생각된다. 이처럼 상증세법 제46조가 피부양자의 교육비만을 비과세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금원 중 교육비로 사용된 부분까지 증여세를 부과한 것은 잘못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임화선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동인)
증여세
비과세
유학경비
임화선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동인)
2022-06-16
행정사건
헌법사건
[판례해설] "청원경찰 노동3권 일률적 전면제한은 헌법에 어긋나"
헌재 2017. 9. 28. 2015헌마 653 결정 1.사건개요 및 청구요지 청구인들은 민간 기업의 직원으로 소속된 자들로 청원경찰로 근무하고 있는 자들이다. 청구인들은 일반기업에서 근무하는 청원경찰로 원칙적으로 사용자인 청원주와의 고용계약에 의한 근로자로서, 대부분의 근로조건이 당해 사업장의 취업규칙에 따라 정해지며, 청원주가 청원경찰의 배치를 폐지하거나 인원을 감축할 경우 당연 퇴직하게 되는 등 공무원과 같은 신분보장을 받지 못하므로, 청원경찰의 업무가 강한 공공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청원경찰법 제5조가 일반기업에 근무하는 청원경찰의 근로3권을 전부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근로3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며, 국가중요시설의 경비업무를 담당하는 특수경비원은 단체행동권만 제한되는 반면, 청원경찰은 근로3권 전부가 제한되고 있는바, 이는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 2. 결정의 요지 헌법재판소는 청원경찰은 사용자인 청원주와의 고용계약에 의한 근로자일 뿐,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며 그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이 법률에 의해 보장되는 공무원이 아니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근로3권이 제한적으로만 인정되는 헌법 제33조 제2항의 공무원으로 볼 수는 없는 이상, 일반근로자인 청원경찰에게는 기본적으로 헌법 제33조 제1항에 따라 근로3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청원경찰에게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근로3권이 제한될 수 있지만 이러한 제한은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청원경찰은 경찰 등과 달리 청원주의 감독을 받으면서 제한된 구역만의 경비를 목적으로 필요한 범위에서 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할 뿐이며 그 권한 역시 경비구역의 경비에 필요한 범위로 엄격하게 한정되며 보수 등에 있어서 법적 보장정도가 공무원과 동일하다고 할 수 없고, 청원주는 청원경찰이 배치된 시설이 폐쇄 또는 축소되는 경우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청원경찰의 배치를 폐지하거나 인원을 감축할 수 있고 이로써 청원경찰은 당연히 퇴직하게 되는 등 청원경찰의 신분보장은 공무원에 비해 취약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청원경찰 업무의 공공성을 이유로 하여 일반근로자인 청원경찰의 근로3권 전부를 쉽사리 제한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하였다. 헌법재판소는 청원경찰의 업무의 내용과 성격을 고려할 때, 청원경찰에 대하여 직접행동을 수반하지 않는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인정하더라도 경비하는 시설의 안전 유지라는 입법목적 달성에 반드시 지장이 된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교원과 일부 공무원에게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이 인정되기에 이른 상황에서 일반근로자인 청원경찰의 근로3권을 모두 제한하는 것은 사회의 변화에도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모든 청원경찰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일괄적으로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하였다.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는 청원경찰법 제5조 제4항 중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가운데 ‘노동운동’ 부분을 준용하는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며, 위 법률조항은 2018년말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3. 결정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청원경찰에 대하여 그 직무와 처우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그 내용이 실질적으로 공무원인 경찰의 그것과 동일한지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 처한 청원경찰을 헌법상의 공무원으로 볼 수 있는지, 이와 별도로 이러한 청원경찰의 업무와 처우를 기준으로 근로3권이 전면적으로 부정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를 살펴본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근로3권이 제한되는 공무원의 범위를 엄격하게 봄으로써 실질적으로 개개 국민들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더 나아가 헌법재판소의 이러한 판단은 국가나 공공기관으로 하여금 청원경찰의 사례에서와 같이 자신들의 업무를 민간기업에 과도하게 하청을 주어 자신들의 업무부담은 경감시키는 대신에 공적인 업무에 종사한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의 권리주장을 제한하였던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를 개선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조성호 변호사 (법무법인 강남)
헌법
헌법소원
청원경찰
청구
국가공무원법
조성호 변호사 (법무법인 강남)
2017-11-28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례해설] 공익법무관의 특정업무경비와 퇴직금
1. 사실관계 및 피고의 처분 원고들은 법무부 소속 공익법무관으로 재직하다가 2014. 3. 31. 또는 2015. 3. 31. 퇴직하면서, 퇴직일시금을 받았다. 그런데, 피고 공무원연금공단은 2015. 6. 19. “퇴직일시금 산정기준이 되는 기준소득월액에 공무원보수관계법령 등에 근거가 없는 월 30만원의 특정업무경비가 포함되어, 퇴직급여가 과다하게 산정·지급되었다”는 이유로 퇴직급여 중 과오지급액을 환수하는 처분을 하였다. 그러자 원고들은 2015. 8. 13. “십 수 년간 퇴직금 산정의 기초로 삼아온 특정업무경비를 왜 갑자기 제외시키느냐”며 당해 환수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우선 관계법령을 검토하여 퇴직일시금의 계산방법 및 계산의 변수인 기준소득월액의 개념을 확정지었다. 이 경우 ① 원고들의 퇴직 당시 구 공무원연금법상 퇴직일시금 계산공식은 [기준소득월액 × 재직연수 × 78/100]이고(법 제48조 제2항), 여기서 ②‘기준소득월액’이란 [일정 기간 재직하고 얻은 소득에서 비과세소득을 제외한 금액의 연지급합계액을 12개월로 평균한 금액]이다(법 제3조 제1항 제5호 본문). 결국 퇴직금은 과세소득인 기준소득월액을 기초로 산정되고 ③ 퇴직금 산정에서 제외되는 비과세소득의 범위는 소득세법이 정한 비과세소득에 따르며(법 제2조 제1항 제5호 단서, 동법 시행령 제3조2), 소득세법 및 그 시행령은 ‘일직료·숙직료 또는 여비로서 실비변상 정도의 금액’을 비과세소득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소득세법 제12조 제3호, 동법 시행령 제12조 제3호). 피고 공무원연금공단은 이 사건 특정업무경비를 기준소득월액에 잘못 포함시켜 퇴직일시금을 산정하였으므로, 과오지급액을 환수하겠다는 처분을 행하였다. 개념논리상, 피고의 처분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원고들이 받은 특정업무경비가 소득세법상 비과세소득인 실비변상적 성격의 급여에 해당되어야 한다. 그런데, 세법은 그 명칭이나 형식에 불구하고 그 실질내용에 따라 과세하는 ‘실질과세원칙’을 따르고 있다. 대상판결은 특정업무경비가 기준소득월액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그 명칭이나 형식에 불구하고 실질내용이 공익법무관의 생계유지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특정한 공적 업무의 집행에 사용된 실비변상에 충당되는 것이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고 본 것이다. 그리고 양자의 구별은 특정업무경비의 근거법규·연혁·목적·경비를 수수한 당사자들의 의사표시와 신뢰·실제 사용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진다고 전제하였다. 위 전제를 기초로 대상판결은 아래의 논거를 들어 공익법무관의 특정업무경비를 실질적인 과세소득으로 보고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기준소득월액에 포함시켰다. 