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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
술 마시고 전동킥보드를 타다가 다치게 한 사건
1. 사건개요 피고인은 혈중알콜농도 0.209%의 주취상태로 전동킥보드를 타고 진행하던 중 피해자를 충격하여 넘어져 다치게 하였다. 검사는 ‘전동킥보드’가 도로교통법상의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당한다고 하여 도로교통법위반죄(음주운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위험운전치사상)로 기소하고, 형사법원도 피고인의 유죄를 인정하여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였다. 2. 전동킥보드의 이용현황 및 사고증가 최근 킥고잉, 고고씽, 라임 등 전동킥보드의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전동킥보드 이외에도 전동 휠, 전동 스케이보드, 전기자전거 등 다양한 이동수단을 거리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이동수단을 스마트 모빌리티(Smart Mobility)라고 하는데, 최첨단 충전, 동력 기술이 융합된 소형 개인 이동수단을 말하며 과거보다 지능화되고 똑똑해진 교통 서비스를 일컫는다. 특히 주로 1~2인승 개념의 소형 이동수단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 라고 부르기도 한다. 전동킥보드 등 스마트 모빌리티는 도입 초기에는 주로 레저용으로 이용되었으나,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가 확산됨에 따라 점차 교통수단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편리함, 경제성, 친환경성과 같은 이유로 스마트 모빌리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2016년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규모가 판매대수 6만 대 정도에 그쳤으나, 2022년에는 그 수가 연 20만 대 수준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코리아 스타트업 포럼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는 2016년 84건에서 2018년 233건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전동킥보드에 관련한 교통사고에서 대상판결은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도로교통법상 운전자에 대한 벌칙이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판시하였다. 3. 전동킥보드의 법적 성격 및 규율 도로교통법은 자동차와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자동차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도로교통법 제2조 제21호). 원동기장치자전거는 자동차관리법 제3조에 따른 이륜자동차 가운데 배기량 125시시 이하의 이륜자동차 및 배기량 50시시 미만(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경우에는 정격출력 0.59킬로와트 미만)의 원동기를 단 차를 의미하는데, 전동킥보드는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정격출력 0.59킬로와트 미만의 원동기”에 속한다(도로교통법 제2조 제19호). 따라서 전동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고, 전동킥보드 운전자는 음주운전 등 도로교통법상 각종 규제에 대하여 자동차 및 오토바이 운전자와 동일한 의무를 부담한다. 전동킥보드 운전자는 차도로 다녀야 하며 자전거 도로와 인도에서 달릴 수 없다. 그리고 전동킥보드를 타기 위해서는 2종 원동기장치자전거 이상의 운전면허가 필요하며 운행자격이 없는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전동킥보드를 운전할 수 없다.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뺑소니에 대한 처벌 등 도로교통법상 운전자에 대한 각종 규제 및 벌칙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전동킥보드가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당되는 이상, 대상판결이 전동킥보드 운전자에게 음주운전죄 등을 인정하는 것은 당연한 결론일 수 있다. 하지만, 편리성과 경제성을 갖춘 전동킥보드를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동차, 오토바이와 같은 수준의 규제와 벌칙을 받는 것에 대하여 아주 낯설고 당황해 할 수 있다. 대상판결에서도 “전동킥보드가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당한다는 것에 대하여는 아직 법인식이나 구체적인 운용이 정착되지 아니한 부분이 있어 피고인의 범의가 중하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의 이유로 이례적인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도 이러한 현실적인 상황 때문일 것이다. 4. 입법의 필요성 전동킥보드 등 스마트 모빌리티 이용자들은 매년 급증하고 있고, 효율적이고 편리한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빠르게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그런데 오토바이로 상징되는 ‘원동기장치자전거’라는 과거의 법적 개념을 새롭게 등장한 전동킥보드에게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변화된 교통 현실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더욱이 현행법에 의하면 전동킥보드 이용자들은 원칙적으로 차도로 다녀야 하고 자전거도로와 인도에서 달릴 수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용자들 대부분은 차도가 아닌 인도로 달리고 있다. 대다수 보행자들의 안전상 인도로 달리는 것은 제한될 필요가 있겠지만, 속도와 규모가 비슷한 자전거 도로의 주행까지 원천적으로 막는 것은 과도한 제약이라고 보인다. 또한 현실적으로 자전거도로의 사용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도 주행공간을 차도에만 한정한 현행 도로교통법은 개정의 필요성이 있다. 한편, 해외에서는 스마트 모빌리티의 종류, 주행가능 공간, 제한속도, 주행규정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여 시민의 안정과 관련 산업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도모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도 25㎞ 이하 속도인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주행 등을 허용하는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다고 한다.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련 산업 관계자들도 충분히 협의한 개정안이라고 하니, 국회의 신속한 통과를 바란다. 백창원 변호사 (법무법인(유) 바른)
음주운전
전동킥보드
도로교통법
백창원 변호사 (법무법인(유) 바른)
2019-12-30
민사일반
