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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전문
형사일반
부작위에 의한 업무상배임미수죄의 성립 요건
피고인은 시행사 대표이사로서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던 피해자 조합을 위해 업무를 수행하였다. 본건 도시개발사업구역의 환지예정지는 진입이 어려운 ‘차폐형’이었으나, 2011. 8.경 진입이 용이하고 시야가 확보되는 ‘개방형’으로 실시계획변경이 이루어져 그 가치가 수십억원 상승했다. 그러나 피고인은 2011. 12.경 아무런 후속조치 없이 퇴사하였고, 피해자 조합은 이후 2015. 12.경에야 재감정평가를 의뢰해 2016년에 환지계획변경인가를 받았다. 항소심은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환지예정지의 가치를 다시 평가해 환지계획변경인가를 신청하는 등 피해자 조합이 적절한 청산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었는데, 그러한 준비를 하지 않은 채 퇴사해 이 사건 환지예정지를 받기로 한 사람들에게 토지가치 상승액의 이익을 취득케하고 피해자 조합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려고 하였으나, 피해자 조합이 2016년에 환지계획변경인가를 신청함에 따라 미수에 그쳤다”고 하여 1심의 무죄판결을 파기하고 업무상배임미수를 인정하여 징역 2년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부작위를 실행의 착수로 보려면 작위의무 미이행 시 임무를 부여한 자가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으리라고 객관적으로 예견되는 등 구성요건적 결과발생의 위험이 구체화한 상황이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이 사건 환지예정지가 차폐형인지 개방형인지 여부는 주요 쟁점 중 하나였으므로 2011년 실시계획변경에 따라 가치 재평가의 필요가 생겼다는 사실은 의사결정에 대한 1차적 책임을 부담하는 피해자 조합의 임원들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고, 피고인이 퇴사한 후에도 환지업무 담당 직원 등은 계속 근무했을 뿐 아니라, 청산금 확정은 환지처분이 있어야 비로소 이루어지는데 2011년 당시에 환지계획변경을 서두르지 않으면 조만간 환지처분이 이루어질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즉시 환지계획변경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곧바로 피해자 조합의 재산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초래된 상황은 아니어서 피고인이 작위의무를 위반했다거나 부작위로 업무상배임죄의 실행에 착수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여 무죄취지로 항소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부작위범 중 구성요건이 부작위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는 진정부작위범을 처벌하는 경우(예 : 퇴거불응죄 등)는 법적 안정성을 해친다거나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할 것이나, 행위의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는 구성요건을 부작위에 의해 실현하는 부진정부작위범을 처벌하는 경우는 그 성립요건인 작위의무위반 및 구성요건적 결과발생의 위험이 구체화한 상황을 너무 넓게 인정하게 되면 ‘법적 안정성’을 심히 해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어 아주 엄격한 요건 하에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본건과 같은 부진정부작위범의 성립에는 행위자에게 결과가 생기는 것을 방지해야 하는 법적인 의무, 즉 작위의무 있음이 필요하고, 작위의무는 법령, 계약, 사회상규 혹은 조리상 작위의무가 기대되는 경우도 해당되나, ‘법적 안정성’면을 고려할 때 단순한 도덕적 또는 종교적 의무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부진정부작위범의 미수와 관련해 문제되는 것은 실행착수 시점이다. 부작위범은 작위범과 달리 외적으로 드러나는 구성요건적 행위가 없기 때문이다. 통설은 대법원 판시내용과 같이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법익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야기 내지 증대됐을 때를 기준으로 한다. 항소심은 피고인이 환지계획변경인가를 신청하지 않고 퇴사하였다는 점에 방점을 두어 피해자 조합이 정당한 청산금을 받지 못하게 될 “위험이 발생했다”고 판시하여 업무상배임죄의 실행착수를 인정하였으나, 이는 작위의무 위반 및 구성요건적 결과발생의 위험이 구체화한 상황을 너무 넓게 인정한 나머지 법적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큰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법원은 피고인이 퇴사하더라도 피고인 이외에 피해자 조합의 임원들도 충분히 환지계획변경인가 신청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었고, 피고인의 퇴사로 환지계획변경을 신청하지 못하였다고 곧바로 피해자 조합의 재산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초래된 것으로 볼 수 없는 등 피고인이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법익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야기되었거나 증대되었다고 볼 수 없어 작위의무를 위반하였거나 부작위로 업무상배임죄의 실행에 착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작위의무를 광범위하게 인정하지 않고 법적 안정성을 위해 엄격한 요건 하에 인정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살펴보면, 실시계획변경과 피고인의 퇴사 사이의 간격이 단 4개월에 불과하였고, 피고인 이외에 피해자 조합의 임원들도 환지계획변경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어 피해자 조합이 2016년에 환지계획변경인가를 받은 것으로 보아 피고인이 퇴사한 뒤로부터 4년 이상의 기간이 지난 후에도 정당한 청산금을 받기 위한 조치를 충분히 취할 수 있었으며, 피고인이 절차 진행에 필요한 자료를 달리 폐기 내지 은닉했다는 사정이 없었던 정황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단순히 환지계획변경인가를 신청하지 않고 퇴사한 것을 두고 피해자 조합에 대한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이 구체화한 상황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우므로, 부작위에 의한 업무상배임의 실행착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대법원의 입장이 명백히 타당하고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수사기관에서 부진정부작위범으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설명한 사실관계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선행되어야 함을 물론이고, 검찰에서는 작위의무 위반 및 구성요건적 결과발생의 위험이 구체화한 상황에 대해 한층 신중하게 검토한 후 기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태한 변호사(법무법인 동인)
업무상배임
부작위범
도시개발사업
이태한 변호사(법무법인 동인)
2022-06-16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도시정비법 제45조 제6항의 직접출석과 관련된 사례 정리
1. 직접 출석의 의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함)은 재건축·재개발 조합의 총회는 일정 수 이상의 조합원이 '직접 참석'한 경우에만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도시정비법 제45조 참조) 총회 의결을 위해 조합원의 일부가 실제로 총회에 참석할 것을 요구한다. 실무상 총회 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 등에서 직접 참석요건의 충족 여부에 관하여 다툼이 발생하고, '직접 참석'의 의미와 범위가 쟁점으로 제기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 됨에 따라 총회의 직접 참석을 요구하는 도시정비법 규정에 관한 개정 논란도 일고 있다. 이와 같은 직접 출석에 관한 문제는 '조합의 민주적 운영과 조합원들의 의결권 행사를 제고할 필요성'과 '효율적인 결의방법 및 대면 접촉의 최소화' 사이에서의 법익 균형을 요하는 것인바, 관련 법령의 입법 취지와 법원의 태도를 검토하여야 한다. 2. 입법취지 도시정비법은 다수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조합이 소수의 임원들에 의하여 운영되는 현실을 고려하여 조합 사무가 조합원들의 의사가 배제되지 않도록 총회 의결의 실질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직접 출석을 요건으로 정했다. 즉, 일반적인 총회는 조합원의 100분의 10이상이, 창립총회 등 주요 사항에 관한 총회는 100분의 20이상이 직접 출석하도록 함으로써 조합원들의 참여 및 의결권을 두텁게 보호하고 총회가 공동화(空洞化) 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3. 