첫째, 특정업무경비가 법률의 명시적 근거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공익법무관에 관한 법률은 공익법무관에게 보수와 여비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법 제14조 제1항), 그 시행령은 위 보수가 육군법무장교의 그것과 같도록 규정하며(시행령 제13조 제1항), 공익법무관에 관한 법률의 수권에 따라 제정된 법무부 예규 ‘공익법무관 관리지침’은 공익법무관의 보수에 1인당 30만원의 특정업무경비를 포함시켰는바(제6항 가. (3) 보수지급기준), 이 규정들은 모두 공무원보수관계법령의 범위에 포함된다(근거법규의 존재). 둘째, 공익법무관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공익법무관의 보수가 육군법무장교의 그것과 같도록 규정하고 있는바(시행령 제13조 제1항), 특정업무경비는 공익법무관의 보수가 육군법무장교의 보수와 형평을 이루도록 지급된 수당으로서 보수에 해당한다(연혁·목적). 셋째, 피고는 특정업무경비가 특정업무 수행에 필요한 실비나 여비를 충당하기 위한 목적의 급여라고 주장하나, 정작 공익법무관 및 공익법무관에게 보수를 지급한 법무부는 특정업무경비를 실비변상적 급여로 생각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법무부는 정기적·고정적·일률적으로 매월 30만원의 특정업무경비를 지급했고, 그 용도를 제한한 바 없었다. 더구나, 공익법무관들이 근무한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는 공익법무관에게 특정업무경비와 별개로 이미 소송수행이나 출장 등에 필요한 여비 등을 지급하였다. 결국, 공익법무관은 특정업무경비를 생계유지에 사용한 것이다(당사자들의 의사표시와 신뢰·실제 사용처). 넷째, 연금제도를 관장하는 것은 인사혁신처인데, 인사혁신처조차 2012. 4.부터 2015. 4.까지는 공익법무관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특정업무경비를 과세소득으로 분류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2015. 6. 19. 특정업무경비가 비과세소득이라고 주장하며 이 사건 환수처분을 행한 것이다. 다섯째, 기획재정부가 작성한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은 특정업무경비를 특정업무수행 소요경비의 충당을 위한 것으로 규정하고, 법무부 작성의 예산 및 기금운용 명세서는 특정업무경비를 보수와 구별되는 별개의 항목으로 계상되어 있으나, 그 실질은 공무원보수관계법령상 보수에 해당한다. 결국, 대상판결은 이 사건 환수처분이 특정업무경비를 비과세소득으로 잘못 보고 내린 처분이므로 부적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피고 공무원연금공단은 대상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한 상태이다. 3. 판례해설 대상판결에서 드러난 사실관계를 기초로 피고 공무원연금공단이 이 사건 처분을 행한 경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2009. 12. 31. 법률 제9905호 개정 이전의 구 공무원연금법은 공무원의 퇴직금을 ‘보수월액’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보수월액이란 공무원의 종류 및 급별에 따라 지급되는 월급여액으로 봉급과 기말수당의 연지급합계액을 12월로 평균한 금액과 대통령령이 정한 수당액을 합한 금액을 말한다. 그런데, 2009. 12. 31. 개정되어 2010. 1. 1.부터 시행된 구 공무원연금법부터는 보수월액 대신 과세소득인 ‘기준소득월액’을 기초로 퇴직금을 산정하기 시작했다(공무원연금법 제48조 제2항). 이로써 비과세소득은 더 이상 공무원퇴직급여 산정 기준이 아니게 되었다. 둘째, 법무부는 2012. 4. 이전까지 특정업무경비의 전신(前身)인 ‘특정업무비(중위 호봉에 정액으로 지급되는 정액급식비·업무추진교통비·가계지원비·직급보조비 등 기타수당의 합산액 상당)’를 비과세소득으로 분류하였다. 그런데, 위 특정업무비는 2012. 4.부터 과세소득으로 분류되었고, 2013. 7. 1. 시행 공익법무관 관리지침에 따라 규정된 특수업무경비 또한 2015. 4.까지 과세소득으로 분류되었다. 이에 대하여, 피고 공무원연금공단은 어떤 전산오류 때문에 비과세소득으로 분류되어야 할 특정업무경비가 과세소득으로 잘못 분류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종래 2010. 1. 1. 이전에는 퇴직급여 산정에 어떤 수당이 과세소득인지 비과세소득인지는 큰 문제가 아니므로, 법무부는 특정업무비를 비과세소득으로 분류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0. 1. 1. 이후에도 특정업무비를 비과세소득으로 유지해온 것이 피고 공무원연금공단이 이 사건 처분을 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특정업무비가 공무원연금법이 개정된 2010년 이후 2년이 넘도록 비과세소득으로 분류되어 있었다는 점이나, 원고들이 소송을 제기한 직후 나온 신문보도에 대하여 피고 공무원연금공단이 “기사 내용과 같이 공단에서 특정업무경비를 기존 과세소득에서 비과세소득으로 전환한 것은 아님”이라는 내용이 담긴 설명자료를 배포한 점을 보면, 실제로 피고 공무원연금공단은 특정업무비 또는 특정업무경비를 비과세소득으로 판단해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설령 비과세소득이 되어야 할 소득이 전산오류로 과세소득으로 잘못 분류됐다는 피고 공무원연금공단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공무와 관련된 지출임을 증빙서류로 입증해야 특정업무수당을 받을 수 있는 수사기관, 감사기관 소속 공무원들과 달리 공익법무관들이 일반적으로 매월 일정액인 30만원을 정기적, 계속적으로 지급 받아온 사실과 실질과세원칙에 비추어 항소심에서 대상판결의 결과를 뒤집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익법무관
특정업무경비
퇴직금
윤동욱 변호사 (법률사무소 서희)
2017-08-03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례해설] 분양대행사, ‘실적 저조’로 대행 수수료 받을 수 없다면
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5다235766 판결 주택조합원 모집업무를 위탁하는 분양대행계약을 체결하면서 일정 숫자 이상의 조합원을 모집한 경우에 한하여 분양대행수수료를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안에서, 분양률이 저조하여 이행이익에 해당하는 분양대행수수료의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면 신뢰이익에 해당하는 지출비용의 배상도 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분양대행업체인 A회사가 부동산개발업체인 피고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가 일부승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다. 1. 사안의 개요 가. 피고 회사는 2011. 2. 22.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사이에 이 사건 토지 중 일부를 공동주택용지로 지정용도를 정하여 매수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토지에 지역주택조합의 주택건설사업 시행을 대행하는 방식으로 총 34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신축하는 사업을 계획하였다. 나. 이와 함께 피고 회사는 2012. 12. 31. 탈퇴한 원고인 A회사와 사이에 조합원 모집에 관한 업무를 위임하는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을 체결하면서, ① 대행기간은 계약체결일로부터 2013. 6. 30.까지로 하고 피고 회사의 통보가 없는 경우 자동 연장되는 것으로 하며, ② 세대당 분양대행수수료를 600만 원, A회사가 달성해야 하는 조합원 모집비율(책임분양률)을 최소 80% 내지 최대 95%로 정하되, ③ 조합원 170세대(전체 340세대 중 50%)를 모집한 때부터 위 분양대행수수료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13. 6. 17. 피고 회사가 이 사건 토지의 매매대금 중 계약금을 제외한 나머지 매매대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하였고, 그 후 피고 회사는 2013. 7. 2. A회사에게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의 만료일인 2013. 6. 30.까지 책임분양률 최소 80% 내지 최대 95%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 해지의 의사표시를 하였다. 라. 한편, A회사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이 해제된 무렵까지 74세대를,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에 의한 만료일인 2013. 6. 30.까지는 80세대를 모집하였고, 그 후 2013. 9. 23.경까지 계속하여 조합원을 모집하였으나 총 117세대의 조합원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2. 원심판결 및 대상판결의 요지 가. 원고 승계참가인 주장의 요지 첫째, 토지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피고 회사의 귀책사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이 해제되었고 이에 따라 분양대행 업무 수행을 위해 이 사건 토지를 제공할 피고 회사의 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었는바, 피고 회사의 2013. 7. 2.