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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아내의 혼외자에 대한 남편의 친생부인권 박탈은 남편의 생육권(生育權) 침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3일 혼인중에 태어난 자녀를 상대로 제기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 상고심에서 각하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1. 사실관계 A는 B와 법률상 부부였는데 1992년 병원에서 무정자증 진단을 받았고, B는 A의 동의를 얻어 제3자로부터 정자를 제공받아 시험관시술로 임신한 후 X를 출산하였으며, B는 혼외 관계를 통하여 Y를 임신하여 출산하였다. 원고는 2008년경 뒤늦게 병원 검사를 통하여 Y가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A와 B는 2015년 이혼하였다. 2.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 X를 상대로 제기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은 A의 청구가 부적법하다고 한 원심을 유지하였는데, 친생추정 규정(민법 제844조)에 따라 X가 A의 친생자로 추정되고, A가 X를 친생자로 승인하였으므로 친생부인을 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다수의견). Y를 상대로 제기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은 B가 혼인 중 출산한 이상 민법 제844조 제1항에 따라 A의 친생자로 추정되고, A가 Y에 대하여 친생부인 사유가 있음을 안날로부터 2년 내에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지 않은 이상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것은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다수의견). 3. 부자관계의 특수성 및 친생추정을 배제할 수 있는 사정 모자관계는 출산이라는 자연적 사실에 의하여 성립하지만, 부자관계는 자연적 사실의 유무를 알 수 없어 법률이 인정하는 경우에만 성립한다. 친생추정 규정은 처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를 출산한 경우 그 자녀를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하고, 혼인이 성립한 날로부터 200일 후 또는 혼인관계가 종료된 날로부터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는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하여 일률적으로 혼인 중 임신 여부를 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모자관계와 달리 부가 불명확한 상태를 오래 둘 수 없기 때문에 추정 규정에 의하여 부가 정해진다. 따라서 추정과 반대되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으면 추정은 번복되어야 한다. 이혼의 증가, 자녀의 성본변경 및 입양이 증가 등으로 출생 당시 모의 남편이 자녀의 부로 남는 것을 보장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가족관계등록부에 모자관계로 기재되어 있는 경우 이를 부인하기 위해서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유전자 검사 등을 거쳐 모자관계가 없음을 증명하면 된다. 그런데 유전자 검사를 통하여 부자관계가 없음을 증명하더라도 민법 제844조에 의하여 친생추정을 받는 경우 오직 그 사유 있음을 안 날로부터 2년에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야 하고,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통해서는 부자관계를 부인할 수 없는 것은 과학기술이 발전한 현재 더 이상 합리적이라 할 수 없다. 4. 생육권 차원에서 본 종전 논의의 부당성 자녀를 낳아 기를 것인지와 어떻게 양육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권리인 생육권(生育權)의 차원에서 보면 종전 해석론은 부당하다. 처가 혼인 중 혼외관계로 임신한 경우 남편의 생육권이 침해된다. 남편의 동의를 얻어 처가 제3자로부터 정자를 제공받아 임신을 한 경우는 남편의 생육권이 적극적으로 실현된 것이므로 유전자가 배치된다는 이유로 친생부인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 자녀가 친생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남편이 2년 내에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지 않았을 때 자녀가 갖는 이익 내지 기대권과 혼외자와 법적인 친자관계를 유지함에 따르는 남편의 불이익을 비교해 보면, 자녀의 이익이 남편의 불이익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없다. 친생부인의 허가청구(854조의2)를 도입하여 친생추정을 받는 혼외자를 출생한 처와 생부, 자녀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과도 균형이 맞아야 하고,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는 헌법 36조 1항과도 조화될 수 있어야 한다. 처가 남편의 자녀를 임신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다는 종전 판례(대법원 82므59 판결)의 외관상 명백한 사정의 의미를 확대해석해야 한다는 민유숙 대법관의 반대의견에 찬성한다. Y의 출산은 A의 생육권이 침해된 것이므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로 친자관계를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엄경천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가족)
