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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해설] "제6회 변호사시험 로스쿨별 합격률 공개해야"
1.사건의 개요 가.원고(대한변호사협회)는 2017. 6. 22. 피고(법무부장관)에게 2017년 제6회 변호사시험의 전체 응시자 수, 합격자 수, 합격률 및 법학전문대학원별 응시자 수, 합격자 수, 합격률에 관한 정보의 공개를 청구하였다. 나.피고는 2017. 7. 3. 원고에게 2017년 제6회 변호사시험의 전체 응시자 수, 합격자 수, 합격률은 공개하였으나, 법학전문대학원별 응시자 수, 합격자 수, 합격률에 관한 정보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 변호사시험법 제18조 제2항(이하 통틀어 ‘이 사건 각 조항’)에 따른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비공개하는 부분공개 결정을 하였다(이하 위 비공개결정 부분을 ‘이 사건 처분’, 비공개 대상 정보를 ‘이 사건 정보’). 다.이에 원고는 2017. 7. 17. 이 사건 정보가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2.대상판결의 요지 가.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법학전문대학원별 응시자 수 및 합격자 수와 관련된 통계를 작성하거나 취득하여 관리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소는 법률상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항변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피고가 출신 법학전문대학원을 입력한 변호사시험의 응시원서를 인터넷으로 접수하여 관리하고 있고, 피고가 전산기기를 이용하여 이미 보유하고 있는 개개의 정보를 검색·가공하여 결과물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별다를 어려움이 없이 원고가 공개를 청구한 이 사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정보를 보유·관리하고 있을 개연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위 본안전 항변을 배척하였다. 나.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대상판결은 아래의 논거를 들어 이 사건 정보가 이 사건 각 조항에 따른 비공개 대상 정보, 즉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 내지 ‘공개하면 시험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줄 수 있는 정보’(변호사시험법 제18조 제2항)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정보와 같이 이미 결정된 합격자 등의 통계에 관한 사항은 변호사시험법에서 정하고 있는 피고의 시험업무의 수행과는 무관한 것이고, 이를 공개하더라도 피고의 시험업무 수행에 있어서 어떠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는 이 사건 정보를 공개할 경우 법학전문대학원의 과다경쟁과 대학 서열화의 문제가 발생될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이 사건 각 조항이 정보의 비공개로써 보장하고자 하는 보호법익, 즉 변호사시험 업무 수행의 공정성과는 직접적이거나 상당한 관계가 없다. ·피고는 사법시험에 대해서는 매년 출신대학별 합격자 수를 공개하여 왔다. ·이 사건 정보가 공개될 경우, 법학전문대학원별로 교육이 적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로 기여할 수 있고, 법학전문대학원의 공정한 평가에 도움이 될 것이며, 낮은 서열로 인식되는 대학에 설치된 법학전문대학원으로서는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통해 교육과정의 우수성을 입증할 기회를 가짐으로써 기존에 형성된 대학 서열이 그대로 고착화되는 결과를 방지할 수도 있다. 결국 대상판결은 이 사건 정보가 이 사건 각 조항에 따른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이를 공개하지 아니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한편 피고는 대상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한 상태이다. 3.해설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는 “감사·감독·검사·시험·규제·입찰계약·기술개발·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이나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를 비공개 대상 정보로 규정하고 있고, 변호사시험법 제18조 제2항은 “법무부장관은 채점표, 답안지, 그 밖에 공개하면 시험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줄 수 있는 정보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조항들을 처분사유로 한 이 사건 처분의 적법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정보가 공개될 경우 피고의 변호사시험에 관한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이 초래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란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 객관적으로 현저하게 지장을 받을 것이라는 고도의 개연성이 존재하는 경우로, 비공개함으로써 보호되는 업무수행의 공정성 등 이익과 공개로 보호되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 및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 등 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두19021 판결 등)라고 판시하고 있고, 특히 시험정보가 비공개 대상 정보인지 문제되는 경우 “정보공개법 및 시험정보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입법취지, 당해 시험 및 그에 대한 평가행위의 성격과 내용, 공개의 내용과 공개로 인한 업무의 증가, 공개로 인한 파급효과 등을 종합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라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07. 