자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 해지 통보는 부적법하고, 오히려 A회사가 이 사건 소장 부본의 송달로써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하였다. 둘째, 피고 회사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지되었으므로 피고 회사는 이행이익을 배상할 의무가 있고, 원고 승계참가인은 A회사로부터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에 관한 분양대행수수료 상당의 채권을 양수받았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 승계참가인에게 이 사건 아파트가 정상적으로 분양되었을 경우에 얻을 수 있는 최대 분양대행수수료 1,938,000,000원(=이 사건 아파트의 전체 세대 수 340세대 × 책임분양률 최대 95% × 6,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셋째, 설령 A회사가 최대 책임분양률을 달성하지 못하였더라도, 피고 회사는 적어도 A회사가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이 이행될 것이라고 믿고 실제로 지출한 신뢰이익 1,220,565,290원(= 인건비 673,455,000원 + 일반경비 126,000,000원 + 각종 광고홍보비 421,110,290원)을 배상하여야 한다. 나. 원심판결의 요지 제1심은 원고 승계참가인의 첫 번째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 회사의 2013. 7. 2.자 해지통보는 부적법하여 그 효력이 없고, 오히려 A회사가 피고 회사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표시가 기재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3. 12. 5.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의 만료일은 2013. 6. 30.이고 A회사가 위 만료일까지 분양대행수수료를 청구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170세대의 조합원을 모집하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이행이익 상당의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하였다. 제1심은 이와 함께 신뢰이익 상당의 손해배상청구도 기각하였던바, 지출 내역에 관한 증빙 서류가 첨부되어 있지 아니한 점, A회사가 지출한 인건비 등의 내역을 정리한 서류는 A회사가 직접 작성한 서류인 점 등이 고려되어 A회사가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의 이행을 믿고 위 금원을 지출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았다. 제2심은 이 사건 분양대행기간이 만료일인 2013. 6. 30. 이후로 기간의 정함이 없이 자동으로 연장되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의 해지 및 이행이익 배상청구와 관련한 제1심판결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신뢰이익 상당의 손해배상과 관련하여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상 조합원 모집업무를 대행하기 위하여 전단광고비 등으로 412,113,425원을 지출한 사실을 인정하여 제1심판결을 일부취소하고, 원고 승계참가인의 신뢰이익 상당의 손해배상청구를 일부인용 하였다. 다. 대상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면 얻었을 이익을 얻지 못하는 손해를 입은 것이므로 계약의 이행으로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채권자는 그 대신에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라고 볼 수 있는 한도에서 청구할 수도 있다. 이러한 지출비용의 배상은 이행이익의 증명이 곤란한 경우에 그 증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인정되는데, 이 경우에도 채권자가 입은 손해, 즉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2다101695 판결,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59115 판결 등 참조). 한편, 채권자가 계약의 이행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라면, 채권자에게 배상해야 할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당연히 지출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아 신뢰이익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중 일부를 인정하였던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3. 판례 해설 민법 제535조 제1항은 계약체결상의 과실책임의 내용으로서 이른바 ‘신뢰이익’, 즉 계약의 유효를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의 배상을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신뢰이익의 배상과 관련한 민법상 유일한 규정이다. 계약체결상의 과실책임 규정은 계약이 이행불능 되었을 때 그 불능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자로 하여금 계약상대방에게 신뢰이익, 예컨대 계약의 이행을 위한 준비 비용 또는 매매목적물에 하자가 없다고 믿고 지급하기로 약정한 대금 등의 배상을 하도록 함으로써 당사자의 신뢰를 보호하고자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한편 신뢰이익 배상의 명문규정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그 해석상 배상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가 존재하는바,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이행이익, 즉 ‘이미 유효하게 성립된 채권의 존재를 전제로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채권자가 입은 손해’와 별개로 ‘계약의 이행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인 신뢰이익을 인정할 것인지의 논의가 그것이다. 손해배상 인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별하는 것이 당사자의 손해를 전보하는 데 보다 합리적인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① 처음에는 그 손해의 배상을 이행이익에 한정하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구하지 못한다는 입장이었으나(대법원 1983. 5. 24. 선고 82다카1667 판결 등 참조), ② 그 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 있고, 이 경우 이행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에 한정된다는 입장으로 변화하였다(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등 참조). ③ 최근에는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선택적으로 신뢰이익의 배상만을 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면서, 다만 이 경우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고 이행이익을 그 한도로 한다고 한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59115 판결,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등 참조).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 상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배상과 관련하여 대법원 판결은 위와 같은 변천을 보여 왔는데, 대상판결은 이행이익의 배상 자체가 부정되는 경우라면 신뢰이익의 배상을 상정할 수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양자의 관계를 정립한 것으로 보인다. 즉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의 만료일인 2013. 6. 30. 이후로 그 기간이 자동연장 되어 A회사가 조합원 모집을 계속하였더라도,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 상 분양대행수수료 청구기준인 170세대(50%)의 조합원은 물론이고 최대 95%의 책임분양률에 해당하는 323세대의 조합원을 모집할 수는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수 없고, 따라서 A회사는 당연히 신뢰이익인 전단광고비 등의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상판결은 이행이익을 증명할 수 없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하여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있는 점 및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기존 법리의 취지, 즉 채권자가 정상적으로 계약의 이행이 이루어졌다면 얻을 수 있었던 이익보다 큰 신뢰이익의 배상을 받게 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점 등을 재확인하면서 양자의 관계를 명쾌히 정리한 데 큰 의미가 있다.