인공수정
친생자관계
무정자증
전원합의체
엄경천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가족)
2019-10-28
민사일반
의료사고
[판례해설] 유방확대수술 후 5년이 지나 보형물이 파열되어 실리콘이 모유에 섞여 나온 경우 수술한 의사의 책임
1. 사건 개요 원고는 2011. 6. 10. 피고로부터 미국 A사가 제작한 실리콘 젤 성분의 보형물을 양측 유방에 삽입하는 유방확대성형술을 받았다. 이후 원고는 2013. 5경까지 피고로부터 유방마사지시술과 이 사건 수술부위 반흔에 대한 추가적인 치료를 받았다. 원고는 2016. 4. 21. 딸을 출산하고 모유 수유를 하던 중 2016. 7.말경 좌측 유방에서 실리콘 젤 형태의 끈끈한 점도의 액체가 흘러나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6. 8. 17. B대학병원에 내원하여 좌측 유방에 삽입한 이 사건 보형물이 파열되어 유선을 통해 실리콘 젤이 흘러나오는 것을 확인한 후 2016. 8. 26. 위 병원에서 양측 유방에 삽입된 이 사건 보형물을 제거하고 유방 내에 유착된 젤 성분을 제거하는 미세유관절제술 및 인공보형물제거술을 받았다. 원고는 위 인공보형물제거술 등을 받은 이후에도 유방 내에 유착되어 남아있는 실리콘 젤 성분으로 인해 실리콘 육아종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상태이다. 이에 원고는 피고가 유방확대수술과정에서 보형물에 손상을 일으켜 보형물이 파열되도록 한 과실이 있고, 그로 인해 원고의 유선조직이 손상되어 파열된 위 보형물의 실리콘 젤이 손상된 유선을 통해 모유로 유입되었으며, 원고의 딸은 피고의 과실로 실리콘 젤이 유입된 모유를 먹게 되었고, 피고가 이 사건 보형물이 파열되어 유선조직이 손상될 우려가 있고, 위 보형물의 실리콘 젤 성분이 모유에 유입되어 아기가 먹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설명하지 않아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였다. 2. 법원의 판단 대상 판결은 피고가 이 사건 수술과정에서 과실로 이 사건 보형물을 파열시켰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하여 집도의의 과실을 부정하였고, 피고가 파열된 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이 유선조직을 손상시킨다거나 손상된 유선조직을 통해 모유로 유입되어 아기에게 수유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견하기는 어려웠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위 가능성에 대한 설명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여 설명의무 위반을 부정하였다. 3. 쟁점 가. 집도의의 과실 여부 유방확대수술 과정에서 삽입한 보형물이 수술 후 5년이 지나 파열된 상태로 발견되었는데, 유방확대성형술에 사용된 인공보형물이 파열되는 원인으로는 수술도구에 의한 파열의 비율이 가장 높고, 인공보형물의 삽입시 형성되는 피막 내에서 파열이 발생하는 경우 증상이 없어 이를 곧바로 알아차리기 어려운바, 집도의인 피고가 이 사건 수술과정에서 보형물을 파열시킨 과실이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대상 판결은 피고가 이 사건 수술과정에서 과실로 보형물을 파열하였다고 볼만한 직접적인 증거는 없는 점, 미세유관절제술 및 인공보형물제거술을 시행한 B대학병원 의료진도 보형물이 파열된 이유를 추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한 점, 유방확대성형술에 사용된 인공보형물은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모양에 대한 불만족이나 파열 등을 이유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은 점, 이 사건 보형물과 같은 종류인 ‘Natrelle Round Devices’의 경우 수술도구에 의한 손상 외에 원인불명 및 제품 손상에 의한 파열 비율도 각각 36.6%, 3.1%에 이르는 점, 원고는 이 사건 수술 후 약 2년간 피고로부터 반흔 부위에 대한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별다른 이상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가 이 사건 수술과정에서 과실로 이 사건 보형물을 파열시켰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하여 집도의의 과실을 부정하였다. 나. 설명의무 위반 여부 보형물이 파열되어 유선조직이 손상될 수 있고, 보형물의 실리콘 젤 성분이 모유에 유입되어 아기가 먹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면 원고가 이 사건 수술을 받지 않았거나 최소한 수술 시기를 출산과 모유수유 후로 조정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되었다. 