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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해설] 법원 100미터 시위제한
- 헌재 2018. 7. 26. 2018헌바137 결정 - 1. 사건개요 및 신청요지 청구인은 대법원 청사의 경계지점으로부터 100미터 이내에 위치한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검찰수사를 규탄하는 내용의 구호를 제청하는 등 집회금지 장소에서 집회를 주최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어 1심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청구인은 항소심에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였으나 그 신청이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이 사건 심판대상은 각급법원 100미터 이내에서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한 집시법(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1조 제1호 중 ‘각급 법원’ 부분 및 제23조 제1호 중 제11조 제1호 가운데 ‘각급 법원’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청구인은 위 규정이 법원을 직접 대상으로 하지 않거나 구체적 재판과 관련되지 않은 집회·시회 또는 재판의 독립성이나 공정성을 해할 구체적 위험성이 없는 집회·시회의 경우에도 각급법원 인근에서의 집회 및 시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으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집회를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였다. 2. 결정결과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2019. 12. 31. 시한으로 이를 잠정적으로 적용하기로 하였다. 3. 집회의 자유 침해여부 재판관들은 법원 인근에서 옥외집회나 시위가 열릴 경우 해당 법원에서 심리 중인 사건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위협이 존재한다는 일반적 추정이 구체적 상황에 따라 부인될 수 있는 경우라면, 입법자로서는 각급 법원 인근일지라도 예외적으로 옥외집회·시위가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하여야 한다고 하였고, 법원 인근에서의 집회라 할지라도 법관의 독립을 위협하거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염려가 없는 집회도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경우 입법자로서는 집회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 가능성이 완화될 수 있도록, 법관의 독립과 구체적 사건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는 옥외집회·시위는 허용될 수 있도록 그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현행 집시법은 심판대상조항 외에도 집회·시위의 성격과 양상에 따라 법원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규제수단을 마련하고 있으며 따라서 각급 법원 인근에서의 옥외집회·시위를 예외적으로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수단을 통하여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달성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점을 볼 때 심판대상조항은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를 넘어 규제가 불필요하거나 또는 예외적으로 허용 가능한 옥외집회·시위까지도 일률적·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 및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어긋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하였다. 4. 결정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지난 5월 국회의사당 100미터 시위금지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2013헌바322)을 내린 것의 연장선에서 이번 사건에서 동일한 내용으로 법원 앞 100미터 시위금지에 대하여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올해와 달리 2009년에는 법원(2004헌가17) 및 국회(2006헌바20)앞 시위금지규정에 대하여 모두 합헌 결정을 내렸다. 10년이 지난 지금에와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견해가 완전히 바뀌었다. 10년전 국회 앞 시위제한이 필요하다는 근거 중 ‘국회 인근에서의 옥외집회나 시위는 이해관계나 이념이 대립되는 여러 당사자들 사이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거나, 물리적 충돌로 발전할 개연성 또한 높아, 사후적 규제만으로는 국회의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라는 표현이 있다. 10년전 헌법재판소가 바라보았던 집회·시위는 언제라도 폭력사태로 변질될 수 있는 극히 위험한 상태였다. 헌법재판소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통제능력을 신뢰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을 이끌었던 2017년 촛불집회는 그 규모가 계속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의 우려와 달리 극단으로 치닫거나 물리적 충돌로 발전하는 대신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이끌어내는 성숙된 민주주의를 보여주었다. 이번 헌재 결정을 이끌어 낸 것은 바로 우리 국민들의 성숙된 시위문화다. 조성호 변호사 (법무법인 강남)
시위
집회금지
옥외집회
조성호 변호사 (법무법인 강남)
2018-08-13
형사일반
[판례해설] ‘교통 통제된 도로에서 진행된 시위’에 참가한 사람에 대한 일반교통방해죄 적용 문제