규정의 내용 가. 법규정 도시정비법 제45조(총회의 의결) ⑥ 총회의 의결은 조합원의 100분의 10 이상이 직접 출석하여야 한다. 다만, 창립총회, 사업시행계획서의 작성 및 변경,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및 변경을 의결하는 총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총회의 경우에는 조합원의 100분의 20 이상이 직접 출석하여야 한다.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42조(총회의 의결사항) ② 법 제45조 제6항 단서에서 '창립총회, 사업시행계획서의 작성 및 변경,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및 변경을 의결하는 총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총회'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총회를 말한다. 1. 창립총회 2. 사업시행계획서의 작성 및 변경을 위하여 개최하는 총회 3.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및 변경을 위하여 개최하는 총회 4. 정비사업비의 사용 및 변경을 위하여 개최하는 총회 나. 규정 내용 1) 도정법상의 규정 중 총회 의결과 관련하여 기본적으로 총 조합원 10분의 1이 직접 출석을 해야 한다. 2) 다만 ① 창립총회 ② 사업시행계획서의 작성 및 변경을 위하여 개최하는 총회 ③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및 변경을 위하여 개최하는 총회 ④ 정비사업비의 사용 및 변경을 위하여 개최하는 총회와 관련하여서는 총 조합원 5분의 1이 출석하여야 한다. 4. 사안별 쟁점 가. 서면결의서 제출한 사람이 직접출석할 경우 요건 및 반드시 철회하고 투표를 해야하는지 여부(서울고등법원 2018. 7. 13. 선고 2017누70689 판결) [원고 주장(직접 출석 요건의 미달)]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5년 9월 1일 법률 제135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이라 한다) 제24조 제5항은 의결의 실질화를 도모하기 위한 규정이므로 의결절차에 참여하는 것을 기준으로 직접 출석자를 산정하여야 하며, 서면결의서를 미리 제출하고 창립총회에 출석한 조합원을 위 규정의 '직접 출석한 조합원'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창립총회에 출석한 조합원 중 서면결의서를 미리 제출하고 창립총회에 출석한 조합원을 제외한 '직접 출석한 조합원'은 101명에 불과하며, 이 사건 창립총회는 구 도시정비법 제24조 제5항에서 정한 조합원 100분의 20 이상 직접 출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 [법원판단] 1)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서면결의서를 미리 제출하고 총회에 출석한 조합원은 구 도시정비법 제24조 제5항 소정의 '직접 출석한 조합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도시정비법이 2009년 5월 27일 법률 제9729호로 개정되면서 제24조 제5항을 신설하였는데, 이는 총회 의결 시 조합원의 의사를 명확하게 반영하고자 하는 데 있다 할 것이며, 일정 수 이상의 조합원이 총회에 출석하여 상정된 안건 등에 관하여 논의를 거치는 등으로 총회가 현실적으로 개최되었다면 위 규정의 입법취지가 달성되었다 할 것이고, 위 규정이 현실적인 출석을 넘어 의결권까지 직접 행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해석할 것은 아니다. (2) 구 도시정비법 제24조 제5항은 '조합원의 100분의 10 또는 100분의 20 이상이 직접 출석하여야 한다'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조합원의 100분의 10 또는 100분의 20 이상이 직접 출석하여 의결에 참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총회에서 의결에까지 직접 참여하여야 직접 출석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 규정의 문언에 반한다. (3) 원고들의 주장에 의할 경우 다수의 조합원이 총회에 출석하더라도 서면결의서를 제출한 조합원들을 제외한 조합원의 수가 조합원 총수의100분의 10 또는 100분의 20 이상에 미달할 경우에는 총회에서 의결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이는 구 도시정비법 제24조 제5항을 둔 취지와 맞지 않는다. 결국 미리 서면결의서를 제출하였더라도 총회에 출석한 이상 위 조항의 '직접 출석한 조합원'이라 할 것이고(서면결의를 철회하고 직접 의결권을 행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의결권이 중복 행사되지 않도록 주의할 문제만 남을 뿐이다. (4) 조합원의 의사를 명확하게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미리 서면결의서를 제출한 후 총회에 출석한 조합원과 미리 서면결의서를 제출하지 않고 총회에 출석하여 의결에 참여한 조합원을 달리 볼 이유가 없다. 반면 미리 서면결의서를 제출하였으나 총회에 출석하지 않은 조합원에 비하여 미리 서면결의서를 제출하고 총회에 출석한 조합원의 의사가 더욱 총회 의결에 명확하게 반영된다고 볼 수 있고, 미리 서면결의서를 제출하고 총회에 출석한 조합원은 서면결의서를 통하여 안건에 관한 자신들의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이미 이 사건 창립총회의 의결에 참여하였다는 이유로 다시 의결을 위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을 뿐이라 할 것이다. 2) 따라서 참가인 조합의 조합원 1574명 중 직접 출석한 조합원은 총 546명(= 서면결의서를 제출한 후 출석한 조합원 445명 + 서면결의서를 제출하지 않고 출석한 조합원 101명)이라 할 것이고, 위 인원수는 총 조합원수의 100분의 20인 315명을 초과함은 계산상 명백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동일취지의 판례] 1)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 2020. 1. 16. 선고 2019나12124 판결 주택법 시행령 제20조 제4항 단서는 '창립총회 및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의결하는 총회의 경우 조합원의 100분의 20 이상이 직접 출석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조항은 '출석'의 요건만을 규정할 뿐 '결의'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위 '직접 출석'에는 총회에 출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한 경우 뿐만 아니라, 서면결의서를 제출하고 총회에 참석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이 사건에서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임시총회 당시 전체 조합원 450명 중 116명(서면결의서 제출 후 참석한 55명 포함)이 직접 출석함으로써 조합원의 약 25.7%가 이 사건 임시총회에 참석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임시총회 의결은 주택법 시행령 제20조 제4항 및 구 주택법 시행규칙 제7조 제5항에 정한 조합원 직접 출석요건을 충족하였다. 2) 서울고등법원 2020. 9. 1.자 2020라20736 결정 총회 성원시점에 출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결의 당시까지 남아있었다고 한다면 출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 최초 투표 당시 직접 출석 요건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재투표 요건을 불비하였을 경우 직접 출석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할 수 있다(서울고등법원 2014. 1. 8. 선고 2013누20860 판결). [법원판단] 원고는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에 시행하는 재투표 시에는 도시정비법 제24조 제5항 단서에서 규정한 직접 출석 요건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도시정비법 제24조 제5항 단서가 총회 의결에서 조합원 100분의 10 이상의 직접 출석을 규정하는 취지는 조합원의 의사를 명확하게 반영하여 다툼의 소지를 줄이고자 하는 데 있는 점 등 제1심에서 든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원고 주장과 같이 재투표 시에는 직접 출석 요건이 필요하지 않다고 하면, 최초 투표에서 직접 출석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비록 재투표 시에는 수 명만이 직접 출석하여 의결을 하더라도 그 의결을 유효하게 보아야 하는 불합리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 다. 대리인 출석을 직접 출석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서울고등법원 2012. 7. 20. 