대상 판결은 원고가 2016. 7.경 모유에 실리콘 젤이 유입된 사실을 확인하기 전까지 이와 유사한 사례가 보고된 적이 없고, 위와 같은 결과가 유방확대성형술을 시행하는 경우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부작용이라고 볼만한 근거도 없는 점, 유방확대성형술에 사용되는 인공보형물과 모유수유 등의 관계에 관한 연구가 미국 등에서 시행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위 인공보형물과 모유수유 사이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밝혀져 있는 점, 그 밖에 파열된 인공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과 결합조직병 또는 암 등과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점 등을 들며 이 사건 수술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피고가 이 사건 수술의 부작용으로 이 사건 보형물이 파열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는 것 외에 파열된 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이 유선조직을 손상시킨다거나 손상된 유선조직을 통해 모유로 유입되어 아기에게 수유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견하기는 어려웠다고 보이므로, 피고에게 위 가능성에 대한 설명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여 설명의무 위반을 부정하였다. 다. 실리콘 젤이 유입된 모유를 먹은 아기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 원고의 딸은 출생 후 약 3개월간 모유수유를 받았는데, 모유에 파열된 이 사건 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이 유입되어 있었고, 이 사건 보형물은 식약처의 의료기기 분류 등급 중 고도의 위해성을 가지는 4등급에 해당하였는바, 유해물질이 함유된 모유를 3개월간 수유받은 아기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대상 판결은 파열된 이 사건 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은 고분자 물질로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대부분 배설되며, 설령 위 실리콘 젤의 금속성분 등이 모두 영아의 체내에 흡수된다고 하더라도 그 노출량은 관련된 안전기준이 정한 기준 이하로 인체에 위해의 우려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보형물이 고도의 위해성을 가지는 의료기기로 분류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보형물의 실리콘 젤 성분이 그 자체로 인체에 유해하여 체내에 흡수될 경우 신체에 손상이 발생한다고 볼만한 근거가 없는 점, 원고의 딸은 2016. 7. 21.(생후 3개월째) 삼성서울병원에서 혈액검사를 받았으나 특별한 이상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달리 실리콘 젤이 유입된 모유를 섭취하여 신체상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발생했다고 볼만한 사정은 찾기 어려운 점 등을 들어 파열된 이 사건 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이 유입된 모유를 섭취한 아기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하여 집도의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하였다. 4. 대상판결에 대한 검토 유방확대수술 과정에서 삽입한 보형물이 수술 후 5년이 지나 파열된 상태로 발견되었는바, 보형물이 파열된 시점이나 파열된 이유를 알기 어려운 상태에서 무려 5년 전에 시행된 수술과정에서의 과실로 보형물이 파열되었다고 추정하기에는 개연성이 부족하다. 또한 이 사건 보형물의 경우 원인불명의 파열 비율이 36.6%이고, 제품 손상에 의한 파열 비율도 3.1%에 이르며, 수술 후 약 2년 동안 원고에게 별다른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 사건은 집도의가 수술과정에서 보형물을 파열시킨 과실의 추정할 수 있는 간접사실에 비해 그와 같은 과실의 추정을 방해하는 간접사실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에 대상 판결은 의료행위의 과실과 인과관계에 대하여 증명책임을 완화해주기 위한 법리 중 이른바 간접사실법리와 그 제한법리, 즉 수술 도중 환자에게 나쁜 결과의 원인이 된 증상이 발생한 경우 그 증상 발생에 관하여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입증함으로써 그와 같은 증상이 의료상의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겠으나, 그 경우에도 의사의 과실로 인한 결과발생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들을 가지고 막연하게 중한 결과에서 의사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의사에게 무과실의 입증책임을 지우는 것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시한 다음, 집도의의 수술상 과실 추정을 방해하는 간접사실들을 상세하게 제시하고 피고의 과실을 부정하였는바, 위 법리 적용에 따른 당연한 결론이라 판단된다. 