압수물에 대한 몰수형 선고 없이 형사판결 확정시 ‘압수해제’ 간주로 반환의무 당연 발생, ‘별도 압수절차’ 없이 공범 수사에 사용 불가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나36624 압수물인도청구 (확정) - 1. 사건의 개요 가. 원고는 2014. 7. 1. 컴퓨터 등 사용 사기의 점,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긴급체포 되면서, 당시 소지하고 있던 현금(이하, 이 사건 압수물)을 컴퓨터 등 사용 사기로 인하여 취득한 금원으로서 압수당하였다. 나. 원고는 2016. 7. 20.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범행에 대하여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고, 이후 검사의 항소가 기각된 후 그 무렵 위 형사판결이 확정되었으나, 위 유죄판결에서 이 사건 압수물에 대한 몰수형은 선고되지 않았다. 한편 공범으로 보이는 소외 A는 여전히 기소중지 상태에 있다. 다. 원고는 검찰청에 압수물환부신청을 하였으나 거부당하였다. 2. 법원의 판단 가. 인도의무의 발생 이 사건 압수물은 형사재판에서 몰수의 선고가 없는 상태로 확정되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32조에 의하여 압수가 해제된 것으로 간주되고, 따라서 국가는 압수물을 제출한 자나 소유자 기타 권리자에게 환부하여야 할 의무가 당연히 발생한다. 국가가 환부를 거절하는 경우 피압수자는 민사소송으로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따라서 피고 대한민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이 사건 압수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 나. 공범 A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몰수될 가능성이 있어 몰수선고 없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하여 아직 체포되지 않은 공범자에 대한 범죄수사를 위하여 여전히 그 압수물을 압수할 필요가 있다거나 공범자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몰수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별도의 압수절차’가 새로 취하여지지 아니한 이상, 원고에 대한 몰수의 선고가 없는 판결이 확정되어 압수해제로 간주되는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다. 3. 대상 판결의 의의 형사소송법 제332조는 “압수한 서류 또는 물품에 대하여 몰수의 선고가 없는 때에는 압수를 해제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정하고 있다. 위 조항은 종국재판이 확정된 때 효력이 발생하며, 그 결과 수사기관은 압수물을 환부할 의무가 당연히 발생한다. 환부를 받는 자는 원칙적으로 피압수자나 그 제출인이며 피해자에게 환부할 이유가 명백한 것을 제외하고는 제출인 외의 자에게 환부할 수 없다(대법원 1969. 5. 27. 선고 68다824 판결). 또한 압수물의 환부는 환부받는 자에게 환부된 물건에 대한 소유권 기타 실체법상의 권리를 부여하거나 그러한 권리를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압수를 해제하여 압수 이전의 상태로 환원시키는 것뿐이며, 실체법상 권리와 관계없이 압수 당시의 소지인에 대하여 행하는 것이므로, 피압수자가 압수물의 소유권이나 그 환부청구권의 포기의사표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수사기관의 압수물의 환부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대법원 1996. 8. 16.자 94모51 전원합의체 결정). 한편 대법원은, 당초 범인으로부터 압수한 물품에 대하여 몰수의 선고가 없이 형사재판이 확정되어 그 압수가 해제된 것으로 간주된 상태에서도 공범자에 대한 범죄수사를 위하여 여전히 그 물품의 압수가 필요하거나 공범자에 대한 재판에서 그 물품이 몰수될 가능성이 있다면 검사는 이미 압수해제 간주된 물품을 다시 압수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1997. 1. 9.자 96모34 결정). 따라서 이 사건에서 미체포된 공범 A에 대한 수사를 위하여 또는 위 공범자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이 사건 압수물이 몰수될 필요가 있었다면, 수사기관으로서는 원고에 대한 압수해제 간주 이후라 하더라도 ‘별도의 압수절차’를 진행하였어야 하는바, 이러한 절차가 없었던 이상 검사의 압수물 환부의무는 여전히 유지되는 것이므로, 대상 판결은 이러한 종래 대법원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서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이유경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압수물인도소송
압수절차
공범
이유경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2018-11-30
민사일반
베네치아CC 회원계약 승계 인정의 의미와 전망
- 대법원 2018.10.18. 선고 2016다220143 입회보증금반환 (전합)판결 - 1.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의 도입 배경과 입법취지 예탁금 회원제 골프장의 부동산(체육필수시설)이 민사집행법상 경매 또는 담보신탁에 의한 공매 등으로 소유자가 변동된 경우 골프장의 시설소유자와 인허가·운영권자가 분리되므로 회원들은 거액의 입회금을 내서 건설비를 부담하고도 입회금 반환은커녕 이용도 못하게 되는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에 정부는 콘도미니엄의 경우처럼(1993년 구 관광진흥법) 체육필수시설의 소유권이 이전되는 경우 체육시설사업 인허가권(공법상 권리)과 함께 회원에 대한 권리의무(사법상 회원권 계약)도 승계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했다. 1994년 영업양도 등 임의적 소유권이전에 따른 승계조항(제27조 제1항)이, 2003년 민사집행법에 의한 경매 등 강제적 소유권이전에 따른 승계조항(제27조 제2항)이 각 신설되었다. 헌법재판소는 체육시설업의 필수시설에 대한 소유권을 상실한 기존 사업권자의 사업계획승인권은 헌법상 보호되는 재산권이 아니고, 회원보호 결과 다른 일반채권자들의 보호가 다소 약화되더라도 평등권 침해가 아니라고 합헌결정을 하였다(헌법재판소 2010. 4. 29. 2007헌바40 결정).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이 신설된 후 사업자와 금융기관은 골프장 담보로 근저당권 보다 부동산신탁을 선호하였다. 대법원 다수의견의 지적대로 이 조항을 회피한 것이다. 2. 베네치아C.C. 사건의 개요 베네치아C.C.는 전사업자가 미분양 공단부지를 매수하여 부동산담보신탁 대출로 부지 소유권을 취득한 후 인허가를 받아 골프장을 건설하고 500여억원의 회원권을 분양했는데, 자금부족으로 2014년 5월 신탁공매에서 감정가 700억원 상당인 체육필수시설이 불과 14억1000만원에 ㈜다옴에게 넘어갔다. 전 사업자의 인허가가 취소되고, 부동산 인도집행이 되어 회원들은 골프장 이용도 못하게 되었다. 이에 베네치아CC의 회원들은 '담보신탁에 의한 공매절차는 민사집행법상 경매(제1호), 채무자회생법상 환가(제2호), 국세징수법 등 세금징수법상 압류 재산의 매각(제3호)'에 준하는 절차(제4호)에 해당한다는 법리해석을 전제로 ㈜다옴을 상대로 입회보증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 3.