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 판결(대법원 2016. 7. 27. 선고 2013다96165 판결)은, 의료사고로 장애를 입어 손해배상청구를 한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청구하는 손해의 개별 항목과 금액을 특정하면서 향후치료비 및 개호비 등에 대해서는 신체감정결과에 따라 확정할 것을 밝힌 후, 이에 따른 신체감정이나 그에 따른 청구금액 확장 등이 모두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부승소 판결이 확정되었다면, 이 사건 선행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신체감정결과를 근거로 향후 치료비 및 개호비 등을 구하는 이 사건 소송에는 미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가분채권에 대한 이행청구의 소를 제기하면서, 그것이 나머지 부분을 유보하고 일부만 청구하는 것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나머지 부분에까지 미치는 것이므로, 그 나머지 부분을 별도로 다시 청구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7. 10. 24. 선고 96다12276 판결).
그러나, 일부청구임을 명시한 경우에는 그 일부청구에 대한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잔부청구에 미치지 아니하는 것이고, 이 경우 일부청구임을 명시하는 방법으로는 반드시 전체 채권액을 특정하여 그 중 일부만을 청구하고 나머지에 대한 청구를 유보하는 취지임을 밝혀야 할 필요는 없으며, 일부청구 하는 채권의 범위를 잔부청구와 구별하여 그 심리의 범위를 특정할 수 있는 정도의 표시를 하여 전체 채권의 일부로서 우선 청구하고 있는 것임을 밝히는 것으로 충분하다(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8다51649 판결, 1989. 6. 27. 선고 87다카2478 판결).
이 사건 사안과 관련하여, 제1심 및 제2심은 '이 사건 선행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청구하고 남은 나머지에 해당하는 이 사건 소송에도 미친다.'고 하며 이 사건 소를 각하하였으나, ①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그 청구하는 적극적 손해의 개별 항목과 금액을 특정하면서 적극적 손해 중 다른 손해에 대하여는 신체감정결과에 따라 청구할 것임을 밝힌 점, ②원고에 대한 향후치료비 및 개호비 등은 그 성질상 위 원고에 대한 신체감정 등을 통해서 필요한 치료의 내용·기간·액수와 개호의 필요성 등이 밝혀져야 그 청구금액을 확정할 수 있는데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신체감정이나 그에 따른 청구금액 확장 등이 모두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판결이 확정되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이 사건 선행소송의 적극적 손해 부분 청구는 명시적 일부청구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선행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이 사건 소송의 향후치료비 및 개호비 등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본 위 대법원 판결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