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9일(월)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보험사고
검색한 결과
5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민사일반
[판례해설] 전화 모집 보험의 고지의무 위반
- 서울고등법원 2017나2055603 판결 - [본 판결의 내용] 사안은 보험회사인 원고와 보험계약자인 피고가 2014.1.20. 피고를 피보험자로 하여 상해후유장해 등을 담보하고, 보험기간을 2014.1.20부터 2061.1.20.까지로 정하는 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을 ‘전화’를 통해 체결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전인 2011. 7.7. 우측 상악 악성 법랑모세포종 절제술 및 장골이식수술(이하 ‘2011년 수술 관련 병력’)을 받았고 그 이전인 98년에도 우측 상악동 종양 수술을 받았다.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후인 2014. 10.16. 우측 상악부 재발성 법랑모세포종이 재발하여, 좌측 상악 절제술을 받은 후 언어장애, 연하 및 저작장애 등의 후유장해가 발생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보험사고’)를 이유로 2015.9.3.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을 청구였으나, 원고는 피고가 2011년 수술 관련 병력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보험계약자의 고지의무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한 사안이다. 법원은 피고의 2011년 수술 관련 병력은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사항’에 해당되고, 텔레마케터(전화로 보험을 모집하는 설계사)가 전화를 통해 청약사항을 진행하면서 피고에게‘ 최근 5년 이내에 수술 내지 암 등의 질병확정 진단을 받았는지’를 문의하였으나, 피고는 이에 대하여 ‘수술 관련 병력이 없다’는 답변을 하였는데, 피고의 2011년 수술 관련 병력은 고지의무 대상에 해당되고, 피고가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고지의무 위반으로 판단하였다. 피고는 과거 다른 회사 보험을 가입하면서 위 98년 상악동 종양 수술을 고지하였던 것을 근거로 고지의무 이행을 주장했으나, 이는 최근 5년내 병력 고지가 아니고 다른 보험회사에 고지한 것을 이 사건 원고에게 고지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피고는 텔레마케터의 말이 빠르고 발음이 부정확하여 피고가 병력을 고지할 기회를 얻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는데, 법원은 설령 텔레마케터의 말이 빠르고 발음이 부정확하였다고 할지라도 피고가 그 내용을 다시 확인하지 아니한 채 대답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텔레마케터가 하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였던 것으로 보아 피고에게 병력을 고지할 기회를 제공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중요한 사항을 고지할 의무를 위반하였고, 원고는 피고의 이와 같은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했는데 이는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본 판결의 해설] 상법은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부실의 고지를 한 때에는 보험자는 일정한 기간내에 보험자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데(상법 제651조 참조), 이를 보험계약자 등의 고지의무라고 한다. 보험은 사고발생에 대한 위험률을 기초로 보험료를 산정해야 하는데 보험회사가 개별보험계약마다 위험상태를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러한 정보는 현실적으로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알고 있으므로 이러한 정보의 비대치성으로 인하여 보험회사는 피보험자의 위험상태 측정이 곤란하므로 보험계약자 등에게 고지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고지의무는 보험단체를 도덕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데 기여한다. 사안에서 피고의 2011. 7.7. 의 수술 관련 병력이 ‘중요한 사안’인지가 문제가 되었는데, 보험자가 서면으로 질문한 사항은 보험계약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하고(상법 제651조의2), 위 서면에는 보험청약서도 포함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04.6.1. 선고 2003다18494 판결 등). 그런데, 사안은 대면 보험가입이 아닌 전화를 통한 보험가입으로 보험모집, 청약, 계약체결 등의 전 과정이 전화로 이루어지는 특징이 있다. 보험청약서가 ‘중요한 사항’에 포함된다는 판결(대법원 2004.6.1. 선고 2003다18494 판결 등)은 모두 실제로 ‘서면’이 제공된 사안이다. 