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의미 종래 법원은, 담보신탁에 의한 공매는 신탁계약에 따른 임의적 처분행위라고 보아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 제1호 내지 제3호의 절차(법률규정에 의한 강제적 처분)와 성격이 다르고 민사법리와 충돌하는 조항은 좁게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제27조 제2항 제4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해왔다(대법원 2012다4817 판결로 확정된 서울고등법원 2011. 11. 9. 선고 2011나21268 판결). 그 대신 물적 시설과 인허가권이 별개로 양도양수된 경우에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을 곧바로 적용하지 않고 제27조 제1항에서 영업양도 개념을 ‘장차 체육시설의 설치공사를 완성하여 체육시설업을 등록할 것을 목적으로 조직화한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 이전하는 것’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넓게 해석하여 회원계약의 승계를 인정하고(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4다10213 판결 등) 나아가 ‘사회통념상 전체적으로 보아 종전의 영업이 동일성을 유지한 채 일체로 이전한 것과 마찬가지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까지 확장해석하는 방식으로 회원들을 보호해왔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5다5379 판결). 그러나 베네치아CC의 경우 ㈜다옴이 나머지 영업용 자산이나 영업권 등을 취득하지 않았고, 사업자 지정과 체육시설업 조건부 등록이 취소되었으므로 영업양도와 유사하게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사안이어서 제1심과 항소심은 회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런데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은 담보신탁에 따른 공매는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 제4호에 해당한다고 정면으로 판시함으로써 신탁공매 부동산 인수자에게 회원계약의 승계를 인정했다. 체육시설의 소유자가 변경된 경우 회원들이 지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고 신탁법상 도산격리효과의 제한 등 민사법 질서와의 충돌 문제는 회원 입회금 투입으로 체육시설의 경제적 가치가 증대된 점 등을 감안하면 이익형량의 관점에서 수용할 만하다는 것이다. 입법취지를 존중하여 회원의 권익을 옹호하고 애매했던 영업양도 개념확대 방식을 대체하여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 해석을 분명히 한 판결이라고 평가될 수 있다(부동산 양도담보 또는 가등기담보권 실행시도 승계된다고 판시함). ㈜다옴은 감정가 700억원의 부동산을 단돈 14억1000만원에 취득했고 종전의 신탁수익권자인 금융채권은 이미 대손상각처리 되었을 테니 구체적 타당성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일시에 500여억원의 입회금 채무를 떠안은 (주)다옴은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옴이 파산한다면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 제2호에 의해 역시 채무가 승계가 되어 파산재산의 환가가 어렵고 부동산을 분할매각하거나 다른 방법을 시도한다면 법적 분쟁이 예상되므로 분할매각도 쉽지 않다. 또한 회생절차에서도 과거에는 회생계획안이 부결되어 공매절차가 진행되면 입회금채권은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에 회원들이 양보를 했지만, 이제는 기대심리 때문에 타협이 어려울 것이다. 대신 ㈜다옴에게는 전사업자와의 계약 등 사업계획승인만의 승계를 위한 별도의 원인 없이도 체육시설법상 사업계획승인이 승계되는 편의가 생겼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7두8201 판결 참조). 그러나 골프장 등록이 취소된 상태여서 국토계획법상 도시계획시설사업 시행자지정 및 사업계획승인을 따로 받아야 하는데 여기에는 승계규정이 없다. 회원, ㈜ 다옴, 김천시 모두 타협이 되지 않는 한 장기간 유휴시설이 되거나 편법 또는 불법의 시험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4. 골프장 관련 업계 등에 미치는 영향 및 과제 이번 판결로 체육시설법 적용 대상 부동산에 대하여는 담보신탁의 도산격리효과가 제한되고 다른 회피방법이 없어서 금융기관은 대출을 기피할 가능성이 높다. 신탁공매 인수자들의 입장에서는 우발채무로 지급불능 위험에 처해졌다. 대출금 채권회수가 불확실하므로 담보신탁 대출의 만기연장이 어렵게 되고 금융기관은 대손충당금을 쌓게 되었다. 대법원 판결의 다수의견과 보충의견은 체육시설법 제17조(회원모집), 제18조(회원의 보호)를 근거로 체육필수시설의 인수인은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에 따라 승계될 회원규모 등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어서 담보신탁의 우선수익자에게 예상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신탁 대출은 회원권 분양 전에 토지취득 단계에서 먼저 이루어지고, 법원은 체육시설업자가 회원모집계획서를 제출한 후 모집방법을 달리하거나 모집상황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경우에도 회원계약은 유효하다고 판시하므로(대법원 2009. 7. 6. 선고 2008다49844 판결) 신탁공매 단계에서 회원권 발행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더구나 2000년 1월 28일 체육시설법 시행령 17조 제3호 개정으로 공정 50% 초과 후에는 설치투자비 총액 한도 없이 모집액을 늘릴 수 있게 되어 재무상황이 악화된 사업자는 회원모집계획서 제출 및 보고 없이 무기명회원권 등을 남발하면서 연명해가는 것이 현실이다. 체육시설법상 회원모집절차에 따르지 않거나 골프장경영자협회의 확인을 받지 않은 회원권의 경우에도 보호해야 할 지 법원이 고민해야 한다. 차제에 문체부는 회원모집계획서 제출과 회원모집결과 보고, 회원증 확인(체육시설법 시행령 제18조, 제19조) 등의 실태를 조사하고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사실상 근저당권 및 부동산담보신탁 수익권 보다 우선하는 회원권에 관하여 정보와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체육시설 부동산은 시장의 외면을 받아 구조조정과 청산까지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대법원 판결로 신규 회원제 골프장의 설치가 어려워졌고, 기존의 대중제 골프장들이 반사적 이익을 보게 되었다.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시장 제한 효과에 따른 회원권 가격 상승, 입회금 반환청구 가능성 하락 등 면에서는 호재이지만, 금융대출이 막히는 악영향이 더 클 것이다. 결과적으로 체육시설의 설치와 이용을 장려하고자 하는 체육시설법의 목적에 반하는 현실이 도래했다. 과유불급이다. 처음부터 정부가 체육시설의 완성과 회원의 입회금 보호에 관하여 보증보험 등 민사법리와 충돌되지 않는 방안을 찾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신용락 변호사 (법무법인(유) 원)