분양대행수수료
주택조합원
부동산개발
조합원
2017-04-03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판례해설 - 신용카드 마일리지, 과세대상 사업소득 산입여부
- 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4두205 판결 1. 사건 개요 약국을 운영하는 원고는 약품회사에서 의약품을 구매하면서 카드결제를 하고, 결제대금의 3%에 해당하는 마일리지 또는 캐쉬백 포인트를 제공받았다. 구체적인 거래구조를 보면, 의약품 도매상인 A약품회사는 K은행과 ‘의약품 구매전용카드 발행특약’(이하 ‘이 사건 특약’)을 체결했다. 특약에 따르면, A약품회사가 원고를 K은행에 카드회원으로 추천하면, K은행은 원고에게 카드 연회비와 발급수수료를 면제하고 결제대금에다 A회사가 정한 적립율 3%를 곱해 산정되는 캐쉬백 포인트를 제공했다. B와 C약품회사 의약품을 구매할 때에는 H카드로 결제하면, H카드사가 B와 C회사로부터 가맹점 수수료 3.5%를 받아 그 중 3%를 마일리지 포인트로 원고에게 적립해 주는 방식이었다. 원고는 1억 7천만 원 가량 적립된 마일리지 중 약 1억 1천만 원(‘이 사건 쟁점금액’)에 대해 현금으로 지급받았는데, 과세당국은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면서 쟁점금액을 누락하였다는 이유로 과세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이 처분에 불복해 소를 제기해 다퉜다. 2. 판결의 의미 소득세법에 따르면, “사업소득은 해당 과세기간에 발생한 다음 각 호의 소득으로 한다.”고 하고, 각 호에는 “도매 및 소매업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담고 있다(소득세법 제19조 제1항). 한편, 사업소득금액은 해당 과세기간의 ‘총수입금액’에서 사용된 ‘필요경비’를 공제한 금액으로 한다(같은 조 제2항). 이 대목에서 ‘총수입금액’ 산정이 문제된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51조 제3항은 “총수입금의 계산은 다음 각 호에 따라 계산한다.”고 하면서, 제2호에서 “거래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장려금 기타 이와 유사한 성질의 금액”은 총수입금액에 산입하고, 마지막 제5호에서는 “제1호, 제1호의2, 제1호의3, 제2호부터 제4호까지 및 제4호의2 외의 사업과 관련된 수입금액으로서 해당 사업자에게 귀속되었거나 귀속될 금액”을 총수입금액에 산입한다고 정한다. 이 사건의 경우 마일리지가 장려금 기타 이와 유사한 성질의 금액이라고 하더라도 거래상대방으로부터 받은 것이 아닌데도 총수입금에 산입되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대법원은, 위 시행령 제51조 제3항 제2호는 ‘해당 사업자에게 귀속되었거나 귀속될 금액’에 해당하는 경우 중 어느 하나를 구체적으로 정한 것이라는 이유로, 사업자가 거래상대방으로부터 직접 받는 장려금뿐만 아니라 제3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받는 수입금액도 그 사업과 관련된 것인 이상 위 소득세법 시행령 제51조 제3항 제2호에서 정한 ‘거래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장려금 기타 이와 유사한 성질의 금액’으로서 그 사업의 태양에 따른 사업소득에 대한 총수입금액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러한 대법원 판시를 들어 신용카드 사용으로 얻는 마일리지를 현금화하면 항상 총수입금액에 산입된다고까지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지급받은 마일리지를 지급한 실질주체는 K은행이나 H카드사가 아닌 A, B, C 약품회사였다는 점이 인정되었기 때문에, 거래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장려금 성격이 인정되었다. 만일 약품회사가 특약상 결제대금의 3.5%에 달하는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았거나 캐쉬백 포인트를 부담하지 않았다면, K은행이나 H카드는 원고에게 마일리지 내지 포인트를 제공하지 않았을 것이다. 3%에 이르는 적립율은 다른 일반 신용카드에서 제공하는 비율에 비해 상당히 높은 적립율인데다, 이 사건 신용카드는 의약품 구매만을 위해 사용되었기 때문에, 원고에게 제공된 마일리지 액수는 의약품 도매상들이 가맹점 수수료 명목으로 부담한 금액과 비례하게 되어 결국 마일리지는 사업과 관련된 수입금액인 장려금의 성격이 인정된 것이다. 대법원은, 제3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받는 수입금액도 해당 사업과 관련된 것인 이상 소득세법 시행령에서 정하는 총수입금액에 해당한다고 판시하면서도, 제3자를 통하여 받는 금액을 거래상대방으로부터 받는 것과 동일시할 수 있는 구체적 요건에 대해서는 분명히 판시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 제3자를 통해 받는 장려금 등을 과세대상 사업소득에 산입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입장을 받아들이더라도, 인정요건을 엄격히 해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장려금 등을 부담하는 실질적인 주체가 해당 사업 관련 거래상대방일 뿐 아니라 지급방식과 내용도 거래상대방이 정하는 경우로, 제3자는 단지 지급통로로 기능하는 경우에 한하여 총수입금액에 산입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득세
카드마일리지
사업소득
2017-02-15
형사일반
판례해설 - 진경준 전 검사장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사건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2. 13. 선고 2016고합734 판결 {진경준 전 검사장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사건} - 1. 공짜주식 등 뇌물수수 또는 알선뇌물수수로 인한 특가법위반(뇌물) 공소사실의 요지 검사인 피고인은 주식회사 NXC(주식회사 넥슨, 주식회사 넥슨홀딩스, 주식회사 NXC 순으로 상호가 변경됨)를 운영하는 김정주로부터 “장래 검찰 및 검찰 유관기관에서 김정주, 넥슨 또는 그 관계자와 관련된 사건을 조사하거나 처분하게 될 경우, ① 피고인의 직무권한 범위 내에 들어오는 사건이면 피고인이 직접 유리한 처분 또는 각종 편의를 제공해 주고, ② 피고인의 직무권한 범위 내에 들어오지 않는 사건이면 피고인이 담당 검사 또는 검찰 유관기관 소속 공무원 등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여 유리한 처분 또는 각종 편의를 제공받게 해 달라”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청탁과 함께 2005. 6.경부터 2014. 12.경까지 사이에 9억 5천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 내지 금품(8억 5천만 원 상당의 일본 넥슨재팬의 주식, 승용차 리스료, 여행경비 등 합계 1억 원 상당)을 수수함으로써, 그 직무와 관련하여 뇌물을 수수함과 동시에 그 지위를 이용하여 다른 검사 및 검찰 유관기관 소속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하였다(검사는 포괄일죄로 기소하였음). 2. 대상판결이유의 요지 가. 