이에 반하여 사안의 경우는 실제로 ‘서면’이 제공된 것은 아니고 모든 것이 전화로 이루어졌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는 텔레마케터의 말이 빠르고 발음이 부정확하여 피고가 과거병력을 고지할 기회를 얻지 못하였다는 주장을 하였는데, 법원은 설령 텔레마케터의 말이 빠르고 발음이 부정확하였다고 할지라도 피고가 그 내용을 다시 확인하지 아니한 채 대답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텔레마케터의 하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였던 것으로 보아 피고에게 병력을 고지할 기회를 제공하였다고 판단하였는데, 실제로 텔레마케터의 말이 빨라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현실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녹취록만 보고 이를 판단할 것은 아니고, 실제 녹음을 들어보는 방법 등을 통하여 텔레마케터의 말이 빠르고 발음이 부정확하였는지에 대하여 보다 심도 있는 판단이 필요할 것이다. 기존에도 고지의무 위반에 대한 판례는 많았지만, 사안의 경우 ‘전화’를 통한 보험을 가입한 경우에도 고지의무 위반에 대하여 대면 보험가입과 동일하게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최혜원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지의무
채무부존재확인
보험가입
최혜원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2019-02-14
금융·보험
판례해설 - 보험사와 ‘향후 부제소’ 합의 뒤 보험금 수령했어도
- 서울고등법원 2014나2040600판결 - 1. 들어가며 상해보험에서 보장하는 장해는 보험사고 즉시 확정되는 경우도 있으나 장해 확정까지는 상당한 기간의 경과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피보험자의 장해에 대하여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한 이후 장해가 악화된 경우 추가 장해 보험금을 지급에 대해 다툼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보험금 지급 당시 부제소합의를 한 경우 추가 보험금 청구가 부제소합의에 반하는 것인지 문제가 되고 있다. 위 서울고등법원 판결은 장해지급률에 대하여 보험계약자와 보험회사가 부제소합의를 하였더라도 추후 장해상태가 악화되었다면 추가지급 청구가 가능하다는 판결인데, 이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다. 2. 이 사건의 개요 및 진행경과 원고(보험계약자)는 자신을 피보험자로 상해를 보험사고로 하는 피고(보험회사)의 이 사건 보험을 가입하였고, 원고는 보장기간 중인 2011.9.24. 추락사고로 발생한 척추장해에 대하여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이 사건 보험의 장해분류표에 의하면 척추장해의 경우, "약간의 기형"을 남긴 때는 장해지급률 15%, "뚜렷한 기형"을 남긴 때는 장해지급률 30%로 정하고 있다. 원고는 A 병원으로부터 척추전만곡의 각도가 15 °로 약관상 "뚜렷한 기형(장해지급률 30%)"을 진단을 받아 장해지급률 30%로 보험금을 청구하였는데, 피고는 원고의 척추전만곡의 각도에 대하여 B병원으로부터 13 °로 "약간의 기형(장해지급률 15%)"에 해당한다는 진단 회신과 C병원으로부터 척추전만곡의 각도 14.5. °로 그 오차범위는 ±2 °로 "약간의 기형(장해지급률 15%)"에 해당한다는 진단 회신을 받자, 원고는 2012.11.26. 원고의 장해에 대해 약간의 기형(장해지급률 15%)으로 합의를 하고, 피고로부터 보험금을 받으면서 향후 추가 청구, 민원 등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확인서(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 함)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확인서 작성 이후 113일이 경과한 2013.3.19. C 병원으로부터 척추후유장해가 17°에 해당한다는 진단을 받아 이를 근거로 원고의 후유장해가 악화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1심 법원은 이 사건 확인서는 부제소합의이므로 원고의 척추장해로 인한 보험금의 지급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다고 판단했으나, 2심 법원은 이 사건 보험약관 제 16조 3항의 "다만, 장해지급률이 결정된 이후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기간 중에 장해상태가 더 악화된 경우에는 그 악화된 장해 상태를 기준으로 장해지급률을 결정한다"는 약관 내용 등을 근거로 이 사건 확인서의 효력은 이 사건 합의 이후에 원고의 장해상태가 악화되어 원고가 추가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경우까지 미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3. 해설 상해보험에서 장해지급률에 대하여 합의를 하여 보험금을 지급하면서 부제소합의를 한 경우, 부제소합의 당시 인식하거나 예견할 수 있었던 범위내의 손해에 관하여는 당연히 합의의 효력이 미친다. 그러나 합의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손해가 있었다면 추가손해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판례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상해보험에서 장해지급률 결정과 관련하여 장해 확정시까지 상당한 기간의 경과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그렇다고 장해가 명백히 판정될 때까지 보험금 지급을 연기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당사자가 장해지급률에 합의를 했더라도 약관 16조 3항 단서와 같이 장해사태가 더 "악화"된 경우는 그 악화된 장해상태를 기준으로 장해지급률을 결정하도록 약관에 정한 것이다. 이와 같은 약관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장해상태가 악화된 것이라면 약화된 장해지급률에 기준하여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하다.