또한 의사에게 해당 의료행위로 인하여 예상되는 위험이 아니거나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예견할 수 없는 위험에 대한 설명의무까지 부담하게 할 수는 없는바(대법원 99다14079 판결, 2011다29666 판결 등), 대상 판결은 이에 따라 파열된 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이 유선조직을 손상시켜 모유로 유입되어 수유될 가능성은 예견할 수 없던 사실이므로 설명의무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설명의무 위반을 부정하였다. 그러나 유방확대수술 후 보형물이 파열될 가능성은 예견할 수 있는바, 대상 판결은 보형물 파열 가능성은 설명의무의 대상에 포함됨을 전제로 설시하였고, 이는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한편, 대상 판결은 실리콘 젤 성분이 함유된 모유를 먹은 아기에게는 어떠한 손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하였는바, 이는 손해가 증명되지 않은 데 따른 불가피한 판단이었다고 생각된다. 유해물질이 함유된 모유를 먹은 경우가 흔치 아니하여 그에 대한 사례보고나 연구가 드문 상황에서 실리콘 젤 성분이 출생 직후의 영아에게 아무런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관련 의학적 기전이나 피해사례가 보고되기 전까지는 손해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입덧을 완화하기 위해 처방되었던 탈리도마이드를 복용한 산모에게서 사지가 없거나 짧은 신생아들이 태어나 그 임상보고가 누적된 후에야 탈리도마이드의 부작용이 밝혀졌고, 그와 같은 부작용이 밝혀지기 전까지 1957년부터 무려 5년간이나 임신 여성들에게 처방된 사건이 있었고, 이는 일명 콘테르간 스캔들로 현대의학 역사상 최악의 약화사고로 기록되었다. 그렇다면 원고는 손해배상을 전혀 받을 수 없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이 사건은 보형물이 파열되어 발생한 것이므로, 보형물 제조업체인 A사에 대하여 제조물책임을 물을 수 있다. 실제로 이 사건 제소 당시 피고에 A사가 포함되어 있었으나, 소송과정에서 원고는 A사에 대한 소를 취하하였고, 그 결과 대상 판결은 집도의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여부만을 판단하고 보형물 제조업체인 A사에 대한 책임 여부는 판단하지 아니한 것이다. 이 사건 소송과정에서 A사의 제조물책임과 관련하여 원고와 A사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져 원고가 A사에 대한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보인다. 유현정 변호사 (나음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인과관계
주의의무위반
의료행위
성형수술
유현정 변호사 (나음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2018-07-27
[판례해설]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진단서 등을 작성하여 교도관에게 교부한 경우 의료법 제17조 제1항 위반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4도12608 판결 - 1. 사건 개요 피고인은 정신과병원을 운영하는 의사로, A교도소와 정신질환 수용자들에 대한 정기적 진료계약을 체결한 다음, 2012. 6.부터 2013. 6.까지 초진환자인 수용자 25명에 대해 교도관이 수용자를 대신해 병원에 오면 직접 진찰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전 처방전이나 진료기록만 보고 의약품을 조제·교부하면서 의약품이 교도소 내로 반입될 수 있도록 교도관들에게 '환자보관용 처방전'을 작성·교부하였다. 2. 법원의 판단 1심은 피고인이 교도관에게 교부한 ‘환자보관용 처방전’은 의료법 제17조 1항의 ‘처방전’이 아니라 ‘증명서’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한 다음, 위와 같은 처방전을 교도관에게 교부하였을 뿐 환자에게 이를 직접 교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반면, 2심은 당해 ‘환자보관용 처방전’이 의료법 제17조 제1항의 ‘증명서’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였으나, 피고인이 이를 수용자의 ‘위임을 받은’ 교도관에게 교부한 사실이 인정된다 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대법원은 항소심의 결론을 유지하였으나, 의료법 제17조 제1항의 증명서가 반드시 진찰 대상자인 환자에게 교부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한 다음, 원심이 의료법 제17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하기 위해서 피고인이 환자에게 증명서를 교부할 것이 요구됨을 전제로 판단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시하였다. 3. 쟁점 가. 