6. 15. 선고 2006두15936 판결, 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0두6114 판결). 변호사시험에 관한 피고의 업무는 변호사시험의 공고, 출제, 실시, 채점, 응시자별 응시제한 사항의 확인, 합격자 결정 등 변호사시험법에서 정한 피고의 시험업무라고 할 것인데, 법학전문대학원별 합격률에 관한 이 사건 정보의 공개 여부가 위와 같은 피고의 시험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이 사건 정보를 공개할 경우 법학전문대학원의 과다경쟁과 서열화 문제가 발생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와 같은 문제와 피고의 시험업무 수행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대상판결에서도 적절하게 지적하고 있듯이 이 사건 정보의 공개가 그와 같은 문제를 발생·심화시키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특히 피고는 사법시험의 경우 매년 출신대학별 합격자 수를 공개하여 왔으므로, 변호사시험의 경우에만 법학전문대학원별 합격률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시험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주장은 모순적이다. 피고는 변호사시험의 경우 사법시험과 비교하여 정보 공개에 다소 소극적인데, 사법시험의 경우 응시번호 및 성명을 기재한 합격자 명단을 공개하고 있는 것과 달리 변호사시험의 경우 응시번호만을 공개하고 있는 점, 사법시험법의 경우 “시험에 응시한 자는 당해 시험의 합격자 발표일부터 6월내에 법무부장관에게 본인의 성적공개를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2011. 7. 25. 개정된 변호사시험법 제18조 제1항은 “시험의 성적은 시험에 응시한 사람을 포함하여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아니한다. 다만, 시험에 불합격한 사람은 시험의 합격자 발표일부터 6개월 내에 법무부장관에게 본인의 성적 공개를 청구할 수 있다.”라고 하여 시험 성적의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 점이 그 예이다. 이러한 변호사시험의 정보 비공개와 관련하여, 서울행정법원 2015. 1. 8. 선고 2014구합13034 판결은 합격자 성명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법무부장관의 비공개결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고(이에 대하여 법무부장관이 항소하였으나 2015. 9. 23. 항소기각되었고, 법무부장관이 상고함에 따라 현재 상고심 계속 중이다), 헌법재판소는 위 개정 변호사시험법 제18조 제1항 본문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변호사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하였거나 심판청구 당시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청구인들의 알 권리(정보공개청구권)를 침해한다고 보아 위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헌법재판소 2015. 6. 25.자 2011헌마769, 2012헌마209, 536(병합) 결정]. 대상판결은 위 서울행정법원 판결 및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과 마찬가지로 변호사시험에 관한 정보의 공개가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등 공익을 위하여 필요하다는 전제 하에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대상판결의 태도는 국민의 알 권리가 헌법 제21조에 의하여 직접 보장되는 권리로서 현대사회에 들어 더욱 중시되고 있는 점, 정보공개법은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등을 위하여 모든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공개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있는 점(정보공개법 제3조, 제5조 제1항),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법학전문대학원별 합격률에 관한 정보의 공개가 피고의 시험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오정한 변호사 (법무법인(유) 율촌 )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시험
법무부
로스쿨
합격률
오정한 변호사 (법무법인(유) 율촌 )
2018-01-24
행정사건
[판례해설] 단일 데이터와 데이터 집합(빅데이터)의 법적 평가