보험금
상해보험
부제소합의
2016-07-11
금융·보험
산재·연금
판례해설 - 태아에 대한 산재보험의 적용
1. 사실관계 원고들은 A의료원 소속 간호사들로, 2009년에 아이를 임신하고 2010년에 출산하였다. 그런데 2009년 임신한 소속 간호사들 중 4명(원고)은 선천성 심장질환아를 출산하고 5명은 유산을 한 일이 노사 간 쟁점이 되자, A의료원은 서울대학교에 역학조사를 의뢰했다. 2012년 서울대학교 역학조사보고서에서는 간호사들이 임신 중에 주야간 교대근무,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 태아 및 임산부에게 해로운 약물취급 등 유해요소에 노출되어 있었다고 그 원인을 밝혔다. 원고들은 위 보고서를 토대로 「임신 초기에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유해한 요소들에 노출되어 태아 심장형성에 장애가 발생했으므로 선천성 심장질환아 출산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12. 12. 11. 피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청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 규정한 '업무상 재해'란 근로자 본인의 부상·질병·장애·사망만을 의미하고, 원고들의 자녀는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2012. 12. 27. 요양급여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 2.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판결은 여성근로자의 임신 중 업무로 인한 태아의 건강손상이 발생하였다면 이는 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그 논증과정은 다음과 같다 : ① 모체와 태아는 원칙적으로 단일체이고, 태아에게 미친 어떤 영향과 그로 인해 발생한 법적 권리·의무는 모체에 귀속한다. 이는 산재보험의 영역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② 산재보험법에서 '업무상 재해'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말한다. 그런데 모체와 태아는 단일체이므로, 태아의 건강손상은 곧 모체의 건강손상에 해당한다. 따라서 여성근로자의 임신 중 업무에 기인해 태아에게 건강손상이 발생했다면, 이는 근로자에게 발생한 업무상 재해이다. ③ 산모가 건강이 손상된 태아를 출산한 경우, 물론 이 아이는 독립한 법주체이고 근로자가 아니다. 그러나 현행 산재보험법은 질병의 발병시점이나 보험급여 지급시점에 재해자 또는 수급권자가 여전히 근로자일 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출산으로 모체와 태아의 인격이 분리된다고 하여 그 전까지 업무상 재해였던 것이 더 이상 업무상 재해가 아닌 것으로 바뀔 수는 없다. 원심판결은 산재보험법을 위와 같이 해석하지 않으면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면서, 한편으로는 1977년 독일연방헌법재판소 한정위헌결정(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업무상 질병으로 태아에게 선천성 이상이 발생해 산재보험을 신청한 사건에 대하여, 당시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이 경우를 업무상 재해에서 배제한다면 태아의 평등권을 침해하게 된다고 결정했다)을 인용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차별(업무에 기인해 유산한 여성근로자에게는 업무상 재해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업무에 기인해 선천성 질환아를 출산한 여성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불합리한 차별이다. 입법적·행정적 흠결로 발생한 기술적인 문제는 현행 급여체계의 정비를 통해 해소할 수 있으므로, 수급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을 정당화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음을 들었다. 이로써, 원심판결은 임신 중 업무에 기인하여 태아에게 발생한 건강손상은 산재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이고, 출산 전후를 불문하고 그것을 치료하기 위한 요양급여는 제한 없이 지급되어야 한다면서, 피고의 2013. 11. 6.자 처분을 취소했다. 그러자 피고는 원심판결에 항소하였다. 3. 대상판결의 요지 항소심인 대상판결은 "여성근로자의 업무상 사유로 생긴 태아의 건강손상으로 비롯된 출산아의 선천적 질병은 근로자 본인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 자녀의 선천성 질병과 원고들의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존부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않았다. 그 논증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 산재보험수급권은 법률에 의해 구체적으로 형성되는 권리이다. 