선고 2011나107339 판결) [법원판단] 이 사건 해임총회의 참석자명부 및 회의록에는 이 사건 결의 당시 106명의 조합원이 이 사건 해임총회 장소에 직접 출석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갑 1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위 106명의 조합원 중 N은 이 사건 결의 이전인 2011년 6월 2일 재건축사업 구역 내의 토지 및 건물 소유권을 다른 사람 명의로 이전하여 조합원 자격을 상실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을 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임시총회에 조합원 대신 출석한 4명은 해당 조합원으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출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갑 16호증의 2의 기재만으로는 피고 조합의 사업구역 내에서 토지 또는 건축물을 여러 명이 공유하고 있는 경우 대표조합원으로 신고된 자가 아닌 공유자가 이 사건 해임총회에 출석하여 의결에 참여하였다거나, 조합원의 배우자가 함께 출석하여 의결에 참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그밖에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해임총회에 참석한 조합원의 수가 이 사건 해임총회의 참석자명부 및 회의록에 기재된 수 중 앞서 본 N 1명을 제외한 수와 다르다는 원고들의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결국 이 사건 해임총회에는 총조합원 727명의 10%를 초과하는 105명이 직접 출석하여 결의를 하였다고 인정되므로, 설령 원고들의 주장처럼 도시정비법 제23조 제4항에 따른 총회에도 도시정비법 제24조 제5항에서 요구하는 강화된 정족수(조합원 10% 직접 출석 요건)가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임총회는 위 요건을 충족하고 있어 적법하고 볼 수 있다. 라. 조합장 해임 총회에서 10분의 1의 직접 출석을 요구하는지 여부(대법원 2014. 9. 4. 선고 2012다4145 판결) [법원판단]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0년 4월 15일 법률 제102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이라 한다) 제23조 제4항, 제24조의 규정 내용과 각 규정의 개정 내역 등을 종합하여 보면, 구 도시정비법 제23조 제4항은 조합원 10분의 1 이상의 발의로 조합 임원을 해임하는 경우에 관한 특별 규정으로서 위 규정에 따라 조합 임원의 해임을 위하여 소집된 조합 총회의 경우에는 해임결의를 위하여 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조합원 과반수의 동의만 있으면 되는 것이지 여기에 구 도시정비법 제24조 제5항 단서에 따라 조합원의 100분의 10 이상이 직접 출석하는 것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마. 출석조합원의 기준은 조합총회 당시가 아니라 해당 안건의결 당시까지 회의장에 남아있는 조합원을 기준으로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다106269 판결). [법원판단]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4조 제3항에 따라 창립총회에서 조합임원을 선임하는 의결정족수의 기준이 되는 출석조합원은 당초 총회에 참석한 모든 조합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된 결의 당시 회의장에 남아 있던 조합원만을 의미하고, 회의 도중 스스로 회의장에서 퇴장한 조합원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2000다56037 판결,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8두556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의 조합임원 선출결의는 다른 안건과 달리 서면결의서와 별도로 배부된 부재자투표용지에 미리 기표를 하여 제출하거나 조합원이 직접 창립총회에 출석하여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조합 임원 선출결의와 나머지 안건에 관한 결의는 그 결의 방식을 달리하는 별개의 결의 이어서 의결정족수는 문제가 된 조합임원 결의를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하므로, 조합원들이 다른 안건에 관한 서면결의서를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조합임원 선출 투표에는 참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과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의사정족수 산정에 관한 법리오해 및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권형필 변호사 (법무법인 로고스)
직접출석
창립총회
조합원
도시정비법제45조
권형필 변호사 (법무법인 로고스)
2021-08-25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현금청산자에 대하여 분담금을 청구하기 위한 최소한 요건
Ⅰ. 문제제기 현금청산자에 대하여 분담금을 청구하기 위한 최소한 요건은 무엇인가. Ⅱ. 사실관계 원고들은 재건축조합인 피고의 조합원들이었으나, 최종적으로 분양계약체결을 거부하여 현금청산 대상자가 되었다. 피고는 재건축조합으로서 2013년 5월 16일 정기총회에서 정관 제44조 제5항 제1호를 개정하여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경우 분양계약 체결 기간이 종료되는 다음날을 현금청산 기준일로 하여 그동안 투입된 사업비용을 공제하고 현금청산금을 지급받도록' 하였다. 원고들은 2014년 6월 23일 피고에 대하여 현금청산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는 원고들의 현금청산금 지급 청구에 대하여 위 정관조항에 따라 정비사업비 부담금을 공제한 나머지만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즉, 현금청산 대상자인 원고들이 피고 정관 제44조 제5항 제1호에 의하여 사업비용을 부담하는지가 문제되었다. Ⅲ. 평석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지속적으로 현금청산자를 보호하기 위한 해석을 내어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현금청산자라고 함은 쉽게 표현한다면 조합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자들을 의미하는데, 조합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자들에 대해서까지 조합사업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대상판결에서 인용하고 있는 대법원 2015다207785 판결에서는 도시정비법의 제규정에 비추어 보아 현금청산대상자가 조합원의 지위를 상실하기 전까지 발생한 정비사업비 중 일정 부분을 분담하여야 한다는 취지를 조합 정관이나 조합원총회의 결의 또는 조합과 조합원 사이의 약정 등으로 미리 정한 경우 등에 한하여 도시정비법 제47조에 규정된 청산절차 등에서 이를 청산하거나 별도로 반환을 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고, 그 이유는 현금청산 대상자나 그밖에 분양 신청을 하지 않은 자들은 조합원의 지위를 상실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하면서 당시 그와 같은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환 청구를 기각하였다. 문제는 조합에서 위 판결 이후 현금청산자에 대하여 분담비용을 청구하고자 별도의 정관을 만들게 되었고 그 이후 나온 판결이 대상판결이다. 대상판결은 기 판결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금청산 대상자에게 비용을 부담시키기 위해 조합 정관 등에 근거규정이 필요함을 재차 인정하면서, 그와 더불어 근거규정의 내용이 현금 청산금에서 사업비용 등을 공제하고 청산할 수 있다는 추상적인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최소한 현금청산 대상자가 부담하게 될 비용의 발생 근거, 분담 기준과 내역,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그 이유로서 ① 부담금이 과다할 경우 사실상 현금청산자들은 탈퇴의 기회를 상실할 수 있고 ② 도정법 규정 자체에서도 비용부담 절차 내용이 전혀 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정관에 근거하여 비용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정관 조항의 내용과 해석에 따라 구체적인 사항을 알 수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③더군다나 재건축 사업 자체가 기존 건물을 철거한 후 새로운 건물을 건축하여 분양함으로써 수익을 얻는 구조인바, 현금청산 대상자는 그와 같은 수익의 기회를 누리지 못하고 탈퇴하므로 그에게까지 분담금을 부담시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현금청산자는 조합 사업에서 탈퇴할 수 있는 권리는 존중되어야 하는 점, 탈퇴로 인하여 조합 사업으로 인하여 발생한 수익을 누리지 못한 반면 비용만 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한 점, 분담금에 대하여 예측가능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대상판결은 타당하다고 보여진다. 권형필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재건축조합
현금청산
분담금
권형필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2021-08-10
민사일반
아파트 하자판단 기준도면은 준공도면? 착공도면?