- 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도11408 판결 - 2015. 11. 14. 서울광장 등에서 ○○노동조합총연맹은 총53개 시민ㆍ사회단체들과 함께 사전 집회를 진행한 후 같은 날 16:00경 광화문 광장에 집결하여 본 집회인 ‘민중총궐기 대회’를 진행하기로 계획하였다. 이에 따라 사전 집회를 진행한 후 사전 집회에 참가하였던 집회참가자 총 68,000여명은 광화문 광장에서 본 집회를 개최하겠다며 태평로 일대를 점거한 채 광화문 광장 쪽으로 행진하다가 금지 통고된 행진임을 이유로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충돌하였다. 피고인은 ○○노동조합총연맹 산하 ○○노조 ○○지회 간부인데, 2015. 11. 14. 15:00경부터 16:00경 위 사전 집회로 인하여 이미 경찰 차벽으로 차단된 서울 중구 태평로 일대에서 조합원들과 함께 위 사전 집회참가자들에 합류하여 위 도로의 차로를 점거하여 위 사전 집회참가자들과 공모하여 육로를 불통하게 하는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다. 피고인은 ① 이 사건 집회 참가자들이 아직 행진을 개시하기도 전에 경찰의 차벽 설치로 인해 태평로에서 차량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에 있었으므로, 피고인의 집회 참가 행위로 인해 차량이나 사람의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어 인과관계가 없고, ② 피고인이 이 사건 집회에 참가한 행위는 일반교통방해죄의 행위태양인 ‘손괴 또는 불통하게 하거나 기타 방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1심은 비록 경찰이 당시 차벽을 설치하여 도로를 통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 등 집회참가자들이 신고된 행진경로를 현저히 벗어나 진행함으로 인하여 초래된 결과이므로, 피고인 등 집회참가자들의 행위와 교통방해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볼 수 없고, 또한 일반교통방해죄가 교통을 방해하여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처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이상,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태양은 ‘기타의 방법’에 포섭될 수 있다고 하여, 피고인에게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고지하였다. 그러나, 항소심은 이미 교통의 흐름이 완전히 차단된 상태의 도로를 점거하는 것은 교통방해의 추상적 위험조차 발생시키지 않고, 또한 승계적 공동정범을 인정하지 않는 확립된 법리에 따라 다른 집회참가자들의 도로점거가 완료된 이후에야 시위에 합류한 피고인에게 차벽 설치 전 다른 집회참가자들이 행한 도로점거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하여, 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교통의 흐름이 차단된 상태에서 시위대에 합류하였다거나 사전에 공모가 없었다고 해서 공모공동정범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한 원심판결 이유는 적절하지 않지만, 피고인에 대하여 일반교통방해죄의 공모공동정범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여 항소심과 동일한 결론을 내렸다. 먼저 경찰의 차벽으로 교통의 흐름이 차단된 상태에서의 도로점거가 교통방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보면, 이에 관하여 항소심은 교통방해의 추상적 위험조차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여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지만, 대법원은 1심과 같이 교통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것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 함)에 따라 적법한 신고를 마친 집회 또는 시위라고 하더라도 당초에 신고한 범위를 현저히 벗어나거나 집시법 제12조에 따른 조건을 중대하게 위반하여 도로 교통을 방해함으로써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경우에는 형법 제185조의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하기 때문이다(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6도755 판결). 종래 일반교통방해죄는 집회·시위 참가자를 처벌하는 대표적 조항으로 활용되어 왔는데, 본 판결에서도 기존 일반교통방해죄의 구성요건을 해석하는 대법원의 입장은 변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교통방해죄의 공동정범 성립 문제를 살펴보면, 이에 관하여 항소심은 승계적 공동정범의 법리를 인정하지 않는 한, 피고인에게 차벽 설치 전 다른 집회참가자들이 행한 도로점거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일반교통방해죄에서 교통방해 행위는 계속범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어서 교통방해의 상태가 계속되는 한 이미 다른 참가자들에 의해 교통의 흐름이 차단된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교통방해를 유발한 다른 참가자들과 암묵적·순차적으로 공모하여 교통방해의 위법상태를 지속시켰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있다고 하였다. 다만, 본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참가 경위나 관여 정도에 비추어 피고인과 기존 집회참가자 사이에에 공모 사실이 없다고 판단하여 결론에서는 항소심과 동일하게 되었다. 피고인의 ② 주장에 대해서는 1심 판결 이후 특별히 다투어지지 않았는데, 이는 헌법재판소가 2010. 3. 25. 재판관 전원 일치의 의견으로, 형법 제185조의 ‘기타 방법’이라는 구성요건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반하지 않고, 국가형벌권 행사의 한계를 넘은 과잉입법으로도 볼 수 없다는 합헌결정에 기인한다. 현재 집회참가자에 대한 처벌은 대부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아닌, 형법 제185조의 일반교통방해죄에 근거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일반교통방해죄의 행위태양이 광범위하여 쉽게 적용될 수 있고, 또 법정형이 “10년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되어 있어 현행범체포 뿐만 아니라 손쉽게 긴급체포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교통의 보호라는 법익 못지않게 집회와 시위의 자유라는 기본권 보장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집회 참자가들을 손쉽게 일반교통방해죄로 의율하여 처벌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어 보이므로, 보다 신중하게 일반교통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도록 입법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의 일반교통방해죄와 구성요건이 유사하지만 ‘기타 방법’이라는 일반조항이 사용되지 아니하고, 독일의 경우도 교통방해죄의 구성요건이 구체적이고 상세히 제한하는 방식으로 규정되어 있는데, 이와 같은 입법례를 참조하여 우리나라의 일반교통방해죄도 구성요건을 보다 엄격하게 제한하는 방식으로 개정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태한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일반교통방해
시위
교통방해죄
집회
이태한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2018-02-02