현행 산재보험법은 산재보험급여의 수급권자를 업무상 사유로 부상을 입거나 질병에 걸린 근로자'본인'으로 한정하고 있다. ② 그런데 출산으로 모체와 태아가 분리되면, 근로자인 모체가 입은 질병은 출산아의 선천성 질병으로 바뀌게 된다. ③ 따라서, 설령 태아에게 발생한 건강손상을 '보험사고'로 보더라도, 적어도 출산으로'질병에 걸린 사람 본인'이 아니게 된 원고들은 산재보험수급권자가 아니고, '질병에 걸린 사람 본인'이 아닌 사람에게 산재보험수급권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헌법상 제 원칙의 위반은 아니다. ④ 요양급여는 근로자가 신체의 완전성을 회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업무에 기인해 선천성 질병을 가진 자녀를 출산한 경우는 업무에 기인해 유산하거나 유산증후가 발생한 경우와 달리 신체기능이나 노동능력 감소에 별 다른 영향이 없다. 따라서 원고들을 유산한 여성근로자와 달리 취급하더라도 합리적 근거 없는 차별은 아니다. ⑤ 산재보험법은 산재보험수급권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보험급여의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출산으로 '질병에 걸린 사람 본인'이 아니게 된 원고들은 산재보험수급권자가 아니다. 따라서, 원고들은 자녀의 선천성 질병에 대한 산재급여청구를 할 수 없다. 결국, 대상판결은 원고들 자녀의 선천성 질병은 원고들 본인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원심판결을 취소하였다. 4. 해설 규범적으로, 원고들 및 선천선 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자녀들은 A의료원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구할 수는 있었다. 원심판결은 A의료원이 간호사 인력을 충원하지 못해 원고들을 비롯해 임신 중인 간호사들에게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근무지시를 하였다는 점 및 원고들이 취급한 의약품들 중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태아에 대한 위험이 증명되어 임산부 및 가임기 여성에게 사용을 금지하도록 권고한 의약품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음을 인정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용자의 안전배려의무가 여성근로자의 태아에 대해서까지 적용되는지, 일단 태아가 출산되어 선천성 장애를 가진 독립한 법주체가 된다면 그가 과연 A의료원을 상대로 채무불이행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게다가, 설령 A의료원에 실제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인정되더라도, 원고 측은 임산부인 여성근로자에게 가해진 여러 유해요소가 태아의 건강손상으로 이어졌음을 입증해야 하는 난관에 부딪힌다. 원심판결 및 대상판결만으로는 원고들이 실제로 A의료원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실적으로 A의료원을 상대로 민사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산재보험법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은 근로자의 복리를 위한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를 운영해왔고, 일반인의 법 감정에서는 임신 중인 여성근로자가 산모와 태아에게 해로운 근무환경에서 시달리다 기형아 내지 선천성 질환아를 출생했다면 이를 업무상 재해라고 판단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태도로 보인다. 헌법상 사회적 기본권은 입법자의 형성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권리이고(헌법재판소 2004. 11. 25. 선고 2002헌바52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에 따라 만들어진 현행 산재보험법 제40조 제1항은 요양급여 수급권자를 업무상의 사유로 인하여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근로자 본인으로 한정하고 있다. 문리적으로만 따지면, 여성근로자가 낳은 선천성 질환아는 근로자가 아니므로 요양급여를 청구할 수 없다. 결국 일반인의 법 감정과 현실의 법 사이에 괴리가 있는 것이다. 원심판결도 위 괴리를 좁히기 위한 시도이다. 그런데, 대상판결은 "...출산 이후에는 ...보험급여의 수급권의 주체를 출산한 자녀로 볼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태아 또는 출산한 자녀에게 보험급여수급권을 부여하지 아니하고 있다면 임신한 여성근로자와 태아를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하는 것이어서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반될 수 있을지언정..."등과 같은 표현을 사용해, 마치 선천성 질환을 가진 자녀가 자기 이름으로 다시 요양급여 청구를 하면 받아들여질 것처럼 판시하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의 위 판시 내용을 근로복지공단이 수긍하여 원고들의 자녀가 청구하면 요양급여를 행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상판결의 결론이 상고심에서 그대로 유지된다면 산모였던 원고들과 자녀 중 그 누구도 2010년부터 산재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한 채 고스란히 그 피해를 홀로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고 만다. 법은 수학이나 기교가 아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지지 받을 수 있는 기초가 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끝.