뇌물수수로 인한 특가법위반(뇌물)의 점에 대하여 1) 뇌물죄에 있어서 직무의 범위는 공무원에게 직접적으로 맡겨진 직무상의 임무와 기능적인 관련(지휘·감독관계, 중간결재관계, 위임관계 등으로 담당직무와 유기적인 관련이 있는 경우)을 갖고 있는 한도 내로 제한되고, 검사가 수수된 금원과 대가적 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직무행위를 특정해야 한다. 2) 피고인이 검사라는 이유만으로 수수한 이익과의 관련성, 대가성을 인정할 수 있는 특정된 직무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3) 피고인의 각 지위에 따른 직무권한의 내용이 무엇인지 시기별로 인정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공소가 제기된 9년 6개월 동안과 그 전후에 걸쳐 김정주와 그의 회사에 피고인의 직무와 관련이 있는 현안으로 인정할 만한 사건이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4) 김정주가 불법적인 사업이나 운영과정에서 불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운영한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단지 김정주가 상당한 규모의 사업을 운영한다는 점만으로는 장래에 피고인의 직무와 관련된 현안이 발생할 것을 대비하여 미리 뇌물을 공여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이익 수수 이후 실제로 장래의 직무 관련 현안이 발생한 경우와 동일시할 정도로) 장래의 직무에 관한 현안이 발생할 개연성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5) 결국 피고인이 김정주로부터 수수한 이익과 피고인의 직무 사이에 관련성 내지 대가성이 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지 않았다. 나. 알선뇌물수수로 인한 특가법위반(뇌물)의 점에 대하여 알선뇌물수수죄가 성립하려면 알선할 사항이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뇌물 수수의 명목이 그 사항의 알선에 관련된 것임이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나타나야 하는데, ① 검찰 유관기관은 검찰 이외의 다른 모든 국가기관을 의미한다고 해석되므로 알선의 대상인 다른 공무원의 범위가 막연하게라도 특정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더 나아가 다른 공무원의 직무가 무엇인지는 전혀 알 수 없으며, ② 이익을 수수할 당시 김정주, 넥센 등과 관련된 사건이 발생할 경우 담당 검사 또는 검찰 유관기관 소속 공무원 등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여 유리한 처분 또는 각종 편의를 제공받게 해 달라는 청탁이 실제로 존재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③ 김정주와 피고인이 30여 년 동안 각별히 친밀하게 지내온 점에 비추어 김정주가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으며 피고인으로부터 법률지식에 따른 조언을 받거나 변호사를 소개받는 것이 무리라고는 보이지 않으며, ④ 이익을 수수한 시기와 김정주나 넥슨 등에 발생한 주요 현안의 접수 및 처리 시기와의 상관관계를 찾기 어려운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약 9년 6개월 동안 28회에 걸쳐 수수된 이익이 김정주가 피고인으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다거나 손해를 입을 염려가 없다는 정도의 막연한 기대감을 갖는 정도를 넘어,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의 알선에 대한 대가로서 수수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 3. 쟁점 · 뇌물성 인정 여부 가. 관련 판례 공무원이 얻는 어떤 이익이 직무와 대가관계가 있는 부당한 이익으로서 뇌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해 공무원의 직무의 내용, 직무와 이익제공자와의 관계, 쌍방간에 특수한 사적인 친분관계가 존재하는지의 여부, 이익의 다과, 이익을 수수한 경위와 시기 등의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고, 뇌물죄가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 및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공무원이 그 이익을 수수하는 것으로 인하여 사회일반으로부터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는지 여부도 뇌물죄의 성부를 판단함에 있어서의 판단 기준이 된다(대법원 2000. 1. 21. 선고 99도4940 판결, 대법원 1998. 3. 10. 선고 97도3113 판결 등 참조). 나. 대상판결의 평가 1) 대상판결은 위 판례들에서 제시한 기준에 따라 이 사건에서 수수한 이익이 직무와 대가관계가 있다는 점에 대한 검사의 입증이 없거나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2) 공무원이 그 직무의 대상이 되는 사람으로부터 금품 기타 이익을 받은 때에는 특별한 사정(사회상규에 비추어 볼 때에 의례상의 대가에 불과한 것이거나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있어서 교분상의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명백하게 인정할 수 있는 경우 등)이 없는 한 직무와의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없는데, 대상판결은 김정주를 피고인의 직무대상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3) 수수된 이익의 액수(다액 기준으로 주식매수 자금 4억 2,500만 원, 승용차 리스계약 명의 이전보증금 3,000만 원, 2010. 6.경 여행경비 지원금 1,000만 원 순이다)에 비추어 보면 친구관계에 있어 단순한 호의나 교분상의 필요에 의하여 제공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으나, 대상판결은, 피고인과 김정주가 고등학교를 다닐 무렵인 1985년경부터 알게 되어 피고인이 검사가 되기 이전인 대학교 시절부터 친하게 지내온 사이로, 30여 년 동안 수많은 경험과 취미생활을 공유하고 동반 여행을 자주 다녔으며, 가족들 간에서 서로 친밀하게 교류한 지음(知音)의 관계에 있는 점 및 김정주가 2005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점, 여행을 같이 간 다른 사람의 비행기 표도 김정주 또는 넥슨에서 결제하였고, 비행기 표 외에 현지에서 쓰는 비용은 분담하여 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하여 직무와의 대가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4억 2,500만 원의 주식매수대금은 호의나 교분상의 필요에 의하여 제공된 것이라고 보기에는 매우 큰 돈이지만, 위 금액을 수수한 시기 전후에 김정주와 그의 회사에 피고인의 직무와 관련이 있는 현안 또는 피고인을 통하여 알선을 청탁할 만한 현안이 존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금액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이익의 수수와 달리 판단할 여지는 거의 없다고 판단된다. 4) 대상판결은, 피고인이 검사라는 신분과 지위에 있다는 점만으로 수수한 이익과 직무와의 대가관계가 인정될 수 없고, 수수한 이익과 특정한 직무와의 관련성을 검사가 증명하여야 한다는 점을 명백히 하였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4. 여론 검사는, 피고인이 넥슨 주식 10,000주 취득 기회를 제공받고 취득자금 4억 2,500만 원을 받은 것과 별도로, 위 넥슨 주식을 8억 5천만 원 상당의 넥슨재팬 주식으로 교환한 것 역시 피고인이 뇌물을 수수한 것이라고 공소제기하였으나, 대상판결은 소액주주들 110명에게 모두 넥슨재팬 취득기회가 부여되었고, 실제로 대부분의 소액주주들이 넥슨재팬 주식으로의 교환을 선택하여 넥슨재팬의 주식을 취득한 점에 비추어 넥슨재팬 주식은 넥슨의 주주의 지위에서 받은 넥슨 주식에 대한 결과물일 뿐이고 별도의 뇌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는 매우 타당하고 할 것이다.