입회보증금
체육시설의설치및이용에관한법률
골프장
공매
신용락 변호사 (법무법인(유) 원)
2018-11-22
부동산·건축
[판례해설] 토지 소유자의 사용수익권 포기 or 지자체의 도로부지 무단 점유
대법원 2017. 6. 19. 선고 2017다211528 판결 민법 제185조는 ‘물권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하는 외에는 임의로 창설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이른바 물권법정주의를 선언하고 있고, 성문법과 관습법이 인정하지 않는 새로운 종류의 물권을 창설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소유권의 경우 소유자가 소유권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가능하더라도 소유권의 처분권능을 남겨두고 사용ㆍ수익의 권능만을 대세적으로 포기하는 것은 처분권능만이 남는 새로운 유형의 소유권을 임의로 창출하는 결과가 되므로 물권법정주의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당사자간에 물건의 사용수익권을 채권적으로, 일시적 또는 영구히 포기하는 것은 가능한가 이는 물권법정주의의 내용이 아니므로 신의칙 등에 저촉되지 않는 한 사적자치의 원칙상 당연히 가능하다. 소유자가 사용수익권을 채권적으로, 일시적으로 포기한 것이라면 이는 민법 제609조가 규정하는 사용대차의 법률관계와 다를 바 없는 것이고(대법원 2009.3.26. 선고 2009다228 판결 등), 영구적으로 포기한 것이라면 당사자는 물론 그 승계인도 그러한 제한이 있는 상태의 법률관계를 승계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사건은 토지소유자가 약정 등으로 사용수익권을 일시적으로 포기하겠다고 양해한 사정이 드러난 바 없어 결국 사실관계에 비추어 소유자가 영구적으로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의사해석될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었다. 망A는 1968.경 곡성군에 있는 어느 필지의 토지를 매수하고 1969.경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는데 피고 곡성군이 1971.경 위 토지에 접한 좁은 길을 넓혀 도로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위 토지의 일부가 분할되어 지목이 ‘전’에서 ‘도로’로 변경되었다. 피고는 그 무렵부터 현재까지 이 사건 토지(위 분할되어 지목변경된 토지)를 관리하고 도로로 사용하면서 지세도 부과하지 않았으며, 이후 망A의 상속인 원고는 망인이 사망함에 따라 2012.경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다.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본소로 이 사건 토지의 점유,사용으로 인한 소정의 차임 상당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하였고, 피고는 점유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반소로 맞섰다. 이 사건의 1심 법원은, 망A가 이 사건 토지를 도로부지로 제공하여 그 사용을 승낙하였다거나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매대금 혹은 보상금을 지급받으면서 이 사건 토지의 사용수익 제한을 용인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설시하면서 본소청구를 인용한 후, 피고의 이 사건 토지 점유는 악의의 무단점유임을 이유로 반소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피고는 위 소송물 전체를 다투면서 항소하였으나 마찬가지 이유로 기각되자 다시 원고의 본소청구만 다투어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기존의 사실관계에 망A가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직접 비과세신고를 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을 추가로 들면서 상고를 기각하였다. 대법원이 그 이유 설시에서 하급심의 ‘배타적 사용수익권 포기’라는 표현의 오류를 지적하기는 하였으나 결국 핵심은 망A가 곡성군에 대한 관계에서 채권적으로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볼 수 있느냐의 여부이다.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할 때까지 망A가 피고의 이 사건 토지 사용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거나 차임 상당 부당이득을 청구한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권리불행사의 사유만으로 함부로 권리 자체의 포기를 추단할 수는 없으므로 대법원의 판단은 타당하다고 보여진다. 한편 이 사건에서 직접적으로 쟁점은 되지 않았지만 중요한 논점 중 하나는 도로법 제4조와의 관계이다. 도로법 제4조는 ‘도로를 구성하는 부지, 옹벽, 그 밖의 시설물에 대해서는 사권(私權)을 행사할 수 없다. 다만, 소유권을 이전하거나 저당권을 설정하는 경우에는 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도로법 제4조의 의미는 철거청구나 인도청구와 같이 도로로서의 관리, 이용에 저촉되는?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취지이지 부당이득반환청구권 행사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1982.12.14. 선고 82다카846 판결 등) 이 사건에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는 도로법 제4조에 따른 제한을 받지 않는다. 나아가 포괄승계이든 특정승계이든 토지의 승계인이 해당 토지가 도로부지로 사용되어 사권행사에 제한이 있는 토지라는 점을 알고서 이를 취득하였다 하더라도 피승계인이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바 없다면 그러한 악의가 부당이득반환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대법원 1990.12.21. 선고 90다5528 판결 등) 또한 도로법 제4조의 적용을 받는?도로는 적어도?도로법에 의한 노선인정과 도로구역결정 또는 이에 준하는 도시계획법 소정 절차를 거친?도로를 말하므로 이러한 절차를 거친 바 없는?도로에 대하여는?도로법 제4조를 적용할 여지가 없다.(대법원 1992.12.8. 선고 92다22725 판결 등) 따라서 만일 피고 곡성군이 수십년간 점유해 온 이 사건 토지가 관련법이 정한 절차를 거친 도로가 아닌 사실상 도로로 이용된 부지였다면 원고로서는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철거 및 인도청구까지 고려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토지
사용수익권
도규삼 변호사
2017-07-25
민사소송·집행
판례해설 - 여러개 청구 중 일부항소취하 후 다시일부 감축해 항소에 포함해도
