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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해설] 저성과근로자에 대한 인사권의 한계
- 서울고등법원 2016나 2029751 판결 - 1. 사실관계 원고는 1981년 피고 은행에 입사해 계속 근무한 근로자인데, 저성과로 인해 2012. 1. 26. 성과향상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된 후 곧장 다른 지역본부로 전보 발령되었고, ① 2012. 3. 30. 위 지역영업본부 내 성과향상추진유닛으로 전보 발령되었으며, 2012. 4. 1.부터 성과향상추진유닛 연수를 받았다. 피고 은행은 원고가 연수과정에 자주 불참하였다는 이유로 주의환기조치를 내렸고, 위 성과향상추진유닛 인사발령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고는 2012. 5. 2.부터 2013. 7. 15.까지 성과향상 프로그램에 따라 근무하던 도중 피고 은행으로부터 ② 2012. 7. 3.에는 무단결근·지각·잦은 연수불참·자기성과기술서 작성 거부 등을 이유로 감봉 2월의 징계처분을 ③ 2013. 7. 10.에는 자기성과기술서 미작성·업무태만·무실적 등을 이유로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을 각 당하였고, ④ 2013. 7. 12.에는 피고 은행의 인사운영지침에 따라 타 지역본부 업무추진역(후선역)으로 전보되는 인사발령을 받았다. 원고는 위 2013. 7. 12.자 인사발령 후 첫 6개월의 기간 중에는 현직 유지점수에 해당하는 50점 이상으로 업무추진역 지위를 유지하였으나, 다음 6개월의 기간 중 직위하향점수에 해당하는 50점 미만의 점수를 받았고, 피고 은행은 ⑤ 2014. 9. 3. 원고에게 업무추진역에서 상담역으로 지위를 하향하는 인사발령을 행하였다. 이후, 피고 은행은 상담역 발령 이후의 실적을 후선역 평가기준에 따라 평가하여 원고에게 ⑥ 2015. 2. 26.에는 대기발령을, ⑦ 2015. 8. 26.에는 명령휴직을 하였다. 원고는 ⑤의 상담역 인사발령에 대하여, 주위적으로는 당해 인사발령이 무효임을 확인하고 위법한 인사발령으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것과 예비적으로는 위법한 하향 인사발령 때문에 깎인 급여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2. 원심판결 및 대상판결의 요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첫째, 당해 인사발령은 다른 선행 인사발령이 유효임을 전제로 한 것인바, 선행의 인사발령은 무효이므로, 당해 인사발령 역시 무효이다. 둘째, 후선역 평가기준과 관련해, 사회봉사활동을 그 평가기준으로 삼는 것은 위법하다. 즉, 사회봉사활동은 피고 직원으로서의 업무와 무관하고, 평가기준이 요구하는 봉사활동시간이 과다하며, 해고당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는 점은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반하는 근로를 강요한 것과 다름없다. 셋째, 후선역 평가기준으로 연수 또는 자격증 취득점수의 산정방법 및 수익실적점수 산정방법을 넣은 것은 자의적이다. 넷째, 피고의 후선역 평가주기 기산점을 잘못 산정해 엉뚱한 기간의 점수를 가지고 피고를 인사발령 하였으므로 위법하다. 다섯째, 피고는 직원들에게 후선역 평가기준을 제대로 알려주었어야 하나 이를 미리 고지하거나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고,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지키지 않았으므로 위법하다. 나.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판결은 위 주장을 전부 받아들이지 않았다. 첫 번째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은 피고 및 노조 간의 합의는 성과향상유닛을 폐지한다는 내용이 아니고, 인사관리기준 개선시행문의 상위규범인 인사운영지침에도 후선역 배치의 근거가 있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두 번째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은 사회봉사활동을 평가기준으로 삼은 이유는 피고 및 노조 간에 명시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으로 자의적이지 않고, 3개월간 최대 120시간의 사회봉사활동을 하도록 한 것은 사회통념상 불가능할 정도로는 보이지 않으며, 사회봉사활동의 기준이 근로자의 자유를 부당하게 구속하고 자유의사에 반하는 근로를 강요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세 번째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은 피고가 원고의 강의수강 전부터 연수점수가 인정되는 강의인지 판별할 근거를 나름대로 미리 갖춰놓았고, 단말기를 스스로 조작해 실적을 입력하지 못하거나 과거 영업실적을 무시한다고 해서 이를 자의적이거나 불가능한 실적달성을 강요하는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네 번째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은 후선역 평가주기 기산점을 바로잡아 다시 평가를 하더라도 원고의 점수는 여전히 50점 미만으로 직위하향을 피할 수 없어, 당해 인사발령은 위법하지 않다고 보았다. 다섯 번째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은 인사운영지침과 후선역 평가기준이 사전 공지되었고 특히 인사운영지침은 피고와 노조 간 합의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원고와 개별적으로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는 볼 수 없다고 보았다. 결국, 원심판결은 당해 인사발령은 위법 무효가 아님을 밝혔고, 위 인사발령이 위법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다. 대상판결의 요지 원고는 항소심에서도 종전 주장들을 그대로 유지하였는데, 대상판결은 그 중 두 번째 주장, 즉 사회봉사활동 점수를 후선역 평가기준으로 삼는 것은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취소하였다. 대상판결은 후선역 평가기준에 사회봉사활동 점수를 둔 것은 현업 복귀를 희망하거나 적어도 기존 근로관계를 유지하길 원하는 피고 은행의 근로자들로 하여금 근로계약 또는 자치규범에 근거도 없는 비자발적인 봉사활동을 강요하는 것이고, 무엇보다 사회봉사활동을 강요하는 것 자체가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한 헌법 제32조 제3항을 위반하고, 자원봉사활동의 자발성을 강조하고 이를 강요하면 안 된다고 규정한 자원봉사활동기본법 등 법의 정신에 반한다고 보아, 근로자에 대한 피고 은행의 업무명령권의 합리적 범위를 일탈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구체적으로 원고가 이 사건에서 사회봉사활동 평가점수 만점을 받으려면 3개월에 120시간 6개월에 240시간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데, 이를 실적을 위한 영업활동과 연수 또는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시간까지 감안하면 과중한 부담이라고 본 것이다. 