넥슨
뇌물
검사
2017-01-05
민사일반
판례해설 - 건물 벽을 뚫고 침입한 절도 사건에서 경비업체가 계약상 책임을 부담하는지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7. 22. 선고 2015가단5297118 판결 - 1. 사건의 개요 - 2013. 11. 11. 원고회사는 경비업체인 피고와 원고회사가 관리하는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경비서비스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함. - 2014. 1. 25. 22:33부터 다음날인 1. 26. 00:52 사이에 절도범 2명이 이 사건 건물에 2차례에 걸쳐 침입을 시도함 → 피고가 설치한 열선감지기에 감지되어 피고 직원들이 2014. 1. 26. 00:07 및 01:29 이 사건 건물에 2회 현장출동하여 이상여부 등 확인함. - 2014. 1. 27. 00:50~02:10경까지 절도범 2인은 용달차를 이용하여 이 사건 건물에 도착한 후 건물 뒷편 벽을 뚫고 건물 내로 진입하여 에나멜 각동선, 동판 등을 절취한 후 도주함(이하, '이 사건 사고'). - 2014. 2. 29. 절도범 2인은 이 사건 건물의 유리창으로 침입하여 에나멜 환동선, 동판 등을 절취하였고, 피고는 이 부분 피해를 보상함. 2. 쌍방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경비업무를 담당하였고, 이 사건 건물 내 물품이 도난당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하여 원고에게 손해(절취품 시가 + 영업손실)를 야기하였으므로,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건물의 열선 감지기가 작동되지 않았기 때문에 피고가 현장에 출동하지 않은 것이므로 피고는 계약상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고, 설령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이 사건 건물 뒷편 벽면의 재질이나 상태가 절도범행에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므로, 피고에게 전적인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은 손해공평부담의 원칙에 반한다. 3. 법원의 판단 제1심 법원은, 이 사건 계약에 의할 때 경비서비스 제공자인 피고는 경비 대상물에 대한 모든 절도 범죄를 예방·방지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무인경비기기 설치·관리, 침입 감지 신호 수신시 직원 출동 및 출동 후 조치 등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시간을 지체함으로써 경비 대상물에 손해가 발생·확대된 경우에만 계약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전제한 다음, 피고가 이 사건 사고 당시 통상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거나 시간을 지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며,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제1심이 위와 같이 판단하며 설시한 주요 논거는 아래와 같다. - 절도범들은 2014. 1. 25. 22:33부터 1. 26. 00:52까지 2차례에 걸쳐 이 사건 건물에 침입을 시도하였는데, 그 직후 피고 직원들이 2차례에 걸쳐 이 사건 건물에 현장 출동하여 이상여부 등을 확인하고 돌아가는 것을 보고, 이 사건 건물 중 어느 부분이 감지범위에 포함되는지 확인하였음. 절도범들은 2014. 1. 27. 이 사건 사고 당일에는 피고가 설치한 열선 감지기의 감지범위가 아닌 이 사건 건물 뒷편 벽을 뚫고 절취하였음. 이 사건 사고 당일 절도범들은 피고가 설치한 열선 감지기의 감지 범위를 벗어나서 이동하였으므로 사고 당시 피고측에서 현장 출동을 하지 못하였음. -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경비계획을 확정할 때, 이 사건 건물 뒷편(출입문, 창문이 없음)은 외부인의 출입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하여 열선 감지기의 감지범위에서 제외시켰음. - 절도범이 출입문 또는 창문이 아닌, 이 사건 건물의 벽면을 뚫고 침입한다는 사정은 일반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상황인데, 이 사건 계약상 그러한 침입경로까지 대비하고 현장에 출동할 의무까지 피고에게 있다고 보기는 어려움. 4. 이 판결의 의의 이 사건의 특이성은 문제의 절도범들이 사전에 이 사건 건물에 설치된 열선감지기의 감지 범위를 파악한 후, 감지 범위를 벗어난 건물 외벽을 뚫고 침입했다는 점에 있다. 제1심은 "절도범이 출입문 또는 창문이 아닌, 이 사건 건물의 벽면을 뚫고 침입한다는 사정은 일반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표현하였다. 원고와 피고 역시 계약을 체결하기 전 경비계획을 확정할 때, 창문과 문이 전혀 없는 건물 외벽으로 외부인이 출입할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았고, 열선 감지기의 감지 범위에서 이 부분을 제외한 바 있다. 제1심은,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피고가 통상적으로 취하여야 할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거나, 시간을 지체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하면서, 위와 같은 이례적인 상황을 감안하여 피고가 계약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4. 24. 선고 2014가합572531 판결에서도 절도사건에 대한 경비업체의 책임유무가 다루어졌는데, 절도범이 빌라의 1층 베란다 창문을 열고 침입하여 금고에 보관 중이던 금품을 절취한 사안이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절도범이 침입한 베란다 창문 아래에 적외선 감지기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아래에 치우쳐 있어 창문의 상단으로 침입할 경우 감지되지 아니하는 문제점이 있었고, 절도범이 도주할 때 이상신호가 작동하였으나 경비업체가 경찰에 신고하거나 현장요원을 출동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다가 피해자의 방문요청을 받고서야 신호감지 후 26분이 지나서 현장요원이 출동하였다는 점 등을 들어, 경비업체에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고,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그 책임을 일부 제한하였다(항소심에서도 경비업체의 책임이 일부 인정되었고 상고포기로 확정되었다). 위 판결과 판례해설 대상판결을 비교하여 본다면, 법원이 어떠한 경우에 경비업체의 책임을 인정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경비업무
절도
경비서비스
2016-08-23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례해설 - 수 년간 소속 용역업체를 변경한 경우 불법파견 인정
- 대법원 2016. 7. 22. 선고 2014다222794 판결 - 1. 들어가며 기업들이 경비절감이나 관리상의 용이함 등의 이유로 건물관리나 청소, 경비 등의 업무를 용역업체에게 위탁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 경우 위탁계약이 종료하여 새로운 용역업체로 변경되더라도 해당 건물에서 위탁업무를 수행하던 기존 위탁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새로운 용역업체에 채용되어 종전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기업 내부의 전산시스템 위탁 관리를 외부 IT업체에 맡겨 관리하는 형태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해당 IT업체(용역업체)와의 계약이 종료하더라도 전산시스템 관리업무를 수행하는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는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기존 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대상판결(대법원 2016. 7. 22. 선고 2014다222794 판결) 역시 피고가 방범용 CCTV에 관한 모니터링 업무를 용역업체 위탁하여 운영하면서 용역업체와의 계약이 매년 종료됨에 따라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하던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계약을 새로 체결하여 기존 업무를 계속 수행해 온 사안이었다. 2. 대상판결의 개요 가. 사실관계 피고(군포시)는 관내 범죄취약지역에 설치한 방범용 CCTV에 관한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면서 관제센터에서 모니터링 업무를 2008. 6. 1. A회사에 위탁하였다. 원고들은 A회사에 2008. 6.경 또는 2008. 8.경 입사하여 관제센터에서 CCTV 모니터링 요원으로 근무하였고, 피고가 용역업체를 변경할 경우 계속해서 새로운 용역업체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동일하게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해 왔다(총 4개 용역업체에서 약 3년 6개월 정도 근무). 그런데 새로운 용역업체가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자 원고들은 불법파견임을 이유로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등의 소를 제기하였다. 나.