1. 문제 제기 지난 대법원 2012다18762 판결(이하, “대법원 사안”이라고만 함)에서는 아파트 하자판단의 기준도면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준공도면이라고 판시한 반면,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2016가합535109)에서는 준공도면이 아닌 착공도면을 기준으로 하자여부를 판단하였는바, 기존 대법원 판례와 배치되는 판례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쟁점의 정리 대법원과 하급심 사안은 단순히 하자판단 기준도면이 준공도면이냐 착공도면이냐의 차이보다는 당사자의 법률행위 해석의 문제로 귀결되는 사안으로서, 각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기준도면을 무엇으로 하였는지를 중심으로 사안을 보아야 하고, 그렇게 본다면 두 개의 판결은 전혀 배치되지 않고 오히려 계약 체결 시 당사자의 의사를 정확히 해석한 것에 불과하다. 3. 판례 해설 각 당사자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해석을 두고 다툼이 되는 경우, 계약 해석의 기준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계약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다76603 판결 등 참조). 일반적으로 공사도급계약 체결 시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 동시행령 제25조에서 규정한 바와 같이 도급계약서에 공사내용 즉 설계도면이 필수적으로 계약의 내용에 포함되고, 그에 따라 공사기간, 공사대금 결정 등을 하게 된다. 그러나 선분양·후시공으로 이루어지는 아파트 분양계약의 경우 수분양자가 시행사와 분양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수분양자 어느 누구도 설계도면 등을 건네받지 못하고 단순히 분양계약서와 견본주택 정도로만 확인하게 된다. 즉 공사도급계약 당시 계약 당사자는 이미 설계도면을 기준으로 위와 같은 내용의 계약을 구체적으로 협의하는 반면, 수분양자가 분양계약을 할 당시 계약의 내용은 단순히 분양계약서와 견본주택 정도일 뿐이므로 결국 계약 해석의 기준으로 고려되는 요소가 다르다고 할 것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사건은 도급인과 수급인 즉 재건축조합과 시공사와의 분쟁으로서, 두 당사자 사이의 도급계약의 내용을 살펴보면 1)시공사의 공사 범위를 조합이 제공한 대지상에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이 최종 인가한 사업시행계획서상의 아파트 및 부대복리시설 등의 건축공사로 정하고 있고(도급계약 제2조 제1항), 2)피고의 공사기준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으로부터 인가된 사업계획 설계도서에 의하도록 정하고 있고, 마감재는 피고가 제출한 사업참여제안서 및 동등의 견본주택 마감재와 동등이상의 자재를 사용하도록 정하고 있으며(제24조), 3)총 공사비는 사업승인권자가 인가한 건축연면적에 약정한 제곱미터(in’)당 단가를 곱한 금액으로 정하고 있는바(제7조 제1항), 결국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본다면 계약 당시의 법률행위 해석상 기준도면은 착공도면에 해당하고 착공도면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채무불이행 등의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에 반하여 대법원 사안은 수분양자와 사업주체 사이의 분쟁으로서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분양자로서는 계약 당시 분양계약서 또는 견본주택만이 계약 해석의 기준이고, 착공도면에 해당하는 기본설계도면은 계약의 일응의 기준이 되지 않았는 바, 기본설계도면의 향후 변경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하자의 기준도면을 준공도면이라고 판시하였던 것이다. 더 나아가 대법원은 이에 대한 예외로서 아파트 분양계약 당시 사업승인도면이나 착공도면에 기재된 특정한 시공내역과 시공방법대로 시공할 것을 수분양자에게 제시 또는 설명하거나, 분양안내서 등 분양광고나 견본주택 등을 통하여 그러한 내용을 별도로 표시하여 분양계약의 내용으로 편입하였다고 볼 수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착공도면을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는 바, 이는 앞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분양계약 당시 착공도면이나 기타의 내용이 계약의 이행 범위에 포함되어 있다면 그 내용을 기준으로 하자를 판단한다는 것으로 이는 계약 해석의 일반 법리를 설시한 것에 불과하다. 4. 결어 따라서 서울중앙지방법원 사건은 기존 대법원 판례에 배치되는 판례가 아니라 계약의 이행 및 책임 범위에 관한 판단으로서 당사자의 계약 해석의 기준에 관한 기존의 법리를 확인한 것에 불과하므로 상급심에서 이와 다른 판단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보여진다. 권형필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도급계약
착공도면
주택조합
권형필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2020-04-13
노동·근로
자동차판매대리점 소속 ‘카마스터’의 개별적 근로자성
1. 대상판결의 요지 피고인 A자동차 회사는 원래 직영점에 자신이 직접 고용한 판매사원을 두고 자동차판매업무를 맡겼으나, 자동차판매대리점제도를 도입한 뒤 대리점주에게 판매대리권을 주고 대리점주와 판매용역계약을 개별 체결한 카마스터가 판매업무를 수행하도록 해왔다. 카마스터인 원고들은 주위적으로는 피고 회사가 카마스터를 직접 사용·지휘하는 등 원·피고 간에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있다면서 자신들이 피고 회사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하였고, 예비적으로는 원·피고 간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있다면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에 따라 피고 회사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확인 및 피고의 원고에 대한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상판결이 인정한 사실관계 요지는 다음과 같다. ① 피고 회사는 독자적인 사업기반을 갖춘 대리점주와 판매대리점계약을 체결하고, ② 대리점주는 카마스터를 개별 모집해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한 뒤 피고 회사에게 해당 카마스터의 등록을 요청한다. ③ 등록된 카마스터는 당해 대리점에 출근하여 자동차판매업무를 담당하고, 대리점주와 개별 체결한 판매용역계약에 따라 판매수당을 받는다. ④ 피고 회사는 대리점에 판매목표를 제시하고, 판촉활동 이행 및 업무지침 준수를 지시하며, 그 달성 및 이행준수여부를 대리점 및 카마스터 평가에 반영한다. ⑤ 피고 회사는 대리점에 전산망 및 전산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대리점으로 하여금 이를 사용해 자동차판매업무를 수행하게 한다. ⑥ 피고 회사는 카마스터들을 대상으로 교육 및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대리점평가에 반영한다. 위 사실관계를 기초로 대상판결은 당해 대리점에 피고 회사와 구별되는 사업자로서의 실질이 있다는 점, 피고 회사가 카마스터의 업무수행에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카마스터가 피고 사업장 또는 직영점에서 피고 회사의 판매사원과 함께 근무하지 않은 점, 대리점이 카마스터의 채용·근태관리 등을 독자적으로 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카마스터가 자동차판매업무에 있어 전문성을 갖고 직영점 판매직원들과 경쟁한 점 등의 사실인정을 토대로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배척하였다. 2. 판례해설 우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서 명시적 및 묵시적으로 체결이 가능하다. 다만, 위 사건에서 묵시적 근로계약으로 인정받기 위하여는 대리점주가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피고 회사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카마스터가 피고 회사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피고 회사가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고,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피고 회사이어서 카마스터와 피고 회사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는 사정이 존재해야 하는데, 이를 인정받지 못하였다. 실무상 대리점주가 카마스터들과 개별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한 근로계약서가 처분문서로 존재하는 이상 그 문언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이미 근로계약의 주체가 특정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를 뒤집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편, 파견법은 ① 근로자파견사업 허가를 받지 않은 경우(법 제7조), ② 파견법이 정한 파견대상업무가 아닌 업무 또는 파견이 금지되는 업무에 근로자를 파견한 경우(법 제5조), ③ 파견기간이 최대 2년을 초과한 경우(법 제6조) 등을 불법파업으로 보고, 이에 해당하는 사용사업주에게 고용의무를 부여한다(법 제6조의2). 판례는 위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유무, 명칭, 형식 등과 관계없이 근로관계에 실질에 따라 판단해왔고, 특히 2015년 대법원 판례는 그 판단기준을 ① 업무상 상당한 지휘·명령, ② 사용사업주등의 사업에의 실질적 편입, ③ 인사·노무 관련 결정 권한 행사, ④ 계약 목적의 확정 및 업무의 구별, 전문성·기술성, ⑤ 계약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기업 조직·설비 등 보유 5가지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93707 판결). 이에 고용노동부는 2019. 12. 30. 대법원 판례가 제시한 위 5가지 판단기준을 참조하여 ‘근로자 파견의 판단기준에 관한 지침’을 개정하였다. 대상판결은 위 2015년 대법원 판례가 밝힌 5가지 판단기준에 따라 카마스터인 원고들이 대리점주와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회사의 자동차판매업무를 해온 것이 파견법에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했고, 인정된 사실에 따르면 이 사건의 경우는 근로자파견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만약 대상판결에 대하여 원고들이 항소할 경우, 항소심에서는 대상판결의 판단과 일견 모순된 것으로 보이는 기존 사실관계들 예컨대, 피고 회사가 직영점 및 대리점이 통일적으로 운영·관리될 수 있도록 대리점에 사실적인 지휘·명령을 행사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 회사가 대리점에 제공한 각종 전산시스템은 지휘·명령의 중요한 징표일 수 있다는 점, 피고 회사가 카마스터에 대한 교육 및 평가를 시행해온 점 등을 재검토하고, 근로자파견에 해당함을 밝힐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이 있는지 등을 면밀히 확인해야 할 것이다. 다만, 최근 노동법 분야의 판례는 집단적 근로관계법에서 이른바 원청의 부당노동행위를 규제하는데 있어서 실질적이면서 구체적으로 노동조건을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경우 사용자로 보았고(대법원 2010.3.25. 선고 2007두 8881 판결), 대리점주와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한 카마스터가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당한 사건에서 카마스터들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으며(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9두33712 판결), 하급심에서 교섭상대방으로 사용자를 확대할 수 있다고 보았고(대전지방법원 2011.6.10. 결정 2011카합782 참조),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9. 12. 17. B전자서비스의 부당노동행위 등 형사사건에 대한 판결에서 B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 수리기사들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2019. 12. 17. 선고 2018고합557등 판결). 따라서, 2020년 현재 개별적 근로관계법, 파견법에서 자동차판매대리점 소속의 카마스터들에게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또는 피고 회사의 실질적인 사용자성을 인정하여 원고들에게 피고 회사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노동법 역사의 한 획을 긋는 판결이 나올지 기대해본다. 끝. 윤동욱 변호사 (법률사무소 서희(徐熙))