민사일반
[판례해설] 모바일투표 방식에 의한 쟁의행위의 적법성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4. 28. 선고 2016가합520510 판결 본 사건은 A저축은행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위 저축은행지회, 노조 간부 및 핵심 노조원 등을 상대로 모바일투표 방식으로 결정된 쟁의행위(공동불법행위)에 따른 3억2천여만원의 적극 및 소극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구한 사건이고 결론적으로 위 저축은행은 전부패소하였다. 사실관계를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금융인들의 전국단위 산별노조인 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는 위 저축은행과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실무협상을 진행하였으나 결렬되었고 노동위원회의 조정마저 결렬되었다. 이에 위 저축은행지회는 전체 재적조합원 311명을 대상으로 이틀간에 걸쳐 모바일투표 방식으로 임금 및 단체협상에 관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다음날 투표결과를 공지할 예정이라는 공지를 하였다. 위 저축은행지회로부터 모바일투표 대행업무를 위탁받은 (주)엑스엠에스는 조합원들의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인터넷 투표 계정을 전송하였고 조합원들은 위 계정에 접속하여 인증번호(자신의 휴대폰번호 뒷자리)를 입력한 후 쟁의행위 찬반 여부의 투표를 하였다. 투표 결과 재적조합원 311명 중 310명이 투표에 참가하여 쟁의행위 실시에 관하여 305명이 찬성하였고, 위 투표결과를 바탕으로 위 저축은행지회 조합원 135명은 7영업일 동안 총파업에 돌입하여 위 저축은행의 본점 앞을 비롯한 전국 각 지점 앞에서 집회를 개최한 후 사업장에 복귀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1)쟁의행위 찬반 여부에 대한 투표 방식으로 모바일투표 방식이 가능한지 2)그 방식이 가능하더라도 휴대폰번호 뒷자리 인증은 대리투표를 방지할 수 없어 직접투표 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지 3)유권자가 특정한 시각에 투표를 하는 즉시 투표 결과의 변동 내역을 확인함으로써 해당 유권자의 투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비밀,무기명투표 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지 여부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조는 ‘사용자는 이 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여 정당한 쟁의행위로 의한 손해에 대하여는 민사상 배상책임이 면제된다는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그리고 정당한 쟁의행위라고 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또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그 목적이 정당하여야 하며, 그 시기와 절차가 법령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여야 할 뿐 아니라, 그 방법과 태양에 있어서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는 등 반사회성을 띤 행위가 아닌 정당한 범위 내의 것이어야 한다. 또한 쟁의행위의 절차적 정당과 관련하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1조 제1항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는 그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한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하지 아니하면 이를 행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노동조합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운영을 도모함과 아울러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이 사후에 그 쟁의행위의 정당성 유무와 관련하여 어떠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그 개시에 관한 조합의사의 결정에 보다 신중을 기하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이다. 먼저 모바일투표 방식의 적법성과 관련하여 재판부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1조 제1항은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하여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투표 방식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직접,비밀,무기명투표 원칙을 준수하는 범위내에서 현장투표, 우편투표, ARS투표, 전자투표 등의 방식까지 모두 허용된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휴대폰번호 뒷자리 숫자는 타인이 쉽게 알 수 있는 정보이기는 하나 이 사건 투표에서 조합원 아닌 자 또는 조합원 중 일부가 다른 조합원의 휴대폰을 이용하여 인증번호를 입력한 후 대리투표를 함으로써 직접투표의 원칙이 침해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이 없다고 판시하였다. 마지막으로 비밀,무기명투표 원칙 침해 여부와 관련하여, 이 사건 투표 데이터가 2중으로 암호화되어 저장되었고 개별 투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투표자의 검증 코드와 (주)엑스엠에스의 검증 코드가 모두 요구될 뿐만 아니라, 모바일투표 대행업체가 실시간 또는 특정시각을 기준으로 개별 유권자의 투표 참여 여부를 식별할 수 있고 투표 종료 전이라도 실시간으로 투표결과의 집계가 가능하므로 결국 유권자가 특정한 시각에 투표를 하는 즉시 투표 결과의 변동 내역을 확인함으로써 해당 유권자의 투표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 보이기는 하지만, 이 사건 투표 종료 시점 이후에 투표결과가 통보되어 특정 유권자의 투표 내용이 확인되었으므로 비밀,무기명투표의 원칙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결국 이 사건에서 직접,비밀,무기명투표 원칙에 위배되는 어떠한 사정도 증거로 입증되지 않았고, 투표지 투표 방식이 아닌 모바일투표 방식을 따랐기 때문에 위 원칙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을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쟁의행위가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거치지 않고 부당하게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본 판결은 변론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지극히 타당한 판결로 보인다.