서울행정법원 2017. 7. 6. 선고 2016구합81826 판결 [사실관계] 김모씨는 2016. 9. 23. 피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하 ‘피고’라 함)이 보유하고 있는 ‘화장품별 원료 및 성분 데이터(이하 ’이 사건 정보‘라 함)’에 대하여 정보공개를 청구하였고, 피고는 2016. 10. 20.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라 함) 제9조 제1항 제7호에 따른 비공개 대상 정보라는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하였다. (김모씨는 ‘화장품 원료 성분 표준명별 영문명, CAS No’에 관한 정보도 공개 청구하였으나 이 부분은 논의를 생략함) 김모씨는 2016. 10. 21. 위 비공개 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였고, 피고 정보공개심의회는 2016. 11. 7. 화장품 제조판매업자의 업무와 관련한 자료를 제외한 이 사건 정보(이하 ‘이 사건 공개 대상 정보’라 함)에 대하여 공개 결정을 하였고, 피고는 위 의결에 따라 2016. 11. 9. 이 사건 공개 대상 정보에 관하여 공개 처분을 하고 원고들에게 이를 통보하였다. 한편 사단법인 대한화장품협회 외 18개의 화장품 업체들(이하 ‘원고들’이라 함)은 2016. 11. 28. 피고를 상대로 정보공개 처분을 취소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쟁점정리] 원고들은 절차적 위법 사유로서, 피고가 정보공개법 제11조 제3항에 따라 이 사건 정보와 관련이 있는 제3자인 원고들에게 지체 없이 정보공개청구 사실을 통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였음을 주장하였다. (법원은 이를 인용하였지만 여기서는 논의를 생략함) 또한 원고들은 실체적 위법 사유로서, 화장품법 제10조 제1항 제3호의 화장품 전 성분 표시 제도에 의하여 화장품 품목별로 이미 공개된 전 성분 정보라도 이 사건과 같이 대다수 품목에 관한 전 성분 정보가 함께 공개된 경우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법인 등의 경영상ㆍ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의 비공개 대상 정보라고 주장하였다. [판례해설] 법원은 실체적 위법 사유에 대한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화장품 품목별로 이미 공개된 전 성분 정보(이하 편의상 ‘단일 데이터’라 함)라도 이 사건과 같이 대다수 품목의 전 성분 정보(이하 편의상 ‘데이터 집합’이라 함)가 함께 공개된 경우, a) 경영상ㆍ영업상 비밀에 해당하고, b) 함께 공개될 경우 원고들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기에 비공개 대상 정보이고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참고로, a) 경영상ㆍ영업상 비밀은 ‘타인에게 알려지지 아니함이 유리한 사업 활동에 관한 일체의 정보’ 또는 ’사업 활동에 관한 일체의 비밀사항’을 의미하고, b) 정당한 이익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함을 목적으로 하는 정보공개법의 입법 취지와 아울러 당해 법인 등의 성격, 당해 법인 등의 권리, 경쟁상 지위 등 보호받아야 할 이익의 내용ㆍ성질 및 당해 정보의 내용ㆍ성질 등에 비추어 당해 법인 등에 대한 권리보호의 필요성, 당해 법인 등과 행정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두12303 판결 참조). 본건에서 법원은, 원고 회사들이 각 화장품에 사용하는 원료나 그 원료를 배합하는 경향, 특정 원료의 대체 관계 등은 원고 회사들이 상당한 노력과 자금을 투자하여 얻은 영업상 비밀에 해당하고, 원고 회사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으로서 공익법인이나 정부의 감독을 받은 특수법인과는 헌법상 영업의 자유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이나 정도를 달리 볼 필요가 있다는 전제하에, ⅰ) 이 사건 공개 대상 정보는 18만여 품목의 방대한 양으로서 개인이 수집하여 관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점, ⅱ) 이 사건 공개 대상 정보는 횡단면 정보(한 시점에서 여러 대상을 관찰한 데이터)와 종단면 정보(여러 대상을 시간에 따라 측정한 데이터)가 결합된 패널 데이터로서 활용이 가능한 점, ⅲ) 이 사건 공개 대상 정보를 활용하여 손쉽게 특정 화장품의 원료 배합 경향이나 제조판매업자별, 브랜드별, 제품별, 원료별로 다양한 정보를 새롭게 얻을 수 있는 점, ⅳ) 시계열 분석을 통하여 특정 화장품의 원료 사용 추이를 파악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이 사건 공개 대상 정보는 이른바 ‘빅데이터’로 다양한 활용가능성이 있기에 이미 공개된 전 성분 정보의 단순한 합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지니는 별개의 정보로 보았다. 데이터 집합은 단일 데이터의 단순한 합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가지는 별개의 정보이기에 법적인 평가를 달리 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미 공개된 단일 데이터라도 그 결론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과연 법적인 평가를 달리 해야 하는가에 대한 결론을 내림에 있어서는, 몇 가지 점을 더 고려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단일 데이터가 모여 데이터 집합 또는 빅데이터가 되면 자연스럽게 가치가 상승하고 새로운 가치가 창출된다. 그래서 빅데이터가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빅데이터가 되면 기업의 경영상ㆍ영업상 비밀로서의 사익적 가치뿐만 아니라, 화장품 전 성분 표시 제도의 목적 달성이라는 공익적 가치도 동시에 상승하고, 각각의 측면에서 동시에 새로운 가치가 창출된다. 이처럼 빅데이터는 양면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임에도 본건 판결은 이러한 고려가 없었다. 