-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다241249 판결 - 원고는 주주권확인청구(이하 ‘제1청구’라고 한다), 주권인도청구(이하 ‘제2청구’라고 한다) 및 명의개서청구(이하 ‘제3청구’라고 한다)를 병합하여 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법원은 원고의 위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원고는 제1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항소하였고, 항소심 진행 중 2015. 10. 30. 제1청구에 대한 항소만 유지하고, 제2청구, 제3청구에 대한 항소를 취하하는 내용의 항소취지변경(감축)신청서를 제출하였으며, 2015. 11. 11. 다시 제2청구, 제3청구의 인용을 구하는 항소취지변경(감축)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원심법원은 제1청구에 대한 결론을 기각에서 각하로 변경하는 한편, 제2청구, 제3청구에 대한 항소를 각하하였다. 제2청구, 제3청구에 대한 항소를 각하한 이유는 “원고가 위 2015. 10. 30.자 항소취지변경(감축)신청서에 의하여 제2청구와 제3청구에 대한 항소를 취하하였고, 제1심판결정본을 송달받은 2015. 9. 30.로부터 2주가 경과한 후인 2015. 11. 11.에서야 위 2015. 11. 11.자 항소취지변경(감축)신청서에 의하여 제2청구와 제3청구에 대하여 다시 항소를 제기한 것이므로 이는 항소기간 경과 후에 제기된 항소로서 부적법하다”는 것이다. 원고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다. 대법원은 제2청구, 제3청구에 대한 상고에 대하여 “항소의 취하는 항소의 전부에 대하여 하여야 하고 항소의 일부 취하는 효력이 없으므로 병합된 수개의 청구 전부에 대하여 불복한 항소에서 그 중 일부 청구에 대한 불복신청을 철회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은 단지 불복의 범위를 감축하여 심판의 대상을 변경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항소인이 항소심의 변론종결시까지 언제든지 서면 또는 구두진술에 의하여 불복의 범위를 다시 확장할 수 있는 이상 항소 그 자체의 효력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하여, 위 2015. 10. 30.자 항소취지변경에 의한 불복 범위 일부 감축에 기하여 제2청구, 제3청구에 대한 항소가 취하되는 효력이 발생하였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제1청구에 대하여는 상고를 기각하여 원심의 결론을 유지함). 원고는 제1청구, 제2청구, 제3청구 등 3개의 청구를 병합하여 소송을 제기하였고, 3개의 청구에 대한 제1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항소하였다. 이와 같이 병합이 된 3개의 청구 중 일부인 제2청구, 제3청구에 대하여 원고가 위 2015. 10. 30.자 항소취지변경(감축)신청서로써 불복 범위에서 제외하는 의사를 표시한 것에 대하여, 원심법원은 병합이 된 청구 중 일부에 대한 항소 취하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개개의 청구별로 항소 취하 여부를 판단하여 위 의사표시로써 제2청구, 제3청구에 대한 항소 취하의 효력이 발생한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와 같이 이미 항소 취하의 효력이 발생하였다고 본 제2청구, 제3청구에 대하여 원고가 위 2015. 11. 11.자 항소취지변경(감축)신청서로써 다시 불복 범위에 포함시키는 의사를 표시한 것에 대하여, 항소기간 경과 후에 항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아 부적법 각하한 것이다. 그러나 항소의 취하는 항소의 전부에 대하여 하여야 하고, 항소의 일부 취하는 항소불가분의 원칙에 의하여 효력이 없다. 하나의 소로서 병합된 수개의 청구에 대하여 동시에 한 판결은 하나의 판결로서, 가령 이에 대한 불복 범위가 그 가운데 어느 하나의 청구에 관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심의 효력은 청구 전부에 미치므로 당사자는 변론종결 전에 불복 범위를 다른 청구에도 확장할 수 있다. 따라서 청구 전부에 대하여 불복한 항소에서 그 가운데 하나의 청구에 대한 불복신청을 철회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은 단지 불복의 범위를 감축한 데 지나지 아니하여 항소인은 다시 이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위의 철회는 항소 그 자체에 아무 영향이 없다. 항소제기에 의하여 확정차단과 이심의 효력이 생기는 범위는 제1심판결의 수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한 개의 판결에 대하여는 제1심판결의 변경을 구하지 아니한 부분을 포함해서 그 판결에서 판단한 청구의 전부에 대하여 확정차단과 이심의 효력이 생긴다. 다만, 민사소송법은 당사자처분권주의를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항소심의 심리는 당사자가 제1심판결의 변경을 구하는 한도를 넘어설 수 없으며 불복신청의 한도를 넘어서 제1심판결을 변경할 수 없다.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은 항소심에서의 청구의 일부 취하(불복 범위 감축)에 대하여 항소불가분의 원칙상 항소 취하의 효력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항소취하
일부취하
항소취지변경
2017-02-10
민사일반
판례해설 -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있어서의 대한민국의 재판관할권 인정 및 청구권 소멸 여부
이 사건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1. 23. 선고 2015가합9863 판결)은,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인 원고들의 일본 기업인 피고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대한민국 법원이 재판관할권이 있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이 사건에서 주장하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일본 내의 물적 증거는 거의 멸실된 반면 피해자인 원고들은 모두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고 사안의 내용이 대한민국의 역사 및 정치적 변동 상황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점 등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대한민국은 이 사건의 당사자 및 분쟁이 된 사안과 실질적 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이어서 대한민국 법원이 이 사건에 대하여 재판관할권을 가진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위 판결은, 피징용한국인의 청구권이 1965. 6. 22. 