모바일
투표
노동조합
2017-05-26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례해설] "경찰, 대한문 앞 집회 과도하게 제한… 위자료 지급해야"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2. 9. 선고 2016나49312 판결 - 경찰이 집회장소를 경찰병력으로 점거함으로써 집회를 제한한 것은 위법하다고 보아 국가와 경찰관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1.사건의 개요 시민단체 관계자 또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인 원고 6명은 2013. 5~6.경 있었던 쌍용차 정리해고 관련 집회 등에서 경찰의 과도한 집회 제한으로 기본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며 국가와 경찰관에게 원고 별로 위자료 400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으나, 제2심은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선고하며 원고들에게 1인당 위자료 200만 원을 인정하였다. 2.제2심 판결의 요지 원고들은 ① 2013. 5. 29. 대한문 집회(19:30), ② 2013. 5. 29. 남대문경찰서 집회(22:25), ③2013. 6. 10. 대한문 기자회견 및 집회와 관련하여, 경찰의 과도한 집회 제한으로 기본권을 침해 당하였다고 주장하였는데, 제2심은 원고들이 주장하는 3건의 집회 중 ① 2013. 5. 29. 대한문 집회 및 ③ 2013. 6. 10. 대한문 기자회견 및 집회에서의 경찰의 행위는 경찰관 직무집행법(이하, ‘경직법’)상 허용범위를 넘어선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가.2013. 5. 29. 대한문 집회에 대한 판시 요지 (1)경직법 제6조(즉시강제)에 근거한 적법한 조치가 아님 -집회참가자들이 2013. 5. 29. 19:00 쌍용차 정리해고 희생자 추모 문화제 “꽃보다 집회” 행사를 대한문 화단 앞에서 개최하기로 하고, 그러한 내용으로 집회신고를 마쳤는데, 경찰이 집회참가자들의 대한문 화단 진입을 막기 위해 경찰 병력을 일렬로 세워 화단을 점거한 행위는 경직법 제6조 즉시강제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그 범위를 명백히 넘어서는 것이어서 적법한 경찰권의 행사로 볼 수 없음. -집회참가자들이 화단을 훼손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준비나 시도를 한 사실이 없으므로 화단 훼손 등 중대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 긴급한 상황이 아니었고, 급박한 경찰상 장해를 제거하기 위한 것도 아님. (2)경직법 제2조에 근거한 적법한 조치가 아님 -경직법 제2조는 경찰관의 업무범위를 개괄적으로 한정하여 표시해주는 ‘일반적 수권조항’이므로 국민의 기본권을 구체적으로 제한, 박탈하는 행위의 근거조항으로 삼을 수 없음. -일반적 수권조항은 개별적 수권조항이 없는 경우에만 보충적으로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한데, 개별적 수권조항인 경직법 제6조를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경찰들이 화단을 점거한 행위(소위 ‘폴리스라인’)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에 따른 질서유지선의 설정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집시법 제13조에 따른 적법한 경찰권 행사로 볼 수 없음. (3)해산명령의 위법성 경찰과 집회참가자들의 대치 상황과 일부 참가자들의 충돌은 집회의 시작단계에서 집회의 핵심적인 장소인 이 사건 화단 앞을 미리 점거한 경찰의 행위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었고, 경찰이 집회참가자들의 요구에 따라 이 사건 화단 앞 점거를 풀었다면 갈등과 대치상황은 쉽게 해소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집회참가자 일부의 경찰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집회참가자는 경찰의 집회장소 점거에 산발적으로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는 정도에 그쳤으므로 당시 집회가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발생하여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음. 해산명령은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위법한 경찰권의 행사에 해당함. 나.2013. 6. 10. 기자회견 및 대한문 집회에 관한 판시요지 -원고들이 예정한 기자회견은 비록 언론사 기자들이 취재하는 ‘기자회견’이라는 형식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실질은 임시분향소 철거에 대한 공동의 의견을 형성하여 이를 대외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 사건 화단 앞에 모이기로 한 집시법상 ‘옥외집회’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함. -원고들이 예정한 기자회견은 집회의 자유의 범위에 포함되는데, 어떤 장소에서 계획한 집회를 할 것인가를 집회참가자들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고, 다른 중요한 법익의 보호를 위하여 정당화되지 않는 한 집회장소를 항의의 대상으로부터 분리할 수 없으므로, 원고 및 집회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의 목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이 사건 화단 앞에서 기자회견 형식의 집회를 개최할 권리가 있음. -피고들은 쌍용차 대책위 회원들이 임시분향소를 다시 설치하는 등 도로의 무단점용 등 범죄를 예방하기 위하여 이 사건 화단 앞을 점거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화단 앞에 임시분향소 등을 다시 설치하여 도로를 점용하기 위한 어떠한 준비나 시도도 없었으므로, 도로의 무단점용 등 중대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 긴급한 상황이라고 볼 수 없음. 경찰의 화단점거 행위는 경직법 제6조의 즉시강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위법한 행위임. 3.