특히 대상판결은 원고가 약 22개월간 259회에 걸쳐 883시간의 사회봉사활동을 한 사실이 있음을 상기시키며, 이는 유죄를 범한 형사 피고인의 경우 보호관찰등에관한법률 제59조 제1항에서 규정한 사회봉사명령의 최대치 500시간보다도 많은 것임을 지적하였다. 결국, 대상판결은 저성과 근로자의 평가기준에 사회봉사활동 점수를 둔 것은 위법하고 피고 은행이 보유하는 인사에 대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므로, 이를 기초로 한 인사발령 또한 무효임을 확인하였으며, 위법한 인사발령으로 감액된 임금 상당액만큼의 손해를 원고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이다. 3. 판례해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해고에 국한시켜 보면, 위 규정이 사용자의 근로계약에 대한 해지권을 제한하는 이유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이다. 근로기준법은 정리해고 이외에 어떤 경우가 정당한 이유인지 구체적으로 규정하지는 않았으나, 일반적으로 사회통념상 계속 고용을 사용자에게 기대할 수 없는 경우라고 해석된다. 해고사유를 근로자측의 해고사유와 사용자측의 해고사유로 분류할 경우, 전자는 다시 징계해고와 통상해고로 분류될 것이다. 이 중 통상해고는 근로자에게 귀책사유는 없으나 근로자 개인의 정신적·육체적 사유로 인해 법령·단체협약·취업규칙 및 근로계약 등에 규정된 근로제공의무를 충분히 이행할 수 없음을 이유로 하는 해고처분이다.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업무능력의 결여나 근무성적의 부진으로 근로계약 등에서 정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고 또 그의 개선가능성을 기대할 수 없어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른다면 통상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될 것이다. 그러나, 어떤 근로자가 업무능력이 부족하거나 저성과자라고 해서 개선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해고한다면 이는 정당한 해고가 될 수 없다. 사용자는 성과가 부족하거나 태도가 불량한 근로자에게 개선의 기회를 부여하고 그럼에도 장래 개선가능성이 없음이 객관적으로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사용자의 경영권에 기초한 인사평가가 중요해진다. 판례는 “근로자에 대한 인사고과는 해당 근로자를 상대로 한 전인격적, 복합적인 평가로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이라고 할 것인바, 모든 평가요소를 객관화하기 곤란해 원칙적으로 그 평정을 위한 평가기준이나 항목의 설정, 점수의 배분 등에 있어 사용자에게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된다”고 판시하여 인사평가에 대한 사용자의 광범위한 재량권을 인정하고 있다(서울행정법원 2011. 7. 14. 선고 2010구합 32587 판결 [부당인사고과평가 및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 그리고 판례는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으므로(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7두22306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사용자가 인사평과결과에 기초해 저성과 근로자를 하향 전직시켰다면 이를 곧바로 위법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다만, 사용자의 인사평가 및 인사권에 대한 광범위한 재량권도 그것이 법률을 위반하였거나 정해진 목표의 달성이 불가능 또는 과도하게 어려운 경우, 자의적인 평가기준을 가지고 있다거나 그 기준이 근로자에게 미리 고지되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재량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당해 인사처분의 효력은 인정되지 않는다. 대상 판결은 저성과 근로자인 후선역 평가기준에 사회봉사활동 점수를 포함시킨 것 자체가 ? 설령 그것이 노사 간 합의에 의해 포함된 것이더라도 - 봉사활동의 자발성 원칙에 정면으로 반하고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어긋나는 근로를 강요한 것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다고 판시함으로써, 사용자의 인사평가 및 인사권에 대한 하나의 한계를 제시하였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은행
저성과
직위
대기발령
성과향상
근로자
윤동욱 법률사무소 서희 변호사
2017-03-14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례해설 -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 인정 여부
대법원 2014두45765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1. 대상판결 대법원은 2016. 11. 10.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고,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전환을 거절한 것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4두45765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이하 '대상판결'). 2. 사건의 쟁점 및 진행경과 대상판결의 주된 쟁점은 기간제 근로자에게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갱신기대권 법리가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였다. 대상판결은 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와 재판단계를 거치면서 여러 차례 결론이 엇갈렸다. 지노위에서는 해고가 아니라 계약기간 만료로 정당하게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근로자의 신청이 기각되었는데, 중노위에서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며 전환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로 근로자의 신청이 받아들여졌다(초심판정 취소). 이러한 중노위 재심판정에 대하여 사용자가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는데 1심 법원은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의 경우 총 근로시간이 2년을 초과하게 되는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을 인정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것이 정당하다는 취지로 원고(사용자) 승소판결을 하였다. 그런데 항소심에서는 기간제법 시행에 따라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 기간제 근로자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된다 하더라도 재계약의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는 전제 하에, 근로자에 대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거쳐 갱신을 거절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갱신거절 부당하다고 판결하였다(1심 판결 취소). 