현대자동차
파견근로자
딜러
윤동욱 변호사 (법률사무소 서희(徐熙))
2020-01-28
행정사건
‘택배기사’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되는지 여부
판시 내용 택배기사들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행정법원은 택배기사들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위 사건은 택배기사들이 노동조합(이하 ‘택배기사 노조’)을 설립하여 사측에 교섭을 요구를 하였는데 사측이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거나 교섭요구 공고기간이 끝난 후에도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하지 않자 발단이 되었다. 이에 노조는 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하였고, 지방노동위원회는 택배기사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여 시정신청을 인용하였다. 지방노동위원회의 판단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이어 행정법원까지 유지된 것이다.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상 근로자 개념의 구분 택배기사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하더라도 당연히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해석되는 것은 아니다.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 개념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 판단과 관련하여, 법원은 노동조합법이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노동3권 보장을 통해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 등을 목적으로 제정된 것이기 때문에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노무제공관계의 실질에 비추어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지의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러한 해석기준에 따라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 여부는 근로기준법과는 다른 관점에서 판단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법원은 골프장 캐디의 경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는 해당하지 않으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는 해당한다고 판단하였고(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다78804), 학습지 교사의 경우 종래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다가 2018년에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4두12598, 12604 판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기 어려운 방송 연기자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5두38092 판결). 한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를 보호대상으로 하는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에도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를 규정하여 그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위 특례에 따라 택배사업에서 집화 또는 배송 업무를 하는 사람도 법 적용대상이 되고 있다.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 판단기준 노동조합법은 근로자의 개념에 대해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ㆍ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학습지 교사, 자동차 판매원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이 쟁점이 된 사건에서, 법원은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다. 대법원은 ‘구체적으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노무제공자의 소득이 주로 특정 사업자에게 의존하고 있는지, 노무를 제공받는 특정 사업자가 보수를 비롯하여 노무제공자와 체결하는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지,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의 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특정 사업자의 사업을 통해서 시장에 접근하는지, 노무제공자와 특정 사업자의 법률관계가 상당한 정도로 지속적·전속적인지, 사용자와 노무제공자 사이에 어느 정도 지휘·감독관계가 존재하는지,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로부터 받는 임금·급료 등 수입이 노무 제공의 대가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4두12598, 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9두33712). 택배기사와 관련된 이 사건에서도 법원은 대법원이 제시한 위 기준에 따라 항목별로 비교적 상세하게 판단하면서 택배기사를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하였다. IT기술의 발달로 인해 다양한 종류의 직업이 생겨나고 노무제공 형태, 대가 지급방식도 다양해지면서 근로자성 판단이 어려운 경우가 급증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계약형식을 불문하고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에게 지속적으로 경제적 종속관계에 있는지, 노무제공관계의 실질에 비추어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지의 관점에서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박근후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정률)
노동조합
택배기사
노동환경
박근후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정률)
2020-01-22
민사일반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의 판단기준의 복합성
1. 대상판결의 요지 원고는 1990년 피고 회사에 입사한 간부사원이다. 원래 피고 회사에는 전체 직원에게 적용되던 취업규칙이 있었는데, 2004. 7. 1. 간부사원에 적용되는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별도 제정·시행했고, 2004. 8. 16. 전체 간부사원 중 89%인 6,683명의 동의를 얻어 취업규칙 변경신고를 마쳤다. 그런데 2004. 7. 1.자 제정 간부사원 취업규칙은 구 취업규칙과 비교할 때 월차유급휴가 조항이 삭제되고, 연차유급휴가일수가 최대 25일로 축소되었으며, 연차 가산조건이 2년 이상 근무에서 3년 이상 근무로 축소되었고, 생리휴가가 유급에서 무급으로 변경되었다. 이후, 피고 회사의 2016. 1. 1.자 개정 간부사원 취업규칙이 고정급인 기초급만 포함시키도록 바뀌자, 원고는 (1) 2016. 1. 1.자 개정 간부사원 취업규칙이 기초급만 통상임금에 산입하도록 정한 것은 근로기준법 및 동 시행령 위반이고, (2) 2004. 7. 1.자 제정 간부사원 취업규칙이 구 취업규칙에 비해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됐음에도 전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들의 동의 없이 간부사원들의 동의만 받은 것은 근로기준법 제94조에 위반이라며 미지급된 휴직급여, 연월차유급휴가수당, 단체교섭 타결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 2016. 1. 1.자 개정 간부사원 취업규칙의 경우 근로자 일부에게만 적용되는 취업규칙을 제정·시행하는 것도 가능하고, 통상임금에는 고정적인 급여만 포함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 및 동 시행령 위반이 아니라고 보았으며, (2) 2004. 7. 1.자 제정 간부사원 취업규칙의 경우 ① 구 취업규칙에서 변경된 부분은 2003년 개정 구 근로기준법 개정내용(법정근로시간 주 40시간으로 단축, 월차유급휴가 폐지, 연차유급휴가일수 상한을 25일, 생리휴가 무급화)에 따른 것으로, 대신에 토요일 유급휴일 지정, 연차유급휴가 부여요건 완화, 다음 해 연봉조정을 통한 연월차유급휴가수당 감소액 보전이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 불이익한 변경이 아니고, ② 설령 불이익 변경이라 하더라도 그 변경이 근로기준법 개정내용에 따른 점, 간부사원 89%가 변경에 동의한 점 등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어 근로기준법 위반이 아니라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2. 판례해설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피고 회사의 2004. 7. 1.자 제정 간부사원 취업규칙이 구 취업규칙에 비해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대상판결은 피고 회사를 상대로 원고와 다른 간부사원들이 제기한 선행 사건인 서울고등법원 2015나 31898 부당이득금반환 사건의 판결과 다른 결론을 내리고 있어 주목된다. 위 선행판결에서 피고 회사는 대상판결 때처럼 2003년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주5일 근무제에 따른 토요일 휴무가 보장되었고, 감소된 연월차휴가수당 상당액이 연봉 인상으로 보전됐으므로 불이익한 변경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기준은 최저기준일 뿐이므로 주5일 근무제 도입에 따른 토요일 휴무는 불이익 변경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할 요소가 아니고, 연월차유급휴가수당 감소액을 연봉조정을 통해 보전해주려 했다 하더라도 이 또한 변경 당시 불이익 여부 판단에 고려할 요소는 아니며, 일회적 임금인상만으로 연월차유급휴가수당 감소액이 보전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보았다. 