이 판결의 의의 제2심 법원은, 집회참가자들이 집회장소에 들어가는 것을 봉쇄하기 위해 경찰이 경찰병력을 동원하여 집회장소를 사전에 점거한 행위에 대하여, 중대한 재산상 손해를 막기 위한 긴급상황이라고 볼 수 없는 반면, 누구나 어떤 장소에서 집회를 할 것인가를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야 집회의 자유가 효과적으로 보장된다고 판시하며, 경찰 등 공권력은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집회 장소를 제한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2013. 5. 29. 대한문 집회는 쌍용차 정리해고와 관련된 사망자 등을 추모하고, 집회 및 시위의 자유보장을 촉구하기 위하여 개최한 집회였고, 당시 집회 주최측은 집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집회현수막을 설치하기 위하여 이 사건 화단 안으로 잠시 들어간 것일 뿐이고, 집회 주최측이나 집회참가자들이 이 사건 화단을 훼손하기 위한 조직적인 준비나 시도를 한 사실이 없었으며, 2013. 6. 10. 기자회견 및 대한문 집회에서도 원고들이 이 사건 화단 앞에 임시분향소 등을 다시 설치하여 도로를 점용하기 위한 어떠한 준비나 시도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여, 위와 같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6. 11.부터 서울 도심에서 지속해온 촛불집회와 관련하여, 경찰은 집회 금지 구역이 아닌 장소에 대하여 금지통고를 계속 해왔고, 촛불집회 주최 측은 경찰의 이와 같은 처분에 대해 매번 서울행정법원에 그 효력을 중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하여 법원의 판단을 구하였다. 서울행정법원은,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고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는 바로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근본요소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기존의 여러 집회들이 평화적이었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경찰이 금지통고를 한 당해 집회 역시 그러할 것이라고 예상되고, 집회로 인한 교통불편은 국민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의 불편에 해당하고, 우회로가 없는 것도 아니라는 점 등을 설시하며, 가처분 신청을 대부분 인용하였다. 또한,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 6. 청와대 인근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집회에 대하여 경찰은 무더기로 금지통고를 하였는데, 그에 대해 집회주최자들이 2017. 1.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으므로, 경찰의 금지통고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조만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건 판결에서 알 수 있듯이,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와 관련하여, 어떤 장소에서 계획한 집회를 할 것인가를 집회참가자들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고, 다른 중요한 법익의 보호를 위하여 정당화되지 않는 한 집회장소를 항의의 대상으로부터 분리할 수 없으므로, 경찰이 집회의 성격과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고려없이 경찰병력을 동원하여 집회장소를 사전에 봉쇄하거나, 무더기 금지통고를 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집회의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라 할 것이다. 성숙된 시민의식에 터잡은 비폭력 평화집회가 정착되어 가는 시대상황에 발맞추어, 경찰의 대응도 합리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위자료
손해배상
손해배상책임
집회
집회장소
김은진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2017-03-20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례해설 - 주상복합 건물의 상가 구분소유자도 공용부분에 관한 수익금에 대하여 청구할 권리가 있다
- 서울고등법원 2016나5643 판결 - 서설 흔히 주상복합건물은 아파트와 상가로 구성되어 있고 구분소유자 수로 본다면 아파트가 월등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 아파트 입주민 위주로 관리업무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이유로 아파트 위주의 관리업무에 불만을 품은 상가 측 구분소유자들은 자신들만의 단체를 만들기에 이르고 결국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는 별개의 상가 번영회라는 형식의 단체가 생기기에 이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일부 아파트 측 입주자대표회의가 건물 전체의 공용부분을 가지고 사용 수익한 그 이득금을 상가 구분소유자들에게는 분배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였다. 집합건물법 제17조에서 지분의 비율에 따라 관리비용을 부담하는 동시에 그곳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그와 같은 수익배분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 지속된 것인바 대상판결은 이에 대하여 정확히 지적한 판례로서 상가 구분소유자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판례라고 할 것이다. 법원 판단 1. 관련 법리 집합건물법 제17조는 “각 공유자는 규약에 달리 정한 바가 없으면 그 지분의 비율에 따라 공용부분의 관리비용과 그 밖의 의무를 부담하며 공용부분에서 생기는 이익을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제10조 제1항은 “공용부분은 구분소유자 전원의 공유에 속하지만 일부의 구분소유자만 공용하도록 제공되는 것임이 명백한 공용부분(이하 ‘일부공용부분’이라 한다)은 그들 구분소유자들의 공유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실관계 생략)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의 옥상은 비록 상가 구분소유자들의 출입이 용이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 전체의 안전 및 외관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지붕의 역할을 한다고 보여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 전체 구분소유자의 공용에 제공되는 전체공용부분이라고 보인다. 