둘째, 공개 또는 공유된 빅데이터는 화장품 전 성분 표시 제도의 목적 달성 외에도 고부가가치 신산업의 기반을 마련하고,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며, 정부의 행정 혁신으로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러한 빅데이터의 또 다른 공익적 기능 때문에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처럼 2013. 10. 31.부터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데이터법’이라 함)’을 시행하여 공공데이터의 민간 공개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공공데이터법 제17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 정보이면 공공데이터로서도 공개할 수 없는 것이고, 공공데이터법은 정보 공개라는 입법 취지 면에서 정보공개법와 공통되지만 정보공개법보다는 최근에 제정된 법이다. 따라서 정보공개법상 정보 공개 대상 여부를 결정할 때 신법인 공공데이터법의 취지와 연관성 등을 같이 고려하여야 할 것임에도 본건 판결은 이러한 고려가 없었다. 셋째, 개인이나 민간기업이 단일 데이터를 수집하여 데이터 집합을 만드는 데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부나 공공기관이 이를 도와주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많은 선진국은 데이터 집합 또는 빅데이터 형성을 정부나 공공기관의 중요한 역할로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본건 판결은 이미 공개되어 있는 단일 데이터에 대하여 정부의 역할이 있었다는 이유로 오히려 공개를 부정하였는바, 빅데이터 시대에 있어 정부나 공공기관의 역할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빅데이터 시대는 데이터의 공개와 공유로 달성될 수 있는데 이 판결은 오히려 빅데이터가 되었다는 이유로 데이터의 공개와 공유를 부정하고 있다. 본건의 실체적 위법 사유를 판단함에 있어 법 전체의 체계나 입법의 흐름, 정부나 공공기관의 역할 등도 같이 그리고 충분히 고려하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 김경환 변호사 (법무법인 민후)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화장품협회
화장품 원료 성분 데이터
김경환 변호사 (법무법인 민후)
2017-08-01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판례해설 - 두 정부기관의 상반된 자동차 연비 조사결과를 두고 벌어진 소송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가합35582 등 판결 이 판결은 (주)현대자동차가 출시한 싼타페 DM R2.0 2WD 차량을 구매한 고객들이 위 차량의 과장된 연비표시로 손해를 입었다며 2014년 7월 (주)현대자동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한 것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다. 결론적으로 원고들은 모두 패소하였다. 먼저 사실관계를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주)현대자동차는 이 사건 차량을 출시하면서 2012년 3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복합연비(도심연비와 고속도로연비에 각각 55%, 45%의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한 연비)를 14.4㎞/ℓ로 신고하였고 그 수치를 기재한 '에너지소비효율등급' 라벨을 부착하였다. 국토교통부는 2013년 자동차관리법에 근거하여 이 사건 차량연비의 자기인증적합조사를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치는 8.3% 차이가 나는 13.2㎞/ℓ로 측정되었다. 산업통상자원부 또한 2013년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에 근거하여 이 사건 차량연비의 사후관리조사를 실시하였으나 복합연비는 0.5% 차이가 나는 14.3㎞/ℓ로 측정되었다. 복합연비의 경우 자동차관리법령에 따르면 그 허용오차범위는 ±5%인데, 국토교통부가 측정한 값은 허용오차범위를 초과한 반면 산업통상자원부의 측정치는 오차범위 이내로 밝혀져 두 정부기관간에 모순된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이에 이 사건 차량을 구매한 원고들은 국토교통부 발표 결과를 토대로 하여 피고 (주)현대자동차를 상대로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하자담보책임, 완전물급부의무 위반,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등을 이유로 허용오차범위를 초과하여 유류비가 지출된 것에 대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의 주장사실을 뒷받침하는 직접 증거는 국토교통부의 위 측정치 보도자료가 유일하다시피했다.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손해배상책임의 성립여부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위 보도자료의 기재내용만으로는 이 사건 차량의 실제 복합연비와 피고가 표시한 복합연비 사이의 오차가 허용오차범위인 5%를 초과하고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하면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①자동차의 복합연비는 관련 규정의 범위 내에서도 세부적인 조건과 환경에 따라 다르게 측정될 수 있는 것이고 피고가 관련 법령에서 정한 방법과 조건을 준수하여 이 사건 차량의 복합연비를 측정한 후 인증 또는 표시하였다면, 피고가 의도적으로 피고에게 유리한 조건들만을 조합하여 통상적인 연비 측정 과정에서는 나타나기 어려운 이례적인 결과를 도출한 후 이 사건 