또한, 피고 회사가 간부사원에게만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동의를 얻고 간부사원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있는 일반직 직원 등에게는 동의는 구하지 않은 점, 일반직 직원 등에게는 근로기준법 개정과 무관하게 연월차수당의 지급의무를 명시한 구 취업규칙이 그대로 유효한 점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합리성 있는 변경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2003년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변경된 근로조건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주 40시간제 도입으로 인해 발생될 사회적 비용을 노사가 분담하기 위한 타협의 산물이라고 본 반면, 선행판결은 근로기준법이 근로조건의 하한선을 정하는 규범이므로 그 개정내용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여부를 판단할 지표가 아니라고 하여 뚜렷한 논지 차이를 보인다. 한편, 대상판결은 선행판결에서 다루지 않은 새로운 사실(근로기준법은 토요일 유급휴일 여부를 노사합의로 정하도록 했는데 피고 회사는 이를 유급휴일로 한 점, 연차유급휴가 부여요건 완화, 연봉 기초급이 누적적으로 산정되어 연월차유급휴가수당 감소액 보전이 일회성에 그친다고 볼 수 없는 점)을 다룬다. 결국, 대상판결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의 물적 판단 기준에서 유기적·동종적 관련성을 고려하는 판례의 태도(대법원 94다18072 판결 등)를 따르면서도 인적 판단 기준에서는 직원 전부에게 직·간접적, 잠재적으로 적용 가능한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할 때 전체 직원들이 동의의 주체가 된다는 판례(대법원 2009두2238 판결)를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취업규칙은 단체협약과 달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조건, 복무규율을 정할 수 있으므로 불이익변경 시 법원의 엄격한 판단이 적용되어야 하고, 집단적 동의를 얻지 않은 경우 사회통념상 합리성론을 적용하기 위한 요건은 보다 제한적이라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항소심에서는 2004. 7. 1.자 제정 간부사원 취업규칙의 변경내용 적용이 구 취업규칙에 비해 근로자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대가관계, 득실을 가져다주었는지 계량할 자료가 등장할 것이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대한 판단기준이 물적·인적으로 복합적이므로 근로기준법의 개정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볼 것이냐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끝. 윤동욱 변호사 (법률사무소 서희)
근로기준법
연차
월차
현대자동차
주5일제
윤동욱 변호사 (법률사무소 서희)
2020-01-09
노동·근로
민사일반
단체협약과 반사회질서 위반과의 관계(협약자치의 한계)
1. 들어가며 노조 조합원 자녀에 대한 우선채용을 보장하는 대기업의 단체협약 등 단체협약 내용이 제3자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치는 내용에 대해 국민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고, 이런 불만은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다. 대상판결에서의 단체협약 역시 회사를 상대로 소송 등을 제기한 경우 상여금 등을 감액함으로써 근로자들의 재판청구권 침해하였다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구체적으로 이 사건 단체협약 내용이 적절한지에 대한 사실적 판단보다는 법률적 측면, 즉 협약자치와 사법통제권의 관계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2. 대상판결의 경위 및 요지 자동차용 여과제(필터)를 제조·판매하는 A사는 과반수 노동조합과 2014. 1. 24. 성과급 지급기준에 관한 단체협약 부속합의(이하 ‘제1합의’)를 하면서 당해 연도에 회사를 상대로 금품을 요구하는 진정서·고소장을 제출하거나 소송을 제기한 경우 성과급의 10%만을 지급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그리고 2014. 7. 21. 성실근무자에게 격려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합의(이하 ‘제2합의’)를 노동조합과 하면서 ‘지급일 이전 1년간 회사나 대표 등을 상대로 진정·고소·고발, 부당해고 등의 구제신청, 소송 등의 민원 제기한 자’를 지급대상에서 제외했다. 대상판결은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다는 원칙(대법원 2000. 9. 20. 선고 99다67536 판결 등)을 설시하면서, 성과급 등의 지급기준에 대해 회사에 상당한 재량이 있으므로 회사가 노조와 합리적 기준에 따라 성과급 등을 차등 지급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했다. 다만, 대상판결은 경제적 약자인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소송 등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성과급을 감액하고 격려금을 미지급하는 규정은 회사가 경제적 불이익과 임금을 통한 차별적 처우를 통하여 근로자들의 재판청구권 등 기본권 행사를 제한하는 규정으로 반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로 판단했다. 3. 검토 가. 단체협약과 반사회질서 관련 기존 판결의 태도 대법원은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이때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는 단체협약 내용과 체결 경위, 협약체결 당시 사용자 측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7790 판결 등 참조). 즉, 판례는 단체협약의 내용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무효라고 판단하고 있다. 나. 대상판결의 문제점 및 의의 협약자치는 단체협약 당사자가 단체교섭을 통해 어떤 내용으로 합의할 지에 대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는 원칙이고, 헌법상 권리인 근로3권은 집단적 노사자치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헌법재판소 2018. 5. 31. 선고 2012헌바90 결정). 사용자와 노동조합이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체결한 단체협약이 일반조항(민법 제103조, 제104조 등)에 의해 무효가 될 경우 합리적인 노사관계 형성이 어렵고, 노동조합 총회 의결을 통해 체결된 단체협약이 추후 소송에 의해 무효화될 경우 총회 의결에 반대한 소수 노조원들의 소송이 남발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노동조합이 대등한 지위에서 노사자치의 원칙에 따라 교섭하여 체결한 단체협약에 대하여 일반조항인 신의칙이나 반사회질서라는 이유로 그 효력을 부인하는 데는 지극히 신중해야 한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노조 운영비 원조를 금지하는 노조법 제81조 제4호가 '협력적 노사자치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운영비 원조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노사의 자율적인 단체교섭에 맡길 사항까지 국가가 지나치게 개입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활동의 성과를 감소시키는 것에 불과하고, 이는 노사 간 힘의 균형을 확보해 줌으로써 집단적 노사자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근로3권의 취지에도 반한다고 판단했다. 즉, 운영비원조 금지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근로자들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반한다고 보았다(헌법재판소 2012헌바90 결정). 이와 같이 입법권에 의해 단체교섭권을 제한할 때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하면 위헌으로 보았는데, 사법권이 일반 강행규정인 민법 제103조를 이유로 단체협약 조항을 무효로 판단하는 것에는 더욱 소극적이어야 할 뿐 아니라 최후의 보루로 남아야 한다. 이 사건 단체협약의 내용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조합원들에게 상여금·격려금을 차등지급하거나 미지급하므로, 일견 조합원들의 재판청구권을 현저히 침해하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다. 그러나 단체협약에 해당 내용이 포함된 것은 노사가 불필요한 소송 남발을 막고 건전한 노사관계를 형성하자는 취지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사건 단체협약 내용이 만약 소수노조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라면 공정대표의무 위반(노조법 제29조의4)이나 부당노동행위(노조법 제81조) 처벌이라는 현행 법률의 제도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이 사건 단체협약은 조합원들의 재판청구권 자체를 제한한 것이라기 보다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 등을 제기한 경우 상여금과 격려금에서 금전적 불이익을 주는 것이므로, 위 조항이 문제가 된다면 회사나 조합 간부들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금전적 배상도 가능할 것이다. 이와 같이 현행 법률 체계 하에서 이 사건 단체협약의 문제를 해결할 여러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법 제103조 위반이라는 일반적 강행규정을 통해 해당 단체협약 조항 자체를 무효화하는 것은 협약자율의 원칙에도 반할 뿐 아니라 지나친 사법권의 개입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 이광선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근로계약
재판청구권
감액
소송
성과급
격려금
이광선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2019-09-16
인터넷회선 감청(일명 패킷감청) 위헌확인 사건
헌법재판소는 2018. 8. 30. 중대한 범죄수사를 위해 통신제한조치의 하나로 패킷감청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패킷감청은 그 기술적 특성으로 수사시관이 허가받은 범위 이상의 매우 광범위한 범위의 통신 자료를 취득하게 됨에도, 현행법상 집행 과정이나 그 이후에 객관적인 감독·통제 수단이나 감청자료의 처리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이러한 상태에서 패킷감청을 허용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통신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하였다. ○ 사건의 개요 국가정보원장은 청구외 김○윤의 국가보안법위반 범죄수사를 위하여 위 김○윤이 사용하는 휴대폰, 인터넷회선 등 전기통신의 감청 등을 목적으로, 2008년경부터 2015년경까지 법원으로부터 총 35차례의 통신제한조치를 허가받아 집행하였다. 위 통신제한조치 중에는 ‘○○연구소’에서 청구인 명의로 가입된 주식회사 에스케이브로드밴드 인터넷회선(서비스번호: ○○○○, ID : ○○○)에 대한 2013. 10. 9.부터 2015. 4. 28.까지 사이에 6차례에 걸쳐 행해진 통신제한조치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인터넷 통신망에서 정보 전송을 위해 쪼개어진 단위인 전기신호 형태의 ‘패킷’(packet)을 수사기관이 중간에 확보하여 그 내용을 지득하는 이른바 ‘패킷감청’이었다. 이에 청구인은 청구인 명의로 가입된 위 인터넷회선의 감청을 목적으로 하는 6차례의 통신제한조치에 대한 법원의 허가, 이에 따른 피청구인 국가정보원장의 감청행위, 통신비밀보호법 제2조 제7호, 제5조 제2항, 제6조가 청구인의 통신의 비밀과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고, 헌법상 영장주의, 적법절차원칙 등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2016. 3. 29.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결정 요지 가. 