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근로자파견과 관련한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의 5가지 판단지표 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근로자 파견여부를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원고들이 피고의 근무지시를 받고 매일 근무상황을 피고에게 보고하고, 휴가ㆍ병가등을 관제센터장에게 보고하였다는 점, 용역업체의 경우 모니터링결과를 보고받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최초 업무교육도 시키지 않았으며 관제센터에 상주하는 직원도 없는 점, 피고가 모니터링 용원 간 업무 인수인계사항에 관해 관제센터장의 결재를 받도록 하고 구체적인 업무수행 방법을 지시한 점, 용역업체가 매년 변경되었음에도 원고들이 새로운 용역업체로 소속만 변경하면서 모니터링 요원으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해 온 점 등을 바탕으로 원고들의 경우 피고의 관제센터에 파견되어 피고의 지휘ㆍ명령을 받으면서 피고를 위한 모니터링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고, 피고가 원고들을 사용한지 2년이 초과된 시점에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3. 검토 대상판결은 용역계약이 변경됨에 따라 용역업체만을 바꾸면서 기존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용역업체 소속 근로 형태를 근로자파견의 부정적 요소 중 하나로 본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물론 대상판결이 위 요소 하나만을 이유로 근로자파견으로 본 것은 아니므로, 건물관리 등의 업무를 위탁받아 소속 근로자를 해당 건물이나 위탁업자의 사업장에 보내어 위탁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많은 위탁계약이 곧바로 근로자파견 관계로 인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상판결과 같이 업무를 위탁받은 용역업체가 현장대리인도 없이 위탁인의 사업장에 자신의 근로자만을 보내어 놓고 위탁업무에 대한 실질적인 지휘ㆍ감독을 하지 않고 오히려 위탁인이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해 지휘ㆍ감독을 하면서 용역업체가 변경되었음에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가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계약을 새로 체결하여 기존 업무를 계속 수행한다면 이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실무에서는 건물의 주차관리 등을 용역업체에 위탁하면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가 해당 건물에서 주차관리 업무를 수행하면서 용역업체가 아닌 위탁자(건물소유자 등)의 실질적인 지휘ㆍ감독을 받는 경우가 많고, 용역계약이 종료하거나 해지될 경우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는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채 기존과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기업들의 전산시스템을 관리해 주는 IT 업체 소속 근로자 역시 전산시스템 관리계약이 종료하더라도 소속 IT업체에 복귀하지 않은 채 새로운 IT 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기존과 동일한 업무(특정 업체의 전산시스템 관리)를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주차나 전산시스템 관리를 위탁하는 업체는 용역업체로 하여금 현장관리인을 두도록 하고 현장관리인이 직접 소속 근로자에 대한 근태관리, 업무 지휘ㆍ감독 등을 하도록 하여 근로자파견으로 인정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상판결의 원심판결 에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 판결(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2다79439 판결)을 근거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휘ㆍ명령을 한 것은 경비업법 등의 법령상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는 피고의 주장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건은 경비업법상 '특수경비업무에 종사하는 경비업무'의 경우 경비업법에서 엄격히 국가중요시설의 시설주, 경비업자, 특수경비원의 직무ㆍ의무에 대해 엄격히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에 따라 시설주가 지휘ㆍ감독권을 행사하는 것을 파견법상 사용사업주의 파견근로자에 대한 지휘ㆍ감독과 마찬가지로 볼 수 없다고 하여 피고의 주장을 기각했다. 실무에서도 경비업무를 위탁한 경우 위탁자가 경비업법을 이유로 경비원에 대한 직접적인 지휘ㆍ감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위탁업자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인지, 경비업법의 취지가 무엇인지 등 경비업법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여 근로자파견으로 인정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불법파견
노무
근로자파견
2016-08-22
형사일반
판례해설 - 차명주식 관련 조세포탈죄의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
서울고등법원 2015. 12. 15. 선고 2015노2486 판결 위 판결은 이른바 재벌그룹의 오너인 대주주와 경영진이 차명주식 관련 신주인수권 행사, 해외 특수목적법인(SPC) 관련, 회사 부외자금 조성 등으로 인한 조세포탈죄와 법인자금의 횡령, 일본 소재 매입 빌딩 관련 배임죄 등에 관하여 내린 판결로서, 앞서 대법원의 2015. 9. 10. 선고 2014도12619호 판결의 환송심 판결이다. 위 사건은 조세포탈, 법인자금 횡령, 빌딩 매입 관련 배임 등 여러 건의 범죄가 병합된 사안이나, 가장 핵심적인 차명주식 관련 신주인수권 행사로 인한 조세포탈죄의 성립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피고인은 그룹소속 계열사의 대주주로서 소유 주식의 양도소득에 대하여 세금을 납부할 의무가 있는데, 상피고인들인 재무담당 임직원들로 하여금 임직원들의 명의를 차용하여 개설한 수백개의 증권계좌로 소유주식을 관리하면서, 5년간 차명주식 양도로 인한 양도소득세 및 종합소득세(배당, 이자소득세)를 포탈하였다는 사안이다. 이에 대하여 환송심인 서울고등법원은 피고인들에 대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조세)의 유죄를 인정하였다. 대법원 판례는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주식을 보유하였다 하여 그 차명이용행위 한가지 만으로 구체적인 행위의 동기, 경위 등 정황을 떠나 어느 경우에나 적극적인 소득 은닉행위가 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하였으나(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8도5399호 판결 등),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과세규정의 개정으로 대주주의 주식 양도로 인한 납세의무를 예견할 수 있게 된 이후 직원들의 차명계좌에 보유한 신주인수권 행사를 통하여 차명주식을 취득한 다음, 전담 직원을 두어 차명주식과 매각대금을 관리하게 한 행위는 위 주식들이 피고인 소유임을 은닉함으로써 조세의 부과 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별도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4도12619호 판결 참조). 환송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판단의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쟁점에 대하여 판단하였으므로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조세포탈죄의 '부정행위'란 조세의 포탈을 가능하게 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 즉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 행위를 말한다는 전제하에, 신주인수권 행사로 인하여 취득한 주식의 양도에 있어서 부정행위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① 신주인수권의 취득, ② 신주인수권 행사로 인한 주식 취득, ③ 주식 양도의 3단계의 과정 중에서 신주인수권의 취득이후에 당해 주식양도의 과세규정이 신설되었다 하더라도 차명으로 취득한 신주인수권의 행사로 인하여 주식을 취득하는 행위는 차명계좌를 계속 보유하면서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서는 새로운 행위가 창설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차명주식 보유 및 양도로 발생하는 소득은닉의 효과에 대하여 명백히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조세포탈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다음으로, 무상증자 및 주식배당으로 인하여 취득한 주식의 양도로 인한 조세포탈죄의 성립여부에 관하여, 법원은 무상증자 및 주식배당으로 취득한 주식("무상주")의 성격이 주주가 기존에 보유하던 주식("원주")이 분할된 원주의 변형물인 이상 별개의 독립된 재산으로 평가할 것은 아니고, 조세포탈죄 성립요건인 납세이무, 부정행위, 조세포탈의 고의 등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원주를 기준으로 평가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현실적으로 무상주로 인하여 주주가 보유하게 되는 총 주식의 수가 증가하고 그로 인한 양도소득이 원주만을 양도하였을 때와 차이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주에 내재된 가치가 발현된 결과라고 평가하였다. 