따라서 피고가 옥상의 일부를 임대하여 독점적으로 이익을 얻었다면 상가 구분소유자에게 그 지분에 따른 이익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판례해설 대상판결의 쟁점은 상가번영회에 당사자 능력이 존재하는지 여부와 공용부분의 수익을 과연 상가번영회에도 분배하여야 하는지 여부였다. 먼저 상가번영회의 당사자 능력과 관련하여 피고 측에서는 집합건물법상 관리단이라고 함은 건물 전체의 구분소유자들로 이루어진 단체이기 때문에 주상복합건물 중 상가 구분소유자로만 이루어진 상가번영회는 집합건물법상 관리단이라고 볼 수 없어 당사자 능력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먼저 비법인사단의 요건에 관하여 설시한 뒤 이미 수많은 하급심 법원에서 인정한 법리와 마찬가지로 상가번영회를 상가구분소유자들로 구성되어 이 사건 주상복합 상가의 관리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비법인 사단이라고 보아 집합건물법상 관리단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비법인 사단으로서의 당사자 능력을 인정하였다. 더 나아가 대상판결에서는 집합건물법 제17조를 충실히 해석하여 이 사건 집합건물에서 옥상에 설치된 중계기 안테나 부분에서 발생한 수익, 외벽 간판으로 발생한 수익은 전부 공용부분에서 발생한 수익이라고 판단하여 구분소유자들에 해당하는 상가 구분소유자에게 귀속되어야 하고 상가 구분소유자로부터 채권양도받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자신들[아파트]의 지분이 집합건물 전체의 75%가 넘기때문에 75%의 동의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여 집합건물법에 따라 공용부분 변경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공용부분 변경에 대한 적법한 관리단집회 결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첨언한다면 가사 관리단 집회를 개최하였고 구분소유자 75%의 동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특정 구분소유자들의 공용부분의 사용 수익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집합건물법 제15조2항에 따라 특정의 권리를 침해당하는 상가 구분소유자들에게서 동의가 필요하므로 어느 모로 보나 타당하지 않다. 대상판결은 최근 주상복합 건물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상가 구분소유자들의 공용부분 사용 수익권을 명확하게 제시한 판결로서 상가 구분소유자들에게는 다소의 이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용부분
수익금
주상복합
2017-02-14
형사일반
판례해설 - ‘민중총궐기 대회’ 사건에 관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7. 4. 선고 2016고합12 - 피고인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으로, 2015. 11. 14. 서울도심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을 개최하였는데, 검찰은 피고인이 위 대회에서 불법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 등으로 기소하였다. 피고인은 경찰이 제한통고 대신 금지통고를 하고 차벽을 설치하며 살수차를 운용하면서 직수살수 및 혼합살수를 한 것은 위법한 처분으로 적법한 공무집행의 경우에만 성립하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 등이 성립되지 않고, 일부 시위대들의 우발적인 폭력행위가 있었더라도 피고인과 공모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며, 위법한 공무집행에 항의하는 것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① 금지통고에 대하여 "집회의 자유를 위하여 최종적인 수단으로서 집회금지 통고를 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서울 도심에 심각한 교통 불편이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 등이 인정되어 금지통고는 적법하다." ② 차벽설치에 대하여 "시위대가 절대적 집회금지장소인 청와대를 향하는 등 목전에 임박한 신고된 범위 일탈 또는 미신고 집회라는 범죄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긴급한 필요가 있어 경찰이 차벽을 설치한 것은 정당한 직무집행이었다." ③ 살수차 운용 및 직사살수, 혼합살수에 대하여 "살수차 운용지침에 따라 절차를 준수하였고 직수살수, 혼합살수의 요건을 갖추어 적법하였다. 경찰이 백남기씨 등에게 직사로 물대포를 쏘는 등 일부 시위진압 행위가 위법했다고 해서 집회 당일 경찰의 살수차 운용에 관한 공무집행 전체가 위법하게 된다고 볼 수는 없다." ④ 일부 시위대들의 우발적인 폭력행위에 대한 공모와 관련하여 "공모자 중 일부가 구성요건 행위 중 일부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경우라 할지라도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 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된다면, 이른바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⑤ 그리고 경찰의 위 행위들이 적법한 이상 피고인의 정당방위 주장은 인정되지 않고, 시위대의 행위는 소극적인 방어행위를 넘어선 폭력시위라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였다. 