태아
산재보험
업무상재해
2016-06-03
금융·보험
판례해설 - 어려운 형편에도 단기간 비싼 보험 여러 개 동시가입 했다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11.26. 선고 2015가합513416 사건판례해설 1. 들어가며 보험계약도 계약인 이상 민법의 일반원리가 적용될 것이고 이와 같이 보험계약체결이 보험금의 부정취득 등의 도덕적 위험을 위반을 수반하여 체결된 경우에는 사회질서 위반 또는 신의칙위반에 해당하는 것이기에 그 보험계약은 무효라고 보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보험계약이 체결이 어떤경우에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및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가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 구체적 기준이 문제가 될 것인데, 특히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보험금 부정취득의 목적이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최근 판례는 몇 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하 다수의 보험계약 체결이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및 사회질서에 반하는 보험계약에 해당되어 무효가 되는 것인지에 대해 판례의 태도를 살펴보고, 이 사건 판결을 검토해 보기로 하겠다. 2. 다수의 보험계약 체결에 대한 판례의 입장 판례는 다수의 보험 계약체결의 경우 보험 계약자의 재산이나 수입에 비추어 과다한 보험료와 보험금을 받는 것 만으로 바로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 판례는 보험계약자의 수입에 비하여 과도한 보험료를 지급하면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안에서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이를 반사회질서에 반하는 경우로 본 경우와 그렇지 않다고 본 경우가 있다(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다23858 판결, 대법원 2001.11.27. 선고 99다33311판결등) 또한, 법원은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지에 관하여 직접적인 증거없이 보험계약자의 직업, 재산 상태 등 제반사정에 기하여 그 목적을 추인할 수 있는지 있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5.2.12. 선고 2014다73237판결, 대법원 2009.5.28. 선고 2009다12115 판결등참조). 특히 보험계약자가 자신의 수입 등 경제적 사정에 비추어 부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액인 보험료를 정기적으로 불입하여야 하는 과다한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정, 단기간에 다수의 보험에 가입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집중적으로 다수의 보험에 가입하였다는 사정, 보험 모집인의 권유에 의한 가입 등 통상적인 보험계약 체결경위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자의에 의하여 과다한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정, 저축적 성격의 보험이 아닌 보장적 성격이 강한 보험에 다수가입하여 수입의 상당부분을 그 보험료로 납부하였다는사정, 보험 계약시 동종의 다른보험 가입사실의 존재와 자기의 직업ㆍ수입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였다는 사정 또는 다수의 보험계약체결 후 얼마 지나지 아니한 시기에 보험사고 발생을 원인으로 집중적으로 보험금을 청구하여 수령하였다는 사정 등의 간접사실이 인정된다면 이는 보험금 부정취득의 목적을 추인할 수 있는 유력한 자료가 된다(대법원 2014. 