통신제한조치에 대한 법원의 허가는 통신비밀보호법에 근거한 소송절차 이외의 파생적 사항에 관한 법원의 공권적 법률판단으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서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법원의 재판에 해당하므로, 이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나. 국가정보원장의 감청집행은 이미 종료하였으므로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은 소멸하였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해 본안판단을 하는 이상 감청집행 행위에 대해 별도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실익도 없으므로, 이 사건 감청집행에 대한 심판청구도 부적법하다. 다. 인터넷회선감청은 인터넷회선을 통하여 흐르는 전기신호 형태의 ‘패킷’을 중간에 확보한 다음 재조합 기술을 거쳐 그 내용을 파악하는 이른바 ‘패킷감청’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를 통해 개인의 통신뿐만 아니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제한된다. 오늘날 인터넷 사용이 일상화됨에 따라 국가 및 공공의 안전, 국민의 재산이나 생명·신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행의 저지나 이미 저질러진 범죄수사에 필요한 경우 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하는 전기통신에 대한 감청을 허용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인터넷회선 감청으로 수사기관은 타인 간 통신 및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의 영역에 해당하는 통신자료까지 취득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통신제한조치에 대한 법원의 허가 단계에서는 물론이고, 집행이나 집행 이후 단계에서도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고 관련 기본권 제한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입법적 조치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법은 “범죄를 계획 또는 실행하고 있거나 실행하였다고 의심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경우” 보충적 수사 방법으로 통신제한조치가 활용하도록 요건을 정하고 있고, 법원의 허가 단계에서 특정 피의자 내지 피내사자의 범죄수사를 위해 그 대상자가 사용하는 특정 인터넷회선에 한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감청이 이루어지도록 제한이 되어 있다(법 제5조, 제6조). 그러나 ‘패킷감청’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인터넷회선 감청은 수사기관이 실제 감청 집행을 하는 단계에서는 해당 인터넷회선을 통하여 흐르는 불특정 다수인의 모든 정보가 패킷 형태로 수집되어 일단 수사기관에 그대로 전송되므로, 다른 통신제한조치에 비하여 감청 집행을 통해 수사기관이 취득하는 자료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방대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불특정 다수가 하나의 인터넷회선을 공유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실제 집행 단계에서는 법원이 허가한 범위를 넘어 피의자 내지 피내사자의 통신자료뿐만 아니라 동일한 인터넷회선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인의 통신자료까지 수사기관에 모두 수집·저장된다. 따라서 인터넷회선 감청을 통해 수사기관이 취득하는 개인의 통신자료의 양을 전화감청 등 다른 통신제한조치와 비교할 바는 아니다. 따라서 인터넷회선 감청은 집행 및 그 이후에 제3자의 정보나 범죄수사와 무관한 정보까지 수사기관에 의해 수집·보관되고 있지는 않는지, 수사기관이 원래 허가받은 목적, 범위 내에서 자료를 이용·처리하고 있는지 등을 감독 내지 통제할 법적 장치가 강하게 요구된다. 그런데 현행 법은 관련 공무원 등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고(법 제11조), 통신제한조치로 취득한 자료의 사용제한(법 제12조)을 규정하고 있는 것 외에 수사기관이 감청 집행으로 취득하는 막대한 양의 자료의 처리 절차에 대해서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현행법상 전기통신 가입자에게 집행 통지는 하게 되어 있으나 집행 사유는 알려주지 않아야 되고, 수사가 장기화되거나 기소중지 처리되는 경우에는 감청이 집행된 사실조차 알 수 있는 길이 없도록 되어 있어(법 제9조의2), 더욱 객관적이고 사후적인 통제가 어렵다. 또한 현행법상 감청 집행으로 인하여 취득된 전기통신의 내용은 법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범죄와 관련되는 범죄를 수사·소추하거나 그 범죄를 예방하기 위하여도 사용이 가능하므로(법 제12조 제1호) 특정인의 동향 파악이나 정보수집을 위한 목적으로 수사기관에 의해 남용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인터넷회선 감청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감청을 수사상 필요에 의해 허용하면서도, 관련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집행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경과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하도록 하거나, 감청을 허가한 판사에게 감청 자료를 봉인하여 제출하도록 하거나, 감청자료의 보관 내지 파기 여부를 판사가 결정하도록 하는 등 수사기관이 감청 집행으로 취득한 자료에 대한 처리 등을 객관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있는 입법례가 상당수 있다. 이상을 종합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인터넷회선 감청의 특성을 고려하여 그 집행 단계나 집행 이후에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을 통제하고 관련 기본권의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조치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범죄수사 목적을 이유로 인터넷회선 감청을 통신제한조치 허가 대상 중 하나로 정하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여건 하에서 인터넷회선의 감청을 허용하는 것은 개인의 통신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게 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공익과 제한되는 사익 사이의 법익 균형성도 인정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청구인의 통신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 라.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지만, 단순위헌결정을 하면 수사기관이 인터넷회선 감청을 통한 수사를 행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사라져 범행의 실행 저지가 긴급히 요구되거나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의 수사에 있어 법적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가지는 위헌성은 인터넷회선 감청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이 인터넷회선 감청으로 취득하는 자료에 대해 사후적으로 감독 또는 통제할 수 있는 규정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 있으므로 구체적 개선안을 어떤 기준과 요건에 따라 마련할 것인지는 입법자의 재량에 속한다. 이러한 이유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해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을 제거하고 합리적인 내용으로 개정할 때까지 일정 기간 이를 잠정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 해설 헌법재판소가 ‘인터넷회선을 통하여 송?수신하는 전기통신’에 대하여 감청을 허용하는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 제2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다. 그 동안 일명 패킷감청‘이라 불리는 인터넷감청이 사생활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는 논란이 있었는데, 헌법재판소가 이와 관련하여 제동을 건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사건 외에 패킷감청과 관련하여 헌법재판소에 2011. 3. 29. 헌법소원심판이 청된 적이 있었다, 2011년 청구된 사건도 이 사건과 동일하게 법원의 허가와 국가정보원장의 집행행위 및 통신비밀보호법 등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청구하였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사건처리를 하지 않고 있다가 2015. 9. 28. 청구인이 사망하자 소송종료선언을 하였다(헌재 2016. 2. 25. 2011헌마165). 헌법소원심판이 청구된 지 4년이 지나 청구인이 사망하자 소송종료선언을 하여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청구된 지 2년 6개월도 되지 않아 선고를 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각하와 헌법불합치 선고가 함께 된 것으로, 법원의 통신제한조치에 대한 허가는 법원의 재판에 해당하므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안된다고 하여 각하를 하였고, 국가정보원장의 인터넷회선 감청행위는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이 소멸하였다고 보아 각하하였다. 헌법재판소는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 제2항 중 ‘인터넷회선을 통하여 송?수신하는 전기통신’에 대하여 감청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서만 헌법불합치결정을 한 것이다.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 제2항은 “통신제한조치는 제1항의 요건에 해당하는 자가 발송·수취하거나 송·수신하는 특정한 우편물이나 전기통신 또는 그 해당자가 일정한 기간에 걸쳐 발송·수취하거나 송·수신하는 우편물이나 전기통신을 대상으로 허가될 수 있다.”라고 하여 우편물이나 인터넷회선을 통한 전기통신 또는 그 이외의 전기통신 등도 모두 통신제한조치의 대상이 된다. 즉 통신제한조치는 ‘우편물의 검열’이나 ‘전기통신의 감청’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것은 ‘인터넷회선을 통하여 송?수신하는 전기통신’에 대하여 감청을 허용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이 결정에서 통신제한조치의 필요성은 인정을 하고 있다. 