이러한 법원의 태도는 "집회·시위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와 더불어 민주적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한 불가결의 근본요소로 기능하고 있어 헌법이 보장한 집회·시위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하도록 국가가 최선의 노력을 하되,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적인 집회·시위는 허용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피고인에 대하여 중형을 선고한 것도 "민주노총이 주최한 민중총궐기 집회가 내세운 주장에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등 경청하여야 할 내용이 있다 하더라도, 자신들의 주장을 폭력을 사용해 관철하려 하면서 대규모 폭력사태를 일으킨 것은 법질서의 근간을 유린하는 행위로 그 동기 여하를 불문하고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법원이 일방적으로 피고인 및 시위대의 폭력행위에 대하여만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재고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직수살수 및 혼합살수의 경우 국가의 국민에 대한 폭력행위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시위행위에 대하여 국가가 폭력적인 수단을 사용하여 이를 제압하는 경우 엄격히 그 요건을 따져 최후의 방법으로 사용하여야 하나, 법원은 법률이 아닌 경찰지침인 '살수차 운용지침'의 요건을 구비하여 이유만으로 경찰의 직수살수 및 혼합살수 행위에 대하여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2011. 11.경 한미 FTA 반대 집회 참가자들에게 한 경찰의 물포발사행위의 위헌확인소송(전원재판부 2011헌마815)에서 헌법재판소는 2014. 6. 26. 6(각하) 대 3(위헌)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내렸는데, 당시 각하결정의 이유는 "① 이 사건 물포발사행위는 이미 종료하여 이로 인한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상황이 종료되었으므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 ② 근거리에서의 물포 직사살수라는 기본권 침해가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심판의 이익이 없다."였다. 이에 반하여 3인의 위헌 의견은 "① 물포는 국민의 생명이나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경찰장비이므로, 구체적인 사용 근거와 기준 등 중요한 사항은 법률 자체에서 직접 규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구 경찰관직무집행법은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된다. ② 직사살수의 경우에는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된 경우에 한하여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 다른 대안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보충적으로 사용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었음에도 직사살수의 방법으로 이루어져 집회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였다."고 판단한 내용을 참고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결국, 국가와 국민이 함께 자유로운 대화와 소통을 통하여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감에 있어, 이를 방해하는 어떠한 폭력도, 그 주체가 국가이든 국민이든 절대 허용되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민노총
시위
살수
2016-07-15
형사일반
판례해설 - 카카오톡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 취소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2. 18. (2015보6 준항고) 결정 - 1. 사실관계 검찰은 2014. 5. 18. 열린 '세월호 참사 추모 침묵행진'을 기획한 혐의로 피의자인 준항고인을 수사하면서 준항고인의 카카오톡 대화내용 등을 확보하기 위해 카카오톡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후 2014. 11.경 준항고인을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등으로 불구속기소하였다. 준항고인은 불구속기소된 이후 뒤늦게 카카오톡 대화내용의 압수수색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에 준항고인은 검찰이 압수수색 사실을 미리 알려 주지 않아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았고, 집행 당시 영장 원본을 제시하지도 않았으며, 압수목록도 교부하지 않았고, 범죄혐의와 관련 없는 카카오톡 대화내용도 모두 압수하였다는 이유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위 압수·수색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하여 달라는 내용의 준항고를 제기하였다. 2. 결정의 요지 준항고 법원은 이 사건 압수·수색의 위법성에 대하여, "피의자 등에게 압수·수색영장 집행과정에 참여권을 보장한 것은 압수·수색 집행의 절차적 적법성을 확보하여 영장주의를 충실하게 구현하기 위한 것인데, 피의자 등에게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압수·수색은 위법하다." "특히 형사소송법 제122조 단서의 '급속을 요하는 때'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급속을 요하는 때'란 '압수·수색영장 집행사실을 미리 알려주면 증거물을 은닉할 염려 등이 있어 압수·수색의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경우'를 의미하는데, 압수·수색의 대상인 카카오톡 대화내용는 주식회사 카카오톡의 서버에 보관 중으로 피의자 등이 접근하여 관련 정보를 은닉하거나 인멸할 수 있는 성실의 것이 아니고, 수사기관은 영장이 발부된 후 이틀이 지나 압수·수색을 실시하여 급박하게 이루어 진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아 예외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압수·수색 처분을 취소할 지 여부에 대하여, "수사기관의 증거수집 과정에서 영장주의 등 절차적 적법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여야 할 필요와 실체적 진실 규명의 요청을 비교, 형량하여 참여권을 보장하는 취지, 급속하게 집행될 사유가 없었던 사정, 압수·수색으로 확인한 자료가 준항고인의 내밀한 사생활의 비밀에 속하는 사정 등에 비추어 압수·수색 영장의 원본의 제시, 압수물 목록 교부, 피의사실과의 관련성 등 준항고인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없이 이 사건 압수·수색의 취소는 면할 수 없다"고 결정하였다. 