4. 30. 선고 2013다69170 판결)고 판시하였다. 보험금의 부정취득 목적을 간접사실에 의해 추인해야 할 경우가 많을 것이고 이 경우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할 것인데 위와 같은 2013다69170판결에서 설시한 판례의 기준은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3.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가합513416 사안의경우 사안은보험계약자이자피보험자 (이하망인) 가 2014.12.9. 출국하여 2015.1.6. 태국방콕에있는호텔 26층발코니에서추락하여사망하자, 보험수익자가 D보험회사, S보험회사, K보험회사에게보험금을청구한사안이다. 망인이가입한보험계약들을살펴보면, 먼저 D보험회사와체결한보험계약은보험기간이 2014.11.7.~2058.11.7.이고보험료는월 72,890원,보험수익자는법정상속인으로정하여상해사망시보험금 2억원과상해사망유족자금월100만원씩 10년을지급하도록되어있고, S보험회사와체결한보험계약(해외여행보험)은보험기간이2014.12.9.~2015.1.8. 보험료는 47,729원,보험수익자는법적상속인으로정하여상해사망시 3억원, K보험회사와체결한보험계약(해외여행보험)을보면보험기간이 2014.12.9~2015.1.9.이고보험료는 14,860원,보험수익자는법정상속인으로정하여상해사망시 3억원을지급하는보험계약이다. 위사안의경우, ①망인이이사건보험계약들을체결할무렵소유부동산을상회하는여러건의채무를부담하고있었고당시일정한수입이없었고, ②망인은이사건보험계약들을체결할당시 3억원상당의빚독촉에시달리고있었고, ③망인은이사건보험사고이전인 2014.10.7.출국하여 2014.10.15. 귀국하였는데, 망인은 2014,10.8.부친에게사고사로위장하여자살을하여보험금을부정취득할계획을세운적이있다는내용의문자메시지를보낸적이있었고, ④망인이 2014.12.9. 출국하면서이사건보험계약의보험회사들이외에 4개보험회사에추가로해외여행보험을체결하였는데추가로체결한해외여행자보험들은모두이사건보험계약과유사하게보험기간은2014.12.9.~ 2015.1.8일전후로하였고,상해사망시대략 3개보험회사로부터는 3억원나머지 1개보험회사로부터는 1억원의보험금을지급받는여행자보험을가입한사실이있고 (다만추가로가입한해외여행보험의보험수익자는망인의동생임), ⑤망인은이사건 S보험회사및K 보험회사의해외여행자보험의보험기간이만료되기직전인2015.1. 6. 추락하여사망하였고, ⑥망인이추락할당시발코니에서추락할만한외부적인요인이있었던것으로볼만한자료가없으며평소망인이발작이나쇼크증상을보이는질병을앓고있었다는등이사정에관한자료도없다고설시하면서, 이러한사정들을비추어보아이사건각보험계약은선량한풍속기타사회질서에반하는것으로서민법제103조에따라무효라고판시하였다. 4. 해설 사안과 관련하여, 망인은 사망 직전에 7개의 보험을 가입했고(상해사망시총보험금18억원및상해사망유족자금 100만원을매월 10년간지급) 그 중 6개가 여행자 보험인데, 여행자 보험은 상해, 사망, 귀중품분실 등 여행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담보하는 보험이다. 망인은상해사망을담보하는여행자보험을다수가입했는데다른위험이아닌동일한위험을담보하는여행자보험을중복가입한것은합리적이유가없다고보이고, 또한여행자보험은단기간의보험기간으로말미암아보험료부담이적은데,사안의경우도망인이가입한여행자보험 6개는보험기간을 1개월로하여보험료총액은220,350원이고추가로지급하게되는보험료는없다는점에서보험료에대한부담이적은데, 이러한여행자보험의특성은다른보장성보험보다도보험금부정취득의목적을추인하기수월해보인다. 이와같은여행자보험의특성및다수의보험계약이선량한풍속또는사회질서에반하여무효인지에대한기준을제시한 2013다 68170판결에비추어보면, 이사건보험사고발생당시망인은빚독촉에시달렸고, 동일한보장을하는보험을다수가입할합리적인이유가없으며, 이사건보험사고발생3개월전에도보험사고를빙자하여보험금을부정취득을할계획을세웠다는점에서, 이사건다수의보험사고는보험금부정취득을목적으로가입한것이라는보아야할것이고, 그러한점에서판례의결론은타당하다고생각된다. 다만, 망인이오히려재산보다채무가많고수입이없는상황에서해외여행을하게된배경그리고망인이이사건보험사고발생이전인 2014.10. 경에도독일로출국하면서보험사고를가장하여보험금을취득하려고하였는데당시에도다수의여행자보험등에가입을했었던것인지에대한보다상세한사실관계가파악이되었으면좋았을것으로보인다.