상고심에서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의 결론을 유지하면서 기간제 근로자에게 정규직(대상판결의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전환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될 수 있고, 합리적 이유 없이 정규직 적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할 경우 이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고 판시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위 판결에서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인사평가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되었고, 합리적으로 공정한 평가를 거친 후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 거절에 대한 합리적 이유가 없어 근로계약 종료 통보가 부당하다는 결론이 유지되었다. 3. 대상판결의 의미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나 일정한 경우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대법원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고 판시한 바 있는데, 위 법리는 대상판결에서도 그대로 원용되고 있다. 그런데 2007. 7. 1.부터 기간제법이 시행됨에 따라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되게 되었다.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어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게 될 경우 무기계약으로 전환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이 2년 범위 내에서 인정되는 것인지, 아니면 2년을 초과하여 결과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는 기대권까지 인정되는 것인지 실무상 많은 논란이 되었다. 한번 계약이 갱신되는 경우와 계약기간이 2년을 초과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정규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근로자로 전환되는 것은 그 법률효과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대상판결 이전의 판결 경향을 보면, 기간제법 시행 전이 이미 형성된 갱신기대권이 기간제법 시행으로 인해 배제 또는 제한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은 있었지만(대법원 2014. 2. 13.선고 2011두12528 판결), 기간제법 시행 이후 신규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갱신기대권이 형성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대법원의 명시적인 판시는 없었다. 오히려 정규직 전환의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원심판결이 대법원에서 수긍된 사례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항소심에서 기간제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 신규로 체결되는 기간제 근로계약은 근로관계가 2년의 기간 내에 종료될 것이 예정되어 있는 반면 근로자에게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재계약이 체결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는데(서울고등법원 2011. 8.18.선고 2011누 9821판결), 이 판결의 결론은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판결로 그대로 유지되었다. 다른 사건 항소심에서는 일정한 경우 무기계약 전환의 기대권이 인정되나 무기계약 전환은 기간제 계약 갱신과 달리 근로관계에서 큰 질적인 차이를 주므로 사용자가 무기계약 전환기준을 정하는데 상당한 재량권을 갖는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는데(서울고등법원 2012. 9. 5. 선고 2012누1282 판결), 이 판결의 결론도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판결로 유지되었다. 이처럼 대상판결 이전까지는 하급심에서 무기계약 전환의 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가 엇갈렸고, 무기계약 전환의 기대권이 인정된다는 결론을 취하더라도 일반적인 갱신기대권보다는 엄격한 기준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대상판결에서 대법원은 기간제법 시행 전은 물론 시행 후에 신규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갱신기대권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대상판결의 판시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대법원은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준 등 그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함으로써,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정규직 전환의 기대권이 인정되며 이 경우 합리적인 이유 없는 근로계약 종료 통보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그 효력이 없다고 판시한 것이다. 대상판결은 기간제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하여 기간제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을 명시적으로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현장에서 기간제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도록 정규직 전환을 엄격하게 제한함으로써 오히려 정규직 전환의 기회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은 우려로 남는다. 대상판결을 계기로 향후 기간제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이 거절된 개별 사건에서 '정규직 전환의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정규직 전환의 기대권이 인정될 경우 '합리적 이유 있는 전환 거절인지 여부'가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부당해고
기간제. 근로자
갱신기대권
2016-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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