차량의 복합연비로 인증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피고가 관련 법령을 위반하여 이 사건 차량의 복합연비를 인증하거나 표시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②이 법원은 원고들의 신청에 따라 국토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2013년과 2014년 연비 조사와 관련된 연료소비율 측정서류 등 제반자료의 송부를 촉탁하였으나, 교통안전공단은 비공개 내부자료라는 이유로 송부가 불가능하다고 회신함으로서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의 타당성에 대하여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검증이 이루어진 사실이 없다. ③원고들은 피고가 연비 측정과정에서 허위의 주행저항값을 사용하였고,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측정한 이 사건 차량의 주행저항값은 피고가 측정한 주행저항값보다 30%나 높으며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측정한 주행저항값을 기준으로 이 사건 차량의 복합연비를 산출하면 12㎞/ℓ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자동차안전연구원은 향후 주행저항 관련 제도 도입 준비를 위한 자체 연구 목적으로 이 사건 차량의 주행저항값 시험을 수행하였을 뿐이고, 이 사건 차량에 대한 객관적인 주행저항측정값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주행저항값은 차량의 길들이기, 바람, 온도, 타이어의 공기압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하여 달리 산정될 수 있고, 주행저항값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연비의 차이 또한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④원고들은 미국 환경보호청의 연비 검증 결과 피고가 주행저항값을 조작하여 피고가 판매하는 차량들에 부적합한 연비를 표시하였다는 사실이 적발되었으므로, 이 사건 차량의 연비 또한 부적합한 연비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지만, 이 사건 복합연비의 적법 여부는 국내법령을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하는 것이고 미국에서도 피고의 연비 표시의 부적합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을 뿐, 법원의 판결 등을 통해 그 위법성이 확정되지는 않았던 점, 무엇보다도 미국 환경보호청이 연비 표시 문제를 지적한 피고 판매 차량 가운데에는 이 사건 차량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미국 환경보호청의 연비 검증 결과는 이 사건 표시 연비가 위법하다고 볼 근거가 될 수 없다.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이 사건 차량의 실제 복합연비와 피고가 표시한 복합연비 사이의 오차가 허용오차범위인 5%를 초과하느냐의 여부로 모아지고, 피고가 이 사건 차량의 연비를 자체적으로 측정하는 과정에서 관련 법령에서 정한 절차, 방법 등을 위반하였다고 볼 자료는 전혀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원고들은 복합연비 검증의 핵심인 주행저항값이 틀려 연비오차가 생겼다는 점을 공격하였다. 주행저항값이란 자동차가 주행할 때 받는 공기 저항과 도로 마찰을 수치화 한 것이다. 자동차 연비 측정은 차를 롤러 위에 올려놓고 진행하고 실제 도로사정과 실험상황을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롤러에 일정한 저항값을 입력하게 되는데 이것을 주행저항값이라고 한다. 아마도 이 사건 차량에 대하여 법원 감정을 거쳤다면 정확한 주행저항값이 산출되어 원고들과 피고,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중 어느쪽의 주장과 발표가 옳은지 드러났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심리가 이루어지는 시점에서 해당 차종이 이미 단종되어버려 신차를 이용한 감정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중고차량의 경우 신차와 동일한 수준의 연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할 방법 또한 없어 법원은 기존에 제출된 증거들에 기초해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도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관련 정부기관이 서로 다른 연비 측정 결과를 발표하여 어느 한 기관의 발표를 신뢰하여 법적 책임을 물은 소비자들이 패소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그 책임이 소비자에게 전가된 점에 대해서는 범정부 차원의 재발방지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소비자
현대자동차
연비
201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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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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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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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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