이에 원주에 대하여 조세포탈죄의 부정행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원주의 변형물인 무상주에 대하여도 부정행위가 인정되고, 원주에 대하여 부정행위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무상주에 대하여도 부정행위가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환송심은 대법원 환송판결의 취지에 따라 과세규정 시행이후 취득한 기존 주식에 대하여 배정된 무상주의 양도로 인한 양도소득세도 포탈세액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 아울러, 포탈세액에서 신주인수권 가치상승분을 공제하여야 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소득세법의 관련 규정상 신주인수권을 행사하여 주식을 취득하였다가 이를 양도하는 경우 발생하는 양도차익은 [주식의 양도가액 - {신주인수권 주금납입액(행사가액) + 신주인수권 취득가액(기타 필요경비 포함)}]이로 이를 근거로 납세의무가 확정되는데, 피고인이 신주인수권을 행사하여 주식을 취득한 시점에 주식양도로 인한 납세의무를 인식하였고, 납세의무의 범위에는 신주인수권 가치상승분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 역시 인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신주인수권의 보유로 인한 수익(신주인수권 가치상승분)을 포탈세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차명주식
조세포탈죄
부정행위
2015-12-29
형사일반
판례 해설 -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특경법위반 등 사건
서울고등법원 2015. 10. 14. 선고 2014노3512 판결 1. 사건의 개요 주요 공소사실은, ① 관계 회사에 대한 부당지원{특경법위반(횡령·배임)} ② 분식회계 및 이에 기초한 사기대출 그리고 부정 취득한 신용등급을 이용한 회사채 발행{자본시장법 등 위반, 특경법위반(사기)}, ③ 임원 성과급을 초과 지급한 다음 이를 돌려받는 방법으로 조성한 부외자금 횡령{특경법위반(횡령)} 등이다.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10. 30. 선고 2014고합513 판결)은 합계 약 3,600억 원의 횡령·배임 및 약 1조 6,720여억 원의 분식회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라고 판단한 다음, 횡령·배임 범행으로 인한 피해액 합계가 약 680억 원, 사기 및 사기적 부정거래 범행으로 인한 피해액 중 변제되지 않은 부분이 합계 약 7,315억 원에 이른 점을 고려하여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지만,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얻은 이익이 없고, 개인 재산의 출자 등을 통하여 STX그룹 계열사들의 경영 정상화를 위하여 나름 노력한 점 등을 참작하여 징역 6년의 형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찰 및 피고인 모두 항소하였고, 항소심에서 일부 공소사실에 관하여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이 허가되었다. 항소심은, 위 ① 공소사실 중 1심이 무죄라고 판단하였던 공사 선급금 231억 원 횡령 부분을 유죄라고 판단한 외에 나머지 1심 판단을 유지하였고, 위 ②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분식회계를 공모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전부 무죄라고 판단하였으며(1심은 분식금액 일부에 대해서만 무죄로 판단), 위 ③ 공소사실에 관한 1심의 무죄 판단을 그대로 유지한 다음, 횡령·배임 범행 모두 일차적으로 관계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것으로, 소위 수직계열화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던 STX그룹 전체의 회생을 위하여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되고, 대주주인 피고인의 개인적 이익을 직접적으로 의도한 것은 아니라고 평가할 수 있다는 등의 사정을 들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및 16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선고하였다. 2. 쟁점과 판결의 내용 가. 업무상 배임의 점에 관하여 대상 판결은, 경영상의 판단을 이유로 배임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는 경우로, ㉠ 관계 법령에서 일정한 경영상 행위를 금지하였음에도 이를 탈법적으로 회피하기 위하여 그와 같은 행위에 이른 경우, ㉡ 경영상 행위에 필수적으로 당연히 거쳤어야 하는 절차를 준수하지 아니한 경우, ㉢ 경영판단의 기초가 된 정보를 획득함에 있어서 그 당시 상황에서 가용할 수 있었던 정보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배하여 그 획득을 포기하거나 무시한 경우, ㉣ 가용한 합당한 정보를 획득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정보를 종합하여 결론에 이르는 추론과정에 의도적인 또는 중대명백한 오류가 발견되는 경우, ㉤ 나아가 합리적인 경영판단상의 결론을 내려놓고도 그 결론과는 정반대의 행동으로 나아갔는데, 그와 같은 다른 행동을 한 이유가 회사를 위한 경제적,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익을 추구하는 동기에 기인한 것이라거나, 경영외적인 정치적, 정책적 고려 때문이라든가, 그 밖에 어떤 부정행위를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경우 등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과 같이 기업집단의 총수 등 관계 회사의 최고경영자 등이 극심한 자금난에 빠진 일부 계열회사를 지원하기 위하여 다른 계열회사의 유동성 지원을 모색하는 사안에서 그와 같은 자금난 타개가 기업집단 전체는 물론이고 자금지원을 하는 다른 계열회사의 입장에서도 직간접적으로 실질적인 이익이 되는 경우라면 그 자금지원 자체만을 두고 배임행위라고 바로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이 경우라도 피지원회사의 채무변제능력이 완전히 상실되어 버리는 등 더 이상의 추가적인 자금지원은 이른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무용한 일이 되어 어느 누구에게도 이익이 될 수 없게 된 상황에 이르러 그 시점 이후에는 내부적 자구책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다른 구제수단을 강구하는 정책전환을 적시에 하는 것이 합리적인 경영판단이라고 볼 것임에도, 종전의 타성에 이끌려 그 판단을 지연함으로써 실기한 것임이 자명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역시 신중하게 배임죄의 고의를 긍정할 수 있는 하나의 정황이 된다고 판시하였다. 나. 부외자금 사용으로 인한 업무상 횡령의 점에 관하여 검사는 부외자금을 조성함으로써 횡령 범행이 완성되었다는 입장에서 되돌려받은 금액을 횡령액으로 특정하였으나, 피고인이 이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제출하지 못하였다. 피고인은 부외자금 보관 및 사용과 관련하여 장부나 문건은 별도로 작성하지 않았으나 출장비 등 직무와 관련하여 사용한 가불금의 상환, 경조사비 등으로 지출하였다고 주장하며 이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였고, 피고인에게 전달된 부외자금 외에 나머지 부외자금을 관리한 직원이 회사 금고에 보관하면서 경조사금, 격려금, 조직관리비 등으로 사용하였다고 주장하였다. 1심은 현금성 업무비용에 사용하기 위하여 부외자금을 조성하게 된 것으로 보이고, 이와 달리 개인적인 용도로 착복할 목적으로 회사의 자금을 빼내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는 없으며, 관련자들의 진술 및 자료가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한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검사의 이 부분 항소이유는 부외자금을 회사를 위하여 사용하였다고 볼 직접적인 증거가 없고, 회계처리가 어려운 비용 등은 다른 절차에 의하여 마련된 것으로 보이므로, 결국 피고인이 부외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대상 판결은, 1심이 거시한 위와 같은 사정에 피고인의 지위 등에 비추어 사용한 부외자금이 지나치게 많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약 2년 반 동안 8억 원 상당)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부외자금이 정상적인 회계처리가 불가능하거나 곤란한 현금성 경비(예를 들면, 외국바이어나 귀빈 접대비용, 명절 떡값) 등 경영상 필요에 의한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이유로 (1심은 "정상적인 회계처리가 불가능하거나 곤란한 회사의 현금성 경비 충당을 위해 조성되고 사용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였으나, 항소심은 더 나아가 위와 같은 용도로 사용된 것이라고 판단) 1심의 무죄 판단을 유지하였다. 3. 대상 판결의 의의 대상 판결은 업무상 배임죄에 있어서 허용되는 경영판단의 기준을 제시하였고, 특히 자금난에 빠진 일부 계열회사를 지원하기 위하여 다른 계열회사의 유동성을 지원하는 사안에서 배임의 고의를 판단하는 기준을 명확하게 밝혔으며, 부외자금의 조성 및 사용이 문제된 사안에서 불법영득의사 증명책임의 소재를 명백히 하였다. 대상판결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원칙을 충실하게 구현한 모범적인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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