대한민국과 일본국간에 체결된 청구권 협정의 체결로 청구권이 이미 소멸되었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일본의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나 식민지배와 직결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위 청구권 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원고(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위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하여는 청구권 협정으로 개인청구권이 소멸하지 아니하였고 대한민국의 외교적 보호권도 포기되지 아니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한 후 결국 피고 일본 기업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먼저, 국제재판관할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당사자 간의 공평, 재판의 적정, 신속 및 경제를 기한다는 기본이념에 따라야 할 것이고, 구체적으로는 소송당사자들의 공평, 편의 및 그리고 예측가능성과 같은 개인적인 이익뿐만 아니라 재판의 적정, 신속, 효율 및 판결의 실효성 등과 같은 법원 내지 국가의 이익도 함께 고려하여야 할 것이며, 이러한 다양한 이익 중 어떠한 이익을 보호할 필요가 있을지 여부는 개별 사건에서 법정지와 당사자와의 실질적 관련성 및 법정지와 분쟁이 된 사안과의 실질적 관련성을 객관적인 기준으로 삼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2다 59788 판결), 이 사건 청구는 피고가 일본국과 함께 원고들을 불법으로 연행하여 강제노동을 시킨 일련의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함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으로서 대한민국은 위와 같은 일련의 불법행위 중 일부가 이루어진 불법행위지인 점 등을 고려할 때에 대한민국이 이 사건의 당사자 및 분쟁이 된 사안과 실질적 관련성이 있다고 보아 대한민국 법원에 위 사건의 재판관할권을 인정한 위 판결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국민의 개인청구권이 청구권 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개인청구권 자체는 청구권 협정만으로 당연히 소멸한다고 볼 수는 없고, 다만 청구권 협정으로 그 청구권에 관한 대한민국의 외교적 보호권이 포기됨으로써 일본의 국내 조치로 해당 청구권이 일본국 내에서 소멸하더라도 대한민국이 이를 외교적으로 보호할 수단을 상실하게 될 뿐이다 할 것인바(대법원 2012. 5. 24. 선고 2009다22549 판결), 위 청구권 협정에는 개인청구권의 소멸에 관하여 한일 양국 정부의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만큼 충분한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일본이 청구권 협정 직후 일본국 내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일본국 및 그 국민에 대한 권리를 소멸시키는 내용의 재산권조치법을 제정?시행한 조치는 청구권 협정만으로 대한민국 국민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음을 전제로 할 때에 이해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에,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청구권 협정으로 소멸하지 아니하였다고 한 후 결국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위 판결은 역시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재판관할권
강제노동
일본
근로정신대
2016-12-02
민사소송·집행
부동산·건축
판례해설 - 전소의 소송물과 동일한 소송물에 대한 후소를 제기하는 것은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
- 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6다222149 사건에 관하여 - 1. 사건의 개요 가. 원고 포함 수 인의 토지주들은 A건설사와 토지 위에 20세대의 아파트를 신축하되, 그 중 토지주들이 지정하는 7세대를 제외한 13세대를 공사대금 명목으로 지불하기로 함. 나. 그 이후 이 사건 아파트 개별 세대에 대하여 토지주들 각자를 5분의 1 지분 소유권자로 하는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하였으나, A건설사로부터 분양받은 수분양자 등이 아파트를 점유하고 있었음. 다. 이에 토지주들은 점유자들을 상대로 건물 인도소송을 제기하였으나(제1소송), 위 점유자들 중 일부(이하 수분양자)는 분양에 관한 처분권한을 가진 A건설사한테서 매수하였으므로 자신의 점유는 정당한 권원에 기한 점유라고 주장하고, 이와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져 토지주들의 수분양자에 대한 청구는 기각되고 해당 사건 판결은 확정됨. 라. 이후 A건설사는 제1소송의 피고들 중 일부였던 수분양자에 대하여 분양계약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 확정되었음(제2소송, 이때 무효사유는 분양계약이 A건설사를 대리할 정당한 권한이 있는 사람에 의하여 체결되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었음) 마. 이후 토지주들(이 사건 원고)은 제2소송의 피고였던 수분양자(이 사건 피고)를 상대로 다시 한 번 건물인도소송을 제기함. 2. 원심 법원 및 대법원의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이 사건 원고의 청구에 대하여, 원심 법원은 이 사건 피고들이 점유권원이라고 주장한 제2소송의 분양계약이 무효임이 무효확인소송을 통해 확인되었고, 이는 제1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이후에 발생한 사유이며, 제1소송의 기판력은 이 사건에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대법원은 이 사건 피고들이 부동산을 점유할 정당한 권원의 존부(분양계약의 효력 유무)는 제1소송의 변론종결 전에 존재하던 사유이고 이는 제1소송에서 공격방어방법으로 주장할 수 있던 사유에 불과하며, 위 분양계약이 무효인지에 대한 법적 평가가 담긴 제2소송의 확정판결이 제1소송의 변론종결 이후에 있었다고 하여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즉, 원심법원의 판단은 제1소송의 기판력에 저촉). 3. 해설 가. 기판력의 의미 "법적 안정성"의 필요에 따라, '일정한 사항에 대한 일정시점의 판단으로서 일정한 사람을 구속하는' 기판력이 발생한 이후에는, "변론종결" 이전에 존재한 사실관계를 주장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정한 시점(변론종결)" 이후에 '새롭게' 발생한 것이 있으면 당사자는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법원은 기판력이 발생한 판결과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 이때 '새롭게 발생한 것'의 범위는 "사실관계"만을 포함하는 것이고, "사실관계에 대한 평가"는 포함하지 않는다. 만일, 사실관계가 이미 변론종결 전에 존재하였다면 그 사실관계에 대한 평가가 변론종결 이후에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평가의 변경을 이유로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는 것이다. 나. 본 대법원 판결의 의의 본 대법원의 판결은 이와 같은 기판력의 "시적 범위(표준시)"의 의미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내용의 판결이다. 대법원은 계약의 효력 존부는 이 사건 원고가 제1소송에서 충분히 이 사건 피고의 점유 권원과 관련하여 주장할 수 있던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즉, 이 사건 원고가 변론종결 이전에, '분양계약은 A건설사를 대리할 정당한 권한이 없는 사람에 의하여 체결되었다'라는 것을 주장하여, 위 대리인의 대리권 유무 및 분양계약의 효력에 대한 법적 평가를 구했어야 했다는 뜻이다.