피고인이 작성한 ‘환자교부용 처방전’의 성격 검사는 피고인에 대하여 의료법 제17조 1항을 위반하여 ‘처방전’을 작성하여 교부한 사실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의료법 제17조 1항을 위반하여 ‘증명서’를 작성하여 교부한 사실을 예비적 공소사실로 들었고, 법원은 피고인이 작성한 ‘환자보관용 처방전’의 성격에 대하여 의약분업 하에서 약사로 하여금 의약품을 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처방전’이 아니라, 의사가 직접 처방·조제한 의약품임을 증명하는 문서로서 의료법 제17조 제1항에서 정한 ‘증명서’에 해당한다고 명시하였다. 나. 피고인이 환자보관용 처방전을 작성하여 ‘교도관에게’ 교부한 행위가 의료법 제17조 제1항에 위반되는지 여부 1심은 의료법 제17조 제1항은 의사가 환자를 직접 진찰한 채 작성된 진단서, 증명서 등이 환자나 그 배우자 등 가족들에게 교부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환자나 그 배우자 등 친족들에 의하여 위와 같은 증명서 등을 활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으로 보아야 하고, 이 사건과 같이 의약분업의 예외가 적용되는 사안에 있어서 직접 진찰하지 아니한 채 조제된 의약품들이 직접 환자에게 교부되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규정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전제 하에 피고인이 자신이 조제한 의약품들이 교도소에 반입되도록 하기 위한 목적에서 교도관에게 위와 같은 처방전을 교부하였을 뿐 환자에게 이를 직접 교부하지 않았고, 교도관들 역시 이를 수용자 의무기록지에 편철해 두었을 뿐 위 처방전이 환자나 그 가족들에게 교부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검사의 항소에 대하여 항소심은 피고인이 수용자들을 직접 진찰하지 않은 후 증명서를 작성하여 위 수용자의 ‘위임을 받은’ 교도관에게 이를 교부한 사실이 인정된다 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피고인이 상고하자 대법원은 의사 등이 직접진찰의무를 위반하여 증명서를 작성하여 누구에게든 이를 교부하면 의료법 제17조 제1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증명서의 사회적 기능이 훼손되므로, 증명서가 반드시 진찰 대상자인 환자에게 교부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한 다음, 원심이 의료법 제17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하기 위해서 피고인이 환자에게 증명서를 교부할 것이 요구됨을 전제로 판단한 것은 부적절하지만, 피고인이 교도관에게 이 사건 문서를 작성·교부함으로써 의료법 제17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본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시하고 상고를 기각하였다. 4. 대상 판결에 대한 검토 의료법은 의료업에 종사하고 직접 진찰한 의사가 아니면 진단서·증명서 또는 처방전을 작성하여 환자에게 교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제17조 1항, 제89조 제1호). 의료법 제17조 제1항의 ‘처방전’은 의약분업 하에서 약사로 하여금 의약품을 조제할 수 있도록 작성·교부되는 문서를 의미하므로, 대상 판결이 피고인이 작성한 ‘환자보관용 처방전’의 성격에 대하여 ‘처방전’이 아니라, 해당 의약품들이 교도소 내로 반입되도록 하기 위해 의사가 직접 처방·조제한 의약품임을 증명하는 문서로서 동조의 ‘증명서’에 해당한다고 명시한 것은 타당하다. 또한 의사인 피고인이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아니한 채 증명서를 교도관에게 교부한 행위가 의료법 제17조 제1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결론내린 것도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대상 판결이 이 사건 증명서가 반드시 진찰 대상자인 환자에게 교부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며, 원심이 의료법 제17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하기 위해서 피고인이 환자에게 증명서를 교부할 것이 요구됨을 전제로 판단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시한 것에는 의문이 있다. 의료법 제17조 제1항은 의사가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진단서 등을 작성하여 환자에게 교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진단서 등을 환자에게 교부하지 않더라도 의료법 제17조 제1항 위반이 성립한다는 대법원의 해석은 형벌법규의 명확성의 원칙과 유추해석금지의 원칙에 반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형벌법규는 국민이 법률에 의하여 금지된 행위가 무엇인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하여야 하며, 법률해석의 측면에서 유추해석 금지를 요구한다. 유추해석이란 법률에 규정이 없는 사항에 대하여 그것과 유사한 성질을 가지는 사항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는 것을 말하며, 죄형법정주의원칙에 따라 형벌법규의 유추해석은 금지된다. 