3. 결정내용 해설 준항고 법원은 압수·수색 집행의 시간적 순서에 따라 먼저 압수·수색 집행과정에서 집행사실을 통지하지 아니하여 압수·수색 집행과정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준항고인의 주장부터 살펴보았다. 압수·수색 집행과정에서 집행사실을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형사사송법 제122조 단서의 '급속을 요하는 경우'에 대하여는, 기존 판례의 태도와 마찬가지로 '압수·수색영장 집행사실을 미리 알려주면 증거물을 은닉할 염려 등이 있어 압수·수색의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기준으로 삼았고, 이 사건 압수·수색 집행의 대상은 주식회사 카카오톡이 서버에 보관하고 있는 대화내용과 계정정보 등으로서 피의자인 준항고인이 접근하여 관련 정보를 은닉하거나 인멸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압수·수색은 피의자인 준항고인이나 변호인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결정은 준항고 법원이 '수사기관의 수사의 필요성'과 '국민의 기본권, 즉 개인의 사생활 및 통신의 자유를 보장할 필요성'을 비교, 형량하여 수사기관의 증거수집 과정에서 영장주의 등 절차의 적법성이 강조되고,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더욱 더 중점을 둔 결정이라고 할 것이다. 또한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집행과정에서 피의자에게 통지하지 아니하여 피의자 및 변호인 참여권을 침해하여 위법하게 된 이상 압수·수색 영장집행 과정에서 원본의 제시 유무, 압수물 목록 교부 유무, 피의사실과의 관련성 등 준항고인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없이 이 사건 압수·수색의 취소는 면할 수 없다는 준항고 법원의 결정 내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 준항고 법원은 수사기관이 영장집행 등 강제수사 과정에서 법규에 규정된 한 가지 절차라도 준수하지 아니하면 위법한 법집행이 된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향후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영장 집행 등 강제수사를 할 경우 반드시 적법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는 것을 더욱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카카오톡 등 SNS(사회관계망 서비스)는 기존의 문자메시지나 컴퓨터 메일과 달리 수 백, 수 천명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특성상 오히려 기존의 문자메시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절차 보다 더욱 엄격하게 절차적 요건이 지켜져야 할 것으로 보이고, 위법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이 있다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부지불식중 자신의 개인 사생활이 침해될 우려가 매우 높다. 과거 수사기관에서 일반적으로 기업내 컴퓨터 본체나 서버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할 때 전문화된 직원을 동원하여 내부적으로 마련된 절차규정에 따라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여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최근 SNS(사회관계망 서비스) 및 포털사이트를 범죄에 이용하는 경우가 빈번해 지고 있으므로 최근 범죄 경향에 맞게 압수·수색 영장집행 절차 규정이 마련되어 있다면 이를 철저히 준수해야 할 것이고, 만약 최근 범죄 경향에 맞는 절차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절차 규정을 세분화하는 등 이를 재정비할 필요성 있어 보인다. 또한 준항고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 집행의 절차 요건중 한 가지의 요건이라고 갖추지 못하면 위법하다는 결정취지에 따라 향후 수사의 필요성 뿐 아니라 개인의 사생활 및 통신의 자유보호라는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사회관계망 서비스 및 포털사이트에 대한 압수 수색영장 집행시 더욱 신중을 기해 집행 절차를 준수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그리고, 이 사건과 유사한 사례로서 "수사기관이 압수한 카카오톡 대화기록은 압수·수색 당시 카카오톡에 압수·수색 영장의 원본을 제시하지 않았고 팩스로 보냈으며 사후에도 영장의 원본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압수·수색 영장 집행후 압수물 목록도 교부하지 아니하여 카카오톡 대화기록은 위법수집 증거이므로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고단4122 사건의 판결내용은 압수·수색영장 집행 과정에서 영장의 원본을 제시하지 않고, 압수물 목록을 교부하지 아니하면 위법한 영장 집행이 되어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이 부정된다는 것으로 수사기관은 위와 같은 위법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특별한 주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수사기관이 강제수사를 할 때 반드시 적법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의 기본원칙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카카오톡
강제수사
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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