기판력
분양계약
2016-10-14
교통사고
판례해설 - 신호대기 중 승객이 갑자기 문 열어 사고 나면 택시운전자 책임 없어
택시 승객이 문 열다가 택시와 인도 사이로 지나가던 오토바이와 부딪쳤을 때 누가 책임져야 할까? 택시 운전자는 승객을 내려 줄 때 안전한 곳에 정차해야 한다. 인도에 바짝 붙여 뒤에서 오토바이나 자전거가 못 지나가게 해야 하고, 그럴 상황이 안되면 승객이 문 열기 전에 후사경으로 뒷쪽 상황을 확인하여 안전할 때 문 열도록 해야 한다. 그런 조치를 취하지 못해 승객이 문 열다가 지나가는 오토바이와 부딪쳐 오토바이 운전자가 다칠 경우 택시운전자 70 : 오토바이 30 (경우에 따라 65 : 35) 정도로 보고 승객에게는 책임 묻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2015. 5. 새벽 6시경 서울 강남의 왕복 6차로 도로에서 택시 승객이 오른쪽 뒷문을 열다가 마침 택시와 인도 사이로 지나는 오토바이를 부딪쳐 오토바이 운전자가 2주 진단의 타박상을 입고 오토바이가 망가져 수리비는 190만원이 들었다. 이 사고에 대해 택시 운전자가 그냥 가버린 사건에 대해 뺑소니 (특가법상의 도주차량, 도로교통법상의 사고후 미조치)로 기소되었는데, 택시 운전자는 승객이 신호대기중에 갑자기 내렸기에 무죄라고 주장했다. 특가법상의 도주차량은 운전자의 잘못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대기중에 승객이 갑자기 내렸다는 운전자의 주장에 대해 승객도 내리겠다 말하고 2~3초 후에 택시비도 안 내고 내렸다고 인정했다(승객이 택시에 탔다가 방향이 안 맞든지 하여 탑승 후 얼마 안가서 "저 그냥 내릴게요"라고 한 것으로 여겨진다). 승객이 내리겠다고 말은 했지만 그 당시 택시는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대기중이었기에 택시 운전자는 신호 떨어진 후 인도 가까이 붙여 세우려 했는데 예상치 않게 갑자기 승객이 문을 열었기에 택시운전자로서는 예상할 수도 없었고, 문을 여는 순간 막을 수도 없었다고 보아 결국 택시운전자에게는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법원은 무죄판결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고합 1230). 가끔 승객이 요금 안 내고 도망가려고 신호대기중일 때 갑자기 문 열다가 그 옆을 지나는 오토바이와 사고나는 경우도 있는데 그 경우도 택시 운전자에게는 잘못 없고 승객이 책임져야 한다는 걸 보여준 멋진 판결이다. 위 판결은 사고후 미조치 부분에 대해서도 "오토바이가 인도쪽으로 넘어졌고 차도는 주차금지선 부근만 조금 물고 있었을 뿐이어서 뒤에 오는 차량들의 통행에 지장이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 선고했는데, 도로의 위험과 장해는 차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고 인도 위를 지나는 보행자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기에 뒤에 오는 차량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무죄로 본 것은 논리가 약해 보인다. 다만, 오토바이가 넘어진 후 곧바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오토바이를 일으켜 세우는 걸 보고 갔다면 그것으로 교통상의 위험(2차 사고 위험성)과 장해(막혀서 다른 차들이나 보행자들의 통행에 불편)가 해소되었다고 볼 수 있어서 무죄로 볼 수 있겠지만, 오토바이 운전자가 바로 오토바이를 세우지 못하고 방치된 상태에서 택시 운전자가 그냥 갔다면 항소심의 판단은 달라질 수도 있어 보인다.
택시
교통사고
승객
2016-07-20
주택·상가임대차
행정사건
판례해설 - 불법증축책임, 누가 부담할까
서울고등법원 2016. 1. 29. 선고 2014누5066 판결 원고는 건물 소유자입니다. 강남구청에서 건축허가를 받고 6층으로 된 건물을 지어 사용승인을 받았습니다. 이후 각 층마다 별도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그런데 건물 임차인들은 구청 허가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개방공간에 바닥을 설치하고, 옥외부분을 증축하였습니다. 강남구청은 건축법에 따라 건물 소유자인 원고에게 무단증축부분의 자진시정명령을 내리고, 다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였습니다(제80조 1항). 이에 원고가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강남구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주된 쟁점은 '무단증축 행위자가 아닌 임대인에게 시정명령을 명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원고는 무단증축을 한 행위자가 임차인들이고, 임대차계약서에 임차인이 모든 위반사항을 책임지기로 약정을 했으며, 원고가 임차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시정을 요청했는데도 말을 듣지 않아서 시정명령을 이행할 수 없었다고 항변하였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행강제금제도의 취지와 행정법규 위반 및 제재조치의 법리에 입각하여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건축법상 이행강제금은 건축법을 위반한 건축물의 방치를 막기 위하여 행정청이 시정조치를 명하였음에도 건축주, 시공자, 소유자, 관리자 등이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행정명령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부과합니다. '장래의 의무이행'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과거의 의무위반 행위를 제제하는 과태료와 구별됩니다. 또한 시정명령은 위반 건축물의 소유자가 위반행위자가 아니더라도 해당 소유자 등에게 부과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두27919 판결). 건축물의 안전을 신속하게 확보하고, 기능을 제고하기 위하여, 위법한 현상 자체를 즉각적으로 제거할 책임을 소유자 등에게 부과한 것입니다. 특히 이러한 행정법상 제재조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더라도 부과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2두1297 판결). 정리하면, 무단으로 증축된 건물의 소유자는 자신의 과실 유무에 관계 없이 해당 건축물의 위법상태를 시정할 공법상 책임을 부담하고, 이행강제금의 제재까지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소유자는 무단증축에 대하여 무조건적인 책임을 부담해야 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판례는 "위반자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2003. 9. 2. 선고 2002두5177 판결). 무과실 책임을 부담하지만 그와 동시에 '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면책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정당한 사유'의 의미가 무엇인지, '정당한 사유'와 '과실 없음'을 구별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과실은 없으나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경우는 언제인지,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사례는 발견되지 않습니다. 다만 판례 중에는 지방자치단체 급수조례를 위반하여 급수를 도용한 행위자에 대하여, 부정 급수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건물을 매수하여 사용하고, 평소보다 수도요금이 2, 3배 많은 액수로 부과되어 행정청에 항의를 함에 따라 행정청이 비로소 계량기의 이상 유무를 조사하다가 부정급수를 적발하게 된 사정을 고려하여 '정당한 사유'를 인정한 경우가 있습니다(대법원 2000. 5. 26. 선고 98두5972 판결). 