의료법 제17조 제1항은 의사가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진단서 등을 작성하여 환자에게 교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진단서 등을 환자가 아닌 사람에게 교부하는 경우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대법원은 법률에 규정이 없는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작성한 진단서 등을 환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교부한 경우’를 그와 유사한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작성한 진단서 등을 환자에게 교부한 경우’에 관한 의료법 제17조 제1항을 적용하여 판시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의료법 제17조 제1항이 진단서 등의 교부대상을 ‘환자’로 특정하지 않고 ‘의료업에 종사하고 직접 진찰한 의사가 아니면 진단서·증명서 또는 처방전을 작성하여 교부하지 못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을 경우 가능한 해석이라 할 것이다. 대법원이 그와 같이 판시한 이유는 의사 등이 직접진찰의무를 위반하여 증명서를 작성하여 누구에게든 이를 교부하면 의료법 제17조 제1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증명서의 사회적 기능이 훼손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나, 이는 의료업에 종사하고 직접 진찰한 의사가 아니면 진단서·증명서 또는 처방전을 작성하여 ‘환자에게’ 교부하지 못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의료법 제17조 제1항의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난 유추해석으로, 진단서 등을 환자가 아닌 사람에게 교부하는 경우까지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처벌범위를 확장함으로써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추해석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며, 이 사건의 경우 교도관은 항소심의 판단과 같이 ‘환자’인 재소자의 ‘위임을 받은 자’로 환자와 동일시할 수 있어 환자에게 불이익한 유추해석을 해야 할 필요성도 없다는 점에서 재고를 요한다. 유현정 변호사 (나음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유현정 변호사 (나음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2018-03-02
조세·부담금
판례해설 - 세금폭탄 맞은 ‘별산제 로펌’
- 서울고등법원 2015누70746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 - 1. 사실관계 A 법무법인은 2006년 대한민국을 상대로 하는 2건의 항공기 소음 관련 손해배상청구소송의 대리인으로 선임되었다. 위 소송은 A 법무법인의 서울 서초 분사무소를 운영하던 대표변호사 B가 수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A 법무법인은 2010년 6월경 서초 분사무소를 폐쇄하고 B를 구성원에서 제명하였다. 다만, 위 소송은 B 변호사가 복대리 형식으로 계속 수행하였으며 2010년 12월 및 2011년 1월 각 승소로 확정되자 대한민국은 2011년 3월경부터 2012년 7월경까지 A 법무법인 명의의 은행계좌로 약 177억 원을 입금하였다. A 법무법인은 위와 같이 지급받은 약 177억 원 중 약 137억 원을 소송에 참가한 피해 당사자들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40억 원을 B에게 송금하였다. 과세관청은 A 법무법인이 위 수임료 등 40억 원을 수입금액에서 누락한 것으로 보아 2014. 5. 2. A 법무법인에게 2010 사업연도 법인세 및 2010년 2기 부가가치세 등 합계 약15억 원의 과세처분을 하였다. 2. 쟁점 이 사건은 별산제 법무법인에서 분사무소를 운영하던 대표변호사가 독자적으로 사건을 수행한 경우 실질과세의 원칙상 수임료는 법무법인이 아니라 대표변호사 개인에게 귀속되는 것인지 여부 및 위 수임료 등에 대하여 대표변호사 B에게 상여로 귀속된 것으로 보아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A 법무법인의 수입금액임을 전제로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을 하는 것이 이중과세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된다. 3. 주사무소와 분사무소의 세금관계 법인사업자와 관련된 세금은 크게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법인세는 그 소득이 어떻게 발생하였는지에 관계없이 일정기간 동안 증가한 순자산액을 과세대상으로 파악한다. 