보험금
부정취득
보험사고
2016-01-14
금융·보험
판례해설 - 민법 제103조 위반을 이유로 한 보험계약 무효 인정 기준
대전지방법원 2015. 8. 21. 선고 2014나106449 판결 최근 부정한 목적으로 다수 보험에 가입한 후에 사고를 위장하거나 과장하여 수억대 보험금을 편취하는 사고가 자주 보도되고 있는데 실제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각 보험사들이 적극 대응하고 나서면서 소송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다수의 보험계약을 통하여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으로 보험 가입할 경우 사행심을 조장함으로써 사회적 상당성을 일탈하게 될 뿐만 아니라, 또한 합리적인 위험의 분산이라는 보험제도의 목적을 해치고 위험발생의 우발성을 파괴하며 다수의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의 희생을 초래하여 보험제도의 근간을 해치게 되므로, 이와 같은 보험계약은 민법 제103조 소정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는 다수 상하급심 판결이 있는데(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다23858 판결 등), 문제는 어떤 기준으로 계약의 무효 여부를 판단할 것인지 여부이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 판결에서는 직접적으로 인정할 증거가 없더라도 보험계약자의 직업 및 재산상태, 다수의 보험계약의 체결경위, 보험계약의 규모, 보험계약 체결 후의 정황 등 제반 사정에 기하여 그와 같은 목적을 추인할 수 있다는 것이고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다12115 판결 등) 이를 하급심에서는 ① 보험계약의 단기간 집중 체결 여부, ② 보험계약 체결 경위, ③ 다수 보험에 중복적으로 가입할 특별한 이유 여부, ④ 보험의 성격(저축성인지 보장성인지), ⑤ 소득 대비 월 보험료 부담 정도, ⑥ 보험금 수령 총액의 사회적 상당성 초과 여부, ⑦ 보험계약체결 시 타사 가입내역 등에 관한 허위사실 고지 여부, ⑧ 보험사고 과장 여부, ⑨ 보험사고 우연성 여부, ⑩ 보험계약자의 의심스러운 행동 등 보험사고 전후의 정황, ⑪ 입원치료의 필요성 및 입원기간의 적정성 여부 등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광주지방법원 2012. 11. 15. 선고 2011가합9732 판결 등 참조) 위 대상 판결은 당사자가 2003. 12.경 보험에 가입한 후 이듬해인 2004. 4.부터 2013. 3.까지 병원 18곳에서 35회에 걸쳐 입원치료를 받고 2,700여만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고, 다른 6개 보험사와도 7건의 보장성보험에 가입하여 총 2억 1,000여만 원을 지급받았는데, 이에 대하여 보험사가 민법 제103조 위반으로 무효라고 다투었고, 1심 판결에서는 보장내용이 유사한 8건의 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한 점, 피고에게 보장내용 및 성질이 유사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할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병명이나 사고의 내용 등에 비추어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장기간 입원할 필요성이 있었는지 의문인 점,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보험회사들로부터 합계 2억 1,000여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은 점, 피고가 월 40만 원 상당의 보험료를 납부할 정도의 소득수준이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해당 보험계약은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항소심인 대상 판결은 이를 뒤집으면서, 피고가 9년간에 걸쳐 보험계약을 순차적으로 체결한 것이 부정한 목적으로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계약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건강관련 보험 8건 외에 자동차보험 4건도 있어 보장내용이 중복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보험기간에 비추어 볼 때 보험금 청구 횟수가 과다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가 척수암의 일종인 척수뇌실막세포증 진단을 받으면서 입원일수나 지급받은 보험금이 급격이 증가한 점, 피고가 보험사고를 가장하여 허위 내용으로 병원에 입원하였다거나 증상을 과장하여 필요 이상의 장기간 입원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피고의 가족들의 소득을 고려할 때 월 40만 원 상당의 보험료가 피고의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금액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피고가 보험금 부정취득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대상판결의 경우 무효 사유의 입증책임이 보험사에 있음을 전제로 기존 상하급심 판결을 통해 제시된 판단 기준들을 엄격하고 세밀하게 검토하였다는 점에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보험계약이 약 9년에 걸쳐서 다수 체결된 점과 피고가 실제 중증 질환 진단을 받은 것을 많이 고려한 것으로서 전체적으로 볼 때 결론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유사한 쟁점에서 대상 판결과 같이 제1심에서 보험계약 무효 인정하였으나 항소심에서 보험계약 무효 인정하지 않은 사안에서 상고심 판결에서 보험계약 무효 취지로 파기 환송한 사례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다73237 판결)가 있음}도 있다는 점에서 대상 판결로 인하여 법원이 다수 보험계약 무효 판단을 일반적으로 더 엄격하게 하였다고 는 보기 어렵다.
보험계약
보험금
2015-10-16
1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