결국 행정법규 위반에 이르게 된 구체적 경위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임차인의 무단증축이 문제된 이 사건에서도, 재판부는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전후로 한 구체적 사정을 십분 고려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건물 1층의 경우, 임대인과 임차인이 공모하여 무단증축을 한 건축법위반혐의로 유죄판결이 선고되었고, 다른 층 역시 임차인이 독자적으로 증축했다고 보기 의심스러운 사정들이 있었습니다.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건물인도소송을 제기하고 승소판결을 받은 다음, 시정명령 이행을 위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정황도 인정되었습니다. 일부 층의 임차인을 변경하면서 계약서 특약사항에 "전 임차인의 불법증축에 따른 이행강제금, 민형사상 책임 등 모든 지위를 승계한다"는 내용만 기재하고 시정명령 이행을 위한 자발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도 판단의 근거로 활용되었습니다. 결국 건물 소유자가 건축법위반을 방조하였거나 적어도 인식하였음에도 묵인한 사실에 기초하여 행정처분의 적법성을 인정한 것입니다. 이처럼 무단증축상태를 시정할 책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유자에게 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임대차계약에서 무단증축의 책임을 임차인에게 부과하더라도, 이는 추후 임차인에 계약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구할 근거가 될 수 있을 뿐 공법상 규제를 면하기 어렵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무단증축
건축물
임대차
2016-03-15
가사·상속
판례해설 - 조부모의 면접교섭권, 법적근거와 절차
- 서울가정법원 2015느단5586 면접교섭허가 - 지난 2월 16일 서울가정법원 가사22단독(제갈창 판사)은 외할머니가 손자를 만나게 해달라는 면접교섭 청구를 받아들였다. 신씨는 2012년 3월 말 자신의 딸이 손자를 낳다 사망하자 2012년 4월경부터 사위 이씨와 함께 거주하면서 손자를 돌보았다. 그러다가 재혼을 하기로 마음먹은 사위가 손자를 데리고 따로 살면서 손자를 양육하겠다고 하자 신씨는 손자를 데리고 집을 떠나 피하기도 하였으나 2015년 1월경 사위에서 손자를 인도하였고, 그 후 손자를 만나지 못하게 되자 가정법원에 면접교섭허가를 구하는 심판청구서를 제출하였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부모를 대신하여 조부모가 손자(미성년 자녀)를 돌봐주는 경우가 늘어나 노년층이 고통을 호소할 정도다. 결혼 후 영유아를 둔 부부의 이혼이 늘어나면서 조부모와 손자가 생이별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나마 자녀가 이혼을 하면서 양육자로 지정되지 못하더라도 살아 있다면 비록 손자와 헤어지더라도 자녀(비양육자)가 면접교섭을 할 때 함께 손자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과 같이 자녀가 사망하거나 그밖의 사유(행방불명, 수감 등)로 면접교섭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조부모는 손자를 만날 길이 없다. 비록 부모가 이혼을 하더라도 조부모, 특히 사실상 양육을 담당했던 조부모와 교류를 유지하는 것이 미성년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위하여 필요하다. 종래 민법 제837조의2 제1항에서 면접교섭권이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 또는 모(비양육친)의 권리인 것처럼 규정되었는데, 2005년 민법 개정을 통하여 비양육친 뿐만 아니라 자녀의 권리라는 것을 명문화하였다. 제837조의2 제2항은 자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당사자의 청구 또는 직권에 의하여 면접교섭을 제한하거나 배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면접교섭을 허용할지 여부는 미성년 자녀의 복리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 할 수 있다. 서구에서는 비양육친 이외에 조부모 등 일정한 친족의 면접교섭권이 널리 인정되고 있다. 우리 법질서에서도 형제간 또는 조부모와 손자 사이 면접교섭권이 헌법 제10조에 근거를 둔 일반적 행동자유권에서 도출된다고 보아야 하고, 민법에 명문의 규정이 없다고 경시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난 2013년 수원지방법원 가사합의부(재판장 정승원 부장판사)는 형제간의 면접교섭권을 인정하면서 면접교섭권을 헌법상 권리로 보았다(수원지법 2013.6.28.자 2013브33 결정). 민법에 명문의 규정이 없는 면접교섭권의 주체를 어디까지 확대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민법 제779조는 가족의 범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는 생계를 같이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가족'으로 인정된다. 면접교섭이 문제되는 미성년 자녀에게 '배우자'가 있을 수 없으므로 배우자를 제외한 '직계혈족'과 '형제자매' 사이에는 민법의 명문 규정이 없더라도 면접교섭권을 인정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민법 제837조 제5항은 '가정법원은 자(子)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부·모·자(子) 및 검사의 청구 또는 직권으로 자(子)의 양육에 관한 사항을 변경하거나 다른 적당한 처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모의 면접교섭권은 명문의 규정이 있는 제837조의2로 해결하고, 명문의 규정이 없는 조부모의 면접교섭권은 제837조 제5항에 의하여 부·모·자(子) 및 검사의 청구 또는 직권으로 조부모와 자(子)의 양육에 관한 처분의 형식으로 허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재판절차에서 청구인 적격(원고 적격)이 문제된다면, 우선 조부모가 면접교섭 허가를 구하는 심판청구서를 제출하고 가정법원에서 직권으로 개입할 수 있으므로 제837조 제5항에서 조부모를 청구권자로 나열하지 않이 것은 절차상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모(비양육자)는 법원의 허가여부와 관계없이 제837조의2에 의하여 당연히 면접교섭권이 인정된다. 다만 구체적인 면접교섭의 방법과 관련하여 부모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면 법원에 권리 실현방법을 구체화해 줄 것을 청구하거나 면접교섭을 제한 또는 배제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조부모는 부·모·자(子) 및 검사의 청구 또는 직권으로 가정법원이 심판(또는 조정조서나 화해조서 등)으로 명시적으로 허용하면 면접교섭을 할 수 있고, 부모의 면접교섭권보다는 약화된 권리라 할 수 있다. 서울가정법원 2015느단5586 면접교섭허가 심판이 손자(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던 외할머니의 면접교섭권을 허용한 것은 자의 복리라는 관점에서 매우 환영할 일이다. 다만, 조부모 면접교섭권의 법적 근거 및 절차와 관련된 판시가 없는 점은 아쉽다. 심판 이유에서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필자가 전개한 일반적인 논의를 바탕에 둔 것으로 보인다. 조부모의 면접교섭권은 미성년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허용하되, 새로운 갈등의 원인이 되는 등 미성년 자녀의 복리에 해가 되는 상황이라면 허용되지 말아야 할 것이고, 허용되었던 면접교섭도 제한되거나 배척되어야 할 것이다. 조부모의 면접교섭권이 이혼하는 부부의 부모들(헬리콥터맘 등)이 자식들을 대신하여 두 번째, 세 번째 이혼소송으로 확대하지 않고, 모쪼록 부모 일방과 헤어진 미성년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면접교섭
조부모
이혼
201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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