법인세는 법률에 의하여 권리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자격 내지 지위를 인정받은 인격체인 법인이 납부하는 세금이므로 주사무소와 분사무소가 별산제로 움직이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같은 법인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상 그 법인의 구성원 변호사가 제공한 용역의 대가는 해당 법무법인의 수입으로 보아 법인세액을 계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즉, 주사무소와 분사무소가 독자적으로 사건을 수임하고 각자 직원을 고용하는 등 별산제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에도 법인세는 사무소 단위로 납부하는 세금이 아니라 법인이 납세의무의 주체이므로 각 사무소 단위로 구분하여 납부할 수가 없다. 한편, 실질과세원칙이란 과세대상 소득·수익 등의 귀속이 명의일 뿐이고 사실상 귀속자가 따로 있는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하며, 세법 중 과세표준의 계산에 관한 규정은 행위 또는 거래 등의 명칭이나 형식에 불구하고 그 실질 내용에 따라 적용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따라서 위 사건에 실질과세원칙이 적용될 수 있기 위해서는 위 수임료와 관련하여 A 법무법인은 명의만 빌려주었을 뿐이고 그 소득은 대표변호사 B에게 사실상 귀속되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한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A 법무법인이 별산제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구성원 변호사들이 처리한 변호사 업무로 인한 경제적 이익의 분배에 관하여 그와 같이 약정을 한 것에 불과하고 소송위임계약 등에 대한 권리가 법률상으로 구성원 변호사들에게 속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법무법인의 구성원 변호사가 제공한 용역에 대한 대가는 법무법인의 수입으로 보는 것이 원칙이고 이 사건에서도 A 법무법인이 거래의 명의자에 불과하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원 판결에 따라 위 수임료를 A 법무법인의 수입으로 본다면 그 부분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처분도 그대로 유지될 수 밖에 없다. 변호사가 제공하는 용역은 인적 용역이며 결국 소송을 맡기는 사업자 이외의 개인당사자들의 부담이 될 것이므로 부가가치세 면세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되나 1998. 12. 31.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이 개정된 이후 법률구조용역 등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변호사 제공 용역에 대하여는 부가가치세가 과세되고 있다. 4. 상여처분과 법인세 법인세법상의 각 사업연도 소득금액은 기업회계의 당기순이익을 기초로 산정하는데 이러한 기업회계는 공평한 조세부담과 납세자간의 소득계산의 통일을 기하는 데 목적이 있는 세무회계와 그 목적의 상이로 인한 차이가 발생한다. 따라서 법인세를 신고·납부하기 위해서는 기업회계의 당기순이익을 기초로 세법의 규정에 따라 익금과 손금을 조정하는 세무조정절차를 거쳐야 하며, 차이가 발생한 금액은 그 귀속자에 따라 상여, 배당, 기타소득처분 등 소득처분을 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A 법무법인은 수임료 상당액을 B에게 그대로 지급하였으므로 이를 자신의 수입으로 신고하지 않았고, 과세관청은 A 법무법인이 매출을 누락하고 대표변호사 B에게 상여를 지급한 것으로 보아 상여처분을 하였다. 그 과정에서 과세관청은 A 법무법인이 수임료 상당액에 대한 법인세를 부과하는 한편 B에게 상여를 지급하면서 원천징수를 했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천징수분 법인세 징수처분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이중과세가 아닌가 하는 논란이 있었는데 법원은 이 사건 수임료 등에 관하여 A법인의 소득 단계에서 법인세가 부과되고 다시 이 돈이 B에게 상여금으로 지급되는 단계에서 근로소득세가 부과되는 것일 뿐이므로 이를 이중과세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5. 결 론 법령의 내용을 떠나 A 법무법인 입장에서는 조금 억울할 수 있어 보인다. 자신의 이름으로 수령한 수임료를 그대로 B에게 지급하였으므로 A 법무법인의 순자산이 증가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 법무법인이 B에게 지급한 수임료를 손금으로 산입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손금인정이 되지 않은 채 매출누락분에 대하여만 법인세가 과세되는 결과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위 수임료가 A 법무법인 자신의 수입금액이 아니라 생각하였기 때문에 매출이나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손금산입(비용처리) 여부에 관하여는 또 다른 논점이 있으나 위 사건은 아직 대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는 상태이므로 견해를 피력하기가 조심스럽다. 여하튼 법무법인 운영자는 반드시 조세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수입금액과 비용을 처리해야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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