즉 오늘날 인터넷 사용이 일상화됨에 따라 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하여 의사 또는 정보를 송·수신하는 방법은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통신수단이 되었고, 인터넷을 활용하는 범행 계획과 실행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통신환경에서, 범죄수사에 필요한 경우에 통신기술의 발전에 상응할 수 있도록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일정한 요건을 갖추는 경우 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하는 전기통신에 대한 감청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하는 전기통신에 대하여 감청을 하는 경우 법원의 허가는 특정 피의자 내지 피내사자를 대상으로 하여 이들이 특정 인터넷회선을 이용하여 송·수신하는 전기통신 중 범죄 관련 정보로 제한된다 하더라도, 실제 집행 단계에서는 감청 허가서에 기재된 피의자 내지 피내사자의 통신자료뿐만 아니라 단순히 동일한 인터넷회선을 이용할 뿐인 불특정 다수인의 통신자료까지 수사기관에 모두 수집·저장되므로 수사기관이 인터넷회선 감청을 통해 취득하는 개인의 통신자료의 양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인터넷회선 감청은 감청대상자인 피의자 내지 피내사자와 통신을 주고받는 제3자 외에 해당 인터넷회선을 단순히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인의 통신자료까지 수사기관에 취득되고, 오늘날 메신저, 이메일, 전화 등을 통한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물품구매, 금융거래, 영상물 시청, 게시글 등록, 블로그 활동 등 생활의 대부분이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터넷회선 감청이 감청 범위의 포괄성 면에서 다른 전기통신 감청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인터넷회선 감청은 그 특성상 집행 단계에서 법원이 허가한 인적, 물적 범위를 넘어 감청으로 수사기관이 취득하는 자료의 범위가 무한히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고 이로 인한 관련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집행 과정에서나 집행이 종료된 이후에라도 제3자의 정보나 범죄수사 목적과 무관한 정보까지 수사기관에 의해 수집·보관되고 있지는 않는지, 감청 집행을 통해 수사기관에 광범위하게 취득된 자료를 수사기관이 원래 허가받은 목적, 범위 내에서 제대로 이용·처리하는지 등을 감독 내지 통제할 법적 장치가 강하게 요구된고 보았는데, 통신비밀보호법이 수사기관이 인터넷회선 감청 집행으로 취득하게 되는 막대한 양의 자료의 처리 절차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라고 보았다. 우리 법은 법원의 허가 단계에서는 법이 정한 통신제한조치의 요건을 구비하여 피의자, 피내사자별로 통신제한조치의 종류, 목적, 대상, 범위, 집행 장소, 기간 등을 특정하여 허가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집행 단계부터는 공무원 등의 비밀준수의무 및 일정 목적 외 취득한 자료의 사용 제한을 정한 것 외에 객관적 통제 장치를 전혀 마련하고 있지 않다고 보았다. 제3자 정보에 대한 통제 장치의 미비는 수사시관이 피의자나 피내사자 이외의 범죄와 관련없는 사람의 자료까지 수집하게 되는 것에 대한 의문이 있을 수 있고, 이에 대한 관리 규정이 없으므로 제3자에 대한 정보를 특정인의 동향파악이나 개인정보수집 등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일명 패킷감청에 대하여 제3자 관련 정보의 처리와 관련하여 객관적인 통제 장치를 두고 있지 않은 것이 통신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고 본 것이다. 전학선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전학선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2018-11-08
형사일반
[판례해설] 체포영장에 의한 타인의 주거 등 수색
헌법재판소는 2018. 4. 26.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경우 필요한 때에는 타인의 주거 등 내에서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도록 한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제200조의2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잠정적용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다. 사건의 개요 전국철도노동조합은 집행부의 주도로 2013. 12. 9.부터 ‘철도산업 발전방안 철회’를 요구하는 대정부 파업을 진행하였다. 이에 한국철도공사는 철도노조 집행부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였는데, 집행부 10여명이 경찰의 소환조사요구에 불응하자 2013. 12. 16.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 경찰은 2013. 12. 22. 09:00경부터 11:00경까지 사이에 위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하여 경향신문사 건물 1층 로비 출입구와 민주노총 사무실 출입문을 부수고 수색하였으나, 이들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청구인(2015헌바370 사건)과 제청신청인(2016헌가7 사건)은 위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피의자 수색 과정에서 철도노조 소속 조합원 등 수백 명과 공모공동하여 다중의 위력을 보이고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상태로 경찰관들을 폭행·협박하여 그들의 체포영장 집행에 관한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되어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다. 청구인은 항소심 계속 중 위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피의자 수색의 근거가 된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제200조의2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그 신청이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고, 제청신청인은 항소심 계속 중 위 형사소송법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고 서울고등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 결정 요지 헌법재판소는 심판대상인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제200조의2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명확성 원칙 위배여부와 영장주의 위배여부에 대하여 판단하였다. 헌법재판소는 명확성 원칙과 관련하여 심판대상조항이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는 ‘피의자가 소재할 개연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하였고,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체포하기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에 들어가 피의자를 찾는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의미로서, ‘피의자 수사’는 ‘피의자 수색’을 의미함을 어렵지 않게 해석할 수 있다고 하면서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영장주의와 관련하여서는 헌법 제16조가 영장주의에 대한 예외를 명문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장소에 범죄혐의 등을 입증할 자료나 피의자가 존재할 개연성이 있고, 사전에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제한적으로 영장주의의 예외를 허용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심판대상 조항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 내에서 피의자 수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별도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구별하지 아니하고 피의자가 소재할 개연성이 있으면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을 수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보면서, 이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타인의 주거 등에 소재할 개연성은 인정되나, 수색에 앞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영장 없이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므로,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 예외 요건을 벗어났다고 보았다. 해설 우리 헌법은 영장에 대하여 신체의 자유와 관련하여 제12조 제3항에서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6조에서 주거의 자유와 관련하여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영장주의와 관련하여 헌법 제12조 제3항은 현행범인인 경우와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고 도피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을 때에는 사후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여 사전영장주의에 대한 예외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주거의 자유와 관련하여 헌법 제16조에서는 사전영장주의에 대한 예외를 규정하고 있지 않은데, 헌법재판소가 이번 결정에서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에 있어서도 영장주의에 대한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 즉 현행범인 체포나 긴급체포 또는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의 경우 타인의 주거 등에 소재할 개연성이 인정되고 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영장없이 타인의 주거 등에 대하여 수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헌법 제16조 주거의 자유에 대해서는 영장주의에 대한 예외를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가 해석을 통하여 영장주의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제200조의2에 관한 부분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타인의 주거 등에 소재할 개연성은 소명되나, 수색에 앞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영장 없이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영장없이 타인의 주거 등 내에서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고 보았는데, 첫째 피의자가 그 장소에 소재할 개연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둘째 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이례적으로 헌법 조문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헌법개정의 필요성을 적시하였는데, 현행범인 체포, 긴급체포, 일정 요건 하에서의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의 경우에도 헌법 제16조 영장주의의 예외를 허용하는 것으로 헌법조항이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결국 헌법 제16조에 의하여 피의자 체포를 위하여 타인의 주거 등에 대한 수색에 있어서 사전영장주의가 적용되는데, 헌법 제16조에는 사전영장주의에 대한 예외가 규정되어 있지 않지만 해석을 통하여 인정될 수 있으나 심판대상 조문은 이러한 예외를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전학선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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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선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2018-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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